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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래블헬퍼를 아시나요? 제주도 신중년 일자리 사업 추진
- 제주특별자치도(이하 제주도)가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신중년이 관광약자의 관광을 돕는 ‘트래블헬퍼’가 대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50~69세 미취업자 중에서 전문 자격이나 경력을 활용해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는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을 운영한다고 10일 밝혔다. 제주도는 도내 퇴직 전문인력에게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지원해 취업 활성화를 유도하고자 지난해 고용노동부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 공모로 5억 4100만 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올해부터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제주도는 사회적기업 및 비영리 민간단체를 대상으로 공모해 3개 사업의 수탁기관을 선정하고, 총 50명의 참여자를 모집해 4월부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3개 사업은 △관광약자의 여행서비스를 지원하는 트래블헬퍼 사업 △신중년 주도 마을돌봄 소통을 지원하는 마을돌봄매니저 사업 △서귀포지역 도서관 및 문화시설 상담을 지원하는 행복이음코디네이터지원 사업이다. 특히 지난달 19일 노사발전재단과 제주관광공사, 두리함께는 트래블헬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신중년 적합직무인 트래블헬퍼는 관광약자의 여행시 불편함을 해소하고, 관광 활동에 따른 여행서비스를 지원한다. 트래블헬퍼는 제주 무장애관광 도시 육성을 목표로 한다. 무장애관광이란 장애인, 고령자 등 관광약자가 관광에 있어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 환경을 의미한다. 즉 제주도는 트래블헬퍼를 통해 신중년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목표다.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 참여자의 활동기간은 사업에 따라 올해 10월 또는 11월까지이다. 근무기간 중 4대 사회보험 가입 및 생활임금 이상의 보수가 지급된다. 최명동 제주도 일자리경제통상국장은 “올해 사업을 시작으로 신중년 경력형 일자리 사업을 통해 많은 전문인력이 사회공헌뿐만 아니라 민간 일자리에 재취업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2022-05-1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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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주·제주 등 막혔던 벚꽃길 속속 개방
-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일시 중단되거나 폐쇄됐던 벚꽃길이 개방된다. 서울의 대표적인 벚꽃 명소 여의도와 석촌호수 벚꽃길이 3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다만 두 곳 모두 기존에 진행했던 벚꽃 축제는 따로 열리지 않을 예정이다. 영등포구는 여의서로 벚꽃길을 제한적으로 개장한다고 밝혔다. 앞서 영등포구는 2020년 코로나 사태로 '여의도 봄꽃축제'를 개장 16년 만에 전면 취소한 바 있다. 시민들은 이달 31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서강대교 남단∼의원회관 사거리 1.7㎞ 구간인 여의서로 벚꽃길을 걸을 수 있다. 개방 시간은 평일 오전 9시∼오후 10시, 주말 오전 8시∼오후 10시다. 벚꽃길 진·출입로는 서강대교 남단 사거리와 의원회관 사거리 두 곳이다. 한강공원에서 벚꽃길로 올라오는 통행로는 모두 차단되고, 벚꽃길 내 전동킥보드와 자전거 주행은 금지된다. 차량 운행은 30일 낮 12시부터 다음 달 9일 낮 12시까지 여의서로에서 전면 통제될 예정이다. 송파구도 3년 만에 석촌호수 벚꽃길을 열기로 했다. 석촌호수 벚꽃 축제는 따로 열리지 않지만 운영 시간 제한 없이 호수를 찾아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비대면 축제’가 열리는 곳도 있다. 경북 경주시는 지역 대표 봄 축제인 '벚꽃축제'를 벚꽃이 피기 시작하는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비대면으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관광객을 분산시켜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고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함이다. 숨은 벚꽃 명당 찾기, 벚꽃과 플로깅(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활동) 등 친환경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서귀포시는 3월 말부터 4월 중순 사이에 많은 상춘객이 유채꽃 축제 행사장인 유채꽃 광장과 녹산로 일대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해 26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방역에 힘쓸 계획이다. 조랑말체험공원 내에 약 10만㎡ 규모로 조성된 유채꽃 광장의 출입구를 지정해 방문객을 상대로 호흡기 증상 유무 등을 확인한 뒤 입장을 허용한다. 또한 축제 기간에는 동시 수용 인원을 최대 299명으로 제한한다. 이 밖에 지자체들도 지역 내 봄축제 개최와 관련해 온라인 진행이나 취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2022-03-2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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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백꽃 뚝뚝 떨어지는 겨울 제주 숲, 곶자왈 동백동산
- 선흘리 동백동산은 습지를 품었다. 비가 내려도 고이지 않고 그대로 땅속에 스며든 지하수 함량으로 사계절 보온·보습 효과가 높다. 제주에선 이런 독특한 숲 또는 지형을 곶자왈이라고 한다. 수풀을 의미하는 ‘곶’,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헝클어져서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이라는 ‘덤불’에 해당하는 ‘자왈’, 곶자왈이다. 생태계의 보고인 곶자왈 동백동산은 제주시 조천읍 선흘 1리에 있다. 겨울 동백의 계절이다. 그런데 이름부터 동백동산인 선흘마을에서는 동백꽃 보기가 쉽지 않다. 이곳이 보호림으로 지정되면서 모든 수목이 고스란히 쑥쑥 성장한다. 그에 비해 성장이 더딘 동백나무는 큰 나무들 틈에 가려서 햇빛을 보기 어려워 꽃 피울 여력이 없기 때문. 제주의 여느 동백꽃 군락지처럼 흐드러진 꽃동산은 아니지만 이곳 동백동산만의 태곳적 매력과 그윽한 은은함을 듬뿍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제주 남쪽보다 꽃피는 시기가 늦어서 3~4월에도 드문드문 동백꽃을 볼 수 있다. 선흘리 마을길을 앞에 두고 있는 입구로 들어가면 널찍한 방문자 센터가 친절하다. 안내 내용을 훑어보면서 동백동산의 숲과 습지에 대한 사전 지식을 챙기고 시작할 수 있다. 약 1만 년 전 형성된 용암대지 위에 뿌리내린 숲, 곶자왈. 울퉁불퉁한 돌무더기 길에 낙엽이 수북수북하다. 덩굴식물이 뒤엉키고 촘촘한 나무들로 겨울 숲은 여전히 푸르다.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한 공간에 공존하는 독특한 식생의 숲이다. 숲길 군데군데 다양한 형태의 숯막터가 남아 마을 주민들의 살아온 생활상이 엿보인다. 밀림과도 같은 나무들 사이를 걷다 보면 적막함에 슬그머니 두렵기까지 하다. 푸른 이끼로 뒤덮인 암석 사이로 아름드리나무가 굵직한 뿌리를 드러냈다. 얽히고설키어 서로 손을 잡고 팔짱을 낀 듯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처럼 보인다. 척박한 땅에서도 자연의 숲은 이렇게 방법을 찾아간다. 맑은 새소리까지 들린다. 숲의 운치가 절정이다. 태곳적 제주의 풍경일까. 알 수 없는 신령스러움이 엄습하기도 한다. 원시림 속을 헤매는 듯하다. 제대로 된 제주의 곶자왈을 느끼게 해준다. 사실 이곳은 제주 역사의 아픈 과거가 담긴 곳이기도 하다. 제주 근대사의 뼈아픈 4.3사건 광풍이 몰아쳤던 도틀굴이 숲길에 있다. 당시 지역 주민들의 은신처였던 곳인데 발각되어 억울하게 현장에서 몰살되거나 모진 고문을 당한 피맺힌 역사의 현장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제주 동백은 4월이 더 붉다더라’라고도 말했다. 겨울이지만 사계절 피워내는 상록수림으로 숲은 울창하고 아늑하다. 걷다 보면 중간쯤에서 만나는 먼물깍.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의미의 ‘먼물’과 끄트머리라는 뜻의 ‘깍’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2011년 람사르 습지에 등재되어 보호받고 있는 먼물깍 습지다. 생활용수나 가축들이 먹었던 물로, 용암대지의 오목하게 함몰된 부분에 빗물이 채워져 만들어졌다.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먼물깍은 희귀 생물들의 서식지로도 생태적 가치가 크다. 동백동산 습지는 먼물깍을 중심으로 0.59㎢ 지역이 2010년에 환경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원시의 숨결 속에 비밀스럽게 자리 잡은 듯 먼물깍 주변은 온통 고요하다. 동백동산 숲길은 총 5.1km. 걷기에 따라 1시간 30분~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숲길이다. 동백동산의 나무는 그동안 이 터를 지켜온 선흘리 주민들의 집을 짓거나 생활 도구가 되어왔다. 습지에서 먹을 물을 긷고 일상을 해결하는 곳이었다. 그들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었던 생명의 못(池)이다. 이제는 이 모든 존재를 보존하기 위해 고민한다. 이곳에 가면 마을 공동체의 따뜻한 자연 지킴 모습을 보며 삼촌 해설사의 진솔한 해설을 들을 수도 있다. 흔히들 제주 하면 섬을 둘러싼 바다를 먼저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제주 본연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은 제주 땅에 자리 잡은 다양한 생태의 숲들이다. 제주의 숲은 이 터를 지켜온 현지 사람들에게 의미심장한 자부심이다. 그리고 여행자들에겐 치유라는 위로의 선물이 되어주는 곶자왈 숲이다. 사계절 울창한 숲 동백동산이 뿜어내는 청량한 생명력 또한 그렇다. 동백꽃 뚝뚝 떨어지는 겨울 동백숲으로 제주의 겨울 여행이라면 호사스러운 동백꽃 구경을 하고 볼 일이다. 제주 서귀포 위미리에 가면 동백꽃 명소가 몇 군데 있다. 위미리는 제주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정도 거리다. 동백꽃 성지라고도 할 수 있는 위미리 마을의 돌담길을 걷다 보면 머리 위로 동백꽃이 툭툭 떨어지는 것을 경험할 것이다. 바닥을 온통 붉게 물들인 듯 레드카펫을 이룬 동백꽃길도 쉽게 볼 수 있는 동네다. 제주에선 초겨울부터 초봄까지 붉은 동백을 푸지게 볼 수 있다. SNS에서 제주 동백이라는 해시태그로 검색하면 여러 군데의 동백 군락지가 나온다. 그중 동백수목원은 붉은 애기동백이 솜사탕처럼 타원형으로 붉은 꽃을 피운 모습이 아름다워 겨울이면 포토 스폿으로도 인기 있다. 남원읍의 위미리 동백군락지는 백여 년 전만 해도 황무지 돌밭이었다. 열일곱 나이에 이 마을로 시집 온 고 현맹춘 할머니가 제주의 모진 해풍을 막아내기 위해 동백나무를 심으면서 현재의 위미리 동백군락지를 만들어냈다. 제주 고유의 토종 동백나무 숲과는 달리 부근의 동백수목원은 할머니의 증손자가 만들어낸 숲이다. 4대째 이어온 동백 사랑이다. 500여 그루의 애기동백을 심어 조성한 것으로 또 다른 제주 동백의 명소가 되고 있다. 애기동백과 토종 동백의 차이를 본다면, 토종 동백은 1월 엄동설한에 피어나 3월까지 피고 지고를 거듭하는 붉은 동백이다. 반면 애기동백은 11월부터 피우기 시작하는데 꽃 색감이 짙은 분홍빛이다. 뿐만 아니라 꽃 한 송이가 비장하게 통째로 툭 떨어지는 토종 동백에 비해 애기동백은 꽃잎을 분분히 흩날리며 떨어진다. 애기동백의 색감은 유난히 핑크빛이다. 러블리한 핑크빛 동백숲에서 웨딩 촬영을 하거나 연인들의 인생샷을 담기 위한 포즈를 곳곳에서 본다. 봄날처럼 온화한 기후 속에 행복 넘치는 공간이다. 판타지 동화 속에 나올 듯한 미로의 숲처럼 빽빽한 애기동백 숲을 누비다가 수목원 2층 전망대에 오르면 건너편에 펼쳐진 제주의 시원한 바다가 이국적이다. 붉은 애기동백이 올망졸망 피어 있는 동백숲. 꽃망울을 터뜨리는 11월 말부터 피기 시작해 지역에 따라 피고 지고를 달리하는 모습을 초봄까지 볼 수 있다. 겨우내 피어 있어 지긋하게 만날 수 있으니 제주의 겨울 여행 중 새하얀 눈 속에서 선홍의 동백꽃을 찾아가 봄 직하다. 이름부터 ‘겨울 동’(冬)에 ‘나무 이름 백’(柏)이다. 허나 꽃이 이미 속절없이 떨어졌으면 어떠랴. 동백꽃은 역시 낙화한 모습 아니던가. 풍성하게 만개했을 때의 멋과는 달리 선혈 낭자하게 뚝뚝 떨어져 있는 모습도 겨울 동백의 풍경이다. 제주 동백동산 & 제주 동백수목원 제주 동백동산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산 12 •문의처 : 064-784-9445 •이용 시간 : 09:00~18:00 제주 동백수목원 •주소 :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929(주차장 931-1) •문의처 : 064-764-4473 위미동백나무군락(기념물 제39호) : 위미리 904-1 11월 이후 겨울 시즌 동안만 영업. 유선 확인 필요
- 2022-02-2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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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의 기운 스미는 신비로운… 제주 서귀포 치유의 숲
- 모든 게 멈춘 듯하지만 바람결에 흐르는 숲의 소리가 들려왔다. 세상과 뚝 떨어진 듯한 고요함은 적적하기까지 하다. 서귀포 치유의 숲에 깃든 한낮의 햇살은 방문객에게 여유로움까지 준다. 적당히 거리두기를 하며 숲속에서 위로를 얻을 수 있는 곳, 온전히 자연에 맡기는 시간으로 이보다 편안한 곳이 있을지. 치유 인자가 가득한 편백 숲길과 삼나무 숲속을 내어주던 서귀포 치유의 숲이다. 올레길이나 둘레길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그 길을 걷기 위해 사람들은 나선다. 그렇다고 보통 5시간 이상 마냥 걷는 일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럴 때 서귀포 치유의 숲은 무리하지 않고 꼬닥꼬닥(천천히를 뜻하는 제주어) 걸으며 숲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두 시간 남짓이면 편백과 삼나무의 피톤치드를 받으며 숲의 기운을 온몸 가득 담을 수 있다. 숲길은 총 11km 길이로 10개의 테마 길로 이루어져 있다. 입구에서 시작되는 약 1.9km의 ‘가멍오멍숲길’에서 나머지 9개의 길이 뻗어나간다. 그 길에 쉼터인 쉼팡이 군데군데 있어서 편백 의자에서 쉴 수도 있다. 피톤치드와 테르핀, 음이온 등이 발산되는 환경에 쉬면서 치유의 힘을 얻게 된다. 또한 산림치유지도사의 치유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예약만 하면 풍부한 숲 이야기와 명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자연에 대한 이해와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예약은 입장료만 내고 자유롭게 숲길을 걸으며 산책하는 느영나영 힐링숲 탐방 예약과, 해설사와 동행하는 세 시간 정도의 궤영숯굴보멍 코스 예약으로 구분되어 있다. “지금 바람이 불고 있어서 숲길로 가면 바람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숲속에 야자매트가 쭉 깔려 있어서 걷기 편할 겁니다. 천천히 15분쯤 걸으면 쉼팡이 나옵니다. 편백나무 숲인데 그쯤에서 쉬어가는 게 좋아요.” 산림치유지도사의 말이다. 큰길 옆의 숲으로 들어가면 한 사람이 지나갈 만한 좁은 오솔길이 이어지는데 가멍숲길이다. 중간쯤 가면 가베또롱숲길, 가멍오멍숲길이 나타난다. 요즘 길이 난 곳이라면 걷기 시합이라도 하는 양 그저 열심히 걷는 이들을 볼 수 있다. 이럴 때 걷다가 가만히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간간이 쉬어가는 게 좋다고 일러준다. 60년 된 편백나무 숲 쉼팡의 긴 편백나무 의자에 몸을 맡기고 비로소 하늘을 볼 수 있는 시간이다. 계속 오르다 보면 가뿐하다는 뜻의 가베또롱숲길을 지난다. 걸으면서 드러나는 숲의 풍광에 감탄사를 멈출 수 없다. 숲속에선 맑은 새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잠깐 멈추어 두리번거리다 다시 걷다 보면 조선시대 국영목장의 울타리 담인 잣성길을 옆에 끼고 지나는 숲길이 나타난다. 벤조롱 치유숲길은 편백나무의 피톤치드가 상쾌하고 산뜻하다는 뜻의 길이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각기 다른 숲을 걷는 듯한 느낌은 치유의 숲이 주는 매력이다. 각 숲길은 0.6~2km 내외의 길이로 조성되어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숲길은 대체로 완만해서 오르는 동안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노약자는 물론이고 어린이와 함께하는 가족들의 나들이로도 문제없다. 잠수하던 해녀가 내뱉는 숨소리라 하는 숨비소리 치유숲길을 지나 오고생이길엔 돌이 많아서 더러 불편할 수도 있다. 오고생이는 있는 그대로라는 의미의 제주어로 돌길을 밟는 발걸음마다 버스럭거리는 소리가 나 역시 제주답다는 생각이 든다. 돌길이 주는 자연스러움과 고즈넉함이 보존된 오고생이 치유숲길을 나서면 눈앞에 푸른 하늘이 펼쳐진다. 원시림의 숲과 하늘과 바람과 햇살만으로 가득 찬 풍경, 청명하다. 숨통이 트이는 게 느껴진다. 이어서 가멍오멍숲길을 다 만나고 엄부랑숲길(‘엄청난, 큰’이라는 뜻)을 지나 힐링센터까지 가면서 100년 된 거대한 편백과 삼나무 군락지를 만나게 된다. 잘생긴 삼나무 숲의 위용이 압도한다. 생명의 기운이 가득 찬 숲이다. 피톤치드를 내뿜는 길을 걸으며 오감을 열고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심신이 편안하다. 이쯤에서 비로소 숲의 신비로움에 스며든 자신을 보게 된다. 순수한 자연 속에서 그 숲의 신령스러움에 감싸이는 듯한 기분이다. 피톤치드를 만끽하며 자연이 주는 위안으로 뭉클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숲 쪽으로는 군데군데 작은 오솔길이 있어서 숲속으로 들어가 파묻혀봐도 좋을 듯하다. 옆으로는 2km 정도의 하천이 흐르고 있다. 다 오른 곳에 산도록(‘시원한’이란 의미의 제주어) 치유숲길이 있다. 숲속 야외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가 있고, 참여자들의 맨발 족욕이나 산림교육도 이루어지는 곳이다. 명상과 복식호흡을 하며 차분한 시간에 잠겨보는 것도 좋다. 산책로에는 치유의 샘이 흐르고, 숲길 쪽으로 한참 걸으며 시오름 정상에 올라 한라산을 볼 수도 있다. 상쾌함의 최고조다. 경관 좋은 하늘바라기 숲길을 걸어보는 여유도 가져볼 만하다. 그러고는 아무 데나 멍하니 걸터앉아 숲이 일렁이며 내는 바람 소리에 고단했던 세상의 먼지들이 씻겨나가는 듯한 경험을 할 것이다. 숲길 끄트머리에 위치한 오소록 숲 주변에 자리 잡은 힐링센터는 주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이다. 건강측정을 하거나 다담(茶啖)을 나누며 마무리하는 공간이다. 코로나 시국이라 때때로 개장이 불확실하므로 미리 확인해보는 게 좋다. 제주 서귀포시 호근동에 자리한 치유의 숲은 해발 320~760m에 위치한다. 사람이 가장 쾌적하다고 느끼는 높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말을 키우던 국영목장이었던 이곳에 100년 전쯤 화전민들이 들어와 살았다고 한다. 현재 엄부랑 숲에는 사람이 살았던 집터가 있다. 그들마저 떠난 후 척박했던 삶의 흔적이 사라지고 덤불과 숲으로 뒤덮인 것이다. 그런 숲의 생태계를 그대로 보전해 지금은 편백과 삼나무 군락으로 치유의 숲이 되었다. 한라산의 다양한 식생과 조류, 야생동물들과 나무들이 고루 분포되어 있어 산림의 환경 요소를 활용할 수 있는 복합 휴양형 치유 공간인 셈이다. 하루 적정한 탐방객 수를 제한하고 있으며, 무장애 데크 시설 덕분에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2019년과 2020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는 ‘열린 관광지’로도 지정되었다. 차롱 바구니에 담긴 제주의 로컬푸드 숲을 내려오면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차롱밥상이 기다린다. 차롱은 제주에서 음식을 담기 위해 대나무로 만들어 사용하던 제주의 전통 바구니다. 주로 밭에 나갈 때나 제사음식 담을 때 통풍이 잘 되어 신선하게 음식을 보관하던 용도였다. 차롱 도시락은 호근마을 주민들이 숲과 마을의 상생을 꿈꾸며 프로그램에 접목했다. 제주에서 나는 식재료를 이용해 당일 만든 도시락으로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각자 배정된 힐링하우스의 편백 테이블에 차롱치유밥상이 차려져 있다. 즉석에서 담아주는 따끈한 국과 김치, 그리고 동고량이라는 밥 차롱 바구니에는 한라산 표고버섯전, 빙떡, 브로콜리, 채소와 과일꽂이, 톳 주먹밥, 곰치 쌈밥, 고구마 등 푸짐하면서도 정성 가득 담긴 건강한 음식이 가득 차 있다. 제주의 음식문화와 향토의 맛을 체험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서귀포 치유의 숲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호근동 산 4 •문의처: 064-760-3067 •운영시간: 평일 매일 08:00~17:00 (하절기) 4~10월 18시, 매일 09:00~16:00 (동절기) 11~3월 17시 •입장료: 어른 1000원. 청소년 600원 •산림치유 프로그램: 성인 2000원, 어린이·청소년 1000원 •차롱치유밥상: 3일 전 예약해야 가능. 1인용 차롱치유밥상 이용금액은 1만 7000원. 계절이나 식재료 또는 행사에 따라 가격 변동이 있다. 064-760-3067〜8
- 2022-01-2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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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시니어를 위한 요트 체험
- “요트는 살 때 한 번, 팔 때 한 번, 총 두 번의 즐거움을 준다”라는 말이 있다. 무턱대고 매물을 사는 것보다 체험을 통해 요트를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저가로 요트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를 꼽아봤다. 한강, 김포를 제외하고는 카타마란 요트 체험 프로그램 위주다. 운항 시간과 코스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서울 현대요트 더리버마리나 위치 - 한강 반포지구 특징 - 한강대교, 세빛섬, 노들섬 등 도심 속에서 느끼는 휴양지 기분 가격 - 2만 원 김포 아라마리나 해양아카데미 위치 - 경기 김포 현대아울렛 특징 - 해양 레저에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한 교육·체험 프로그램 가격 - 3만 원 부산 요트홀릭 위치 -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마리나 특징 - 해운대와 광안리 랜드마크를 둘러보는 코스. 맥주와 주스 무료 제공 가격 - 3만 원 여수 푸른마리나 요트투어 위치 - 전남 여수 이순신마리나 특징 - 드라마 ‘사랑의 온도’ 촬영장. 다과와 선상 낚시를 체험할 수 있는 여수 투어 가격 - 4만 원 제주 그랑블루요트 위치 - 제주 서귀포시 JM 그랑블루요트 특징 - 낚시 체험을 포함한 대포항 관람 코스. 돌고래를 만날 수 있는 기회 가격 - 6만 원
- 2021-10-1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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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시대, 치유력을 높이는 음식과 조리법은?
- “당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말해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겠다.”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법률가 브리야 사바랭이 1825년 발간한 ‘미각의 생리학’(원제, 한국어판 제목 ‘미식 예찬’)에 나오는 유명한 문구다. ‘미식과 식도락’의 경전이라 할 이 책은 인류 역사에서 음식을 학문적으로 살펴본 미식 담론의 첫 번째 책으로 꼽히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위드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담론들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음식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게다가 질병 저항력을 높여주는 신체 면역력이 집중 조명되면서 면역력 향상을 통해 자연 치유력을 높이는 음식과 조리법 등을 너도나도 소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찬찬히 듣다 보면 건강하게 면역력을 높이고 자연 치유력을 기를 수 있는 식단이란 결국 공통적인 몇 가지로 압축된다. 건강한 식재료 사용, 가공 과정 최소화, 인공 조미료나 방부제, 풍미를 위한 착색제나 인공 향신료 사용 절제 등이다. 이런 담론을 거쳐 새롭게 부상하는 것이 유기농 재료로 구성된 친환경 생채식이다. 환자들이 먹는 특수한 식이요법이라고 생각했던 채식이 유기농과 친환경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면역력 체질 강화를 위해 유기농 식재료를 구매하고 채식을 하려는 가정이 늘고 있다. 백화점 식품매장의 구색 맞추기에 불과했던 친환경, 유기농 코너가 그 면적을 넓혀가고 있는 것은 물론, 1인 가구용 유기농 맞춤 밀키트 배송까지 오프라인과 온라인에 걸쳐 친환경과 유기농을 향한 마케팅이 뜨겁다. 채식이 유행이라지만 그다지 맛도 없고 만들기 번거롭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면 이곳을 방문해보기를 권한다. 생채식 전문 식당 ‘날일달월’이다. 각종 신선한 채소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이곳은 몸속 독소를 배출하고 면역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친환경 유기농 식재료를 기본으로 한 생채식으로 구성한다. 여기에 맛까지 훌륭해 소리 소문 없이 진화 중이다. 유기농 친환경 채소들의 집합소 생채식 식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재료인 채소일 것이다. 어느 친환경 유기농 농장에서 구매하는 것일까? 궁금해서 물어봤다. 어찌 보면 영업 비밀이랄 수도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 다 같이 건강하게 맛있게 먹고 행복하게 살겠다는데 영업 비밀이 무슨 소용인가 말이다. 날일달월의 초록초록 반짝이는 채소들의 원산지를 차례차례 들여다본다. •쌈채소 전북 남원 사회적협동조합에서 배송 •파프리카 전북 무주와 남원 지지팜에서 배송 •잎줄기 채소 충남 홍성 젊은협업농장에서 배송 •표고버섯 경남 거창 빛솔농장에서 배송 •밤 충북 충주에 위치한 보늬숲농장에서 배송 •당근 & 깻잎 제주도 평대리 부석희 님이 농사지은 당근과 깻잎 •양배추 & 버섯 충북 괴산 박달마을에 위치한 꿈꾸는느티나무농장에서 배송 •양파 & 마늘 경남 창녕 낙붕이네농장에서 배송 •자색양파 & 청오이 전북 부안 총각네농장에서 기른 토종 청오이와 자색양파 •김치 생채소는 아니지만 배추를 발효시킨 김치 역시 채식의 주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음식이다. 날일달월에서는 경남 진주의 법성사 스님이 직접 농사짓고 담근 김치를 배송받고 있다. 종종 경주 김호 장군 종가집 종부의 김치도 테이블에 올라온다. 이밖에도 여희숙 대표가 회장으로 있는 전국의 도서관 친구들이 인근 로컬 농장에서 추천하는 건강한 채소를 필요할 때마다 배송받고 있다. 이외 채소류는 생활협동조합 ‘한살림’과 ‘자연드림’에서 신선한 것으로 구입한다. 몸속 독소 빼주고 면역력 높여주는 해조류 맛 일품 재료가 신선하면 그 자체가 훌륭한 음식이 되는 대표적인 식재료, 해조류. 그래서 해조류는 재료를 걷고 손질하는 정성이 더욱 중요하다. 날일달월에서 사용하는 해조류는 김, 미역, 다시마, 톳, 꼬시래기 등으로 다양하다. •김 전남 장흥 김양진 님이 생산하는 무산 김 •미역 자연식 식재료 청미래의 자연산 미역 •다시마 전남 장흥 이승호 님이 청정 해역에서 채취한 다시마 •톳 & 꼬시래기 전남 장흥에 위치한 에벤수산의 제품 생채식에서 빠질 수 없는 식물성 단백질 보고, 두부와 콩물 생채식 메뉴에서 빠질 수 없는 두부는 생식에 알맞은 식물성 단백질 보고다. 전북 전주에 위치한 함씨네에서 직접 만든 토종 콩물과 두부, 순두부를 날일달월에서 선보인다. 또한 각종 소스 만드는 데 요긴하게 쓰이는 발효효소들도 전국 각지에서 배송된 제품을 엄선해 사용한다. •발효효소 변산공동체에서 만든 생강청과 자하생강가루, 경남 하동에서 만든 매실효소, 경남 함양의 오미자청과 양파효소, 버섯균사체 발효 특허품인 현미와 17곡물 발효효소 등이 소스에 사용된다. 디저트를 책임지는 견과류 •생견과 충북상회 광희네 작품이다. 해바라기씨와 호박씨, 아몬드를 72시간 정제해 만들었다. •잣 경기도 가평은 한국의 유명한 잣 생산 가공지다. 날일달월의 디저트에 들어가는 잣은 경기도 가평 살구재에서 생산된 으뜸 잣을 사용하고 있다. •대추 충북 보은 국악대추농원에는 유기농 대추가 주렁주렁 열린다. 열린 대추를 날일달월에서 맛볼 수 있다. 전국 제철 과일 •포도 경기도 가평 아름농장 •사과 충북 괴산 가을농원 선녀와 나뭇꾼의 껍질째 먹는 사과 •깐 밤 충북 충주 보늬숲 밤농장 •유기농 감귤 제주도 응모루농장 / 제주도 김건호농장 / 제주도 서귀포 김상현농장 •바나나 자연드림 •단감 & 블루베리 경남 의령군 고상근농장 재료 고유의 맛, 샐러드는 이렇게 만들어요 1 샐러드는 잎채소, 줄기채소, 뿌리채소가 10가지 이상 골고루 들어가게 한다. 요즘 만드는 샐러드에는 강원도에서 제주도까지 전국에서 공수해온 치커리, 적근대, 적치커리, 케일, 깻잎, 양배추, 트레비소, 겨자채, 뉴그린, 고구마, 당근, 양파 등이 들어간다. 2 먼저 양배추와 적양배추를 채썰어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놓는다. 양배추 물기 빼는 데 가장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제일 먼저 준비해야 한다. 3 양배추 다음에는 잎채소들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놓는다. 4 물기가 마르는 동안 고구마와 당근을 잘게 채썰어둔다. 5 양배추와 고구마, 당근이 준비되면 씻어놓은 잎채소에 남은 물기를 깨끗한 행주로 닦는다. 맛있는 샐러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물기 제거가 가장 중요하므로 잎채소 한장 한장 깨끗한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준 후 잘게 채썰어놓는다. 6 큰 볼에 잘게 채썰어놓은 채소를 모두 넣어 골고루 섞어준다. 7 양파는 따로 채썰어두었다가 샐러드 먹기 바로 전에 섞는 것이 좋다. 샐러드소스 1 무는 무쌈처럼 얇게 썰어놓고 일부는 깍둑썰기한다. 2 유기농 황설탕, 자연드림 현미식초와 물을 1:1:1 비율로 섞고 빛소금은 1큰스푼 넣는다. 3 2~3주 숙성시킨 후, 무쌈은 건져내 해조류나 채소를 싸 먹는 쌈으로 준비하고, 숙성시킨 액체는 잘 섞어 샐러드소스로 사용한다. 오행현미죽과 오행현미밥 만들기 1 영산농원의 신선한 오행현미를 발아시키고 깨끗이 씻어 그늘에서 일주일 이상 잘 말린다. 2 천천히 충분히 말린 오행현미를 방앗간에서 살짝 빻아 가루로 만든다. 3 찬물에 가루를 풀어 잘 저어가며 빠른 시간에 살짝 끓여 빛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4 정제한 견과류와 참깨를 얹어 오행현미죽을 완성한다. ✽오행현미밥은 오행현미와 찰현미를 섞어 밥을 짓는다. 맛있는 채식의 조건, 채소 맛을 깊게 해주는 레시피 ▶쌈된장 만들기 1 오래 숙성시킨 약된장에 양파효소, 매실청, 생강청을 넣는다. 2 현미와 17가지 곡물 발효효소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 상온에서 하루 동안 발효시킨다. 3 충분히 발효된 된장에 수수조청과 원당으로 맛을 낸다. 4 상에 내기 전 마지막에 참기름과 통깨를 넣어 섞는다. ▶초고추장 만들기 1 오래 숙성한 전통 고추장에 고춧가루와 매실효소, 양파효소, 오미자청, 생강청을 넣는다. 2 현미와 17가지 곡물 발효효소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 상온에서 이틀 동안 숙성시킨다. 3 충분히 숙성된 초고추장에 수수조청과 원당, 현미식초와 빛소금으로 간을 맞춘 뒤, 통깨를 넣어 섞는다. ▶양념간장 만들기 1 숙성된 죽염 약간장에 양조간장을 반반 넣고 고춧가루를 넣은 후, 매실효소와 양파효소, 생강청을 더한다. 2 현미와 17가지 곡물 발효효소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 상온에서 하루 동안 숙성시킨다. 3 충분히 숙성된 간장에 수수조청과 원당, 빛소금으로 맛을 낸다. 4 여기에 다진 파, 생들기름, 통깨를 넣어 양념간장을 완성한다.
- 2021-10-1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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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트의 맛을 체험한다…시니어 요트입문서②
- 색다른 여가를 즐기고 싶은 시니어에게 요트는 매우 낭만적이다. 하지만 초보자가 바로 입문하기에는 비용을 비롯해 제한점이 많다. 요트를 구입할 경우 각종 세금과 요트 관리비, 계류장 이용료 등 부대비용도 만만치 않다. “요트는 살 때 한 번, 팔 때 한 번, 총 두 번의 즐거움을 준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이런 특성을 고려해 무턱대고 구입을 고려하기보다는 요트 체험하며 요트를 제대로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국내에서 합리적인 비용으로 요트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를 꼽아봤다. 서울 현대요트 더리버 한강에 있는 더리버 마리나에서는 도심 속에서 휴양지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파티보트,카타마란 요트, 세일요트 등 요트 라인업이 다양하다. 종류가 다양한만큼 디너파티와 기념일 이벤트, 기업행사같이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가장 저렴한 파티보트는 주간에는 2만 원, 야간에는 3만 원에 즐길 수 있다. 주간 운행은 30분, 야간 운행은 45분이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오후 9시에 마지막으로 출항한다.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무일이니 월요일은 피해야 한다. 더리버는 한강반포지구에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동작역 1번 출구로 나와 구름카페 엘리베이터를 타서 한강산책로로 가야 한다. 한강산책로에서 10~15분간 걸으면 도착할 수 있다. 구반포역에 내렸다면 2번 출구로 나와 지하도를 이용한다. 차량을 가지고 간다면 한강 유료주차장에 주차한다. 김포 아라마리나 해양아카데미 김포에 위치한 아라마리나는 요트 체험뿐 아니라 이론 교육, 실전 심화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공마리나다. 해양레저에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교육기관이자 체험장이다. 체험 프로그램은 매주 수,목,금요일에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운영한다. 수상안전교육, 카약, 수상자전거, 모터보트, 세일요트까지 배울 수 있다. 가격은 1인당 3만 원이다. 김포 아라마리나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과 인접해 있다. 지하철 9호선 개화역 1번 출구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현대프리미엄아울렛에 내리면 된다. 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한다면 고촌역 1번 출구 정류장에서도 버스를 타고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옆에 내린다. 자가용 이용자들은 아라마리나도 주차장에 주차한다. 주차장은 유료지만 요트조종면허면제교육, 수상레저, 요트스쿨 이용객에게는 50% 감면해 준다. 부산 요트홀릭 부산 요트홀릭에서 요트를 체험하면 부산 바다 한가운데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대형 카타마란 요트를 타고 부산 수영만 마리나에서 출발한다. 마린시티 마천루, 동백섬, 해운대와 광안리까지 도는 코스를 체험할 수 있다. 요트 탑승자에게는 맥주와 주스가 무료로 제공된다. 대인 3만 원, 소인 2만 원에 탑승할 수 있고, 영유아는 무료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하며, 마지막 출항은 오후 9시다. 체험은 1시간 동안 진행된다. 요트홀릭을 체험하고 싶다면 부산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경기장을 방문한다. 지하철 이용 시 2호선 동백역에서 하차해 3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정도 이동하면 된다. 버스 이용 시 307, 38, 115-1번 등 버스를 타고 부산문화여고 앞에서 내린 뒤 대우마리나 아파트 사이로 직진한다. 주차장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여수 푸른마리나 요트투어 여수 이순신 마리나에 위치한 푸른마리나 요트투어 프로그램은 드라마 ‘사랑의 온도’ 촬영으로도 유명하다. 1시간 코스 주간 운행, 2시간 30분 야간 운행 프로그램이 있다. 12인승 요트 탑승 시 주간은 4만 원, 야간은 5만 원이다. 45인승 카타마란 요트 주간 운행은 8만 원, 야간 운행은 10만 원이다. 특히 야간 세일링은 이순신 마리나에서 출발해 돌산대교, 종포해양공원, 하멜등대 등을 지나며 여수 밤바다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프로그램에 선상 낚시 체험도 포함돼 있다. 럭셔리한 여행을 위해 다과와 와인도 제공한다. 여수 푸른마리나 요트투어는 여수시 웅천동 이순신 마리나에서 즐길 수 있다. 여수종합터미널에서 31,89,21번 등 버스를 이용해 시전삼거리에 하차한 다음 82,83번 버스를 타고 웅천지웰1차 아파트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웅천지웰1차 아파트에서 도보로 10분이면 도착한다. 주차장은 무료다. 제주 그랑블루 요트 제주 그랑블루 요트에서 체험할 수 있는 요트는 국내 최초로 알루미늄으로 만든 요트다. 와인바, 샤워실, 침실이 갖춰진 카타마린 요트를 대인 6만 원, 소인 4만 원에 탈 수 있다. 대포항에서 출발해 주상절리를 관람한 다음 낚시 체험을 할 수 있다. 운이 좋다면 돌고래를 만날 수도 있다. 세일링 체험과 식사까지 한 다음 다시 대포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낚시 체험, 세일링 체험은 기상 악화 시 생략될 수 있다. 운항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고, 보통 일출 전 30분에서 일몰 전 30분까지 운항한다. 현지 날씨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따라서 전화로 문의하고 예약하는 것이 좋다. 그랑블루 요트투어를 하기 위해선 제주 서귀포시 대포동 제이엠그랑블루요트를 방문한다. 제주국제공항에서 600번 버스를 타고 약 1시간 정도 이동해 대포항 정류장에 내린 다음 5분 정도 걸으면 도착할 수 있다. 주차는 무료다.
- 2021-08-1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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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뉴스] 맛있는 이색 카페 TOP 4
- 양갱의 색다른 부활! 이색 양갱 전문점 TOP 4 시니어의 추억 속 간식 양갱이 레트로 열풍에 힘입어 인기를 끌고 있다. 남녀노소 모두의 취향을 사로잡은 전국의 이색 양갱 전문점을 소개한다. 앵강마켓 남해의 신선한 특산물과 양갱 4종을 함께 판매한다. 커피 대신 호지차, 말차라테 등 양갱과 어울리는 향긋한 차를 제공한다. 햇살이 듬뿍 들어오는 통유리 옆 평상 자리가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이다. 주소 경상남도 남해군 남면 남서대로 772 영업시간 매일 11:00~17:30 가격 개당 2500원 효은양갱 제주도 대표 과일 한라봉으로 양갱을 만든다. 한라봉을 껍질째 전부 사용해 상큼한 맛과 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한라봉 푸딩젤, 한라봉 우유라테 등 손주와 함께 즐기기 좋은 디저트도 함께 판매한다.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덕수회관로 14 영업시간 매일 10:00~18:00 가격 개당 6000원 마가렡 1970년대가 연상되는 레트로 스타일을 고수하면서도 계절에 따라 어울리는 재료와 구성을 달리해 맛으로 차별화한다. 종류는 팥밤·홍차·녹차·유자 등이 있으며 인기 메뉴는 무화과 단호박 양갱이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방울내로 24-1 영업시간 코로나19로 임시 휴업 중 가격 개당 4000~4500원 *네이버스토어에서 구매 가능 적당 자그마한 큐브 모양 양갱을 총 9가지 종류로 다양하게 선보인다. 매장 이용 시 자체 제작한 나무 소반에 양갱을 올려 귀여운 한 상을 제공한다. 은은한 팥 본연의 맛을 살려 마니아에게 인기가 많다.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29 1층 영업시간 매일 10:00~21:00 가격 개당 2800~3500원
- 2021-03-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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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그 시절, 양갱의 화려한 부활
- 한입 베어 물면 그때 그 시절이 절로 떠오르는 시니어의 추억 속 간식, 양갱이 색다른 모습으로 변신했다. 과거 ‘양갱’ 하면 진한 고동색에 세로로 긴 직육면체 이미지를 연상했지만, 이제는 저마다 개성 넘치는 모양과 맛으로 남녀노소 모두의 취향을 사로잡고 있다. 레트로 열풍에 힘입어 다시금 인기를 얻고 있는 전국의 양갱 전문점을 소개한다. 앵강마켓 도심을 벗어나 대한민국 끝자락 남해로 떠나보자. 시원한 파도와 바닷바람이 반겨주는 경상남도 남해의 앵강마켓은 ‘로컬푸드 편집숍 겸 찻집’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관광객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언뜻 보면 평범한 카페 같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바다 냄새 물씬 풍기는 특산물이 분위기를 반전시킨다. 죽방멸치, 다시마, 미역, 곱창돌김, 해초샐러드 등 종류도 다양하다. 양갱은 팥·말차·밀크티·유자 등이 있으며, 테이크아웃을 하지 않을 경우 양갱 위에 상큼한 과일을 올려준다. 커피를 판매하지 않는 대신 루이보스티, 호지차, 말차라테 등 양갱과 잘 어울리는 향긋한 차를 제공한다. 햇살이 듬뿍 들어오는 큼직한 창문 옆 평상에 앉아 주문을 기다리면 단아하고 정갈한 한 상 차림을 내놓는다. 테이블이 4개뿐이라 가장 인기 많은 평상 자리에 앉고 싶다면 오픈 시간에 맞춰 가는 것을 추천한다. 주소 경상남도 남해군 남면 남서대로 772 영업시간 매일 11:00~17:30 가격 개당 2500원 효은양갱 ‘삼다도(三多島)’ 제주에는 돌, 바람, 여자가 많다고 하지만 한 가지 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한라봉이다. 제주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효은양갱은 제주도 대표 과일인 한라봉으로 양갱을 만든다. 서귀포시 안덕면에서 나는 한라봉을 껍질째 전부 사용해 상큼한 맛과 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양갱 그 자체의 맛을 즐겨도 되지만, 냉동실에 얼려서 시원하게 만든 뒤 플레인요거트를 찍어 먹는 것도 별미다. 우유와 얼음을 넣어 한라봉 스무디를 만들어 먹어도 된다. 양갱과 함께 알갱이가 탱글탱글하게 씹히는 한라봉 푸딩젤, 고소하고 시원한 한라봉 우유라테 등 어린아이 입맛에 맞는 디저트도 판매해 손주와 즐기기도 좋다. 제주도 여행을 떠난다면 한 번쯤 방문할 만하지만,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한라봉양갱’에서 구매 가능하다. 주소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덕수회관로 14 영업시간 매일 10:00~18:00 가격 개당 6000원 마가렡 시끌벅적한 홍대입구를 곁에 두고 특유의 아늑한 매력을 풍기는 ‘망리단길’에도 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양갱 전문점이 있다. 레트로의 정수를 보여주는 ‘마가렡’이다. 이곳은 가게 이름처럼 마가렛을 ‘마가렡’으로 표기하던 시절을 표방한다. 가게 입구에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추억이 담긴 사랑의 디저트’라는 문구가 1970년대 신문 광고에 나올 법한 투박한 글씨체로 적혀 있고, 내부도 온통 추억을 자극할 만한 것들로 채워져 있다. 양갱 역시 전통적인 스타일을 따라 직육면체 모양이지만, 계절에 따라 재료와 구성을 조금씩 바꿔 이색적인 콘셉트로 차별화한다. 예를 들어 밸런타인데이 무렵에는 초콜릿 양갱을,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프루츠팥 양갱을 반짝 판매한다. 코로나19로 매장은 임시 휴업 중이지만, 2호점 양갱상점(마포구 희우정로 10길 15) 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도 구매 가능하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방울내로 24-1 영업시간 코로나19로 임시 휴업 중 가격 개당 4000~4500원, 3개입 세트 1만3000원, 5개입 세트 2만2000원 적당 복잡한 도심 한가운데, 초록빛 생기와 달큰한 팥 향이 감도는 이곳은 그야말로 ‘적당’한 힐링 플레이스다.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마스터셰프 코리아2’ 준우승자 김태형 대표가 운영하는 서울 을지로 ‘적당’은 도심 속 정원 콘셉트로 이미 입소문 난 양갱 전문 카페다. 은은한 팥 본연의 맛을 살리고 자극적인 단맛을 줄여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많다. 종류는 총 9가지로 오리지널 밤양갱부터 녹차·밀크티·헤이즐넛·초콜릿·흑당 등 다양하다. 매장을 이용할 경우 자체 제작한 ‘초미니’ 나무 소반에 손바닥 크기의 도자기를 놓고 그 위에 양갱을 올려 아기자기한 한 상을 제공한다. 흔히 아는 길쭉한 양갱이 아닌 자그마한 큐브 모양으로 보는 재미까지 있다. 양갱뿐 아니라 아이스크림이 들어 있는 모나카 등 전통 디저트도 판매해 추억의 다과 타임을 즐길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29 1층 영업시간 매일 10:00~21:00 가격 개당 2800~3500원
- 2021-03-1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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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멍, 쉬멍, 걸으멍 고요한 숲으로
- 습도가 제법 높았던 날이었다. 다녀온 지 시간이 좀 지났어도 머체왓 숲길은 아직도 가슴 깊이 스며들어 있다. 지금도 그 숲이 그대로 느껴지는 건 단지 안개비 뿌리던 날의 감성이 보태져서는 아니다. 햇살 쏟아지는 한낮이거나 숲이 일렁이며 바람소리 윙윙거리는 날이었다 해도 신비롭던 풍광의 그 숲은 여전히 내게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다. 숲은 저만치서 차분히 기다리고 있었다. 수수한 풍치에 끌리듯 다가갔다. 거길 걷는 이들의 오롯한 순례는 머체왓이기에 가능했다. 빼곡했던 숲의 적막함 속으로 걸어 들어간 발걸음 소리마저 자연 속에서 일부가 되었다. 머체왓 숲은 그런 곳이었다. 오감이 열리던 그날의 시크릿한 숲의 언어를 기억한다. 머체왓 숲은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에 있다. 머체왓이란 낱말은 제주도민에게도 익숙지 않다. '머체'는 '돌이 엉기성기 쌓이고 잡목이 우거진 곳', '왓'은 '밭'을 의미하는 제주 방언이다. 이를테면 돌과 나무가 우거진 척박한 숲길이라는 뜻이다. 오르내림 경사의 난이도도 거의 없는 쉬운 길인데도 말 그대로 군데군데 이끼 낀 돌무더기가 있고 쭉 평탄하지는 않다. 제주엔 무수한 오름과 둘레길이 있지만 이처럼 손이 덜 탄 머체왓 숲길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한가롭게 걸을 수 있다. 입구 안내판의 머체왓 숲 프로그램과 숲길 안내도를 들여다본다. 희망자는 체험 프로그램이나 숲길 탐방코스별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숲길은 두 개의 코스가 있다. 1코스는 머체왓 숲길(느쟁이왓 다리- 방애 혹- 제밤낭 기원 쉼터- 조록낭길- 전망대- 옛집터- 서중천 전망대(다리)- 숲터널- 올리튼물- 연제비도를 돌아 6.7㎞, 약 2시간 30분), 2코스는 머체왓 소롱콧길(방사탑 쉼터- 움막 쉼터- 편백낭 쉼터- 소롱콧 옛길- 중잣성- 편백낭 치유의 숲- 오글레기도- 서중천 습지- 숲터널- 전망대(다리)부터는 1코스와 중복되는 6.3㎞, 약 2시간 20분). 그 외 남쪽으로 3㎞의 서중천 탐방로가 있다. 진입하다 보면 저류지 공사를 하는 곳이 있어 코스를 조정할 수도 있다. 그런데 머체왓 숲길은 지난번 태풍 복구 작업으로 탐방로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을 걸어놓았다. 머체왓 소롱콧 숲길에 들기 전, 눈앞에 새하얀 메밀밭이 펼쳐졌다. 마치 이효석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문장처럼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한 그 광경이었다.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은 아니었지만 초입의 드넓은 목장지대 초원을 뒤덮고 자잘하게 피어난 메밀꽃이 비에 젖어 촉촉했다. 고립무원처럼 적막하던 숲에 젊은 남녀 한 팀이 들어서니 비로소 자연과 사람의 어우러짐이 조화롭다. 소롱콧길은 일대의 지형지세가 작은 용(龍)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코’의 의미는 ‘코지’, ‘곶’의 의미로 해석된다고 한다. 서중천 주변으로 흐르는 작은 하천 둘레로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서 피톤치드의 숲 내음이 늘 고여 있는 듯하다. 빼곡한 숲 틈으로 가끔씩 하늘이 열리고 조금씩 걸어 들어갈수록 청정 숲은 마치 제주의 속살로 파고드는 듯 신비로웠다. 그 길을 걷다 보면 초원을 지나 온통 숲인데도 돌담이 가끔 보였다. 밭을 둘러친 돌담을 밭담, 무덤 둘레의 돌담을 산담이라 하는데 경계를 짓기 위함이라고 한다. 집과 집을 구획하는 울담, 전통 초가의 외벽에 쌓은 축담 등 역할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지닌 돌담들은 경계의 의미를 넘어 있는 그대로를 삶 속에 끌어들인 제주 사람들의 혼이 담긴 것이라 할 수 있다. 밭 한가운데 돌담이 둘러친 묘지가 독특했다. 자손들이 밭을 매다가 "할무니이~" 하고 불러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잠깐 쉬면서 할머니에게 가슴속에 담아둔 고자질도 하며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눌 수 있겠다는 생각에 돌무덤이 어쩐지 정겨워 보였다. 조금씩 비바람이 불기도 했지만 숲길은 고요했다. 이끼와 고사리가 자라는 길을 걷다가 오래된 고목 아래 펼쳐진 젖은 평상에 앉아봤다. 이따금씩 이렇게 쉼터가 나타나고 숲놀이를 할 수 있도록 배려된 공간이 기다려지기도 한다. 나무에서 빗방울이 후드득 떨어지고 길 옆 아래에선 저속으로 흐르는 서중천의 물소리가 들려왔다. 숲의 운치와 편백나무 향의 상쾌함으로 머리가 맑아지는 게 느껴진다. 가만히 앉아 바라보는 숲과 초원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된다. 어디서든 바다를 볼 수 있는 제주에서 이렇게 작은 냇물을 끼고 걷는 소소한 맛이라니, 그저 좋다. tvN 예능 프로그램 '바퀴 달린 집'에 머체왓 숲이 나왔을 때 배우 공효진이 "여기 가만히 있으니까 정신이 사납지 않고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니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미지의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신비로운 숲, 인적 없이 적막해도 생동감이 넘친다. 곳곳에서 꿈틀거리는 생명력도 느껴진다. 온몸으로 전해지는 건강한 기운이다. 마음껏 숨을 쉬어도 안전한 곳. 자연이 주는 자비로움에 둘러싸여 복 받은 느낌이다. 요즘 너무 흔해져버린 힐링이란 말을 이곳에서는 쓰고 싶지 않다. 머체왓이나 소롱콧처럼 제주만의 토속적인 말이 따로 없을까. 초원, 꽃, 나무, 하늘, 구름, 빗방울, 돌, 물, 바람까지 제주 근원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는 숲이다. 이토록 순수한 머쳇골에도 제주의 역사가 서려 있음을 상기할 일이다. 진입로에 들어서자 시비가 눈에 띈다. 비석에 '시비를 세우는 뜻'이라는 글이 있다. "한남리 머쳇골은 제주 역사 속에 '잃어버린 마을이다'. 초등학교 시절까지 머쳇골에 살았다는 문태수(78세) 씨는 ‘4.3 이전까지는 조상 대대로 대여섯 가구가 목축업을 하며 살아왔다’라고 회고했다. 오승철 시조시인은 머쳇골 집터의 무늬, 4.3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을 증언하는 '터무니 있다'라는 시로 2014년 오늘의 시조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에 한남리 주민들과 서귀포문인협회에서는 '잃어버린 마을'의 기억을 복원하고 제주 역사의 한 페이지로 복원하기 위해 이 비를 세운다. 이것은 뜻있는 다양한 작가들의 재능기부로 제작되었다“라고 되어 있다. 그리고 오승철 시조시인의 시 '터무니 있다'도 새겨져 있다. 홀연히/ 일생일획/ 긋고 간 별똥별처럼/ 한라산 머체골에/ 그런 올레 있었네/ 예순 해 비바람에도 삭지 않은 터무니 있네// 그해 겨울 하늘은/ 눈발이 아니었네/ 숨바꼭질하는 사이/ 비잉 빙 잠자리비행기/ 중산간 마을 삐라처럼 피는 찔레// 이제라도 자수하면 이승으로 다시 올까/ 할아버지 할머니 꽁꽁 숨은 무덤 몇 채/ 화덕에 또 둘러앉아/ 봄 꿩으로 우는 저녁 아름다운 제주가 아픔의 땅이기도 한 것을 숲길을 잠깐만 걸어도 알 수 있다. 원시의 자연을 내어주며 쉬다 가라고 숲은 말하지만 그 안에는 뼈아픈 통증도 새겨져 있다. 발걸음을 늦추고 놀멍, 쉬멍, 걸으멍 정글 탐험하듯 미로와 같은 길을 걸으며 그들을 기억한다. 머체왓의 생생한 자연 속에 풍덩 빠져서 치유의 시간을 만나며 삶의 에너지를 얻고 가벼워지는 곳, 기어이 다시 올 수 있도록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의 한 구절처럼 또 다른 길을 남겨두었다. *머체왓 숲길 방문객지원센터: 서귀포시 남원읍 서성로 755 주변에 가볼 만한 곳과 맛집 △머체왓 식당 머체왓 식당은 머체왓 숲길 지원센터와 같은 건물에 있다. 주변엔 식당이 없고 오직 여기뿐이다. 그렇다고 밥상이 허술하지 않다. 오리백숙이나 옥돔구이 정식처럼 한상 차림도 있지만 단품 메뉴도 있다. 반찬이 깔끔하고 정갈하다. 맛도 괜찮다. 줄 서서 먹는 맛집보다 이렇게 그 자리에서 길 가던 사람에게 먹을 만한 밥 한 끼 내어주는 집이 정겹다. 머체왓 식당이 그런 곳이다(머체왓 숲에 들면 음주가무, 흡연, 음식물 반입, 취사 행위가 금지된다). -서귀포시 남원읍 서성로 755 △보룡제과 성산읍으로 나오면 시내에 유명한 빵집이 마주 보고 있다. 그중 보룡제과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오랜 역사를 보여주듯 클래식한 빵집의 분위기가 친근하다. 시그니처 마늘바게트를 비롯해 가격도 합리적이고 서비스도 후하다.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2747-28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글라스 하우스’ 머체왓에서 성산으로 나왔다면 섭지코지에 한번 들러보는 건 어떨지. 성산일출봉 옆 섭지코지는 제주엘 가면 누구나 가보는 곳 중 하나다. 게다가 영화나 드라마 촬영 단골 장소이기도 하다. 그곳에 멋진 건축물이 제주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다. 바로 글라스 하우스다.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건축물이 제주에 제법 많은데 그중 글라스 하우스는 제주의 자연과 풍광을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제주의 햇살과 바다와 바람을 은유적으로 시각화했다는 건물 앞에서 인생 샷을 찍거나 실내의 전망 좋은 카페에 들러봐도 좋다.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46 △그리운 바다 성산포, 이생진 시비(詩碑) 거리 성산포를 사랑한 이생진 시인의 시비공원이 성산포 해안에 조성되어 있다. 성산 일출봉이 건너편으로 보이고 제주의 바닷바람과 햇살이 시비 위로 뿌려지는 곳. 오가는 이 별로 없는 그 바닷가에 지나듯 들러 시인의 시를 천천히 읽어본다면 여행의 기억이 더 풍성해진다.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 305-1
- 2020-11-30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