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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여행 가기 전에
- 모처럼 일본 여행을 가게 되었다. 3박4일 간의 짧은 일정이다. 주변에 알리지 않고 떠나자니 갑자기 연락이 안 되면 불안해한다. 해외여행 시에는 스마트폰을 아예 꺼 놓는다. 시급을 요하는 일도 없으려니와 일단 출국하면 모든 것을 잊고 여행에 심취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거노인이라 스마트폰이 꺼져 있으면 무슨 일이 생겼는지 불안할 것이다. 갑자기 심장 마비로 죽거나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일단 그룹 별로 여행 일정을 알린다. 자주 못 보는 가족 정도면 된다. 자주 보는 사람들에게는 한 사람만 대표로 알게 하면 된다. 일일이 모든 사람에게 알릴 필요는 없다. 연락이 안 되면 이리저리 알아 볼 것이다. 몇 사람 거치면 알게 된다. 해외여행을 간다고 하면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이 귀국길에 면세품을 사오라고 부탁해 오는 것이다. 아는 처지에 거절할 수도 없고 여행 내내 스트레스로 남는다. 어지간한 것들은 국내에서 살 수도 있는데도 굳이 부탁해 온다. 물론 가격 차이는 좀 있다. 그렇다고 그 차액을 노리고 장사를 하자는 것도 아니다. 습관처럼 면세품을 사올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시계나 명품 가방처럼 고가품을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우선 항공사 마일리지가 60만 마일이 다 되도록 해외여행을 많이 다녔지만 단 한 번도 과세물품을 반입한 적이 없다. 간단한 배낭 하나 메고 다니며 거의 아무 것도 사오지 않는다. 이런 명품을 사달라고 하면 일단 왜 굳이 명품을 사야하는지부터 논쟁이 벌어진다. 시계란 시간만 잘 맞으면 되는 것이고 요즘은 스마트폰이 시계 기능이 있어 시계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 가방은 각자 취향이 달라 부탁하는 사람이 생각하던 상품과 다를 수도 있다. 상품 번호를 지정한다 해도 그런 숍에 들어가는 것부터 스트레스이다. 공공연히 선물을 바라는 경우도 있다. 요즘은 기내 물품 반입 규제가 엄격해져서 액체 물품이나 육가공 상품은 반입이 안 된다. 흔한 열쇠고리나 볼펜 등은 사다 줘 봐야 실용성도 없다. 아까운 외화만 낭비하고 오는 것이다. 해외여행을 다녀온다면 한 턱 내라는 정도는 애교이다. 해외여행이 쉽지 않았던 시절에나 하던 관습이다. 부러워하면서도 정작 여행지에 관한 얘기는 흥미도 없다. 비싼 해외여행 갈 돈이 있는 사람이니 지인들에게 돈이나 쓰라는 취지이다. 그러나 요즘은 어지간한 국내 여행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이 방법이 가장 실용적이다. 필자도 같이 끼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화를 쓰는 것도 아니고 국내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준다. 며칠 간 집을 비우게 될 때 준비할 사항은 매일 끓여야 하는 찌개 등 음식물 처리가 있다. 미리 양을 조절하여 떠나는 날 다 먹고 깨끗이 하면 좋겠지만, 남으면 부득이 포장해서 냉동실에 넣어두어야 한다. 신문이 문 앞에 쌓이게 되면 빈집이라는 징표가 되므로 그전에는 도난을 염려하여 휴독 신청을 했었다. 그러나 이틀 분 정도의 신문은 그냥 쌓아두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여행간 것을 자연스럽게 이웃에 알리는 의미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2017-02-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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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어드바이스] 시니어는 뭐든 잘한다! 배낭여행 베테랑이 되어보자
- 를 쓴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퇴임 후 예순두 살의 나이로 이스탄불과 중국의 시안(西安)을 잇는 1만2000km에 이르는 길을 걷는다. “침대에서 죽느니 길에서 죽는 게 낫다”고 말한 그는 은퇴 이후 사회적 소수자가 되어버린 자신의 삶을 여행을 통해 꼼꼼히 기록했다. ‘나이 듦’은 생각하기에 따라 젊음보다 오히려 장점이 많을 수 있다. 속도를 늦춰 살고 여유 있게 세상을 바라보면 된다. 이미 쓴 노트의 페이지는 되돌릴 수 없다. 아직 남아 있는 빈 여백에 새로운 인생 이야기를 쓰는 일, 지금 바로 시작하자. 이 글은 필자의 현장 경험을 가감 없이 반영한 ‘생생 정보’다. 여행지 선택, 어떻게 해야 하나? 전 세계의 유명인들이 망명국으로 선택한 곳은 유럽이다.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등 그들이 유럽을 정착지로 선택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유럽은 소도시별로 다양한 매력이 있다. 유럽 여행 좀 했다고 말하는 이들은 여행지를 나라가 아닌 도시로 구분 짓는다. 다양한 ‘인문’을 접할 수 있는 것 이 유럽 여행의 큰 매력이다. 또 유럽 대부분의 나라가 사계절이 뚜렷한 편이라서 운치 있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어느 계절이 여행하기 좋을까? 여행 갈 때는 좋은 계절을 선택하는 것이 기본이다. 봄이 가장 좋다. 여름이나 가을도 무난하다. 유럽의 여름은 지중해성 기후라 한국보다 훨씬 뜨겁지만 대신 습도가 낮다. 더우면 바닷가 근처에서 머물며 해수욕을 즐기면 된다. 가을 단풍은 그다지 아름답지 않으며, 겨울에는 설경을 감상할 목적이 아니라면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북유럽 쪽의 겨울은 낮이 아주 짧다. 오후 3시쯤 해가 지기 때문에 관광할 시간이 너무 짧다. 겨울 여행은 긴긴 밤 속에서 보내는 날이 많을 수도 있다. 젊은 나이도 아닌데 굳이 타지에서 돈 써가면서 고생할 필요는 없다. 비자 등 각 나라별로 주의해야 할 사항 유럽의 많은 나라가 솅겐조약(Schengen Agreement)을 맺었다. 솅겐조약은 180일 이내에 90일까지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다는 규정이다. 그래서 솅겐국 내에서 총 체류가 90일을 초과하지 않으면 된다. 한 달 체류는 문제되지 않는다. 참고로 유럽연합(EU)은 회원국 총 28개국에서 영국이 탈퇴(2016년)하면서 27개국이 되었다. 알기 쉽게 권역별로 정리하면, 서유럽권(프랑스, 이탈리아, 몰타,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벨기에, 독일, 아일랜드, 스페인, 포르투갈), 동유럽권(그리스, 루마니아, 불가리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 체코, 크로아티아, 키프로스, 폴란드, 헝가리), 북유럽권(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발트 3국(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이다. 숙소 구하기와 추천 사이트 소개 여행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숙박이다. 상황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겠지만 밥을 해먹을 수 있는 독채를 빌려 쓰는 게 좋다. 외국에는 캠핑시설이 엄청 잘되어 있다. 자동차를 렌트해서 여행할 경우 캠핑장을 적극 활용하면 된다. 외국의 시니어들은 값싼 호스텔을 많이 애용한다. 단, 호스텔은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 휴식을 취하기 힘들다. 숙박기간은 미리 정할 필요가 없다. 일단 며칠 동안 지내보고 더 연장할 것인지는 그때 정해도 늦지 않다. 사람 마음은 늘 바뀌게 마련이다. 또 한 가지, 숙소를 서로 바꿔서 지내는 방법도 있다.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가능하다. 이동을 많이 하지 않으면 경비 절약에 큰 도움이 된다. 추천할 수 있는 대표적 해외숙박사이트 에어비앤비www.airbnb.co.kr 트립어드바이저www.tripadvisor.co.kr 익스피디아www.expedia.co.kr 부킹닷컴www.booking.com 여행 경비 줄이는 방법 우리나라 환율을 기준해서 환율이 낮은 나라를 선택하면 된다. 참고로 동유럽이나 발트 3국은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할 수 있다. 피서철의 유명 관광지를 피하는 것도 경비를 아끼는 방법이다. 환율이 낮은 나라라도 피서철에는 여행객들에게 ‘바가지’ 씌우는 행태가 일상화되어 있어 조심해야 한다. 선진국도 다르지 않다. 신용카드와 현금,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여행 중에 쓸 카드는 미리 만들어가는 게 좋다. 분실이 염려되겠지만 해외 현지인들이 한국에서 만든 카드를 쓸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비상시에 쓸 현금은 옷 속이나 자신만 아는 비밀스러운 곳에 넣어둔다. 여행 가방은 최대한 간편하게 싸라 여행은 가볍게 해야 한다. 휴식을 하러 떠난 여행지에서 많이 가져간 짐 때문에 이런저런 부담을 감수하는 사람들이 많다. 유럽의 골목들은 한국과 달리 엄청나게 울퉁불퉁하다. 옛것을 오랫동안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니기에 결코 편한 길이 아니다. 부족한 물품은 현지에서 구입하면 된다. 실제로 의류 등은 한국보다 훨씬 싸다. 최악의 영어 실력, 여행지에서 괜찮을까? 각 나라별 언어를 익힐 시간은 없다. 영어만 할 줄 알면 어디선가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이 나타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영어 실력이 최악이라면 짧고 간단하게 말하면 된다. 어린아이가 이해할 정도로 쉽게 언어를 구사하면 상대가 충분히 알아듣는다. 영어권이 아닌 나라의 현지인들도 영어 실력은 나와 별 차이가 없다. 그러니 영어를 못한다고 절대 고민하지 말라. 무엇보다 전 세계 공용어인 ‘제스처’가 있으니 여행에 있어 언어는 큰 문제가 아니다. 해본 적 없는 배낭여행, 어떻게 하나? 모든 일이 숙달되기까지는 누구나 초보 시절을 겪어야 한다. 처음부터 베테랑은 없다. 패키지여행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배낭여행이 엄두가 나지 않는다. 고생하고 돈 많이 쓰는 여행을 왜 하는지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배낭여행의 매력을 백번 설명해봤자 입만 아플 뿐이다. 그러나 그동안 살아온 방식을 지금이라도 바꿔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방법이 있다. 패키지여행을 자유여행으로 바꾸면 된다. 패키지여행을 가서 가이드 안내대로 따라다니지 않고 일행들에서 빠져나와 자유여행을 해보는 것이다. 특히 요즘은 패키지여행 반 자유여행 반으로 구성된 이색적인 여행 프로그램들이 많다. 패키지여행이 온전한 배낭여행보다는 안전성을 보장해주니, 그렇게 몇 번 실행해보라. 어느새 배낭여행에 대한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여행자 보험, 반드시 들어야 하나? 여행자 보험은 3개월을 기준으로 한다. 물건을 잃어버리면 그 지역 경찰서에 가서 확인서를 받아오면 된다. 한국에 돌아와서 보험을 청구하면 의외로 황당할 때가 많다. 잃어버린 물건 가격에 상관없이 소정의 액수만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물건 변상은 기대 이상으로 박하지만 한 푼도 못 받는 것보다는 낫다. 또 현지에서 몸이 아플 경우 병원에 가는 데 도움을 준다. 강도를 만났을 때 대처법 여행지에서는 가끔 ‘강도’를 만나기도 한다. 특히 치안이 안 좋은 나라에서는 강도를 만나지 않을까 걱정스러워 여행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여행지의 도둑들은 혼자 행동하지 않고 대부분 두세 명이 함께 움직인다. 이들은 처음에는 ‘여행자’인 척하고 따라 붙는다. 그러고는 경찰이라고 하면서 ‘여권’을 보여달라고 한다. 이럴 때는 재빨리 상황 판단을 해야 한다. 제복을 입었는지 확인부터 하라. 말대꾸하지 않고 무시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그들의 허점을 먼저 공략하면 된다. “제복을 입지 않았군요?”라고 말하거나 ‘경찰 증명서’를 보여달라고 하면 그들은 도망가기 바쁘다. 동양인들에게 접근하는 이들은 ‘푼돈’을 뜯으려는 자들이지 사람까지 해치려는 생각은 안 한다. 예방접종주사, 꼭 맞고 가야 하나? 예방접종을 하고 가면 훨씬 안전한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예방주사 비용은 생각보다 비싸다. 특별히 ‘위험지역’이라는 보도가 없는 나라는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여러 지역을 자주 이동하지 않는다면 전염병이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 여행지에서 아플 때 도움 받는 법 현지 약국에서 약을 구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단 젊은 약사가 있는 곳을 선택하라. 나이든 약사는 대부분 영어를 잘 못해서 설명이 어렵다. 현지에서 병원에 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아픈 곳에 대해 유창한 영어로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언어가 통하지 않으면 치료를 안 해주는 병원도 있다. 이럴 때는 현지인이 운영하는 민박집 도움을 받아라. 한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다. 인터넷으로 찾으면 가능하다. 교통수단 이용 방법 여행지에서 이동은 필수다. 인터넷으로 미리 교통 정보를 알아보고 가겠지만 이 방법보다 유용한 것은 현지에 도착해 ‘인포메이션 데스크’를 찾는 것이다. 친절한 가이드가 있는 곳도 있고 달랑 지도 한 장만 주는 곳도 있다. 상황에 따라 가이드에게 질문을 하면 된다. 특히 어려운 지명은 발음이 어려워 상대가 못 알아듣는 경우가 많으니 메모지에 써서 보여줘라. 그들은 전문가다. “싼 것을 원한다”고 말하면 2클래스를 알아서 척척 끊어줄 것이다. 이런 과정이 익숙해져도 직접 티켓 창구로 가서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라. 자동기계를 잘못 이용하면 티켓 값을 순식간에 날릴 수 있다. 티켓을 발부받으면 정확한 날짜에 예약이 되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정확한 날짜가 아닌 ‘이틀 뒤’라는 식으로 말하면 그들의 날짜 계산이 잘못될 수도 있다. 여권을 잊어버렸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 여행 중에 여권은 생명줄과도 같다. 복사본을 준비해가지만 도움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여권을 다시 만들어야 할 경우를 대비해 증명사진 두 장 정도는 미리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여권을 잃어버리면 가까운 경찰서에 가서 신고를 해야 하는데, 큰 도시의 경찰서는 이런 과정이 훨씬 복잡하게 진행된다. 그래서 작은 파출소를 선택해서 신고하는 것도 방법이다. 신고 후 그 나라의 수도에 있는 한국 대사관을 찾아가면 임시 여권을 만들어준다. 계획했던 여행 날짜만큼 충분히 머물 수 있다. 국세환급금(Tax Refund) 받는 요령은? 여행지에서 특산물을 살때는 ‘Tax Refund’가 표시된 현지 숍에서 사라. 물건을 구매했다고 말하면 영수증을 발급해준다. 말하지 않으면 절대 영수증 발급을 안 해준다. 영수증은 모아놨다가 마지막으로 여행하는 나라 공항에서 제출하면 된다. 대부분은 자국의 영수증만 환급해준다. 다른 나라의 영수증은 ‘Tax Refund’ 바로 옆에 있는 ‘우체통’에 넣으면 된다. 푼돈이라도 아끼면 적지 않은 돈이 된다. 기타 주의해야 할 사항들 여행지에서는 늘 변수가 있다. 이럴 때는 벌어진 상황에 맞춰 계획을 빨리 바꿔야 한다. “끝까지 해볼 테야” 하는 고집이 더 큰 변수를 일으킬 수 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에 한국에 비상연락책을 두어 명 구해놓는다. 현지에서 일이 생기면 필자의 블로그(www.sinhwada.com)에 댓글을 남겨도 된다. 인터넷의 세상은 생각보다 도움이 많이 되고 가깝고 빠르다.
- 2017-02-0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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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공감]<더 언더독> 내가 만약 동물 보호센터에 있는 유기견이라면…
- 뮤지컬 하면 관객들은 기본적으로 신나는 음악에 짜릿한 사랑이야기, 그리고 완벽한 해피엔딩을 생각한다. 창작 뮤지컬 은 뮤지컬 상식을 깨고 실질적으로 관객의 의식 속으로 다가가고자 노력했다. 길에 버려지고, 이용당하고 또 주인이 잃어버린 유기견의 처절한 생활, 뮤지컬 속 노래와 대사를 통해 그들의 피할 수 없는 슬픈 삶의 끝을 조명해본다. 잔뜩 녹이 슬은 철창 안으로 꾸며진 무대. 이곳은 유기견 보호소다. 버려진 개의 종류도 다양하다. 여행가방 속에 버려졌던 푸들, 투견장 진돗개 ‘진’, 폐기 처분된 군견 셰퍼드 ‘중사’, 그리고 강아지공장 모견으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임신과 출산을 반복했던 말티즈 ‘마티’까지. 다양한 학대와 이유로 들어온 유기견의 일상과 아픔이 공연 속에 펼쳐진다. 어두운 밤. 한 마리의 새 유기견이 들어오면 보호소에 있던 유기견 중 한 마리는 입양 보내진다. 유기견들은 보호소에 후원된 다양한 사료를 먹고 더욱더 예쁘게 돼 새 주인 만날 날을 기다린다. 하지만 밖으로 나가는 그 문이 도대체 어디로 통하는지는 오직 셰퍼드‘중사’만 알고 있다. 뮤지컬 은 SBS 프로그램 속 코너 ‘더 언더독: 개를 버리는 사람들’을 모티브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반향이 컸던 인기 프로그램이 소재였기에 계획 단계에서부터 큰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유기견의 안락사라는 충격적인 소재로 흥행 양극화가 분명한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것은 말 그대로 모험. 절대 즐겁게 웃고 손뼉 칠 뮤지컬이 아니다. 극 초반 멋진 군무와 주연 배우의 솔로곡 열창으로 박수가 터지지만 극에 몰입하면서 손보다는 눈이 무대에 집중하게 된다. 모견으로 강아지공장에서 숱한 학대를 받아온 강아지가 노래를 부르는데 박수 치기가 미안할 정도. 뮤지컬이라는 매개로 극을 만들었지만 떠들썩하지도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게 사실에 근접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새끼 잃은 만신창이 엄마 말티즈 ‘마티’ 말티즈의 실제 끔직한 모습은 TV 프로그램과 각종 포털사이트에 보도된 사진을 통해서 접했을 것이다. 동그란 슬픈 눈의 말티즈 배는 수십 번의 강제 임신·출산으로 해지고 뜯겨 있었다. 에서 하얀색 털 가운을 입고 힘없이 등장한 말티즈 ‘마티’가 바로 강아지공장에서 구조된 모견이다. 무대 뒤 영상은 강제적인 임신과 출산으로 최악의 삶을 사는 모견 ‘마티’의 모습을 보여준다. 마티는 살아갈 힘을 잃은 생명처럼 죽기를 바라고 아파하고 힘들어 신음한다. 실제로 불법 유통되는 강아지공장의 새끼는 어미와 35~40일도 같이 못 있고 경매장으로 팔려 나간다고. 공연 속 모견 ‘마티’는 강아지로 보이는 인형을 안고 다니며 애착을 보이고 분리불안증에 시달린다. 맹인견 늙은 골든리트리버는 눈이 멀어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극 후반에 안락사되는 골든리트리버는 사람에 의해 죽임을 당하면서도 주인에 대한 사랑의 끈을 놓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주인을 위해 평생을 바친 맹인견은 다시 하늘로 가 주인과 만날 날을 꿈꾼다. 사설 보호소가 아니면 차갑고 딱딱한 그곳에 누워야 한다 유기견이 보호센터에서 살 수 있는 시간은 10일에서 많게는 20일 전후다. 이들이 그곳을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입양 혹은 안락사다. 극 초반, 신이 나서 한 유기견이 사람을 따라 보호소 밖으로 달려나간다. 다다르게 되는 곳은 알코올 냄새가 진동하는 차가운 스테인리스 탁자 위. 너무 기쁘게 유기견 보호소를 뛰어나왔지만 주인이 아닌 주삿 바늘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 5분 뒤 신나게 달리던 몸은 생명을 잃는다. 몸이 늘어진 채 커다래진 동공 속으로 자신이 살았던 세상의 마지막 장면을 담아낼 뿐이다. 뮤지컬 은 유기견과 학대 받는 동물들의 이야기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처럼 박수갈채를 연발하고 신나서 소리 지르는 공연을 생각하고 공연장에 들어간다면 적잖이 당황할 수 있다. 대형 뮤지컬에 현실 상황을 적극 반영했다는 것만으로도 은 신선한 도전이다. 무엇보다 은 착한 공연으로 불리며 공연 외 유기견을 위한 다양한 봉사와 사회 계몽운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공연장 로비에는 반려견을 맡겨놓고 공연을 볼 수 있도록 반려견 돌봄 서비스를 운영한다. 또한, 유료 티켓 1매당 사료 100g이 자동으로 기부되는 ‘유기견 후원 프로젝트’ 등 다채로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웃고 즐기는 뮤지컬을 넘어 사회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해볼 수 있는 공연의 등장이 반가울 따름이다. 물론 시니어에게도 뮤지컬 을 권할 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다. 당신이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유기견이 되는 순간 벌어질 끔찍한 일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공연은 2월 26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한다.
- 2017-01-0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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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로소 나를 돌보기 PART4] 자기 돌봄 시작은 외모 가꾸기
- 어느 날 거울을 문득 바라본다. 젊었던 시절 아리땁고 고왔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예전에 강남 거리를 걸어 다니면 예쁘다, 옷 잘 입는다는 소리를 한 번쯤 들었을 당신. 지금 그런 모습이 아니라서 속상하다면 참고하시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당신을 핫하게 꾸며줄 바로 그곳으로 안내한다. 남자들을 위한 공간, 남성 패션 편집숍 250년 된 해외 남성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서촌 ‘바버샵(Barbershop)’ 통인시장을 지나 왼쪽 오르막길로 조금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남성 편집숍인 ‘바버샵’이 있다. 20대에서 60대까지 남자 이용객의 사랑을 고르게 받는 남성 패션 편집숍이다. 30대 고객들이 주로 이용하지만 나이가 적든 많든 패션에 관심이 많은 남성들에게 어필할 만한 세련된 액세서리, 구두, 옷, 가방이 매장 한가득 있다. 매장에서도 구매가 가능하지만 주 고객층은 온라인을 이용한다고. 옷은 외국에서 열리는 패션 트레이드 쇼를 통해 직접 제품을 보고 수입한다. 미국, 프랑스, 스코틀랜드, 이탈리아, 독일 등에 본사를 둔 브랜드 등 다양하다. 250년, 100년 역사를 가진 브랜드도 ‘바버샵’에서 만날 수 있다. 시니어들은 모자를 많이 찾는다. 니트는 나이와 상관없이 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www.barbershop.co.kr. 남자들이 편한 쇼핑 ‘알란스(Alan's)’ 알란스는 란스미어(삼성물산) 전 브랜드 매니저였던 남훈 대표가 2014년 1월에 론칭한 브랜드로 강남점, 영등포점, 판교점 총 3개 매장이 있다. 20대에서 50대 후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남성들이 두루 이용하고 있다. 자체 제작 제품과 위탁 판매하는 국내 브랜드 그리고 이탈리아, 영국, 일본에서 직접 들여온 고급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편안한 매장 분위기 속에서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관련된 다양한 상품들이 소개되고 있다. 특히 재킷 종류가 많고 50대 고정 고객이 많다고 한다. 신중년들은 가격보다는 스타일을 보는 편이고, 20~30대 젊은 이용객들은 디자인과 함께 합리적인 가격을 선호한다. 강남점의 경우 1층은 캐주얼한 제품이 많고 2층은 수트 맞춤을 할 수 있다. 쇼핑시간이 길어지는 사람들을 위해 커피나 녹차 등도 제공한다. 굳이 살 필요 없다, 바람돌이 선물 같은 패션 대여 서비스 우아하게 백화점에서 빌려 쓰자! ‘살롱 드 샬롯(Salon de Charlotte)’ 최근 롯데백화점이 패션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살롱 드 샬롯(Salon de Charlotte)’이라 이름 붙인 이 서비스는 드레스, 정장, 보석 등 자주 착용하진 않지만 가격대가 높아 구매하기 어려운 패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빌려주는 매장이다. ‘살롱 드 샬롯’ 매장은 여성, 남성 및 아동을 대상으로 돌잔치, 결혼식 등 특별한 날에 입는 프리미엄 의류 상품을 대여해주고 있다. 주요 품목은 드레스, 정장, 보석, 선글라스, 핸드백 등이다. 이용객은 매장에 있는 옷이나 잡화 상품을 착용해본 뒤 대여를 결정할 수 있다. 가격은 2박 3일 기준으로 여성 드레스와 남성 정장이 각각 30만원대, 아동 드레스 및 잡화 상품은 10만원대다. 여행가방도 대여가 가능하다. 이 매장 이용자는 주중에는 30명, 주말에는 50명 수준으로 고객 수는 매달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매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드레스, 정장 등과 아동용 의류 상품이다. 핸드백, 보석 등 잡화 상품 대여 이용자도 점점 늘고 있다. 명품가방 하나쯤 들어볼까? ‘더 클로젯(The Clozet)’ 특별한 날 딱히 들고 싶은 가방이 없다면 ‘더 클로젯’의 명품가방 대여 서비스를 이용해보시라. ‘더 클로젯’은 월정액만 내면 다양한 종류의 가방을 이용할 수 있다. 명품가방에 대한 관심이 많은 여성들에게 높은 관심과 인기를 끌고 있다. ‘더 클로젯’은 이용객의 높은 관심으로 최근 기존의 공개접수에서 사전예약으로 전환했다. 월 7만9000원으로 최대 세 번까지 원하는 가방을 이용할 수 있다. 홈페이지 주소 www.theclozet.co.kr/ 현재 모바일 서비스는 없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렌털한다 ‘프로젝트 앤(Project Anne)’ SK플래닛이 패션 O2O 서비스 ‘프로젝트 앤’ 사업을 시작했다. ‘프로젝트 앤’은 국내 최초로 해외 명품 브랜드와 국내 유명 브랜드,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다양한 최신 상품들 중 나에게 맞는 스타일을 추천받고 원하는 옷과 가방을 골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마치 음악이나 영화 등을 다운받지 않고 모바일을 통해 스트리밍 방식으로 감상하는 것이 일반화된 것처럼, ‘프로젝트 앤’은 필요할 때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옷을 골라서 입고 언제든 새로운 옷과 교환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패션 브랜드는 물론, 국내 신진 디자이너의 브랜드와 패션 브랜드 등 100여 곳의 최신 여성의류 상품 1만2000여 점을 확보했다. 모바일 앱을 다운받아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이용할 수 있으며 전국 어디든 상품 배송이 가능하다. 의류 상품의 경우 한 달 기준, 한 벌씩 4회 이용할 때는 8만원, 두 벌씩 4회 이용할 때는 13만원의 월 이용권을 구매하면 된다.
- 2016-11-2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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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과 사람 PART 06-2] 이제는 전자책으로 채우자
- 여행을 상상해 보자. 여행을 떠날 때 가장 고민이 되는 물건 중 하나는 바로 책이다. 여행이 좀 길어진다면 두세 권도 모자랄 것 같은데, 막상 무게를 생각하면 벌써 어깨가 쑤신다. 사들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거주공간이 협소해지고, 중고 책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이제 마구잡이로 사들이는 것은 부담이 된다. 늘 지니고 다니지 않는 이상, 정작 그 책이 필요할 땐 내 손에 없다는 것도 아쉽다. 이러한 부분을 모두 해결해 주는 방안이 있다. 바로 전자책이다. 글·사진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전자책이 국내에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2009년 아이리버가 ‘스토리’란 전자책 단말기를 내놓으면서부터다. 그 전까지 아마존의 킨들과 몇몇 외국제품이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통되었지만, 전자책의 대중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몇 가지 단점에도 스토리는 대중들에게 전자책의 존재를 알렸고, 그 이후 다양한 전자책 단말기들이 소비자들에게 선보였다. 크레마와 페이퍼가 대표적 전자책과 전자책 단말기는 구분 지어야 한다. 전자책은 종이책 대신 화면을 통해 읽을 수 있도록 파일 형태로 만든 책을 말한다. 형식은 크게 PDF와 E-pub 형태로 나뉜다. 전자책 단말기는 이러한 파일들을 읽을 수 있는 기기이다. 대부분 전자잉크(e-ink)라는 흑백화면을 채용하고 있는데, 이 전자잉크는 깜빡임이 없어 장시간 들여다봐도 책과 다름없이 눈이 편안하며 화면을 유지하는 전력이 ‘0’에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시중에서 많이 팔리고 있는 전자책 단말기는 크게 2가지 정도. 온라인 서점 예스24와 알라딘의 책들을 읽을 수 있는 한국 이퍼브에서 내놓은 ‘크레마 카르타’와 리디북스의 ‘페이퍼’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전자책 시장을 선도했던 아이리버에선 2012년 이후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고, 교보문고의 경우 자체 단말기 SAM시리즈를 내놓았다가 애플리케이션으로 서비스 형태를 전환했다. 크레마 카르타는 특정 회사만을 위한 단말기가 아니어서 다양한 형식의 전자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에 리디북스의 페이퍼는 호환성이 떨어지지만 가볍고 가격이 싸다는 장점이 있다. 크레마 카르타는 15만9000원에 판매 중이고, 리디북스의 페이퍼는 14만9000원, 저가형인 페이퍼 라이트는 8만9000원이다. 전자책은 꼭 전용 단말기를 통해 읽지 않아도 된다. 교보문고처럼 각 온라인 서점들은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갤럭시탭이나 아이패드와 같은 테블릿을 통해 전자책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일반적인 전자책 단말기에 비해 이런 테블릿 기기가 갖는 장점은 분명하다. 우선 컬러로 볼 수 있다는 부분이 가장 큰 장점. 특히 잡지나 화보 위주 서적의 경우 컬러와 흑백 화면이 주는 감동 차이는 매우 크다. 또 스마트폰은 항상 지니고 다니는 물건이기 때문에 애써 따로 챙겨서 지닐 필요가 없다. 대신 전자책 전용 단말기와 달리 오래 보면 눈이 부시고, 배터리 소모가 빨라 느긋하게 독서를 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가장 큰 장점은 ‘부피’ 보통 책 한 권은 몇KB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자책은 수천 권의 용량도 부담 없다고 한다. 리디북스에서 판매 중인 전자책 몇 권을 예로 들어보자.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해 화제가 됐던 한강의 의 용량은 11.7MB다. 지난해 영화를 통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앤디 위어의 은 7.7MB. 올해 초 세상을 떠난 신영복의 는 19.5MB다. 글자와 함께 사진이나 삽화가 얼마나 쓰였는지에 따라 용량이 결정된다. 평균적인 용량을 10MB 정도라고 생각하면, 1GB에 100권, 32GB 정도 용량이면 어림잡아 3200권이 저장 가능한 셈이다. 시중에 32GB 메모리카드가 1만원 남짓인 것을 감안하면 부담 없는 용량이라 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도서관법을 통해 정한 공공도서관의 최소 기준이 열람석 60석 이상에 기본 장서 3000권 이상이다. 작은 메모리카드 하나로 공공도서관 하나를 가방 속에 넣고 다닐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저렴한 가격도 전자책의 장점. 전자책도 도서정가제의 대상이기 때문에 판매는 10% 할인이 전부다. 그러나 사용기간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전자책의 장점을 살려, 장기대여라는 일종의 ‘꼼수’를 쓰는 온라인 서점이 많다. 10년 장기임대의 형식을 빌려, 실질적으론 50%상의 할인행사를 하기도 하고, 1년 대여의 경우 70% 할인도 흔하다. 영구 소장 목적이 아니라면 요긴한 서비스다. 물론 전자책을 읽는다는 것은, 특유의 향기와 손끝에 전해지는 종이의 질감을 함께 즐기는 종이책에 비할 바는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결국 그 책이 전하고자 하는 것은 손에 쥐어지는 무게감도, 글자들이 정렬한 모양새도 아닌, 정보와 메시지다. 그런 면에서 전자책은 충분히 볼 만한 가치가 있다.
- 2016-10-05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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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길
- 삶의 일상을 네모로 접고서 산 너머 바다 건너 마음을 담고 하얀 백지 위에 여행 길 흐르는 대로 몸을 그린다. 곱게 접은 일상들은 하루를 기다리고 잠시 떠난 여로는 내일을 채우는데 얼키설키 채워지는 수채화 삶의 붓 길은 길 떠난 길가에 호수를 담는다. 수폭의 병품처럼 펼쳐보는 삶의 또 다른 길 여기까지가 행복ㄱ이 아니란 걸 길다란 삶의 가방 깊이 채워보면서 화려한 쇼의 무대 위에 마음을 채운다. 우린 너무나 힘이 들 때면 가끔씩은 몯두 털ㄹ어버린 채 홀연히 또 다른 기로 가야 하리라 외로운 길가 낯설은 여행길 사이로 무거운 짐 내리고 새 행복을 꿈꾸며.
- 2016-09-30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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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과 사람 PART1] 책에서, 그리고 책 읽기에서 놓여나기
- 정진홍 서울대 명예교수 mute93@daum.net ‘책의 역사에 대한 현학적인 진술’은 삼가겠습니다. 그러면서 제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우리 형편에서 보면 책은 아무 데나 있습니다. 너한테도 있고 나한테도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러므로 책은 낯설지 않습니다. 지천으로 아주 흔한 것이 책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책을 대체로 그리 귀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것은 지나치게 가벼운 발언입니다. 하지만 드물지 않은 것이 책이라는 뜻에서도 그러하거니와 책의 품격이 다른 사물들보다 당연히 높게 평가되어야 할 까닭이 별로 없다는 뜻에서도 그러합니다. 필요하면 찾고, 더 이상 간직할 까닭이 없게 되면 언제나 버릴 수 있는 것이 책입니다. 아무튼 아무 데나 있고 아주 많은 것이 책입니다. 얼마 전에 저는 책이 없으면 존립이 불가능하다고 일컫는 대학 도서관에서 ‘철 지난 책’들을 버리는 ‘작업’을 본 일이 있습니다. ‘교체’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파기’되는 책들을 보면서 “책이 많았구나. 아니 정말 많았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일찍이 책에 관해 익힌 것들은 이렇게 묘사하는 ‘풍경’과는 전혀 다릅니다. 책은 귀한 것, 드물게 귀한 것, 아주 귀한 것이라는 거의 ‘절대적인 선언’이 책과 관련하여 하나의 풍경을 이룹니다. 책에 관한 이러한 태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아득한 때부터 그래 왔습니다. 이 주장만큼은 변하지 않는 이른바 ‘규범적 당위’도 흔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책이란 ‘사람을 사람답게 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그 당위를 뒷받침합니다. 그러므로 사람이면 책을 읽어야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성숙을 기해야 합니다. 모르던 것을 알게 되고, 잘못 안 것을 고치게 되고, 꿈도 꾸지 못했던 것을 상상하게 되면 삶이 얼마나 넓어지고 깊어지는지 모릅니다. 이렇게 책에 대한 규범적 당위는 ‘독서의 필연성’을 절대화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책-풍경은 이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책은 책이되 모든 책이 책은 아니다’라는 데서부터 그 당위는 심한 소용돌이를 짓습니다. 읽어야 할 책과 읽어서는 안 될 책들이 구분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판단 준거를 마련합니다. 그리고 이를 실제로 실천하는 자리에는 언제나 예상하지 못한 ‘힘’이 행세를 합니다. 금서목록이 만들어지는가 하면 필독도서목록도 등장합니다. 게다가 그 목록은 힘의 바뀜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런가 하면 ‘이 책을 읽고 이런 감동을 경험하지 못한다면’이라든지 ‘여기 기술된 분노에 공감하지 않는다면’이라든지 하는 규범조차 그 힘은 당위로 요구합니다. 책읽기는 때로 힘에의 ‘예속’과 다르지 않다는 묘사를 하게 합니다. 이런 ‘커다란 풍경’ 아니고도 자디잔 모습들에 대한 묘사도 곁들일 수 있습니다. “무엇이 쓰여 있나 하는 것을 아는 것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왜 그것을 저자가 썼을까를 알기 위해 행간을 읽어야 그것이 책을 읽는 것이다”하는 ‘잔 말씀’에는 아직 겸손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꼼꼼하게 읽어야’라든지 ‘듬성듬성 읽어도’라든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것만’이라든지 ‘흥미조차 없어도 읽어 마땅한 것이라면’이라든지 ‘재미가 있는 것을 읽어야’라든지 ‘무릇 쉽고 단순해야 그것이 좋은 것’이라든지 ‘삼매경에 이르지 못하면’이라든지 하는 데 이르면 이어 겸손하기가 꽤 어려워집니다. 그러다 ‘새벽독서를 하는 것이’라든지 ‘여행 가방에 책 몇 권 넣는 것이야말로’라든지 ‘한 달에 도서 구매비가 얼마는 되어야’라든지 ‘국민 1인당 독서가 연간 몇 권도 안 되는 우리는’ 하는 데 닿으면 ‘폭발하는 질식’을 묘사할 수도 있게 될지 모르는 풍경이 그려집니다. 뿐만 아니라 ‘책을 위한 책 간직하기’에서 비롯하여 ‘책을 위한 책 읽기’에 이르는 책-풍경조차 묘사할 수 있습니다. 책을 기리는 책에 대한 당위적 규범은 마침내 ‘책-종교’를 낳고 있다고 해도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아득한 때부터 이렇듯 책-종교의 신도로 책을 만나고 읽고 간직해 왔습니다. 종교인들이 경전을 모시듯 그렇게 책을 모셔 온 거나 다름없습니다. 그러나, 흔히 아주 못된 전제라고들 하지만,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책은 지천입니다. 책이 아니고도 책의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매체가 얼마나 다양해졌는지 모릅니다. 실제로 우리는 그러한 문화를 누리고 있습니다. 책을 안 읽어도 사람 구실을 할 수 있고, 사람다운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책 없으면 더 쉽고 편하게 그렇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조차 하고 싶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책을 다 버릴 필요도 없고, 책을 가볍게 볼 까닭도 없습니다. 여전히 책은 책다움을 지니고 지금 우리 주변에 있습니다. 하지만 책-종교의 신자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은 내 삶을 위해 아무런 ‘적합성’을 갖지 못합니다. 허황한 환상을 좇게도 하기 때문입니다. 바야흐로 사람들은 ‘책으로부터 벗어나 책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중요한 것은 내가 나 스스로 책이나 책 읽기의 주인이 되는 일입니다. 마구 말씀드린다면 이 일에 누구의 어떤 조언도 거절하는 태도를 지닐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내가 스스로 내 책과 책 읽기의 태도에 책임 주체가 되어 기존의 책-문화에서 놓여나기를 기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 일은 조금도 어렵지 않습니다. 당장 내 옆에 있는 책을 집어 읽기 시작하면 됩니다. 읽으면 알게 되고, 읽으면 스스로 책과 책 읽음의 주인이 됩니다. 이보다 더 쉬울 수가 없습니다. 책을 읽지 않는 한 책의 굴레에서 벗어날 길은 없습니다. 단 하나 조심할 것이 있습니다. 그렇게 터득한 감격을 다른 사람들에게 ‘책과 어떻게 만나고, 어떻게 이를 읽어야 할 것인가’ 하는 거창한 주제로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기를 아울러 다짐하는 일입니다. 어차피 ‘책 없이도 살 수 있는 책 많은 세상’인데 조금만 겸손해도 그것이 훌륭한 미덕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 정진홍(鄭鎭弘) 서울대 명예교수 1937년 충남 공주 출생. 서울대 종교학과 졸. 서울대 대학원 석사, 미국 유나이티드 신학대학원 석사, 샌프란시스코 신학대학원 박사. 명지대. 서울대. 한림대. 이화여대 교수. 아산나눔재단 이사장, 울산대 철학과 석좌교수 역임.
- 2016-09-2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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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초등하교 전학] (14) 수학여행
- 고학년이 되면 수학여행을 간다고 했다. 일광(日光)에 간다는 연락장이 왔다. 거기에는 소풍 갈 때처럼 준비물이 세세하게 정리되어 적혀 있었고, 학부형 중에 몇 명은 아이들 보다 먼저 여행지에 가서 모든 것을 체크해야 한다고 쓰여 있고, 희망자는 신청해 주기를 정중하게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이웃에게 물어보니 가고 싶으면 신청하라고 격려해 주었다. 우리나라라면 서로 가겠다고 할 수도 있고 외국 사람이 왜 가느냐며 반대할 사람도 있지 않을까 염려가 되었지만 나도 참여해 보기로 맘 먹고 희망자 명단에 써서 보냈다. 당첨이 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모두 소집해서 서로 인사를 건넬 수 있게 기회를 마련해 줬고 학교에서 우리가 빠짐없이 꼭 해야 할 체크 사항들이 자세히 적힌 종이를 주었다. 우리 반에서는 3명의 엄마가 간다고 전해 들었다. 아이들이 수학여행 가기 전에 잡힌 날짜에 준비물을 잘 정돈해서 가방을 메고 출발을 했다. 모든 것은 무료였다. 도착하자 아이들이 묵을 숙소로 안내를 받았고 내일부터 1박2일 코스로 탐방할 계획을 세세하게 알려주는 설명회가 열렸다. 분위기가 정말 진지했다. 별 것도 아닌 거 같은 것들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의견교환을 철저하게 했고, 정말 아이들의 안전에 대한 부모들의 걱정을 반영했다. 그쪽에서도 마찬가지로 부모들이 말하는 것들을 세세하게 적어가며 서로가 의견 일치를 이룰 때 까지 서로의 생각들을 정리하고 교환을 했다. 대강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많은 것을 체험해 가며 배우는 시간이 되었다. 학교 행사에 참여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마음으로 뿌듯해졌다. 일본인들의 자질구레한 생각들을 정리하는 법이라던가 몰상식한 언사나 대답으로 기분을 상하게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에도 놀라웠다. 그리고 몸에 밴 친절은 거기서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잘 났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 그저 상대방의 의견을 열심히 들어주는 태도가 정말 선진국이었다. 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없다는 것,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아이들 안전에만 전심전력 하는 마음으로 똘똘 뭉쳐져 있는 자세들이 부러웠다. 어딘가 벽에 못이 하나 나와 있어도 용서가 안 되었다. 산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약간 기울여져 있어도 문제기 되었다. 부모들이 먹어보면서 반찬에도 영양적으로 균형이 잡혀 있는지 맛은 좋은지 체크를 엄하게 했다. 모든 건 아이들이 고대로 와서 할 것이기 때문에 어른이라고 더 좋은 것을 먹는 게 아니었다. 모든 것은 똑같이 아이들이 와서 겪을 것이란 점이 너무나도 좋았다. 안심되고 걱정할 일이 없으며 수학여행을 잘 다녀올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이렇게 체험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것에 대해 너무 고마웠다. 아이들은 절대로 편안하고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란 확신이 섰다. 준비물에 있는 빨래집게 2개는 자기 양말을 본인이 빨아서 널어야 하는 것이고, 여벌로 속옷과 양말을 준비해 오라는 것에도 웃음이 쿡쿡 나오며 즐거웠다. 치약과 칫솔, 쓰레기봉투 2장(1박이니까)과 혹시 안 마른 양말과 갈아입은 속옷을 넣어갈 여분의 봉투 준비에도 고개가 저어졌다. 갔다 온 아이에게 물어보니 전부 자기 양말들을 잘 빨아서 빨래 줄에 다 널었다고... 일광이란 곳은 일기예보와는 전연 상관없이 자주 비가 오는 곳이라며 수학여행에서 얻어 들은 것들과 본 것들 그리고 역사 얘기도 곁들여 들려준다. 좋은 경험들로 기억되기를 바랐다. 세월호 같은 어이없는 사고가 일어날 수 없도록 철저한 안전을 기하는 그들에게 고개를 숙인다.
- 2016-09-19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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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초등학교 전학] (13) 놀라운 준비와 점검
- 별 거 아닌 행사도 손바닥만 한 연락장이 꼭 학교로부터 왔다. 그러니 소풍이나 수학여행은 얼마나 큰 행사인가. 그런데 그 종이를 받아 들고 한참을 생각했던 게 있다. 준비물에 간식비가 3학년 아이인 작은 애는 100엔이었고 큰 애는 150엔이었다. 그 돈으로 무슨 간식을 사라는 건지 이해가 절대 안 되었지만 고민은 혼자의 것으로 생각하며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는지 속으로만 끙끙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종이 맨 아래에 조금 큰 글씨로 소풍 가기 전 날 이 모든 것을 준비해서 등교할 것이라고 써져 있었다. 괄호 안에 ‘도시락과 간식과 물은 안 가져 와도 됨’이라고도 정확하게 써져 있었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두 아이의 준비물을 차근차근 각자의 가방에 준비해서 넣었다. 준비물은 우비나 우산 중 한 가지, 쓰레기봉투 한 장, 갈아입을 수 있는 옷, 도시락 먹을 때 깔고 앉을 깔개 준비, 휴지, 모자, 본인이 먹는 약이나 특별한 것 챙겨올 것, 손수건, 간식, 도시락, 물, 메모장과 연필이었다. 전날 학교에 가자마자 가지고 간 것들을 모두 책상 위에 꺼내 놓고 선생님이 ‘우산이나 우비~’ 하면 반원 전체가 그 물건을 들어 올리면서 ‘우산이나 우비!’ 하고 가방에 넣었다고 했다. 그러다가 빠진 물건이 있으면 메모장에 내일 반드시 준비할 물건으로 적게 했단다. 제일 처음에 들어 올린 물건이 가방 맨 밑에 자리 잡았단다. 가장 먼저 사용하는 물건을 맨 위에 넣도록 순서도 그렇게 정해져 있다는 말에 나는 놀라워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도시락과 물과 메모장이 가장 가방 맨 위에 싸지도록 철저하게 준비를 하는 습관을 몸에 배도록 교육 시키는 그들에게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왜 준비성이 철저한지 알 거 같았다. 가방 밖에 보조주머니가 있는 사람은 물과 메모장은 그리고 간식은 그 속에 넣도록 허용한다고 했단다. 절대 돈은 가져 오지 말도록 강조했다고 했다. 그런데 간식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었다. 두 녀석이 학교 갔다가 오더니 간식 비를 달라고 했다. 몇 분 뒤에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우리 집으로 몰려왔다. 신이 난 아이들이 벙글거리고 있었다. 자기들이 간식을 사러 간단다. 얼마쯤 있다가 아이들이 각자 자기가 먹고 싶은 것들을 골라서 산 꾸러미를 하나씩 들고 나타났다. 서로 견줘가면서 완전 신이 나 있었다. 소풍 가는 날을 즐겁고 흥이 나도록 본인 각자가 가장 먹고 싶은 것들을 사러가는 기회를 주는 부모들과 학교방침이 한 마음이 되어 있음에 나는 또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소풍 가는 날을 위해 울긋불긋한 색소는 넣었지만 건강상으로 괜찮은 불량식품이 아닌 먹거리를 만들어서 파는 가게가 따로 있단다. 거기 가서 자기 취향에 맞는 즉 자기 입맛에 맞는 것들을 100~150엔이면 충분이 골라서 갖가지를 살 수가 있단다. 늘 엄마가 사 주던 것이 아닌 자유롭게 맘대로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다. 모양이나 색에 현혹되지 않고 잘 고르는 법이나 경험상으로 먹을 것을 고르는 자기만의 노하우 같은 것들을 직접 체험 하면서 본인이 배운다는 것이다. 얼마나 좋은 착상인가!? 엄마가 사 주는 것이 아니라는 걸로 우선 신나지고 엄마도 먹어보지 못한 것을 맛까지는 모르고 산다는 걸 저절로 알아져서 엄마가 사 오는 것에 대한 불만도 해소시킨다는 일거양득의 얘기들을 엄마들이 해줬다. 정말 배울 게 너무 많은 거 같아지면서 은근 약도 올랐다.
- 2016-09-1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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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잠을 부탁해 PART6] 잠이 부족한 시대 “낮잠 주무시고 가세요!”
- 낮잠. 어린이집에 간 손자, 손녀만 청하는 것이 아니다. 어른도 낮잠 자는 시대다. 도시 생활에 지친 이들이 잠시라도 편히 쉴 곳, 잘 곳을 찾아 나서고 있는 세상. 노곤하고 피곤한 삶을 보듬고 치유하고자 낮 시간 잠시라도 누울 자리를 찾고 또 내어주는 곳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낮잠이 관심의 중심에 있다. 글 권지현 기자 9090ji@etoday.co.kr 수면시간은 적고 스트레스는 높고 “낮잠을 팝니다.” ‘낮잠 카페’ 혹은 ‘힐링카페’가 도시 곳곳에서 성업 중이다. 체인점화된 업체에서부터 크고 작은 사업장까지, ‘잠’, ‘피로’, ‘힐링’이 산업의 아이콘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을 일. 책상에 누워 잠깐 쉬면 될 것이 사업이 됐다. 낮잠 카페 등 소위 ‘힐링 사업’이 늘어난 것은 한국인의 잠 부족과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와 관계가 깊다고 말한다. 2014년 OECD 18개국의 평균 수면시간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7시간 49분으로 꼴찌. 1위 프랑스와 1시간 차이가 났다.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2016 통계로 보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모습’에서 한국 노동자의 은퇴 시기는 2014년 기준 남성 72.9세, 여성 70.6세다. OECD 국가의 평균 노동자 은퇴 나이가 남성 64.6세, 여성 63.2세인 것에 비해 7~8년은 더 오래 일하는 셈. 이렇게 잠 덜자고 일은 많이 하니 자연스레 낮잠, 피로 회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 아닐까. OECD의 ‘2016 고용동향’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인 1인당 평균 노동시간은 연간 2113시간으로 34개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2246시간)에 이어 2위다. 이OECD 34개 회원국 평균 1766시간보다 347시간이나 많았다. 낮잠 이색 공간 ‘여의도 CGV 씨에스타’ 현재는 여의도CGV에서만 운영하는데 이용객 추이를 살펴 점차 다른 지점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낮잠 장소로 이용되는 곳은 바로 프리미엄관. 대체로 직장인의 점심시간이 시작되는 오전 11시30분부터 1시까지 운영한다. 잠들기 좋은 어두운 조명에 아로마 향과 뉴에이지풍 음악을 방안 가득 채운다. 좌석마다 촛불형태의 수면등으로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편안한 숙면을 위한 허브티에 담요 등을 놓아 정말 낮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했다. 특히 CGV 프리미엄관 중 가장 최근에 생긴 곳이기에 그 어떤 관보다 안락한 좌석에서 편안한 낮잠을 즐길 수 있다. 왼쪽 팔걸이 안쪽의 버튼을 누르면 의자가 쫙 펴지면서 편안하게 누울 수 있다. 좌석은 좌우로 남성, 여성석, 중간 좌석은 커플석으로 배치했다. 이용자 양옆으로는 티켓을 판매하지 않아 보다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힐링 카페처럼 안마의자는 아니지만 부드럽고 안락한 의자에서 최대한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씨에스타에는 이용객을 살피는 ‘미소지기’가 상주해 잠을 깨워주는 등 필요한 것들을 제공한다. 여의도 유일한 낮잠 공간을 꼭 한 번 이용해 보시길. 이용 요금 1만원(음료, 담요, 안대, 실내화 등 제공) 낮잠 카페 ‘미스터힐링’과 ‘퍼스트클래스’ 낮잠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힐링 카페 두 곳을 찾아갔다. 고른 연령대가 이용한다는 체인형 힐링 카페인 ‘미스터힐링’과 ‘퍼스트클래스’ 명동점을 찾았다. 두 곳 모두 기본은 전신 마사지기를 이용한 서비스로 개인 부스와 커플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덧신과 손 세정제를 제공하는 것과 서비스 후 음료를 제공하는 것도 같은 점이다. 하지만 엄연히 다른 콘셉트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 취향에 맞게 골라 이용해야 한다. 미스터힐링 (명동 인터내셔널점)의 장점은 음료를 마시는 공간(1,2층)과 휴식 공간(지하1층)이 분리돼 있다는 점이다. 전신 마사지기 위에서 쉬는 동안 외부 소음이 적어 쉽게 숙면할 수 있었다. 실내 전체에서 느껴지는 아로마 향과 낮은 조명, 음악, 부스마다 설치된 그림들이 휴식에 도움을 준다.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심신의 안정에 중점을 두어 구성한 것이 이용객에게 사랑받는 비결이다. 이용 요금은 30분 코스 9000원(20회/15만원)이고 50분 코스는 1만3000원(10회이용권/9만원)이다. ‘퍼스트클래스’ 는 공항을 연상하게 하는 인테리어 때문일까? 여행가방 하나쯤 들고 티켓 부스 앞에서 대기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 피로를 푸는 방 또한 항공기 1등석처럼 꾸며 놓아 재미를 더했다. 퍼스트클래스는 음료 카페와 마사지 부스가 같은 층에 있다. 대신 마사지를 하면서 눈 안마기를 동시에 사용하기 때문에 조도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다. 퍼스트클래스 마사지 코스는 총 6개로 활력, 쾌적, 수면, 목과 어깨, 허리와 엉덩이, 공기 마사지로 구성돼 이 중 원하는 두 종류를 고르면 된다. 객실마다 개별 이어폰과 스마트폰이 있다는 점도 편리하다. 이용 요금은 7000원에서 1만 3000원가지 다양하며 소셜커머스에서 더욱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서울혁신파크의 '공간 휴' ‘공간 휴’를 말하기에 앞서 서울혁신파크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듯싶다. 서울혁신파크가 있는 곳은 서울시 은평구 녹번동 옛 질병관리본부가 있던 자리다. 오래전부터 아름드리 벚꽃나무로 유명했던 곳. 지금은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공원 중심에 있는 미래청 건물 안에 바로 ‘공간 휴’가 있다. 창문 카페와 서고 사이, 천장 낮은 곳으로 사람들이 신발을 벗고 들어가 쉬는 곳이 바로 ‘공간 휴’다. 공원에서 책도 보고 이런저런 활동을 하다 좀 자고 싶으면 누구든지 누워 잘 수 있다. 많지는 않지만 베개와 이불도 준비돼 있다. 전기보일러가 설치돼 겨울에는 따뜻하게 이용할 수 있다. 조명이 있어 뒹굴면서 만화책을 보는 재미도 있지만 엄연히 잠을 자고 쉬기 위한 곳. 10분이고 1시간이고 잘 수 있다.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이기에 이용료가 없는 대신 자기가 쓴 물건만 잘 정리하면 된다. 멋지고 화려한 것이 있는 곳은 아니지만 ‘쉼’이라는 단어가 기억에 남는 공간이다.
- 2016-09-08 08: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