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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FDA,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 긴급사용 승인
-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1일(현지시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치료 효과가 있는 항바이러스약 '렘데시비르'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AP 통신과 월스트리트 저널 등에 따르면 FDA는 이날 렘데시비르를 개발한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에 서한을 보내 코로나19 치료제로서 렘데시비르를 긴급투여할 수 있도록 인가한다고 밝혔다. FDA는 렘데시비르 사용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만 하도록 제한했다. 다만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에 의한 대규모 투여시험과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명확히 밝혀지면 전면적인 사용 승인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NIAID는 임상시험 예비 분석에서 입원한 코로나19 환자에 렘데시비르를 쓴 결과 플라시보(가짜약)를 투여한 환자보다 회복이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렘데시비르를 사용한 환자는 플라시보 환자에 비해 4일 이른 11일 만에 회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한 렘데시비르를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코로나19를 억제하는 대책으로서 적극 사용할 것을 지지했다. 한편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자는 2일 오전 8시 40분(한국시간)까지 누적 110만2679명이고 이 중 6만4789명이 사망했다.
- 2020-05-0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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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에게 묻다!
- 보통 전쟁은 적대세력 간에 벌어지는데, 코로나19는 전 인류를 상대로 무차별 공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공격하는 의도가 무엇인지도 분명치 않습니다. 이 전쟁은 코로나19가 이겨 인류가 망하면 코로나19도 멸망하는 공멸의 전쟁입니다. 전 지구적 지혜로 대처해야 할 이 전쟁에서 인간의 단합을 방해하기라도 하려는 듯이 코로나19는 사람 사이는 물론 나라 사이를 단절시키고 있습니다. 학교와 교회와 공항의 문이 닫히고, 올림픽이 연기됐습니다. 공장이 문을 닫아 실업자가 쏟아집니다. 한국에서는 5000만 명의 전체 인구가 마스크를 쓰는, 단군 이래 처음 보는 동시패션이 나타났습니다. 인류의 종말이 이렇게 오는 건가 하는 공포가 엄습합니다. 인류의 공적(公敵) 1호가 된 코로나19를 만났습니다. 그는 숙주로 삼은 인간의 몸속 깊숙이 숨어 있었습니다. 보자마자 그의 숨통을 누르고 싶었지만 나에게 들러붙을 게 분명해 악수도 하지 않았습니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누르며 그에 대한 호칭을 2인칭(너)으로 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사망은 사탄의 흉계라고 했는데 너는 사탄의 자손인가? 천만의 말씀! 나를 품게 될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나도 인간을 만든 창조주의 질서 안에서 존재할 뿐이야. 내가 사탄이 되는 것도, 천사가 되는 것도 인간이 하기 나름이지. 너의 존재가 인간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거야? 생각해보라고. 인간들은 서로 편을 가르고 싸울 궁리만 하잖아? 그 싸움에서 이기겠다고 지구를 파멸하고도 남을 만큼 많은 핵무기를 만들어놨잖아? 자신의 몸 안에 있는 나 같은 미물을 다스리지 못하면서 핵무기로 어쩌겠다는 거야? 그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유익한 거지. 너로 인해 인간 사이의 불신이 깊어진 것 같은데. 그렇다면 미안해. 허나 “세상에 믿을 × 없다”는 말을 누가 하는데. 인간들이 나를 막겠다고 하는 행동 모두가 인간에 대한 불신의 표현이더군. 누가 나한테 걸린 사람인지 모르니 모두를 걸린 사람으로 일단 의심하고 보겠다는 거지. 마스크를 쓰는 것, 악수 대신 팔꿈치 치기, 구두치기 인사를 하는 게 다 그런 거 아냐? 남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의심해야 하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불신 사회가 됐다는 거지. 하기야 발병하기 전까지는 자신이 나에게 걸렸는지 알 수가 없지. 걸렸으면서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사람도 있고. 자기 살자고 남을 의심하는 것이니 ‘불신사회 조장’ 어쩌고 하며 나를 탓하지 말라고. 세계 패권을 다투는 미국과 중국, 그리고 한국도 들어 있긴 하지만 G20 강대국들이 너의 공격 앞에 속수무책이던데? 무기개발에 퍼부은 돈의 100분의 1이라도 나를 막는 데 썼더라면 나도 꼼짝을 못했겠지. 돈 가지고 엉뚱한 짓을 한 업보 아니겠어? G2라는 미국과 중국이 나의 공격에 최대 피해자가 된 이유를 새기라고. 한심하게도 사람들은 나를 대비한다고 생필품 사재기를 하더군. 미국에선 총을 사려고 줄을 섰고. 나를 총으로 죽이겠다는 거야? 한국에선 마스크를 사려고 매일 약국 앞에서 줄을 서는데. 매우 안타깝지. 핸드폰, 자동차를 각각 수천만, 수백만 대 만드는 나라에서 어쩌다 천과 재봉틀만 있으면 되는 마스크 하나 충분히 못 만드느냐고? 하기야 한국은 기다려서라도 살 수 있지만 없어서 못 사는 나라도 많더군. 그래서 한국은 인구 전체가 마스크를 쓰는 나라가 됐고, 그런 국민들의 열성 덕에 나를 잘 다스린 나라라고 칭찬을 듣더군. 나를 원망하지 말고, 그런 것으로 위안을 삼으셔. 사회적 거리 두기(social distancing)는 어떻게 생각해? 자기편이라고 너무 친한 척하지 말고, 자기편 아니라고 너무 미워하지 말라는 거야. 인간 사이는 좋을 땐 간이라도 빼줄 듯하다 돌아설 땐 원수처럼 되는 게 다반사 아냐? 서로 거리를 두고 바라볼 때도 있는 게 좋은 거지. 그렇게 다져진 관계가 건강하고 오래가는 법이니까. 사회적 거리 2m만 떨어지면 너로부터 안전한 거야? 말할 때 침이 튀는 거리가 2m라던데 물리적 거리가 중요한 게 아니지. 한국은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사회라고 하잖아. 나도 인간이 침을 튀기며, 입에 게거품을 물고 큰 소리로 떠들면 여기저기 달라붙기 좋지. 소통도 중요하지만 조용한 목소리로, 때로는 눈빛으로, 때로는 침묵으로 소통하는 법도 익혀두라는 얘기로 이해해줘. 네가 온 목적은 달성될 것이라고 보나? 그게 그리 쉽겠어? 미국과 중국이 나의 원산지를 놓고 서로 싸우는 것만 봐도 알 만하잖아. 지난 3월 26일 나를 잡기 위해 열린 G20 정상 간의 사상 첫 화상회의에서 좋은 말들을 많이 하던데, 역시 정치꾼들이다 보니 고작 돈을 왕창 풀자는 것 외에 뾰족한 얘기가 없더군. 내가 할 걱정은 아니지만 뒷감당이 될지 모르겠어. 어떻든 인간들이 불신과 적대를 깨고 양보와 협동의 정신으로 뭉쳐서 나와 대적하지 않는 한 나는 인간에게 패배하지 않을 거야. 신천지는 어때? 종말론을 근거로 교세를 키워온 종파라지? 세상의 종말에 14만4000명만 구원을 받는다니 그게 믿어지는 얘긴가. 세상이 혼란스러우면 그런 종파들이 기승을 부리게 되니 조심하라고 일찍이 성인들도 말했지. 서울시장이 그들을 반사회적 집단이라고 언급했던데 나의 얘기를 대신했더군. 언제 갈 거야? 백신을 개발한다고 나라마다 난리던데 한 곳에서라도 성공하면 갈 거야. 내가 간다고 너무 좋아하지는 말아. 없는 동안 내가 놀고 있을 거로 생각하면 큰코다칠 거야. 다시 올 때는 훨씬 세질지도 몰라. 더 치명적인 공기전염기술로 무장할 수도 있어. 그때는 마스크도, 손 씻기도 소용없을 거야. 그렇다고 숨을 안 쉴 수도 없을 테니. 얘기를 듣고 보니 “서로 믿고 살지 않으면 멸망한다”는 메시지를 인간에게 전하러 온 예언자 같군. 인간이 그걸 알면 인간과의 전쟁에서 내가 불리해지지만, 인간의 몸에 기숙하는 입장이니 “고맙다”는 인사는 해야겠군. 임종건 한국일보와 자매지 서울경제신문 편집국의 여러 부에서 기자와 부장을 거친 뒤 서울경제신문 논설위원 및 사장을 끝으로 퇴임. 현재는 일요신문 일요칼럼, 논객닷컴 등의 고정 필진으로 활동. 한남대학교 교수,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위원 및 감사 역임.
- 2020-05-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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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사태가 주는 교훈(敎訓)
- 오랜만에 만났다. 매주 한 번은 만나 토의하는 모임이었는데 코르나19 때문에 거의 석 달 만에 만났다. 아직 조심스럽지만, 마스크를 쓴 채 대화를 했다. 그동안 모두가 자가격리로 답답해했다. 이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조금 완화되었다. 외출 자제령에서 공원의 한쪽으로 걷는 다소 완화된 형태의 방법이다. 한동안 누구를 방문하거나 만나자는 말도 쉽게 하지 못했다. 아무리 ‘나는 괜찮다’ 해도 서로가 조심스러웠다. ‘혹시!’ 하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잠시 지나면 끝나겠지 한 게 벌써 석 달이 넘었다. 스트레스가 한계점에 다다랐다. 자신해서 자가격리를 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얼마 전 미국에서 돌아온 동네 친구가 저녁이나 먹자 해서 생각 없이 약속했다. 저녁을 먹고 돌아와 TV 뉴스를 보니 해외 입국자들 감염사례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그날 저녁 이후 바짝 긴장했다. 그가 돌아왔다는 날로부터 10여 일을 마음졸이고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실로 많은 사람을 위협하고 있다. 전쟁보다 무섭게 번졌고 많은 생명을 앗아갔다. 전파속도도 빨랐다. 아무리 빗장을 걸어놨어도 어느 틈엔가 감염자가 나타났고 상대를 가리지 않았다. 남녀노소 지위를 가리지 않고 공격했다. 세계의 유명한 사람들이 감염으로 사망하고, 한 나라의 지도자도 감염되어 자가격리를 당했다. 세상을 평정한 느낌이다. 거침이 없었다. 인류가 살아온 지금까지 이러한 대 감염사례는 없었다. 일부 지역에서 흑사병으로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지만 이렇게 광범위하게 휩쓴 적은 없었다. 지구촌 사람들은 긴장했다. 지구 반대편 소식에 남의 일로 여겼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자기에게 닥치는 것을 보았다. 대비하지 못한 나라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마스크 한 장, 의료장비 하나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곳이 많았다. 선진국이라고 자부하던 나라들의 민낯이 드러났다. 첨단 기술과 과학이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때문에 꼼짝 못 했다. 무용지물이 된 느낌이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늦어진다면 좀처럼 끝나지 않을 거란 관측이 많다. 누구라도 감염되면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본인도 모른다. 그동안은 다닐 때 다 다니고 만날 사람 다 만나고 다닌다. 빠른 교통수단으로 어디든 가리지 않고 다닌다. 장소를 추적한다 해도 일일이 다 기억하기도 어렵다. 그나마 마스크를 쓰고 다녔으면 전파 우려는 적지만 안 쓰면 뾰족한 대책이 없다. 제일 무서운 것은 가족 중 한 사람이라도 걸리면 온 가족이 감염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마음 아픈 사연도 많다.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확진자가 사망하면 곧바로 화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된 장례절차도 생략한 채 생이별이 되고 만다. 코로나19로 네 가족이 10일 동안 모두 사망했다는 소식과 40대 엄마와 가족 6명이 무전으로 작별 인사를 한 소식이 들린다. 노부부가 평생소원인 크루즈 여행에서 둘 다 확진자가 되어 남편은 사망하여 이튿날 화장되고 작별 인사도 못 한 채 부인 혼자 살아 돌아온 사연도 있었다. 전 세계를 떨게 하는 이 사태가 혹 인간이 신의 노여움을 산 건 아닌지 겸손한 마음으로 돌아보게 된다.
- 2020-04-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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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러스가 준 깨달음
- 춥지 않은 겨울이었습니다. 그렇다 해도 겨울은 겨울이어서 추위를 견디지 못해 숨을 죽였던 풀들이 봄이 되니 새싹을 돋우고 마침내 찬란하게 꽃을 피웠습니다. 나무들은 움을 돋아내더니 곧 신록을 우거지게 했습니다. 참 좋습니다. 올봄은 황사조차 심하지 않아 더 봄이 봄답습니다. 그런데 이 봄을 누리질 못합니다. 누리기는커녕 꽃을 찾아 예쁘다는 탄성조차 낼 수 없습니다. 봄바람을 쐴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혼자서도 그렇거니와 여럿이서는 감히 꿈도 꾸지 못합니다. 이제 봄은 없습니다. 있어도 없습니다. 아니, 옛날의 봄은 온갖 그때의 알알하게 황홀했던 기억들을 다 싸안은 채 사라지고 지금은 그 찬란한 봄을 우울한 방구석에서, 그것도 가뜩 움츠린 두려움 속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겹겹이 가려진 병동에서 고통에 일그러진 얼굴이 보입니다. 장례조차 치를 수 없는 죽음의 소식이 끊이질 않습니다. 의료진의 탈진한 모습이 몇 컷 사진을 통해 아프게 다가옵니다. 우리만의 일이 아닙니다. 온 세상이 난리입니다. 나라마다 문을 걸어 잠그고, 벽을 쌓고, 담을 쳤지만, 그 짓을 해서라든지 하지 못해서라든지 말도 많지만, 결국 속수무책인 채 우리는 ‘인류의 재앙’ 앞에 가린 것 하나 없이 드러나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 가라앉히고 고이 생각해보면 이 난리가 그리 낯선 일은 아닙니다. 세상 보기 나름인데 만약 우리가 질병이나 재앙을 준거로 기술한다면 인류사는 간격의 길고 짧음은 있어도 실은 재앙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런저런 천재지변은 말할 것도 없고 전염병의 창궐이 얼마나 참혹한 일이었는지 역사를 조금만 읽어보면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우리가 겪는 바이러스의 재앙은 이전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세계가 동시에 어디서나 겪는 일이라는 거죠. 이전에는 대체로 재앙이 국지적이었는데 이제는 범세계적인 일이 되었습니다. 재앙에서 가장 절망적인 것은 피할 곳이 없다는 건데 지금 형국이 그렇습니다. 세계화를, 환한 미래를 줄기차게 주창하면서 그 일이 전염병의 세계화도 동시에 지닌다는 사실을 왜 우리가 미처 짐작하지 못했는지 지금 생각하니 참 후회스럽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 일 때문에 속속들이 드러난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바라보는 시야가 짧고 좁았는지, 얼마나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분간하고 살지 못했는지, 얼마나 자기도취에 빠져 건방졌는지, 얼마나 자기 혼자만 살면 넉넉하다고 어리석게 살았는지 조금은 짐작이 됩니다. 결국, 자기 딴에는 가장 현명하게 산다면서도 내가 나를 속이면서 산 건데 이보다 더 한심한 일이 있을까 싶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기를 속이는 일처럼 못난 삶이 또 있겠나 하고 생각해보면 부끄러워 차마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일을 통해 새삼 우리가 우리를 돌아보면서 잊고 있던, 또는 잃어버렸던, 진정한 사람의 모습을 되살펴 보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야말로 잘못한 것 아무것도 없는데 보이지도 않고, 알 수도 없는 병에 걸려 고통을 받고 죽어가는 사람이 지천인 이 지경에 제법 우아하고 고상한 참회록을 아무리 진정으로 쓰고 발언한다 하더라도 그 아픔과 고통을 진정시키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는지요. 이 기회를 통해 죽음은 모든 이에게 평등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귀한 분의 발언도 어쩐지 어색하고, 여전히 확진자가 나오고 사망자가 이어지는데 우리 방역을 세계에서 모두 우러르고 배우려 한다는 자찬도 조금은 거북하고, 신의 심판이니 이제까지의 잘못을 이 기회에 단단히 뉘우치자는 진정한 설교도 좀 부담스럽습니다. 내가 음압병상에 누워 있는데 이런 말을 들으면 힘이 날는지요. 내 자식이나 아내나 남편이나 부모가 이 병으로 세상을 떴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위로가 될는지요. 착한 분들의 아름다운 사연도 끊이지 않고, 거의 탈진할 것 같은 지경에서 애를 쓰고 계신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노고도 끊임없이 들립니다. 얼마나 고마운지요. 언젠가는 틀림없이 치료약도 나오고 백신도 만들어내겠지요. 그때가 되면 옛말하며 오늘을 회상하겠죠. 저는 인간을 신뢰합니다. 아무리 못나도 사람은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을 가진 존재이니까요. 그 자존심으로 저는 인간에 대한 믿음을 결코 버리지 않을 겁니다. 그때가 오기까지, 우리는 물론 온 세계가 이제는 확진자가 생겨나지 않고, 사망자도 없다는 보도가 나오기까지, 저는 열심히 손을 씻고, 마스크를 쓰고, 공연히 사람들 만나 시시덕거리지 않고, 누구 때문에, 무엇 때문에 이 사태가 이러니저러니 하지도 않고, 살겠습니다. 다만 부지런히 이 찬란한 봄을 마음에 서리서리 담아 그 소식이 들릴 때 내 가족과 내 친구와 내 이웃과 우리 인류 모두를 위해 활짝 펴고 싶습니다. 아프다 쾌유한 분들에게, 그리고 먼저 먼 곳으로 떠나신 분들에게도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 2020-04-2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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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년층 폐렴 예방접종률 '급감'… 관심 가져야
- 매년 4월 마지막 주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정한 ‘예방접종주간’이다. 최근 신종바이러스 등 다양한 감염병이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만큼, 특히 시니어 세대와 기저질환을 가진 만성질환자 등은 예방접종을 받길 권고한다. 노년층과 만성질환자가 특히 주의해야 할 질환 중 하나는 ‘폐렴’이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65세 노년층 폐렴구균 예방접종률은 지난해 1분기 18.2%에서 올 1분기 6.2%로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폐렴구균으로 발병하는 폐렴은 발열, 오한, 객담을 동반한 기침, 흉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폐렴을 포함한 폐렴구균 침습성 감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연령이 높을수록 증가한다. 만 65세 이상 25-30%, 75세 이상 40%가 사망에 이르는 만큼 노년층은 특히 폐렴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폐렴구균성 폐렴은 만성질환자에게 발병할 위험이 특히 높게 나타난다. 18세 이상 만성질환자와 건강한 성인의 폐렴구균 폐렴에 걸릴 확률을 비교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만성폐질환 환자에서 폐렴 발병률은 7.7~9.8배, 당뇨병 환자는 2.8~3.1배, 만성심질환 환자는 3.8~5.1배 높게 나타났다. 그나마 다행인 건 폐렴구균성 폐렴은 백신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국내 각 학회에서는 예방접종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해 만성질환자에서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대한감염학회(KSID)는 지난해 ‘성인 예방접종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해 폐렴구균성 질환 고위험군에서 접종을 권했다. 이 외에도 대한골다공증학회, 대한당뇨병학회, 대한장연구학회에서도 가이드라인에 맞춰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 2020-04-2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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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주지사 "최악은 지났다"… 일주일 만에 최저
- 미국 뉴욕주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수가 1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최악은 지났다”고 언급해 주목받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뉴욕주의 코로나19 사망자가 전날보다 671명 늘어난 1만56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하루 사망자 증가 폭은 1주일 만에 가장 적은 수치였다. 쿠오모 주지사는 “우리는 확산을 통제하고 있다. 확산 곡선이 계속 평탄해지고 있다”며 “우리가 계속 스마트하게 대응한다면 최악의 상황은 끝났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당장 끝나길 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1년에서 1년 반까지 걸릴 것으로 보이는 백신 개발 전까지 진정으로 끝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2020-04-1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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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년기자] 아프리카 여행을 준비하며
- 1월에 히말라야에 다녀왔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가 4130m이니 태어나서 가장 높은 곳에 갔다 온 셈이다. 고생길이었으나 여행의 맛을 제대로 알게 됐다. 또 가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노!”라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히말라야에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을 만큼 매력적이다. 그 뒤 엉덩이가 자꾸 들썩이는데 이번에는 아프리카 여행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빅토리아 폭포를 보는 것이 하이라이트이고 보츠와나, 남아공, 잠비아, 에티오피아 5개국을 10일 동안 다녀오는 여정이다. 기본 경비는 480만 원. 생각한 것보다 싼 편이다. 추가 경비로 가이드 기사 팁 120달러, 비자 비용 100달러, 빅토리아 폭포 헬기 투어 165달러, 크루거 국립공원 야간 게임 드라이브 80달러를 준비하면 되고 생수를 사거나 팁을 줄 때도 약간의 돈이 필요하다. 이참에 집에서 가장 먼 아프리카에 가보자는 결심이 섰다. 이번에도 같이 갈 사람을 섭외해봤는데 실패했다. 비용도 부담되고 장시간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그렇게 고생하면서까지 굳이 아프리카 여행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그 돈이면 유럽 등 편한 여행을 하겠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아프리카에 갈 기회가 자주 생기는 것은 아니다. 유럽 여행은 이미 여러 번 가봤고 앞으로도 갈 일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프리카는 쉽게 가기 어려운 지역이다. 또 대자연을 감상하며 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황열병 예방주사를 맞아야 하는 일은 물론 부담스럽다. 부작용으로 고생한 사람들 이야기도 들었다. 그러나 앞으로 남미 지역 여행을 하려면 어차피 황열병 예방주사는 맞아야 하므로 맞기로 했다. 예방 백신 접종 증명이 없으면 아예 입국이 안 되는 나라가 몇 개국 있다. 황열병은 모기로 인해 감염되고 사망률이 25~50%에 이른다 한다. 말라리아, 뎅기열도 모기가 일으키는 질환이다. 말라리아는 예방 백신이 없고 단기 여행자는 여행 2일 전부터 귀국 7일 후까지 매일 말라톤이라는 약을 복용해야 한다. 뎅기열도 백신이 없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황열병 예방 백신을 맞으려면 일주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 생백신이라 보관 유효기간이 짧기 때문이다. 일주일 전에 예약하고 가야 해서 번거로웠다. 또 행정수수료로 3만2460원을 내고 전자 수입인지를 사야 한다. 인지는 국립중앙의료원 내에 있는 신한은행에서 취급한다. 신한은행에서 줄을 서 기다리는 게 싫으면 다른 은행에서도 발급받을 수 있다. 다만, 취급을 안 하는 은행 지점이 많아 하나은행 을지로 6가점, 신한은행 국립중앙의료원에 문의해봐야 한다. 국립중앙의료원 로비에 가면 8번 창구에 황열병 전용 창구가 있다. 고객대기표를 뽑고 기다리지 말고 바로 8번 출구로 가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여기서 접수 및 기본 문진표를 작성하고 2층 감염병 센터로 가면 된다. 체온을 재고 진찰실에서 담당의사가 다른 병력에 대해 질문한다. 모두 통과하면 주사실에서 예방주사를 맞는다. 진료비는 1만8880원. 다시 1층 접수창구로 가서 황열병 예방 접종 증명서를 발급받아 여권에 붙이면 끝난다. 단, 주사 쇼크 반응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20분 정도 근처에서 더 시간을 보내라고 권장한다. 이 접종은 10일 후부터 효과가 있으며 평생 유효하다. 그러나 여권을 갱신할 경우 기재사항이 달라지므로 다시 접종해야 한다. 접종 후 부작용은 10~25%로 높은 편이다. 두통, 근육통 등 경미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사람에 따라 다르다. 심하게 고생했다는 사람도 많다. 드물게 뇌염, 신장염, 간염 등 심각한 합병증이 올 수도 있다고 한다. 샤워는 접종 후 12시간 후에 할 수 있지만, 3일간은 음주, 목욕, 격렬한 운동을 피해야 한다. 이외에도 해외 여행자를 위한 예방 접종으로 파상풍, 장티푸스, A, B형 간염, 일본 뇌염 등을 권하는데 나는 일단 황열병 백신만 맞았다.
- 2019-02-2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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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홀한 유혹, 그 이름 보석
- 이브의 잃어버린 반쪽은 아담이 아닌 보석이었다. 아담은 보석을 나르는 심부름꾼일 뿐이다. 이브는 각설탕처럼 강한 것 같아도 약하기 짝이 없다. 커피에 들어가면 맥없이 녹듯이 보석 앞에서 이브는 녹는다. 이브 마음속의 우선순위는 아담의 생각과는 딴판으로 옷, 구두, 가방. 화장품. 두꺼운 신용카드다. 아담은 이브의 마음 끝 쪽에 존재한다. 이브를 녹인 보석의 실체를 알아보자. 지구상에 존재하는 보석(寶石)의 종류는 약 108가지 정도 된다. 보석의 ‘석’은 돌을 뜻하지만 다 같은 돌은 아니다. 보석과 잡석은 기준이 있다. 보석은 모스(Mohs) 경도 7 이상 이어야 한다. 그리고 같은 종류의 돌을 같은 용기에 넣고 돌리는 작업을 덤블링(tumbling)이라고 하는데 돌릴 때 돌 끼리 부딪친 면이 마모가 되어 광이 나면 보석이고 깨져서 거친 면이 나오면 잡석이다. 보석이 갖추어야 할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보석은 아름다워야 한다. 아름답지 않으면 여인들의 눈길을 끌 수 없다. 루비나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 유색 보석은 선명하고 매혹적인 색상이어야 한다. 다이아몬드 같은 무색은 찬란한 휘광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누구나 소유 할 수 있어 희소성이 없으면 보석으로 매력이 없다. 보석에는 치료백신 없는 바이러스가 있다? 아직 학계(?)에 보고 된 바는 없지만 사망에는 이르지 않지만 매우 중독성 강한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다. 증상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표적인 증상은 이렇다. 뇌신경 계통에 침입해 활동을 하여 정상적 사고 능력을 마비시킨다. 잠복기에는 증상이 약하여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가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남자친구가 “눈감고 내가 뜨라고 할 때까지 기다려”라고 하면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활동한다. 맥박이 갑자기 수직상승 합니다. 보통 건강한 사람은 맥박수가 70회/1분이다. 그런데 갑자기 분당 90회로 상승한다. 잠시 후 손으로 눈을 가린 여성은 궁금증을 견디지 못하고 손가락 사이로 남친 이 주머니에서 무엇인가를 꺼낸 것을 알면 맥박은 100회로 상승한다. 작은 박스를 열고 “눈 떠봐!” 하면 110회로 상승한다. 박스 속에 들어있는 반지에서 내뿜는 보석의 광채가 여성의 눈동자를 타격하면 맥박은 120회로 상승한다. 그리고 바이러스는 급격히 증식하여 뇌에서 활동하여 정상적 사고기능이 마비된다. 여성은 입술모양의 립스틱 판화를 남친 볼에 쪽, 쪽, 소리를 내며 마구 찍어낸다. 약간의 실어증을 동반하여 자기가 생각하는 것을 제대로 표현 못하고 그저 “어머, 나, 어쩜 좋아?”를 연발한다. 물론 안면 근육의 마비로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어떻습니까? 이 바이러스 무섭지 않나요? 네? 하나도 안 무섭다고요? 반대로 그런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싶다고요? 이 바이러스의 학명은 ‘이브바이러스’입니다. 역학조사에 의하면 사랑하는 남녀사이에서만 존재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을 표하는 물건을 통하여 전염되지만 특히 보석으로 전염되는 바이러스가 제일 강합니다. “하나님 왜 이브의 마음 속에 아담은 없나요?” 아담의 질문에 하나님은 답하셨다. “아담아! 아둔한 너의 지혜로는 이브를 따라 잡을 수 없다.” 아담은 다시 질문 하였다. “그럼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하나님의 지혜의 말씀은 “미끼를 써라. 보석이라는 미끼를 쓰면 이브를 앉아서 얻을 수 있다.” 현자 고산 윤선도는 어부사시사 동사(冬詞) 3편 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밋기 곧 다오면 굴근고기 문다한다.(미끼가 좋으면 큰 고기를 낚을 수 있다)”
- 2018-10-2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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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방 백신 맞아 둘 필요 있다
- 필자의 아버지는 건강한 편이었는데 72세에 폐렴으로 돌아가셨다. 운동 중독이라 혹한에도 불구하고 운동하러 나가셨다가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그런데 노인이라 면역력이 약하다 보니 감기가 악화 되어 결국 폐렴으로 번진 것이다. 병원에 입원하고 보름 만에 손 쓸 새도 없이 돌아가셨다. 그래서 폐렴이 무섭다는 것을 알았다. 알아보니 죽을 때는 폐렴으로 죽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병원에 가보니 철마다 무슨 병으로 많이 죽는지 나와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당시 계절이 혹한기이면서 그 달에는 폐렴이 가장 높은 사인이라고 했다. 폐렴은 10세 이하 아동이 잘 걸린다. 감기가 악화 되어 폐렴으로 번지는 것이다. 그리고 노인이 되기 전 까지는 오랫동안 잊게 되는 병이다. 60세 이상이 되면 면역력이 약화 되면서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이 폐에 들어 와 염증이 생기는 호흡기 질환이다. 아이들 폐렴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한데 4일 이상 고열이 계속되고 기침과 가래가 일주일 이상 계속되면 폐렴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인성 폐렴은 고열과 기침도 없다는 것이다. 무기력증과 식욕부진, 근육통 정도라서 흔히 노인성 무기력증이나 몸살 정도로 치부하기 쉽다. 그런 상태라면 당연히 식욕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폐렴 발병을 모르고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노인의 폐렴 사망률은 압도적으로 높다. 폐렴으로 사망하는 경우의 대부분이 65세 이상 노인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무서운 질환인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로 보면 예방 접종률이 20%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백신이 있다는 것을 아예 모르고 있거나 설마 폐렴에 걸리겠느냐며 태평한 것이다. 병원 기피증이 있어 병원에 되도록 안 가려는 풍조도 한 몫 한다. 병원에 가보면 이것저것 영양제나 피로 회복 주사 등을 권유하는데 그 부류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필자는 매년 가을철에 독감 예방 주사를 맞는다. 올해부터 경로대상이라 3가 백신은 무료로 맞을 수 있지만, 올해도 제대로 돈을 내고 병원에서 4가 독감백신을 맞았다. 겸해서 폐렴 백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번에 20만원이라 비싸기는 하지만, 한번 맞으면 평생 유효하다니 비싼 게 아니다. 적어도 폐렴으로 죽을 확률은 떨어지니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것이다. 좀 싼 폐렴 백신도 있다는데 아무래도 백신 약효 유효기간이나 커버할 수 있는 범위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독감이나 폐렴이나 백신 주사를 맞았다고 해서 100% 예방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폐렴 백신의 경우도 65%~85% 정도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한다. 독감이나 폐렴이나 예방 백신을 맞았는데도 걸라는 경우가 있는데 백신 덕분에 경미하게 지나간다는 것이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대상 포진 예방 백신이다. 병원에 갔다가 통증이 가장 심한 병을 지표로 보여주는 포스터를 보고 대상 포진 백신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상포진의 통증이 수술 후 통증이나 산통보다 높게 나타나 있었다. 이것도 역시 20만원으로 비싼 편인데 평생 유효하다는 것이다. 막상 대상 포진에 걸려 고생한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충분히 그 가치가 있다. 그런데 정작 예방 백신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노인들은 독감, 폐렴이나 대상 포진에 걸리면 많이 고생한다. 다른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많아 잘 안 낫는다고 한다. 이런 병을 앓고 나면 팍삭 늙는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는 돈 한 두 푼 아낄 일이 아니다. 병원 기피증이 있는 사람들도 적어도 독감, 폐렴, 대상포진 예방 백신은 맞아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 2017-11-2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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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과 고령자 면역의 중요성
- 대상포진이라는 병은 ‘통증의 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통증이 가장 무섭다. 피부에 생기는 물집이 두드러져 보이지만, 딱지가 생기면서 가라앉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통증은 한두 달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통각에서 통증을 느끼게 하는 신경세포를 지속적으로 망가뜨리면서 견디기 힘들 정도의 아픔을 지속적으로 주기 때문이다. 초기에 적절하게 치료를 받지 못하면 수년까지도 이 통증이 지속되면서 우울증이나 수면장애 등의 2차적인 문제를 남기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바이러스가 어디에 문제를 만드느냐에 따라 각막염, 녹내장으로 실명을 일으키거나 뇌졸중, 심근경색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구안와사라고 알려진 안면신경마비도 연평균 4.2% 정도의 증가율을 보이는데, 그 원인으로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의한 안면신경 손상을 지목하는 것이다. 그런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대상포진 환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2010년에 45만여 명이던 환자가 2012년에는 57만 명 이상으로 증가했고, 다시 2년 후인 2014년에는 64만 명 수준까지 대폭 늘어났다. 4년 전인 2010년에 비하면 무려 42%나 증가한 것이다. 대상포진 환자 증가 추세 우리나라의 대상포진 환자는 왜 이렇게 급작스런 증가율을 보이는 것일까? 원래 대상포진이라는 병은 어릴 적 수두를 앓았던 사람에게서 발병하는 질환이다. 이 수두 바이러스가 수두가 완치된 이후에도 신경다발 속에 잠복해 있다가 신체의 면역력이 약해지면 증식하게 된다. 그 후에 신경을 타고 피부로 내려와서 염증과 발진, 물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소아기에 수두를 앓았던 사람만 이 병에 걸린다면, 유독 요즘에 그 발병률이 늘어나는 이유는 더더욱 설명하기 어렵게 된다. 성인을 대상으로 본다면, 대상포진 환자들이 유아였을 적의 특정한 몇 년 동안 수두가 크게 유행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05년부터 국가 예방접종사업에 포함되어 의무적으로 수두 백신을 맞은 세대들이 기성세대가 되면 대상포진은 자취를 감추게 되는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해 실체적인 진실에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 2013년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대상포진 환자의 약 60%는 연령층으로 볼 때 50대 이상이었다. 면역력이 자연스럽게 떨어지기 마련인 65세 고령층을 놓고 비교해보면, 40세 이하의 청·장년층보다 무려 8~10배 발병위험이 높다. 또, 폭염으로 인해 체력 소모가 심해지는 7~9월에 노년층의 대상포진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대상포진은 면역력만 충분히 유지된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병인데, 면역력이 약해지기 마련인 노년층에게는 쉽게 찾아올 수 있는 불청객이라는 것이다. 이 대상포진으로 인한 끔찍한 고통은 노령인구에게 심각한 부담을 주기 마련이다. 70대 영국인 호스피스의 사연은 그 심각성을 더 크게 보여준다. 호스피스 간호사로서 수많은 불치병 환자들의 안락사를 돕고, 그들의 여명을 보살폈던 70대 노인이 대상포진을 심하게 앓은 후, 나이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그 끔찍한 고통이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면서 삶에 대한 미련을 접고 말았다. 그래서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것이더라도 영국에선 안락사가 불법이어서, 자의에 의한 안락사가 합법인 스위스로 건너간 것이다. 결국 가족들에게 이별을 고하고, 생을 마칠 준비를 끝낸 후에 한 병원에서 약물투여로 숨을 거두었다. 대상포진은 백신예방이 최선 이 대상포진의 고위험군 환자층은 노년층만이 아니다. 갱년기에 접어든 여성이나 당뇨병,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자도 면역력이 약해지므로 고위험군에 속한다. 물론 노년층일수록 그 확률은 높아진다. 대상포진이 일단 발병한 후에는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치료 시점이다. 확산되기 이전에 신속한 치료를 해야 효과가 좋다. 물집이 생기기 전까지는 감기 몸살에 걸린 것처럼 근육통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대상포진이라는 것을 감지하지 못하고 병을 키우기 마련이다. 결국 대상포진은 백신으로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런데 대상포진 백신은 공급의 한계로 인해 50대 이상의 고령층만 접종이 가능하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백신 중에서 가격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15만~18만 원 정도 하는 가격은 대중적이지 않기 때문에 아직도 소수만 백신을 맞고 있는 형편이다. 그렇다면 백신의 효과는 얼마나 될까?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60대 이상의 인구 30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를 보면 발생 위험이 55%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성별이나 인종, 만성질환 여부에 관계없이 고른 효과를 보였다. 또, 만약 발병하더라도 증상이 심하지 않고 잘 견딜 정도로 지나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대상포진의 원인질환인 수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거의 모든 유아들이 수두 예방접종을 맞지만 환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백신의 예방효과가 100%라기보다는 가볍게 앓고 지나갈 정도로 막아줄 때가 많다는 것이다. 즉, 수두의 감염과 그로 인한 성인들의 대상포진 발생 자체를 완벽히 억제할 수는 없지만, 백신접종만 효과적으로 잘되면 삶을 고통스럽게 할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백신접종의 중요성 노년층에게 또 필요한 접종으로는 인플루엔자 백신을 들 수 있다. 주로 겨울철에 유행하기 마련인 인플루엔자는 독감이라는 병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또한 면역력이 떨어지는 65세 이상의 노인과 만성질환자, 그리고 장기이식 등으로 인해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는 사람에게 발병될 경우 합병증으로 진행될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플루엔자의 합병증이라면 가장 무서운 것이 역시 폐렴이다. 폐렴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자체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지만, 2차적으로 다른 세균이나 곰팡이균에 감염되어 세균성 폐렴으로 나타나기도 있다. 현재의 인플루엔자 백신은 보통 3~4가지의 예상 인플루엔자에 대한 백신을 섞어서 접종한다. 효력은 겨울철과 봄철을 지날 정도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현재 밝혀진 인플루엔자의 종류도 이론적으로 144가지나 되며, 유전자 돌연변이 등으로 그 이상의 종류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완벽한 대책은 되지 못하나 가장 효과적인 대책이 될 수는 있다. 그 외에도 폐렴구균 백신 또한 같은 이유로 노년층에게 필요하다. 이렇게 백신접종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이른바 ‘집단면역’을 형성할 수 있다. 모든 구성원은 아니더라도 그 집단 대부분의 구성원이 해당 질환에 면역을 형성하고 있다면 전염의 고리가 끊어지기 때문에 유행병이 발생하기 어렵게 된다. 만약 이 고리가 끊어지지 않는다면 유행병을 넘어 풍토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새롭게 이주해오는 주민이나 신생아는 계속 생기기 때문에 그 사회의 집단면역은 가변적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백신접종을 거부하는 것이다. 실제로 1997년 이후 영국에서는 웨이크필드 박사가 홍역백신으로 인해 자폐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접종거부 바람이 확산되는 바람에 3차례의 홍역 대유행이 영국을 휩쓸었고, 현재도 영국은 홍역 유행국으로 남아 있다. 매년 전 세계에서 백신접종 거부로 사망하는 사람이 150만 명 수준이다. 건강한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철저한 백신접종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혁재(崔爀在) 약사 경희의료원 약제본부 예제팀장 경희대 약학대학 객원교수, 한국병원약사회 법제이사, 서울시 약사회 병원약사이사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총무이사
- 2016-01-20 1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