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빠진 국가 기간산업 지원을 위해 40조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한다. 또 코로나19에 따른 고용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청년층과 고령층 등을 위한 공공·민간 일자리 55만개를 만든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40조 원 규모로 위기극복과 고용을 위한 기간산업안정기금을 긴급히 조성하고, 긴급고용안정대책에 10조 원을 별도로 투입해 고용 충격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발표한 일자리 대책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면서 청년실업을 해소할 수 있는 비대면·디지털분야의 공공 일자리 10만 개를 만들기 위해 약 1조 원을 투입한다. 코로나19와 관련된 다중이용시설 방역과 환경 보호, 데이터 구축 업무 등이다.
이와 함께 소득이 끊긴 무급 휴직자 등 고용이 불안한 근로자들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무급 휴직 신속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해 무급 휴직 즉시 월 50만 원씩 3개월간 지원한다.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특별고용·프리랜서, 영세자영업자에 대해서도 월 50만원씩 3개월 동안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한다.
일반 업종은 1개월간 고용을 유지하고 무급 휴직에 들어가면 지원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특별고용지원업종 1개월, 일반 업종 3개월 이상 유급 고용이 유지돼야 가능했다.
특별고용지원업종도 확대된다. 현재는 여행업, 관광운송업, 조선업, 관광숙박업, 공연업이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지정돼 있으나, 여기에 항공업 중 지상직을 비롯해 면세점업, 전시·국제회의업, 공항버스업을 추가한다.
휴업수당 지급이 버거운 기업을 위한 ‘고용유지 자금 융자사업’도 도입한다. 현재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는 ‘선지급, 후변제’ 형태라 자금난에 빠진 영세 기업이 근로자에게 무급휴직을 유도하는 경우가 있었다. 앞으로는 정부가 융자를 통해 휴업수당을 먼저 지급한다. 이후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융자금을 상환하게 된다.
서울시 송파구 장지동, 경기도 성남시 창곡동, 하남시 학암동이 맞닿은 위례신도시 부동산시장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그동안 정체됐던 개발 호재가 점차 뚜렷해지면서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위례신도시가 품은 호재와, 실제 투자 가능성을 들여다봤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동부간선도로 등 주요 도로가 밀집된 위례신도시는 강남과 분당, 판교 등으로 이동이 편리해 입지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전철역이 신도시 왼쪽에 쏠려 있어서 완벽한 투자처로 보기엔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이런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위례신도시의 교통 호재들이 속속 본궤도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위례신사선 ‘위례중앙역’과 위례신도시 ‘트램’ 개통이 예정돼 미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12년 만에 ‘본궤도’ 오른 호재들
위례신사선 사업이 2008년 위례신도시 광역교통 개선계획에 포함된 후 12년 만에 본격적인 추진을 알렸다. 2년 전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한 데 이어 지난 1월 31일 서울시가 위례신사선 사업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강남메트로주식회사(가칭)를 선정한 것. 서울시는 2022년 착공을 목표로 후속 절차를 조속히 추진할 방침이다. 착공 후 완공까지 통상 60개월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차질 없이 진행되면 2027년에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례신사선은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와 가락동, 강남구 삼성동, 3호선 신사역 사이를 잇는 경전철이다. 전체 길이 14.7㎞에 정거장 12곳, 차량기지 1곳이 조성되고 총사업비 1조4847억 원이 투입된다. 위례신사선이 개통되면 위례신도시에서 신사역까지 이동시간이 1시간에서 20분 이내로 단축된다. 우리나라 대표 업무지구인 강남을 관통하고, 삼성역과 가락시장역, 학여울역 등 6개 역에서 다른 지하철로 갈아탈 수 있는 황금노선을 품는 만큼, 앞으로 위례신도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위례신도시 트램 사업도 본궤도에 오른다. 이 사업은 5호선 마천역부터 8호선 복정역과 우남역을 잇는 5.5㎞의 트램 노선(12개 정류장)을 만드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17일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를 열고 올해 트램 사업 등의 업무계획을 확정했다. 국토부는 위례신도시 트램 사업에 총 1800억 원을 투입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위례신도시 트램 사업은 2008년 광역교통대책에 포함됐다. 하지만 계획 공개 이후 10년 가까이 사업에 별다른 진전이 없다가, 2년 전 이 사업을 LH·SH가 재원을 부담하는 공공사업으로 전환했다. 위례신사선과 마찬가지로 12년 만에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것. 위례신도시 트램 사업은 2021년 착공에 들어가 2023년 완공 일정으로 추진된다. 트램이 개통되면 역과 노선을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증가해 지역경제 활성화, 주거환경 개선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더 노릴 만한 아파트 ‘시세 차익’
위례신도시는 위례신사선과 트램 개통 등의 호재 외에도 이미 휼륭한 생활 인프라를 갖췄다. 북위례 쪽으로 신세계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과 이마트트레이더스가 있고, 위례중앙공원을 중심으로는 쇼핑몰과 영화관, 편의시설 등의 인프라가 형성됐다.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위례신도시의 집값도 지속적으로 올랐다. 위례중앙공원 인근 아파트 매매가(전용면적 85㎡ 기준)를 살펴보면 최근 1~2년 사이에도 상승세를 보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위례중앙공원 북쪽에 위치한 ‘위례중앙푸르지오 1단지’ 매매가는 2018년 11억5000만 원, 올 1월에는 14억4500만 원에 거래됐다. 2단지 역시 2018년 11억9000만 원에서 지난해 12월 14억 원으로 뛰었다. 중앙공원 서쪽의 ‘위례자연앤센트럴자이’도 2018년 10억3000만 원에서 지난해 12월 13억 원으로 올랐다.
최근 1~2년 사이 적게는 2억1000만 원에서, 많게는 2억9500만 원의 시세 차익이 발생한 만큼, 위례신도시의 주택을 눈여겨보는 사람은 여전히 많다. 지난 2월 27일에는 올해 첫 ‘로또 단지’였던 위례신도시 중흥S-클래스(하남시 학암동)가 세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426가구 모집에 4만4000여 명이 몰려 평균 청약률 104대 1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했다.
위례신도시 북동쪽으로 치우친 곳에 있는 중흥S-클래스는 위례신사선의 영향을 덜 받는 아파트다. 5호선과도 거리가 있는 편이다. 그럼에도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이유는 서울 송파와 가까운 입지인 데다, 트램으로 이어지는 8호선 위례선이 5호선 마천역과 연결되는 호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단지 근처에 남한산성과 청량산 등이 있어 추후 조망 프리미엄도 기대된다.
하남시 학암동 A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3년 전 남위례가 입주를 마무리한 뒤 신도시 인프라가 어느 정도 완료됐다”며 “북위례 쪽 청약에 당첨되는 사람들은 입주하자마자 새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위례신도시의 아파트들은 입주 당시보다 수억 원에 이르는 상승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호재가 기대되는 만큼, 장기적인 측면에서 적지 않은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찾는 사람은 없는데, 가게는 많다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아파트와 달리, 상가 투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위례신도시는 일부 지역이 서울에 포함되지만,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아직 상권이 자리 잡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대부분의 신도시가 그렇듯, 위례신도시 상권도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다는 사실이다.
위례신도시는 장지동, 창곡동, 학암동의 접경구역 일대 675만3453㎡의 부지에 11만867명(4만4877세대)을 수용하는 대규모 주택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하지만 상주인구와 유동인구는 그에 비해 적은 상황이다. 상가거래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위례중앙공원을 중심으로 300m 반경 내 주거인구는 2만5018명, 직장인구는 1183명으로 조사됐다. 일평균 유동인구는 10만8854명이다.
위례중앙공원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 대표는 “동네 장사라 근처에 사는 손님이 대부분인데, 비가 오는 날이면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아 매출 타격이 크다”며 “근처에 회사도 많지 않아서 직장인 손님 매출이 적은 건 이 근처에서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들의 똑같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상권 규모에 비해 손님이 적다 보니 상가의 공실이 늘고, 임대료가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위례신도시 부동산시장의 최고 히트상품은 상가주택용지였다. 2014년 8월 위례신도시에 공급된 상가주택용지 45필지는 면적 253~287㎡에 필지당 분양가가 9억3400만~17억9000만 원대였는데도 1만7531명이 몰리며 최고 경쟁률 2746대 1을 기록했다. 하지만 매매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자영업 불황에 세입자가 줄면서 임대료는 하락세를 보인다.
성남시 창곡동 C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년 전만 해도 인근 상가주택단지 1층 점포 임대료는 3.3㎡당 12만 원 안팎이었는데, 올 초 7만 원까지 떨어졌다”며 “매매가는 호재를 타고 계속 오르고, 세입자는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 임대료를 낮출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벌어졌으니, 참 난감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까지, 상가 투자는 고민
최근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도 심각한 수준이다. 부동산시장 밖에서 벌어진 사태이지만, 결국엔 부동산시장도 영향을 받게 된 상황이 벌어졌다. 무엇보다 상가가 가장 먼저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위례신도시 상권은 악재를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악의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3~6개월을 넘어 장기화되면, 부동산시장도 공실 증가와 임대료 하락에 따른 큰 충격을 입을 것”이라며 “오로지 임대료로 평가해 가격이 매겨지는 구분상가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고, 주택시장에서는 투자상품 성격이 강한 재건축과 재개발과 일반 아파트, 토지 순으로 영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최근 위례신도시의 상권은 공급이 수요를 넘어선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맞물렸다. 앞으로 공실은 계속 늘고 임대료는 더 내려갈 수 있다”며 “위례신도시 상권에 대한 투자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권 교수는 “위례신도시 상권은 위례신사선과 트램 개통 호재가 있다고 해도 개통되는 시점이 와야 반영된다”며 “다만 주택시장은 좀 더 빠르게 호재가 반영되는 경향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저소득층과 영세사업자를 돕기 위해 보험료 감면 및 납부 유예를 결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저소득층과 일정 규모 이하의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돕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사회보험료 등 부담완화 방안’을 확정했다.
먼저 건강보험은 보험료 납부액 기준 하위 20~40% 가입자에게 3~5월 부과분의 30%를 감면해준다. 보험료 하위 40% 직장가입자의 월 소득은 223만 원으로, 총 488만 명(세대)이 3개월간 총 4171억 원의 감면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1인당 평균 감면액은 직장가입자가 월 2만 원, 지역가입자가 월 6000원이다.
또 30인 미만 사업장, 1인 자영업자, 특수고용직 종사자가 납부하는 산업재해보험료는 감면과 납부 유예를 동시에 적용한다. 산재보험료 감면은 3∼8월 부과분의 30%를 깎아준다. 총 259만 개 사업장과 8만 명의 특수고용직 노동자가 6개월간 총 4435억 원의 감면 혜택을 받는다. 산재보험료 납부 유예를 신청한 경우 3∼5월 부과분에 대해 3개월 납부 기한을 연장해준다.
국민연금과 고용보험은 감면 대신 납부를 유예해준다. 국민연금은 전체 가입자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소득감소 요건을 충족한 경우 3∼5월 부과분에 대해 최소 3개월 납부 유예를 해준다. 고용보험은 3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3∼5월 부과분에 대해 최소 3개월 납부기한 연장을 해준다. 고용보험료 납부 유예는 총 612만 명, 228만 개 사업장에 혜택이 돌아간다.
정부가 지자체와 협력해 중산층을 포함한 소득하위 70% 가구를 대상으로 가구 당 100만원(4인 가구 기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제3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면서 이 결정은 쉽지 않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번 대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국민 생계의 타격을 최소화하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긴급처방이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은 전국적으로 약 1300만 가구로 추산된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국민이 고통 받았고, 모든 국민이 함께 방역에 참여했다”며 “모든 국민이 고통과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긴급재난지원금은 신속한 지급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2차 추경안을 제출하고 총선 직후 4월 중으로 국회에서 처리되도록 할 계획”이라며 “재정여력 비축과 신속한 여야 합의를 위해 재원 대부분을 뼈를 깎는 정부예산 구조조정으로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2차 비상경제회의 때 약속드린 것처럼 정부는 저소득계층과 일정 규모 이하의 중소기업·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해 4대 보험료와 전기요금 납부유예 또는 감면을 결정했다”며 “당장 3월분부터 적용할 것이고, 구체적 내용은 정부가 따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강변의 노른자위 땅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중 한 곳인 성동구. 그리고 성동구의 중심지가 된 ‘성수동’. 서울숲공원과 최고급 주상복합단지 호재에 강남 접근성까지 갖춘 성수동 상권의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높을까.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작은 골목에 공장들과 자동차공업사들이 들어선 준공업지역이다. 하지만 서울숲공원이 인접한 데다 강남 접근성이 좋고 지하철 2호선(뚝섬역·성수역)과 분당선(서울숲역)이 지나는 더블역세권이라는 장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최고급 주상복합건물의 등장과 기존 수제화거리, 카페거리, 갈비골목으로 몰리는 수요를 등에 업고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요인만 있는 건 아니다. 아파트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한 정부 규제와 치솟는 임대료는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부분이다. 또 새로운 상권이 기존 상권을 몰아내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부작용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다지만 실제 모습을 살펴보기 위해 성수동을 찾아봤다.
예술과 문화가 있는 ‘성수동’
1970년대부터 주택단지가 형성된 성수동은 현재 도로 폭과 주차 등이 열악한 편이지만 동서남북으로 골목이 정돈돼 실용적이며 편안한 느낌을 준다. 교육재단 등이 공익문화사업에 기여하고 있으며 혁신을 거듭하는 창의적인 젊은이들의 사회적기업이 정착했다. 유명 영화사와 스튜디오, 갤러리, 디자인, 공방 등 문화공간이 들어오면서 예술적 가치를 품었다. 길을 따라 상권이 형성되는 것은 아니며 지역 전체(Sector)가 예술문화지역(Zone)로 변모하는 형태라 다른 지역과 확연히 구별된다.
특히 서울숲공원은 면적 43만 ㎡에서 60만 ㎡로 40% 정도 확장될 전망이라 주목할 만하다. 서울시는 삼표레미콘 공장 부지에 중랑천 둔치와 이어지는 수변문화공원을 조성하고 인근에 위치한 승마장터와 뚝섬유수지는 생태숲 등 자연녹지로 꾸밀 예정이다.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이 2022년 6월까지 진행되는 만큼 가능한 구역부터 단계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또 이 지역은 압구정 청담동 등 강남 업무 중심지를 마주하고 있다. 또 지하철을 이용하면 분당선 서울숲역에서 5정거장 거리에 선릉역이 있고 2호선 뚝섬역이나 성수역에서 5~6정거장 거리에 잠실역이 있어 앞으로 더욱 진화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성수동=부촌’으로 거듭나다
성공한 사업가나 연예인 등 유명인이 꼬마빌딩이나 아파트를 사들이는 것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미스지콜렉션의 패션디자이너 지춘희와 가수 지코, 배우 권상우, 이시영 등이 성수동에 위치한 빌딩을 매입했다. 분양가가 40억 원이 넘어 화제가 된 갤러리아포레는 배우 김수현과 유아인, 가수 지드래곤 등이 거주하고, 204㎡가 33억 원 정도 하는 트리마제에는 가수 써니와 김재중, 김희철 등 유명 연예인이 살고 있어 ‘성수동=부촌’ 이미지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최고급 주상복합단지의 등장은 확실한 호재로 나타났다. 한강이 보이는 지상 45층, 230가구 규모의 갤러리아포레와 지상 47층, 76가구 규모의 트리마제는 현재 서울시의 일반 주거지역이 35층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오히려 혜택을 본 경우다. 갤러리아포레와 트리마제뿐만이 아니다. 앞으로 지상 49층, 280가구 규모의 아크로서울포레스트가 2021년 입주를 시작한다. 또 지상 49층, 34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와 5성급 호텔 1개 동을 짓고 있다. 초고층은 아니지만 지상 20층, 292가구 규모로 재건축할 예정인 장미아파트도 지역 발전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지식산업센터와 동반성장 중
새로운 환경이 조성되면서 상업시설도 덩달아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가 성수동 일대를 지식산업센터 등 정보기술(IT) 산업개발진흥지구로 지정하면서 첨단산업을 비롯해 스타트업 기업들의 입주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덕분에 인근 뚝섬 상업시설과 성수지구 전략정비사업 등의 개발호재도 갖춰 성수동의 가치가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성수동에는 코오롱디지털타워, 한라시그마밸리 등이 있으며 앞으로 프리미엄 첨단 지식산업센터 ‘성수동 선명스퀘어’가 들어설 예정이다. 지식산업센터는 IT 관련 산업을 기반으로 한 일종의 아파트형 공장이다. 일반적으로 지식산업센터 한 곳이 들어서면 최고 1000명 이상의 임직원이 상주하게 돼 인근 상권에 호재로 작용한다.
임대료 상승이 가파른 이유는?
다만 성수동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가치를 판단하고 접근해야 한다. 이 지역이 임대료 상승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주택이나 상가의 임대인은 월세를 더 올려주겠다는 임차인들의 제안에 스스로 차임을 올렸고, 뜬다는 지역을 잘 아는 건물의 매입자는 소위 뜬 지역의 임대료 기준을 그대로 적용했다. 게다가 주변 임대인들도 덩달아 임대료를 높게 책정하는 비정상적이고 복잡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설비, 영업비 등 권리금도 문제다. 테이크아웃, 커피, 디저트, 공방 등을 차린 임차인들은 나중에 권리금 등이 상승해 큰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어 가격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성수동은 젠트리피케이션 부작용을 앓고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본래 낙후된 지역에 새로운 문화 또는 상권이 생기며 지역 경기가 활성화되는 현상인데, 이로 인해 지역의 임대료가 상승하면서 기존 자영업자들의 ‘둥지 내몰림’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제화거리 떠나는 ‘구두 장인’
성수동의 수제화거리는 과거엔 외부인의 왕래가 뜸한 지역이었지만 현재는 많은 사람이 오가는 핫플레이스로 변신했다. 교통편도 좋고 먹거리도 두루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은 임대료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기존 점포의 이탈을 초래하고 있다. 보증금과 월세, 특히 권리금이 오르면서 몇몇 수제화 점포가 부담을 견디지 못해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가고 있는 상황.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직은 수제화 점포가 많이 남아 있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지나면 부담에 치인 점포들이 빠져나가 수제화거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수제화거리는 5년 전, 33㎡ 기준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100만 원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보증금 2000만 원에 월세 120만 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특히 권리금이 많이 올랐다. 5년 전에는 1500만 원 수준이었는데 현재는 4000만 원 정도가 보통이고 많게는 5000만~7000만 원 하는 곳도 있다.
폐공장으로 번진 ‘권리금’ 진통
카페거리도 마찬가지다. 이 지역의 카페는 폐공장과 창고였기 때문에
5년 전만 해도 권리금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곳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아주 가끔 권리금이 없는 곳이 나오긴 하지만 곧바로 임차인이 나타나기 때문에 구하기가 어렵다”며 “보증금과 임대료도 수제화거리처럼 최근 몇 년 사이에 많이 오른 상태”라고 말했다.
카페거리는 젊은 예술가들이 문을 닫은 공장이나 창고를 활용해 만든 새로운 공간이다. 대표적으로 대림창고가 꼽힌다. 공연과 전시회를 여는 등 새로운 시도로 주목받고 있는 공간이다. 이외에도 폐공장과 창고를 활용한 색다른 카페가 많아 외부인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성수동 카페거리 일평균 유동인구는 9만6492명으로 월평균 약 300만 명이 성수동 카페거리를 찾는다. 같은 시기 카페거리의 평균 매출은 3113만 원. 유사 업종 11월 평균 매출 2155만 원에 비해 958만 원가량 더 많은 셈이다.
수요 몰리자 갈비골목도 ‘시끌’
갈비골목도 임대료 상승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갈비골목은 1980년대부터 인기를 끈 먹자골목이다. 한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기도 했지만 서울숲공원과 최고급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서면서 다시 몰리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넘어온 커피전문점 블루보틀 1호점과 아모레퍼시픽의 체험공간인 ‘아모레성수’가 들어서면서 20~30대 수요까지 끌어안았다.
하지만 이곳 역시 수제화거리나 카페거리와 다르지 않았다. C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59㎡ 갈비가게 점포가 보증금 6000만 원에 월세 500만 원 수준이었는데 요즘엔 물건이 별로 없다”며 “게다가 권리금은 내부 시설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많게는 1억 원을 호가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성수동은 몇 년 전부터 뜨는 상권으로 소문이 나서 보증금과 월세, 권리금이 많이 올랐다. 확실히 예전보다는 더 큰 부담을 안고 들어가야 할 지역이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여전히 성수동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성수동은 여전히 성장 가능성을 품고 있는 상권”이라며 “일시적인 가격 상승 등의 요인이 있지만 지식산업센터와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등이 계속 들어서면서 나타나는 유동인구 증가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중년에게 ‘일’이란 무엇일까? 한국고용정보원 직업·진로 정보서 ‘이제는 신중년으로’에 따르면 ‘경제적 수단’, ‘삶의 주요 구성 요소’, ‘심리적 만족과 보상의 수단’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세부적으로는 ‘삶의 활력소이자 원동력’, ‘삶에 규칙을 제공해주는 것’,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것’ 등 단순히 ‘생계형 돈벌이’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창업이나 창직, 사회 공헌 등의 경우 나름의 가치를 찾아 제2, 제3의 일자리로 삼는 신중년이 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연구에서 신중년(50~64세)의 과반수(67.6%)는 향후 근로를 희망하는 모습이었다. 이들 중 절반가량(44.6%)이 ‘생활비에 보탬이 된다’는 이유를 주된 동기로 꼽았지만, ‘경제적으로 충분해도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물음에서도 대부분(84.7%) ‘일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는 신중년 인생 3모작 기반 구축을 위한 종합 계획을 발표했다(2017.8). 계획안에는 ‘주된 일자리→재취업 일자리→사회 공헌 일자리’로 이어지는 인생 3모작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 담겨 있다. 무엇보다 64세까지를 생산가능인구로 한정하던 그간의 제도와 관행에서 벗어나 69세 또는 그 이상의 연령을 적극적인 고용정책의 대상으로 포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추진 과제에서는 재취업, 창업, 귀농·귀촌·귀어, 사회 공헌 등 크게 네 분야에 집중했는데, 그중 창업과 사회 공헌 일자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다.
Chapter 1. 창업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신중년들의 경우 대안으로 창업을 선택하곤 한다. 실제 전 연령대에서도 50세 이상의 자영업자 비율이 가장 높은 편. 그러나 국내 창업 기업 중 1년을 버티지 못하는 곳이 37.3%, 5년을 넘기지 못하는 곳이 72.5%로 나타났다(2017.12. 통계청). 즉, 네 곳 중 한 곳만이 5년 넘게 생존이 가능한 셈이다. 늘어난 노후, 5년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신중년의 경우 퇴직금 등 노후자금 대부분을 창업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실패 시 경제적 타격도 매우 크다. 또 청년 세대에 비해 재기가 어렵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업 실패 후유증도 많이 겪는다.
◇ 신중년 창업 실패 유형과 원인
① 근자감 충만형 중장년은 자신의 경험과 아이디어, 일부 지인의 추천 등으로 소위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찬 상태로 창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공무원, 대기업 출신 등 사회적 활동이 왕성했던 이들일수록 이러한 경향이 강하며, 새로운 세상에 대한 경계심이 부족한 상태에서 실패에 이르곤 한다.
② 경력 맹신형 과거 자신의 업무나 직장 경험을 토대로 그와 관련한 사업 분야와 아이템에 대한 맹목적인 자신감을 갖는 것. 특히 한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해온 이들일수록 자신의 방식을 객관화해 사업에 그대로 인용했다가 오류를 범한다.
③ 안전제일주의형 사업의 위험성만 최소화하면 별문제가 없다고 여기는 경우로, 대부분 신중년 창업자가 이에 속한다. 상대적으로 실패에 대한 위험이 적은 것은 맞지만,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다 보니 수익성 없는 사업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창업 과정 7단계 ① 창업자 여건 분석 ▶ ② 창업자 역량 분석 ▶ ③ 사업 목표 수립 ▶ ④ 사업 아이템 선정 ▶ ⑤ 사업 타당성 분석 ▶ ⑥ 사업 계획 수립 ▶ ⑦ 사업 개시
◇ 신중년 창업의 올바른 방향
① 창업하는 시점에서는 최소한의 생활 유지를 목표로 삼는 게 좋다. 대부분 ‘대박’을 꿈꾸지만, 이는 잘못된 태도다. 과도한 욕심이나 막연한 낙관론이 아닌 안정적인 생활을 위한 최소한의 수입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두고, 이를 위해 현실적인 아이템 선정과 사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② 오랜 기간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하자. 주의할 점은 과거의 조직에서 하던 업무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걸 인지하는 것이다. 같은 아이템이더라도 전문성은 완전히 다름을 직시한다. 특히 창업 아이템이 오랫동안 해왔던 업무라면 그런 착각에 빠지기가 더욱 쉽다.
③ 반짝 아이템보단 장수 아이템을 발굴한다. 신중년 창업은 인생 2막의 마무리와 인생 3막 준비까지 오랜 기간 일정 수익을 내야 한다. 따라서 트렌드에 민감한 아이템이 아닌 적어도 10~15년 정도 지속 가능한 아이템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 신중년 주요 창업 지원기관
① 소상공인시장 진흥공단 예비 창업자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신사업창업사관학교, 재창업패키지, 소상공인 컨설팅 등의 교육과 서비스 제공
② 창업진흥원 중장년 기술창업센터, 세대융합 창업캠퍼스, 스마트 창작터,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 센터 등의 수요자 맞춤형 창업 지원 서비스 제공
◇ ‘창직’에 대한 궁금증 이모저모
창업vs창직 무엇이 다를까?
창업은 제품과 기술 중심, 창직은 사람 중심으로 보면 된다. 창업은 자본이 주요소로 작용하고, 동종업계 창업자가 많을수록 불리하다. 반면 창직은 직업적 가치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창직자의 지식, 기술, 능력, 적성 등이 강조되며,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관련 시장이 안정화된다. 또 창업은 소비자의 요구와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이에 영향을 받지만, 창직은 수행자의 역량을 중심으로 사회적 수요가 강할수록 안정성이 확보된다.
신중년에게 창직이 좋은 이유는?
경력 개발 로드맵을 정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미래 경력 설계에 맞춘 필요 역량을 보완해 경제 활동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창직 준비 기간은?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발굴 및 조사→직무 정의→공유 및 확산’의 프로세스를 따른다. 한국생산성본부의 창직 교육 과정에서는 기본적으로 창직에 대한 이해 40시간, 자신의 아이디어와 사회 수요를 새로운 직업에 반영해 점검하고 직무를 정의하는 데 60시간, 실제 구현된 신직업으로 초기 활동하는 데 100시간을 기준으로 한다.
내가 가진 능력을 활용해 창직을 하려면?
자신의 역량이 실제 노동시장에서 어떤 일을 하면 좋겠는지 본인의 희망 직업을 구체화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보유 역량이 관심과 흥미에 연결될 수 있어야 지속성 있는 일로 장기간 종사할 수 있으며, 향후 직업인으로서 추가적인 역량을 보완할 때 효율적인 교육과 훈련이 이뤄진다.
참고 및 발췌 한국고용정보원 ‘이제는 신중년으로’(2019)
국민연금 기금고갈 시점이 당초 예상(2060년)보다 빨라질 것으로 추정된다.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서는 국민연금 이외의 개인연금을 활용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진 것이다. 이에 대안적인 개인연금상품 중 하나인 ‘연금저축’이 주목받고 있다.
보험사 직원이나 주변 사람의 권유로, 또는 세액 공제 혜택을 받으려고 연금저축에 가입하는 이가 대부분이지만, 막상 이에 대한 관리에는 소홀한 편이다. 재무상담사 경력 도합 38년에 달하는 엄진성, 나철균, 조용준 세 전문가가 ‘연금저축’ 활용 비법을 모아 ‘연금저축은 어떻게 노후의 무기가 되는가’(원앤원북스)에 담았다.
책은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됐다. 1장 ‘잠자고 있는 당신의 연금저축을 깨워라’에서는 연금저축 상품을 추천하는 이유와 더불어 연금저축보험 외 연금저축신탁, 연금저축펀드 등 다채로운 선택지를 제안한다. 이어 2장 ‘연금저축을 아는 것이 노후 준비의 시작이다’에서는 개인연금저축과 연금저축계좌의 차이점을 소개하고, 연금저축의 3단계 개정 등을 이야기한다.
3장 ‘연금저축으로 절세하고 노후 자금을 키워라’에서는 연금저축 규모를 계획하기 막막한 근로소득자, 자영업자를 위해 상황별 가입 전략을 수록했다. 연금저축의 세액공제 계산절차를 이해하고, 손해는 줄이고 혜택을 늘리는 방법을 알 수 있다.
4장 ‘노후 무기가 되는 연금저축 Q&A’와 5장 ‘연금저축 투자 노하우 따라하기’에서는 자주 묻는 질문 21가지의 해답을 비롯해 가입 이후 관리에 대해 조언한다. 예를 들어 연금저축펀드에 가입한 경우, 책 뒷부분에 실린 ‘펀드 리모델링 가이드’를 따라 조정하면 더욱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전진혁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은 “어렵게만 느껴졌던 연금저축에 대해 A부터 Z까지 상세하게 해부한 진정한 바이블”이라고 언급하며 “연금저축을 이해하고 잘 사용하고자 하는 가입자, 연금저축 영업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투자권유 대행인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라고 권했다.
인간은 과연 합리적인 존재인가? 주변을 둘러보면 일견 합리적으로 살아가는 듯싶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합리적으로 판단한다면 당연히 담배를 끊어야 하지만, 흡연인구는 여전하다. 도박은 인생을 망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도박장을 기웃거리다 패가망신하는 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누구와 비교랄 것 없이, 당장 나부터서도 살을 빼야겠다는 맹세를 번번이 까먹지 않던가.
사실 인간이 합리적인 존재라면 세상이 이토록 시끄럽지 않을 터이다. 매일 터지는 각종 사건·사고, 청년실업이 몰고 온 세대 갈등, 미투운동이 촉발한 젠더 갈등, 온 나라가 동원된 촛불과 태극기 부대의 갈등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남녀노소간 사회적 갈등으로 소란스럽기 짝이 없다. 무엇보다 자영업자들이 죽어 나간다는데 눈도 끔쩍 않고 최저임금을 밀어붙이는 정부의 태도는 도대체 인간의 합리성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인간이 합리성이라는 브랜드로 무장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르네상스와 칸트, 헤겔로 대표되는 근대철학이 시작되면서 종교로부터 분리된 인간의 고유한 정신으로 채택한 것이 합리성이다. 그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건설된 인간 문명은 바로 이 합리주의라는 추상적 개념을 바탕으로 쌓아 올린 것이다. 이로 인해 인간은 합리적이라는 믿음이 생긴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합리성 덕에 오늘날 과학 문명의 발달이 최고조에 이르렀음에도 지금의 문명과 인간사회의 모습은 아무리 봐도 합리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아니 오히려 불합리성의 증거가 더 많아 보인다. 애초에 인간을 합리적인 존재라고 전제한 것이 잘못된 출발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은 행동경제학을 연구한 미국 시카고대학의 리처드 탈러(Richard Thaler) 교수에게 돌아갔다.
그에 따르면 행동경제학이란 인간의 경제활동이 비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경제정책을 짜거나 기업 활동에 이런 점을 전제해야 한다는 충고다. 인간을 바라볼 때 합리적 존재라고 전제하면 이상한 것이 한둘이 아니다. 그러나 원래 비합리적인 존재라고 전제하면 이해된다. 그러니까 틀린 줄 알면서도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는 것은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뇌과학자들에 의하면 인간의 뇌야말로 비합리적인 행동의 원흉이라고 한다. 인간의 뇌는 근대의 시작과 함께 합리성으로 무장하고 새롭게 설계된 것이 아니다. 원시 시대 이전의 파충류 시절부터 만들어진 뇌가 진화에 따라 계속 덧붙여진 모습으로 층층이 쌓여 있는 까닭에 매우 복잡하고 비합리적인 사고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나마 합리성을 담보하는 부분은 가장 최근에 형성된 대뇌피질 덕이란다.
예전 터키를 여행했을 때 이스탄불 구도심의 미로에 갇힌 적이 있었다. 그 도시는 도시 형성 초기부터 신도시까지 그대로 겹겹이 쌓여 형성되었다. 이스탄불이 수많은 사회문제로 골머리를 썩이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 뇌가 이와 비슷하다면 합리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오히려 존경받을 일이 아닐까?
우리는 흔히 인간답다는 말은 합리성을 초월했다는 뜻을 지닌다. 합리적인 태도는 오히려 매정하다고 느낀다. 온 나라가 수많은 갈등으로 소용돌이치고 있지만, 그 역시 불합리한 진화의 결과이니 누구를 탓하기 어렵다. 결국 마음을 열고 상대를 포용하는 길밖에 없다. 매번 결심하면서도 다이어트에 실패하고 마는 것이 얼마나 인간적인가!
한낮의 태양이 뜨겁다. 교회 봉사 일정을 끝내고 지하철역으로 이동하다가 화장실이 급해 가까이 있는 사회봉사관에 들렀다. 주중이라 사람이 없어 텅 빈 건물은 불이 꺼져 있다. 일단 불을 켜고 여자 화장실로 찾아 들어가는데 웬 중년 남자가 뻘건 목장갑에 오른손에는 무언가를 들고 화장실로 들어온다. 얼른 화장실 문을 잠그고 동태를 살피니 화장실 바로 옆 칸으로 들어가 무엇인지 쿵쾅거리기 시작한다.
갑자기 두려움이 엄습한 나는 급히 경찰서로 전화를 걸었다. 필시 위험한 상황일 것으로 판단한 나는 다급한 목소리로 112에 구조요청을 했다.
“여기 합정동에 있는 OO 교회 사회봉사관 화장실인데 옆 칸에 이상한 남자가 있어요.”
말이 끝나자 옆 칸의 남자가 화장실 벽을 치며 소리쳤다.
“저 이상한 남자 아니에요. 여기 직원이에요. 지금 변기 뚜껑 수리 중이니 전화 끊으세요.”
아뿔싸! 이걸 어쩌지.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미안하기는 했으나 당시의 공포도 엄연한 사실이므로 문도 열지 못한 체 당당하게 말했다.
“그럼 미리 양해를 구하시지 아무 말 없이 여자 화장실에 들어오니 오해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는 피식 웃는 소리를 내며 “아 미안합니다. 미쳐 말을 못 했네요”라고 말한다.
“저도 죄송해요. 오해해서····.”
그래도 선뜻 문을 열지 못하고 아저씨가 떠나기를 기다렸다. 대낮에 벌인 별것 아닌 해프닝이었지만, 오며 생각하니 웃을 수만은 없는 사건이었다. 이 나이에도 내면에 아직 그런 공포가 숨어 있다니.
‘재미난 지옥’ 대한민국엔 한시도 바람 잘 날이 없다. 북한과 미국의 밀고 당기는 회담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가운데 청년들의 취업전선은 갈수록 팍팍하고 이젠 자영업자들마저 거리로 나섰다. 그런 와중에 주목받지는 못하지만, 갈수록 치열해지는 전선이 또 하나 있다. 바로 페미니즘 전선이다. 뜨거운 아스팔트 열기가 가시지 않은 혜화역 부근에 무려 3만여 명의 여성들이 모인 것이다.
광우병으로부터 시작해 촛불 집회까지 남녀가 모두 참여한 집회를 제외하고 여성들만의 이슈로 이만큼 모인 것은 유례가 없을 듯하다. 열기도 뜨겁고 수위도 높다. 그러다 보니 과격해지고 본질에서 벗어난 일탈도 눈에 띈다. 예컨대 종교까지 끌어들여 대립한 것은 좀 과한 느낌이다. 게다가 인터넷으로까지 싸움이 번져 ‘여혐’, ‘남혐‘으로 나뉘어 무슨 게임 배틀 하듯이 싸우는 모습은 보기 딱할 지경이다.
그러나 싸우는 방법이 서툴고 잠시 방향이 빗나가더라도 그 안에는 분명하고 타당한 이유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모 시인이 자신을 공격한 여성 시인을 고소한 사건이 보여주듯 이런 사태를 촉발한 ‘미투 운동’도 어느새 흐지부지되고 도리어 일부에서는 역공격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볼 때 여성들이 느끼는 뿌리 깊은 분노와 두려움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오랜 인류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본디 물리적 힘의 열세가 사회적 열세로 진화하고 제도적 인습으로 공고히 자리 잡은 것이 남녀 차별의 본질이다. 그러니까 핵심은 폭력이다. 지금도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성폭행 등 야만적 폭력이 모든 사태의 근본인 것이다. 페미니즘으로 포장되어 엉뚱한 논쟁으로 비화하지 말고 오로지 폭력 한 가지만 해결해도 많은 문제가 해소된다.
동물의 세계에서 맹수가 새끼를 물어 죽이는 경우는 있어도 배우자를 해하는 일은 없다. 오직 인간 세상에서만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야만이 자행된다. 여성들의 무의식에 깊숙이 자리 잡은 폭력에의 두려움을 법과 제도로 지켜주는 것이 진정한 페미니즘의 실현인 것이다.
우아하다는 건 무엇일까. 직장이 우아할까? 가정이 우아할까? 부대끼는 현실 속에서 ‘우아’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건 좀처럼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인간이 스스로 우아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일까? 이에 ‘나이 든 채로 산다는 것’의 저자 박홍순(朴弘淳·55)은 “무언가를 창작하거나, 창작된 것을 접할 때”라고 답한다. 즉 예술과의 만남을 통해 인간의 삶이 우아해진다는 것. 더불어 인생에서 가장 우아할 수 있는 시기는 내면의 가치가 풍부해지는 노년이라 말한다. 나이 들수록 체력은 고갈되지만, 시간에 비례해 쌓이는 지혜가 바로 우아한 노후의 밑거름이다.
‘미술관 옆 인문학’, ‘생각의 미술관’ 등으로 미술을 통한 성찰과 인문을 이야기해온 박홍순 작가. 그는 새 책 ‘나이 든 채로 산다는 것’에서도 그림과 문학, 예술 작품 등을 매개로 노년의 삶을 그렸다. 아직 노인이라고 하기엔 이른(?) 50대 중반인 그가 황혼의 인문학에 성큼 다가선 까닭은 무엇일까?
“노년이 꼭 생물학적 나이를 의미하는 건 아니에요. 그보다는 삶의 방식과 관련 있다고 생각해요. 동년배를 보면 공무원이나 자영업자가 아니고서는 대부분 퇴직했어요. 그들의 일상은 노년의 삶과 다름없더라고요. 집에서 TV 보며 시간을 때우고 할 일 없이 공원에 가거나 산에 올라요. 그때 느끼는 상실감, 박탈감, 당황스러움 등이 노인들이 갖는 정신적 공황과 비슷하더군요. 나이는 멀었다고 하지만, 그렇게 노년은 제게 바짝 다가와 있는 셈이죠.”
노년기 내면의 거울 ‘예술’
박 작가는 박수근의 ‘노인’, 김대섭의 ‘삶(生)-회(回)’, 고야의 ‘노파의 시간’ 등 작품 속 노인의 모습을 통해 노년의 삶과 죽음, 성(性)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를 아우른다. 그림이란 관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나오기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작업이 사회가 수치화한 노인의 삶보다 더욱 정확하게 현실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시중 노년 주제 도서 대부분 수치, 통계, 정책 등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론적 접근은 개인의 상황 고려 없이 한데 뭉뚱그려 일반화하고 분류하는 과정을 거치죠. 그 결과 값이 유용하긴 하지만 현실을 나타내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누군가의 인생이 수치로 표현 가능한 건 아니니까요. 한 개인의 삶으로서 바라보지 않는다면 노인 문제는 계속 피상적으로 겉돌 수밖에 없습니다.”
그가 책에서 다룬 작품들은 주로 작가가 직접 노년을 겪으며 부딪히는 감정을 표현한 것이다. 그림에는 저마다 한 인간이 노인이 되기까지 그동안 쌓아온 삶의 내력이 녹아 있다. 박 작가는 여러 수단 중에서도 이러한 그림을 감상하는 것이 노년의 삶을 성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권한다.
“그림은 생각의 여지를 가장 많이 준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무협 만화는 재미있는데 같은 내용의 영화는 유치할 때가 있죠. 만화는 칸과 칸 사이 상상의 여지를 주잖아요. ‘얍!’ 하고 다음 장면에 죽어 있는데, 독자가 그 과정을 상상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영화는 모든 걸 다 보여줘버리니 재미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죠. 그런 점에서 그림은 정지된 화면 속에 수많은 메시지를 압축하기 때문에 상상력이 폭넓게 발휘됩니다. 그만큼 생각도 깊어지고요.”
여가도 훈련이 필요하다
책에서 언급한 우탁의 시조 속 ‘늙는 길을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을 막대로 치려 했더니 백발이 제가 먼저 알고서 지름길로 오는구나’라는 글귀에 공감한다는 박 작가. 그는 막을 수 없는 늙음을 거부하며 젊음에 집착하는 이들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언제부턴가 안티에이징이 트렌드잖아요. 우리 사회는 젊음을 추구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늙어버린 것 같아요. 요즘 학생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대부분 공무원이라고 답합니다. 생활의 안정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버린 거죠. 청년, 노년 할 것 없이 변화를 두려워하고 안주하는 경향이에요. 젊음의 상징은 도전 아닐까요? 그런 점에서 한국 사회는 신체적 노화보다 정신적, 심리적 노화가 심각하다고 봐요.”
그는 외면의 노화는 막을 수 없지만, 내면의 젊음은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앞서 언급한 젊음의 상징 ‘도전’을 통해서 말이다.
“공자는 논어에 30대를 ‘입지(立志)’라 했어요. 단순한 한자 풀이로는 ‘뜻을 세운다’이지만, 유가적 덕목으로 봤을 때는 ‘뜻을 세워 세상에 나아가 실현한다’는 의미죠. ‘실현’까지 포함하는 것이기 때문에, 입지는 곧 도전이라 볼 수 있습니다. 공자 시대는 차치하고 조선시대만 해도 평균 수명이 50세도 안 됐을 거예요. 이제는 100세 시대잖아요. 당시 30대와 비교해 현재는 입지가 몇 살일까요? 60대겠죠. 그런데 40대부터 변화를 두려워해요. 한창 입지일 때 이미 불혹(不惑)에 도달해버린 거죠. 내면의 젊음은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유지된다고 봅니다.”
박 작가는 다음 10년을 위한 준비가 안 된 노후는 한마디로 ‘꽝’이라 말한다. 특히 ‘여가를 즐길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그다.
“여가 없는 노년은 시간 때우기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많다고 여가활동을 잘하는 건 아니에요. 오랜 훈련이 뒷받침돼야죠. 한국 사람이 미식축구를 보면 재미없잖아요. 살면서 본 적도 없고 룰도 모르니까요. 즐기는 방법이 훈련돼 있지 않은 거죠. 그렇듯 다른 여가활동도 마찬가지예요. 하루아침에 재미가 붙지는 않아요. 습관이 되어 쌓이고, 쌓인 것 위에 또 다른 게 더해질 때 점점 즐거워지죠.”
보는 만큼 알게 된다
미술에 관한 여가를 꿈꾸지만 자칫 어렵게 여기고 실천하지 못한 이들이 있을 것이다. 미술에 일가견이 있는 박 작가에게 미술을 여가에 접목하는 방법에 대해 물어봤다.
“한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유행했는데,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본래 의도와는 무관하게 현실에서는 일종의 엘리트주의적인 장벽으로 작용하거든요. 앎이 전제되고 행위가 뒤따른다는 거니까요. 예술은 그 반대라고 생각해요. 보는 행위가 먼저이고, 봄으로써 감동하잖아요. 수영을 배우려 할 때, 수영 관련 책 10권을 읽는다고 잘하게 될까요? 재미가 있을까요? 수영을 하려면 일단 물에 들어가야죠. 몸으로 먼저 익히고 지식이 결합됐을 때 묘미가 생기는 거지, 처음부터 지식이 중요한 건 아닙니다. 수영도, 예술도 아는 게 아니라, 하는 거거든요.”
그는 여가로 미술을 즐기려면 자주 보고, 경험해야 하는데 아직 사회적 여건이 뒤따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국에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일상에서 미술을 접하는 공간이 부족해요. 개인 소장 예술품이 많다는 것도 문제이고요.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작품들이 원래부터 국가 소유였을까요? 처음엔 개인 소유였죠. 예술품은 저마다 역사를 지니고 있어요. 100년, 200년 지나면 그 작품은 어느덧 나라를 대표하는 작품이 되죠. 한때는 개인의 재산일 수 있지만, 그쯤 되면 공공의 성격을 띠는 거예요. 그럴 때 소유자들은 작품을 기증하는데, 우리는 개인이 쥐고 있는 작품이 너무나 많습니다.”
박 작가는 공적인 의미에서 사회 구성원들과 예술의 가치를 나누듯 노년에는 개인보다 사회를 위한 활동을 시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후엔 사적인 이익보다 공적인 가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해요. 대표적인 활동이 정치입니다. 개인의 신념과 소신에 의한 정당활동이나 시민활동 등 자기 정신을 객관화하는 일들이 좋다고 봐요. 그런 점에서 가치 있는 노후를 위한 새로운 도전을 통해 내면의 젊음을 유지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