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치매는 우리에게도 현실이 됐다. 문재인 정부가 ‘치매국가책임제’를 실현하기 위해 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것도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반한다.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게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예측할 수 있는 좋은 사례를 곁에 두고 있다. 바로 일본이다.
치매 환자인 어머니를 모셨던 A씨는 지난 2012년 황당한 일을 겪었다. 서울 종로의 상가 건물 소유주였던 어머니에게 A씨의 삼촌 B씨가 접근해, 사후에 재산을 모두 자신이 맡는다는 위임장과 유언장을 받아낸 사실을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법원의 상속재산처분금지가처분신청을 받아냈지만, B씨는 법원의 결정 직전에 건물을 급히 팔아버렸다.
결국 소송을 벌인 끝에 2015년 법원은 치매로 법률적 의미와 효과를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아들을 배제하고 동생에게 모든 재산의 관리 처분 권한을 준 위임장은 무효라며, 건물을 산 매수인에게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말소하라고 판결했다.
유언자 의사 정상 여부 판정
이런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 민법에선 금치산 또는 한정치산 선고, 성년후견 심판 등의 제도로 법률 행위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면 모든 성인은 기본적으로 의사능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속과 같은 법률 행위와 관련해 치매 같은 질환으로 인해 의사능력의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이는 주장하는 자가 입증해야 한다.
이와 같은 문제는 유언장을 작성하는 사람에게도 현실적인 고민이 될 수 있다. 치매가 없거나 사소한 건망증이 나타나는 초기 치매의 경우 일상생활에는 장애가 없지만 병력이 법적 다툼의 소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언을 남겨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답답한 일이다.
일본인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일본의 메디컬리서치라는 회사는 최근 ‘의사능력감정(意思能力鑑定)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유언 작성 전 작성자의 뇌 대사 기능을 아밀로이드 PET-CT 등의 장비를 이용한 진단과 정신과 전문의의 면담을 통해 의사능력의 유무를 감정하는 서비스다.
회사 측은 “일본은 치매환자 1300만 명 시대가 도래했고, 치매로 인한 상속 분쟁이 2014년 1만2577건에 달했다”며 “치매환자라도 유언장을 작성할 수 없는 것은 아니며 의사능력감정을 통해 의사능력이 인정되면 분쟁의 소지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국내에서는 분쟁이 발생한 이후에야 의사능력에 대한 의학적 견해를 묻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 종합병원 신경과 전문의는 “법원에서 법적 분쟁으로 인해 소견서 작성을 요청받는 일이 왕왕 있다”며 “의학적으로 의사능력을 감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법적으로 첨예한 경우 소견서 작성이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정앤파트너스의 의사 출신 성용배 변호사는 “국내에서도 유언장 작성자가 자발적으로 인지능력과 관련한 진료나 감정을 받고, 진료기록, 소견서 등 그 근거를 남기는 것은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이는 의사능력의 존부에 대해 있을 수 있는 문제제기의 소지를 불식시킬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치매환자 편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치매환자를 위한 일본 최초의 원격진료 서비스도 얼마 전 시작됐다. 준텐도(順天堂)대학교병원은 지난 7월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위한 원격진료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는 IBM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운영되며, 환자나 보호자는 아이패드를 통해 병원과 치료 정보를 주고받게 된다.
병원 측은 “환자의 내원에 필요한 신체적,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가족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환자를 돕는 간병인을 통한 정보도 의사가 참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멀리 떨어져 있는 환자에게 효율적인 진료 서비스 제공과 함께 지역 병원과의 연계도 쉬워진다”고 설명했다. 또 병원 측은 원격진료가 활성화돼 자료가 축적되면 치매환자의 빅데이터 분석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1996년 서울대학교병원이 원격치매센터를 설립해 일찌감치 원격진료 서비스에 대한 시도가 있었다. 이어 정부의 원격진료 시범사업을 통해 수년간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자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돼왔다. 그러나 원격진료를 ‘정보통신기술 활용의료’로 명칭을 바꾸고 대상도 축소해, 보건복지부가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한 학기가 끝나고 또 한 학기가 시작되면 학생들에게 받는 것이 있다.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잘하는 것은 무엇이고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앞으로 5년 뒤 10년 뒤 나의 모습은 어떠한지를 쓰는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다. 집에서 통학 거리는 얼마나 되며 어려움이나 건의 사항은 무엇인지도 쓰고, 장래 희망이 무엇인지도 쓰게 한다.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는 학생의 현재 상황이나 장래 진로를 상담할 때 꼭 필요한 자료다. 또 학생들을 빨리 알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학생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면 그만큼 학생과의 소통이 원활해진다. 사실 대부분의 교수들이 겪는 일이지만 한 학기에 만나는 아이들만 줄잡아 100명에서 150명 정도가 되니 이름을 다 외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강의 과목에 따라 반이 바뀌는 경우도 있어 매 학기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고 그 학생만의 특징을 생각하고 얼굴을 기억하려고 노력한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받아 읽다가 의외로 놀란 부분이 있다. 이력서 양식에서 필수 항목으로 들어가는 것이 있는데 바로 보호자가 누구인지 쓰는 칸이다. 처음엔 별 의미 없이 몇 장을 넘기며 읽었는데, 읽을수록 보호자를 ‘어머니’라고 쓴 학생들이 많았다. 그래서 대략 통계를 내어보니 약 절반 정도가 보호자를 어머니라고 썼다. 처음에는 ‘아빠가 없는 학생인가?’ 했다. 그런데 거의 절반이나 그러해서 개별 상담을 하면서 물어봤다. 놀랍게도 아빠가 없어서 그렇게 쓴 것이 아니라, 아무 생각 없이 어머니라고 쓰는 학생들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보호자를 ‘어머니’로 쓰고 있다는 사실이 필자를 놀라게 했다. 필자도 과거에 많은 이력서를 써봤지만 보호자는 늘 ‘아버지’였다. 어머니라고 쓸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어머니를 보호자로 쓰는 데 전혀 어색함이 없어 보였다. 전통적인 가족 구조에서는 아버지가 늘 집안의 기둥이었고 가정을 대표하는 분이었다. 한 가정에서 아버지라는 존재는 권위적이었고 집안을 책임지는 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랬던 아버지에 대한 위상이 지금은 바뀌어버린 것이다.
물론 보호자가 아버지이든 어머니이든 상관이 없다. 꼭 아버지만 보호자가 되어야 한다는 법도 없다. 하지만 그 흔들림 없던 위상이 달라진 이유는 뭘까. 곰곰이 생각해봤다. 이러한 현상은 아버지에 대한 권위가 옛날 같지 않다는 의미다. 농업을 하며 살던 시대에서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정보통신 시대가 되면서 대가족이 무너지고 핵가족으로 변하는 사회 현상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농사를 짓던 시절에는 온 가족의 손이 필요했고 생산과 소비에 대한 절대 권한을 아버지가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농업에 의지하는 시대도 아니고 자녀들도 도시로 나가 더 많은 수입을 올리는 것이 가능해졌다. 당연히 아버지라는 절대적인 권한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양성평등의 사회 현상이 남녀에 대한 위상을 동등하게 만드는 원인도 있다. 남존여비 사상은 박물관으로 들어간 지 오래다. 이제는 재산상속도 아들딸이 동등하다. 맏이가 더 많은 재산을 물려받는 시대는 지났다. 또한 호주도 아버지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이제는 어머니도 될 수 있다. 아버지의 성이 아닌 어머니의 성을 따를 수 있는 것이다.
아버지와 자녀 간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아버지보다는 어머니와 많은 대화를 하고 옛날처럼 아버지의 권위도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보호자 칸에서 힘의 균형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물론 누구를 쓰느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한편으로 아버지들의 위상이 떨어진 것은 아닌지 씁쓸하기도 하다. 자식들과의 소통이 필요한 시절이다. 필자도 궁금해졌다. 과연 필자의 아들딸들은 학교에서 이력서를 쓸 때 보호자로 누구를 쓰는지.
‘죽음을 어떻게 준비할까?’에 대한 고민에서 간과하기 쉬운 것 중 하나는 내가 기르고 있는 애완동물이나 유품의 정리다. 그게 뭐 그리 어려울까 싶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가족이나 친지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일 수도 있고, 무작정 버리기에는 아까울 물건일 수도 있다. 지금 당장은 필요한 물건들이니 미리 정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맡아줄 누군가가 있다 해도 미안한 기분이 든다.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보다 고령화 사회를 먼저 맞이한 일본은 유품정리에 대한 문제의식도 빨랐다. 일본의 경우 유품정리가 이슈가 된 것은 고독사하는 사망자의 수가 급속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장례를 처리하고 상속할 자녀가 없는 경우 본인의 유품을 처리하기가 곤란한 것도 문제가 됐다. 실제로 일본 정부에서는 2030년 초고령화로 인해 50세 남성
3명 중 1명은 미혼인 상태에서 사망하게 되며, 전체 노인 중 절반은 고독사하게 될 것이라는 자료를 발표했을 정도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유품정리사다. 일본 유품정리사인정협회(遺品整理士認定協会)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일본 내에서 유품정리사로 활동 중인 인원은 약 1만6000명에 달하며, 등록법인도 900여 개나 된다.
버리는 것만이 능사 아냐
우리나라의 경우는 유품정리사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한 편. 국내에서 활동 중인 유품정리 업체 중 상당수는 고독사하거나 살해당한 시신을 수습하는 ‘특수청소업체’다. 아직까지는 고인이나 고인의 유품을 직접 처리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
유족이 있거나 고인이 병원에서 사망한 경우에는 주로 폐기물업자나 재활용업자가 유품을 처리한다. 고인이 사용하던 집기를 헐값에 사들여 사용 가능한 제품은 중고물품 업체에 판매하고 나머지 유품들은 폐기하는 것이다. 이들은 유족에게 직접 의뢰를 받기도 하지만 상조업체나 장례식장 등을 통해 일을 맡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고인 유품에 대한 이러한 처리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의 대표적 유품정리회사인 키퍼스의 한국법인 키퍼스코리아의 김석중 대표는 이렇게 조언한다.
“국내에선 고인의 유품을 버리고 처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유족들도 유품을 어떻게 처리할지 몰라 당황하는 경우가 많고요. 그러나 유품정리의 기본은 판매를 통해 환급 가능한 유품을 골라내고, 사회적·문화적 자산에 대한 온당한 가치를 매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버리는 것은 그다음의 문제입니다. 또 상속 등 법률적 절차에 대한 고려도 필요합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세상을 뜨기 전에 직접 자신의 유품정리를 부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한다. 대부분 다급하게 유족에 의해 의뢰를 받는 게 대부분이라는 것. 고인이 미리 부탁할 때엔 사망 후 자녀나 지인을 통해 연락이 오기도 하지만, 요양병원이나 상조회사 등을 통해 영면 소식을 알게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사전정리가 필요
전문가들은 죽음을 앞두고 운신이 쉽지 않은 상태에서 허둥지둥 정리하는 것보다는 평소에 조금씩 자신의 물건을 정리해두길 조언한다.
예를 들어 사진이나 서신과 같은 개인적인 추억의 물건을 기록물로 보고 남길 것인지, 아니면 미리 파기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다. 본인 입장에선 자산이라 보기 어려운 것들도 물건에 따라 기증 등을 통해 활용방안을 찾을 수도 있다.
또 유품을 정리하는 사람이 힘들지 않도록 미리 조금씩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유품을 정리할 사람을 미리 정해놓거나, 사전에 유품정리 부탁을 할 만한 사람과의 인간관계를 돈독히 해놓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사후의 유품 정리는 본인이 결코 할 수 없는 몇 안 되는 일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 일을 맡을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기르던 반려동물의 처리는?
고인이 기르던 반려동물도 문제다. 반려동물의 양육이 더 이상 어려워질 때 지인들에게 분양하거나, 관련 기관에 분양을 부탁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상당 부분은 유기견이나 유기묘로 내몰리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누군가에 맡기는 것도 미덥지 않을 때가 있다. 비용과 함께 양육을 부탁한다 하더라도 사후에 그 약속이 잘 지켜지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관련 신탁 상품도 등장했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은 업계 최초로 KB펫신탁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고객이 은행에 자금을 맡기고 반려동물을 돌봐줄 새로운 부양자를 지정하면, 은행이 고객이 사망한 후 반료동물의 보호나 관리에 필요한 자금을 반려동물 부양자에게 일시·분할해서 지급하는 신탁상품의 일종이다. 처음 출시됐을 땐 반려견만 해당됐지만, 최근에는 반려묘까지 그 대상을 확대했다. 가입 문턱도 높지 않다. 일시금을 맡길 경우엔 200만원 이상, 월 적립식일 경우엔 1만원 이상이면 가입이 가능하다.
댄스 연습장에서 혼자 춤을 추려니 재미도 없고 해서 자리에 앉아 스마트폰을 꺼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파트너와 연습하고 있던 지도자가 필자에게 “파트너가 나타나면 어쩌려고 그러느냐”며 열심히 하라고 했다. 미리 몸이 되어 있어야 춤도 멋지고 그래야 여자가 파트너하자고 제의해온다는 얘기였다.
댄스 시작한 지 30년인데 그럴 일은 없다. 그동안 그런 일은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없다고 단언하는 것이다. 경험상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춤을 제법 추는 여자들은 눈이 높다. 이런 남자 저런 남자 다 겪어봤으므로 어지간해서는 눈에 안 찬다. 필자가 눈에 들어올 리 없다.
일단 댄스 선수로는 키가 작은 편이다. 아무리 작은 여자도 키 큰 남자를 선호한다. 마음이 끌려야 파트너십도 잘되는 것이다. 물론 키가 작더라도 몸의 비율이 좋은 남자들이 있다. 필자는 성장기 때 유도를 했던 몸이라 날렵하지 않다. 체형이 두툼한 편이어서 몸 비율이 좋지 않은 것이다.
또 필자는 나이가 많다. 남자들도 그렇지만, 여자들도 나이 많은 사람보다는 젊은 사람을 좋아한다. 연하라도 상관없다. 젊은 남자가 귀하지만, 그래도 나이 든 남자는 눈에 안 들어온다.
이외 여자들이 남자를 보는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남자의 경제적 수준이다. 막대한 부모님 재산을 상속받아 부자라고 소문이 나 있거나 그럴듯한 외제 차 정도는 타고 다녀야 선망의 눈길을 보낸다. 전철이나 타고 다니는 사람은 쳐다보지도 않는다.
필자는 스탠더드 5종목을 다 소화하고 경기 경험도 많으므로 당장 프로 전향이 가능하다. 물론 성적은 기대할 바가 못 된다. 그러나 일단 프로로 출전하고 나면 둘 다 호칭이 ‘O프로’로 바뀐다. 그러나 필자는 프로 부문 출전을 고사한다. 일단 프로로 뛰려면 피나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다른 일이 많아 그럴 여건이 못 된다. 대회 때마다 심사위원들을 보면 모두 구면인데 필자가 프로 부문에 출전하면 서로 민망할 것이다. 프로가 되면 그동안 즐겨 뛰던 일반부, 장년부, 아마추어 부문에 다시 내려 갈 수도 없다는 점도 걸린다.
파트너를 만들려면 여자가 초보 때부터 눈독을 들여 가르쳐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러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잘 추게 되었을 때도 그대로 파트너로 남아줄지 확실치 않다. 여자가 잘 추게 되면 갑과 을이 바뀐다. 그때쯤이면 선택은 여자에게 달려 있다.
바람직한 파트너십은 주변 사람들의 추천이 바람직하다. 파티나 학원에서 춤추는 것을 보고 첫눈에 반해 파트너하자고 제의하는 모습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설사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서로의 인성이 맞아야 한다. 연습할 수 있는 시간, 춤에 대한 열정, 배우자 관계 등도 중요하다. 부부는 법적으로 묶여 있고 슬하에 자녀도 있으니 구속력이 있지만, 댄스 판의 파트너는 그런 구속력이 없으니 그야말로 언제 깨질지 모른다.
춤추는 남자이니 주변에 여자가 늘 있어 바람피울지 모른다고 지레 짐작하는 여자들도 많다. 렌트해서 외상으로 외제 차나 끌고 다닌다면 그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공인으로 지난 30년을 잘 버틴 사람이 그럴 수는 없다. 파트너를 거느릴 마음의 여유나 준비도 안 되어 있다.
오늘도 적당히 땀 흘리고 운동 효과에 만족하면 된다. 앞으로 몇 년이나 더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내 청춘아 어디로 갔니, 소리 없이 흘러가는 세월이건만, 그것이 인생이더라.’ 오승근(吳承根·66)의 새 앨범 수록곡 ‘청춘아 어디갔니’의 가사다. 노래 속 그는 청춘을 찾고 있지만, 현실 속 그는 “내 청춘은 바로 지금”이라 말한다. 노래하는 지금이 청춘이고, 노래를 불러야 건강해지고, 세상을 떠난 뒤에도 노래와 함께 남고 싶다는 천생 가수 오승근. 사진을 찍을 때 “주름은 지우지 마라”며 뭐든 자연스러운 게 좋다는 그의 미소에는 특유의 편안함이 배어 있었다. 아내(故 김자옥)가 떠난 뒤, 이제는 살림도 제법 하면서 싱글라이프를 톡톡히 즐기고 있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금껏 나온 앨범 표지 중에 표정과 의상이 가장 밝아요. 밝기도 하고 젊기도 하죠. 한동안 ‘내 나이가 어때서’를 많이 불렀잖아요. 이후에 다른 곡들도 발표했는데 사람들에게 어필이 안 됐어요. 그 노래의 인상이 너무 강하다 보니까. 이번에는 ‘내 나이가 어때서’를 뛰어넘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표지 촬영한 것 중에 중후한 멋의 사진들도 있었는데 사진작가나 기획사에서는 젊게 나가는 게 좋겠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얼굴에 포토샵도 하고(웃음). 나야 그런 거 안 하는 게 자연스럽고 좋긴 하죠.
타이틀곡으로 ‘맞다 맞다 니 말이 맞다’를 고른 이유가 있나요? 전체적인 흐름이 좋았어요. 리드미컬하고, 따라 부르기 쉽고. 나이 들고부터 곡 고르는 기준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남이 어떻든 간에 나를 나타내려고 가수를 위한, 내가 좋아하는 노래만 했거든요. 요즘은 반대로 “이 노래는 내 노래가 아니라 여러분을 위한 노래”라고 하고 불러요. 내가 좋아하는 노래보다는 대중과 함께할 수 있는 노래를 부르려고요. 예전에 ‘투에이스’, ‘금과은’ 시절에 불렀던 노래는 듣기는 좋아도 따라 부르긴 어려웠어요. 그래도 여전히 찾는 팬들이 있어 자주 불러드리곤 하죠.
‘떠나는 님아’, ‘빗속을 둘이서’ 등 청춘 시절 노래를 부르면 어떤 감정이 드나요? 이전과 많이 다를 것 같은데요. 노래는 말이죠, 젊었을 때와 나이 들어서의 감정이 똑같아요. 오히려 노래를 부르면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나죠. 다만, 나이가 들어서 까랑까랑하던 높은음이 안 나오는데, 그럼 키를 낮추면 되니까. 동년배는 지금 목소리를 더 좋아하기도 해요. 청춘이라는 것도 꼭 20대만을 뜻하는 건 아니에요. 40대가 된 사람이 30대를 그리워하는 것도 청춘이고, 60대가 50대 떠올리는 것도 다 청춘 아니겠어요? 노래는 그런 감정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거죠.
타이틀곡 ‘맞다 맞다 니 말이 맞다’에서 ‘사랑해서 미안합니다’라는 가사는 어쩐지 애잔하더라고요. 아내를 향한 감정이 담긴 것이 아닐까 궁금했어요. 그런 건 아닌데,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나도 조심스럽게 부르긴 해요. 그만큼 사람들이 공감하는 가사이기 때문이죠. 사랑하는데 왜 미안해? 물어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미안할 수도 있거든요. 연인이나 부부, 자식 관계도 그렇고 모든 게 사랑한다는 이유로 서운하기도 하고, 상처도 주고 하니까요.
아내를 위한 추모곡 계획은 없나요? 안 하려고 해요. 추모는 그 사람을 계속 기억한다는 건데, 그러면 괴로움도 계속되는 거예요. 그 마음 아픈 게 얼마간은 있을 수 있지만 10년 20년 그렇게까지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죠. 노래로 만들어놓으면 계속 남잖아요. 그건 남들에게 자꾸 ‘가지고 있어라’ 강요하는 거밖에 안 돼요. 그 사람도 좋은 곳에 갔을 거고, 우리 애들하고 나하고 기도하고 그러니까. 다들 그런 그리움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주면 좋겠어요.
아내의 부재가 마음이 쓰여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라는 말을 나중에 물어보고 싶었어요. “어떻게 지내세요?” 똑같아요. 조금 달라진 거는 일하고 집에 갔을 때 같이 있었는데 이젠 혼자 있다는 것. 그 차이일 뿐이죠. 한동안은 같이 있다고 생각했었어요. 잠시 여행 갔다고 말이죠. 전에 같이 있을 때도 몇 개월씩 여행을 다녀오곤 했으니까. 어디 갔구나, 곧 오겠지, 근데 어떻게 하지? 혼자 밥해야 하네? 그렇게 조금씩 실감했어요. 애절하게 ‘나 외로워’ 이건 아니고. 물론 그럴 때도 있지만 매일 그러지 않죠. 그러면 남은 사람이 힘들어져요.
살림 솜씨가 늘었겠어요. 요리도 잘하세요? 잘하죠. 나 설거지도 잘하고 반찬도 잘하고 청소도 잘해요. 처음에는 (장가간) 아들하고 같이 살려고 했어요. 근데 아이들도 나도 편하게 살려면 분가하는 게 좋겠더라고요. 아내랑 함께 살던 집에서는 내가 못 지낼 것 같은 거예요. 거실이며 부엌이며 그 동네 어귀에도 아내와의 추억이 남아 있는데…. 거기 사는 건 내가 너무 괴롭다. 아빠가 나갈게. 그러고는 아내랑(봉안당) 가까운 판교에서 혼자 살게 됐어요.
그야말로 싱글라이프네요. 일상에서의 즐거움은 뭔가요? 내가 참 감사한 게 주변 친구들을 보면 다 실업자들이에요. 직장인들은 정년퇴직하고, 사업가들은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근데 나는 정년 없지, 새 노래도 만들 수 있지. 자기 관리만 잘하면 100세까지도 할 수 있는 거니까. 또 애들 엄마 하늘에 가면서 일찌감치 상속 정리를 했어요. 그러니 내가 벌어서 나만 쓰면 되고, 쓰고 남으면 좋은 데 봉사하고, 눈치 보지 않고 쓰고 싶은 데 쓰고 먹고 싶은 거 먹고 그러지. 그 자체가 즐거움이죠.
자기 관리 비법이 따로 있나요? 노래를 하면 젊어져요. 엊그제도 몸이 안 좋았거든요. 그러다 무대에서 섰는데 원래 부르기로 한 세 곡을 다하고 앙코르를 해서 총 다섯 곡을 불렀어요. 노래하면서 에너지를 채운 것 같아요. 노래가 약인 거죠. 지방 갈 때 아침엔 컨디션이 안 좋다가도 다녀오면 좋아져요. 매니저한테 나 오래 살길 바라면 일 많이 잡아줘야 한다고 해요(웃음). 약이 되는 피곤함이랄까?
일 외에 취미생활은요? 여행은 안 다니세요? 운동 삼아 골프도 치고, 여행도 가끔 가요. 사람을 골라서 만나지는 않지만, 여행 파트너는 마음이 맞아야 하거든요. 함께 다니던 가장 친한 친구가 작년에 세상을 떠났어요. 50년 지기인 데다가 마음도 참 잘 맞았는데… 그러는 바람에 이제 누구랑 여행을 가야 하나 싶어요.
요즘은 혼자 여행 다니는 사람도 많잖아요. 혼자가 좋다고들 하는데, 그건 정말 혼자가 되어보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나도 자다가 어떻게 될까 싶어 무섭고 외로워요. 여행은 좋은 사람과 함께 가는 게 최고죠. 어떻게 보면 지금이 얽매일 것 없어 여행 가기 좋은 때이기도 해요. 얽매이는 건 가정인데, 아이들도 다 커서 자유로워요. 근데 오히려 편하니까 나태해지더라고요. 이게 아니다 싶으면 스스로 채찍질도 하죠. 온전한 자유 안에서의 불안이 있잖아요. 고삐가 없는 것처럼.
자유로운 지금, ‘내 나이가 어때서’ 노래처럼 도전하고 싶은 일은 없나요? 나는 내 나이를 몰라요. 생각 안 해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하고, 가고 싶은 데 있으면 가고. 친구들에게 그래요. 너희들 돈 쓸 날도 얼마 안 남았어! 좋은 것도 한때이지 쓸 수 있을 때 쓰고, 재미있게 즐겨야죠. 지금처럼 자유롭게 지냈으면 하는 게 바람이에요. 오히려 도전, 목표 이런 걸 정해놓으면 거기에 구애받으니…. 자연스러운 게 좋아요.
‘자연스러운 것’을 선호하는 편이네요. 원래 성격이 그랬나요? 아뇨. 예전에는 그렇게 했어도 구애를 받게 되죠. 옆에 사람(아내)이 있으니까. 신혼 때는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지내왔는데, 살다 보니까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맞추는 게 좋더라고요. 아내가 좋아하는 쪽으로 계속 바뀌었죠. 근데 이제 상황이 달라졌잖아요. 요즘 나를 말하자면 자유분방 그 자체?
여전히 아내 얘기를 자꾸 하게 되는데, 솔직히 불편하지는 않나요? 할 수밖에 없죠 뭐. 크게 불편하지는 않아요. 근데 너무 길게 이야기하지는 말자 그래요. 그럼 또 생각나니까… 내가 힘들어져요. 그냥 이렇게 이야기하다가 물 흐르듯 지나가면서 하는 정도가 괜찮아요.
아내 김자옥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우리는 만나고 6개월 만에 결혼해서 서로를 다 알지는 못했어요. 살면서 느끼고, 알아갔죠. 다음 생에서도 그 사람과 함께할 수만 있다면, 다시 결혼하고 싶은 그런 여자예요. 근데 나뿐만 아니라 참 많은 사람이 사랑했잖아요. 아내가 떠날 때도 사람들이 정말 많이 왔어요. 이 사람 참 잘 살았구나 생각했죠. 내가 죽을 때도 그럴까 싶어요.
대중에게 오승근은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나요?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내 노래가 흘러나왔을 때, 아 이 사람! 그렇게 노래와 가수가 함께 떠오르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내가 세상에 없더라도 노래와 함께 회자되고 남아 있다면 그게 얼마나 대단한 일이에요. 노래 자체가 나의 정체성이고, 나의 정체성이 노래로 표현될 수 있는, 그런 게 대중에게 공유될 수 있다면 좋겠어요.
자수성가한 한정현(67세, 남)씨의 돈에 대한 제1원칙은 ‘절약’이다. 평생 근검절약이 몸에 밴 한정현씨의 돈에 대한 태도는 자녀들이 모두 독립한 뒤에도 여전하다. 하지만 아내 김혜숙씨의 생각은 다르다. 이제 아이들도 독립하고 큰돈 들어갈 일도 별로 없으니 먹고 싶은 것도 먹고 여행도 좀 다니면서 ‘적당하게 쓰면서’ 살고 싶다. 이런 생각의 차이 때문에 부부간에 말다툼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던 중 남편 한정현씨의 생각이 변하는 계기가 있었다. 친구 중에 자수성가한 한 사업가가 있는데 평생 힘들게 돈만 벌다가 얼마 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문제는 그 친구가 죽은 뒤에 일어났다. 재산을 두고 자녀들 간에 분쟁이 일어난 것이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한씨는 한 푼이라도 더 모으려고 노력하던 친구의 삶이 참 허망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이제 아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로 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적당하게 돈을 잘 쓸 수 있는지 전문가에게 재무상담을 받아봤다.
삶의 가치관 알기
“당신에게 돈이 왜 중요합니까?”
재무상담사에게 이 질문을 받았을 때 한정현씨는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돈은 ‘당연히’ 중요한 것이지 ‘왜’라고 묻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됐기 때문이다. 한씨에게 돈은 왜가 아니라 무조건 중요했다. 돈이 삶을 살아가는 ‘목적’이었던 것이다.
아래 내용은 재무상담을 위해 한정현씨가 상담사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상담사 다른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만약 충분한 돈이 있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십니까?’
한정현 아직 돈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르겠습니다.
상담사 네, 그러시군요. ‘만약’이라는 가정을 하고 드린 질문입니다. 다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충분한 돈이 있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십니까?’ 천천히 생각해보신 후 답을 하셔도 됩니다.
한정현 (3분 정도 침묵 후) 충분한 돈이 있다면 나 자신을 위해서 좀 쓰고 싶습니다.
상담사 그 전에 자신을 위해 돈을 쓰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나요?
한정현 책임감 때문이죠. 가족에 대한 책임감. 그게 마무리되어야….
상담사 책임감… 한정현씨에게 중요한 것은 책임감이군요. 그렇다면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다했다면 어떤 느낌이 들 것 같습니까?
한정현 짜릿하겠죠. 성취감도 들고 비로소 마음이 편안하고 자유로울 것 같네요.
상담을 통해 드러난 한정현·김혜숙씨 삶의 가치는 각각 다음과 같다.
제안
노후실손의료보험
노후실손의료보험은 50세 이상부터 75세까지의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민간보험회사에서 판매하는 보험이다. 보험사에서 정한 건강기준에 적합하면 가입할 수 있으며, 입원과 통원을 합산해 연간 1억원 한도로 실제 발생한 의료비를 보장한다. 일반실손의료보험에 비해 자기부담금비율이 10~20% 높은 대신 보험료가 저렴하다. 자기부담금비율이 높아 치료비가 적게 발생하는 입원이나 통원 시의 혜택보다는, 고액의 치료비가 발생하는 경우에 대비해 가입을 고려해볼 만한 상품이다.
주택연금
주택연금은 9억원 이하의 주택 소유자나 배우자가 60세 이상일 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주택연금을 수령하다가 사망하면 사망 당시에 주택 매도가격이 연금 총액과 이자 등 비용을 상계하고도 남으면 자녀들이 잔액을 가져갈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연금 총액과 비용이 주택 매도가격보다 더 높으면 자녀들이 주택 상속을 포기하면 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의학적으로 더 이상 가망 없다는 전문의의 판단이 있을 때, 추가적인 연명치료를 중단하라는 의견을 미리 작성해둘 수 있다. 우리나라도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 통과됨에 따라 2018년 2월부터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법적 효력을 갖게 되었다.
유언장
상속은 피상속인의 사전 유언이 있을 때 그 내용을 우선으로 한다. 유언이 없을 때는 상속인들이 협의분할을 해야 하는데 서로 협의가 되지 않으면 법정상속을 한다. 이런 갈등을 방지하려면 미리 유언장을 작성해두는 것이 좋다. 다만 유언장은 법이 정해놓은 요식을 준수해야 효력이 발생하므로 법률 전문가와 상담한 후 작성한다.
일시납 연금보험
일시납 연금보험에 가입하고 종신 지급형으로 수령하면 피보험자가 사망하는 시점까지 연금이 지급된다. 피보험자가 55세가 넘고 종신 지급형으로 수령하며 피보험자가 사망 시 연금액이 소멸하는 연금보험은 세법상 이자소득세가 비과세된다. 그러나 확정된 기간 동안 연금을 받거나 피보험자가 연금을 수령하다가 사망 시 남은 금액이 상속인에게 지급되는 일시납 연금보험은 2017년 4월 이후부터 가입 금액이 1억이 넘으면 수령 시 이자소득세가 과세된다.
여가활동
시니어 인구가 증가하면서 활동 공간과 영역도 점차 늘고 있다. 시니어들의 여가활동 특징은 배움과 여가를 동시에 고려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는 약간의 수입활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각 지역 지방자치단체에 가면 시니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교육이나 여가 프로그램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다. 서울시 산하의 50+재단(50plus.or.kr)이 대표적인 사례다.
고령자 교통안전교육
만 65세 이상의 운전자가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하면 자동차보험료의 5%를 할인해준다.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은 도로교통공단 13개 시도 지부에서 실시하며 비용은 무료다. 교육시간은 3시간 정도 이며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만 65세 이상 운전자가 교육이수 후 수료증을 보험사에 제출하면 자동차보험 5% 할인특약에 가입할 수 있다.
◇ exhibition
보그 라이크 어 페인팅: 사진과 명화 이야기
일정 10월 7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창간 125주년을 맞은 잡지 의 아카이브에서 엄선한 이미지들로 패션 사진과 명화의 관계를 재조명한다. 세계 3대 패션 사진작가로 불리는 파울로 로베르시, 피터 린드버그, 어빙 펜 등의 작품들을 통해 고흐, 달리, 클림트 등의 명화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 사진의 대상이나 구성, 기술은 피카소의 입체파 회화에서 앤디 워홀의 팝 아트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장르를 아우른다. 특별 섹션으로 마련한 ‘보그 코리아’에서는 전통 수묵화의 절제미와 여백이 드러나는 패션 이미지들을 소개한다.
김영태의 편지들: 문인교신전
일정 7월 12일까지 장소 영인문학관
초개 김영태 시인의 서거 10주기를 맞아, 그가 생전 문인들과 주고받은 편지들을 모았다. 아울러 시인으로부터 편지를 받은 이들의 자료까지 대여받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전시했다. 문인들의 편지인 데다가, 두 사람 간 주고받은 편지가 모두 남아 있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그 의미와 특별함을 더한다. 특히 마종기 시인과 주고받은 편지는 160통에 달한다. 안수길, 어효선, 김구용, 박재삼 등 작고한 문인들의 편지뿐만 아니라 초개 선생이 직접 그린 이병주, 최인훈, 최인호 등의 캐리커처까지 만날 수 있다.
◇ book
인생의 재발견(바버라 브래들리 해거티 저·스몰빅인사이트)
탐사 전문기자로 30년간 지낸 저자가 중년을 둘러싼 8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직접 파헤친다. 심리학, 생물학, 사회학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인터뷰와 상실을 경험한 이들의 사례를 통해 중년 이후 삶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전문가와 함께 준비하는 스마트 라이프 디자인(삼성생명 은퇴연구소·미래의창)
연금, 재테크, 상속 문제에서부터 건강, 여가, 관계, 자기계발에 이르기까지 노후 대비에 관련한 전반적인 정보를 담았다. 중장년은 물론 2030세대에게도 도움이 되는 전문가의 현실적인 조언이 실려 있다.
◇ movie
플립(Flipped)
를 연출한 롭 라이너 감독이 2010년 미국에서 발표했던 영화로, 네티즌의 성원에 힘입어 국내 개봉을 확정지었다. 공식 개봉 전부터 네이버에서 영화 평점 10점 만점의 9.45점을 기록하는 등 호평을 얻었다. 포스터 속 ‘누구나 일생에 한 번 무지개처럼 찬란한 사람을 만난단다’라는 문구는 영화 속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하는 대사로 애틋한 감성이 묻어난다.
개봉 7월 13일 장르 로맨스 감독 롭 라이너 출연 매들린 캐롤, 캘런 맥오리피, 존 마호니 등
프란츠(Frantz)
상실을 경험한 독일 여자와 비밀을 간직한 프랑스 남자 사이의 거짓과 진실, 용서와 사랑이라는 미묘한 감정을 그렸다. 프랑스와 독일이 겪은 전쟁의 아픔을 실질적으로 담아내는 등 리얼리즘에 초점을 둔 작품이다. 주인공의 내적 갈등을 섬세하고 깊이 있게 표현한 여주인공 폴라 비어는 이 영화로 2016 베니스영화제 신인여우상을 받았다. 흑백과 파스텔 톤으로 담아낸 영상은 클래식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개봉 7월 20일 장르 드라마 감독 프랑수아 오종 출연 피에르 니네이, 폴라 비어 등
◇ stage
김씨네 편의점
캐나다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미스터 김’의 인생 후반전과 가족의 모습을 그렸다. 자신의 인생 이야기가 자식을 통해 이어지길 바라는 부모 세대, 그리고 그런 부모와는 다른 정체성으로 살고자 하는 자녀 세대의 갈등을 유쾌하게 풀어나간다.
장소 백성희장민호극장 일정 7월 13~23일 연출 오세혁 출연 장용철, 최현미, 이화정 등
나폴레옹
나폴레옹과 그의 연인 조제핀, 노련한 정치가 탈레랑, 세 사람을 주축으로 한 나폴레옹의 웅장한 여정이 펼쳐진다. 객석과 무대에 40문의 대포가 설치될 ‘워털루 전투’, 다비드의 명화 ‘나폴레옹의 대관식’ 등 역사적 사건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장소 샤롯데씨어터 일정 7월 15일~10월 22일 연출 리처드 오조니언 출연 임태경, 한지상 등
캣츠
화려한 무대와 음악으로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뮤지컬 의 오리지널 팀이 내한한다. 이번 공연은 더욱 역동적인 군무와 더불어 의상의 색깔이나 패턴, 헤어스타일 등이 업그레이드돼 이전 공연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장소 국립극장 해오름 일정 7월 11일~9월 10일 출연 맷 안토누치, 애덤 배일리, 로라 에밋 등
1945
동아연극상에 빛나는 작가 배삼식이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1945년 해방 직후, 위안소를 탈출한 명숙과 미즈코의 역경을 통해 요동치는 시대 속 민족의식과 생존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이들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장소 명동예술극장 일정 7월 5~30일 연출 류주연 출연 박윤희, 김정은, 성여진 등
남편과 사별한 지 8년째인 최영옥(72세, 여)씨는 최근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대기업을 다니다가 3년 전에 명예퇴직을 하고 동료들과 함께 사업을 시작한 큰아들(48세) 때문이다. 부족한 경험과 자본 탓에 시작부터 불안해보였던 큰아들의 사업은 결국 1억원의 부채를 남기고 정리가 되었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최영옥씨의 큰아들은 어머니에게 부채탕감에 대한 도움을 요청해왔다. 큰아들의 요청을 받은 후부터 최영옥씨는 거의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돈도 돈이지만 큰아들의 도움 요청이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유독 부모에 대한 의존성이 높은 큰아들 걱정과 함께 아들을 약하게 키웠다는 자책감이 최영옥씨를 더욱 힘들게 했다. 게다가 다른 자녀들의 눈치까지 은근히 신경 쓰이기 시작한 최영옥씨는 노후생활의 가장 큰 위험 요소가 자녀라는 말을 절감하며 재무상담을 의뢰해왔다.
최영옥씨 현재 상황
최영옥씨의 자녀들은 모두 독립해서 각자 가정을 꾸리고 있다. 큰아들은 큰며느리(43세, 회사원), 손자와 경기도 일산에 살고 있고, 작은아들(46세, 회사원)은 작은며느리(45세, 사회복지사), 두 손녀와 서울에 살고 있다. 막내인 딸(43세, 교사)은 사위(45세, 은행원), 손자 손녀와 서울에서 살고 있다.
최영옥씨의 현재 재산 현황은 [표1]과 같으며 월평균 수입은 국민연금의 유족연금 40만원과 임대료 200만원, 그리고 자녀들로부터 60만원을 받아서 합계 300만원이다. 그리고 월평균 지출금액은 생활비와 보험료 및 각종 공과금과 세금으로 250만원을 지출하고 월평균 50만원씩을 저축해두었다가 경조사 등 비정기적 지출에 사용하고 있다.
최영옥씨는 갈수록 돈 문제 같은 민감한 일들을 혼자 현명하게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최근에 큰아들 문제를 겪으면서 남은 생을 위한 준비를 스스로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다음의 고민거리가 해결되기를 원하고 있다.
① 큰아들의 부채 1억원 상환이 자녀에 대한 마지막 경제적 지원이기를 바란다.
② 노화된 건물관리의 부담으로부터 벗어나기를 원한다.
③ 교통이 편리한 곳으로 집을 옮겨 나들이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싶다.
④ 노후생활비의 위험 요소인 의료비 지출에 대한 대비를 하고 싶다.
⑤ 안정적인 연금소득을 확보하고 싶다.
⑥ 본인 사후에 자녀들이 재산 문제로 다투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최영옥씨 재무진단 제안
건물매각 최영옥씨는 건물관리와 관련된 부담으로 벗어나서 안정적인 연금소득을 확보할 요량을 건물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양도소득세를 차감하고 난 후 5억5000만원의 금액 중에서 각 자녀들에게 1억씩 해서 3억원을 증여하기로 했다. 성인자녀의 경우 1억원 이하면 증여세율이 10%이며 증여일로부터 3개월 내에 신고납부를 하면 세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제받을 수 있다. 증여세는 증여를 받는 자녀들이 각자 납부하기로 했다. 그리고 최영옥씨는 친구들이 많이 살고 있고 교통이 편리한 강남으로 이사를 결정했다. 기존의 아파트를 매각하고 건물매각대금 중 잔여금액 2억원을 보태어 시가 6억원의 아파트를 구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남은 5000만원은 이사와 관련된 비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주택연금가입 최영옥씨는 부족한 연금소득을 확보하기 위하여 주택연금에 가입하기로 했다. 최영옥씨가 서울 강남지역으로 집을 옮겨 주택연금을 개시하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생활의 편의성 고려와 함께 다른 경제적 이유도 있다. 최영옥씨가 주택연금을 수령하다가 사망하게 되면 사망 당시에 주택의 매도가격이 연금총액과 이자 등 비용을 상계하고도 남았을 때 자녀들이 그 잔액을 가져갈 수 있다. 반대의 경우가 되어 연금총액과 비용이 주택의 매도가격보다 더 높으면 자녀들이 주택상속을 포기하면 된다. 최영옥씨는 본인이 이사하게 될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72세인 최영옥씨가 6억원의 아파트를 주택연금으로 활용하면 매월 200만원가량의 소득을 종신토록 수령할 수 있다. 매월 200만원의 금액은 기존의 건물임대소득과 수치는 같지만 질은 다르다. 최영옥씨는 더 이상 건물의 공실 문제나 건물보수 문제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리고 사업소득이 없어졌기 때문에 월 30만원 가까이 되던 국민건강보험료와 소득세 등을 더 이상 납부하지 않게 돼 실직소득은 더 늘었다. 그리고 직장에 다니는 자녀의 국민건강보험의 피부양자로 등록을 해도 된다.
의료비 지출 위험에 대한 대비
노후생활비의 대부분이 의료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나이가 들수록 의료비 지출이 늘어난다. 의료비는 노후생활의 안정을 위협하는 중대한 위험 요인 중 하나다. 위험관리 전문가들은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4가지의 위험관리 방법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데 이를 의료비지출위험관리에도 적용할 수 있다.
최영옥씨의 위험이전 방법
최근에는 피보험자 연령기준으로 75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보험들이 민영보험사에서 출시되고 있다. 현재 별다른 병력이 없는 최영옥씨는 100세까지 암, 뇌출혈, 심근경색 및 골절 시 진단금이 보장되고 입원 시에는 약간의 입원비가 지급되는 보험을 가입함으로써 평소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보완했다. 최영옥씨가 매월 부담하는 보험료는 월 10만원(10년 단위 갱신)이다.
최영옥씨의 위험보유 방법
최영옥씨의 의료비 지출에 대비한 자가보험(위험보유)은 납입이 완료된 종신보험의 적립금이다. 평생토록 보장하는 종신보험의 특성상 종신보험의 적립금은 다른 보장성 보험에 비해 높은 편이다. 2000년대 중반에 최영옥씨가 가입한 종신보험은 유니버설 기능이 있어 보험을 해약하지 않고도 적립금을 인출할 수가 있다. 다만 적립금을 인출하면 인출한 금액만큼 사망보험금은 줄어든다. 대신 이자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최영옥씨의 위험축소 방법
최영옥씨는 평소 운동과 식단관리를 꾸준히 하면서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최영옥씨의 위험회피 방법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지출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연명의료에 대한 새로운 접근들이 논의되고 있다. 연명의료란 환자의 주된 병적 상태를 바꿀 수는 없지만 생명을 연장하는 치료 혹은 치료에 의해서 상태가 좋아지지 않는 환자의 상황이나, 치료에도 불구하고 영구적 무의식 상태나 집중적인 의학적 치료에 의존해야만 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비록 의학적으로 가망이 없다는 전문가의 판단이 있어도 자식이 먼저 나서서 부모의 연명의료를 중단하자고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평소 의식이 있을 때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통해 밝혀둘 수 있다.
우리나라도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 통과됨에 따라 2018년 2월부터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법적 효력을 갖게 되었다. 최영옥씨는 의료비 지출 위험을 회피하는 방법으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기로 했다.
모처럼 스케줄이 비어 근처에 사는 동생과 형수와 같이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송파에 3가구 형제들이 살고 있어 그렇게 종종 모이곤 했다. 형제들은 너무 자주 봐도 문제이고 너무 안 봐도 문제인 것 같다. 서로를 너무 속속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과거 얘기 등이 직격탄으로 날아올 때가 있다. 사회에서 어울리는 사람들끼리는 서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기 때문에 만나도 좋은 얘기만 나누는데 형제들 간의 대화는 그렇지 않다.
15년 전, 필자가 주관이 되어 돌아가신 아버님의 유산인 상가 건물을 상속 처리하면서 형제간의 합의를 받아냈다. 상가를 매각한 뒤에는 공평하게 배분했다. 일생일대의 대타협이었고 그 후 그로 인한 분란은 더 이상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대화 중에 배분받은 돈의 용처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다른 형제들은 그 돈을 받아 땅도 사고 집도 하나 더 샀단다. 세월이 많이 지났으니 그 재산들이 꽤 불어났다. 그런데 필자는 그 돈으로 영국으로 댄스 유학을 가고, 유럽 여행을 하는 등 흥청망청 다 써서 남은 것이 없다. 그런데 이번 저녁식사 자리에서 필자가 비난받을 만하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필자는 나름대로 알아서 쓰는 것이지, 반드시 용처가 같아야 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고 반박했다. 필자도 형제들처럼 투자를 해서 돈을 불려놓았으면 좋았겠지만, 때를 놓치면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즐겁게 잘 썼으면 된 것이라고 했다. 로또에 당첨되어 목돈이 생겨도 필자 생각은 같다. 남들은 그 돈으로 땅도 사고 집도 사둬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필자는 투자보다는 소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싶다.
형제들이 염려하는 것은 필자가 혼자 살면서 돈도 없으니까 잘못 될까봐 하는 걱정이다. 큰 병이라도 생기거나 집 문제 등 사고가 생기면 못 본 척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현재의 생활에 만족한다고 하자, 고집불통이라며 낙인을 찍어버렸다.
돈 생기면 여행 다니고, 먹고 싶은 것 사 먹고, 사고 싶은 것 살 수 있으면 되는 것이지 그 돈을 아껴가면서 불리고 싶지는 않다. 좋은 직장 잘 다니다가 포기하고 세계 여행을 떠난 사람들,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 직장을 그만둔 사람들의 이야기 등 남들과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은 그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필자의 형제들은 남들이 그런 삶을 사는 건 봐줄 만한지만 필자가 그렇게 사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였다.
형제들은 필자에게 기대가 컸다고 했다. 직장생활을 할 때 잘나가서 큰 성공을 하리라 생각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필자 형제들은 필자가 실패한 인생을 사는 것으로 보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그들의 생각이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밥 안 굶고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사는 인생이면 되는 것이다. 돈도 그렇다. 잘 쓰고 가자는 것이 필자 생각이다.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효도를 바라보는 관점에 있어서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간 인식 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효도를 하여야 하고, 받아야 하는 입장에 선 시니어들은 고민이 깊어간다. 즐거워야 할 가정의 달에 설ㆍ추석 명절 스트레스처럼 ‘가정의 달 스트레스’를 어깨에 짊어진 안타까운 현실이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오면 반갑고, 가면 시원하다고 한다. 효도를 받는 입장에서는 이처럼 전통적인 혈연ㆍ정서적 의미의 효도를 바라고 있다. 필자는 쌍둥이 손주와 외손자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입이 귀에 붙는다. 옛날 할아버지ㆍ할머니께서 손자들에게 내리 사랑하셨던 것처럼 손주가 있는 자체가 축복이다. 뺨을 비비고 껴안아주면서 따뜻한 체온을 느끼는 것이 행복이다.
효도를 하는 입장인 자녀 세대는 용돈, 비상시 목돈 등 부양료 지급 등을 우선순위로 꼽아 경제ㆍ물질적 지원 의미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지금의 세태다. 지금은 맞벌이하지 않으면 살기 어려운 형편이다. 숨 가쁜 직장생활과 고달픈 육아 등으로 부모가 원하는 효도의 실천이 쉽지 않다. 시니어 세대처럼 전업주부는 꿈꾸기 어려운 옛 이야기가 되었다. 오히려 시니어는 손주들을 돌보는 일을 즐거운 마음으로 도맡아야 주어야 한다. 이것이 정서적 교감을 하는 좋은 계기가 된다.
자녀 세대가 효도를 바라보는 관점이 변화하는 것을 단순히 물질만능주의로 해석해서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빛의 속도로 변하는 세상에 효도의 개념도 변하고 있음을 속히 인식하여야 한다. 자녀들이 부모가 필요할 때 미리 알아서 티 나지 않게 보살펴주는 지혜를 익혀야 한다. 내가 필요하다고 부르거나 찾아가는 일을 삼가야 한다. 그들은 시니어보다 더 어렵게 살고 있다고 이해하여야 한다.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 자식이 그 후에는 부모 봉양을 나 몰라라 해서 결국 효도계약서까지 쓰는 게 세간의 화제였다. 효도의 정도에 따라 자식을 차별하여 상속분쟁ㆍ폭탄이 터져 풍비박산한 경우도 종종 보아왔다. 부모와 자식 세대 간 갈등이 계속 늘어나자 국회에서는 불효자방지법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아무리 법으로 효도와 부양 의무를 규정하더라도 효도의 총량을 수치적으로 정의할 수는 없다. 부모와 자식이 평상시 대화를 통해 인식의 차를 좁혀 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