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생활 몇십년인데 꼭 말해야 아나요?” 물어보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 말하지 않으면 부부의 속마음은 커녕 엉뚱한 방향으로 해석하고 판단하기 일쑤다.
그런데 말하지 않고 사는 것에 익숙한 부부들이 있다. 이들은 대부분 ‘말만하면 싸우니까 차라리 말 안하고 사는 것이 편하다’고 하소연한다. 또 ‘자식들 보고 참고 살다보면 좋은 날이 온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는 부부간의 갈등과 문제를 밖으로 드러내 말하지 않고 그저 인내해야한다고 여겼던 적이 있었다. 혹시나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힘들다고 하소연하면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다른 집은 별거 있는 줄 알아?” 한술 더 떠 거든다.
그래서 오늘날 입에 거미줄 친 아내와 입에 자물쇠 채운 남편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이들은 서로 대화해서 잘 해결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사는 것뿐이다. 이런 부부들은 필히 대화를 통한 긍정적 경험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딱 일년 전, 정오를 조금 넘길 무렵 다급한 전화 한통이 걸려 왔다.
“선생님, 제 아내가 지금 3층 아파트에서 뛰어 내렸습니다. 다행히 목숨은 건져 병원으로 옮겼지만……” 거기서 남자는 흐느껴 울고 말았다. 오십대 후반, 30년 결혼생활의 결과물 앞에서 남자가 목 놓아 울고 있다. 행복하게 잘 살아보려고 한 여성과 결혼하고 가정을 꾸렸는데, 한때는 남부럽지 않게 행복하다 자부했던 그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 남편은 결혼 30년간 아내가 무슨 말만 하면 습관적으로 “그럴 리가 있나!” 를 반복적으로 하여 아내가 더 이상은 못살겠다고 하여 나를 찾아온 적이 있었다. ‘그럴 리가 있나!“ 뒤에는 ’당신이 잘 못 알았겠지!‘, ’ 당신이 잘못 들었겠지!‘, ’당신이 잘못 봤겠지!‘ 등을 붙이게 되는데 아내는 그날 흐느껴 울면서 ”단 한번도 이사람에게 받아들여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어요...흑..흑“ 하소연하였다.
이들은 아내가 병원에서 퇴원한 후, 목발을 짚고 부부상담을 꾸준히 받았다. ”그럴리가!“ 남편은 ”그랬구나!“ 남편으로 바뀌었고 그 습관을 바꾸는 데 장장 6개월이 걸렸다. 그 후, 황혼이혼을 생각했던 그녀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때‘를 보내고 있다고 종종 소식을 전해온다.
부부가 서로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쌓인 감정이 많다는 뜻이다. 그 쌓인 감정을 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마주앉아 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로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진짜 부부‘이다.
첫째,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을 정하라.
말하는 사람은 자신의 입장에서 배우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한다. 시작은 “내가 당신에게 하고싶은 말은~ ”또는 “나는 ~ ”으로 시작한다. 듣는사람은, 중간에 끼어들지 말고 말이 끝날 때까지 집중해서 상대방 이야기를 듣는다. 상대방 말이 끝나면 배우자가 했던 이야기를 정리하여 충분히 알아들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둘째, “그랬구나!” 를 습관적으로 하라.
‘그랬구나, 당신마음이 그랬구나!’ 로 시작하는 대화 연습을 반복적으로 해야한다. “난 당신이 늦게 와서 화가 났어” 라고 상대가 말하면 “뭘 그런 거 가지고 화가 나!” “알았어, 앞으로 일찍올게” 라고 하지 말고, “그랬구나! 당신마음이 그랬구나! 내가 늦게 와서 화가 났구나”로 받아주는 것이다.
셋째, 소통이 잘되야 고통이 사라진다.
상대방의 말을 잘 알아듣는 훈련을 하고 감정을 나누기만 해도 대부분 부부사이가 좋아지고, 소통이 잘되는 부부는 아무리 어려운 문제가 있다할지라도 문제해결이 가능해진다. 또한 내 입장을 이해해주고 내 감정을 공감해주는 배우자와 산다는 것은 천하를 얻는 것보다 더 귀하다.
인생 2막을 준비하면서 혹은 인생 후반전을 살아나가면서 겪게 되는 부부 간의 갈등을 서로 이해하고, 부부 사랑과 신뢰를 회복해 행복하고 건강한 시니어 부부가 되자.
매년 설 연휴 직후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내거나 부부가 협의이혼을 신청하는 일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조사됐다.
2일 대법원에 따르면 작년 설 연휴(2월 9~11일) 다음 달 전국 법원에 접수된 이혼소송은 3천581건으로 전월 대비 14.5% 증가했다. 이런 추세는 지난 2009년 이후 5년째 예외 없이 반복됐다.2009년 설 연휴(1월 25~27일) 다음 달에 제기된 이혼소송은 4천86건으로 전월 대비 23.9% 늘었다. 2010년 4천223건으로 28.0%, 2011년 4천229건으로 37.5%, 2012년 3천755건으로 16.7% 각각 증가했다. 5년 동안 연평균 증가율은 24.1%에 달했다. 다만 해가 갈수록 이 증가폭은 점차작아졌다. 재판을 거치지 않고 이혼하기 위한 협의이혼 의사확인 신청 건수도 비슷한 경향을 나타냈다.
작년 설 연휴 다음 달에 신청된 협의이혼은 1만1천457건으로 전월 대비 6.9% 증가했다. 2009년 20.4%, 2010년 21.1%, 2011년 20.5%, 2012년 14.7%로 5년 평균치는 16.7%였다.
전문가들은 명절에 생기는 부부 갈등이 이혼소송과 협의이혼의 증가와 무관하지않다고 분석한다. 조경혜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부장은 "설 연휴에 여성에게 가사가 집중되면서 갈등이 표출된다"며 "상담 건수도 연휴 직후 최대 100%까지 증가한다"고 전했다. 양정숙 변호사는 "평소 안 좋았던 감정이 연휴 기간 불화를 계기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며 "의뢰인들의 상담 내용을 보면 매년 명절 증후군이 반복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법원 관계자는 "이혼 사유를 단정하기 어렵지만 설 연휴와 이혼 증가의 개연성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설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가족, 친척 등 주위 사람과 만나 책 한 권을 놓고 대화를 하면 어떨까. 인터넷서점 예스24, 교보문고, 인터파크의 도서 MD들은 설 연휴 가족과 함께 볼 서적들을 추천했다.
◇‘가족’이 생각나게 하는 책 = ‘가족의 심리학’은 가족이라면 꼭 알아야 할 가족심리대백과다. 부부도 자녀도 아는 만큼 사랑할 수 있다. 세계적인 임상심리학자 토니 험프리스 박사가 30년 상담경험을 통해 건강한 가족을 만드는 특별한 비결을 전한다. 상처를 치유하고 사랑하는 가족이 되는 법을 엿볼 수 있다.
‘가족의 두 얼굴’은 가장 가까워야 하는 가족끼리 때론 상처를, 때론 감정싸움을 하는 것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가족 사이의 미묘한 갈등과 긴장, 벗어나고 싶은 욕구 등으로 이유 없이 슬퍼지는 까닭을 진지하게 고민한다.
◇온 가족이 함께 교양 쌓기 = 부모와 청소년기 아이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역사책으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완간세트’가 안성맞춤이다. 만화가 박시백은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역사를 서술하기 위해 성실한 고증과 탄탄한 구성, 절제된 표현, 작가의 시각으로 역사를 재해석해 조선 500년을 생생하게 되살렸다. 그는 조선사를 이끈 주요 인물 500여 명의 다양한 캐릭터를 창조했다. 잘못 알고 있거나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로마인 이야기(시오노 나나미)’는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역사적 배경지식을 넓힐 수 있는 책이다. 전 15권으로 이뤄진 이 책은 시간과 공간을 관통한 고대 로마의 흥망성쇠를 생동감 있게 담아냈다.
◇기발하게 ‘가족’을 담은 소설들 = ‘사랑에 관한 쓸만한 이론’(스콧 허친스)은 빛나는 상상력과 현대사회를 향한 통찰력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다. 가족 간의 화해와 용서 그리고 인공지능 컴퓨터가 얽히고설킨 독특한 이야기다. 주인공 닐은 아버지가 남긴 사소한 감정, 대화, 생활에 대한 기록으로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만든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점점 아버지에 가까워질수록 닐은 혼란에 빠진다. 권총 자살한 아버지를 생전에 한 번도 이해해 본 적이 없는 닐이었다. 진화한 컴퓨터와 대화를 계속하면서 닐은 가슴 속 응어리의 실체와 마주한다. 그렇게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관계가 회복된다.
‘하우 투 비 굿’은 평범한 중산층 중년 부부가 당면한 가족 해체의 위기를 시트콤처럼 그린 작품이다. 깨알같이 터지는 유머로 현대인을 조롱하는 닉 혼비의 재치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음악, 영화, TV 드라마 등 대중문화 전반에 대한 비유와 언급이 취향에 맞는다면 더 그렇다.
◇설, 감수성 충전 시간 = 조조 모예스의 소설 ‘미 비포 유(Me Before You)’ 꿈같은 삶을 산 남자와 꿈을 선물 받은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불의의 사고로 사지 마비환자가 된 젊은 사업가 윌 트레이너와 6개월간 그를 병간호하게 된 엉뚱하고 순진한 여자 루이자 클라크가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냈다.
최근 원로 신경림 시인의 신작 ‘사진관집 이층’이 출간됐다. 시의 외길을 걸어온 작가는 한평생을 곱씹으며 낮고 편안한 서정적 어조로 삶의 지혜와 철학을 들려준다. 올해 팔순을 맞은 시인은 연륜 속에 스며든 삶에 대한 통찰과 인생의 희로애락을 시 속에 녹여냈다.
◆추천해준 이들
안상진 MD, 홍성원 MD(이상 인터파크), 김성광 MD, 김희조 MD(이상 예스24), 박정남 전략구매팀 과장(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