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촌 체험의 범위는 넓지 않고 의외로 단순하다.
① 임산물 채취 및 요리 : 알밤 줍기, 두릅 따기, 산양삼·버섯·산나물 캐기
② 숲길 탐방 : 숲 해설 및 삼림욕, 숲 놀이터, 숲속 음악회
③ 나무공예 : 목공예품 제작, 나뭇잎 조각 및 프린팅
이 중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산촌 체험은 숲길 탐방이다. 숲길 탐방 중 할 수 있는 체험은 딱 두 가지다. 걷기와 머물기. 세상에 이렇게 쉬운 체험은 없다. 이 중 숲에 그냥 머무는 것을 최근의 신조어로 ‘숲멍’이라고 한다. ‘숲멍’은 사람이 휴양림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차원 높은 힐링이다. ‘숲멍’의 명소를 몇 군데 소개한다.
여름과 가을에 걸쳐 ‘숲멍’ 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전나무숲길을 추천하겠다. 강원도 평창의 월정사, 경기도 포천의 광릉수목원, 전라북도 부안의 내소사를 흔히들 우리나라 3대 전나무숲길이라고 부른다.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수도권에 위치한 광릉수목원 전나무숲이다. 500년 넘게 왕실의 능원으로 관리돼온 덕에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하고 규모가 가장 크다.
월정사 전나무숲은 천천히 30분 걷기 코스로서 규모도 적당하고 옆으로 오대천의 맑은 물을 끼고 있어 풍광 또한 다채롭다.
내소사 전나무숲은 이들 중 규모는 제일 작지만, 차에서 내려 내소사로 향하는 진입로를 겸하고 있어서 동선 손실이 없는 가장 효율적인(?)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전나무, 소나무, 편백나무숲길 등 다양
숲길을 걸으며 산책하는 것을 삼림욕이라 하여 목욕에 비유한 것은 나무가 사람 몸에 좋은 피톤치드를 내뿜기 때문이다. 피톤치드를 마시거나 피부로 접하면 살균 작용을 통해 장과 심폐 기능이 좋아지고 스트레스 또한 해소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렇게 좋은 피톤치드의 뜻풀이는 의외로 살벌하다. 피톤(phyton)은 식물체의 최소 단위를 말하며 치드(cide)는 죽인다는 뜻을 지닌 접미사다. 따라서 나무가 사람 좋으라고 피톤치드를 뿜어댄 것은 아니었던 셈이다. 곰팡이 등 병원균이나 해충 따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하는 독성 물질이 마침 사람에게 약이 됐을 뿐이다. 경위야 어찌됐든 우리는 나무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산림이 체험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피톤치드만이 아니다. 알밤, 두릅, 산양삼, 버섯, 산나물 등 다양한 임산물을 얻어갈 수 있다. 물론 임산물을 얻어가는 체험에는 제약이 많이 따른다. 우선 산림보호법에 따라 산나물을 포함한 임산물 채취에는 법적 제재가 따른다. 또한 대개의 유실수는 주인이 따로 있는 사유물이므로 함부로 채취했다가는 절도 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한정적으로 할 수 있는 산촌 체험이란 것이 일정 금액을 내고 제한된 시간 동안 알밤 줍기, 두릅 따기, 고구마 캐기를 해보는 정도에 그친다.
숲길 탐방과 임산물 채취 외에 다른 한 가지의 산촌 체험은 나무공예다. 나무를 재료로 공예품을 깎거나 조립해보고, 나뭇잎 등 부산물을 활용하여 조각을 하거나 프린팅을 해보는 체험이다. 주로 유치원과 초등생을 위한 체험일 것으로 지레 한정짓기 쉽지만 나뭇잎 프린팅은 의외로 성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으며, 특히 나뭇잎에 음각으로 그림을 새겨 넣는 나뭇잎조각은 최종 성과물이 높은 가격에 팔려나가는 등 예술작품으로 인정받기도 한다.
국가 자산 활용 측면의 산촌 체험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산촌에서 할 수 있는 체험이라는 것이 매우 한정적이며, 관점에 따라서는 농촌 체험과 구분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것은 다름 아닌 산촌에 대한 관심의 문제다. 우리나라 국토의 70%가 산지인 것은 초등학교 때부터 배워온 국민 상식이다. 국토의 70%에 무관심하다는 것은, 시각을 달리해서 바라보면 국가 자산에 대한 방치 행위로 볼 수도 있다. 국민들에게 치유와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는 숨겨진 자원으로서 산촌을 바라보며 산촌 주변 관광 자원을 매력 있는 체험 콘텐츠로 발굴해야 한다. 그 시작은 산촌 체험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될 것이다. 산촌 및 산촌 체험에 대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면 산림청과 임업진흥원 홈페이지를 적극 활용하길 권한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어느덧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추분도 지났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더운 여름엔 삼계탕 같은 보양식을 먹으며 건강을 챙기지만, 환절기인 가을에는 그냥 지나치기 쉽다. 하지만 온도 차이가 급격하게 벌어지는 환절기에는 혈액순환이 잘 안 되거나 감기 등 질환에 걸릴 수도 있다.
여름 더위에 시달려 지친 몸을 추스르고 긴 겨울을 대비한 체력보충을 위해서는 가을에도 영양식을 잘 챙겨 먹어야 한다. 이에 대한 동서양의 관점은 다소 차이가 있다. 동양의 관점에서 보양식은 '고기'가 중심이 되는 식단을 선호하지만, 서양의 경우 영양이 풍부한 과일이나 채소를 추천하고 있다. 먼저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 포럼에서 추천한 가을 보양식을 살펴보면 추어탕이나 장어구이 같은 음식이 꼽힌다.
추어탕
추어탕의 추(鰍)는 가을 추(秋)가 아니라 추어탕에 들어가는 가을 생선인 미꾸라지를 뜻한다. 미꾸라지는 겨울잠을 자기 전인 가을에 영양소가 풍부하다. 추어탕은 소화가 잘돼 위장병 환자나 노인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미꾸라지와 파, 고사리, 우거지 등 동물성 식품과 식물성 식품이 잘 조화돼 있어 각종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기도 하다. 미꾸라지의 뼈까지 먹는 추어탕은 칼슘을 보충할 수 있고, 뼈 건강에 좋은 비타민 D도 풍부하다. 따라서 골절‧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장어구이
장어구이는 원기회복에 도움을 주는 영양식이다. 장어에는 피부, 소화기관의 세포를 보호하고 항암작용을 하는 비타민 A가 풍부하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 포럼에 따르면 장어의 비타민 A 함량은 육류의 200배, 다른 생선의 50배에 달한다. 장어는 피로회복에 도움되며, 위벽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는 뮤신 성분이 다량으로 들어있어 위장기능을 강화한다. 특히 장어는 가을이 되면 산란을 위해 바다로 향하는데, 이 시기 장어엔 각종 영양소가 꽉 차 있다.
한편 미국 생활정보사이트 '리얼심플닷컴'은 가을 보양을 위한 식물성 식품을 추천했다. 건강 보충을 위해선 육류, 생선 등 동물성 식품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과일, 채소 같은 식물성 식품에 보양이 되는 음식이 있다. 환절기에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식물성 식품도 알아본다.
호박
주황빛을 띤 늙은 호박은 가을이 제철이다. 호박의 주황빛 색소인 베타카로틴은 암의 위험률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고, 천식, 심장질환, 시력 감퇴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면역력 강화에도 좋아 일교차가 큰 가을에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 늙은 호박은 생것의 열량이 100g당 27kcal로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이다.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고 위점막을 보호해 당뇨 환자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사과
사과는 사계절 먹지만 제철인 가을에 먹으면 특히 맛이 좋다. 사과는 100g에 식이섬유 함유량이 1.4g인 고섬유질 식품이다. 사과는 껍질을 깎지 말고 깨끗이 씻어 과육과 함께 먹는 게 좋다. 사과 껍질은 항산화 성분과 폴리페놀이 풍부해 노화 예방에 도움이 되고 체내 지방 배출을 촉진에 체중 감량에도 효과적이다.
계피
향신료로 쓰이는 계피는 따뜻한 차에 잘 어울린다. 계핏가루를 물이나 꿀과 함께 마시면 코막힘이나 기침 증상 완화에 도움이 돼 환절기인 가을에 호흡기 보호를 돕는다. 디저트에 뿌려 먹어도 맛이 좋다. 또 계피의 폴리페놀 성분은 혈당을 조절해줘 고혈압에 효과적이고 인슐린 작용을 해 당뇨를 개선한다. 이 같은 특별한 건강상 이슈가 없더라도 계피는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차나 커피에 더해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
태풍은 침수, 산사태, 안전사고 등 지나간 자리에 큰 생채기를 낸다. 질병관리청은 “태풍 및 장마로 인해 하천 범람, 침수가 발생하면 서식처 환경이 변하면서 위생환경이 취약해진다”며 감염병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주로 발생하는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모기매개감염병, 접촉성 피부염, 파상풍, 렙토스피라증, 안과감염병 등 각 감염병에 대한 예방법을 발표했다.
오염된 물이나 음식 섭취로 인한 수인성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에는 콜레라, 장티푸스, 세균성이질,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A형간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비누로 손 씻기, 범람한 물이 닿은 음식은 버리고 섭취하지 않기. 끓인 물이나 생수 등 안전한 물을 먹고 사용하기, 음식은 위생적으로 조리하고 충분히 익히기. 설사와 구토 같은 증상이나 손에 상처가 있을 때 조리하지 않기를 권고한다.
모기매개감염병에는 말라리아와 일본뇌염 등이 있다. 이 감염병은 모기 활동시간인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야외활동 자제, 밝은색 긴 팔과 긴바지 착용, 방충망 정비 및 모기장 사용, 모기 기피제 및 실내 살충제 사용 등으로 예방할 수 있다. 말라리아 발생지역 방문 시 모기에 물린 후 발열과 오한 등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진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수해 복구 작업을 할 때 피부 노출에 의한 접촉성 피부염이나 파상풍도 주의가 필요하다. 침수지역에서 작업할 때는 반드시 보호복과 장화,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물에 노출된 피부를 깨끗한 물로 씻어야 한다. 작업 중 오염된 상처가 생기거나 작업 후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 진료는 필수다. 파상풍 예방접종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접촉으로 인한 안과 감염병, 유행성 눈병을 막으려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비누로 손을 씻어야 한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는 피해야 하고, 수건과 배게, 안약 등 개인 소지품을 타인과 함께 사용하면 안 된다. 눈에 부종, 출혈, 이물감 등이 있을 경우 손으로 비비거나 만지지 말고 안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자세한 사항은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때 늦은 장마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통상 8월 말에서 10월까지 집중적으로 비가 많이 내리는 기상 현상을 뜻하는 ‘가을장마’는 다음 달 초까지 충청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이번 가을장마에는 태풍까지 겹쳐 기상청은 폭우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가을장마가 오면 수확을 앞둔 농가에 많은 피해를 미치기 때문에 예로부터 가을장마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왔다. 비구름이 물러나면 덥고 습해지는 여름철 장마와 달리, 가을장마가 지나가면 날씨가 선선해지고 일교차가 커진다. 이번 여름이 워낙 무더웠던 탓에 아침저녁으로 부는 선선한 바람을 반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노화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진 시니어들은 건강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면역력 낮은 시니어, 일교차 심할수록 체온 조절 신경 써야
나이가 들어 노화가 시작되면 면역력을 비롯한 신체기능이 떨어진다. 면역력은 피부와 호흡기 등으로 들어온 외부침입자를 막아내는 힘이다. 일교차가 커지면 신체가 외부 온도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워 면역력이 떨어진다. 이때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낮은 노인은 감기 같은 감염성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져 주의해야 한다.
기온 자체보다는 급격한 기온 변화 때문에 몸이 항상성을 잃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외출 시 얇은 옷을 챙겨 몸이 바깥 환경에 적응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장년층 피부는 노화로 인해 온도조절 능력이 떨어지므로 얇은 겉옷을 챙겨 체온 조절을 잘 해줘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발표한 가을철 건강관리 방법에 따르면 목덜미 부분을 약간 따뜻할 정도로 감싸는 방법으로 감기를 예방할 수 있다. 잘 때는 긴소매 잠옷을 입어 새벽에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습하고 어둑한 날씨에 찾아오는 우울증·곰팡이성 질병 조심
비가 오랜 기간 많이 내려 습해지면 곰팡이가 활동하기 좋은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진다. 곰팡이가 배출하는 미세한 포자는 알레르기나 호흡기 질병, 피부염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다. 무좀과 완선, 비염, 구내염 등도 곰팡이가 원인인 질병이다.
전문가들이 꼽은 노인들이 장마철에 가장 주의해야 하는 피부질병은 발가락에 생기는 무좀과 사타구니의 완선이다. 노인들은 피지선과 피부면역체계 등의 기능이 약해 곰팡이성 질병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이다. 김수영 을지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특히 당뇨병 환자는 무좀 같은 곰팡이성 질환 때문에 고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곰팡이로 인한 피부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피부를 잘 씻고 말려줄 것을 권한다. 옷과 양말 등을 세탁하고 나면 햇볕에 말려 곰팡이가 번식하지 않도록 한다. 욕실, 주방이나 여름 내 사용한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밀폐된 옷장 등 집안에서 곰팡이가 자라기 쉬운 곳도 관리가 필요하다.
장마가 길어지면 우울증도 심해진다. 뇌의 호르몬 분비 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수면을 유발하는 호르몬인 세라토닌과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장마철에는 쉽게 피로해지고 불면 증세까지 나타나기 일쑤다. 낮에 졸리고 밤에 잠이 오지 않는 수면장애는 우울증과도 연관이 깊다. 잠을 잘 못 자면 우울증 발생 위험이 2~3.5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평소처럼 일어나서 낮에 졸려도 20분 이상 자지 않는 등 신체리듬을 정상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커피나 홍차 같은 카페인 음료를 적게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또 전문가들은 비 오는 날일지라도 노인들이 운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권한다. 맨손체조와 근력운동이라도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천둥이 치면서 내리는 비인 우레비가 내리면 가급적 야외 운동을 피해야 한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비가 오더라도 밖에 나가 산책하고, 실내에서는 조명을 밝게 유지하면 우울증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기분 좋지 아니한가. 무표정하지도 소란하게 호탕하지도 않은, 빙그레 웃는 남도의 섬. 섬은 그렇게 여행자를 맞는다. 뭍과 다르게 섬을 달리다 보면 바다가 있고, 조금 더 달리면 물 빠진 뻘이 나타나고, 저 건너편으로는 또 다른 작은 섬이 오도카니 물속에 잠겨 있다. 바닷바람에 실려오는 비릿한 갯내음이 벌써부터 가슴을 뛰게 한다.
해신(海神) 장보고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하는 섬, 완도. 통일신라시대 이 땅의 해상로를 통해 국제무역을 주도했던 장보고의 이야기는 드라마 ‘해신’이 아니어도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역사 이야기다. 이 섬에서 장보고 찾기는 도무지 어려울 게 없다. 그러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른바 ‘장며들기’에 빠져드는 곳이 완도다.
장보고 해상무역의 흔적들, 완도 청해진 유적지
장보고의 활동 근거지 청해진 유적지가 있는 장도를 가려면 완도 동쪽의 장좌리 앞바다로 가야 한다. 한때는 마을에서 하루 두 차례의 썰물 때만 걸어 들어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장도 목교가 놓여 있어서 출입이 자유롭다. 특히 바다에 물이 빠졌을 때 갯벌에 나타나는 ‘목책’은 중요한 역사적 흔적이다.
목책은 청해진 방비를 위해 굵은 통나무를 섬 둘레에 박아놓은 것으로, 지금도 1000여 개의 흔적을 볼 수 있다. 무심히 바닥을 들여다보면 잘 알 수 없는데, 찾기 쉽게 깃발을 꽂아놓은 친절함. 물 빠진 갯벌에선 살아서 꿈틀거리는 갯고동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부디 오염되지 않은 천연의 땅으로 오래오래 유지되기를.
청해진 유적지 쪽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6m 깊이의 우물을 지나게 된다. 바닷속 지하수를 길어 올려 청해진 군단의 식수원으로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위쪽으로 올라가면 청해진 터였던 곳의 전진기지와 초소 역할을 했던 모습도 남아 있어서 그 시절을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 이 지역에 청해진을 설치한 장보고는 신라, 일본, 당나라 3국의 해상무역권을 장악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한적한 분위기의 바다 풍경과 역사적 사실에 다가가는 의미 있는 시간이다. 무엇보다도 자연 속의 완도를 피부로 느낀다.
장보고 대사의 해상 활동과 일대기, 장보고기념관
청해진 옛 터에 해상왕 장보고의 일대기를 전시와 영상으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기념관이 설립돼 바다를 향한 모습이 고즈넉하다. 상설전시관과 중앙홀 전시관이 있어 장보고 대사의 흔적을 만날 수 있으며, 체험형 입체 관람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역사적인 현장이나 유적지, 기록물 전시장을 ‘아이들과 함께 가보면 좋은 곳’이라고 소개하는 걸 자주 보게 된다. 남녀노소 누구라도 보고 배우고 즐길 이 모든 것들이 그저 ‘교육적’이어서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좋은 곳이라고만 하니 이 말이 당키나 한가.
죽청리 쪽으로 가면 장보고 동상이 우뚝 서 있는 장보고 어린이놀이공원이 있다. 장보고라는 역사적 테마로 감성과 호기심을 유발하는 교육의 장이기도 하다. 거대한 동상 아래로 장보고의 유년기부터 활동기의 기록이 전시된 전시관이 있으니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뜻깊다. 완도는 장보고의 발자취를 따라 여행하는 묘미를 빠뜨릴 수 없는 곳이다.
완도의 랜드마크, 완도타워
당일 여행에는 완도타워가 더욱 필요하다. 높은 타워에 올라 완도를 한꺼번에 바라볼 수 있으니, 이럴 땐 슬기로운 여행법이다. 완만한 속도의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노라면 양옆의 산책로와 다도해 일출공원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다.
높이 오를수록 완도의 면면이 속속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바로 앞바다에 보이는 동그랗고 예쁜 섬은 천연기념물 28호인 ‘주도’로 상록수림이 빽빽하다. 녹음이 싱그러운 숲과 선명한 빛깔의 꽃들, 바다를 둘러싼 완도를 바라보면서 타워에 다다른다.
타워까지 이르는 길목에 자리한 중앙광장의 장미터널이 환영하듯 화사하다. 산책하는 걸음으로 언덕배기를 오르면서 고개를 돌려보면 야트막한 완도 시내의 풍경이 아기자기하다. 이어서 가슴이 탁 트이는 전망대. 360도 파노라마로 구성되어 한 바퀴 돌면 완도의 풍경을 한눈에 다 담을 수 있다. 크고 작은 섬과 다리들, 멀리 영암의 월출산, 전복 양식장, 봉수대가 눈앞에 있다. 야간에는 환상적인 조명 레이저쇼가 진행되고, 날씨에 따라 제주도가 보인다는 높이다.
타워 주변엔 현장 수업 중인 아이들이 재잘대며 선생님을 따라다니고 있었다. 땀 뻘뻘 흘리며 아이들을 인솔하면서 완도 역사를 가르치는 젊은 선생님의 열정에 몇 번씩 바라보게 된다. 선생님도 멋지고 아이들도 그저 예쁘다.
여름 한낮, 덥다. 완도에서 맛볼 수 있는 비파주스가 있다. 연한 주황색의 비파는 아열대 과일로 완도의 특산물이다. ‘비파나무 한 그루 있으면 아픈 사람이 없다’라는 옛말이 있듯이 건강에 좋은 과일이라고 한다. 살구 비슷한 모양에 복숭아와 감의 중간인 듯 부드러운 맛이다. 짚라인 탑승장 옆의 완도타워 매점에서 얼음 가득 넣고 만든 비파주스 한 잔으로 시원하게 갈증을 날리고~.
깊은 숲의 기운, 완도수목원
전남 유일의 난대림 수목원이다. 수목원이 다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주변을 둘러싼 산을 포함해서 상왕봉 아래 조성된 수목원이 어마어마한 규모인 걸 비로소 알고 놀랄 수밖에. 2000ha의 광활한 면적. 거의 축구장 2000개 넓이라고 하니 입이 떡 벌어진다. 동식물과 상록활엽수로는 세계 최대 집단 자생지다.
완도수목원은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공존상’을 수상한 숲이기도 하다. 산책 삼아 걷기 좋은 깨끔길은 ‘동네 앞의 나지막한 산’이라는 전라도 사투리다. 푸르름으로 울창해서 피톤치드 속에 갇힌 듯하다. 빼어난 풍치의 수목원 안에는 산림전시관, 열대·아열대 온실, 동백숲, 관찰로, 수생식물원, 전망대, 야영장, 농구장 등이 갖추어져 있어서 돌아보기만 해도 시간이 한참 걸린다.
난대림 산길을 몇 군데 걸으며 둘러보고 산림전시관을 돌아보았는데, 당일 나들이다 보니 아주 조금 맛만 본 셈이다. 엄청난 넓이, 한나절로는 어림없다. 하루나 이틀쯤 피톤치드 가득한 숲의 기운을 받으며 느릿하게 ‘숲멍’도 하면서 푹 쉬는 여유를 갖는다면 실로 멋진 힐링이 될 듯하다.
완도의 맛, 전복거리
섬을 떠나기 전 들렀다 가야 할 곳이 있다. 완도 하면 무엇보다 전복 아니던가. 바다의 산삼이라고 불릴 정도로 맛과 영양의 최고 식품. 전복거리를 걸으며 수산물과 건어물을 구경하다 구입하기도 하고, 수협 수산시장의 살아 있는 삶의 현장도 느끼는 시간이다. 김이나 전복 등 수산물을 현장에서 구입한 후 가족이 있는 집으로 즉시 택배송을 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코로나19의 여파인지 거리도 한산하고 수산물시장도 북적이지 않았다. 어서 빨리 소란스럽고 붐비는 파시를 이룬다면 좋으련만.
때가 되면 기분 좋게 허기를 채워야 한다. 완도에선 당연히 신선한 생선구이 밥상이다. 푸짐하게 생선을 구워와 직원이 두툼한 살점까지 발라주고 간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생선의 신선도가 확실히 다르다. 된장에 해초류를 넣고 끓인 갯국의 시원한 맛도 독특하다. 또한 전복 특산지 완도답게 전복 하나가 통째로 고스란히 들어간 전복빵이 있다. 장보고빵이라고도 한다.
빙그레 웃는 섬 완도의 푸른 여름
빙그레 웃는 섬답게 걷다 보면 빙그레식당, 빙그레공원, 빙그레마트, 빙그레… 이런 상호들이 흔하다. 절로 빙그레 미소 짓게 하는 섬. 당일로 가볍게 다녀왔지만, 여유 있게 며칠 정도 완도의 푸르고 느린 풍경 속에서 자연을 벗 삼아 유유자적 지낼 수 있다면 더없이 충만한 휴식이 될 것이다. 하루 코스로도 버겁지 않았던 스마일의 섬 완도. 그 섬은 지금 푸름에 잔뜩 물들어 있다.
이젠 섬도 당일치기다
전국이 일일생활권이라는 말은 이제 구닥다리 옛말처럼 들릴 만도 하다. 그런데도 섬 여행은 좀 예외가 아닐까 생각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단 하루쯤이라도 뚝 떨어진 섬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면 망설일 이유 없다. 한반도 남서쪽 끝자락에서 빙그레 웃음 짓고 있는 청정한 섬, 완도. 당일 도전도 어렵지 않다.
KTX가 바쁜 현대인의 시간을 단축시켜준 것이 여행뿐일까 싶지만, 어쨌든 우리에게 여유 있는 시간을 제공했고 어디든 훌쩍 나서볼 수 있게 해주었다. 용산역에서 이른 아침 KTX 첫차를 타면 광주역(편의에 따라 목포나 나주역도 가능)에 두 시간 남짓이면 도착한다. 이어서 버스나 각자의 기동성을 이용해 완도로 곧장 이동하면 된다.
여름은 피부를 빨리 늙게 만드는 자외선 지수가 높은 계절이다. 강한 자외선과 높은 기온은 모세혈관을 확장한다. 모세혈관이 확장되면 진피층의 탄력 세포가 파괴되면서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주름이 늘어나게 된다. 또 자외선은 진피층의 약 90% 이상을 차지하는 콜라겐의 합성을 방해하고 단백질 분해 효소의 합성을 촉진해 노화를 가속한다. 이미 생성된 주름은 개선이 어려우므로 평소 더 나빠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피부 노화에 이렇게나 치명적인 자외선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마스크를 쓰는 탓에 선크림 바르는 데 소홀해진다. ‘어차피 가려지니까’라는 마음에서다. 정말 마스크만 믿어도 괜찮을까?
보통 KF94와 같은 마스크는 SPF(자외선 차단지수)가 7 정도다. 시중에 판매되는 자외선 차단제가 SPF50인 것을 고려한다면, SPF7 정도로는 자외선 차단 효과가 부족하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를 반드시 발라야 한다. 마스크가 어느 정도 자외선을 차단할 수는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는 얘기다.
또 입과 코, 턱은 마스크에 가려지지만 이마와 콧등, 눈가 등은 자외선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햇빛에 노출된 부위는 자연스럽게 피부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기미와 주근깨가 생기기 쉽다. 마스크를 쓰더라도 마스크 사이로 빛이 들어가 색소침착이 일어날 수도 있다.
도리어 마스크 때문에 얼굴에 기미와 주근깨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흰색 마스크를 쓰면 마스크가 자외선을 반사하면서 눈가나 콧등이 그을릴 수 있는데, 스키장에서 흰 눈이 햇빛을 반사해 피부가 잘 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결국 피부를 위해서라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흰색 마스크보다는 검은색 마스크를 선택하는 편이 좋다. 어두운 색상일수록 밝은색보다 자외선을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자외선(UVB)을 차단하는 데 유리하다. 검은색 마스크가 하얀색 마스크보다 피부에 직접 닿는 자외선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자외선을 많이 흡수할수록 마스크 내부의 온도·습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피부 트러블이 쉽게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마스크 재질도 자외선 차단에 영향을 미친다. 보통 천의 밀도가 높을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가 높다. 숨쉬기 편한 마스크일수록 천의 밀도가 낮아 자외선 투과율이 높을 수 있다.
허식 일산백병원 피부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얇은 치과용 마스크나 수술용 마스크는 자외선을 충분히 차단하기 어렵다”며 “합성 섬유가 면이나 반합성 섬유인 레이온보다 자외선 차단율이 높아 면 마스크는 자외선을 차단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에 젖은 천은 자외선 차단 능력이 떨어지므로 마스크가 젖으면 새 마스크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엄마의 손맛을 물려받은 딸은 어느덧 엄마가 됐다. 세월이 흘러 그의 딸 또한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손맛을 이어간다. 엄마가 딸에게, 딸이 엄마에게 전하는 특별한 레시피. 하숙정, 이종임, 박보경 3대를 거쳐온 요리 명가의 건강 요리법을 소개한다.
수박과 토마토 등 여름철의 뜨거운 열기를 닮은 붉은색 과일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수분 보충에 탁월하다. 수박은 90% 이상이 수분으로 이뤄져 있어 갈증 해소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비타민 C,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생기 잃은 피부를 회복하는 데 효과적이다. 토마토도 94%의 수분 함량을 자랑하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각종 성인병을 예방한다.또 두 과일 모두 항산화 성분인 라이코펜이 풍부해 노화를 방지하고 암 발생을 억제한다. 과일째로 즐겨도 맛이 뛰어나지만, 든든한 한 끼를 원한다면 생채·샐러드·수프 등으로 활용해볼 수 있다.
수박생채
재료 및 분량 수박 속껍질 1/6개 분량, 노란 파프리카·레몬 1/4개씩, 소금·통깨 1작은술씩
소스 컬러고추청(컬러고추 1봉, 원당 70g) 2큰술, 식초 1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1 컬러고추는 반을 갈라 씨를 제거하고 잘게 썰어 원당을 넣고 잘 젓는다. 원당이 다 녹으면 유리병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2 수박은 속껍질을 필러로 벗긴 후 채 썰어 소금에 10분 정도 절였다가 물기를 꼭 짠다.
3 노란 파프리카는 채 썰고, 레몬은 납작하게 썰어둔다.
4 수박 속껍질에 파프리카와 레몬을 넣고 소스를 만들어 버무린다.
5 ④에 통깨를 뿌려 완성한다.
수박누들샐러드
재료 및 분량 납작 쌀국수면 200g, 수박 100g, 방울토마토 4개, 오이 1/3개, 적양파 20g, 실파 1줄기, 땅콩 10알, 스피아민트 약간
소스 땅콩버터·수박즙 2큰술씩, 식초 1큰술, 다진 마늘·간장 1작은술씩
1 쌀국수면은 끓는 물에 넣어 6분간 삶아 건진 후 얼음물에 헹궈 물기를 제거한다.
2 채소와 과일은 한입 크기로, 적양파는 링으로, 실파는 송송 썬다. 땅콩은 잘게 다진다.
3 분량의 재료를 섞어 소스를 만든다.
4 쌀국수면에 소스를 반 정도 넣고 고루 버무린다.
5 볼에 수박을 제외한 과일과 채소를 넣고 나머지 소스에 잘 버무린다.
6 그릇에 쌀국수를 담고 5를 넣은 뒤 수박, 땅콩, 스피아민트, 실파를 얹어 완성한다.
토마토샐러드
재료 및 분량 완숙토마토 2개, 참외·레몬 1/4개씩, 블루베리 1/4컵, 베이비채소 약간
드레싱 오미자청·컬러고추청(컬러고추 1봉, 원당 80g) 2큰술씩, 올리브오일·식초 1/2큰술씩, 소금 1/3작은술, 후추 약간
1 컬러고추는 잘게 썰어 원당과 버무린다. 원당이 다 녹으면 유리병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2 토마토는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찬물에 담갔다 물기를 뺀다.
3 토마토는 껍질을 벗긴 뒤 끝부분을 약간 남기고 6등분한다.
4 참외는 스쿠퍼로 파내고, 블루베리는 씻어놓는다. 레몬은 길이로 4등분해 얇게 썬다.
5 분량대로 섞어 드레싱을 만든다.
6 토마토 위에 블루베리, 참외를 올리고 베이비채소를 얹은 다음 드레싱을 뿌려 완성한다.
냉토마토수프
재료 및 분량 완숙토마토(대) 3개, 빨간 파프리카 1/4개, 레몬즙 1큰술, 소금·후추 약간씩
가니시 오이·청파프리카·적양파·옥수수알·후추·바질잎 약간씩
1 완숙토마토는 열십자로 칼집을 낸 다음 끓는 물에 데쳐서 껍질을 벗기고 등분해 씨를 제거한다.
2 믹서에 ①의 토마토와 파프리카, 양념을 넣고 곱게 간다.
3 냄비에 ②의 재료를 넣고 3분간 끓여 식힌 후,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서 차게 식힌다.
4 오이, 청파프리카, 적양파는 잘게 깍둑썰기 하고, 옥수수는 쪄서 알알이 뗀다.
5 그릇에 수프를 담고 가니시 채소를 얹은 다음 후추를 뿌리고 바질잎을 곁들여 완성한다.
요리 및 레시피 제공 이종임(Scook청담 요리학원 원장), 박보경(아이미각연구소 소장) 푸드스타일리스트 박정윤 콘셉터 픽푸 곽영신 장소 Scook청담 요리학원
“에이, 남자가 무슨 양산을 써.”
예전부터 양산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지키기 위한 중년 여성들의 애용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중년 여성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양산’, 이제는 남녀노소 불문한 여름철 필수용품이다. 특히 요즘처럼 폭염과 함께 높은 자외선 지수까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엔 양산만한 효자 아이템이 없다.
양산, 모자보다 자외선 차단 3배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양산은 모자를 쓰는 것보다 3배 이상의 자외선 차단 효과를 가지며 체감온도를 섭씨 3~7도까지 줄여준다. 환경성이 공개한 실험에서 기온을 섭씨 30도로, 습도를 50%로 설정한 상태에서 양산을 쓰고 15분 동안 걸었더니 모자만 썼을 때보다 땀 발생량이 17% 줄었다.
양산은 자외선 차단률이 높아 탈모 증상 악화나 피부 노화도 예방할 수 있다. 강한 자외선은 두피를 손상시키고 모발을 약하게 만들어 탈모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다. 두피 통풍을 막는 모자보다는 양산이 탈모인에게는 훨씬 좋다. 또 양산은 피부 노화 원인에서 80%나 차지하는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피부를 보호한다.
일본에서 진행된 ‘남성 양산 쓰기’ 운동
2019년 여름 일본에서 ‘양산 쓰는 남자 캠페인’을 진행됐다. 2018년 이례적인 폭염을 겪고 다시 다가온 여름에 대해 일본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일본 환경성의 2018년 조사에 따르면 여성 69.8%가 양산을 사용하는 반면 남성은 14.3%에 머물렀다. 여성들이 자외선 차단을 위해 여름철에 양산을 쓰는 것에 익숙하다. 반면 남성 대부분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관리가 귀찮다는 이유로 양산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양산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일본에서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쳤다.
양산에 대한 남성들의 관습적인 저항감을 줄이고 양산이 실제로 더위 차단에 효과가 있다는 자료를 알기 쉽게 포스터 형태로 제작해 시내 곳곳에 비치했다.
올여름 폭염, 양산이 해결책
7월 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가 내려지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이에 우리나라 각 지자체도 주민들의 안전한 여름나기를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인 대책이 바로 ‘양산’이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알려진 대구는 도심 곳곳에 무료 ‘양심양산’ 대여소를 운영하고 있다. 시청과 8개 구·군, 행정복지센터, 동성로 관광안내소, 이상화고택, 김광석거리, 달성공원, 시티투어 버스, 도시철도3호선 5개역 등 160개소에 1만1700개 양산을 배치했다. 필요한 곳에서 빌려 쓰고, 스스로 반납하는 양심양산이다.
대구시는 폭염에 양산을 쓰면 온도를 섭씨 기준 7도 정도, 체감온도는 10도까지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외선을 99%까지 차단해 피부암과 피부질환, 탈모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부산시와 인천 동구. 삼척시, 평창군 등 여러 지자체들도 남녀노소 모두에게 양산 쓰기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이 지자체들은 양산 사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도움을 준다고 입 모아 말하고 있다. 양산은 모두 1인용이고, 양산의 폭 때문에 1~2m 정도 거리두기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김영애 대구시 시민안전실장은 "양산을 쓰면 최소 1.5m로 거리두기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시민 모두가 멋진 양산을 하나씩 장만하거나 양심양산을 애용해 폭염과 코로나19에서 한 발 벗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어떤 양산이 좋을까?
양산은 모양과 색상이 매우 다양하다. 이 중에서 바깥쪽은 햇빛을 반사하는 흰색, 안쪽은 바닥에 반사되는 빛을 흡수하는 검은색 양산이 좋다. 안쪽 면이 검은색인 양산이 체감온도를 낮추는 데에 매우 효과적이다. 검은색이 바닥에서 반사돼 올라오는 복사열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검은색이 없다면 차선으로 최대한 어두운 색상 계열을 고르는 것이 좋다.
색상 뿐 아니라 소재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 코팅을 하지 않았거나 망사처럼 비치는 천을 사용한 양산은 자외선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 면이나 마, 실크 같은 소재를 이중으로 처리한 양산이 자외선과 열 차단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최근에는 자외선 뿐만 아니라 열까지 차단하는 ‘암막 양산(차광 양산)’도 나온다. 암막 양산은 양산 안쪽에 PU 코팅 처리를 해 빛과 자외선을 모두 차단한다. 특히 자외선 차단율이 99% 이상으로 매우 높다.
양산 대신 우산을 써도 괜찮을까?
한국 안전품질표시기준을 보면 양산은 85% 이상 자외선을 차단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우산은 자외선 차단 규정이 없다. 우산에 자외선 차단 효과가 없다고 볼 순 없지만 효과가 확실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다만 야외 활동용으로 만들어지는 골프용 우산은 자외선 차단율이 90% 이상으로 명시돼 있어, 양산 대신 사용해도 괜찮다.
그런데 양산을 우산 대신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양산이 물에 젖으면 자외선 차단 코팅이 손상돼 양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
이처럼 양산이 자외선과 열 차단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젊은 세대에서 양산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네이버 데이터랩(Data Lab)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27일까지 패션잡화 부문 검색어 1위는 양산이 차지했다. ‘양산’을 검색한 사람 중 대부분은 20~30대였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는 타인의 시선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특성이 강하다. ‘중년 여성의 상징’이었던 양산의 과거 ‘이미지’보다는 당장 자외선을 차단하는 양산의 ‘기능’을 MZ세대들이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얘기다.
아직도 여성들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으로 양산 사용을 꺼리는 남성 시니어들이 있다면 MZ세대의 실리추구 자세를 참고하길 권한다. 올해 폭염이 평년보다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온열질환에 특히 취약한 시니어들에게 올 여름은 쉽지 않은 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여름에는 시니어들이 양산과 같은 도구를 적절하게 활용하며, 무더위에 현명하게 대처하기를 기대한다.
본격적인 폭염과 함께 강한 자외선이 찾아왔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의 자외선 지수가 연일 ‘매우 높음’ 단계를 유지하며 강한 햇빛의 영향을 받고 있다. 자외선이 강하면 많은 사람들은 피부가 타는 것을 걱정한다. 그런데 피부만큼이나 눈 건강에도 유의해야 한다.
여름철의 강한 자외선은 우리 눈에 여러 가지 나쁜 영향을 미치는데, 심하면 백내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눈이 자외선에 직접 노출되면 각막 상피에 손상을 입히고, 노출시간이 길어지면 섬유조직이 자라 각막을 덮어 시력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특히 자외선이 눈 속으로 침투할 경우엔 수정체나 망막을 손상시킬 수 있어, 백내장에 걸릴 위험성도 갖고 있다.
백내장은 노화로 인한 안과질병?
백내장은 우리 눈 속의 투명한 수정체에 혼탁이 온 상태를 말하며, 백내장에 걸린 사람은 시야가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릿하게 보인다.
원래 백내장은 60세가 넘은 시니어에게 주로 발병하는 대표적인 시니어 안과질병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40대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발병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에 따르면 2020년 백내장으로 진료를 받은 40대 환자 수는 1만9562명으로 2010년1만2368명보다 58%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화가 백내장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백내장은 강한 자외선 노출, 흡연, 외상과 같은 외부적 요인으로도 발병한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도 합병증으로 백내장을 앓을 수 있다.
일반 노안과 구별해야
백내장은 수 년에 걸쳐 발생하며 초기에는 특별한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다가 수정체의 불투명도가 심해지면서 시력이 떨어지고 빛이 퍼져 보이는 눈부심 증상이 나타난다. 물체가 여러 개로 보이는 복시가 생길 수 있고, 사물의 색깔이 왜곡돼 보이거나 눈에 안압이 증가하면서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백내장 환자 대부분은 일반적으로 눈의 통증이나 분비물과 같은 별다른 증세 없이 점차적인 시력감퇴만을 호소한다. 이러한 탓에 많은 백내장 환자가 초기 증상을 단순 노안과 혼동해 질병을 방치해 악화를 초래한다.
단순 노안은 노화로 인해 눈 속 수정체의 탄성력이 감소해 눈의 초점 조절력이 떨어지는 안구질병이다. 백내장은 단순 노안과 달리 수정체 노화로 단백질 변성이 일어나 투명했던 수정체가 뿌옇게 혼탁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두 질병 모두 시야가 흐려지고 시력이 떨어지는 듯한 증상을 겪는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 노안은 가까운 곳 사물만 제대로 보이지 않고, 백내장은 거리 상관없이 시야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차이가 있음에도 일반인이 이를 구별하기는 쉽지 않다.
백내장을 방치해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녹내장, 포도막염과 같은 합병증으로 발전될 위험이 높아진다. 최악의 경우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눈에 노화가 시작되는 40세 이상 성인들은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
백내장 어떻게 예방하나?
➀ 자외선 차단하기
전문가들은 생활 속에서 백내장을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유의해야할 점으로 자외선을 꼽는다. 특히 요즘같이 자외선이 강한 여름철은 야외활동이나 이동 시에 반드시 선글라스나 모자를 써 자외선을 차단해야 한다. 양산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➁ 전자기기 사용 시 눈 휴식하기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를 이용할 때에는 1시간 사용할 때마다 5~10분씩 휴식시간을 가져야 한다. 휴식할 때는 멀리 있는 사물을 바라보며 눈 근육을 풀어주거나 눈꺼풀을 꾹 누르듯이 눈을 깜빡이는 것이 좋다.
➂ 눈에 좋은 영양소 섭취하기
눈의 산화(손상, 노화)를 막거나 늦춰주는 항상화 성분이나 루테인은 백내장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당근, 시금치, 쑥갓, 케일과 같은 녹황색 채소에 루테인과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➄눈 비비지 않기
눈을 세게 비비는 습관은 백내장을 유발하기도 한다. 각막을 통해 수정체에 반복적으로 자극을 가해 수정체 손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➃ 정기검진하기
노화가 시작되는 40세가 넘으면 노안과 백내장 등 여러 안과질병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안과를 방문해 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특히 백내장은 자가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안과 전문의를 찾아 증상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하게 치료받는 것이 필요하다.
BGN밝은눈안과 강남 교보타워 이정주 원장은 “노안과 백내장은 동시에 발병할 수 있으며, 구분이 어렵기 때문에 섣부른 자가 진단은 금물”이라며 “반드시 안과에 내원해 정확한 검사 후 눈 상태나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오랫동안 건강한 눈을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몸이 천 냥이면, 눈은 구백 냥’이라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눈은 우리 삶의 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그만큼 꾸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기관이기도 하다. 요즘과 같이 강한 자외선이 내리쬐는 날에는 매일 바르는 자외선 차단제처럼 선글라스나 모자 등으로 눈을 보호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여름철 노인들은 말 못할 고민에 빠진다. 기온이 올라갈수록 짙어지는 체취에, 젊을 때에는 나지 않던 ‘노인 냄새’까지 합세해 불쾌감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지난 8일 KBS 1TV 교양프로그램 ‘아침마당’에 출연한 배우 신충식은 “자기 냄새는 자기가 못 맡는다. 제 몸에서 냄새가 난다고 해서 제게 ‘너 냄새난다’고 해도 알기 어렵다. 약간 신경이 쓰이긴 한다”고 털어놨다. 정작 당사자는 맡기가 쉽지 않은 노인 냄새의 정체는 무엇일까.
노인 체취의 원인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물질은 ‘노넨알데하이드(Nonenaldehyde, 노네날)’다. 노네날은 피부 표면의 피지가 산화하며 발생하는데, 모공에 쌓여 퀴퀴한 냄새를 만든다.
일본의 한 연구팀은 40세가 넘는 환자군에서만 노네날이 발견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나이가 들면서 노넨알데하이드를 제거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노화로 인한 피부 유익균은 줄고, 유해균은 늘어나는 점, 신진대사와 피부의 항산화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술과 담배, 기름진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이 노네날 분비량을 증가시킨다는 주장도 있다. 음주가 노네날 생성을 촉진하고, 흡연이 생성된 노네날 분해를 억제해 노인 체취를 유발한다는 이야기다. 또 노인들은 기름진 음식을 잘 소화하지 못해 대사물질이 피부에 축적돼 노네날 발생을 촉진한다.
시니어들의 여름철 골칫덩어리인 체취를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노인 냄새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매일 샤워를 권장한다. 이덕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과 교수는 아침마당에 출연해 “잘 씻었다고 생각했지만 냄새가 나는 이유는 노인 냄새의 원인 물질이 제대로 씻기지 않아서”라고 설명했다. 체취는 땀샘의 피지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두피와 가슴, 등, 겨드랑이, 귀뒤, 목뒤처럼 땀이 많이 나는 곳을 비누나 세정제로 꼼꼼하게 닦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샤워하고 난 다음 속옷과 옷을 자주 갈아입을 것을 당부했다. 이 교수는 “환기를 자주 하고 침구를 자주 세탁하는 것도 체취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햇빛을 쬐며 산책하는 것도 체취 제거에 좋다. 시간은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면 충분하다. 땀이 날 정도로 산책을 하면 냄새유발 물질이 몸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산책 뒤 물을 충분히 마시면 체내 노폐물 배출과 노인 체취 감소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이덕철 교수는 “햇볕을 쬐면 냄새 유발 물질이 대기로 날아갈 수 있다"며 "자외선으로 살균 효과도 받아 기분도 좋아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