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생계가 어려운 저신용자에게 경기도가 최대 300만원을 저금리로 지원하는 ‘경기 극저신용대출’을 지원한다. ‘경기 극저신용대출’은 생활자금이 필요하지만, 신용등급이 낮아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만 19세 이상 저신용 도민에게 심사를 거쳐 5년 만기 연 1% 저금리로 최대 300만원까지 대출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원유형은 △심사 대출 △불법사금융 피해자 대출 △생계형(벌금) 위기자 대출 △신용위기 청년대출로, 대출액 최대 300만원까지 5년 만기 연 1% 저금리 조건은 모든 유형이 동일하다.
심사 대출 지원 대상은 신청일 기준 경기도에 거주하고, NICE평가정보 신용점수 724점 이하 또는 KCB신용점수 670점 이하인 만 19세 이상 도민이다.
‘불법사금융 피해자 대출’은 불법 채권 추심 등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경기도 불법사금융센터 신고 접수 후 상담 결과에 따라 제공한다. ‘생계형 위기자 대출’은 단순 벌금형을 선고받은 후 생계 곤란 등을 이유로 벌금을 내지 못하는 저소득층 도민이 대상이다. ‘신용위기 청년대출’은 한국장학재단 학자금 6개월 장기연체자 또는 신용회복위원회 채무 조정 6개월 이상인 만 39세 미만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다.
대출 희망자는 오는 7일부터 경기도 서민금융복지센터 사전 예약을 통해 재무 상담 후 신청하면 된다. 사전 예약, 대출 신청 방법 등 자세한 내용은 ‘경기 극저신용대출’ 전용 콜센터나 경기복지재단 누리집을 확인하면 된다.
경기도는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총 2만6,983명을 대상으로 469억9,100만 원의 대출금을 지원한 바 있다. 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금융취약계층의 사회안전망 강화와 금융 사각지대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2022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이 의결됐다. 추경 규모는 14조 원에서 16.9조 원으로 확대됐으며, 소상공인과 취약계층 등의 사각지대를 지원하고, 방역 소요를 추가 보강한다.
소상공인 및 사각지대 지원을 위해 투입될 예산은 총 13조5000억 원이다. 이 중 7000억 원이 취약계층 등 사각지대 보완에 쓰인다. 반복되는 코로나 진단검사의 고충 등을 고려한 방침이다.
요양보호사 36만8000명에게는 한시수당 20만 원을 추가 지급할 예정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재정에서 지급 중인 감염예방수당을 감안하면 전일제 시설종사자는 50만 원, 기타 방문요양종사자는 20만 원을 신규 지급받는다.
또한 격리 장애인을 돌보는 돌보미에게는 활동바우처 지원단가를 1일에 4만8000원 가산한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에 따른 휴원‧휴교에 대비해 가족돌봄휴가비도 지원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특고‧프리랜서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법인택시‧버스기사 소득안정자금, 문화예술 맞춤형 종합지원 등에 대한 예산이 추가로 편성됐다.
소상공인에게는 손실보상 보정률을 기존 80%에서 90%로 상향하며, 칸막이를 설치해 밀집도 완화 조치를 이행한 식당과 카페 등을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한다. 폭넓은 지원을 위해 2차 방역지원금 대상에 간이과세자의 매출감소 요건을 확대하고, 연평균 매출 10~30억 원 숙박‧음식점업 등을 추가한다. 이를 위해 국회는 1조300억 원의 규모의 예산을 확대했다.
재택 중심 방역‧의료체계 전환에 사용될 예산은 1조3000억 원 증가한 총 2조8000억 원이다. 저소득층, 어린이집 영유아 등 감염취약계층 600만 명에게 자가진단키트를 제공하고, 오미크론 확진자 증가에 따라 생활지원비‧유급휴가비에 사용될 재원을 보강하기 위함이다.
재원은 국채 추가발행 없이 특별회계 세계잉여금 및 기금 여유자금을 활용하여 조달할 예정이다.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고, 국채시장 및 국가신용등급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한 결과다.
이번 추경은 22일 개최된 국무회의에서 상정 및 의결된다. 취약계층 및 사각지대 보완을 위한 장애인활동 지원은 3월 중순, 가족돌봄지원은 3월 말, 요양보호사 한시수당은 4월 초부터 지급될 예정이다. 소상공인 2차 방역지원금은 오는 23일 집행되며, 2021년도 4/4분기 소상공인 손실보상은 손실보상 심의위원회 의결 및 지급기준 고시‧행정예고를 거쳐 3월 첫째주부터 신청과 지급이 시작된다. 방역 지원 예산은 배정 즉시 집행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는 “민생 현장의 어려움을 감안해 방역지원금, 소상공인 손실보상, 긴급고용 안정지원금 등 주요 사업이 신속하게 집행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기본만 하자. 수없이 하는 말이지만 정작 지켜지는 일은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다. 그만큼 기본을 지키기도 어려운 세상일지 모른다. 그런 세상에서 기본을 지키는 이는 도리어 빛이 난다. 김진숙(71) 이사가 그렇다. 모래에 덮인 금이 시간 지나 점차 드러나듯, 나서서 설명하지 않아도 가치를 알아주는 이 말이다.
방송인 홍진경의 어머니 김진숙이 품질관리이사를 맡고 있는 주식회사 홍진경은 ‘더김치’를 비롯해 만두, 다시팩, 된장 등 양념류를 판매하는 식품 회사다. 대물림한 방식으로 담가 먹던 김치 판매를 시작으로 다른 상품들을 내놓으며 18년째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하느님, 김치가 맛있어지게 도와주세요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기 전 김 이사는 1년 정도 김치를 판매한 적이 있다. 집에서 직접 만든 것을 지인들에게만 조금씩 팔았던 건데, 이를 눈여겨본 딸 홍진경이 사업 제안을 해왔다. 아예 회사를 차리지 않겠냐는 본격적인 사업 제안이었다.
그는 강하게 반대했다. 망신당할까봐, 딸 이름에 먹칠하면 어쩌나 걱정부터 앞선 나머지 한 달 정도 도망까지 다녔다. “우리 식구 먹는 거야 내가 한다지만 이걸 어떻게 대중 상대로 판매한다고 이러나 싶었어요. 대량으로 만든 김치가 우리 해 먹는 김치랑 같은 맛이 나올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죠. 만약 맛이 제대로 나지 않으면 어떻게 책임지려고 나한테 그 어려운 걸 시키느냐고 거절했어요.”
딸은 포기하는 대신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그럼 쇼케이스라는 걸 해보자. 신사동에 있는 식당 하나를 빌려서 지인과 기자들을 초청하는 거야. 엄마가 찾아오는 사람들 대접할 배추김치랑 총각김치를 맛있게 만들어줘. 사람들이 맛있다고 하면 사업을 하고, 맛이 없다고 하면 내가 포기할게.” 김 이사는 결국 제안을 받아들였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그는 쇼케이스를 앞두고 김치를 담글 때 매일 기도드렸다. “하느님, 이 김치가 맛있게 익도록 도와주세요. 이거 정말 중요한 겁니다. 이게 잘돼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면 김치 담그느라 고생하는 주부들 수고도 덜어줄 수 있어요.”
신선한 재료, 굽히지 않는 원칙
행사 당일, 식당에는 돼지고기 수육과 조밥, 배추김치와 총각김치가 한 상 가득 차려졌다. 김치 본연의 맛을 느끼라고 새우젓은 일부러 챙기지 않았다. 목 축이는 데 필요한 직접 담근 식혜는 덤. 당시 쇼케이스를 위해 빌린 식당은 홍진경의 지인들로 북적거렸다. 엄정화, 최화정, 이영자 등 홍진경의 연예인 지인들부터 코미디언, 모델, 가수, 작곡가, 당시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 작가, 잡지사 기자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최화정은 ‘어머니, 김치 맛이 살아 있어요’라고 했고, 이영자는 ‘엄마, 김치 진짜 맛있어’ 그랬죠.” 모인 사람들 전부 김치가 맛있다며 싸달라고 난리일 정도였다. 미리 소분해 포장해둔 김치를 한 봉지씩 챙겨 보냈고, 그 다음 날부터 신문이며 잡지에 ‘홍진경네 김치 맛있더라’는 기사가 잔뜩 실렸다.
2003년, 그는 결국 딸과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 집에서 직접 김치를 담가서는 주문량을 채울 수 없으니 OEM(주문자가 요구하는 제품과 상표명으로 완제품을 생산해내는 주문자위탁생산) 방식을 선택했다. 그는 김치 10kg 기준으로 필요한 재료와 김치를 담그는 순서를 세세하게 설명한 레시피를 정리했다. 공장 측에 레시피를 전달하기로 한 미팅 전날 밤, 그는 딸을 불러 앉혀놓고 약속을 받아냈다.
“재료에 돈 쓰는 거 아까워하면 나는 이 일 못 한다.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까 집에서 하던 것처럼 좋은 재료로 만들 거고, 어느 공장 어느 사장님이 만들더라도 내가 써둔 이 레시피 그대로 만들어야 해. 그거 약속해야 엄마는 이 일 할 수 있어. 그랬더니 진경이가 눈을 딱 쳐다보면서 ‘엄마, 내가 원하는 게 바로 그거야.’ 그러더라고요.”
처음 계약을 맺은 건 평택의 한 김치 공장이었다. 당시 레시피를 받아든 공장장은 “이거 대박날 수밖에 없겠다”고 했다. 만들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아느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은 간단했다. “조미료랑 설탕이 하나도 안 들어가. 그러니까 성공할 수밖에 없지.”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역할 분담은 확실했다. 마케팅이나 회사를 경영하는 부분은 딸이 맡고, 재료부터 제품 품질 관리, 레시피 관련된 일은 모두 엄마의 몫이었다. 사업 초기에는 힘든 줄도 모르고 공장과 배추밭에 매일같이 출근 도장을 찍곤 했다. 비 내린 뒤 질척한 배추밭을 얼마나 걸었는지 엄지발톱이 빠진 적도 많았다. 하지만 그에겐 영광의 상처일 뿐이었다. 딸의 이름을 걸고 하는 사업인 만큼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로 가득 찬 상태였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직원 수도 몇 명 안 되고 주문받은 물량도 적어 공장 한켠으로 물러나 직원들과 함께 조용히 김치를 버무렸다. 그러나 김 이사의 고집과 원칙이 통했는지, 하루 자고 일어나면 전날의 배가 넘는 양의 주문이 쏟아졌다. “지난주는 200kg, 이번 주는 300kg, 500kg 주문이 들어오더니 그 다음 주는 1000kg을 막 넘어갔어요. 1년 지난 뒤에는 우리 회사 김치부터 먼저 담그고, 그 공장에서 원래 담그던 김치를 자투리 시간으로 넘겨야 했죠.”
주문량이 많아졌어도 원칙은 그대로 유지됐다. 김 이사는 품질 관리를 위해 언제든 공장에 찾아와 김치에 쓰일 재료를 살펴볼 수 있고, 양념 맛도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잎이 꺾이거나 푸른 이파리 많은 배추는 아예 쓰지 않고, 풀을 쑬 때도 무조건 국산 찹쌀만 고집했다. 배추 한 포기를 그냥 넘기지 않고 모든 배추에 양념이 고루 발리도록 했다. 다른 사업체 김치랑 섞이지 않게 철저히 관리해달라는 부탁도 빼놓지 않았다.
김치의 질이 좋으니 주문이 폭주하는 건 당연한 일. 홈쇼핑에서 매진시킨 물량을 감당 못 하니 직접 팔 걷어붙이고 나서서 직원들과 함께 김치를 담갔다. 방송에서 약속한 날짜까지 배송이 완료되지 않으면 소비자와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거래하는 공장을 자주 바꾸지 않고 최대한 조율해 계약을 유지하는 이유도 김치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그는 음식의 맛 역시 소비자와 기업 간의 약속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그는 신뢰와 신용을 중요시한다. 소비자와의 약속, 직원과의 신뢰, 혹은 공장과의 신용. 그게 무엇이 되었든 간에.
어려워도 “하던 대로 해요, 순리대로”
좋은 식재료를 판단하는 높은 기준, 재료의 맛을 최대한으로 살리는 ‘웰빙’ 조리법, 회사 직원들의 끈끈한 단합력. 더김치의 인기는 날로 높아져서 매출은 계속 우상향 곡선만 그렸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김치를 판매하는 회사가 몇 없었어요. 외국에 수출할 만큼 큰 회사랑 전체 판매량으로는 못 견줘도 그때 온라인 판매는 더김치가 1위였어요. 180억, 200억, 220억, 270억, 매출도 쭉쭉 올라갔어요. 주춤할 새가 없었죠.”
인기가 한풀 꺾인 건 3년 전쯤부터다. 연예인들이 직접 브랜드를 세워 판매하는 김치가 시중에 다양해지자 자연스레 매출 곡선이 꺾인 것이다. 다양한 회사,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제품들이 많아지면서 일어난 일이었다. 이전에는 김 이사 혼자 혹은 딸 홍진경과 함께 홈쇼핑에 출연하는 일이 잦았지만, 최근 몇 년은 홈쇼핑에 베테랑 방송인 홍진경만 출연하고 있다. 타사 김치 매출을 따라잡기 위한 맞수다.
김 이사는 요즘 ‘혼자 홈쇼핑에 출연해도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기도한다. 방송 출연에 유튜브 콘텐츠 기획 및 촬영, 홈쇼핑 출연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딸을 걱정하는, 영락없는 엄마 마음이다.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기보단 하고 있는 식품에 집중하려고 해요. 하고 있는 걸 잘 지켜내자는 마음이 커요. 제품 하나 출시하기까지 레시피 정리하고 필요한 재료 하나하나 찾느라 몇 년은 걸리거든요.”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새로운 제품을 함께 내보자는 제안이 수없이 들어온다. 육수를 간편하게 우려낼 수 있는 ‘더다시팩’을 출시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미리 정해둔 출시일 이전에 경쟁사에서 비슷한 제품을 먼저 내버리는 허망한 일도 겪었다.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는 당황하고 힘들었지만 이내 마음을 추스르고 공정을 마무리했다. 예정대로 출시된 더다시팩은 좋은 재료로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아 지금도 꾸준히 매출을 올리고 있다.
“처음 매출 부진을 겪을 때 걱정한 건 사실이에요. 그때 아들이 ‘우리 순리대로 해요. 잘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는 거니까, 너무 남을 쫓아가려고 하지 말고 하던 대로.’ 말해줬는데 마음이 놓이더라고요. 자식들에게 배운 기분이었죠.”
조용한 응원이 만든 빛나는 것들
유명 방송인의 엄마라고 다른 어머니와 뭐가 다를까. 그는 항상 조심스러운 마음이다. 워낙 통통 튀는 성격인 딸이 어릴 때는 마음 놓을 새가 없었다. 하지만 딸을 지켜봐 온 엄마의 마음에는 언제나 신뢰가 굳게 자리하고 있었다.
“우리 아들이 진경이 유튜브에서도 그랬어요. 누나가 갖고 있는 내공은 우리 가족들만 알고 있다고. 그게 정말 맞는 말이에요. 학교 공부는 안 했어도 책을 많이 읽어서 똑똑하고 명석하거든요.”
TV 방송부터 넷플릭스 예능, 유튜브까지 종횡무진 활약하는 딸을 보는 요즘은 감사하기만 하다. ‘우리 딸의 진가를 세상이 알아주는구나’ 싶어 내심 뿌듯한 마음도 든다.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유튜브 채널에 달리는 댓글도 전부 읽는다. 구독자 수만 100만 명을 넘길 만큼 인기 있는 데다 댓글엔 적재적소에 터지는 멘트, 짜임새 있는 영상 기획력 등 칭찬 일색이라 언제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하느님께 매일 기도했어요. 우리 아이에게 지혜를 주세요. 방송에서 빛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 맡은 방송들 전부 다 빛나게 해주세요. 요즘은 딸이 그래요. ‘엄마가 맨날 기도했잖아. 그 기도대로 되고 있는 것 같아.’”
일이 바빠도 모녀는 하루에 한 번씩 꼭 안부 문자를 주고받는다. 딸이 출연한 방송 모니터링 후 칭찬은 필수다. 어느 부분이 좋았다고 콕 짚어주기도 하고, 재능은 항상 네 안에 있다며 북돋아주는 말도 한다. 아낌없는 응원이 홍진경과 라엘 모녀 특유의 솔직 당당한 매력을 자아냈다.
한 달에 한 번 꼬박꼬박 열었던 가족회의도 구김살 없는 성격을 만드는 데 한몫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대화로 해결하는 시간을 만든 것이다. 덕분에 큰 소리를 내거나 험한 말 오가지 않고도 두 아이를 바르게 키워낼 수 있었다.
그는 엄마와 사업인으로서의 삶 중 무엇 하나 즐겁지 않은 것이 없었다고 말한다. 힘든 때도 많았지만 매사에 즐겁게 임했다. 일하면서 항상 나 아닌 가족, 지인, 한 번이라도 스쳐 지나간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이 잘 되기를 염원한다.
“배추나 무 농장에 가보면 일해주시는 동네 어르신들이 그래요. 용돈벌이 하면서 일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저희는 좋은 재료 받아 좋은 음식 만들 수 있어 좋고, 어르신들은 일거리도 생기고 돈도 벌 수 있어 좋고. 아무리 돈 버는 기업이라도 저희만 잘 돼서는 안 되잖아요.”
그는 앞으로도 충실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일상과 직업, 신앙을 굳이 구분하진 않는다. 무엇이든 기본에 충실해서, 지금 당장은 알아주지 않더라도 시간 지나면 진가가 드러나는 사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부연하여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고개 끄덕이는 사람 말이다. 그가 키워낸 아이들이 그랬고, 담그는 김치가 그렇듯. 그가 소망하는 일을 이룰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새로운 인생 후반전을 위해 혹은 또 다른 직업을 가지려고 교육기관을 선택하는 시니어가 적지 않다. 결국 배움의 과정을 겪지 않고서는 새로운 길을 찾기도 힘들고, 또 교육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일부는 아예 교육 참가 자체에 의미를 두기도 한다. 이들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교육기관은 매우 다양하다. 이 중 사이버대학은 어느새 당연한 선택지로 고려되고 있다. 학위 취득이 가능할 정도로 깊은 내용을 다루면서 일반대학에 비해 문턱이 낮다는 장점은 시니어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렇다면 교육 현장 최일선에서 바라보는 시각은 어떨까? 김동환(60) 서울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학과장은 결과를 결정짓는 것은 학생의 ‘결심’이라고 강조한다.
사이버대학의 연령별 분포 자료를 보면 40대와 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는다. 일반대학 대신 선택하는 20대와 직장을 다니며 학위를 취득하고 싶은 30대도 많지만, 제2의 새로운 인생을 위해 사이버대학을 선택하는 중장년도 적지 않다는 뜻이다. 김 교수는 “코로나19가 최근 경향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퇴직 후 학교 찾으면 늦어
“전통적으로 중장년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죠. 그런데 최근 1~2년 사이에 경향이 약간 바뀌었어요. 코로나19로 인해 일반대학을 다니던 학생들이 준비되지 않은 비대면 수업에 염증을 느끼고, ‘차라리 사이버대학이 낫다’며 우리 학교로 오는 경우가 꽤 돼요. 게다가 최근에 아파트 시세 급등으로 젊은 세대가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면서 우리 학과를 선택하는 지원자가 늘었어요. 실제로 평균 연령이 40대 중후반에서 40대 초반, 30대 후반 정도로 내려갔죠.”
이런 변화는 교육과정에도 영향을 주었다. 블록체인이나 인공지능, 가상현실 같은 부동산과 동떨어져 보이는 분야를 접목한 수업도 진행 중이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메타버스에 관한 수업도 준비 중이다. 김 교수는 “가상화폐나 가상현실에서의 자산은 결국 현실에서의 자산과 연동되는 경우가 많아 늘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부동산학과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중장년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는 학과다. 실제로 김 교수를 거쳐간 중장년 창업자 수는 셀 수 없을 정도다. 김 교수 역시 부동산을 통해 인생 후반전을 바꿔놓은 제2의 인생의 주인공이다.
경제학을 전공하고 럭키금성에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는데, 이후 미국 회사에서 부동산 업무를 담당한 것이 부동산 분야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그렇게 24년간의 회사생활을 정리하고 대학원에서 부동산을 전공한 후 박사학위 취득과 함께 학교와 인연을 맺게 됐다.
그렇다 보니 새 출발을 준비하고자 하는 시니어를 보면 남일 같지 않다고 김 교수는 설명한다.
“예전에는 정년퇴직하고 나서 적당히 자격증을 취득하고 소일거리 삼아 공인중개사 일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죠. 사실 그렇게 준비해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좀 달라졌습니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업계에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없어요. 이제 부동산도 젊은 사람들이 뛰어드는 분야가 되어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부동산과 전혀 관계없는 분야 출신이라면 더더욱 힘들죠. 그래서 이제는 적어도 퇴직 5년 전부터 준비하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현직으로 나서기 전에 미리 공부도 해놓고, 자격증도 따놓고, 업계의 분위기를 익히면서 준비하지 않으면 퇴직 후 현실 속에서 좌절하기 쉽습니다.”
사이버대학도 현실세계 만남 활발
서울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도 교육과정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은 혼자서 취득할 수 있지만 문제는 그다음. 어떻게 현장에서 뛸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부동산은 일종의 정보산업이기 때문에 재학생 사이의, 그리고 재학생과 졸업생 사이의 관계 형성에 주력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장의 공인중개사 중 상당수는 자격증 취득보다 더 어려운 것을 현장 경험 쌓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이 많은 신참에게 선선히 기회를 제공하는 곳을 찾기 힘들다.
“부동산은 혼자 할 수 있는 사업 분야가 아니에요. 네트워크를 가지고 서로 협조해나가야 성공할 수 있어요. 저희도 재학생과 졸업생이 교류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행사를 만들죠. 창업하는 학생에게는 인큐베이팅 과정을 제공하고, 취업을 원하는 학생에게는 인턴십 기회를 부여해요. 2001년부터 누적 졸업생 수가 3500명 정도 되다 보니 전국적으로 관계 형성이 가능합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거의 매 주말마다 모임이 있었어요. ‘온라인 강의인 줄 알았는데 일반대학보다 모임 참여가 더 많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이 모든 것은 저희가 온라인 강의를 오랜 기간 해오면서 느꼈던 교육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실제로 부동산학과의 모임은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각 지역마다 지역 모임이 존재한다. 학교에서 특강을 준비하면 각 지역별로 순회강연을 할 정도로 전국의 모임이 활성화되어 있다. 골프 모임만 두 곳이 운영 중이다. 물론 학년 모임이나 학과 동문회도 있고, 체육대회와 송년회도 빼놓을 수 없는 행사다.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특강도 학생 간 관계를 끈끈하게 만드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사업에 도움이 될 만한 주요 정보를 특강으로 제공하면, 특강 후 모임에서 재학생과 졸업생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형식이다. 김 교수는 “부동산 업계에서는 고가의 물건을 다루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뢰를 중요시 여기게 되고 서로의 신용을 확인하는 성향을 띠게 된다”며 모임 활성화 배경을 설명했다.
코로나19 사이버대학의 터닝포인트 돼
코로나19는 많은 교육기관의 위기를 불러왔지만 사이버대학에는 기회가 됐다. 태생 자체가 언택트(Untact)에 최적화된 온라인 중심 교육기관이다 보니 관심을 갖는 학생들도 늘었다. 실제로 김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학생 수가 40% 가까이 늘었다고 했다. 그 변화는 사이버대학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과거 ‘학위장사’라고 손가락질받던 오명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설립 이후 약 20년간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는 일반대학이 따라오기 힘든 수준에 있다. 팬데믹 이후 많은 대학들이 서둘러 온라인 강의로 전환했지만 쉽게 따라올 수 있을 리 만무했다.
“코로나19는 사이버대학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예전엔 2년제 대학보다 못하다는 선입견도 있었어요. 학생뿐만 아니라 강단에 서는 교수들도 비슷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사이버대학의 강의 수준과 시스템에 대해 감탄하는 평가가 많아요. 다들 해보고 나서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죠.”
실제로 동영상 강의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이론을 정리한 후 콘텐츠를 구성하고, 방송 촬영을 하고 나면 검수 과정까지 거친다. 세세한 숫자나 정보가 틀렸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렇게 완벽히 계획된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한 학기 동안 교과서 한 권을 해소하지 못하는 일은 없다. 일반대학과 차별화되는 부분 중 하나다.
“열심히 공부하는 입장에선 매우 좋죠. 빼놓는 것 없이 모든 수업 내용을 전달받을 수 있으니까요. 또 중장년 학생에게 유리한 부분도 있어요. 동영상 강의는 반복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을 알 수 있을 때까지 확인 가능해요. 주변 학생들 눈치 보는 일 없이 많은 질문을 할 수도 있죠. 게다가 등록금은 더 저렴한데 이런저런 명목의 장학금을 다 합치면 거의 대부분 학생들이 수업료 감면 혜택을 받아요. 나이 많은 학생들이 갖는 여러 가지 부담을 사이버대학은 이미 폭넓게 해결해주고 있습니다.”
가르치는 입장에선 이러한 시스템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김 교수는 대중적인 ‘사이버 문화’가 사이버대학의 특성에도 적용된다고 설명한다.
“업데이트 안 된 내용을 강의하거나 강의에 오류가 있으면 그에 대한 피드백이 바로바로 와요. 서로 대면하는 일이 적다 보니 일반적인 ‘사제 관계’가 형성되기 어렵고, 서로의 의사소통이 다소 냉정한 경향을 띠게 되는 거죠. 맘만 먹으면 학교에 발 한 번 들이지 않고도 졸업할 수 있으니까요. 졸업장도 집으로 보내주거든요.(웃음) 질문이나 불만에 대한 답글은 다른 학생들도 볼 수 있기 때문에 바로바로 답을 해줘야 해요. 또 많은 오프라인 활동으로 보완하려고 노력합니다. 최근에는 학생들이 교육 시스템에 대해서도 경제성이나 효율성을 따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점에서 사이버대학은 강점을 갖고 있는 셈이죠.”
그는 마지막으로 제2의 인생을 위해 교육을 꿈꾸는 이들에게 “찾아보면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고 조언했다.
“학과 차원에서 일반인들에게 열려 있는 특강을 많이 진행해요. 현재는 온라인 위주이긴 하지만, 오프라인 특강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와서 참석해보시고, 다른 학생들은 어떻게 교류하고 정보를 나누고 있는지 경험하는 것도 도움이 될 거예요. 최근에는 산업의 사이클이 짧아져서 그대로 안주하면 업계에 적응할 수 없습니다. 와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새 인생 설계에 충분한 동기부여가 될 겁니다.”
‘13번째 월급’이라고 불리는 연말정산 시즌이 돌아왔다. 해마다 해야 하는 연말정산이 귀찮을 수 있지만 ‘세테크’야말로 재테크의 기본이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내고 있는 많은 세금도 아끼면 큰돈이 될 수 있다. 올해 달라지는 연말정산 변경사항과 꼼꼼히 챙겨야 할 연말정산 항목을 알아보고 현명하게 세금을 관리하자.
세액 공제 항목 따져봐야
연말정산을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세액 공제를 먼저 챙겨야 한다. 본인 명의로 해당 연도에 주택청약저축에 납입한 금액의 40%에 상당하는 금액이 해당연도의 근로소득 금액에서 공제된다. 근로소득이 있는 거주자로서 총급여액 7000만 원 이하 무주택 가구의 세대주이면 된다. 단, 소득공제 받고 5년 이내 해지 시 환출되니 최소 5년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다음으로 주택저당차입금(주택담보대출, 상환 기간이 15년 이상) 이자 공제항목이다. 무주택 또는 1주택을 보유한 세대의 세대주인 근로소득자가 금융기관 등에 상환하는 기준시가 5억 원 이하의 주택저당차입금 이자는 최대 1천800만 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단, 2015년 1월 1일 이후 차입분과 상환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어 해당 금융기관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의료비는 총급여의 3%를 초과해 지출한 금액에 대해 15% 세액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총급여 7천만 원 이하인 근로소득자는 산후조리원 비용도 200만 원까지 의료비 세액공제 대상 금액에 포함된다. 의료비는 본인 이외의 기본공제 대상자가 지출한 금액도 공제 가능한데, 이 경우 나이 요건이나 소득 요건을 따지지 않는다.
올해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소비 증가분에 대해 추가공제도 가능하다. 신용카드와 직불카드 등을 모두 합쳐 지출한 금액 중에서 작년 지출액 대비 5% 초과한 금액은 100만 원 한도 내에서 10% 추가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단, 신용카드 사용액이 총급여의 25%를 넘지 않으면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또 올해 기부금 세액공재율도 5% 상향 조정됐다. 1000만 원 이하의 기부금은 15%에서 20%로, 1000만 원을 초과하면 30%에서 35%로 적용된다. 만약 기부 계획이 있다면 올해를 넘기기 전에 하는 것이 세액공제 측면에서는 효율적이다.
연금 활용해 세금 줄이고 노후준비까지
연말정산 세액 공제 혜택을 최대한으로 받고 싶다면 ‘연금저축’ 가입만으로는 부족하고 ‘개인 퇴직연금’(IRP)에 추가로 가입해야 한다. 연간 근로소득 기준 1억2000만 원(종합소득 기준 1억 원) 이하의 경우 연금저축계좌에 연간 납입액 중 세액공제 한도는 400만 원이다. 소득이 그 기준을 초과하면 한도는 300만 원으로 줄어든다. 반면 IRP 계좌는 소득과 관계없이 연금저축계좌의 세액공제 한도와 합산해 연간 납입액 중 700만 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특히 만 50세가 넘은 중장년층은 앞서 언급한 7000만 원의 한도액에 200만 원의 추가공제도 가능하다. 2020년 1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 사이 납입분에만 해당하며 근로소득 기준 1억2000만 원(종합소득 기준 1억 원)을 초과하거나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제외된다. 추가 200만 원이 가능한 경우 연금저축계좌의 세액공제 한도가 600만 원이며, IRP 계좌를 포함한 총한도는 900만 원이다. 만 50세 이상 중장년층의 경우 연금개시 시점까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최대한 많이 넣어 세제 혜택을 받으며 연금을 수령하는 것을 추천한다.
만기를 앞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로도 혜택을 볼 수 있다. ISA 만기자금을 연금계좌로 전환할 수 있는데 이때 세액 공제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단 ISA를 해지한 날로부터 60일 이내 IRP 입금하여야 하고 이체금액의 10%(최대 300만 원 한도)까지 가능하다.
‘연말정산자료 일괄제공 서비스’와 ‘연말정산 미리보기 서비스’
올해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연말정산 간소화 자료를 직접 회사에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올해부터 근로자가 연말정산자료 일괄제공 서비스에 동의 신청(2021년 12월 1일부터 2022년 1월까지)하면 회사에 간소화 자료를 직접 제공한다. 작년까지는 근로자가 일일이 간소화 자료를 발급받아 회사에 제출해야 했지만, 올해는 근로자가 사전에 신청하면 이런 절차를 생략하고 국세청이 회사에 바로 제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국세청은 지난 10월 부터 연말정산 예상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미리보기 서비스’도 시작했다. 여기서 미리 확인한 뒤 남은 한 달 동안 어디서 어떻게 돈을 더 써야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를 챙길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미리보기 서비스에서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신용‧체크카드, 현금 영수증 사용내역을 제공하는데, 10월 이후의 예상 사용액을 입력하면 지출 내역에 따른 소득 공제액을 확인할 수 있다.
홈택스를 이용한 연말정산 미리보기가 어렵다면 금융앱 ‘토스’에서도 연말정산 환급금 확인이 가능하다. 제공하는 서비스 종류가 다양해 해당 메뉴에 접근하기 쉽지 않고 공동‧공인인증서를 사전 등록하고 매번 인증서 로그인이 필요한 홈택스 홈페이지와 달리, 토스는 간단한 인증과정만 거치면 복잡한 숫자를 분석할 필요 없이 세금 환급 여부와 금액만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 업무의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는 가운데, 과도한 대면 영업 창구의 감소로 인해 비대면 금융 업무에 취약한 고령층의 소외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지점이 줄어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이 낮아지고, 고령층의 욕구에 맞는 금융상품이 개발·제공되지 못하는 문제 등이 지적됐다. 게다가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을 노린 금융착취와 각종 사기 피해도 누적되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8월 은행 점포 수 감축과 빨라지는 고령화에 대비해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방안’ 5가지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오프라인 점포 폐쇄 시 사전절차 강화,고령층 차별 규제 강화, 금융회사의 고령층 맞춤형 상품 개발 유도, 금융회사의 고령층 착취 감시, 고령층의 금융역량 제고 등이었다.
금융당국 조치의 실효성 논란
은행들은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맞춰 고령자 전용 모바일 앱을 자체 개발해 출시했다. 큰 글씨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간편한 사용자환경(UI)을 구축해 시니어들이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도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시니어 헬스 케어 플랫폼 ‘케어닥’과 손잡고 간병비 수납과 정산, 장기요양보험제도 같은 실버 케어 온라인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5월 시니어 고객 전용 은퇴설계 서비스 ‘KB 골든라이프 X’를 선보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대안으로 내놓은 고령자 전용 모바일 앱 구축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고령층을 위한 금융 서비스가 고령층이 어려워하는 비대면 플랫폼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은행 영업점 폐쇄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 점포 수는 총 6405개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영업점이 6709개였던 것과 비교해 304개 줄어든 수치다. 금융권은 점포를 줄이는 대신 무인점포, 이동점포를 활용하기로 했으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책이 고령층의 비대면 금융 업무 수요를 충분히 채워주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은행권 관계자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통상 이동점포로 트럭, 대형버스, 소형버스 등을 합해 2~8대 운영한다. 이는 고령층의 수요를 충당하기에 부족한 수치다. 게다가 이동점포는 취약계층뿐 아니라 비상시나 행사에도 활용하고 있어 고령층 지원에 한계가 있다. 또 은행들은 이동점포를 언제, 어디서 운영하는지 별도로 공지하지 않고 있어 고령층이 이동점포를 찾아서 이용하기 힘든 실정이다. 무인점포를 이용한다 하더라도 키오스크 이용에 익숙지 않은 고령층은 안내원이 없으면 어려움을 겪는다.
현실적인 대안 마련하는 은행들
고령층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했음에도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은행들은 고령층의 금융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은 ATM 기기만 있었던 무인점포 두 곳을 올해 9월 ‘디지털 라운지’로 전환했다. 디지털 라운지로 전환된 신한은행 평촌 남지점과 대구 다사지점은 화상 상담 창구인 디지털 데스크와 고객 스스로 창구 업무를 할 수 있는 스마트 키오스크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로 구성됐다.
낯선 기기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을 위해서는 ‘디지털 컨시어지’라는 안내 직원을 배치해 고령 고객의 이용을 돕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무인점포에서는 예적금을 비롯한 금융상품 가입, 신용·전세대출, 통장이월, 카드 발급 등 창구 업무의 약 80% 수준의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무인점포를 방문해 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시니어라도 현장 직원의 안내에 따라 상담을 받고 기기를 이용할 수 있다.
디지털 소외뿐 아니라 신체적 어려움으로 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되는 이들을 위한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자동문 측면형 부스 설치를 추진하며 경사로와 자동문을 통해 고령자, 장애인, 임산부 등 몸이 불편해 은행 이용이 어려운 이들도 이용하기 쉽도록 시설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자동화 기기 터치 화면보다 큰 화면을 고령자용 ATM으로 설치하고 고령층을 위한 음성인식 및 음성안내를 지원하는 기기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자동화 기기 신설을 검토할 때 연령대별 분석을 통해 고령층의 금융 소외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60대 1인당 평균 가계대출 보유액은 8673만 원, 70세 이상은 7804만 원으로 파악됐다. 총 가계대출 보유자 1956만 명 중 60세 이상은 18.8%였다. 가계대출을 보유한 5명 중 1명이 60세 이상 고령층인 셈이다. 이들이 보유한 가계대출 금액은 60대가 225조 5000억 원, 70대가 80조 8000억 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인 1674조 4000억 원의 18.3%를 차지했다.
고연령 대출자의 비중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늘고 있다. 가계대출 보유자 중 고연령 대출자 비중은 2016년 말 15.4%에서 지난해 상반기 18.6%로 3.2%포인트 증가했다. 이들이 차지하는 가계대출 보유 금액 비중도 16.3%에서 18.3%로 늘었다.
우리나라의 60세 이상 고령자는 유동성 낮은 부동산 위주 자산으로 구성돼 은퇴 후 소득 절벽을 마주할 대출자의 빚 상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고령자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78.1%에 달해 전 연령대 중 가장 높고 저축 비중은 15.5%로 전 세대 중 가장 낮았다. 집은 있지만 현금 동원력이 가장 부족한 세대라는 것이다.
연금 수령을 개시하더라도 액수는 우리나라 노령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약 54만 원으로 충분치 않다. 여기에 기초연금을 더하더라도 연금 수입은 월 70만 원을 넘기 힘들다. 이처럼 현금소득이 적은 상황에서는 부채 관리를 더 신경 쓰고 계획적으로 상환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총부채액을 계산하고 각 부채의 이자율을 검토해야 한다. 금액뿐 아니라 금융기관별로 얼마를 어떤 금리에 빌렸는지 알아야 한다. 같은 이자율이더라도 상환방법에 따라 부담해야 하는 대출 이자가 달라지므로 금액, 이자율, 상환방법을 모두 따져봐야 한다.
예를 들어 원금 1000만 원, 이자율 5%, 5년 만기에 3년 거치의 대출을 받았다면 만기 일시 상환 시 총 이자는 250만 원, 거치식 상환 시 202만 833원, 원리금 균등분할 시 132만 2740원, 원금 균등분할 시 127만 833원이다. 이자는 따로 계산할 필요 없이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 대출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계산된다.
대출이 여러 금융기관에 흩어져 있을 때 중도상환수수료에 무리가 없다면 한 곳으로 모아서 관리하는 것이 좋다. 이자율, 총 이자액, 상환방법 등 서로 다른 대출 조건을 유리한 조건의 대출로 합치면 자금의 흐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상환 계획을 세우는 데도 편리하다.
결제계좌를 하나로 합쳐 자동이체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도 부채를 줄이는 방법이다. 대출이자 납입 계좌와 신용카드 결제 계좌가 분산돼 있으면 이체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연체가 발생할 수 있다. 될 수 있으면 여러 대출의 상환기일을 통일하고 납입 예약을 해 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계좌를 개설하는 주거래은행은 제1금융권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서형원 신용회복위원회 신용교육원 부장은 “본인의 채무 연체가 없었던 은행으로 선택하는 게 신용등급 향상에 유리하다”며 “선택한 은행에 통장 개설, 저축금융상품 가입, 신용, 체크카드 발급 등 금융거래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빚을 상환하는 순서도 중요하다. 빚을 상환할 때도 우선순위가 있다. 서형원 부장은 “채무는 금리가 높은 채무, 연체가 오래된 채무, 금액이 작은 채무 순으로 상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밝혔다. 금리와 연체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고 신용등급은 차후 금융거래에서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신용이 낮아지면 카드 사용, 휴대폰 개통처럼 일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릴 때 대출 한도가 줄어들거나 높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등 불이익이 있으므로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신용등급이 올해부터 등급제에서 점수제로 바뀌면서 대출금리가 중요해졌다. 고금리 대출을 사용할수록 신용점수는 빠르게 내려간다. 따라서 카드사 현금서비스, 마이너스통장, 제2금융권 대출 등을 우선 상환해야 한다. 연체도 신용점수에 나쁜 영향을 준다. 연체 기간이 오래될수록 신용점수가 많이 깎이므로 채무를 일부만 상환할 수 있다면 오래된 연체부터 상환해야 한다.
세상은 모든 게 빠르게 흘러간다. 자고 일어나면 유행이 바뀌어 있고, 며칠 전 신나게 쓰던 신조어는 한물간 취급을 받는다. 좁히려 해도 좁혀지지 않는 급격한 변화의 틈,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을 한눈에 파악하고 싶은 시니어를 위해 알다가도 모를 최신 문화를 파헤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소개한다.
쇼핑 문화가 변하고 있다. 시장이나 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을 넘어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아마존과 같이 우리가 정보를 얻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채널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이에 소비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원하는 제품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야 ‘잘’ 샀다고 할 수 있을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만 쏙쏙
50대 초반 김지출(가명) 씨는 평소 갖고 싶던 그릇 세트를 백화점에서 현금 10만 원에 결제했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백화점이었지만 그릇의 크기와 색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똑같은 그릇 세트가 인터넷에서는 8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고, 심지어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적립금을 5000원이나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반면 50대 후반 박결제(가명) 씨는 인터넷으로 6만 원에 신발을 샀다. 백화점보다 1만5000원이나 저렴해서 잘 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을 기다려 받아본 신발은 크기가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디자인도 사진과 차이가 컸다. 반품을 하자니 귀찮고 그냥 신자니 계속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다.
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각각 장점과 함께 단점을 안고 있다. 만약 각 쇼핑 채널의 장점만 모으면 어떨까. 여기서 나온 것이 ‘옴니채널’이다. 옴니채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을 결합해 소비자들이 채널에 상관없이 같은 효과를 얻게끔 한다. 온라인 고객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편하게 물건을 구매한 뒤 집 근처 매장에서 당일 수령할 수 있다. 오프라인 고객은 할인쿠폰을 받아 원하는 물건을 온라인에서 구입하는 것처럼 싼값에 살 수 있다.
미국의 메이시스 백화점은 옴니채널 전략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구분돼 있던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했다. 모든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장이 동일한 품질의 제품을 동일한 가격에 판매한다. 예컨대 소비자가 출근길에 메이시스의 온라인 몰에서 구두를 사고 퇴근 후 배송된 신발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음 날 백화점에 들러 반품하고 환불받을 수 있다. 즉 온라인에서는 물건을 직접 보고 만지지 못하는 경험의 한계가 있으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쇼핑을 할 수 있다. 반대로 오프라인은 경험과 체험이 가능하지만 시간과 장소에 제한이 있다.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것이 옴니채널의 핵심이다.
‘가고 싶은 곳’으로 진화하는 쇼핑
이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오프라인 매장도 진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지친 사람들은 취향에 맞는 공간에서 문화와 체험을 즐기고 싶어 한다. 자동차나 집, 고가의 물건을 구매하는 ‘소유’를 위한 소비보다는 여행, 공연·전시 관람 등 ‘경험’ 중심의 소비를 선호한다. 마트나 백화점은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며 직접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오프라인만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올해 초 여의도에 오픈한 ‘더현대서울’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대거 조성했다. 우선 천장을 모두 유리로 제작해 전 층에서 자연 채광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특히 1층에는 12m 높이의 인공 폭포와 자연 채광이 가득한 ‘워터풀 가든’을 만들어 폭포 소리를 직접 들으며 자연 친화적인 쇼핑을 할 수 있게 했다. 5층에는 실내 녹색 공원 ‘사운즈 포레스트’를 조성해 도심 속 숲을 재현했다.
온라인 기업들도 고객에게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열기 시작했다. 아이디어 상품 온라인 투자 플랫폼 ‘와디즈’는 소규모 창업자가 개발한 아이디어 상품을 직접 만져보고 사용해볼 수 있도록 실제 매장을 열었다. 물건을 직접 써보지 못하는 온라인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다양한 물건을 사용해본 후 마음에 들면 QR코드를 통해 상품을 만든 제작자에게 투자도 할 수 있다. 간편식 온라인 쇼핑몰 ‘쿠캣’도 직접 먹어보지 못해 구매를 고민했던 소비자들이 인기 메뉴를 직접 시식해볼 수 있도록 오프라인 매장을 마련했다.
필립 코틀러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소속감과 생활 방식을 느끼며 표현할 수 있는 일종의 놀이터로서 매장을 찾는다. 매장은 소비자가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기보다 더 재밌고 유익한 경험을 기대하는 곳이다. 매장은 경험하는 장소가 되며, 단순히 ‘가야 하는 곳’에서 ‘가고 싶은 곳’으로 인식이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요즘 소비자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바쁘게 넘나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고객과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직접 경험해보는 것에 대한 갈망도 더 커지고 있다. 이미 5060세대는 디지털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는 것만큼 소중한 경험이 있을까? 옴니채널은 이제 혁신이 아닌 현실이다.
“일단 미국의 시니어들은 많이 움직여요. 장거리 운전도 하고, 봉사도 하고, 집도 고치고, 바느질하고, 뜨개질도 해요. 책도 많이 읽고요.” 미국에 이민 와 20년을 현지 사회와 접해온 20대 후반의 딸이 바라보는 미국 시니어들의 모습이다. 이민 1세대로서 삶에 치여 그들과의 교제와 접촉이 그리 많지 않지만, 딸의 시각과 시선을 따라 미국 시니어들의 일상 습관을 들여다보았다.
미국인들, 특히 백인들은 피부가 좋지 않아 실제보다 더 나이 들어 보인다. 그럼에도 그들은 부지런히 외모를 가꾼다. 손·발톱과 모발을 정기적으로 관리하고, 가까운 마트에 갈 때도 옷·가방·구두의 색을 맞추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타인에 대한 예의이자 자신의 자존감이라 여긴다. 멋지게 차려입고 동네의 작은 박물관이나 아담한 식물원을 삼삼오오 방문한 후 카페에서 한가로이 담소하는 시니어들의 모습 역시 낯설지 않다. 시니어 관람객을 안내하는 제복 차림의 시니어 직원들의 활기찬 표정에도 자부심이 묻어난다.
미국의 시니어들은 대체로 부부가 같이 움직인다. 순한 눈을 한 나이 든 애완견을 사이에 두고 느릿한 걸음으로 산책하는 노부부의 모습은 아름답다. 거동이 심히 불편한 늙은 아내나 남편을 똑같이 연로한 배우자들이 조심조심, 느릿느릿 돌보는 모습은 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우리처럼 간병인에게 맡기는 경우는 드물다.
남자들은 나이 불문하고 집 고치기가 일상화되어 있어 홈디포(대형 건축자재 스토어)를 즐겨 찾고, 차고에 깔끔하게 정리된 연장들은 그들의 재산 목록이다. 또한 백발 여성들은 수예나 뜨개질, 바느질 취미에 열중하여 옷감이나 실을 구입한 후 가게에 상주하는 강사들에게 직접 배워가며 각종 소품을 만든다.
미국 시니어들은 20대 후반부터 노후 대책을 세운다. 은퇴 후에는 사회보장연금이나 경제활동할 때 적립했던 퇴직연금 등으로 살아간다. 대부분의 은퇴자들은 미국 은퇴자 협회에 가입하여 의료 및 각종 보험 안내, 신용카드 사용액 포인트 적립, 여행, 쇼핑 등에서 할인 혜택을 누린다.
한편 봉사는 미국 시니어들의 진정한 힘이다. 이민자 영어학교 봉사자인 70대 초반의 린다는 늘 웃는 얼굴이다. 그녀는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건너온 이방인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 생활의 어려움에도 귀를 기울인다. 그녀는 3남매와 남편, 어머니와 사별 후 홀로 된 아버지까지, 대가족을 보살피기 위해 초등학교 교사직을 그만뒀다. 자녀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자 일터로 복귀했으나, 기업체의 중견 지위에서 은퇴한 후 빨래방 두세 곳을 운영하는 남편과, 아흔을 훨씬 넘겨 점점 더 완고해지는 아버지를 돌보는 일은 여전히 그녀의 몫이다. 일요일에는 교회에 가고 지역 봉사단체에 짬짬이 일손을 보태며 바쁘게 살아가는 그녀가 어느 날 자신의 SNS에 가족사진을 올렸다. 성인 자녀들, 귀여운 손주들, 그리고 남편 틈에서 행복하게 웃고 있는 그녀에게서 70대가 아닌 20대의 눈부신 아름다움이 읽혔다.
보람 있고 헌신적인 삶을 살아가는 린다와는 대조적인 시니어로 신디가 있다. 미모와 명문대 출신이라는 것에 엄청난 자부심을 가진 81세의 그녀는 남편과 사별 후 늙은 개와 단 둘이 산다. 하늘이 두 쪽이 나도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30분에는 20여 년 단골 미용실에서 머리와 손·발톱을 매만져야 하기에 코로나 자가격리 기간 중에도 미용사를 집으로 불러들였다. 그녀는 미용사 앞에서 여왕처럼 군림하며 매번 처음처럼 미용사 가족 하나하나의 안부를 묻고 나름대로의 충고를 지치지 않고 해댄다. 조울증과 강박 증상을 가진 그녀는 배타적이고 안하무인의 고압적인 자세로 주변 사람들을 질리게 한다. 외로운 그녀는 점점 더 괴팍해지는 중이다.
나이 들어 가족이 있고, 자신의 집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건 행운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시설로 들어가는데, 그곳의 휠체어 노인들은 거의 무표정하고 타인을 경계하며 웃지 않는다. 그나마 유일한 행복감은 젊은 시절 이야기를 할 때 잠깐 느낄 뿐.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런 삶의 과정이다. 그러나 감사한 마음으로 주어진 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고, 주변과 따스하고 넉넉한 마음을 나누는 것은 나의 선택이자 나 하기 나름 아닐까.
가계부는 재테크의 시작하려는 사회 초년생이나 은퇴한 시니어에게 매우 유용한 도구다. 과거에 수기로 가계부를 작성했지만 요즘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가계부 작성이 매우 쉽다.
특히 가계부를 쓸 때 생활비를 절약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는 것이 좋다. ‘맘마미아 월급 재테크 실천법’의 저자 ‘맘마미아’는 “강박관념을 가지면 돈을 헛되게 쓰는 순간 자괴감이 들고 의기소침해지고 ‘가계부 써서 뭐하나’하는 생각에 가계부 쓰기를 포기하게 된다”며 “가벼운 재테크 놀이라고 생각하면서 해야 가계부 쓰기가 훨씬 재밌고 자연스럽게 생활비도 절약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가계부 종류는 수기 가계부, 액셀 가계부, 가계부 앱 등이 있다. 시니어들은 비교적 최근에 나온 가계부 앱이 낯설 수 있다. 하지만 모바일 금융서비스가 점점 확대되면서 스마트폰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가계부 앱이 가장 편리하다.
가계부 앱을 써보려는 시니어를 위해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점유율이 높은 가계부 앱 3개를 선정해 장단점을 분석했다. 여기서 소개하는 앱들은 모두 은행 계좌와 신용카드를 연동해놓으면 해당 지출이 식비인지 여가를 위한 비용인지 등 항목까지 자동으로 분류돼 매우 편리하다. 다만 세부기능들이 다르고 어떤 버튼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가 다를 뿐이다. 따라서 연습 삼아 써보고 가장 손에 익는 앱을 고르는 것이 가장 좋다.
오랜 사랑을 받은 '네이버 가계부'
네이버 가계부는 출시한지 10년이 넘었다. 다양한 기능을 갖춘 앱들이 새로 출시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을 만큼 기본 기능이 뛰어나다.
지출과 수입을 수동으로 입력해야 한다. 하지만 항목 분류는 자동으로 정리된다. 예를 들어 영화를 본 시니어가 영화를 본 날의 지출에 '영화'라고 입력하면 분류는 '문화생활'로 자동 설정된다. 이렇게 쌓인 지출과 수입을 그래프나 통계 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확인하며 지출을 관리할 수 있다.
‘네이버’ 플랫폼 기반이라 PC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필요할 경우 가족과 공유할 수도 있다. 단점은 네이버 가계부 앱이 아이폰 서비스를 중단해 아이폰으로는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아이폰 이용자는 PC에서 사용해야 한다.
음성인식 되는 ‘편한 가계부’
편한 가계부는 금융권에서 온 문자 양식을 분석해 자동으로 복사, 붙여넣기로 입력해 주는 것이 특징이다. 단 한 번 붙여넣기로 수입과 지출 관리, 자산 관리를 동시에 할 수 있다. 음성으로도 가계부를 입력할 수 있다.
가계부 앱 중 드물게 안드로이드와 아이폰, PC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PC로 이용하려면 유료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편한 가계부 앱 후기를 보면 메모 기능이 유용하다는 평이 많다. 주 화폐를 고를 수 있고 보조 화폐 기능도 제공해 해외에 사는 사람이나 해외 직구를 자주 하는 사람들이 잘 사용할 수 있다.
영상으로 된 광고가 많아 강제로 시청해야 한다는 점은 단점이다. 또 아이폰 이용자는 애플의 강력한 개인정보보호 정책 때문에 문자내역을 수동으로 복사, 붙여넣기 해야 한다.
방대한 금융정보가 연동되는 ‘뱅크샐러드’
뱅크샐러드는 주요 은행과 카드사, 증권 정보를 앱과 연동해 한 번에 다양한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앱에 공동인증서를 등록하거나 은행에서 쓰는 아이디,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수입, 지출, 계좌이체, 자동차, 부동산, 연금까지 방대한 정보가 자동으로 등록된다.
한 번 등록해놓으면 수입, 지출 등 금융정보가 바뀔 때마다 앱 내에서의 정보도 자동으로 바뀐다. 정보 업데이트가 귀찮아 가계부 쓰기를 포기하는 이들에게 좋은 앱이다. 또 알림 설정을 하면 이용자의 금융 생활에 꼭 필요한 소식을 알려주고, 소비 패턴에 맞는 금융상품도 추천해 준다.
연동되는 은행, 증권사가 매우 많고 문제 발생 시 피드백이 빠르다. 단점은 연동되는 금융기관과 서비스가 많다 보니 한 번 업데이트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