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요양병원 등의 시설이 아닌 ‘내 집에서 늙고 싶다’는 중장년층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나이 들수록 신체 상태나 자립도에 변화가 생기고, 안전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보다 고령화를 먼저 겪은 해외에서는 다양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들이 시니어의 건강한 주거생활을 위해 힘쓰고 있다.
‘루티니파이’는 노년층이 집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인학자, 전문 간병인 및 대학 연구원과 협력해 사용하기 쉬운 앱을 개발하고 건강한 습관을 들이도록 돕는다. 웨어러블, 의료기기, 가정 내 센서에서 수집한 데이터와 스마트 디스플레이를 연동하는 방식이다. ‘토이랩스’는 다양한 건강 징후를 수집해 전문가에게 전달하는 스마트 변기다. 모든 배변과 배뇨를 조사해 사용자의 상태를 살핀다. 변좌 측변 버튼을 누르면 수집에서 제외할 수 있어 손님이 사용하기에도 쉽다.
정신 건강을 진단하는 서비스도 있다. ‘솔로’는 내장된 카메라와 안면인식 기술로 사람의 행복, 평온, 슬픔의 신호를 측정한다. 미세한 표현을 잡아내 감정 데이터 포인트를 수집하고, 점수를 계산한다. AI기반 앱이 측정된 감정 신호에 맞춰 음악을 선택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을 위한 ‘텔레프레즌스 로봇’은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에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텔레프레즌스 로봇’은 원거리에 떨어져 있는 사람 대신 현장에 참여해 소통한다. 고령층에게 이동성을 부여해 공간에 대한 제약을 해소하고, 다양한 사회 참여를 돕는 방법 중 하나다. 로봇 몸체와 연결된 화면이 해당자의 표정이나 몸의 움직임을 읽어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고개를 끄덕이거나 돌리면 로봇도 함께 움직인다.
안경에 부착하는 음성 인식 장치 ‘오캄’은 책이나 스마트폰 화면의 글자를 음성으로 읽어준다. 시력이 약해지거나 긁자 읽기를 어려워하는 이들을 위한 서비스다. 텍스트, 얼굴, 제품, 색상, 지폐 등 대부분의 시각 정보를 인식할 수 있어 혼자 쇼핑하거나 일할 수 있게 돕는다.
가스레인지나 오븐의 타이머 소리를 듣지 못하고 화재와 같은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에 대비한 제품도 늘었다. 스캔 투 쿡 기술은 스마트폰을 사용해 식품의 바코드를 입력하면 오븐이 자동으로 예열되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하고 정확한 요리법대로 요리할 수 있다. 더불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작동이 자동 차단되고, 스마트폰으로 원격 접속이 가능해 예상치 못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노인용 의료 알림 서비스 ‘라이프라인’, 신체활동 지원 및 인지력 감소 예방 기술 ‘헬스 앤 웰니스’, 복용량과 시간을 안내하는 ‘스마트 약 디스펜서’ 등이 고령층의 독립적인 생활을 지원한다.
참신한 기술을 앞세운 제품이 시장에 많이 등장했지만, 여전히 복잡한 UI나 개인 정보 및 사생활 노출 우려에 대한 부분이 완벽히 해소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김지영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시카고무역관은 “안전하고 독립적인 주체로 살되 개인의 환경과 장소에 부합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며 “과도하게 복잡한 UI는 스마트 장비가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의 접근성을 현저히 떨어뜨리기 때문에 그들이 익숙한 채널과 제휴해 친숙함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회원제 서비스의 가장 큰 벽은 비밀번호다. 요구 방식이 달라 헷갈리기 일쑤다. 그럴때는 PASS 앱이 답이다.
01 PASS 앱 다운로드
PASS 앱은 안전하고 쉽고 빠른 간편 본인 확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모바일 운전면허 확인, 간편 본인확인, 인증서, QR출입증 등의 인증서비스와 금융, 보험 건강, 투자정보 등 종합 핀테크 서비스가 제공되는 앱으로 최근 모바일 뱅킹에 인증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02 인증서 발급
① PASS 이용자는 간편 본인확인을 통해 가입이 가능.
② 인증서 발급 받기를 선택하여 발급을 진행한다.
③ 이름, 휴대폰 번호를 입력하고 인증번호를 요청한다.
④ 인증번호 입력 후 다음 버튼을 선택한다.
⑤ 은행과 계좌번호를 입력하여 본인 확인을 진행한다.
⑥ 서비스 필수 항목 모두 동의를 선택하여 발급 받는다.
⑦ 미설치 고객은 SKT PASS 앱 설치 후 휴대폰 본인확인 및 인증 및 비밀번호 설정으로 인증서를 발급할 수 있다.
03 간편 본인 확인
① 국세청 홈택스 > 간편 로그인 > ‘PASS’ 선택 후 인증 요청한다.
② PASS로도 이용 가능한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왜 필요한가?
Digital 기술 발전은 비대면(Untact) 서비스 활성화를 통한 사용자 편의성을 제공하였으나, 도용 및 위변조로 인한 사회적 문제도 야기하였으며, 이를 해결할 Digital 형태의 모바일 신분증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③ 모바일 운전면허증 어떻게 사용하는가? (등록시나리오 DEMO)
모바일 운전면허증의 등록 방법과 사용방법을 살펴보면 편리하고 간편한 모바일 운전면허증으로 안전하게 인증 받을 수 있다.
※ 유의 사항
- 안드로이드 6.0 이상, iOS 9.0 이상 스마트폰에서 이용 가능하다.
- 통신사의 망을 쓰는 알뜰폰 모두 이용이 가능하나 SKT 알뜰폰 중
KCT(한국케이블텔레콤)만 이용이 불가능하다.
04 인증서 관리하기
① 메인 화면 우측 하단 전체 메뉴를 누른다.
② ‘인증/결제’에서 ‘PASS 인증서’를 선택한다.
③ 팝업 화면에 나오는 메뉴를 통해 인증 내역 및 사용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④ 인증서 삭제를 원하면 팝업 화면 하단 ‘인증서 삭제’를 눌러 진행한다.
05 추천 서비스 이용하기
① 그밖에도 다양한 무료·유료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② ‘추천 서비스’ 페이지를 살펴보면 국내외 주식정보 및 건강지키미, 부동산지키미, 세이프 가드, 세이프 캐시 등의 서비스가 탑재돼 있다.
자료제공 SK텔레콤
올해 늘어나고 있는 식중독 의심 신고. 식중독균도 다양하다. 각 식중독균에 따른 예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발표한 식중독 예방수칙에 대해 알아본다.
병원성대장균
오염된 식수, 음식물을 통해 감염이 이뤄지며 복통과 설사 증상이 나타남.
날 것으로 섭취하는 채소류는 세척 후 냉장보관하거나 바로 섭취한다. 대량 조리 시, 염소계 소독제 (100ppm)에 5분가량 담근 후 두세 번 이상 흐르는 물에 헹군다.
살모넬라균
제대로 익히지 않은 날고기 및 식재료에 의해 주로 발생하며 감염 시 위장염, 패혈증 유발.
달걀, 닭 등 가금류를 취급한 뒤에는 반드시 비누 등 세정제로 손을 씻은 후 조리해야한다. 조리 시에는 중심 온도 75℃에서 1분 이상 가열 후 섭취한다.
황색포도상구균
오염된 음식을 먹은 뒤 2~3시간 이후 발병하며 주로 구토나 복통을 동반.
씻지 않은 맨손으로 조리한 음식을 실온에 방치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다. 조리 시 일회용 장갑을 착용하는 등 청결한 환경에서 조리하고 조리 후에는 냉장보관하는 것이 좋다.
퍼프린젠스균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파하며 갑작스런 복통, 설사, 메스꺼움 유발.
음식을 대량으로 조리하고 그대로 실온에 방치하는 경우 발생한다. 가열조리 후 제공 전까지 빠르게 식힌 후 소분해 냉장 보관하는 등 실온에 방치하지 않는 것이 좋다.
초고령화 시대 진입과 1인 가구의 증가로 ‘안전한 나이 듦’은 중요한 문제가 됐다. 나이 들수록 신체적, 심리적 원인으로 누군가의 도움 없이 일상을 유지하기 어려워서다. 국민의 ‘자립’을 돕기 위해 국가 기관과 기업은 다양한 주거 생활 관련 제품 및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 노인·장애인 보조기기연구개발사업단은 양말 신기 보조기기, 손과 발을 이용한 손톱깎기, 전기 플러그 보조기기, 입술 마우스 등 노인·장애인이 자립 및 일상생활에 필요하지만 수요가 적고 산업화가 어려운 ‘적정기술 보조기기’와 점자 디스플레이, 가변형 욕실 화장실 등 국내외 시장 출시 가능성이 있는 ‘사업화 가능 보조기기’를 11종 선보였다.
기업들도 가정용 의료기기, 거주 공간 내 이동기기, 고령 친화 편리 장비 등을 개발하는 추세다. 네오에이블은 사용자 체형에 맞게 전동 쿠션부 조절이 가능한 작업 및 사무용 의자, 전동식 높낮이 조절 테이블 등을 선보였다. 전동식 높낮이 테이블은 높이 조절 시 데스크에 충격이 발생했을 때 자동으로 멈추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비트센싱은 비접촉 초소형 센서인 AI 웰니스 레이더를 개발했다. 생체신호 감지 레이더 기술로 호흡, 수면, 사지 움직임, 수면 중 낙상 및 무호흡 등을 감지해 실시간으로 건강상태를 분석하고 수면의 질을 관리한다.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거나 질병을 예측하기도 한다.
한국과학기술원 기술출자회사인 로아이젠은 독거노인, 경증치매환자 및 1인 가구를 위한 소셜 로봇 ‘마이봄’을 소개했다.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챗GPT’를 적용했으며 약 복용, 식사 알림, 음악 설정 등 돌봄 기능을 수행한다.
조은케어는 노인·장애인을 위한 화장실 양변기 보조 기립 장치 ‘조은리프트’를 출시했다. 거동이 불편한 이들의 화장실 사용을 도울 뿐 아니라 알람 기능이 포함돼 있어 화장실 밖에서도 내부 사항 파악이 가능하다. 더불어 방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변기통 가드를 설치할 수 있다.
한편, 더 자세한 정보와 노인·장애인을 위한 여러 보조기기는 국립재활원의 ‘보조기기 열린플랫폼’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금융, 부동산 등 자산을 모두 맡겨 운용하는 종합재산신탁 시장이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고령화 시대 노후 자산 관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상속, 증여까지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후자산 관리, 왜 신탁인가?
신탁은 자산 수익 관리, 재산권 이전, 후견까지 생애를 마감하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다.
금전 신탁의 경우 나의 자산을 운용하고 관리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기존에 은행, 증권사 등이 하던 일과 별반 다르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도 노후자산관리로 신탁업이 중요하게 꼽히는 이유는 위탁자, 수탁자, 수익자 세 명의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명의를 수탁자에게 두면 위탁자는 재산의 소유권을 분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상속, 증여, 기부에 있어서 더 많은 선택지를 준다.
또 신탁에는 후견 기능도 있다. 위탁자나 수익자에게 정신적 제약이 따를 때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고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후견인에 의한 금융 착취 등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이 신탁의 장점이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에서는 이미 신탁이 노후자산 종합관리의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은 상속 및 증여 시 취소불가능신탁, 생명보험신탁, 양도인 연금신탁 등 다양한 분야의 신탁 상품이 발달해 있다. 신탁을 맡길 수 있는 요건인 자기자본 기준이 높지 않아서, 여러 비은행 신탁회사들이 자유롭게 노후 신탁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도 교육자금증여신탁, 결혼육아지원신탁, 장애인신탁 등의 상품이 활성화되었다. 일본의 신탁 규모 비율은 GDP 대비 173%에 달하는데(미국 94%, 한국 53%), 그중 절반 이상이 고령자의 종합신탁이다. 일본은 2004년과 2006년 신탁법과 신탁업법을 개정했다. 이에 재신탁, 종합재산신탁(포괄신탁)이 활성화되었고, 신탁대리점업도 가능하게 됐다. 운용형, 관리형 등 스몰라이센스를 이용해 신탁업 진입이 자유롭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탁업 혁신, 가능할까?
최근 우리나라도 유언대용신탁, 치매안심신탁 등에 관한 관심은 높아지는 추세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갈 길이 멀다.
우리나라는 신탁 대상에 따라 금전과 부동산으로 나뉘는데 이는 일본, 미국과는 다른 점이다. 또 자기자본 요건이 높아 신탁업 운영 기관의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60개 신탁회사의 총 수탁액은 1223조 9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이 중 금전신탁이 약 590조 원, 재산신탁이 약 633조 원을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앞으로 신탁 시장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주요 시중 은행들의 신탁 사업은 성장세를 보였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신탁 자산은 351조 2622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5% 증가했다.
또한 올해 교보생명은 종합신탁업 진출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존에 하던 금전신탁업에 이어 재산신탁업에 진출하는 것으로, 본인가를 받으면 종합신탁업을 하는 다섯 번째 보험사가 된다.
다만 자산관리서비스로서 신탁업이 잘 굴러가려면 우리나라 신탁업 법률 개정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신탁업 혁신 방안’을 내놓았다. 신탁 가능한 재산 종류를 늘리면서 법무법인, 병원, 요양원 등 분야별 전문 기관도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주로 금전 신탁에만 몰려있던 것이 부동산 등 다양한 재산을 관리할 수 있는 종합 신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물꼬를 틀겠다는 것. 하지만 신탁업 혁신방안은 아직 국회에서 논의도 시작하지 못했다.
송흥선·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령화 시대 신탁업의 중장기 발전 전망과 과제’ 보고서에서 “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 중 하나로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복지 관련 신탁 활성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자본시장법상 신탁업자의 기준이 일정 자산 기준을 넘긴 금융기관으로 한정되어 있어서 장애인신탁 등의 신탁 운영은 다른 기관 진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두 연구원은 “주요국 신탁업은 경제성장, 고령화 정도, 가계자산 축적, 자본시장 발전 정도에 비례해 꾸준히 성장해왔다”면서 “우리나라 신탁업도 양적으로는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질적 성장이 동반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신탁업 전반의 제도 개선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한국 신탁업의 질적 발전을 위해서는 미국, 일본 법제를 참고해 신탁 재산의 범위를 확대하고 종합재산관리신탁 및 재신탁 활성화가 필요할 것”이라며 “수익증권발행신탁 등 신탁을 통한 업무 범위를 확대하고 신탁대리점업 도입 등 신탁 판매 채널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무엇보다 특정금전신탁 등의 쏠림에 따른 불완전판매 개연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수익자 보호를 강화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이 지난 9일 발표한 '2023년 봄철 기후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올 봄 황사는 평년에 비해 2배 넘게 찾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황사는 흔히 ‘봄에 찾아오는 불청객’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여름의 초입에도 황사가 불어 닥친 탓에 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상승했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황사는 사막 등 건조지역의 흙먼지나 모래가 강한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자연 현상이다. 황사의 성분은 주로 토양의 칼륨, 철분이다. 미세먼지는 황사뿐 아니라 공장 굴뚝 먼지,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서 인위적으로 배출·합성되는 물질까지 포함한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분진·중금속·바이러스·세균 등으로 이뤄져 있다. 지름 10μm 이하를 미세먼지, 2.5μm 이하를 초미세먼지로 분류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미세먼지는 폐로 흡입되면 호흡기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체내 활성산소를 생성하고 염증 반응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질환이 있는 경우 미세먼지로 인해 기존 증상이 심해지거나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바깥이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는 이유로 환기를 전혀 하지 않으면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라돈과 같은 오염물질이 축적돼 실내 공기가 나빠진다. 실내에서 먼지를 발생시키는 일, 즉 생선을 굽는 등 조리나 청소했을 때는 실내 상태가 바깥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한다 해도 실내 오염물질 농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자연 환기가 필요하다.
최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미세먼지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착용하는 것이 좋다. 얼굴에 밀착해야 효과가 있다. 호흡이 불편해지고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무리하지 말고 벗어야 한다. 특히 호흡기 환자나 심뇌혈관 환자는 의사와 상의할 것을 권한다.
환경부는 “재난안전포털에서 황사 발생 대비 행동 요령을 확인할 수 있다”며 “최대한 물을 자주 마셔 노폐물이 축적되지 않도록 하고, 외출 후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장년이 은퇴 후 제2의 직업을 고려할 때 ‘취미’는 큰 영향을 끼친다. 취미는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좋아서 즐기기 위해 하는 것을 말한다. 은퇴 후 취미 생활을 즐기다 연계된 직업을 갖게 되면, 당신도 ‘덕업일치’(德業一致, 덕질과 직업이 일치한다는 뜻)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은퇴 후 취미 생활은 무료한 삶을 건강하고 윤택하게 해준다. 그러한 취미가 일로 발전한다면 취미를 즐기는 동시에 건강도 챙기고, 직업도 생기고, 돈도 벌 수 있다. 일석사조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취미를 발전시켜 일하는 사람을 표현할 때 ‘덕업일치’와 함께 ‘하비프러너’(Hobbypreneur)가 언급된다. ‘취미’를 뜻하는 하비(Hobby)와 ‘무엇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프러너(Preneur)의 합성어다. 취미를 발전시켜 창업하고 수익을 창출한 사람을 일컫는다. 디지털 시대에 유튜브 크리에이터, 온라인 플랫폼 판매자 등이 많아지면서 널리 통용되고 있다.
중장년이 직업으로 발전시킬 취미를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봤다. 사부작사부작 뭔가를 하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친자연적이고 활동적인 사람에게 어울리는 취미를 소개한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수입 창출을 목적으로 취미를 갖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 직업 상담가는 “사실 취미를 일로 연결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구직 시 취미는 플러스 알파 정도 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요리하는 게 좋아서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경우 학교 급식실에 취업할 때 도움이 된다”면서 “중장년분들을 보면 평생 열심히 일해왔기 때문에 은퇴 후 마음 편히 노는 법을 모른다. 취미 생활을 즐기다가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은 축복할 경우지만, 일을 할 목적으로 취미를 갖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라고 당부를 전했다.
사부작사부작 취미 살리기
대한민국은 ‘커피 공화국’으로 불린다. 한국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367잔으로 세계 2위에 이른다. 전 세대에서 관심이 높지만, 중장년층의 커피 사랑은 대단하다. 중장년 세대에게 커피는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과거 이들은 다방에서 커피를 홀짝이며 마셨고, 식후 입가심이 되어주는 믹스커피를 좋아했으며, 카페가 많아지고 난 현재는 원두커피를 즐기고 있다.
원두커피의 맛을 알게 되면서 중장년층을 포함한 전 세대는 커피 만드는 법에 관심을 두게 됐다. 특히 코로나19로 집에서 홈 카페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자, 커피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사람을 말하는 ‘바리스타’를 꿈꾸는 이들이 많아졌다.
그렇다면 커피 만드는 법은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집에서 가까운 바리스타 교육기관 또는 학원을 찾아가면 된다. 국민내일배움카드(고용노동부에서 훈련비를 지원해주는 제도. 1인당 최대 5년간 300만~5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를 활용하면 무료로 교육받을 수도 있다. 교육을 수료한 후에는 민간형 자격증인 바리스타 자격증을 어렵지 않게 취득 가능하다.
커피 만드는 법을 알면, 시니어 바리스타로 일할 수 있어 수입을 거둘 수 있다. 만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노인 일자리 가운데 민간형 사업의 주력 분야는 카페다. 커피에 대한 관심이 높아 공급과 수요 모두 많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바리스타 자격증을 갖고 있으면 취업이 유리하다. 카페 창업도 가능하다. 내가 만든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친구들과 수다 떨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 셈이니 매력적이지 않은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적 소양을 살려 직업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 개그맨 김현철은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제2의 삶을 사는 중이다. 워낙 클래식에 관심이 많아 지휘를 독학으로 공부했다는 그는 이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악보를 읽을 줄 모르는 그는 악보를 통째로 외워 지휘한다고 한다.
김현철과 같이 클래식을 사랑하는 중장년이 많다. 평소 배우고 싶었던 악기 연주를 배우고 아마추어 활동을 할 수 있다. 피아니스트 김윤경은 유튜브 채널 ‘김윤경의 소소한 클래식’을 통해 클래식 음악 강의를 하고, 아마추어들의 연주 활동을 지원한다. 김윤경의 사례 역시 유튜브 크리에이터 활동은 취미를 살린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소소한 취미도 잘 살리면 소득이 생긴다. 글쓰기에 소질이 있다면 시니어 작가가 될 수 있다. 작가가 되기에 늦은 나이란 없기 때문이다. 중앙지와 지방지, 종교지 등 13개 신문의 ‘2023년 신춘문예’ 당선자들을 보면, 전체 당선자 96명 중 40대 이상이 38명이었다.(40대 12명, 50대 이상 26명) 신춘문예 최고령 당선자는 68세의 노수옥 씨로 그는 ‘광남일보’ 시 부문에 당선됐다.
신춘문예를 통한 등단이 아니어도 온라인상에 글을 쓸 수 있는 창구가 많이 형성돼 있다. 블로그 마케팅으로 수입을 거둘 수 있고, 브런치에 글을 쓰면 작가가 되고 책도 낼 수 있다. 시니어를 대상으로 하는 각종 글짓기 대회도 많은 상황이다. 본지 ‘브라보 마이 라이프’ 역시 ‘시니어 신춘문예 공모전’을 열어 시니어 작가를 응원하고 있다.
자연과 함께하는 취미 살리기
나이가 들수록 초록초록한 풍경의 자연이 좋아진다. 자연을 느끼며 가벼운 산책이라도 운동을 하면 심신이 건강해지기 마련이다. 2017년 영국 요크대학교 환경연구소 연구팀은 ‘녹지 공간이 노인의 정신적 웰빙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밝히기도 했다.
단순히 걷기부터 등산, 트레킹까지, 숲에서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취미는 직업과 연결될 수 있다. 숲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알고 보면 무궁무진하다. 2018년 당시 김재현 산림청장은 ‘숲에서 일하는 100가지 방법’ 안내서를 내기도 했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취미 기반 직업은 ‘숲해설가’다. 자신이 좋아하는 숲을 거닐면서 소득도 벌 수 있다. 자연휴양림, 수목원, 도시 숲 등에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해설하고 체험 활동을 돕는 일을 한다. 산림교육 전문가 양성기관에서 일정 시간 교육을 이수하면, 평가를 거쳐 산림청장으로부터 자격을 부여받는다.
2020년 한국갤럽이 추적 조사한 결과,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취미는 등산이었다. 무려 20년 동안 등산은 부동의 1위였다. 등산을 즐기는 젊은 세대가 늘어나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등산을 가장 즐기는 세대는 중장년층이라고 할 수 있다.
등산을 즐기는 중장년이라면 ‘산악전문지도사’를 업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산악전문지도사는 산악 안전사고 예방 및 대응, 전문 등반(암·빙벽 등반) 안내, 안전한 산행 가이드 등 올바른 산행 문화를 선도하는 전문 인력을 말한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에서 민간 자격을 발급하며, 2019년에 처음으로 도입됐다.
숲과 관련된 직업이라고 해서 꼭 활동적이지 않아도 괜찮다. 손재주가 있는 사람이라면 목공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주관하는 목공예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좋다. 목공예 제작 및 판매 업체, 인테리어 업체에 취업할 수 있고, 개인 공방을 운영할 수도 있다.
◇걷기 취미 살려 걷기 강사 된 박미애 씨
“살기 위해 걷기 시작, 행복 전파하고파”
“저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일 하루에 10㎞를 걸어요.”
일상에서 매일 하는 걷기는 취미를 넘어 직업이 될 수 있다. 걷기 전문가가 되면 소득 창출이 가능하다. 부산에 사는 걷기 강사 박미애(62) 씨는 이 사실을 몸소 입증한다.
박미애 씨는 한국걷기 그랜드슬램을 3회나 달성했다. 한국걷기 그랜드슬램 워커는 1년 내에 장거리 대회 4개, 총 521㎞를 완보한 자를 말한다. 박미애 씨는 “중학생 때부터 걷기는 내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걷기는 힐링’이라는 사실은 결혼 후에 깨달았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았는데요. 시어머니는 대장암, 시아버지는 치매에 걸리셨어요. 매일 간호하며 사는 삶이 너무 팍팍했죠. 또 공부를 잘해서 외고에 3년 장학생으로 진학한 아들이 갑자기 일반 고등학교에 가겠다고 하는 거예요. 그렇게 가정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걸었습니다. 한참 걷고 나면 모든 고민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났죠.”
본격적으로 걷기 전문가가 된 것은 2017년이다. 당시 그의 나이는 56세였다.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재단에서 주최한 ‘해안누리길 종주 대회’에 참여, 8일간 160㎞ 종주에 성공했다. 걷기에 일가견 있는 사람들과 같이 걸으면서 박미애 씨는 ‘나도 잘 걷는 편이구나’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후 모임 ‘청춘 도다리’ 강연을 시작으로 여러 군데에서 강연하면서 박미애 씨는 걷기 강사로 자리를 잡아갔다. 그러면서 걷기 지도사 자격증 1·2급도 취득했다. 민간 자격증으로, 2급은 16시간 교육을 통해 쉽게 취득할 수 있다. 경력이 있어야 자격이 되는 1급은 전문성을 입증한다고 할 수 있다.
박미애 씨는 강사로 일하면서 걷기의 기쁨을 전파한다는 사실에 행복했단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이에 그는 2020년 동서대학교 미래커리어대학 시니어운동처방학과에 진학했다.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는 박미애 학생은 학교에서 이미 유명인사다.
“걷기에 관심이 많고 실천하고 있는 시니어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들 충분히 강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누구나 좋은 강사가 되는 것은 아니에요. 인체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사람들의 걸음걸이만 봐도 건강 문제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걷기 강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나중에는 걷기 학교 설립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박미애 씨는 걷기가 건강한 삶을 가능케 해준다며, “걷기가 나를 살리고, 우리 가족도 살렸다”고 표현했다. 3년 전 유방암 진단을 받은 동생에게 박미애 씨는 100㎞를 걷게 했다고. 걷기의 긍정적인 효과를 느낀 동생은 건강을 되찾은 현재도 매일 10㎞씩 걷는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박미애 씨의 남편이 척수 손상으로 6개월 동안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 박미애 씨는 남편을 간호하면서도 매일 걸었고,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 ‘걷기’라는 취미가 불러온 긍정적인 나비 효과에 그는 오늘도 행복을 느낀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굉장히 좋았던 순간도 있었고 나락으로 떨어진 순간도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저는 걷기 덕에 힘을 낼 수 있었어요. 나이 들면서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이 많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여러분의 행복한 삶을 응원합니다!”
고령 인구 증가로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연금 시장 개편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퇴직연금 제도를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나누고,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등 퇴직연금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퇴직연금의 약 90%가 원리금 보장 상품에 방치돼 수익률이 연 1% 수준에 그쳐 노후 소득으로는 턱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적연금 고갈 이슈가 매년 쏟아지는 지금, 사적연금을 어떻게 굴릴지 고민해야 한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기획 시리즈 [연금 가이드]를 통해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을 더 깊이 있게 다뤄보고자 한다.
지난해 7월부터 디폴트 옵션이 도입되면서, TDF(타깃데이트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는 TDF 열풍이 불고 있다는 시장 분석도 나온다. 연금 자금들이 원리금 보장형에서 수익률이 높은 실적 배당형으로 옮겨가는 ‘자금 이동’(머니 무브)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TDF가 무엇인지, 내 연금 자산에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살펴보자.
생애주기에 맞춘 투자 상품 TDF
TDF는 Target Date Fund의 줄임말이다. 생애주기 펀드라고도 한다. 보통은 은퇴 시기에 맞춰 자산 배분 비율을 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청년기에는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비율을 높이고, 은퇴 시점이 가까워지면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는 방식이다. TDF의 가장 큰 장점은 초기 설정에 따라 생애 주기에 맞춰 투자 상품을 자동으로 리밸런싱 한다는 점이다.
이 상품에는 뒤에 항상 네 자리 숫자가 붙는다. 2020부터 2050까지 5년 단위의 숫자가 붙는다. TDF2045라면 2045년 은퇴를 가정해 그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2023년 시점에서 보자면 앞으로 22년 정도 은퇴가 남았기 때문에 주식과 같이 위험성은 있지만 수익률은 높을 수 있는 상품군에 투자 비중을 늘렸다가, 2045년이 가까워질수록 채권과 같은 안정성이 높은 상품으로 갈아탄다.
상품을 고를 때는 보통 나의 은퇴 시기에 맞춰 숫자를 고른다. 내가 1974년생이고, 55세에 은퇴할 계획이라면, 태어난 연도+은퇴 예정 나이(1974+55=2029)로 계산한다. 2029이니 TDF2030 상품을 고를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내 은퇴 시기에 맞춰 투자해야 하는 건 아니다.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서 2045년 은퇴지만,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싶다면 TDF2030 상품에 투자할 수도 있다. 2023년 기준으로 7년 정도가 남았기 때문에 안정적인 방향으로 매년 포트폴리오가 바뀔 것이기 때문. 반면 2035년 은퇴인데 조금 더 수익률을 높이고 싶다면 2045 상품에 투자해도 된다. 2023년 기준으로 22년이 남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은 상품 위주로 구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상승곡선 타는 TDF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의 ‘TDF 성장 및 운용성과 분석’에 따르면 TDF로 운용되는 연금 자산은 2023년 1분기 기준 10조 원을 돌파했다. TDF는 2016년 처음으로 국내에 도입됐다. 2020년 말 기준으로는 약 5조 원 수준이었으나 약 2년 만에 두 배가 된 셈이다.
TDF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대표적 실적배당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여러 실적배당상품 중 TDF 적립금은 20%를 차지한다. 2018년~2021년 퇴직연금 내 TDF 적립금은 매년 2배 이상 증가했으며, 2023년 1분기에도 성장세를 보인다. 금투협에 따르면 TDF에 유입된 전체 순자산에서 연금 비중은 9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이 73.7%, 개인연금이 18.6%를 차지한다.
TDF 상품은 총 19개 운용사가 총 146개의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TDF2025와 TDF2030의 순자산이 각 22.2%, 20.4%를 차지했으며, 이어 TDF2045가 16.8% 수준이었다.
금투협은 보고서에서 “TDF 상품별 비중이 쌍봉형 분포를 보여, 은퇴 시점만 고려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투자 성향에 따른 선택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양한 투자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분석했다.
TDF는 해외주식형 펀드와 국내채권형 펀드 사이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증시 상승기에는 글로벌 주요 지수를 추종해 수익을 실현하고, 주가 하락기에는 손실을 일부 방어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투자는 어떻게?
TDF가 어떤 상품 위주로 투자하는지를 봐야 한다. 액티브형 TDF는 시장지수 이상의 수익을 추구한다. 따라서 주식과 채권을 적극 편입하고 기대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반면 패시브형은 시장지수만큼의 수익을 추구한다. 따라서 ETF와 인덱스펀드를 주로 활용한다. 증시가 좋다면 패시브 TDF가 유리하지만,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는 액티브TDF가 유리할 수 있다.
또한 목표 시점 이후에 자산 배분이 어떻게 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목표 시점까지만 주식 비중을 줄이다가 목표 시점이 지나면 낮은 주식 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있고, 주식 비중이 높은 상태에서 목표 시점까지 점차 줄이다가, 목표 시점 이후에도 계속해서 줄여나가는 방법이 있다.
따라서 TDF 상품을 고를 때는 다음과 같은 단계로 우선 원하는 바를 생각해둬야 한다. 나의 은퇴 시점이 얼마나 남았으며, 원하는 수익률은 얼마이고, 은퇴자금 수령 방식은 어떻게 할 건지 나만의 기준을 세워둬야 한다. 아래는 예시다.
STEP 1 현재 나의 나이는 40세이고, 은퇴 예상 나이는 60세이다.
STEP 2 TDF 투자를 통해 원하는 기대 수익률은 연 5%이다.
STEP 3 나는 은퇴 후 일시금으로 받을 것이다. 혹은 은퇴 후 30년 동안 월 30만 원을 받고 싶다.
위의 기준을 정했다면, 은퇴까지 공격적으로 연금을 운용하고 싶은지, 수익을 내되 안정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지 나의 성향까지 고민해보면 좋다.
주의해야 할 점 세 가지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TDF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할 것으로 봤다. 너무 위험하지 않으면서도 원금 이상의 이자를 내고자 하는 은퇴자금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 7월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사전 지정 운용 제도)이 본격 도입되면서, TDF 상품을 선택해 유입되는 자금들도 있을 예정이다. 그만큼 상품도 더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TDF를 고를 때에는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첫째, 멀리 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TDF는 연금형 상품이기 때문에 장기 투자 상품이다. 따라서 단기에는 최근처럼 경기 상황으로 주식 시장이 좋지 않거나,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내려갈 때 TDF의 수익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당장에 수익률이 낮다고 해서 상품을 바꾸거나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다만, 처음에 상품을 고를 때 해당 상품이 나온 이후의 누적 수익률을 살펴보도록 하자. 또 같은 목표 시점으로 설정된 펀드끼리의 수익률 비교를 해보는 것도 좋다. 예를 들면 AATDF2030과 BBTDF2030의 수익률을 비교해 보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TDF가 2016년부터 도입되긴 했지만, 활성화 기간이 짧은 편이므로 최근 3년 이내의 수익률 평균을 보는 것이 좋다.
둘째, 운용사마다 다른 수수료를 잘 봐야 한다. 다른 펀드 상품과 비교하면 수수료가 낮은 편이기도 하고, 운용사끼리 경쟁하면서 수수료는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장기 투자 펀드이기에 투자 기간이 길수록 수수료가 높아진다. 최종 만기 수령 시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운용 보수 수수료와 비슷하거나 거의 차이가 없다면 실질적으로 큰 이익을 얻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내가 원하는 수익률뿐 아니라 운용 보수 비용도 꼭 따져보자.
선취수수료, 후취수수료, 수수료 미징수 등의 상품이 있는데, 운용 기간에 따라서 어떤 때는 수수료 미징수 상품이 저렴해 보이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수수료 선취 상품이 장기로 봤을 때 비용이 낮은 때도 있다. 내가 가입하고자 하는 상품의 운용 기간과 보수를 꼭 꼼꼼하게 비교해야 하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내 생애 주기에서 어느 시점에 목돈이 필요할지도 예상해보자. 앞서 자신이 원하는 방법에 따라 꼭 은퇴 시점에 맞춘 상품을 고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2030년 은퇴를 앞두고 있고, 은퇴 후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해 은퇴 자금과 목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2023년 현재로써는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원해 2045년 TDF 상품에 가입했다고 가정하자. 2030년에 가서 TDF 상품을 중도 해지하게 될 경우,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TDF가 장기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중도 해지 시점의 수수료가 크면 실질적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TDF상품을 운용할 때도 일시금을 넣어 짧게 운용할 것인지, 매월 10만 원 씩 넣으면서 오래도록 운용할 것인지 자신의 상황에 맞는 상품을 고를 필요가 있다.
투자상품이기에 초기 TDF 상품 선택 과정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들이 있지만, 이후에는 전문가들이 생애주기에 맞춰 자동 리밸런싱을 해준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인 포인트다. 잠자고 있는 은퇴연금이 자동으로 굴러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TDF 상품을 잘 활용해보자.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준범 교수, 심장내과 김대희 교수팀이 연령에 따른 효과적인 인공판막 선택 국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심장혈관흉부외과 김준범 교수, 심장내과 김대희 교수팀이 심장판막 치환술을 받은 2만 4천여 명의 나이와 판막 유형에 따른 생존율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대동맥판막 치환술의 경우 65세 미만, 승모판막 치환술의 경우 70세 미만일 경우 조직판막보다 기계판막을 사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라고 8일 밝혔다.
심장판막은 혈액이 한 방향으로 일정하게 흐르도록 도와주는 얇은 막이다. 노화, 염증 혹은 선천적 기형 등으로 판막이 원활하게 개폐되지 않으면 호흡곤란, 가슴 통증, 실신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방치할 경우 폐부종, 심정지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 위험이 높아져 기존 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심장판막 치환술이 시행된다. 주로 혈액의 압력이 강한 대동맥판막과 승모판막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때 고령일수록 금속으로 만든 기계판막보다 생체 조직으로 만든 조직판막이 더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었지만, 연령에 따라 어떤 인공판막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에 관한 국내 가이드라인이 없었다. 이번 연구는 국내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된 만큼 인공판막 선택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공판막은 기계판막이나 조직판막 중 환자의 나이나 성별 및 상태에 따라 선택하는데, 기계판막은 한 번 시술하면 반영구적이지만 혈전 위험이 있어 항응고제 복용이 필요하다. 조직판막은 항응고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15~20년 정도의 조직판막 수명 때문에 재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대개 젊은 연령대의 환자는 기계판막을, 고령의 경우에는 조직판막을 사용하지만, 이를 구분하는 연령의 기준점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해외 데이터이기 때문에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활용해 2003년부터 2018년까지 심장판막 치환술을 받은 환자 2만 4,375명의 나이와 인공판막 종류에 따른 사망 위험을 비교 분석했다. 사망 위험은 인공판막 이외의 특성을 비슷하게 보정하는 역확률 치료가중치를 적용해 위험비를 통계적으로 산출했다.
우선 대동맥판막 치환술을 받은 환자를 연령대별로 판막 종류에 따른 사망 위험을 분석한 결과, 조직판막 환자가 기계판막 환자에 비해 40~54세에서는 사망 위험이 2.18배, 55~64세에서는 1.29배 높았다. 반면 65세 이후부터는 조직판막 환자가 기계판막 환자에 비해 사망 위험이 약 1.23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승모판막 치환술의 경우 조직판막 환자가 기계판막 환자에 비해 55~69세에서는 사망 위험이 1.22배 높았다. 대동맥판막과 승모판막 모두 치환한 환자의 경우 조직판막 환자가 기계판막 환자에 비해 55~64세에서는 사망 위험이 2.02배 높았다.
김준범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심장판막 치환술에서 어떤 인공판막을 사용할지 결정하는 건 매우 중요하면서도 까다로웠지만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가 없었다”며 “인공판막 선택의 국내 연령 기준이 서구의 기준보다 약 5~10세 높은 만큼, 국내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심장판막 질환자들을 더욱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대희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발표된 첫 심장판막 관련 연구다. 이외 진행 중인 여러 건의 연구를 통해 향후 우리나라 환자의 인공판막 선택 기준에 대한 보다 정밀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인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피인용 지수 13.360)에 최근 게재됐다.
‘지역 문화유산 순례기’는 한국문화원연합회의 후원으로 제작됩니다. 다양한 지역 문화유산을 만날 수 있는 지역N문화는 한국문화원연합회와 지역문화원이 함께 발굴한 다양한 지역 이야기를 서비스하는 지역문화포털입니다. 기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지역N문화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길 위에서 우연히 만난 보성 사람이 잘라 말한다. “보성군이야말로 남도 여행 1번지이지!” 볼 것도 즐길 것도 먹을 것도 기억에 남을 것도 숱하다는 얘기다. 자세한 내용이야 캐묻지 않아도 알겠다. 주마간산식으로나마 예전에 보성 땅을 훑고 다닌 적이 있었는데, 풍경도 풍물도 역사도 문화도 개성이 있어 오래가는 여운을 남겨준 게 아닌가. 하오의 해변에 앉아 멍 때리며 바라본 바다에 일렁이던 붉은 윤슬을 잊을 수 없다. 찰나의 잔물결에 불과한 삶의 눈부신 슬픔을 환기시켜 죽비처럼 가슴을 쳤으니. 해서 내겐 그날의 윤슬이 보성 최고의 명장면으로 새겨졌지만, 여행자의 눈과 감성을 일깨우는 이 고장의 명소는 손가락으로 일일이 꼽기가 부족할 지경으로 즐비하다. 오늘은 건축문화유산을 답사할 참이다.
보성여관을 찾아간다. 벌교읍 다운타운 중심지에 있다. 일제강점기였던 1935년에 한국인 강활암(姜活岩)이 지은 일본식 목조건물이다. 그 시절 지방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대형 여관이었다. 건물 7채에 방이 13개나 됐다. 요즘으로 치면 5성급 호텔? 이렇게 화려한 여관이 어떤 연유로 남도 끝자락 포구 벌교에 들어서게 됐을까?
당시 벌교는 상업과 교통의 요충이었다. 전남의 4대 도시에 들었다고 하니 기세를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벌교의 번성은 일본인들의 거주와 왕래가 잦은 데에서 비롯됐다. 그들은 육상교통과 해상교통의 접점인 벌교의 지리적 이점을 영리하게 간파했다. 전남 내륙의 곡창에서 긁어모은 양곡을 벌교항을 통해 일본으로 운송했다. 즉 식민지 수탈기지의 한 전형이었다. 하루 20여 차례 화물선이 드나들 정도였으니 가혹한 정황이 훤히 비친다. 여하튼 벌교는 인파가 북적이는 도시였다. ‘본정통’이라 부른 신시가지가 형성됐다. 보성여관이 들어선 시대적 배경이 완연하다.
소설 ‘태백산맥’의 남도여관 그곳
보성여관은 건축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인정받아 2004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이후 2012년 복원작업을 통해 옛 모습을 되찾았다. 일본식 건물의 특징인가? 전체적으로 개방적인 느낌을 준다. 건물 전면을 가득 채운 유리문들과, 2층에 줄느런한 창문들이 외부의 햇빛과 거리 풍경을 안으로 끌어들인다. 덕분에 오밀조밀해서 갑갑해 보일 수 있는 내부 구조에 생기가 돋는다. 주로 직선과 사각의 연쇄로 이어진 공간이라는 점도 우리의 전통 건축과 다른 걸 알 만하다. 가늘고 날렵하게 깎아 세운 사각기둥, 널빤지로 마무리한 벽면과 천장, 다다미방, 중정에 조성한 작은 정원…. 곳곳에서 일본식 작풍이 느껴진다. 독특하기론 원래의 용도대로 지금도 여전히 여관과 찻집의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공연장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이기도 하다. 단순히 관람만 할 수 있는 여느 근대 건축유산과 달리 보성여관은 실제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보성여관은 조정래의 밀리언셀러 대하소설 ‘태백산맥’에 ‘남도여관’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조정래는 성장기 한때를 벌교에서 살았다. 벌교의 변천사와 벌교 사람의 희로애락에 밝다. 그래 ‘태백산맥’에 벌교의 지형지물과 풍속과 인물을 끌어들여 리얼하게 묘사하곤 했는데, 보성여관은 그중 한 곳이다. 거장의 소설에 출연한 보성여관의 운세는 별안간 환하게 열려 드라마틱한 상승을 하기에 이르렀다. ‘글 감옥에 갇혀 살면서도 황홀하다’는 조정래의 치열한 문학정신까지 더듬어보게 하는 명소로 부상했으니까. 보성여관만이 아니다. 벌교읍이 통째 ‘태백산맥’의 아우라에 힘입어 활기를 띠게 됐다. 답사객들이 밀려들면서였다. 조정래의 문학 장정과 작품세계를 알아볼 수 있는 ‘태백산맥문학관’이 건립되고, 덩달아 ‘태백산맥 문학기행 코스’도 마련되면서 문예적 공기마저 감도는 곳으로 변했다. 소설 한 편이, 잘 보존된 근대 건축물이, 고즈넉했던 지방 소읍을 생동감 넘치는 문화지구로 바꿔놓은 셈이다.
참 아름다운 숲속의 정자, 열화정
이제 조선 고택을 만나기 위해 강골마을로 접어든다. 보성군 득량면 오봉리에 있다. 강골마을은 원래 바닷가 마을이었다. 마을 뒤편으로는 야트막한 산들이 펼쳐지고, 자연이 연주하는 원초적 선율에 다름 아닌 파도 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리던 곳이었다. 그러다 간척사업으로 바다가 저 멀리로 밀려났다. 하지만 강골마을은 여전히 수려하다. 풍수지리상 길지라고 한다. 그러니 눈 밝은 옛사람들의 정주가 필연이었겠지. 이곳엔 ‘이진래 고택’과 ‘이정래 고택’이 있다. ‘이준회 고택’도 있다. 보성 지역 사대부 가문의 전형적인 건축양식을 구현한 셋 모두 국가지정문화재다.
마을 뒷산 초록 풀숲엔 살포시 감춰진 듯 조붓한 길이 하나 있다. 섬려한 발길을 기다리는 오솔길인가? 바닥에 희고 미끈한 박석들이 깔려 있다. 이윽고 길 끝에서 열화정(悅話亭)이 모습을 드러낸다. 숲속에 묻혀 사는 은자처럼 평온한 정자다. 아름다워 첫눈에 매혹될 수밖에 없는 작은 집이다. 협착한 산골짝에 걸맞은 크기라서 조화롭다. 조선 후기 문신 이진만이 지은 정자로 앞면 4칸, 옆면 2칸의 팔작지붕 집이다. 자연석을 쌓아 올린 기단 위에 사뿐히 올라앉은 정자다. 덤벙 주춧돌 위에 세운 둥근기둥, 누마루와 쪽마루와 툇마루, 기능성을 고려해 배치한 방들, 방과 아궁이를 연결하는 작은 쪽문 등 고수의 배합 솜씨가 능란하다.
숲은 초록 일색이다. 여름으로 가는 나무들이 토하는 저 초록빛 아우성이라니. 실바람 한 뭉텅이에도 서슴없이 설레어 몸을 흔드는 꽃들, 잎사귀들. 식물들의 희열과 자유를 이해할 만하다. 열화정 주인은 이 청산에 묻혀 나무처럼 살고 싶었나? 속세의 탐욕과 광기를 밀어내며? 세상과 절연하고 싶은 심정일 때 의지할 곳은 자연이다.
김현진 보성문화원 원장
‘막걸리 페스티벌’로 한국을 쩡쩡 울려보겠다!
보성은 예로부터 산·바다·호수를 일컫는 3경(三景)과 의향·예향·다향을 뜻하는 3보향(三寶鄕)의 고장이라 불렸다. 김현진 보성문화원 원장에게 보성의 문화에 관해 이모저모 얘기를 청해 들었다.
“먼저 바로잡고 싶은 것이 있다. ‘벌교에 가서 주먹 자랑하지 마라’는 말에 관해서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인데, 보성 땅 벌교가 마치 주먹으로 위세를 떨치는 이들이 많은 고장인 양 엉뚱한 오해를 초래했다. 팩트는 그게 아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 순사가 벌교장에서 아낙을 희롱하는 것을 보고 안규홍 의병장이 일본 순사를 한주먹으로 때려눕힌 사건에서 유래한 말이니까.”
보성은 항일 독립운동을 치열하게 펼친 고장이다. 보성군은 의병장 안규홍의 동상과 ‘황금주먹’ 조형물을 만들어 설치했다. 사실관계를 외부에 알려야 할 필요를 느껴서인 것 같다.
흔히 가치 있는 근대 건축유산들이 속절없이 사라지거나 망가졌다. 반면 보성여관은 원형 훼손 없이 잘 보존됐다. 그 배경이 있다면?
“보성 사람들은 일찍부터 보성여관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인식하고 소중하게 여겼다. 심지어 개발 바람이 거셌던 새마을운동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후 2008년 문화재청이 매입해 관리에 나섬으로써 안전한 보존 조건을 확보하게 되었다.”
지자체마다 문화원의 역할도 그만큼 커졌다. 하지만 사람들은 문화원의 존재감을 실감하지 못한다. 왜 그렇다고 보나?
“아쉬운 대목이다. 문화원은 역사와 전통을 지닌 단체지만 혁신에 소홀하다. 침체를 털어내고 이미지를 제고해야 하는데 잘 구현되지 않고 있다. 문화원은 지역의 문화를 담는 그릇이다. 그렇다면 콘텐츠 개발을 통해 그릇을 채워야 하는데 여전히 구습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다.”
7년째 보성문화원 원장직을 맡고 있다. 그간 거둔 성과를 소개한다면?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프로그램을 새롭게 디자인하고자 노력했다. 내심 전국 최고의 문화원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뛰었다. 그러자 성과가 나오더라. 다양한 문화 테마를 설정, 내실 있는 운영을 하자 주민들이 뜨거운 호응을 보내줬다. 보성문화원은 이미 주민들 속으로 깊숙이 들어간 셈이다. 보성문화원을 통해 문화를 일상적으로 향유하는 주민들이 늘어났다. 청년층의 동참도 적극적이다.”
보성군은 ‘서편제보성소리축제’로 2022년부터 2년 연속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을 받았다. 김 원장은 내년에 흥미로운 축제 하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전국의 모든 막걸리와 국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막걸리 페스티벌’을 열어 ‘한국을 쩡쩡 울려보겠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