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43만 명 증가하며 둔화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일자리사업 축소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노동부가 8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7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보험 상시가입자 수는 1482만 4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43만 1000명 증가했다. 지난 6월 47만 5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폭이 40만 명대에 그쳤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올해 1월 54만 8000명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50만 명대를 기록했다. 이어 2월 56만 5000명→3월 55만 7000명→4월 55만 6000명→5월 52만 2000명으로 50만 명대 증가폭을 이어갔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가 주춤한 이유는 직접일자리 축소 및 코로나19 영향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던 업종에서 증가폭이 둔화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업종에서 가입자 수는 증가했지만, 정부의 일자리사업과 관련된 공공행정은 감소폭이 확대됐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응대와 관련해 직접일자리를 확대했다가 축소했다.
지난달 공공행정 가입자 수는 41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만 2300명 줄었다. 이는 지난 5월 5600명 감소, 6월 2만 7600명 감소 대비 감소폭이 확대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19 영향으로 가입자가 크게 늘었던 보건업(2만 4000명)과 사회복지업(5만 9600명)은 증가폭이 둔화했다. 여름방학으로 학교 방역인력 활동이 종료되면서 교육서비스업의 증가폭(2만 3800명) 역시 둔해졌다. 택배업 등 운수업(1만 3000명)도 증가세가 주춤해졌다.
반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숙박업, 음식·음료업은 4만 명이 증가했다. 코로나 일상 회복 및 기저 효과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다른 업종과 비슷하게 둔화 현상이 나타났다.
공공행정부터 숙박음식업까지, 지난달 전체 서비스업 가입자는 1022만 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1만 8000명 증가에 그쳤다. 지난 6월에는 서비스업 가입자가 36만 명 증가했다.
국내 산업의 중추인 제조업 가입자는 367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7만 9000명 늘었다. 고용부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어려운 여건에도 제조업 생산 증가, 수출 증가세 지속 등에 힘입어 견조한 증가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했다. 60세 이상이 20만 7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50대(13만 9000명), 40대(5만 명), 29세 이하(1만 7000명), 30대(1만 6000명) 순으로 나타났다.
공공행정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고용시장이 회복세를 유지하면서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전년 동월보다 1257억 원 적은 9136억 원을 기록했다. 두 달 연속 1조 원 이하다.
구직급여는 실업자의 구직활동 지원을 위해 정부가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지난달 신규 신청자는 10만 명, 전체 구직급여 수급자는 61만 3000명으로 각각 7000명, 6만 6000명 줄었다.
한편, 고용부가 매달 발표하는 노동시장 동향은 고용보험 가입자 중 상용직과 임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다.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은 제외된다.
역량을 강화하고 싶은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를 위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전자도서관을 열고 전자책 5만 8000여 권을 무료로 대여할 수 있게 했다. 시공간에 제약이 없는 전자책을 통해 사업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언제 어디서나 습득하고, 경영 개선을 돕고자 함이다.
이번에 도입하는 전자도서관은 소상공인의 디지털 적응력을 높이고 자기 계발, 경영개선 등 스스로 혁신해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 도움을 주기 위해 도입됐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와 PC 등을 통해 경제경영, 인문, 과학, 예술, 생활 등 전 분야의 도서 5만 8000여 권을 대여할 수 있다. 인기도서, 추천 도서, 신작 도서 카테고리별로 구분돼 있다.
전자책 대여는 소상공인‧자영업 지원 포털 ‘소상공인마당’에 가입되어있는 예비창업자, 소상공인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이용 방법은 소상공인 지식배움터의 전자도서관을 선택 후 읽고 싶은 전자책을 선택·대여하면 된다. 회원 1인당 월 10권 이내로 1권당 2주간 대여가 가능하다.
한편, 소상공인을 위해 각 지자체에서도 다양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경기 부천시는 코로나19 이후 계속되는 경기 불황과 골목상권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에 대한 특례보증 지원사업을 확대 추진하기로 했다. 소상공인 특례보증사업은 부천시가 경기신용보증재단에 출연한 금액을 재원으로 해 출연액의 10배수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대출이 가능하도록 소상공인에게 보증하는 것으로, 연초 14억 원을 출연했으며 이번에 특별출연금으로 20억 원을 추가로 집행할 예정이다.
전북 익산시는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추가경정예산으로 21억 원을 확보하고 소상공인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확대한다. 익산시는 확보된 예산으로 정부 정책자금에 대한 최대 2%의 이자 지원과 함께 소규모 경영환경 개선사업, 소상공인 경영컨설팅 지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곧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대출만기 연장 정책이 끝나는데, 최근 치솟는 물가에 코로나19 확진자까지 급증하면서 고령층 가계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대출 만기 연장이 종료되는 올해 하반기에 자영업 비중이 높은 60대 이상 고령층의 개인파산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법원행정처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인파산 신청은 2만 5534건으로 이 중 60대가 29.4%를 차지했다. 2019년 22.1%였던 것에 비해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70대 비중도 5.6%에서 8.3%로 증가했다.
60대 이상에서 개인파산이 늘어나는 이유는 자산 대부분이 실물자산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처분할 수 있는 소득이 부족해서 자영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 ‘2021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평균자산이 4억 8914만 원인데, 이 중 실물자산이 4억 198만 원으로 전체의 82.2%를 차지한다.
60대 이상 자영업자도 2019년 176만 명에서 2021년 8월 193만 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자영업자는 오히려 14만 명 정도가 줄었음에도 고령층 자영업자 비중은 31.4%에서 34.8%로 증가한 것이다.
또한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60세 이상 고령층의 가계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업권별 대출액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60세 이상 고령자 가계대출은 전체 가계대출의 18.7%를 차지했으며, 이 중 제2금융권 대출을 받은 사람 비중은 54.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고령층의 보험 대출 증가세도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60세 이상의 보험사 가계대출 총액은 11조 489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60세 이상의 가계 대출이 급증하고, 자영업자의 개인 파산이 증가하는 가운데 물가도 계속해서 오르고 있어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 상승했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게다가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도 9.1% 상승하면서 41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에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것)을 단행했다. 당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기 때문이다.
그런 데다 7월 초만 하더라도 1만 명 이하로 유지되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지난 13일 4만 명을 돌파했다. 자영업자들은 지난 2년을 겨우 버티고 이제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는데, 다시 영업제한이 시작될까 노심초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법인카드 승인액은 21조 8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 늘었다. 직장인 회식과 거래처 모임 등이 살아났기 때문. 하지만 계속해서 오르는 물가와 코로나 확산세로 당분간 어려운 상황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한정 의원은 “금융권 대출만기 연장이 끝나면 올해 4분기 이후에는 개인파산이 크게 늘 텐데, 특히 자영업에 많이 뛰어든 60대 이상 고령층의 개인파산이 급증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금융당국에서는 가계 파산이 급증하지 않도록 만기 재연장 등 연착륙 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진선미 의원은 “60세 이상 고령층이 금리가 더 높은 제2금융권과 보험사로 이동하면서 부실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면서 “사각지대에 놓인 고령층을 위한 세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50만 명대에서 40만 명대로 떨어졌다. 코로나19로 확대됐던 정부일자리사업이 축소되면서 공공행정 분야 가입자가 줄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2022년 6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는 1480만 8000명으로 지난해 6월보다 47만 5000명(3.3%) 늘어났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2월에 전년 대비 56만 5000명 늘었다. 3월에는 55만 7000명, 4월에는 55만 6000명, 5월에는 52만 2000명이 각각 증가했다. 6월에 처음으로 40만 명대를 기록했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악화된 경기상황이 반영됐다기보다는 코로나19 대응 등을 위해 확대했던 정부일자리사업이 축소되면서 공공행정 분야 가입자가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코로나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1021만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35만 9000명 증가했다. 코로나로 타격을 크게 입었던 숙박·음식업은 거리두기 해제와 일상회복의 영향을 받아 가입자가 4만 1000명 늘었다.
다만 공공행정 가입자는 41만 명으로 지난해 6월보다 2만 8000명 줄었다.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으며, 감소 폭도 5월(-5600명)에 비해 커졌다.
육상운송업 가입자는 1년 전보다 3500명이 줄어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화물자동차업(2400명)과 택배업(1000명)은 늘고 있지만, 택시업(-5200명)에서 감소한 탓이다.
항공운송업 가입자도 전년 동기 대비 700명 줄었다.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국제선 운항 규모가 크게 축소된 상황이 반영됐다.
지난달 제조업 가입자는 367만 명으로 지난해 6월보다 8만 1천 명 늘어났다. 지난해 1월 이후 18개월째 증가 추세로, 8만 명 이상 늘어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째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모든 연령대에서 지난해 6월보다 증가했다. 60세 이상이 21만 5000명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어 50대(15만 명), 40대(5만9000명), 29세 이하(3만 명), 30대(2만1000명) 순이었다.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노동시장이 회복되면서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은 두 달 만에 다시 1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고용노동부가 매달 중순 발표하는 노동시장 동향은 고용보험 가입자 중 상용직과 임시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며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은 제외된다.
최근 5년 간(2017년 1분기~2022년 1분기) 연령·취업시간·업종·지역에 따라 고용 양극화가 뚜렷해졌다. 또한, 특별한 활동 없이 쉬거나 취업을 준비하는 유휴인력이 늘었으며, 자영업 부문의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 ‘지난 5년간 고용 흐름의 3가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먼저 고용 양극화 부분을 보면 연령별 차이가 뚜렷해졌으며, 고령화 사회를 실감할 수 있다. 지난 5년간 60세 이상 취업자는 급증했지만, 경제활동의 허리 층인 30·40대 취업자는 감소했다.
30대 취업자는 2017년 563만 5000명에서 2022년 527만 5000명으로 감소했고, 40대 취업자는 2017년 676만 1000명에서 5년간 629만 3000명으로 감소했다. 60세 이상은 2017년 367만 1000명에서 2022년 531만 7000명으로 증가했다.
60세 이상의 고용 증가 기여율(60세 이상 취업자 증감분 ÷ 전체 취업자 증감분)은 129.7%로 30~40대의 취업자 감소 효과를 만회한다.
특정 연령대의 고용 증가 기여율이 100%를 넘는다는 것은 해당 연령대가 전체 취업자 증가분보다 더 늘었다는 뜻이다. 반면, 30대와 40대의 고용 증가 기여율은 각각 -28.4%, -37.0%로 취업자가 오히려 감소했다.
더불어 지난 5년간 단시간 일자리인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증가한 반면,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감소하며 취업 시간에 따른 일자리 양극화가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초단시간 일자리인 주 15시간 미만 취업자는 급증했다.
60세 이상의 늘어난 일자리는 준공공부문(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공공행정)에 집중됐다. 시장 일자리가 아니라 정부 예산에 의한 공공 일자리 기여도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30·40세대는 만성적인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종별로 ‘준공공부문’ 고용은 증가했으나 ‘대면서비스업’ 고용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를 포함한 12개 지자체는 고용이 늘었으나 서울·부산·대구·울산·경북은 고용이 줄어든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노동력 유휴화 심화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년간 취업자나 실업자 형태로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가 29만 5000명 증가했는데, 이 중 만성적 비취업자로 볼 수 있는 ‘쉬었음’과 ‘취업준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쉬었음’은 ‘60세 이상’에서 크게 증가했다. ‘쉬었음(유휴 비경제활동인구)’ 증가분 61만 8000명 중 56.1%인 34만 7000명이 ‘60세 이상’이었다. ‘취업준비’는 ‘청년층(15~29세)’에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해당 기간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와 ‘무급 가족종사자’가 감소해 자영업 부문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임영태 경총 고용정책팀장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고용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규제 혁파와 노동개혁으로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줘야 하고, 유휴인력과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들이 보다 쉽게 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도록 고용서비스 및 직업훈련체계를 정비하는데 정책의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네거티브 규제 원칙 확립, 규제관리시스템 도입 등 과감한 규제 혁파와 기간제·파견제도 개선,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을 비롯한 노동개혁으로 기업들이 활발하게 투자와 고용 창출에 전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라며 “대상별 맞춤형 취업 지원 강화, 생애주기별 직업훈련 지원 확대, 직업훈련 예산 확대 등으로 일하고 싶은 사람 모두가 쉽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고용서비스·직업훈련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으면서 오일쇼크로 인한 경제 불황 우려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자영업자 40%가 폐업을 고민하는 가운데, 고유가로 물가 상승 압박이 이어지면서 소비자의 한숨도 커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경제 원유의존도 1위다. 게다가 1인당 원유 소비량은 4위에 이른다.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우리나라는 특히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제유가 120달러 시대
지난 8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종가 기준 배럴당 120달러를 넘었다. 2020년에 비하면 3배가 올랐다. 2008년 4월~8월 1차 고유가 시기와 2011년 2월~2014년 8월 2차 고유가 시기에 이어 세 번째 고유가 시기로의 진입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원유의 대체재인 천연가스 가격이 오른 데다, 원유 추가 증산 가능성도 크지 않아 고유가 상황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른 경기 불황에 대한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유지할 경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0.4% 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 물가는 1.4% 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는 경제 원유의존도가 높아서 원유 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세계 시장으로 수출된 우리나라 제품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제품 가격 경쟁력이 낮아진다는 뜻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유가 120달러 유지 시 우리나라 경상수지(국제 시장에서의 모든 경제적 거래를 말함)는 516억 달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 종식을 일컫는 ‘엔데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세계 경제 회복세로 원유 수요는 증가하는데, 원유 공급은 원활하지 않아 당분간 고유가 상황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상승, 이제 시작?
국제 유가가 오르면 물가가 오른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5.4% 급증했다. 물가 상승률이 5%가 넘은 것은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물가상승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1월 0.9% 수준이었던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9월 3%대로 오르더니 올해 5월 5%까지 오른 것.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은 매월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 물가 상승은 이제 시작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13일 기준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당 2075.12원이다. 경유는 리터당 2075.63원으로 휘발유를 넘어섰다. 국제유가 상승이 지속되면 서울의 경우 리터당 3000원이 넘는 주유소도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공요금도 줄줄이 인상 예정이다. 7월부터는 가스요금이 오를 예정이고, 올해 3분기 전기요금도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가스요금은 4월과 5월에 이미 두 차례 인상된 바 있다.
한숨 깊어지는, 고령 자영업자
물가 상승으로 인해 경기는 위축되고 소비자의 소비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영업자의 한숨은 더 커지고 있다.
2009년 41.3%였던 50대 이상 자영업자 비중은 2021년 63.7%로 늘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60세 이상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60세 이상이 36.4%로 가장 많았고 50대 27.3%, 40대 20.8% 순이었다. 2021년 60세 이상 자영업자는 2020년 대비 12만 명이 늘었다.
그런데 자영업자 중 40.8%는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모노리서치가 실시한 ‘자영업자 2021년 실적 및 2022년 전망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40.8%가 폐업을 고려 중이라고 응답했다.
폐업을 생각하는 이유는 ▲매출·순이익 등 영업 실적 감소(28.2%) ▲자금 사정 악화 및 대출 상환 부담(17.8%) ▲임차료·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17.5%)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경기 회복 가능성 낮음(16.7%) 등이 꼽혔다.
코로나19로 2년을 간신히 버텼는데, 고유가라는 상황에 직면한 자영업자. 고령자의 경우는 폐업 이후 재취업도 쉽지 않아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더 큰 상황이다.
오일쇼크 공포가 온다
정부는 유류세 30% 한시 인하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국제 유가가 120달러를 넘어서면서 유류세 인하 효과는 사실상 사라졌다. 문제는 앞으로 정부가 쓸 수 있는 유가 안정 정책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유가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970년대 오일쇼크때와 같은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하향 조정하면서 “세계 경제가 미약한 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길어지는 시기로 접어들며 스태그플레이션 위기를 높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오일쇼크 당시처럼 경기가 침체되는 와중에도 물가는 지속해서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복합위기가 시작됐고, 이런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은 심각하다”면서 “물가는 민생경제에 가장 중요한 만큼 모든 정책 수단을 물가 안정에 최우선을 두고 정책을 총동원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오는 19일 첫 번째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유가 동향 등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유류세 인하 폭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유가 환급금이 대책으로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정책을 통해 고유가 이전 수준으로 기름값을 내리기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2년간 우리나라 시니어들이 보이스피싱·스미싱으로 피해를 본 금액은 7000억 원. 매해 사라지는 은행 점포는 300여 개. 스마트폰 보급률은 95%에 이르지만 60세 이상의 모바일뱅킹 사용률은 25%에 불과하다. 오영환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62)은 디지털 시대의 정보 격차가 금융 소외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한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미연방준비제도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의 말이다. 대한노인회에서 정책이사로 오랜 시간 활동하며 정부·국회와 함께 노인 빈곤 문제 등 노인 정책을 다뤘던 오영환 사무총장은 이 문장에 깊이 공감했다. 금융을 잘 모르는 시니어가 많기 때문. 시니어들이 노후 빈곤을 겪지 않으려면 금융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를 설립하고, 연간 2만여 명의 시니어를 만나고 있다.
Q 대한노인회에서 노인 정책 관련 일을 꽤 오래 하셨는데 어떻게 시니어 금융 교육을 시작하시게 됐나요?
대한노인회에서 노인정책 이사로 있으면서 노인 빈곤, 노인 소외, 노인 복지 등에 대한 정책들을 보건복지부, 국회와 함께 협의하는 일을 했습니다. 서울시 일자리위원회 위원, 웰다잉 시민운동 이사로도 활동했는데요. 노인에게 필요한 정책 중에서도 노인 빈곤 문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1위입니다. 그런데 근본적인 이유 외에 금융도 원인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즘은 은행 점포도 없어지는 추세인데, 디지털 금융을 모르면 노후가 빈곤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이 참 빠르게 변하는데 나이 들면 그 속도를 따라가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시니어들의 스마트폰 활용도가 무척 낮아 디지털 정보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요.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모바일뱅킹만 보더라도 2030 세대는 약 80%가 사용하는데, 50대는 51% 수준이에요. 60대는 18.7%, 70대 이상은 6%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모바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면 금리 우대도 해주고, 계좌이체 수수료도 면제되고요. 대출받을 때 금리 우대도 받습니다. 이런 돈을 연간으로 계산하면 50만 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디지털 정보 격차가 금융 격차로 이어지는 셈이죠.
시니어의 경우 의도하지 않은 정보 차단도 많이 겪습니다. 요즘은 시니어도 유튜브를 많이 보는데요. 예를 들어 태극기 부대가 뭔지 궁금해 눌러봤는데, 알고리즘으로 인해서 계속 태극기 부대 관련 영상이 올라오는 거예요. 하나를 보면 그것에 관련된 내용만 계속 나오니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되는 거죠. 그래서 시니어들에게 디지털 시대의 금융 교육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2017년에 금융위원회의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를 설립하게 되었죠.
Q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는 어떤 일을 하나요?
많은 시니어가 금융사기로 피해를 보고 있고, 금융 소외를 겪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노인 착취 문제도 수면으로 올라오고 있죠. 노후 빈곤을 예방하려면 생애 주기에 맞춰 은퇴 준비도 해야 합니다.
곧 다가올 초고령사회에서 시니어들이 빈곤에 시달리지 않고 행복한 노후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금융사기예방교육, 디지털금융교육, 은퇴교육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교육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생활 팁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아요. 요즘은 기차표를 사는 것도, 호텔 예약도, 쇼핑도 다 스마트폰으로 하잖아요. 실제 교육을 받은 분들이 “자식들에게도 물어보기 어려웠는데, 배우고 나니 너무 편하고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동네에서도 이런 교육을 쉽게 배우실 수 있도록 노인종합복지관, 도서관, 대한노인회가 운영하는 경로당, 노인대학 등 여러 기관과 함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시니어뿐 아니라 금융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금융소비자보호정책을 목적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시니어 금융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금융이 디지털화되면서 정보 격차가 벌어지고 금융사기를 당하는 시니어가 많아졌습니다. 지난 2년간 우리나라 시니어들이 보이스피싱과 스미싱으로 잃은 금액이 7000억 원 정도 됩니다. 역대 최고 금액이에요. 예상외로 50대가 굉장히 많습니다. 피해 건수로는 70~80대가 많은데, 피해 금액은 오히려 50대가 훨씬 많아요.
고전적인 수법은 전화로 “당신의 자녀, 손주를 납치했다”고 하는 건데요. ‘나는 안 속는다’고 하지만 막상 당하면 머리가 하얘진다고 해요. 요즘은 또 보이스피싱 하는 사람들이 피싱 전화를 걸면서 동시에 실제로 자녀를 만나고 있어요. 휴대폰을 빌려달라거나 해서 자녀에게 확인하려고 거는 전화를 가로챕니다. 납치되었다는데 전화를 해도 안 받으니까 속는 경우가 많죠. 또 문자를 이용한 스미싱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어요. “아빠 휴대폰 고장 났어요. 돈 좀 보내주세요”라는 문자, 해외 구매한 상품이 세관에 있으니 확인해보라는 문자 등이 있어요. 젊은 분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경고를 받는데, 시니어들에게는 그런 경로가 많지 않아요.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가 850만 명 정도 됩니다. 50세 이상 시니어까지 포함하면 2000만 명이에요.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에 들어섰고 2026년 초고령사회로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고령화 속도가 너무 빨라 1년 앞당겨졌어요. 초고령사회가 다가오니 노인 착취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요양원 원장에게 통장을 맡겼다가 치매가 와서 그 사실을 잊어버리자 원장이 그 돈을 써버린 사례도 있고요. 간병인이나 지인이 그러기도 합니다. 부모의 연금을 자식이 가져가는 경우도 굉장히 많고요. 치매기가 있는 노인에게 케이블TV 하나 두라며 대충 사인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일을 방지하려고 법적으로는 ‘후견인 제도’라는 걸 운영하는데요. 간단히 말하면 누군가 내 통장에서 돈을 인출하려고 할 때 후견인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제도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데다 그 과정도 굉장히 복잡합니다. 법원에 신청하면 판사가 판결을 통해 후견인을 지정해줘야 하고 변호사도 있어야 하는데, 70세 넘어 이 과정을 할 수 있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그래서 대안으로 주민센터 공무원이나 노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가 후견인이 되는 ‘공공 후견인 제도’가 있어요. 노인 착취 문제는 주로 70세 이상 노인들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만큼 그전에 이런 방법들을 알아둬야 합니다.
2025년이면 인구의 20%가 노인입니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니 그 피해도 늘어나겠죠.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 금융 소비자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 시기에는 자신의 재산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거든요.
Q 금융 교육은 어떤 내용인가요?
금융 관련 교육은 크게 디지털금융교육과 금융사기예방교육이 있습니다. 금융사기예방교육은 연극과 뮤지컬로 만들어서 진행했어요. 처음에는 강사가 앞에 나가 PPT를 띄우고 교육을 했는데 지루해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극단과 함께 금융사기 내용을 연극으로 만들었더니 굉장히 인기가 있었습니다. 그다음 더 재미있게 해보려고 트로트 뮤지컬을 만들었어요. 트로트가 나오니 함께 따라 부르고 춤도 추면서 좋아하시더라고요. 연극과 뮤지컬을 합해서 약 2년 동안 100회 가까이 공연했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 동안은 공연을 못 했어요. 아쉽지만 이번에는 국악으로 흥부놀부 이야기를 통해 금융사기를 알리는 영상을 만들어 올렸습니다.
디지털금융교육은 먼저 스마트폰 이용과 같은 디지털 교육을 하고, 잘 따라오시면 금융 교육으로 넘어가는데요. 시니어들은 교육을 할 때 직접 해봐야 해서 1:1 대면 교육이 무척 중요합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대면할 수가 없게 되었죠. 고민을 하다 행사로 기획했던 ‘시니어 골든벨’을 비대면으로 시도해봤습니다. 먼저 지원자들에게 골든벨 교재를 보내드리는데요. 예상 문제집인 셈인데 거기에 생활에 꼭 필요한 금융 꿀팁을 담았습니다. 금융사기, 투자, 보험, 주택연금 등 금융 상식도 넣고, 유튜브로도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했어요. ‘시니어 골든벨’은 화상 채팅으로 진행하고요. 250명이 정원인데, 참여율은 70~80% 정도 됩니다. 혼자서 화상 프로그램 접속을 못 하시거나, PC가 없어서 참석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런데 유튜브 완주율은 100%입니다. 골든벨 대회도 좋지만, 저희 목표는 대회 준비 과정을 통해 금융 교육이 이뤄지도록 하는 거였거든요. 꽤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금융 교육도 하지만 은퇴 교육도 하신다고요. 은퇴 교육이라니 조금 생소합니다.
은퇴 교육도 결국은 금융 교육이에요. 생애 주기별 금융 교육이 필요한 것이죠. 우리에게는 세 가지 수명이 있습니다. 평균수명, 건강수명, 경제수명인데요.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84세입니다. 건강수명은 평균 74세, 경제수명은 평균 70세예요. 평균 10년을 노인성 질환을 앓고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다가 돌아가신다는 뜻이죠. 은퇴 교육은 경제수명을 늘려서 시니어들이 노후를 조금 더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사실 은퇴 교육은 40대에게 가장 필요합니다. 은퇴 이후의 삶을 미리 설계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아직 젊다고 생각해서 교육을 많이 안 받아요. 그래서 일단은 은퇴했거나 은퇴를 6개월 앞둔 분들에게 하고 있어요. 교육청, 사학연금, 공무원 연금공단 등과 연계해서 교사, 교직원,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은퇴를 하면 신체적 변화뿐 아니라 수입과 지출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수입은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노인성 질환으로 인한 병원비 지출은 많아지죠. 재무적으로 그 균형을 잘 맞출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또 비재무적으로는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 준비해야 하죠. 요즘은 우스갯소리로 ‘재수 없으면 100세까지 산다’고 그래요. 50세에 은퇴하고도 50년을 더 살아야 하는 거죠. 인생 이모작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시니어분들이 많은데, 은퇴 후 삶에 대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분들을 위한 금융 교육과 은퇴 교육도 중요합니다.
Q 시니어금융소비자보호정책 포럼을 열어 시니어 디지털 금융 격차 해소 방안에 대한 논의도 하셨는데요. 고령 친화적인 정책들이 생겨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지난해에 은행 지점 311개가 문을 닫았습니다. 그런데 점포가 없어지는 곳은 첫째 낙후된 지역, 둘째 고령화된 지역입니다. 많은 분들이 은행을 공공기관으로 생각하지만, 은행은 민간 기업입니다. 점포 하나를 유지하는 데 월 2억~3억 원이 필요하다고 해요. 그러니 점포를 닫을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런데 동네 은행이 문을 닫으면 시니어들은 차를 타고 멀리 나가야 해요. 금융 접근성에 제한이 생기죠. 그래서 대안을 만들자고 제안했어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건 디지털 금융 교육입니다. 점포를 없애기 전 디지털 금융 교육을 진행하자고 제안했고, 이런 내용을 담은 ‘점포 폐쇄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어요. 지역 주민들에게 설문조사도 하게 되어 있고, 점포를 닫는 대신 적절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 3월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작됐는데요. 그 하위법으로 노인과 관련된 법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희가 시니어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야기했던 내용이 많이 반영되고 있는데요. 올해 안으로는 완성될 것 같습니다.
보건복지부가 ‘2022 나에게 힘이 되는 복지서비스’ 안내 책자를 개정 발간했다.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어 국민들이 찾기 어려운 복지서비스를 쉽게 활용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총 415쪽에 달하는 책자에는 450여 종류에 달하는 전 부처 복지사업에 대한 안내가 담겨 있다. 생애주기별, 대상 특성별, 가나다순 색인을 이용해 국민들이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간단하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생활과 건강 면에서 복지서비스를 찾게 되는 어르신들의 경우 이 책자를 활용하면 기초연금제도, 치매검진 지원, 어르신 국가예방접종 지원 사업, 노인맞춤돌봄서비스, 각종 요금 감면 혜택 등의 사업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새롭게 도입된 사업과 변경된 내용도 담겼다. 신규 주요사업으로는 △고령자 고용지원금 △출산가정의 경제적 및 양육 부담 완화를 위한 ‘첫만남이용권(국민행복카드)’ △영아수당 △1인 가구의 안전하고 건강한 생활 지원을 위한 ‘1인 가구 사회적 관계망 형성 지원사업’ 등이 있다.
기존 사업에서 변경된 사업기준이나 내용으로는 △아동수당 지급 연령 확대 △근로장려금 소득 상한금액 인상 △긴급복지 지원제도 재산 기준 상향 △희귀질환자 의료비 지원의 부양의무자 기준 차별적 요소 개정 △자립준비청년 자립수당 지급 기간 연장 등이 있다.
한편, 정부는 온·오프라인 정책 제안 플랫폼 ‘광화문 1번가’를 통해 해당 책자에 대한 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책자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만족 이상 65.9%)하고 있으며, 추가가 필요한 사업 분야로는 1인 가구 지원사업(48.74%),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사업(27.95%) 등을 선택했다.
해당 의견을 반영해 올해 발간된 안내 책자에는 ‘기타 위기별·상황별 지원’ 분야를 개편해,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1인 가구 지원사업’ 관련 내용을 추가했다.
복지부는 더 많은 국민들이 보다 쉽게 사회보장제도를 알고 이용할 수 있도록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 지역자활센터, 고용센터, 공공기관, 사회복지시설 등 전국 8000여 개 기관에 책자 17만 부를 배포해 누구나 활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특히 휴대하기 편한 ‘주요 사업 50 소책자’ 및 ‘노령층·청년층 소책자’, 전자책(e-book)과 QR코드(시각장애인용 음성지원 포함) 등 다양한 형태로 안내 자료를 제공한다.
정태길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총괄과장은 “앞으로도 국민이 다양한 사회보장제도를 더욱 쉽게 이용하고, 현장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 책자를 매년 발간할 계획”이라며 “복지서비스를 몰라서 신청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다양한 홍보방식을 활용해 지속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9년. 그가 돈의 흐름을 쫓아다닌 시간이다.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를 시작으로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투자운용팀장 등을 거치며 오랜 시간 금융 시장을 분석해온 홍춘욱(53) 박사. 재정의 자유를 얻어 회사를 그만두고 집필에만 몰두하다가 최근 리치고인베스트먼트 대표를 맡게 됐다는 그에게 노후 자산 관리법에 대해 물어봤다.
2019년 홍춘욱 박사는 키움증권을 마지막으로 29년간 해왔던 이코노미스트라는 직업에 마침표를 찍었다. 퇴사 이유는 재정적 자유를 얻었기 때문이라고. 그도 처음 투자를 했을 때는 유학 자금을 몽땅 날리기도 했다. 누구나 한 번쯤 ‘돈 많은 백수’를 꿈꿔봤을 것이다. 홍 박사는 더 많은 사람들이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블로그와 책을 통해 각종 금융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올해 출판한 ‘돈의 흐름에 올라타라’를 포함해 그의 저서는 17권이 넘는다.
더 많은 대중을 만나기 위해
홍 박사는 2018년 유튜브도 시작했다. 그간 이코노미스트로 일하면서 수많은 리포트를 통해 이미 금융 관련 지식을 전달하고 있었을 텐데 왜 블로그나 유튜브 같은 채널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하는지 묻자, 그는 “답답해서 그렇다”고 했다. 투자나 자산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반면, 준비하지 않은 채 자산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라고. “우리나라 주식 시장은 세계에서 배당 수익률이 가장 낮아요. 또 주주들을 손님 취급하죠. 주가가 폭락하면 배당을 더 주거나 자사주를 매입해서 주주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지 않고, 갑자기 물적 분할을 해버리거나 임상 실패를 알고 내부자가 주식을 미리 파는 등 주주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났어요. 그래서 ‘어느 회사 투자하면 좋다는 정보가 있는데 말이야’라는 식의 이야기만 듣고 투자를 하면 안 돼요.”
오랜 시간 모아온 재산을 한순간에 잃은 투자자들을 보며 좋은 투자 방법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이 알릴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블로그나 책을 통해 여러 방법을 전달해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이 글을 잘 읽지 않았다. 그가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데는 아내의 도움이 컸다. 직접 편집 프로그램을 배워서 영상을 편집해줬기 때문이다. 때로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안 되니 다시 찍자’며 PD의 역할을 해주기도 했다. 2021년 여름 15만 명이었던 구독자는 8개월 새 25만 명까지 늘었다. “유튜브를 하면서 부부 사이가 더욱 돈독해지는 계기도 됐어요. 구독자가 15만 명 넘어가니 둘이서만 관리하기가 어려워서 유튜버 소속사인 MCN 회사에 들어가게 됐죠. 언젠가 채널 구독자가 100만 명이 되면 정말 많은 분들에게 저의 이야기가 도달할 거고, 그만큼 더 많은 분들이 투자를 더 쉽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퇴직 후 2년 넘는 시간 동안 집필에 집중하던 그가 리치고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를 도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나온다면 더 손쉽게 자산 관리를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442’ 자산배분법을 기억하자
노후 자산에 관해 이야기할 때 유독 연금이 많이 언급된다. 수입이 끊기는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방어책이기 때문이다. 또 그만큼 노후 준비가 잘 안 되어 있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2020년 기준 38.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1위다. 그래서인지 퇴직 후 국민연금 수급 시기까지 연금 없이 버텨야 하는 ‘연금 크레바스’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가 많은 시니어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현재 근로소득이 있는 시니어에게도, 근로소득 없이 가지고 있는 자산으로 노후를 살아가야 할 시니어에게도 노후 자산 관리는 어렵지만 꼭 해결해야 할 숙제다.
홍 박사는 노후 자산 관리를 위해서는 첫째, 근로소득을 최대한 오래 가져가고 둘째, 연금제도에 더 관심을 가지고 운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자산을 나눠서 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노후자금을 2억 원 준비했고 50세부터 70세까지 20년간 인출한다고 생각하면 연 1000만 원을 사용할 수 있어요. 이 2억을 20년 동안 꾸준히 운용한다면 연 1000만 원 이상 인출할 수 있겠죠? 투자를 안 할 이유가 없어요.”
자산 배분 방법으로는 국민연금 투자법을 제안했다. 자산 비율을 주식 40%, 채권 40%, 리츠 등의 대체투자 20%로 구성하는 ‘442’ 자산배분법이다. 국민연금은 2021년 91조 원이라는 사상 최대 수익을 냈다. 해외 주식에서 29.5%, 대체투자에서 23.8%의 수익률을 보였다. “국민연금처럼 자산을 배분하면 10년에 한 번 정도 마이너스 수익률이 나와요. 국민연금도 2018년에 한 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한 번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는데요. 그 폭이 0.2~0.8%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산을 운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어요. 1999년부터의 국민연금 수익률이 연 6.8%거든요. 이 돈을 복리로 굴린다면 안정적이죠.”
442 자산배분법을 기본으로 하되 자신의 상황에 맞춰 자산 비율을 조금씩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예상되는 소득이 있어서 조금 더 공격적으로 수익을 내고 싶다면 주식 비중을 늘리면 된다. 하지만 추가로 투입할 자금이 없고 보유 자산으로만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면 주식 비중을 조금 낮춰볼 수 있다.
노후 자산 관리를 하는 데는 현금흐름도 중요한데, 채권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 40% 채권 투자율 중 20%는 국내에, 20%는 해외에 투자한다면 일부는 단기 채권에 투자해 바로 인출 가능한 현금성 자산으로 운용할 수 있다. 만약 현금성 자산을 더 원한다면 30%는 현금성 자산인 예금 등에 두고 나머지 70% 자산을 다시 442 자산 배분 형태로 분산하면 된다.
“요즘 ETF 상품이 무척 많아서 개인도 국내외 채권 투자가 얼마든지 가능하죠. 배당을 받아 재투자해주는 대표 펀드 상품으로는 ‘코스피200TR’이 있어요. 미국 대형주 주가를 반영하는 ‘S&P500TR’에 투자하면 해외 주식 투자도 가능하겠죠. 리츠의 경우 국내도 좋지만, 해외 리츠 투자 기회가 많이 열렸어요. 대체투자의 경우 금도 조금 넣어볼 수 있겠죠.” TR이 붙은 ETF는 배당금을 받았을 때 자동으로 재투자하는 시스템이어서 15.4%의 배당세를 내지 않아도 돼 절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이 모든 게 너무 어렵다면 TDF(생애주기 펀드)를 활용하면 좋다. TDF는 생애주기에 맞춰 자동으로 자산 비율을 조정해주는 펀드로, 초기에는 주식 비중을 높여 운영하다가 후반부에는 채권 위주로 운용해주는 상품이다. 하지만 TDF는 수익률이 천차만별이고 수수료가 높기 때문에 운용사별 수수료와 수익률을 잘 따져봐야 한다. 그 외에 ‘코덱스200미국채혼합’ ETF처럼 미국 국채 60%, 국내 주식 40%를 알아서 투자해주는 상품들도 좋은 대안이다.
홍 박사는 무엇보다 IRP나 ISA와 같은 계좌를 통해 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세금을 낮추고, 이를 연금으로 수령해 또 한 번의 절세 효과를 노려볼 것을 제안했다. 연금계좌 수수료는 3.3~5.5% 수준이다. 특히 개인연금 상품은 55세부터 수령 가능하기 때문에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수입이 없는 ‘연금 크레바스’ 시기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그가 연금 제도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자산 관리, 무조건 맡기면 안 돼
막상 노후를 준비하며 자산 관리를 하려니 상품도 많고 너무 어렵게만 느껴지는 시니어들도 많다. 주식만 하더라도 MTS나 HTS 사용법을 알아야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인지 많은 시니어들이 부동산을 절대 자산으로 생각하곤 한다. 실제 우리나라 노인 자산은 부동산인 경우가 많다. 홍 박사는 노후 자산을 모두 부동산에 묶어두는 것 역시 하나의 자산에 투자하는 것으로 위험하다고 했다.
“1960년대부터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 사이클을 보면 1960년대, 1970년대, 1980년대, 2000년대 이렇게 5~6번의 상승세가 있었는데, 평균 상승 지속 기간이 5~10년이에요. 올해까지 부동산이 오른다면 8년째 상승세가 이어지는 건데 그럼 앞으로 길면 2년 정도 남은 거겠죠. 1997년 외환위기, 2013년 하우스푸어 사태 때 강남 지역 핵심 부동산조차 급매의 경우 30~40% 떨어지는 걸 우린 경험했잖아요. 자산은 반드시 나누어 관리하고 부동산을 통한 수익을 꼭 보고 싶다면 리츠를 적극 활용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442 배분법을 따를 때 역시 주식에만 투자하거나 채권에만 투자하는 식으로 한 자산에 100%를 투자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핵심은 위험을 대하는 나의 태도에 따라 자산 비율을 결정하면 된다는 거예요. 주식에 50%를 투자할 경우 5년에 한 번 마이너스 수익률이 발생합니다. 대신 수익률이 8~10%로 높죠. 수익률이 떨어진 시점에는 추가 매수로 손실을 줄여나갈 수 있기 때문에 근로소득이 발생하는 시절에 가능한 투자법이죠. 추가 수입이 없으면 원금 손실이 발생했을 때 회복할 기회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주식 비중을 줄여 원금을 잃을 확률을 낮추는 거예요. 대신 수익률은 5% 정도로 만족하는 거죠.”
홍 박사는 자산 관리에 관한 책도 읽고 유튜브도 보며 스스로 공부를 꾸준히 해야 한다는 걸 무엇보다 강조했다. 또 공부를 할 때는 경제 전망이나 전문가들의 전망을 맹신하기보다 경제지표를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유튜브를 볼 때도 특정 상품 추천 영상보다는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방법을 알려주는 영상을 보기를 추천했다. 이 모든 과정이 어렵다고 은행, 증권, 자산관리사와 같은 운용사를 찾아가 돈만 맡기면 아무래도 판매자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높은 상품을 추천하고 싶을 것이다. “스스로 공부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알아서 해달라고 말하는 게 가장 위험해요. 많은 분들이 자산 배분 방식에 익숙해져서 조금 더 쉽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홍춘욱 박사의 자산 관리 추천 도서
마법의 연금 굴리기 20대부터 50대까지 자영업자와 월급쟁이를 위한 절세와 노후 준비를 돕기 위한 책. 개인연금으로 연금저축펀드를, 퇴직연금으로 IRP를, 절세 계좌로 ISA를 활용하여 안전하면서도 수익을 내는 방법을 안내한다.
현명한 자산배분 투자자 위험은 줄이고 수익은 늘리는 투자자를 위한 자산배분 로드맵. 투자의 고전으로 자리 잡은 , , 의 저자 윌리엄 번스타인은 여러 사례를 통해 다양한 자산 배분법을 제시한다.
취직이 안돼 자영업을 시작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로 인해 20~40대의 신규 자영업자가 늘었는데, 여전히 자영업자는 중·장년층이 많은 상황이다. 이는 50대 이후 자영업자에서 임금 근로자로 전환이 쉽지 않은 노동 환경 때문이다. 이에 직업 훈련 등 국민취업지원제도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26일 발표한 ‘KDI 포커스-자영업자까지 포괄하는 고용안전망 구축방향’에서 “코로나19 이후 기존 고용안전망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며 “정규직 임금근로자 위주로 설계됐던 기존의 구직급여나 고용유지 지원 등은 비정규직, 특고·프리랜서, 영세자영업자 등을 포괄하지 못해 충분한 사회적 보호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 연구위원은 통계청의 종사상지위 분류상 비임금근로자를 근거로 지난해 연간 비임금근로자 수가 약 652만 명인데 이 중 자영업자가 551만 3000명, 무급가족종사자가 100만 7000명이라고 집계했다. 그는 “2002년 비임금근로자가 800만 명, 자영업자가 621만 명에 달해 자영업자 과잉이 큰 문제로 인식됐으나 이후 인구구조가 변하고 최저임금과 종합소득세율이 상승하며 자영업자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영업자 중 중ㆍ고령층의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신규 자영업 진입자의 경우에도 중ㆍ고령층의 비중이 높다는 인식은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최근 신규 자영업 진입자의 대부분은 20~40대이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현재의 전반적 상황에서 자영업으로의 비자발적 진입은 결코 많지 않다. 신규 자영업 진입자 중 “임금근로로 취업이 어려워서” 진입했다는 응답자의 비중은 코로나19 위기 이전인 2019년의 12%에 불과했다. 자영업을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이유로는 자신만의 사업체 경영, 근무시간의 재량성, 독립적인 업무 처리 등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일부 집단에서는 비자발적 진입이 여전히 존재할 수 있다. 고용형태별로 살펴보면 비공식 자영자의 경우 비자발적 진입 응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령대나 성별로 살펴보면 주된 일자리 퇴직 시기 남성과 출산ㆍ육아 시기 여성의 경우 예외적으로 경기 악화 시 자영업 유입 증가가 관찰됐다.
그럼에도 자영업의 과밀화가 지속되는 이유는 퇴장 측면과 관련 있다. 한번 자영업에 발을 들이면 분야를 바꾸더라도 계속해서 자영업을 영위하는 경향이 존재하므로, 자영업 비중은 연령에 따라 계속 증가한다. 앞서 30~40대에 비해 50대 이상의 자영업 유입은 감소하는데도 불구하고 자영업 비중이 증가하는 이유는 이러한 지속성 때문이다. 특히 단독자영자의 경우 50대 이후의 자영업 지속성이 높게 나타난다.
자영업 진입 후 생각보다 낮은 소득이나 개인 상황의 변화 등으로 임금근로로의 재취업을 원할 수 있다. 그런데 단독자영자의 경우 특히 50대 이후에 임금근로로의 재취업 비중이 현저하게 낮아지는데, 세부 형태별로는 특수고용직 내지 비공식 자영자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50대 이후 괜찮은 일자리로의 재취업이 어려운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현실을 반영한다.
한 연구위원은 “자영업자를 포괄하는 고용안전망이 필요하지만, 그것이 자영업자 고용보험 의무화 필요성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사업자등록이 안 된 자영업자가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 소득이나 자산의 의미가 자영업자마다 달라 일관된 기준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형 실업부조인 국민취업지원제도를 더 내실화하고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도입된 국민취업지원제도는 고용보험기금과는 별도의 국가 재정을 투입해 취업 경험이 있는 구직자에게 6개월간 월 50만 원의 구직촉진수당과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원 대상은 중위소득 60% 이하, 순자산 4억 원 이하 저소득가구 구직자다. 모든 취업자가 기여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이 적용되고, 주로 저소득층의 경제적 위험에 초점을 맞춰 지출금액의 효과성이 높다.
구체적으로 한 연구위원은 국민취업지원제도에서 제공하는 취업지원 서비스를 내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계유지를 위한 단순 소득지원을 넘어서 시장성 있는 직업훈련과 일 경험 기회를 제공해 현재의 폐업, 재창업 지원과 구분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생애 주 일자리 퇴직 내지 출산ㆍ육아기 이후 임금근로로의 재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임금근로로의 재취업 가능성을 높이려면 취업지원 서비스만으로는 족하며,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분단적 구조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 예컨대 직무와 성과를 반영하는 보상체계의 확산도 필요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한 연구위원은 실업부조 강화를 주장했다. 그는 “6개월의 수급기간은 국제적으로도 짧은 편”이라며 “기술 변화가 빨라질수록 새로운 숙련 형성에 필요한 충분한 기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국민취업지원제도 지원을 받기 위한 소득과 자산 기준도 지금보다 완화해 사각지대를 줄일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