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풍요로운 음식 앞에 모여 덕담을 나누는 추석 연휴가 다가온다. 하지만 즐거운 명절이라 해서 사고가 피해 가는 것은 아니다. 예기치 못한 사고는 언제나 생긴다. 명절에는 송편이나 인절미처럼 찰진 음식을 먹다가 목에 걸려 기도가 막히는 일도 흔하다.
보건복지부의 ‘2019년 추석 연휴 응급의료센터 내원 환자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추석 연휴 나흘간 전국 응급의료센터 162곳에 내원한 환자는 약 11만 3000명이었다. 하루 평균으로 계산해보면 약 2만8000명꼴이다.
응급실 이용 환자는 추석 당일과 다음 날이 각각 3만1000명 수준이었다. 이는 평상시와 비교하면 평일 기준 2.1배, 주말 기준 1.6배에 달하는 규모다. 응급실을 찾는 이유로는 감기와 두드러기, 장염, 염좌, 얕은 손상, 열, 복통 등이 꼽혔다.
추석을 안전하게 보내려면 추석 연휴에 문을 여는 의료기관을 미리 확인하고, 응급상황 시 대처법을 알아두는 게 필요하다. 추석 연휴 동안 여러 응급실 운영기관들이 평소처럼 24시간 내내 진료를 보며, 민간의료기관이 문을 닫는 추석 당일에도 보건소를 비롯한 일부 공공보건의료기관은 정상운영을 한다.
연휴 동안 문을 연 병원⋅의원⋅약국 정보는 129(보건복지상담센터), 119(구급상황관리센터), 120(시도콜센터)을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응급의료포털’. ‘보건복지부 누리집’, ‘응급의료정보제공 앱’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응급의료포털은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명절병원’으로 검색하면 검색결과 상단에 노출되므로 누리집 주소를 따로 외울 필요는 없다.
응급의료정보 앱을 이용하면 사용자 위치 기반으로 주변에 문을 연 병원⋅의원⋅약국을 지도로 보여주고 진료시간과 진료과목을 조회할 수 있다. 야간진료기관 정보, 자동심장충격기(AED) 위치 정보, 민간구급차 검색, 응급처치요령 등 유용한 정보도 제공한다. 아이폰 ‘앱스토어’, 스마트폰 ‘플레이스토어’에서 ‘응급의료정보제공’을 검색하면 다운받을 수 있다.
만약 큰 병이 아니라면 응급실 대신 ‘달빛어린이병원’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응급실보다 비용 부담이 적고 대기시간도 짧다. 달빛어린이병원은 응급실에 가지 않고도 평일 야간, 휴일에 소아 환자에게 진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달빛어린이병원은 소아ㆍ청소년전문의로 이뤄져 있지만 성인도 진료받을 수 있다.
밤에 약국을 찾는다면 ‘달빛어린이약국’이나 ‘휴일지킴이약국’을 검색하면 된다. 휴일지킴이양국에서는 연중무휴 약국, 심야 공공 약국 등의 위치뿐 아니라 구매 가능한 의약품, 올바른 의약품 복용법 같은 정보도 제공한다.
올 추석을 건강하게 보내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다만 연휴에도 고생할 의료진을 위해 가벼운 질병은 응급실을 찾기보다는 가급적 병‧의원, 보건소를 이용할 것을 권한다. 윤태호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경증 질환으로 응급실 이용시 진료비 증가와 대기 지연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문을 연 병원, 의원이나 보건소 등을 확인해 이용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중장년이 되면 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신체 기능이 약해지고 다양한 질병에 노출된다. 젊었을 때는 알지 못했던 생소한 질병들도 40대가 넘으면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 중 하나가 ‘종격동 종양’이다.
종격동 질환 중 가장 흔한 종양
환자나 보호자들에게도 ‘종격동(縱隔洞)’은 다소 생소한 용어다. 종격동은 쉽게 가슴뼈와 척추 사이 흉곽(縱) 안의 빈(隔) 공간(洞)으로 이해하면 된다. 즉 가슴 안쪽의 폐를 제외한, 좌우의 흉막강 사이에 있는 부분을 종격동으로 부른다. 앞쪽은 가슴뼈, 뒤쪽은 척추, 아래는 횡격막으로 경계 지어진다.
종격동은 기관지, 식도, 대동맥, 심장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주요 장기가 위치하는 곳으로 낭종이라고 하는 물혹부터, 양성종양, 악성 암까지 다양한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서종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종격동 종양은 종격동에 발생하는 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으로 젊은 층은 대개 양성, 원발성 종양이 많다. 하지만 중장년층 이상은 악성, 전이성 종양의 비중이 높다”며 “40~50대 중장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종양이 압박하는 장기 따라 증상 다양해
증상은 종양이 커지면서 압박하는 장기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기관이나 기관지를 압박하면 기침과 호흡곤란이 생긴다. 종양이 식도를 누르면 음식을 삼킬 때 어려움을 겪는다.
대동맥을 압박하면 경부의 동맥이 굵어지며 혈액의 정상적인 흐름을 방해해 평소에 없던 부위에 정맥이 드러난다. 심장을 압박하면 맥박이 증가하고, 늑간신경을 압박해 늑간신경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후두회귀신경을 누르면 쉰 목소리가 나온다.
종격동 종양이 의심될 때는 조영제를 사용하는 CT(컴퓨터단층촬영)로 확인한다. 조영제는 영상진단 검사 또는 시술 시 특정 조직이나 혈관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인체에 투여하는 약물이다. 종격동 종양은 일반적인 비조영 CT로는 진단에 한계가 있다.
이후 종양 위치나 음영, 모양 등을 토대로 임상 진단을 내린다. 전종격동에는 흉선종, 림프종, 배아세포종 등이, 중종격동에는 심낭종, 림프종, 기관지성 낭종 등이, 후종격동에는 신경종, 기관지성 낭종, 장성(enteric) 낭종 등이 주로 발생한다. 정상적인 종격동은 기관지나 식도가 보이면서 아래쪽으로 내려왔을 때 대동맥 혈관과 심장 음영이 보이는 형태로 나타난다.
서종희 인천성모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후종격동에는 주로 신경에서 기원한 종양이 생기는데, 대개 수술로 절제하면 완치가 가능하다”면서도 “혹시라도 척추 주변 신경이나 척수와 연관성이 의심될 때는 MRI(자기공명영상) 등 추가 검사를 하고 수술한다”고 했다.
수술로 절제 치료 원칙…고령·흡연자는 폐 건강 확인해야
종격동 종양의 치료는 수술로 절제가 원칙이다. 종격동 종양이 압박 증상을 유발할 수 있고 악성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암, 낭종, 양성 종양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서종희 교수는 “악성의 경우 완전한 수술적 절제가 힘든 경우가 꽤 많다”면서도 “어떤 악성 병변인지, 또 림프종이나 악성 흉선암 등 조직학적 확진을 위해 침 생검술이나 필요한 경우 개흉술, 내시경 수술 등을 통해 조직검사를 위한 수술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폐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고령자나 흡연자의 경우 건강검진 CT를 통해 폐 이상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조기 진단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서종희 교수는 “많은 분들이 CT를 찍는다고 하면 조영제 부작용이나 방사선 피폭량으로 걱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저선량 CT의 경우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 피폭량도 최소화해 찍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푹푹 찌는 더위에 시원한 물 한 컵이 소중한 요즘이다. 전문가들은 온열질환에 취약한 시니어일수록 물을 충분하게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물을 ‘충분히’만 마시면 장땡일까. 시니어의 여름나기를 위한 ‘건강하게 물 마시는 비법’을 소개한다.
생각보다 많이, 찬물보다는 미지근하게
노년기에는 신진대사가 떨어져 갈증에 대한 예민도도 줄어든다. 목마름을 느끼지 못하니 제 때 수분을 섭취하지 못해 탈수가 쉽게 발생한다. 게다가 심혈관 질환을 앓는 고령층 환자가 물을 적게 마시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뇌졸중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노인들에게 갈증을 느끼지 않더라도 습관적으로 물을 섭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뜨거운 바깥에 있다가 집에 들어왔다고 해서 찬물을 갑자기 많이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찬물을 갑자기 많이 마시면 몸 속 자율신경계가 과도하게 자극을 받아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이 불규칙하게 뛸 수 있어서다. 게다가 몸이 찬물을 체온 수준으로 데우느라고 일정량 수분을 필요로 해, 흡수 속도도 느려진다. 흔치 않은 사례지만 운동 직후 찬물을 마셨다가 돌연사한 외국 축구선수도 있다. 전문가들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 한 컵을 마시도록 추천하지만 찬물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다.
안전하게 물을 마시려면, 더운 여름이라도 30도 전후의 미지근한 물을 적당히 마시는 것이 좋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물 섭취량인 1.5~2L를 나눠 마실 것을 권장한다. 식약처는 물 계산법을 제안했다. 자신의 체중에 30~33의 수를 곱하면 하루에 마셔야 할 물의 양을 확인할 수 있다. 체중이 60kg인 시니어라면 1800~1980mL의 물이 적정량이다.
탄산음료 대신 탄산수, 커피·알코올 대신 해양심층수나 빙하수
갈증나는 여름, 톡 쏘는 청량감에 즐겨 찾는 탄산음료는 당 함량이 높다. 당 함량이 높은 음료수를 마시면 그때는 갈증이 해소된 것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달달한 맛의 음료수는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더 심한 갈증을 느끼게 만든다.
카페인과 알코올을 마시는 것도 적절한 갈증 해소법이 아니다. 카페이나 알코올을 마시면 체내 수분 균형을 조절하는 ‘항이뇨 호르몬’에 영향을 미쳐 소변을 통한 수분 배설을 늘리기 때문이다. 이들은 물 성분이 많은 음료여서 겉보기에는 물을 많이 마신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는 수분을 손실하는 결과를 낳는다.
시원한 탄산을 포기하기 어렵다면 탄산수로 눈길을 돌려보는 것도 좋다. 탄산수는 적당한 염류를 함유한 식수에 탄산가스를 녹인 물이다. 장운동을 도와 변비를 예방하고, 소화기능을 촉진시키는 기능이 있어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
깊은 바다 속이나 빙하로부터 얻을 수 있는 기능성 생수도 좋다. 햇빛이 닿지 않는 수심 200m 이하 깊은 곳의 바닷물인 해양심층수는 풍부한 유기질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다. 일반 미네랄워터에 비해 풍부한 마그네슘과 칼슘 같은 미네랄 덕분에 염증이나 아토피, 고혈압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빙하수는 말 그대로 빙하가 녹은 물로, 불순물이 거의 없고 항산화기능이 높아 노화 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인류와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온 개는 가축이 아닌 반려동물로 사람과 함께하고 있다. 반려견은 주인과 깊은 교감을 나누며 가장 친밀한 파트너 역할을 한다. 실제로 반려견을 키우는 것이 삶의 활력소가 되고, 스트레스 감소, 운동량 증가 같은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다양한 연구 결과도 있다.
최근 수의학 저널인 수의학프론티어(Frontiers in Veterical Science)에는 사람과 개가 비슷한 노화와 생물학 특징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해당 연구진은 “많은 면에서 개와 사람의 노화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사람과 개 모두 태어날 때 사망 위험이 가장 높고, 성년기에 제일 낮은 사망 위험률을 가진다. 또 노화가 진행될수록 다양한 질병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암은 사람과 개 모두에게 치명적이다. 개도 사람처럼 나이가 들수록 암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연구진은 “사람과 개가 비슷한 노화 패턴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개와 사람이 같은 환경을 공유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수명은 달라도 같은 노화 과정을 겪기 때문에 반려견과 함께하는 사람은 유대감이 높아 서로에게 신체와 정서적 이점을 준다고 말했다.
특히 65세 이상 시니어들이 건강을 유지하는데 반려견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체적 이점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는 시니어는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반려견 식사를 챙기거나 산책, 배변처리 같은 일과를 통해 자연스럽게 규칙적인 생활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반려견과 생활하는 시니어에겐 책임감도 부여된다. 나를 믿고 따르는 반려견 존재가 시니어에게 주인의식과 활력을 불어넣는다.
국제노령연맹(IFA)이 발간한 논문 ‘반려동물이 노인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실린 캐나다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1년간 신체능력 감소율이 더 느렸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50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과 반려견이 없거나 개를 산책시키지 않는 사람들의 건강 상태와 공동체 의식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운동량이 많았으며, 더 나은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은 반려견이 없는 사람보다 더 빨리 걸었으며 시간이 지나도 일정 수준의 걷기 속도를 유지했다”라고 말했다. 이는 사람이 몸의 균형을 유지해 낙상을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다른 연구에서는 반려견이나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만으로도 혈압 저하와 심장 마비에 의한 사망 위험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서적 이점
황혼에 반려견과 함께 생활했을 때 얻는 가장 큰 장점은 여생을 함께할 벗이 생긴다는 점이다. 매일 아침 살아있음을 느끼고, 누군가를 위해 존재한다는 건 무엇보다 소중한 삶의 의미다. 반려견을 키우면 나이가 들수록 놓치기 쉬운 삶의 목적의식이 줄어드는 걸 막을 수 있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황희진 교수는 “혼자 사는 노인에게는 자기 얘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한데 동물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얻고 불안·우울감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려견을 통해 타인과 교류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장점이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과 양육방법이나 다른 정보를 공유하다 보면 소통의 기회가 늘어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기회를 얻는다. 반려견과 소통은 물론 사회 공동체에서 다른 구성원들과 관계도 맺을 수 있는 셈이다.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혼자 사는 것은 모두 사람의 사망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 한 연구에 따르면 반려견을 키우는 노인들은 외로움 수준이 감소하고 정신 기능도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반려견은 배우자를 잃은 뒤 오는 우울증을 줄여주고, 치매환자의 사회적 기능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황혼기에 함께하기 좋은 반려견 종은?
전문가들은 반려견과의 생활이 시니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분명히 있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어떤 반려견이 시니어가 함께하기에 적합할까?
① 털이 덜 날리고 용변을 잘 가리는 개
노인이 키우기엔 관리가 수월한 강아지가 좋다. 털갈이가 잦거나 미용 관리가 필요해 손이 많이 가는 견종은 적합하지 않다. 특히 털 빠짐이 심하면 면역력이 약한 노인에게는 위험하다. 푸들이나 비숑 프리제 같은 견종은 털이 곱슬곱슬해 미용 관리가 쉽고 털 빠짐이 적다. 게다가 이 둘은 머리가 좋아 배변훈련이 쉽고 말귀를 잘 알아듣는다.
털이 길어도 관리가 편한 견종이 있다. 포메라니안과 재패니스 스피츠, 파피용은 빗질 관리만으로도 털 빠짐을 줄일 수 있어 시니어가 키우기에 괜찮다.
② 활발하고 같이 운동하기 좋은 개
시니어에겐 활력을 나눌 수 있는 반려견이 좋다. 일상생활 반경이 좁고 활동량이 적은 시니어에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하다. 닥스훈트는 잘 짖지 않는 데 비해 운동 신경이 발달해 활동량이 많은 종에 속한다. 닥스훈트는 짧은 다리와 긴 허리의 귀여운 자태로, 보는 이를 즐겁게 만드는 장점도 갖췄다.
타고난 체형이 날렵한 푸들, 스피츠 역시 걷기를 아주 좋아하는 종이다. 치와와와 요크셔테리어는 보폭이 짧은 소형견임에도 오래 걸을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은 시니어와 함께 운동할 친구로 제격이다.
시니어가 강아지를 키울 때는 크기도 고려해야 한다. 시니어가 함께 산책하거나 목욕을 시킬 때 감당할 수 있는 크기가 좋다. 다 큰 개 기준으로 4kg 이하가 되는 강아지가 가장 적합하다.
③ 면역력이 강하고 생명력이 긴 개
가족과 다름없는 반려견의 죽음은 사람에게도 큰 상처를 남긴다. 이에 건강하게 오랜 기간 함께 할 수 있는 견종을 선호하는 이들에겐 스피츠를 추천한다. 스피츠는 소형견 중에서 평균 수명이 긴 편에서 속한다. 푸들 역시 건강한 체형을 갖고 있으면서 선천적 질환이 적은 편이다.
다만 허리나 무릎이 안 좋은 노인에게는 반려견을 키우는 일 자체가 오히려 체력 부담과 부상위험을 키울 수 있다. 특히 산책할 때 주변을 살피지 못해 사고가 날 수 있다. 또 반려견을 따라가다가 골절상을 당할 수도 있다.
체력적으로 반려견을 키우기 힘들다면 ‘반려식물’을 추천한다. 체력부담을 덜면서도 활동량은 늘릴 수 있고, 정서적 안정감도 충분하게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서울시가 2017년 5월부터 70세 이상 저소득 독거노인 2000명을 대상으로 반려식물 보급사업을 시작한 이후 반려식물을 직접 키운 600명에게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92%가 우울감과 외로움이 해소됐다고 답했다.
노년에 책 읽기, 편지 쓰기, 카드게임 등 인지기능을 자주 활용하면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 연령이 평균 5년 정도 늦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러시(Rush)대학교 메디컬센터의 로버트 윌슨 신경과학 교수 연구진이 러시 기억·노화 연구 프로젝트로 평균 7년간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과학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14일 보도했다.
연구진은 평균연령 79.7세로, 암이나 심장병 등 7가지 만성질환 중 하나를 갖고 있는 노인 1903명(여성 74.9%, 백인 89.1%)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연구에 참여한 노인들 소득 수준은 3만5000~5만 달러(약 4000만~5700만 원)였다.
연구진은 매일 읽는 시간과 연간 도서관 방문 횟수, 잡지 읽기, 책 읽기, 편지 쓰기, 게임(퍼즐, 카드, 보드 게임 등) 같은 특정 인지자극 행동 7가지를 얼마나 하는지에 따라 노인들에게 점수를 매겼다. 인지자극 행동을 가장 많이 하는 노인들부터 순서대로 5점~1점 점수를 줬다.
전체 노인 중 연구 기간에 사망한 695명에 대해서는 뇌 조직 부검을 통해 신경병증 검사를 시행했다.
조사 기간 중 457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 치매 진단 평균 연령은 인지 자극 행동 점수가 높은 그룹(4.0점)이 93.6세로, 점수가 낮은 그룹(평균 2.1점)의 88.6세보다 5년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교육 수준이나 성별, 기본적인 사회활동이나 고독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치매 위험을 높이는 변이유전자(ApoE-4)나 연구 시작 당시에 이미 치매의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노인들을 제외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다만 인지 자극 행동이 알츠하이머 치매 자체를 예방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뇌세포의 비정상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가 인지 자극 행동 점수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교육수준이나 나이가 들기 이전에 했던 인지 자극 활동은 치매 발생 연령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연구진은 나이가 들고 난 뒤에 행해지는 인지 자극 활동이 치매 발생 연령을 늦추는 것으로 추측했다.
연구를 진행한 로버트 윌슨 교수는 “80대부터라도 독서와 글쓰기, 퍼즐, 카드 게임 등으로 뇌 활동을 늘리면 치매 발생 시기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날마다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과 노화 방지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커피는 한 잔 마시는 음료를 넘어 하나의 식(食)문화로 자리 잡을 정도로 대중화된 상태다. 하지만 ‘커피는 몸에 좋지 않다’는 인식이 높았는데, 이를 깨는 연구인 셈이다.
하루 커피 한 잔, 시니어 코로나19 감염 확률 낮춰
12일 폭스뉴스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주 노스웨스턴대학교 연구진이 6월 20일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하루 최소 한 잔의 커피를 꾸준히 마신 사람은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이 줄어든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가 보유한 40대부터 70세까지 3만7988명의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식생활 자료를 토대로 연구를 진행했다. 바이오뱅크는 일종의 코호트 연구(Cohort study) 프로그램으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약 50만 명의 유전·신체·음식 섭취 등의 기록이 취합돼 있다.
연구진은 이들의 코로나 감염 현황을 추적해 평소 섭취했던 음식과 코로나 감염 간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한 잔도 마시지 않은 사람들보다 양성 판정률이 낮게 나타났다. 커피를 먹지 않는 사람들과 비교해 하루 커피 섭취량이 1잔, 2~3잔, 4잔인 경우, 코로나 양성 판정률이 각각 10%, 10%, 8% 가량 떨어졌다.
연구진은 "커피의 항산화, 항염증성 성분이 코로나19 중증도와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며 “커피가 코로나19를 막는 면역 개선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루 커피 두 잔, 사망률·노화 낮춰
커피가 코로나19에만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하루에 커피를 2~3잔씩 꾸준하게 마시면 고위험 질병을 예방하고 장수에 도움이 된다.
LA타임스가 2017년에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커피를 하루 2~3잔 마시는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더 건강하고 오래 살았다. 내과학회와 USC의과대학이 미국인 18만5855명을 대상으로 커피 음용 습관을 16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다. 조사 규모가 18만 명으로 큰 편이고, 기간도 16년 동안이어서 결과에 신뢰도를 더하고 있다.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집단은 하루에 커피 1잔을 마시는 집단보다는 약 12%, 하루에 2~3잔을 마시는 집단보다는 약 18% 사망률이 높았다. 해당 수치는 피실험자의 흡연 여부, 식단, 신체질량지수 같이 신체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까지 고려해 계산됐다.
또 심장병과 암, 뇌졸중, 당뇨병, 호흡기·신장 질환 등 고위험 질병에 걸릴 확률도 커피를 많이 마실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커피 추출 방식이나 카페인 함유 여부에 관계없이 디카페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커피가 질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종’과도 무관하게 효능이 발휘됐다. 아프리카계 흑인과 아시안, 히스패닉, 백인 등 미국 내 주요 인종 집단 모두에서 ‘커피를 자주 마시면 고위험 질병 발생 확률이 낮아진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도 맞아 떨어졌다. 인종별 커피 음용 방식이 조금씩 달라도 효능은 동일하다는 사실이 다시 증명된 셈이다.
USC 예방의학 연구실의 베로니카 세티아완 교수는 “커피는 노화방지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이를 자주 마시는 습관은 건강한 식습관 중 하나”라고 말했다.
커피, 많이 마실수록 좋을까?
이렇게 커피가 건강에 좋다면 많이 마실수록 더 좋은 걸까? 무조건 그런 건 아니다.
몸에 ‘카페인 분해 효소’가 어느 정도 있는지에 따라 커피가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어서다. 카페인 분해효소가 적으면 커피에 민감하게 반응해 골다공증과 수면 장애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카페인 분해효소가 거의 없거나 매우 적은 사람은 커피 한 잔만 마셔도 심장이 뛰고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은 아무리 커피 효능이 좋다고 해도 되도록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보건복지부의 ‘2020년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50세 이상 여성은 골다공증 유병률이 매우 높다. 폐경에 의한 여성 호르몬 감소가 급격하게 뼈 감소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훨씬 적지만 나이가 들면 장에서 칼슘 섭취가 적어지고, 뼈 생성도 줄어 골다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뼈 건강을 위해서 하루에 커피를 2잔 이내로 마시도록 권고한다.
빈 속에 커피도 금물이다. 공복 상태에서 카페인이 많은 커피가 들어가면 위 점막을 해칠 수 있어서다. 위염과 위궤양 환자가 커피를 자제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건강한 위를 가진 사람일지라도 빈 속에 커피를 마시는 건 자제하는 게 좋다.
약을 복용할 때도 커피를 절제해야 한다. 감기약과 복합 진통제에는 보통 카페인이 들어가 있다. 약에 커피까지 마시면 카페인을 과도하게 섭취해 두근거림과 불면증 같은 카페인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식품의약안전처는 건강한 성인이라면 하루에 카페인 300~400mg을 섭취하는데 적당하다고 권고한다. 이 양은 커피 3잔 정도다. 개인의 체질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적당량이 달라지므로, 건강을 위해 커피를 선택한다면 적절하게 조절하며 마셔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평범했던 일상을 잃은 지도 무려 20개월에 가까워지고 있다. 감염률과 치명률이 높다고 알려진 코로나19에 온갖 관심이 쏟아지면서 다른 이슈에는 무감각해지는 사회적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의료계에서 예외가 아니다. 질병에 대한 관심이 코로나19에 한정돼 타 질병에 대한 우려와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은 2019년보다 대상포진과 폐렴구균 같은 다른 질병 백신 접종률이 현저하게 낮아졌다.
하지만 폐렴은 코로나19로 놓쳐서는 안 되는 질병이다. 폐렴은 암, 심장질환과 함께 한국인의 3대 사망 원인에 해당할 정도로 흔하면서도 치명적인 병이다. 지난 2019년 기준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2만3168명이다. 2021년 1월 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사망자가 917명인 것을 고려하면 한 해 폐렴 사망자 수가 코로나19 사망자의 25배가 넘을 정도다.
사망자 수 코로나19보다 수십배인 폐렴, 어떤 질병?
폐렴은 폐가 바이러스나 세균, 곰팡이 등에 감염돼 염증이 발생하는 호흡기 질병이다. 세균과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이 가장 흔하다. 하지만 드물게 곰팡이나 기생충에 의해서 폐렴이 발생하기도 한다.
폐렴은 발생 원인에 따라 경과와 예후가 매우 다양하다. 대표적인 증상은 기침과 함께 노란 가래가 생긴다. 가래에 출혈이 동반될 수도 있다. 일부 균에 의한 폐렴은 가래가 생기지 않는다.
염증이 폐를 둘러싼 흉막까지 침범하면 숨 쉴 때 통증이 느껴진다. 호흡기 증상 외에도 구역질과 구토, 설사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염증 범위가 더 넓어지면 호흡부전과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하지만 가벼운 폐렴은 발열과 기침, 가래처럼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한다.
감기와 폐렴은 초기 증상이 매우 비슷하다. 그러다 보니 많은 환자들이 감기로 착각했다가 폐렴 병세가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 감기는 대부분 가벼운 증상을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호전된다. 하지만 폐렴은 시간이 지날수록 호흡기계 증상이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고열을 동반한 기침과 진한 색 가래, 호흡 곤란 같은 증상이 2주 이상 지속하면 폐렴을 의심해봐야 한다.
폐렴 위험군은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9년 폐렴 환자는 112만9844명이다. 10세 미만에서 가장 많았고, 성인이 되면서 점차 줄어들다가 55세부터 다시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65세 이상 환자가 전체에서 무려 20%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이 꼽는 첫 번째 폐렴 고위험군은 고령자다. 나이가 들면 폐기능이 떨어지며 폐세포에서 공기순환능력이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폐세포에 침투했을 때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런 특성 때문에 고령자일수록 폐렴에 더 잘 걸릴 뿐 아니라 면역능력도 떨어져 감염에 취약하다.
다음으로는 당뇨와 호흡기, 심혈관, 신장 또는 간 질환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폐렴에 걸리면 위험하다. 만성질환자는 이미 가지고 있는 병력으로 면역기능이 약해져 있고 염증반응에 더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흡연자는 폐기능이 떨어진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래나 세균, 바이러스 같은 배출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역시 폐렴에 위험한 사람들로 알려져 있다.
폐렴 예방법?
폐렴은 급성 질환이기 때문에 일찍 발견할 수 있는 정기 검사나 진찰 방법이 거의 없다. 이렇기 때문에 폐렴이 생기기 전에 철저하게 예방해야 한다.
폐렴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백신을 이용한 ‘예방접종’이다. 폐렴은 주로 ‘폐렴구균’에 의해 유발된다. 폐렴구균 감염으로 폐렴에 걸리면 호흡곤란이나 저산소증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특히 위험하다. 이 폐렴구균을 예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백신이 ‘폐렴구균 백신’이다.
이에 정부에서 매년 소아와 65세 이상 노인, 만성질환자 등에게 폐렴 백신 예방접종을 제공한다.
국내에서 성인이 접종할 수 있는 폐렴구균 백신은 ‘23가 백신’과 ‘13가 백신’ 두 가지다. 이 두 가지를 모두 접종하면 더 좋다. 13가와 23가 백신을 모두 접종하면 예방 범위도 넓어지고 면역 증강 반응(추가 면역 효과)도 얻을 수 있어서다. 특히 만성질환자나 면역저하자 같은 폐렴 고위험군은 백신을 맞아도 항체 생성률이 떨어질 수 있어 두 백신을 모두 접종하는 것을 권장한다.
23가 폐렴구균 백신은 국가필수예방접종 항목에 포함돼 있어 만 65세 이상이면 전국 보건소(지소, 진료소 포함)와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다. 무료 접종이 가능한 지정 의료기관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안전한 예방 접종을 위해서는 건강 상태가 좋은 날 접종하는 게 좋다. 또 접종 뒤 20~30분 동안 접종기관에 머물면서 이상반응이 있는지 관찰해야 한다.
65세 미만의 건강한 성인은 폐렴구균 백신 예방접종 권장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예방 차원에서 접종할 수 있다. 특히 폐렴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50대 이상은 접종을 고려해 볼 만하다.
그러나 폐렴구균 백신 접종으로 모든 폐렴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일상에서 폐렴을 예방하려면 만성적으로 앓고 있는 질환을 치료하고, 균형 있는 영양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흡연은 폐렴 발병 위험을 높이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손을 자주 씻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가급적 피하는 게 폐렴 예방에 도움된다.
코로나19 백신처럼 다른 백신을 맞아야 할 때 폐렴 백신을 함께 맞아도 될까?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추진단)은 동시 접종을 삼가하도록 하고 있다. 아직 코로나19 백신과 다른 예방 백신을 동시에 접종했을 때 안전하고 효과를 모두 얻을 수 있는 충분한 자료가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추진단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가 폐렴구균 백신처럼 다른 백신을 접종할 때는 백신 접종 간격을 최소 14일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한다. 충분한 간격을 두고 맞으면 괜찮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다음에 폭염이 세계적으로 대규모 사망을 부를 수 있다.”
AFP통신이 지난달 23일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작성한 보고서 초안을 인용해 올여름 북반구를 강타한 기록적 폭염에 대해 이처럼 우려하는 보도를 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폭염은 침묵의 살인자인데도 피해 규모에 비해 덜 주목받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실제 상황에 가깝다. 연평균 기온이 섭씨1도 올라가면 온열질환 사망률이 4%까지 높아진다. 폭염은 특히 지병이 있거나 가난하고, 연고가 없는 노인에게 치명적이다. 의학저널 랜싯에 최근 실린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한 해에 30만 명 가까운 노인들이 폭염으로 숨졌다. 2014~2018년 폭염에 희생된 65세 이상 노인 수는 2000~2004년 수치보다 54%가 늘었다.
폭염은 왜 특히 노인에게 치명적일까. 나이가 들수록 체온조절 기능은 약해지고, 방어기제가 떨어진다. 폭염이 지속되면 열사병과 일사병 같은 온열질환 발생률이 늘어나는데, 이는 노인에게 치명적이다. 폭염으로 지병이 악화되면서 사망률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폭염이 당뇨병 환자의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문진영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공의가 36편의 폭염과 당뇨병 관련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폭염 기간 동안 당뇨병 환자의 사망 위험이 폭염이 아닌 기간보다 1.18배 높았고, 병원 내원율은 1.10배 높았다고 밝혔다. 최고 기온이 섭씨 40도 이상일 때에 40도 미만보다 병원을 찾게 될 확률이 1.22배 높았다.
보건당국은 한국의 기온상승폭이 지구 평균치를 웃돌고 있어, 65세 이상 노년층 가운데 심장병 같은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수분을 충분하게 섭취할 것을 당부했다. 15~20분마다 한 컵 정도의 물이나 이온 음료가 적당하다. 그렇다고 물이 들어가는 것이면 뭐든 다 좋은 건 아니다. 전문가들은 탈수를 유발하는 알코올이나 카페인 섭취는 멀리할 것을 추천한다.
이 외에도 여름철 체감 온도가 최고조에 달하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야외 활동을 반드시 피하고, 비닐하우스 안에서 하는 작업은 특히 위험하니 삼가해야 한다.
머지않아 70세 이상 인구 600만 명 시대를 앞두고 있는 우리 사회는 기후위기 취약 사회로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런 흐름에서 정부가 폭염에 대한 노인 정책을 내놓고 있다. 환경부는 올여름 폭염에 대비하기 위해 독거노인 같은 기후위기 취약계층 3000여 가구와 시설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을 추진한다.
단순히 선풍기 등 물품 지원에만 그치지 않고 실내환경진단 등 환경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시민단체나 기업과 협력해 기후위기 취약가구 지원에 나선다. 53개 시군구의 취약가구(저소득가구, 홀몸어르신 등) 2000곳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진단상담사(컨설턴트)와 함께 폭염대응물품을 지원하고, 유선전화로 폭염시 행동요령을 안내할 예정이다.
지자체에서도 폭염으로부터 노인을 지키기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부터 홀로 생활하는 저소득층 어르신들에게 에어컨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구리시는 BGF리테일과 협약을 체결하고, 구리지역 CU 편의점 50곳을 8월까지 폭염쉼터로 활용한다. 양산을 대여해 주거나(삼척시), 스마트 그늘막을 설치(양양군)하는 지역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은 제한적이고 전체 노인 인구에 비하면 미약한 수준이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은 예상하지 못했지만 폭염 위기는 더 잘 예상할 수도, 예방할 수도 있다”며 “폭염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데에는 용서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와 고령화, 막을 수 없는 두 거대한 흐름 앞에서 노인들의 희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더 다양하고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7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누적 1차 접종자가 1540만 1361명으로 전체 인구에서 30%를 넘어서면서 집단면역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달 말부터 50대 백신 접종이 본격화된다. 정부는 9월말까지 국민 70%인 3600만 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높아지는 사이, 예방이 필요한 다른 질병에 대한 백신 접종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감염에 대한 우려로 외출이나 병원 방문을 꺼리면서 오히려 다른 질병과 해당 백신 접종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이유다. 폐렴구균과 대상포진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노년층은 코로나19 못지 않게 폐렴도 합병증 치명률이 높기 때문에 접종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사망원인 3위 폐렴 유발하는 폐렴구균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국가예방접종 증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만 65세 고령층에서 폐렴 백신 중 하나인 '23가 폐렴구균' 백신 접종률은 44.3%로, 66.4%인 2019년 동기 대비 약 22% 감소했다.
폐렴은 암과 심장질환에 이어 한국인 사망원인 전체 3위를 차지하는 치명적인 질병이다. 지난 2019년 기준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2만3168명이다. 6일까지 코로나19 사망자가 2033명인 것을 고려하면 한 해 폐렴 사망자 수는 지금까지 발생한 코로나19 사망자의 10배에 해당할 정도로 더 신경써야 하는 질병이다.
폐렴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바로 ‘폐렴구균’이다. 폐렴구균 감염으로 폐렴에 걸리면 호흡곤란이나 저산소증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더 위험하다. 특히 균혈증과 뇌수막염으로 진행되면 치명률은 60~80%까지 올라간다. 또 코로나19와 폐렴에 함께 감염되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사망 위험률이 7.8배 높아진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도 있다.
국내에서 성인 폐렴구균 예방 백신은 2가지 종류다. 100여개 혈청형 중 몇 개 혈청형을 커버할 수 있는지에 따라 13가와 23가로 나뉜다. 대한감염학회의 성인 대상 예방접종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폐렴구균 백신 접종 경험이 없는 65세 이상 건강한 노인은 23가 다당질백신을 1회 접종하거나 13가 단백접합백신과 23가 다당질백신을 순차적으로 1회씩 접종토록 권한다. 18세 이상 만성질환자는 13가와 23가 백신을 순차적으로 접종을 권한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전국 보건소와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23가 백신을 접종 받을 수 있다.
고령층 위협하는 대상포진
대상포진 예방 백신 접종에 대한 관심도 줄었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상포진 예방 백신 시장 규모는 109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0.8% 감소했다. 2019년에 비해서는 44.5%나 줄어든 수치다.
대상포진은 과거 수두에 걸렸다가 몸 속에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다시 활동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피부에 발진과 수포가 띠를 두른 모양이 통증과 함께 나타난다. 특히 대상포진 환자 3명 중 1명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는 합병증을 겪는데, 이 환자들은 옷깃만 스쳐도 통증이 느껴진다고 할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대상포진은 모든 연령에서 발병할 수 있다. 하지만 특히 만 50세 이상부터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2020년 대상포진 환자는 50대가 17만1000여명 23.6%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16만여명 22.2%로 뒤를 이었다. 나이 외에도 폐경 여성이나 당뇨 환자 등이 대상포진 고위험군으로 꼽힌다.
대상포진 예방 백신은 만 50세 이상에서 평생 1회 접종하면 된다. 백신을 접종하면 대상포진이 발병하더라도 약하게 앓고 지나갈 수 있고, 대상포진 발생 뒤 신경통 같은 후유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이미 대상포진에 걸렸더라도 예방접종은 가능하다. 하지만 치료 뒤 최소 6~12개월이 경과한 다음에 접종하는 것이 좋다.
최원석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폐렴구균 질환과 대상포진 같은 질병이 코로나19와 동시에 감염되면 환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며 “백신을 통해 예방에 각별히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폐렴구균 백신 등 타 질병 백신 접종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후 최소 14일 간격을 두고 접종해야 한다.
여행은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단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시니어들이 좋아하는 여행문은 여전히 빗장이 걸려 있다. 정부에서 백신 접종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관광 시장이 모두에게 열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시니어들은 여행 대신 국내를 중심으로 한 야외 활동을 선택했다. 코로나19 탓에 대면 활동이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시니어들은 어떤 활동을 하며 자신을 달래고 있을까?
임팩트피플스가 50대 이상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여행을 대신할 활동을 시도한 시니어 중 35.2%가 등산이 가장 만족스러웠다고 응답했다. 다음으로는 캠핑 22.2%, 낚시 17.1%, 골프 11.1%, 차박 6.9% 순이었다.
왜 등산일까?
시니어들은 등산의 장점으로 ‘건강에 좋다’ 63.7%, ‘힐링과 스트레스 이완’ 56.2%, ‘꾸준히 즐길 수 있는 취미' 39.6% 등의 이유를 꼽았다(중복 응답).
등산은 캠핑, 낚시, 골프 같은 다른 활동보다 비교적 ‘저비용으로 고효율’을 누릴 수 있다. 비용은 적게 들면서 체력을 키울 수 있고 답답함도 해소할 수 있어서다. 활동별 지출 비용을 조사한 결과 골프를 즐기는 시니어의 47.8%는 ‘20만 원 이상’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반면, 등산을 즐기는 시니어의 40.3%는 ‘3~5만 원’을 지출했다고 응답했다. 즉 등산은 비싼 장비 없이 가볍게 동네 뒷산부터 시작할 수 있어 시니어들의 인기를 끈 것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하고 싶은 활동 1위도 등산이었다. 그 이유로는 ‘따로 준비 없이 바로 즐길 수 있어서’, ‘특별한 장비 구매 없이 쉽게 자연을 만끽할 수 있어서’ 같은 반응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시니어 A씨는 “집 안에만 있어 기분이 울적했는데 산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모든 우울함이 다 사라졌다”며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등산을 통해 기분을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니어 B씨는 “무릎이 약해져 건강한 운동 방법을 찾던 도중 젊을 때 한 번도 가지 않았던 산에 가봤다”며 “산에 가니 생각보다 좋았다. 등산이라고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주변에 있는 뒷동산부터 시작하는 걸 권한다”고 설명했다.
등산, 시니어에게 무엇이 좋을까?
시니어들의 공통된 의견을 살펴보면 등산의 가장 큰 장점은 ‘건강에 좋다’였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인체의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과 하체 근육을 강화하는 데 가장 적합한 운동으로 등산을 추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등산이 골격 성장에 도움을 주고 뼈를 튼튼하게 해 준다"고 강조했다. 산을 오르고 내릴 때 근육을 골고루 사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단순한 보행보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는 산행은 체중 부하가 근골격계에 자극이 돼 골밀도를 높이고 근지구력을 향상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등산은 유산소 운동으로 순환계와 호흡계에 적절한 자극을 주어 심장과 폐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등산을 하면 심장의 용적이 커지고 탄력성이 증가해 혈관이 깨끗해지고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세포에서 산소를 이용하는 효율도 높아진다. 심폐기능은 주 3~4회 1년 정도 등산을 할 경우 심박출량(1분 동안 심장을 수축해서 뿜어내는 혈액 양)이 12~13% 정도 증가한다는 미국의 연구 결과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등산은 활발한 위장 운동을 도모해 소화기 질환에 좋을 뿐 아니라 칼로리 소모를 통한 지방 감량에도 효과적이다. 산에 오를 때 초기에는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후에는 지방을 연소하며 시간당 소모되는 열량은 600~1080kcal다. 8~11km를 달리는 데 소모되는 열량과 유사한 셈이다.
무릎 부상에 취약한 시니어, 안전한 산행 필수
등산을 하면 울퉁불퉁한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장시간 걸어야 한다. 부상 위험도 여기에 발생한다. 특히 등산을 즐기는 시니어들은 무릎 관절 퇴행 증상이 많아 사소한 동작만으로도 파열될 수 있다. 산에서 내려올 때는 보통 체중의 5~7배에 달하는 하중이 무릎에 전달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경사가 가파른 길을 내려갈 때는 무릎이 120도 이상 과하게 구부러지는 동작을 취하게 되고, 무릎에 더욱 과한 압력이 가해진다.
등산 후 무릎이 시큰거리거나 찌르는 듯한 통증이 발생한다면 인대와 힘줄 손상인 경우가 많다. 때로는 무릎 연골 연화증도 의심해 볼 수 있다. 무릎 연골 연화증은 무릎뼈 안쪽의 연골이 무리한 자극을 받아 말랑말랑해지면서 균열이 일어나 결국 연골이 소실되는 질병이다. 무리한 등산을 자주 하거나 계단이나 언덕을 자주 오르는 경우, 무릎에 강한 충격을 받았을 때 발생한다. 50대 이상 시니어들은 연골이 빠르게 소실되고, 무릎 주변 인대와 힘줄 손상이 잘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퇴행성 관절질환으로 연결될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건강한 등산을 위한 슬기로운 방법
그렇다면 건강한 등산을 위한 슬기로운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자신의 몸이 최고 상태로 움직일 수 있게 산행 전 스트레칭이 필수다.
가슴과 무릎, 발끝이 일직선이 되도록 서고 허리를 약간 편 상태에서 평지보다 좁은 보폭으로 발바닥 전체가 땅에 닿는다는 기분으로 산에 오른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거나 무릎을 짚은 반동으로 올라가는 것은 금물이다. 뒷짐을 지고 오르는 것도 호흡이나 관절 모두에 좋지 않다.
내리막길을 걸을 때는 하중이 무릎과 발목에 더 많이 실리기 때문에 더 주의해야 한다. 상체를 약간 뒤로 젖힌 채 양팔을 가볍게 흔들고 무릎을 살짝 굽혀 보폭을 줄이는 것이 무릎과 발목 충격을 줄여준다. 힘들다고 터벅터벅 걷지 않도록 주의한다.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장비를 준비하는 것도 안전한 등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발목까지 보호할 수 있는 등산화를 착용하고, 산행 시 지팡이나 스틱을 사용하면 하체에 집중되는 하중을 30% 정도 분산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