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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의 추천 전시, 도서, 영화, 공연
- ◇exhibition 王이 사랑한 보물: 독일 드레스덴박물관연합 명품전 일정 11월 26일까지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독일 드레스덴을 18세기 유럽 바로크 예술의 중심지로 이끌었던 폴란드의 ‘강건왕’ 아우구스투스. 그가 수집한 예술품 중 130점을 총 3부로 구성해 전시한다. 제1부에선 아우구스투스의 군복과 태양 가면, 사냥 도구 등 그의 권력을 상징하는 유물들이 소개된다. 아우구스투스가 수집한 예술품을 공개하기 위해 만든 보물의 방 ‘그린볼트’를 소개하는 제2부에선 당대 최고의 장인을 동원해 제작한 공예품을 선보인다. 각종 보물이 사용된 작품을 통해 화려한 바로크 예술의 진수를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제3부에선 18세기 중국과 일본의 수출 도자기와 초기 마이센 자기를 한눈에 비교해볼 수 있다. 전시장 내부를 확대사진 기술을 사용해 드레스덴 궁전 내부와 비슷하게 연출한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도그 in 강남 일정 11월 19일까지 장소 강남미술관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를 맞이해 동양화작가 곽수연, 사진작가 김현욱, 입체작가 빅터조, 업사이클링작가 엄아롱, 일러스트레이터 이연경, 도예작가 틸다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가 모였다. 반려동물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회화, 설치, 사진, 조형 등으로 표현된 총 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강남미술관이 무료로 제공하는 애견기저귀를 착용할 경우 반려동물도 입장이 가능하다. 반려동물이 있다면 함께 관람해도 좋다. 다양한 작품 외에도 유기견을 입양한 견주들이 보내준 사연을 읽어볼 수 있다. 또 반려동물 관련 서적을 비치하는 등 반려동물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전시장 건물 옥상에는 반려동물과 함께 쉴 수 있는 ‘반려동물 놀이터’가 마련되어 있다. ◇book 걸어도 걸어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저·민음사) 15년 전 물에 빠진 소년을 구하다 세상을 떠난 장남 준페이. 작품 속의 ‘오늘’인 그의 기일을 맞아 온 가족이 모인 하루를 담아낸 이야기다. 가족 간의 쉽지 않은 소통과 그럼에도 연결하고자 하는 욕구를 ‘걸어도 걸어도’ 끝나지 않는 여정으로 그려내며 아스라한 동경과 영원한 그리움의 상대는 가족임을 들려준다. 향기 탐색 (셀리아 리틀런 저·뮤진트리) 고고학자인 어머니를 따라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성장한 저자 셀리아 리틀턴의 향기 탐색서다. 냄새로 기억되는 곳들을 추억하며 향의 발자취를 답사하고 회고한다. 각 나라 특유의 향과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향의 기초적인 원료와 재배법, 향수가 만들어지는 과정도 살펴볼 수 있다. ◇movie 유리정원 칸,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신수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국내에선 보기 드문 소재와 독창적인 스토리로 다시 한 번 주목을 끌었다. 은 베스트셀러 소설에 얽힌 미스터리한 사건을 중심으로 그 속에 감춰진 슬픈 비밀을 그린 작품이다. 10월 22일에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몽환적이면서도 독특하다”, “신수원 감독의 남다른 상상력을 실감하게 만든다”는 호평을 받았다. 또 숲속의 유리정원에서 엽록체를 이용한 인공혈액을 연구하며 초록 피가 흐르는 ‘재연’ 역을 맡은 문근영이 2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작품으로 기대를 모았다. 개봉 10월 25일 장르 미스터리, 드라마 감독 신수원 출연 문근영, 김태훈, 서태화, 임정운 등 리빙보이 인 뉴욕 이후 , 시리즈를 연출한 마크 웹 감독이 다시 한 번 로맨스 영화로 돌아왔다. 은 제목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젊은 남녀 간의 로맨스를 통해 도시 뉴욕의 풍경을 스크린에 담았다. 마크 웹 감독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복잡하지만 동시에 아름다운 도시인 뉴욕의 가장 현실적인 모습을 담아내고 싶었다”며 뉴욕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을 드러냈다. 맨해튼의 1년 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인 가을을 배경으로 촬영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에선 로 얼굴을 알린 칼럼 터너가 남자 주인공 ‘토마스 웹’ 역을 맡았다. 개봉 11월 9일 장르 드라마, 로맨스 감독 마크 웹 출연 칼럼 터너, 케이트 베킨세일 등 ◇stage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드라마와 영화로도 제작된 이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항상 사랑받기를 꿈꾸며 살았던 여인 마츠코의 기구한 삶을 감성적인 연출과 음악으로 그려내며 진정 그녀의 인생이 혐오스러운 삶이었는지 되묻는다. 장소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일정 10월 27일~2018년 1월 7일 연출 김민정 출연 박혜나, 아이비, 강정우 등 도둑맞은 책 인간의 행동은 의지인가 욕망인가. 영화대상 시상식 날 납치된 시나리오 작가 서동윤, 그리고 그를 납치한 보조작가 조영락. 두 사람을 통해 연극 은 인간이 극한 상황에 몰려 사람다움을 포기할 때 얼마만큼 추락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장소 충무아트센터 소극장 블루 일정 10월 13일~12월 3일 연출 변정주 출연 이현철, 이갑선 등 에어포트 베이비 미국으로 입양된 조쉬가 친부모를 찾아 한국을 방문하면서 겪는 이야기다. ‘입양’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담백하고 재치 있는 대사로 풀어내면서 감동을 선사한다. 8년 동안 수정과 보완작업을 거친 작품으로 현실적 소재를 잘 소화했다는 평을 받았다. 장소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1관 일정 10월 17일~12월 31일 연출 박칼린 출연 최재림, 유제윤, 강윤석 등 오펀스 새로운 시도와 도전으로 공연계의 독보적인 연출가로 불리는 김태형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가정과 사회로부터 소외당한 고아 형제 트릿과 필립, 그리고 중년의 부유한 갱스터 해롤드. 아픔과 상처를 지닌 세 인물을 통해 따뜻한 격려와 위로를 전한다. 장소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일정 9월 19일~11월 26일 연출 김태형 출연 박지일, 손병호, 장우진 등
- 2017-11-0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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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동물
- 유명 아이돌 중 한 명의 집 개가 사람을 물어 사망한 뉴스를 접하고 또야 생각이 난다 “다녀 오겠습니다” “미끄럼 조심해” 큰애가 진눈깨비 오는 날 우산 챙겨 외출을 한다 일주일 후 왠 강아지를 안고 들어온다 “아이구 예뻐라 누구네 강아지야“ “엄마 할 얘기가 있어” 왠지 스치는 이상한 예감 “일주일 전 진눈깨비 많이 온 날 아파트 앞에 얘가 흠뻑 젖어 제대로 서지도 못 하고 비틀거리며 있는 거야. 하도 안 되서 동물병원에 데려가 치료해 주라하고 돈도 주고 나왔는데 아까 데려가라고 전화가 온 거야. 우리는 키울 수 없으니 병원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니 요즘 IMF로 이런 강아지가 너무 많아 어쩔 수 없이 유기견 보호소로 연락할 수밖에 없는데 주인이 안 나타나면 보름 지나 안락사 시킨데 우리가 키우자” 이상한 예감은 늘 적중한다더니 바로 그 꼴이다 지난해까지 강아지를 키우다가 잃어버려 마음이 너무 아파 이제 다신 키우지 않기로 아이들과 약속도 했는데 다른 두 애들이 들어오면 더 큰일이라 단호하게 안 된다 하자 그때부터 어떻게 죽이냐며 울기 시작한다. 띵똥 아이들이 차례로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이젠 셋이 운다. 우리들이 돌아가며 당번제로 키울 테니 기르게만 해 달란다. “안 돼” 우리 방에서 절대 나오지도 못 하게 하고, 변도 우리들이 치우고, 목욕도 시키고 병원도 우리가 데려가고 모든 비용도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 엄마~~ 자식을 누가 이겨 그럼 지난번 나간 애 대신이라 생각하고 이름은 또 들어왔으니 “또야”다 너희들이 약속한 거 하나라도 안 하면 내다 버릴테니 그리 알아 금방 야호 소리가 나고 난리도 아니다 너무 고생하고 힘들었던 스트레스 때문인지 등이 굽은 잡종 또야는 일주일 쯤 적응기간이 끝나 그렇게 한 식구가 되어 집안을 즐겁게 만들기 시작한다 자신을 데려온 게 큰애라선지 집에 큰애만 있으면 그 곁을 떠나질 않는다 아이들 약속은 한 달이 가질 못 하고 모든 게 엄마 몫이 되었지만 워낙 강아지를 좋아하는 엄마는 아무 말 없이 밖에 나갔다가도 친구들과 일찍 헤어져 또야 건사하기 바쁘다 식구들이 외출하면 누군가 들어올 때까지 대문 앞에 앉아 아무 것도 안 먹고 기다리고 변은 전 집에서 훈련받은 결과인지 몰라도 제대로 가리고 식구들 외출할 때 차에 태우면 아마 전 주인이 차에 태워 아파트 앞에 놓고 간 기억이 남아 있는지 얼마나 짖어대며 안 탈라하는지 또야는 대단히 호전적이었다. 다른 강아지를 보면 품에서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듯 뛰어내려 자신보다 몇 배는 큰 개에게도 거침없이 달려들어 물고 흔들어 큰 개도 피할 정도로 법석을 떨어 식구들을 난처하게 만들기 일쑤였다 세월이 흘러 또야도 나이가 드니 털이 빠지고 이빨도 빠지고 눈이 안 보이기 시작했다 엄마는 전담으로 먹이고 용변 뉘고 편하게 해 주려 온 정성을 다 한다 아이들도 일찍 들어와 함께 놀아준다. 몇 달이 지났다 갑자기 옆으로 누워 거의 숨을 못 쉰다. 일반 동물병원의 차원을 넘어선 듯하다 동물들의 종합병원 건국대로 달렸다 각종 검사가 실행됐고 임종이 몇 시간 안 남았다는 판정을 받는다. 병원 권고에 따라 더 괴롭지 않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안락사 시키기로 결정하고 온 식구들과 눈물의 작별인사를 할 때 잠시 반짝 하는 듯 했었지만 결국 커다란 문 안으로 사라졌다 화장(火葬)도 병원에서 알아서 해 주고 유해는 목걸이로 만들어 전해 준단다. 얼마 후 목걸이가 도착했다 선산 부모님 산소 곁에 묻어줬다 산소에 갈 때는 또야 제물도 가져가 부모님 산소 잘 지키라 당부하고 온다 반려동물 보호법만 있고 반려동물 키우기 지침이 없는 게 현실에서 또야 생각이 더 난다.
- 2017-10-2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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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의 마감을 준비하는 마지막 ‘유품정리’
- ‘죽음을 어떻게 준비할까?’에 대한 고민에서 간과하기 쉬운 것 중 하나는 내가 기르고 있는 애완동물이나 유품의 정리다. 그게 뭐 그리 어려울까 싶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가족이나 친지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일 수도 있고, 무작정 버리기에는 아까울 물건일 수도 있다. 지금 당장은 필요한 물건들이니 미리 정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맡아줄 누군가가 있다 해도 미안한 기분이 든다.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보다 고령화 사회를 먼저 맞이한 일본은 유품정리에 대한 문제의식도 빨랐다. 일본의 경우 유품정리가 이슈가 된 것은 고독사하는 사망자의 수가 급속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장례를 처리하고 상속할 자녀가 없는 경우 본인의 유품을 처리하기가 곤란한 것도 문제가 됐다. 실제로 일본 정부에서는 2030년 초고령화로 인해 50세 남성 3명 중 1명은 미혼인 상태에서 사망하게 되며, 전체 노인 중 절반은 고독사하게 될 것이라는 자료를 발표했을 정도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유품정리사다. 일본 유품정리사인정협회(遺品整理士認定協会)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일본 내에서 유품정리사로 활동 중인 인원은 약 1만6000명에 달하며, 등록법인도 900여 개나 된다. 버리는 것만이 능사 아냐 우리나라의 경우는 유품정리사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한 편. 국내에서 활동 중인 유품정리 업체 중 상당수는 고독사하거나 살해당한 시신을 수습하는 ‘특수청소업체’다. 아직까지는 고인이나 고인의 유품을 직접 처리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 유족이 있거나 고인이 병원에서 사망한 경우에는 주로 폐기물업자나 재활용업자가 유품을 처리한다. 고인이 사용하던 집기를 헐값에 사들여 사용 가능한 제품은 중고물품 업체에 판매하고 나머지 유품들은 폐기하는 것이다. 이들은 유족에게 직접 의뢰를 받기도 하지만 상조업체나 장례식장 등을 통해 일을 맡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고인 유품에 대한 이러한 처리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의 대표적 유품정리회사인 키퍼스의 한국법인 키퍼스코리아의 김석중 대표는 이렇게 조언한다. “국내에선 고인의 유품을 버리고 처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유족들도 유품을 어떻게 처리할지 몰라 당황하는 경우가 많고요. 그러나 유품정리의 기본은 판매를 통해 환급 가능한 유품을 골라내고, 사회적·문화적 자산에 대한 온당한 가치를 매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버리는 것은 그다음의 문제입니다. 또 상속 등 법률적 절차에 대한 고려도 필요합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세상을 뜨기 전에 직접 자신의 유품정리를 부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한다. 대부분 다급하게 유족에 의해 의뢰를 받는 게 대부분이라는 것. 고인이 미리 부탁할 때엔 사망 후 자녀나 지인을 통해 연락이 오기도 하지만, 요양병원이나 상조회사 등을 통해 영면 소식을 알게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사전정리가 필요 전문가들은 죽음을 앞두고 운신이 쉽지 않은 상태에서 허둥지둥 정리하는 것보다는 평소에 조금씩 자신의 물건을 정리해두길 조언한다. 예를 들어 사진이나 서신과 같은 개인적인 추억의 물건을 기록물로 보고 남길 것인지, 아니면 미리 파기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다. 본인 입장에선 자산이라 보기 어려운 것들도 물건에 따라 기증 등을 통해 활용방안을 찾을 수도 있다. 또 유품을 정리하는 사람이 힘들지 않도록 미리 조금씩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유품을 정리할 사람을 미리 정해놓거나, 사전에 유품정리 부탁을 할 만한 사람과의 인간관계를 돈독히 해놓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사후의 유품 정리는 본인이 결코 할 수 없는 몇 안 되는 일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 일을 맡을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기르던 반려동물의 처리는? 고인이 기르던 반려동물도 문제다. 반려동물의 양육이 더 이상 어려워질 때 지인들에게 분양하거나, 관련 기관에 분양을 부탁하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상당 부분은 유기견이나 유기묘로 내몰리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누군가에 맡기는 것도 미덥지 않을 때가 있다. 비용과 함께 양육을 부탁한다 하더라도 사후에 그 약속이 잘 지켜지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관련 신탁 상품도 등장했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은 업계 최초로 KB펫신탁 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고객이 은행에 자금을 맡기고 반려동물을 돌봐줄 새로운 부양자를 지정하면, 은행이 고객이 사망한 후 반료동물의 보호나 관리에 필요한 자금을 반려동물 부양자에게 일시·분할해서 지급하는 신탁상품의 일종이다. 처음 출시됐을 땐 반려견만 해당됐지만, 최근에는 반려묘까지 그 대상을 확대했다. 가입 문턱도 높지 않다. 일시금을 맡길 경우엔 200만원 이상, 월 적립식일 경우엔 1만원 이상이면 가입이 가능하다.
- 2017-08-0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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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멀포비아의 분노, 아니 호소
- “무서운 것도 사람에 따라서 여러 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미시마 유키오씨는 게가 무섭다고 합니다. 이시하라 신타로씨는 나방과 나비가 무섭다고 하는데, 이런 것들은 꽤나 시적인 무서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나와 아주 닮은 어느 시인은 벌집이 무섭다고 합니다. 진정한 무서움은 영구적입니다. 그것은 무서움을 느끼는 인간의 일생을 초월한 것일 겁니다. 돈이 없는 것이, 적이 있는 것이, 불행해지는 것이 무섭다. 그러한 이유와 대상이 있는 공포가 아니라 그러한 것들을 초월한 공포의 원형과 같은 것, 이유도 대상도 없이 그냥 불쑥 느껴지는 무서움을 문득 느끼는 적은 없습니까?” 다니카와 슌타로(谷川俊太朗)의 수필 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나는 세상에서 개가 제일 무섭다. 골목에서 개와 마주치면 모골이 송연하고 다리가 떨려 꼼짝할 수 없다. 부들부들 떨며 뒷걸음치는 나를 보면 개들은 ‘나를 무서워하는 인간도 다 있네. 나의 본성을 보여줘 볼까?’ 하듯 침을 질질 흘리며 그르렁거리며 달려든다. 개 주인에게 "제발 개 좀 붙잡아주세요"라고 애원하면 "우리 개는 순해요. 절대 물지 않아요"라고 한다. “그건 당신 생각이고, 당신한테만 복종하겠죠. 그러나 평생 길러준 주인을 물어 죽인 개 뉴스 못 들으셨어요? 유기견들이 야생 개가 되어 등산객을 위협해 사회 문제가 되고 있어요. 늑대가 개 조상이라는 걸 몰라요?” 이렇게 대들고 싶지만 입이 얼어붙어 열리지 않는다. 자기보다 큰 개에 질질 끌려 다니며, 인간의 가장 고상한 행위인 산책이라는 걸 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저러다 줄 놓치면 어쩌나" 싶다. 도사견이 그리 좋으면 도사견 사육장에 가서 살면 되지 사람이 밀집해 있는 도시 한복판에서 위협적인 동물을 끌고 다니다니 이해할 수 없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견이나 마약탐지견 등은 어쩔 수 없지만 낯선 사람을 보면 짓고 무는 개, 예방주사도 맞히지 않은 개를 물고 빠는 인간과 같은 공기를 마시고 싶지 않다. 개띠인 필자가 왜 이토록 개를 무서워할까. 어머니는 개를 길러본 적도 없고 개에게 물린 적도 없단다. 눈을 마주치지 마라, 무시해라 등등의 충고를 들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개만 보면 놀라 자지러지며 소리를 질러대고 진땀이 흐르고 부들부들 떨린다. 공포와 분노가 쌓여 어느 순간 심장마비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애니멀포비아(Animalphobia)는 동물 공포증이다. 공포 때문에 동물을 가까이할 수 없는 이들을 가리키는 용어이기도 하다. 애니멀포비아들은 벌, 거미, 새, 뱀, 바퀴벌레 등 개인에 따라 무서워하는 것이 다르다. 애니멀포비아가 10명에 한두 명꼴이라는 통계도 있다. 이 공포증은 정신과 치료로는 나아질 수 없는 생태적 공포란다. 그렇다면 동물보호법 이전에 애니멀포비아보호법이 있어야 하는 게 마땅하지 않을까. 한국고양이보호협회 사이트에는 ‘애니멀포비아, 혐오자를 만났을 때 대처 방법’이 있다. 애니멀포비아의 고통은 전혀 배려하지 않는 문구로 가득 차 있다. 인간이 너무 강경하게 굴면 녹음이나 촬영을 해서 112에 신고하란다. 인간이 동물을 겁주는 게 아니라 동물이 인간을 겁주는 상황인데도 말이다. 주객이 전도되어도 한참 전도되었다. 필자는 하필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인 개를 무서워하는 바람에 생명을 경시하는 별종 취급을 당하고 있다. 정말 억울하다. 아무리 작은 개라도 마스크 씌우고 줄 묶어 다니라고 개 기르는 분들에게 호소하고 싶다. “저희 개는 순하고 물지도 않아요.”라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 제발 애니멀포비아들이 겪는 심한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헤아려주길 바란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에 나오는 유명한 대사가 생각난다. "인간은 못될망정 짐승은 되지 말아야지." 필자는 목줄도 마스크도 하지 않은 개 주인에게 이렇게 외치고 싶다. “애니멀포비아를 배려하지 않는 당신, 개만도 못한 짐승이오!”
- 2017-08-0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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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 친구와 그녀를 만나기로 한 7월 둘째 주 토요일, 새벽녘에 우르릉 쾅쾅 천둥소리와 함께 요란한 장대비가 쏟아졌다. “이렇게 비가 오고 궂은날 설마 거리 캠페인을 나가겠어?” 약속을 취소할 요량으로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그러나 평택에 살고 있는 친구는 “우리 오랜만에 얼굴도 볼 겸 그냥 밥이나 먹고 오자”고 했다. 전에 두어 번 본 적 있는 그녀는 평택 친구와 여고 동창이다. 일산 정발산역에 도착할 즈음 다행히 빗방울이 잦아들었다. 2번 출구로 빠져나와 일산호수공원으로 가는 길목, 유동인구가 가장 많이 몰리는 문화공원의 한 중심에 그녀가 있었다. ‘사단법인 고양시 유기동물 거리입양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는 박정희(58) 대표. 그녀의 성격만큼이나 정열적인 빨간색의 천막에 새겨진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라는 독특한 내용의 글귀가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박정희 대표는 주인에게 고의로 버려졌거나 부주의로 잃어버려 가족과 이별한 애완동물들을 돌봐주고, 다시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매주 토요일마다 거리에 나와 봉사를 하고 있다. “비가 온다고 쉬면 되나요? 이 아이들을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이어주기 위해 태풍이 오든 폭설이 내리든 언제나 토요일엔 거리로 나옵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이동했을 때 박 대표가 육식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구수한 청국장찌개를 먹으며 그녀가 말했다. “원래부터 고기를 안 먹었던 건 아니에요. 딸애가 사춘기일 때 저랑 갈등이 많았어요. 그때 모녀 사이를 풀어준 계기가 된 게 유기견 입양이었답니다. 그 후 하나밖에 없는 딸이 결혼을 했고 우울증이 몰려왔죠. 본격적으로 유기견 돌봄 봉사에 뛰어든 건 그 무렵이었어요. 6년째 유기견 봉사를 해오면서 식습관도 자연스레 채식으로 바뀌었죠.” 활달하고 적극인 성격의 박 대표는 처음엔 봉사할 방법을 몰라 동물 관련 프로그램을 다루는 방송국에 문의를 했다고 한다. 알선을 받아 동물보호소에서 시작한 봉사활동이란 맨날 똥 치우는 일이었다고. 그 뒤 맘먹고 개털을 깎아주고 예쁘게 다듬어주기 위해 미용 자격증을 땄다고 한다. 미용 봉사에 푹 빠져 지내던 중, 2011년 8월쯤 80여 마리의 유기견을 보호하고 있는 일산의 한 보호소로 미용 봉사를 갔다. “갈 데 없어 곧 안락사당할지도 모를 많은 유기견들을 보니 마음이 아팠어요. 우선 네 마리를 데리고 와 이태원에서 처음으로 거리입양 캠페인에 나섰죠. 참 신기하게도 그날 모두 입양이 됐어요. 용기를 얻어 용산에서 세 군데 더 확장했다가 지금은 맨 처음 네 마리를 데리고 온 인연을 생각해 아예 일산에다 자리를 잡았답니다.” 유기동물 거리입양은 일반 입양 절차에 비해 살짝 까다로운 편이라고 한다. 입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병원 검진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지정된 동물병원에서 종합접종, 신종플루 예방접종, 외부 기생충, 마이크로칩, 심장사상충 검사, 중성화 수술을 해야 한다. 비용은 20만 원 정도이고 입양자가 결제를 하고 데려가면 된다. “요즘 팻팸족(pet+family)이라는 신조어가 말해주듯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도 이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어요. 어느덧 반려동물 1천만 시대에 접어들어 관련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한편에선 인터넷이나 불법 경로를 통해 무분별하게 사고파는 등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어 안타까워요. 돈이 된다 해서 강아지 공장(puppy mill, 상업적 목적으로 강아지를 사육하는 농장)을 버젓이 운영하는 행위를 보면서 안타까웠죠. 그런 곳의 강아지를 사주지 않아야 그런 농장들이 없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아무 곳에서 ‘사지 말고’ 제대로 절차를 밟아 ‘입양하세요’라고 토요일마다 나와 외치는 겁니다.” 박 대표는 이어 ”유기견은 보통 보호소에 입소하면 약 10일 정도 머무른 후 데려갈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를 당하죠. 그걸 보는 게 너무 안타까웠어요. 그동안 우리 ‘고유거(고양시 유기동물 거리입양 캠페인)’에 관심 갖고 도와준 좋은 분들이 많아 후원금도 상당히 모아졌어요. 그 후원금으로 ‘고유거 유기견 쉼터’도 오픈했답니다. 우리 쉼터에는 안락사 기간이 없어서 마음이 뿌듯해요.” 내후년이면 35년여의 국방부 근무를 마치고 정년퇴직을 하는 박정희 대표. 어떻게 하면 노후를 더 보람 있고 멋지게 보낼 수 있을까 구상 중이라 했다. 평소 수영과 마라톤으로 체력을 다지고 늘 뭔가를 끊임없이 배우고 있는 박정희 대표의 멋진 노후가 어떻게 펼쳐질지 무척 기대된다.
- 2017-07-1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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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공감]<더 언더독> 내가 만약 동물 보호센터에 있는 유기견이라면…
- 뮤지컬 하면 관객들은 기본적으로 신나는 음악에 짜릿한 사랑이야기, 그리고 완벽한 해피엔딩을 생각한다. 창작 뮤지컬 은 뮤지컬 상식을 깨고 실질적으로 관객의 의식 속으로 다가가고자 노력했다. 길에 버려지고, 이용당하고 또 주인이 잃어버린 유기견의 처절한 생활, 뮤지컬 속 노래와 대사를 통해 그들의 피할 수 없는 슬픈 삶의 끝을 조명해본다. 잔뜩 녹이 슬은 철창 안으로 꾸며진 무대. 이곳은 유기견 보호소다. 버려진 개의 종류도 다양하다. 여행가방 속에 버려졌던 푸들, 투견장 진돗개 ‘진’, 폐기 처분된 군견 셰퍼드 ‘중사’, 그리고 강아지공장 모견으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임신과 출산을 반복했던 말티즈 ‘마티’까지. 다양한 학대와 이유로 들어온 유기견의 일상과 아픔이 공연 속에 펼쳐진다. 어두운 밤. 한 마리의 새 유기견이 들어오면 보호소에 있던 유기견 중 한 마리는 입양 보내진다. 유기견들은 보호소에 후원된 다양한 사료를 먹고 더욱더 예쁘게 돼 새 주인 만날 날을 기다린다. 하지만 밖으로 나가는 그 문이 도대체 어디로 통하는지는 오직 셰퍼드‘중사’만 알고 있다. 뮤지컬 은 SBS 프로그램 속 코너 ‘더 언더독: 개를 버리는 사람들’을 모티브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반향이 컸던 인기 프로그램이 소재였기에 계획 단계에서부터 큰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유기견의 안락사라는 충격적인 소재로 흥행 양극화가 분명한 뮤지컬 무대에 오르는 것은 말 그대로 모험. 절대 즐겁게 웃고 손뼉 칠 뮤지컬이 아니다. 극 초반 멋진 군무와 주연 배우의 솔로곡 열창으로 박수가 터지지만 극에 몰입하면서 손보다는 눈이 무대에 집중하게 된다. 모견으로 강아지공장에서 숱한 학대를 받아온 강아지가 노래를 부르는데 박수 치기가 미안할 정도. 뮤지컬이라는 매개로 극을 만들었지만 떠들썩하지도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게 사실에 근접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새끼 잃은 만신창이 엄마 말티즈 ‘마티’ 말티즈의 실제 끔직한 모습은 TV 프로그램과 각종 포털사이트에 보도된 사진을 통해서 접했을 것이다. 동그란 슬픈 눈의 말티즈 배는 수십 번의 강제 임신·출산으로 해지고 뜯겨 있었다. 에서 하얀색 털 가운을 입고 힘없이 등장한 말티즈 ‘마티’가 바로 강아지공장에서 구조된 모견이다. 무대 뒤 영상은 강제적인 임신과 출산으로 최악의 삶을 사는 모견 ‘마티’의 모습을 보여준다. 마티는 살아갈 힘을 잃은 생명처럼 죽기를 바라고 아파하고 힘들어 신음한다. 실제로 불법 유통되는 강아지공장의 새끼는 어미와 35~40일도 같이 못 있고 경매장으로 팔려 나간다고. 공연 속 모견 ‘마티’는 강아지로 보이는 인형을 안고 다니며 애착을 보이고 분리불안증에 시달린다. 맹인견 늙은 골든리트리버는 눈이 멀어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극 후반에 안락사되는 골든리트리버는 사람에 의해 죽임을 당하면서도 주인에 대한 사랑의 끈을 놓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주인을 위해 평생을 바친 맹인견은 다시 하늘로 가 주인과 만날 날을 꿈꾼다. 사설 보호소가 아니면 차갑고 딱딱한 그곳에 누워야 한다 유기견이 보호센터에서 살 수 있는 시간은 10일에서 많게는 20일 전후다. 이들이 그곳을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입양 혹은 안락사다. 극 초반, 신이 나서 한 유기견이 사람을 따라 보호소 밖으로 달려나간다. 다다르게 되는 곳은 알코올 냄새가 진동하는 차가운 스테인리스 탁자 위. 너무 기쁘게 유기견 보호소를 뛰어나왔지만 주인이 아닌 주삿 바늘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 5분 뒤 신나게 달리던 몸은 생명을 잃는다. 몸이 늘어진 채 커다래진 동공 속으로 자신이 살았던 세상의 마지막 장면을 담아낼 뿐이다. 뮤지컬 은 유기견과 학대 받는 동물들의 이야기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처럼 박수갈채를 연발하고 신나서 소리 지르는 공연을 생각하고 공연장에 들어간다면 적잖이 당황할 수 있다. 대형 뮤지컬에 현실 상황을 적극 반영했다는 것만으로도 은 신선한 도전이다. 무엇보다 은 착한 공연으로 불리며 공연 외 유기견을 위한 다양한 봉사와 사회 계몽운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공연장 로비에는 반려견을 맡겨놓고 공연을 볼 수 있도록 반려견 돌봄 서비스를 운영한다. 또한, 유료 티켓 1매당 사료 100g이 자동으로 기부되는 ‘유기견 후원 프로젝트’ 등 다채로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웃고 즐기는 뮤지컬을 넘어 사회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해볼 수 있는 공연의 등장이 반가울 따름이다. 물론 시니어에게도 뮤지컬 을 권할 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다. 당신이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유기견이 되는 순간 벌어질 끔찍한 일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공연은 2월 26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한다.
- 2017-01-0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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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동물 이야기] 유기견 보호소 ‘행복한 강아지들이 사는 집’에 가다
- 모바일 웹진 와 함께 반려동물 이야기를 연재하면서 유기동물 이야기 또한 짚고 넘어가야 했다. 잊어서는 안 될 이야기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집을 잃어버린 후의 삶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사설 유기견 보호소 ‘행복한 강아지들이 사는 집’에 다녀왔다. 행복한 강아지들이 사는 집(이하 행강집·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백봉리)은 동물보호 비영리 민간단체로 운영되는 사설 유기견 보호소다. 백암터미널에서도 마을버스로 한참을 달려야 행강집에 이를 수 있다. ‘행강대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박운선(59) 소장은 2004년부터 유기견 보호소를 시작했다. 2003년, 애견 번식에 손을 댔던 박 소장은 인간이자 생명으로서 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사업을 접었다.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강제로 강아지 젖을 떼야 해요. 강아지들을 철창에 가둬서 강제로 교배를 시켜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1년 동안 하다 보니까 이것만큼 나쁜 짓이 없더라고요.” 번식장에 있던 종견과 모견 모두 중성화 수술을 시켜서 입양을 보냈다. 그 자리에 유기견들이 하나둘 채워졌다. 번식장을 할 때는 강아지를 팔았기 때문에 사료값이라도 벌 수 있었다. 유기견은 전혀 수익이 되지 않았다. 같이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했다. 자리를 비우지 않고 유기견을 돌보면서 할 수 있는 일, 애견 호텔을 병행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래서 유기견 보호소와 함께 애견 호텔을 운영하게 됐다. “대한민국의 모든 유기동물 보호소는 기부금이나 후원금에 의존해 운영됩니다. 보호소나 기부금 후원을 받기 위해서는 개인 구조자들이나 일반인들이 구조한 유기견을 보호소에 입소시켜야만 돈이 들어와요. 후원금을 모으려면 열악한 시설과 고생하는 애들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잖아요. 그런데 나는 그런 게 싫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이 일을 시작했어요. 우리가 살던 방 하나를 비워 가정견을 맡아 관리해줬습니다. 한 마리를 한 달 돌봐주면 10만원을 받는데 그걸로 사료를 사고 행강집을 운영했죠.” 현재 행강집은 애견 호텔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운영되고 있다. 나머지 부족한 운영비는 후원금과 기부금을 통해 도움받고 있다. 넘쳐나는 유기견, 방치라는 또 다른 학대의 시작 행강집에서 유기견 480마리까지 돌봤던 때도 있다. 그러다 보니 원치 않는 학대가 이뤄졌다. “방치는 학대입니다. 어떤 때는 사료통 밑에 곰팡이가 난 것을 모르고 지나칠 때가 있어요. 그 많은 유기견의 수만큼 일손도 필요한데 한계가 있죠. 그래서 내가 돌볼 수 있을 만큼만 돌보자 했습니다.” 지금도 일주일이면 두세 차례 동물을 받아달라는 전화를 받는다. 행강집으로 전화를 하는 40%가 유기를 목적으로 실제 주인이 전화하는 것 같다고 박 소장은 말한다. “40%는 주인이 데리고 와서 버린 개들입니다. 안 된다고 하면 밤에 슬그머니 묶어놓고 가는 사람도 있어요. 60%만 거리에서 데려온 유기견, 학대견들이죠. 사실 감당하기 힘들어요. 이렇게 가다 보면 1000마리 되는 건 순식간이죠.” 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 안락사되는 유기견들 유기견이 발생하면 각 지역에서 운영하는 유기견보호센터로 보내진다. 전국적으로 360여 곳이 있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유기동물 보호기간은 10일(7일 이상 공고 포함). 이 기간 안에 주인을 찾지 못하면 보호 조치된 동물의 소유권은 자치구로 귀속된다. 10일이 지난 후에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한 동물들은 대부분 인도적 처리(안락사) 대상이 된다. 입양이 안 되면 안락사밖에 없다는 것. 물론 안락사시키는 날을 10일로 딱 못을 박아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의 경우 10일(보호·공고 10일)에서 입양 대기 10일을 추가한 20일로 연장 시행하고 있다. 유기견의 수명은 각 지자체의 의지로 유연하게 연장할 수 있다. 물론 질병으로 회생 불가능한 유기견은 안락사시킨다. 몇몇 지자체는 계류기간이 끝나자마자 유기견의 건강, 나이 불문하고 안락사를 시행한다고. “사설 유기견보호소는 없어져야 합니다” 사설 유기견보호소 소장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20마리, 30마리 정도 보호·관리하는 유기견 쉼터가 있다. 이곳은 꾸준히 유기견들을 관리하고 사진을 찍어 공고도 올리고 입양도 보낸다. 하지만 유기견 100마리가 넘어가면 매일 목욕하고 관리하고 입양 공고 내는 것이 힘들다는 것. “솔직히 이곳에서는 유기견을 씻길 수 없습니다. 봉사자들이 올 때만 씻기는데 이때도 같이 산책하고 청소하다 보면 하루가 다 가거든요. 사설 보호소에서는 그곳에서 주는 밥 먹고 나이가 들어요. 그 안에 들어간 유기견은 죽어야 나옵니다.” 현재 행강집의 있는 유기견은 모두 250마리다. 물론 입양 보내고 싶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1년에 열 마리가 입양을 가면 정말 잘 가는 것. 하지만 이마저도 유기견들의 안전 때문에 꺼려진다. 입양 한 마리 보내려다가 한 마리가 죽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입양할 사람이 들어오면 매달려 있다가 자기들끼리 싸우기 일쑤다. 사설 보호소가 없어져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안락사로 죽어야 할 유기견이 너무 많은 것이 또 문제라고 말하는 박 소장. “유기동물센터에서 바로 입양 가는 시스템이 돼야 해요. 시 보호소에서 안락사된다고 불쌍하다고 다섯 마리 열 마리 끌어다가 사설 보호소에 집어넣는 것은 옳은 행위가 아닙니다. 일단 여기는 안락사가 없잖아요. 인위적으로 죽이지는 않아요. 사설 보호소에 보내면 책임을 다했다고 느낄지 몰라도 이 아이는 죽을 때까지 보호소 생활을 해야 합니다.” 박 소장은 유기견 보호소를 열면서 동물복지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법 개정으로 유기동물들이 줄어들고 사람과 동물이 함께 잘사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2017-01-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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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동물이야기] 반려동물 사랑한다면 동물등록부터 하자
- 반려동물등록제가 시행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반려동물의 복지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5227마리의 유기동물이 발생했다. 연간 4000마리 넘는 반려동물이 거리에서 버려지거나 주인을 잃고 있다.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꼭 필요한 반려동물등록제에 대해서 알아본다. 자료제공 웹진 동물등록제 2014년 1월 1일부터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은 전국 시·군·구청에 반드시 동물등록을 해야 한다. 단, 동물등록 업무를 대행하는 사람을 지정할 수 없는 읍·면 및 도서(島嶼) 지역은 제외되며 반려견을 등록하지 않을 경우 4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현재는 반려견만 해당된다. 최근 고양이도 동물등록제 대상으로 확대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검토 중이다. 동물등록 방법 01 내장형 무선식별장치 개체 삽입 02 외장형 무선식별장치 부착 03 등록인식표 부착 동물등록은 왜 해야 하나요? 산책 중 혹은 집에서 잃어버린 반려동물을 쉽게 찾고, 유기동물로 인한 질병 및 전염병 예방 및 유기·유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동물등록제를 마쳤다면, 반려동물을 잃어버렸을 때 동물보호관리시스템(www.animal.go.kr)의 동물등록정보를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다. 유기견 보호소에는 하루에 약 300마리의 유기견들이 들어온다. 각 보호소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22일 안에 주인을 못 찾은 유기견은 대부분 안락사시킨다. 개와 함께 외출할 때는 반려인의 성명, 전화번호, 동물등록번호가 표시된 인식표를 착용시켜야 한다. 반려동물 인식장치의 종류 01 내장형 무선식별장치 마이크로칩은 안전할까? 동물등록제에 사용되는 마이크로칩(RFID, 무선전자개체식별장치)은 체내 이물 반응이 없는 재질로 코팅된 쌀알 크기의 동물용 의료기기다. 동물용 의료기기 기준규격에 맞는 제품이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 기준규격, 국제규격에 적합한 제품만 사용하고 있다. 강아지 목덜미 부위에 내장형 마이크로칩을 삽입하면, 리더기로 바코드 등록번호를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애완견이 유기되었을 때, 이 칩을 확인해서 소유주에게 통보한다. 가격은 4만원대로 제법 고가다. 02 외장형 무선식별장치-목걸이형 외장형 무선식별장치란, 펜던트 같은 목걸이형으로 강아지 목에 걸어주는 장치다. 상시 목에 착용시켜도 되고, 산책 갈 때 목줄이나 리드 줄에 걸어도 된다. 단점이라면, 유기되었을 때 누군가 외장형 목걸이를 떼어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에 내장형을 추천한다. 2만원에 제작이 가능하며 많은 사람이 등록하는 방법이다. 03 등록인식표 부착-강아지 이름표 마지막 방법은 등록인식표를 강아지 목에 걸어주는 것이다. 반려동물등록제 방법 중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아볼 수 있는 등록인식표를 목걸이 형태로 부착시키면 된다. 보호자가 가지고 있는 일반 강아지 목걸이에 각인하거나 스티커를 붙인다. 이름, 전화번호 등과 같은 간단한 인적사항을 적는다. ※ 2008년에 시작된 반려동물 등록은 2014년부터 의무화되었으며, 2015년 말 기준 총 97만9000마리가 등록되었다. 동물 등록비용 할인 대상 01 전액 감면 •장애인복지법 제40조에 따른 장애인 보조견을 등록하는 경우 •유기견을 입양 또는 기증받아 등록하는 경우 02 50% 감면 •무선식별장치(내장형)가 장착된 동물을 등록하는 경우 •무선식별장치를 훼손 또는 분실해 재등록하는 경우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수급자가 등록하는 경우 •중성화 수술을 한 동물을 등록하는 경우 •3마리 이상 등록하는 경우(3마리째부터 적용) 반려견을 자유롭게 뛰어놀게 하고 싶어요 반려견을 자유롭게 뛰어놀게 하고 싶지만 장소가 마땅치 않아 목줄을 채우고 산책을 해야 한다. 이러한 불편함을 배려해 서울시에서는 반려견이 목줄 없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강아지 전용 놀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강아지 전용 놀이터는 서울에 거주하지 않아도 동물등록을 마친 반려견이라면 반려인과 함께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세 곳 모두 중·소형견과 대형견의 놀이공간이 구별되어 있으며, 편의를 위해 음수대와 배변장소, 휴식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 2016-12-0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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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독 (Alpha Dog) - 충격적 납치 실화
- 알파독(Alpha Dog)은 ‘무리의 리더’라는 뜻이다. 들개나 유기견 등 개떼들이 몰려다니는데도 그 중에 리더가 있다. 이 영화도 납치를 벌이는 과정에 리더가 있게 마련이다. 확실하게 계급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무슨 일이든 주모자나 주도자가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일에 대한 책임도 리더가 가장 크게 지게 되어 있다. 이 영화는 미국의 닉 카사베츠 감독이 만들었고 출연에 납치 주모자 조니 역에 에밀 허쉬, 그의 친구 프랭키 역에 저스틴 팀버레이크, 조니의 적이 된 제이크 역에 벤 포스터가 나온다. 조니의 아버지 역에 브루스 윌리스, 어머니 역에 ‘원초적 본능’의 샤론 스톤이 나오지만, 배역의 무게감은 떨어진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어 재미를 더 한다. 아버지는 마약 딜러로 성공한 사람이다. 아들인 조니도 그 사업으로 20살에 20만 달러의 땅과 스포츠카를 소유한 잘나가는 청춘이다. 그래서 파티로 흥청거리고 친구들이 늘 따른다. 그러던 중 친구 제이크가 빌려간 돈을 갚지 못하자 폭력으로 응징한다. 그러나 제이크의 반발이 거세서 그 패거리가 조니가 잠자는 시간에 집을 습격하고 복수한다. 조니는 오히려 피해 다니며 제이크와 연락하지만, 서로 복수할 것을 협박한다. 그 와중에 역시 문제아인 15살 제이크의 남동생이 집 근처에 나타나자 조니 일행이 일단 납치한다. 그러나 조직적이거나 치밀한 전략이 없이 그런 일을 저지르고 나니 어쩔 줄 몰라 한다. 일단 제이크가 돈을 갚을 때까지 데리고 있으려는 의도였다. 한때는 테이프로 입을 막기도 했지만 오히려 자기네들과 어울려 놀다 보니 3일이 지났다. 그러나 그냥 돌려보내자니 납치범이 되는 것이다. 납치범은 종신형, 사형까지도 처해질 중형이다. 그래서 아예 죽이자는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시체를 산에 파묻었으나 몇 년 후 시체가 발견되고 이들은 용의자로 곧 체포된다. 조니는 도망자 신세가 되어 남미로 피신했으나 이 내용이 TV에 소개 되고 난 다음 해 인터폴에 의해 체포되어 미국으로 압송된다. 사형감이라고 한다. 이 영화에서 조니는 제이크의 동생을 납치하라는 지시를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 패거리들이 납치 한 것이다. 제이크의 동생은 납치당하기는 했으나 오히려 즐기며 잘 놀았다. 납치되었던 동생이 단순 가출이라고 둘러대면 그만인 일이다. 이 경우에도 납치가 성립될 것인가? 그렇다. 중형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조니는 그의 패거리들에게 납치된 조니의 동생을 살해하라는 지시를 하지는 않았다. 다만, 얘기는 꺼내 보았다. 25,000 달러를 주면 살해해주겠느냐는 제의를 했으나 프랭키가 반발하자 농담이라며 얼버무렸다. 그러나 결국 프랭키가 살해 주역을 맡았다. 납치 주범은 아니지만, 살해 주범이 되어 나중에 사형선고를 받는다. 미국의 일부이겠지만, 이 영화로 볼 때 미국의 청소년들 노는 모습은 한심해 보인다. 마약에 찌들어 언제 사고를 칠지 모르는 화약고들인 셈이다. 총기 소유까지 자유화한 나라이다. 또래의 방탕한 남녀청춘들을 볼 때 미래가 없어 보인다. 중국이 아편으로 큰 치욕을 당했듯이 미국도 만연한 마약 때문에 큰일이다. 납치 실화 영화로 ‘미스터 하이네켄’이 있었다. 맥주회사로 유명한 하이네켄 회장을 납치한 실화인데 죽이지는 않았다. 납치는 중범죄이다. 그러나 그에 관한 죄의식이 옅다는 데 문제가 있다.
- 2016-09-2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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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효철 반려동물 프랜차이즈 ‘쿨펫’ 대표 [3]
- “한 번 선택하면 18년을 좌우합니다.” 순간 그의 눈빛이 변했다. 만난 후 내내 온화한 의사선생님의 모습을 하고 있던 그였는데, 이야기 주제가 동물 입양으로 옮겨지자 갑작스레 진지해졌다. “사람을 입양하는 것과 같죠. 개와 고양이 모두 최근 수명이 길어져 평균 18년 정도 사는데, 함께 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굉장히 긴 기간입니다. 신중해져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죠.”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사진 이태인 기자 teinny@etoday.co.kr 박효철(朴孝哲·55) 대표는 국내 최대의 애견 프랜차이즈의 최고경영자이자 진료도 함께하는 대표원장 역할도 하고 있다. 그가 운영하는 동물병원 프랜차이즈 쿨펫(Cool Pet)은 전국에 150여 개 가맹점이 있고, 전국의 롯데마트나 이마트 등 대부분의 대형마트를 선점하고 있다. 이 밖에 호텔이나 놀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려동물 서비스 전문의 프랜차이즈 위즈펫(Wizpet) 등 그가 론칭한 크고 작은 애완동물 브랜드는 모두 5개나 된다. 수명 얘기가 나오니, 돈벌이만 생각한다면 순환이 빠른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나쁜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지만, 그의 진중한 태도에 얄팍한 이야기는 입 밖에 내지도 못한다. 박효철 대표의 말에 따르면 애완동물, 반려동물 시장은 최근 급속도로 커지며,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고 한다. “최근 혼자 사는 인구가 늘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애견인(愛犬人), 애묘인(愛猫人)들이 늘었어요. 최근에는 자녀들과 떨어져 지내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빈자리를 반려동물로 채우려는 시니어들이 늘어났습니다. 동물별 비중을 살펴보면 과거에는 개를 선택하는 인구가 90% 정도를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고양이의 인기가 늘어나면서 20% 이상을 차지합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애묘인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이 추세라면 30%를 넘는 것도 얼마 남지 않은 상태입니다.” 시니어 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고 있는 것은 선진국의 사례에 비춰보면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했다. 특히 일본의 경우 반려동물을 키우는 독신인구 중 70% 정도가 시니어층이라고 한다. 시니어들이 개보다 고양이를 더 많이 선호하는 것도 한국과는 다른 특징이다. 시니어의 반려동물로 선택되는 개와 고양이의 비율은 4대 6 정도다. 생활공간 등의 문제로 망설였던 반려동물의 사육을 이제라도 시작하려는 시니어들에게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물었더니 의외의 답이 돌아온다. 그의 사업영역인 동물병원이나 관련 매장을 찾아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좋지만, 가까운 지인 중에서 이미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사람을 찾아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실제 기르고 있는 사람을 찾아 밥은 어떻게 주는지, 훈련은 어떻게 시키는지, 그 외의 관리상 주의사항은 무엇인지 미리 듣고 학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 사육하는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눈으로 확인하고 현실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그 이후에 본인이 기르고자 하는 동물의 특징을 공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입양은 맨 마지막 단계입니다. 천천히 해도 늦지 않습니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턱대고 입양을 하다보니 유기견의 증가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유기견의 입양도 캠페인처럼 펼쳐지지만, 사육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 시니어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유기견의 경우 몸과 마음을 모두 다친 상태에서 구조되는데, 관련 기관에서 육체적인 상처는 치료해도, 마음의 상처는 그대로 둔 채 입양을 보내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사람의 준비가 몇배 더 필요하다는 것. 실제로 입양된 유기견들이 파양(罷養)되어 돌아올 확률은 절반에 육박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시니어에게는 어떤 동물이 키우기 좋을까? 물론 개인의 취향이 우선시되어야겠지만, 개와 고양이 중에서 선택하라면 고양이가 편하다고 조언한다. “개는 의존적이어서 항상 곁에서 돌봐줘야 하지만, 고양이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물과 음식만 준비된다면 며칠 동안 집을 비워도 문제없을 정도죠. 배변 훈련도 모래만 준비하면 됩니다. 가르칠 필요가 없죠. 그래서 키우기 편한 쪽은 당연히 고양이입니다. 만약 강아지 중에서 추천하자면 몰티즈나, 요크셔테리어, 푸들, 시추 같은 소형견이 적합하죠. 하지만 인위적으로 몸집을 줄인 아주 작은 견종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건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최근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확대되면서 관리에 대한 다양한 상품이나 서비스 등이 늘어났지만, 지나치게 과잉보호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너무 병원을 자주 찾거나, 보호에 힘쓰는 것보다는 산책을 하는 등 같이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더 중요 하다고 설명한다. “사람처럼 반려동물도 병원을 가 버릇하면 계속 탈이 나게 되어 있어요. 병원은 큰 문제가 없으면 일년에 한 번 정도 예방접종하러 가면 되고, 먹는 것도 그냥 사람 먹는 것을 함께 먹어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인류는 그동안 그렇게 동물들을 키워왔고, 동물들은 그렇게 살아남았으니까요.” 입양할 동물이 결정되고 집에 들이게 되면 가장 중요한 것은 집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라고 조언했다. “개든 고양이든 한 일주일 정도는 일부러 만지려 들지 말고, 먹이를 줄 때를 제외하고는 내버려 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고 나서 적응이 되면 먼저 가까이 다가올 겁니다. 산책할 때도 목줄을 조금 여유 있는 길이로 맞춰, 가고 싶은 곳으로 따라가는 형태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함께 지내다 보면 상대도 마음을 열게 되고 서로 가까워졌음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는 것을 통해 얻는 장점을 박 대표는 ‘교감’으로 이야기했다. 사람과 사람은 말로 교감을 하지만, 사람과 동물은 원초적 감정을 통해 소통하기 때문에 좀 더 근원적인 교감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마음의 안정과 위안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일부에선 동물이 수명을 다할 때의 상실감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죽기 전에 동물을 한 마리 더 입양해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나이 많은 동물에게도, 그를 잃는 사람에게도 새로운 식구가 힘이 되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신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니어가 동물을 키우게 되면, 동물이나 사람의 수명을 고려할 때 평생을 함께하는 셈이니까요. 그래서 반려동물이라는 말 그대로 남은 생을 함께 할 식구를 찾는다는 마음으로 입양에 임해주셨으면 합니다.”
- 2016-03-30 1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