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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철의 야생화 포토기행④] 한탄강 '꽃장포' …불면 갈아갈세라, 만지면 터질세라, 가냘픈 풀꽃이 핍니다
- …[김인철의 야생화 포토기행④] 한여름 폭염과 장맛비에도 꽃은 핀다 '한탄강 꽃장포' 불면 날아갈세라 만지면 터질세라 가냘픈 풀꽃이 핍니다. 학명은 Tofieldia nuda Maxim.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한여름 찜통더위에도 꽃은 핍니다. 태풍과 장맛비에도 꽃은 핍니다. 든든한 뒷배를 가진 나무 꽃이 아니라, 불면 날아갈세라 만지면 터질세라 가냘픈 풀꽃이 핍니다. 한탄강변에 피는 꽃장포가 그 주인공입니다. 잎새는 난초의 잎 못지않게 날렵합니다. 청초하고 풍성한 연록색 잎 사이에서 길게 뻗어 나온 꽃대에 촘촘히 달린 순백의 꽃은 단아하기가 소심이니 석란이니 하는 난 꽃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해마다 7월 폭염이 시작되고 태풍과 장맛비로 인해 강물이 불기 시작할 즈음이면 하얀색 꽃무더기가 한여름 밤하늘에 총총히 별이 뜨듯 위험천만한 강원도 철원 한탄강 바위절벽에 어김없이 피어나 숱한 야생화 동호인들을 어서 오라고 유혹합니다. 와서 꽃장포 만나러 오는 바람, 꽃장포 만나고 가는 바람이 전하는 여름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손짓합니다. 한여름 우리 땅에는 꽃장포 외에 숙은꽃장포(사진)와 한라꽃장포 등 모두 세 종류의 꽃장포가 핍니다. 모두 다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식물인데, 숙은꽃장포는 백두산과 가야산 등에, 한라꽃장포는 한라산에서 자생하고 있습니다. 한결같이 높은 산 정상 근처 바위틈에 자라고 있으니, 그야말로 전형적인 북방계 고산식물이라는 뜻입니다. 때문에 현재 꽃장포를 만나는 경기·강원 접경 지역이 꽃장포의 남방한계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백두산 천지 바로 아래 해발 2000m가 넘는 고산평원에서 만난 숙은꽃장포는 꽃장포보다 짧지만 더 굵고 튼실한 꽃대 끝에 붉은색이 감도는 횃불 모양의 꽃송이를 당당하게 곧추세우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야생의 꽃장포, 숙은꽃장포, 한라꽃장포는 희귀 고산식물이어서 만나기 쉽지 않지만, 화원 등지에서 분재로 거래되는 꽃장포는 흔하게 볼 수 있다니 한탄강변 꽃장포도 혹여 수난을 당하기 않을까 심히 우려됩니다. 붓꽃의 일종으로 잘 알려진 꽃창포는 이름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식물입니다. Where is it? 경기도 연천, 강원도 양구·화천 등 휴전선 인근의 내륙 골짜기나 냇가에 핀다고 하는데, 현재까지 전해지는 자생지는 철원의 한탄강변이 거의 유일하다. 꽃 피는 시기가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장맛비가 내리는 7~8월로, 강물이 불어나면 위험하다. 실제 폭우로 물이 불면 접근이 차단되기도 한다. 한국전쟁 전 북한이 공사를 시작해 전후 남한이 완공했다는 교각인 승일교(사진)로부터 한탄강을 따라 100m쯤 북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강기슭 바위틈에서 만날 수 있다. 강변을 따라가다 보면 또 다른 여름 꽃인 물레나물(사진)과 패랭이꽃(사진) 이 무더기무더기 활짝 핀 것도 볼 수 있다. 전문위원/야생화 칼럼니스트│김인철 서울신문 기자로 29년 일했다. '김인철의 야생화산책(ickim.blog.seoul.co.kr)'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야생화 화첩기행'(푸른 행복) 저자
- 2014-08-1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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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철의 야생화 포토기행⑤] 솔나리 "한 여름 이글거리는 태양처럼 온 몸을 불살라 붉게 타오릅니다"
- 학명은 Lilium cernuum Kom.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여름은 젊음의 계절~ 여름은 사랑의 계절~” 1970년대 말 한 가요제에서 발표돼 지금도 여름철이면 많은 이들이 흥얼거리는 노랫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여름은 빨갛게 뜨겁게 이글거리는 태양을 닮은, 젊음의 계절입니다. 그런데 야생화 중에도 작열하는 태양을 닮은 듯 붉은색으로 타오르는 꽃이 있습니다. 바로 여러 종류의 나리꽃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겨울이 지나간 자리 봄이 잠시 머물렀다가 여름에 바통을 넘길 즈음, 하늘나리가 하늘을 향해 고개를 치켜들고 태양과 맞잡이 할 듯 당당하게 피어나며 첫 테이프를 끊습니다. 고개를 중간쯤 들고 선 털중나리가 뒤를 잇고, 연이어 말나리(사진)·하늘말나리·참나리가 서로 뒤질세라 꽃망울을 터뜨립니다. 그 뒤엔 땅나리가 하늘나리와는 정반대로 고개를 숙인 채 한사코 땅만 바라보며 진한 황토색 꽃을 피웁니다. 하늘나리로부터 땅나리까지 여러 종류의 나리꽃들이 그리 드물지 않게, 또한 그리 흔하지도 않게 전국의 산과 들에서 쉼 없이 피고 지고 피고 지면서 사람들이 나리꽃에 다소 식상해할 즈음, 깊고 높은 산 등성이에선 저간의 나리꽃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솔나리가 고고성을 울리며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선홍빛 붉은색도 아니고 짙은 주황색도 아닌 연분홍색의 솔나리. 맑고 밝아서 마치 실핏줄이 보일 듯 투명한 색감의 솔나리가 피어납니다. 게다가 도도하기가 구중궁궐의 공주마마 못지않아, 한여름 뙤약볕이 내리쬐는 가운데 한 바가지 땀을 흘리지 않는 자에겐 결코 얼굴을 내비치지 않습니다. 차로 손쉽게 닿을 수 있는 야트막한 저지대에선 좀체 자라지 않아, 그 어느 자생지이건 산등성이까지 올라야 만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경남 함양의 남덕유산 정상에 오르면 산이 산을 껴안고 봉우리가 봉우리를 감싸 안은 백두대간의 아스라한 파노라마를 굽어보는 솔나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남덕유의 산등성이에 고고하게 피어난 솔나리 옆에 나란히 앉아 백두대간 침봉들을 바라보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신선의 경지를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잎이 솔잎을 닮았다고 솔나리라고 하는데, 아예 솔잎나리라는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Where is it? 강원도 홍천의 운무산과 삼척의 석개재, 충북 괴산의 이만봉, 경남 합천의 가야산과 함양의 남덕유산 등이 솔나리 자생지로 야생화 동호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그 중 경남 함양과 거창, 전북 장수 등 3개 군의 경계에 있는 높이 1507m의 남덕유산 솔나리가, 백두대간 연봉들을 굽어보는 장쾌한 조망으로 그림 같은 사진을 담을 수 있는 최고의 탐사지로 꼽힌다. 북으로는 덕유산, 남으로는 멀리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한복판에 서있는 남덕유산에 오르는 길은 여럿이나, 함양군 서상면 상남리 영각사 바로 밑에서 시작되는 등산로가 가장 간편하다. 삼복더위에 1시간 반 정도 걸리는 된비알이 결코 손쉽지는 않지만, 오르는 내내 하늘이 내준 귀한 약재라는 천마(사진)를 비롯해 말나리(사진), 참바위취(사진), 산오이풀(사진), 구름체꽃(사진), 원추리(사진) 은꿩의다리, 돌양지꽃, 바위채송화, 흰여로 등 다양한 야생화를 만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산등성이에서 정상까지 간간이 철제 계단이 이어지는데, 그 중간 능선 곳곳에서 솔나리를 만날 수 있다. 전문위원/야생화 칼럼니스트│김인철 서울신문 기자로 29년 일했다. '김인철의 야생화산책(ickim.blog.seoul.co.kr)'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야생화 화첩기행'(푸른 행복) 저자
- 2014-08-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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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야생화의 극치미를 사진으로 형상화하다" 김인철의 '야생화 화첩기행' 출간
- 국내 대표 야생화 200여 종의 모습을 담아낸 사진집이 나왔다. 지난 31일 발행된 ‘야생화 화첩기행(김인철 지음, 푸른행복출판사)’가 ‘야생화의 극치미를 사진으로 형상화한 작품집’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눈길을 끌고 있다. 야생화의 혁명, 생태 정보와 특징뿐만 아니라 그 유래와 이야기까지 소개해 볼거리와 읽을거리가 풍성하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국내 대표 야생화 149종을 비롯해 멸종위기종, 희귀식물, 특산식물 51종을 함께 소개한다. 월별로 구분해 야생화의 자생지와 사진마다 셔터 속도·노출값 등 촬영 정보까지 상세하게 담아 야생화 촬영 시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손대지 않은 자연 상태의 우리 야생화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줌으로써 왜 우리의 자생식물을 보호하고, 자생지를 보전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아울러 학생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 등 남녀노소 모두가 산과 들의 자연생태를 이해하고, 우리 자생식물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는 ‘우리 꽃 교과서’라 하겠다. 2월부터 10월까지 무거운 사진 장비를 짊어지고 다니며 찍은 수십만 장의 사진 가운데 한 폭의 그림 같은 장면들만을 추려냈다. 굽이쳐 흐르는 동강을 굽어보는 절벽위의 동강할미꽃, 설악산 여심폭포 절벽에서 만난 금강초롱꽃, 백두대간 연봉을 굽어보는 솔나리 등 야생화와 자연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사진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저자는 "야생화를 만나는 일이 상처 입고 병든 마음과 영혼을 달래는, 이른바 힐링"이라며 "너도 나도 힐링을 말하는 시대, 우리의 산과 들에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야생화들을 통해 마음의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신문기자로 29년간 활동했던 그는 2008년부터 ‘김인철의 야생화 산책’(http://ickim.blog.seoul.co.kr)을 운영하며, 올해 6월부터는 격주간지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 ‘김인철의 야생화 포토기행’을 연재 중이다.
- 2014-08-0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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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철의 야생화 포토기행 ③] 민족의 성산 백두산 고산식물의 대표 '두메양귀비'
- 학명은 Papaver radicatum var. pseudoradicatum (Kitag.) Kitag. 우리 민족의 성산(聖山)으로 불리어온 백두산. 까마득한 옛날부터 국토와 민족과 국가의 시원(始原)으로 숭상 받아온 백두산은 식물학에 있어서도 이미 사라졌거나 사라져가고 있는 한반도내 북방계 식물의 고향과도 같은 곳으로 막중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 옛날 빙하기 때 백두대간을 타고 저 멀리 제주도까지 밀고 내려갔던 북방계 식물들이 후빙기 이후 기온이 상승하면서 점차 절멸해가고 있는 가운데 높이 2750m의 백두산은 한반도에 뿌리 내렸던 북방계 식물들의 마지막 안식처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발 2500m를 넘는 봉우리만 16개에 이르는 백두산에는 2300종이 넘는 식물들이 서식하는데, 특히 해발 2000m 안팎의 고산 지대에는 두메양귀비를 비롯해 두메자운, 바위구절초, 노랑만병초, 가솔송, 좀참꽃나무, 구름범의귀, 돌꽃 등 북방계 식물의 특성을 가진 300여 종의 야생화들이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무더기 무더기로 피어납니다. 이렇듯 한반도 북방계 식물의 고향, 희귀 야생화 및 고산식물의 보고인 백두산은 그러나 5월 말에야 기온이 0도로 올라가 8월 중순이면 다시 영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그야말로 6~8월 3개월 짧은 기간에 모든 꽃들이 한꺼번에 피었다가 지는 특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연히 백두산 꽃 탐사도 대략 6월 초부터 8월 중순까지 단기간에만 가능합니다. 그런데 해발 3000m에 이르는 고산지대인 만큼 여름철 수시로 비가 오거나 바람이 강하게 부는 악천후 때문에 천상의 화원이 펼쳐지는 산정 부근까지 접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남한에서는 만날 수 없는 두메양귀비는 이른바 백두산 고산지대 평원에서 자라는 대표적인 고산식물의 하나로 꼽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백두산 중턱 수목한계선을 지나면 나타나는 고산 평원지대에서부터 눈에 띄기 시작해 천지 주변 큰 바위와 자잘한 돌, 흙이 뒤섞인 벼랑 끝에 이르기까지 많은 곳에서 무더기로 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꼭 1년 전인 지난해 7월초 갑작스런 폭풍우로 산문이 폐쇄되는 바람에 이튿날 겨우 오른 백두산 천지 바로 아래서 만난 두메양귀비는 모처럼 활짝 벗겨진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연노랑 꽃잎을 살랑거리며 ‘한여름 밤의 꿈’ 같은 황홀경을 선사하더군요. 양귀비과의 두해살이 유독성 식물인 두메양귀비의 ‘두메’는 이른바 두메산골의 두메에서 따온 접두어가 맞습니다. 그러나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깊은 산골이나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변두리”라는 두메의 사전적 의미를 넘어, 그야말로 심심산천에 피는 꽃, 백두산 정도는 되는 오지나 높은 산에 피는 꽃들에 붙는 단어입니다. 두메자운, 두메양지꽃, 두메애기풀도 마찬가지입니다. 백두산의 모든 꽃들은 고산지대 특유의 강풍에 살아남기 위해 저마다 필사의 노력을 하는데, 두메양귀비의 경우 바람의 반대 방향으로 꽃잎을 돌리며 꽃술과 꽃가루를 지켜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고 합니다. “아~ 우리 동네 공원에서 본 꽃과 닮았네!” 누군가 두메양귀비를 보면서 이런 말을 하시더군요. 동네 화단에 심어진 꽃양귀비가 두메양귀비를 닮았다는 이야기인데 “그런 섭한 말씀 마세요. 원조 양귀비더러 ‘꽃양귀비’를 닮았다고 하면 듣는 두메양귀비가 서운해 합니다” 하지만 꽃양귀비와 달리 정말 ‘아편’의 원료가 되는 유독성 식물이 바로 두메양귀비입니다. *Where is it? 현재 백두산 야생화 탐사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 남과 북의 통로가 막혔으니 중국을 통해 가는 수 밖에 없다. 중국명 ‘장백산’으로 불리는 백두산에 오르는 길은 세 개. 북백두(북파), 서백두(서파), 남백두(남파) 등 세 개 코스를 이용해 정상의 천지까지 오른 뒤 주변 고원지에 펼쳐진 꽃밭을 살피면 된다. 다만 최근 북백두 부근 달문이나 서백두의 장백폭포, 소천지, 지하삼림 등 중요 탐방지에 대한 통제가 심해 야생화 탐사가 예전처럼 수월하지가 않다. 사진의 두메양귀비는 북백두의 천문봉 아래 주자창 부근 초원에서 담았다. 기상대에서 숙박한 뒤 새벽 천지가 열리는 것을 보고 내려와 아침 햇살에 찬란하게 빛나는 두메양귀비를 보았다. 전문위원/야생화 칼럼니스트│김인철 서울신문 기자로 29년 일했다/ '김인철의 야생화산책(ickim.blog.seoul.co.kr)'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 2014-07-2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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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아래 도시 태백, 힐링 여행지로 컴백
- 도시 자체로 피서지인 동네가 있다. 평균해발고도 800m. 하늘 아래 동네 태백이다. 한 여름 평균온도도 19도를 넘지 않아 시원함이 옷깃에 스민다. 석탄도시 태백의 모습은 지워진지 오래. 이제 태백으로의 여름 여행은 한 폭의 풍경 스케치라 할 만하다. 백두대간의 허리. 대한민국의 마지막 청정지대. 올 여름 숨 가쁜 삶 속에 진이 빠진 당신께 자연이 주는 놀라운 치유 에너지를 스스로 선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시니어의, 시니어에 의한, 시니어를 위한’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25000원 당일치기 태백 풍경 여행 코스를 추천한다. 아침에 서울 시청과 잠실에서 출발해 태백의 상장동 벽화마을,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를 둘러보고 검룡소에서 트래킹하는 코스다. 서울을 떠나 가장 먼저 들르는 곳. 태백 상장도 벽화마을. 이곳은 옛 탄광도시 태백을 모티브로 했다. 탄광촌 주민들의 애환과 추억, 에피소드를 벽화로 그려 지금은 태백 여행의 필수 코스가 되었다. 점심은 황지동 태백한우 직판장에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청정고원지대에서 키워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태백 한우. 한우육회, 한우구이, 곰취냉면 등 그 메뉴도 다양하다. 주변식당을 자유롭게 선택해 입과 배를 즐겁게 하면 된다. 한우로 두둑해진 배를 만지며 식후경을 하는 곳은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다. 백두산에서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중심에 위치한 매봉산(1303m). 해발고도가 높아 ‘배추고도’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능선에 드넓게 펼쳐진 배추밭 사이로 7개의 풍력발전기(대형 바람개비), 바람의 언덕, 빨간 풍차가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매봉산 고랭지 배추밭은 전국 4개 고랭지 배추밭중 하나로 초록의 향연과 하얀 바람개비가 어울려 한 폭의 풍경화를 그려 놓은 듯하다. 마지막은 검룡소 오솔길을 걸으며 자연치유로 마무리다. 검룡소 주차장에서 검룡소까지 약 1.3km의 이어진 흙길과 나무터널 숲길, 그리고 그 속에 드리워진 갖가지 야생화가 뼛속까지 상쾌함을 전해준다. 2010년 국가 지정문화재 ‘명승 제73호’로 지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문의: 투어2000. 02-2021-2070
- 2014-06-3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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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철의 야생화 포토기행 ②]접경지대 야생화 탐사의 백미… 고대산 칼바위 능선 ‘자주꿩의다리
- 산 타기 좋은 계절입니다. 곧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고 너도나도 산으로 들로, 강으로 바다로 자기만의 휴식처를 찾아 떠나게 됩니다.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올해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설악산과 동해 바다를 찾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엄청난 교통 체증에 오고가는 길 오히려 심신이 피로하고 짜증나는 고통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 자주꿩의다리 : 학명 Thalictrum uchiyamai Nakai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 이미 지난 6월 초 연휴 당시 많은 이들이 서울 등 수도권에서 보통 1~2시간 걸리는 거리를 가는 데 네다섯 시간 이상 소요되는 교통 대란을 체험했습니다. 그래서 대안을 제시합니다. 자유로와 제2자유로를 따라 경기, 강원 북부의 산과 들과 강으로 쾌적한 휴식처를 찾아 떠날 것을 제안합니다. 그곳에는 고대산과 금학산, 광덕산, 국만봉, 명성산, 명지산, 천마산,화악산 등 크고 작은 명산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그 어느 곳보다 한적한 산행을 보장할 것입니다. 특히 그 산들은 손때 덜 묻은 야생화의 보고로서, 하늘나리와 털중나리 등 각종 나리꽃은 물론 돌양지꽃과 산수국, 동자꽃 등 각양각색의 여름 꽃들을 만나는 각별한 기쁨을 안겨줄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고대산 칼바위 능선에서 만나는 자주꿩의다리 군락은 그 어느 곳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장쾌한 풍광을 함께 선사합니다. 경기도 연천군 신탄리에 위치한 고대산은 등산이 허용된 남한 내 최북단 산입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민통선에서 가장 가까운 산이라는 뜻입니다. 이 산 정상 고대상(해발 832m) 턱밑 사방을 두루 조망할 수 있는 바위 능선에 자생하며, 북으로 철원평야와 6.25전쟁 당시 격전지였던 백마고지 등 접경 지대를 굽어보는 자주꿩의다리를 만나는 것은 이 시기 이 일대 야생화 탐사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남으로는 금학산과 지장봉, 북대산과 향로봉까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숱한 세월 분단의 현장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자주꿩의다리가 반목과 갈등, 대립과 적대감을 떨쳐내고 어서 빨리 통일을 달성하라고 채근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산꿩의다리, 금꿩의다리, 은꿩의다리, 연잎꿩의다리 등 여러 꿩의다리속 가운데 자주꿩의다리는 유독 높은 산 정산 가까이 바위틈 등 척박한 환경에서 자생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꿩의다리속의 다른 종들에 비해 키가 50cm 안팎으로 비교적 작습니다. 6월에서 8월 사이 한여름 폭죽이 터지듯 자잘하고 다닥다닥 붙은 원뿔 모양으로 피는 꽃은 전체적으로 흰빛이 도는 자주색을 띤다고 해서 자주꿩의다리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방망이 형태의 연한 자주색 수술은 많은 경우 한 송이에 40~50개가 부채살 퍼지듯 달리는 등 그 수가 매우 많지 만, 암술은 3~5개로 길이가 짧고 통통합니다. 보통 전국 어느 산에서나 높고 깊지 않은 숲에서 흔히 만나는 것은 그냥 꿩의다리 또는 산꿩의다리인데, 키가 1m 이상으로 비교적 크고 흰색의 꽃이 자잘하고 풍성하게 달립니다. 충청도 이남의 산에서는 자주꿩의다리와 비슷하지만 키가 더 크고 잎과 꽃이 더 엉성해 보이는 은꿩의다리가 자생합니다. 특히 꽃대 등 줄기의 색이 자주꿩의다리는 진한 자주색, 은꿩의다리는 녹색으로 차이가 납니다. 수술도 은꿩의다리가 더 가늘고 길어 보입니다. 자주꿩의다리를 만난 날 고대산 산행에서 돌양지꽃과 노루발풀, 산골무꽃, 털중나리도 함께 만났습니다. Where is it? 높은 산, 그중에서도 척박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생태 특성상 바위가 많은 산등성이에 가야 만날 수 있다. 다른 말로 땀을 흘리고 산정 가까이 올라야 자주꿩의다리와 해후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가까이 서울 북한산에서도 자생한다. 국민대를 지나 북악터널 입구에서 시작하는 등산로를 따라 1시간여 오르면 형제봉인데, 그 주변 바위 절벽에서부터 보이기 시작해 능선을 따라가면서 종종 만날 수 있다. 물론 군락지 규모나 주변 경관 등을 감안한 최고의 모델은 경기도 연천 고대산의 자주 꿩의다리. 자유로 경기도 경계 지점에서부터 100km로 거리는 다소 멀지만 언제든 시원하게 달릴 수 있어 1시간 반 정도로 도착할 수 있다. 모처럼 경원선 기차를 타고 가도 된다. 신탄리역에서 내려 10여 분 걸으면 고대산 입구. 3개 등산로 중 2코스를 택해 1시간여 오르면 전망이 탁 트인 바위 능선에 자리 잡은 자주꿩의다리 군락을 마주할 수 있다. 경남 합천의 가야산과 충북 괴산 이만봉의 능선 길에서도 볼 수 있다. 전문위원/야생화 칼럼니스트│김인철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서울신문사에 들어가 환경부 출입기자, 한국환경기자클럽 회장, 행정뉴스부장, 논설위원, 제작국장 등을 지내는 등 기자로 만 29년 일했다. ‘김인철의 야생화산책’(http://ickim.blog.seoul.co.kr)이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야생화의 생태 및 사진 촬영을 공부하 고 있다.
- 2014-06-3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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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농촌여름휴가 페스티벌' 개최, "올 여름은 농촌으로 휴가 떠나세요"
-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을 앞두고 ‘2014 농촌여름휴가 페스티벌’이 열린다. 26~29일 나흘간 서울 양재동 에이티센터(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228개 부스가 마련돼 농촌관광자원을 소개한다. 9개 광역지자체 300여개 마을이 제공하는 농촌체험 휴양마을 프로그램을 비롯해 농가맛집, 체험목장, 자연휴양림, 6차산업현장 등 다양한 농촌체험관광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야생화 사진 선발전, 특산품 장터도 함께 운영된다. LTE 생중계로 전달돼 개막식과 주요 체험마을 등의 모습을 PC, 스마트폰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행사 둘째날에는 민간여행사를 댓아으로 농촌관광 상품 설명회도 함께 진행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세월호 사고 이후 수학여행 등 단체여행 취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체험마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2014-06-2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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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철의 야생화산책 ①] 위험하면서도 황홀한 응시! 야생화의 만남이 시작됩니다
- 우리 나라의 산과 들에는 300여종의 특산식물을 포함해 5000여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습니다. 풀이든 나무든 거의 모두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니, 일 년 365일 매일같이 평균 10종 이상의 색다른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휴일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산과 들, 계곡에 들어 무위자연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고개 숙여 매일매일 새롭게 피어나는 야생화를 마주할 때 위험하면서도 황홀한 색다른 세계로 빠져 들게 됩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상처 입고 병 든 마음과 영혼이 위안 받고 치유되는, 특별한 힐링(healing)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풀밭에 엎드려서 담은 한 장의 꽃 사진은 두고두고 ‘나만의 멋진 화첩’으로 남을 것입니다. 우리 땅에 자라는 풀과 나무는 이미 유구한 세월 동안 질병을 치유해왔으며, 미래에도 무궁무진한 개발가능성을 가진 약초이자 천연의 먹거리이기도 합니다. 꽃이기도 하고, 약초이기도 하고 먹거리이기도 한 우리의 자생식물과의 만남을 시작합니다. 야생화 포토 기행-①석곡 학명 Dendrobium moniliforme (L.) Sw. 높은 산 깊은 골짜기 깎아지른 절벽에서 모셔온 석곡(石斛)입니다. 모두 77종에 불과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1급(9종)과 2급(68종) 식물의 하나인데서 알 수 있듯 귀하기 이를 데 없는 야생난초입니다. 손이 닿는 곳에선 단 한 포기도 만날 수 없으니, 그 옛날 안개 속에 길을 잃은 뱃사람들이 그윽한 향기를 쫓아 섬으로 돌아오곤 했다는 석곡의 진한 향을 단 한모금도 음미할 수 없는 아쉬움이 컸지만, 오히려 어떻게든 멀리 멀리서 살아남으라는 마음이 더 간절했습니다. 가까이 할 수 없는 석곡이 야속하기보다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석곡의 처지가 너무도 안타까웠던 것입니다. 척박한 바위 절벽이나 고목 등에 달라붙어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착생종 난초라 해서 석란(石蘭)이라 고도 부릅니다. 난초과의 늘푸른 여러해살이 식물로 줄기가 마디마디 구별되는 대나무를 닮았다고 해서 죽란(竹蘭)이라고도 합니다. 꽃은 2년 된 원줄기 끝에 1-2개씩 달리며 5~6월 사이에 흰색이나 연분홍색 등으로 피는데 향이 매우 진하고 좋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중앙부의 꽃받침 잎은 길이 2cm 안팎, 너비 5mm 정도로 피침형 예두이고 측열편은 옆으로 퍼집니다. 꽃잎은 중앙부의 꽃받침과 길이가 엇비슷합니다. 순판은 약간 짧고, 뒤쪽에 짧은 거(距·꿀주머니)가 있습니다. 줄기는 뿌리줄기로부터 여러 대가 나와 20cm 정도까지 곧게 자라며 줄기 마디마다에 잎이 돌아가며 납니다. 피침형의 잎은 길이 5cm 안팎, 폭 1cm 안팎으로 진한 녹색을 띠며 2~3년이 지나면 떨어지고 줄기는 녹갈색으로 변합니다. 예로부터 뿌리를 제외한 식물체 전체가 해열 진통에 효과가 있고 건위강장제로도 유용한 귀한 약재로서 대접을 받아온 데다 최근 꽃도 예쁘고 향기도 좋은 관상용 난초로도 인기를 끌면서 갈수록 야생 상태의 석곡을 만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차로 마시면 오래 산다고 해서 일본에서는 장생란(長生蘭)이라고 불립니다. 우리나라 외에는 일본, 대만, 중국 등지에 분포합니다. Where is it? 제주도와 서남 해안 및 섬 지역에 자생한다. 동백꽃으로 유명한 사찰 선운사를 품은 전북 고창 선운산 정상 부근 암벽이 석곡이 자생하는 북방한계선으로 추정된다. 일주문을 지나 약 3km 정도 숲길을 오르면 도솔암에 이르는데 거기서부터 머리 위 깎아지른 바위절벽 곳곳을 살피면 된다. 제주도의 용암과 나무, 덩굴식물이 뒤섞인 원시림(곶자왈)에서는 팽나무 등 고목에 착생한 석곡을 만날 수 있다. 경남 남해 금산 곳곳 바위절벽에도 자생한다. 김인철 전문위원/야생화 칼럼니스트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서울신문사에 들어가 환경부 출입기자, 한국환경기자클럽 회장, 행정뉴스부장, 논설위원, 제작국장 등을 지내는 등 기자로 만 29년 일했다. ‘김인철의 야생화산책’(http://ickim.blog.seoul.co.kr)이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야생화의 생태 및 사진 촬영을 공부하고 있다.
- 2014-06-2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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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산촌마을에 무궁화 동산을 조성합니다"
- "전국 산촌마을에 무궁화 동산을 조성합니다" 산림조합중앙회, 전국 산촌마을에 무궁화 등 꽃과 묘목을 심는 ‘산촌마을 가꾸기’ 추진 우리 나라꽃인 무궁화동산을 전국 산촌마을에 조성하는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산림조합중앙회(회장 장일환)는 침체된 산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4월 한달간 전국 170여개 산촌마을에 중앙회를 비롯한 전국 회원조합 임직원들이 참여, 마을 주민들과 함께 꽃과 묘목을 심는 ‘산촌마을 가꾸기’를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식재할 수종은 나라꽃인 무궁화를 포함해 유실수, 야생화 등이며, 해당마을에서 원하는 꽃과 나무를 마을진입로와 마을회관 주변 등에 식재할 계획이다. 또 꽃·나무심기와 병행하여 산불예방 캠페인, 환경정화, 마을주민들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산촌주민과의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행사가 1회성 행사에 국한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1조합 1마을 가꾸기 형태로 실시할 계획이다. 산림조합중앙회는 앞으로도 침체된 산촌을 살리고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녹색산촌체험행사, 국산목재 책상·의자 보급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연계해 도·농간 교류 확대와 산촌주민들의 복지향상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 2014-04-1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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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이 빚은 살아있는 예술품… 세상에 똑같은 나무는 없어"
- 홍융표 들꽃세상 대표 인터뷰 야트막한 산에 둘러싸인 천안시 성남면 봉양1길 밤실마을에는 식물원이 있다. '들꽃세상'이다. 이름처럼 9900여㎡의 식물원에는 매발톱꽃, 자운영, 기린초, 금낭화, 복주머니난, 작약, 창포 등 우리 산과 들에 자생하는 야생화 1400여 종이 식재돼 있다. 나무도 천 그루나 된다. 들꽃세상의 홍융표(68) 대표가 직접 심고 키웠다. 홍융표 대표는 천안시야생화연구회 회장도 맡고 있다. 2008년 지인들과 야생화연구회를 발족해 초대 회장을 맡은 뒤 이임했다가 올해 다시 회장에 선임됐다. 그는 자생 야생화를 알리고 보급하는 데에 앞장서고 있다. 야생화연구회 회원들은 4년째 야생화 자생지 복원운동을 펼치고 있다. 광덕산, 태조산에 이어 이달 초 성거산에서 복원 행사를 가졌다. 지난해 봄부터 가을까지 한해동안 홍 대표가 정성들여 모은 야생화 씨앗을 파종했다. 씨앗 포장에만 꼬박 하루가 걸릴 만큼 많은 양이었다. 틈날 때면 야생화 복원 자생지를 찾는 그는 속상할 때도 있다. 사람들이 야생화를 무분별하게 채취해 훼손된 자생지를 볼 때면 화가 치민다. 꽃은 제 자리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건만 욕심 채우기에 급급한 사람들이 안타깝다. 꽃과 나무를 향한 홍 대표의 사랑은 일찍 싹 텄다. 고등학교 방학 때 우연히 친구의 삼촌 집을 들렀다. 삼촌은 분재에 정통한 분으로 집안에 놓여진 분재들을 보고 까까머리 고교생은 큰 감흥을 받았다. 인문계 고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공부하러 떠났지만 머릿속은 나무 생각만 가득했다. 나무 키우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하자 의사인 부친은 펄쩍 뛰었다. 홍 대표의 의지가 확고하자 부친도 결국 허락했다. 1976년 천안시 외곽의 부대동에 땅을 빌려 나무를 심었다. 분재기술을 익혀 한동안 분재가게도 운영했다. 자생란과 야생화, 나무를 한 곳에서 키우자는 구상에 도심 땅을 팔고 2008년 밤실마을에 '들꽃세상'을 열었다. 30여 년간 애지중지 키워 온 나무 870 그루를 부대동에서 성남면으로 이식했다. 홍 대표는 나무를 세월이 빚은 살아 있는 예술품이라고 말했다. 실제 들꽃세상에는 홍 대표의 정성과 손길 속에 멋스런 틀을 갖춘 예술품 나무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홍 대표는 사람의 인격처럼 나무에도 수격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종은 동일해도 세상에 똑같은 나무는 한 그루도 없다"며 "매일 애정과 진심으로 대하다 보면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 나무 마다의 표정이 읽힌다"고 말했다. 들꽃세상은 지난해 3월까지 무료로 개방됐다. 4월부터 유료로 전환됐다. 성인 3000원, 어린이와 단체 2000원을 받고 있다. 무료 입장에 편승해 꽃과 나무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까지 방문해 파손이 잇따라 고육지책으로 유료화를 결정했다. 입장객 수는 조금 줄었지만 꽃과 나무를 사랑 하는 사람들만 오니 만족도는 더 높아졌다. 홍 대표는 "나이를 먹으니 오랜 세월 함께 한 나무들이 형제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 탓에 식물원을 돌보는 일이 자꾸 힘에 부친다"며 "누군가 이어받아 운영할 사람이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대전일보 윤평호 기자
- 2014-03-28 0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