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사회에 쓰나미를 몰고 왔다. 변화의 파도가 속이 울렁거릴 만큼 거세고 빠르다. 그중에서도 가장 힘든 건 사람 간에 거리를 두는 것이다. 그동안 인간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공동체를 이루고, 조직 속에서 부대끼며 일상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 사상 초유의 바이러스는 그간의 방식을 모두 지워버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투명한 벽을, 보이지 않는 경계를 세웠다.
함께 사는 가족이 있다면 그래도 온기를 느낄 구석이 있지만, 혼자 사는 이는 안팎으로 교감할 이가 없어 배로 고독하다. 모니터 앞에 모여 건배를 하고, 온라인으로 못다 한 소통을 이어가는 등 각자 여러 방법으로 애쓰고 있지만, 근본적인 우울감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온기를 채울 대상이 반드시 사람일 필요는 없다. 때로는 말은 못해도 조용히 곁을 내주는 식물이 오히려 따뜻한 처방이 되기도 한다.
식물을 키우며
식물을 키운 지 만 4년 정도 됐다. 미세먼지가 한창 극성을 부렸을 무렵 200개의 식물을 집 안으로 들였다. 실내 공기를 정화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식물은 깨끗한 공기 외에도 많은 것을 가져다주었다. 존재 자체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었고, 더 나아가 잠재된 창의성을 깨워주었다. 이렇게 식물의 이야기를 쓰는 작가의 일을 하게 된 것도 식물이 준 활기차고 건강한 기운 덕이다.
건강한 ‘기운’이라고 했지만, 과학적으로도 식물은 인간의 신체에 도움을 준다. 식물은 광합성 작용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마시고 산소를 뿜는다. 그 과정에서 미세먼지와 유기화합물을 제거하고, 우리 몸에 필요한 음이온을 생성한다. 음이온은 혈액을 정화하고, 통증을 완화하며, 저항 능력을 증가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또 세포의 부활을 촉진하고, 자율신경 조정 능력도 원활하게 한다. 한마디로 만병통치약이나 다름없다.
식물은 신체뿐 아니라 마음과 생각이 건강해지는 데도 도움을 준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유선형을 좋아한다. 잎이 그려내는 부드러운 선을 볼 때 뇌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또 식물의 상징인 초록색을 보면 뇌가 알파파 상태(뇌가 가장 안정된 상태)로 변해 집중력이 높아지고 마음이 차분해진다. 한때 유행했던 ‘엠씨스퀘어’가 바로 뇌를 알파파 상태로 만들어준다는 기기였다.
식물과의 동거가 낯선 당신에게
식물이 주는 이로움에 대해 알고 있다 해도, 선뜻 들이기는 쉽지 않다. 이상과는 달리 키우는 족족 죽거나 아파서 처치 곤란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 본인이 그런 ‘마이너스 손’에 해당되는 것 같다면 앞으로 소개할 세 가지 식물만 기억해도 도움이 된다. 이 삼총사는 바람이 없고 빛이 부족한 곳에서도 뿌리를 물에 담가주기만 하면 별 탈 없이 잘 자란다.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첫 번째는 스킨답서스다. 실내에서 키우기 가장 쉬운 식물로 알려져 있고, 나사의 공기정화식물 순위 12위에 올라와 있을 만큼 공기정화 능력도 뛰어나고 병충해에도 강하다. 단, 약간의 독성이 있어 반려동물에겐 위험할 수 있다. 필자와 함께 사는 반려묘는 스킨답서스를 알아서 건드리지 않지만, 개체마다 성격이 다를 수 있으니 어느 정도의 주의는 필요하다.
두 번째로 소개하고 싶은 식물은 실내에서 백조 같은 하얀 꽃을 피우는 스파티필럼이다. 반음지에서도 잘 자라,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백화점 같은 곳에서도 만날 수 있는 아름답고 실용적인 식물이다. 스파티필럼 역시 나사의 공기정화식물 리스트 10위에 올라와 있다. 이 식물은 꽃가루가 있어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조금 주의하는 편이 좋다. 하얀 불염포 가운데 우둘투둘한 돌기가 있는 부분이 꽃인데, 꽃이 보이자마자 잘라주면 꽃가루를 피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접란을 추천한다. 나사가 선정한 공기정화식물 순위 38위에 올라와 있다. 물컵에 꽂아놓기만 해도 뿌리를 내리며 잘 자란다. 이 식물은 러너를 뻗어 작은 새끼 접란을 틔우는데, 그걸 잘라 다시 컵에 꽂으면 또 잘 자란다. 반려동물에게도 안전한 식물이다. 필자의 접란은 반려묘가 뜯어먹어 까까머리가 되었다. 세 가지 식물 모두 뿌리를 물에 담가만 주면 잘 자란다.
아름답게 연출하려면 세 가지를 기억해두면 편하다. 첫째, 식물을 모아 작은 화단을 연출한다. 식물은 모여 있을 때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물질을 주고받으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다. 이때 허리를 굽히지 않는 높이에 두면 관리도 훨씬 편해진다. 둘째, 기왕이면 높낮이를 달리 배치해본다. 조금 더 예쁘게 연출하고 싶다면, 비정형 삼각형을 상상하고, 그 삼각형의 꼭짓점마다 화분을 배치해보는 것도 좋다. 마지막으로, 잎의 색상이나 질감이 다른 것들을 다양하게 길러본다. 마치 꽃꽂이를 보듯 오랫동안 만족감을 주는, 심미적으로도 완성도 있는 플랜테리어가 될 것이다.
식물에게는 언제나 ‘때’가 있다. 번호표가 매겨져 있는 것처럼 순서대로 싹을 틔우고, 마침내 열매를 맺는다. 내내 초록색 이파리만 뽐내다 떠날 것 같은 식물도 언젠가는 아름다운 꽃을 만들어낸다. 끝이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힘에 부칠 때면, 잠깐 시선을 베란다로 돌려보자. 어떤 시련이 와도 뿌리를 지키며 꿋꿋하게 살아내는 생명 하나가 조용히 응원의 열매를 피워내고 있을 것이다.
정재경
공간 디자이너이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더리빙팩토리’ 대표. 에세이 ‘초록이 가득한 하루를 보냅니다’, ‘우리 집이 숲이 된다면’을 펴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은퇴한 남편들이 아내와 함께 드라마를 시청하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선 아내의 드라마를 잘 받아들이며 몸을 낮춰 조심할 필요가 있다.
아내의 법정
아내가 아침드라마를 보고 있을 때, 은퇴한 남편의 언행에 대한 ‘아내의 법정’ 판결은 단호하다. “저 탤런트는 누구냐?”, “ 왜 저렇게 머리끄덩이 잡고 싸우냐?” 등의 질문은 아내의 몰입을 저해하는 하는 범죄에 해당한다. “그렇게 궁금하면 방송국에 직접 전화하지 그래!”라는 빈정거림을 유발하기 쉽다. 그래도 드라마에 관심을 보이는 행위이기에 조금 봐줘서 유기징역이다. 하지만 몰입 정도가 아니라 시청 자체를 방해하면 중죄에 해당한다. 그래서 “과일 좀 깎아 달라”, “커피 타 달라”고 요구하면 안 된다. 당장 무기징역감이다. 마지막으로 “저걸 드라마라고~ 쯧쯧, 저런 건 나라도 쓰겠다”라고 드라마를 무시하는 언행은 시청자인 아내까지 한꺼번에 모욕하는 발언이므로 법정 최고형에 해당하는 사형!이다
은퇴하기 전 아침드라마를 전혀 볼 수 없었던 남편들은, 설거지도 미뤄둔 채 몰입하고 있는 아내와 드라마가 낯설기만 하다. 그래도 같이 몇 번 봤더니, 이건 너무 뻔한 내용이다. 재벌 집안과 독신인 이모나 고모가 등장하고 불륜과 삼각관계 속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기억상실증, 그리고 출생의 비밀은 기본에다가 최근에는 환생까지 첨가되었다. 모든 비밀은 열어놓은 문이나 복도에서의 엿듣기로 전달되고, 각종 증거들은 녹음과 동영상으로 통쾌하게 밝혀지며, 등장인물들의 심리는 배우들의 자세한 독백으로 친절하게 전한다.
아내들의 추리력과 집중력
아내들은 구역질하는 장면을 보면 임신했다고 하고, 부모가 뒷목을 잡으면 이제 자식들이 양보할 거라 하고, 악당이 회개하면 종영이 가까워졌다고 추리력을 발휘한다. 비밀이 밝혀지려는 순간 갑자기 전화가 오거나 다른 인물이 등장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도, 아쉬워하거나 짜증내지 않는다. 출생의 비밀과 관련된 사항은 모성애라는 단어로 다 해결이 된다. 방송작가와 완전히 한통속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다. 여기부터가 중요하다. 그런 드라마를 왜 보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면 은퇴생활이 괴로워진다. 아내와 수십 년을 함께한 드라마들을 절대 무시하지 말라는 얘기다. 여행을 가서도 아침드라마를 본 후에야 펜션을 나서는 아내에게 살빼기 운동이라도 같이하면서 드라마를 보라고 충고하는 건, 드라마에 대한 충성도와 집중력을 얕잡아보는 행위다.
논리적 분석이 아니라 공감
남자들은 드라마를 논리적으로 분석한 후 이해하려 든다. 여자들은 드라마의 상황에 공감할 줄 안다. 그러니 이해하지 못해도 아내의 분위기는 깨지 않는 게 좋다. 아내가 악당을 욕할 때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같이 분개해야 한다. 다음 장면 전개를 맞힐 때는 그저 감탄해야 한다. 작가를 이해하려는 자세도 갖춰야 한다. 설사 주인공을 죽이더라도 깊은 뜻에서 그랬을 거라고 믿어야 한다.
이런 드라마들에 공감하려면 ‘제작비를 많이 투입한’ 주말드라마에서 출발해, 수목드라마→ 일일 저녁드라마→일일 아침드라마로 단계를 높여나가야 한다. 그러다 보면 아내와 같은 공감 능력이 점차 생긴다. 초기단계에선 다음 회차가 궁금해지고, 방송일이 다가오면 설레고, 예고편 장면도 기억하게 된다. 드라마가 종영되면 허탈해지고 살맛도 없어진다. 심해지면 다큐멘터리가 몹쓸 프로그램으로 느껴지고, VOD로 놓친 드라마까지 보게 된다. 차기 드라마 소개가 나와도 지금까지 봐왔던 드라마를 배신하지 않으려고 몸부림친다. 그러다가 후속 드라마에 또 울고 웃는다. 내가 살아온 인생과 똑같다.
이렇게 아내와 드라마로 공감하고 소통하면, 애완동물이 없어도 부부간 대화 소재가 샘솟는다. 하고 싶은 얘기가 있을 때 드라마 대사를 인용하면 설득력까지 얻을 수 있다. 또 여생은 권선징악과 사필귀정, 인과응보의 세계로 들어가, 단순하고 편안해진다. 아침드라마는 30분이지만 그 영향력은 결코 짧지 않음을 잊지 말자. 그러니 아직도 아내와 맞장구치기보다 논리적 분석으로 맞짱 뜨려는 남편들은 필자도 책임질 수 없다!
나는 굽이굽이 숲 속 사이에 자리 잡은 공장 사택에서 태어났다. 붉은 화로가 이어진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이었다. 사람들은 내가 짙푸른 나무 숲, 맑은 물, 흐르는 산골 출신이라 생각할 테지만 사실과는 조금 다르다. 도시로 이사한 이후에도 이모가 살고 계신 그곳으로 방학 때가 되면 찾아갔다. 내 고향 공장 근처 저수지에서 죽어 있는 물고기들을 발견했고 다시는 그 물에 들어가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푸른색 자연이 전부가 아니었다.
눈앞에서 사라지는 자연을 목격하다
태생적으로 자연에 관한 궁금증이 많았던 나는 20대 초반 환경단체의 일원이 됐고 잠시나마 단체의 간사로 활동했다. 쓰레기를 줄이는 것 말고도 환경을 위해 할 일이 많다는 것에 놀랐다.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고, 보지 않으면 모를 사회문제를 하나씩 알게 되면서 마음 한쪽이 무거워졌다. 중·고등생 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새만금간척사업의 당위성은 정당하지 않았다. 뉴스도 믿을 게 못 됐다. 누군가 사실을 왜곡하고 포장해서 하면 안 되는 일을 자연에게 해 왔다. 자연이 사라진 첨단 미래 도시가 멋질 것이라 상상하고 꿈꿨던 어린 시절이 부끄러웠다.
환경단체 회원과 간사로 마주했던 과거의 환경 관련 사업을 생각하면 씁쓸하기만 하다.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치열했던 순간인 2003년 새만금 갯벌 살리기 운동과 지율스님의 기나긴 단식으로 기억되는 천성산 도롱뇽 소송, ‘녹조라떼’ 논란 4대강 사업 반대운동 등이 있었다.
‘환경을 보호하자’, ‘자연을 살려내라’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이들 사업을 막아내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새만금에 살던 백합조개는 물길이 막혀 죽었고, 철새들은 내려서 쉬고 먹을 공간을 잃었다. 도롱뇽이 살던 곳에는 큰길이 뚫렸고, 4대강 사업은 새 정부가 전면 재조사 방침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자연은 이미 훼손됐다. 자연은 끝 모르는 발전 욕구, 빠른 성장이 필요하다는 조급함이 각인된 이들에게 아주 쉽게 숨통을 조일 수 있는 상대였다.
순간적으로 몇몇 소수는 이득을 봤다. 국민들은 개발 주체들이 내놓은 청사진에 환호하다 사업이 미진하다 싶으면 이에 화내기는커녕 잊기 바빴다. 현재까지도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혹여 어떤 이는 내 일이 아니니 괜찮다고 할 것이다. 과연 남의 일일까? 국책사업에 들어간 돈은 우리 모두의 호주머니에서 나왔다. 매일 중요 뉴스로 보도되는 원자력발전소 건설 관련한 갑론을박, 끝난 줄 알았던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재점화, 밀양 송전탑 문제 등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이 이 나라 주인 우리의 일이다.
옥자, 미자 그리고 나
영화 는 마치 고향 산천과 공장, 나의 어린 시절을 보는 것 같았다. 인간의 허황된 탐욕 덩어리인 슈퍼 돼지 ‘옥자’를 스리슬쩍 무공해 자연에 옮겨놓은 모습이 산속 연기를 뿜던 공장과 어느 정도 닮아 있었다. 지금까지도 자연은 도시를 성장시키기 위해서 인공 자궁 역할을 강요당하고 있고 결국 남은 것은 폐허뿐이다. 정복하고 착취하는 것은 쉬울지 모르겠지만 후회해도 다시 예전으로 돌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살아서 숨 쉬는 모든 자연은 존엄하다. 사람 또한 그 일부에 지나지 않는데 눈 딱 감고 뺏고, 쉼 없이 사용하고, 버렸다. 자연은 점점 사라졌고 자취를 감출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멀어지고 사라져 버리는 자연을 제자리에 놔두고 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런 고민이 모여 생겨난 것이 바로 환경단체다. 영화에서 옥자를 구하는 ‘ALF(동물해방전선)’처럼 적극적인 행동으로 환경 문제에 파고드는 것뿐만이 아니다. 환경과 관련해 시민 참여를 일깨우고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행동들을 보급하고 알리는 역할도 환경단체의 중요한 임무다. 각 단체의 크고 작은 실천 운동은 정책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우리 생활과 밀접하다. 도시 텃밭과 장터, 빈 그릇 운동, 환경 관련 실태 등을 조사하며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주민들과 함께 생명을 지켜가는 녹색연합
녹색연합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반대의 중심에 서 있는 박그림 공동대표와 함께 백두대간과 서울 주요 등산로 실태조사를 실시해왔다. 걷기 열풍으로 자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수용 한계에 다다른 전국의 등산로는 깊게 패여 몸살을 앓고 있었다는 것을 녹색연합이 조사해 알렸다.
산양보호운동 또한 녹색연합 활동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를 통해 경북 울진 지역 주민과 소통을 해오다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을 정착시켰다. 예약탐방제로 운영되는 이곳은 방문 전 인터넷을 통해 예약해야 숲길을 이용할 수 있다(uljintrail.or.kr). 지역주민 해설사와 반드시 동반 탐방하는 형태로 자리 잡았다. 환경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도움을 주는 좋은 사례다. 녹색연합의 홍보모금 담당 부서의 상상공작소 박효경 팀장은 ‘불편해도 괜찮은 여행법’이라는 가이드를 만들어 자연을 대하는 기본 예의를 정리해 주었다.
‘불편해도 괜찮은 여행법’
1. 여행의 기본은 텀블러와 에코백.
2. 환경에 무해한 세제 사용. 비누, 치약, 자외선차단제 중 하나라도 친환경용품 준비.
3.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박시설과 음식 선택. 여행지의 문화를 깊게 체험하고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것.
4.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 천천히 걸으며 자연을 만나자. 렌터카 이용 시 소형차나 하이브리드차를 고르자.
5. 외출 시, 전등과 냉난방 꼭 끄기.
6. 희귀 동식물로 만든 기념품은 사지 않고, 보신 음식은 먹지 않는다. 야생동물이 있는 숲에서는 조용히 걷고, 흔적을 남기지 않고 잠시 머물다 온다.
여자라면 꼭! 알자!-여성환경연대
여성환경연대는 여성생태학적(에코페미니즘) 관점에서 모든 생명과 환경을 바라보는 곳이다. 지금 이곳에서 펼치고 있는 운동 중 여성 생활과 가장 밀접하고 친밀한 것이 월경문화캠페인 ‘나는달’과 ‘화장품 다이어트’다.
과거에 당연하게 여겨지던 생리대인 면 생리대가 ‘대안 생리대’로 불리면서 다시 세상에 돌아온 이유는 시중에 판매되는 일회용 생리대 속 성분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일회용 생리대에 포함된 성분을 표기하는 ‘전성분표시제’가 현재까지도 실시되지 않고 있다. 플라스틱 소재를 쓰고 있는 일회용 생리대는 통풍이 되지 않아 피부가 짓무르거나 체온으로 인해 세균 번식이 쉽다. 13세에서 50세까지 약 37년 동안 여자는 약 1만1100개의 생리대를 사용한다. 이는 매년 여의도만 한 숲을 파괴해야 가능하단다. 여성환경연대는 최대한 면 생리대를 삶아 쓰는 것을 권하고 있으나 그게 어렵다면 적어로 향이 없는 제품을 고르기를 권한다. 향이 있는 제품은 휘발성 유기화합물 수치가 높다.
화장품 다이어트의 기본은 천연 제품을 사용하고 불필요한 기초화장 단계를 줄이고 적게 씻는 것이다. 기초화장은 천연비누로 세안 -> 토너 -> 로션/에센스/크림 (중 하나만) -> 자외선 차단제 4단계로 충분하다. 폼 클렌저, 클렌징 오일 등 클렌징 제품으로 화장을 지운 다음 이중 세안은 진한 색조화장이 아니라면 할 필요가 없다고.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화해’를 통해 화장품 전 성분 표시를 확인하고 화장품을 사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되도록 무향, 무색소 제품과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화장품을 이용할 것과 영·유아에게 탈크가 함유된 파우더 사용하지 않기 등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부분을 안내하고 있다.
화장품 다이어트의 각질 제거 TIP!
베이킹소다 혹은 곡물가루 이용한다. 일주일에 1~2차례 소다(탄산수소나트륨 혹은 베이킹소다)나 쌀겨를 물에 적셔 얼굴에 바르고 부드럽게 마사지 한 후 미지근한 물로 헹군다.
당신 손 안의 스마트폰 오래오래 소중하게 다루세요.-그린피스
그린피스에서는 이제 실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스마트폰 등 IT 관련 분야에 관해 접근하고 있다. 애플사에서 2007년 첫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내놓았을 당시 손 안의 혁신을 가져다 준 창조적 결과물에 감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사람은 쓰고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안 쓰는 선택을 할 수 있었다. 2G 핸드폰만으로도 생활이 가능했고 아이폰과 삼성 갤럭시의 신모델이 출시돼도 프로그램이 안정적이지 않다며 초기 모델을 선호하기도 했다. 그런데 몇 년 사이 기하급수적으로 스마트폰이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다가왔다. 이상한 것은 과거에는 가능했던 스마트폰의 기능이 현재는 사라지고 있다. 메모리 카드로 저장 공간을 확장을 못하고 배터리도 본체와 일체형이라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교체할 수 없다. 기계의 결함과 고장, 침수 등 고장이 났을 때도 수리를 맡기지 않고 새 상품을 갈아타버린다.
매년 출시되는 신모델에 발맞추다 보면 굳이 바꾸지 않아도 되는 스마트폰을 대세에 떠밀리듯 바꿔버린다. 제품 수명이 줄어들면 결국 이익을 보는 것은 제조업체사다. 무엇보다 충분한 시간을 사용하지 않고 기계를 자주 바꾸면 제품을 만들 때 사용된 자원, 에너지, 인력 등의 낭비가 가속된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 배터리에 들어가는 코발트를 채굴하기 위해 콩고의 가난한 광부들은 지도나 안전장비 하나 없이 깊은 땅속에서 질식과 매몰의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2년 2개월이며 18세에서 35세 사이 연령층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이미 90%를 넘어섰다. 우선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품과 부속을 재사용하고 폐기된 기기에서 가능한 새로운 제품의 원료로 많이 재활용해야할 것이다. 이에 덧붙여 그린피스는 재생가능에너지로 제조하는 것 또한 자연을 위하고 자원을 낭비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친구와 그녀를 만나기로 한 7월 둘째 주 토요일, 새벽녘에 우르릉 쾅쾅 천둥소리와 함께 요란한 장대비가 쏟아졌다. “이렇게 비가 오고 궂은날 설마 거리 캠페인을 나가겠어?” 약속을 취소할 요량으로 친구에게 전화를 했다. 그러나 평택에 살고 있는 친구는 “우리 오랜만에 얼굴도 볼 겸 그냥 밥이나 먹고 오자”고 했다. 전에 두어 번 본 적 있는 그녀는 평택 친구와 여고 동창이다.
일산 정발산역에 도착할 즈음 다행히 빗방울이 잦아들었다. 2번 출구로 빠져나와 일산호수공원으로 가는 길목, 유동인구가 가장 많이 몰리는 문화공원의 한 중심에 그녀가 있었다. ‘사단법인 고양시 유기동물 거리입양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는 박정희(58) 대표. 그녀의 성격만큼이나 정열적인 빨간색의 천막에 새겨진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라는 독특한 내용의 글귀가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다. 박정희 대표는 주인에게 고의로 버려졌거나 부주의로 잃어버려 가족과 이별한 애완동물들을 돌봐주고, 다시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매주 토요일마다 거리에 나와 봉사를 하고 있다.
“비가 온다고 쉬면 되나요? 이 아이들을 따뜻한 가족의 품으로 이어주기 위해 태풍이 오든 폭설이 내리든 언제나 토요일엔 거리로 나옵니다.”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이동했을 때 박 대표가 육식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구수한 청국장찌개를 먹으며 그녀가 말했다.
“원래부터 고기를 안 먹었던 건 아니에요. 딸애가 사춘기일 때 저랑 갈등이 많았어요. 그때 모녀 사이를 풀어준 계기가 된 게 유기견 입양이었답니다. 그 후 하나밖에 없는 딸이 결혼을 했고 우울증이 몰려왔죠. 본격적으로 유기견 돌봄 봉사에 뛰어든 건 그 무렵이었어요. 6년째 유기견 봉사를 해오면서 식습관도 자연스레 채식으로 바뀌었죠.”
활달하고 적극인 성격의 박 대표는 처음엔 봉사할 방법을 몰라 동물 관련 프로그램을 다루는 방송국에 문의를 했다고 한다. 알선을 받아 동물보호소에서 시작한 봉사활동이란 맨날 똥 치우는 일이었다고. 그 뒤 맘먹고 개털을 깎아주고 예쁘게 다듬어주기 위해 미용 자격증을 땄다고 한다.
미용 봉사에 푹 빠져 지내던 중, 2011년 8월쯤 80여 마리의 유기견을 보호하고 있는 일산의 한 보호소로 미용 봉사를 갔다. “갈 데 없어 곧 안락사당할지도 모를 많은 유기견들을 보니 마음이 아팠어요. 우선 네 마리를 데리고 와 이태원에서 처음으로 거리입양 캠페인에 나섰죠. 참 신기하게도 그날 모두 입양이 됐어요. 용기를 얻어 용산에서 세 군데 더 확장했다가 지금은 맨 처음 네 마리를 데리고 온 인연을 생각해 아예 일산에다 자리를 잡았답니다.”
유기동물 거리입양은 일반 입양 절차에 비해 살짝 까다로운 편이라고 한다. 입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병원 검진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지정된 동물병원에서 종합접종, 신종플루 예방접종, 외부 기생충, 마이크로칩, 심장사상충 검사, 중성화 수술을 해야 한다. 비용은 20만 원 정도이고 입양자가 결제를 하고 데려가면 된다.
“요즘 팻팸족(pet+family)이라는 신조어가 말해주듯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도 이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어요. 어느덧 반려동물 1천만 시대에 접어들어 관련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한편에선 인터넷이나 불법 경로를 통해 무분별하게 사고파는 등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어 안타까워요. 돈이 된다 해서 강아지 공장(puppy mill, 상업적 목적으로 강아지를 사육하는 농장)을 버젓이 운영하는 행위를 보면서 안타까웠죠. 그런 곳의 강아지를 사주지 않아야 그런 농장들이 없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아무 곳에서 ‘사지 말고’ 제대로 절차를 밟아 ‘입양하세요’라고 토요일마다 나와 외치는 겁니다.”
박 대표는 이어 ”유기견은 보통 보호소에 입소하면 약 10일 정도 머무른 후 데려갈 사람이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를 당하죠. 그걸 보는 게 너무 안타까웠어요. 그동안 우리 ‘고유거(고양시 유기동물 거리입양 캠페인)’에 관심 갖고 도와준 좋은 분들이 많아 후원금도 상당히 모아졌어요. 그 후원금으로 ‘고유거 유기견 쉼터’도 오픈했답니다. 우리 쉼터에는 안락사 기간이 없어서 마음이 뿌듯해요.”
내후년이면 35년여의 국방부 근무를 마치고 정년퇴직을 하는 박정희 대표. 어떻게 하면 노후를 더 보람 있고 멋지게 보낼 수 있을까 구상 중이라 했다. 평소 수영과 마라톤으로 체력을 다지고 늘 뭔가를 끊임없이 배우고 있는 박정희 대표의 멋진 노후가 어떻게 펼쳐질지 무척 기대된다.
결혼생활은 사람의 수명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최근 황혼이혼이 증가하고 있다. 결혼생활을 청산하고 독신으로 혼자 산다면 계속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사람보다 행복할까? 나아가 이혼 후 다른 배우자를 만나서 재혼을 하면 짜릿한 행복감을 맛볼 수 있을까? 이혼과 재혼은 여명(餘命)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일까?
혼자 사는 사람들을 보면 처음부터 결혼을 하지 않고 독신으로 평생을 산 사람이 있고 결혼해서 부부가 함께 살다가 무슨 이유로 이혼을 하는 경우도 있고 부부 중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서 어쩔 수 없이 독신이 되는 경우도 있다. 사별이든 이혼이든 혼자 살다가 다른 배우자를 찾아서 재혼을 하는 사람도 있고 독신을 고집하며 계속 혼자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사람의 삶이 행복한 삶이었느냐 불행한 삶이었느냐는 다분히 주관적이어서 논외로 치고 이 중 누가 가장 오래 살았을까? 궁금한 사실에 대한 통계자료가 있다.
1921년 스탠포드대학의 심리학 교수 루이스 터먼 박사는 1910년 전후에 태어난 소년소녀 1500명을 선발해 무려 80년 동안(터먼 박사의 후배 연구자들에 의해 계속 이어졌다) 이들의 결혼과 이혼에 관련한 수명을 분석하였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남자와 여자가 달랐다고 한다.
결혼과 수명 사이의 관계를 살펴봤을 때 남자의 경우, 결혼하고 부부가 계속 같이 산 사람이 가장 오래 살았고 다음으로 아예 결혼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생을 마감한 사람이 그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이혼하고 다시 재혼한 사람이 오래 살았고 맨 마지막이 이혼 후 독신으로 계속 산 사람이었다.
여자의 경우는 남자와 마찬가지로 결혼한 뒤 부부가 함께 해로한 사람이 가장 오래 살았고 다음으로 이혼 뒤 재혼하지 않고 혼자 독신으로 계속 산 여자가 이혼하지 않고 함께 산 사람과 비슷했다. 다음으로 아예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이 그 뒤를 이었고 가장 수명이 짧은 여성은 이혼 후 재혼한 여성이었다.
결혼 후 혼자가 된 홀아비는 일찍 죽지만 이혼하였거나 과부로 살아가는 여자는 오히려 재혼한 여자보다 오래 살았다는 통계는 일반인의 상식을 뒤집는 통계다. 부부가 함께 사는 것이 건강보조제를 먹는 것처럼 효과가 있다면 남녀에게 공평해야 할 텐데 남자에게는 적용되고 여자에게 적용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부부가 함께 살면 어떤 점이 좋을까? 우선 의학적인 면만으로 살펴보면 긴급한 사항이 닥칠 때 대신 119를 불러주고 아플 때 옆에서 간호해주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된다. 환자가 되어 말을 제대로 못할 때 의료진에게 병의 진행 상태를 대신 말해줄 수도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배우자는 스트레스 완충 역할을 한다. 직장에서 좋지 못한 일이 생겼을 때나 아이들이 말썽을 부릴 때 기타 사건사고가 생겼을 때도 배우자에게 털어놓으며 위로를 받기도 하고 공동으로 해결책을 강구하는 정신적 원군이 되는 것은 분명 결혼생활이 수명 연장에 좋은 점이다.
부부가 함께 살면 어떤 점이 불편할까? 서로 지향하는 인생관이 달라서 사사건건 트집만 잡고 바가지만 긁는 배우자라면 오히려 결혼생활이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수명이 단축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갓 결혼한 부부라면 남자는 원래 이런 동물인가? 여자는 본래 이런 성격인가? 하며 자신을 상대에게 맞추려는 노력을 한다. 더구나 젊을 때는 유연성이 높아 자신을 변화시키는 범위나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화성남자와 금성여자가 결혼해도 잘 맞추고 산다.
하지만 이미 부부생활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전 남편 전 아내의 일거수일투족의 행동이 몸속 깊이 박혀 있기 때문에 재혼한 지금의 상대와 비교를 하게 되고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에서는 강하게 반발한다. 재혼이란 평탄한 결혼생활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구나 자식이 있는 경우에는 양육 문제나 재산분할 문제로 시끄러울 확률이 높다.
방송에서 보도되는 사건사고를 보면 재혼 후 새롭게 구성된 가족 내에서 성폭력도 일어나고 계모나 계부의 방임이나 유기 등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도 발생한다. 결국 행복하려고 한 재혼이 파멸에 이르고 만 것이다.
실제 이웃이나 친척, 친구들을 봐도 행복을 찾아 단행한 이혼이 해피엔드로 끝나는 경우는 보기 어렵다. 한쪽은 행복해도 다른 한쪽은 이혼한 것을 후회한다. 여자 혼자서 또는 남자 혼자서 살아가기가 뚜렷한 독신주의의 인생관이 있다 해도 녹녹하지 않은 세상이다. 그래서 독신으로 사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찾아 결혼이나 재혼을 적극 권장하지만 재혼한 부부가 또다시 갈라설 확률은 높고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이혼을 하고 팔자를 고치면 노다지를 캘 것 같은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인생은 두 번 살 수 없다. 선배들이 살아온 삶의 추적같은 통계자료를 보면서 처신에 신중해야 한다.
모바일 웹진 와 함께 반려동물 이야기를 연재하면서 유기동물 이야기 또한 짚고 넘어가야 했다. 잊어서는 안 될 이야기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이 집을 잃어버린 후의 삶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사설 유기견 보호소 ‘행복한 강아지들이 사는 집’에 다녀왔다.
행복한 강아지들이 사는 집(이하 행강집·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백봉리)은 동물보호 비영리 민간단체로 운영되는 사설 유기견 보호소다. 백암터미널에서도 마을버스로 한참을 달려야 행강집에 이를 수 있다. ‘행강대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박운선(59) 소장은 2004년부터 유기견 보호소를 시작했다. 2003년, 애견 번식에 손을 댔던 박 소장은 인간이자 생명으로서 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사업을 접었다.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강제로 강아지 젖을 떼야 해요. 강아지들을 철창에 가둬서 강제로 교배를 시켜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1년 동안 하다 보니까 이것만큼 나쁜 짓이 없더라고요.”
번식장에 있던 종견과 모견 모두 중성화 수술을 시켜서 입양을 보냈다. 그 자리에 유기견들이 하나둘 채워졌다. 번식장을 할 때는 강아지를 팔았기 때문에 사료값이라도 벌 수 있었다. 유기견은 전혀 수익이 되지 않았다. 같이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했다. 자리를 비우지 않고 유기견을 돌보면서 할 수 있는 일, 애견 호텔을 병행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래서 유기견 보호소와 함께 애견 호텔을 운영하게 됐다.
“대한민국의 모든 유기동물 보호소는 기부금이나 후원금에 의존해 운영됩니다. 보호소나 기부금 후원을 받기 위해서는 개인 구조자들이나 일반인들이 구조한 유기견을 보호소에 입소시켜야만 돈이 들어와요. 후원금을 모으려면 열악한 시설과 고생하는 애들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잖아요. 그런데 나는 그런 게 싫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이 일을 시작했어요. 우리가 살던 방 하나를 비워 가정견을 맡아 관리해줬습니다. 한 마리를 한 달 돌봐주면 10만원을 받는데 그걸로 사료를 사고 행강집을 운영했죠.”
현재 행강집은 애견 호텔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운영되고 있다. 나머지 부족한 운영비는 후원금과 기부금을 통해 도움받고 있다.
넘쳐나는 유기견, 방치라는 또 다른 학대의 시작
행강집에서 유기견 480마리까지 돌봤던 때도 있다. 그러다 보니 원치 않는 학대가 이뤄졌다.
“방치는 학대입니다. 어떤 때는 사료통 밑에 곰팡이가 난 것을 모르고 지나칠 때가 있어요. 그 많은 유기견의 수만큼 일손도 필요한데 한계가 있죠. 그래서 내가 돌볼 수 있을 만큼만 돌보자 했습니다.”
지금도 일주일이면 두세 차례 동물을 받아달라는 전화를 받는다. 행강집으로 전화를 하는 40%가 유기를 목적으로 실제 주인이 전화하는 것 같다고 박 소장은 말한다.
“40%는 주인이 데리고 와서 버린 개들입니다. 안 된다고 하면 밤에 슬그머니 묶어놓고 가는 사람도 있어요. 60%만 거리에서 데려온 유기견, 학대견들이죠. 사실 감당하기 힘들어요. 이렇게 가다 보면 1000마리 되는 건 순식간이죠.”
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 안락사되는 유기견들
유기견이 발생하면 각 지역에서 운영하는 유기견보호센터로 보내진다. 전국적으로 360여 곳이 있다.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유기동물 보호기간은 10일(7일 이상 공고 포함). 이 기간 안에 주인을 찾지 못하면 보호 조치된 동물의 소유권은 자치구로 귀속된다. 10일이 지난 후에도 새 주인을 찾지 못한 동물들은 대부분 인도적 처리(안락사) 대상이 된다. 입양이 안 되면 안락사밖에 없다는 것. 물론 안락사시키는 날을 10일로 딱 못을 박아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의 경우 10일(보호·공고 10일)에서 입양 대기 10일을 추가한 20일로 연장 시행하고 있다. 유기견의 수명은 각 지자체의 의지로 유연하게 연장할 수 있다. 물론 질병으로 회생 불가능한 유기견은 안락사시킨다. 몇몇 지자체는 계류기간이 끝나자마자 유기견의 건강, 나이 불문하고 안락사를 시행한다고.
“사설 유기견보호소는 없어져야 합니다”
사설 유기견보호소 소장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20마리, 30마리 정도 보호·관리하는 유기견 쉼터가 있다. 이곳은 꾸준히 유기견들을 관리하고 사진을 찍어 공고도 올리고 입양도 보낸다. 하지만 유기견 100마리가 넘어가면 매일 목욕하고 관리하고 입양 공고 내는 것이 힘들다는 것.
“솔직히 이곳에서는 유기견을 씻길 수 없습니다. 봉사자들이 올 때만 씻기는데 이때도 같이 산책하고 청소하다 보면 하루가 다 가거든요. 사설 보호소에서는 그곳에서 주는 밥 먹고 나이가 들어요. 그 안에 들어간 유기견은 죽어야 나옵니다.”
현재 행강집의 있는 유기견은 모두 250마리다. 물론 입양 보내고 싶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1년에 열 마리가 입양을 가면 정말 잘 가는 것. 하지만 이마저도 유기견들의 안전 때문에 꺼려진다. 입양 한 마리 보내려다가 한 마리가 죽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입양할 사람이 들어오면 매달려 있다가 자기들끼리 싸우기 일쑤다. 사설 보호소가 없어져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안락사로 죽어야 할 유기견이 너무 많은 것이 또 문제라고 말하는 박 소장.
“유기동물센터에서 바로 입양 가는 시스템이 돼야 해요. 시 보호소에서 안락사된다고 불쌍하다고 다섯 마리 열 마리 끌어다가 사설 보호소에 집어넣는 것은 옳은 행위가 아닙니다. 일단 여기는 안락사가 없잖아요. 인위적으로 죽이지는 않아요. 사설 보호소에 보내면 책임을 다했다고 느낄지 몰라도 이 아이는 죽을 때까지 보호소 생활을 해야 합니다.”
박 소장은 유기견 보호소를 열면서 동물복지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법 개정으로 유기동물들이 줄어들고 사람과 동물이 함께 잘사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려동물등록제가 시행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반려동물의 복지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5227마리의 유기동물이 발생했다. 연간 4000마리 넘는 반려동물이 거리에서 버려지거나 주인을 잃고 있다.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꼭 필요한 반려동물등록제에 대해서 알아본다.
자료제공 웹진
동물등록제
2014년 1월 1일부터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은 전국 시·군·구청에 반드시 동물등록을 해야 한다. 단, 동물등록 업무를 대행하는 사람을 지정할 수 없는 읍·면 및 도서(島嶼) 지역은 제외되며 반려견을 등록하지 않을 경우 4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현재는 반려견만 해당된다. 최근 고양이도 동물등록제 대상으로 확대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검토 중이다.
동물등록 방법
01 내장형 무선식별장치 개체 삽입
02 외장형 무선식별장치 부착
03 등록인식표 부착
동물등록은 왜 해야 하나요?
산책 중 혹은 집에서 잃어버린 반려동물을 쉽게 찾고, 유기동물로 인한 질병 및 전염병 예방 및 유기·유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동물등록제를 마쳤다면, 반려동물을 잃어버렸을 때 동물보호관리시스템(www.animal.go.kr)의 동물등록정보를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다. 유기견 보호소에는 하루에 약 300마리의 유기견들이 들어온다. 각 보호소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22일 안에 주인을 못 찾은 유기견은 대부분 안락사시킨다.
개와 함께 외출할 때는
반려인의 성명, 전화번호, 동물등록번호가 표시된 인식표를 착용시켜야 한다.
반려동물 인식장치의 종류
01 내장형 무선식별장치
마이크로칩은 안전할까? 동물등록제에 사용되는 마이크로칩(RFID, 무선전자개체식별장치)은 체내 이물 반응이 없는 재질로 코팅된 쌀알 크기의 동물용 의료기기다. 동물용 의료기기 기준규격에 맞는 제품이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 기준규격, 국제규격에 적합한 제품만 사용하고 있다. 강아지 목덜미 부위에 내장형 마이크로칩을 삽입하면, 리더기로 바코드 등록번호를 인식할 수 있게 된다. 애완견이 유기되었을 때, 이 칩을 확인해서 소유주에게 통보한다. 가격은 4만원대로 제법 고가다.
02 외장형 무선식별장치-목걸이형
외장형 무선식별장치란, 펜던트 같은 목걸이형으로 강아지 목에 걸어주는 장치다. 상시 목에 착용시켜도 되고, 산책 갈 때 목줄이나 리드 줄에 걸어도 된다. 단점이라면, 유기되었을 때 누군가 외장형 목걸이를 떼어버리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에 내장형을 추천한다. 2만원에 제작이 가능하며 많은 사람이 등록하는 방법이다.
03 등록인식표 부착-강아지 이름표
마지막 방법은 등록인식표를 강아지 목에 걸어주는 것이다. 반려동물등록제 방법 중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아볼 수 있는 등록인식표를 목걸이 형태로 부착시키면 된다. 보호자가 가지고 있는 일반 강아지 목걸이에 각인하거나 스티커를 붙인다. 이름, 전화번호 등과 같은 간단한 인적사항을 적는다.
※ 2008년에 시작된 반려동물 등록은 2014년부터 의무화되었으며, 2015년 말 기준 총 97만9000마리가 등록되었다.
동물 등록비용 할인 대상
01 전액 감면
•장애인복지법 제40조에 따른 장애인 보조견을
등록하는 경우
•유기견을 입양 또는 기증받아 등록하는 경우
02 50% 감면
•무선식별장치(내장형)가 장착된 동물을 등록하는 경우
•무선식별장치를 훼손 또는 분실해 재등록하는 경우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수급자가 등록하는 경우
•중성화 수술을 한 동물을 등록하는 경우
•3마리 이상 등록하는 경우(3마리째부터 적용)
반려견을 자유롭게 뛰어놀게 하고 싶어요
반려견을 자유롭게 뛰어놀게 하고 싶지만 장소가 마땅치 않아 목줄을 채우고 산책을 해야 한다. 이러한 불편함을 배려해 서울시에서는 반려견이 목줄 없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강아지 전용 놀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강아지 전용 놀이터는 서울에 거주하지 않아도 동물등록을 마친 반려견이라면 반려인과 함께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세 곳 모두 중·소형견과 대형견의 놀이공간이 구별되어 있으며, 편의를 위해 음수대와 배변장소, 휴식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시니어의 삶과 우정을 주제로 한 tvN 드라마 . 고두심, 김혜자, 나문희, 박원숙, 신구, 윤여정, 주현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우리 주변에 한 명쯤은 있을 법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인물 간 갈등이나 사건을 통해 그들만의 우정을 진솔하게 그려낸 점이 돋보인다. 드라마 속 주인공과 에피소드를 통해 친구유형에 대해 알아봤다.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김동철 ㈜김동철 심리케어 대표원장·표현심리 박사
tvN 제공
◇ 시니어 친구유형
김동철 원장은 왼쪽 페이지의 드라마 속 캐릭터 성격을 참고해 각각의 인물을 동물, 색깔, 도형(모양)으로 표현했다. 나와 가장 비슷한 캐릭터는 어떤 유형인지 알아보자.
△오충남(윤여정)
정이 많고 오지랖도 넓어 손해 보는 스타일. 결혼, 연애 경험 없는 골드미스. 학력 콤플렉스가 있어 젊은 지성인들과 어울리려 한다.
Dr. Say: 코끼리/노랑/뒤집힌 하트
독신자들을 보면 자신은 자아성찰이 잘됐기 때문에 혼자 살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그렇지 않아 솔로인 경우가 많다. 커다란 코끼리처럼 아무도 덤비지는 못하지만 알고 보면 여린 존재. 애정이 필요하지만 결핍된 상황(뒤집힌 하트). 노랑은 콤플렉스의 상징.
△이성재(주현)
여자에게 다정다감한 현직 변호사. 학벌, 경제력을 갖췄지만, 아내와 사별 후 뭐든 후회해봐야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하루라도 더 재미있게 사는 게 목표.
Dr. Say: 버팔로/검정/사각형
재미있게 살려고 해도 관계는 사건 중심으로 돌아가기에 평안할 수 없다. 편안한 사람일수록 주변에서 갈등을 안고 찾아올 확률이 높다. 중후한 멋의 검정과 버팔로, 안정을 유지하려는 사각형.
△조희자(김혜자)
순수하고 얌전하지만 때론 집착이 심하다. 남편이 죽고 홀로서기를 다짐하지만, 막상 혼자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자살 시도 경험이 있고, 망상성치매를 앓고 있다.
Dr. Say: 나이 든 강아지/연분홍/타원형
늙은 강아지처럼 보호와 손길이 필요하다. 타원형이라는 것은 완벽하지 않다는 뜻. 삼각형이나 별 같은 반대 성향 또는 빨강, 파랑처럼 색이 확실한 친구를 두는 게 좋다.
△장난희(고두심)
생활력이 강하고, 화끈한 성격. 10년 전 남편이 죽고 ‘무조건 즐기자’가 인생 모토다. 사람들을 모으고 즐겁게 해주려고 하는 총무스타일.
Dr. Say: 치타/빨강/별모양
치타처럼 거침없다. ‘무조건 즐긴다’ 스타일은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지만, 많은 사건에 휘말릴 위험이 커 절제가 필요하다. 리더·총무 역할을 잘하는 열정적인(빨강) 별 성향.
△이영원(박원숙)
화내거나 짜증 내는 법이 없는 쿨한 성격. 남자와 스캔들이 많은 화려한 배우로 살며 하는 사업마다 승승장구.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고독하다.
Dr. Say: 카멜레온/보라/스프링
다양한 매력의 카멜레온. 자기를 꾸미기 위해 무언가를 발산하지만 알고 보면 경계심도 많고 외롭다. 빨강도 파랑도 아니지만 분명히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보라색. 누구와도 잘 어울리며 유기적인 스프링 같은 사람.
△문정아(나문희)
검소하고, 매사 긍정적이며 쾌활하다. 친구들 중에 유일하게 남편이 있지만, 구두쇠에 고지식한 남편에게 억눌려 산다. 늘 자유를 꿈꾼다.
Dr. Say: 수달/초록/마름모
남편에게 억눌려 도전의식이 강해진 타입. 그녀에겐 현재가 청년기와 다름없다. 에너지가 충만하고 노련한 수달과. 에너지를 뜻하는 초록, 쾌활한 느낌의 마름모가 어울린다.
△김석균(신구)
꼰대 중의 꼰대, 남녀차별이 심하고, 짠돌이에 불 같은 성격. 중졸 콤플렉스가 있어 학벌과 관련해 자기 방어를 심하게 하는 편. 거칠고 화도 잘 내지만, 속정은 깊다.
Dr. Say: 말/군청/높은 원기둥
겉으론 험해도 아이가 자면 몰래 이불 덮어줄 사람. 삐죽삐죽한 도형이 어울릴 것 같지만, 마음은 동그라미. 가끔 야생마처럼 뒷발질도 하지만, 일 잘하고 묵묵한 말 유형.
◇ 가장 좋은 친구 유형: 장난희
나이가 들면 ‘소진 증후군’을 겪게 된다. 예전에 많은 것을 가졌고, 활동도 많이 했는데 늙으니 다 소진했다고 느끼며 우울해 하는 증상이다. 활발한 사람 곁에 있으면 활발해지고, 우울한 사람 곁에 있으면 우울해지는데, 노년기일수록 후자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장난희처럼 사람을 이끌고 활달한 친구를 만나는 것이 유익하다. 즐겁게 살려는 목표의식이 뚜렷해 곁에 두면 긍정적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
◇ 궁합이 잘 맞는 친구 사이
△문정아 & 김석균
고집이 세고 까칠한 배우자와 헤어졌다면, 부드러운 성격의 이성 친구를 만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전 배우자와 비슷한 유형을 만나 더 잘해주게 된다. 이미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훨씬 유연한 관계가 형성된다.
△이성재 & 이영원
가능하다면 사회적 지위나 지적 수준, 경제력이 맞는 친구를 만나는 것이 좋다. 인물 중에서 그런 조건이 가장 잘 맞는 것은 이성재와 이영원이다.
◇ 에피소드를 통해 본 갈등 사례&솔루션
△이성재 vs 김석균
중졸 콤플렉스를 가진 석균은 잘 나가는 변호사 성재에게 묘한 질투를 느낀다. 베풀고도 욕먹는 성재와 계속 자존감이 떨어지는 석균.
Solution: 콤플렉스로 인해 생긴 갈등은 과거에 형성돼 현재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좋은 대학을 나온 성재와 중졸인 석균의 경쟁은 나중에 자녀들 사이의 경쟁으로 번질 수 있다. 두 사람은 자녀의 학벌이나 직업을 두고도 콤플렉스로 괴로워할 수 있다. 성재보다 석균의 자녀가 우월하다면 콤플렉스는 해결될 수도 있다. 그게 아니라면 석균을 모임의 리더로 세우는 것도 방법이다. 석균처럼 갖은 고생을 한 사람들은 잔재주가 많다. 그런 강점을 부각할 수 있도록 권한을 주고, 성재가 그의 오른팔 역할을 해주면 석균의 자존감은 올라간다.
△장난희 vs 이영원
절친한 친구 사이였지만, 난희의 남편 외도 문제에 영원이 오해를 받아 사이가 틀어진다. 20년도 더 지난 일로 다투는 두 사람 때문에 친구들도 난감하다.
Solution: 사실 두 사람은 속으로는 오해라는 것을 인정할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했던 말이나 행동에 대해 책임 지려고 하는 심리가 있다. ‘책임 강박증’이라고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그 증상이 심해진다. 오해라는 것을 알지만, 그 상황을 인정해버리면 지금까지 자기가 살아온 인생이나 소신 등이 모두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먼저 화해하지 않는 것. 제삼자가 중간에서 해결해 줘야 하는데, 이때 누군가에 편에 서거나 잘못을 따지면 오히려 싸움이 커질 수 있다. “얘는 이거를 잘했어”라는 식으로 서로 칭찬을 해주는 분위기를 만들자.
글 신광철 시인, 작가
나를 지배하려 하지 말고 나에게 자유를 주어라. 내 안에는 많은 길과 많은 말과 많은 단어들이 있다. 자유롭게 뛰어놀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목표에 익숙해져 있다. 목표가 없는 삶은 산 게 산 것이 아니라고 한다. 방향을 잃어버린 것을 방황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인생의 방향은 무엇이어야 할까. 무엇이 되기 위해서, 많은 것을 거머쥐기 위해서, 또는 지배하기 위해서일까. 인생에 목표를 두고 달려왔던 것들을 나열해 보면 단순하다. 대부분 돈 권력 명예 그리고 사랑과 성이 중요한 목표였고, 이것들에 ‘더 많이’라는 구체적 목표 외에는 별 것이 없다. 과연 인생 60을 살아온 지금도 그런가. 그렇다면 그 인생은 올바른 삶인가 묻고 싶다.
내 안에 있는 많은 것들 중에서 내가 진정으로 되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것이 있을 수 있다. 그걸 꿈이라고 한다. 인생의 방향은 집에서, 회사에서, 학교에서, 종교에서 말하는 꿈이 아니라 바람에도 걸리지 않는 순결한 내 마음이 하고 싶은 것이 진정한 꿈이다. 꿈을 향해 사는 것이 최선이다. 세상에 태어난 진정한 이유는,
‘내가’
‘지금’
‘하고 싶은 일’
을 하는 것이다. 세상이 요구하는 것이 아닌 내가 지금 하고 싶은 그 무엇을 찾아야 한다. 늦은 나이는 없다. 가장 이른 시간은 지금이고 가장 늦은 시간은 다음이다. 더 나쁜 결정이 있다. 포기다. 포기하는 순간 죽은 것이다. 60년 동안 자신에게 물어보지 않았다면 인생에 대한 직무유기다.
행복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을 누리는 것이다. 행복을 외부에서 찾는 사람은 영원한 갈증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행복은 내 안에 있는 충만함을 누리는 것이다. 내 안에 있는 꿈을 실현하는 것이 행복이고, 내 안에 있는 따뜻함을 누리는 것이 행복이다. 행복은 긍정의 토대 위에 놓여 있는 온기다. 존재를 존재 그대로 받아들이고, 모자람과 넘침을 받아들이고, 살아 있음을 살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 행복이 온다. 젊게 사는 방법은 육체가 젊은 것이 아니라 마음이 시키는 일에 도전하는 것이 젊게 사는 방법이다.
내 마음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을 꿈이라고 한다. 꿈을 나는 등대라고 말한다. 어느 방향으로 걸어가더라도 다시 바라보면 별처럼 빛나는 꿈, 꿈은 그래서 별이다. 인생의 영원한 등대가 꿈이다. 꿈을 향해 한 발씩 다가가는 것이 행복이다. 꿈은 노력하지 않고 다가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꿈은 땀을 기다리고 있다. 꿈은 기도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만든 것이다. 나는 감히 말한다, 나 자신에게. 꿈은 이루어서 자신에게 선물하는 것이 인생에 대한 예의라고.
나의 꿈은 글이었다. 글을 쓰고 싶었다. 꿈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다른 것을 버려야 한다. 세상이 요구하는 것을 버리고 글쓰기에 돌입했다. 글 중에서도 시가 쓰고 싶었다. 시는 굶어야 만날 수 있는 세계다. 산업사회에서 가장 변방에 있는 것이 시다. 산업사회는 인간을 도구로 보는 사회다. 생산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인간을 본다. 생산과 관계되지 않은 것은 도태되는 사회가 산업사회다. 시인이 생산하는 시는 돈이 되지 못한다. 교환경제 속에서 시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없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은 재화를 생산하는 굴뚝과의 교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소외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인은 빛나는 존재다
그래서 바꾸었다. 시가 돈이 되지 않으니 돈이 되는 글이 필요했다. 내가 하고 싶은 글쓰기를 하면서 내가 즐거워야 한다는 전제가 있었다. 두 접점에서 만난 것이 한국인이었다. 한국인은 독특하고 희귀한 존재였다. 빛나는 존재였다. 파고들수록 깊고 넓은 세계가 있었다. 놀라운 세상이었다.
내가 한국인이어서 한국인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평균대에서 자랑스러운 것을 말하고 싶다. 한국인은 상상하지 못하는 것들을 이루어 냈다. 먼저 세상에서 말을 정리한다는 것은 엄두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불특정하고,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말은 만들어진다. 말은 상당 부분 비논리적이고, 비계획적이다. 하지만 한국어는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어 있는 놀라운 언어다.
우리의 말은 중요하고 핵심적인 말은 한 글자로 되어 있다. 얼굴부터 살펴본다. 눈 코 귀 입. 몸으로 들어가 본다. 살 피 뼈 등 배. 자연으로 가면 한도 없다. 강 산 들 물 눈 비 풀 꽃 씨 그리고 땅이 있다. 땅이 한 글자라면 하늘도 한 글자가 되어야 한다. 하늘은 두 글자인 이유가 있다. 의미를 담기 위해서였다. 하늘은 한늘이다. ‘한’은 무한히 큰 공간을 말하는 우리말 한이다. ‘늘’은 과거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영원한 시간으로 우리말 늘이다. 무한공간인 ‘한’과 무한시간인 ‘늘’이 만나 ‘한늘’이 되었고 ‘ㄴ’이 탈락하여 하늘이 되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동물 중에서도 우리와 가까운 것들은 한 글자로 되어있다. 호랑이 늑대 승냥이 고양이 같은 동물은 여러 글자로 되어 있지만 우리와 밀접한 가축은 모두 한 글자로 되어있다. 놀랍다. 원칙을 두고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말이다. 가축의 이름을 본다. 소 말 양 닭 개. 모두 한 글자다. 돼지도 가축인데 두 글자다. 돼지는 옛말로는 ‘톳’ 또는 ‘’이라고 했다. 지금도 제주도에서는 토시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다. 돼지는 돼지새끼에서 유래한 말이다. ‘아지’는 동물의 새끼를 말한다. 강아지, 송아지 등이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말이다. 톳과 아지가 만나 톳아지가 도야지로, 도야지가 돼지로 되었다. 곡식도 마찬가지로 우리와 밀접한 곡물들은 보리를 제외한 쌀 벼 밀 콩 깨 등으로 대부분 한 글자다. 다음으로 중요한 말이 두 글자로 만들어져 있다.
상상할 수 없는 일이 한국인에게 잠재되어 있고, 또한 숨어 있다. 우리의 능력을 우리 스스로 깨우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한국인이다. 세계에서 드문 일이, 한국에서는 일상적인 것들이 예상 외로 많은 것에 놀랍다. 나물도 그러한 예 중 하나다. 어느 나라도 들이나 산에서 나는 야생 나무나 풀을 음식의 재료로 상식하는 민족은 없다. 약초로 사용하는 경우는 다른 나라의 경우에서도 찾아볼 수 있지만 전 국민이 산이나 들에서 풀과 나뭇잎을 상시로 뜯어다가 밥상에 올리는 나라는 없다.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먹을 것이 없어서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프리카나 가난한 나라에서 기아에 허덕이지만 나물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지 못했다.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야생하는 나무와 풀들의 약리 성분과 독특한 맛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다. 자연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것을 말한다. 그만큼 한국인은 탐구심이 강하다. 끝까지 파고들려는 기질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기어이 달성하고 마는 강인함이 있다.
나는 한국인에 대한 관심과 연구를 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인생은 우연이 만든다고 하는데, 어떤 우연은 준비되어 있어 인연과 연결고리를 만들어내는 것을 종종 발견하곤 한다. 그래서 나는 인연은 우연을 가장해서 온다고 말한다. 내가 한국인을 만난 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나는 한국인을 만나면서 인생도 달라졌다. 한국인의 놀라운 세계가 나를 흥분시켰고, 나를 즐겁게 했다. 들어갈수록 오묘한 사상과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한 가지만 더 들어본다. 세계 어느 나라의 건국이념이 경계를 허물고 인간 모두를 이롭게 하자는 내용을 가진 나라가 있을까. 한마디로 없다. 다 같이 이롭게 잘 살자는 홍익인간은 인류공존의 기틀을 만드는 초석이 될 건국이념이다.
다시 뛴다, 인생은 육십부터
인생에 불을 질러라. 물론 나에게 하는 말이다. 사람은 독립된 섬이다. 섬과 섬 사이를 오가는 배가 있고, 새가 있지만 인간은 고립되어 있다. 고립을 피하여 배를 만들었지만 외롭다. 사람, 고립된 섬이다. 손을 잡고 있어도 너는 내가 될 수가 없다. 뜨거운 포옹을 하고 있어도 너는 너고, 나는 나다. 그래서 사람은 사랑을 키운다.
그래서 나는 ‘삶아 난 너를 사랑한다’고 선언했다. 내 삶을 내가 사랑하지 않고서 남을 사랑하는 것은 기만임을 알았다. 나를 사랑한 후에 남을 사랑해야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나를 사랑하는 일이 쉬운 듯 쉽지 않은 일임을 깨달았다. 그러기 위해서 인간의 속성을 알아야 했다.
생명체는 기본적으로 자기보호본능이 있다. 자기보호본능은 지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초적인 방어기제였다. 자기보호본능의 핵심이 이기심이다. 생명체의 기본 속성이 자기보호본능이고, 자기보호본능의 핵심이 이기심이라는 말이다. 인간의 마음 한가운데 기둥처럼 서 있는 것이 이기심이라는 이론이다. 이기심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나를 이롭게 하는 마음이 이기심이다. 경쟁을 통해서 더 많이 가져오는 것이 이기심이다. 경쟁과 싸움이 따른다. 하지만 속을 좀 더 깊이 들여다봤다. 이기심은 적을 만들지만 진정한 이기심은 나를 미워하는 사람을 만들지 않아야 하는 것이었다. 타인이 나를 미워하지 않고 사랑하게 만들면 적이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진정한 이기심은 배려와 봉사였다.
또한 꿈을 실현하기 위한 도전이 필요하다. 어떤 길을 가도 내 인생임을 자각하는 순간 두려움은 상당 부분 없어진다. 신에게 기도하는 손보다 실천하는 손이 더 아름답다고 우긴다. 모자라고 어리석은 나 자신을 데리고 사는 것이 힘들지만 인간의 위대함은 모자라고 어리석은 자신을 자각하고 완성을 향하여 한 발씩 나아간다는 데 있다. 욕망이 아름다우면 노래가 될 수가 있다. 꿈이 아름다우면 고난 속에서도 웃을 수 있다.
글쓰기를 인생의 과업으로 설정한 것이 고난으로 안내하고 있지만 즐겁게 가려 한다.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하는 만큼 장애를 도전으로 넘어보려 한다. 글쓰기와 한국인에 대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길이 곤란을 안겨 주겠지만 웃으며 갈 것이다. 아름다운 욕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따뜻한 이기심은 배려와 봉사라고 했다. 우리는 진정한 이기심으로 살아가야 한다. 아름다운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은 오늘도 계속되어야 한다.
>> 신광철 시인, 작가
한국문화콘텐츠 연구소장으로 한국, 한국인, 한민족의 근원과 문화유산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언제나 ‘긍정이’와 ‘웃음이‘를 반려동물처럼 데리고 다니세요”라고 당부하는 문학가이자 한국문화를 연구하는 학자다.
시니어 펫팸족이 대세라지만 집안에 새로운 가족을 들이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단지 반려동물이 예뻐서? 혹은 내가 적적해서 펫팸족이 되려고 했다면 생각부터 고쳐야 한다. 반려동물을 만나러 가기 전 적어도 당신이 알아야 할 10가지를 알아보았다.
1. 반려견과 함께 살면 10년이 젊어진다.
최근 메디컬데일리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세인트앤드루스 대학교 지리·지속 가능 발전학과 연구진은 개를 키우는 것이 신체 나이를 최대 10년 젊게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지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스코틀랜드 중동부 테이사이드 주(州)의 평균 79세 노년층 547명을 대상으로 신체나이와 반려견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이들 중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이 그러지 않는 사람들보다 신체운동능력이 월등했다. 불안감이나 우울증도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반려견과 생활하는 것이 노년기에 접하기 쉬운 정신적, 신체적 퇴보를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2. 반려견·반려묘를 입양하는 것은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일
유기·유실동물은 동물보호법이 정한 10일이 지나면 유기·유실동물의 인도적 처리(안락사)로 생을 마감한다. 열흘 안에 주인이나 입양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작은 생명의 심장은 멈춰버린다. 혈통 좋은 반려동물도 좋지만, 입양도 한 번쯤 생각해보길 권한다. 그런데 꼭 명심할 것이 있다. 유기·유실동물들은 버려지고 상처받은 기억이 있다. 그러므로 더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분양동물보다 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3. 반려견과 반려묘의 평균수명
개의 경우 큰 개인지 소형·중간 개인지에 따라 수명 차이가 있다. 소형·중간 개의 수명은 14~17년, 큰 개는 9~13년으로 큰 개가 소형·중간 개보다 수명이 더 짧다. 소형·중간 개는 빨리 어른이 되지만 큰 개에 비해 노화가 느리다. 큰 개는 천천히 성숙하는 대신 노화가 빨리 온다. 고양이 평균 수명은 15년이다. 고양이 종류에 따라 수명 차이가 있지만 거의 40세 가까운 나이까지 살아 기네스북에 올랐던 장수 고양이도 있다. 현재 미국에 사는 고양이 ‘코듀로이’가 ‘세계 최고령 고양이’ 기네스 기록을 가지고 있다. 작년 보도 당시 26세로 사람으로 치면 124세에 해당하는 나이다.
4. 반려견은 초콜릿, 양파를 먹으면 안 된다
반려견이 먹으면 안 되는 대표적인 음식이 땅콩버터다. 알레르기나 만성 질환이 있는 반려견은 절대 먹어서는 안 된다. 초콜릿 또한 위험하다. 초콜릿 속 카페인과 테오브로민을 반려견이 섭취하면 구토와 탈수증 복통을 일으키고 체온 상승과 발작, 심한 경우 죽음에 이를 수 있다. 양파의 매운 성분은 적혈구 생성과 활동성을 낮춘다. 위험할 정도로 양파를 섭취하면 수혈을 해야 한다. 포도 또한 먹어서는 안 된다. 강아지 종류에 따라 구토나 설사 증세가 나타나는데 식욕감퇴, 탈수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부전증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 경우 3~4시간 안에 죽을 수 있다.
사과, 자두, 복숭아, 배, 살구 등에 들어 있는 시안배당체를 반려견이 먹으면 현기증, 호흡곤란, 발작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할 경우 혼수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우유, 치즈, 아보카도, 빵, 베이컨 등도 반려견이 먹으면 안 된다.
5. 반려인의 잘못된 행동 3가지
1. 안내견을 제외한 다른 반려동물은 대중교통이용 시 이동장(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반려동물을 담는 물건)을 이용해야 한다. 반려동물이 답답해한다고 잠시 내려놓은 순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남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충분히 이동장 적응 훈련을 해야 한다.
2. 반려견과 산책할 때 목줄을 풀어주거나 감정 상태를 모르는데 다른 반려견들과 어울리게 두면 안 된다. 사람도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서먹하다. 동물들이라고 다르겠는가. 반려인이 생각 없이 한 행동 때문에 반려견들이 싸울 수 있다.
3. 준비 없이 길고양이에게 밥 주는 것도 삼가야 한다. 한국고양이보호협회는 작년 10월 주변과의 갈등을 줄이면서 ‘길고양이 돌보는 방법’을 소개했다. 이 단체는 “먹이뿐만 아니라 깨끗한 물을 먹이는 것이 중요하며 야행성인 고양이의 습성을 고려해 일몰 이후 일정한 장소에서 먹이를 주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한, 길고양이의 치아, 잇몸질환 등의 문제를 줄이기 위해 사료 이외의 음식을 줘서는 안 되고, 고양이가 먹고 남긴 음식물은 즉시 치우기를 당부했다.
6. 안내견에게 말을 걸지 말라안내견은 잘 알다시피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돕는 장애인 보조견이다. 심심치 않게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안내견. 이들을 대하는 성숙한 자세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더라도 꼭 알았으면 한다. 안내견과 마주쳐도 말을 걸면 안 된다. 시각장애인들에게 안내견은 몸과도 같은 존재다. 안내견 또한 주인을 보호해야 할 임무가 있다. 혹시 안내견과 소통하고 싶다면 주인에게 먼저 물어봐야 한다. 주인의 동의 없이 말을 걸고 만지면 안내견은 혼란을 느끼게 된다. 음식물 또한 절대 주어서는 안 된다. 안내견들은 바닥에 떨어진 음식이나 간식을 갈구하는 눈빛을 보내지 않도록 훈련돼 있다. 반려동물이 안내견 가까이에 가는 것도 막아야 한다. 안내견들 모두 힘든 훈련을 통해 뽑힌 우수견이기는 하나 갑작스러운 상황이 오면 짖고 싸울 수 있다. 무엇보다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훈련됐다. 다른 곳에 집중하면 주인 돕기에 어려움이 생기니 방해되는 행동은 삼가라.
7. 반려견의 발바닥을 살펴라
반려견을 키우다 보면 발을 들고 겨우 걷거나 혹은 발을 만졌을 때 신경질을 내는 일이 종종 있다. 이때 반려견의 발바닥을 확인해봐야 한다. 발톱이 부서져 피가 났다면 반려견이 통증을 심하게 느끼기 때문에 지혈제와 붕대를 이용해 빨리 치료해줘야 한다. 부서진 발톱을 제거할 경우 회복이 늦고 발톱이 변형될 수 있다. 발바닥에 뾰족한 돌, 마른 진흙, 뭉친 털 등이 낄 때도 있다. 이때는 털을 깎고 발을 씻은 뒤 소독약을 발라준다. 맨발로 땅을 디디고 다니기 때문에 발바닥이 마르고 갈라지면 위험할 수 있다. 급한 상황이라면 일반 로션을 발라줘도 되지만 피부를 단단하게 해주는 성분이 포함된 강아지 전용 크림을 발라주는 것이 좋다.
집안에서만 활동하는 반려견의 경우 발톱이 너무 자라 피부로 파고들 수 있으니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8. 반려견은 반드시 동물등록을 해야 한다
2014년 1월 1일부터 개를 기르는 사람들은 전국 시·군·구청에 반드시 동물등록을 해야 한다. 단, 동물등록 업무를 대행할 수 있는 자를 지정할 수 없는 읍·면·도서(島嶼) 지역은 제외된다. 대상은 3개월 이상 된 개이며 미등록 시 4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동물등록을 하는 이유는 주인이 반려동물을 잃어버렸을 때 동물보호관리시스템(www.animal.go.kr)의 동물등록정보를 통해 더욱 쉽게 찾기 위해서다. 동물등록방법은 3가지다. 동물의 몸에 직접 삽입하는 내장형 무선식별장치와 외장형 무선식별장치, 등록 인식표 부착 방법이 있다.
9. 반려동물 분양 계약서를 써라
개와 고양이에 한해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14-4호, 2014. 3. 21)이 마련돼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판매업자는 반려동물을 판매할 때 7가지 항목이 기재된 계약서를 제공해야 한다.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에서는 분쟁 유형 3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우선 반려동물 구매 후 15일 이내 폐사할 경우엔 동종의 동물로 교환 혹은 구매가를 환급받을 수 있다. 단, 소비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경우 배상 요구를 할 수 없다. 구매 후 15일 이내에 질병이 발생하면 판매업자가 책임지고 치료를 한 뒤 소비자에게 인도해야 한다. 단 회복 기간이 30일 이상 지연 돼 도중 폐사할 경우 동종 동물 혹은 구매가를 환급한다. 마지막으로 계약서를 내주지 않았을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에 계약해지가 가능하다.
반려동물 분양계약서에 기재되어야 할 7가지
1. 분양업자의 성명과 주소
2. 애완동물의 출생일과 판매업자가 입수한 날
3. 혈통, 성, 색상과 판매 당시의 특징사항
4. 면역 및 기생충 예방접종기록
5. 수의사의 치료기록 및 약물투여 기록 등
6. 판매 당시의 건강상태
7. 구매 시 구매금액과 구매날짜
10. 반려동물 사체, 이제는 폐기물이 아니다.
동물장묘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의 동물보호법을 적용받는다. 그동안 반려동물 사체는 환경부의 폐기물관리법상 폐기물로 분류·처리됐다. 동물장묘사업장을 개설할 때 환경부에서 주변 환경 피해 여부를 점검해 ‘설치승인서’를 내줬는데 받기가 쉽지 않았다. 농식품부는 “동물화장은 일반폐기물 처리와 달리 유독물질이 거의 나오지 않고, 크기도 작아서 설치승인서 제출 사업장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동물이 죽으면 쓰레기 봉지에 넣어서 버리면 그만이었다. 지금까지 반려동물 사체 상당수가 불법 화장, 매장, 폐기물로 처리됐지만, 법 개정으로 더욱 존엄한 장례 절차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