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를 2년 앞둔 배 씨는 이번에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퇴직 후 배 씨는 5년의 시간을 갖고 심리상담사 자격증과 박사학위 취득을 목표로 상담심리학을 공부할 계획이다. 현재 보유 중인 금융자산과 퇴직금으로 수업료와 생활비를 충당할 배 씨는 금융자산 관련 세금이 궁금해 상담을 요청했다.
배 씨의 금융자산 운영과 관련된 세금을 배 씨의 퇴직 시점부터 시간 순으로 따라가며 알아보자. 배 씨는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을 수도 있고, 연금계좌를 통해 연금으로 받을 수도 있다. 배 씨가 퇴직금을 어떤 형태로 수령하든 상관없이 퇴직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다만 연금계좌를 통해 연금 형태로 퇴직금을 수령할 경우 수령 기간에 따라 10년 이내에는 퇴직소득세의 70%, 10년 초과 시에는 퇴직소득세의 60%만 부담하면 된다.
금융자산과 세금
연말정산 때 세금환급을 받기 위해 가입했던 연금저축을 연금으로 수령할 때도 세금을 부담한다. 연금저축 수령 역시 일시금과 연금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연금저축을 일시금으로 받으면 원금과 수익 전체를 합산한 금액에 대해 기타소득세(16.5%)를 부담한다. 만약 연금으로 받으면 연금을 수령하는 나이에 따라 3.3~5.5%의 연금소득세를 부담한다.
배 씨가 금융자산을 은행에 예금으로 맡기면 수령하는 이자에 대해 이자소득세(15.4%)를 부담한다. 만약 배 씨가 은행 금리에 만족하지 못해 투자에 나선다면 세금 체계는 좀 더 복잡해진다. 투자 대상을 주식과 채권으로 나누고, 투자 형태를 직접투자와 간접투자(펀드)로 나누고, 투자 국가를 국내와 해외로 구분했을 때 과세 체계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이자 및 배당소득의 원천징수 세율은 15.4%(1.4% 지방세 포함)다. 해외 채권 직접투자로 인한 이자소득은 해당국에서 원천징수하는데 해당국의 세율이 우리나라보다 낮을 경우 차액을 추가로 징수한다. 다만 브라질 국채는 우리나라와의 국제조세협약에 의해 이자소득이 전액 비과세다. 주식투자로 발생한 소득이 양도소득(국내 대주주와 해외 주식투자로 인한 소득)인 경우,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국내외에서 발생한 손익을 통산한 후 250만 원을 기본 공제한 금액에 대해 22%(2% 지방세 포함)의 양도소득세를 부담한다.
종합과세, 분류과세, 분리과세
개인이 부담하는 세금은 소득세다. 소득세는 종합소득세와 양도소득세, 퇴직소득세로 나눌 수 있다. 종합소득세는 이자소득세, 배당소득세, 근로소득세, 사업소득세, 연금소득세, 기타소득세 등 6개의 소득세로 구성된다. 소득세는 부과하는 방식에 따라 종합과세, 분류과세, 분리과세로 구분할 수 있다. 종합과세란 해당 소득이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이 되는 경우를 말한다. 종합소득세는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발생한 개인의 소득을 다음 해 5월 말까지 6개의 소득에 대한 세금을 합산해서 신고한다. 분류과세와 분리과세는 종합소득세에 합산되지 않는 과세 방식이다. 양도소득세와 퇴직소득세는 분류과세 대상 세금이다. 주식과 부동산의 양도와 퇴직으로 인한 소득은 보통 오랜 기간 축적된 시간에 기반하여 발생한다.
따라서 이런 소득을 매년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종합소득과 합산하면 종합소득세의 누진세율(최고 49.5%)이 적용될 수도 있어서 종합소득과 별도로 분류하여 과세한다. 분리과세는 원천징수로 과세를 종결하는 과세 방식인데 6개의 종합소득 모두 가능하다. 다만 해당 소득이 일정 금액을 초과할 경우에는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이 된다. 금융 관련 소득일 경우 이자와 배당소득은 합산하여 연간 2000만 원, 연금소득은 1200만 원을 초과할 때다. 따라서 이자 및 배당소득 그리고 연금소득을 수령할 때는 연간 수령 금액을 분산하고, 비과세(ISA, 연금보험 등) 및 분리과세 채권 등을 활용하면 종합소득세 합산과세를 피할 수 있다.
2023년부터 도입되는 금융투자소득세
2023년부터는 금융투자소득세가 신설되어 금융 관련 세금이 완전히 바뀐다.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증권과 ETF 등 파생상품에서 실현(양도, 상환, 해지)되는 모든 소득을 종합해 세금을 매긴다.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되면 현재 국내 주식 및 주식형 펀드의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되던 소액주주도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 다만 국내 주식과 주식형 펀드의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5000만 원을 기본 공제한다.
해외 주식 매매차익에 대한 기본 공제는 현행과 같이 250만 원을 유지한다. 금융투자소득세 세율은 과세표준 3억 원까지는 22%(2% 지방세 포함), 3억 원 초과분은 27.5%(2.5% 지방세 포함)의 2단계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올해 7월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중개형 ISA를 통해 국내 주식과 국내 공모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경우 양도와 환매 시 발생하는 소득을 금액에 상관없이 전액 비과세한다. ISA의 전면 비과세 혜택은 법률개정 사항이기 때문에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이 안이 통과될 경우 시행일은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되는 2023년부터 적용된다.
2023년 이후 국내 주식의 매매차익을 계산할 때 매수 원가는 2022년 말 종가를 적용한다. 따라서 오래전 낮은 가격으로 국내 주식을 매입한 경우 금융투자소득세를 줄일 목적으로 서둘러 팔 필요는 없다.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되면 현재 비과세인 채권 매매차익과 배당소득으로 과세되던 채권형 펀드의 이익도 금융투자소득세 과세 대상이 된다. 다만 채권의 이자와 주식의 배당금은 현행처럼 이자 및 배당소득세로 과세된다. 금융투자소득세에 해당되면 분류과세가 되어 종합소득세 합산 과세 대상에서 빠진다. 이자 및 배당소득은 금융투자소득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연간 합계 금액이 2000만 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현행처럼 종합소득세가 과세된다.
은퇴한 시니어 부부는 고민이 깊다. 은퇴 이후 시간은 많아졌지만, 지갑 사정은 빠듯하다. 자녀가 분가하고 남겨진 부부에게는 노후를 위한 자산 계획이 필요하다. 실제로 부부가 함께 하면 수익과 세제 혜택이 늘어나고, 안정적인 재무 설계가 가능하다. 부부가 함께 하는 노후 준비 플랜으로 ‘연금’과 ‘ISA’에 대해 살펴본다.
100세 시대의 은퇴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은퇴 이후 경제적 뒷받침이 없으면 생활이 힘들다. 보험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은퇴 시점까지 모은 재산은 최저 생계비로 쓰지 않는 한 70대 초중반이면 고갈된다. 보험개발원이 발표한 ‘2020 KIDI 은퇴 리포트’에 따르면 은퇴 전 가구 평균 소득은 6255만 원에 달했지만, 은퇴 후엔 58% 감소한 2708만 원이었다.
실제로 은퇴자 3명 중 2명은 노후 자금이 부족하다. KB경영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노후 생활에 필요한 자금은 월평균 226만 원이지만, 은퇴자들이 현재 보유 중인 준비자금은 월평균 110만 원에 불과했다. 실제로 은퇴 후 부부 중 1명 이상이 경제활동을 하는 가구는 84.8%에 달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경제적 부담 때문에 노후에도 일하는 경우가 많다. 여유로운 노후를 위해서 다양한 노후 소득원천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반면 약 8%에 불과하지만, 노후 자산이 충분한 금퇴족도 있다. 이러한 금퇴족의 특징 중 하나는 일찍부터 연금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100년 행복연구센터 설문에 따르면 금퇴족의 46.3%는 40대부터 연금을 활용했다고 답했다. 그들 중 62.7%는 앞으로 국민연금 수령액을 고려해서 자산관리를 계획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100년 행복연구센터 관계자는 “금퇴족은 일반적인 은퇴자에 비해 노후 자산을 미리 준비해 부담이 덜하지만, 투자 수단이 많은 만큼 지속적인 자산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으로 맞벌이
은퇴를 앞둔 시니어 부부는 노후 준비 때문에 걱정이 앞선다. 젊은 시절 부모님이 물려줄 재산을 믿고 돈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은 일을 하고 있어서 괜찮지만, 은퇴 이후엔 막막하다. 출가한 자녀들의 용돈으로 생활을 영위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돈 걱정 없는 안정된 노후를 맞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금퇴족의 사례에서 본 것처럼 안정적인 은퇴 설계의 기본은 바로 ‘연금’이다. 연금은 크게 공적 연금과 사적 연금으로 나뉜다. 공적 연금의 대표적인 예는 국민연금이며, 공무원연금과 같은 직역연금도 여기에 포함된다. 퇴직연금과 더불어 개인연금인 연금저축은 사적 연금이다.
국민연금은 소득이 있을 때 일정액의 보험료를 납부하고, 노령·장애·사망 등과 같은 일정한 사유로 인해 소득이 줄었거나 없을 때 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하기 때문에 물가가 오르면 수령액도 오른다. 지난 10년 동안 18% 이상 금액이 늘어났다. 또한 사망 전까지 수령할 수 있고, 사망하면 가족에게 이전된다.
국민연금은 500만 시대를 열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민연금 수급자는 559만 명이며, 2019년 대비 42만5000명이 증가한 숫자다. 이 중 부부 모두 노령연금을 받는 수급자는 42만7467쌍으로 2019년과 비교해 20.3% 증가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연금 맞벌이도 증가하고 있으며, 외벌이 가구도 임의가입을 통해서 연금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업주부도 임의가입을 하면 맞벌이 부부의 70~75%에 달하는 연금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임의가입’은 18세 이상 60세 이전의 의무가입 대상자가 아닌 자가 본인의 선택에 따라 가입하는 것을 말한다. 가령 월마다 9만 원을 10년 동안 납부하면 약 18만 원을 노령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 이외에 추후 납부를 통해서 과거에 납부하지 않은 기간의 연금을 납부하고 가입 기간을 늘리는 방법도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동일한 납입 금액으로 연금수령액을 늘리려면 납입 금액보다 가입 기간을 늘려야 한다. 추후 납부 등을 통해 납입 기간의 공백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IRP와 연금저축
국가가 보장하는 제도가 국민연금이라면 퇴직연금은 회사가 보장하는 연금제도다. 회사 퇴직급여 재원을 외부 금융기관에 적립해두고 가입자가 퇴직할 때 일시금 또는 연금으로 지급한다. 퇴직연금제도는 확정급여(DB)형, 확정기여(DC)형, 개인형(IRP)으로 분류된다. DB형과 DC형은 회사에서 가입하고, IRP는 개인이 가입한다. 다만 DB형은 기업에서 자금을 운용하고, DC형은 개인이 운용한다.
현재 퇴직연금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이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총적립금은 2019년보다 15.5% 증가한 255조5000억 원이며, 이는 5년 전과 비교해 2.5배 늘어난 수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기업의 퇴직연금 신규 도입과 경과 연수에 따른 부담금 납입이 늘어났고, 세제 혜택으로 인해 퇴직연금 시장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연금저축과 IRP를 활용하면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연말정산 때문에 붓는 상품으로 알려진 연금저축은 최대 400만 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며, IRP는 700만 원까지 가능하다. 두 상품을 합산하면 최대 700만 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한시적으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50대 이상 연금계좌 가입자의 세액공제 대상 금액이 200만 원 정도 늘어난다. 따라서 최대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다만 총급여가 1억2000만 원(종합소득 1억 원)보다 많은 고소득자에게는 이런 혜택이 없다.
특히 은퇴를 앞둔 노부부라면 저축 여력과 세액공제 한도를 비교해야 한다. 둘 다 세액공제율은 같다. 근로소득만 있는 경우 총급여액이 5500만 원 미만이면 16.5%를 세금으로 환급받고, 그 이상이면 13.2%를 환급받는다.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연금계좌에 한해 저축할 수 있는 돈은 최대 1800만 원이다. 만약 부부의 저축 여력이 세액공제 한도에 못 미친다면 세액공제율이 높은 사람의 공제 한도부터 채워야 한다.
예를 들어 배우자의 소득은 1억 원이고 본인의 소득은 4000만 원이라 가정했을 때, 1000만 원 정도를 연금계좌에 저축해보자. 이때 본인이 700만 원을 저축하고, 배우자가 300만 원을 저축하면 세액공제 효과가 크다. 세액공제율에 따라 본인은 16.5%를 공제받고, 배우자는 13.2%를 공제받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세액공제란 납부한 세금을 돌려받는 것이기 때문에 납부한 세금이 적다면 돌려받을 세금도 적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세제 혜택은 ISA
올해 투자 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ISA’다. ISA는 만능통장이라 불리며 예금, 펀드, ETF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모아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다. 과거엔 단점이 많아서 주목받지 못했다. 올해 2월부터 주식 투자까지 가능한 중개형이 등장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중개형 ISA의 경우 2월 기준 62억 원이던 납입금이 5월엔 9000억 원까지 불어났다. 지진선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개형은 직접 투자가 가능해서 투자를 통해 자산을 축적하려는 분들에게 인기가 많은 상품이다”라고 말했다.
ISA의 가장 큰 장점은 세제 혜택이다. ISA는 순이익 200만 원까지는 비과세며, 가입 유형에 따라서도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가입 유형별로 최대 400만 원까지 비과세다. 초과하는 소득은 9.9%의 저율로 분리과세한다. 특히 저율 분리과세는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인 사람에게 상당히 좋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세제 혜택이 큰 만큼 노후 자산 준비를 위한 재테크로 ISA를 고려하는 것도 좋다”라고 말했다.
조건이 완화되고 가입 대상의 범위가 대폭 넓어졌다. 완화된 조건에 따르면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어서 소득이 없는 시니어 부부도 투자할 수 있다. 의무납입 기간이 3년으로 줄어들어 가입 부담이 줄었고, 전년도 남겨둔 미납분에 대한 이월 납입도 가능해졌다.
한편 ISA 만기 자금을 연금계좌로 전환하면 노후 준비금을 더 확보할 수 있다. 연금 전환금의 10%(최대 300만 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ISA 해지 시점까지 세금 납부를 연기하는 과세이연이 가능하다. 지 연구원은 “연금계좌의 최대 한도는 1800만 원밖에 안 되지만, ISA는 별개의 상품이라 한도에 상관없이 추가로 연금계좌의 금액을 늘리고자 하는 분들에게 좋다”라고 말했다.
남편은 60대, 아내는 50대인 권 씨 부부는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 이외에는 대부분의 자산을 금융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권 씨 부부의 금융자산 중에는 다른 가정에 비해 보험 상품 비중이 높은 편이다. 최근 TV 방송과 유튜브 등을 통해 ‘죖보험 리모델링’ 개념을 알게 된 권 씨 부부는 보험 점검 및 보험 리모델링 상담을 신청해왔다.
당시에는 꼭 필요해서 가입한 보험이 세월이 지나 더 이상 필요 없어진 경우가 있다. 반대로 예전에는 덜 중요했던 위험이 지금은 필요해지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 없었던 상품이 제도 및 트렌드 변화에 따라 새롭게 출시되기도 한다. 새로운 상황에 맞게 보험 상품 구조를 변경하다 보면 기존 보험을 해약 혹은 감액(부분해약)하거나 새로운 보험에 가입한다. 이처럼 보험 가입의 구조나 기능 개선을 통해 위험관리의 가치를 올리는 행위를 보험 리모델링이라고 한다.
기존 가입 보험의 숨은 기능을 활용한 보험 리모델링
권 씨 부부는 결혼 후 부부가 사망 시 가정의 경제적 책임을 커버하기 위해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현재 권 씨 부부의 자녀는 독립했고 가정경제 상황은 부부 중 한 사람이 사망하더라도 남은 배우자가 여생을 보내는 데 어려움이 없는 수준이다. 사망보장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권 씨 부부는 질병, 특히 치매에 대한 보장에 관심을 가졌다.
보험 분석 결과 권 씨 부부가 가입한 종신보험은 ‘타인의 항상 간호가 필요한 경우’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품이었다. 자산 증식 시뮬레이션 결과 권 씨 부부는 상속세 납부가 예상되었다. 종신보험은 사망의 원인에 관계없이 언제 사망하든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사망 시점이 곧 상속 개시 시점인 점을 고려하여 권 씨 부부는 종신보험을 상속세 납부 재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제반 사항을 고려한 권 씨 부부는 종신보험을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종신보험 상세 내용은 2021년 5월 발간 본지 VOL. 77 참고)
노후 대비용 자산으로 보험사 저축성 보험을 선호하는 권 씨 부부는 최근에 납입 완료된 보험의 보험료만큼 연금보험 신규 가입을 검토했다. 권 씨 부부의 기존 저축성 보험 분석 결과 ‘보험료 추가납입’ 기능이 있었다. 보험료 추가납입 기능은 납입하기로 한 전체보험료 혹은 기납입 보험료의 2~3배를 기존 보험에 추가로 납입하는 기능이다. 보험료 추가납입의 가장 큰 장점은 신계약비를 부담하지 않는 것이다. 신규 보험에 가입하면 납입 보험료에 신계약비가 포함된다. 그만큼 적립되는 ‘순보험료’가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향후 연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어진다.
보험료 추가납입의 또 다른 장점은 기존 보험 계약의 혜택을 같이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저축성 보험은 계약 후 10년 이상 유지하면 보험차익(=이자소득)이 비과세된다. 보험차익이 비과세되면 이자소득세만큼 실질수익률을 올릴 수 있고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도 제외된다. 권 씨 부부가 가입한 저축성 보험은 모두 계약 후 10년이 넘었고 추가납입 기능과 함께 중도인출 기능까지 갖춘 상품이다. 금융자산이 많은 권 씨 부부는 유동성과 절세 기능을 고려하여 저축성 보험 신규 가입 대신 기존 보험에 추가납입을 결정했다.
권 씨 부부는 나이 들어 다치면 회복이 더딘 점을 염려하여 상해보험 추가가입을 검토했다. 보험 분석 결과 권 씨 부부가 가입한 실손보험은 가입 당시에 판매되던 상해 관련 특약을 계약 시점 이후에 추가로 부가할 수 있었다. 권 씨 부부는 상해보험 신규 가입 대신 특약 추가로 보험 리모델링을 마무리했다. 보험 리모델링을 무조건 기존 보험 해약 후 신규 가입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권 씨 부부처럼 기존 보험이 갖고 있는 기능을 활용한 보험 리모델링도 가능하다. 따라서 보험 리모델링을 할 때는 우선 기존 상품의 보장 내역부터 분석해봐야 한다. 찾고 있는 보장 내용이 기존 상품에 숨어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보험 상품은 주계약이나 특약의 이름이 같아도 가입 시점이나 보험사에 따라 보장하는 세부 내용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드시 사업방법서나 약관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만약 약관 등을 분실했다면 해당 보험사 홈페이지나 콜센터를 통해 구할 수 있다.
경제적 손실 규모를 고려한 보험 리모델링
보험 리모델링은 변화된 상황에 맞춰 위험관리 전략을 점검하고 다시 수립하는 것이다. 위험관리 전략은 위험의 평가부터 시작하며, 위험 처리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마무리된다. 보험 가입은 위험 처리 방법 중 하나다. 먼저 위험의 평가부터 알아보자. 위험의 평가는 위험 발생 시 영향을 미치는 경제적 손실 규모에 따라 치명적 위험, 중요한 위험, 일반적 위험으로 분류한다.
ㆍ치명적 위험 개인이나 가정을 파산으로 이끌 수 있을 정도의 손실위험.
ㆍ중요한 위험 파산까지는 아니지만 외부로부터 자금을 차입해야 할 정도의 손실위험.
ㆍ일반적 위험 현재의 소득이나 자산으로 해결할 수 있는 손실위험.
보험료 납입의 여유가 있다면 모든 위험을 관리하면 좋지만,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치명적 위험, 중요한 위험, 일반적 위험의 순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보험은 위험 발생 시 경제적 손실을 보상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배우자나 부모의 사망 시 보험은 유가족의 상실감과 슬픔을 보상해주지는 못하지만 경제적 책임을 보상한다. 가족에 대한 부양책임이 한창일 때 가장의 사망은 남은 가족에게 치명적 위험이지만, 부양책임이 모두 끝났을 때는 오히려 오래 사는 위험이 치명적 위험이 될 수 있다. 치명적 위험의 종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가입한 보험이 치명적 위험을 보장하지 않거나 부족하다면 보험 리모델링을 고려해야 한다.
통합적 위험 처리 방법을 통한 보험 리모델링
위험의 평가가 끝나면 해당 위험의 위험 처리 방법을 선택한다. 위험 처리 방법을 선택할 때 명심해야 할 것은 모든 위험을 보험으로 관리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당연히 보험 리모델링 시에도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위험 처리 방법은 크게 위험재무와 위험통제로 나뉜다. 위험재무는 돈으로 위험을 처리하는 방법인데 위험이전과 위험보유로 구성된다. 위험이전은 돈을 들여 위험을 다른 이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보험이 대표적이다. 고객은 보험료 납부를 통해 위험 처리 책임을 보험사로 전가한다. 대신 보험사는 모든 위험을 인수하지는 않는다. 그런 경우 위험 처리 비용은 스스로 준비한 자금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런 위험 처리 방법을 위험보유라고 한다. 보험사가 위험을 인수하지 않는 주요 이유는 손해율 때문이다. 손해율이 너무 높으면 보험료가 너무 비싸 상품을 출시해도 시장성이 없다.
치매를 예로 들어보자. 고령화가 가속화될수록 치매 발병률은 높아진다. 당연히 보험 소비자들의 치매보험 가입 니즈는 높다. 고객의 니즈를 충분히 충족시킬 정도로 치매보험의 보험금액을 높이면 보험료는 매우 높아질 것이다. 그 결과 현재 판매되고 있는 치매보험의 보험가입금액 한도는 실제 의료비를 충당하기엔 부족한 수준이다. 즉 치매보험 이외에 치매에 대한 별도의 위험 처리 방법이 필요하다. 이럴 때 위험보유가 적절한 위험 처리 방법에 해당한다.
위험보유를 통해 위험 처리를 하는 또 다른 경우는 현재의 소득이나 자산 수준으로 위험 처리를 하는 데 부담이 안 되는 경우다. 어떤 경우가 되었든 위험 처리 방법으로 위험보유를 하기로 결정했다면, 저축 등의 방법을 통해 스스로 자금을 준비해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반적 위험이 중요한 위험이 될 수 있고, 더 확대되어 치명적 위험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위험재무와 달리 위험통제는 돈을 들이지 않고 위험을 관리하는 방법이다. 위험통제는 위험축소와 위험회피로 구성된다. 위험축소는 위험의 빈도 및 심각성을 줄이는 것을 말한다. 의료비 발생에 대비한 위험축소 방법은 금연, 절주, 운동 등을 통한 건강관리다. 위험회피는 위험 발생 가능성을 아예 없애버리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운전을 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사고가 걱정된다면 자동차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 위험회피의 방법이다.
현실에서 위험 처리는 대부분 4가지 위험 처리 방법을 모두 통합적으로 활용한다. 자동차 운전으로 인한 위험에 대한 통합적 위험 처리 방법은 다음과 같다. 자동차보험 가입을 통해 위험이전을 한다. ‘자기부담금’ 제도 활용은 위험보유다. 안전운전과 교통법규 준수는 위험축소다. 상황에 따라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는 것은 위험회피다.
권 씨 부부가 치매로 인한 장기간병 비용에 대비하여 통합적으로 실행한 위험 처리 방법은 다음과 같다. 기가입 종신보험 및 장기요양보험료 납입 유지와 소액의 치매보험 추가가입으로 위험이전을 했다. 금융자산 중 일부를 요양기관 입소 및 간병 비용 용도로 별도 분류하여 위험보유를 했다. 신체 능력과 인지 능력을 키우는 활동을 통해 위험축소를 하기로 했다. 부부 모두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함으로써 위험회피를 했다. 치료 효과와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에서 연명치료 중단의 뜻을 미리 밝혀놓는 것은 개인과 가족의 신체적·정신적·관계적·경제적 손실에 대한 위험 처리 방법이 될 수 있다.
노후 생활비는 곧 의료비라는 말이 있다. 수명이 길어진 것은 축복임에 틀림없지만, 준비되지 않은 장수는 재앙이 될 수 있다.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 생활을 위해 연간 단위로 위험관리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연금 중심으로 노후 대비를 해온 심 씨가 가입한 연금은 국민연금, 퇴직연금(회사불입), 개인형퇴직연금계좌(IRP), 세액공제가능 연금저축, 개인연금보험 5종류다. 퇴직 후 연금생활자로 살 계획을 갖고 있던 심 씨는 연금 인출 시 세금이 복잡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국민연금 관련 세금 상담을 마친 심 씨는 추가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인출 시 고려해야 할 세금에 대해 상담을 요청했다.
◆ 컨설팅 포인트 ◆
연금계좌에서 인출되는 연금은 순서가 정해져 있다.
연금수령한도 내에서 인출해야 절세를 할 수 있다.
연금소득 비과세되는 연금보험은 세액공제 혜택이 없다.
연금계좌의 연금 인출 순서
심 씨가 퇴직금을 일시금 대신 연금으로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30~40% 절세할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퇴직금을 개인의 연금계좌로 이전해서 수령해야 한다. 심 씨가 퇴직금을 연금계좌로 이전하면 기존에 있던 IRP와 연금저축 적립액과 퇴직금이 섞이게 된다. IRP와 연금저축은 연금수령 나이에 따라 부과되는 연금소득세(3.3~5.5%)가 다르고, 2013년을 기점으로 가입 시기에 따라 연금수령한도도 달라진다. 따라서 어떤 금액을 언제 인출하느냐는 세금 측면에서 중요한 이슈가 된다. 이런 복잡한 사정을 고려하여 연금계좌에서 인출되는 연금의 수령 순서를 법으로 정해놓았다.
심 씨의 경우를 보자. 심 씨는 재직 당시 IRP와 연금저축에 세액공제가능 한도 금액인 연간 700만 원을 정기적으로 납입했고, 여윳돈이 생기면 수시로 추가 납입했다.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액은 연금 인출 시 세금이 과세된다. 적용 세율은 연간 연금수령한도 이내 금액은 연령에 따라 3.3~5.5%이며, 연금수령한도 초과 금액은 16.5%다. 세액공제가능 금액을 초과하여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금액은 연금 인출 시 과세 제외된다. 법에서는 연금계좌에서 과세제외금액을 제일 먼저 인출하는 것으로 정했다. 연금계좌의 과세제외금액 적립액이 모두 인출된 후에는 그 다음 순서로 퇴직급여가 인출된다. 퇴직급여 인출 시 연간 연금수령한도 초과 여부에 따라 세율이 다르다. 연간 연금수령한도 내에서 인출되는 퇴직급여는 연금수령 10년 차까지는 퇴직소득세의 70%를 연금 수령 기간에 납부한다. 11년 차부터는 퇴직소득세의 60%를 납부한다. 연금수령한도 초과 인출 금액에 대해서는 퇴직소득세 100%를 납부한다.
과세제외금액에 이어 퇴직급여까지 모두 인출되면 마지막 순서로 ‘세액공제 받은 금액과 연금계좌 운용수익’이 인출된다. 연금계좌 운용수익이란 연금계좌에 있던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금액과 퇴직급여, 그리고 세액공제를 받은 금액 전체의 운용수익을 말한다. 즉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금액 그 자체는 연금 인출 시 과세 제외되지만, 그 금액에서 발생한 운용수익은 인출 시 과세된다.
연금계좌의 연간 연금수령한도
IRP와 연금저축 같은 연금계좌에 납입하여 세액공제를 받은 금액은 연금 인출 시 연금수령한도 내에서 인출하면 저율의 연금소득세를 원천징수한다.
연간 연금수령한도 초과 인출 금액에 대해서는 16.5%의 기타소득세를 부과한다. 연금수령한도 계산식은 다음과 같다.
과세 기간 개시일(연금수령 개시 신청일) 연금계좌의 평가액이란 연금계좌 적립액을 말한다. 연금수령 연차는 원칙적으로 ‘1’부터 시작한다. 예를 들어 연금 수령하는 날의 연금계좌 평가액이 1억 원이면 첫 해 연금수령한도는 1200만 원[1억×120%)/(11-1)]이다. 그런데 퇴직연금이나 연금계좌의 가입일이 2013년 3월 1일 이전일 경우 연금수령 연차는 ‘6’부터 시작한다. 그만큼 연간 연금수령한도가 커지는 효과가 있다. 연금수령한도가 커졌다고 해서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연금 인출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또 하나 있다.
인출 순서 세 번째인 ‘세액공제 받은 금액과 연금계좌의 운용수익’에서 수령하는 금액이 연 1200만 원을 초과하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서 종합소득세 과세대상이 된다. 연 1200만 원 초과 여부를 판단할 때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그리고 과세제외연금은 포함하지 않는다.
연금 인출 시 비과세되는 연금보험
세액공제가능 연금저축은 은행과 증권사 그리고 보험사 모두 판매한다. 심 씨는 보험사에서 세액공제가능 연금저축과 일반 연금보험을 가입했다. 세액공제가능 연금저축은 세액공제 혜택과 연금소득과세 모두 적용된다. 일반 연금보험은 세액공제 혜택이 없다. 대신 계약 후 10년이 넘으면 일시금으로 수령하든지 연금으로 수령하든지 비과세다. 다만 일반 연금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보험료가 다르므로 주의해야 한다.
계약 후 10년 유지 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보험료 한도가 2017년 4월부터 달라졌다. 일시납 보험의 경우 1인당 1억 원, 월 적립식의 경우 1인당 연 1800만 원으로 정해졌다. 다만 계약자, 피보험자, 수익자가 동일하고 55세 이후부터 사망 시까지 연금을 받은 후 잔여 금액은 소멸하는 종신형 연금보험은 비과세 혜택 보험료의 한도가 없다.
은퇴 예정자들에게는 자산의 적립도 중요하지만 인출은 더 중요하다. 특히 인출 시기와 금액에 따라 세율 적용이 달라지는 연금의 경우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모아둔 연금을 효과적으로 인출하고 싶다면, 먼저 생애주기에 따른 필요 노후생활비를 예측한 후 연금의 인출 시기와 금액을 정해야 한다.
ELS란?
Equity Linked Securities의 약자로, 주가연계증권을 의미. 일반적으로 만기 3년 동안 기초자산인 개별주식 또는 주가지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6~7%의 수익률을 지급하는 금융상품. 예금보다 높은 수익성, 주식형 펀드보다 높은 안정성이 장점.
체크포인트① 기초자산
ELS는 기초자산의 가격에 연계해 수익률 결정. 제시수익률이 높아도 기초자산이 가격변동성 높은 고위험 자산이라면 정해진 수익구조를 벗어나 원금손실 위험에 빠질 수 있음. 투자위험이 낮은 지수형 ELS를 선택하는 것이 더 안정적.
체크포인트② 낙인(Knock In) 조건
낙인(원금손실 발생구간) 조건으로 원금손실 발생 가능 여부 확인. 50KI(낙인 조건 50)의 경우, 기초자산이 만기까지 50%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는 다면 만기상환 시 원금에 약속된 이자 지급. 단, 한 번이라도 50% 미만으로 떨어지면 원금손실 발생.
체크포인트③ 조기상환 평가기준
대부분 ELS는 3년 만기 기준 6개월에 한 번씩 조기상환 기회가 생김.
[예시] 조기상환 평가기준이 ‘90-90-85-85-80-75’(6개월마다 평가하는 조기상환 배리어)일 때, 6개월 후 1차 조기상환 평가일에 기초자산 가격이 모두 최초 기준가 대비 90%(-10%) 이상이면 이자와 원금을 받고 자동으로 청산,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90%(-10%) 이하로 떨어졌다면 다음 평가일까지 상환 연기
체크포인트④ 세금
ELS 발생 소득은 모두 배당소득세(15.4%, 주민세 포함)가 원천징수 됨. 비과세종합저축계좌, ISA계좌를 활용하면 절세효과를 높일 수 있음. 비과세종합저축계좌는 올해 기준 만 64세 이상 고령자·장애인·국가유공자는 2019년 말까지 가입 가능.
체크포인트⑤ 고령자 투자숙려제도
ELS는 일반 투자자가 상품구조와 손실 위험을 충분히 이해하고 투자 결정을 하도록 투자숙려제도를 시행. 만 70세 이상이거나 투자자성향부적합 투자자라면, ELS 청약 후 2영업일간 투자숙려 기간을 통해 최종 투자 여부 결정.
“소동파는 황주에서 매달 아주 적은 생활비를 받았기 때문에 식솔들의 의식주는 예전에 해두었던 저축으로 해결하고 있었다. 지출을 절약하기 위해서 그는 매달 초 저축했던 돈 가운데 4000~5000개의 동전을 꺼내서 한 꿰미에 150개씩 나눈 뒤, 집 대들보에 걸어놓고는 매일 한 줄씩 풀어서 사용하였다. 가능하면 하루의 지출을 한 줄의 동전으로 제한하려고 했다. 만약 그날 저녁에 몇 개의 동전이 남으면 단지에 넣고, 그다음 날에는 다른 동전 줄을 풀어서 사용했다. 한 달이 지나면 단지의 동전을 정산해서 손님들이 올 때 접대비용으로 사용하였다.” (스야후이, )
요즘 개인형 퇴직연금(Individual Retire ment Pension, 이하 IRP)이 금융계의 핫이슈다. 지난 4월 퇴직연금법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7월 26일부터 소득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IRP에 가입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노후 빈곤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은 전 세계가 아는 사실이다. 공적연금의 보장수준이 낮기 때문이다. 공적연금 보장수준을 높이면 문제는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세대 간 부조에 의존하는 공적연금의 특성 때문에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인구학자인 서울대 조영태 교수는 저서 에서 “사회적 미래는 정해져 있을지언정 개인의 미래는 매 순간의 판단과 선택과 노력으로 ‘정해나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사학연금을 받게 될 20년 뒤에는 인구구조상 사학연금 급여가 반 토막 날 가능성이 크다며 별도의 노후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인다. 아무리 사회적 미래가 암울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해도 개인의 미래는 ‘하기 나름’이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오대시안(烏臺詩案)이라는 정치적 사건에 연루되어 44세에 좌천된 소동파가 철저하고 체계적인 절약과 황무지를 개간해 몸소 농사를 지으며 고난을 헤쳐 나갔듯이(전원시를 많이 쓴 중국의 고대 문인들 중 장기간 농사 경험이 있는 사람은 도연명과 소동파 둘뿐이다), 현재의 삶이 고달프다고 욜로(YOLO)만 부르짖다간 언덕 너머에 광활하게 펼쳐진 대초원 같은 후반 인생의 무한한 가능성을 외면하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우를 최소화하고 우리의 인생을 만개시키는 데 IRP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저출산·고령화시대 자조노력연금의 대명사로 우뚝 설 IRP를 남이 아니라 내 잔칫상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철저히 파보고 스마트하게 이용해야 한다.
IRP란 무엇인가?
원래 IRP는 근로자가 직장을 옮기거나 퇴직할 때 받은 퇴직급여를 은퇴할 때까지 계속 축적해나갈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전문용어로는 통산장치(portability)라고도 부른다. 애초에 IRP는 퇴직(일시)금을 수령한 퇴직 근로자와 퇴직연금제도에 가입한 재직 근로자들만 이용할 수 있었다. 이번에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7월 26일부터는 자영업자, 근속기간 1년 미만 근로자와 1주 소정근로시간(所定勤勞時間)이 15시간 미만인 단시간 근로자 등의 퇴직급여제도 미설정 근로자, 퇴직금제도 적용 재직 근로자, 공무원·군인·사립학교교직원·별정우체국직원 등 직역연금제도 가입자들도 가입할 수 있도록 IRP의 문호가 활짝 열린 것이다. 사실상 모든 취업자가 IRP에 가입할 수 있게 된 셈이다.
2017년 6월 말 현재, IRP 가입 건수는 226만 6000건이고, 적립금액은 13조6928억원에 달한다. 적립금액 기준으로 2016년 성장률은 14.1%로 다소 주춤했지만 2015년과 2014년에는 각각 44.3%와 24.8%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가입 대상이 크게 확대됨으로써 이전 수준의 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 IRP의 높은 성장률과 자조노력연금 대명사의 역할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의 IRP에 해당하는 IRA(Individual Retirement Account)가 이미 2010년에 DC(확정기여)형을 추월해 퇴직급여제도 중 가장 큰 적립금 규모를 자랑한다. 2017년 3월 말 미국 IRA의 적립금 규모는 8조2000억 달러에 달한다. 일본에서는 IRP를 iDeCo라고 부르는데, 2017년 6월 말 가입자 수는 54만9943명에 불과하지만, 최근 자영업자는 물론 학생·전업주부·공무원·회사원 등 20세 이상 60세 미만 국민이면 누구나 IRP에 가입할 수 있도록 문호가 대폭 확대되었다. 명실상부 전 국민적 노후준비수단으로 격상된 것이다. 바야흐로 IRP가 글로벌 대세로 부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이 대열에 동참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라 하겠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결국 어느 정도 여유 있는 사람만 가입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한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맞는 말도 아니다. 지금 당장 살림이 쪼들리는 사람들에게도 노후는 중요하다. 일일 생활비를 아껴 단지에 모아놨다 손님 접대비로 사용했다는 소동파처럼 돈이 부족한 사람들도 나름의 방법으로 미래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들이 IRP에 가입하면 의외의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바로 압류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민사집행법에서는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 퇴직연금채권은 전액 압류금지채권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2014년 1월 23일) 이후 퇴직연금은 급여압류 대상채권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IRP는 퇴직연금의 한 종류다.
IRP에는 어떤 혜택이 있나?
IRP의 가장 큰 혜택은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금융상품에 가입하면 발생한 이자(배당 포함)에 대해 15.4%의 이자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IRP에 가입하면 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대신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때 3.3~5.5%의 연금소득세만 내면 된다. 이자소득세만큼 적립액이 늘어나고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IRP에는 연금저축과 합산하여 연간 18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보통 세액공제 한도액인 700만원까지 납입을 권유받거나 그렇게 납입하는 가입자가 많은데, 세액공제액을 초과하는 1100만원을 잘 활용하면 의외의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 1100만원은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는 못하지만 소득세를 절감할 수 있고, 중도해지나 연금을 받을 때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요즘 보기 힘든 비과세 상품인 셈이다. 자금 사정에 여유가 있는 분들은 IRP 납입 최고한도액을 적극 활용하면 노후가 든든해질 것이다. 참고로 연금소득세율은 연령별로 다른데 연금소득자가 70세 미만인 경우는 5.5%, 70~79세는 4.4%, 80세 이상은 3.3%다. 단, 연금소득자가 70세 미만이더라도 종신연금을 신청하면 4.4%의 세율을 적용받는다.
IRP의 두 번째 혜택은 연금저축과 합산해 연간 7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IRP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이 연금저축에 가입하면 400만원까지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것에 비해, 연금저축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이 IRP에 가입하면 7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근로자 등 급여소득자의 세액공제율은 연간 총급여가 5500만원 이하인 사람은 16.5%를, 이를 초과하는 사람은 13.2%를 적용받는다. 자영업자 등 종합소득세를 적용받는 사람들의 세액공제율은 4000만원을 기준으로 그 이하는 16.5%, 초과하는 사람은 13.2%다. 연간 700만원을 납입할 경우 연말정산 때 16.5%를 적용받는 사람은 115만5000원을, 13.2%를 적용받는 사람은 92만4000원을 돌려받는다([표1] 참조). 쏠쏠하지 않은가?
IRP에 대한 세제혜택은 또 있다. 바로 퇴직금을 IRP 계좌에 넣어두고 운용하다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하면 퇴직소득세를 30%나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연금수급 자격에 대해선 [표2] 참조). 많은 사람이 퇴직할 때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아간다.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게 되면 퇴직금 규모와 근속기간에 따라 0~28.6%의 퇴직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실제로 받는 퇴직금이 생각보다 적은 이유다. 그러나 퇴직금을 IRP 계좌로 이체한 뒤 연금으로 받게 되면 퇴직소득세율의 70%만 연금소득세로 납부하면 된다. 퇴직소득세 대비 연금소득세가 30% 절감되도록 소득세법이 개정되었기 때문이다. 이미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했다 하더라도 60일이 경과되지 않았다면 이미 납부한 퇴직소득세를 돌려받을 수 있다. 금융기관을 방문해 IRP 계좌를 개설한 뒤 수령한 퇴직금을 이체하면 퇴직한 회사에서 원천징수해둔 퇴직소득세를 IRP 계좌에 입금시켜주기 때문이다. 만일 퇴직금 중 일부를 사용했다면 남은 금액만 IRP 계좌에 입금해도 입금비율에 맞춰 퇴직소득세를 돌려받을 수 있다.
IRP와 관련해 많은 사람이 오해하고 있는 것이 세액공제한도를 초과해 납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점이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세액공제한도 초과분에 대해서는 이자소득세를 면제받는 혜택이 있을 뿐 아니라 다음 해에 세액공제를 신청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연간 총급여가 5500만원을 넘는 근로자가 2017년에 1000만원을 납입했다면 당해 연도에 700만원에 대한 세액공제를 받고, 2018년도에 300만원을 이월신청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보너스를 받을 경우에 활용하기 좋은 방법이다.
IRP에 가입할 때는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다. 바로 중도에 해지할 경우 이미 세제혜택을 받은 납입금액은 물론 운용수익까지 16.5%의 기타소득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사망, 해외 이주 등 세법상 부득이한 인출 사유에 해당되는 경우 인출액에 대해 세율이 낮은 연금소득세(3.3~5.5%)가 적용된다. 사유 발생일 이후부터 6개월 이내에 증빙서류를 갖춰 금융회사에 신청하면 된다. 한편 IRP에 가입해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할 때 연금수령한도를 초과해 수령하는 경우 한도초과금액에 대해 16.5%의 기타소득세가 부과된다. 연금수령한도는 연금개시 신청일 당시의 적립금을 ‘11-연금수령연차’로 나눈 뒤 1.2를 곱해 계산된다. 예를 들어 연금개시 신청일 현재 IRP 적립금 평가액이 5000만원이면 첫해 연금수령한도는 ‘5000만원/(11-1)×1.2=600만원’이 된다.
IRP 가입과 적립금 운용은 어떻게?
절세상품이 줄어들고 있는 요즘 절세덩어리인 IRP는 매우 매력적이다. IRP 가입절차는 의외로 간단하다. 신분증과 [표3]과 같은 필요서류를 준비해 금융기관을 방문하면 그만이다. 일부 금융기관에서는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온라인으로도 가입할 수 있으니 업무시간 중 금융기관을 방문하기 힘든 사람들은 이를 활용하면 된다. 계좌를 개설할 때는 0원으로도 가능하다. 계좌를 개설했으면 그다음은 계좌에 들어갈 적립금을 어떻게 운용할지 결정해야 한다. [표4]에서 보는 것처럼 IRP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상품도 있고, 선택할 수 없는 상품도 있다.
특히 투자형 상품을 선택할 때는 수익률과 리스크를 잘 따져야 한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현재의 수익률이 미래의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는다. 이는 상식이다. 그럼에도 현재의 수익률만 보고 펀드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 현재의 수익률과 함께 수익률 추이,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 수준, 펀드운용 시스템, 자산배분, 수수료 수준 등을 잘 따져보고 선택해야 한다. 금융기관별 수수료율과 장기(5년/8년) 연평균 수익률은 노동부 퇴직연금 홈페이지에 공시되어 있다.
만약 이미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이 최근 나빠졌다면 다른 펀드로 갈아타자. 이를 위해선 최소한 3개월에 한 번씩은 수익률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
손성동(孫盛東)한국연금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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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연구실장,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실장 역임. 현재는 ‘한국연금연구소’ 대표로 있으면서 1인기업가를 꿈꾸고 있다. 공식 블로그 ‘꿈꾸는 은퇴와 연금’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부산 동아대와 동서대에 출강하고 있다.
만으로 60세가 되는 해의 생일을 환갑(還甲)이라고 한다. 자기가 태어난 해로 돌아왔다는 뜻이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육십 년을 한번의 생애주기로 보아 이 시기를 무사히 넘기면 다시 태어나 한 살이 된다고 믿었다. 그렇기 때문에 환갑은 단순히 오래 살아온 것만을 축하하는 자리가 아니라, 지나간 한 생의 주기를 마감하고 자신이 태어난 해로 돌아와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자산관리 측면에서도 환갑은 의미가 깊다. 많은 회사의 정년퇴직이 이 무렵임을 감안하면 60세부터의 자산관리는 그 동안 돈을 쌓기만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모은 돈을 굴리고 조금씩 빼 쓰는 형태로 전환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즉 새로운 방식의 자산관리를 시작해야 하는 시기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60세 이후의 자산관리가 기존 현역시절의 자산관리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첫째로 생각해봐야 하는 점은 안정성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현역 시절에는 본인의 금융소득과는 별개로 직장에서 받는 월급이나 사업소득 등의 다른 현금흐름이 존재한다. 따라서 자산관리에서 일정 기간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장기간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있다. 그러나 인출기에는 더 이상 이러한 공식이 통하지 않게 된다. 지금까지 모은 돈에 의지해서 남은 생을 살아가야 하는데, 이 자금에서 큰 손실이 발생하면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문제는 그렇다고 일반적인 예금위주로만 투자해서는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평균 2.7~2.8%정도이며, 세금을 감안한 수익률은 2.3~2.4%이다. 2013년 기준으로 과거 10년간 한국의 소비자 물가지수가 연평균 2.9% 정도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낮은 금리인 것이다. 투자수익률이 물가상승률을 쫓아가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나의 노후생활 수준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실질적인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그 이유다.
그렇다면 이 시기에는 어떻게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제일 좋은 방법은 위험부담은 늘리지 않으면서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다. 그런 방법이 있냐고? 물론 있다. 절세형 상품을 활용하면 된다. 세금을 아끼는 만큼 실질 세후 수익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생각해봐야 할 상품은 생계형 저축이다. 원래 이 상품은 장애인, 기초생활 보호자, 국가유공자 등을 위한 상품이지만, 만 60세 이상 고령자도 가입이 가능하다. 혜택은 파격적이다. 금융소득에 대해서 전액 비과세를 해준다. 다만 1인당 가입금액 한도가 3000만원이므로 아주 큰 목돈을 저축할 수는 없다.
여유자금이 많은 사람이라면 세금우대저축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 상품은 만 20세 이상이면 1000만원 한도로 가입 가능하지만, 만 60세 이상 고령자나 장애인 등은 3000만원까지 한도가 늘어난다. 또한 이득에 대해서 9.5%의 분리과세를 허용해주는 특징이 있다. 특히 금융소득종합과세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경우 이 상품의 저율 분리과세 혜택은 더욱 매력적일 것이다.
그 외에 조합예탁금도 고려해볼 수 있다. 농•수협 단위조합, 신협, 새마을 금고 등에서 가입 가능한 이 상품은 1인당 3000만원 한도로 소득세가 비과세 된다. 지방소득세 1.4%는 과세하지만, 일반 예금과 비교해본다면 상당히 유리한 상품이다. 다만 생계형 저축이나 세금우대저축이 예금부터 펀드까지 대부분의 금융상품을 편입할 수 있는 반면, 조합예탁금은 예금형 상품만 가입이 가능하다는 단점은 있다. 자산관리 성향이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고려해볼 만 하다.
윤치선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구위원
사례고객의 경우 취업컨설팅 회사를 운영중인 최태영(남,51세)씨와 음식점을 운영중인 배우자(여,49세)는 현재 맞벌이 활동을 통해 발생되는 지속적 수입(월800만원 가정)으로 월800만원(생활비 600만원, 보험료200만원) 소비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대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아들(24세)과 2014년 대학에 입학한 딸(21세) 대학등록금은 보유 금융자산 8억4000만원 또는 보유 부동산으로부터 향후 3년간 약 5800만원(매년 교육비상승률 5%가정)의 현금유출을 발생시켜야 한다.(2015년 약 2200만원, 2016년 약 2300만원, 2017년 1280만원)
즉, 현재 시점에서 경제활동이 중단되는 이후에 필요한 은퇴재원을 추가적으로 축적하는 것은 당분간 힘든 현실이다. 그렇다면 향후 자녀 대학 졸업 이후에는 가능할까? 이 또한 쉽지 않다. 바로 두 자녀의 결혼이벤트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태영 부부 사례처럼 정년 개념이 없고 은퇴와 관련된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개인사업자(자영업자) 사례의 경우 더 정교한 은퇴준비가 필요하다.
이 경우 미래 예상되는 현금유출(자녀결혼 등)에 대한 지출규모와 시기에 대한 선제적 판단으로 자금성격을 구분해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자금목적이 노후를 위한 준비라면 최근 조세환경(비과세감면축소, 공제감면 등)을 고려해 장기적 안목에서(인출시점 등) 각종 세금의 최소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연금저축계좌와 저축성보험 투자상품을 활용해 포트폴리오를 점검해야 한다.
현재 포트폴리오에 운용중인 해외주식형 펀드뿐 아니라 새로운 대안으로 고민할 수 있는 채권(혼합)형 펀드를 2013년 새롭게 재편된 연금저축계좌를 통해 연간 1800만원을 운용하는 경우 연말정산 세액공제뿐 아니라 향후 펀드에서 발생되는 배당소득 과세이연 효과, 연간 1200만원 이하 연금수령시 절세효과(연금소득세율 3.3%~5.5%)를 통해 실질 수익률을 제고 시킬 수 있다.
또한 저축성보험 5년납 10년이상 유지 투자방법을 활용하면 금액 한도 없이 비과세장점을 활용해 은행정기예금 플러스 알파 수익률로 노후자금을 준비할 수 있다.
현재 포트폴리오를 종합해보면 금융자산의 55%(주식, 국내상장해외ETF, 해외펀드, WRAP ACCOUNT, ELS)를 투자상품으로 분산하고 있는 점은 저금리시대를 타파하기 위한 현명한 의사결정이라 판단된다.
그러나 현재 포트폴리오는 일정 현금흐름 창출이 어렵고, 향후 시장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높은 투자상품(주식/펀드/WRAP/해외ETF)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원금을 지키며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업그레이딩 전략이 필요하다.
ELS 투자의 경우 쿠폰(수익률)이 높은 종목연계형 ELS보다 다소 수익률은 낮더라도 위험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60노낙인 85스타트 지수형ELS, 변동성을 낮추고 지속적 수익을 추구하는 ARI(Absolute Return Index)지수를 활용한 원금보장 사모ELB로 운영을 추천한다. 또한 변동성이 큰 개별주식보다는 국내ETF(KODEX 200등)를 활용한 분할매수형ETF랩 등에 대한 비중 확대전략을 추천한다.
더불어 정기예금과 RP의 경우 자금 운용기간(유동성)을 감안해 완전헷지가 이루어진 달러표시중국은행정기예금, 금융채(은행 후순위채)로 분산하는 것도 수익률(연3.0~3.4%) 제고 차원에서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마지막으로 정리해보자면 지출규모와 시기에 대한 현금흐름 추정과 기존에 축적해온 자산을 어떻게 지키며 운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장기적 안목에 대한 포트폴리오 업그레이딩과 향후 지속적 모니터링을 통한 사후관리 부분이 추가된다면 보다 안정적이고 풍요로운 노후를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 베이비 부머 세대는 일반적으로 전체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높고, 노후대비가 부족한 특징을 보인다. 사례자의 경우도 이와 같은 특징을 보이고 있어 자산의 재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먼저 아파트의 경우 실거주 목적이고, 중소형 규모라면 굳이 변화를 줄 필요는 없어 보인다. 중소형 아파트는 대형에 비해 가격의 하방 경직성이 강하고 수요층이 두터워 향후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매매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임대소득을 받고 있는 상가의 경우 매매차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실질 임대소득과 금융투자 소득을 비교해 유리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례자의 경우 임대소득이 월 200만원으로 현재 상가 가격 기준으로 연 3%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시중금리형 예금(연 2.8%)과 비슷한 정도이지만 부동산 가격 변동의 위험을 부담해야 하고, 각종 관리비용과 세금을 제외한 실질 수익률은 이보다 낮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각 후 금융상품 투자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금융자산의 경우 향후 지출과 은퇴시기를 고려한 재조정을 해야 한다. 현재 금융자산을 살펴보면 시중금리형 상품과 주식형 상품으로 이분화되어 있고, 위험자산인 주식형 상품의 비중이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주식형 상품은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시장상황에 따라 변동위험이 크기 때문에 노후를 대비한 투자로는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주식형 상품보다 위험이 작은 구조화상품(ELS, DLS)이나 금리형 상품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몇 가지 주의점을 고려하면 더욱 효과적인 자산 리밸런싱을 할 수 있다. 먼저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주의해야 한다. 비과세 또는 분리과세 상품을 편입해 세금을 절약하면 실질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다음으로 은퇴 후 가장 필요한 것은 정기적인 현금흐름이라는 점이다. 월지급 상품 또는 월지급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품을 편입해 이 니즈를 충족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목돈 지출을 고려해 유동성을 일부 보유해야 한다.
ELS/DLS는 기초자산 가격이 어느 정도까지 하락하더라도 가입시에 약정된 수익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기초자산으로 주가지수, 종목, 원자재 등이 쓰이지만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작은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쓰는 지수형 ELS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또한 상대적으로 고수익이기 때문에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걱정된다면 ELS변액보험을 통해 비과세로 투자하고 만기 후 연금으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저축보험은 수익률이 시중금리에 연동되는 비과세 금리형 상품이다. 시중금리가 계속 하락하더라도 최저보증이율이 적용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2억이라는 비과세 한도가 있지만 월납 투자를 통해 한도 없는 비과세 투자가 가능하다. 은퇴시기를 고려해 지출을 제외한 여유소득을 저축보험으로 투자해 향후 연금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