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명홍조, 건망증, 발한, 심하면 우울증과 불안증까지 나타나는 갱년기(폐경기) 증상 때문에 일상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중장년 여성이 적지 않다. 갱년기에는 몸 안의 호르몬이 급격히 변화하며 다양한 증상이 발현되는데, 이를 오래 방치하면 골다공증, 비만, 심혈관질환 등으로 이어져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는 합성에스트로겐(E2)을 투여하는 보충요법이 사용되는데, 이는 자궁내막암이나 유방암 등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있어 부작용이 적은 치료제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자생한방병원에서는 갱년기 증상에 주로 처방하는 JS트로겐의 주요 한약재 ‘황정(층층갈고리둥굴레)’을 연구 논문을 통해 그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 받았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소장 하인혁) 박두리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동물실험 연구를 통해 황정의 갱년기 치료 기전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해당 연구논문은 SCI(E)급 저널 ‘Biomedicine & Pharmacotherapy (IF=7.419)’ 7월호에 게재됐다.
부작용 우려 적고, 안정성 높아 효과적
연구팀은 실험 쥐를 대상으로 난소절제 수술을 통해 갱년기와 같이 여성호르몬이 감소한 상태를 재현했다. 이어 쥐들을 황정 투여군과 합성에스트로겐 투여군으로 나눠 갱년기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각 군에 따라 6주간 황정 추출물 및 합성에스트로겐을 각각 구강 투여했으며 황정 추출물의 경우 3가지 농도(100, 200, 400 mg/kg)로 처리해 이에 따른 변화를 살폈다.
먼저 연구팀은 질의 두께 회복 정도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질 표피세포 및 단면의 염색을 실시한 후 여성호르몬이 발현하고 기능하도록 돕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알파(ERα)’와 ‘에스트로겐 수용체 베타(ERβ)’의 발현량을 관찰했다. 황정 투여군의 경우 가장 높은 ERβ 발현량을 보이며 뛰어난 표피 두께 회복 효과를 보였다. 또한 황정은 ERα와 자궁내막 과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인자인 ‘섬유아세포성장인자(Fgf)2’와 ‘Fgf9’을 억제해 부작용 없는 갱년기 치료제로 확인됐다.
반면 합성에스트로겐 투여군은 정상군과 황정 투여군에 비해 자궁내막에서 ERα의 발현량이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났다. 다만 ERα 발현량 증가는 자궁내막 과형성과 같은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연구팀은 황정 투여군의 치료 안전성이 합성에스트로겐 투여군 보다 높다고 해석했다. 더불어 연구팀은 각 치료군에 대한 다리뼈 CT(컴퓨터 단층) 촬영, 체중 및 콜레스테롤 측정, 혈중 세로토닌 호르몬 측정 등의 실험도 실시했다. 실험 결과 황정 투여군의 체중이 더 낮았으며, 다리뼈 CT와 여러 골질량 관련 수치에서도 뼈 보호 효과를 나타냈다.
황정은 '향약집성방'이나 '본초강목', '동의보감'에서도 소개되는 한약재로, 비위의 기능을 좋게 하고 풍습을 없에며 오장을 편안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박두리 선임연구원은 “이번 논문은 JS트로겐의 주요 한약재인 황정의 갱년기 개선 효과와 기전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며 “천연 갱년기 치료제로써 호르몬 치료의 부작용 우려에서 벗어나 안전하게 사용이 가능한 만큼 치료법 활용 및 건강기능식품으로의 개발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복부 팽만감이나 속 쓰림 등이 있을 때, 대게 소화 장애로 여기고 넘기기 쉽다. 그러나 55세 이상 중장년이라면 이러한 증상도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은퇴자협회(AARP)에 따르면 난소암은 여성 암 사망에서 5위를 차지하며, 진단받은 이의 3분의 2 이상이 55세 이상으로 나타났다.
국내 역시 난소암 환자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난소암 환자는 2019년 2만4134명으로 2016년 1만8115명 대비 3년간 33.2%나 늘었다. 특히 폐경 이후 중장년 여성일수록 발병 가능성이 높아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난소암은 손쓰기 어려울 정도로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리는 무서운 질병 중 하나다. 또, 유방암처럼 유방 조영술이나, 대장암처럼 대장 내시경 같은 선별 검사도 따로 없어 조기 발견이 쉽지 않은 편이다.
최근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 센터(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의 부인과 종양 전문의인 제이슨 코너 연구팀은 난소암 여성 1725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95%가 진단 전 3~12개월 전에 눈에 띄는 증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코너 박사는 “조기 발견이 쉽지 않은 만큼 아주 미묘하고 일반적인 증상들이지만, 중년 이후 의심스러운 생각이 든다면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 증상들은 다음과 같다.
△복부 팽만감=복부 팽만감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지만, 배에 체액이 축적되며 일어나는 난소암의 경우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다. 한 연구에서 난소암 환자의 72%가 이러한 복부 팽만감을 호소했다.
△복부 또는 골반 불편함=또 다른 증상은 복부나 골반의 압박감과 통증이다. 이렇듯 불편한 증상은 복부와 골반에 체액이 축적되거나 해당 부위초 퍼진 종양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일부 여성들은 생리통과 비슷하다고도 설명한다.
△빨리 포만감을 느끼는 경우=식욕이 사라지거나 소량만 먹은 후에도 비정상적으로 포만감을 느낀다면 이 또한 난소암의 신호일 수 있다. 실제 난소암 환자의 경우 “식욕이 별로 없다”, “배가 고팠는데 막상 많이 못 먹겠다”고 이야기한다.
△화장실 습관 변화=난소암에 걸리면 방광에 압력이 가해지거나 자극돼 소변을 더 자주 볼 수 있다. 한 연구에서 난소암 여성의 약 34%가 배뇨 빈도, 절박뇨 또는 배뇨 중 통증이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질병이 진행됨에 따라 변비 및 기타 배변 습관의 변화가 올 수 도 있다.
△복부 팽창=난소암으로 인해 복부에 체액이 축적되면 허리둘레가 늘어나 바지 단추를 채우거나 지퍼를 여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 워싱턴대학 연구원들이 난소암 환자를 정상인과 비교했을 때, 암 환자의 경우 복부 크기 증가를 경험할 가능성이 7.4배 더 높았다.
코너 박사는 위의 증상들의 경우 다른 질환으로 인한 것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당부한다. 다만, 한 연구에 따르면 난소암 여성은 일반적으로 한 달에 12번 이상 위와 같은 증상을 경험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난소암이 의심되면 전문가를 찾아 골반 검사 또는 초음파 및 다른 영상 검사를 진행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다”며 “난소암에 대한 가장 일번적인 치료법인 수술과 화학 요법은 질병이 퍼진 경우라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펨테크’(femtech)는 여성(female)과 기술(tech)을 합친 말로, 여성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춘 기술과 서비스를 말한다. 국제시장정보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츠는 세계 펨테크 시장 규모가 2020년 225억 달러(약 26조7000억 원)에서 2027년에는 650억 달러(약 77조3000억 원)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초기 펨테크 시장은 월경, 임신, 수유 등 젊은 여성 타깃이었으나, 최근 중년여성 건강이나 갱년기 등을 테마로 한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해외 펨테크 시장 정보 플랫폼 ‘펨테크 애널리틱스’(FemTech Analytics, FTA)에 따르면, 지역별 펨테크 기업 수는 북미(52%)가 1위, 유럽(24%) 2위, 아시아(14%) 3위로 타나났고, 국가별로는 미국이 49.1%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해외에서는 여성의 생애주기에 따라 월경, 임신, 난임, 갱년기, 피부미용, 건강 등을 중심으로 펨테크 서비스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10월 FTA가 펨테크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Global FemTech Survey, 2021) 결과 펨테크를 이끄는 주요 트렌드 1, 2위로 ‘난임과 임신’(36%), ‘갱년기’(27%)가 뽑혔다. 한때 팸테크 시장의 주류를 차지했던 ‘월경’(19%), ‘성’(17%) 문제 등을 제치고 ‘갱년기’가 주요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이다. 수명 연장과 더불어 늘어난 폐경 이후의 삶이 이러한 결과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내용을 살펴보면, 갱년기 증상 모니터링을 통한 개인 맞춤형 치료와 상담이 주를 이룬다. 아울러 여성호르몬 감소와 폐경에 따른 신체적, 심리적 변화에 대응하는 개별 정보 제공과 지료를 통한 증상 완화를 지원한다. 또, 안티에이징에 초점을 맞춘 미용 시술 등에 대해 원격 진료와 처방약을 배송해주기도 한다. 해당 앱 등을 통해 증상이나 병력 등을 입력하면 전문가의 상담을 거쳐 처방약을 배송 받을 수 있어,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는 수고와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펨테크 서비스인 ‘카리아’는 앱을 통해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해 갱년기 증상 완화를 위한 방법 들을 제안한다. 아울러 사용자의 일상생활을 기록, 분석해 전문 영양사의 맞춤형 레시피를 제공하거나 인지행동요법 등을 소개해 증상 완화를 돕는다. 또, 안티에이징 분야에 대한 원격 진료와 처방약을 배송하는 ‘뉴알엑스’, 폐경 전후 신체적, 심리적 건강관리 및 주름, 검버섯 등 개인 맞춤형 화장품을 배송해주는 ‘로리’ 등도 주목받는 서비스다. 이밖에 미국의 ‘버추헬스’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노화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 중이며, 싱가포르의 ‘엘로케어’는 복약 시기를 놓치거나 약물을 과다복용 하지 않도록 돕는 모니터링 기기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글로벌 뷰티 기업 ‘로레알’ 역시 사춘기부터 폐경기까지 월경주기를 고려한 개인 맞춤형 스킨케어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국내 펨테크 현황은?
아직까지 국내 펨테크 산업은 월경주기 관리나 여성용품 등 월경 케어나 임신, 출산 전후 관리 및 육아 등에 집중되어 있는 편이다. 즉, 중장년만을 위한 펨테크 서비스는 미국 등과 비교하면 매우 미미한 상황이다. 유방암 정보 및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루닛케어’를 비롯해 비대면 진료 및 처방약 배송을 지원하는 ‘닥터나우’, ‘올라케어’, ‘닥터콜’ 등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건강 관련 서비스는 적지 않다. 해외 펨테크 서비스의 초창기 모델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미루어볼 때, 점차 그 수요에 따라 관련 서비스도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김도연 연구위원은 25일 발표한 ‘여성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기술, 펨테크’ 보고서를 통해 “최근 디지털 헬스 케어 서비스를 확대하는 국내 보험사들은 여성의 생애주기를 고려한 솔루션 개발을 통해 서비스 차별화가 요구된다”며 “보험사의 헬스케어 서비스는 건강 상태 분석을 통한 운동과 식단 추천, 멘탈 케어가 일반적인 형태이며, 여성 고유의 건강 특성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종합적인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여성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며, 여성 호르몬 변화를 고려한 건강관리 지원 역량이 플랫폼 이용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난소암 환자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난소암 환자는 2019년 2만4134명으로 2016년 1만8115명 대비 3년간 33.2%나 늘었다. 특히 폐경 이후 중장년 여성에 발생하는 종양의 경우 난소암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필요하다.
폐경 이후 난소 종양 난소암 가능성 높아
2019년 암으로 사망한 여성의 절반가량(47%)이 난소암으로 사망했다(심평원). 실제 2019년 기준 전체 난소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64.5%로 유방암 93.6%, 자궁체부암 89%, 자궁경부암 80.5%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난소 종양은 난소에 생긴 종양을 말한다. 기능성 낭종, 기형종 등 ‘양성종양’과 난소암인 ‘악성종양’, 양성과 악성의 중간인 ‘경계성 종양’ 등을 포함한다.
다행히 청소년기와 가임기 연령에서 나타나는 난소 종양은 대부분이 양성이다. 이 중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은 물혹으로 불리는 ‘기능성 낭종’이다. 반면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 난소 종양이 발생했다면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송희경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폐경 이후 발생하는 난소 종양은 악성인 난소암일 가능성이 높다”며 “폐경 이후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이 중요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고 말했다.
난소 종양은 초음파,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촬영) 등으로 진단한다. 난소 종양이 발견됐을 때 환자의 나이, 증상, 가족력, 영상 소견과 암수치(종양표지자 검사)를 바탕으로 감별 진단을 시행한다. 양성종양이라도 크기가 5㎝ 이상으로 커지거나 종양표지자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했을 땐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료와 함께 수술을 고려한다.
난소암의 약 90%는 난소의 표면에서 발생하는 상피성 난소암으로 최근 상피성 난소암의 유전적 요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BRCA 1/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BRCA 1 유전자 양성인 경우 39%에서 난소암 발생) △대장암, 자궁내막암, 소장암 비뇨기암을 동반하는 린치 증후군 등에서도 난소암의 유병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유전적인 요인 외에도 △40세 이상의 연령 △불임이거나 출산 경험이 없는 경우 난소암의 유병률이 증가한다.
초기 증상 경미, 40세 이후 정기검진 필요
난소암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율이 80~90% 이상으로 올라가지만, 초기 증상이 거의 없거나 경미해 진단이 힘든 편이다. 초기 진단되는 경우는 산부인과 검진 시 초음파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이후 난소암이 진행하면서 통증, 복부 팽창, 질 출혈 등이 나타나고, 이외에 막연한 위장 장애, 복부 이상감, 소화 장애, 위장 불안, 가벼운 식욕감퇴, 월경 전 긴장, 심한 유방 팽창, 월경과다, 기능성 출혈 등이 있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난소암으로 진단하기 쉽지 않다.
치료는 수술로 암이 퍼진 부위를 최대한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후 조직 검사를 통해 암의 진행 정도, 암세포의 종류, 환자의 전신 상태, 재발 여부에 따라 항암 치료를 병행한다. 다만 진단 당시 전신 상태가 수술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땐 항암 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이 때문에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30대 후반부터 1년에 한 번 질 초음파와 피검사를 포함한 정기적인 부인암 검진을 추천한다. 또 가족 중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BRCA 유전자 변이 검사 시행을 권고한다. 이외에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6개월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고, 출산이 끝난 고위험군 환자는 난소난관 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다.
송 교수는 “최근 표적 항암제에 대한 활발한 연구로 난소암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됐음에도 난소암의 5년 생존율은 아직 64.5%로 다른 암종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난소암의 치료에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40세 이상이면서 가족 중에 유방암, 직장암, 난소암 병력이 있거나 임신, 출산의 경험이 없는 경우, 12세 이전에 초경을 시작했거나 30세 이후 첫출산을 한 경우라면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진료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질병과 가장 근접한 이들은 누구일까. 환자와 그의 가족, 혹은 그들과 함께하는 의료인일 것이다. 질병과 삶, 때로는 죽음을 마주하는 간호사들은 우리 사회에서 아픈 몸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국립암센터 암생존자통합지지실과 호스피스 병동에서 전담 인력으로 근무하는 간호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박미애 국립암센터 암생존자통합지지실 간호사
“유방암을 예로 들어볼게요. 유방암 0기, 1기 환자들의 경우 방사선 치료에 보통 한 달 걸립니다. 호르몬 치료를 위한 처방약 복용은 장장 5년간 계속해야 해요. 하지만 방사선 치료가 끝나면 그 뒤로 의사에게 진단받을 기회가 없어요. 의사들은 ‘이제 치료 끝나셨어요. 몇 달 뒤에 검사받으러 오시면 됩니다’라고 하면 환자들이 치료가 끝나서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요. 사실은 그렇지 않거든요. 앞으로 나는 뭘 해야 하나. 몸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 정보가 부족하니 오히려 막막하고 불안해하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박미애 간호사가 만나는 환자들은 암 진단을 받은 뒤 수술이나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 등의 적극적인 치료를 끝낸 암 생존자들이다. 그러나 치료가 끝났다고 해서 질병과의 고리도 끊어진 것은 아니다. 센터를 찾는 이들은 여전히 암 재발을 가장 두려워하며, 미미한 통증이나 신체 변화만 생겨도 암과 관련된 증상이 아닐까 불안해한다.
그가 하는 일은 환자들이 스스로를 관리하고 원활하게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상담과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 2019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 10만 명당 연령표준화발생률은 295.7명으로, 2015년 이후 신규 암 환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암 치료 후 어떤 것을 신경 써야 하는지,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을 기회는 턱없이 부족하다. 경제적 지원을 받거나 재취업은 언감생심이다. 그저 환자들끼리 모여 정보를 주고받는 경우가 대다수다.
2017년 7월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암생존자통합지지사업은 올해부터 본사업으로 전환됐다. 박 간호사는 사업이 처음 시행될 때부터 함께한 암생존자통합지지실 초기 멤버다. 정신 전문 간호사로서 암 생존자인 환자가 방문하면 자가평가 및 상담부터 진행하며 환자가 겪고 있는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을 파악하고, 건강관리법에 대한 교육과 상담을 맡았다. 또한 통합지지실의 전반적인 행정 업무 및 간호학과나 대학원 등 관련 전문 인력을 대상으로 암 생존자 관리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암 환자 10명 중 7명은 5년 이상 생존한다는 통계자료가 발표됐지만 암은 여전히 통증, 단절, 혹은 죽음을 연상시킨다. 사실 당연한 이야기일지 모른다. 환자들은 피로와 통증 등의 신체적 어려움이 있어 경제활동을 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다시 일을 시작해도 괜찮을까’ 등의 심리적인 불안감까지 합세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투병 사실 알리기를 꺼리기도 한다. 같이 사는 배우자를 제외하고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 환자도 더러 있다. 사람들의 지나친 배려가 부담스럽거나 무덤덤하다 못해 냉담한 반응에 상처받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성공이나 노력보다 행복, 남의 시선보다 나 자신과 가족에게 집중할 변화의 계기로 삼는 이들이 조금이나마 늘어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작년에 센터를 찾았던 65세 림프종 환자 A씨도 비슷한 사례다. 현재 센터에서는 코로나19 때문에 프로그램 다수를 비대면 콘텐츠로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을 비롯해 익숙지 못한 일에 대한 도전을 특히 겁내던 분이었다. 그러나 영양식생활 프로그램과 사진, 짧은 일기를 공유하는 ‘고잉온 다이어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용기를 얻었고, 결국 노인 일자리 사업으로 운영되는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취직해 일하게 되었다. 박미애 간호사는 앞으로도 제2의 A씨가 많아지길 바란다. 암이라는 제약과 편견으로부터 벗어나 다시 세상으로 향하길 꿈꾸고 있다.
유재빈 국립암센터 호스피스·완화의료병동 간호사
“여전히 암 진단은 사형선고나 다름없고, 호스피스 병동은 무겁고 엄숙한 공간이라는 편견이 강해요. 그래도 죽음과 호스피스 병동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노력하려고 해요. 제가 고등학생일 때 가족들끼리 췌장암에 걸린 할머니에게 마지막 생일파티를 해드리려고 병실에서 촛불과 케이크를 준비했었어요. 당시 할머니는 이미 의식이 없으셨고, 이상하게 보는 시선이 많아 유난이라며 아버지를 나무랐죠. 하지만 지금은 병동에서 환자들의 생애 마지막 생일파티를 소소하게나마 챙겨드리고 있어요. 앞으로도 암과 죽음에 대한 인식이 점차 변화하리라고 믿어요.”
호스피스·완화의료병동에서 3교대로 근무하는 유재빈 간호사는 입원한 환자와 보호자 곁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다. 신체적 증상 관리부터 위생, 임종 돌봄 및 장례 준비, 정서적 지지까지 환자의 말기 돌봄 기간에 필요한 모든 간호 활동을 수행한다.
그가 일하는 곳에서는 입원한 환자 9명의 힘든 증상을 적극적으로 완화시키는 치료가 이뤄진다. 환자의 의사를 가장 존중하여 수혈 및 중재적 시술을 적극적으로 지속하고, 가정에서 증상 조절이 가능해지면 퇴원이 이뤄지는 일반 병동과 다를 바 없다. 다만 일반 병동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회복하는 과정에 집중한다면, 호스피스 병동에서는 입마름 같은 신체적 증상 완화부터 환자의 안위 증진 및 개인 위생에 대한 돌봄이 제공되고 있다.
국립암센터 호스피스·완화의료병동과 일반 병동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상담 및 돌봄 프로그램이 있다는 점이다. 일주일에 한 시간 이상 환자 및 보호자와의 상담을 필수로 진행하는 것은 물론, 음악이나 미술 요법, 스트레칭 데이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심적인 안정과 위로를 건넨다.
코로나19 때문에 가족을 제외한 지인들의 면회가 쉽지 않아 병동에서는 유튜브 라디오 프로그램을 고안해내기도 했다. 유튜브 채널을 열어 사연과 신청곡을 받는 실제 라디오와 유사한 진행으로, 특히나 만족도가 높다.
호스피스 병동에서는 환자와 가족들의 수용 정도, 실질적인 심리·사회적 어려움이 무엇인지부터 파악에 나선다.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약사, 요법치료사로 이뤄진 전담팀이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남은 시간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후회 없이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통증과 증상을 적극적으로 조절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을 하는 호스피스·완화의료는 엄연히 의료 서비스에 해당한다.
그러나 병동 바깥에서 호스피스·완화의료가 갖는 이미지는 무겁기만 하다. 죽음을 준비하기보다 터부시하고 쉬쉬하는 분위기와 더 이상 치료할 방법이 없을 때 마지막으로 향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합쳐진 결과다. 병동을 찾아 초기 상담을 진행할 때까지만 해도 엄숙하고 숨 막히는 공간으로 생각해 걱정하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적지 않다.
환자들이 ‘왜 나에게 이런 몹쓸 병이 와서 우리 가족을 힘들게 할까’, ‘이제야 살 만해졌는데 이런 나쁜 병에 걸렸구나’ 하며 자책하는 모습도 자주 본다. 의식이 흐려지기 전까지 자녀와 배우자, 부모에게 미안해하는 것이다. 암에 걸리고 싶어 걸린 것이 아니며,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의 문제가 아님에도.
그러나 암은 의학 기술의 발달로 고혈압 및 당뇨 같은 만성질환화되고 있다. 약을 복용하고, 생활 습관을 조절하며, 남은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병 말이다. 병동에 들어와보니 예상했던 분위기와 달라 놀라는 이들이 많다. 그는 얼마 전 명절맞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자들이 서로에게 편지를 쓰고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며 매일 깨달음을 얻는다. 일한 기간이 늘어날수록 ‘함께’, 그리고 ‘가족’이 갖는 의미가 얼마나 중요한지 곱씹게 된다. 그에게 울림을 준 건 아들이 아버지를 간병하는 무뚝뚝한 부자였다. 입원 초기 서먹했던 사이가 서로를 용서하며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 호스피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변화하는 것을 지켜보며 느끼는 바가 많았다.
아버지가 병동 내 ‘평온실’에서 임종을 맞은 몇 달 뒤 아들은 병동으로 세 장짜리 장문의 자필 편지를 보내왔다. ‘주저앉고 싶었던 마지막 순간, 슬픔을 공감하고 이해해주며 오히려 배려하는 모습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편지의 한 구절을 읽어주며 눈시울을 붉힌 그는 다짐했다고 한다. 누구에게도 예외 없는 죽음 앞에서 환자가 편안할 수 있도록,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덧씌운 선입견을 벗겨내는 데 보탬이 되는 간호사로 성장하고 싶다고.
상처 없이 매끈한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누구에게나 유독 아프고 쓰라린 기억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꺼내기조차 쉽지 않고, 내 책임 같아 품에 안고 살았을 과거의 상처. 어떻게 치유하고, 독립하는 게 좋을까?
동트기 직전의 새벽이 가장 어둡다지만, 상처를 품에 안고 사는 사람의 마음속 어둠은 해소될 길 없이 번져만 간다. 이럴 때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일상을 벗어나 고요한 공간에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처음에는 마음에 쌓인 불순물이 쏟아지겠지만 어느새 감정 분출이 끝나고 치유가 마무리되는 시점이 올 것이다.
과거를 마주하는 글·그림
과거의 나와 독립하기 위해서는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쓰기’는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적고, 내면을 마주하면서 스스로 위로를 건넬 수 있다. 두려움을 발설할 계기를 마련하는 셈이다. 박미라 치유하는 글쓰기 연구소장은 우울, 불안, 무기력, 트라우마를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글쓰기를 처방한다. 박 소장이 30여 년간 심리상담자로 활동하며 가장 먼저 쓰게 하는 글감은 ‘죽도록 미운 당신에게’다. 10분이나 20분 정도로 시간을 정해두고 그 안에 글을 쓰도록 한다. 망설임을 줄여 최대한 빨리 내면을 끌어내는 방법이다. 그러면 욕하며 무시했던 사람들만 ‘죽도록 미운 당신’으로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일찍 돌아가신 아빠, 집을 나간 엄마, 실은 사무치게 그리웠던 이들을 대상으로 꽁꽁 숨겨뒀던 마음을 털어놓는다. 이외에도 박 소장은 ‘내 인생이 서러운 100가지 이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 ‘미처 하지 못한 말’, ‘자기 비난 실컷 하기’ 등의 글제를 제시했다.
그림을 이용한 치유 방법도 있다. 예비사회적기업 카툰캠퍼스가 여러 노인 기관들과 협력해 진행하는 ‘시니어 만화창작학교’에서는 2014년부터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만화 자서전을 완성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사물이나 인물 그리는 법, 소묘 등 그림 그리기 수업 외에도 스토리 전개 수업이 포함된다. 어릴 적 사용했던 소품 그리기, 기억에 남는 추억의 장면 그리기 등 주제를 던져 이야기를 유도하는 식이다. 이 과정은 아픈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담소이자 앞으로의 인생 방향을 알려주는 현명한 가이드가 될 수 있다. 프로그램을 진행한 현상규 강사는 “어르신들이 열심히 살아왔던 과거의 일들을 떠올리며 정체성을 다지는 것은 물론, 참여자들 간에 격려와 공감을 주고받아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몸으로 하는 내면 위로
신비롭고 종교적인 수행법으로 인지되던 명상이 대중화되고 있다. 정신과나 심리상담소에 갈 경제적·물리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간편하게 마음을 가다듬기 위함이다. 유튜브 검색창에 ‘명상’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쏟아진다. 고요한 음악을 배경으로 내레이션이 흘러나오기도 하고, 자연 소리 ASMR(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 매일 예뻐지는 주문 등 샤머니즘 요소가 담긴 명상 음악도 있다. 이는 불면증 치료, 생활 습관 교정, 자존감 회복 등 활용 범위가 넓다. 유튜브 명상이 인기를 끌면서 전문 ‘명상 유튜버’가 등장할 정도다. 명상 문화를 일찌감치 받아들인 미국 등 서구 국가에서는 애플·나이키·페이스북·인텔·위워크 같은 많은 기업이 사내 명상센터를 개소하거나 명상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내 명상 인구는 최근 5년간 3배 정도 늘어났다.
미국을 기점으로 확산된 치유 방법의 하나로 춤 치료, 댄스 테라피(Dance Therapy)가 있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댄스 테라피의 신체적·심리적 효과에 대한 연구 사례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춤이 사람의 보행 속도, 균형성 개선뿐 아니라 심리적으로 효과를 느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유방암을 앓고 있던 60세 최순덕 씨는 “우울감과 상실감으로 고통스러운 시기를 보내던 중 우연히 만난 훌라댄스 덕분에 네 번의 항암 치료와 서른세 번의 방사선 치료를 견딜 수 있었다”며 마음의 병을 이겨낸 사연을 풀어냈다. 남희경 명지대학교 예술심리치료학과 겸임교수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느끼는 불안, 우울, 분노와 같은 감정은 가장 먼저 ‘몸’으로 나타난다. 몸은 마음이 사는 실체이기 때문이다. 불안하면 몸이 경직되고, 우울하면 무기력해진다. 또 화가 나면 압력솥처럼 끓어오르기도 한다. 따라서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 말이 필요하다면, 나 자신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몸을 감각할 수 있어야 한다”며 몸을 기반으로 마음을 돌보는 것에 대해 조언했다.
"30년 넘게 우울증에 걸려서 많이 힘들었는데, 송가인 가수 님을 만나고 약을 안 먹고 있어요." - 송가인 중년 팬클럽 회원
'덕질'의 사전적인 의미는 '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해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이다. 사회에서는 보통 '덕질'은 좋아하는 연예인을 향한 팬들의 '팬질'로 통용된다. 특히 요즘은 40~60대의 중장년 층 사이에서 덕질이 화제인데, 10, 20대의 젊은 층과 비교해도 차이가 없다. 오히려 더 열성적이기도 하다.
40~60대 사이의 팬 문화는 2019년 TV조선 '미스트롯', 2020년 '미스터트롯'으로 이어지면서 꽃폈다. 중장년 층은 추억과 애환이 담긴 트로트를 구성지게 잘 부르는 가수들에게 열광했다. 그들의 목소리에서 용기와 위로를 받았다. '미스터트롯'은 최대 시청률 35.7%를 기록하기도 했다.
가수들에게 푹 빠진 중장년의 팬들은 팬클럽 활동으로 덕질을 이어갔다. 현재 공식 팬클럽 기준 회원 수를 보면 송가인은 5만 8천 명이 넘었고, 임영웅은 16만 명을 넘어 17만 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트로트 가수 뿐만 아니라 K팝 가수들에게도 중장년 팬덤이 생겼다. 특히 월드 스타 방탄소년단은 세대 불문 팬 층이 두터워지며 세대 통합을 이루었다. 30대의 조 모 씨는 "시어머니도 방탄소년단을 좋아하셔서 같이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서 얘기를 많이 나눈다"고 말했다.
중장년층의 팬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의 TV 프로그램 챙겨 보기, 콘서트 관람, 스밍(음원 스트리밍) 작업은 기본이다. 중장년층은 스마트 폰과 인터넷이 취약하기 때문에 팬클럽 내에서 자체적으로 스트리밍 교육까지 진행한다. 또한 조공, 굿즈 제작 등의 문화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중장년의 덕질 문화를 조명하는 예능 프로그램까지 생겼다. 지난 20일 첫 방송된 KBS2 예능 '팬심자랑대회 주접이 풍년'(이하 '주접이 풍년')은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덕질과 함께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주접단'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이다.
편은지 PD는 "기획하면서 신기했던 것 중 하나가 스마트폰이 낯설었던 중장년 층이 '덕질'을 시작하면서 요즘 세대 못지않게 스마트폰을 잘 다루게 됐다는 점이다. 덕질을 하며 젊어졌다는 이분들은 아직까지도 좋아하는 사람이 TV에 나오는 것에 가장 열광하는 세대다. 이분들이 가장 보고 싶고 그리워하는 스타를 모셔서 행복한 추억을 선물해드리는 것이 목표이자 섭외 포인트다"고 밝혔다.
첫 방송에서는 송가인이 나왔고, 다음주에는 임영웅의 출연도 예고됐다. '핑크 깃발 부대'로 유명한 송가인 팬클럽 '어게인'(Again)은 체계적으로 운영되기로 유명하다. 자문, 고문, 지역별 장 등, 조직도도 있다. 그 중 고문 변호사를 맡고 있는 진시호 변호사는 "팬카페 고문 변호사는 제가 최초인 것 같다"면서 "수임료는 무료다. 팬심으로 해준다. 누군가 악플을 달면 법적 조치도 하고, 카페 운영진들한테 자문도 해준다"고 말했다.
또한 중년의 팬들은 딸뻘인 송가인을 보고 눈물을 보이며 감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10년 전 유방암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았지만, 또 재발이 되면 어떡하나 불안했는데 가수 님을 만나고 제 삶이 달라졌다. 남편이 동참해서 부부가 같이 팬클럽 활동을 하고 있다", "30년 넘게 우울증에 걸려서 힘들었다. 대한민국에서 정신과 쪽에서 최고 권위자인 분들을 만나 뵙고 입원 치유 권유도 받았는데 가수 님을 만나고서는 약은 안 먹고 있다"는 팬들도 있었다.
2021년 2월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트로트 열풍으로 보는 오팔 세대의 부상과 팬덤 경제' 발표에서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오팔 세대의 팬덤은 잃어버린 나의 정체성을 찾고 위안을 얻는 수단으로 관련된 소비에 매우 적극적이며 지속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오팔(Opal) 세대는 '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의 약자로, 5060 액티브 시니어를 말한다.
또한 "팬클럽 활동을 통한 네트워킹과 소비를 통해 대상에 몰입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찾고 나를 표현함으로써 사회 생활을 할 때와 같은 활력을 느끼는 것"이라며 "시간적 여유가 있어 결집력과 행동력이 매우 강하며 활동 빈도도 높고 1020세대와 달리 좀 더 관대하게 스타를 바라보기 때문에 지속성이 긴 편이다. 높은 디지털 향학열로 디지털 기반의 활동과 소비에도 MZ세대와 유사한 행태를 보인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나이가 들수록 암에 걸릴 확률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9년 신규 암 환자 수는 25만 4718명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인구 10만 명당 계산하면 295.8명으로 지난해보다 3.4명(1.2%) 늘었다. 이 중 65세 이상에서의 암 발생률은 10만 명 당 1576.6명으로, 고령층에서 암 발생이 특히 잦았다. 당국에서는 이를 대한민국의 고령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해석했다.
성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50대 초반까지는 여자의 암 발생률이 높다가 후반부터 남자의 암 발생률이 더 높았다. 남자의 경우 44세까지는 갑상선암이, 45-64세까지는 위암이, 64세 이후에는 폐암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여자의 경우에는 39세까지 갑상선암이, 40-69세까지는 유방암이, 69세 이후에는 대장암이 가장 흔한 발병을 보였다. 또한 우리나라 국민들이 기대수명(83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7.9%였으며, 남자(80세)는 5명 중 2명(39.9%), 여자(87세)는 3명 중 1명(35.8%)에서 암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암 환자의 증가에 따라 2019년 암 유병자도 2018년보다 증가했다. 암 유병자는 1999년 이후 암을 확진 받은 뒤 2019년까지 치료 중이거나 완치된 사람을 뜻한다. 통계 결과에 따르면 암 유병자는 214만 7503명으로 전년 대비 약 14만 명 증가했다. 우리나라 전체 국민 25명당 1명꼴이다. 이 중 65살 이상은 8명당 1명꼴로 암 유병자(99만 6051명)였다. 성별로는 65세 이상 남성이 6명당 1명꼴, 여성은 10명당 1명꼴이었다.
고무적인 것은 암 진단 후 5년 초과 생존한 암 환자가 전체 암 유병자의 절반 이상(59.1%, 약 127만 명)이었다. 전년(약 116만 명)보다도 약 11만 명 증가한 수치다. 남녀별 5년 생존율은 여자(77.3%)가 남자(64.5%)보다 높았는데 당국은 이를 생존율이 높은 갑상선암, 유방암이 여자에서 남자보다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예상했다.
암종별로는 남녀 전체에서 갑상선암(100.0%), 전립선암(94.4%), 유방암(93.6%)이 높은 생존율을 보였고, 간암(37.7%), 폐암(34.7%), 담낭 및 기타 담도암(28.5%), 췌장암(13.9%)은 상대적으로 낮은 생존율을 보였다.
박향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올해 전 주기적 암 관리 강화를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발표한 것을 비롯하여 암에 대한 국민부담 경감을 위한 조기검진, 예방접종 확대, 암 예방 등 인식개선, 암 치료기술 연구개발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암 예방·검진 고도화, 암 치료 내실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다만 고령화 등으로 암 발생률은 지속 증가하고 있으므로, 주기적인 검진과 생활 속 예방 수칙 준수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3.3년. OECD 국가 평균인 81년보다 2.3년 더 긴 수치다. 기대수명이 지속해서 늘어나는 만큼 건강하게 노년을 보내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지만,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64.4세에 그친다. 평균적으로 20년 동안은 병마와 싸우며 노후를 보내야 한다는 뜻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한 2018년 연령별 질병 통계에 따르면 1인당 주요 질병 개수는 70세 이상이 7.77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60대가 6.69개로 뒤를 이었다. 노년층은 경제적 활동이 없어도, 의료비 지출은 집중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는 중요하다. 그러나 가족 부양과 경제적 문제 등으로 보험 사각지대의 놓여있는 시니어가 적지 않다.
이들을 위해 각 생명보험사에서는 고령자도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출시해 판매 중이다. 이러한 보험 상품을 업계에서는 고령층의 부모님 맞춤형 보장을 탑재했다고 해서 ‘효(孝) 보험’이라고 부른다. 효보험 상품의 특징은 가입 문턱을 낮춰 가입연령을 80~90세까지 확대하고 혈압, 당뇨 등 질환이 있었던 유병력자도 간단한 심사로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암보험, 치매보험, 건강보험 등 고령자에게 꼭 필요한 주요 보장 내용별로 세분된 것도 특징이다. 암보험의 경우 50대 이후 발병률이 높은 유방암, 전립선암 등의 암을 집중적으로 보장해 주며, 건강보험은 암, 뇌질환, 당뇨, 녹내장, 관절염 등 노인성 질환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단순히 가입자들에게 유리한 조건이라며 아무 보험이나 가입하는 것은 금물이다. 우선 가입 전 부모가 앓고 있는 질병이나 병력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중요하다. 노년층은 자신의 질병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본의 아니게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될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고령의 부모에게 효보험을 선물했다가, 고혈압약 복용 사실을 모르고 간편 심사를 통해 가입한 것이 문제가 돼, 보험비를 한참이나 납입한 이후에 느닷없이 계약 해지를 통보받는 일도 있다.
이미 가입한 보험 내역과 그 보장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도 필수다. 특히 실손의료보험(실비보험)에 가입돼 있다면 중복되는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액보험은 여러 보험에 가입하더라도 중복 보상이 가능하지만, 실손보험은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만약 실손보험이 없다면, 이부터 먼저 가입하기를 추천한다. 병원 이용이 많고 의료비 지출이 큰 고령자에게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이 실손보험이라는 것이 이유다.
또 부모님의 연령대나 건강 상태에 맞춰 꼭 필요한 보장이 담겼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고령자에게 치명적인 3대 질환으로 알려진 암, 뇌 질환, 심장 질환은 반드시 대비하기를 권한다. 암보험은 나이가 들수록 자주 발병하는 생식기암의 보장 범위가 일반 암과 동일한 상품이 좋다. 뇌질환이나 심장질환의 경우에는 질병의 단계별로 보장이 달라지기 때문에 보장 범위가 가장 넓은 ‘뇌혈관질환’과 ‘허혈성심장질환’까지 진단비를 보장하는지 확인 후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보장 기간은 늘어난 평균수명을 고려해 종신 또는 100세까지 해야 한다. 보장 기간이 길수록 혜택이 많아진다고 보면 된다. 또한 70~90세의 노인에게는 만기환급형보다 순수보장형상품이 적합하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은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높은데, 순수보장형 또는 갱신형으로 가입하면 만기환급금이 없는 대신에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혜택도 많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효보험은 무엇보다 하루라도 빨리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라며 “나이가 한 살이라도 적을 때 가입해야 보험료도 적고 보장도 많이 가져간다”라고 조언했다.
치약은 다른 생활용품과 달리 하루 세 번씩 입에 직접 넣으며 사용한다. 80대까지 약 9만 번 양치질을 하는 셈이다. 나이가 들수록 치아 건강이 더 중요하지만, 시니어들은 자신에게 맞는 ‘맞춤 치약’을 고르는 데 별로 공을 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브랜드나 가격 등을 보고 가성비를 고려해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가 시리거나 잇몸 질환이 발생하기 쉬운 중장년층일수록 치약 선택이 중요하다. 자신의 구강 상태를 확인해 필요한 성분이 있는지, 해로운 성분은 없는지 꼼꼼하게 골라야 한다. 치약에 따라 성분과 효능에 차이가 있어서다. 보통 한 제품의 치약을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하지만 개인의 치아 상태에 따라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이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다양한 제품 중에서 나에게 맞는 치약은 어떻게 고르면 좋을까? 번거로울 수 있지만,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치약들의 구성 성분을 비교하고 사용 설명서를 읽은 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치약 성분은 치아 표면에 붙어있는 물질을 제거하는 연마제, 적당한 습도를 유지해 주는 습윤제, 거품을 만들어 세척을 쉽게 하는 발포제, 치약이 일정한 형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결합제, 맛이나 향기를 첨가해 상쾌함을 느끼게 하는 착향제 등이 주요 성분이다. 이 물질을 기본으로 하고, 어떤 목적을 더 하느냐에 따라 치약에 다양한 성분이 첨가된다.
충치 예방에 탁월한 ‘불소’
불소는 거의 모든 치약에 함유돼 있다. 충치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나타내지만 많이 섭취하면 구토, 위장장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식약처에서는 불소 성분 배합 한도를 1500ppm 이하로 규제하고 있다. 성인은 1000ppm, 어린이는 500ppm 이하의 저 불소치약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치약을 삼킬 가능성이 큰 영유아에게는 불소가 없는 치약 사용을 권한다.
치석 형성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인 ‘피로인산’
치석이 쌓이면 그 위에 세균이 달라붙기 쉽다. 치석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피로인산이라는 물질을 더한 치약이 있다. 단 치석을 직접 제거하진 못하고 더 쌓이지 않게 돕는 정도다. 치석 케어 치약은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한 번 받은 뒤 쓰기 시작하면 좋다. 치약 전 성분 표기에 피로인산이 적힌 것을 고르면 된다.
시린 이를 완화하는 ‘질산칼륨’
잇몸이 내려가서 치아 뿌리가 노출되면 차가운 물을 마실 때와 단 음식이나 신 음식을 먹을 때 이가 시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럴 때는 질산칼륨과 인산삼칼슘, 염화스트론튬 등이 함유된 치약을 사용하면 시린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단 이런 치약은 연마제가 소량이거나 거의 들어 있지 않아서 칫솔질을 더 많이, 꼼꼼하게 해야 한다.
구취에 효과적인 ‘플라보노이드’
구취에는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들어 있는 치약을 사용하고 양치질 후 충분하게 입안을 헹궈야 한다. 특히 플라보노이드 성분 치약은 따뜻한 물로 헹구는 것을 추천한다. 또 구취의 원인은 90% 이상이 구강에 있으니 구취가 지속된다면 치과를 방문해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가장 좋다.
잇몸 부종, 염증을 완화하는 ‘염화나트륨’
잇몸 염증 완화 물질로는 염화나트륨, 초산토코페롤, 염산피리독신, 알란토인, 아미노카프론산 등이 효과적이다. 치주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칫솔모가 치아에 닿으면 시린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때 시린 이 치약을 같이 사용하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트리클로산’, ‘파라벤’은 주의
미국 식약처에서는 잇몸 염증 완화와 항균 기능을 하는 '트리클로산' 사용을 허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 국정감사에서 파라벤과 함께 유해성 논란이 됐던 물질이다. 트리클로산은 간암, 감상선 기능 저하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체중 1kg당 300mg의 트리클로산에 14일간 노출되면 근육 긴장도가 떨어져 움직임이 둔해지고 다뇨증이 생긴다는 동물실험도 있다. 따라서 치약 성분표에서 트리클로산이 없는 것을 고르거나,성분이 함유된 치약을 썼을 때는 양치질 후 물로 입을 꼼꼼히 헹구는 게 안전하다.
파라벤은 방부제의 하나로 박테리아와 곰팡이를 죽이는 성질이 있어 식품이나 화장품의 보존제로 널리 이용된다. 그러나 파라벤이 체내에 흡수되면 배출되지 않고 내분비계를 교란해 유방암, 생식 기계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함량만 지키면 안전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치약 외 다른 제품을 통해서도 파라벤이 체내에 쌓일 수 있어 많이 쓰지 않는 게 좋다.
어떤 치약을 선택할지 어려울 때는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치과에 문의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본인에게 맞는 치약과 칫솔, 양치질 습관 중 개선이 필요한 부분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효과적인 구강 관리를 위해서는 개개인에게 적합한 치약 사용이 필요하지만 올바른 칫솔질로 치태를 깨끗하게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