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약 한 주(13일~20일) 동안 해운대에서 열리는 부산 영화제에 다녀왔다. 부산 영화제는 크게 두 분야로 거행되었다. 벡스코 A동에서는 영화기기관련 사업이 진행되었으며 벡스코 B동(Asian Project Market-APM )에서는 75개 국가에서 298편의 영화를 출품하여 선보인 영화사 담당자들을 만나서 영화를 수출입하기 위한 상담 업무가 진행되었다. 영화분야는 필자가 잘 아는 분야는 아니나 담당하고 있는 일이 국제계약분야이다 보니 한 주 동안 영화 수출입 관련 상담을 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한 주를 보냈다.
주간에는 APM 부스에서 상담을 하고 빈 시간에는 출품된 영화 시사회( P&I Screening)에 참석하느라 분주했고 야간에는 영화제 개막식 파티, 홍콩, 필리핀, 타이완 등의 영화사 초대로 Standing buffet 파티에 참석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파티에 가면 유명 연예인들을 만나 대화도 나누고 기념사진도 함께 촬영하는 행운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이번에 필자는 릭키 김 및 차 인표 씨와 팬으로 만나 기념사진을 찍어서 간직하는 기회가 있었다.
통상 영화제 기간 동안에 상영되는 영화는 영화의 전당, 롯데 시네마 센텀시티, CGV 센텀시티, 메가박스 장산 해운대 그리고 소향극장 센텀시티에 분산되어 일반 영화처럼 상영된다. 인기 있는 영화는 미리 인터넷을 예약을 하지 않으면 보기 힘들 정도로 영화 동호인이 많은 것 같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미리 회원증을 매입해두면 아주 편하다. 하루에 5편씩 영화를 관람할 수 있으며 행사장에 가려고 하면 자가용 및 버스를 제공하여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 있다. 회원증 구입비는 초기에 구입하면 10만원, 중기 15만원, 말기 20만원으로 차별화 되어 있어 영화 애호가들은 매년 7월 쯤 미리 구매하여 두면 경제적인 영화 관람을 즐길 수 있다.
영화제작을 하시는 제작자나 감독하시는 분들은 출품하여 영화제 상연 작품으로 선정되면 감독 및 회사 대표에게 항공권과 호텔 숙박권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물론 국내 언론사와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APM 부스는 사전 신청하면 개설을 할 수 있고 회원증을 갖고 있는 사람만 출입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어 영화 수출입 상담을 위해서는 회원증을 발급 받는 것이 필수다. 부스에서 상담은 영화제 시작 전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여 상담일정이 정해지면 약 30분씩 오전 10시 부터 오후 6시까지 계속하여 상담을 할 수 있다. 필자도 사전 예약으로 많은 수출상들과 상담을 하였으며 상담했던 영화 수출 담당자들이 수상자로 선정되는 순간은 마치 내가 수상자가 된 것처럼 기뻤다.
벡스코에서 거행된 APM 마켓은 화요일까지만 진행했다. 대부분의 주요 담당자들은 바쁜 일정으로 주말인 14일 부터 17일까지 상담을 끝내고 대부분 다음 행선지로 가거나 귀국하였다.
아직 개봉되기 전 작품인 ‘유리정원’이 개봉작으로 선정되었으며 폐막작은 중국 영화인 상애상친이었다.
‘유리정원’은 한 차원 높은 예술영화로 한 여인의 사랑과 아픔을 환상과 현실사이에서 신수원 감독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보여주는 영화다. 문근영이 박사과정의 학생 장애인으로 등장하여 나무에서 추출한 녹색의 피로 죽은 애인에게 주입하여 살아있는 나무로 살리려는 연구를 시도하였다. 연구 내용이 한 소설가의 문학작품으로 보도되어 인기를 얻자 실화임이 입증되어 경찰에 쫒기는 내용으로 스토리가 구성되어 있었다. 폐막작 ‘상애상친 (Love Education)은 딸이 아버지 산소 이장 문제로 고향에 살고 있는 아버지의 첫 번째 부인과 갈등을 소재로 다룬 영화로 그 배경음악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이번 부산 영화제의 수상자는 아래와 같다.
1.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
수상자 : 스즈키 세이준 (감독/일본)
2. 한국영화공로상
수상자 : 크리스토프 테레히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집행위원장/독일)
3. APM 프로젝트 시상결과
1) 부산상. 부 탁 추옌 (베트남)
2) 브라이트이스트필름어워드: 리샤오펑 (중국)
3) CJ엔터테인먼트어워드 : 리리 리자 (인도네시아)
4) 로데 어워드 : 오승욱 (대한민국)
5) 한국콘텐츠진흥위원장상: 윤가은 (대한민국)
6) 아르떼상: < 비영한,까칠한, 위험한> 비삼 샤리프 ( 프랑스, 레바논)
7) 노르웨이사우스필름펀드상 : 민 바하드르밤 (네팔, 프랑스, 독일)
8) 모네프상 : 오승욱 (대한민국)
E-IP 마켓 시상 결과
New 크리에이터상 (북투필름): 이정연/고즈넉이엔티
New 크리에터상 ( E-IP 피칭) : 이수아 (주) 위즈덤 하우스
금년 부산 영화제 기간에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부산을 깜짝 방문하여 영화인을 격려하고 향후 부산 영화제의 발전을 위해 영화인들과 함께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함으로서 영화인들과 동호인들을 기쁘게 해주었다.
나날이 발전해 가는 부산 영화제 23회 2018 BIFF가 우리나라 및 세계영화산업 발전의 큰 도약의 전기가 되길 고대해 본다.
강윤성 감독 작품으로 주연에 마 형사 역으로 마동석, 조폭 두목 장첸 역으로 윤계상이 나온다.
예매 순위 1위 작품이며 이미 개봉 한 달 만에 5백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하여 기대를 갖고 봤다. 상영시간 121분 동안 치고 박고 칼로 찌르는 장면으로 가득했다.
2004년 한국으로 귀화한 조선족이 많이 사는 서울 가리봉동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권을 둘러싼 조폭들의 물고 물리는 난투극과 복수극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과는 금천 경찰서 강력반 형사들이 이들을 소탕했다는 것이다.
마동석은 평소 좋아하는 배우이다. 우람한 근육질로 체격이 좋고 액션 연기가 좋다. 남자라면 그런 사람을 부러워할 것이다. 대학 시절 체격이 좋고 얼굴이 험상궂은 후배가 있었다. 어딜 가든 가만히 있어도 대접해주는 것을 보니 부럽기도 했었다. 주먹을 휘두를 필요도 없이 인상을 한번 쓰면 알아서 눈길을 돌리는 것이 통쾌하기도 했다.
조연배우들도 하나 같이 인상이 험악했다. 출연진들을 그런 사람들을 잘도 모았다. 남자들이 폭력배가 되는 경우 험악한 인상이 한 몫 한다. 조폭 두목 장첸 역에 인기 아이돌 그룹 GOD의 윤계상이 발탁된 것은 의외였다. 인상도 그런대로 어울렸고 연기도 잘 했다.
나이가 들면 취향도 바뀌는 모양이다. 그전 같으면 액션 장면들이 사실감이 넘쳐 잘 만든 영화라며 좋아했을 것이다. 스트레스가 해소 된다고 했었다. 그러나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칼, 도끼, 망치 등이 난무했다. 무자비하고 잔인한 폭력 장면이 나오자 잘못 선택했다는 후회가 밀려 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심란하고 꿈자리까지 뒤숭숭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젊은 시절에 같이 영화를 보려 하면 여자들이 이런 영화를 왜 안 보려고 했는지 이제는 이해가 될 것 같다. 영화는 여러 장르로 만들지만, 이런 영화는 가급적 피하고 잔잔한 감동이 있는 영화를 골라 봐야할 것 같다. 관객 동원 수나 평판에 휩쓸려 보고 나서 후회하는 일은 피하고자 한다. 남자들도 나이가 들면 감동 있는 영화를 볼 때 눈물을 줄줄 흘린다는데 그런 영화가 좋아진다.
이번에도 무대가 귀화한 조선족들이 몰려 살고 있는 동네이다. 조선족들이 몰려 사는 동네가 마치 범죄도시로 인식되는 것에 대해 조선족 출신들이나 현지 주민들은 불만이 많을 것이다. 어느 정도 실화를 바탕으로 했으므로 조폭들이 상인들을 갈취하고 불법 업체가 자라고 있었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치안이 잘 되어 있는 나라이므로 그런 범죄가 자라지 못하도록 치안을 철저히 해야 한다. 영화에서도 나왔듯이 강력반 형사들은 목숨을 걸고 일한다. 강력범들과 대치하며 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경찰들에게도 대우도 개선해주고 박수도 보낼 일이다.
크릭앤리버엔터테인먼트 소속 홍기준이 흥행질주를 달리고 있는 영화‘범죄도시’에서 재조명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범죄도시’의 흥행요소 중 하나는 주연을 맡은 두 배우 못지않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 조연배우 홍기준이 그 존재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한국형 형사액션의 진수를 보여줬다고 평가받는 ‘범죄도시’ 영화에서 ‘마석도 형사(마동석역)‘의 오른팔과도 같은 부하형사 ‘박병식’ 역할을 맡은 배우 홍기준은 영화 속에서 마석도 형사와 함께 이수파 대장 장이수를 만나 태연스럽게 라면을 먹는 장면이나, 장첸 패거리와 싸움이 붙은 와중에 업어치기 장면은 강력반 형사 박병식을 연기한다 라기 보다는 실제 형사 홍기준의 모습을 보여줬다.
배우 홍기준은 외부활동과 잠복근무가 많은 형사의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수차례 태닝을 하면서까지 실제 형사 그대로의 현실감을 높이는데 노력했다. 살을 까맣게 태워 검게 그을린 피부였지만, 절실함 속에서 탄생한 스크린 속 그의 연기는 어느 때보다 빛나 보였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흥행요소와 모티브는 바로 실화를 기반으로 한, 정말 실제 같은 영화라는 것. ‘범죄도시’강윤성 감독은 1000명 이상의 배우들의 오디션을 직접 보면서 해당 배역에 최대한 진짜 같은 배우를 섭외했다. 유명세보다는 연기 내공을 중시했고, 오디션을 보는 배우들의 절실함에 주목했다.
◇exhibition
덕수궁 야외프로젝트: 빛·소리·풍경
일정 11월 26일까지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올해로 120주년이 되는 대한제국 선포(1897년)를 기념하며 대한제국 시기를 모티브로 덕수궁이라는 역사적 공간에 조형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강애란, 권민호, 김진희, 양방언, 오재우, 이진준, 임수식, 장민승, 정연두 등 한국 작가 9명의 작품 9점이 덕수궁 내에 전시된다.
덕수궁 대한문부터 그동안 일반인에게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함녕전 앞 행각까지 전시는 관람객들의 입장 동선에 따라 이어진다. 특히 함녕전 앞 행각에서는 오재우의 VR 작품 을 행각 내부에서 누워 체험할 수 있다. 9월부터 11월 사이에는 참여작가를 초청해 일대일 토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뿐만 아니라 전시와 연계해 특별강연과 영상 상영, 공연 등이 개최된다.
영국 국립미술관 테이트 명작전:NUDE
일정 12월 25일까지 장소 소마미술관
영국 국립미술관 테이트는 테이트 모던, 테이트 브리튼, 테이트 리버풀, 테이트 세인트 아이브스 등 4개의 미술관을 운영하며 영국 미술을 포함한 세계 최고 수준의 근현대 미술 컬렉션으로 유명하다. 소마미술관은 ‘누드’를 주제로 테이트의 작품을 엄선해 18세기 후반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약 200년 동안의 누드 변천사를 살핀다. 윌리엄 터너, 헨리 무어 등 영국을 대표하는 30여 명의 작가를 포함해 세계적 거장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오귀스트 로댕, 루이즈 부르주아 등 총 66명의 작품 122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역사적 누드’, ‘개인 누드’, ‘사실주의와 초현실주의 누드’, ‘에로틱 누드’ 등 누드를 시대별·경향별로 구분한 총 8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book
유토피아(미나토 가나에 저·영상출판미디어(주))
같은 마을에 살면서 소속된 커뮤니티도, 가치관도 다른 여성들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가는 모습을 그려냈다. 등장인물은 표면적으로는 선의를 가지고 행동한다. 하지만 그 선의는 선의 그 자체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어긋난 배려, 쌓이기만 하는 분노, 반전하는 선의 등 인간의 어두운 심리를 묘사했다.
감정이라는 무기(수전 데이비드 저·북하우스)
감정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 수전 데이비드가 보다 단순한 삶에 대해 말한다. 아울러 감정 활용법을 제시하며 우리 사회가 감정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를 요구한다. 감정의 핵심 가치를 약화시키는 부정적 요소를 잠재우면서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법을 사례와 이론을 근거로 다양하게 서술하고 있다.
◇movie
남한산성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등 연기라면 이미 증명된 영화계의 흥행 보증 수표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들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했던 47일간의 이야기를 다룬다.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은 신념이 달랐던 두 신하를 중심으로 팽팽한 구도 속 영화적 상상력을 더한다. 같은 충심을 지녔음에도 다른 신념으로 팽팽히 맞서는 이조판서 최명길(이명길)과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의 팽팽한 대립이 긴장감을 선사한다. 5개월의 혹한을 견디며 1636년 병자호란을 재현한 은 생생한 볼거리를 선보인다.
개봉 10월 3일 장르 드라마 감독 황동혁 출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등
어메이징 메리
수학 천재인 7세 ‘메리’를 두고 행복한 삶을 위해 수학자의 길을 반대하는 삼촌 ‘프랭크’와 세상을 바꿀 수학자가 되기를 희망하는 메리의 할머니 ‘에블린’ 사이의 갈등을 그렸다. 에서 세심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마크 웹이 메가폰을 잡으며 다시 한 번 영화를 통해 감동을 선사한다. 한국에서는 의 슈퍼히어로 ‘캡틴 아메리카’로 잘 알려진 크리스 에반스가 조카 바보 삼촌으로 변신해 ‘프랭크’ 역을 맡은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실제 천재 수학자들의 인터뷰와 자문을 통해 영화에 사실감을 더했다. 수학적 능력을 지닌 영재들을 스크린 밖에서 바라보는 관점이 흥미롭다.
개봉 10월 4일 장르 드라마 감독 마크 웹 출연 크리스 에반스, 맥케나 그레이스, 린제이 던칸 등
◇stage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뜨겁게 사랑했던 시인 ‘백석’을 잊지 못해 평생 헤어지던 순간을 기억하며 사는 기생 ‘자야’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백석의 시와 사랑 이야기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로 한 편의 시를 읽는 듯한 여운을 선사한다.
장소 대학로 유니플레스 일정 10월 19일~2018년 1월 28일 연출 오세혁 출연 강필석, 정인지등
엘리펀트 송
정신과 의사 로렌스 박사의 실종 사건을 둘러싸고 병원장 그린버그와 마지막 목격자인 환자 마이클, 그리고 그의 담당 수간호사 피터슨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강렬한 스토리, 팽팽한 긴장감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장소 수현재씨어터 일정 9월 6일~11월 26일 연출 김지호 출연 이석준, 고영빈, 고수희 등
M. Butterfly
국가 기밀 유출 혐의로 법정에 선 전(前) 프랑스 영사 버나드 브루시코의 실화를 모티브로 푸치니 오페라의 을 차용해 무대화한 작품이다. 남성과 여성, 서양과 동양 등의 주제를 기반으로 인간의 본질적인 심리와 욕망에 대해 그렸다.
장소 아트원씨어터 1관 일정 9월 9일~12월 3일 연출 김동연 출연 김주헌, 김도빈, 장율 등
사랑해요 당신
연기 배테랑 이순재, 장용, 정영숙, 오미연 배우의 리얼한 부부 연기를 무대 위에서 만난다. 아내와 자식에게 큰 애정을 가지고 있지만, 마음과 다르게 항상 퉁명스러운 남편이 아내가 치매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다.
장소 대학로 예그린씨어터 일정 9월 29일~10월 29일 연출 이재성 출연 이순재, 장용, 정영숙, 오미연 등
◇ exhibition
무민원화전:
Moomin Original Artworks
일정 9월 2일~11월 26일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핀란드 화가 토베 얀손(Tove Jansson, 1914~2001)의 손에서 탄생한 ‘무민(Moomin)’의 70여 년 연대기가 펼쳐진다. 무민은 1945년 얀손이 직접 글을 쓰고 삽화를 그린 라는 소설을 시작으로 만화,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전 세계 대중에게 알려졌다. 작가가 직접 그린 원화와 더불어 저작권자(얀손의 조카 소피아 얀손)가 소장한 미공개 작품과 오브제까지 총 35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무민캐릭터스, 핀란드 탐페레무민박물관, 헬싱키시립미술관, 헬싱키연극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던 주요 작품들이 이번 국내 첫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는다. 총 7개의 섹션으로 구성되며, 무민 라이브러리, 무민 상영관 등 관람객이 직접 작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참여 공간도 함께 마련된다.
The Selby House:#즐거운 나의 집
일정 10월 29일까지 장소 대림미술관
세계적인 크리에이터들의 개성 넘치는 라이프스타일을 기록하는 아티스트 토드 셀비(Todd Selby, 1977~)의 작품 400여 점을 총망라한다. 이번 전시는 그의 대표 사진들뿐만 아니라, 일상 소재에 위트를 더한 일러스트레이션, 영상, 그리고 새롭게 창작한 대형 설치 작품까지 만나볼 수 있다. 입구부터 시작해 전시장 내부, 정원, 카페까지 미술관 전체가 즐거움으로 가득한 ‘셀비의 집(Selby’s House)’으로 꾸며졌다. 유명인들의 사적 공간을 담은 사진 작품이 주를 이룬다. 작가 특유의 라이프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거실, 침실, 작업실을 재구성한 ‘셀비의 방’과, 그의 유년기 시절 꿈과 기억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진 ‘셀비의 정글’은 관객이 직접 체험하며 즐길 수 있다.
◇ book
세상과 이별하기 전에 하는 마지막 말들
재닛 웨어 저·인물과 사상사
간호사로서 호스피스 환자를 돌보는 데 헌신해온 저자가 임종 환자를 지켜보며 느낀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삶의 마지막 순간 그들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등을 기록했다. 죽음은 삶의 일부이며, 그 순간은 탄생 못지않은 기적임을 말한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서울편
유홍준 저·창비
1993년부터 시작한 답사기가 남도, 제주, 북한, 일본 등을 거쳐 서울에 도착했다. 저자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서울의 문화유산과 역사, 인간사 등을 통찰력 있게 바라본다. 종묘와 더불어 창덕궁, 창경궁 구석구석을 살피며 조선시대 건축의 아름다움과 삶의 애환 등을 담았다.
◇ movie
안녕 히어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가족의 소소한 일상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로, 오늘날의 노동 현실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작품을 연출한 한영희 감독은 “쌍용자동차의 대규모 정리해고 이후 이에 대한 다양한 화두가 한국 사회에 등장했다. 그러나 노동자의 현실은 나아지지 못한 실정이다.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비극적인 현실 속에서 영화를 통해 우리가 사는 노동과 해고의 현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작품 의도를 밝혔다. 그는 영화의 영문 제목을 ‘굿바이 마이 히어로(Goodbye My Hero)’라고 지으며 “세상의 영웅(노동자)들이 더는 짓밟히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개봉 9월 7일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한영희 출연 소년 현우, 아빠 정운
치어댄스
일본 최고의 고교 치어 댄스팀 ‘제트’의 실화를 바탕으로, 팀의 탄생부터 이후 3년간의 도전기를 담았다. 인생에서 가장 고민하고 갈등하면서도 아름다웠던 고교 시절을 그린 성장 스토리로 중장년에게는 추억을, 청춘들에겐 용기를 북돋워준다. 한국에서는 로 잘 알려진 히로세 스즈가 몸치 소녀 ‘히카리’ 역을 맡았다. 또 로 익숙한 아마미 유키가 호랑이 선생님 ‘사오토메’ 분을 연기하며 훈훈한 사제지간의 모습을 담아냈다. 출연 배우들이 완벽한 동작을 연출하기 위해 반년 동안 특훈과 합숙 기간을 거친 것으로 알려지며 영화 속 치어리딩 장면이 기대를 모은다.
개봉 9월 21일 장르 드라마 감독 가와이 하야토 출연 히로세 스즈, 토미타 미우, 아마미 유키 등
◇ stage
쿵짝
지난해 초연에서 전 회차 매진 기록을 달성했던 뮤지컬 이 1년 만에 재연을 확정지었다. 주요섭 작가의 단편소설 의 옥희를 주인공으로,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메시지와 삶의 의미에 대해 재조명한다.
장소 동숭아트센터 일정 9월 30일까지 연출 우상욱 출연 윤여진, 권태진, 조현식 등
존경하는 엘레나 선생님
신념을 지키려는 선생님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악마와도 손잡을 수 있다고 말하는 학생들 사이의 대립을 그렸다. 반전을 거듭하는 탄탄한 구성과 빠른 전개, 잘 짜인 논리로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하며 관객을 압도한다.
장소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일정 9월 8일~10월 15일 연출 이재준 출연 우미화, 박정복 등
틱틱붐
배우 이석준, 이건명, 배해선의 데뷔 20주년 기념 공연이다. 성기윤을 비롯해 의 원년 멤버들이 뭉쳤다. 의 극작가 조나단 라슨의 유작으로 작품을 향한 예술혼을 불태운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장소 대학로 TOM 일정 8월 29일~10월 15일 연출 박지혜 출연 이석준, 이건명, 배해선 등
서편제
소리꾼의 길을 찾아나서는 아버지 유봉과 그의 딸 송화, 의붓 남동생 동호의 50년을 넘나드는 소리 인생을 그린다. 판소리 가락과 함께 대중음악 작곡가 윤일상이 제작한 서정적인 록, 발라드 등이 독특한 앙상블을 이룬다.
장소 광림아트센터 BBCH홀 일정 8월 30일~11월 5일 연출 이지나 출연 이자람, 차지연 등
2004년 이슬람 무장단체에 의해 아들을 잃은 반전 활동가 마이클 버그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 연극이다. 작품의 작·연출을 맡은 장우재의 페르소나라 불리며 초연부터 이번 공연까지 주인공 ‘빌’을 연기하는 배우 윤상화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초연부터 현재까지 작품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요?
작품이 발표되기 전에 작가로부터 먼저 희곡을 받아볼 기회가 있었어요. 처음 읽던 그날은 어쩐 일인지 마음이 좀 젖어 있는 늦은 겨울의 오후였죠. 추운 마당에 나가 오랫동안 지는 해와 오후의 먼지 속에 앉아 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면서 ‘빌’을 생각했고 그가 혼자였을 오후를 느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작가에게 빌 역할을 하고 싶다고 먼저 제안했죠. 작가는 연출가과 상의한다 했고, 연출가는 다른 배우를 선택했어요. 그런데 공연이 만들어질 즈음 그 배우에게 사정이 생겼고, 연출가는 제게 연락을 해왔죠. 그리고 그 까다로운 연출가에게 아직까진 잘리지 않고 있습니다(아시겠지만 이 작품의 작가와 연출가는 같은 사람입니다).
초연 당시와 비교해 무엇이 달라졌나요?
제가 처음 이 작품에서 본 것은 슬픔이었습니다. 그 슬픔은 제가 경험할 수 있는 종류의 슬픔이 아닌, 슬픔 그 너머에 있는 짐작하기도 어려운 그런 것이었죠. 그 거대한 비극에 맞닥뜨린 인물로서 당연히 제 속엔 그만큼의 에너지가 필요했고요. 그 에너지를 내 속에서 끓게 하여 보는 이들도 그 비극의 한복판에서 어떤 생각을 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러다 보니 어떤 이들은 감동을 하지만 또 어떤 이들은 생각은커녕 그 감정을 감당하기조차 힘들어하더라고요. 이번엔 제가 볼 수 있는 만큼의 비극을 보고 싶어요. 빌의 고통을 희석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를 더 이해해보고 싶은 거죠. 극적으로가 아니라 인간으로 말입니다. 빌이 바다 너머 어디에 있는 인물이 아니라 바로 주위에, 동네 술집에서 혼술하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그와 같은 일을 꼭 겪지 않아도 그를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빌’은 어떤 인물인가요?
세상을 불신·저주하며, 절망하고 스스로를 유폐시키는 인물입니다. 아들보다 더 어린애 같고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좀 구질구질한 구석도 있죠. 무엇보다 저는 그가 정태춘의 ‘정동진 3’에서의 ‘찬 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석양을 바라보며 웅숭그리고 있던 맨발의 추레한 중년 멕시칸 사내’ 같은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어떤 이들에게 위로가 될까요?
이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남을지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의 초가을 저녁시간을 내가, 우리가 어떻게 책임질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떤 이는 보는 내내 흥미로울 것이고 또 어떤 이는 가슴이 아플 것이며 혹 몇은 카타르시스 같은 것을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공연을 하면서 그냥 얘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우리는 정말 잘살고 있는지, 아니 우리는 정말 잘살고 싶은지.
장소 명동예술극장 일정 9월 6~25일 연출 장우재 출연 윤상화, 김동규, 이동혁, 정태화, 구자승 등
이 영화의 볼거리는 크게 곱게 늙은 여배우 다이안 레인, 프랑스의 아름다운 풍광, 여행길에서 남편 아닌 남자에게 느낀 40여 시간의 미묘한 이성적 감정 등이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은 영화 로 유명한 감독이다. 그의 딸도 2017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코폴라 감독의 아내 엘레노어 코폴라가 80세에 만든 첫 장편 상업영화다. 일단 코폴라라는 이름만으로 믿고 볼 만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80세의 나이에서 오는 솔직함이랄까, 남편이 아닌 남자와 40시간 동안의 자동차 여행은 엘레노어 코폴라의 실화였는데, 감추기 어려운 감정들을 오히려 남편이 도와줘 영화로까지 만들어졌다.
영화에서 앤(다이안 레인 분)은 남편(알렉 볼드윈 분)과 전세 비행기로 칸에서 부다페스트로 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앤이 귀가 아파 도저히 비행기를 탈 수 없다고 하자 남편의 사업 동료인 자크(아르노 비아르 분)가 자기 차로 파리까지 태워다 주겠다고 제의한다. 7시간이면 갈 수 있는 길을 자크는 군데군데 들르며 시간을 지체한다. 앤은 빨리 파리로 가자며 재촉하면서도 자크의 낭만적인 매력에 점차 빠져든다. 자크는 앤에게 파리는 도망가지 않고 그 자리에 있다며 능청을 떤다. 남편은 바람기 많은 프랑스 남자를 조심하라고 조언한다. 자크는 여행 중에 틈틈이 늑대로 변할 소지가 있었지만, 파리까지 앤을 잘 데리고 간다. 그리고 마지막 키스. 파리에 도착하면서 영화는 끝나지만, 앤은 자크와의 재회를 암시하는 여운을 남긴다. 자크는 앤에게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 하고 묻는다. 특별히 불행하지도 않지만, 행복하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남편과 살 만큼 산 유부녀의 틈새를 노린 질문이다. 일부일처제의 지루함을 찌른 바람둥이 프랑스 남자의 수작이다.
또 하나의 볼거리는 영화제로 유명한 칸에서부터 프랑스 남동부를 영화로 돌아보는 것이다. 실제로 관광으로는 가기 어려운 곳이다. 평화로운 농촌 풍경의 액상 프로방스, 로마의 유적 가르 수도교, 프랑스 제3의 도시 리옹과 뤼미에르 박물관, 그리고 유명한 포도주와 음식들이 등장한다. 스토리상으로는 안 넣어도 되는데 감독이 의도적으로 프랑스의 풍광을 담으려고 여기저기 들른 것으로 보인다.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다이안 레인의 매력이다. 1965년생으로 170cm의 늘씬한 여배우다. 우아하면서도 그윽한 미소가 사람을 편안하게 만든다. 한때 청소년들의 우상이었던 소피 마르소처럼 책받침 미녀로 유명했다지만, 오십 고개를 넘다 보니 많이 늙기는 했다. 그러나 곱게 잘 늙었다.
8월 2일에 개봉한지 9일 만에 관객 600만 명을 넘어섰다. 그렇다면 추세로 볼 때 1천만 명 관객 돌파는 시간문제이다. 현재 예매율 1위이고 평점도 10점 만점에 9.3 포인트로 높은 편이다.
포스터에 ‘1980년 5월, 광주로 간 택시 운전사’라는 문구를 보고 광주 민주화 운동에 관한 영화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 그동안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는 몇 개 있었다. 당시 광주 민주화 운동 자체를 감춰오던 분위기였는데 시대가 변하면서 영화계에서 조금씩 노출한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본 광주 민주화 운동 영화로는 이 영화가 가장 리얼리티가 탁월하다. 광주 금남로 세트부터 시위와 진압으로 얼룩진 도로 환경 등 미장센이 좋았다.
이 영화는 장훈 감독이 만들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하여 더욱 흥미진진했다. 어디까지가 실화인지는 모르겠으나 다큐멘터리를 본 느낌이다. 주연에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 등 한국배우가 나오고 독일 기자 피터 역으로 토마스 크레취만이 출연했다. 그 외 조연급 배우들도 배역에 맞게 잘 뽑아서 좋았다. 특히 군인들이 그랬다. 송강호는 역시 명배우이다. 그간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에 너무 반질한 배우들이 나와서 분위기가 안 맞았는데 송강호와 유해진은 가장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었다고 본다.
독일 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 분)는 동경에 있는데 한국 광주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고 광주로 잠입한다. 당시 광주에 관한 기사는 언론 통제로 알려지지 않았을 때였다. 광주로 가는 길목은 군인들에 의해 봉쇄되고 전화마저 끊겨 있는 고립상태였다. 서울에서 10만원을 받고 피터를 태워주기로 한 택시 운전사가 만섭(송강호 분)이다. 원래 광주 진입이 금지되어 있었는데 만섭의 기지로 검문소를 통과하고 일단 광주에 잠입하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광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군부 독재 정부의 무자비한 진압 작전을 목격한다. 국내에서는 군사독재 정부가 이것을 간첩이나 불순분자들, 불량배들의 소행이라고 몰아 부치고 사건도 축소하여 발표한다. 현지 상황을 제대로 알려줄 수 있는 사람들은 외신기자들이었다. 피터 자신도 선교사로 위장하여 입국하고 광주 진입 시에는 비즈니스맨으로 위장하기도 했지만, 그의 행각은 곧 수사 기관에게 밝혀지면서 쫓기게 된다. 가까스로 광주를 탈출하여 아슬아슬하게 김포 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장면은 탈출영화 ‘이스케이프’를 보는 기분이었다.
독일 기자 피터는 실제 위르겐 힌츠페터라는 사람으로 당시 활동과 업적이 민주화에 기여했다는 공로로 2003년 송건호 언론상을 받았다. 그리고 2016년 사망했다. 죽기 전에 그를 광주까지 태워다 주고 김포공항까지 데려다 준 택시 운전사 김사복을 만나고 싶어 했으나 끝내 만나지 못했다. 택시 운전사가 엉터리 전화번호를 적어 줬기 때문이다. 당시 삼엄한 공포 정치 하에서 더 이상 광주 민주화 운동과 연루되기 싫어서였을 것이다. 실제로 영화에서도 월세도 제대로 못내는 개인택시 운전사로 나온다.
위기 때 인간의 본성이 나온다. 공포 분위기 속에서도 서로 격려하는 광주 시민들의 따뜻한 인간미도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군인들의 잔인한 진압 장면에 같은 민족으로서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엄청난 희생에도 불구하고 가해자들은 이렇다 할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점도 한숨이 나오게 만든다.
필자는 그 당시 같은 과에 근무하던 광주 출신 동료가 차마 말을 못하는 참상을 들으며 5월 28일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났다. 피터 기자가 입국한지 3일 후였다.
온라인상에서 유행하던 신조어를 이제는 일상생활에서도 어렵지 않게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글 파괴, 문법 파괴라는 지적도 받지만, 시대상을 반영하고 문화를 나타내는 표현도 제법 있다. 이제 신조어 이해는 젊은 세대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위해 필요해 보인다. 아래 신조어 중 몇 개나 알고 있는지 확인해보자.
□이거 실화냐?
□고흐흑 바흐흑
□뉘예뉘예
□현타
□뇌섹남
□극혐
□-잼
□흠좀무
□문센
□동공지진
이거 실화냐?: ‘이게 진짜냐?’ 혹은 ‘이게 사실이냐?’라는 뜻으로 믿기지 않는 내용의 글이나 사진 또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쓰인다.
A 치킨 다리 한입도 못 먹고 떨어뜨렸다. 이거 실화냐…?
B 주워서라도 먹어야 하는 거 아냐?
고흐흑 바흐흑: 음악의 아버지 바흐와 천재 화가 고흐의 이름에 우는 소리를 의미하는 ‘흑흑’을 붙여 ‘바흐흑’, ‘고흐흑’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웃긴 상황엔 러시아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이름 끝에 ‘키키’를 붙여 사용하는 자매품 신조어도 있다.
A 소개팅 갔다가 차였어. 고흐흑 바흐흑.
B 괜찮아. 내가 다른 사람 소개시켜줄게….
뉘예뉘예 알겠쭙니다: ‘네. 알겠습니다’를 약간 비꼬듯이 늘여서 쓰는 말.
A 방구석이 이게 뭐니? 엄마 나갔다 올 때까지 청소해놔!
B 뉘예뉘예 알겠쭙니다~
현타: 욕구 충족 이후에 밀려오는 무념무상의 시간을 일컫는 ‘현실자각타임’의 준말.
A 오늘 햄버거 먹고 피자 먹고 라면 먹고 먹기만 했어. 현타 온다.
B 인생 뭐 있니~ 원하는 거 하면서 사는 거지.
뇌섹남: ‘뇌가 섹시한 남자’의 줄임말. 주관이 뚜렷하고 유머러스하고 지적 매력이 있는 남자를 가리킨다.
A 네 이상형은 뭐야?
B 요즘은 똑똑한 사람이 멋있어 보이더라. 뇌섹남이라고나 할까?
극혐: ‘혐오하다’라는 말에 정도가 심함을 나타내는 ‘극’을 붙여 ‘극도로 혐오한다’는 뜻을 강조할 때 쓰는 말.
A 어제 자는데 천장에서 뭐가 뚝 떨어지는 거야. 봤더니 바퀴벌레였어.
B 윽 극혐. 꼽등이, 바퀴벌레같이 더듬이 달린 생물은 다 싫어.
-잼: ‘재미’를 줄인 단어 잼을 활용해 재미의 정도를 나타낼 때 쓴다.
예) [안 웃김] 핵노(NO)잼, [웃김] 꿀잼
A 이번에 새로 개봉한 영화 진짜 핵노잼이더라.
B 왜? 난 꿀잼이던데!
흠좀무: ‘흠, 그게 사실이라면 좀 무섭군요’의 줄임말로 무서움을 느낄 때 사용.
A 오늘 뉴스 봤어? 거기서 또 살인사건 일어났다잖아!
B 흠좀무…? 앞으로 일찍 다녀야겠다. 무서워서 다니겠나.
문센: ‘문화센터’의 줄임말.
A 요즘 문센에선 다양한 수업이 많이 열리더라.
B 오 정말? 무슨 수업 있는지 알아봐야겠다.
동공지진: 당황했을 때 동공이 지진 난 듯 흔들린다는 의미로 쓰이는 신조어.
A 너 거짓말하면 동공지진 일어나서 금방 알 수 있어.
B 눈을 감고 말할까봐….
별 기대 없이 때로는 사전 정보도 없이 불쑥 영화표를 예매한다. 선택하는 기준도 제각각이다. 제목이 좋아서 주인공이 근사해 보여서 등등.
에단 호크와 샐리 호킨스의 로맨스 실화라는 것은 영화가 끝나고 마지막 자막을 통해 알았다.
사랑에 서투른 남자 에버렛과 불구지만 사랑스러운 여인 모드가 아름다운 사랑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그렸다.
고아원에서 자란 에버렛은 생선을 팔기도 하고 거친 일을 하며 작은 집에서 혼자 살다가 문득 여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동네 잡화상 게시판에 ‘여자구함’이라는 메모지를 남기게 된다.
마침 우연히 잡화상에서 물건을 구경하던 모드는 그 메모지를 떼어 들고 남자의 집을 찾아간다. 그러나 에버렛의 눈에 모드는 다리를 절며 몸이 약해 보이고 말도 어눌한 것이 못 마땅해서 일단 거절을 한다. 그가 제안한 조건은 숙식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가정부 일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만큼 모드는 숙모의 집에 얹혀살면서 탈출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거절당한 모드가 숙모의 집에 머물던 어느 날 에버렛이 찾아오자 가방 몇 개를 싸들고 함께 그의 작은 집에 도착한다.
함께 살면서 다툼도 있고 그의 강압에 쫓겨나기도 한다. 그 집에서 키우던 개와 닭 다음 서열이 모드라고 위계질서를 지키라고 몰아세우는 에버렛에게 순응하며 모드는 집을 치우고 집안에 꽃, 새를 그리며 자신의 그림세계를 펼쳐간다. 그녀의 그림을 알아본 사람들의 주문이 시작되며 돈을 벌게 된다. 사람들은 모드가 번 그림 값을 모두 에버렛이 챙긴다며 수근대지만 모드는 그와 함께 하는 삶이 행복하기만 하다.
모드의 가슴에는 처음 사랑에서 얻은 딸이 불구라는 이유로 땅에 묻혔다는 슬픔이 늘 떠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임종이 다가 온 숙모를 통해 그 딸은 불구가 아니었고 모드의 오빠와 숙모가 부잣집에 팔아 넘겼고 이 마을 어디에서 살고 있다는 고백을 듣게 된다. 모드가 불구라 아이를 제대로 키우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모드는 북바치는 설음을 삼키며 다리를 절며 집으로 돌아가던 중 그를 마중 나온 남편 에버렛을 만나지만 그의 거친 말 ‘당신을 알면서 슬픔이 커지고 힘들어. 차라리 안 만난 게 나을 뻔 했어’란 얘기를 듣게되자 그를 떠난다. 그러나 곧 서로를 그리워하며 다시 만나게 되고 죽을 때까지 함께 살게 된다.
불구의 몸으로 살아가는 모드의 아픔이 느껴지는 것은 그녀가 아픔을 얘기하지 않고 묵묵히 견디기 때문인 것 같다. 둘 다 어설프고 거칠지만 따스함이 묻어났다. 모드의 눈으로 탄생되는 꽃과 나무, 새와 집은 순수하고 맑으며 사랑스러웠다.
깊은 아픔과 불행에 물들지 않고 오히려 거기에서 맑고 순수한 영혼을 꽃 피웠다. 진흙에 물들지 않고 피우는 우아한 연꽃처럼.
육체적 아픔과 고통이 영혼조차 병들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자신을 밀쳐내는 에버렛에게 자신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거나, 퉁명스럽지만 그녀가 원하는 것을 묵묵히 해주는 모습에서 서로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모드의 삶은 가난하고 불편했지만 결코 불행한 적은 없었다는 숙모의 마지막 말이 행복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그런 그녀의 작품을 사고 싶어 했다. 자기 마음 속 순수함으로 돌아가 아름다운 꽃 한 송이씩은 가꾸고 싶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