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외출을 삼가던 61세 A 씨는 여름을 맞아 갑자기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막상 휴가를 가자니 걱정부터 앞선다. 텅 빈 집에 혼자 있을 반려견 감자가 마음에 걸려서다.
반려견의 안전을 위해서는 창문까지 꼼꼼하게 다 닫고 떠나고 싶지만 계속되는 불볕 더위에 그랬다가는 큰 일이 생길 것만 같다. 실제로 더위로 실내 온도가 올라가면 반려견 감자가 탈진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창문을 열어두면 안전을 보장하기 힘들어진다. 친척이나 친구들에게 부탁해봤더니 “손주가 털 알레르기가 있다”거나 “그날 급한 일정이 있다”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이처럼 펫팸족(Pet+ Family,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사람) 시니어들은 반려동물이 신경 쓰여 휴가를 마음 놓고 떠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인 찬스’를 쓸 수 있는 환경이면 다행이지만 돌봐 줄 지인이 나타나지 않을 때는 곤란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휴가나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강아지를 부탁해! 펫시터
장기간 외출 시 가족 같은 반려동물이 안전하고 편안한 시간을 보낼 방법이 있다. 바로 ‘펫시터(pet+sitter·애완동물을 돌보는 사람)’ 고용이다.
펫시터를 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반려동물 커뮤니티 게시판을 이용할 수 있다.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 당근마켓에서도 펫시터를 구하는 글을 종종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직접 펫시터 알바를 하겠다고 자청하는 사람들의 글도 다수 올라온다.
최근에는 펫시터와 반려동물 상황을 처음부터 끝까지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앱도 나왔다. 산책 시 반려동물의 목에 무리를 주지 않는 이중 산책 줄을 착용한다거나 기상악화로 산책이 어려울 때는 정해진 프로그램에 맞춰 실내놀이를 진행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주의사항이 있다. 펫시터가 반려동물 훈련사 자격증, 미용사 자격증 등 관련 자격증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돌봄 서비스를 받을 반려견, 반려묘만의 건강 상태와 습관, 개성 등을 잘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애견 동반 호텔도 속속 등장
반려동물을 직접 휴양지에 데려가는 방법도 있다. 위탁 시설에 맡길 수도 있지만 반려동물이 반려인 없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힘들어하거나 혹시 모를 사고가 걱정된다면 애견 동반 호텔을 추천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반려 인구'가 급증하면서 호텔업계도 관련 상품을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다. 강원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가 내놓은 펫 전용 상품은 9월 30일까지 주말 예약이 모두 끝났다. 패키지에는 펫 유모차, 펫 보양 간식, 펫케어 룸, 펫 웰컴키트 같은 다양한 서비스가 포함돼 있다.
그랜드 조선 부산이 선보인 반려동물 동반 패키지는 6월 예약 건수가 올해 1월보다 6배가량 증가했다. 콘래드 서울과 조선호텔앤리조트 같은 서울 특급호텔들도 다양한 '펫캉스'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반려동물용 고급 유모차, 드라이 룸 등을 이용하면서 멀리 떠나지 않고도 개인적인 휴식을 취하고자 하는 반려인을 타깃으로 했다.
반려동물을 홀로 집에 둔다면 이렇게
부득이하게 반려동물을 홀로 집에 두고 가야 하는 시니어들도 있다. 이럴 때는 강아지가 혼자 있는 시간이 1박 2일을 넘기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반면 고양이는 하루나 이틀이면 환경을 바꾸는 것보다 자신의 공간에 머물도록 하는 것이 낫다.
끼니를 잘 챙겨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양이들은 집사가 집을 비우면 몇 날 며칠을 식음을 전폐하는 사례도 있어 떠나기 전에 캔 같은 걸로 미리 영양을 보충해 주는 것도 방법이다. 화장실 모래도 넉넉히 쌓아두고, 물그릇과 사료는 여분을 준비해 집안 곳곳에 놓아두면 좋다.
강아지는 사료를 한꺼번에 먹어버릴 염려가 있으니 타이머가 달린 자동 배식기 사용을 추천한다. 급식기는 바닥이 뜨거우면 좋지 않으므로 바닥에 카펫 등을 깔아 일정 온도를 유지해 준다.
반려동물을 배려해 외출 시 텔레비전이나 실내등을 켜두기도 하는데, 이럴 때는 화장실 조명처럼 간접 조명을 이용하는 편이 좋다. 모든 준비를 철저하게 마쳤다고 해도 유비무환의 자세로 주변 지인에게 일정 기간마다 한 번씩 살펴보도록 부탁을 하면 더 좋다.
2021년 비대면이 당연해진 뉴노멀 시대에 이모지(emoji)는 새로운 ‘교감’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적 관계를 원활하게 해 주고, 직장 내 소통이나 마케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뉴노멀 시대를 살아가는 시니어가 이모지와 친해져야 하는 이유다.
실제로 이모지가 사적 관계와 직장 내 소통, 마케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조사 결과도 최근 발표됐다. 지난 17일 어도비는 한국과 미국·영국·독일·일본 등 7개국 7000명의 이모지 사용 경험을 조사해 ‘글로벌 이모지 트렌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응답자의 93%가 이모지를 사용할 때 대화 상대에 공감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이는 전체 평균치인 88%보다 높은 수치다.
디지털 메시지에 센스 불어넣는 이모지, 알고 쓸수록 좋아
같은 내용을 전달해도 단어보다 이모지 사용을 선호한다고 답한 한국인은 76%로 세계 평균치 68%보다 많았다. 특히 25~39세 밀레니얼 세대의 3분의 2 정도가 글만 있는 것보다 이모지를 포함한 문자 소통에 더 익숙하다고 답했다.
조사에 참여한 한국인 응답자의 79%가 이모지를 사용하는 동료에게 더 호감을 느끼고, 75%는 팀 내에서 아이디어를 공유할 때에도 이모지가 도움을 준다고 답했다. 본인의 성향과 맞는 이모지를 사용하는 브랜드에 호감을 느끼는 이들은 69%에 달했다.
사람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비언어적 신호를 교환하기 위해 이모지를 활용한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있다.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할 때는 대화할 때처럼 눈빛이나 얼굴 표정 등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미영 어도비코리아 대표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대세가 된 지금 이모지는 정서적 교감을 이끄는 중요한 매개체”라며 “이모지는 앞으로도 세대를 불문하고 디지털 소통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순한 그림처럼 보이지만 보이는 게 다는 아니다. 이모지는 단순한 그림이 아닌 그림 ‘문자’인 만큼, 의미를 알아야 디지털 세상에서 센스 있게 소통할 수 있다. 자주 쓰지만 예상 밖 의미를 지닌 이모지 몇 가지를 소개한다.
기도와 합장 사이 어딘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이 이모지는 온라인에서 감사하거나 기도할 일이 있을 때 주로 쓴다. 무언가 부탁할 때는 공손함을 표현한다. 그러나 이 이모지가 손뼉을 마주치는 ‘하이파이브’를 형상화한 이미지라는 사실이 미국 필라델피아 ABC6 뉴스 보도로 밝혀졌다. 미국에서도 기도를 의미로 쓰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박도 있다. 미국 블로그 사이트 GAWKER의 한 사용자는 ABC 방송이 틀렸다고 지적했다. 그림에는 두 엄지가 서로 맞붙어 있는데, 서로 다른 사람이 하이파이브를 하려면 엄지가 어긋나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기도를 하기 위해 두 손을 모은 모습과 비슷하므로 이 이모지는 하이파이브가 아니라 ‘기도’ 이모지다. 두 손을 맞댄 이모지를 두고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눈막 귀막 입막' 원숭이를 귀엽게만 보면 안 되는 이유
눈과 귀, 입을 가리고 있는 원숭이는 어쩐지 수줍어 보인다. 덕분인지 애교스러운 메시지에 단골로 출연하는 원숭이에게도 숨겨진 사연이 있다. “악을 보지도, 듣지도 말고 악한 말을 하지 마라” 라는 유명한 격언을 토대로 만들어졌다는 것.
이 격언은 인도와 일본, 바다 건너 미국까지 영향을 미쳤다. 세 마리 원숭이 조각은 20세기를 살았던 마하트마 간디의 유품이었고, 17세기에 지어진 일본 신큐사 정문에서도 찾을 수 있다. 21세기 미국에 세 원숭이 조각만 종류별로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 사이트가 있을 정도다. 지역과 시대는 달라도 원숭이 세 마리가 각각 눈과 귀, 입을 가리고 있는 모습은 동일하다. 눈과 입, 귀를 가린 원숭이 이모지를 귀여운 원숭이 그림으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다.
빨주노초파남보, 색 따라 달라지는 하트 이모지
집단 지성으로 기능하는 미국판 네이버 지식인 ‘Quora’에는 색상별 하트의 의미와 쓰임이 상세하게 설명돼 있다. 가장 대중적인 빨강 하트는 진정한 사랑을 의미한다. 부부나 연인의 메신저 대화에 적합하다. 반면 파랑 하트는 파란 색상이 주는 차가운 이미지 탓에 절제된 사랑과 정신적 사랑을 의미한다. 따라서 연인보다는 친구와의 대화에 쓰는 것이 적절하다.
노랑 하트는 사랑보다 행복과 우정을 담은 표현에 가깝다. 친한 친구나 자식, 손주 등 자주 메시지를 보내는 친밀한 상대에게 사용함을 추천한다. 반면 초록 하트는 질투와 부러움을 의미하므로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평온함과 평정, 편안함을 나타내는 주황 하트는 한가한 주말 오후에 주고 받는 메시지에 어울린다. 열정과 존경의 의미가 담긴 보라 하트는 마음 속 깊이 존경하고 따르는 사람에게, 순수한 사랑과 신뢰를 나타내는 흰 하트는 나이 들어도 사랑스러운 자식들에게 사용한다. 단 검정 하트는 쓰지 않도록 조심한다. 아픔이나 슬픔, 아이러니를 의미해 블랙 유머와 함께 쓰기 때문이다.
웃는 얼굴, 난처한 얼굴, 우는 얼굴. 직접 나누는 대화보다 메신저로 주고받는 메시지가 익숙해진 요즘. 한 줄짜리 짧은 메시지에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표정’이 있다. 바로 이모지(Emoji)다. 한국에서는 이모티콘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모티콘의 한 종류로 보면 된다.
“이모지처럼 시대를 초월한 개념이면서 현대적인 것도 없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의 건축·디자인부 수석 큐레이터 파올라 안토넬리는 이모지(Emoji)를 이렇게 평가했다. 1999년 일본에서 탄생한 최초의 이모지는 2016년 뉴욕 현대미술관의 수장품이 됐다. 올해 발표된 ‘이모지 14.0’ 후보에는 임신한 남성을 본뜬 모습의 이모지가 등장해 전 세계 누리꾼들의 논쟁거리로 등극했다.
이렇듯 이모지는 단순히 감정을 전달하는 이모티콘의 개념을 넘어, 첨예한 사회적 이슈를 비추는 창이 됐다. 사회적 성을 의미하는 ‘젠더’나 다양성을 존중하는 MZ세대의 가치관과 맞물려 디지털 세상에서 폭발적인 수요를 만들어내고 있다. 젊은 신입사원이나 손주를 이해하고 싶은 시니어라면 이모지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
소수 세계를 담는 12픽셀 그림
지난 17일 발표된 ‘임신한 남성’ 이모지 외에도 다양성을 반영한 사례는 꾸준하게 나오고 있다. 내년에 출시될 이모지 14.0의 최종 후보군에는 왕자나 공주로 성별을 구분 짓지 않은 ‘왕관을 쓴 사람’ 이모지, 다양한 피부색을 지닌 손이 악수를 나누는 이모지가 포함됐다. 또 케이팝(K-POP) 아이돌 가수와 팬덤이 자주 사용하는 손가락 하트 이모지는 케이팝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한다.
성별·인종에 대한 선입견을 부수는 이모지도 지속적으로 추가됐다. 2012년에는 손을 잡은 동성 커플의 이모지가 등장했고, 2015년에는 같은 모양의 이모지를 피부색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변화했다. 지난해 출시한 산타 할머니, 우유병을 물린 남성 이모지나 턱시도를 입은 여성, 결혼식 면사포를 쓴 남성도 궤를 같이 한다. 2019년부터는 청각장애 등 다양한 장애를 이모지로 표현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사용자 반응도 좋다. 소프트웨어 회사 어도비가 지난 4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새롭게 추가된 이모지’ 중 가장 인기 많은 이모지 1위는 ‘아기에게 우유를 먹이는 사람’, 3위는 ‘턱시도를 입은 사람’으로 나타났다. 두 가지 모두 성별을 드러내지 않은 성 중립적인 디자인의 이모지다.
전통적 관념이 익숙해 이러한 변화를 낯설어하는 시니어가 반길만한 이슈도 있다. 지난해 한 대학생이 알약을 장기모양으로 디자인해 세계 디자인상을 싹쓸이했다. 출품자인 최종훈 씨가 디자인에 붙인 이름은 ‘피모지’. 약(pills)과 이모지(emoji)의 합성어다. 할머니 댁에 쌓여있는 약 봉투를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린 그는 출품서에 “시각장애인들, 특히 노인들이 직관적으로 자신이 복용하는 약의 효능을 알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라고 적었다. 복용하는 약이 여럿인 노인들이 약물을 잘못 복용하는 경우를 막기 위해 태어난 디자인이다.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정확한 용량에 따른 조제가 어렵고, 일정하지 않은 모양의 알약은 쉽게 부서져 복용량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시력이 좋지 않은 노인이 알약 모양으로 정확히 식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해당 디자인에 대한 수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하지만 배려가 돋보이는 착한 디자인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늦은 나이지만, 그만큼 간절했던 오랜 꿈을 이룬 시니어들이 있다. 미국의 그웬 골드먼과 문 터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자녀나 손주의 도움을 받아 일생일대의 잊지 못할 경험을 한 두 할머니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팬심 하나로 60년 만에 ‘70세 배트걸’ 되다
미국의 70세 할머니가 10대 시절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 구단의 배트걸이 됐다.
6월 28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 ESPN 등 외신은 60년 만에 양키스의 배트걸이 된 그웬 골드먼의 사연을 소개했다. 골드먼과 양키스의 인연은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인 196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10살이었던 그는 아버지 영향으로 양키스 팬이 됐다.
그는 구단에 “저는 양키스를 너무 사랑하는 팬입니다. 제 소원은 양키스 홈경기 때 배트걸을 하는 것입니다. 남자애들이 하는 것처럼 저도 할 수 있어요”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골드먼의 소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단장이던 로이 해미는 자필 편지로 “우리는 소녀도 소년처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야구장은 온통 남자만 있는 곳이라 골드먼 양 같은 어린 숙녀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부디 이해해달라”고 거절의 뜻을 전했다.
당시 골드먼은 실망했지만 양키스로부터 답장을 받은 것을 기념으로 생각해 거실에 걸어뒀다. 60년이 흘러 그녀의 딸 애비는 엄마가 오랫동안 간직해온 편지를 구단에 전달했다.
편지를 받은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배트걸에 지원한 지 60년이 지났지만 10대 시절의 열정을 선보이기는 아직 늦지 않았다”고 골드먼을 매년 진행하는 팬 초청 행사의 대상자로 선정해 명예 배트걸에 임명했다.
자신의 이름이 적힌 라커룸에서 유니폼을 꺼내 입고 양키스의 간판 투수 게릿 콜과 만남까지 진행한 골드먼은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시구를 마친 후 관중 앞에서 60년 전의 편지를 낭독했다. 이어 “칠십 평생에 멋진 순간이 몇 차례 있었지만 오늘 같은 날은 없었다. 성별의 장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앞장 서 준 구단 덕분에 60년의 꿈이 실현됐다”며 감격했다.
94살에 입은 인생 첫 웨딩드레스
미국 버밍엄의 94세 할머니가 인생 첫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공개되면서 네티즌들로부터 축하가 쏟아지고 있다.
7월 7일(현지 시간) CBS42에 따르면 94세 문 터커는 최근 웨딩드레스를 입고 가족의 축하를 한 몸에 받았다. 웨딩드레스를 입는 것은 그의 오랜 꿈이었다. 1952년 남편과 결혼한 터커는 당시 상황에서는 전통적인 결혼식을 올릴 수 없었다. 짧은 결혼 생활 끝에 1975년 남편이 세상을 먼저 떠났다.
웨딩드레스를 입고 싶던 터커의 꿈은 손주들의 도움으로 성사됐다. 터커는 생애 처음으로 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됐다. 드레스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디자인으로 제작됐다.
터커는 “마치 여왕이 된 것처럼 느껴진다”며 "내 모습을 보고 '저 사람이 누구죠?'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덧붙여 “오늘은 진짜 결혼하는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터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은 페이스북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의 가족은 지난 주말 내내 브런치, 피로연 등을 이어가며 터커를 축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으리으리한 웨딩홀과 값비싼 예물까지 자녀의 완벽한 하루를 위해 정신없이 준비하다 보면 결혼의 진정한 의미가 등한시될 때가 있다. 반면 이곳의 예식은 소박하지만 늘 한결같고 경건하다. 가난 때문에 결혼식을 미뤄야 했던 아픔을 교훈 삼아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이들에게 무료 예식을 올려준다. 그 철학은 50여 년째 현재진행형이다. 누군가에게는 유명 호텔보다 더 근사하고 특별한 추억으로 기억되는 이곳, 경상남도 마산의 ‘신신예식장’을 찾았다.
“자, 여기 보세요. 찍습니다. 김치, 참치, 꽁치~” 늦지 않게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식장으로 들어섰을 땐 이미 ‘찰칵’ 하는 셔터음이 울린 뒤였다. 백낙삼(90) 사장이 들고 있는 카메라 맞은편에는 나이 지긋해 보이는 부부가 어색하게 서 있다. 최필순(80) 이사는 부지런한 손놀림으로 신부의 옷매무새를 정리했다.
이날은 이광현(78)·박숙자(74) 부부의 리마인드 웨딩이 있는 날이다. 순백색 드레스를 차려입은 신부는 아이처럼 “가자”며 신랑을 재촉했다. 신부가 옷을 갈아입으러 간 동안, 신랑에게 이곳을 찾은 사연을 물었다.
“6년 전 오늘, 아내가 사고를 당했어요. 뇌를 다쳐서 6개월 동안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다가 기적적으로 일어났죠. 올해가 결혼 50주년이기도 하고, 오늘이 다시 태어난 날이잖아요. 그래서 겸사겸사 기념하려고 서울에서 예약하고 왔어요. 기분이 참 묘하네요.”
건물 앞에 도착했을 때부터 보통의 식장은 아니구나 싶었다. 삼색 페인트가 칠해진 건물 외벽과 ‘완전 무료’라고 큼직하게 적힌 간판이 그 비범한(?) 분위기를 증명해주는 듯했다. 내부로 입장하면 1960년대로 돌아간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웨딩홀은 드라마 세트장이 아닌 그 시절의 잔상이다. 백낙삼·최필순 부부는 1967년부터 이곳에서 예식을 올리고 있다. 직원에게 들어가는 수고비 70만 원을 제외하고 예식에 드는 비용을 받지 않는다. 그렇게 백년가약을 맺어준 부부만 1만4000쌍이다.
거리의 사진가에서 예식장 사장으로
“삼국사기는 들어봤어도 ‘신신사기’는 처음이지요? 허허.” 식을 마치고 몇 시간 만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은 백 사장은 한숨 돌리기도 전에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예식업을 시작한 계기를 묻자 대답 대신 두꺼운 사진 앨범을 꺼내왔다. 겉표지에 ‘신신사기’란 글자가 한자로 적혀 있었다. 이곳의 50년 역사를 모아둔 그의 보물 1호다. 낡은 종이를 넘기며 그는 90년 인생을 회고했다.
젊은 시절 백 사장은 교육자를 꿈꾼 포부 가득한 청년이었다. 마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와 밥을 굶주리면서도 중앙대학교 교육학과에 진학해 여섯 학기를 다녔을 정도로 학구열이 높았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웠지만, 자동차 정비소부터 공장까지 허드렛일을 하며 밤낮없이 교육 사업을 준비했다. 그러나 정부의 검열로 세상의 빛을 보지도 못한 채 무산됐다.
그는 좌절할 틈도 없이 밥벌이를 찾아 나섰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한강에서 보트 타고 뱃놀이를 하는 사람들이었다. 보트장에 놀러 온 이들을 상대로 기념사진을 찍어주는 거리 사진가로 일을 시작했다. 먹고살 만큼의 돈이 모였을 때쯤, 서른한 살 노총각이 돼 있었다.
“고향 사람들이 나보고 몽달귀신 되겠다고 난리가 난 거야. 그래서 중매를 해줬어요. 지금의 아내가 나왔지. 아내한테 ‘내가 가진 건 이 몸뚱이 하나뿐이다. 고생 많이 해야 될 거다. 그래도 고생 안 하게 최선을 다해보겠다’ 말했어요. 그 한마디 믿고 시집을 온 거예요.”
가난한 부부의 예식장은 작은 초가집 마당이었다. 축가는 새들의 노랫소리로 대신했다. 백 사장은 아무려나 행복했지만, 식을 올린 후 아내와 생이별하는 아픔을 맞아야 했다. 있는 집이라고는 열세 명의 식구가 생활하는 작은 단칸방 하나뿐이었기 때문이다. 카메라를 들고 뛰어다니며 악착같이 돈을 모은 그는 1년 만에 아내와 함께 살 셋방을 마련하고, 뒤이어 3·15의거기념탑 뒷골목에 세워진 건물을 매입했다.
“이 건물에 무얼 할까 하다가 나처럼 돈이 없어서 결혼 못 하고 애만 태우는 사람들 결혼시켜줘야겠다 생각했어요. 돈은 사진값만 받아도 충분했지.”
1만4000쌍의 웃음과 눈물이 깃들다
1967년 6월 문을 연 신신예식장은 얼마 되지 않아 요즘 말로 ‘핫플레이스’가 됐다.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받기라도 하듯 손님이 물밀 듯 밀려왔다. 사진값 6000원만 내고 예식을 올릴 수 있으니 그럴 만도 했다. 한창 잘될 때는 하루에 17쌍씩 식을 올려줄 정도였다. 그간 수많은 이들이 거쳐간 만큼 다양한 사연이 예식장을 채웠다.
“11시 30분에 식을 예약한 신랑이 미용사에게 신부 패물을 전해달라 부탁했는데, 나중에 보니 신부는 받은 게 없다는 거예요. 내가 다른 주례를 보는 사이 미용사가 도둑으로 몰려서 파출소 가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알고 보니 11시 신부 것인 줄 착각하고 잘못 건네준 거였죠. 이 일로 부부끼리 의형제를 맺었다고 하더라고요. 참 재미있는 인연이지요.”
유쾌한 에피소드만큼 뭉클한 기억도 많다. 자신이 식의 주인공인지도 모르고 멍하니 서 있는 아픈 신랑의 주례를 봐준 적도 있고, 6년 전 가출한 큰딸이 둘째 딸 결혼 전날 기적적으로 돌아와 자매의 결혼식을 한날한시에 올려준 적도 있다. 그러나 가난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아는 백 사장이 잊을 수 없는 손님은 따로 있다.
“사진 값을 안 내고 도망간 부부가 있었어요. 당시에는 휴대폰 번호 대신 주소를 적었던 때라 집을 찾아갔어요. 그런데 집에는 아픈 사람이 누워 있고, 너무 어렵게 살고 있는 거야. 차마 돈을 받을 수가 없어서 쌀 한 말 사주고 돌아왔어요. 도울 수 있어 그저 행복했지요. 지금도 이렇게 좋은 직업이 세상에 또 있겠나 싶어요. 내가 그동안 행복했던 일을 죽 적어봤는데, 행복하다는 말만 백스물일곱 개가 나와.”
그 따뜻한 인심 덕분일까. 어느 날부터 ‘신신예식장에서 결혼하면 잘산다’는 소문이 돌며 장사는 더 번창했다. 백수 생활을 하던 큰아들이 식을 올린 뒤 직장을 구하자, 여섯 남매가 줄줄이 이곳에서 결혼을 했을 정도다. 그 소문은 최근까지도 이어지는 듯했다.
“작년에 부산에서 전화가 왔어요. 1977년에 선생님 은덕으로 겨우 결혼식을 올렸는데, 이제는 부자가 됐다며 사례를 하겠다는 거예요. 아내가 그 얘기를 듣더니 보이스피싱이라는 거야.(웃음) 괜히 겁이 나서 밤에 자다가 ATM기기 가서 돈을 빼왔어요. 그리고 자고 일어났는데 휴대폰에서 띵 소리가 나대. 100만 원이 들어와 있더라고. 고마워서 가족사진, 리마인드 웨딩, 영정사진까지 다 찍어줄 테니까 언제든 오라고 했지요.”
100세까지 즐겁게, 성실하게, 보람되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어느 추억의 장소를 회고하는 것 같지만, 신신예식장은 오늘날도 여전히 씩씩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성기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예약 문의도 꾸준히 들어온다. 2014년 영화 ‘국제시장’의 한 장면에 등장한 후로는 젊은 사람들도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그 덕에 두 사람은 요즘 유행하는 웨딩 트렌드까지 공부하느라 바쁘다. 인터뷰를 하던 날에도 연구(?)는 계속됐다. 어느새 백 사장 옆에 자리를 잡고 앉은 최 이사는 앨범을 펼쳐 보이며 열띤 설명을 했다.
“옛날에는 부케가 이렇게 길었어. 바닥까지 왔다고. 그러다 조금씩 길이가 줄어들면서 짧아졌지. 드레스도 얼마 전까지 치렁치렁 뭐가 많이 달린 게 유행이었는데, 지금은 액세서리랑 큐빅을 거의 안 붙여. 아주 옛날에 유행했던 게 다시 돌아오더라고. 여보, 이 사진 괜찮지 않나. 우리도 젊은 신랑 신부 오거든 이렇게 찍어주자.”
나이가 나이인 만큼 힘이 들 법도 한데, 두 사람의 열정은 젊은이들과 다를 바 없었다. 사무실 벽 한쪽에 붙여둔 생활신조가 젊게 사는 비결인 듯했다. ‘생활은 즐겁게, 임무는 성실하게, 인생은 보람되게.’ 그래도 이제는 노후를 즐길 때도 되지 않았나 싶어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100살까지는 일하고 싶어요. 앞으로 10년! 그다음에는 자식, 손주가 대대로 이어나갔으면 좋겠어요. 은퇴하면 이 장부를 배낭에 넣어 메고 아내와 전국 일주를 하면서 예식장에 와주었던 손님들을 만날 겁니다. 그 얘기를 하면, 다들 우리 집에 꼭 오래요. 다 보러 가야지요.”
맞잡은 손 놓지 말고, 서로 깊이 이해하고, 꽃길 따라 함께 걸어가야 한다. 50년 동안 백 사장의 주례사에 빠지지 않은 단골 멘트다. 이 덕담을 한평생 지켜온 부부가 있을까. 잠시 의심했지만 그 주인공이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초가집 앞마당에서 두 손 맞잡은 순간부터 수많은 이들의 앞길에 꽃을 수놓아준 오늘까지 두 사람이 걸어온 인생 여정이 그 자체로 ‘꽃길’이었다.
손주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시작한 백발노인의 이색 도전이 눈길을 끈다.
2일(현지 시간) 미국 ABC7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소 타기 종전 세계 신기록 보유자인 척 워커가 지난 1일 다시 시소에 올랐다. 자신이 세운 기록의 50주년을 맞아 이를 경신하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앞서 워커는 1971년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서 216시간, 9일 연속으로 시소를 타 세계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워커는 여전히 왕좌를 지키고 있었다. 지난 50년 간 그 누구도 깨지 못한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워커는 “바보 같은 묘기 덕에 수십 년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잠과 생리 현상을 포함해 약 열흘간을 시소 위에서 보내야 하는 불편함을 겪어야 한다. 하지만 그는 “사람들이 얼마나 재밌어 했는지 생각하니 손자들 역시 즐거워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이들을 웃게 해 주고 싶었다”고 남다른 손자 사랑을 드러냈다.
또 그는 “나는 충분히 좋은 몸과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하며 도전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도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워커가 자신의 기록을 깨기 위해선 최소 10일을 시소에서 보내야 한다. 수면은 물론 생리현상도 시소 위에서 해결해야 한다.
지난 1일 캘리포니아주 콩코드 토도스 산토스 플라자 스테이지에 설치된 시소에 오른 워커는 오는 10일 정오에 시소에서 내려올 예정이다.
자녀를 둔 젊은 부부 상당수가 맞벌이를 하고 있다. 이들은 남보다 가까운 가족에게 자녀를 맡기는 경향이 높다. 그러다보니 바쁜 부모 대신 아이를 돌보는 일은 주로 조부모인 시니어의 몫이 된다. 조부모에게 육아를 맡기는 가구는 2019년 기준 250만 가구에 달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지만 육아를 시작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쉬지 않고 움직이는 어린 손주를 돌보기 위해 쉴 틈 없이 움직이다 보면 손목과 허리, 무릎이 남아나질 않는다. 이미 약해진 관절에 많은 무리가 가는 상황이 발생한다. 국립국어원은 여기에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한데 묶어 ‘손주병’이라고 이름 붙인 바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 결과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는 일주일에 47시간을 일한다. 주 40시간 일하는 일반 직장인보다 더 오래 일하는 셈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 일하다보니 어느새 손목터널증후군, 관절염, 척추관협착증 같은 질병이 조부모를 찾아온다. 손주를 돌보다보면 몸과 마음에 탈이 날 수밖에 없다.
손목터널증후군 예방, 쉬면서 손과 손목 피로 자주 풀어야
손주병은 조부모의 손목 관절부터 위협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이름과 달리 손바닥이나 손가락이 저린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전체 환자의 3분의 1이 5060 여성일 정도로 시니어 여성에게 위협적인 질병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손목 터널 자체가 좁아 발생 가능성이 높다. 또 폐경 후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 손이 잘 붓고 뼈와 근육이 약해져 발생 확률이 더 올라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을 자주 주무르거나 엄지와 검지, 중지가 자주 저리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일시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방치할수록 증세가 악화돼 자다가 잠에서 깰 정도로 손이 저리고 손가락 마비 증세가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윤종현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아이 들기, 안아주기, 기저귀 갈기, 설거지, 청소 등 어렵지 않아 보이는 일들이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일상적으로 손가락과 손목을 굽히는데 사용하는 힘줄들 사이에 있는 정중신경이 심하게 눌리면서 손저림이 심해진다는 설명이다.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이기도 한 윤 교수는 "일을 잠시 중단하고 손저림이 사라질 때까지 손과 손목의 피로를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따뜻한 찜질이나 손목과 어깨의 이완운동도 손목터널증후군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며 "예방이 최고의 치료법인 만큼, 중간중간 일을 쉬면서 손과 손목 피로를 자주 풀어주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따뜻한 찜질이나 이완운동으로 허리 근육 풀어 척추관협착증 완화
황혼 육아를 도맡은 시니어의 허리는 쉴 날이 없다. 아이가 운다고 서둘러 안고 달래고 씻기다 보면, 이미 노화가 진행된 근육과 관절 등에 무리한 하중과 압력이 가해진다. 손주를 돌보다 말고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시니어가 많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시니어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연 평균 7만 명씩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166만 명에 달했다.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주 발병 요인인 질병이다. 하지만 아이를 안아주고 업어주면서 오래 서있으면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다리저림이 악화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이 발병하면 척추 중앙의 척추관, 신경근관 등이 좁아져 허리 통증을 느끼게 된다. 척추관협착증은 대개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넓은 부위에 통증을 유발한다. 허리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하다. 하지만 누워있거나 앉아서 쉬면 증상이 없어진다는 게 디스크와 다른 점이다. 허리를 젖히면 통증이 심해지고 구부리면 완화하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차이점이다.
30분 이상 걸었을 때 허리 통증을 호소한다면 척추관협착증일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엉덩이가 빠질 듯 아프거나 바로 누워 자는 것이 불편해 새우잠을 자는 경우에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윤종현 교수는 "척추관협착증에 걸리면 오래 걸을 때 다리저림이 발생한다. 오래 서있거나 걷지 말고 의자에 앉아 있어야 한다"라며 "허리 주변 근육의 뭉침을 풀어주는 따뜻한 찜질이나 이완운동이 도움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Exhibition
◇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
일정 8월 8일까지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환경보호가 전 세계의 과제로 당면한 가운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전시가 열렸다. 모든 생태계의 집인 지구, 인간이 거주하는 건축물, 새와 곤충의 서식지 등 세 개의 집을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해 그 안에서 벌어진 참혹한 환경오염을 이야기한다. 이상 기후로 집단 고사한 침엽수, 아사한 동물, 남·북극의 해빙 등 죽어가는 지구의 모습을 실제 고사목과 박제 동물, 영상 등으로 선보이며, 아파트를 짓고 부수는 과정에서 생산 및 폐기되는 사물을 작품으로 재해석한다. 전시실뿐 아니라 마당, 로비, 건물 외벽 등 여러 곳을 전시 장소로 활용해 미술관 전체를 인간을 둘러싼 환경처럼 보이도록 했으며, 특히 옥상에는 서식지를 잃은 새와 곤충의 보금자리를 설치해 전시 일정과 무관하게 올가을까지 남겨둔다. 기후위기에 대한 전시지만 그 자체가 탄소 배출 행위라는 모순을 고려해, 전시 준비 과정에서도 폐기물과 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재사용과 재활용을 생활화했다. 배우 박진희가 국문 오디오 가이드 녹음에 참여해 진심 어린 목소리로 인류가 직면한 현실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나무 인형의 비밀 - 체코 마리오네트
일정 8월 29일까지 장소 서울역사박물관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지구 반대편 국가 체코의 전통문화를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전시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렸다. 체코의 흐루딤인형극박물관과 협력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체코 인형극을 중심으로 156점의 인형과 무대 배경, 실황 영상 등을 다채롭게 선보인다. 18세기 유랑극단에서 출발한 체코 인형극은 라디오나 TV가 없던 시절 도시 간 소식을 전달하며 민족의식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전시는 이 같은 기원을 시작으로 인형극 부흥기를 맞은 20세기 초중반, 다양한 인형극장이 탄생한 20세기 후반까지 인형극의 발전을 연대기적 구성으로 살펴본다. 또한 단순히 역사를 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오감을 만족시키는 체험존을 마련해 전시장을 찾은 어린이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체코에서 직접 공수해온 마리오네트 인형과 손가락 인형, 음향 장비 등을 통해 인형극을 재현해볼 수 있으며, 유랑극단이 타고 다니던 마차에 들어가 가까이 감상할 수 있다. 가족 단위로 방문하기 좋아 여름방학이 시작된 손주와 함께 방문하면 더 즐거운 추억을 남길 수 있다.
● Book
◇영혼을 품다, 히말라야 (박경이 저·도트북)
남들이 가지 않은 길에 용감하게 오르는 이들이 있다. 바로 고산 등반가다. 이들은 동상에 걸려 손가락을 자르고, 때로는 목숨을 위협받으면서도 정상을 향해 나아간다. 그 모습을 보면 죽음을 무릅쓰면서까지 산을 오르는 이유가 궁금해질 때도 있다. ‘왜 산을 오르는가?’ 어쩌면 산을 사랑하는 모든 산악인에게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 여성 산악가 박경이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자신의 삶으로 대신한다.
에세이 ‘영혼을 품다, 히말라야’는 고산 등반가의 삶과 철학을 저자가 ‘죽음의 지대’ 히말라야 고산에 직접 오르며 만난 이들의 이야기로 현장감 넘치게 풀어낸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는 극한의 자연환경에서 자기 존재의 참된 의미를 사유하고, 자신을 포함해 편견과 차별이란 또 다른 산을 넘어야 했던 세계 여러 여성 산악인의 고충을 담담히 반추한다.
책은 단순히 감상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산 등반을 떠나려는 이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흥미롭게 알려준다. 셰르파와 루트 개척, 베이스캠프 생활 등 기본 상식부터 트레킹 준비물, 고산병 극복 방법 등 실전에 필요한 정보까지 한데 담아 등반 의욕을 고취한다.
그녀의 이야기는 “죽으러 산에 가지는 않지만 죽을 걸 알면서도 산을 오른다”는 많은 고산 등반가의 마음을 대변한다. 관중도 심판도 없지만 반칙하지 않고 정직하게 산을 오르는 이들의 삶을 간접 체험하다 보면 서문에서 던졌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이 풀린다. 등산의 진정한 묘미는 정상이란 결과보다 자신을 믿으며 한 발씩 나아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인생이란 산을 탈 때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말이다
◇시가 인생을 가르쳐 준다 (나태주 엮·앤드)
‘풀꽃시인’ 나태주가 한국 시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역작을 갈무리해 엮었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국민 시 ‘엄마야 누나야’부터 조지훈의 희귀 시 ‘병에게’까지 총 125편이 담겼다.
◇킵 샤프 (산제이 굽타 저·니들북)
나이가 들어도 인지 기능을 총명하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소개한다. 뇌에 관한 오해와 진실, 구체적인 12주 프로그램을 통해 막연하게 느껴지는 뇌 건강 영역을 실용적으로 접근한다.
◇바람이 내 등을 떠미네 (한기봉 저·디오네)
평생 세상을 뾰족하게 바라보았던 언론인 출신 저자가 평범한 중년으로 돌아와 세상살이의 단상을 덤덤하게 풀어놓는다. 짧지만 강렬한 60여 개의 글이 또래 독자에게 위로를 전한다.
● Stage
◇마리 앙투아네트
일정 7월 13일~10월 3일 장소 샤롯데씨어터 연출 로버트 요한슨
출연 김소현, 김소향, 김연지, 정유지, 민우혁, 이석훈, 이창섭, 도영 등
18세기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뮤지컬로 다시 돌아온다. 올 7월 막을 올리는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한때 고귀한 신분이었지만, 각종 오명 속에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던 그녀의 삶을 통해 진실과 정의의 의미를 조명한다. 사회의 부조리를 타파하고자 혁명을 선도했던 인물 마그리드 아르노를 중심으로 극이 전개되는 오리지널 버전과 달리, 한국 버전에서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야기에 비중을 실어 두 여인의 삶을 더욱 극적으로 대비시킨다. 특히 당대 부의 상징이었던 파리 베르사유 궁전과 빈민가 마레지구를 무대 위에 재현해 계급 간 갈등 구조를 명확히 그려낸다.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로코코 시대의 화려한 귀부인 드레스와 다채로운 가발도 재미를 높이는 포인트. 목걸이 사건, 바렌 도주 사건, 단두대 처형 등 대중에게 친숙한 사건을 위주로 재해석해 공감대를 더한다.
◇렁스
일정 9월 5일까지 장소 아트원씨어터 2관 연출 박소영
출연 이동하, 성두섭, 오의식, 이진희, 류현경, 정인지 등
매 순간 선한 의도로 행동하기 위해 고민하는 한 연인이 사랑, 환경, 출산 등의 주제로 치열하게 토론하며 ‘좋은 사람’의 정의를 찾아나가는 이야기다. 환경을 위해 아이를 갖지 않겠다는 여자와 아이를 낳아 좋은 부모가 돼야 한다는 남자의 정답 없는 갈등이 진정한 ‘선’(善)의 의미를 묻는다. 특별한 장치 없이 두 배우의 대화로만 이어지는 전개가 몰입도를 높인다.
◇비틀쥬스
일정 8월 7일까지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연출 알렉스 팀버스
출연 유준상, 정성화, 홍나현, 장민제, 김지우, 유리아 등
팀 버튼 감독의 영화를 뮤지컬화한 작품으로, 2019년 현지 초연 이후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라이선스 공연이다. 황당한 사고로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의 신혼집에 이사 온 한 가족을 쫓아내기 위해 장난꾸러기 유령 ‘비틀쥬스’와 합세해 벌어지는 이야기다. 공중부양을 하는 캐릭터와 시시각각 변하는 무대 등 마술 같은 연출이 놀이공원에 온 듯한 짜릿함을 선사한다.
본 기사에 소개된 공연을 관람하신 독자분의 생생한 후기를 기다립니다. 채택된 분께는 소정의 상품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 잡지를 보내드립니다.
올해 광복절부터 주말과 겹치는 모든 공휴일에 대체공휴일이 적용되면서 시니어들이 손주를 봐줘야 하는 날이 줄어들 전망이다. 귀여운 손주와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휴일이 늘어 시니어들이 자기만의 시간을 더 보낼 수 있게 됐다.
‘공휴일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됐다.
지금까지는 추석과 설, 어린이날에만 대체공휴일을 적용했다. 앞으로는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성탄절 같은 날까지 확대된다. 공휴일과 겹치는 주말 바로 다음 평일이 대체휴일이다.
법 시행은 내년 1월 1일부터이지만 부칙에 따라 오는 광복절부터 적용된다. 광복절 대체휴일인 8월 16일, 개천절 대체휴일 10월 4일, 한글날 대체휴일 10월 11일, 성탄절 대체휴이ㅐㄹ 12월 27일까지 총 4일의 휴일이 추가되는 셈이다. 평일에 손주를 봤던 시니어들은 법안이 통과되면서 4일을 더 쉴 수 있게 됐다.
한편 5인 미만 사업장은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야당의 빈축을 사고 있다. 이영 국민의힘 의원은 본회의 반대토론에서 “선의로 포장된 악법이자 시급성을 핑계 삼아 졸속 강행 처리된 법”이라며 “광복절 등 하반기 휴일 나흘은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임시휴일로 처리하고, 국민의 휴일권 보장이라는 취지에 맞게 정부가 제대로 법안을 만들어 다시 제출해달라”고 주장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도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비국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7월 국회에서 근로기준법을 제정해 5인 미만 사업장의 차별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 여당은 근로기준법에서 관공서 공휴일 적용을 제외한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을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전 10시, 탑골공원 앞이 소란하다. 서울시 종로구에 사는 박 모(71)씨는 동년배들과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기 위해 공원을 찾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공원은 지난해 2월부터 무기한 폐쇄된 상태다. 하지만 박씨와 같은 시니어들은 여전히 탑골공원 담장 바깥에 모여 앉아 있다. 집에서 가만히 있기엔 무료하고, 아파트 단지 공원은 젊은 친구들이 많아 앉아 있기가 민망해서다.
코로나19는 그나마 시니어들이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경로당, 노인복지관 같은 시설의 문을 걸어 잠갔다. 전염병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시니어들의 삶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날씨가 좋지 않아 탑골공원에 나가지 못하는 날에는 스마트폰으로 무료함을 달래보려 시도한다. 하지만 박씨는 고개를 내젓는다. 인터넷과 디지털 세상에 익숙하지 않아서다.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길어질수록 빠르게 자신에게 맞는 취미를 찾고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박씨와 같은 시니어들은 다르다. 주로 경로당과 공원, 노인복지관을 방문하며 오프라인 활동을 많이 하고, 정보를 습득하는 속도가 더디며 역량도 낮다.
2019년 기준 세계 인구의 51%에 달하는 41억 명이 인터넷을 사용할 정도로 정보통신기술은 현재 우리 삶의 모든 부문에 관여하며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전환이 모든 분야에서 가속화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는 젊은 층에게는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는 기회이지만 시니어들에게는 디지털 소외 현상을 초래하는 사회 문제도 이슈화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0년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시니어 가운데 여건은 되지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자발적 비이용’이 72.5%, 나머지 ‘비자발적 비이용’에서는 ‘사용 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서 이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5.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박씨 또한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지만 여간 답답한 게 아니다. 얼마 전 친구가 끔찍이 여기는 늦둥이 아들 결혼식을 축하하는 마음에서 100만 원을 부치려 집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은행을 직접 방문했다. 이 은행 계좌를 40년 가까이 보유했지만 인터넷 뱅킹은 할 줄 모른다. 젊은 세대가 카카오톡이나 은행 앱에서 수수료를 면제받아 1분도 걸리지 않는 시간에 송금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박씨는 “은행 앱은 설치할 줄도 모르는 데다 도움을 받았다고 해도 정작 사용할 줄 모르니 그냥 교통비를 지불해서 은행에 오고, 수수료도 낸다”며 “매번 모른다고 자식한테 부탁하는 것이 무척 미안하다”고 말했다.
디지털 세상과의 만남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하지만 만날 때마다 초면인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지난 5월 어린이 날을 맞아 손주에게 장난감을 사주고 싶어 완구점을 찾은 박씨는 정가 10만8000원짜리 로봇을 8만6800원에 구매했다. 20%나 싸게 샀다는 생각에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하지만 30대 딸의 반응은 달랐다. 왜 비싸게 주고 샀느냐며 환불을 권유했다. 서둘러 완구점에 가 환불을 마친 박씨는 씁쓸했다. 박씨 딸은 인터넷 쇼핑몰 최저가를 한바퀴 훑더니,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똑같은 장난감을 6만6430원에 구매했다.
이처럼 ‘요즘 세대’는 다양한 앱을 활용해 저렴한 금액으로 제품을 구매하고 후기도 작성해 적립금도 톡톡히 챙긴다. 식사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SNS에 인증샷을 올리거나 카카오톡 친구 목록에 식당 계정을 추가한 뒤 서비스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박씨는 매일 가던 식당이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폰을 가져가서 직원이 이것저것 누르더니 “다음에 이 화면을 보여주면 서비스를 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화면을 어떻게 띄우는지 몰라 혜택을 누리지 못한 셈이다.
공공기관도 예외가 아니다. 구청이나 주민센터 민원 창구에서 공무원으로부터 가족관계등록부를 발급받는 비용은 1000원이다. 하지만 공공기관 내 무인 민원 창구를 이용하면 500원에 발급할 수 있고, 인터넷을 이용하면 무료다.
박씨는 “필요한 서류가 있어 구청을 방문했으나 사람이 너무 많아 한참을 기다렸다”며 “종이 한 장 짜리 서류를 발급 받으려고 30분을 기다리는 게 맞나 싶었다. 하지만 항목이 너무 많고 눈까지 침침해 기계를 사용해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씨와 같은 70세 이상 시니어들은 현대사회의 ‘디지털 흐름’에서 소외된 많은 ‘디지털 이방인’이다. 디지털 혁신이 이뤄지고 있으나 경제적 빈곤과 디지털 활용 능력 부족 등으로 이러한 변화에서 소외되고 있다. 시니어들은 온·오프라인 기반의 각종 서비스에서 제외돼 사회적으로 더욱 고립되고 있다.
이들을 위해 국가와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정말 이들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