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건강기능식품으로 각종 영양소를 보충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하지만 과대광고, 잘못된 정보에 속거나 몸 상태에 맞지 않는 제품을 무턱대고 구매하기도 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건강기능식품, 현명하게 소비하기 위해 알아야 할 ‘약 이야기’를 담았다.
Q 건강기능식품으로 오해하는 일반식품은 무엇일까?
A 크릴오일은 식용 유지를 캡슐 형태로 제조해 어유나 기타가공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지방을 녹이는 오일’, ‘혈관 청소부’ 같은 표현으로 마치 혈행 관리, 면역 기능, 항산화 등에 지대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통되는 제품은 모두 기능성이 입증되지 않은 일반식품이다. 최근 건강 정보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가 높아진 타트체리 제품도 마찬가지. 수면 유도, 통증 완화, 염증 제거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일부 광고는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허위·과대 광고다. 유사한 형태인 클렌즈주스도 영양학적으로 과채주스와 차별성이 없고 과학적으로 다이어트와 디톡스 효능이 검증되지 않았다. 건강기능식품은 제품 앞면에 ‘건강기능식품’ 마크가 표기돼 있으므로 제품 정보를 확인하면 알 수 있다.
Q 영양·기능 정보 속 ‘도움을 줄 수 있음’과 ‘도움을 줌’은 어떤 차이가 있나?
A 건강기능식품의 영양·기능 정보를 보면 ‘에 필요’, ‘에 도움을 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에 필요’는 영양소의 기능을 설명하기 위함이고, ‘에 도움을 줌’과 ‘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은 특정 생리 기능을 활성화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둘에는 차이가 있다. ‘에 도움을 줌’은 식약처가 1등급 생리활성 기능성 원료로 인정한 것이다. 해당 기능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비교적 확실하다는 증거다. ‘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은 1등급보다는 과학적 근거가 약해 2등급으로 분류된 기능성 원료에 표기된다. 등급은 원료나 성분의 종류에 매겨지기 때문에 제품이 1등급, 2등급이라는 뜻은 아니다. 같은 원료, 성분이라면 같은 등급으로 표시된다.
Q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보조제, 부작용은 없나?
A 현재 식약처가 다이어트 보조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인정한 성분은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HCA), 공액리놀레산(CLA, 녹차 추출물·키토산)이다.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는 L-카르니틴 타르트레이트, 보이차 추출물, 레몬밤 추출물 혼합분말, 와일드망고 종자 추출물, 그린커피빈 추출물, 풋사과 추출물 애플페논, 히비스커스 등 복합추출물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중 가장 유명한 성분은 가르시니아다. 탄수화물 흡수를 막아 지방으로 전환되는 데 필요한 지방 전환 효소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가르시니아를 섭취한다고 해서 먹은 탄수화물이 사라지는 건 아닌 데다, 부작용이 따르기도 한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횡문근융해증, 황달, 위장관 통증, 설사, 수면장애 등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당뇨, 고지혈증을 앓고 있거나 심장과 간이 약한 사람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같은 연구 결과 가르시니아 복용 후 급성간염, 간부전 등의 간 손상을 겪은 사람이 적지 않았다. 급성심근염·심장빈맥이 나타난 경우도 있다.
Q 탈모에 효과 있다는 영양제, 먹을지 말지 고민이라면?
A 탈모의 경우 사람마다 원인이 다르고 남성형, 여성형, 휴지기, 원형 등 종류가 많기 때문에 영양제를 먹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 유튜브 채널 ‘근알의’를 운영하는 김연휘 닥터에비던스 대표는 “최근 비오틴, 맥주 효모 등이 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는 주장이 떠돌고 있지만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다”고 전했다. 특히 남성형 탈모는 호르몬으로 인해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영양제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잘못된 정보로 치료를 지체하기보다 병원을 방문해 본인의 상태를 진단하는 편이 좋다.
Q 기한 지난 약, 어떻게 처분해야 하나?
A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은 표기된 기한이 지나면 효능·효과를 믿을 수 없다. 눈으로 보기에 모양이 변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성분이 변질됐을 가능성이 있다. 기한이 지났다면 폐기하는 것이 좋지만, 무턱대고 하수구나 변기에 흘려버리거나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면 환경을 오염시킨다. 오래된 약은 근처 약국에 설치된 폐의약품 수거함에 버려야 한다. 다만 제품 그대로가 아니라 알약은 알약끼리 한 통에 모아서, 액상은 큰 병에 모아서 갖다주는 것을 권장한다.
증상만을 쫓아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처방의 원인과 결과가 꼬리를 물면서 약이 약을 불러오는 상태, 연쇄 처방이다. 만성질환이 많은 고령자가 주로 마주하는 상황이다. 이럴 때는 약을 걷어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먹고 있는 약, 어떻게 점검해야 할까?
김 씨(76세, 여)는 퇴행성 무릎 관절염으로 A의사에게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처방받았다. 이후 온몸이 붓기 시작하더니 발목에 통증을 느껴 B의사를 방문했는데, 혈압이 높은 것도 확인되어 혈압 약과 이뇨제를 처방받았다. 그러더니 요산 수치가 높아져 C의사에게 통풍 진단을 받고 통풍 약제 치료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간 수치가 올랐다. 여러 약을 먹다 보니 속도 쓰리다. 위보호제에 간장약까지 어느새 복용하는 약 개수는 7개가 넘어가는데, 자꾸 다른 곳이 아프다. 그저 나이 먹어 몸이 고장 났나 싶다가도, 매일 챙겨 먹어야 하는 약 봉투를 보니 머리가 지끈거린다.
‘많은 약’ 불러오는 ‘연쇄 처방’
이 과정은 고령자가 흔히 겪는 연쇄 처방(Prescription Cascade)의 예시다. 처방된 약으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했으나, 부작용인 것을 모른 채 부작용으로 인한 증상을 해결하고자 다른 약을 추가로 처방받는 상황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의료 접근성이 좋아 어떤 증상이 발생했을 때 여러 병원을 다니며 약을 처방받기 쉬운 환경인 데다, 몸이 아플 때 약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많아 연쇄 처방이 이뤄지곤 한다. 게다가 고령자는 만성질환이 여러 개인 경우가 많아 복용하는 약이 많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타 병원에서 처방한 약제를 알려면 DUR(Drug Utilization Review, 의약품 안전사용 서비스)을 이용해 확인해야 하는데, 환자의 주민번호를 입력하고 개인정보 이용에 대해 환자의 동의를 구해야 해 절차상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연쇄 처방은 또다시 ‘다제약물 복용’(Polypharmacy)을 불러온다. 다제약물 복용은 하루 5종류 이상의 약제를 복용하는 상태를 말한다. 백지연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다제약물 복용만으로도 병원 입원율은 2배 이상, 낙상·치매 발생 및 사망률 위험도가 1.3~1.5배 정도 높아진다”면서 “다제약물 복용도 질병처럼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용 약 개수가 10개를 넘어간다면 부작용 발생이 거의 100%에 가깝다. 서울아산병원의 약물조화클리닉을 방문한 한 환자는 처방받은 약으로만 30종류가 넘는 약을 먹고 있었다.
여러 병원을 다니다가 중복 처방받는 경우도 많다. 성분이나 효능이 유사한 약들이 처방되곤 하는데, 대표적으로 위산 억제제와 같은 위장관 보호제가 있다. 또는 각기 다른 증상을 조절하는 항콜린 성분 약제가 누적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가려움증, 기침, 요실금 등 각기 다른 증상으로 처방을 받았지만, 해당 질병 치료에 항콜린 성분 약제가 많이 사용돼 각기 다른 병원에서 처방받을 경우 용량이 과도해지는 식이다.
백 교수는 환자의 의식 변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의 환자분들은 약에 대한 선호도와 신념이 강해 복용을 중단하기가 쉽지 않다. 설득 끝에 약제를 중단하더라도 다시 처방을 받거나 의료진과 마찰을 겪기도 한다. 따라서 환자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 자신이 복용하는 약이 몇 가지인지 늘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급격하게 몸이 안 좋아지거나 해서 약이 추가된 경우 의사·약사를 통해 먹고 있는 약들을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광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의료센터장 역시 연쇄 처방을 막으려면 “새로운 증상을 무조건 약을 통해 해결하기보다 다른 방법을 먼저 적용해보고,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때 약을 추가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며 “명확하지 않은 증상에 대해서는 비약물 치료를 우선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약 끊어내는 다제약물 관리사업
건강보험공단은 다제약물 복용을 해결하고자 대한약사회와 함께 2018년부터 ‘다제약물 관리사업’을 시범으로 실시했다.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 중 한 가지 이상 질환을 가지고 있으면서 정기적으로 10종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일반적으로 고령자일수록 여러 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부작용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해당 사업은 주로 고령자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제약물 관리사업은 병원모형, 지역사회모형, 의원모형, 장기요양시설모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주로 병원과 지역사회모형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병원모형은 환자가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이뤄진다. 진료 전 약사와의 면담을 통해 먹고 있는 약물 종류와 복용 상태를 점검하고, 노년내과 의사가 진료하면서 노쇠 정도, 기능 상태 등을 고려해 약사의 약물 평가 의견을 검토한다. 의견을 종합해 처방 약물을 검토할 때는 연쇄 처방 고리 끊기, 노인주의약물(PIM) 중단, 중복 약물 확인이 이뤄진다. 또한 약과 약, 약과 질병, 약과 증상 사이 상호작용을 고려해 처방을 조정한다.
백 교수는 “다제약물 관리는 비교적 단순해 보이는 진료 행위지만 생각보다 여러 의사, 약사, 환자가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노력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면서 “의료진과 환자의 인식 변화, 진료 수가 체계 개선, 다제약물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미리내 서울아산병원 약물조화클리닉 약사는 “우리나라는 상당히 약을 좋아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상당수 환자가 본인의 상태에 대한 이해 없이 약을 접하거나, 방문 의료기관을 하나씩 늘려가면서 다제약물 문제가 복잡해지기도 한다. 정작 본인은 왜 약을 먹는지 알지 못하고 습관처럼 복용하는 환자도 있다”면서 “약을 복용하는 것은 기존 질환을 잘 조절하고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약의 개수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본인의 신체 기능이나 건강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 본인의 약 이용 습관과 의료기관 이용 습관을 되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약사들은 약물을 점검할 때 전문가와 꼭 상담하기를 권했다. 다제약물 복용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유튜브 ‘리틀약사TV’를 운영하는 이성근 약사는 “어지러움증 같은 부작용은 특정 약물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약물 때문인지 알기가 어렵다. 생명과 직결되는 약을 제외하고는 약을 먹지 않았을 때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면서 조절해볼 수도 있겠다”면서도 스스로 약물 조절을 판단하기보다는 “단골 약국을 만들어 약사와 약물에 대한 상의를 해보고, 담당의사와 또 한 번 상의해 약을 줄이는 등의 조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만약 다제약물 관리사업을 통해 약물을 점검하고 싶다면 거주하는 지역의 건강보험공단 지역본부 건강지원센터로 연락해 다제약물 관리사업 방문 가능 기관과 이용 방법을 문의하면 된다. 근처 대형병원에 노년내과, 가정의학과 등 노인 환자를 전문적으로 보는 진료과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다.
이미리내 약사는 “다제약물 관리사업을 통해 환자 본인의 약물치료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복약 순응도가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정도로 약물 개수가 줄어들면 만족도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결국 환자의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 실제로 변비 해소, 식욕 개선, 멍한 느낌(인지능력) 호전, 기력 저하 개선 등 고령자가 많이 겪는 증상들이 해소되는 결과를 보였다.
건강보험공단은 그동안의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화를 위한 방안 마련을 연구하고 있다. 기준 마련 및 관련 법을 검토하고 급여화 적절성 평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제약물 관리 서비스를 제도화하면 다제약물 복용자의 건강 수준이 높아지고 진료비가 절감될 것이라는 기대다.
겨울이 되면, 붕어빵을 간식으로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붕어빵 논쟁’ 또한 이슈로 떠오른다. 붕어빵의 앙금을 두고 팥이 맛있는지 슈크림이 맛있는지 가려내는 논쟁이다. 탕수육 소스 ‘부먹(부어 먹기)’과 ‘찍먹(찍어 먹기)’에 버금갈 정도로 치열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주제 중 하나다.
물론 이는 개인 취향의 영역으로 각자의 기호에 따라 즐기면 된다. 하지만 음식은 건강과 직결되는 부분인 만큼 잘 알고 먹으면 겨울철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기본 맛의 정통성을 보여주는 ‘팥 붕어빵’과 떠오르는 신흥강자 ‘슈크림 붕어빵’ 중 선호하는 붕어빵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까. 창원자생한방병원 강인 병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고 현명하게 즐겨보자.
동짓날 질병과 귀신을 쫓기 위해 먹는 팥은 감기 예방에 탁월해 겨울을 건강하게 이겨내는 데 도움을 준다. 실제로 팥은 ‘면역 비타민’이라고 불릴 정도로 곡류 중 가장 많은 비타민 B1을 함유하고 있으며 사포닌 성분이 풍부해 면역력 강화에도 좋다.
한의학에서도 팥은 적소두라고 불리며 한약재로 널리 쓰인다. 우수한 이뇨 작용과 함께 노폐물 배출에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그러나 손발이 자주 시리고 평소 배가 차가워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소변과 함께 열이 빠져나가며 체온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여름에는 팥이 체온 조절에 도움이 되는데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삼복더위에 팥죽을 먹었다는 기록이 존재하기도 한다.
반면 슈크림의 주재료인 달걀과 우유에는 트립토판 성분이 함유돼 있어 체온 상승을 돕는 역할을 한다. 특히 한의학에서 달걀은 평(平)한 성질의 음식으로 누구에게나 탈이 없고 속을 편안하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우유는 갈증을 멎게 하고 심장과 폐를 튼튼하게 해 과거 임금을 비롯한 귀족들이 우유와 찹쌀로 끓인 죽을 별미로 즐기기도 했다.
하지만 슈크림에는 계란과 우유에 비해 많은 버터와 설탕이 들어간다는 문제점이 있다. 실제로 팥 붕어빵 1개의 열량은 약 130kcal이지만 슈크림 붕어빵은 170kcal에 달한다. 밥 한 공기의 열량이 200kcal인 것을 감안하면 슈크림 붕어빵 3개만 먹어도 식사할 때보다 많은 열량을 섭취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설탕 함량이 높은 슈크림은 혈당 또한 빠르게 높일 수 있으므로 당뇨 환자의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창원자생한방병원 강인 병원장은 “추운 겨울이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체내 열량이 많이 소모돼 자연스럽게 고열량 음식을 찾게 되는데 이는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자신의 기호에 맞게 간식을 즐기되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 겨울철 건강 관리에 신경 쓰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경희대학교 의료원에 따르면, 뇌졸중은 국내에서 사망 원인 4위이며, 매년 10만 5000명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뇌졸중은 노인에게 흔한 질병이기 때문에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뇌졸중은 전조증상이 나타나고 4시간 30분 이내에 치료할수록 후유증이 적다. 우호걸 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는 뇌졸중의 빠른 대처를 위해 발병 원인, 전조증상, 예방법 등을 소개했다.
Q. 뇌졸중이란?
A. 뇌혈관이 터져 출혈이 발생하는 뇌출혈과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 이 두 질환을 합쳐 뇌졸중이라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뇌졸중은 갑작스럽게 진행하는 국소적 또는 완전한 뇌 기능 장애가 24시간 동안 지속되거나 심하면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다. 즉, 갑작스럽게 뇌가 망가져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Q. 뇌졸중의 종류와 발생 원인은?
A. 우리나라 뇌졸중 형태는 뇌경색 76.3%, 뇌내출혈 14.5%, 지주막하출혈 8.9%이다. 뇌졸중은 뇌출혈과 뇌경색으로 나뉜다. 뇌경색에는 혈전이 생겨 막히는 ‘혈전뇌경색’, 경동맥이나 심장과 같이 다른 혈관에서 생긴 혈전이 뇌혈관을 막는 ‘색전뇌경색’, 큰 혈관 옆에 가지처럼 나 있는 미세혈관이 막히는 ‘열공성 뇌경색’이 있다. 뇌출혈에는 혈압이나 혈관 이상으로 생기는 ‘뇌내출혈’, 혈관 내벽이 약해지면서 혈관 벽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터지는 ‘거미막밑출혈’, 출혈 위치에 따른 ‘경막밑출혈’과 ‘경막밖출혈’이 있다.
Q. 뇌졸중의 전조증상은?
A. 보통 다른 질환은 아프다가 점점 심화되는 경우가 많지만, 뇌졸중의 경우는 갑자기 온다. 대표적으로 안면마비, 편측마비, 언어장애와 갑작스럽게 한쪽 혹은 양쪽 눈의 시각장애가 발생해 물체가 둘로 보이기도 한다. 갑자기 균형을 잡기 힘들고, 빙빙 도는 어지럼증을 경험하거나 이유 없이 심한 두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즉, 뇌졸중의 전조증상은 ‘기존에 했던 것을 갑자기 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로 말할 수 있다. 구체적인 증상을 기억하기 어렵다면 뇌졸중의 FAST 법칙을 항상 기억하고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뇌졸중의 FAST 법칙
F(Face Dropping) : 한쪽 얼굴에 안면 떨림과 마비가 온다.
A(Arm Weakness) : 편측 팔다리에, 힘이 없고 감각이 무뎌진다.
S(Speech Difficulty) : 말할 때, 발음이 이상하다.
T(Time to call 119) : 증상이 발생하면 바로 119로 전화한다.
Q. 시간이 지나 괜찮아지면 뇌졸중이 아닌가?
A. 그렇지 않다. 뇌졸중의 증상이 잠시 나타났다가 회복되는 경우 미니 뇌졸중이라고 불리는 일과성허혈발작일 수도 있다. 이는 뇌졸중의 전조증상으로 48시간 이내 50%가 재발한다. 재발하게 되면 마비에서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 돌아왔다고 방심하지 말고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
Q. 뇌졸중이 생겼다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A.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119에 전화하는 것이다. 가족이나 친지가 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119를 불러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 병원 중에서도 급성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뇌졸중센터가 있는 병원에 가야 한다. 대한뇌졸중학회 홈페이지에서 내가 사는 곳 근처에 뇌졸중센터가 있는지 알 수 있으며 미리 알아두면 위급한 상황에 도움이 된다. 119는 급성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알고 있으며 휴일이나 야간에 발생한 경우, 다음날까지 기다리지 말고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Q. 뇌졸중의 치료는 어떻게 하나?
A. 뇌졸중 치료에는 약물과 시술 치료가 있다. 약물치료는 혈전 용해제(주사제)를 투약하여 막힌 혈관을 뚫는다. 뇌경색 발병 후 4시간 30분 이내에만 시행할 수 있다. 시술치료인 기계적 혈전제거술은 뇌경색 발병 후 6시간 이내, 때에 따라 24시간까지 가능하다. 이는 시술 할 수 있는 케이스인지 의사가 판단 후 시술을 진행하게 된다. 이처럼 증상 발병 후 시간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치료들이 다르다. 따라서 시간제한이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집에서 기다리기보다는 빨리 병원에 가야 많은 선택지의 치료를 받을 수 있다.
Q. 뇌졸중의 위험요인과 예방법은?
A. 뇌졸중은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리 대비할 수는 없지만 뇌졸중이 오지 않도록 위험요인을 평소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령이거나 가족력 등 자신이 고칠 수 없는 위험요인도 있지만 고혈압, 흡연, 당뇨병, 심장질환, 고지혈증, 비만, 과음 등은 고칠 수 있는 위험요인들이다. 특히 생애별 조심해야 할 위험요인들을 나누어보면 초년기는 흡연과 비만, 중년기는 혈압과 당뇨, 노년기는 심방세동과 부정맥을 조심해야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채, 저염식, 곡물, 고기보다 생선을 먹는 습관을 가지고 매일 유산소 운동 30분 이상, 근력운동과 코어근육 운동 등 다양한 신체활동과 운동을 해야 한다. 금주가 가장 좋겠지만 꼭 마셔야 한다면 1~2잔 이하로 과음을 피해야 한다. 금연보조제나 보건소의 도움을 받아 금연하는 것이 좋다.
‘유서 깊은 도시이면서 별나고 소박한 곳이자 서울의 심장과도 같은 곳’. 지난해 문화·엔터테인먼트 전문 온라인 매체 ‘타임아웃’이 ‘2021년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 29곳’에 종로3가를 3위로 올리며 남긴 한 줄 평이다. 별나고 소박한 서울의 심장에는 유서 깊은 솜씨로 몇 십 년 가까이 그곳을 지키는 베테랑들이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 한 사람의 고유한 성정이 도드라지듯, 지역에는 정체성이라는 나이테가 남는다. 대학로에는 스물의 젊음이 넘실대고, 여의도 빌딩숲엔 양복쟁이들이 평일만 되면 파도처럼 밀려들며, 홍대앞에는 예술인들의 아지트 같은 작업실이 빼곡히 들어찼다. 모든 과정이 지역을 대표하는 정체성이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종로는 다소 오묘한 곳이다. 탑골공원에서는 어르신들이 모여 바둑을 두고, 책가방 멘 청년들은 종로 학원가의 어학원을 들락이며, 그 옆 인사동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바글거린다. 종로의 거리에는 SNS상에서 인증샷 장소로 인기인 카페와 빛바랜 노점상이 공존한다. 서울의 어제와 오늘, 젊음과 노련함이 뒤섞이는 지역을 한 단어로 정의 내리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종로의 정체성을 정의해야 한다면 모든 것을 끌어안을 줄 아는 중후함이라 하겠다. 그중에서도 나이테처럼 남아 종로 그 자체가 되어버린 베테랑을 찾아 나섰다. 예지동 시계골목, 귀금속거리와 광장시장, 낙원상가를 들러 네 가지 빛깔의 노련함을 담았다. 가게 문 손잡이에 손때가 묻고, 매일 두르는 앞치마의 색이 바랬을지언정 그들의 열정은 청춘 못지않게 빛나고 있었다.
권동희(85)
58년 경력, 진선미주단
“스물일곱 때 시작해 여기서만 60년 가까이 일했어요. 여기에선 내가 최연장자일걸.”
1904년 개장한 광장시장은 12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 최초의 상설시장이다. 권동희 사장은 광장시장 2층 주단한복부의 터줏대감이다. 곱게 빗어 올린 머리와 화사한 한복 차림으로 58년째 주단을 취급하고 있다.
그가 ‘출근 룩’으로 한복을 고집하는 데엔 이유가 있다. 사장의 옷차림이 보기 좋아야 손님에게 옷을 권할 수 있지 않겠냐는 논리다. 한 달에 딱 하루, 마지막 주 일요일만 제외하고 매일 한복을 입은 셈이다. 그 덕에 처음 보는 손님과 어울리는 색상의 주단을 뽑아 드는 것쯤은 예삿일이다.
“일? 안 지겹고 항상 즐거워요. 여긴 행복한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라 덩달아 즐거워지거든.”
결혼을 앞둔 신랑·신부와 혼주가 진선미주단의 주 고객이다. 알음알음 입소문 타던 ‘베테랑의 솜씨’가 인터넷에 알려지면서 개량 한복 찾는 젊은이들, 해외로 이민 갔던 사람들 발걸음까지 잡아 이끈다. 한복에 대한 어머니의 열정은 딸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큰딸은 강남에서 한복 사업을 하고, 막내딸은 한복대회 모델로 활동했다.
점차 예식 규모가 축소되고 결혼식 모습이 다양해지는 요즘, 불문율처럼 여겨졌던 한복 차림 혼주들도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됐다. 아쉽지만, 그는 끝까지 전통 한복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려 한다. “한국 사람이라면 제대로 된 전통 한복 한 벌쯤 간직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한국을 대표하고 빛내는 것이 한복이잖아. 요즘 같은 시대에 한복 입는 것이 나라 사랑이나 다름없죠.”
김득균(61)
40년 경력, 한일사
“시계 겉모습만 봐도 안에 무슨 부품이 들어갔는지 훤히 보여요. 이 동네에서 시계수리기능사 자격증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
한국산업인력공단은 2005년 시계수리기능사 자격증을 비롯한 40종목의 국가기술자격증 시험을 폐지했다. 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해서다. 디지털 시계를 쓰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태엽 감는 기계식 시계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들었다.
종묘 돌담길 옆 한일사의 김득균 대표는 시계수리기능사의 명맥을 잇고 있다. 열아홉 소년의 취미였고, 밑천 없어도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한 시계 수리 일은 40년 넘는 시간 동안 한 가정을 먹여 살리는 든든한 생업이 되었다. 경력을 인정받아 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장을 지냈고, 시계기술학원 강사로 후배들을 양성하는 데 힘을 쏟기도 했다.
“신뢰를 주는 게 가장 중요해요. 손님들은 시계를 맡길 때도 인간성을 보거든. 이 일은 장사하고는 달라서 꾸밈이 없어야 하지.”
진품을 가품으로 바꿔치기 하지는 않을지, 쓸데없는 수리를 추가하는 건 아닐지. 몇 백만 원에서 몇 천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 시계를 맡기는 입장에선 ‘믿고 맡길 만한 사람인지’가 가장 중요하다. 그는 수리 전과 후 부품 사진을 찍어 고객이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숙련된 솜씨를 바탕으로 저렴하게 수리한다. 한일사에 새로 온 손님은 단골이 되고, 단골은 새로운 손님을 소개해준다. 그렇게 그는 10년, 20년 뒤에도 종로 제일가는 시계 수리 장인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강규철(54)
31년 경력, 삼우주물
“낮에는 청소하면서 몰래몰래 훔쳐보고, 밤이나 새벽에 낮에 봤던 것을 한 번씩 만들어보고. 그렇게 배우느라 손일 익히는 데만 5년이 걸렸어요.”
반지 하나 잘 만들면 집 한 채도 거뜬히 사던 때가 있었다. 한 달 월급은 5000원, 그마저도 못 받고 기술 배우는 사람들이 훨씬 많던 시절이었다. 아는 형님 가게에 실습하러 나왔던 고등학교 시절의 강규철 대표가 주물 기술을 배우고자 마음먹었던 시기도 이때였다. 한쪽 눈이 안 보인다는 이유로 기술을 알려주겠다는 사람이 없었지만 굴하지 않았다. 결국 주물집에 ‘시다’로 취직한 그는 남들보다 천천히 스스로를 단련해나갔다.
요즘이야 캐드(CAD) 프로그램으로 제품 설계와 제작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3D 프린터로 직접 샘플을 뽑을 수도 있다지만, 강 대표가 처음 일을 시작하던 시절엔 고무 가다(몰드)조차 없었다. 그럴 땐 열 개고 스무 개고 손수 똑같은 모양으로 주물을 만들어내야 했다. 오래도록 벼린 기술은 IMF 외환위기 이후 금값이 치솟으면서 닥친 불황에도 굴하지 않을 수 있는 심지가 되었다.
아귀힘이 약해지기 전까지 마음만 먹으면 평생 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는 2, 3년만 더 할 생각이란다. 아들이 더 이상 아버지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면 산속에 들어가 살려고 일찍이 집도 마련해뒀다. 하지만 너털웃음 지으며 덧대는 마지막 말은 퍽 의미심장하다.
“이 일 하다 다른 일 한다고 나갔던 사람들 있죠? 4, 5년 정도 지나면 다 돌아와요. 일하던 가락이 있어서 혼자 책상 앞에 앉아 작업할 거 하고, 자기 하고 싶을 때 일하는 게 편하거든.”
이세문(65)
40년 경력, 세영악기사
“아주 좋은데요. 소리도 괜찮고, 수리할 값어치가 있는 기타예요.”
세영악기사를 찾았을 때 이세문 대표는 30년 넘은 클래식 기타 줄을 튕기고 있었다. 아버지가 창고에 처박아뒀던 기타를 되살릴 수 있을까 싶어 찾아온 손님의 의뢰였다. 기타를 두드리고, 삐져나온 줄을 툭툭 잘라내는 손놀림이 경쾌하다. 관리 상태에 따라 100년 넘게도 사용할 수 있다보니 ‘기타 좀 안다’는 사람들은 멀리서도 믿고 맡길 수 있는 베테랑인 이 대표를 찾아온다.
“학교 다닐 때부터 기타를 만들었어요. 아는 형님이 기타 공장을 해서 접할 일이 많았거든.”
1982년 상경해 1986년부터 이곳 낙원상가에서 일했다. 지갑 가벼운 학생, 이름만 들어도 아는 기타리스트, 작곡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기타를 들고 세영악기사를 찾았다. 특히 밴드 ‘부활’의 김태원은 기타에 대해 아는 바가 많고 소리에 민감해 상대하기 쉽지 않았다. “수리를 해줘도 맘에 드는 소리가 나오지 않으면 다음 날 다시 기타를 가져와 ‘이 부속 바꿔달라, 저 부속 바꿔달라’ 하는 통에 많이 시달렸죠. 덕분에 기타에 대해 더 배울 수 있었지만요.”
직접 수리한 기타로 녹음한 음반을 챙겨줄 때, 무대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볼 때의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데 정작 그는 기타를 칠 줄 모른다. 기타 생각을 어찌나 지겹도록 했는지, 배우려고 붙잡고 있는 것조차 싫증 나 금방 그만뒀다며 웃는다. 건강만 따라준다면 평생 기타 수리 일을 할 생각이라는 이세문 대표. 그의 손을 거쳐간 기타는 앞으로도 오래도록 사람들의 귀를 즐겁게 해줄 것이다.
우리나라의 고령자 기대여명은 65세 기준으로 86.5세로 집계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은 수준으로 우리나라는 빠르게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65세의 기대여명은 21.5년, 75세의 기대여명은 13.3년이다. 전년 대비 각각 0.2년, 0.1년 늘었다.
성별로 나눠 보면 여자가 남자보다 더 오래 살 것으로 예상한다. 65세 여자의 기대여명은 23.6년으로 남자보다 4.4년 더 길다. OECD 평균과 비교해도 여자는 2.4년, 남자는 1.4년 더 높다. 또한 75세 여자의 기대여명은 14.7년으로 남자보다 3.1년 더 길었다.
고령자의 사망 원인 1위는 여전히 악성신생물(암)로 나타났다. 2021년 65세 이상 고령자 10만 명당 사망 원인별 사망률은 악성신생물(암)이 709.3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심장질환 312.0명, 폐렴 250.3명, 뇌혈관질환 220.6명, 알츠하이머병 92.0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다만 고령자의 암, 뇌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은 감소하는 추세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사망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고령자의 사망 원인별 사망률을 전체 인구 사망률과 비교하면, 암 4.4배, 심장질환 5.1배, 폐렴 5.6배, 뇌혈관질환 5.0배, 알츠하이머병 5.9배 수준이다.
또한 2020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1인당 진료비는 475만 9000원, 본인부담금은 110만 6000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만 7000원, 1만 1000원 감소했다. 고령자의 1인당 진료비 및 본인부담금은 전체 인구 대비 각각 2.8배, 2.7배 수준에 해당한다.
사회 전반적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운동을 하는 고령자도 늘어났다. 2020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운동별 실천율은 걷기(42.3%), 유산소 신체활동(33.2%), 근력운동(22.5%) 순으로 나타났다. 근력운동과 걷기 실천율은 전년 대비 각각 4.2%p, 2.4%p 증가했다.
또한 2021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장기요양인정자 비중은 10.3%로 전년 대비 0.6%p 증가했다. 장기요양인정자는 장기요양등급 판정 대상자 중 1-5등급 판정자와 인지지원등급 판정자를 말하며, 인구 고령화에 따라 지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노인 복지시설 수도 인구 고령화에 따라 증가하고 있는데, 2021년 노인 복지시설 수는 8만 5228개소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다만 노인주거복지시설은 감소 추세였고, 방문요양서비스, 방문목욕서비스, 주·야간보호서비스 등 재가노인 복지시설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10년간 고령자의 장례 선호 방법이 바뀐 사실도 드러났다. 2021년 고령자 본인이 선호하는 장례 방법은 화장 81.6%, 매장 17.8%로 집계됐다. 지난 10년간 장례 선호도는 화장은 24.9%p 증가했지만 매장은 21.0%p 감소했다.
10월 중하순부터 12월말까지 만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독감) 국가예방접종이 무료로 시행된다. 독감에 걸리면 심장질환, 당뇨병 및 기저질환 등이 있는 노인에게는 치명적일 위험이 있어 매년 백신 접종을 권고한다.
이러한 사항은 미국 시니어들도 마찬가지다. 미국은퇴자협회(AARP)는 10월 말까지는 독감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50대 이상 시니어에게 필요한 백신들을 소개했다. 목록은 다음과 같다.
◇ 인플루엔자 백신
미국에서 매년 독감 관련 입원 환자의 50~70%는 노인층이다. 그러나 AARP의 집계에 따르면 50~64세 미국 성인의 절반만이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았다. 물론 예방접종을 하더라도 독감에 걸릴 수는 있지만, 질병의 심각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독감 유행 시기는 10월에 시작해 3월 정도에 끝난다. 독감과 싸우는 항체가 체내에서 생성되는 데 약 2주가 소요되기 때문에 가급적 10월 이내 접종을 권고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의 성인에게는 고용량 버전의 백신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란셋 호흡기 의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고용량을 접종한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표준 용량을 접종한 같은 연령대보다 입원 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뉴 잉글랜드의학 저널 또한 고용량 백신이 표준 용량 대비 65세 이상 성인의 독감 예방에 더 효과적이라고 발표했다.
◇ 코로나19 백신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높은 50세 이상 시니어라면 이전에 백신을 맞았더라도, 유행 변종을 피하기 위해 업데이트된(오미크론) 부스터를 맞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2022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데이터에 따르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은 백신을 맞은 또래보다 코로나 19로 사망할 가능성이 5배 더 높았다. 아울러 50세 이상 성인 중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은 최신 코로나19 백신이나 부스터를 맞은 사람보다 관련 질병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14배 더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과거 약물이나 백신에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던 경우라면 의사와의 상담 후 독감 예방 주사와 동시에 코로나19 부스터를 예약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 폐렴구균 백신
미국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매년 다른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질병을 합친 것보다 폐렴구균 질환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이 더 많았을 정도로 발병률이 높았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과 어린 아이들에게 심각한 증상을 보이며, 이로 인한 사망률은 노인층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PCV13(폐렴구균 백신 중 하나)이 사용 첫 3년 동안3만 건 이상의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과 3000명의 사망을 예방했다고 추정한다. AARP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65세 이상 성인의 약 65%가 폐렴구균 백신을 맞았다. 아울러 병원이나 요양원 등에서 만성 질환자와 노인을 케어하는 사람들의 경우 건강하더라도 관련 백신을 접종하길 권장한다.
◇ Tdap 백신 또는 Td 부스터
Tdap 백신은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를 의미하며, Td는 파상풍과 디프테리아를 말한다. 이러한 백신에 대해 들어본 적 없거나 맞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접종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성인의 경우 10년마다 Tdap 또는 Td 접종을 권고하며, 심각한 상처나 화상 등을 입은 경우라면 5년 후 접종하는 것이 좋다. 특히 백일해 접종의 경우 12개월 미만의 아이를 돌보는 부모와 조부모라면 더욱 관심 있게 살펴봐야 한다. 아울러 미국에서 백일해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65세 이상이라도 예방 접종은 필요하다. 간질 또는 기타 신경계 문제가 있거나 이전 백신 접종 후 심한 부기 또는 통증, 또는 길랭-바레 증후군이 있다면 의사와의 상담 후 접종을 진행한다.
◇ 대상포진 백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50세 이상의 경우 기존 대상포진 관련 백신을 맞았거나 이미 질환을 앓은 적이 있더라도 새로운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하길 권장한다. 3명 중 1명은 일반적으로 50세 이후에 대상포진에 걸리며, 나이가 많을수록 그 위험성이 높아진다. 85세가 되면 적어도 2명 중 1명은 대상포진에 한 번은 걸렸을 것이다. 대상포진은 수두와 같은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이 바이러스는 수두에 걸렸던 사람의 몸에서 수십 년 동안 휴면 상태를 유지하다가 스트레스, 약물 또는 질병 등으로 면역 체계가 약화될 때 다시 나타난다. 감염되면 불은 발진과 함께 고통스러운 수포를 유발한다. 환자의 약 15%는 수개월 또는 수년 동안 지속되는 대상포진이나 극심한 신경통을 앓게 된다. 상태가 확실하지 않고 우려되는 경우 CDC는 백신을 다시 접종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합니다. AARP가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에 50~64세 성인의 16%가 대상포진 백신을 맞았다. 어린 시절 수두를 앓았던 적이 있든 없든 고령자라면 이 백신을 맞는 것이 중요하다.
◇ A형 간염과 B형 간염 백신
간 질환인 A형 간염과 B형 간염의 경우 고위험군인 50세 이상에게 예방 접종을 권고한다. 1995년 A형 간염 백신이 처음 출시된 이후 미국의 A형 간염 발병률은 95% 이상 감소했다. A형 간염의 경우 질환에 걸리더라도 뚜렷한 징후가 없다가 나이가 들수록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B형 간염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체액(혈액, 정액, 타액)이 감염되지 않은 사람의 몸에 들어갈 때 전염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16년 신규 B형 간염 건수가 2만 900건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A형 간염과 B형 간염에 대한 혼합 백신도 있으며, 이 경우 6개월에 걸쳐 3회 접종하면 된다.
가을이 성큼 다가온 요즘, 심혈관질환을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심혈관질환은 실제로 가을의 정점인 10월부터 환자가 늘기 시작해 12~1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작스러운 기온 하락이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이동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가을철 이후 심혈관질환 환자가 많아지는 이유는 우리 몸이 차가운 날씨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이라며 “심혈관은 평소엔 괜찮다가도 갑자기 악화해 건강을 위협하는데, 심할 경우 돌연사로 이어지기도 한다”라고 경고했다.
심혈관질환은 세계 사망원인 1위, 국내 사망원인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위험도가 높은 질환이다. 지난해 국내에서는 6만 3000여 명(추정치)이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했다.
심혈관질환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여러 가지 이유로 막혀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할 때 발생한다. 혈관 안에 콜레스테롤 등 노폐물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것이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이 이에 속한다.
관상동맥이라는 혈관을 통해 심장의 근육(심근)에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될 때 심장이 제 기능을 한다. 관상동맥이 막히면(경색) 심근이 괴사하고 심장 기능의 일부가 정지하는데, 이를 ‘심근경색증’이라고 한다. 보통 심장마비로 불리며 돌연사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는 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이 좁아져 심장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는 ‘협심증’과는 다르다.
한 해 급성심근경색으로 인한 돌연사는 2만 명에서 2만 5000명 발생했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2916명)의 7~8배가 넘는 규모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 따르면 지난해 심근경색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12만 7066명으로 2017년 10만 600명 대비 4년간 2만 6466명(26.3%)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40대부터 발병하기 시작해 주로 50대 이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40세 미만 환자는 전체의 약 2%에 불과했다.
심근경색증은 원인은 다양하지만, 결국 그 발병 위험을 키우는 것은 흡연을 계속하고 당뇨병‧고지혈증‧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방치하는 좋지 못한 생활 습관이다. 심근경색증 가족력이 있다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 가족력은 당뇨‧고지혈증‧고혈압 등에 영향을 미쳐 돌연사의 위험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심장병으로 사망한 가족력이 있을 경우 심장병으로 인한 돌연사 위험이 3~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당뇨병‧고지혈증‧고혈압이 있으면서 흡연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급성심근경색 위험이 약 6배 높았다.
심근경색증의 증상으로는 가슴에 통증이 발생하고 숨이 찬다거나, 가슴이 뻐근하고 뜨겁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있다. 특정 부위가 아닌 가슴 가운데가 전반적으로 아플 수 있고, 드물게는 가슴 왼쪽이나 오른쪽, 배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소화가 안 되거나 목이 졸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 환자도 있다. 이러한 통증이 15분 이상 지속되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1시간 이내에 치료를 받아야 후유증이 거의 남지 않고, 1시간을 넘어가면 생명도 위험해질 수 있다.
이동재 교수는 “급성심근경색은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가족력에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이 있으면 더 위험하고, 흡연이나 비만 역시 심혈관에 악영향을 끼쳐 좋지 않다”라며 “급성심근경색은 발견 즉시 치료를 한다고 해도 사망률이 30~40%가 넘고, 증상이 심각하면 1~2시간 안에 사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심근경색증 치료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간인 만큼,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막힌 혈관을 재개통해 피가 다시 흐르도록 해야 한다. 심평원은 급성심근경색 환자가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아 생명을 건지기까지의 시간을 120분 이내로 권장하고 있다.
심근경색증의 치료법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약물치료와 시술, 수술이다. 환자 입장에서 가장 편한 건 약물 치료지만, 혈관 재개통 확률이 떨어지고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의료진은 신속하게 막힌 혈관을 넓힐 수 있어 시술을 권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식이 스텐트(금속그물망)삽입술로, 막힌 혈관 안에 철사를 통과시켜 풍선으로 혈관을 넓히고 스텐트라는 금속망을 넣는다.
전문가들은 수술이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한다. 과정이 어렵고 회복하는 데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시술이 힘든 경우 불가피하게 선택한다. 다리나 유방 쪽 혈관을 잘라 막힌 심장혈관 쪽에 이어주는 관동맥우회술 등을 활용한다.
심근경색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생활 및 질병 관리가 중요하다. 잘 먹고, 잘 자고, 꾸준히 운동하며 생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 채식과 저염식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으로 적당히 먹고 걱정 없이 푹 자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주면 좋다. 또 심근경색증의 주요 위험요인인 고혈압과 고지혈증, 기타 심장질환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이 교수는 “심혈관질환은 높은 사망률에 비해 그 심각성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비만이라면 체중을 감량하고,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다면 평상시에 잘 조절하고, 흡연자라면 반드시 금연하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고령층의 안전과 돌봄이 편리해지도록 적용된 기술을 뜻하는 ‘실버테크’는 요양 산업의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고 있다. AI를 활용한 실시간 모니터링, IoT를 적용한 밀착형 돌봄, 빅데이터를 분석한 맞춤형 요양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고령화와 독거노인 증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시대는 요양·돌봄 서비스의 수요를 이끌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보다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빨라 2035년이면 노인 인구의 47%가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자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요양 서비스 시장은 2012년 2조 9000억 원에서 2020년 약 10조 원 규모로 연평균 16.6% 성장했다. 요양·돌봄에 대한 수요 증가는 ‘실버 산업’과 ‘테크’(Tech)의 융합 속도를 높였다.
독거노인 위한 지자체 모니터링
지방자치단체들은 독거노인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다양한 실버테크를 도입하고 있다. 주로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독거노인의 위험 요소를 감지, 이를 알려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경상북도는 ‘마음안심서비스’ 앱을 운영한다. 고독사 위험군으로 분류된 독거노인이 6~72시간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으면, 보호자나 읍면동의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팀 담당자의 휴대전화로 위험신호 문자를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구미시에서는 기초생활수급자 중 고독사 위험이 큰 1인 가구 90곳에 ‘스마트 플러그’를 설치했다. 가전제품에 IoT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플러그를 연결해 전력 사용량과 조도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일정 시간 변화가 없으면 읍면동 사회복지 담당자에게 연락이 간다. 가평군도 스마트 생활형 돌보미 ‘욜빙’(YOLVING)을 독거노인 20가구에 설치했다. 보호자가 설치한 앱과 연결되어 있어 화상통화로 소통할 수 있고, 생활지원사와도 연계된다. 더불어 복약 관리, 치매 예방 놀이, 전자 앨범, 건강 정보 측정도 할 수 있다.
가평군은 올해 8월부터 ‘AI 스피커 스마트 통합 돌봄 사업’을 추진한다. AI 스피커를 설치해 우울증·불안감 해소를 위한 대화를 유도하고, 24시간 위험 요인 감지 시스템을 가동해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한다. 대구시는 네이버가 개발한 ‘클로바 케어콜’을 활용해 ‘AI 자동 안부 전화 서비스’를 하고 있다. AI 상담원이 1인 가구 돌봄 대상자에게 주 1~2회 전화를 걸어 식사, 수면, 복약 등 건강을 점검하고 현재 상태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통화가 되지 않거나 평소와 다르다고 감지하면 담당 공무원에게 신호를 보낸다. 울산시는 독거노인 가구에 활동량 감지기와 출입문 감지기 등을 설치해 활동 데이터를 분석하는 서비스를 시행한다.
고양시와 서울시 성동구는 치매 노인에게 GPS가 탑재된 신발 ‘꼬까신’을 무상 보급했다. 실종 치매 노인의 평균 발견 소요 시간은 11.9시간인데, 꼬까신을 착용하면 1.7시간으로 단축되는 효과를 보였다. 전북 진안군은 치매 고령자에게 미스터마인드의 AI 캡슐을 탑재한 ‘빠망이’ 돌봄인형을 보급한다. 빠망이는 치매안심센터 전문인력과 일대일로 매칭되며, 인지·건강·생활안전·위험 상황 등을 전담인력이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한 뇌 활동 놀이로 치매 예방을 돕고, ‘돌봄e음’ 앱을 통해 맞춤형 콘텐츠도 제공한다.
서울시 관악구는 스마트 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 경로당 114곳을 구축할 계획이다. 원격 화상 플랫폼으로 여가 복지 프로그램 제공, IoT 헬스케어 기반 건강관리, 실내 스마트팜으로 정서 관리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요양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빅데이터를 활용한 실버테크는 주로 요양·돌봄 서비스에 적용되고 있다. 동작 감지 센서를 통한 침대 낙상 방지, 수면 센서를 통한 수면 패턴 기록, 체온·호흡·맥박 자동측정 등의 IoT 기술로 이용자의 생활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 처방·운동·식사 등을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요양 시설의 관리 시스템을 디지털로 전환해 자동화하는 기술들도 개발됐다. 시설마다 다른 관리 시스템과 수작업으로 관리되던 돌봄 정보들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화하는 것. 한국시니어연구소의 솔루션 ‘하이케어’는 대표적인 방문요양센터 행정 업무 자동화 시스템이다. 또한 노인장기요양보험과 같이 이용자가 신청해야 하는 일들도 자동화되고 있다. 데모테크 스타트업 ‘스핀택’의 요양복지 청구 자동화 서비스는 출시 보름 만에 예상 수요를 넘었다.
‘LG유플러스’와 ‘넷온’은 한국노인중앙복지회 산하 20개 요양원에 올해 6월부터 지능형 CCTV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이 CCTV는 영상 속 사람 얼굴을 감지해 자동으로 모자이크 처리한다.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고 현장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것. LG유플러스는 이용자의 자세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U+스마트레이더’를 활용해 낙상 사고 예방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요양원에서 활용하는 AI는 돌봄인형이나 로봇에 적용된다. AI 돌봄인형은 대화를 통해 고령자의 건강을 수시로 확인하고 정서를 돌본다.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가족에게 전달해 위험을 알린다. 카이스트가 개발한 치매 예방용 로봇 ‘실벗’(SILBOT)은 전국의 치매안심센터와 노인종합복지관의 요양원 등에 공급되고 있다. 프랑스 알데바란 로보틱스(Aldebran Robotics)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나오’(NAO)는 요양원,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신문 읽어주기, 함께 운동하기, 함께 게임하기, 물리치료 등의 활동이 가능하며, 물건 이동, 개인 보조 등 이동이 불편한 이용자를 돕는 일도 한다.
본인에게 맞는 요양·돌봄·용구 서비스를 찾을 수 있는 플랫폼도 성장하고 있다. 방문요양 서비스 온라인 중개 플랫폼 ‘케어닥’은 요양보호사·간병인과 돌봄을 원하는 고객을 연결해준다. 케어닥은 2018년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전국의 요양병원 시설 안내와 등급을 공개하는 서비스로 시작해, 돌봄 전문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복지 용구 온라인 몰 ‘그레이몰’은 로그인 정보로 노인장기요양보험 인정 자격을 인식, 자동 가격 변경 시스템을 적용한다. 또한 제품 큐레이션 기술을 적용해 맞춤형 복지 용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일본의 스마트 돌봄
2021년 기준 일본의 고령층 비율은 20.1%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고령화가 먼저 시작된 만큼 이미 2000년대부터 ‘첨단 변기’, ‘욕창 침대’, ‘간병로봇’ 등의 기술 개발이 이뤄졌다. 최근 일본은 어떤 스마트 돌봄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지 살펴보며, 앞으로의 실버테크 흐름을 알아보자.
1. 정서 채워주는 ‘소셜로봇’
소셜로봇은 간지럼을 태우면 웃고, 손가락을 반복해서 깨무는 등 아주 단순한 기능이 있는 반려로봇이다. 일본 로봇 기업 유카이공학의 ‘쿠보’(Qoobo)는 동그란 쿠션에 꼬리 달린 로봇이다. 얼굴은 없지만 반응형 기술이 탑재돼 있어 동물처럼 꼬리를 흔든다. 세계 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선보인 로봇 ‘하무하무’(일본어로 깨무는 움직임을 표현하는 의태어)는 손가락을 넣으면 깨무는 행동을 반복한다. 고차원적 기능이 아닌 단순한 반복 행동만으로도 정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2. 일손 덜어주는 ‘간병로봇’
고령화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일본도 부족한 간병 인력이 큰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많이 개발된 것이 간병로봇이다. 간병로봇 개발 업체는 100여 개사로, 15개 정도의 로봇이 상용화됐다. 소니의 ‘아이보’, 소프트뱅크의 ‘페퍼’ 등이 대표적이다. 아이보는 돌봄 대상을 입력해두면 집 안을 돌아다니며 카메라와 AI로 돌봄 대상을 찾는다. 만약 홀로 집에 있던 노인이 쓰러지면 가족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고, 가족은 바로 구급차를 부를 수 있다.
3. 욕창 예방하는 ‘로봇침대’
액스로보틱스(Ax Robotics)가 개발한 요양 시설용 로봇침대 ‘해크스’(Haxx)는 자동으로 움직이는 그물을 통해 욕창을 방지하고, 개인 맞춤으로 자세를 교정할 수 있다. 욕창을 예방하려면 두 시간에 한 번씩 자세를 바꿔줘야 해 돌봄 직원의 노동이 많이 투입된다. 로봇침대는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이용자의 자세를 바꿔준다. 추후에는 배설 감지, 생체 정보 측정 등의 기술도 탑재할 계획이다.
4. 질식사 막는 ‘넥 밴드’
일본 스타트업 ‘프라임스’는 노인들이 음식물을 잘 삼키고 있는지 확인해주는 ‘넥 밴드’를 개발했다. 노화로 음식 삼키는 기능이 퇴화하면 오연성 폐렴이 발생할 수 있고 질식사의 위험도 있다. 넥 밴드에 설치된 센서는 음식물이 잘 들어가고 있는지 감지하고, AI는 삼키는 소리를 학습한다. 식사 중 삼키는 횟수와 속도 등의 데이터를 모아 기능 저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5. 추락 사고 예방하는 ‘콜로반’
이디스커버리 업체 ‘프론테오’의 ‘콜로반’은 AI로 노인들의 낙상 사고를 예방하는 솔루션이다. 이용자의 병력과 복용하는 약 등의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수면제나 전도 위험성이 있는지 분석, 일주일 후의 낙상·추락 가능성을 예측한다. 이 수치를 통해 휠체어 이용 등을 권고할 수 있다. 콜로반을 사용한 병원에서는 솔루션 도입 이후 낙상 발생률이 2/3 정도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6. 익사 방지하는 ‘센서’
노인의 익사 사고 중 90%는 집 안의 욕조에서 발생한다. 1인 가구는 사고가 발생해도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또한 씻는 도중에 사고가 나면 급격한 온도차로 인한 심장마비 확률도 높아진다. 내비게이션 업체 JVC켄우드는 화장실 비상발보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천장에 부착된 적외선·초음파 센서가 욕조에서 목욕하는 사람을 인식, 익사 가능성이 포착되면 알람을 울린다. 알람에 반응이 없으면 18초 후 자동으로 응급실에 연락하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말 미국은퇴자협회(AARP)와 내셔널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은 ‘제2의 인생 연구’에서 미국 고령자를 대상으로 ‘노화’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했다. 연구에 참여한 시니어들은 건강, 재무, 관계, 죽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존의 관념과는 다른 생각을 내놓았다. 그 결과부터 요약하자면, 이전보다 노화를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연재를 통해 담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순서로 ‘건강’에 대해 알아봤다.
공동연구팀은 참여자들에게 흥미로운 질문을 던졌다. “복용 즉시 수명을 10년 연장해주는 알약이 있다면 복용하겠습니까?” 이에 연령대와 관계없이 성인의 약 4분의 3이 그 알약을 복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대답했다. 주목할 점은, 상대적으로 기대여명이 가장 적은 80세 이상 노인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가장 적었다는 것이다(전 세대 평균 76.3%, 80세 이상 70%).
기존의 물음에 변수가 하나 추가됐다. 바로 ‘건강’이다. 단순한 수명 연장이 아닌, ‘건강이 보장된 상태’라는 조건이 붙자 참여자들은 더욱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알약을 복용하겠다는 응답이 이전에 비해 전체 평균 8% 상승했고(84.3%), 특히 80대 이상의 경우 11% 상승(81%)하며 가장 큰 변화폭을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김광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의료센터장은 “의학 기술이 발전하고 과거보다 수명이 연장되면서 얼마나 사느냐보다는 어떻게 사느냐가 초점이 됐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과거에는 건강 측면에서 질병이 없는 상태인 ‘헬시 에이징’(Healthy Ageing)을 선호했다면, 요즘은 한두 가지 질환이 있더라도 이를 잘 유지하면서 활력 넘치는 일상을 영위하는 ‘액티브 에이징’(Active Ageing)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가치관에 따라 치료도 맞춤형으로
연구에 참여한 50대의 3명 중 2명, 80대의 10명 중 8명이 관절염, 암, 당뇨병, 심장병 등 하나 이상의 심각한 만성 질환을 앓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중 78~83%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양호, 매우 양호, 또는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생명에 위협을 주는 질환에 걸리는 것보다 거동이 불편해지거나 정신 쇠퇴가 일어나는 상태를 더욱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미국은퇴자협회 최고공공책임자인 데브라 휘트먼은 말한다. “요즘 노인들은 심각한 질환의 유무보다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가?’, ‘내 정신력은 여전히 예리한가?’, ‘가족과 연락하고 교류하는 데 문제가 없는가?’ 등을 척도로 자신의 건강을 진단한다. 이렇듯 달라진 노인들의 건강 개념을 노인 전문 의료진들이 잘 염두에 두고 환자의 면담이나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노인 대상 맞춤 진료에 힘쓰고 있는 김광일 센터장 역시 이러한 부분을 중요시한다. 그는 “최근에 강조되는 개념 중 하나가 ‘환자 선호도’다. 예전에는 의사가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 방법을 설명하고, 어떨 때는 그런 설명조차 없이 치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환자들마다 건강이나 삶의 기준이 다르기에 그에 알맞은 치료 방법을 택한다”며 “가령 방광암은 수술하면 생명은 연장되지만 이후에는 타인의 도움 없이 스스로 배뇨를 못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런 상황에서 일부 환자는 수명이 단축된다 하더라도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고 독립적인 삶을 살겠노라며 수술을 거부한다. 수명의 길이보단 삶의 질을 중시하는 경향이다. 이에 발맞춰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충분한 면담을 통해 선호도를 파악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