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10대 국회의원 선거에 낯익은 얼굴이 당선됐다. 바로 인기 드라마 등으로 스타덤에 오른 탤런트 홍성우였다. 당시 37세의 나이에 연예인 최초로 서울 도봉구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돼 국회의원이 된 홍성우는 11, 12대 민주정의당 소속으로 같은 지역에서 3선 기록을 세웠다. 이후 배우 최무룡, 신영균, 탤런트 코미디언 이주일, 가수 최희준, 연기자 이대엽 이낙훈 이순재 최불암 강부자 신성일 정한용 최종원 등이 지역구 혹은 비례대표(전국구)로 국회의원이 돼 활동했다. 연기자 이덕화 문성근, 코미디언 김형곤 등은 총선에 나섰으나 낙선했다.
1978년 첫 연예인 출신 국회의원을 배출한 이후 38년이 흐른 2016년 4월 13일. 3선에 도전한 연기자 출신 정치인 김을동은 스타 아들 송일국 등의 열렬한 선거운동에도 불구하고 서울 송파구병에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패배, 낙선함으로써 20대 국회에선 연예인 출신 국회의원을 볼 수 없게 됐다.
이번 총선에선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 유권자의 관심을 쉽게 유발할 수 있는 연예인 중 가족, 후보와의 개인적인 인연, 지향하는 정치색 등으로 선거 운동원 행태로 선거에 참여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서울 중구성동을 새누리당 후보로 나선 남편 지상욱의 당선을 위해 분주하게 선거운동을 한 심은하를 비롯해 남진 이영애 김수미 이은미 윤형주 안내상 우현 전원주 태진아 설운도 엄용수 윤용현 선우용녀 정찬우 박상원 길용우 독고영재 양원경 등이 총선에 나선 후보들의 선거 운동을 도왔다. 우리 사회에선 한동안 연예인과 정치는 양립할 수 없거나 연예인은 권력층의 정치 선전이나 집권 여당의 선거운동에 단순히 동원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유명성과 인기, 영향력을 바탕으로 대중의 가치관과 세계관, 라이프스타일, 소비생활 등 다양한 측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연예인과 스타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 사회에선 여러 가지 이유로 연예인의 정치 참여는 제한적이었다. 물론 최근 들어 연예인들이 정치 활동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면서 국회와 장관 등 정부 고위직 진출, 선거운동, 정당 활동에 나서는 연예인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연예인의 정치 활동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인 인식이 엄존하고 정치 활동에 대한 유·무형의 제약이 뒤따른다는 생각을 하는 연예인들이 적지 않아 미국처럼 연예인의 활발한 정치 활동은 전개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처럼 영화배우 출신 대통령도 나오고 이라크 공격 명령을 내린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악마 같은 존재”라고 맹비난을 한 숀 펜처럼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명하는 할리우드 스타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연예인들은 대통령 선거 때면 가치관과 지향하는 정치색에 따라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표명과 선거운동, 선거모금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오는 11월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나설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 조지 클루니, 메릴 스트립, 맷 데이먼, 리오나도 디카프리오 등 할리우드 스타와 스티비 원더. 레이디 가가 등 스타 가수들이 선거 운동에 나섰다. 또한, 공화당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레슬링 선수 출신 연기자 헐크 호건, 배우 게리 부시 등이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한국에서 연예인의 정치 활동이 긍정적으로 활성화하지 못한 까닭은 무엇일까. 그동안 연예인의 선거운동과 정치 참여, 정계 진출 등이 연예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권력층의 강권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고 최근 들어서는 연예인을 대선 등 정치적 이벤트의 일회용 도구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승만 정권하에서 정치깡패로 악명을 날린 임화수는 정권의 비호 아래 반공 예술인단을 이끌며 김희갑을 비롯한 최고 인기 연예인들을 선거 및 정치 행사에 강제적으로 동원해 정권과 집권여당을 선전하고 표심을 얻는 도구로 철저히 활용했다. 이러한 행태는 권위주의 정권에서도 이어지다 최근에 들어서야 사라졌다. 이 때문에 연예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인 인식이 커졌다.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은 “내가 한동안 음악 활동을 못한 것은 (박정희) 대통령 찬가 만드는 것을 거부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 중견 연기자도 “1970~1980년대만 해도 집권세력 정치행사에 참여 제안을 받고 불참을 하면 연기 활동에 큰 불이익이 있어 어쩔 수 없이 정치 행사나 선거운동에 나서는 연예인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신중현의 주장과 중견 연기자의 증언은 일부 연예인들이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순탄한 연예 활동을 위해 권력층과 집권여당의 정치 행사에 동원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한동안 정치 참여를 하는 연예인에 대해 ‘정치적 무뇌아’ 혹은 ‘집권세력의 추종세력’이라는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이 생겼다.
또한, 연예인 출신 국회의원이나 지자체 단체장, 장관 등의 성과와 활동이 기대 이하 평가를 받은 것도 연예인의 정치 참여 활성화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했다.
신성일은 국회의원 재직 때 광고업자 2명으로부터 1억8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 5년 유죄를 선고받고 복역했고 3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성남시장을 역임했던 이대엽도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는 등 연예인 출신 정치인의 비리는 연예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화하는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국회의원은 정책 발굴과 입법 활동에 성과를 내야 함에도 연예인 출신 국회의원들은 그러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정당의 홍보 행사에만 얼굴을 드러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처럼 연예인 출신 정치인들이 기대 이하의 활동을 한 데에는 연예인 자신의 능력과 실력, 자질 부족도 한 원인이었지만 정치권에서의 부당한 편견도 한몫했다. 고 이주일 씨는 생전 인터뷰에서 “국민의 투표를 통해 당당하게 국회의원이 돼 의정 활동을 열심히 하는데도 동료 의원들이 코미디나 연예 활동의 연장 선상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많았다”고 비판했다. 이순재 역시 “연예인 출신 국회의원들을 입법 활동보다는 정당의 홍보 행사에 활용하려는 경우가 많아 의정 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었다”고 말했다.
선거 등 정치적인 이벤트에만 얼굴마담으로 활용하기 위해 유명한 연예인과 스타를 영입했다가 용도폐기하는 정치계의 병폐와 대중적 인기만을 생각하고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려는 노력과 실력이 부족했던 연예인의 정계 진출이 맞물려 연예인의 정치 활동에 대한 불신을 조장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연예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국민의 인식도 크게 개선되고 정치 참여를 하는 연예인의 자세도 적극적으로 변했다. 또한, 연예인의 정치 참여로 인한 연예 활동 제약 행태 등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로 인해 정당 당원 활동에서부터 지지연설, 정치광고 출연, 포럼 참가, 시위 참여 등 연예인의 정치적 참여가 활발해지고 정치 활동 폭도 확대됐다. 젊은 연예인 중 상당수가 당당하게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소신에 따라 특정 정당 당원으로 활동하는가 하면 끊임없이 정책이나 이슈에 대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한,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득표나 이미지 개선용으로 정치 입문을 강권하는 정치권에 대해 소신 있게 거부하는 연예인도 늘어나고 있다. 사랑 나눔 등으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고 인기가 많은 차인표는 “대선 때는 특정 정당으로부터 선거운동에 참여해줄 것을, 총선 때는 후보로 나서줄 것을 제안받는다. 정치 참여에 대한 뜻이 없고 연기자로서 활동에 전념하고 싶어 정치 입문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 앞으로도 정치적 제안을 거절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대중적 영향력을 가진 연예인이 성공적인 정치 참여를 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정치 참여로 인한 연예 활동 제한 등 문제 있는 행태는 근절되고 연예인의 정치 활동에 대한 편견이나 묻지마식 비난은 지양돼야 한다. 연예인들은 실력과 자질, 소신 없이 정계에 입문하는 것은 기대 이하의 정치 활동으로 연결돼 연예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악화만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정치권은 유명 스타를 영입해 선거에 투입해도 국민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견해까지 무시해가며 연예인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을 학생들에게 전해주는 일이 정말 보람 있어요. 강의하면서 젊은이들의 열정과 신세대의 문화코드를 배우기도 하지요.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하지만 학생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해 강단에 서는 것이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일입니다.” 드라마, 영화, 연극무대를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하는 중견 연기자 이순재의 또 다른 직업은 가천대 연기예술학과 석좌교수다.
대학가는 3월 입학식과 함께 활기찬 새 학기가 시작된다. 최근 들어 대학 캠퍼스에 교수나 강사로 나선 연예인들의 모습이 크게 늘었다. 방송, 연예, 연극, 영화, 음악 등 연예인 지망생이 급증하면서 대학교들이 경쟁적으로 관련 학과를 신설하거나 학생 수를 늘려 대학 강단에 서는 연예인들도 많아졌다. 무엇보다 방송, 연예, 연극, 영화 관련 학과에선 풍부한 현장 경험과 실무가 중요하므로 학생들이 연예인 교수를 선호한다. 또한, 연예인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와 전문성, 대중적 인지도가 대학교 홍보나 학생 모집에 큰 도움이 돼 유명 연예인을 교수로 임용하는 대학이 증가하고 있다.
모델 활동을 하면서 대학 강의를 병행하다 전업 교수로 돌아선 김동수 동덕여대 모델학과 교수 같은 경우도 있지만 강단에 서는 연예인 대부분은 연예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대학 강의를 하는 연기자, 가수, 개그맨, 방송인, 모델 등은 석좌교수, 정교수에서부터 초빙교수, 객원교수, 특임교수, 강사 등 다양한 형태로 강의하고 있다. 출강하는 곳도 4년제 대학에서부터 전문대학, 특수 직업학교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다.
생생한 현장이야기 학생들 좋아해
이순재는 세종대 석좌교수를 거쳐 현재 가천대 석좌교수로 재직하며 20년 넘게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에게 연기론을 강의하고 있다. 명지전문대 연극영상학과 정교수로 있는 중견 연기자 장미희도 지난 1998년부터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이순재나 장미희처럼 대학 강단에 서는 연기자들이 적지 않다. 중견 배우 최란은 한서대 교수를 거쳐 2015년 2학기부터 서강대 영상대학원에서 초빙교수 자격으로 ‘연기 세미나’ 과목을 강의한다. 드라마와 연극무대에서 정교한 연기력을 보이며 왕성한 활동을 하는 정보석은 수원여대 연극영상과 부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다.
스타 연기자 고현정은 2014년부터 동국대학교 연극학부 겸임교수로 위촉돼 매체 연기 과목을 강의하고, 고려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탤런트 배종옥은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이 밖에 최불암 유인촌 유동근 서인석 노주현 정동환 이인혜 명세빈 이영하 류승룡 이범수 김성령 남성진 등 많은 연기자가 대학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현재는 강의하고 있지 않지만, 한때 김희애처럼 교수로 재직하며 대학 강단과 인연을 맺었던 연기자들도 적지 않다.
정보석은 “연기자 교수들은 연기 활동을 병행하고 있으므로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실기 강의를 하는 데 유리하다. 연예계에 진출하려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전달하고 조언도 해줘 학생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란은 “미디어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학생들에게 현장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산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강의를 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가수와 뮤지컬 배우 지망생이 급증하면서 각종 대학의 실용음악과와 뮤지컬학과에서 강의를 하는 가수와 뮤지컬 배우들도 크게 늘었다.
가수 장혜진은 지난 2009년 한양여자대학교 실용음악과 전임교수로 임용돼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장혜진은 “전임교수로 실용음악과 보컬 전공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가수로 활동하고 있기에 가수 지망생인 학생들의 강의 참석률이 매우 높다. 실기뿐만 아니라 이론도 철저히 지도한다”고 강조했다.
가수 옥주현은 겸임교수 자격으로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실용음악과에서 강의한 바 있으며 현재 동서울대학 공연예술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뮤지컬을 지도하고 있다. 가수 김연우는 서울종합예술학교 실용음악예술학부 전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인순이는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실용음악학부에서 강의하고, 바비킴은 서울예술전문학교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 겸 감독인 박칼린은 호원대학교 방송연예학부의 뮤지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 밖에 대학 강단에 서는 가수로는 송대관 김경호 알리 등이 있다.
개그맨들의 대학 강단 진출 바람도 거세다. 개그맨 이윤석은 서울예술전문학교 방송연예학부 학과장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이봉원, 김한석은 한국방송예술진흥원에서 개그맨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희극 연기론을 강의하고 있다. 슬랩스틱 코미디와 다큐 예능의 1인자 김병만은 백제예술대학 방송연예과 겸임교수로, 개그맨 박준형은 경인여자대학 방송연예과에서 강사로 학생들과 만나고 있다. 남희석 이영자 김미연 김수용 등도 대학 강단에 서는 개그맨으로 유명하다.
방송인, 모델, 쇼호스트 역시 속속 대학 강단에 서고 있다. 아나운서로 활동한 뒤 성신여대에서 후학들을 지도했던 손석희 JTBC 사장처럼 아나운서 중에는 대학 강의를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KBS 등에서 명진행자로 활동하는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이금희는 모교인 숙명여대에서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으며 MBC 아나운서 출신인 김경화는 연세대 생활환경대학원 겸임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다. 임성민 문지애 박혜진 서현진 김병찬 김성경 등이 아나운서 출신으로 대학 강의를 하는 방송인이다.
일부 연예인 교수들 부실강의로 문제
김동수 동덕여대 모델학과 교수처럼 모델 출신 대학 강사, 교수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모델 박둘선은 한국예술원 모델과 전임교수로 활동하고, 한국모델협회 교육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향기는 대덕대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유난희를 비롯한 쇼호스트들 역시 대학의 방송학과나 쇼호스트학과에 출강하고 있다.
이처럼 연예인들이 대학 강단에 서는 이유는 자신이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 등을 후학들에게 전수하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다. 또한, 연예인들이 대학 강의를 하면서 공부와 연구를 통해 새로운 정보와 지식, 이론을 습득해 연기나 무대에 적용해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도 대학 강단에 서는 이유다. 이 밖에 대학 강의가 연예인의 이미지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점도 대학에 진출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서인석은 “열정이 넘치는 학생들을 보면서 연기자로서 초심을 잃지 않게 된다. 연기와 대학 강의를 병행하는 것은 힘들지만, 대학 강의를 하면서 새로운 이론을 공부하고 현장에 적용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상당수 연예인 교수들이 탄탄한 실기 실력과 풍부한 현장 경험으로 학생들에게 유익한 강의를 해 학생들로부터 찬사를 받기도 하지만 일부 연예인 교수들은 부실한 강의 등 문제점도 드러내고 있다. 시간강사, 겸임교수, 초빙교수, 전임교수, 정교수 등 각종 형태로 대학 강단에 서고 있는 연예인 중 일부가 방송연예 활동과 강의를 병행하는 관계로 잦은 수업 결강, 부실한 수업 내용, 신변잡기로 일관하는 강의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적지 않은 학생들이 유명한 연예인 교수 수업을 신청했다가 강의 내용이 부실해 실망을 표하기도 한다. 새 학기에 강단에 서는 연예인 교수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해 내실 있는 강의로 학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를 원하고 있다. 경북 경산의 대경대학 방송학과 학과장으로 방송 MC 진행 실기, TV 예능 화법, 코멘트론, 아이디어 개발론 등을 강의한 바 있고 요즘에는 특강 형태로 대학생들을 만나고 있는 개그맨 남희석은 “대학 강단에 설 때 학생들이 정말 수강을 잘했다는 말이 나오도록 강의에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나 한 사람이 잘못하면 연예인 전체에 누를 끼치게 된다. 연예인들은 대학 강단에 서는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한류 팬이 물었다. 한국 드라마에는 편부와 편모 가정이 많이 등장하는데 실제도 그러냐고.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가 하소연했다. 스타 한 사람이 드라마 회당 출연료로 1억~2억 원 넘게 요구하고 저작권 수익 20퍼센트를 보장해달라고 하니 어떻게 드라마를 만드느냐고. 한 네티즌이 질문했다. 한류스타들이 출연하는 중국 영화 출연료가 10억원이 넘는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사실이냐고. 30년 연기자로서 살아온 50대 중견 연기자가 강조한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에 소속된 4000여명의 연기자 중 70퍼센트가 연 소득(2014년 기준)이 1020만원 미만이고 방송에 단 한 번도 출연하지 못해 출연료 수입이 전혀 없는 경우도 30퍼센트라고. 스타와 연기자들의 몸값 일면을 보여주는 언급들이다.
‘장근석, 이병헌, 이영애 등 드라마 회당 출연료 1억원 이상 스타 속출’ ‘한류스타 비, 중국 드라마 회당 출연료 1억5000만원, 드라마 한 편 출연료로 60억원 챙겨…’ 신문, 방송, 인터넷매체 등 대중매체는 하루가 멀다고 월급쟁이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스타의 엄청난 몸값에 대해 시시콜콜 보도한다. 수많은 사람이 스타의 몸값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과연 스타들의 드라마와 영화 출연료 실태는 어떨까. 스타의 드라마 출연료는 방송사가 탤런트를 공채로 선발해 전속제(탤런트가 소속 방송사 드라마에만 출연하는 시스템)를 운영하던 1991년 이전과 이후로 크게 달라졌다.
전속제가 시행되던 시기에는 연기자의 연기경력, 드라마 종류(일일극, 주말극, 미니시리즈), 주·조연 등 드라마 비중, 방송사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부여하는 등급제에 의해 출연료가 지급됐다. 1991년 SBS의 등장으로 전속제가 속속 폐지되면서 스타들은 등급제 적용을 받지 않고 방송사 혹은 제작사와 스타 소속 연예기획사 간의 협의로 출연료를 결정하는 시스템으로 변화했다.
물론 스타가 아닌 일반 연기자나 단역 연기자의 경우는 현재도 등급제에 근거해 출연료를 받고 있다. 이러한 출연료를 산정하는 시스템의 변화가 있던 1991년 이후로 스타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1990년대 후반, 한류가 일면서 출연료는 수직상승했다.
연기자의 등급제에 의해 드라마 출연료가 지급되던 1977년, 한국 텔레비전 방송연기자협회의 ‘출연료 현실화 자료’에 따르면 이 당시 최고 스타의 40~50분 드라마 회당 출연료는 3만5000원 선이었다. 최불암, 김혜자, 강부자, 이순재 등 스타급들이 이 금액을 받았다.
최불암은 “연기자들의 출연료 등 수입이 일반 직장인들의 월급과 비교해 높았지만, 지금처럼 엄청나지는 않았다. 등급제에 의해 출연료가 지급되던 시기에는 단순히 인기가 높다고 해서 젊은 연기자가 경력이 많은 연기자보다 출연료를 더 많이 받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매년 PD 등이 참여하는 등급조정위원회에서 결정된 연기자의 등급에 따라 출연료가 결정되는데 연기경력이 등급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해 경력이 많은 중견 연기자들이 출연료가 대체로 높았다”고 말했다.
1991년 SBS의 등장으로 탤런트 전속제 폐지와 함께 일부 스타에 대해 등급제가 아닌 스타와 방송사 간 협상으로 출연료가 결정되는 제도가 도입되면서 인기가 높은 스타들의 몸값은 치솟기 시작했다.
1997년 들어서는 탤런트 드라마 출연료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드라마 제작에 어려움이 생기자 KBS, MBC, SBS 방송 3사 사장들이 긴급회동을 해 스타들의 몸값 상승을 자제하자는 결의를 했을 정도다. 이때 방송 3사 사장들은 스타들의 드라마 회당 출연료의 상한선을 200만원으로 한정하자고 합의했다. 이 당시 회당 200만원을 받은 스타는 최진실을 비롯한 극소수 톱스타였다.
최진실은 생전 인터뷰에서 “제가 가장 높은 출연료를 받는 줄 몰랐어요.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지요. 제 출연료에 대한 언론 보도로 인해 스타 출연료에 대한 문제가 나오면 항상 제 이름이 언급돼요. 한동안 최진실 하면 연기자 몸값 1위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녔지요”라고 말했다. 톱스타 최진실이 회당 최고 출연료 200만원을 받고 드라마에 출연한 지 올해로 20년째에 접어들었다. 지난 20년 동안 스타의 드라마 출연료는 어떻게 변했을까. 1995년 케이블TV가 등장하고 1990년대 후반부터 중국 등 외국에서의 한류가 거세지고 체계적인 연예기획사가 등장하면서 스타들의 몸값은 폭등했다.
지난 20년 동안 스타의 드라마 최고 출연료 기록은 한 해를 넘기지 못하고 최고 몸값 신기록이 수립될 정도다. 2001년 SBS 대하사극 여자 주연을 맡은 강수연은 회당 600만원을 받으며 2000년대 드라마 최고 출연료 기록을 수립했다. 이 기록은 1년도 가지 못했다. 왜냐하면, 2002년 전도연이 SBS 드라마 회당 출연료로 625만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록 역시 불과 1개월 만에 깨졌다. 김혜수가 2003년 방송된 KBS드라마 에 출연하면서 회당 700만원을 받았다. 김희선은 2003년 3월 SBS 드라마 출연계약을 체결하며 회당 1000만원을 받으며 드라마 회당 출연료 1000만원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지난 2007년 한국 방송사에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 바로 2007년 방송된 사극 에 주연으로 나선 배용준이 회당 출연료로 2억5000만원을 받은 것이다. 한국 스타로서는 처음으로 회당 1억원을 돌파하는 동시에 드라마 한 편 출연으로 60억원의 출연료를 챙겨 대중문화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김승수 전 MBC 드라마국장은 “배용준의 회당 출연료 2억5000만원은 한국 방송계에 악영향을 끼친 대표적인 사건이다. 일부 스타들이 배용준을 계기로 한국 방송시장 규모를 생각하지 않고 엄청난 몸값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스타의 출연료가 치솟을수록 드라마 제작비는 한정돼 있어 제작 상황이 열악해졌고 스태프의 인건비가 삭감되는 등 많은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배용준의 출연료는 다른 스타들의 출연료 협상 시 기준이 되면서 스타의 막대한 몸값 지출로 한국 드라마 제작상황이 매우 어려워지게 됐다. 오죽했으면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에서 지난 2009년 회당 1500만원을 넘지 못하게 하는 드라마 출연료 상한제 시행를 주장했을까.
하지만 드라마제작사협회의 출연료 상한제 주장을 비웃기라도 하듯 배용준의 회당 출연료 2억5000만원 이후 스타들의 드라마 출연료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최근 웬만한 이름 있는 스타들은 5000만~1억5000만원 정도의 드라마 회당 출연료를 받는다. 이영애, 전지현 등이 회당 1억원 이상의 드라마 출연료를 받고 최지우, 고현정, 하지원, 송혜교, 김태희 등은 회당 5000만~1억원 정도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남자 한류스타의 경우 드라마 회당 1억~2억원의 출연료를 받는다.
그렇다면 중견 연기자들은 얼마나 받고 조연 연기자들과 단역 연기자들의 출연료는 얼마나 될까. 이순재, 최불암, 김혜자, 고두심 등 인기 중견 스타들도 이제는 드라마 회당 출연료로 1000만~3000만원 정도를 받는다. 반면 조연 연기자나 단연 연기자들은 등급제 적용에 따른 출연료를 받는데 연기경력이 20년~30년 된 조연 배우들은 회당 100만원 미만, 단역 배우는 회당 20만원 선을 받는다. 스타와 일반 연기자의 몸값은 천양지차다.
영화는 어떨까. 영화 스타의 출연료도 급상승하고 있다. 천정부지로 오르던 영화 스타들의 몸값 문제를 공론화한 것은 지난 2005년이다. 강우석 감독과 영화제작자협회는 2005년 6월 스타의 출연료 상승과 연예기획사의 터무니없는 영화 지분요구 등을 지적하며 스타 권력화의 문제를 제기해 연예계에 큰 논란이 일었다. 2006년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가 30억~40억원 할 때 한 스타의 출연료가 제작비의 10퍼센트인 4억원에 육박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난 2012년 개봉한 의 주연 이병헌은 출연료는 미니멈 개런티 6억원에 흥행보너스를 추가로 받기로 계약했는데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출연료로 이병헌이 챙긴 수입은 10억원이 넘었다.
영화 스타들의 출연료 분석 자료에 따르면 최근 영화 남자 스타 출연료는 편당 6억~8억원 대다. 이 액수의 출연료를 받는 영화 스타는 하정우, 김윤석, 송강호, 장동건, 원빈, 이병헌, 황정민 등이다. 이들은 이러한 기본 출연료 외에 러닝 개런티까지 챙기는 경우도 있다. 여자 스타의 경우는 남자 스타보다 낮은 편이다. 3억~6억원 선으로 전지현, 손예진, 김혜수, 하지원, 전도연 등이 이 같은 몸값을 받는다.
우리 스타들의 해외 드라마 출연료는 국내 출연료보다 더 많다. 정지훈(가수 비)이 지난해 출연한 중국 드라마 의 회당 출연료로 1억5000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박해진, 권상우, 송승헌, 이종석 등 남자 스타의 경우 7000만~2억원 선이고 장나라, 김태희, 추자현, 장서희 등 여자 스타의 경우는 5000만~1억원 선이다.
한류스타의 중국 영화 출연료 역시 한국 영화 출연료의 2배~3배에 달할 정도로 높다. 남자 한류스타의 경우 15억원 안팎을, 여자 한류 스타의 경우 10억원 내외의 영화 출연료를 받고 있다. 송혜교, 송승헌 등이 10억원이 넘는 출연료를 받고 중국 영화에 출연했다.
중국 광고대행사 YC스페이스 오혜령 대표는 의 이민호나 의 김수현은 중국에서 드라마, 영화 출연료는 정해진 것이 없다. 부르는 것이 값이다”라고 말한다.
스타들의 몸값은 왜 이처럼 치솟는 것일까. 스타는 희소자원이자 빨리 만들어질 수 없는 대체불가재다. 이 때문에 스타의 수요가 증가할수록 스타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상승한다. 한류 상승과 제작사 급증, 작품 증가로 스타의 수요는 늘고 있다. 이 때문에 공급자인 스타가 가격(몸값)을 결정하는 공급자 중심시장이 형성되면서 스타의 몸값이 크게 상승한 것이다. 일본이나 미국처럼 흥행성적, 인기도, 제작비 상황, 스타 파워, 연기경력, 작품의 비중 등을 분석해 작성한 출연료 산정 기준의 부재와 방송사와 투자사의 스타 출연 여부만을 보고 편성과 투자를 결정하는 관행 등도 스타 몸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전문가와 제작사, 드라마 PD와 영화감독들은 한국 스타의 드라마, 영화 출연료가 대중문화 시장규모보다 매우 높은 편이라고 강조한다. 우리의 대중문화시장 규모의 10배에 달하는 일본의 드라마 주연 스타 출연료를 한국 스타들이 이미 추월했다. 일본 최고 스타들의 드라마 회당 출연료는 회당 5000만~1억원 선이다. 우리 스타들의 드라마 회당 출연료가 1억원을 넘어선 지 이미 오래고 2억원을 받는 스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엄청난 스타의 몸값은 문제가 없는 것일까. 작품 완성도 하락부터 스태프 인건비 삭감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제가 스타의 높은 몸값으로 야기된다. 우선 한정된 제작비에서 스타 몸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드라마나 영화 완성도를 위해 쓸 수 있는 제작비가 감소한다. 작품의 완성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배역, 의상, 세트, 컴퓨터그래픽 제작비를 줄여야 하고 이로 인해 작품의 완성도가 크게 떨어진다. 드라마나 영화에 부모가 나와야 하는데도 스타 몸값이 너무 많아 제작비 압박을 받아 부모 배역을 다 쓰지 못하고 편모 혹은 편부만 출연하는 웃지 못할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또한, 스타들의 몸값은 조명, 오디오, 촬영, 분장 등을 담당하는 스태프들의 인건비 삭감을 초래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 때문에 영화와 드라마는 망해도 스타만 흥하고, 스태프와 일반 연기자를 비롯한 방송영화계 종사자들은 박봉과 열악한 제작환경에 시달리지만, 스타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스타 독식 구조가 견고하게 구축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이순재, 김형자, 송재호, 김학철 씨 등 실버 연령층에 해당하는 유명 탤런트 네 사람이 등장하는 ㅇㅇ 실버보험 광고를 모르는 분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겁니다.
송재호 : 형! 남자가 나이 들면 필요한 세 가지가 뭔지 알아? 마누라, 집사람, 와이프래!
김학철 : 하하하! 선배님! 진짜 있어야 되는 게 뭔지 아세요?
김형자 : 당연히 ㅇㅇ 실버보험이지! 없을 땐 몰랐는데 있으니까 당당해지는 거 있지?
송재호 : 맞어! 나도 나이 때문에 걱정 했는데, ㅇㅇ 실버보험은 다르더라고…
김형자 : 그치?
김학철 : 보험료 오른다고 자식들한테 손 벌릴 수는 없잖아요. 이건 그럴 부담이 적어서 가입했어요. 고맙습니다 선배님!
이순재 : 제가 아니라 ㅇㅇ 실버버험에 고마워해야죠?
비단 이 실버보험 광고 뿐만이 아니라 은퇴한 실버 세대를 위한 각종 금융상품 광고를 보노라면 이런 상품들에 가입하는 것이 행복한 실버 라이프를 보장해주는 필요충분 조건이라는 잘못된 생각에 빠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런 금융상품들은 있으면 없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그것들이 행복한 노후생활의 본질과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실버 세대에 들어선 사람이라면, 아니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노후생활이 행복한 것이기를 염원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특정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재테크 정도로 (행복한) 노후가 보장되는 것처럼, 인기 있는 실버 연기자를 등장시키는 광고를 통해 실버 세대들의 쌈짓돈마저 거두어 가려는 건 별로 아름다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그 행복한 노후생활이란 어떤 것이고, 그런 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 것일까요…
여기서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모든 사람이 염원하는 행복한 삶이란 과연 어떤 삶을 말하는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지난해에 OECD가 ‘한국인의 행복의 조건’이 무엇인가를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56퍼센트가 ‘경제적 여유’ 즉 ‘돈’을 얘기했고, 17퍼센트가 ‘건강’을 얘기했으며, 12퍼센트가 ‘가족관계’를 들었습니다.
한편 60대 이상의 한국인이 자살의 충동을 느끼는 동기로 ‘경제적 어려움’이 38퍼센트, ‘건강 및 질병’이 36퍼센트, ‘외로움’이 12퍼센트, 그리고 7퍼센트가 ‘가정불화’로 나타나고 있어, 실버 세대의 행복과 ‘돈’ ‘건강’ ‘가족관계’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추론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행복의 조건 혹은 자살충동의 이유라고 거론하는 돈 문제가 진정한 행복의 조건은 아닌 것 같습니다. 돈 때문에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답변들을 심층 분석해 보면 ‘돈’ 그 자체보다 ‘상대적 박탈감’이 진정한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즉 ‘돈’이 없어서 불행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나보다 더 많기 때문에, 혹은 내 욕망에 비해 가진 돈, 혹은 벌어들이는 돈이 훨씬 적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불행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행복이란 ‘자신이 가진 것을 분자로,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을 분모로 하는 숫자의 크기’에 의해 결정된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스스로 자신의 욕심을 컨트롤하지 않는 한 결코 행복한 삶에 이를 수 없다는 말이 됩니다.
이 문제에 관해 미국의 철학자였던 벤자민 프랭클린(1706~1790)은 “행복에 이르는 길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더 많이 갖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욕망을 줄이는 것이다” 라는 명언을 남긴 바 있습니다.
특정한 질병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면 건강에 대해서도 비슷한 얘기가 성립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행복한 삶’이란 어떤 구체적 조건이 충족되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상태를 바라보는 자신의 마음의 상태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행복한 삶이란, 행복이란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 얻어지는 것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오늘’ 혹은 ‘나의 현실’ 속에서 불행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행복은 ‘내일’ 혹은 ‘다른 어느 곳’에서 찾으려고 애를 씁니다.
그래서 한때 독일 시인 칼 붓세의 ‘산 너머 저쪽’이라는 시가 50년 대와 60년 대에 걸쳐 많은 사람들에게 애송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산 너머 저쪽 하늘 저 멀리, 행복이 있다고 말들 하기에.
남들 따라 나 또한 찾아갔건만, 눈물을 흘리며 되돌아 왔네.
산 너머 저쪽 하늘 저 멀리 행복이 있다고 말들 하건만…
그러나 산 너머 저쪽 어느 하늘 아래에서 행복을 찾는다면 눈물을 흘리며 되돌아올 수 밖에는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벨기에의 동화작가 메테를링크의 ‘파랑새 이야기’에서 ‘미치르와 치르치르가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 나서지만 헛고생만 했는데 결국 파랑새는 자기집 처마 밑에 앉아 있었다’ 는 이야기도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생활 주변에 있다는 걸 암시해 줍니다.
“삶의 순간순간이 아름다워야 우리들의 삶이 아름답습니다. 오늘 하루가 행복해야 내일이 행복합니다” 라는 헤르만 헤세(1877~1962)의 말도 행복은 어디서 시작되는가를 알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자신이 지금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내일이 온다고 하여 행복해질 수 없으며, 어렸을 때 혹은 젊었을 때 불행하다고 생각해 온 사람이 나이가 든다고 하여 행복해지기는 어럽다는 얘기가 성립하는 것입니다.
즉 노후에 행복한 삶을 누리는 사람은 바로 ‘지금’ ‘이 순간’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그럴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이 들어가면서 ‘내려 놓는 삶’ ‘버리는 삶’의 자세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보편적으로 사람은 나이 들어가면서 이해력이 넓어지고, 마음이 너그러워지는 경향이 있지만, 정반대의 경우도 없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실버의 행복, 즉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내려놓는 삶’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그런 자세로 살아가는 훈련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과거에 오랜 기간 고위직을 누리면서 다른 사람들의 대접을 받거나, 이른바 ‘갑질’을 해온 사람들은 스스로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내가 왕년에…’라는 생각을 털어버리지 못하는 한,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은 낙타가 바늘 구멍으로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힘들다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저 자신이 유별나게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도 아니고, 남들에 비해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마음이 불편하거나 속이 상하는 때가 있어도 늘 ‘내게 예전에는 있었지만 지금은 없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내게 남아 있는 것’을 생각하며, ‘나는 행복하다’고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관점에서 저와 같이 적당히 나이 먹은 사람들이 자신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느낄 수 있기 위해 필요한 환경을 저는 대략 다섯 가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배우자라는 존재입니다. 남자가 나이 들면 필요한 세 가지가 ‘마누라, 집사람, 와이프’ 라는 말이 진리라 할 정도로, 나이 들어 배우자라는 존재는 삶의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두 번째는 자식들과 손주들과의 관계입니다. 한국 사람에게 자식과 손주들과의 관계를 빼고 행복한 삶을 논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세 번째는 ‘친구’라는 존재입니다. 노후에 좋은 친구라는 존재는 사막을 걷는 순례자의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이지요.
네 번째는 ‘일’입니다. 약간의 용돈을 벌 수 있는 일이라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상관 없습니다. 봉사의 성격을 띤 일이라면 더욱 좋습니다.
다섯 번째는 건전한 ‘취미생활’입니다. 운동을 겸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면 좋겠고, 배우자와 함께 하는 것이라면 금상첨화이겠지요.
우리가 그러한 환경을 만들고, 그 안에서 살 수 있기 위해 미리부터 어떻게 살고 준비해야 할 것인지에 관해 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1편 끝)
>> 조용경
경상북도 문경에서 태어났다.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한국은행을 거쳐 포항제철(현 포스코)에서 故 박태준 회장의 비서부장과 홍보부장과 회장 보좌역으로 일했다. 포스코건설 인천 송도신도시사업본부장과 지난 2009년부터 2012년 3월까지 포스코엔지니어링(전 대우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부회장을 지냈다. 현재 포스코엔지니어링 상임고문, 한국트라이애슬론연맹 부회장, (사)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흔히 나이 50을 ‘지천명(知天命)’이라 한다. 논어(論語) 에 나온다. 공자(孔子)가 나이 50에 천명(天命), 즉 하늘의 명령을 알았다고 한 데서 연유한 것이다. 천명은 우주 만물을 지배하는 하늘의 명령이나 원리, 혹은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를 의미한다. 50은 하늘의 뜻을 알고 그에 순응하거나 객관적이고 보편적 가치를 깨우치는 나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물리적 시간이다. 그렇다면 한 직업을 50년 넘게 했고 그 일을 여전히 하는 사람은 어떤 마음으로 직업에 임할까.
우리 시대 최고 연기자로 꼽히는 이순재(79), 최불암(75), 나문희(74), 김혜자(72). 이들은 50~59년 동안 연기자로 살아왔다. 지금도 여전히 무대와 TV, 그리고 영화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연기자라는 직업을 지천명의 세월 동안 행해온 이들은 어떤 마음과 태도로 연기라는 작업을 계속하는 것일까.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연극반 활동을 한 이순재는 1956년 연극 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61년 KBS 개국 드라마 를 통해 TV드라마로 활동영역을 넓힌 뒤, 1965년 영화 로 영화계까지 진출했다. 이후 연극,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왕성한 연기 활동을 하는 이순재는 요즘에도 SBS 사극 , 연극 에 출연하고 있다. 이순재는 근래 들어 등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또 다른 면모를 보이며 젊은 시청자로부터도 사랑받고 있다.
대학 졸업 후 59년 동안을 연기자로 살아온 이순재는 “미국 아카데미영화제에선 신인상 부문이 없어요. 왜냐하면, 관객은 배우가 스크린에 나서는 순간 신인인지 아닌지 구분해서 연기를 평가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연기자는 신인이든, 경력이 오래된 사람이든 출연한 작품의 연기로만 평가받아요. 연기력은 연차 순이 아니기에 연기 경력이 오래된 사람도 출연한 작품마다 늘 공부하고 연습하지 않으면 안 돼요. 연기자는 새로운 작품에 임할 때 연기 경력과 상관없이 백지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한다.
이순재는 59년이라는 오랜 세월 연기를 해 기교는 늘었을지 모르지만, 매번 임하는 작품마다 캐릭터와 출연 연기자들이 다르므로 공부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경력이 오래된 연기자라고 하더라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고 단언한다.
이순재는 “단 한 번도 촬영장에서 특별대우를 요구한 적이 없고 촬영에 늦은 적이 없어요. 드라마나 영화는 수많은 사람의 공동 작업이고 그중 한 사람이라도 잘못하면 작품이 실패할 수 있으니까요. 대사 암기력에 문제가 생겨 NG를 반복적으로 내 다른 연기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그때가 은퇴할 시기예요”라고 말한다.
1961년 MBC 문화방송 1기 공채 성우로 방송계에 진출한 나문희는 1975년 TV드라마 등을 통해 드라마 연기자로 전업한 뒤 드라마에 전념하다 영화와 연극 활동을 병행하며 연기 영역을 확장했다.
지난 7~8월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 에 출연한 뒤 10월 30일부터 11월 15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는 뮤지컬 으로 관객과 만난다.
연예계에 데뷔한 이후 단 한 해도 쉬어본 적이 없다는 나문희는 “연극이나 드라마, 영화의 연기는 장르는 다르지만 작품마다 오랜 시간 연습을 통해 캐릭터를 체현하고 연기와 동선을 온몸으로 익혀야 하고 호흡도 조절해야 해요. 상대 배우와의 조화도 이뤄야 비로소 무대와 카메라 앞에 설 수 있지요.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연기에는 왕도도 없고 경력도 필요 없습니다. 오직 필요한 것은 오랜 시간 연습하며 흘린 땀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런 때문인지 나문희는 54년 연기경력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나 관객, 시청자가 “연기가 좋아졌다”고 하는 말을 가장 큰 찬사로 받아들인다.
나문희는 “사람들이 물어요. 연기하는 것이 힘들지 않으냐고요. 힘들지요. 무대나 카메라 앞에 서기 위해 오랜 시간 캐릭터 분석, 대사암기부터 출연 연기자와의 연기호흡 조율까지 육체적으로 고된 작업이에요. 그런데 막상 무대와 카메라 앞에 서면 힘이 나고 관객이나 시청자들이 제 연기 때문에 즐겁고 행복한 모습을 보이면 저 역시 정말 행복하지요. 제가 나이 들어서도 여전히 설레며 연기를 하는 이유이기도 해요”라며 웃는다.
1965년 국립극단 단원으로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최불암은 1967년 KBS 탤런트로 특채됐다가 1969년 MBC 개국과 함께 자리를 옮겨 , 등 수많은 인기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또한, 영화 , 등에 출연하며 스크린을 통해 관객과도 만나고 있다. 최불암은 ‘국민 아버지’라는 타이틀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요즘 시청자와 만나고 있는 교양 프로그램 의 진행자로 나서 연기자 이외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는 최불암은 “좋은 연기자란 자신의 감성과 이성을 잘 조화시키는 사람입니다. 끝없는 수련과 날카롭고 냉정한 분석을 통해 자신의 때를 씻고 내가 아닌 그의 인물을 구현, 창조해서 그 인물의 특성과 영혼을 표출해야 하므로 배우에게는 혹독한 훈련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하는 작품마다 스토리와 캐릭터가 다르므로 경력에 상관없이 출연할 때마다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1961년 KBS 1기 탤런트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선 김혜자는 그동안 드라마 , , , , 영화 , , , 연극 , , 등 수많은 작품으로 관객과 시청자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연극 로 11월 4일부터 12월 20일까지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화암 홀에서 관객과 만나는 김혜자는 “‘연기의 달인’, ‘연기력의 대가’라는 수식어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연기자는 지금 이 순간 관객이나 시청자와 만나는 작품으로만 평가받는 거니까요. 과거의 작품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고 해서 지금 하는 작품에서 똑같은 연기력을 유지할 수 없어요. 지난 50여 년 연기를 했지만 제일 무서운 것은 관객의 눈이에요. 연극의 경우는 매회 연기에 대한 평가가 다르잖아요. 새로운 작품에 임할 때는 50년 경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작품에서 후배가 더 뛰어난 연기력을 보이면 전 그 후배에게 많은 것을 배워요”라고 말한다.
김혜자는 “연기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이와 경력이 아닌 연기에 대한 열정과 작품에 대한 애정이라고 생각해요. 연기에 대한 열정과 작품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그때가 은퇴할 시점이라고 봐요”라고 말했다.
최고의 연기자로 평가받는 이순재, 최불암, 나문희, 김혜자 등 네 명의 배우는 연기자로서 50여 년의 한길을 걷는 것이 연기의 기교나 작품 분석에는 도움이 되지만 작품마다 캐릭터와 연기, 출연자가 다르므로 항상 공부하고 연습하지 않으면 관객과 시청자에게 외면 받는다고 공통으로 강조한다.
연기 경력과 나이, 그리고 명성에 안주해 공부나 연습을 게을리하거나 후배 연기자들과의 연기 조화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연기력에 금세 문제가 나타난다고 했다. 네 명의 배우는“연기력은 연차 순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한다.
황현산 고려대 명예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현명한 어른이 되는 방법에 대한 질문을 받고 “늘 책을 읽고 다른 사람 말을 듣는 연습을 해라. 결국은 삶의 태도가 민주적이어야 한다. 나이라는 권력으로 쇠한 것을 메우려고 하면 안 된다. 나이가 들수록 듣는 연습을 해야 하고, 토론을 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그게 바로 노망든 것이다. 좀 다르게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 배우기를 그치지 말고 참신하게 생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바로 하늘의 명령이나 원리를 깨닫는다는 50여 년 긴 시간을 연기자라는 한길을 걸었으면서도 이순재, 최불암, 나문희, 김혜자 등 네 명의 연기자는 황현산 교수의 말을 드라마, 영화, 연극무대에서 실천하고 있다.
연기할 때 나이와 경력, 명성을 권력화 하는 대신 새로운 작품을 할 때마다 첫 작품을 하는 신인처럼 노력하고 공부하는 연기자가 바로 이순재, 최불암, 나문희, 김혜자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우리 시대 최고의 연기자라고 평가하는 것이다.
이순재, 신구, 나문희, 성병숙이 연극 ‘황금연못’으로 뭉쳤다.
한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기대를 모으는 출연진이 죽음을 앞둔 노부부와 그 딸과 갈등과 화해를 그려낸다. 1990년대 미국 극작가 어니스트 톰슨의 대표작인 ‘황금연못’(9월 19일~11월 23일, 서울 DCF 대명문화공장 수현재컴퍼니 1관 비발디파크홀)은 1981년 할리우드 스타 헨리 폰다와 캐서린 헵번의 동명 영화로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각각 노만과 에셀 역을 맡아 MBC ‘거침없이 하이킥’ 이후 약 7년 만에 다시 부부 호흡을 맞추는 이순재와 나문희를 최근 수현재컴퍼니에서 인터뷰했다.
△ 이순재 “존경하는 노장 배우 두 사람이 열연한 이번 작품을 나이 들어 꼭 해보고 싶었다.”
연기 경력 50여년의 국민 배우 이순재는 헨리 폰다와 캐서린 햅번에 대한 존경으로 운을 뗐다. “힘들고 어려운 작품이지만 용기내서 참여하게 됐다.”
여전히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는 올해 나이 79세다. 지난 2010년 말과 2012년 이순재는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펼쳐진 연극 ‘돈키호테’에서 쟁쟁한 카리스마로 꿈을 노래해 호평을 이끌었다. 이와 달리 최근 이순재는 결을 달리해 친숙하게 다가온다. 처음으로 고두심과 부부 호흡을 맞춘 전작 ‘사랑별곡’도 그 대표적인 예다.
“나이 먹은 사람들의 철학이 담겨 있는 가벼운 일상을 통해 담겨 있는 의미를 추구한다. 가장 개똥철학일지 몰라도 말이다.” 이순재는 늘 작품 본위 태도를 우선시한다. “연극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이다. 좋은 작품에서 좋은 연출이 나오는 게 정설이다. 영상도 마찬가지다. 배우가 표출하는 대사마다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늘 고민한다.”
이순재가 돌아본 ‘황금연못’의 매력은 무엇일까. “평생을 함께한 부부다. 미국 사회에서 평생을 함께 한 부부가 쉽지 않다. 생을 마지막까지 함께 하면서 이뤄낸 사랑 이야기가 무척 아름답다. 대사가 기술적으로 멋있는 게 아니라, 일상성의 대화 속에 감동이 다 들어있다. 대사 한 마디에 다 동의할 수 있을테니까.”
△ 나문희 “남 얘기가 아니라 내 얘기라고 생각했다.”
연극은 발을 땅에 닿아야 할수 있다고 늘 강조하는 나문희다. 이번 작품 역시 자신의 삶을 꺼내어 비추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극 중 남편은 펜실베니아대 영문과 교수를 퇴직해 딸과 갈등도 많다. 내가 맡는 엄마는 그 경계에서 편안하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인물이다. 실제로 나 역시 영감은 영어선생님이고, 딸도 셋이다. 딸과 갈등도 깊게 있었다. 심리적으로 꽤 깊이 파고드는 이번 작품이 친밀한 이유다.”
우리네 가정에서 남편과 아버지는 호통치거나 말 수 없어 무뚝뚝한 남편이다. 미국 작품이지만 극 중 인물에서 우리네 향취가 풍겨난다. “우리나라 엄마들이 남편과 살면서 많이 겪는 삶의 안간힘 같은 걸 표현해볼 수 있을 것이다. 많이 참으려고 하는 엄마의 성격이다. 최대한 우리나라 엄마들에게 초점을 맞춰서 현실을 연기하고 싶다.” 나문희는 ‘황금연못’의 극본을 으뜸으로 쳤다.
“의연하게 살다 가셨던 할머니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풍부한 감성의 글로 아름답게 나와있다. 저는 죽음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러나 극 중 에셀은 죽음을 눈앞에 뒀다고 해서 조바심 내지 않는다. 갖고 있는 현실에서 즐기고 만족하는 것이다. 실제로 저 역시 무대에서 관객들을 향해 그렇게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다.”
한국빅데이터연구소와 빅데이터분석 전문기업 타파크로스가 8개 상조기업에 대한 가격만족도, 전문성, 다양성, 신뢰성 등을 분석한 결과, 보람상조가 프리드라이프와 재향군인상조회를 누르고 가장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람상조는 각 만족도 조사 영역에서 다양성 부문을 제외하고 모두 1위의 자리를 차지하며, 명실공히 국내 대표 상조회사라는 브랜드를 확고히 했다.
브랜드인지도를 나타내는 버즈량 평가에서도 보람상조는 2위 한강라이프의 3.5배 가량 많은 언급량을 기록했고, 브랜드 충성도의 척도가 되는 간접언급 비율에서도 가장 수치 감소폭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만족도 부문에서 한국빅데이터지수(KBI)상 보람상조(333점), 더케이라이프(230점), 프리드라이프(179점), 효원상조(102점), 부모사랑상조(76점), 한강라이프(38점), 부산상조(25점), 재향군인상조회(12점)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상조서비스는 서비스 금액에 대한 불만보다는 계약해지로 불이익에 따른 불신이 강한 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경제적, 합리적 가격을 강조하지만, 초기 선도 기업의 기준에 맞게 가격이 책정돼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적정 수준에 대한 정보의 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전문성 부문에서도 보람상조(388점)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더케이라이프(284점), 효원상조(104점), 부산상조(71점), 프리드라이프(71점), 부모사랑상조(42점), 한강라이프(23점), 재향군인상조회(14점) 순으로 나타났다.
보람상조는 시장 초기진입 기업이기 때문에 얻는 브랜드 인지와 광고를 통한 서비스 내용 노출로 인해 소비자의 선택에서 우선순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더케이 라이프는 '예다함'이라는 상조 전문 서비스 브랜드명으로 전문성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상조 이외에 웨딩, 크루즈 등의 서비스 다양성 만족도에서는 한강라이프(451점)가 보람상조(292점)를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이어 프리드라이프(152점), 효원상조(73점), 부산상조(24점), 더케이라이프(6점), 부모사랑상조(0점), 재향군인상조회(0점)으로 조사됐다.
토탈라이프 케어 서비스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한강라이프는 최근 웨딩, 크루즈 등의 서비스 확대하며, 웨딩 분야가 경쟁브랜드에 비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신뢰성 부문에서도 보람상조의 뚝심이 그대로 나타났다. 보람상조는 633점으로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다음으로 더케이라이프(127점), 프리드라이프(105점), 효원상조(44점), 부모사랑상조(36점), 한강라이프(30점), 부산상조(25점), 재향군인상조회(-2점) 순이었다. 특히 재향군인상조회는 긍정 의견보다 부정의견이 많아 KBI지수상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신뢰성 부문은 보람상조의 모델이었던 이순재 씨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이번 조사는 언론,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커뮤니티 등에 나타난 소비자 버즈 60만 848건에 대한 분석결과다.
# 소비자들, 상조회사 고를 때 ‘이것에’ 가장 민감
소비자들은 상조회사의 서비스 속성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빅데이터와 타파크로스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 소비자들은 서비스 속성(50%)인 신뢰성, 가격, 다양성, 전문성에 가장 많은 의견을 나타냈고, 이어 각 회사의 브랜드(37%), 마케팅(8%), 이슈(4%)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또 상조회사와 관련한 연관 키워드로는 현대종합상조(1만2398건), 프리드(5707건), 광고(4792건), 보람상조(3742건), 장례식장(900건), 피해(782건), 사랑하는 사람(562건), 여행(561건), 계약(544건), 병원(538건) 순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은 상조회사를 직접 언급하는 회수가 가장 많았다.
이 같은 결과는 소비자들이 상조회사의 광고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특히 브랜드명과 함께 광고나 장례식장 등이 상위에 랭크되면서 광고의 영향 또한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피해라는 키워드가 6위에 나타나 상조회사의 피해를 토로하거나 피해에 대한 우려를 하는 소비자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타파크로스 김인경 연구원은 “장례는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사용경험을 공유하는 경우 드물고, 홍보성 글에 판단을 맡기는 경우가 많았다”며 “소비자는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만 믿고 가입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여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소비자의 잠정적인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상조회사들은 최근 수익성이 나아지고 있어 국내 대기업 보험사들이 탐내는 영역이기도 하며, 보험사와의 연계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다.
# 상조회사, “알면 알수록 불신 쌓여”
소비자들은 상조회사에 대한 정보를 습득할수록 불신이 쌓인다는 응답을 내놨다.
빅데이터 분석결과 상조회사는 언론을 통한 대리전 양상의 싸움을 치열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소비자 신뢰를 쌓기 위한 과장광고 경쟁, 선수금 예치 1위 쟁탈전이 치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경쟁 속에서도 소비자들은 정보를 거르고,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상조회사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정보가 많을수록 상조회사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2010년 선불식 할부거래법 시행 이후, 법정 선수금 보전비율 준수를 위한 업계의 노력으로 신뢰성 회복에 노력을 꾀하고 있지만 대형브랜드 외에 소규모 상조회사의 비리 자금, 고객 예치금을 빼돌리는 등 부정이슈가 지속적으로 나타난 결과다.
특히 이번 빅데이터 분석 결과 상조회사는 죽음을 대비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서비스지만 가입자는 주변 사람들이 이 서비스를 가입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타파크로스 김인경 연구원은 “직접하기 힘든 분야 즉, 전문성을 가져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장례의식이나 절차, 예우 등 전문성, 신뢰성에 대한 관여도가 높다”며 “모든 자녀들은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 가격대비 효익을 따지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 저항도가 높지 않은 것도 상조서비스에 대한 특징”이라고 말했다.
한편 상조회사의 특징과 가장 밀접한 특성을 지닌 상조회사에 부모사랑상조가 꼽혔다.
분석 결과 부모사랑 상조는 경제성, 신뢰성, 다양성, 전문성 중 전문성에 가장 많은 버즈가 발생해 상조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기업으로 분석됐다.
가정의 달이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들이 가기 좋은 시기다.
연극분야 관계자들도 가정의 달을 맞아 바삐 움직이고 있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가족공연이 쏟아지고 있는 것. 이 가운데 부모님과 함께 볼만한 ‘효도용 공연’도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이순재. 고두심. 김혜자. 김자옥. 윤문식. 최주봉.
작품에 출연하는 굵직한 연기자들의 이름 석자가 공연의 작품성을 보장한다. 이렇게 대중에게 친숙한 중견 스타들의 무대가 많아 중장년층 이상 관객에게도 편안한 관람이 될 듯하다.
◇ 사랑별곡 - 이순재, 고두심 출연
‘사랑별곡’은 배우 이순재와 고두심이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과거 자신을 대신해 뱀에 물려 반신불수가 된 첫사랑 ‘김씨’를 평생 마음에 품고 살아왔지만 이제는 죽음을 앞에 둔 ‘순자’역은 고두심이, 그런 아내를 미워해 한 평생 속을 썩인 남편 ‘박씨’역은 이순재가 한다.
이들은 함께 해온 세월의 끝에서 마주한 미련과 미안함 그리고 용서와 사랑을 투박한 사투리로 담아낼 예정이다. 서로에게 줬던 상처를 모두 씻어내고 두텁게 쌓인 정(情)을 확인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사랑별곡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2일 개막하며, 티켓은 4만5천~6만원이다. 문의는 02-766-6007.
◇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 - 김혜자 출연
배우 김혜자가 출연하는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는 모노극(일인 연극)이다.
백혈병에 걸린 소년 오스카와 소아 병동의 외래 간호사인 장미 할머니의 우정을 그린다. 프랑스 작가 에릭 엠마뉴엘 슈미트의 소설 ‘오스카와 장미 할머니’가 원작이다. 오스카가 장미 할머니의 말대로 하루를 10년이라 생각하며 하나님에게 자신의 일상을 전하는 편지를 쓴다는 내용이다.
이 연극에서 배우 김혜자의 눈부신 연기력이 빛을 발한다. 그는 오사카와 장미 할머니, 오스카의 부모, 첫사랑, 친구 팝콘과 아인슈타인 등 11명의 역할을 110분 동안 홀로 소화하며 열연을 펼친다.
‘오스카! 신에게 보내는 편지’는 2일부터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티켓은 6만원이며, 문의는 1588-1823
◇ 봄날은 간다 – 김자옥, 윤문식, 최주봉 출연
연기파 배우 셋이 뭉쳤다. 드라마에서 톡톡한 감초역할로 극에 새로운 맛을 더해 준 그들이 이제는 무대를 이끌어 간다. 공주라서 외로운 김자옥과 ‘30년 악극스타’ 최주봉, 윤문식이 관객들의 심금을 울릴 예정이다.
기구한 운명의 여인 ‘명자’. 그녀는 신혼 첫날밤 남편에게 버림받는다. 또 꿈을 찾아 가족까지 버린 떠돌이 남자 ‘동탁’의 이야기가 무대에 오른다.
악극 ‘봄날은 간다’는 1일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막을 올렸다. ‘만리포 사랑’, ‘꿈이여 다시 한번’, ‘갑돌이와 갑순이’, ‘청실홍실’, ‘여자의 일생’, ‘봄날은 간다’ 등 신중년층에게 친숙한 옛 노래가 그들을 회상에 젖게 한다.
티켓은 4만~10만원이며, 문의는 02-556-5910
“한 살이라도 적은 역할을 하고 싶은 게 여배우들의 바람이잖아요. 그럼에도 나이가 많은 이 역할을 맡은 이유는 이순재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죠.”(고두심)
“고두심은 젊을 때 정말 예뻤죠. 불행히도 난 TBC 소속이었고 고두심은 MBC여서 같이 (작품에서) 만날 일이 드물었고요. 그래서 나중에 상대역으로 같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부부로 호흡을 맞추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좀처럼 기회가 닿지 않았는데 이번에 함께 하게 돼 기뻐요.”(이순재)
배우 이순재(79)와 고두심(63)이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개막하는 연극 '사랑별곡'에 노년 부부로 출연한다. 한국 연극의 대중화와 활성화를 이끌었다고 평가받는 '연극열전' 다섯 번째 시즌의 문을 여는 작품이다.
충남 서산의 한 시골 장터를 배경으로 삶의 고단함을 안고 사는 40대부터 죽음과 마주한 80대까지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삶을 통해 한국 특유의 ‘정’(精)과 ‘한’(恨)을 뭉클한 감동으로 그려낸다.
고두심은 ‘순자’ 역을 맡아 강인하면서도 가녀린 우리네 어머니를 연기하고, 이순재는 아내의 죽음 앞에서 비로소 용서를 비는 남편 '박씨'를 연기한다.
이들은 과거 TV 드라마 ‘목욕탕집 남자들’(1995)에서 며느리와 시아버지 역으로 함께 출연한 바 있지만, 부부 역으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순재씨는 “꾸미지 않은 소박함, 잊어버리기 쉬운 투박함에 대한 깊은 정을 담은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극은 깊어진 세월과 죽음 앞에서 마주한 미련과 미안함 등을 담는다. '순자'는 는 과거 자신 대신 뱀에 물려 반신불수가 된 첫사랑 ‘김씨’를 평생 마음에 품고 살아왔으며, 남편 ‘박씨’는 그런 ‘순자’가 미워 무던히도 속을 썩였다. 삶의 마지막 길목에 선 이들은 서로에게 줬던 상처와 평생 품었던 죄의식을 모두 씻어내고 두텁게 쌓인 정(情)을 확인한다.
관계자는 “사랑한다고 말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하는 옛날 사람들의 사랑, 그런 감성을 젊은 세대들도 느낄 수 있을 것”고 말했다.
5월 2일부터 8월 3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술홀에서 공연된다. 연극 ‘친정엄마’ 등 완성도 높은 무대미술과 극작으로 2010년 초연 무대를 연출했던 구태환 극단 수대표가 의기투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