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겨울 왕국으로의 초대
- 언제나 좋은 사람처럼 보여야 하는 엘사는 자신의 능력(얼음 마법)을 감춘 삶을 산다. 자유인으로 생활하지 못하는 그녀는 어느 것 하나도 자기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부모의 뜻에 따라 외부와 단절된 인생을 산다. 오랜 시간 그렇게 견뎌온 그녀는 자신의 대관식에서 그만 실수를 하고, 사람들을 다치게까지 한다. 순간적으로 당황한 그녀는 왕국을 뛰쳐나오고, 엘사가 떠나자 왕국은 얼음으로 뒤덮이고 한파가 몰아친다. 그리고 왕국을 나온 그녀는 얼음 설산을 오르며 아이들도 좋아하는 그 유명한 노래 ‘렛 잇 고(Let It Go)’를 부른다. 월트 디즈니의 유명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초반 줄거리다. 영화에 나오는 엘사가 얼음 마법을 쓴 매력적인 장면과 배경에 맞게 잘 부른 노래의 시원한 느낌을 현실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함백산의 지맥 강원도 정선군의 ‘만항재’다. 정상의 해발 고도가 1330m로 국내 포장도로 중 가장 고도가 높은 이곳의 겨울은 정돈된 아름다움의 설국으로 펼쳐진다. 가을과 겨울의 경계선에 걸친 11월이면 재의 정상 부근 ‘하늘 숲 정원’은 낙엽송 가지마다 서리가 얼어붙은 상고대가 만들어지기 시작해 그 풍경이 가슴 저리도록 아름답다. 야생화가 피었던 초지에 솟은 나무들은 때 이른 크리스마스트리로 변한다. 그리고 이즈음이 지나면 이곳 세상은 새하얀 설경의 환상적인 겨울 왕국이 된다. 이 왕국의 가운데 서면 고독과 자승자박의 차가운 겨울바람 길을 선택했던 엘사를 넘으려는 소리가 내 안에서 울려온다. “렛 잇 고!” 자신의 상처에 귀 기울이고, 그 상처를 지혜롭게 어루만져줄 줄 아는 내면의 진실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된다. 고한 시내에서 오다 보면 만항재에서 첫 번째로 만나게 되는 곳은 ‘야생화 공원’이다. 봄부터 여름까지 야생화 천국인 만항재의 특성이 잘 나타나는 곳으로 야생화와 사진 등의 전시 마당이 열린다. 이곳에서부터 ‘산상의 화원’으로 올라가는 1km 정도 숲길이 이어진다. 만항재의 봄꽃은 해발고도가 높은 만큼 늦게 피지만 화려함은 다른 어떤 야생화 군락지보다 더 빼어나다. 어찌나 화려한 꽃밭을 보여주는지 스스로 자라난 꽃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만항재에서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로는 함백산 정상으로 가는 ‘바람길’과 하이원 리조트까지 가는 ‘운탄길’이 있어 일정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다. 만항재의 겨울 왕국은 지치고, 안쓰럽고, 미안한, 하지만 아름다운 당신의 마음의 스위치를 다시 켜주는 곳이 될 것이다. - 만항재 주소: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109 - 추천 맛집: 정선 메밀촌 막국수 (정선군 고한읍 고한로 79)
- 2020-11-25 10:57
-
- 영혼까지 실린 ‘음악그림’ 그리고 싶어
- 백순실 관장은 반백년을 그림과 함께 살아왔다. 그렇게 해서 생산한 작품이 3000여 점. 몰입이 깊었으니 다작이 사필귀정이겠다. 창작으로 한 경지에 오르고자 하는 집념도 강했던 것 같다. “내겐 야망이 있었다”라 말하고 있으니. 이런 그가 미술관을 건립한 건 그게 사후까지 작품을 보전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미술관을 개관하고선 일이 많아졌다. 철따라 꽃을 피우는 야생화들을 돌보는 일이야 오래 즐겨온 낙이겠지만, 이젠 아침마다 미술관에 딸린 카페에 나가 하루치 커피콩을 볶는다. 전시 기획을 비롯해 제반 운영문제는 운영실장을 맡은 딸 김은영 씨가 전담한다. 백 관장의 나이 올해로 칠순. 허공으로 흩어진 세월을 영탄할 만한 시절이다. 하지만 그는 무슨 허무감 같은 것에 사로잡히는 법이 없다. 그림이 여전히 길이고 꿈이고 삶이기 때문이겠지. “충실하게, 정직하게 창작에 전념하며 살아왔다. 허영이나 허세가 없는 작품을 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아직도 갈증을 느낀다. 요즘은 교향곡을 그림으로 그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100호 정도의 대작들이다.” 백순실 관장은 ‘동다송’ 연작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클래식 선율을 회화로 옮기는 작업으로도 호평을 받았다. 20여 년간 그려낸 음악그림이 300여 점. “자의로 시작한 작업은 아니지만 나도 모르게 깊이 빠져들더라. 클래식을 새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해서 좋았다.” 선율을 그림으로 표현한다는 거. 이는 추상을 그리는 작가에겐 탐나는 소재일 것 같다. 독일의 파울 클레 역시 음악을 미술로 조형하길 즐겼더군. “선율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기는 불가능하니 추상으로 갈 수밖에 없다. 나의 영혼까지 실린 음악그림이길 바라며 작업을 해왔다.” 추상화는 좀 어렵다. 때로 머리 아프다. 감상법을 말해 달라. “작가의 지극히 주관적인 표현 장르이기에 난해하게 느껴질 수밖에. 그냥 보라. 어렵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떠오르는 느낌을 그냥 즐기면 된다. 그저 내 마음에 드는 색감 하나만 발견하는 것으로도 즐겁지 않던가. 차차 조형적 감각까지를 즐길 수 있다면 더 좋겠지.” 선생은 그림을 통해 ‘참자유’를 얻고 싶다고 했다. ‘참자유’란 무엇인가? “무엇에도 걸림이 없는 단순함, 그 안에 참자유가 있다고 본다. 난 이제 어지간한 욕망은 다 놔버렸다.” 마침내 자유로워졌다는? “미술 행위 역시 단순해질 수 있는 구도의 길임을 알겠더라. 게다가 내겐 신앙이 있어 기도처럼 삶을 산다. 얽매임 없이.” 그의 작업실은 미술관 뒤편 후미진 자리에 있다. 솔과 대, 청매가 숲을 이룬 고샅에. 작업실 내부는 첩첩 쌓인 작품들로 초만원이다. 그림에 홀려 산 한 여자의 광량(光量)과 깡이 비쳐 정신이 번쩍 든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 미치지 않고서 수준에 도달할 길이 없다.
- 2020-11-09 09:46
-
- 마을이 호텔로 변신 ‘고한18번가의기적’
- 강원도 정선 고한읍에서 인적이 가장 뜸했다는 고한18리 골목에 들렀다. 3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골목의 변화는 놀라웠다. 이곳 주민들은 ‘마을이 호텔’이라는 자부심으로 매일 집 앞 화단을 단장한다. 마을은 나날이 예뻐진다. 이제 시작이라고 하니, 앞으로 얼마나 더 아름다워질지 기대된다. 탄광촌 고한읍의 흥망성쇠 서울 청량리역에서 출발한 무궁화호는 3시간 20분 뒤 강원도 정선 고한역에 정차했다. 고한역은 고한읍내의 꽤 높은 언덕에 있다. 계단을 내려오니 고한시장 입구에 세워져 있는 커다란 표석이 눈에 띈다. ‘여기가 해발 700m'라 쓰여 있다. 고한읍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고산지대다. 1950년대에는 화전민이 모여 살던 산촌이었다. 1960년대 고한읍과 사북읍에 탄광 개발이 시작되자 탄광촌이 되었다. 전국에서 일꾼들이 몰려왔다. 지역 경제는 호황을 맞았다. 1980년대 이후 석유와 도시가스가 보급되면서 석탄 산업은 쇠락했다. 결국 1989년 정부 정책에 따라 강원도의 탄광이 대부분 폐광됐다. 광부들은 마을을 떠났다. 정부가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고한읍에 내국인 카지노 운영 공기업인 강원랜드를 설립했다. 하이원리조트도 건설했다. 경제 부활을 꿈꿨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고한읍에 빈집이 점점 늘었다. 여러 마을 중에서도 고한18리가 가장 열악했다. 주민이 주도하는 도시재생사업 고한시장에서 광고기획사 하늘기획을 운영하던 김진용 씨는 낙후된 고향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2017년 10월 ‘마을 만들기’를 기획하고, 고한18리 골목의 빈집을 고쳐 사무실을 옮겼다. 얼마 뒤 맞은편 폐가에 공유 오피스 공간인 이음플랫폼이 입주했다. 두 빈집이 번듯하게 바뀌자 주민들도 희망을 품었다. 유영자 신임 이장과 김진용 씨가 주축이 되어 ‘마을 만들기 위원회’를 발족했다. 주민들을 설득하고, 함께 모이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 공감대를 쌓아갔다. 주민들은 스스로 골목을 가꾸기 시작했다. 담장을 헐고, 골목 안 쓰레기와 폐전선을 치우고, 화단을 가꾸어 집 앞을 단장했다. 나아가 국토교통부와 강원도에서 시행하는 각종 폐·공간 재생사업에 참여해 관의 인적·경제적 지원을 받아냈다. 칙칙한 건물 외벽을 산뜻한 색으로 칠했다. 집주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원색을 좋아하는 할머니 집에는 원색을 칠하고, 1층만 칠하길 원하는 집에는 그렇게 해주었다. 지역 예술가는 담벼락에 소녀, 고양이, 꽃 등 동화 같은 그림을 그렸다. 부녀회에서는 리스, 편지꽂이, 화분대, 벽걸이 등 아기자기한 공예품을 만들어 골목을 장식했다. 마을호텔 18번가 탄생 스토리 골목은 예전보다 밝아졌지만, 지속가능한 경제적 기반이 필요했다. 전문가들과 많이 고민한 끝에 ‘마을호텔’이라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도출해냈다. 호텔은 한 빌딩 안에 객실, 레스토랑, 카페, 리셉션, 라운지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마을 호텔은 골목 상점이 그것을 대체한다는 발상이다. 골목 안에 음식점, 카페, 사진관, 세탁소, 숙박업소 등 다양한 업종이 있는 고한18리의 장점을 살릴 방법이었다. 올해 4월 주민과 골목 상점 11곳이 합심해 ‘고한 18번가 협동조합’을 구성했다. 조합명은 가장 잘하고 좋아한다는 뜻을 지닌 ‘18’과 거리를 뜻하는 ‘번가’를 합쳐 만들었다. 고한 18번가 협동조합은 한우식당을 개조해 5월에 숙박시설 ‘마을호텔 18번가’를 개장했다. 마을호텔 18번가 골목은 호텔 로비, 골목 입구 마을회관은 호텔 세미나룸, 카페 수작은 호텔 라운지, 국일반점·구공탄구이·누리한우촌은 호텔 레스토랑 역할을 한다. 상점 주인은 모두 호텔리어인 셈이다. 고한 18번가 협동조합 총무 김진용 씨는 “18번가는 주민들이 주도한 사업”임을 강조했다.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건물을 새로 지은 것이 아니라, 기존 골목 상점을 활용해 하나의 호텔처럼 운영한다는 점을 높이 평가할 만하다. 마을 이장님이 호텔 지배인 숙박시설 ‘마을호텔 18번가’의 관리자는 유영자 이장이다. 명함에 ‘지배인 유영자’라 씌어 있다. 유 이장은 협동조합 일로 바쁜 중에도 호텔 설립 과정과 소개를 열심히 한다. “호텔 안을 장식한 조화 작품들은 주민들이 공예 작가에게 배워서 만든 LED 야생화예요. 함백산에서 매년 야생화 축제를 해요. 그 행사와 연계해 야생화를 테마로 잡았죠. 이 호텔이 제법 알려져 주말에는 빈 객실이 없어요. 이익은 주민들이 함께 나눠요. ” 마을호텔 18번가는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를 절충해놓은 분위기다. 한실과 양실 더블룸(2인실) 각각 1개, 트윈룸(3인실) 1개로 구성돼 있다. 시리얼과 토스트를 조식으로 제공한다. 숙박료는 9만~15만 원이다. 숙박 손님에게는 식당, 카페, 사진관 등의 협력업체 10% 할인 쿠폰을 준다. 삼탄아트마인은 무려 50%를 할인해준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LED 야생화 만들기와 다육아트 등 고한읍의 특색을 살린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바로 옆 카페 수작에 들렀다. 골목은 한산한데 손님이 많다. 주인장이 개발했다는 흑임자라떼를 기다리는 동안 부녀회에서 만든 소소한 공예품을 구경한다. 흑임자와 커피의 조화는 그럴싸하다. 커피 향보다 흑임자의 고소한 맛이 강한 편이다. 차를 마신 뒤 본격적으로 골목 산책에 나섰다. 사계절 꽃 피는 고한 18번가 우선 마을호텔 18번가 앞 꽃마차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골목을 깨알처럼 장식해놓은 벽화, 조형물, 화분을 감상한다. 골목에서 꽃이 가장 많은 곳은 권 씨 할머니 집이다. 담벼락에 꽃이 가득하다. “몸이 안 좋아서 얼마 전에 장사를 그만뒀어요. 이렇게 꽃을 가꾸니까 시간도 잘 가고, 사람들이 예쁘다고 칭찬해주니까 보람도 있어요. 매일 한두 시간씩 꽃을 돌보는 시간이 아주 소중해요” 소녀 같은 권 씨 할머니다. 겨울이 오면 골목에서 꽃들이 사라진다. 골목이 썰렁해질까봐, 주민들은 한 잎 한 잎 공들여 만든 LED 야생화 화분을 화단에 설치한다. 낮에도 환히 빛나는 야생화 덕분에 이 마을을 지날 때 춥지 않을 것 같다. 18번가 골목을 빠져나오면 고한시장이 코앞이다. 시장 입구와 천장을 갱도처럼 꾸며놨다. 출입구에는 ‘갱도1’, ‘갱도2’라고 써놓았다. 시장 안 기둥에는 석탄을 캐는 광부의 모습을 마네킹으로 재현해놨다. 매월 끝자리 1일과 6일에는 오일장이 서 먹거리 장터가 열린다. 시장 내 ‘피고지고 다시 피고’ 카페에서 장미, 마리골드 꽃물과 꽃가루로 만든 꽃빵(머핀)과 오징어 먹물로 만든 숯빵(파운드케이크)을 판다. 3개 세트가 5000원이다. 지역색을 살린 먹거리라 호감이 간다. 촉촉하고 달달해 커피에 곁들이기 딱 좋다. 주변 명소&맛집 삼탄아트마인 2001년 폐광할 때까지 38년 동안 고한 지역 경제를 떠받쳐왔던 정암광업소를 도시재생한 문화예술 창작공간이다. 폐광 터에 150개국에서 수집한 10만여 점이 넘는 예술품을 접목해 독창적인 전시공간이 되었다. 안내데스크 옆에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카페가 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2016) 촬영 장소 및 배우 송중기가 묵었던 객실을 볼 수 있다. 강원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445-44, 09:30~17:30 월·화요일 휴관, 033-591-3001 어른 1만3000원 정암사 월정사 말사이며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하나다.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석가모니불의 사리를 수마노탑에 봉안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건립한 것으로 전해온다. 수마노탑에 불사리가 봉안되어 있으므로 적멸보궁 법당에는 불상을 모시지 않았다. 적멸보궁 앞 계곡은 천연기념물 제73호인 정암사의 열목어 서식지다. 적멸보궁 뒤쪽 언덕에 있는 수마노탑은 최근 국보 제332호로 지정되었다. 강원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로 1410, 033-591-2469 예촌돌솥밥 고한 주민이 강력 추천한 돌솥밥 전문점이다. 식당 내부가 깔끔해 첫인상이 좋다. 주 메뉴는 영양돌솥밥과 곤드레돌솥밥이다. 정선 곤드레가 듬뿍 올라간 돌솥밥에 된장찌개와 고등어구이를 포함한 스무 가지 반찬이 딸려 나온다. 모두 맛깔나다. 제철 식자재를 사용하므로 반찬 종류는 수시로 바뀐다. 고한시장 갱도1 출입구 맞은편에 있다. 강원 정선군 고한읍 고한6길 8, 10:00~21:00, 033-592-4610, 곤드레돌솥밥 1만2000원
- 2020-11-02 09:04
-
- 암벽 타기 즐기는 고산식물, 바위구절초!
- 어느덧 11월입니다. 지구온난화의 여파인가 아직 겨울의 찬 기운보다는 가을의 그림자가 길게 그리고 더 짙게 남아 있음을 실감하는 나날입니다. 구절초꽃 피면 가을 오고 지면 가을 간다는데, 구절초꽃 한 송이 소개 않고 가을을 맞았으니 이제라도 구절초 꽃다발 한가득 내밀며 가을을 보내려 합니다. 그것도 우리나라 특산식물로서, 높은 산 바위 절벽에 피는 희귀한 구절초 한 다발 치켜들며 가는 가을에 작별인사를 합니다. 이름하여 바위구절초가 그 주인공입니다. 구절초, 이화구절초, 울릉국화, 포천구절초, 남구절초, 한라구절초, 신창구절초, 산구절초 등과 함께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록된 9종의 국내 자생 구절초 가운데 하나입니다. 강원도 이북의 높은 산 능선에 주로 자라며, ‘바위’란 단어가 이름의 앞자리를 차지할 만큼 암벽을 유난히 좋아하는 전형적인 북방계 고산식물입니다. 당연히 ‘한반도 북방계 식물의 고향’인 백두산에서 손쉽게 만날 수 있는데, 수목한계선 위 화산석이 바닥에 깔린 평원지대에서 흔히 자랍니다. 백두산의 가을이 이미 시작된 8월 초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원형의 능선 주변 암벽에 핀 꽃도 바로 바위구절초입니다. 생존 환경이 열악한 암벽에 붙어사는 바위구절초는 돌마타리나 바위떡풀, 산솜다리, 벌깨풀 등 비슷한 여건에서 사는 다른 고산식물들과 마찬가지로 악조건들을 이겨내는 방향으로 스스로를 진화했습니다. 세찬 바람과 추위를 견디기 위해 키를 낮추고 줄기나 잎 등 전초를 가는 털로 감싼다거나 하는 식입니다. 실제 바위구절초는 전초의 높이가 20cm 안팎에 불과한데, 이는 구절초 중 가장 작은 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위 겉이나 좁은 틈새에 붙어사는 만큼 땅속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하고 옆으로 뻗으며 번식합니다. 8월에서 10월 사이 한 뼘 정도 길이의 꽃대 끝에 백색 또는 연한 홍색의 꽃이 하나씩 달리는데, 지름 3cm 안팎의 머리모양꽃차례는 전초나 화경에 비해 매우 크게 느껴집니다. 돌려나는 잎은 가늘고 깊게 깃꼴 모양으로 갈라집니다. 바위구절초는 가늘고 긴 잎 때문에 ‘가는잎구절초’라고도 불리는 산구절초의 일종인데, 바위구절초와 산구절초를 같은 종으로 보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산구절초는 깊은 산 중턱부터 자생하며, 키가 높게는 60cm까지 자라 바위구절초의 3배 정도 됩니다. 높은 산 정상에서 만나는 바위구절초는 대개 고산식물의 꽃들이 그러하듯, 잡티 하나 없이 맑고 깨끗한 꽃색으로 눈길을 끕니다. 산구절초는 물론 낮은 곳에서 자라는 여타 구절초에서 느낄 수 없는 고졸한 기품과 기상이 엿보인다고 할까요. Where is it? “한국 북부, 중국 동북, 러시아 극동지구에 분포한다. 전국의 고산지대 산정에서 자란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의 분포지 설명인데, 막연하다. “강원도 금강산·설악산, 함경남도 부전고원, 함경북도 관모봉 등지에 분포한다.” 국립공원공단의 식물종 정보인데, 역시 아쉽다. 백두산 이외, 남한 땅에서 바위구절초를 손쉽게 만나는 곳은 석병산(石屛山)이다. 강원도 강릉시에 위치한 해발 1055m의 석병산은 정상 일대를 석회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쌓았다고 해서 그 이름을 얻었다. 바위구절초는 물론 두메닥나무, 바위솜나물, 시호, 큰제비고깔 등 희귀 북방계 식물의 보고로 유명하다. 바위구절초는 정상인 석병산 표지석 주변 일월문, 일월봉 등 암벽까지 올라야 만날 수 있다.
- 2020-10-26 08:52
-
- 짙푸른 한탄강의 가을 친구, 강부추!
- 옛사람들은 유장한 강이기도, 깊은 계곡이기도, 땅으로 곤두박질하는 폭포이기도, 때론 굽이치는 파도이기도 한, 그 물을 보면서도 그 뿌리를 들여다보려고 노력했다고 합니다. 즉 “물을 보는 데도 방법이 있으니, 반드시 그 물결을 봐야 한다(觀水有術 必觀其瀾)”라는 맹자의 가르침에 따라 세상만사의 근본을 깨치려 애썼다지요. 깊어가는 가을 수천만 년 동안 강물에 쓸려 반들반들한 돌 위에 배 깔고 턱 괸 채 날로 짙푸르러지는 한탄강을 보며, 거슬러 상류로 올라가 강의 시원까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지금은 북한 땅인 강원도 평강군과 함경남도 안변 사이 해발 590m의 추가령에서 발원한 한탄강. 현무암 평원이 갈라지며 만들어진 수십 m 높이의 협곡 사이를 굽이굽이 흐르는데 총연장 140km 가운데 60km를 북녘에서 흐릅니다. 이어 남으로 내려와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포천·연천 일대 80km를 굽이친 뒤 임진강과 합류합니다. 깎아지른 주상절리와 검은 현무암, 짙푸른 강물이 어우러진 한탄강에 가을이 오면 우리의 가을꽃들이 피어나 그 어떤 문인화도 흉내 내지 못할 무위자연의 산수화를 그려냅니다. 포천구절초, 산국, 개미취, 패랭이꽃, 투구꽃, 서덜취, 용담, 배초향, 미역취, 고마리, 가시여뀌, 강부추 등등. 특히 한반도 내륙의 유일한 ‘화산하천’으로 유난히 계곡이 깊고 휘돌아가는 곡선이 날카로운 한탄강에는 현무암뿐 아니라 유연하고 부드러운 화강암 바위가 많기로 유명한데, 억겁의 세월 이리저리 휘도는 물살에 마모되고 둥글어진 거대한 화강암 바위 틈새마다 해마다 4월 새로 돋았다가 11월이면 스러지는 가냘픈 풀꽃이 있어 유난히 눈길을 끕니다. 강변에서 자란다고 강부추라 불리는 여러해살이풀인데, 불과 달포 전만 해도 장맛비와 폭우에 전초가 잠겼을 뿐 아니라 상상할 수 없는 속도로 내닫는 급류에 수없이 이리저리 휩쓸렸을 텐데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보랏빛 꽃을 화사하게 피우니 참으로 대견하기 짝이 없습니다. 가는산부추에서 한라부추까지 국내에서 자라는 27개 부추속 식물의 하나인데, 파 뿌리 모양의 비늘줄기를 땅속에 묻고 그 위로 쇠젓가락 정도 굵기의 꽃대를 20~50cm가량 곧추세운 뒤 9~10월 그 끝에 탁구공 모양의 자주색, 또는 드물게 흰색 꽃을 피웁니다. 이른바 산형 꽃차례라 불리는 둥근 꽃차례에는 적게는 10개에서 많게는 80개까지 꽃이 달립니다. 잎은 길이 10~40cm, 폭은 꽃대처럼 가늘어 2㎜ 안팎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2~5개가 돌려나는 잎의 단면이 원통형이거나 뒷면이 다소 눌린 형태이며, 속은 비었으며 잎줄기는 없습니다. Where is it?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 나오는 설명의 전부다. 2003년 최혁재 충북대학교 교수 등이 한탄강 강변에서 자라는 종이 지금까지 중국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Allium longistylum Baker로서, 기존에 명명했던 실부추나 한라부추와는 뚜렷이 구별된다며 강부추란 국명을 신청하는 논문을 발표했으나, 아직 이렇다 할 결론이 나지 않은 때문으로 보인다. 어쨌거나 강부추는 이후 강원도 화천 북한강과 경기도 파주 임진강 주변은 물론, 충북 등지에서도 생육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호인들이 강부추를 보기 위해 즐겨 찾는 곳은 강원도 철원의 직탕폭포와 송대소 등 한탄강 일대 명승지다.
- 2020-10-01 08:00
-
- 풍성한 가을을 닮은 꽃, 큰꿩의비름!
- 어느덧 9월입니다. 폭우와 폭염의 8월은 이제 지난 일입니다. 9월은 8월보다 단순히 숫자 하나를 더하는 달이 아닙니다. 여름에서 가을로 절기가 바뀌는 달입니다. 하늘은 나날이 높고 푸르러지고 오곡백과는 무르익어갑니다. 이즈음 천고마비의 가을을 닮은 듯 역시 하루가 다르게 싱그럽고 풍성하게 피어나는 꽃이 있습니다. 중부 이북의 높은 산 너럭바위 위에서 짙푸른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짙은 홍자색 꽃을 피우는 야생화가 있습니다. 척박한 서식환경에도 넉넉하고 환한 미소를 잃지 않는 ‘가을의 전령사’ 같은 야생 다육식물이 있습니다. 바로 큰꿩의비름입니다. 둥근잎꿩의비름과 자주꿩의비름, 새끼꿩의비름 등 국내에서 자라는 8종의 꿩의비름속 식물의 하나인데,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하순 하나둘 피기 시작해 10월 초까지 비교적 긴 기간 크고 화려한 꽃송이를 초가을의 선물로 내놓습니다. 키는 30~70cm로 비교적 큰 데다, 마주나거나 돌려나는 달걀 또는 주걱 모양의 잎과 줄기 또한 두툼한 다육질로 진화하는 등 전체적으로 몸집이 큰 편입니다. 잎과 줄기의 진화는 바위 겉 등 건조한 자연환경에서의 생존이 가능토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꽃차례 또한 커다란 편인데, 꽃잎과 꽃받침이 각각 5개인 별 모양의 작은 꽃이 수십, 수백 송이가 모여 평평한 쟁반 모양의 꽃다발을 만들며 줄기 끝에 달립니다. 이른바 하늘을 향해 둥글게 퍼진 산방상(繖房狀) 꽃차례인데, 가분수처럼 줄기에 비해 과도하게 커 바람이 조금만 거세게 불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위태로워 보이기도 합니다. 해서 큰꿩의비름이 키나 몸집이 클 뿐 아니라, 여느 꿩의비름속 식물보다 꽃차례가 큰 데서 연유한 이름이 아닐까 짐작합니다. 처음 피었을 때 연분홍색이던 꽃 색은 가을이 깊어가면서 점점 더 짙은 홍자색이 되었다가, 나중에는 암갈색으로 여물어갑니다. 같은 돌나물과 꿩의비름속 식구인 둥근잎꿩의비름은 이름대로 동그란 잎 모양에서 쉽게 구별됩니다. 야생화 애호가들로부터 각별한 사랑을 받는 둥근잎꿩의비름은 주왕산 등 한정된 지역의 바위 절벽 등에서 줄기를 밑으로 늘어뜨린 채 맨 끝에서 짙은 홍자색 꽃을 피웁니다. 꿩의비름은 꽃 색이 희거나 흰색에 가까운 연분홍색이고, 세잎꿩의비름은 백록색이며, 새끼꿩의비름은 황백색이어서 각각 차이가 납니다. 자주꿩의비름은 줄기가 붉은빛을 띠는 특징을, 그리고 키큰꿩의비름은 수술의 꽃밥이 황색인 특징을 보입니다. Where is it? “경기 이북에 나며 만주에 분포한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의 설명이다. 실제로는 서울·경기 지역은 물론 충청도 등 중·남부 지역에도 자생한다. 다만 야생화 동호인과 사진작가 등이 가장 많이, 그리고 긴 세월 동안 큰꿩의비름을 보기 위해 찾았던 자생지는 경기도 광주의 남한산성이다. 척박한 자연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성을 쌓은 커다란 바윗돌 사이사이에 뿌리를 내린 채 파란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홍자색 꽃송이를 풍성하게 피우는 모습이 보면 볼수록 대견하기 이를 데 없다. 한 시인은 긴 원형의 성벽에 핀 큰꿩의비름이 광폭의 스크린에 비친 영화의 주인공 같다는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인기 자생지는 강화 석모도 해명산. 서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산 정상 너럭바위에서 군락을 이뤄 피어 있는 큰꿩의비름은 광활한 가을 하늘과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더없이 호쾌한 장관을 선사한다. 충남 서산의 가야산도 큰꿩의비름이 정상 일대 전망 좋은 곳에 뿌리를 내린 자생지로 알려져 있다.
- 2020-08-26 08:00
-
- 애잔한 전설, 처연한 주황, 동자꽃!
- 아주 먼 옛날 높은 산 인적이 드문 암자에 노스님과 동자승이 살았습니다. 어느 겨울날 노스님이 양식을 구하러 마을에 내려갔는데, 그만 큰 눈이 내려 길이 끊기는 바람에 제때 암자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천애고아였던 동자승은 이제나 오시나 저제나 오시나 하며, 암자 밖으로 나와 노스님을 기다리다 그만 얼어 죽었습니다. 뒤늦게 돌아온 노스님이 몹시 애통해하며 양지바른 곳에 동자승을 묻어주었는데, 그해 여름 억수 같은 장대비가 그친 뒤 바로 그 자리에 주황색 꽃이 피어났습니다. 동자승의 해맑은 얼굴을 똑 닮은 동그란 꽃이 피어났습니다. 처연한 주황색 동자꽃에 담긴 애잔한 전설. 진부하고 상투적이지만, 그래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사연에 턱없는 소리 말라며 내치기는커녕 한 번 더 들여다봅니다. 오래전 야생화의 진가를 미처 알지 못하고, 하나하나 그 이름을 불러주지도 못하던 시절 푹푹 찌는 무더위를 피해 경기도 양평의 한적한 골짜기에 들었습니다. 용문산과 유명산 사이 임도를 지나는데 가까이에 꽃 한 송이가 눈에 띄기에 차를 세웠습니다. 장미처럼 붉은 것도 아니고, 원추리처럼 노란 것도 아닌 묘한 중간색의 꽃. 지름 4㎝ 안팎의 단정한 생김새에 티 없이 맑고 밝은 주황색 꽃 색이 참 매력적이어서 하염없이 바라보며 “너는 어디서 온 누구냐”라고 묻고 또 물었습니다. 그런데 그 꽃이 바로 ‘어린 동자승의 눈물 꽃’임을 뒤늦게 알고는, 왠지 모를 처연함을 주체할 수 없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 어느 산에서나 흔하게 자라는 동자꽃. 높고 깊은 산에서는 초입에서도 자라지만, 도심 인근의 산에서는 숲 안으로 조금은 들어가야 만날 수 있습니다. 전초는 키 50㎝에서 1m 정도. 잎은 마주나고 긴 타원형, 또는 둥근 타원형에 끝이 뾰족합니다. 한여름인 7~8월 줄기와 잎겨드랑이에서 꽃자루가 나와, 그 끝에 주황색 꽃이 한 송이씩 달립니다. 꽃은 지름 4㎝ 안팎의 납작한 원형인데, 가운데가 파인 거꿀심장모양의 꽃잎 5장이 둥글게 원을 그립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전국 어디서나 비교적 손쉽게 볼 수 있는 동자꽃 이외, 3개의 유사종 동자꽃이 더 있습니다. 꽃은 물론 잎과 줄기 등 식물체 전체에 길고 흰 털이 있고 진홍색의 꽃잎이 손가락 굵기 정도로 갈라지는 털동자꽃, 진한 홍색의 꽃잎 5장이 전체적으로 동그란 원형을 유지하되 각각의 꽃잎 끝이 잘게 갈라져 끝이 뾰족뾰족한 톱니바퀴를 연상케 하는 가는동자꽃, 그리고 제비동자꽃이 있습니다. 진홍색 꽃잎이 크게 5개로 나뉘고 각각의 꽃잎은 다시 4갈래로 가늘고 길게 갈라지는데, 날렵하게 뻗은 모습이 마치 제비의 꽁지를 닮았다고 해서 제비동자꽃이란 이름이 붙었습니다. Where is it? 동자꽃은 전국에 분포하지만, 나머지는 쉽게 만날 수 없다. 털동자꽃은 남한에는 자생지가 거의 없고 백두산에나 가야 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도 희귀식물인 가는동자꽃은 멸종된 것으로 여겨지다 몇 해 전 부산 금정산 습지에서 극소수가 자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비동자꽃 역시 알려진 자생지는 대관령과 대암산 등 단 2곳에 불과하다. 지구온난화 및 불법 채취 등으로 절멸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따라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다만 가는동자꽃이나 제비동자꽃은 인위적인 증식이 잘되는 편이어서, 자생지 이외 여러 식물원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 2020-08-21 08:00
-
- 작지만 강한 야생란(野生蘭), 병아리난초!
- 반려동물 인구 1000만 명 시대라는 요즘 개나 고양이와 실내에서 함께 생활하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도시이든 시골이든 집마다 병아리를 앞뜰에 놓아 키우던 추억이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병아리는 귀엽고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이미지의 대명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때문인지 병아리풀이니 병아리꽃나무, 병아리다리, 병아리방동사니, 병아리난초 등처럼 이름에 ‘병아리’란 단어가 들어가는 식물이 여럿 있습니다. 그중 6월에 피기 시작해 여름 더위가 절정으로 치닫는 7월에 만개하는 병아리난초가 오늘의 주인공 야생화입니다.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 전국에 분포한다”는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의 설명대로 제주도와 울릉도 등 섬 지역은 물론 경기·강원도 등 중부 지역까지 전국 어디서나 자라고 있습니다. 귀하디귀한 광릉요강꽃이나 복주머니란처럼 아주 제한된 자생지에서 드물게 피는 것이 아니라, 많은 이가 즐겨 찾는 북한산이나 관악산 등 서울 시내의 이름난 산에서도 만날 수 있어, 눈 밝은 이들은 간혹 예기치 않은 조우의 기쁨을 누리기도 합니다. 서식 환경 또한 반 그늘진 계곡의 바위는 물론, 높은 산 능선의 절벽 위 또는 바닷가 모래밭 등 아무리 열악해도 손바닥만 한 이끼와 몇 가닥 뿌리를 내릴 틈만 있으면 족합니다. 다시 말해 원예종 난초처럼 바람 불면 날아갈세라, 비 오면 뿌리가 썩을세라, 가뭄 들면 말라 죽을세라 애지중지하지 않아도 해마다 때가 되면 꽃을 피우는 강인한 생명력을 가진 전형적인 야생 난초입니다. 일부러 멀리 찾아가지 않아도 작은 관심과 정성만 쏟으면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접근의 용이성은 더할 나위 없는 장점입니다. ‘병아리’란 이름 앞머리에서 상상되듯 키도 작고 체구도 가냘픕니다. 낱낱의 병아리난초는 너비 1~2cm, 길이 3~8cm의 타원형 이파리 한 장을 땅바닥에 깔고, 그 위로 높이 8~20cm의 꽃대를 올립니다. 6~7월 쇠젓가락보다 가는 꽃대 윗부분에 작게는 서너 개에서 많게는 20개 이상의 자잘한 꽃이 한쪽으로 치우쳐 층층이 달리는데, 꽃은 밑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며 차례차례 핍니다. 1~4cm 꽃차례에 4~8㎜ 정도 크기의 자잘한 꽃을 촘촘히 달고 오뚝 선 모습은 첫눈에 귀엽고 깜찍한 게 ‘병아리난초’란 이름이 그럴듯하다고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럼에도 딱히 꽃이나 잎 또는 전초 등의 어떤 특정한 형태가 병아리와 닮았다는 것인지는 아리송합니다. 예로부터 전해오던 명칭이거나 우리 학자들이 새로 지은 식물명이라기보다는, 일본명 ‘히나(병아리)란(蘭)’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 아닐까 추정됩니다. 꽃 색은 옅은 홍자색인데, 간혹 흰색으로 피는 개체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같은 병아리난초 속 식물로 구름병아리난초와 점박이구름병아리난초가 고산지대에서 드물게 자생합니다. Where is it? 전국에 자생한다. ‘바위난초’라는 이명에서 알 수 있듯 주로 계곡이나 능선의 습한 바위 위에서 자란다. 야생화 동호인들이 최고로 꼽았던 자생지는 경남 김해의 불모산 중턱. 7월 초 되풀이되는 태풍과 장맛비를 이겨내고 수백 촉씩 꽃 피우던 병아리난초 군락은 그러나 불법 도채(盜採)로 몇 해 전 거의 파괴됐다. 서울 관악산과 인천 무의도 바닷가, 충북 괴산의 이만봉도 병아리난초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자생지다. 특히 이만봉은 등산로 바위 절벽마다 자랄 만큼 병아리난초가 흔하다.
- 2020-06-25 08:00
-
- 여름을 알리는 ‘물의 요정’, 순채!
- 여름은 누가 뭐래도 ‘물의 계절’입니다. 폭염이 시작되면 산과 들로 향하던 발길이 자연히 시원한 바다와 강, 계곡, 연못 등을 찾기 마련입니다. 앞서 나뭇가지를 타고 올라 공중에서 천상의 교향악을 연주하는 등칡꽃을 소개하면서 귀띔했듯, 우리의 삼천리 금수강산에는 땅과 하늘, 바다, 물 등 어느 곳에서든 꽃이 핍니다. 그중 연꽃과 수련을 비롯해 각시수련, 남개연, 어리연꽃, 마름, 자라풀, 통발, 물여뀌, 보풀, 물옥잠, 부들, 갈대 등 다양한 식물들이 저수지나 연못, 늪지, 습지 등에 자생하며 특유의 꽃을 피웁니다. ‘수생식물’이라 불리는 이들 중 어떤 것은 물밑 땅속에 뿌리를 내린 채 잎과 줄기를 물 밖으로 내밀기도 하고, 어떤 것은 잎을 수면에 띄우기도 하고, 어떤 것은 뿌리와 줄기를 수중에 뻗은 채 물 위를 둥둥 떠다니기도 하고, 식물체 전체가 아예 물에 잠겨서 살아가기도 합니다. 그런 식물 중 6월이면 피어나 ‘물의 계절’ 여름이 왔음을 알리는 물풀이 있습니다. 처음엔 암꽃이었다가 그다음 날부터는 수꽃으로 살기에 ‘물의 요정’이라 부르는 순채(蓴菜)가 그 주인공입니다. 지금은 이름조차 생소하지만, 20~30년 전까지만 해도 연꽃이나 수련, 마름처럼 친숙한 수생식물이었습니다. 나물 채(菜) 자가 이름에 들어 있듯, 잎과 줄기 등을 쌈과 국 등으로 식용하거나 약재로 활용했을 만큼 전국적으로 폭넓고 풍성하게 자라던 우리 꽃입니다. 하지만 근대화와 산업화의 여파로 순채가 자라던 저수지, 연못, 물웅덩이 등이 없어지거나 오염되면서 대부분 함께 사라졌고, 일부만 살아남아 멸종위기 야생식물로 지정, 관리되고 있습니다. 물이 흐르지 않고 고여 있는 연못에서 어렵사리 명맥을 이어가는 순채는 고달픈 생존 투쟁의 와중에도 어김없이 5월 말부터 늦게는 8월까지 단아하면서도 품격 높은 홍자색 꽃을 선물처럼 내어줍니다. 꽃자루마다 하나씩 달리는 2cm 안팎의 꽃은 이틀 동안 피는데, 첫날 오전 암술이 성숙한 암꽃으로 피었다가 오후가 되면 물속에 잠깁니다. 그리고 그다음 날 두 배 이상 높게 물 위로 솟아 수술이 가득한 꽃잎을 펼쳤다가 물속으로 잠깁니다. 처음 10개 안팎의 암술이 성숙한 암꽃이었다가 다음 날 20개 안팎의 수술이 암술을 감싸는 수꽃이 되어 수면 위로 높게 오르는 것은, 자기 꽃가루받이를 피해 열성 유전을 막으려는 고도의 생존 본능 결과라고 식물학자들은 설명합니다. 꽃의 크기는 지름 2cm 안팎이고, 각각 3장인 꽃잎과 꽃받침잎이 모두 꽃잎처럼 보이지만, 안쪽의 꽃잎이 바깥쪽 꽃받침잎보다 다소 길어 구분됩니다. 특히 순채의 물속줄기와 꽃줄기, 어린잎은 우무라 불리는 투명하고 끈끈한 액체에 싸여 있는데, 예로부터 약재이자 나물로 쓰였다고 합니다. 다 자란 잎은 길이 6~10cm, 너비 4~6cm 크기의 타원형으로 수면을 가득 채웁니다. Where is it? 북쪽의 강원도 고성과 속초에서 시작해, 중부의 충북 제천, 남으로는 경남 합천, 그리고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10여 곳 정도의 몇몇 오래된 연못이 순채의 자생지로 남아 있다. 제주의 경우 북제주의 선흘곶자왈을 비롯해 김녕, 동복, 덕천, 남제주의 하천과 신풍 등 6곳의 연못에 순채가 자라고 있어 비교적 만나기가 수월한 편이다. 자생지의 수는 적지만 자생지에 서식하는 개체 수는 풍부해, 찾아가기만 하면 만나기는 어렵지 않다.
- 2020-06-04 08:00
-
- 건축가 원대연 교수의 자연과 함께 하는 삶 이야기
- 이젠 초록이 완연하다. 탁 트인 세상을 보러 가볍게 훌쩍 떠나 자연 속에 파묻히고 싶어진다. 시골 마을에 스며들듯 이루어진 '이원 아트빌리지'는 반짝이는 초여름빛을 받으며 자연과 잘 어우러져 있었다. 충북 진천군 이월면 미잠리에 위치한 친환경 복합문화공간 이원 아트빌리지의 하루는 충분한 여유와 쉼을 주는 시간이다. 미잠리(美蠶里). 이곳 지형이 누에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마을 이름이다. 막 시작된 초여름이 싱그럽다. 방문을 허락하면서 하신 말씀이 '요즘 볕이 좋고 온 천지에 피어난 꽃들이 너무 예뻐 혼자 보기 죄스럽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애초부터 '함께 하기' 위한 공간이었음을 짐작게 한다. 건축가 원대연 교수와 사진작가 이숙경 부부가 이원 아트빌리지를 만들어낸 것은 2003년이었다. 한때 롯데호텔, 롯데월드, 압구정 현대백화점, 여의도 63 빌딩 등의 국내의 굵직한 건축 작품의 설계와 공사를 진행했던 건축가 원대연. 그리고 '(주)플러스 건축'을 설립, 건축전문지 '월간 플러스' 창간, 후학들을 가르치는 대학교수로 더없이 왕성한 시절을 보냈다. 뿐만 아니라 건축문화와 일상을 엮어서 '여행 넘어서기'라는 책 1,2,3권, 건축 가이드북 ‘살수록 고마운 집 - 자연에, 좋은 집에, 멋진 나날들’을 출간하기도 한 작가다. “생명의 집을 지을 수 있으면 다 버려도 좋다". 언제부터인가 그는 바삐 돌아가는 세상일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내 의지대로 삶의 리듬을 원했다. 그 무렵을 이용재 건축평론가는 이렇게 적었다. '국내에서 세 손가락에 꼽히는 투시도의 달인 원대연은 만날 반복되는 일에 치이고 지금 내가 왜 살고 있는 거지.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뭘까? 고민했다. 전국의 땅을 보러 다닌다. 진천군 이월면 미잠리가 맘에 든다. 아예 이월면으로 보따리 싸서 내려간다. 생태마을 건립에 나선다. 왜 만날 남의 것만 만들어 주냐. 외부 간섭 없이 나만의 자유로운 건축을 실현하겠다. 이제부터 넘어야 할 가장 큰 상대는 나 자신이다.' 마침내 6년 만에 이원 아트빌리지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2005년에는 한국건축가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건축상'을 수상했다. "자연에서 싹이 돋아 자연의 숲이 이루어진 건축의 숲을 본 것이다. 인공조미료가 배제된 건강 자연식품의 건축을 만난 것이다. 옥내 공간에 집중된 기존 건축과는 달리 옥내 공간과 옥외 공간이 등가로 다루어지면서 풍부한 공간 연출을 하고 있는 Vernacular 한 건축이다." - 건축가협회상 수상 수상에 대한 심사평에서 입구의 담장에 담쟁이덩굴이 덮이기 시작했다. 그 앞으로 마을 사람이 무심히 지나가는 풍경, 논과 밭과 마을길이 아트빌리지와 분리되어 보이지 않고 함께 자연스럽다. 열린 문 안으로 들어서면서부터 이런 곳이 있었나 놀랄 일이 기다린다. 사방에서 들어오는 자연 채광으로 전시된 작품들을 볼 수 있는 상촌 미술관 제1관, 2관, 3관. 이숙경 사진작가의 작품과 건축가의 그림,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마음껏 볼 수 있다. 그리고 미술관을 중심으로 미로처럼 연결된 문화공간을 찾아 걷는 맛이 시작된다. 전시관이나 세미나실뿐 아니라 자연 경사를 그대로 살린 골목길을 따라 발견되는 건축 예술이 흥미롭다. 어디든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예쁜 골목과 샛길이 이어지는 열린 공간이다. 목련 갤러리 뒤편으로 목련 정원이 기다리고 있다. 너른 다목적 행사장과 공연장, 갤러리와 소소한 아트공방들, 색색의 담장을 지나 작은 숲 쉼터를 만나면 누구라도 거기 그냥 한 번 앉아서 쉬고 싶어 진다. 토기인형과 담 아래 꽃들이 편안히 피어난 조붓한 길을 걷다 보면 샛길과 계단을 통해 숨겨진 듯한 공간이 나타나서 지루할 틈이 없다. 이곳에선 모든 게 나지막하다. '사람 눈에 허술해 뵈고 만만해 뵈고 편안한 게 좋은 집'이라고 말한다. '언젠가는 이렇게 나지막한 집이 쑥쑥 자라나는 나무에 뒤덮여서 안 보이기를 바란다'는 원대연 건축가. 전망대로 올라가면 나무판자를 겹겹이 얹어 만든 너와지붕이 눈 앞에 펼쳐진다. 너와지붕 너머로 이어지는 이월면 미잠리 농촌 마을이 자연스럽다. 어울림이다. 이렇게 한 바퀴 돌다 보면 이상한 '균형'이랄까 그런 게 느껴진다. 어느 것 한 가지만 유난하지 않고 돌 하나 소나무 한 그루도 그 자리에서 함께하는 역할의 의미를 있다는 것. 결국은 마당과 골목길, 그 모든 건축물과 뒷동산이 어디든 연결된다. 내비게이션의 지시대로 길을 찾는 요즘 사람들에게 길잡이가 의미 없음을 알려준다. 아트빌리지의 길을 따라서 걸으며 상상력을 만끽하고 창의력을 발동시키는 그런 건축의 힘을 전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아트빌리지 옆으로 난 오솔길을 잠깐 걸어가면 광장처럼 널따랗고 멋진 공간이 기다린다. 신록의 계절이다. 산 아래 울창한 숲과 잔디밭이 어우러진 그곳에 부드러운 바람이 가득 차 있다.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빛 내림이 눈부시다. 중앙엔 넓은 원형으로 울퉁불퉁한 돌의자가 던져진 듯 놓여있다. 거기 앉아 회의도 하고 여유롭게 수다와 휴식이 즐거울 수 있는 숲 마당, 자연 속에서 놀아볼 수 있다. "야생화를 300~400개쯤 심었지요. 잘 피어나서 계절별로 책 찾아가며 사진을 찍어놨는데 그러나 어느 정도 살다가 반 이상은 죽더라고요. 이곳이 아무리 자연이라고 해도 야생화는 야생에 있어야 해요. 그래서 심지 마라, 옮기지 마라, 살아있는 건 그 자리에 두어라 해요." 건축 예술가의 열정으로 자연과 한 몸이 되는 마을이 이 땅에 만들어졌고 그곳에 사람이 살았다. 그리고 건축가가 제시한 공간을 통해서 다수의 누군가는 공감했다. 그래서 그가 추구하는 관계성이 수용되고 그 꿈이 지속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운영의 부침을 맞으면서 2012년 개방을 멈추었고 나름대로 대비를 한다. "이 곳을 기부를 하거나 재단을 만드는 것을 생각해 봤어요. 그런데 그럴 경우 그동안 내가 지켜왔고 생각해온 마을이 유지될지 걱정됩니다. 아마 이 나무들이 온전히 있기 어려울 듯해요. 요즘은 그래서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어요. 눈이 올 때 이 숲의 풍경이 다양합니다. 또 사계절 따라 늘 다르죠. 지금도 깜깜한 밤에 사진을 찍으면 칼라가 정말 이뻐요. 어제도 영산홍을 찍었는데 빨간색이 낮과 밤이 달라요. 완전한 어둠 속에서 또는 달밤에도 찍어요. 자연 속에서 변화하는 색감이 대단합니다." 푸릇푸릇한 식물들의 향이 뿜어 나오는 선큰 가든,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정원 계단에 둘러앉아 멋지게 세월을 사는 이의 건축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특별하다. 비밀의 문을 연 듯한 그 옆의 오디오실은 신세계다. 가치를 말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오디오와 스피커, 그리고 재킷 포장이 그대로인 희귀 소장품 레코드판이 잘 정돈되어 있다. 70대 은발의 곱슬머리 건축 예술가는 음악 한 곡을 걸었다. 그 스피커에서 울려 나오던 '매기의 추억'이 감동적이었던 건 단지 오디오의 성능 때문이었을까. 그 시골 마을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생생함을 지금도 기억한다. 이원 아트빌리지, 이곳에서는 한두 시간 또는 한나절이면 된다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그 마을의 따뜻한 고요함에 푹 빠져봐야 한다. 숲에 들어 자연의 빛과 바람과 하늘을 마주는 순간 자연 속에 그만 묻혀버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아름다움은 천천히 느리게 즐겨야 제 맛이다. 청정한 산세에 둘러싸여 있는 건축 마을에 푹 잠겨 보냈던 하루. 생거진천(生居鎭川), 충북 진천 이월면 미잠리의 이원 아트빌리지에 가면 느리고 무심히 자연 속에 스며드는 온전한 날이 된다. △충북 진천군 이월면 미잠길 306-1 / 이원아트빌리지에 가고 싶다면 미리 연락을 해서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 지금도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일반 단체 방문객이 예약을 통해서 방문한다. 주변 볼거리와 맛집 △이월성당 (梨月聖堂) 그곳에 가면 또 한 군데 들러볼 곳이 있다. 원대연 건축가가 설계를 봉헌하여 지어진 '이월 성당'. 이원 아트빌리지를 나와 밭둑 옆으로 잠깐 달리다 보니 멀리 성당 뾰족탑의 십자가가 보인다. 자연의 흐름의 바라보듯 시골 들판을 내려다보는 듯한 위치에서 저녁노을을 받고 있다. // 충청북도 진천군 이월면 송림리 292-5번지 △ 진천막국수 진천에는 건강한 맛집이 여럿 있다. 그중에 메밀로 만든 시원한 막국수가 인기다. 메밀 새싹이 수북이 얹혀 나오는 메밀 새싹 물막국수와 비빔막국수는 따뜻한 육수도 함께 나온다. 요즘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국수 양념도 자극적이지 않다. 무채와 열무김치도 심심하고 맛있다. 속이 실하고 큼직한 메밀만두도 빠뜨리지 말고 맛볼 것. // 진천 막국수 / 충북 진천군 이월면 진광로 725 / 막국수 7000원, 메밀 왕만두 5000원 △ 미잠米과 생거진천 쌀로 만든 건강한 빵. 진천에서 농사짓고 정미소도 직접 운영, 도정, 제분하여 쌀빵을 굽는다. 쌀눈이 살아있는 빵으로 특허출원, 쌀빵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만큼 식감이 부드럽다. 건강기능성을 선호하는 사람들과 밀가루 알레르기 환자 등의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SNS 등의 입소문으로 전국 각지에서 주문 요청이 많다고 한다. 방문 고객에게는 아메리카노 한 잔이 서비스로 제공된다. 식빵은 물론이고 쌀 인절미 크림빵, 현미깜바뉴 등 미잠미과 만의 쌀빵 종류가 다양하다. 충북 진천군 이월면 미잠리 403 /10:00~19:00
- 2020-05-13 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