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마음으로 건강 계획을 세우는 시니어들이 많은 가운데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생명표’가 이목을 끌고 있다. 생명표란 특정 연령의 사람이 앞으로 살 것으로 기대되는 연수인 ‘기대여명’을 추정한 통계표다.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0세 남성의 기대여명은 23.5년, 여성은 28.4년으로 남성은 83.5세, 여성은 88.4세까지 살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10년 전보다 2.4년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통계 자료는 시니어들에게 긍정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닌 건강한 노후를 목표로 신년 건강 계획을 의욕적으로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시니어들은 신체의 기둥인 척추 건강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는 척추의 퇴행 속도가 빨라지는 중년 이후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목디스크 환자의 약 86%(92만 1737명)가 40대 이상 중장년층이었다.
문제는 목디스크 증상이 모호하고 다양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 중 자신의 질환을 목디스크가 아닌 단순한 담 증상이나 어깨, 팔의 문제로 오인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만큼 치료 시기도 늦어진다. 목디스크 치료에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목디스크 증상은 디스크(추간판)가 탈출한 방향과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목과 어깨, 팔 전체에 나타나는 통증이다. 어깨와 팔, 손으로 가는 신경이 디스크에 눌리며 목 뒤의 뻐근한 통증을 시작으로 어깨와 팔, 손까지 방사통이 뻗어간다.
두 번째는 팔과 손에 나타나는 힘 빠짐과 저림 증상이다. 심한 경우 손끝까지 저린 느낌이 들고 손가락 감각이 둔해져 마비로도 이어질 수 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머리 뒷부분을 욱신욱신 조이는 듯한 경추성 두통이다. 이는 튀어나온 디스크가 혈관을 압박해 혈액순환과 산소 공급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며, 어지럼증, 이명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만일 이 같은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목디스크를 의심하고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을 것을 권한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 통합 치료를 실시해 목디스크를 치료한다. 먼저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이용해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비뚤어진 경추와 눌려 있는 목 주변 신경근을 교정한다. 경추 뒷부분에서 비뚤어진 부위를 찾아낸 뒤 디스크와 신경을 본래 자리로 바로잡아 목 통증 해소와 가동 범위 변화에 도움을 준다.
특히 추나요법의 목 통증 완화 효과는 객관적인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지난해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미국의학협회 공식 저널인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추나요법은 일반 진통제와 물리치료보다 목 통증 완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목 통증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추나요법과 진통제, 물리치료 등 일반 치료를 각각 시행하고 5주 후 통증 경감 폭을 분석한 결과, 추나요법군은 56%나 줄었지만 일반 치료군은 29% 감소에 그쳤다.
추나요법 다음의 침 치료는 경직된 목 주변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고, 순수 한약재 성분을 정제한 약침 치료는 경추신경을 압박하는 염증을 빠르게 해소한다. 더불어 환자의 세부 증상에 맞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손상된 목 주변 조직을 강화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목디스크를 예방하기 위해 잘못된 생활 습관을 바르게 고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생활 습관을 돌아보는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목 건강을 지키기 위한 새해 건강 계획을 세우고 삶의 질을 개선해보자.
10월은 건강과 관련된 기념일이 가장 많은 달로, 그 수가 무려 30여 개에 달한다. 10월 2일 노인의 날을 시작으로 뇌졸중의 날, 골다공증 예방의 날 등 시니어가 주의해야 할 질환들을 주로 다룬다.
10월 12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관절염의 날이다. 관절염과 근골격계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응원하고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지정됐다. 관절염에 걸리면 심각한 통증과 함께 관절이 뻣뻣하게 굳어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초래한다.
요즘과 같이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초가을에는 무릎 관절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낮은 기온에 혈관이 수축되면서 증상이 빠르게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9월에 65만 2214명이었던 무릎관절염 환자 수는 10월 68만 9992명으로 한 달 만에 약 5.8%나 증가했다. 김창연 대전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은 슬안혈과 같은 무릎 주변 혈자리를 틈틈이 지압해 무릎 관절을 강화하고 건강관리에 나설 것을 권했다.
한의학에서 무릎의 눈이라고 부르는 슬안은 크게 내슬안과 외슬안으로 나뉜다. 의자에 앉아 무릎을 90도 굽혔을 때 무릎 안쪽에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이 내슬안, 바깥쪽이 외슬안이다. 양쪽 슬안혈을 엄지와 검지로 3초간 지그시 눌렀다 떼어주기를 10회 반복하면 무릎 주변 근육과 관절 강화에 효과적이다.
김창연 병원장은 “걷기나 계단 오르기 등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면 무릎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라며 “그러나 무리한 운동은 무릎 연골의 마모를 가속화 할 수 있으니 체력에 맞게 점진적으로 운동량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관절이 우리 몸의 움직임을 담당한다면 척추는 몸의 구조를 담당한다. 척추는 무게를 지탱하는 역할을 하며 주요 골격을 유지해 ‘신체의 대들보’라 불리기도 한다. WHO는 10월 16일을 세계 척추의 날로 지정해 매년 척추의 중요성과 척추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그러나 허리 통증은 일생에 한 번 이상은 경험하는 흔한 증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좌식 생활로 인해 젊은 층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환자도 늘고 있다. 김창연 병원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지금 당장 척추 건강관리를 시작하라고 권하는 이유다.
평소 스트레칭을 자주 해 척추 주변 근육을 키워주면 도움이 된다. 시니어들도 누워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동작으로는 ‘척추기립근 강화 스트레칭’이 있다. 먼저 바닥에 엎드려 누워 양팔을 머리 위로 뻗는다. 이어 숨을 천천히 내쉬며 양팔과 다리, 머리, 가슴을 모두 위로 들어 올린다. 균형을 잃지 않도록 주의하며 수영하듯 왼팔과 오른다리를 동시에 들어 올렸다가, 반대로 오른팔 왼다리를 들어 올리는 동작을 빠르게 교차한다. 동작을 10회 반복하는 것을 한 세트로 총 3회 실시하면 척추기립근을 강화해 척추의 올바른 정렬과 골반 비대칭 개선에 도움이 된다.
척추관절 질환과 함께 시니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 중 하나로는 뇌졸중이 있다. 갑자기 맞는다는 의미의 ‘졸중’(卒中)에서 알 수 있듯 건강에 문제가 없어 보이던 사람도 갑작스레 생명을 위협받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이에 세계뇌졸중기구(WSO)에서는 10월 29일마다 뇌졸중 예방과 적극적인 치료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뇌기능의 부분적 또는 전체적으로 급속히 발생한 장애가 상당 기간 이상 지속되는 질환인 뇌졸중은 ‘골든타임’을 놓쳤을 때 생존율이 크게 떨어지고 후유증이 남기 쉽다. 예방과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한의학에서는 뇌졸중을 ‘중풍’(中風)이라 칭하며 치료해 왔다. 현대의학의 표준 치료와 함께 ‘한의학계 구급약’이라 불리는 우황청심원을 활용한다면 뇌졸중 예방과 회복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우황청심원의 신경세포 사멸 억제 효과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Antioxidants’에 게재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대뇌피질 신경세포에 우황청심원을 처리한 후 뇌졸중을 유도한 결과, 우황청심원을 처리하지 않은 경우보다 세포 생존율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와 일상생활 속 노력도 동반되어야 한다. 김창연 병원장은 뇌졸중 예방 및 증상 완화에 좋은 운동법으로 ‘뒤로 걷기’를 추천했다. 뒤로 걷기는 뇌졸중 환자 재활치료에도 활용되는 운동법으로, 혈관 탄력성을 증가시키고 균형감각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균형감각이 발달하면 좌뇌와 우뇌 연결이 활성화되고, 뇌가 고르게 발달할 수 있게 된다. 주변에 걸려 넘어질 만한 것이 없는지 살핀 뒤 벽을 손으로 짚으면서 하루에 30분씩 뒤로 걷는다면 뇌졸중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김 병원장은 “노년기에도 활력있는 삶을 추구하는 액티브 시니어들이 증가하며 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라며 “건강의 날이 집중된 10월을 맞아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생활 습관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9월 21일은 치매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치매 극복의 날’이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중 추정 치매 환자 수는 지난해 88만 617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치매 유병률은 10.33%에 이르며 예방·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20~30대 사이에서 이른바 ‘영츠하이머’가 급증하며 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치매가 젊은 층도 위협하고 있다. 영츠하이머는 젊음(Young)과 치매(Alzheimer)를 결합한 신조어로 젊은 층에서 호소하는 건망증, 기억력 감퇴 등을 일컫는다. 스마트폰, 컴퓨터 등에 의존해 스스로 계산하고 기억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증상에 해당하며 향후 치매로 이어지는 전조일 수 있으므로 제대로 된 관리가 필요하다.
이처럼 치매의 위험이 커진 상황 속 생활 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치매의 기본적인 예방법이 될 수 있다. 치매 극복의 달을 맞아 자생한방병원 강만호 원장의 도움말로 기억력을 높이고 치매도 예방할 수 있는 건강법을 알아본다.
■ 치매 예방에 탁월한 ‘인터벌 걷기’, 하루 만 보 걸으면 치매 확률 절반 낮아져
뇌 건강을 지키고 싶다면 지금 바로 유산소 운동을 늘리자. 유산소 운동은 치매를 예방하는 데 이롭다. 실제로 WHO에서 치매 예방을 위해 권장하는 지침 중 가장 중요하게 꼽는 것이 신체활동이기도 하다. 몸을 움직이면 뇌에 혈액과 산소, 영양분이 원활하게 공급될 뿐만 아니라 각종 신경인자를 자극해 신경의 성장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유산소 운동과 치매 예방의 상관관계는 여러 연구논문을 통해서도 밝혀졌다. 영국 바이오뱅크가 SCI(E)급 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9826보를 걷는 사람들은 7년 이내 치매에 걸릴 확률이 50%나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하루에 약 3800보만 걸어도 치매 발병 위험이 25%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하루에 1만 보를 걷기 위해서는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저강도 운동일지라도 매일 장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지루함과도 싸워야 한다. 걸음 수만을 의식하다가 오히려 근육과 관절에 무리를 줘 부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며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걷기운동으로는 ‘인터벌 걷기’를 권한다.
인터벌 걷기란 강도에 변화를 주면서 걷는 운동법을 말한다. 3분 정도 평상시 속도로 걷다가 3분은 전신에 힘을 주며 빠르게 걷는 방법을 세 번 연속 반복한다. 걷기 강도를 조절하면 근육의 수축과 이완이 빠르게 이뤄지며 혈액이 몸 곳곳으로 잘 공급되는 효과가 있다. 또한 혈관벽의 탄력을 개선해 뇌졸중 및 치매 예방에 좋다. 신체 균형 발달에도 알맞아 현대인의 고질병인 목·허리디스크(경추·요추추간판탈출증) 관리에도 탁월하다.
■ 집중력 높이는 오미자차로 환절기 치매 예방, 증상 발현 시 공진단 처방 도움
부쩍 시원해진 날씨에 이미 걷기 운동을 열심히 실천하고 있다면 일교차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일교차가 10도 안팎으로 크게 벌어지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지는 탓이다. 이는 기온 차에 취약한 뇌혈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혈압이 급상승해 혈관벽이 터지거나 혈관이 막히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살펴보면 뇌졸중 환자 수는 보통 1만 5000여 명 수준을 유지하다가 초가을, 초봄과 같은 환절기에 매우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평소 뇌혈관에 좋은 음식 등으로 치매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권하는 한방차로는 오미자차가 있다. 오미자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베타카로틴은 두뇌 발달에 도움을 주며 리그난 성분은 건망증을 유발하는 신경독 발생을 막는다. 또한 오미자는 동의보감에 ‘몸을 따뜻하게 하고 폐와 신장을 보한다’고 적혀있어 차로 달여 마시면 환절기 기관지 건강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부쩍 심해진 일교차와 함께 치매 증상에 대해 경계하고 의료진을 찾아 주기적인 진단을 받아보는 노력도 중요하다. 치매는 무엇보다 조기 발견이 중요한 질환이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치매가 생기는 원인을 혈액 정체, 영양 부족, 간과 신장의 기능 저하 등 크게 7가지로 분류한다.
이처럼 치매의 원인은 매우 복잡하므로 환자의 체질과 세부증상을 고려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효과적인 치료법 중 하나로는 한약 처방이 있으며 일대일 맞춤 치료로 빠른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3대 한약으로 불리는 공진단의 기억력 개선 및 노화 억제 효과는 연구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지난해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Nutrients’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진단은 장수 유전자 ‘시르투인1’을 활성화해 대뇌피질 신경세포의 생존율을 높이고 세포 간 신호를 전달하는 축삭의 성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생한방병원 강만호 원장은 “젊은 층 치매 위험 또한 높아진 상황 속 연령에 관계없이 기억력과 집중력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치매 극복의 날을 맞아 생활 습관 개선과 전문적인 진료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치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세계적인 이상 기후의 영향인지 올해 여름은 날씨가 유난히 변덕스럽다. 6월부터 때이른 찜통더위와 열대야가 나타나는가 하면, 8월에 접어들자 폭우가 내려 습한 날씨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근육통과 뻐근함에 잠을 제대로 못 이루는 시니어들이 적지 않다.
높은 습도는 척추·관절에 영향을 미친다. 근육 조직과 신경계에 혼란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척추·관절 내 기압을 높여 통증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날씨로 인해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면 주변 환경이나 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 하지만 유독 밤마다 어깨에 통증이나 뻐근함이 나타나 수면을 방해한다면 이는 계절 탓이 아닌 관절에 문제가 생겼을 확률이 높으므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시니어들의 어깨 질환으로 대표되는 것이 ‘오십견’이다. 유착성 관절낭염이라고도 불리는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통증과 함께 관절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질환을 말한다.
오십견은 노화로 인한 관절의 퇴행, 순간적인 외부 충격 등 원인이 다양하다. 가장 큰 특징은 통증 때문에 팔을 들거나 뒤로 젖히는 동작이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특히 밤 시간대 통증이 더욱 심해져 잠을 청하기 힘들고, 옷을 입거나 샤워를 하는 등 일상에도 큰 제약이 따른다. 방치할 경우 만성 질환으로 발전돼 치료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최근 젊은 나이의 오십견 환자들이 많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오십견은 중노년층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오십견 환자 총 87만 5029명 가운데 50대 이상 환자는 72만 3489명이나 된다. 비율로 따지면 82%가 넘는다. 또한 이는 5년 전인 2017년보다 17.2%나 증가한 수치다. 시니어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시니어들은 어깨에 통증이나 뻣뻣함 등 기타 불편감이 느껴진다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보다는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함께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오십견은 조기 치료에 나설수록 예후도 좋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오십견 치료를 위해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 통합 치료를 진행한다. 먼저 추나요법으로 어긋난 어깨 관절을 올바르게 교정하고 추가적인 변형을 막는다. 이어서 침 치료는 어깨 주변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풀어 통증을 완화시킨다. 한약재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은 어깨 관절낭에 생긴 염증을 빠르게 해소해 어깨 관절의 기능을 회복시킨다. 추가적으로 환자의 증상과 체질에 맞는 한약을 복용하면 손상된 근육과 인대 강화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침 치료는 어깨 질환 치료에 그 효능이 객관적으로 증명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Acupuncture in Medicin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침 치료를 받으면 어깨 수술률이 약 70%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침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은 침 치료군에 비해 2년 내 어깨 수술을 받는 경우가 3.7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와 더불어 오십견을 예방 및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한쪽으로 누워 자는 등 어깨에 부담을 주는 행동을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평소 자주 어깨를 스트레칭해주는 것도 관절액 분비를 촉진하고 근육을 이완하는 데 효과적이다.
어깨는 신체에서 유일하게 360도로 회전이 가능한 관절로서 그만큼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되는 부위다. 그러나 다른 관절보다 구조가 복잡한 탓에 손상되기도 쉽다. 나이가 들수록 조금만 무리해도 쉽게 어깨가 결리고 통증이 나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경미하더라도 어깨에 통증이 지속적으로 느껴진다면 오십견을 비롯한 회전근개파열 등 어깨 질환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하루라도 빨리 치료에 나서는 것이 시니어 어깨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수면시간이 짧을수록 인지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70~81세 여성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알츠하이머병 관련 국제학술지 연구(Alzheimer Dis Assoc Disord)에 따르면 수면시간이 5시간 미만이면 7시간 이상인 경우보다 기억력, 주의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이 떨어졌다. 입면이나 수면 유지 혹은 규칙적인 수면이 어려운 등 불면 증상이 있어도 인지기능 점수가 전반적으로 더 낮았다.
국제수면의학저널의 연구(65세 이상 인지기능이 정상인 노인 대상)에서는 수면시간이 6.5시간 미만인 사람은 10년 후 인지기능이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5~12세 학령기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국제심리학회 조사에서도 수면시간이 짧은 경우 인지기능과 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대학교의료원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수면시간이 짧아질수록 치매 유발 단백질이 뇌에 침착돼 인지기능이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수면장애의 원인은 단순한 불면증에서부터 수면무호흡증, 하지불안증후군 등 다양하므로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한수현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알츠하이머 치매일 때 뇌에 여러 가지 이상 단백질이 축적되는데, 뇌를 청소하는 역할을 하는 '글림프 시스템'은 이런 단백질들을 청소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며 “이 시스템은 깊은 잠을 자는 동안에 단백질과 노폐물을 청소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잠을 잘 자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시적인 불면증에는 적절한 수면제를 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효과가 일시적일 수 있고 수면 무호흡증에 의한 불면증의 경우 수면제가 수면무호흡을 더 악화시킬 수 있어 전문의와 반드시 상의해 복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잠을 잘 자기 위한 기본원칙
1. 매일 규칙적인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난다.
2. 잠자는 환경이 조용하고 환하지 않도록 하며, 너무 덥거나 춥지 않도록 한다.
3. 매일 규칙적인 운동을 하되, 자기 전 지나친 운동은 피한다.
4.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나 음식은 피한다.
5. 자기 전에 흡연이나 음주를 피한다.
6. 자기 전 따뜻한 목욕은 도움이 될 수 있다.
7. 허기진 상태나 과식은 피한다.
8. 잠자리에서 시계를 보거나 휴대전화, TV, 책을 보는 것은 피한다.
9. 잠이 오지 않거나 중간에 깼을 때는 일어나 다른 일을 하고, 잠이 오면 잠자리로 가도록 한다.
10. 밤에 밝은 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출처: 대한수면연구학회)
고령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기술을 일컬어 실버테크(Silver Tech)라 한다. 과거엔 기술이 좋아도 사용자의 접근성이 떨어져 무용지물이 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디지털 친화력이 강한 시니어가 늘면서 실버테크도 더욱 각광받는 추세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이 화두인 만큼, 치매를 비롯한 질병의 진단 및 치료·예방에 쓰이는 다양한 기술을 살펴봤다.
Step 01. 진단테크
◇ 치매 진단 간단하게, 알츠가드
디지털 치료제 전문기업 ‘하이’의 ‘알츠가드’(Alzguard)는 스마트 기기를 통해 초기 치매 환자를 선별하는 경도인지장애 자가진단 프로그램이다. 디지털 도구로 소비자의 생리학적 데이터를 측정하는 ‘디지털 바이오마커’ 기술이 핵심이다.
기존의 바이오마커가 특정 혈액이나 소변, DNA를 측정하듯, 디지털 바이오마커는 IT 기기로 대상자의 디지털 정보를 수집해 질환을 선별한다. 먼저 사용자가 스마트폰 앱을 받은 뒤 7가지 영역의 인지 능력 검사를 진행하면, 목소리(보이스마커), 동공 움직임(아이트래커), 심박수 변화(HRV) 등을 분석해 진단을 내린다. 알츠가드의 경우 초기 치매 환자를 88% 정확도로 선별하는데, 사례가 축적될수록 인공지능을 통한 예측도는 더욱 높아진다. 현재 순도 높은 데이터를 위해 치매안심센터나 기업을 중심으로 보급 중이며, 차후 일반 소비자를 위한 공유 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
◇ 치매 분석과 건강관리, 알츠윈
알츠하이머를 이겨내겠다는 뜻을 담은 ‘알츠윈’(Alzheimer+Win)은 디지털 헬스 케어 기업 세븐포인트원의 인공지능 비대면 치매 진단 솔루션이다. 김기웅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10여 년간 3차례, 총 2000여 명에 대한 임상 연구를 진행해 그 실효성을 인정받았다. 2021년 7월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알츠윈 기반 기술의 정확도는 일반 의료진에 의한 ‘MMSE’(간이 정신 상태 검사)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알츠윈은 인공지능 기술 기반으로 치매 초기에 저하되는 언어유창성 능력 등을 평가해 치매 위험 진단 시 지역치매안심센터나 의료기관과 연결해 선별검사와 치료를 신속하게 돕는다. 아울러 네이버와 합작해 ‘알츠윈 인지케어콜’을 개발, 인공지능을 활용한 인지 건강관리까지 폭넓게 제공하고 있다.
Step 02. 치료테크
◇ 톡으로 인지 기능 개선, 새미톡
경도인지장애로 손상된 인지 기능의 재활과 개선을 위한 디지털 치료제다. 중장년에게 친숙한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인지 훈련과 더불어 인지 기능 저하 여부도 진단받을 수 있다.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채널에서 ‘새미톡’을 검색 후 ‘채널 추가’ 버튼만 누르면 된다. 특별한 장치 없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활용함으로써 디지털 표적치료제의 장점을 극대화한 모델이다. 해당 서비스는 유료로 30일 9900원, 1년 5만 9000원에 이용 가능하다. 기업용 B2B 상품도 있다.
◇ 인지 훈련 로봇, 보미
현재 치매를 근본적으로 낫게 하는 약물은 없는 상태로, 비약물적 치료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로봇인지치료센터에서는 치매 고위험 환자를 대상으로 로봇을 통한 인지중재치료를 제공한다. 센터에서 활용하는 일명 손자로봇 ‘보미’는 환자의 얼굴, 목소리, 동작을 인식하고, 로봇을 손자처럼 기르는 개념을 접목했다. 일상에서 필요한 인지 기능 향상을 돕는다.
실제 경도인지장애 단계 환자들이 보미를 활용한 5개 프로그램을 4주간 하루에 60분씩 이용했을 때 대조군보다 작업 기억력이 더욱 향상된 것이 입증됐다. 보미는 환자에게 좋아하는 음식을 기억해 밥을 주게끔 하고(미래 기억 훈련), 장 보러 가서 사야 할 물건을 기억하고 계산하며(기억력 및 계산 능력 훈련), 보미가 원하는 옷을 맞게 입혀주는(시공간 능력 훈련) 등의 행위를 통해 인지력 향상을 돕는다.
Step 03. 예방테크
◇ 손쉬운 인지 훈련, 슈퍼브레인
디지털 치료제 개발 기업 ‘로완’의 ‘슈퍼브레인’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후원으로 각계 전문가들에 의해 개발된 인지 훈련 프로그램이다. 인지 중재 치료에 기반 하여 경도인지장애환자, 경도·중증도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병원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행위평가 신청 후 비급여 처방 및 실손보험 청구가 가능하다. 슈퍼브레인은 미국, 유럽 등에서 널리 사용되는 치매 예방 프로그램(Finger 프로그램)을 한국 어르신 눈높이에 맞게 기획했다. 재미있고 친숙한 생활 속 콘텐츠를 한눈에 확인하고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아울러 AI 치매 중재 시스템을 통해 인지능력 변화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실시간 맞춤형 가이드를 제공한다. 최성혜 인하대학교 교수팀이 임상에서 인지 학습과 혈관 위험인자 관리, 운동, 영양, 동기 등 5개 영역에서 다중 중재 효과를 입증했다. 현재 재가형(인터넷 기반)과 기관형으로 구분해 50여 개 병·의원, 치매안심센터, 복지관 등을 통해 서비스 중이다. 아울러 지난해 LG유플러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치매 예방 관리를 위한 각종 디지털 콘텐츠 및 솔루션 사업도 확장할 계획이다.
◇ VR 기술로 우울증 개선, 센텐츠
가상현실과 의료 기술을 융합한 스마트 케어 솔루션 ‘센텐츠’는 9단계로 조정된 인지 자극 콘텐츠가 35주 과정으로 구성됐다. 기존 가상현실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은 회상요법을 접목해 개발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VR 회상요법’이란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하여 노인의 기억 속 과거 환경을 구축해 젊은 시절을 회상하고 경험하게 하는 방법인데, 이를 통해 우울증 및 치매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2018년 MIT 연구팀은 VR 회상요법이 노인의 정신 활동을 자극해 고립감을 해소하고, 인지 능력 등을 향상시킨다고 밝혔다. 센텐츠 사용자들은 머리에 VR 기기를 착용하고 고향, 계절, 풍경 등 50여 가지 스토리를 가상 경험함으로써 과거를 회상하고 기억력을 증진할 수 있다. 현재 가정방문 요양 서비스 패키지에 포함하거나, 데이케이센터 등에 그룹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버테크 아이템
1) 스마트 기저귀
어르신이 사용하는 기저귀에 센서를 부착해 기저귀의 오염 정도를 파악하도록 설계됐다. 센서등과 스마트폰 알림을 통해 기저귀를 언제 갈아야 하는지 알려줘 욕창이나 요로감염, 발진 등 2차 질병을 예방한다.
2) 꿈의 자전거
자전거 사이클을 이용해 가상현실을 주행하며 기억력 증진 및 근력 향상과 치매 지연에 도움을 주는 기기다. 실내에서 사용해 안전하고, 주행 방향이나 속도 등의 조정이 가능하며, 훈련 데이터를 관리해 환자의 재활 능력을 수치화할 수 있다.
3) 톡톡스틱
음성 안내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지팡이다. 넘어지거나 낙상할 경우 지팡이가 이를 감지해 내장된 스피커와 스마트폰을 통해 SOS 전송 및 음성 도움 기능을 제공한다. 또 사전 등록한 보호자에게 위치 전송이 가능해 실종 사고 등에도 대처할 수 있다.
4) 스마트 벨트
노인의 보행 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다. 김광일 분당서울대 노인병내과 교수가 노인의 보행 속도 저하에 따른 근감소증의 연관성을 분석하기 위한 연구에 활용했다. 보행 속도 외 사용자의 허리둘레, 과식 및 활동 습관 등도 확인 가능하다.
부모 중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있다면, 과연 나도 같은 병을 앓게 될까? 중장년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 중 하나인 알츠하이머병이 가족의 영향으로 발병하는 사례는 약 10~30%정도라고 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하면 다소 높더라도, 대다수에게 유전되는 질병은 아니란 얘기다. 그럼에도 가족력이 있는 이들은 통계적인 수치보다 더 큰 우려를 안고 살아간다.
미국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지난 2일 뉴욕타임스는 “사랑하는 부모의 쇠퇴를 지켜봐야했던, 알츠하이머 환자의 자녀들의 경우 자신의 기억력이나 인지력에 대한 위협을 훨씬 크게 느낀다”고 보도했다. 알츠하이머는 대부분 65세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는데, 알츠하이머 환자의 자녀들은 40~50대에서도 사소한 증상을 과대평가하거나 심각하게 여기고 있었다. 아울러 자신의 기억력을 지나치게 예의주시하기도 하고, 이러한 증상이 없음에도 스스로 진단을 내려놓고 두려움을 느끼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위와 같은 증세를 ‘주관적 인지 저하’라고 하는데, 실제 자가 보고한 증상들이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징후 일 수 있지만, 장기 추적 결과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다고 한다. 펜실베니아 알츠하이머병 연구 센터 데이비드 울크 소장은 “이러한 두려움은 충분히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중장년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이 오히려 기억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으며, 갑상선 문제·비타민 결핍·우울증 등 비슷한 양상의 다른 질병을 놓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울크 소장은 “약간의 두려움은 유익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도 내다봤다. 스스로 경각심을 갖고 생활 습관을 개선하거나 인지력 향상을 위한 활동을 해나감으로써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 2020년 발표된 치매 예방 및 치료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알코올 섭취, 저조한 신체활동, 흡연 등 수정 가능한 위험 요소를 해결함으로써 치매를 최대 40%를 예방하거나 지연할 수 있다”고 밝혀졌다.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의 크리스틴 야프 교수는 “쉬이 떨칠 수 없을 만큼 두려움과 공포가 크다면 전문 상담가나 의료진을 찾아야 한다”며 “알츠하이머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은 ‘나는 다른 사람보다 약간 발병률이 높을 수 있지만, 내가 반드시 알츠하이머에 걸린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스스로에게 상기시키면 도움이 된다. 오히려 다른 질병을 얻을 수도 있고, 무탈하게 100세까지 살 수도 있다고 여기라”고 조언했다.
큰맘 먹고 시작한 한달살기. 정해진 시간에 정신없이 유명한 장소를 훑는 관광이 아닌, 느리고 여유로운 휴식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늘 부지런히 살아온 이들은 이렇다 할 성과 없이 하루를 빈둥빈둥 보내는 게 영 익숙하지 않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제주 생활이 즐겁고 만족스러울까? 급할 건 없다. 우리에게는 30일이라는 시간이 있으니까!
한달살기는 단순한 여행과는 차이가 있다. 보통 한달살기를 앞둔 사람들은 마음을 비우고 천천히, 한 달 동안 여행지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일상을 경험하기를 원한다. 동네 산책을 하다 말을 트게 된 아주머니에게 사는 이야기를 듣거나, 비를 피하려 우연히 들어간 작은 카페에서 메뉴에 없는 음료를 대접받는 등의 상황 말이다.
그러나 막상 제주 땅에 발을 딛고 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육지에서는 먹을 수 없는 음식, 할 수 없는 일을 깨알같이 모두 즐기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러다 보면 가이드북이나 인터넷을 참고해 각종 정보를 샅샅이 뒤지게 되고, 고민과 갈등의 연속에 하루하루가 숙제처럼 느껴지기 십상이다. 이상과는 다른 제주살이에 문득 조바심이 날 수도 있다. 한달살기가 아니라 그저 한 달간의 패키지 여행이 되는 셈이다. 한달살기에 대한 보상 심리를 바라기보다, ‘여행 테마’를 설정하고 제주를 누려보는 건 어떨까.
마음의 자유 선물하는 ‘책방 투어’
전자기기와 영상매체가 발달한 후로는 한 달에 책 한 권 읽기도 버거운 사람들이 늘었다. 독서율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달살기를 명목으로 멀리했던 책을 다시 가까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제주에는 소규모 독립 서점, 독특한 색깔을 가진 서점이 많다. 제주만의 지역 감성과 책방지기의 취향이 버무려져 남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책방 특유의 기분 좋은 종이 냄새와 책장 넘기는 소리가 주는 아늑함은 덤이다.
바라나시 책골목_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횟집 거리 사이, 빈티지한 간판이 눈에 띈다. 내부로 들어서면 이국적인 향이 후각을 자극하고, 인도 서적과 세계문학 및 인문학 책이 즐비하다. 이곳은 제주 속 인도, ‘바라나시 책골목’이다. 바라나시는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있는 도시다. 갠지스강 중류에 있는 바라나강과 아시강을 합쳐 붙인 지명으로, ‘신성한 물을 차지한다’는 뜻이 있다. 생애 한 번은 가봐야 할 도시로 꼽히며, 일부 여행객은 인도 여행의 필수 코스로 소개하기도 한다. 제주 바라나시 책골목은 한국에서 인도의 정취를 느끼기 충분한 장소다. 책방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어 인도식 밀크티인 ‘차이’나 요구르트 ‘라씨’도 맛볼 수 있다.
만춘서점_야자수를 배경으로 한 아담한 흰 건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삼각형 구조의 내부로 매력을 더했다.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는 책들과 LP, 제주의 감성이 흐르는 소품이 가득하다. ‘만춘서점’ 책방지기는 출판·디자인 업계에서 일하다 서울에서 제주로 이주했다. 그래서인지 육지 사람이 그리는 제주의 장면을 더욱 잘 옮겨놓은 듯하다.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 1인용 테이블에서 책을 읽고, 마당에 놓인 의자에 앉아 쉬어 가기도 좋다.
소심한 책방_오름 다섯 개가 감싸고 있어 유독 고요한 제주의 동쪽 끝 마을, 종달리다. 좁은 골목 안쪽, 돌담 너머에 ‘소심한 책방’이 있다. 이곳은 각각 제주와 서울에 사는 두 사람이 책을 좋아하는 마음을 모아 만든 공간이다. 소설, 에세이, 여행 등 단행본부터 독립 출판물, 제주 특산품, 문구까지 다채롭게 구비했다. 낮에는 햇살이 가득 들어와 책방에 온도를 더해주고, 밤에는 노란 불빛이 다정하게 채워진다. 때로 소소한 전시나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주변에 들를 곳이 많은 관광 지역이 아닌데도 굳이 찾아가게 되는 이유는 하나만 꼽기 어렵다.
책약방_‘책약방’은 초록 잎과 나무, 낮고 작은 집 사이에 위치한 아주 작은 그림책 전문 서점이다. 주말을 제외하고는 무인으로 운영된다. 사람 대신 책이 지키고, 마을이 지킨다는 독특한 콘셉트를 갖고 있다. 현관 옆에 걸린 작은 의자 위에는 운영자가 추천하는 ‘오늘의 그림책’이 놓여 있다. 비치된 그림 일기장과 100자짜리 작은 원고지에는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빼곡히 적혀 있다. 릴레이처럼 이어진 글들을 읽다 보면, 책약방의 진짜 ‘약’이 무엇인지 짐작하게 된다.
걸어서 제주 한 바퀴
올레길은 제주도의 마을길, 해안도로, 숲속 오솔길 등 걷기 좋은 길들을 선정해 개발한 코스다. 2007년 9월 8일 제1코스(시흥초등학교~광치기해변, 총 15km)가 개발된 이래, 2012년 11월 제주해녀박물관~종달바당을 잇는 21코스가 개장하면서 올레길 코스는 제주도를 한 바퀴 빙 두르게 됐다. 현재는 제주도 내에 총 23개 코스가 있으며 우도, 가파도, 최근 확장된 추자도 코스를 포함하면 총 27개다. 각 코스는 길이가 대체로 15km이내이며, 평균 소요 시간은 5~6시간 정도다.
제주도 올레길을 한 코스씩 돌다 보면 도내의 모든 코스를 돌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그러나 대중교통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코스도 있어 차를 갖고 있지 않다면 동선과 숙소 계획을 맞춰 짜야 한다. 식사도 매번 사 먹을 수 없으니 간단하게 준비한다. 또한 올레길은 리본을 매달아 길을 안내하지만 인적이 드문 곳으로 혼자 간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통상 날이 저무는 시간인 오후 6시 이후로는 드문드문 표시한 리본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길을 잃기 쉽다.
이런 사소한 단점을 보강한 ‘알파캠프’는 트레킹과 관련해 가이드, 교통, 식사, 숙소, 세탁 서비스 등을 모두 제공한다. 더불어 관광객이 한 달 동안 제주의 모든 올레길과 새로 생긴 하영올레길까지 안전하게 완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신의 컨디션과 상황에 따라 토끼반과 거북이반 중 하나를 골라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체험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보통 중장년층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68세 이선이 씨는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르려 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그 대신 올레길을 걸어볼 생각으로 알파캠프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올레길 코스에 대한 정보도 부족했고, 숙소 예약도 번거로워 고민하던 차였다. 이 씨는 “차로 여행할 때는 그냥 지나치던 것들을 가까이 보며 자연의 소중함을 느꼈다. 그리고 길을 걷다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제주는 그저 우리나라의 섬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정겨운 기분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알파캠프에는 제주 올레길 코스를 완주하는 ‘제주올레캠프’ 프로그램 외에도 오름이나 한라산, 4대 휴양림, 숲길 등을 다양하게 걷는 ‘제주여행캠프’, 다이어트 식단을 제공하는 ‘다이어트 캠프’, 오름 전문 캠프인 ‘제주계절캠프’ 등이 있다.
의미 있게, 친환경 한달살기
‘제주도’ 하면 많은 이들이 청정 자연을 떠올린다. 그러나 막상 해변에는 폐그물, 밧줄, 스티로폼, 플라스틱, 페트병, 장대 등 폐어구와 나무토막이 가득하다. 게다가 언제 번식했는지 모를 파래가 수면에 떠 있거나 바위나 모래사장에 널려 있어 볼썽사납다.
제주도는 수용력을 넘어서는 관광객의 유입으로 환경이 위협받고 있다. 실제로 도는 1인당 폐기물 발생량을 전국 평균의 2배 이상, 관광객이 버리는 생활폐기물은 전체 발생량 가운데 4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일부 관광객은 제주를 지키기 위해 ‘쓰레기 없는 제주’를 여행 혹은 한달살기 테마로 설정한다. 제주에 있는 동안 최대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으려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플로깅을 하는 식이다. 플로깅은 간단한 산책이나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운동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실천할 수 있다. 혼자서 가고 싶은 장소를 지정해 환경 정화를 하거나, 제주 내 여러 봉사단체에서 진행하는 캠페인과 이벤트에 참여하는 방법이 있다.
나에게 맞는 여행 테마는?
후회 없을 제주도 한달살기를 위해서는 장소 위주로 계획을 짜기보다 나만의 큰 주제나 목표를 정하는 게 좋다. 우선 ‘왜 제주도에 가려고 하는지’를 고민해보자.
1 건강하게 한달살기 ‘하루 한 군데 오름 오르기’, ‘서핑·승마·스쿠버다이빙 등 레포츠 한 종목 배우기’, ‘한 달간 인스턴트식품 끊기’ 등으로 몸을 상쾌하게 만들 수 있다.
2 휴식하며 한달살기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 있다면 ‘매일 한 시간씩 바닷가에서 멍때리기’, ‘동네 반경 5km 안에서 생활해보기’, ‘7시간 이상 수면하기’ 등의 방법을 통해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다.
3 습관 개선 한달살기 한 달 동안 ‘전자기기 없이 살기’, ‘부정적인 말 하지 않기’, ‘최소한의 물건으로 살기’ 등을 시도해 나를 괴롭히는 습관을 개선해보는 건 어떨까.
1 바라나시 책골목 2 만춘서점 3 소심한 책방 4 책약방
뉴욕타임스는 장기간 사회적 스트레스가 면역 체계를 노화시키며, 암, 심장병 및 코로나19 와 같은 전염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보도했다.
서던 캘리포니아대학교 에릭 클로팩 박사 연구팀은 50세 이상 미국인 5700명을 대상으로 혈액의 면역 세포 수와 스트레스의 상호관계를 알아보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에게 직업 스트레스, 만성스트레스, 일상 차별, 연령차별 등 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경험을 질문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 수준이 높을수록 면역 체계를 노화 시킬 수 있다고 밝혀졌다.
연구팀은 “흡연이나 음주 같은 행동을 통제했을 때 면역 노화와의 연관성 중 일부가 사라지거나 줄었다”며 “면역 세포 노화를 예방하려면 건강에 해로운 습관을 염두에 두고 억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당 연구를 통해 외상 및 차별 등의 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이 기대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도출할 수 있다”며 “다만 면역 체계를 젊어지게 하는 것에 대해 많은 연구가 있지만, 아직까지 과학은 노화를 거스르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한 번 쇠퇴하면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즉, 면역 체계의 노화를 조금이나마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차단, 생활습관 개선 등 그에 따른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다. 뉴욕의 심리 치료사 르네 에디는 “모든 사람이 스트레스의 영향을 다르게 받기 때문에 이를 처리하는 방식도 다를 수 있다”며 “자신에게 기쁨을 주거나 사회적으로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영역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는 취미 생활을 즐기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거나, 가능하면 직장이나 소셜 미디어와 분리하는 일상을 의미한다.
아울러 직장에서든, 사회생활에서든, 집에서든 매일 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을 경험한다면 이를 어떻게 억제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가령 친구의 정치적 견해를 듣는 것이 괴롭게 느껴진다면, 그 친구와의 만남을 피하는 등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을 파악하고 이를 통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식습관 개선 역시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완화하려면 세로토닌 생성을 높이고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는 비타민 B와 C, 마그네슘, 엽산 등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식품이 도움이 된다. 미국은퇴자협회(AARP)에서 추천하는 대표적인 스트레스 완화 식품으로는 고구마, 시금치, 노란 피망, 브로콜리, 아몬드, 비트, 아보카도 등이 있다.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초고령사회 뉴노멀 라이프스타일 연구소(Yonsei New
Normal Lifestyle Research Center, YLRC)는 지난 29일과 30일 이틀간 속초 소노호텔앤리조트에서 ‘2022년 뉴노멀 라이프스타일 워크숍’을 진행했다.
이번 워크숍에는 박지혁 연구소장 겸 책임교수 외 13명의 연구진들이 참여했다. 연구소의 최근 주요 연구실적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고령자들의 라이프스타일 개선을 위한 토론이 이뤄졌다. 워크숍 첫날인 지난 29일은 국외 저명학술지(SCI(E))에 게재된 논문과 다수의 국내 등재학술지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사회 고령자에게 ‘라이프스타일’이 갖는 학술적 의미와 가치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박지혁 연구소장 및 책임교수는 토론에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개선을 위해서는 맞춤형 습관화 전략이 필요하며, 일상에서 가능하게 하는 것이 사회적 중재에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30일 워크숍은 ‘라이프스타일 정책 제안’을 위한 토론이 진행됐다. 박 소장은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고령자들의 건강,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 등의 문제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다차원성을 가진 개인의 라이프스타일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 및 서비스 개발과 효과성 입증이 선행된다면 노인의 실생활과 밀접한 건강·복지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초고령사회 뉴노멀 라이프스타일 연구소는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학술적 연구 활동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고령자들의 라이프스타일 문제와 개선을 위한 현장 중심 리빙랩(Living Lab)을 계획하고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점차 증가하는 고령자들의 건강과 삶의 질 증진을 위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이 갖는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고, 예방적 차원에서 건강하고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형성할 수 있게끔 체계적 접근과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뜻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