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의 실버타운은 노후에 삶을 더욱 활기차고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다양한 세대와 어울리고 단지 내에서도 커뮤니티를 활발하게 운영하면서, 사회에서 고립되는 것이 아니라 관계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추세를 반영해 새로운 실버타운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를 경험한 나라들의 실버타운은 다양한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 해외 실버타운의 특징을 꼽자면 △민간과 공공 주도 △세대와의 교류다. 미국은 민간 참여가 활발하고, 일본은 공공이 민간참여를 유도한다. 유럽은 복지 측면이 강조된 실버주택 사업이 많다. 세대와의 교류는 전 세계 실버타운이 따라가는 추세다.
유럽에서는 실버타운을 복지의 관점으로 바라본다. 독일의 경우 연금이나 보험금으로 실버타운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구조이며, 부족한 부분은 국가가 보조해준다. 사회복지법인만 운영 주체가 될 수 있어, 민간 주도 실버타운보다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본은 부동산, 버스회사, 보험사 등 다양한 주체가 실버타운을 운영한다. 50세대의 작은 규모부터 대형 실버타운까지 다양한 형태의 유료 노인홈(실버타운 공식 명칭)이 운영된다. 일본 실버타운 1위로 꼽히는 베네세 스타일 케어는 자체 브랜드 내에서 고급형・중급형을 나누어 운영해 다양한 이용자가 입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비스 제공 고령자 주택’이라는 새로운 실버타운도 등장했다. 도심의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해 노인이 살기 좋은 배리어프리 주택을 만들고, 간호・청소・돌봄 등 본인이 필요한 서비스만 계약해 거주하는 형태다.
미국은 민간이 주도해 말 그대로 마을 형태의 실버타운이 자리 잡고 있다. 1960년대부터 건설된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가 대표적이다. 약 3000개의 CCRC가 조성되어 있다. 과거에는 날씨가 온화하고 전원생활이 가능한 곳에서 대규모 주택단지로 이른바 ‘은퇴촌’을 이뤘다면, 최근에는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노후를 보내고 싶어 하는 노인이 많아 여러 지역에 실버타운이 지어지고 있다.
다양한 주거 형태, 세대가 어우러지는 곳
해외의 실버타운은 다양한 세대가 함께 교류할 수 있도록 한다. 일본 도쿄 에도가와구에 위치한 고토엔은 노인주거시설과 유치원을 함께 운영한다. 매일 등교하는 아이들과 고령자가 아침 인사를 나누고 운동을 함께 한다. 점심에는 고령자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선생님과 함께 아이들을 돌본다. 미국의 에덴 얼터너티브는 강아지・고양이・새 등 반려동물을 들일 수 있도록 한다. 다양한 연령층과 쉽게 만나 활동할 수 있도록 요양원 내 어린이집과 놀이 공간 등도 설치했다. 지역사회에 고령자가 잘 녹아들도록 가정 돌봄기관 ‘에덴 홈’, 인지 돌봄기관 ‘에덴 라이프 롱 리빙’ 등도 운영한다. 에덴 얼터너티브는 미국에서 시작해 영국, 호주, 독일 등 19개국으로 확장됐다.
해외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새로운 형태의 실버타운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오는 12월 개소하는 KB골든라이프케어의 첫 실버타운 ‘평창카운티’는 평수에 상관없이 보증금을 3000만 원으로 통일해 입주 문턱을 낮췄다. 서울시에서 계획하고 있는 공공실버타운 ‘골드빌리지’도 중산층을 위한 실버타운이다. 고덕양로원 부지, 서울혁신파크 부지에 시범사업으로 진행된다.
서울시의 공공실버타운은 세대 통합도 표방한다. 실버타운 주변에는 지역 수요를 고려한 체육시설, 종합복지관, 아동 돌봄시설, 북카페 등을 두어 세대 통합형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해 여가, 돌봄, 의료 서비스를 복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경기도 의왕시에 지어진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도 여러 세대가 함께 살도록 단지를 설계했다. 오피스텔은 젊은 세대에게 공급하고 노인복지주택은 고령자에게 공급해 커뮤니티 시설을 함께 이용하도록 하겠다는 것. 마곡에 지어진 롯데 VL르웨스트는 국내 실버타운으로는 처음으로 반려동물 동반 입주 시스템을 도입했다. 반려동물 건강 케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클래스 등 함께 일상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도 만든다고 한다.
최근 롯데, KB 등 대기업이 실버타운 시장에 뛰어들고 유튜브나 매체를 통해 실버타운이 소개되면서 60대의 입주 문의 전화가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이용자는 여전히 70~80대가 대부분이어서 실버타운도 고령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 실버타운은 대부분 고급화를 지향해 아직은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입주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법적으로 실버타운의 정의가 애매하고, 공공의 지원이 없어 민간 기업 진입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대형화・고급화 추세는 여전하지만, 최근 반려동물 동반 서비스, 중산층을 위한 실버타운, 세대 교류 서비스 등이 접목되는 것은 긍정적이다. 앞으로 더 많은 고령자가 실버타운에서 활기차고 안락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실버타운 시장 활성화를 위한 공공의 법 개정과 지원,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도움말 이지희 전국노인주거복지시설협회 사무국장(수원여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참고 보험연구원 ‘실버산업 해외사례와 활성화 전략’
문화 예술 활동을 통한 고령사회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해 열린 2023 실버문화포럼에서 고령자 다양한 문화적 욕구에 대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이번 포럼에 모인 전문가들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인 인구로 편입되면서 욕구가 다양해졌다면서 이들의 특성에 맞춘 문화 프로그램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문화원연합회 주최하고, 시니어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실버문화포럼 ‘실버 두 잇! 꽃대를 꿈꾸며’가 27일 서울 마리나 행사장에서 진행됐다.
포럼 사회는 이호선 숭실사이버대학교 기독교상담복지학과 교수가 맡아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끌었다.
개회사에서 김태웅 한국문화원연합회 회장은 “인구의 32.6%를 차지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노인으로 편입되는데, 노년이라는 단어가 부정적 이미지가 있어 ‘실버’라는 말을 많이 쓴다. 하지만 그보다는 영-올드(young-old) 세대로 살아가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해본다. 꽃대가 되어 꽃을 잘 받쳐주는 역할을 한다면 도리어 인정받고 존경받는 노년 생활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라며 “이번 포럼을 통해 실버 세대의 생각이 바뀌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포럼의 시작을 알렸다.
김종훈 이투데이피엔씨 대표 역시 개회사를 통해 “인류학자들이 평균수명을 120세로 전망한다는 건 상당수가 130세까지도 살 것이라는 의미로 노년기의 신체나이도 젊어지고 있다. 실버 세대를 노인이 아니라 이제는 인생 2막을 꿈꾸고 가꾸는 ‘후기청년’ 세대로 봐야 한다”면서 “이번 포럼에는 세대 간 벽을 허물고 꿈과 문화, 세대를 잇고 엮어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이제는 후기청년이 된 실버세대가 꼰대가 아니라 청년들이 피울 꽃을 받쳐줄 꽃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문화 경험이 활기찬 노년 만들어
김태웅 회장과 김종훈 대표의 축사에 이어 기조강연과 3명의 연사 강연이 이어졌다. 기조강연을 맡은 박영란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민간위원)는 ‘100세 시대 건강하고 활동적 노년을 위한 문화 패러다임 전환’에 대해 말했다.
박영란 교수는 “최근 노화를 이야기할 때 ‘창조적 노화’라는 말을 많이 한다. 문화적 관점에서 노화를 본다는 것인데, 나이가 들어 창의적 활동을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질병 예방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 노년기 문화적 활동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국내외의 다양한 고령자 문화 활동 사례를 소개했다.
박 교수는 “10년 안에 인구 절반이 50대가 된다는 것이 현실이고 향후 문화 활동에 대한 욕구나 수요가 폭발할 텐데 이를 수용할 인프라가 있는가 하는 관점에서 보면 할 일이 많다. 100세 시대에 건강하고 활동적인 노년기를 보내기 위해서는 문화적 환경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건강한 고령자뿐 아니라 몸이 아픈 고령자도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국내외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확실한 것은 무엇보다 다양한 베이비부머가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고, 다양한 문화 활동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에 정말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는 ‘대상 세분화 전략을 통한 실버 문화정책의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노인 문화 정책이 어느 시점까지 와 있으며, 해당 정책 수혜자인 고령층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다룬 강연이었다.
윤소영 박사는 “우리나라 고령자의 문화·여가 생활을 지원하는 정책은 수혜자인 고령자를 문화를 향유하는 대상으로만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앞서 기조강연에서 박영란 교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고령자도 문화적 생산자일 수 있다. 따라서 고령화 사회에서 문화 정책은 장기적으로 수혜자가 원하는 방식 또는 그들의 잠재적 욕구를 끌어내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60세에 갑작스럽게 이전에 해오지 않던 것을 새롭게 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면서 내 몸에 문화 나이테를 새겨야 한다. 일 경력뿐 아니라 레저 경력도 쌓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야 생애주기에서 후반기에 들어섰을 때 여가 경력과 축적된 문화 자본이 발현된다. 중요한 건 문화적 경험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고령층을 세분화하고 문화 지원 전략도 세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준엽 로쉬코리아 대표는 ‘문화여가 산업을 통해 발견한 베이비부머의 문화적 욕구’에 대해 이야기했다.
현준엽 대표는 “먼저 액티브 시니어를 다시 정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통 액티브 시니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이들만 떠올리지만, 시장에서의 액티브 시니어는 좀 달랐다. 시니어에게 여가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면서 내린 결론은 ‘내 삶을 적극적으로 살고자 하는 마음이 있고, 이를 누군가 도와준다면 크든 작든 지불 의사가 있는 사람’이 액티브 시니어라고 본다”면서 “이들의 문화적 욕구는 다른 세대와 다르지 않다. 잊지 못할 즐거운 경험을 선사 받는 것이다. 이들의 행복을 찾고자 하는 잠재적 욕구도 정말 크다. 전국에 500개 정도의 문화 인프라가 있는데 한 달에 수용 가능한 시니어는 4만 명이 채 안 된다. 1500만 명이 넘는 시니어 인구 중 오프라인에서 여가를 즐기고 싶은 이들은 10% 남짓으로 약 150만 명에 이른다. 이들이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50대 이상 시니어들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것들이 있기 때문에 다른 세대와 마찬가지로 문화적 욕구는 높으나 그것을 만족시키기는 매우 어렵다. 그런데 문화 공급자들은 정해진 틀 안에서 여가를 제안하고 있다. 트렌드를 잘 읽고 보여주는 OTT처럼 문화 공급자들도 시니어의 경험을 넘어서 접근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소영 과천문화원 팀장은 ‘실버 두 잇! 우리는 꽃대 현장 사례’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줬다. 유소영 팀장은 운영하고 있는 ‘경험 공유 학교’ 사례를 다양하게 소개했다. 유 팀장은 “딴짓하기 워크숍, 서로의 이슈를 들어보는 이슈 워크숍, 나비 워크숍 등 다양한 활동을 했고 마을 잡화 활동, 낙서 예술 학교 등 프로젝트 5개를 운영하면서 어르신들은 스스로 무언가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마을 잡화 활동으로 지역 곳곳에서 설문조사를 다니던 한 어르신은 실버기자단에 들어갔다더라”면서 “이렇게 꽃대가 될 어르신들은 혼자보다 여럿이 함께할 때 더 좋은 에너지를 내는 것 같다. 지역 활동가, 청년 활동가, 컨설턴트 선생님, 한국문화원연합회, 과천문화원 등이 경험을 공유할 장을 만들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가능했던 것 같다”며 고령자의 문화 활동은 여럿이 함께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 전문가들은 “고령자의 문화적 취향은 굉장히 다양하고 이를 반영할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65세 이상 노인이라고 해서 한 집단으로 묶어 같은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도, 사는 방식도, 사는 사람도 다 다른 다양한 개인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문화여가 프로그램이나 지원, 정책 등이 이들의 다양성을 세분화해서 반영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가사 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피로 누적으로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중년 여성에게는 명절증후군과 갱년기 증상이 비슷하게 나타난다. 명절 후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갱년기를 의심해봐야 한다. 여성 갱년기에 대한 궁금증을 김영선 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여성 갱년기는 질병 또는 노화에 의해 난소 기능이 감소하면서 폐경과 관련된 신체적 및 심리적 변화를 겪는 시기를 말하며, 폐경 전기와 후기를 모두 포괄한다. 대개 1년간 생리가 없을 때 폐경으로 진단한다. 폐경은 주로 50세 전후에 발생한다. 갱년기는 평균 4~7년 정도다.
여성 갱년기 증상에는 안면홍조, 빈맥, 발한 등이 있다. 급성 여성 호르몬 결핍이 원인이다. 피로감, 불안감, 우울, 기억력 감퇴, 수면 장애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이 있을 때 증상은 더 악화될 수 있다.
갱년기는 모두가 겪는 증상이라며 고통을 참는 경우가 많지만, 의료기관을 찾아 전문가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갱년기를 건강하게 보내고 행복한 노년기를 맞이할 수 있다.
Q. 잘 알려진 증상 외에 갱년기에 나타나는 특이 증상에는 무엇이 있나요?
A. 갱년기 여성은 여성 호르몬, 즉 에스트로겐 감소로 지방 분해 능력이 떨어져 복부 비만이 2배 이상 증가합니다. 또한 비뇨생식기 위축으로 질 건조증과 가려움증, 성교통과 배뇨통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골 손실로 인한 골감소증 및 골다공증도 유발됩니다. 그 외에 두통, 성욕 감소 등 폐경증후군 증상이 특이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Q. 폐경은 노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나요? 그리고 늦을수록 좋을까요?
폐경이라는 것은 난소 기능의 소실로 인해 월경이 영구적으로 중지되는 상태일 뿐, 노인이 되는 건 아닙니다. 폐경이 되는 나이는 유전적으로 결정되며, 사회경제적 위치나 초경 연령, 이전 배란된 난포 수 등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50대가 되기 전 생리가 멈추는 것을 조기 폐경이라고 하는데, 폐경 이후 발생하는 여성 질환에 더욱 잘 노출될 수 있습니다. 폐경기는 너무 늦게 나타나도 좋지 않습니다. 늦은 폐경은 55세가 지나서까지 생리를 계속 하는 경우인데, 자궁 내 질환이 있어 환경이 좋지 않거나 문제가 있어서 생리가 지연되거나 지속되는 일이 많습니다. 이로 인해 빈혈 및 피로감, 무기력, 신체 노화 등이 빨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늦은 폐경이 유방암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Q. 갱년기 우울증 원인과 대처 방법, 극복 방법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과거에는 갱년기 우울증의 원인을 ‘상실감’ 등의 사회심리적 원인으로 설명했으나, 최근에는 연구 결과를 통해 신경생물학적 원인이 갱년기 우울증 발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습니다. 폐경을 전후해 내분비계의 변화는 대뇌의 전두엽과 기저핵에 산재된 신경세포군을 손상시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우울 증상이 발생합니다.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변 사람들과 여가 활동 및 친교 활동을 꾸준히 하며, 스트레스나 마음에 쌓이는 화를 잘 관리해야 합니다. 햇볕을 쬐면서 산책, 경보, 자전거, 스트레칭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갱년기 증상 완화를 위해 여성 호르몬제를 많이 복용하는데, 의학적으로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인가요?
A. 여성 호르몬 요법은 여러 가지 폐경 증상의 완화 및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안면홍조와 야간 식은땀, 비뇨 생식기계 위축과 관련된 증상을 줄이고, 감정적인 증상들(우울증, 불면증, 신경질, 주의산만)의 호전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성욕 감소 증상이 호전되고, 골다공증 예방 및 치료에도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결정은 의사와 상담한 후 본인이 하는 것입니다. 다른 모든 치료와 마찬가지로 이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여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치료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치료를 하기 전에 일반적인 신체검사와 산부인과 검사를 받고 의사의 지시에 따라 시작하면 됩니다.
Q.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사실인가요? 또 어떤 부작용이 있을까요?
A. 갱년기 호르몬 요법 중에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겐 복합 요법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 유방암 발생이 증가할 수 있으나, 에스트로겐 단독 요법은 사용 후 7년간 유방암의 위험성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다만 호르몬 요법은 허혈성 뇌졸중 위험도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60세 이상의 폐경 여성에게 호르몬 요법은 오히려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으므로, 호르몬 요법은 폐경 후 일찍 시작할 것을 권장합니다.
Q. 갱년기 증상 예방에 좋은 음식과 생활 습관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고, 칼슘과 비타민 D를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메가6 지방산의 일종인 감마리놀렌산 또한 혈액순환과 콜레스테롤 조절에 도움을 주어 갱년기로 인한 열감과 손발 저림, 발한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대두 이소플라본은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구조를 지니고 있어 뼈 형성을 촉진하고 골밀도를 증가시킵니다. 비타민 B군은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시켜 피로와 스트레스 해소도 가능합니다. 마그네슘은 신경 이완 작용을 통해 기분 변화와 불면증 같은 수면장애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2023년 서울시 중장년 생애설계준비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서울시 중장년의 생애설계준비도는 100점 환산 기준 63.1점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서울에 거주하는 만 40세 이상 65세 미만 중장년 1만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재단 리포트에 따르면, 지표가 된 ‘생애설계준비도’는 ‘과거 경험에 대한 성찰을 통해 현재와 앞으로의 자신과 환경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향후 목표 설정 및 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이행하고 유지하기 위해 관리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생애설계준비도는 크게 ‘생애이해’와 ‘생애영역 설계관리’로 나눠 측정됐다.
조사 결과 서울시 중장년 생애설계준비도는 63.1점, 생애이해 영역은 65.6점, 생애영역 설계관리 영역은 61.8점으로 나타났다. 항목별 평균을 살펴보면 자신에 대한 이해가 67.9점으로 가장 높았고, 여가활동 설계관리가 59.1점으로 가장 낮았다. 성별로 보면, 남성의 생애설계준비도는 63.3점, 여성은 62.8점으로, 여가활동 설계관리와 신체적·정신적 건강 설계관리를 제외한 영역 및 항목에서 여성보다 남성이 약간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연령대별로는 생애설계준비도가 가장 높은 건 만 60~64세로 63.7점이었다. 반면 만 45~49세가 62.4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나타냈다. 또, 생애이해 영역은 만 55~59세(66.0점), 생애영역 설계관리 영역은 만 60~64세(62.6점)가 가장 높았으며, 연령이 낮아질수록 준비가 부족한 경향을 보였다. 가구 형태에 따른 세부 결과도 측정했는데, 기타를 제외했을 경우 2세대 가구가 모든 영역 및 항목에서 가장 점수가 높았고, 생애이해 영역(62.6점)과 자신에 대한 이해 항목(65.5점)은 1인 가구가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임소현 서울시50플러스재단 경영기획본부 정책연구팀 책임은 ‘50+정책동향리포트’(서울시 중장년 생애설계준비 실태와 지원 방향)를 통해 “인생 후반기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중장년은 편향되지 않은 균형적인 준비가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 자신의 현재 준비 정도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중장년 특성을 반영해 생애설계준비에 대한 정의를 구명하고 관련 이론 고찰, 선행 연구와 사례 분석을 기반으로 지표의 영역 및 항목을 구분하고 문항을 구성하여 타당성 검증을 통한 지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평생현역시대, 생애설계에 빠질 수 없는 '일자리 지원'
생애영역 설계관리 영역의 세부 항목 중 ‘일(경제활동) 설계관리’ 점수(60.4점)는 타 영역의 평균보다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한 여가활동 설계관리를 제외하면 최하위다. 반면 최고점은 ‘재무설계관리’(64.8점) 항목. 지표의 정의를 토대로 풀이하자면, 경제적 관리(소득·부채·금융자산·부동산)을 위한 목표 및 계획(연금·투자·저축)을 실천하고 이를 점검·관리하는 것은 잘하는 편이지만, 일(경제활동)하는 것에 대한 목표 및 계획(자격증 취득·교육훈련 참여·교류 활동 등)을 실천하고 이를 유지·개선하려는 노력은 미흡한 것이다.
한편 수명 연장으로 길어진 노후, 전문가들은 줄곧 ‘평생직업’, ‘평생현역’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은퇴 전 축적한 자산만으로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적지 않고, 여생이 얼마나 될지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즉, 노후 경제적 관리를 고민한다면 일(경제활동)에 대해서도 염두에 둬야 할 테다. 그런 점에서 경제적관리 대비 일 설계관리가 부족한 것에 대해 다소 균형을 맞춰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볼 수 있겠다. 물론 스스로 상태를 점검하고 설계하기엔 어려울 수 있어 전문가의 도움이 더해지면 좋다.
송민혜 서울시50플러스재단 경영기획본부 정책연구팀 책임은 해당 리포트의 분석 자료(중장년 일자리지원 강화를 위한 경력설계상담의 현황과 시사점)를 통해 “생애설계는 직업 활동을 포함한 다양한 생활영역에서의 계획을 생애주기 단계에 걸쳐 수립하고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자리 관련 상담은 생애설계의 다양한 영역 중 직업, 경력 등 영역에 특화됐다. 해당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이 서비스 대상자가 가진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도와주는 활동”이라며 “중장년의 일자리지원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상담 시 조언이나 공감보다는 취업·창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상담자의 역량을 키우고 방법을 논의·제시하는 역할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서울시 중장년의 일자리지원 강화를 위해서는 현재 생애설계상담(4대 영역, 건강·재무·여가·대인관계)은 유지하면서 경력설계상담을 강화하여 중장년의 생애 전 영역에 대한 종합지원 방향으로 상담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뉴딜 일자리로 운영되는 컨설턴트들이 생애설계상담을 제공하고 취업상담사 자격을 가진 인력은 경력설계를 담당하도록 함으로써 생애설계 다양한 영역에서의 상담과 지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시사했다.
서울시노인종합복지관협회가 ‘2023 서울 시니어 스마트 페스타’를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개최됐다.
서울 시니어 스마트 페스타는 스마트 기기를 접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스마트 복지를 실현하고자 하는 종합 축제로, 행사에는 서울시노인종합복지관협회 48개 회원기관 약 2500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유영미 아나운서와 실벗 로봇이 함께 진행에 나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실벗은 로봇 전문기업인 로보케어가 개발한 고령자 대상 로봇으로 뇌 기능 활성화, 치매 예방 등의 기능을 갖췄다.
이어진 행사에선 트로트 가수 하동근, 댄스동아리 ‘추다’의 축하 공연이 이어졌으며, 김영선 경희대학교 동서의학대학원 교수의 건강 특강도 함께 진행됐다.
2부는 스마트 경진대회 등 참가자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됐는데, ‘해피테이블’을 활용한 게임 경진대회를 실시돼 눈길을 끌었다. 해피테이블은 스프링소프트의 스마트 테이블 기반 소프트웨어로, 이용자의 여가생활 증진을 목적으로 한 인지 활동 향상 기능성게임 50여 종이 포함되어 있다. 이번 경진대회에서는 해피테이블이 보유 게임 중 두더지 혼내주기, 풍선 터트리기, 생선을 잡아라 3개의 게임이 선정됐다.
상설 체험 부스에서는 신한은행, 한국에자이, 매일유업,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캐어유 등 실버산업 분야 기업들이 참여했다.
오는 9월~11월 3개월간 캐어유의 스마트에이징 아카데미 시즌1 ‘시니어 비즈니스 DX 기업 현장 탐방 & 네트워킹’이 열린다.
이번 아카데미는 고령 친화 산업 DX(Digital Transformation, 디지털 전환)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들과 창업가의 만남을 통해 시니어 비즈니스 기회를 탐색하고 인사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
캐어유가 주관하고 실버산업연구소, 함께일하는재단, 이투데이피엔씨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후원한다.
‘시니어 비즈니스 DX 기업 현장 탐방 & 네트워킹’은 참가자와 함께 시니어 비즈니스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기업 다섯 곳을 탐방하고 강의를 들은 뒤 네트워킹 시간을 가진다.
탐방 및 네트워킹은 9월부터 11월까지 총 3회에 걸쳐 진행된다. 현장 탐방 시간에는 기업 대표 및 임원에게 기업 사례를 듣고, Q&A도 진행하며, 현장을 체험할 수 있다. 탐방 기업은 스프링소프트, 로보케어, 내이루리, 케어닥, 판교를IT多(잇다)다.
9월 22일에는 스프링소프트와 로보케어 탐방이 이뤄진다. 스프링소프트는 노인복지관, 치매 안심 센터 등에서 가장 인기를 얻고 있는 고령 친화 기능성 게임기기 ‘해피테이블’을 기반으로 여가활동 증진 및 인지 기능 향상을 위한 게임 콘텐츠를 제공한다.
로보케어는 그룹형 인지훈련 시스템 ‘실벗’과 일대일 가정용 돌봄 로봇 ‘보미’ 등 다양한 로봇 플랫폼이다.
10월 30일에는 내이루리와 케어닥을 탐방한다. 내이루리는 시니어 배송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정기 배송 통합 솔루션 ‘옹고잉’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케어닥은 간병인 찾기, 간병인 일자리 찾기, 방문요양, 방문 재활운동, 생활 돌봄 등 시니어 돌봄 플랫폼이다.
11월 16일에는 판교를IT多(잇다)를 탐방하고 아카데미를 마무리하는 포럼과 수료식이 열린다. 판교를잇다는 시니어 맞춤형 인지건강과 디지털 헬스케어를 실현하기 위해서 판교종합사회복지관에서 인지 플랫폼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15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하며, 3회 중 2회 이상 참가자에게는 스마트에이징 아카데미 수료증을 발급한다.
신청은 QR코드나 구글폼 링크를 통해 할 수 있으며, 스마트에이징 아카데미에 문의하면 된다.
고령 인구 증가에 따라 정부는 노인 주거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노인 주거 정책은 저소득층 중심이며, 고령자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한계가 지적된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2020년부터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약 697만 명이 노년기에 진입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새로운 주거 공간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한국판 은퇴자복합단지(K-CCRC) 조성이 그 해답으로 꼽힌다.
한국판 은퇴자복합단지(K-CCRC)
문재인 정부가 2020년 12월 발표한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 계획’ 중 ‘고령친화적 주거환경 조성’은 고령친화적 주택 공급 확대, 고령친화 커뮤니티 확산을 위한 기반 마련, 고령자의 교통 복지 기반 구축, 총 3개의 추진 과제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고령친화 커뮤니티 확산을 위한 기반 마련은 베이비부머를 위한 주거 정책의 일환으로 ‘(가칭) 한국판 은퇴자복합단지(K-CCRC)’ 모형 개발 및 시범 조성 추진을 포함하고 있다.
K-CCRC는 Korean-version 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로서, 베이비부머가 이주하여 지역의 다양한 세대와 교류하며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단지 모형을 말한다. 기존 거주지에서 계속 거주하는 의미의 AIP(Aging In Place)보다 확장된 개념으로서, 더 큰 차원의 공동체 속에서 거주하는 AIC의 개념을 담고 있다.
K-CCRC는 다섯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 △수도권 대도시 베이비부머(베이비부머의 48.3%가 수도권 거주)가 지역으로 이주하는 것 △이주한 베이비부머가 지역사회 및 지역의 자원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 △지역의 다양한 세대 및 연령층과 교류하는 것 △ 지역에서도 의료·돌봄 등 복합 서비스를 계속해서 제공 받는 것 △지역사회에서 건강한 노후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다.
LH 산하 연구기관인 토지주택연구원은 2021년부터 후속 방안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고, 지난해 ‘초고령사회 선제적 대응을 위한 한국판 은퇴자복합단지(K-CCRC) 조성에 관한 기초 연구’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전국적으로 산재한 시니어타운을 포함한 노인복지주택, 저소득층을 위한 고령자복지주택(공공실버주택)과 웰플러스주택, 고령친화주택이 CCRC에 해당하지만, 순수하게 K-CCRC의 사례로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일본의 생애활약마을 사업을 롤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소개했다. 도쿄권을 비롯한 각 대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고령자가 그들의 희망에 따라 지방이나 지역의 도심지구나 중심 시가지에 이주하고, 지역 주민이나 다양한 세대와 교류하면서 건강하고 활동적인 생활을 보내며, 필요에 따라 의료·개호를 받을 수 있는 지역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다.
베이비부머 74.9% “K-CCRC 이주 의향 있다”
토지주택연구원은 지난 6월에는 ‘초고령사회 대응 K-CCRC(한국판 은퇴자복합단지)의 정책 추진과 계획 모형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발행했다. 베이비부머 74.9%가 K-CCRC 이주 의향이 있다는 유의미한 결과가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토지주택연구원은 수도권 거주 베이비부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남녀 각 500명, 전기 베이비부머(1955~1964년생)와 후기 베이비부머(1965~1974년생) 각 500명, 거주 지역은 서울과 서울 외 수도권(비서울) 각 500명이 응답했다.
응답자의 87.6%는 공동주택에 거주했으며, 거주 유형은 자가가 71.1%, 임대가 28.9%로 나타났다. 월평균 소득은 약 500만 원이었으며, 72.5%가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였다. 자산 규모는 가구당 평균 자산 5.47억 원보다 훨씬 많은 평균 8.35억 원이다. 학력과 소득 등 여러 면에서 우리나라의 중산층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은퇴 후 또는 가까운 미래에 비수도권 지역에 K-CCRC가 조성된다면 이주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물음에 응답자의 74.9%가 이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은퇴 후 안정된 노후생활’ 22.6%, ‘고령자를 위한 여러 복지시설’ 21.2%, ‘안전한 고령친화 생활공간’ 18.6% 순으로 나타났다. 이주 시기는 은퇴 후 연금 수익이 보장되는 시점인 ‘노인연금수령 연령 65세 이후’가 55.9%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K-CCRC 이주 의향이 없는 25.1% 251명에게 이유를 묻자 36.3%가 ‘의료복지서비스 시설 여건’이라고 꼽았다. 그 뒤를 ‘일자리 마련 및 취업 지원 여건’ 15.9%, ‘대중교통 접근성 여건’ 13.5% 등이 이었다. 이러한 이주 저해 요인이 개선된다면 이주 의향이 없는 251명 중 22.7%인 약 57명은 이주하겠다고 답했다.
토지주택연구원은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K-CCRC의 방향을 도출했다. 먼저, 대상은 고령자뿐만 아니라 중장년, 청년, 아동 양육 가구를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은 인구감소율과 고령화율이 높고, 고령친화 시설 공급률과 고령자 경제활동 및 일자리 지원율 그리고 의료 자원 공급률이 낮은 지역들이 적합하다. 입지는 지역사회와 연계 또는 교류에 용이한 도심 또는 도심 근교이어야 한다.
시설 구성은 독립주거, 돌봄주거, 돌봄시설, 돌봄병원, 주간돌봄센터(재가센터), 어린이돌봄센터(어린이집), 입주민지원센터로 이루어질 수 있다. 추가 시설로 고령자의 경제 활동을 위한 취업지원센터(민간 및 공공일자리), 지역사회 교류를 위한 여가·문화·체육시설, 생활편의시설 등이 포함되면 좋다.
무엇보다 보고서는 “이러한 시설들은 지역사회와 분리되지 않고 반드시 지역사회 통합 돌봄의 체계 또는 사회관계망 내에서 작동하도록 입주민 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초기의 계획대로 K-CCRC 조성을 통해 초고령사회와 지역 불균형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노후에 얼마가 있으면 될까요?” 자산관리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하지만 100세 시대에는 이 질문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 현금흐름 세계에서 가장 불확실한 건 ‘내가 몇 살까지 살지 모른다’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노후 대비 자산을 마련할 때는 평생 퍼 올릴 수 있는 우물형 자산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이다. 그렇다면 어떤 자산을 연금화 해야 할까? 아내와 두 자녀가 함께하는 4인 가족을 꾸려나가는 ‘김중년’씨의 가상 사례를 KB골든라이프센터에 의뢰해 현금흐름 만드는 노후 대비 자산설계를 받아봤다.
1. 국민연금 수령액이 얼마나 될까요? 아내와 국민연금을 더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고경환 센터장]
김중년 님은 60세까지 국민연금을 낸다고 가정하면 국민연금 수령액은 140만 원 정도로 예상됩니다. 본인의 경우 군 복무 추납제(1988년 1월 1일 이후 군 복무한 경우 해당)활용해 군 복무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보험료를 내면 연금수령 금액을 늘릴 수 있습니다.
배우자분은 3년간 직장생활을 하였으나 국민연금은 10년 이상 가입해야 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7년간 내지 못한 연금을 추가 납부해 국민연금 소득을 만드시길 제안합니다.
[노지원 센터장]
김중년 님의 국민연금 수령액 조회는 NPS국민연금공단사이트에서 예상노령연금액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박주부 님은 현재 국민연금 가입이 안 됐다면 임의가입자로 가입해 10년 동안 최소 월 9만 원을 내면 평생 월 약 18만 원의 연금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박주부 님은 22세부터 24까지 직장가입자 경력이 있어 추가납입제도 활용이 가능함으로 119개월(10년 미만)분을 추가로 납입해 국민연금 수령액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할 수 있습니다.
2. 퇴직연금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는데, 디폴트 옵션을 골라야 한답니다. TDF를 추천받았는데, 상품을 고를 때 퇴직년도를 예상연도로 맞춰야 하는지 더 늦춰야 하는지 고민입니다. TDF 말고 다른 투자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겠고요. 퇴직연금은 어떻게 운용해서 언제부터 연금으로 받는 게 좋을까요?
[고경환 센터장]
TDF는 기본적으로 투자자의 은퇴 시점을 타겟으로 투자 자산과 안전 자산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 운용하는 펀드입니다. 그러니까 투자자 생애주기를 고려한 위험관리, 펀드가 스스로 해주는 리밸런싱, 하나의 펀드로 완성하는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을 기본적으로 활용합니다. 바쁜 직장인들이 퇴직연금을 운용하기에 활용도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운용사마다 TDF 운용 전략이 다르므로 TDF를 여러 개 분산해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때 본인 투자성향 및 은퇴 시기를 감안해 디폴트 옵션 상품에 묶음으로 운용 중인 TDF로 옵트인(Opt-in) 해 투자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김중년 씨는 현재 디폴트 옵션을 선택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디폴트 옵션 상품을 직접 매수하는 ‘옵트인’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미 디폴트 옵션으로 운용하고 있는 사람은 다른 디폴트 옵션 상품을 매수하려면 기존 운용하던 상품을 매도해야 가능하다.
퇴직연금은 만55세 이후에 수령 가능하지만 김중년 님의 경우 재취업 후 60세 부터 연금을 받으면 좋을 듯합니다. 퇴직연금 수령방법은 기간지정, 금액지정, 자유인출방식 등 다양합니다. 김중년 님은 자유인출방식을 통해 필요할 때 인출해 사용하다가 추후 반퇴 생활 또는 국민연금 수령 등에 따라 기간을 지정하는 방식 또는 금액을 지정하는 방식으로 수령 방법을 변경해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노지원 센터장]
김중년 님의 투자성향을 분석해 결과에 맞는 디폴트 옵션에 투자하거나 또는 본인이 미래에 전망이 좋다고 판단되는 종목 투자도 가능합니다. 원금보장을 원한다면 투자 분석 결과에 상관없이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으로도 운용이 가능합니다.
퇴직연금 수령 시점은 퇴직 후 55세부터 가능하며 소득공백기인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받거나, 필요한 시점에 자유인출방식을 활용해 수시로 인출할 수도 있습니다.
3. 노후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생활비에 최대한 가깝게 연금을 받으려면 어떤 연금을 더 준비해야 할까요? 연금 준비를 위해 넣어야 하는 돈은 몇 세까지 얼마를 넣어야 할까요?
[고경환 센터장]
연금저축펀드를 추가로 활용할 것을 추천합니다. 예상 은퇴 시기까지 3년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계약직으로 최대 5년까지 재취업 가능하므로 국민연금은 60세까지 내고 연금 계좌인 IRP와 연금저축펀드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운용할 것을 제안합니다.
[노지원 센터장]
우리나라의 연금 3층 보장체계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돼 있습니다. 김중년 님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은 가입이 돼 있고 개인연금은 미가입 상태입니다. 따라서 연금저축계좌로 세액공제 한도인 연간 900만 원을 추가 납입해 납부 기간에는 세제 혜택을 받고, 은퇴 후에는 연금으로 활용 가능한 개인형 IRP 계좌로 부족한 연금을 채우시길 추천합니다.
4. 노후에는 주택도 연금으로 받아야 하나 싶습니다. 그런데 어느 시점에 연금을 받는 게 좋을지가 고민입니다. 또 지금 집으로 받는 게 나은지, 더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가서 받아야할지도 고민이 됩니다. 국민연금이나 퇴직연금으로 월 생활비가 충족되면 주택연금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닌가도 싶고요. 그래도 연금으로 받는 게 좋을까요?
[고경환 센터장]
김중년 님은 현재 상환해야 할 대출금도 있으며 자녀 학자금과 결혼자금이 1억 8500만 원이나 필요합니다. 추후 자녀들이 분가하게 되면 현재 거주 중인 부동산에서 조금 작은 부동산으로 거처를 옮겨도 좋을 듯합니다. 현재 보유 중인 아파트를 팔아 대출금을 상환하고 더 작은 주택으로 이사하는 시기는 대략 계약직으로 5년 정도 근무한 후 은퇴가 예상되는 시점입니다. 이때 이전한 주택을 활용해 주택연금을 활용할 것을 추천합니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비교하면 국민연금은 장수리스크를 확실히 보장합니다만 국민연금으로만 노후를 담보하기에 부족한 금액입니다. 퇴직연금은 연금소득세율이나 절세를 고려한 수령을 계획하고, 주택연금은 의료비나 간병비가 필요한 시기에 종신으로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노지원 센터장]
55세에 퇴직하고 계약직으로 재취업하면 연봉이 50% 삭감됩니다. 주택연금신청은 55세부터 가능하니 은퇴 후 56세부터 주택연금을 받아 계약직으로 삭감된 월급을 보완해 사용하시기를 제안합니다.
주택연금 수령 시 필요금액에 따라 정액형, 초기증액형, 정기증가형이 있으니 본인에게 맞는 방식을 선택해 받을 수 있습니다.
5. 1~4번의 연금을 준비했다면 각각의 연금 개시는 언제 하는 게 가장 좋을까요?
[고경환 센터장]
국민연금은 정상적인 수급시기인 65세에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60세부터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는 퇴직연금을 금액지정방식으로 생활비에 필요한 만큼 받다가, 국민연금이 나오는 시기에는 기간지정방식이나 자유인출방식으로 전환하기를 제안합니다. 이때는 국민연금을 주된 소득원으로 활용하고 추가로 필요한 생활 비용은 퇴직연금에서 조달할 수 있겠습니다. 퇴직연금이 소진되면 주택연금으로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노지원 센터장]
김중년 님은 72년생으로 국민연금은 65세부터 받을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은 55세 퇴직 후 수령이 가능하므로 바로 연금을 수령해 대출금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출금을 상환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퇴직금에서 출금해 갚거나 그동안 모아둔 적금으로 상환할 수 있겠습니다. 주택연금은 55세부터 신청해 계약직으로 삭감된 급여에 보태서 생활비로 사용합니다.
6. 현재 적금 계좌에 있는 돈으로 수익을 더 내고 싶은데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원금을 잃을까 걱정도 되고요. 어떤 상품에 얼마 정도를 투자해보면 좋을까요?
[고경환 센터장]
보유 중인 적금은 가장 먼저 마이너스 통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대출을 상환하고 IRP 계좌에 연간 납입 가능 한도 1800만 원을 넣어 저축은행 정기예금(4.4% 복리)에 투자하기를 제안합니다. 저축은행은 기관별로 5000만 원까지만 예금자 보호가 된다는 점을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ISA 계좌에 연간 납입 가능 한도 2000만 원을 납입하고 정기예금, 채권형 상품 등 수익을 추구하지만 크게 손실이 나지 않는 상품으로 운용할 것을 추천합니다.
IRP·ISA 계좌는 계좌 안에서 운용되는 상품의 손익이 통산되고 과세가 이연돼 실효수익이 높고, 절세를 활용한 투자이므로 위험이 그만큼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ISA 계좌는 3년경과 시 연금계좌로 이전해 연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노지원 센터장]
공격투자형, 적극투자형, 위험중립형, 안정추구형, 안정형 등 개인별 투자 성향 분석 결과에 따라 상품을 제안 드릴 수 있습니다. 다만 기대수익률과 위험도는 비례 관계에 있음을 인지하고 계셔야 합니다.
7. 퇴직 후 소득공백기에는 일하려고 합니다. 다니는 회사에서 연장할지 조금이라도 연봉을 높여 다른 일을 할지는 고민 중입니다. 수입이 아무래도 절반가량 줄어들 텐데, 자녀에게 필요한 자금 준비도 해야 해 걱정입니다. 수입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생각한다면 그때부터는 자금을 어디에 어떻게 분배해야 할까요?
[고경환 센터장]
계좌 내에서 정기예금, ETF, ELS, 펀드 등을 다양하게 운용 가능한 ISA 계좌를 추천합니다. 연간 최대 2000만 원, 총한도 1억 원까지 납입 가능합니다. 한도 내에서 자유 납입 가능하고 3년 이상 경과 시 비과세 한도 200만 원(서민형 400만 원) 세제 혜택이 있습니다. 비과세 한도를 초과하는 순이익에 대해서는 9.9% 분리과세를 적용 가능합니다. 자금 운용 시 계좌 내에서 상품별 손익 통산이 적용되고 의무가입기간(3년) 경과 시 해지해 60일 이내에 잔액 전부 또는 일부를 IRP로 이전해 연금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노지원 센터장]
보통 은퇴 후 국민연금 수령 전의 소득공백기에는 다시 일하셔서 현금흐름을 만드시거나 퇴직금과 근무 기간에 가입한 개인연금에서 받는 연금으로 생활비를 사용합니다.
8. 마지막으로, 더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고경환 센터장]
마이너스 통장 상환 후 해지를 추천합니다. 마이너스 통장 사용은 습관이며 예금 보유 시 예금 담보대출 가능합니다. 자금 필요시 인터넷뱅킹으로 보유 중인 예금을 담보로 실시간 대출 가능하므로 신용을 활용한 대출은 사용하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노지원 센터장]
먼저 재직 중에 받은 신용대출이 있다면 퇴직하기에 앞서 한도를 늘리거나 대출금 상환을 준비해야 합니다. 집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담보대출이 되는 건 아닙니다. 소득 증빙서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퇴직 후 필요자금을 계산해 미리 신규로 대출을 받거나 상환하는 등 계획적인 대출관리가 필요합니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현명한 소비생활을 하기 위해서 신용카드는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성인이 된 자녀들이 부모의 노후자금을 침범하지 않도록 교육해야 하겠습니다.
은퇴 후 적당한 일은 건강, 여가, 사회적 관계, 재정 등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따라서 잘할 수 있는 ‘일’을 미리 준비하면 좋습니다. 또한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인간관계의 중심축이 사회생활에 있었지만, 퇴직 후에는 관계의 폭이 좁아지기 때문에 새로운 적응이 필요합니다. 부부관계(서로 존중),자녀관계(친구처럼 소통),친구관계(동네 친구 사귀기) 등 관계를 재정립해야 합니다.
은퇴 후 심한 감정 기복과 우울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공동체 참여, 자원봉사, 악기·언어 배우기, 명상, 긍정적 사고방식 기르기 등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건강관리도 필요합니다.
노후에는 전화사기 등 디지터렝 취약한 고령층 대상 금융사기가 많습니다. 금융사기에 주의해야 하고, 치매·질병·장애 등으로 도움이 필요한 성인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성년후견제도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가정법원의 결정 또는 후견계약으로 선임된 후견인이 재산관리 및 일상생활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제도로 치매가 우려된다면 미리 법원에 성년후견제도를 신청하는 게 좋습니다.
*상기 내용은 KB국민은행의 은퇴·연금 자산관리 종합상담 채널 ‘KB골든라이프센터’의 도움으로 작성 됐습니다. 상담 내용은 개인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며 가까운 금융기관에서 정확한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전 세계가 빠르게 고령화 되어가는 가운데, 노인의 평안한 삶을 영위하는 방법 중 하나로 ‘고령친화도시’ 조성이 꼽히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적인 고령화와 도시화 추세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해나가기 위해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GNAFCC) 프로젝트를 2007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WHO에서는 고령친화도시에 대해서 “나이가 드는 것이 불편하지 않은 도시,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나 살기 좋은 도시, 평생을 살고 싶은 도시에서 활력 있고 건강한 고령기를 위하여 고령자들이 능동적으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도시”로 정의하고 있다.
국내 지자체 47개,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 가입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 회원 인증은 WHO가 정해놓은 8대 영역에 적합해야 받을 수 있다. 8대 영역은 △외부환경과 시설 △교통수단 편의성 △주거환경 안정성 △여가 및 사회활동 △사회참여 및 일자리 △사회적 존중 및 통합 △의사소통 및 정보 △건강 및 지역사회 돌봄이다.
2023년 5월 기준 전 세계 51개국, 1455개 도시가 가입돼 있다. 대표적인 고령친화도시로 미국 뉴욕, 일본 아키타 시가 꼽힌다. 우리나라는 47개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가 가입된 상태다. 국내에서는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에 첫 번째로 가입한 서울시가 롤모델로 통한다.
서울시는 고령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일찌감치 고령친화도시 조성에 관심을 뒀다. 2010년 노인 실태·욕구 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전략과제를 개발하고, 노인복지 조례를 제정했다. 또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문가를 비롯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끝에 2013년 고령친화도시 국제네트워크에 가입했다. 서울시의 고령친화도시 핵심 내용은 고령자의 자기결정권이 존중되며, 사회적으로 배제되지 않는 도시라고 할 수 있다.
2016년에 가입한 부산광역시는 공동체 활성화를 지원하는 도시 환경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부산시는 프랑스 파리처럼 ‘15분 도시’ 개념을 도입했다. 집에서부터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15분 이내에 출퇴근과 의료 상업 등 일상생활이 모두 가능한 도시를 말한다. 15분 도시와 연계해 노인을 위한 모임 공간 하하(HAHA)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2017년 도 단위 최초로 가입한 제주도는 사람 중심, 상생·통합, 네트워크, 행복 등 4가지를 핵심가치로 하고 있다.
“국가 지원 필요” 의견도
표현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지자체의 고령친화도시 비전 대부분은 ‘건강하고 활기찬 100세 도시’이다. 또한 지자체에서는 노인복지 기본조례를 제정하고 고령친화도시 1기, 2기 계획을 실행한 뒤 고령친화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하는 절차를 따르고 있다. WHO의 8대 영역이 기준이다 보니 추구하는 비전과 가치, 과정 등이 비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각 도시마다 10~20%의 차별성도 존재한다.
현재 고령친화도시 조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전라북도를 예로 들 수 있다. 전라북도는 식품산업 중심지로서 고령친화식품 육성에 주력한다. 고령친화 은퇴자 체류 도시 모색 계획도 세웠다. 자연환경 자원이 우수하고 다양한 문화체험이 가능해 은퇴자 체류 도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고령친화도시 조성 사업은 지자체별로 진행해왔다. 그러나 국가가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법률상 마련돼 있지 않아서 예산 등 지원이 어렵다는 지적도 불거졌다. 이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연숙 국민의힘 위원은 국가가 고령친화도시를 지정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노인복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6월 대표 발의했다.
최연숙 의원은 “세계 주요 도시들이 고령층의 활력 있는 노후생활을 위해 각종 시책을 펼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고령친화도시 관련 조례를 제정한 지자체가 63개에 불과하다”며 “고령화 시대에 국가가 노인 정책을 지방자치단체에만 맡겨두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국가 차원의 지원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입주까지 5년은 기다려야 한대요.”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에 들어서는 롯데건설의 실버타운 ‘VL 르웨스트’가 최근 청약을 진행한 결과, 최고 경쟁률 205대 1을 기록했다. 배우 노주현 등 유명 인사도 관심을 보였다. ‘VL 르웨스트’처럼 도심형 고급 실버타운은 평균적으로 2년에서 5년은 기다려야만 입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실버타운(시니어타운) 열풍이 불고 있다.
실버타운 왜 수요 증가했나
실버타운이란 사회생활에서 은퇴한 고령자들이 집단적 또는 단독적으로 거주가 가능하도록 노인들에게 필요한 주거 및 휴양·여가시설, 노인용 병원, 커뮤니티센터 등 서비스 기능을 갖춘 노인주거단지를 말한다. 한마디로 설명하면, 고령친화주택에 서비스를 결합한 것이다.
실버타운은 입주 보증금을 내고 달마다 이용료를 내는 임대형과 분양형으로 나뉜다. 분양형은 부동산 사기로 이어진 경우가 생기면서 2015년부터 신규분양은 금지됐다. 입지에 따라서는 1세대 전원형, 2세대 도심형, 3세대 도심 근교형으로 나뉜다.
보건복지부의 노인 실태 조사에 따르면, 노인 10명 중 8명은 노인 단독가구다. 이 중 부부가구는 58.4%, 독거가구는 19.8%에 해당한다. 자녀와 같이 살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건강·경제적 안정, 개인생활 향유 때문’이라고 62%가 응답했다. 과거와 달리 자녀의 부양을 받지 않아도 된 그들이 거주할 공간을 찾다 보니 실버타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실버타운에서 살게 되면, 지금처럼 혹은 더 이상으로 즐거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노인의 수요와 다르게 전국의 실버타운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2020년 기준 전국의 실버타운은 38개소였다. 현재 국내 만 60세 이상 인구는 약 127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5%를 차지한다. 그런데 실버타운에 입주할 수 있는 세대는 전국 기준 1만 세대에 불과하다. 즉, 수용력이 0.1%도 안 되는 상황인데, 실버타운에 입주를 원하는 사람은 늘어나니 평균 2년~5년의 대기 시간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게까지 오랜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서 실버타운에 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실버타운을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로 ‘식사’를 꼽는다. 나이가 들수록 균형 잡힌 식사를 제대로 챙겨 먹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버타운에는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이 있다.
뿐만 아니라 실버타운에는 건강관리를 위한 물리치료실과 부속 의료기관, 운동시설 등이 있다. 서예실, 도예실, 노래 연습실 등 취미·여가 시설도 있으며, 대부분의 실버타운은 목욕탕, 사우나를 갖추고 있다.
실버타운의 입주 가능 연령은 만 60세 이상이다. 부부가 입주를 원한다면 부부 중 한 명만 60세 이상이어도 입주가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실버타운은 생활비를 100% 본인이 부담한다는 점이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시니어를 위해 만들어진 곳으로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
비싸지는 실버타운, 소외당하는 중산층
그렇다면 실버타운에 입주하고 싶다면 얼마나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야 할까. 가장 먼저 입주 시 목돈이 필요하다. 임대형 실버타운이라면 입주 보증금이 필요하고 자가 소유형 실버타운은 주택 구입 비용이 든다. 매달 내는 생활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식비다. 실버타운마다 의무식 제도가 있다. 식사를 하든, 하지 않든 일정한 식비를 의무적으로 내야 한다.
월 생활비에는 식비와 함께 공동시설 유지 및 관리 비용과 직원 인건비, 화재보험료 등이 들고, 주 1~2회 청소 비용도 포함된다. 그 외에 전유부분에 대한 공과금과 개인별로 사용하는 비용은 추가로 내야 한다. 상하수도 요금, 전기요금, 급탕비, 인터넷 사용료, 케이블 TV 시청료, 전화 요금 등이 해당한다.
즉, 실버타운에서 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보증금과 생활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정확한 비용은 실버타운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서울 소재 실버타운은 부부 기준으로 봤을 때, 보증금 4억~6억 원에 생활비 300만~400만 원 정도가 든다. 경기권이나 지방은 월 생활비가 200만~300만원 수준으로 내려간다. 지방의 경우 생활비가 100만 원 대까지도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 입주 대기까지 타면서 인기를 끄는 고급 실버타운의 비용은 ‘억’ 소리가 난다. 고급 실버타운 중 베스트로 꼽히는 곳은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더 클래식 500’이다.보통 1인과 부부 기준이 다른데, 이곳은 1인 부부 모두 보증금이 9억 원이다. 여기에 약 500만 원의 월 생활비가 든다. 또한 ‘VL 르웨스트’는 보증금 7억 5000만 원, ‘삼성 노블카운티’는 보증금 3억 2000만 원에 해당한다.(1인 기준)
더욱이 올해 실버타운 사업은 전환점을 맞이할 전망이다. 약 7000세대가 입주 될 예정이다. 앞서 말한대로 ‘VL 르웨스트’가 분양되고, 서울시니어스 고창타워는 4차 입주자를 모집한다. 또한 대형 디벨로퍼(부동산 개발업체) 엠디엠그룹의 계열사 엠디엠플러스도 실버타운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을 짓고 있으며, 연내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고급 대형 실버타운이 연이어 조성되는 것에 따라 ‘중산층이 소외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정부에서는 실버타운에는 경제적인 지원을 안 하지만, 저소득층을 위해서는 노인복지주택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중산층 소외 지적을 의식한 듯, 정부는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실버타운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2027년까지 매년 1000호를 공급하겠다는 것. 특히 서울시는 서울형 실버타운 ‘골드빌리지’를 만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