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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장년 위한 산에서의 운동법… 안전한 '산스장' 라이프
- 등산은 시니어의 대표적인 취미 중 하나다.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먼 거리에 있는 높은 산 대신 근교의 낮은 산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또한 헬스장과 같은 실내 체육시설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산의 헬스장을 이용하고 있다. 이른바 산스장(산+헬스장) 문화가 꽃피고 있다. 중년들 사이에서 삶의 활력소로 불리는 산스장의 매력에 대해 살펴본다. 산스장은 산에 있는 헬스장을 뜻한다. 정확히 말하면 산 정상 및 중턱에 있는 공용 운동시설이다. 산스장에는 공중걷기, 파도타기 등 공원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야외 운동기구와 더불어 일반적인 헬스장에서 볼 수 있는 벤치 프레스 등 여러 가지 운동기구가 있다. 헬스장 영업 중지와 더불어 실내 생활이 길어지면서 이른바 ‘산스장’이란 신조어가 탄생한 것이다. 산의 곳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등산과 더불어 헬스를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산스장의 장점 중 하나는 지리적 접근성이다. 일반적으로 산스장은 해발이 낮고 접근성이 높은 도심권 내의 산에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어 남산의 장충체육회 건물 옆 산스장은 도보 10분 내외에 버스 정류장이 있으며, 가까운 지하철역은 도보 20분 내외에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근거리의 도심에서 운동과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야외 운동기구 시설은 현재 개방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1일 1회 소독과 소독제 비치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곳을 안전한 체육활동 장소로 여기고 있었다. 산스장에 가려면 등산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코로나19 이후 등산을 일상의 탈출구이자 상대적으로 안전한 행위로 여기는 이들이 많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등산 선호 이유로 안전성을 꼽은 이들이 61.5%에 달했다. 10년째 산스장을 이용 중이라는 60대 시니어 김명숙(가명, 이하 모두 가명) 씨는 “코로나19 이후 헬스장과 같은 실내 체육시설은 사람의 접촉도 신경 쓰이고 밀폐된 곳이라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데, 산은 거리두기가 가능해서 상대적으로 좀 더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시니어의 산스장 라이프 산스장은 이전부터 시니어의 주 무대였다. 실제로 서울시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50·60대 시민의 50~70%는 공원 및 산의 체육시설을 이용하고 있었다. 동작구 국사봉 산스장 인근에 사는 70대 주민 이숙희 씨는 “지금처럼 야외 운동기구가 잘 갖춰지기 훨씬 전부터 다녔다”고 말하며 “코로나19 이후 여행도 못 가고, 실내 생활이 길어진 탓에 갑갑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더욱 자주 들르고 있다”라고 밝혔다. 산스장을 즐기는 시니어의 방식은 제각각이었다. 첫 번째 유형은 운동보다 산책에 목적이 있었다. 운동복 차림이 아닌 가벼운 나들이 차림을 하고 가족 단위로 산스장을 방문했다. 10대 자녀와 함께 산 정상에 처음 올라온 50대 유영자 씨는 “동네 뒷산이라서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 경사가 가파른 탓에 올라오느라 힘들었지만 비교적 시간은 짧게 걸렸다. 정상에 이런 운동시설이 있어서 놀랐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두 번째 유형은 오롯이 등산만 즐기는 이들이다. 산의 정상에 있는 산스장에는 알록달록한 등산복과 튼튼한 등산화를 신고 등산스틱까지 챙겨온 이들도 있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지리산 등 해발이 높은 산에 자주 올랐다는 시니어 김명수 씨는 “코로나19와 더불어 관절 등 건강이 예전과 같지 않아서, 장거리에 있는 높은 산 대신 동네의 뒷산을 찾고 있다”라고 말하며 “안전사고도 대비하고 등산하는 기분을 내고 싶어서 등산스틱을 챙겨왔다”라고 밝혔다. 세 번째 유형은 자연 감상과 함께 운동을 즐기러 오는 이들이다. 실내 생활이 길어지면서 헬스장과 같은 실내 체육시설보다는 신선한 공기도 마실 수 있고 탁 트인 시야가 확보되는 산스장을 선호했다. 하루에 1~2시간 정도 산스장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시니어 심영수 씨는 “헬스장보다 운동기구는 적지만, 신선한 공기와 사시사철 변하는 산의 경치를 구경할 수 있어서 좋다”라고 말하며 “올라오는 코스가 다양해서 컨디션에 따라 등산 코스를 조절할 수 있고, 헬스장처럼 영업시간 제한이 있지 않아서, 언제든 올 수 있어 좋다”라고 설명했다. 이 유형의 특징은 혼자 오는 경우가 많은데, 산스장 내에서 시니어들끼리 느슨한 연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동호회처럼 회비를 걷거나 시간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아침, 점심, 저녁 중 겹치는 시간대끼리 자연스럽게 그룹을 형성하고 있었다. 동년배들답게 관심사가 비슷해서 쉽게 곧잘 어울렸다. 운동 중 쉬는 시간에는 장기를 두거나, 병원 및 염색약 등 서로에게 필요한 정보를 공유했다. 또한 기구가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 직접 시범을 보이며 알려주는 이들도 있었다. 강도와 빈도 조절 산스장은 심리적 개선 효과도 있지만, 시니어의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노인의 규칙적인 운동을 방해하는 요소로 부상 우려, 운동 지식 부족, 건강 상실과 질병, 운동 동기 부족, 시간·기회 부족, 그리고 경제 여건을 꼽았다. 운동의 긍정적 기능을 알고 있어도 기회가 부족하거나 경제적 제약이 발생한다면 지속적인 수행이 어렵다. 하지만 산스장은 시·공간적 제약이 없고, 경제적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꾸준히 실천하고자 하는 노력만 있다면 노인에게 좋은 운동 장소다. 양상훈 세한대학교 스포츠건강관리학과 교수는 “야외 운동기구는 악력을 사용해야 하므로 노인의 근력을 늘리는 데 효과적인 운동기구다. 다만 하루에 한 시간 이상 장시간 이용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기구 자체가 하중을 조정하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컨디션에 맞게 운동 강도와 빈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용관·원영신 연세대학교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교수 연구팀은 야외 운동기구의 건강 증진 기능을 증명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1.5시간의 운동을 일주일에 세 번씩 총 6주간 참여한 노인들의 체력 및 신체 기능이 증진되었으며, 인슐린 저항성과 염증지표가 개선되는 등 당뇨병 예방 효과가 입증됐다. 암의 발병과 관련 있는 염증 물질 케메린(Chemerin)의 혈중 농도도 낮아졌다. 전 교수는 “자신의 체력 상태와 건강 상태를 고려해 한 번에 30분 정도 운동을 주 5일 진행해도 동일한 운동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 운동에 처음 참여하는 노인의 경우 하루 20분 미만으로 시작해 점차 시간을 늘려가는 것이 운동을 통한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안전사고 예방하려면 아무리 운동 효과가 좋다고 할지라도 안전사고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0 전국 공공체육시설 현황’에 따르면 설치된 야외 운동기구는 약 13만 개에 달한다. 매년 6000대 이상 설치하지만, 제품 안정성이 일부 미흡해 손가락·목·발 등 신체 끼임, 미끄러짐 등의 안전사고가 지속해서 발생했다. 햇빛·눈·비 등에 노출되고 제품 노후화로 인한 사고 우려도 지적되어, 제품 안전관리 강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매년 50~70건의 야외 운동기구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연령별로 나누면 ‘10대 이하 및 60대 이상’의 연령층이 대다수(94.3%)를 차지한다. 사고 원인은 ‘부딪힘’(41.5%)이 가장 많았고, 이어 ‘미끄러짐·넘어짐’(28.3%), ‘눌림·끼임’(15.1%), ‘추락’(13.2%) 등의 순이었다. 실제로 71세 남자 노인이 산에 설치된 1m 높이의 운동기구에서 뒤로 추락해 후두부에 찰과상을 입은 경우도 있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올해 7월부터 관련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야외 운동기구가 안전 확인 품목으로 지정됐다. 국가통합인증마크가 부착된 제품만 시장에 출시되면서 안전사고 예방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한 산스장에 오를 때 낙상사고도 조심해야 한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서울소방재난본부에서 처리한 산악 구조 출동은 총 1397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 증가했다. 특히 지난 3월 기준 50·60대는 전체 구조 인원의 47.7%를 차지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고령자나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은 무리하거나 혼자 산행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아무리 낮은 산이라도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푼 후에 올라가는 것을 권장한다”라고 말했다.
- 2021-11-0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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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어, 디지털 양극화 속 미아 되나?
- QR이 신분증을 대신하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다음 날 원하는 물건이 집 앞으로 온다. 식당에서 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하고, 창구에 갈 필요 없이 모바일로 송금이 가능하다. 버스에서는 현금이 사라졌다. 덕분에 일상은 편리해졌지만, 디지털에 익숙하지 못한 시니어는 막막하다. 디지털 양극화 속에서 살아가는 시니어를 조명한다. 팬데믹은 새로운 사회의 분기점이 됐다. 이전까지 디지털은 새로운 ‘기술’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생존’과 연결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지난해 코로나19가 불어닥치면서 발생한 마스크 대란이다. 마스크가 필수품이 되면서 약국 등에서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젊은 층은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거나, 재고량을 알려주는 앱을 통해 마스크를 구매했다. 이와 달리 디지털에 서툰 노인들은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수급 사각지대에 놓였다. 노인은 장애인, 저소득층, 농어민과 더불어 디지털 취약계층 중 하나다. 문제는 이러한 4대 취약계층 중 노인이 가장 디지털에 취약하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발표한 ‘2020 디지털 정보 격차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노인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68.6%로 4대 취약계층 중 가장 낮았다. 2017년과 비교했을 때 10%가량 증가했으나, 2017년부터 2020년까지 기간에 한 번도 꼴찌를 탈출하지 못했다. 세대 간 디지털 격차도 심하다. 물론 우리나라를 포함한 OECD 주요 회원국에서도 세대 간 디지털 격차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회원국 중 세대 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OECD의 자료에 따르면 16~25세의 디지털 문제해결 능숙도는 60% 이상인 반면, 55~65세의 경우 5% 이하였다. 인터넷 사용 물품 구매율도 젊은 세대(16~24세)는 80%가 넘지만, 노인 세대(55~74세)의 경우 20% 수준에 불과했다. 디지털 격차로 인한 양극화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지표다. 세대 내 격차와 심리적 장벽 세대 ‘간’ 격차도 발생하지만, 세대 ‘내’의 격차도 존재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노인층은 정보화 수준에 따라서 디지털 소외형, 저역량·저활용형, 적극 활용형으로 나뉜다. 디지털 소외형(24.7%)은 접근 및 활용 수준이 모두 낮았고, 반대로 적극 활용형(39.1%)은 전반적으로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 높았다. 저역량·저활용형(36.2%)은 접근 수준은 높았지만, 역량과 활용 수준은 낮은 편이었다. 김남숙 숭실대 교육대학원 평생교육·HR D 전공 전임교수는 “디지털 기기 이용 유형에 따라서 맞춤형 교육 여건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1인 여성 노인과 같이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한 분들에게는 기기 보급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며,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 높은 노인들은 정보를 비판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판단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노인들은 디지털에 대해 심리적 장벽을 느끼고 있었다. 서울디지털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노인의 50% 이상이 스스로 새로운 기능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과 정보 노출에 대한 두려움을 디지털 이용의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 그래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때 조력자가 필요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 소외형과 저역량·저활용형의 약 80%는 PC 및 모바일 기기를 사용할 때 가족의 도움을 받았다. 윤정섭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노인은 가족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디지털 기기에 대한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출 필요가 있다. 또한 디지털 기기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정책적으로 디지털 기기 역량을 꾸준히 익힐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천차만별 키오스크… 가입조차 어려운 전자상거래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거래가 사회 전반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으나, 전자상거래와 키오스크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들은 처음 비대면 거래를 할 때 회원 가입 및 로그인, 용어 이해, 기기 조작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은 키오스크의 인터페이스를 어려워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고령자의 51.4%가 단계의 복잡함을 키오스크 이용 시 어려움의 1순위로 꼽았으며, 다음 단계의 버튼을 찾기 어려움(51%), 뒷사람에게 눈치 보임(49%) 순으로 어려워했다. 윤 연구원은 “빠른 변화와 더불어 다양한 디지털 기기 보급으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노인들이 많다. 키오스크는 장소나 기기마다 인터페이스 구성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는 사용 시 혼란을 가중하는 요소이므로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키오스크는 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기술이다. 다이소는 매장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한 셀프 계산대와 현금 계산대를 같이 운영 중인데, 키오스크 조작이 어려운 이들을 돕기 위해 계산대 옆에 키오스크 조작을 안내하는 종업원이 대기하고 있다. 서울의 한 다이소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 김모 씨는 “어르신들은 키오스크보다 현금 결제를 선호한다. 젊은 사람들은 키오스크를 곧잘 이용하지만, 어르신들은 어려워하시기에 자세히 여러 번 설명한다”라고 말했다. 매장에서 현금 결제를 자주 한다는 시니어 박모 씨는 “늘 현금으로 결제하는 게 익숙해서, 다소 과정이 복잡해 보이는 셀프 계산대는 이용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전자상거래도 비슷하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경험이 있는 고령 소비자의 79.9%는 스마트폰을 이용했는데, 이용 시 단계별로 어려움을 느끼는 정도가 달랐다. 특히 ‘회원 가입 및 로그인’, ‘포인트 적립 및 쿠폰 사용’, ‘결제’, ‘쇼핑 사이트·앱 찾기 및 설치’ 순으로 어려워했다. 자녀와 떨어져 사는 시니어 장모 씨는 “얼마 전 집에 놀러 온 자녀의 도움으로 G마켓에 회원 가입을 했다. 최근에 혼자 앱을 사용해 옷을 사려고 했는데, 결제 방식이 복잡해 어쩔 수 없이 아들에게 대신 주문을 부탁했다”라고 말했다. 사라지는 현금과 사람 현금 결제를 선호하는 노인이 여전히 많은 가운데, 현금 없는 버스가 등장했다. 서울시는 10월 1일부터 8개 시내버스 노선을 대상으로 현금 없는 버스를 운영 중이다. 버스 탑승 현금 이용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금 승객 비율은 2010년 5.0%에서 2019년 1.0%로 내려갔고, 지난해 0.8%를 기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금 이용객 중 어르신의 비중은 10% 남짓으로 추정된다. 잘 모르는 분들이 많지만 지하철 탑승 시 사용하는 시니어패스 카드도 버스 탑승할 때 사용할 수 있다”라며 “현금 승객 저하와 더불어 코로나19 예방 차원으로 시범 운영 중인데, 앞으로 9개월간 현금 없는 버스의 효과를 다각도에서 살펴보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시범 노선의 버스를 운행 중인 김모 씨는 “현금 없는 버스 운영 전에도 하루에 현금을 내는 이용객은 2~3건에 불과했다. 시범 운영 후 현금을 내려고 하는 승객은 하루에 1건 정도가 다였다”라고 말했다. 한편 노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에서 마을버스를 운행하는 박모 씨는 “승객의 70%가 노인인데, 카드를 이용하는 분이 많다. 다만 여전히 현금을 이용하는 분이 종종 있어서 돈통을 아예 없애는 것은 힘들 것 같다”라고 밝혔다. 또한 비대면 금융거래가 늘면서 어려움에 봉착한 시니어도 생겼다. 한국소비자원의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금융거래 미경험자의 50%는 창구를 통한 거래를 선호했다. 여전히 대면 업무에 익숙한 것이다. 온라인 금융거래를 해본 고령자의 90%는 계좌조회, 이체와 같은 간단한 금융 업무만 진행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 점포 수는 올해 6월 기준 6326개로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다. 대신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은 무인점포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은행원과의 화상 상담을 통해 진행되는 은행의 비대면 계좌 개설 과정에서도 고령 소비자들은 영문명, 이메일 주소 등 개인 정보 입력을 위한 키보드 조작을 어려워했다”라고 말했다. 성공적 노화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이제 디지털은 무시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이전까지는 하나의 선택 사항이었지만, 이제는 생존을 위한 필수 사항이다. 앞서 마스크 대란에서 살펴본 것처럼 디지털 격차가 만드는 사회적 불평등은 노인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국 생존을 위해서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 다만 단순한 PC 보급과 이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빠른 변화에 발맞춰 콘텐츠의 이해와 활용, 정보 공유, 소통과 참여 등이 강조되는 디지털 역량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서울시는 어르신 맞춤형 스마트폰을 보급하고 있으며,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월 2만 원 이하의 요금제를 제공한다. 올해 연말까지 서울 시내 삼성디지털프라자 34개소를 방문하면 가입할 수 있다. 한편 ‘어디나 지원단’을 통해서 디지털 기기 역량 강화 교육도 하고 있다. 이 지원단은 ‘어르신 디지털 나들이 지원단’의 줄임말로, 강사와 교육생이 모두 중장년이며 일대일로 만나 진행하는 눈높이 맞춤 교육이다. 또한 로봇 ‘리쿠’를 활용해 스마트폰 이용법을 교육하고 있다. 아울러 음식 주문, 티켓 발매, 요금 정산 등 실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마련해 키오스크 연습을 할 수 있는 체험존도 운영 중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노인의 성공적 노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지적 유연성이 높을수록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이 높았다. 인지적 유연성이란 개방적 태도를 뜻하는데, 열린 마음을 가진 노인일수록 디지털 리터러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궁극적으로 리터러시 수준이 높을수록 성공적 노화를 측정하는 설문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김 교수는 “노인의 디지털 리터러시 수준은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노인에게 디지털 리터러시는 단순히 기능을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기 효능감과 더불어 사회 구성원으로서 유능성을 증명하는 수단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디지털은 생존과 성공적 노화를 위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 2021-11-0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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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산홍엽(滿山紅葉), 가을 산이 부른다
- 산이 붉다. 어김없이 계절의 변이가 시작되었다. 설악산에 첫 단풍 소식이 전해지기가 무섭게 많은 인파가 산으로 몰린다는 뉴스가 연일 나오고 있다. 지리산이나 설악산 등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심야버스는 평일임에도 동이 날 지경이다. 가을 단풍은 마치 파도처럼 왔다 갑작스레 빠져나가기 때문에 넋을 놓고 있다가는 추억 없이 겨울을 맞기 십상이다. 지금 노려볼 만한 가을 산은? 설악산 가을의 설악은 단풍철의 시작점이자 많은 사람들의 최애 코스다. 초보자의 경우 공룡능선이나 대청봉을 오르지 않더라도 가을 설악의 매력을 충분히 만나볼 수 있다. 설악동에서 양폭산장 혹은 희운각에 이르는 천불동 계곡, 단풍철에만 개방하는 주전골 계곡 등을 추천한다. 가장 대중적이지만 단풍이 물든 천불동 계곡은 한번 보면 꼭 다시 가게 되는 마성의 가을 산행지다. 산행 후 오색온천이나 척산온천에 들러 온천욕으로 여독을 푸는 것도 좋겠다. 지리산 지리산은 우리나라 국립공원 1호답게 깊고 너르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피소가 폐쇄되어 종주길을 다 걷는 것은 쉽지 않다. 성삼재에서 노고단, 혹은 반야봉까지의 산행을 추천한다. 대체로 완만하고 부드러운 능선길을 따라 걷게 된다. 반야봉이나 노고단에 오르면 지리산과 백두대간의 능선, 운무가 피어오르는 섬진강의 풍광이 일품인데, 노고단은 국립공원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제로 운영된다. 성삼재로 올라 종주능선길을 걷다가 피아골이나 뱀사골로 하산하는 것도 대표적인 지리산 단풍산행 코스다. 덕유산 겨울 눈꽃 산행지로 유명한 덕유산은 가을도 빼어나다. 최고봉인 향적봉에 오르면 삼남의 산마루금이 사방으로 장중하게 펼쳐지는데 백두대간의 여러 산 중에서도 대표적인 사진 포인트로 꼽힐 만큼 풍광이 좋다. 덕유산 종주는 향적봉에서 남덕유산을 거쳐 육십령에 이르는 30km 코스다. 다 걷기에는 체력 부담이 크다. 무주리조트의 곤돌라가 설천봉까지 운행되는데 설천봉에서 20분가량 오르면 주봉인 향적봉이 나오고 여기서 중봉까지 왕복 한 시간 반가량의 산행이면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영남알프스 간월재·신불산·천황산 경상남도 울주군과 밀양시를 아우르는 가지산, 운문산, 천황산, 신불산, 영축산, 고현산, 간월산 등 7개의 산군을 이르러 유럽의 알프스처럼 아름답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 영남알프스다. 이 7개 산을 걷는 영남알프스 종주가 유명하지만 2박 3일은 잡아야 하는 긴 코스다. 가을 산행지로는 억새가 만발한 천황산과 천황재, 간월산과 신불산, 그 사이의 간월재 등을 추천한다. 천황산은 케이블카로 오를 수도 있으며, 간월재 또한 임도로 트레킹하듯 오를 수 있다.
- 2021-11-0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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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 놀이터 현장 찾아보니 '무용지물'
- 서울시가 지난달 30일 초고령 사회를 대비해 어르신복지종합계획을 발표하고, 2025년까지 어르신 놀이터(시니어파크)를 전 자치구에 설치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각 시설마다 약 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본지가 서울시의 어르신복지종합계획 실행에 앞서 먼저 설치된 광진구, 종로구의 어르신 놀이터를 방문해 확인해보니, 인근 주민의 반응은 냉담했다. 광진구는 노인 건강 증진과 편의 도모, 여가 문화 조성 등을 목적으로 한 어르신 놀이터를 지난 8월 처음 선보였다. 광진구 어르신 놀이터 내에는 삼각형 모양의 고리를 잡고 물결 모양의 틀을 따라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물결 건너기’, 공을 손으로 잡은 뒤 배경 판에 새겨진 구불구불한 모양의 트랙을 따라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레이싱 트랙’ 등 스트레칭에 중점을 둔 15가지 운동기구가 갖춰져 있다. 어르신 놀이터는 신체기능이 쇠약한 노인에게 맞는 전용 기구를 갖춘 체육 시설이다. 신체 능력을 고려해 순간적인 근력 발휘보다 유연성을 높이면서 근육을 부드럽게 강화하는 데 의의를 둔다. 서울재정포털 자료에 따르면 광진구가 운동기구, 바닥 공사, 안내판 설치 등 조성을 위해 들인 비용(10월 28일 기준)은 약 8168만 원이다. 기구를 제작한 시니어박스오피스는 “제품 설계 단계부터 신경외과 전문의와 체형교정 전문가의 감수를 거쳐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한 후 설치했다”고 홈페이지에 명시했다. 현장에서 주변 환경을 확인해보면, 달갑지 않은 주민 반응의 이유를 알 수 있다. 주변 진입로가 모두 오르막길이라 체력적으로 노인들이 놀이터에 도착하는 것부터 여의치 않아서다. 매일 놀이터 주변을 순찰하는 한 아동안전지킴이는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노인을 위한 전용 놀이터 조성은 좋지만, 굳이 왜 노인들이 오르기조차 힘들어하는 곳에 설치했는지 영문을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10분 이상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오를 수 있는 건강한 노인이라면 놀이터보다는 옆에 있는 일반 체육시설을 이용한다”며 “애초에 오르막길을 다 올라온 다음 설치된 기구로 스트레칭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어르신 놀이터 바로 옆 일반 운동 시설은 기구를 이용하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다른 사람이 운동을 마칠 때까지 벤치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는 등 텅 빈 어르신 놀이터와 상반되는 모양새다. 놀이기구를 2개월째 매일 소독하고 있는 한 방역 요원은 “소독 작업을 하면서 한 번도 놀이터를 제대로 이용하는 어르신을 본 적이 없다”며 “호기심에 한두 번 건드려보다가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인근 주민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다. “처음엔 공간이 널찍해서 좋았는데, 자리만 차지하는 것 같다”며 “요양원 혹은 돌봄 시설 등에 설치하는 편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지 질의에 대해 광진구 측은 “사전에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체력 별로 맞는 기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시설을 마련한 것”이라며 “기존의 체육시설은 체력적으로 한계가 있는 사람들이 사용할 수 없어 이들을 위한 기구가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인근 주민들이 지적한 문제에 대해서는 “놀이터가 언덕 위에 있어 어르신들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보완하고자 셔틀버스를 시범 운행하고 있고, 노선 확대도 계획 중”이라며 “내년에는 경로당마다 운동처방사를 보내 정확한 기구 사용법을 안내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로구 지봉골공원 내 설치된 어르신 놀이터도 사정은 마찬가지. 광진구의 시설과 비슷한 운동기구 7종이 갖춰져 있다. 높낮이가 다른 여러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을 반복하거나,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 앉은 자세를 유지하도록 돕는 기구 등이 설치되어 있다. 종로구 측 설명에 따르면 기구 설치에만 2300만 원이 지출됐다. 많은 예산이 쓰였지만 사용빈도가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주변 노인들에게 시설에 대해 묻자 “아이들이 좋다고 하더라”, “어떻게 사용하는지 잘 몰라서 사용하지 않는다” 등의 반응만 돌아왔다. 인근 주민들에 대한 추가적인 안내 활동이 필요해 보인다. 정해진 예산으로 서울 시내에 노인의 접근성을 고려하고 다양한 기구 설치가 가능한 부지를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서울시가 어르신 놀이터를 모든 자치구에 설치하겠다고 호언장담하고 나선 이상, 어르신복지종합계획은 전시 효과를 고려한 기구 설치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초고령 사회를 준비한다는 정책 의도에 맞는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한 행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 2021-10-2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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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패스로 헬스장 제약 없이… 시니어 위한 겨울 운동 장소는?
- 올해 만 65세인 A씨는 실외 운동 마니아다. 친구들과 산에 오르거나 근처 근린공원의 배드민턴장을 찾아 배드민턴을 즐겨 한다. 운동에 대한 열정은 코로나도 막을 수 없었지만, 차츰 나이가 들어가니 때 되면 찾아오는 추위가 두렵다. 길 곳곳이 얼어 빙판길에 넘어지면 다치기 십상인 데다 새벽 운동이라도 나설라치면 앓고 있는 고혈압과 당뇨가 악화될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외출과 운동을 완전히 그만둘 수는 없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실내운동시설이다. 마침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오는 11월 1일부터 모든 다중이용시설의 시간제한이 완화된다.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을 시간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고, 시설 내 샤워장도 이용 가능하다. 다만 시설 이용자는 접종완료를 증명하거나 미접종자의 경우 코로나19 음성확인서를 지참해야 한다. 물론 실내시설이니 여전히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점점 추워지는 요즘, 시니어가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실내체육시설에는 어떤 곳이 있을까. 다양한 종목 즐기며 커뮤니티의 기능까지, 종합복지관과 국민체육센터 서울시에 거주하고 있다면 시립종합복지관을 찾아가보자. 노인종합복지관에는 각 자치구 거주민들을 위한 건강관리실과 다양한 운동시설이 구비돼있다. 탁구와 당구, 포켓볼 등 장년층에게 인기 많은 운동들 위주로 마련돼있다. 뿐만 아니라 구민들 대상으로 진행하는 문화·여가 프로그램이나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시니어 커뮤니티의 기능도 수행한다. 대부분이 구민들에게 개방된 시설이지만,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시설도 있다. 서대문구의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의 웰빙운동실은 서울에 거주하는 만 60세 이상 어르신이 모두 이용 가능하다. 각 지역의 복지관에 직접 연락하면 더 확실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서울시를 벗어난 지역에는 국민체육센터가 있다. 지자체의 도시관리공사가 운영하는 국민체육센터는 지역 주민의 생활체육과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마련돼,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해 매년 시행한 안전점검결과가 공개된다. 양호 등급을 받은 시설은 이용자에게 위해‧위험을 발생시킬 요소가 없는 상태로, 안전시설로 분류된다. 고양국민체육센터는 2년 연속 양호 등급을 받았다. 헬스장, 체력측정실, 배드민턴과 실내구기 종목이 가능한 다목적체육관 외에 실외 테니스장, 무료 주차장을 갖춘 시설이다. 현재는 배드민턴과 수용, 탁구, 헬스 등이 가능하다.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 및 이용 제한이 걸려있는 현재는 고양시민 회원에 한해 대관 및 유료로 일일 입장만 가능하다. 11월부터는 탈의실과 샤워실도 이용할 수 있다. 기존에는 고양시민이 아닌 타 지역에 거주하는 회원들도 이용할 수 있었으나 코로나 이후로 이용이 막혀있었는데, 월말에 발표될 정부 지침에 따라 변경된 이용 규정이 안내될 예정이다. 관계자는 “추후 단계적 일상회복이 이뤄질 경우 타지역 회원도 이용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광명국민체육센터 역시 2년 연속으로 양호 등급을 받았다. 유료 주차장과 샤워실, 탈의실, 장애인 프로그램이 마련된 이곳에서는 배드민턴, 탁구, 수영, 에어로빅 등의 운동이 가능하다. 배드민턴과 탁구는 수시로 일일입장권을 구매해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데, 만 65세 이상 어르신은 이용 요금의 50%를 할인받을 수 있다. 단 광명시민이 아닌 관외 사용자는 이용요금의 30% 할증이 붙는다. 다만 아직까지는 샤워실과 탈의실 이용 및 타지역 회원 사용 여부가 불투명하다. 관계자는 “오는 금요일 정부 지침에 따라 사용 여부가 확정될 것”이라며 “변동되는 사항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게재하고 있으니 공지 확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종목·지도 검색하고 싶다면 ‘체육시설알리미’ 현재 방문 가능한 게이트볼, 배드민턴, 테니스 등 특정 종목 시설을 찾고 싶다면 ‘체육시설알리미’ 홈페이지를 활용해보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관리하는 체육시설알리미에는 체육관, 종합체육시설업, 간이운동장 등 전국의 체육시설들이 모두 등록되어 있다. 홈페이지 내 ‘시설 검색’ 기능을 이용해 골프, 수영, 테니스, 댄스, 배드민턴 등 특정 종목을 검색창에 입력하면 시설 현황과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집 근처 체육시설을 찾을 때는 체육시설알리미의 ‘지도 검색’ 기능이 유용하다. 이용자의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체육시설 정보를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사용자의 위치 파악 기능이 켜져 있어야 한다. 이외에도 ‘상세 검색’을 통해 지역을 특정하거나 이용자의 성별, 셔틀버스, 체육지도사 등 필요시설 조건을 충족하는 시설들을 확인 가능하다. 최근 1년 내 안전점검 완료시설, 스포츠강좌 이용권 이용가능 시설, 장애인 스포츠 강좌 이용권 이용 가능 시설 등 원하는 조건에 해당하는 시설만 검색할 수 있다.
- 2021-10-2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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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주 따라 발길 옮긴 길 위의 작가 김주영
- 김주영, 그는 청송의 기적이다. 맹자 어머니는 맹자를 장터에 둘 수 없다며 결연히 거처를 옮겼지만, 주영의 어머니는 장터 한복판에 아들을 뒀다. 맹자 어머니는 맹자를 학교 부근에 묶어두었지만, 주영의 어머니는 아들이 학교를 가는 둥 마는 둥 온종일 장터를 맴돌아도 그냥 내버려뒀다. 그리하여 맹자는 당대에 가장 말 잘하는 사람이었지만 작가가 되지 못했고, 주영은 장터를 샅샅이 뒤진 덕에 대한민국 최고 작가 반열에 올랐다. 이쯤 되면 맹모삼천지교가 무색하다. 적어도 주영에겐. 그러기에 기적이라는 것이다. 장터와 길 위의 작가 김주영, 그는 지금도 돌아다니는 중이다. 청송의 기적, 보부상 문학을 낳다 “보이는 것은 머리 위 하늘과 사방의 산뿐이었죠. 마치 항아리 속에 갇혀서 세상을 보는 것 같았어요. 하루에 한두 번 완행버스가 다녔는데 버스 안의 사람들이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는 거예요. 차창 밖으로 던져주는 사과 껍질을 받아먹으며 저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에 사는 걸까,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하고 넋 놓고 바라보았지요. 그러다 장이 서면 그렇게 신이 날 수가 없는 거죠. 왁자지껄 흥정에, 욕설에, 국밥에, 막걸리에…. 장날엔 학교는 뒷전이고 장터에 눌어붙어 있었지요. 제게는 장터가 학교였어요.” 그의 고향은 경상북도 청송의 첩첩산중 외딴 마을. 1939년생인 그는 홀어머니 밑에서 가난도 그런 가난이 없이 자랐다. 초등학교 6년 내내 도시락 한 번 못 싸 다녔을 뿐 아니라 교과서도 없이 잡기장 하나 들고, 그의 표현에 의하면 ‘그저 바퀴벌레처럼 왔다 갔다’ 했다. 푸른 소나무의 고장, 그래서 ‘청송’이지만 정작 그는 푸른 소나무를 그려본 적이 없다. 늘 흰 소나무를 그렸다. 왜냐하면 크레파스를 가져본 적이 없었으니까. 사정사정해서 친구들한테 빌릴 수 있는 색은 오색 중에서 제일 안 쓰는 흰색이었으니까. 그는 지금도 옥수수, 감자는 먹지 않는다. 수제비, 칼국수도 질리고 물렸다. 그의 소설 ‘잘 가요, 엄마’에는 반죽부터 썰기까지 칼국수 만드는 과정이 세세히 묘사되어 있는데, 어머니가 칼국수 만드는 걸 하도 많이 봐서 그렇단다. 그가 시인이 되겠다고 하자 모친 왈 “지금까지 굶은 것으로도 한이 덜 찼냐?”였다니. 그래서 그랬을까, 서라벌예대 문창과를 나온 그는 시 빼고는 다 쓰는 작가다. 운문 말고 산문은 소설부터 동화까지 가리지 않고 쓴다. 감수성 예민한 산골 소년의 외로움과 소외감, 육체적 허기와 정서적 따돌림을 운명처럼 보듬으며 그를 키운 8할은 장터였다. 소년 주영은 작가로서의 토양이 되어준 장터 속으로 자연스럽게 걸어 들어갔고, 성년이 되어서는 팔도의 장터를 마당마냥 누볐다. 길 위에서 먹고, 길 위에서 자고, 길 위에서 글을 썼다. 그에게는 길을 가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이 동일한 일이며, 길 위의 삶이 그의 인생의 메타포가 되었다. “결혼해서도 한 달에 집에 가는 날이 열흘이나 됐을까요? 습관이 돼서 일 없이 여관에서 잠을 잘 때도 있었지요. 하하.” 토속어 풍미 짙은 ‘객주’와 객주문학관 2013년, 34년 만에 대망의 10권으로 완간된 ‘객주’는 장돌뱅이들의 행로를 따라 저잣거리를 치열하게 답사하며 1878~1885년 조선 후기 보부상들의 애환과 시대상을 담은 소설이다. 그는 보부상 작가다. 보부상은 ‘보상’과 ‘부상’을 합친 말이다. 보상은 보자기나 걸망에 걸머지는 봇짐장수를, 부상은 등이나 지게에 지고 다니는 등짐장수를 가리킨다. 1979년 6월부터 5년간 총 1465회에 걸쳐 서울신문에 연재한 ‘객주’는 김주영이 대학 노트를 봇짐으로 걸머지고, 카메라를 등짐에 진 채 ‘팔고 다닌 물건’이다. ‘객주’를 쓰기 위해 보부상의 발자취를 따라 200개에 달하는 시골 장터를 누볐다. 글은 길에서 써서 길에서 송고했다. 분량을 줄이려고 펜촉을 뒤집어 최대한 작은 글씨로 썼다. 말 그대로 깨알 같은 크기로 대학 노트 한 쪽에 200자 원고지 35매를 빼곡이 채웠다. “처음에는 장터를 묘사하는 중편소설 정도를 써보고 싶었는데 남쪽 땅끝에서 휴전선 턱밑까지 전국을 샅샅이 뒤지고 다니다 보니 그만 대하소설이 되어버렸어요. 보부상에 대한 자료도 없고, 역사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한 적도 없어서 어디 가서 물어야 할지도 모른 채 그저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녔지요. 조선 후기 상업사에 관한 논문만 100편 쯤 읽고 관련 서적도 200권 넘게 읽었지요.” ‘객주’의 작품 가치는 조선 천지의 토속어가 총망라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빛난다. 방방곡곡 장터와 산골을 누비며 옛말을 수집하고, 여기에 작가적 상상력과 고증이 버무려져 독특한 풍미의 소설이 탄생한 것이다. ‘객주’에는 중노미(음식점, 여관 따위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남자), 지청구(아랫사람의 잘못을 꾸짖는 말), 반거충이(무엇을 배우다가 중도에 그만두어 다 이루지 못한 사람), 매나니(무슨 일을 할 때 아무 도구도 가지지 아니하고 맨손뿐인 것), 복장거리(마음이 쓰리고 아프도록 걱정스럽거나 성가신 일), 새물내(빨래하여 이제 막 입은 옷에서 나는 냄새) 등 국어사전에도 미처 오르지 못한 토속어들이 활어처럼 튀어 오른다. 그가 주축이 되었던 보리회(대구 경북 출신의 문인 모임, 보리문둥이란 뜻)에서 함께 활동한 언론인이자 소설가 이상우 씨는 김 작가에 대해 “낭만적이고 낙천적인 성정을 가졌죠. 술도 엄청나게 좋아해서 마셨다 하면 같은 회원이었던 이문열, 김원일 등과 함께 2, 3일간 쉬지 않고 마셨어요. 기질이 그렇다 보니 일생을 걸고 끈덕지게 민속 언어를 발굴, 수집하고 다닐 수 있었을 겁니다. 걸어 다니는 민속 언어 사전이라고 할 만큼 탁월하고 독보적인 존재입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2014년, 고향 청송에 그의 문학 세계를 오롯이 보여주는 3층 규모의 객주문학관이 개관했다. 전국의 50여 개 문학관 가운데 객주문학관은 알찬 전시실과 옹골진 자료를 갖춘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향이 그에게, 그가 고향에게 가장 잘한 일이다. 객주문학관은 그에게 또 다른 장터다. 여느 문학관과 달리 작가가 관람객들을 직접 맞이하고, 함께 어울려 떠들썩하게 대화 마당을 펼친다. 어릴 때는 벗어나고만 싶었던 고향이 이제는 그의 가장 친근한 벗이 된 것이다. “고향에 돌아온 것이 제가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인 것 같아요. 저의 작가적 영혼을 낳고 길러준 곳이니까요.” 문학관과 함께 그의 생가 및 주막, 전통시장 등을 복원하여 보부상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테마 마을도 조성되어 있다. 어머니, 아 어머니! 김주영의 작품은 ‘객주’를 비롯해 ‘활빈도’, ‘천둥소리’, ‘고기잡이는 갈대를 꺾지 않는다’, ‘화척’, ‘홍어’, ‘멸치’, ‘빈집’, ‘아라리 난장’ 등 나열하기도 벅찰 정도다. 1971년 ‘휴면기’로 ‘월간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이래 200여 권에 달하는 작품으로 유주현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이산문학상, 대산문학상, 김동리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그의 작가적 동력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가난, 외톨이, 떠돌이, 약자 의식 등을 들 수 있겠으나, 가장 밑바닥에는 어머니가 원형처럼 자리하고 있다. 김주영 문학의 원천이라 할. “참 고생 많이 하셨지요. 아니 고생하셨다는 말로는 부족합니다. 혹독하고 가혹했습니다. 가난 때문에 당시에는 흠이라 할 재혼까지 하셨지만 여전히 끼니를 잇기조차 어려웠지요. 96세에 돌아가신 후 호적 정리를 하다 보니 두 번의 혼인 모두 신고가 되어 있지 않더라고요. 가족 내의 위치조차 없었던 분이니 그 한평생의 신산함이 어떠셨겠어요? 글도 읽지 못하고 숫자도 구분 못 하신 분이었어요. 저는 70 평생 어머니를 봐왔지만 정작 어머니를 몰랐습니다.” 그의 소설에는 유독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앞서 언급한 ‘잘 가요, 엄마’는 불효한 자신의 참회록이라고. 한 달이면 쓸 수 있는 분량임에도 일 년 반이나 걸려 겨우 끝낼 수 있었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어머니를 소환해내는 것이 그만큼 힘들었다는 의미일 터. 그의 가장 큰 불효는 너무 늦게 어머니를 발견했다는 것이니, 어머니를 등장시킨 소설은 어느새 가족소설로, 가족소설은 성장소설로 잇대어졌다. “소설이나 시를 쓰는 행위는 거짓이 개입되지 않은 반성문 같은 거예요. 말하자면 자기 인생의 변형이 소설인 거죠. 특히 성장소설은 비록 좁고 제한적인 경험이지만 인생에서 가장 순수했던 유년 시절의 내밀한 시선으로 더듬어나간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감동을 주는 거지요. 서로 미워하는 아버지와 외삼촌 사이에서 집 나간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성장하는 소년의 이야기 ‘멸치’는 저의 대표적 성장소설입니다.” 소설은 작가의 감수성을 타고 흐른다. 그는 삶에서 감수성을 잃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말한다. “나이 들면 몸도 뻣뻣해지고, 가슴도 뻣뻣해지고, 감수성도 무뎌지죠. 홍시처럼 말랑하던 살결이 딱딱하게 굳는 것과 같고, 기름 떨어진 차와 같아요. 차에 기름이 없으면 아무 데도 못 가잖아요. 감수성을 유지하려면 연애를 해야 해요. 반드시 이성과의 만남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나무 한 그루를 봐도 애정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볼 수 있어야 하는 거죠. 사랑이 뭡니까. 애틋하고 뿌듯한 감정 아닙니까. 연애를 한다는 것은 대상에 대해 그 감정을 품는 것이니, 많이 보고 많이 느낄 수 있어야 글이 나옵니다.” 그래서일까. 객주문학관에는 소설 도서관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평생 그가 모은 소설이 빼곡이 서가를 메우며 방문객들의 메마른 감수성을 적셔주고, 동료 문인들의 마르지 않는 감수성의 원천이 되고 있다. “저는 단편소설을 한 편 써도 반드시 배경이 되는 곳을 직접 가봅니다. 1987년에 나온 ‘쇠둘레를 찾아서’를 쓸 때도 배경이 된 철원을 세 번이나 갔지요. 그 고장은 어떤 모습이며, 어떤 사람이 사는지, 말씨는 어떠한지 철저히 조사하고 답사합니다. 제게 문학은 사실을 기초로 하여 상상력의 집을 짓는 것이니까요. 31세에 데뷔해 83세인 지금까지 참으로 많은 글을 썼어요. 제가 쓴 글을 다 기억하지 못할 정도죠. 그만큼 많이 다녔다는 뜻도 되지요. 요즘은 그간 쓴 제 작품 모으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소설 한두 편을 더 쓰고 남은 시간은 제 삶을 돌아보려고 합니다.” 그는 작가 인생 50여 년을 결산하며 지난 5월, 신작 장편소설 ‘광덕산 딱새 죽이기’를 냈다. 2017년에 출간한 ‘뜻밖의 생’ 이후 4년 만이다. 시간에 곰삭아 웅숭깊은 성찰의 샘에서 길어 올린 신작은, 전통을 지키며 자연과 함께 삶을 일궈나가는 한 마을에 문명과 자본이 밀어닥치면서 마찰과 갈등을 빚는 내용이다. 김 작가 특유의 입체적인 인물 설정과 입심 가득한 해학적 문장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 자문하게 한다. 울고 싶을 땐 오히려 웃는 남자 그에게 문학은 길이요, 생명이다. 그의 생명력의 원천이 되는 문학을 길 위에서 떠돌며 만났기에. “보부상이 그랬듯 우리 모두는 뜨내기이자 떠돌이로 오늘이란 시간을 살아갑니다. 떠도는 인생은 세파에 시달리며 때론 현실에 적응하기 힘들지요. 제가 80세에 쓴 ‘뜻밖의 생’은 바보가 주인공이에요. 바보는 이리 치이고 저리 당하지만 긍정심을 잃지 않지요. 살면서 겪는 모든 일을 수용하는 절대 긍정성, 산다는 건 결국 그런 거지요.” 한 시대를 오롯이 관통해온 대작가의 눈에 비친 현대인의 표상은 어떨까. 물질적으로 풍요롭지만 내면과 관계는 피폐한 세대를 향한 따스하지만 따끔한 일침이 있을까. “저는 영락없는 외톨이에 철저한 약자였어요. 그러나 그 한계를 이겨낼 수 있는 내면적 힘도 동시에 있었던 것 같아요. 제게는 글이 그 힘이었지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동력은 누구에게나 있어요. 너무 쉽게 좌절하고 스스로를 내던져버리지만 않는다면. 돈이라는 것도 그래요. 돈은 매우 중요하지만, 돈보다 소중한 것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돈보다 가치 있는 것에 대해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이 10가지라면, 저는 20가지쯤 나열할 수 있어요.” 노령의 작가에게는 강인한 삶의 신념이 있다. 모든 고통과 아픔에 의연히 대처하는 것이 그것이다. 고통, 아픔, 슬픔, 사랑도 모두 내 것이니 비빔밥처럼 한데 섞어 견디고 인내하는 것. 그는 글을 통해 인생의 파고를 넘었지만, 누구에게나 잠재된 에너지가 있다는 말이 위로가 된다. 그는 잘 웃는 사람으로 기억되길 원한다. 울고 싶을 땐 오히려 웃는다고 했다. 아닌 게 아니라 그는 잘 웃는다. 80 평생 울고 싶은 날이 더 많았다는 뜻이리라.
- 2021-10-1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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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전통시장 노인보호구역 청사진 내놓고 6개월째 무소식
- 서울시는 지난 4월 노인 보행사고 방지 등을 위해 전통시장 네 곳 주변 도로를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취재결과 6개월이 지난 지금에도 제자리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첫 대상지로 선정한 전통시장은 사고가 가장 빈번했던 성북구 장위시장,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 시장, 도봉구 도깨비 시장, 동작구 성대시장 등 총 네 곳이다. ‘물건과 시장 이용객, 불법주정차 차량 등으로 복잡하게 뒤엉켜 노인 보행사고의 40%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6월 중으로 지정하겠다던 당초 계획과는 달리, 취재 결과 장위전통시장 입구에 인접한 도로에는 어린이보호구역 표지만 있을 뿐 노인보호구역 표지판도, 노면 표시도 존재하지 않았다. 시장 상인을 비롯해 시장을 이용하는 어르신, 시장 주변 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들의 노인보호구역에 대한 인식 자체도 부족했다. 장위시장 내 한 시장 상인은 노인보호구역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고 답했다. 전통시장을 주로 이용하는 어르신의 대답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매주 장위시장을 찾는다는 한 어르신은 “그런 소식이 있는 줄은 전혀 몰랐다”라며 운전면허 시험을 준비할 때는 배웠지만, 실제 도로 주행할 때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매일 장위시장 앞을 오가는 셔틀버스 기사 역시 대답은 매한가지였다. 뉴타운 재개발 사업을 위해 진행 중인 장위10구역 철거 재개로 막힌 통행로를 대신해 상인회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의 운전기사 이영식 씨는 “회사나 다른 동료로부터 노인보호구역에 대해 전달받은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워낙 길이 좁고, 차도를 노인과 어린이를 포함해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탓에 셔틀버스는 시속 10~12㎞의 운행 속도를 준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인보호구역은 교통약자인 노인을 교통사고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 지자체에서 지정 및 운영하는 교통약자보호구역이다.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어린이보호구역과 동일하게 통행속도를 시속 30㎞로 제한되며 주정차가 금지된다. 지정 구역에는 노인 보호 구역 표지판과 과속 방지턱. 과속 단속용 CCTV와 미끄럼방지 포장 등의 교통안전시설이 설치된다. 성북구 측은 서울시로부터 전달받은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다. 전통시장 노인보호구역 지정은 시장이 속한 지자체가 아니라 서울시에서 일괄적으로 설계해 진행된다. 서울시 보행정책과에서 경찰청과의 협의 후 결재하고, 해당하는 세부 사항을 전달해야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데, 시청에서 현장 확인은 나왔지만 아직까지는 진척이 없다는 것. 서울시는 주정차 문제로 인한 시장 상인들과의 이견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인보호구역에서는 주정차가 금지돼 상인들과 시장 이용객들의 불편이 예상되기 때문. 서울시 보행정책과 김종민 교통전문관은 “상인회 대상으로 하는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앞서 발표한 전통시장 네 곳 중 장위시장만 노인보호구역 지정에 찬성했다”며 “현재 장위시장의 노인보호구역 지정에 대해 경찰청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인회가 반대 입장을 내비친 전통시장 3곳에 대해서는 우선 교통안전시설 설치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김종민 교통전문관은 “노인보호구역 지정은 상인들과의 협의 후에 진행하려 한다”며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나서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통시장의 특성상 화물 차량의 주정차가 잦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사전 대책 없이 노인보호구역 지정에 나선 것은 지역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그간 노인보호구역에 대해서는 늘어나는 노인 인구에 비해 지정 수준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다수 제기돼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노인시설 중 보호구역이 설치된 곳은 6.5%에 불과했다. 통행속도 위반을 단속하기 위한 무인 단속용 CCTV 설치도 미비하다. 현재 공공데이터포털에 공개된 서울시 내 노인장애인보호구역 145개소 중 CCTV가 한 대도 설치돼있지 않은 곳이 64개소에 달했다. 지난해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노인 및 장애인보호구역 내 교통단속카메라 설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노인보호구역 1932개소 중 CCTV 설치 대수는 전국 39대로 설치율이 2%에 그쳤다. 서울시가 연내로 어린이보호구역의 과속 단속용 CCTV를 1000곳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보호구역 내 교통안전시설 설치에도 아쉬운 점이 보인다. 2018년에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영등포공원 앞에는 공원과 주택가 사이를 둘러싼 좁은 도로에는 일정 간격마다 노인보호구역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하지만 개중에는 가로수 나뭇잎에 가린 표지판도 있었다. 차량을 운행하는 운전자로서는 한 눈에 알아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 무엇보다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노인보호구역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장위시장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노인보호구역에 대해 묻자 “어린이보호구역이면 몰라도 노인보호구역이라는 단어를 오늘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운전면허를 소지한 어르신은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면서도 노인보호구역 안전운전 음성 안내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으나, 확인 결과 내비게이션은 노인보호구역 음성 안내를 제공하고 있었다. 20년 넘게 운전대를 잡았던 장은미(49) 씨도 “노인보호구역이라는 게 있는 줄 몰랐다”며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를 켜두지만 감속해야 한다는 사실만 확인할 뿐, 이곳이 노인보호구역인지, 어린이보호구역인지는 신경을 써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저녁 8시, 어두워진 장위시장 앞 좁은 도로로 물류 트럭과 중형 봉고차들이 쉴 새 없이 지나다녔다. 따로 신호등이 없어 고령의 보행자와 차량이 얽히고설키는 일 역시 빈번하게 일어났다. 올 연말, 예정대로 철거 및 시공이 끝나고 나면 어르신들은 다시 좁은 골목길을 다녀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2025년까지 현행 163개소의 노인보호구역을 213개소까지 늘리겠다”는 내용이 담긴 ‘어르신 복지 종합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4월에 발표된 지정안조차 제대로 시행되지 않은 상황. 노인 보호를 위한 청사진을 발표하기 전 세심한 검토를 거쳤다면 노인보호구역 지정이 미뤄지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교통 약자인 노인을 위한 실질적 대책이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 2021-10-07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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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의 날] 마음 같지 않은 시니어의 삶, 직접 겪어 보니....
- 대한민국이 늙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2021년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16.5%이며 향후 2025년 20.3%, 2060년 43.9%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자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아직도 청년들은 노인을 이해하기 어렵다. 지하철에서 큰 목소리로 떠들거나, 바쁜 출근길 계단을 굼뜨게 오르는 노인은 답답한 존재처럼 여겨질 때도 있다. 또 버스에서 자리 양보를 강요하거나, 양보해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당연한 듯 앉아버리는 이들을 보면 ‘도대체 왜 저럴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이런 심리적 간극을 줄여 볼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지난 1일, 10월 2일 노인의 날을 맞아 서울 용산구 효창동에 위치한 대한노인회서울특별시연합회 노인생애체험센터를 방문했다. 이곳에는 80대 노인의 일상생활을 가상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노인 이전의 세대가 노인이 된 이후의 삶을 직접 느껴보고, 세대 간 이해의 폭을 확대하도록 돕기 위함이다. 간단한 사전 교육 후 본격적인 체험을 시작했다. 우선 80대의 신체 수준을 만들기 위해 팔과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감은 후 다리와 팔에 무겁고 뻑뻑한 억제대를 채웠다. 억지로 허리를 구부정하게 만드는 조끼도 입었다. 눈에는 평소보다 시야가 2배 이상 좁게 느껴지는 고글을 착용했다. 모든 준비를 완료하니 일상생활 체험을 해보기도 전에 작은 움직임마저 불편함이 느껴졌다. 몸이 무거워 어기적어기적 걷는 것은 물론 시야가 흐린 탓에 자꾸 허리를 숙여 바닥을 보게 됐다. 이어 일반 집 구조를 그대로 구현한 체험 공간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특수 장비를 착용한 체험자들에겐 신발을 벗고 낮은 문턱을 넘는 것부터 만만치가 않다. 의자에 앉거나 침대에 눕고, 빨래를 개는 등 사소한 몸놀림조차 힘겨웠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채수빈(29) 씨는 “특히 냉장고를 열어 음료수의 유통기한을 확인하거나 홈이 없는 반찬통의 뚜껑을 열어보는 것은 나에게는 하나도 힘들지 않은 일인데, 이런 사소한 행위조차 노인들은 불편함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진행을 담당하는 장옥희 팀장은 “노인들은 제품에 작게 표시된 유통기한 숫자가 잘 보이지 않는 데다 적힌 위치도 제각각이라 확인하지 못하고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며 “유통기한 기입란을 통일하는 등 사회적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체험자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것은 계단 체험이었다. 눈이 잘 보이지 않아 넘어질까 조심스러운 모양새다. 신다정(27) 씨는 “노인들이 평소 ‘몸이 따라주질 않는다’고 말하는 까닭을 알 수 있었다”며 “둔해진 몸에 시야도 좁아지니 사고 위험성이 배가 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고령자 중 전반적인 생활에 대해 스트레스를 느끼는 사람은 42.8%다. 내 마음대로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물리적,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장옥희 팀장은 “모든 노인이 힘든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같은 80대라도 몸이 불편해 누워있기만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여가생활을 즐기며 노후를 보내는 사람도 있다. 다만 비교적 몸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물리적 환경 개선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나라뿐 아니라 우리도 일상에서 노인을 조금 더 양보하고 이해해주는 미덕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프로그램은 하루 두 번. 사전 예약을 통해 오전 10시와 오후 2시를 선택할 수 있다. 요양보호사 희망자, 간호사, 복지 관련 전공자 등 노인 문제와 연관성이 있는 사람은 물론 고령의 부모를 부양하고 있는 자녀, 청소년 자녀의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부모도 자녀와 함께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예약 방법과 내용은 대한노인회서울시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 2021-10-0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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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권 침해" vs "손주 태울 수 있나" 노인 운전면허 반납 둘러싼 갈등
- 최근 80대 운전자가 중앙분리대를 넘어 반대편으로 돌진해 마을버스와 충돌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를 다룬 유튜브 동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해당 동영상 하단 댓글 창에는 고령 운전자의 운전면허 반납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다른 운전자들의 안전 침해가 우려된다는 것이 이유였다. 고령 운전자의 면허증 반납을 두고 벌어지는 갑론을박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실제로 고령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는 2016년 8만6304건에서 2020년 11만4795건으로 증가했다. 이에 정부와 각 지방 지자체들은 운전면허 자진 반납을 유도하는 보상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실제로 운전대를 놓는 고령자들은 많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중 자진 반납한 이들의 비율은 2%에 불과했다. 운전대를 언제, 왜 놓아야 할까? 막상 이슈의 당사자인 고령 운전자는 왜 운전대를 놓아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동의 불편함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크다. 면허를 반납할 의향은 있지만 언제 반납해야 좋을지 몰라 고민하는 이들도 많다. 미국의 경우에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지침을 제공한다. 미국 보건복지부와 은퇴자협회(AARP)가 만든 질문 목록을 보면, 알고 있는 길을 주행할 때도 길을 잃은 적이 있는지, 정지 신호를 보고도 멈추지 못하고 주행한 적이 잦은지 등을 묻는다. 이 질문들에 그렇다는 대답을 하게 된다면 운전 여부에 대해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했다. 그러나 동시에 면허 반납이 강제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강조한다. 모든 나이 들어감의 형태가 같지 않고, 어떠한 연령대가 되었다고 해서 운전을 그만둬야 할 이유도, 강제할 수단도 없기 때문이다. 뉴욕 몬테피오레 메디컬센터의 노인정신의학과장 게리 케네디 교수는 미 은퇴자협회와의 인터뷰에서 “고령 운전자는 자신이 운전하는 차에 손주를 태울 수 있는지 자문해보라”고 조언했다. 선뜻 대답할 수 없거나 부정의 대답이 나온다면 그때가 바로 운전대를 놓아야 할 때라는 것. 그는 “이는 소중한 손주를 위한 일이며, 도로 위의 모든 아이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센티브에서 ‘100원 택시’까지, 대체 수단 제공 고령 운전자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에는 보상 제도도 공감대 형성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부는 2018년부터 만 65~7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면허 자진 반납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면허증을 반납하면 선불식 교통카드나 지역 상품권을 혜택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지자체별로 반납 방법이나 인센티브가 다르므로 주민등록상 주소지 관할 주민센터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서울시와 경기도에서는 고령 운전자 면허 자진반납 원스톱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서울시는 만 70세 이상이며, 2019년 3월 28일 이후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한 어르신에게 약 10만 원 상당의 교통카드를 지원한다. 2019년 3월 28일은 ‘서울특별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지원 조례’ 시행일이다. 운전면허증을 지참해 주민센터를 방문하면 원스톱서비스 신청에 필요한 지원신청서를 작성할 수 있다. 지급 받은 교통카드는 ‘티머니’ 교통카드로, 전국 교통수단과 편의점 등지에서 이용할 수 있다. 원스톱 시스템을 운영하는 경기도 역시 경기지역화폐 10만 원과 노랑 우산을 인센티브로 제공한다. 이외에도 부산시는 교통비 지급과 함께 병원, 의류, 안경점 이용 시 요금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진주시는 10만 원 상당의 교통카드를 지급하고 시내버스 5년 무료이용권을 제공한다. 대전시와 광주시는 10만 원 상당의 교통카드를, 전주시는 20만 원이 든 교통카드를 지급하며, 김천시는 30만 원 상당의 김천사랑상품권 또는 교통카드를 1회에 한해 지원한다. 어르신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도 시행되고 있다. 인천시 옹진군, 전남 화순군 등 전국 79개 군 단위 지역에서 시행 중인 공공형 택시, ‘행복택시’가 대표적 사례다. 효도택시, 100원 택시 등 명칭은 다양하나 100원의 요금을 받고 시내버스 노선이 없는 벽지 지역을 달린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충남 서천군의 100원 택시는 뉴욕 타임즈에 소개돼 ‘신의 선물’, ‘대중교통 혁명’이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이 택시의 이용 방법은 콜택시와 유사하다. 개인택시 사업자에게 전화로 요청하고 해당 마을에서 승차해 택시를 이용한 뒤, 내릴 때 군에서 배부한 이용권과 함께 요금인 100원을 부담하면 된다. 물론 국내 보상 제도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장효석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YTN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예시를 들었다. 그는 “인센티브가 일회성에 그치는 우리나라에 비해, 일본에서는 자진 반납한 고령자에게 금리 인하나 지역 병원에 건강 검진을 했을 때 할인받을 수 있게 한다”며 국내 인센티브 혜택의 실효성 부족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의 5명 중 1명은 여전히 운전대를 쥐고 있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자 중 21.9%는 자동차 운전을 하고 있으며, 이는 2017년도에 비해 3.1%p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2025년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고령 운전자도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로 인한 교통사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 고령 운전자와 그의 가족, 도로 위의 모든 이들을 위해서, 더욱 세심하되 확실한 혜택을 고민해야 할 때다.
- 2021-09-3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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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인 주문기 어려워" 돌아서는 발길 교육으로 막는다
- 이제 디지털에 무능하면 ‘불편함’을 넘어 ‘불이익’을 보는 시대다. 키오스크 주문 방식을 알지 못해 식당에서 음식을 사 먹지 못하고, 공공기관의 무인 민원 창구를 이용할 줄 몰라 한참을 기다려 수수료까지 지급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디지털 전환이 더욱 가속하고 있다. 디지털 세상은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반대로 노인들의 디지털 소외 현상을 초래한다. 식당에서 무인 기기(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하는 경우. 매장에서 상주하는 직원을 아예 없애거나 혼잡 시간대엔 무인 주문기로만 주문할 수 있는 ‘키오스크 타임’을 운영하기도 해 직원을 불러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처럼 노인들에게는 디지털 세상의 진입 장벽이 높게만 느껴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0년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노인들 가운데 여건은 되지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자발적 비 이용’이 72.5%, 나머지 ‘비자발적 비 이용’에서는 ‘사용 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서 이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5.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는 키오스크 사용법을 배울 수 있는 ‘키오스크 체험존’을 마련했다. 체험존에서는 음식 주문, 티켓 발매, 증명서 발급 등을 연습해볼 수 있다. 스스로 체험이 어려운 노인들은 설치된 기관의 사회복지사, 디지털 강사가 직접 돕는다. 체험존 위치는 스마트폰, PC로 네이버에 접속해 ‘스마트 서울맵’을 치고, 해당 홈페이지에 들어가 ‘도시 생활지도→키오스크 체험존’을 차례로 눌러 확인할 수 있다. 혹은 서울시 디지털포용팀에 문의해도 된다. 서초구에서 개발한 앱인 ‘서초톡톡C'를 활용해 집에서 연습할 수도 있다.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서초톡톡C를 검색해 무료로 다운로드한 다음 무인민원발급기, 패스트푸드, 고속버스, ATM기, KTX 발권, 병원 등 상황별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서초구 관계자는 “우리는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어르신들에게는 힘든 경우가 많다”며 “인기가 좋은 강좌는 스마트폰 작동법과 키오스크 활용 수업”이라고 밝혔다. 정보취약계층인 노인들에게는 생활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수업이 가장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서울 강남구·강동구 등 노인복지시설에서는 지난해 말 AI 로봇 ‘리쿠’를 도입했다. 리쿠는 노인들에게 터치나 스크롤 같은 기본적인 작동법은 물론 카카오톡에서 친구를 검색하거나 사진을 전송하고 메시지 알람을 끄는 방법도 알려준다. 리쿠는 단순한 음성을 인식하고 답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얼굴, 감정, 성향을 학습해 능동적으로 반응하는 기술을 탑재했기 때문에 대화가 가능하고, 농담도 주고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디지털배움터’에는 디지털 소외와 정보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강좌가 준비돼있다. 노인들이 집 가까이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온라인 맞춤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교육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디지털배움터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신청하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강좌 내용, 일시, 장소 등 자세한 내용은 디지털배움터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 2021-09-30 1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