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으로 인생을 바꿔보세요.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시니어 건강을 위한 새로운 캠페인을 소개합니다. 본지는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과 공동으로 5070 시니어 세대를 위한 건강 체조, ‘브라보 체조’를 제작했습니다. 이 체조는 재활의학과 의료진의 참여로 시니어의 체력과 관절 등 몸 상태를 고려해 고안된 것이 특징입니다. 또 버클리 음대 출신의 작곡가 지담의 참여로, 듣기만 해도 심신이 힐링되는 음악과 함께합니다. 체조는 총 16개 동작으로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통해 계속 연재됩니다. 완성된 체조 영상은 온라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5분입니다. 매일 5분만 따라 하면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감수 이자호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모델 진민범 인천성모병원 물리치료사
제자리 뛰기
경직된 몸을 이완시켜주는 첫 번째 동작. 브라보 체조의 다양한 동작을 무리 없이 해내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만약 무릎 등 관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제자리 걷기를 해도 무방하다. 몸 전체 근육을 풀어주는 과정이므로 양팔의 동작을 빼먹지 않도록 주의한다.
1 서 있는 자리에서 과격하지 않게 제자리 뛰기를 한다. 다리와 함께 양팔 역시 팔꿈치를 살짝 굽힌 상태에서 앞뒤로 왕복시킨다.
목 근육 스트레칭
가슴과 어깨를 활짝 편 상태에서 목을 전후좌우로 움직인다. 목 주변과 뭉친 어깨 근육을 풀어주는 운동이다.
1 다리를 어깨 넓이로 벌린 상태에서 양손을 골반 위에 살짝 올려놓는다.
2 머리를 뒤로 젖힐 때는 이마가 천장과 수평이 되도록 한다.
3 머리가 아래를 향할 때는 허리를 굽히지 않도록 주의한다.
4 몸을 회전시킬 때는 상체와 하체를 최대한 고정시키고 발뒤꿈치가 시선에 들어오도록 한다.
어깨 벌리기
팔의 적극적인 스트레칭을 통해 팔근육과 함께 폐가 자리 잡은 가슴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동작. 팔과 어깨의 관절뿐만 아니라 호흡기능의 증진도 기대할 수 있는 체조다.
1 어깨 너비로 편안히 선 상태로 준비한다.
2 손바닥을 하늘을 향한 상태로 단전에 기를 모으듯 끌어올린다.
3 손바닥을 아래로 향하게 하며 양팔을 벌리고 모으는 것을 반복한다. 4 모아진 기를 발산하듯 양손을 올려 머리 위에서 손바닥이 마주치게 한다.
따뜻한 봄이 찾아오면서 겨우내 움츠렸던 몸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운동을 시작하는 시니어가 늘고 있다. 계절 변화에 따른 활동 반경도 넓어지면서 중장년층의 운동량도 증가하고 있는데, 그에 따라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것이 있다. 바로 부상이다.
봄철 부상은 무릎관절의 부상이나 족저근막염 같은 다리와 관련한 것을 떠올리기 쉽지만 간과해선 안 될 것이 있다. 바로 어깨 관절이다. 의료현장의 전문의들은 봄철 운동에 따른 어깨 부상을 막기 위해서는 운동량 조절과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더본병원의 김민수 원장은 “어깨를 비롯한 근골격계를 강화하는 운동은 무엇보다 바른 자세를 지키며 운동량을 갑작스럽게 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어깨는 근육이나 인대를 무리하게 움직일 경우 파열 등 쉽게 손상이 될 수 있어, 어깨 강화를 위해 무거운 물건을 드는 동작을 반복할 때는 다소 가볍다 여겨지는 무게로 시작해서 천천히 늘려가는 것이 어깨질환을 피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운동 중 가장 쉽게 발생하는 어깨 손상은 회전근개파열이다. 회전근개는 4개의 힘줄로 구성된 근육으로, 어깨 힘줄에 강한 충격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탄력이 줄어들면서 딱딱해지면서 염증이 생기고 이 염증이 지속하면 파열이 나타나게 된다.
김 원장은 “회전근개파열은 남성의 경우 어깨에 무리가 가는 직업이나 격렬한 운동이 원인이고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대에서 많은 발병하는 반면, 여성의 경우는 반복적인 가사노동으로 서서히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회전근개파열은 어깨 질환의 대명사로 알려진 오십견과 달리 주로 특정한 동작을 취할 때 심한 통증을 느낀다. 특히 등 뒤로 손이 잘 올라가지 않거나, 밤에 통증이 심하고 아픈 쪽으로 돌아누웠을 때 더욱 아픈 특징을 지닌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무엇보다 빠른 진단과 치료가 관건이다. 연령대와 상관없이 치료 시기가 늦을수록 찢어진 부위가 넓어져 치료 과정이 길고 복잡해진다. 완전히 끊긴 상태가 아니면 약물이나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등 수술 없이 호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힘줄이 끊어졌다면 수술로 해결해야 한다. 수술 후 약 3개월까지는 재활치료가 필수다.
따뜻한 봄이 찾아오면서 겨우내 움츠렸던 몸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운동을 시작하는 시니어가 늘고 있다. 계절 변화에 따른 활동 반경도 넓어지면서 중장년층의 운동량도 증가하고 있는데, 그에 따라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것이 있다. 바로 부상이다.
봄철 부상은 무릎관절의 부상이나 족저근막염 같은 다리와 관련한 것을 떠올리기 쉽지만 간과해선 안 될 것이 있다. 바로 어깨 관절이다. 의료현장의 전문의들은 봄철 운동에 따른 어깨부상을 막기 위해서는 운동량 조절과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더본병원의 김민수 원장은 “어깨를 비롯한 근골격계를 강화하는 운동은 무엇보다 바른 자세를 지키며 운동량을 갑작스럽게 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어깨는 근육이나 인대를 무리하게 움직일 경우 파열 등 쉽게 손상이 될 수 있어, 어깨 강화를 위해 무거운 물건을 드는 동작을 반복할 때는 다소 가볍다 여겨지는 무게로 시작해서 천천히 늘려가는 것이 어깨질환을 피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운동 중 가장 쉽게 발생하는 어깨 손상은 회전근개파열이다. 회전근개는 4개의 힘줄로 구성된 근육으로, 어깨 힘줄에 강한 충격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 탄력이 줄어들면서 딱딱해지면서 염증이 생기고 이 염증이 지속하면 파열이 나타나게 된다.
김 원장은 “회전근개파열은 남성의 경우 어깨에 무리가 가는 직업이나 격렬한 운동이 원인이고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대에서 많은 발병하는 반면, 여성의 경우는 반복적인 가사노동으로 서서히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회전근개파열은 어깨 질환의 대명사로 알려진 오십견과 달리 주로 특정한 동작을 취할 때 심한 통증을 느낀다. 특히 등 뒤로 손이 잘 올라가지 않거나, 밤에 통증이 심하고 아픈 쪽으로 돌아누웠을 때 더욱 아픈 특징을 지닌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무엇보다 빠른 진단과 치료가 관건이다. 연령대와 상관없이 치료 시기가 늦을수록 찢어진 부위가 넓어져 치료 과정이 길고 복잡해진다. 완전히 끊긴 상태가 아니면 약물이나 물리치료, 체외충격파 등 수술 없이 호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힘줄이 끊어졌다면 수술로 해결해야 한다. 수술 후 약 3개월까지는 재활치료가 필수다.
그녀들은 신인 걸그룹 같았다.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자기 장기를 펼쳐 보인다. 뭘 그리 보여주고 싶고, 하고 싶은 말이 많은지. 초롱초롱한 눈빛을 발사하기 바쁘다. 만화 그리기에 푹 빠져 결국 그룹을 결성해버렸다는 시니어 만화 창작단 ‘누나쓰’. 잠깐 동안의 취미거리로 잊혔을지 모를 노인복지관의 프로그램으로 알게 됐다는 만화. 이제는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한 부분으로 만화가 자리 잡았단다. 당돌, 저돌, 돌격 앞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시니어 걸크러시와 한바탕 떠들었다.
요즘 내가 제일 잘나가!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의 카툰캠퍼스 사무실. 만화를 매개로 한 교육 사업을 하는 이곳은 ‘누나쓰’가 만화를 배우고 창작활동을 하는 공간이다. 최근 ‘누나쓰’ 멤버의 활동상이 인터넷이나 매체를 통해 조금씩 알려지면서 미디어와의 접촉도 많아졌다. 취재가 있었던 8월 중순에도 한 방송사의 다큐멘터리 팀이 다녀갔다. 카메라 앞이 낯설 법도 한데 곧바로 이어지는 인터뷰에 임하는 모습이 전문 만화작가와 다르지 않아 보였다. ‘누나쓰’는 그럼 어떤 시니어가 모여 탄생했을까?
노영자 부천시오정노인복지관에서 ‘시니어 만화창작교실’이라는 수업을 받았어요. 기초반 3개월을 거쳐서 심화반 3개월, 총 6개월이요. 처음에는 얼마나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너무 재미있었고 선생님들 열의가 대단하셨어요. 수업에 빠진 적도 없어요. 수업이 다 끝나고 나니까 너무 아쉬웠어요. 그림 좀 그릴 만하고 관심이 좀 싹트려 할 때쯤 과정이 끝난다는 거예요. 그래서 마음 맞는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 와서 사정을 했어요. 우리 버리시지 말라고요. 옷자락 붙잡고 사무실까지 쫓아갈 거라고 했어요(웃음). 만화는 아직 깊이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뭐든지 상상만 하면 꿈도 그릴 수 있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맘대로 할 수 있으니까 좋습니다.
2014년 서울문화재단 후원으로 카툰캠퍼스가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진행했던 만화 자서전 교육이 ‘누나쓰’가 생겨난 배경이 됐다. 기초과정과 심화과정으로 나눠 체계적인 만화 그리기 작업을 2년간 진행했다. 만화자서전을 넘어 창작 영역에도 재능을 보이는 시니어를 발굴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후원으로 부천시오정노인복지관에 교육의 장을 옮겨와 6개월 과정의 교육을 이어갔다. 만화 교육을 다 마치고 못내 아쉬웠던 열혈 시니어가 카툰캠퍼스 사무실로 찾아와 만화를 배우고 싶다며 애원을 했다. 새로운 세상에 눈뜬 시니어를 외면할 수 없어 카툰캠퍼스는 자체적으로 만화에 관심 있는 시니어 7명의 손을 잡았다. 그렇게 왁자지껄 개성 강한 시니어 카툰 걸크러시 ‘누나쓰’가 지난해 7월 15일 결성! 카툰캠퍼스도 ‘누나쓰’를 만나면서 시니어 교육에 보다 더 중점을 두고 있단다.
김경자 작년 10월에는 빼꼼공원(경기 부천시 역곡동)에서 ‘누나쓰가 간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걸고 주민들 캐리커처를 그려드리기도 했어요. 12월에는 작품집 을 냈고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전시회도 했어요. 아동센터, 복지관, 노동복지관 등에서도 캐리커처 봉사를 했어요. 다문화 가정 엄마들 얼굴을 그려줬는데 제 생각에는 타국에 와서 가족들이랑 떨어져 사니까 외롭잖아요. 일부러 입술도 빨갛게 그려주고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그려줬어요. 얼굴을 더 화사하고 밝게요.
‘누나쓰’ 인생에 색깔을 입히다
‘누나쓰’는 7명으로 구성됐다. 7명 구성원들은 저마다의 추억과 사연과 꿈을 담아 만화 작업을 한다. 퇴직 교사인 김옥순 작가는 만화를 통해 젊은 나이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한다. 어머니는 결혼하고 오래오래 보면서 자식으로서 보답을 했지만 아버지께는 받기만 하고 드리지 못한 마음을 만화를 통해 풀어가고 있다. 취재 날 개인 사정으로 모습을 보이지 않은 이춘자 작가는 천재성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빠르게 만화작가로 성장했고 한 은행 사외보에 인터뷰도 실렸다. 서영희 작가는 만화를 통해 자신의 병을 알리고 힘든 시간을 꿋꿋하게 이겨나가고 있다.
서영희 파킨슨병을 앓고 있어요. 2010년도에 발병했는데 육십이 좀 넘어서 발견했어요. 어느 날 밥을 먹는데 떨리기 시작했어요. 이런 병이 있는지도 몰랐어요. 정말 머릿속이 하얗게 되더라고요. 고치지 못하는 병이구나 했어요. 제가 처음 파킨슨병 약을 먹으면서 겪었던 얘기를 만화로 그렸어요. 약을 3개월 먹으니까 얼굴이 커지더라고요. 너무 독해서요. 잠만 자고요. 그 이후 약을 또 먹어야 하는데 약만 받아놓고 먹지 않았어요. 그랬더니 다리도 떨리고 가족들이 속상해 난리가 났어요. 우울증도 생겼고요. 그러다 큰 병원으로 옮겨 다시 검사하고 약을 바꿨더니 괜찮은 거예요. 어차피 치료받을 생각이면 마음을 바꾸자! 치료를 받으면서 감사의 씨앗을 찾고, 울고불고하면서 짜증내고 화내는 대신 도화지에 다시 그림을 그리자고 생각했어요.물론 재활을 염두에 두고 하는 활동은 만화 외에도 많아요. 합창, 핸드벨, 우쿨렐레, 난타 등이요.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만화를 그리는 동안 제 손이 떨리지 않아요. 밤 9시면 자던 사람이 새벽 2시고 3시고 책상 앞에 앉아 있기도 해요. 그림을 그릴 때마다 평온이 찾아오는 느낌이거든요. 요즘에는 음식 만화를 그리고 있어요. 제가 요리를 좋아하는데 제 레시피를 모아서 만화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조금 늦게 ‘누나쓰’ 멤버에 들어온 이영희 작가와 차영순 작가 또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차영순 작가의 경우 5년간 다져온 사진 촬영 실력으로 멤버들의 사진을 도맡고 있다. 누나쓰 멤버들은 처음 시작할 때의 작품과 지금 작품을 보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성장한 모습에 놀랍다고 입을 모은다. 앞으로 만화 박람회에도 나가고 싶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낸다. 또 박람회에 온 관객들 얼굴도 그려주고 봉사도 많이 하고 무엇보다 남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누나쓰’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스토리펀딩을 하고 있다. ‘누나들의 밥상’이라는 사연이 있는 이야기를 담아 인터넷에 연재 중이다. 시니어가 살아온 옛 추억이 담긴 이야기도 실리고 있다. 격주로 누나쓰 멤버가 한 작품씩 쓰고 있고 10월에는 이 글들을 모아 단행본으로 출간할 계획이다. 아직은 그저 색을 칠하고 자신의 얘기를 하는 정도라 말하지만 시니어 세대가 관심 가져볼 만한 무한의 장이 만화가 아닐까. 아이가 좋아하는 전래동화는 시니어의 입을 통해야만 그 맛이 나고 한결 담백하다. 아이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했던 만화 영역에는 늘 시니어의 따뜻한 이야기도 오랫동안 자리하고 있었다. ‘누나쓰’라는 이름을 걸고 시니어 프로만화가로 제대로 거듭날 그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우울한 얘기만 하는 것 같아 미안해요.” 파킨슨병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만난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 신경과 김현아(金炫我·42) 과장은 갑자기 말을 멈추고 사과한다. 설명을 하다 보니 희망적인 이야기가 별로 없다는 뜻이다. 그도 그럴 것이 파킨슨병은 전문의에게도 쉽지 않은 병이다. 의사 입장에서 바라보면 환자를 어떻게 낫게 하느냐가 목표가 아니라, 정상적인 삶을 얼마나 더 연장해주느냐가 지향점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치료는 환자의 삶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그 중심에는 환자의 가족이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파킨슨병은 뇌의 흑질(substantia nigra)에 분포하는 도파민의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어 발생하며 신체의 운동 능력에 이상을 가져오는 퇴행성 질환이다. 치매와 비슷한 병이지만 치매는 인지장애 등 기억이나 사고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는 반면, 파킨슨은 신체의 움직임에 장애를 일으킨다. 김현아 과장은 파킨슨병의 원인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파킨슨병의 원인은 보통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나눠요. 파킨슨병 환자 중 5~10% 정도는 유전이 원인인데, 이런 경우는 대부분 40대 이전에 발병하기 때문에 구분이 쉽습니다. 그 외 대부분의 환자는 60세 이상 인구 중 1% 정도에서 발병을 해요. 그래서 퇴행성, 즉 노화를 원인으로 보기도 합니다. 발병 환자를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해보면 농촌지역 거주자들의 비율이 높은데, 자세히 분석해보면 살충제나 농약에 노출된 분들이 많았어요. 이런 화학물질도 요인으로 작용한 것 아닌가 추측하고 있어요.”
손떨림 증상만으로는 진단 어려워
파킨슨병의 대표적 증상은 손떨림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손떨림만 잘 관찰하면 파킨슨병을 초기에 진단할 수 있을까? 김 과장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파킨슨병 초기에 관찰되는 증상은 크게 4가지 정도가 있어요. 가만히 있어도 손이 떨리는 ‘안정떨림’과 근육이 굳는 ‘경직’, 몸의 움직임이 굼떠지는 ‘느린 운동’과 좀 구부정해지는 ‘자세불안정’이에요. 그런데 이런 증상이 순서대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어서, 손이 떨리지 않아도 파킨슨병이 이미 진행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전과 달라진 몸의 증상이 느껴진다면 바로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인 MRI(자기공명촬영)와 같은 고가의 검진이 필요 없어요. 숙련된 전문의가 환자와 직접 대면해보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파킨슨병은 진단이 가능하니까요.”
파킨슨병의 특징은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운동 능력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손떨림은 일상생활을 하는 데 문제를 일으키고, 근경직은 허리를 굽어지게 만든다. 종종 환자들이 “허리가 아프다”며 하소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자세불안정으로 일어날 때나 앉을 때 뒤로 넘어지거나 평소 즐기던 자전거도 못 타게 된다. 모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 있는 증상이다.
또 하나의 특징인 ‘느린 운동’은 몸의 움직임이 느려지는 증상이다. 종종 낙상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김 과장은 낙상이 파킨슨병 환자에게는 치명적이라고 경고한다. “낙상으로 고관절이나 다리에 문제가 발생하면 나을 때까지 누워 있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근육이 급격히 약해지거든요. 이렇게 운동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면 결국 파킨슨병 증세도 빠르게 악화되어 심각한 상황을 만들죠.”
기본적인 치료 방법은 약물치료다. 약물은 도파민이 뇌에 공급되도록 돕는 기능을 하며 치료보다는 증상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 운동 능력도 평소처럼 유지될 수 있도록 돕는다. 문제는 이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흔히 얘기하는 ‘약발’이 약해진다는 데 있다. 김 과장은 이렇게 말한다.
“3년에서 5년 정도 약을 복용하면 소위 온오프(on-off) 현상이 나타나요. 마치 스위치가 켜졌다 꺼지는 것처럼 약효의 지속시간이 짧아지고 급격하게 사라져요. 결국엔 약을 자주 먹게 되는데 약으로 인한 부작용도 나타나서 힘든 상황이 되죠. 이럴 경우 뇌에 전극을 심어 전기 자극을 주는 ‘뇌심부자극술’을 고려하기도 해요. 하지만 치매 증세가 있는 환자에게는 가급적 하지 않고 제한적인 환자에게만 시술합니다.”
파킨슨병은 증세가 심해지면 여러 가지 합병증을 동반한다. 목소리가 작아지고 어눌해지는 것을 시작으로 씹고 삼키는 것이 어려워지는 연하장애가 발생한다. 배뇨에도 문제가 생기고 변비 때문에 고생도 한다. 성기능 장애나 우울증, 어지럼증도 발생한다. 또 환각 증세도 일어나는데 개미 혹은 날파리가 떼로 몰려 있는 듯한 장면을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의사들은 파킨슨병의 진행 정도를 5단계로 나눈다. 마지막인 5단계까지 가는 기간은 보통 8년에서 10년 정도 걸리며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이러한 개인차에 극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가족이라고 김 과장은 말한다.
운동 중요하지만 감퇴되는 의욕이 문제
“파킨슨병 치료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재활치료입니다. 굽어지는 등을 의식적으로 펴는 훈련을 해야 해요. 관절이 굳지 않도록 보행 연습도 해야 하고요. 문제는 환자들의 감정이 조금씩 메말라가면서 우울증에 시달린다는 점이에요. 운동 장애가 일어나지 않도록 매일 재활치료를 해야 하는데 도통 의욕이 생기질 않는 것이죠. 이때 가족들이 나서서 힘을 줘야 합니다. 매일 꾸준히 운동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가구를 재배치하거나 문턱을 없애는 등의 노력으로 환자가 좀 더 편안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줘야 합니다. 또 약을 투여했을 때 약효가 얼마나 가는지, 어떤 증상들이 일어나는지 기록해주면 의료진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파킨슨병은 결국 가족의 사랑으로 치료 효과가 좌우되는 셈입니다.”
김현아 과장은 단기적인 동기를 부여해주는 것이 환자의 거동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
“한 걸음도 제대로 못 걷는 환자의 발 앞에 선 하나를 긋고, 이 선만 넘어보라고 권유하면 생각보다 쉽게 넘어요. 단기적인 동기에 뇌가 반응해서 도파민이 생성되는 것이죠. 파킨슨병 환자의 대표적 특징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가족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파킨슨병은 몸이 느려지면서 생각도 함께 느려지기 때문에 가족들의 인내심을 요구하기도 한다. 특히 걷기, 수영, 체조 등이 환자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데 가족들의 도움 없이는 지속적으로 하기 힘든 운동이다.
의료용 대마초, 국내에서는 불법
최근 유튜브에서 한 편의 동영상이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파킨슨병 환자가 의료용 대마초(Medical Marijuana)를 흡입한 후 약 5분 만에 운동 능력과 대화 능력이 완벽하게 정상인처럼 돌아오는 것을 보여준 영상이다.
“저도 그 영상을 봤어요. 3기 정도로 추정되는 환자였어요. 의료용 대마초는 그 물질이 뇌세포에 달라붙어 일시적으로 도파민 역할을 대신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실제로 이런 효과 때문에 미국의 일부 주(州)에서는 의료용 대마초 사용을 허용하고 있죠. 그러나 의학적으로는 의료용 대마초의 장기적 효과나 부작용 등에 대해 아직 연구가 진행되고 있을 뿐 명쾌한 연구결과는 없습니다. 국내에서도 학계를 중심으로 연구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있지만, 의료용 대마초 사용 자체가 국내에서는 불법이기 때문에 적극적이지는 않아요. 하지만 다양한 신약 연구가 이뤄지고 있어 곧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칼럼: 우신향병원장 김연상 (정형외과 척추 전문의)
구부정한 어깨 좀 피라는 이야기를 귀에 인이 박히도록 들어왔지만 자신은 분명 꼿꼿이 서 있다고 항변하는 환자가 있었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던 그 청년은 자신감이 위축되어 그렇게 보일 수는 있었겠지만 사실은 척추디스크로 인한 문제가 더 큰 상황이었다. 인간의 척추는 경추(목), 흉추(등), 요추(허리)로 나눌 수 있는데, 이 가운데 흉추 부위의 추간판의 수핵 탈출해 있었다. 우리가 흔히 디스크라고 부르지만 정확히는 ‘수핵 탈출증’ 혹은 ‘척추 추간판 탈출증’이라고 한다.
간혹 외상이나 물리적인 충격으로도 발생할 수 있지만 대체로 척추 추간판 탈출증의 원인은 요추 추간판의 퇴행성 변화에 의해서 발생한다. 퇴행성 변화라고 하니 노년층에서 발생한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유병률을 살펴보면 20대에 발병률이 높고, 40대까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사실 인간의 신체는 탄생과 함께 노화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20대에 발병하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며, 10대에도 척추 디스크가 발병할 수 있다.
추간판 탈출증으로 추간판의 수핵이 탈출하면서 신경이 눌리고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방치할 경우 손발 저림이나 마비까지 올 수 있고, 걷기가 힘들 수도 있기 때문에 가급적 빠른 치료가 완치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수술 않는 보존적 치료로 완치율을 높여라
수술이 무조건 최후의 치료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질환에 따라서는 수술과 비수술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척추디스크에 있어서는 가급적 수술적 치료는 마지막 선택으로 남겨두고, 수술이 필요치 않도록 보존적 치료를 우선으로 하는 것이 좋다. 디스크를 방치하면 견디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에 물리치료를 통해서 신경기능을 회복하도록 도와 통증을 줄이는 방법을 먼저 시도하게 된다. 그리고 저하된 신체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환자 개인의 생활습관이나 직업 특성에 맞는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이때 무조건 좋다는 운동법 보다는 환자의 질환 상태와 통증 정도에 따른 동작을 처방받는 것이 중요하다.
탈출증으로 인해 비뚤어진 신체의 규형을 찾는 재활 치료와 함께 척추 근육을 강화하고 탈출한 수액을 원위치로 복귀시킬 수 있도록 견인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전문 치료사에게 받아야 하며, 마사지 효과를 함께 누릴 수 있어 순환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이 밖에 적외선 치료나 초음파, 전기 자극 치료 같은 비수술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환자 대부분은 비수술 치료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되기 때문에 미리부터 수술을 염두하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하루아침에 감쪽같이 통증이 사라지고 완쾌하는 질환이 아닌 만큼 인내심을 갖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인성 난청은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청력이 떨어지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다. 45세 이상의 성인은 4%, 65~75세는 30~35%, 75세 이상은 50% 이상이 난청을 가지고 있을 만큼 흔한 증세다. 문제는 방치하면 증세가 계속 나빠지는 데 있다. 40~50대에는 주로 고음만 안 들려 생활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듣는 데 불편함을 느껴 소위 ‘가는귀먹은’ 상태가 된다. 노인성 난청이 심해지면 ‘사회로부터 격리되었다’는 우울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서울 강서구 소재 귀 전문병원 소리귀클리닉 문경래 원장에게 노인성 난청에 대해 알아봤다.
노인성 난청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은 무엇인가요?
“소리는 잘 들리는데, 무슨 말인지 말귀를 못 알아듣겠어요” 하며 찾아오는 분이 많습니다. 소리가 들려도 단어에 대한 분별력이 떨어지는 것이죠. 노인성 난청의 증상은 말소리가 똑똑하게 들리지 않고 작게 들리거나, 중얼거리는 소리처럼 들리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또 사람이 많이 모인 시끄러운 장소에서 하는 대화를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이 들었을 때 어떤 사람은 귀가 밝고 어떤 사람은 난청 증상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눈의 노화나 피부의 노화가 사람마다 다르듯, 귀의 노화도 사람마다 그 속도가 다릅니다. 아무래도 유전적인 영향이 많지요. 젊었을 때 염증을 많이 앓았다든가 소음에 많이 노출된 적이 있다면 노화가 더 빨리 일어나게 됩니다.
노인성 난청의 진단법이 있나요?
청력검사를 통해 난청을 진단합니다. 난청의 여부와 난청이라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노인성 난청 진단이 중요한 이유는 노인성 난청이 아닌 다른 이유 때문에 난청이 생긴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한 환자는 나이가 들어 노인성 난청이 생긴 줄 알고 ‘나중에 보청기나 해야지’ 하고 방치하다가 내원했습니다. 그런데 검사해보니 노인성 난청이 아니라 ‘이경화증(귓속의 뼈가 굳는 병)’이라는 질환이었습니다. 이 병은 수술하면 좋아질 수 있거든요. 수술하고 난 뒤 청력이 좋아졌다며 만족해하셨어요.
노인성 난청을 방치하면 어떻게 되나요? 치매와도 관련이 있나요?
난청을 치료하지 않고 놔두면 앞에서 말씀드렸던 ‘단어 분별력’이 점점 떨어지게 됩니다. 노인성 난청으로 인해 바깥 소리들이 뇌까지 전달이 안 되면 소리를 듣게 해주는 청각 관련 뇌 부위가 녹슬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소리는 들리는데 무슨 내용인지 전혀 모르겠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빨리 진단하고 필요하면 청각재활도구(보청기, 청각 임플란트 등)를 사용해서 잘 듣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청력 저하’와 ‘치매’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보고가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청력 저하가 있는 환자들이 치매가 잘 온다는 것인데요, 그 이유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뇌를 안 쓰면 녹슬기 때문입니다.
난청이 우울증이나 당뇨병 등 다른 질병과 관계가 있나요?
난청이 있으면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이 어려워져서 만남을 꺼리게 되고, 시끄러운 곳에 가지 못하게 되어 사회생활이 점점 줄어듭니다. 노년기일수록 활발한 사회활동이 정신건강에 중요한데, 난청이 있는 분들은 사회생활을 안 하게 되면서 우울증에 걸릴 확률도 높아집니다. 당뇨병이 있거나 만성신장질환이 있는 분들은 난청이 생길 확률이 일반인보다 더 많습니다.
노인성 난청 수술은 어떤 수술인가요?
만약 난청의 원인이 ‘달팽이관의 노화’가 아니라, 고막 손상, 염증, 소리를 전달하는 뼈의 이상인 경우에는 이를 교정해주는 수술을 합니다. 수술 후에는 보청기나 다른 기기 착용을 하지 않아도 잘 들을 수 있습니다. 또한 달팽이관의 노화로 청력이 떨어진 경우에도, 청각 임플란트 삽입 수술을 하면 효과가 좋습니다.
약물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나요?
전혀요. 흰머리를 약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저희 병원을 포함해 일반적인 이비인후과의 치료 방법은 정기적인 귀 검사를 하는 ‘청력 관리’, 보청기 착용을 하는 ‘청각 재활’, 이명과 어지럼증 등 난청과 함께 동반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순으로 진행됩니다.
병원에서도 보청기를 맞출 수 있나요?
병원에서도 보청기를 맞추는 환자가 많습니다. 난청이 있으면서 수술에 적응하지 못하는 분들은 보청기를 선택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보청기에서 소리가 나거나, 착용을 불편해하고, 효과가 없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보청기들이 기술적으로 많이 발전했습니다.
보청기를 선택할 때 주의해야 할 것들이 있다면요?
난청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비인후과에서 전문 청각 검사자에게 정확한 청력 검사를 먼저 받아야 합니다. 이후 환자의 청력 상태에 맞는 보청기를 선택하면 됩니다. 귓속형, 귀걸이형, 오픈타입 등 보청기 종류는 다양합니다. 적응하는 시간 동안 귀에 뭔가 걸리는 느낌을 참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참고 착용하다 보면 적응이 됩니다. 그리고 전문가가 보청기를 제대로 조절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세 가지를 잘 지킨다면 보청기를 편하게 착용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 코엑스에서 노인 관련 박람회가 열려 다녀왔었다. 당시 눈여겨본 요양병원이 있어 충남 공주 탄천면에 있는 요양병원까지 방문 투어를 요청해 직접 다녀왔다. 공주역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 곳이었다. 공주가 시(市)이기는 해도 요양병원 근처는 논밭이었다. 병원 내에서나 활동해야지 나와봐야 갈 곳도 마땅치 않아 보였다. 환자들이니 나들이 목적보다는 치료가 목적일 것이다.
이곳은 항암 방사선 치료 중인 암 환자들의 치료 효과 극대화와 전이 및 재발 방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뇌경색 등으로 지체 장애가 발생해 재활 치료를 목적으로 온 사람들도 있었다. 재활 치료는 열심히만 하면 상태가 나아져 퇴원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폐교를 사들여 펜션처럼 새로 꾸며 외관은 아늑해 보였다. 최신 병동 등 병상 수는 450여 개, 환자 수는 250여 명, 근무자 수도 150명 정도 된다고 했다. 암 재활 치료 등은 일대일 치료도 해야 하기 때문에 근무자가 많이 필요하다는 설명이었다. 내부 식당은 자체적으로 기른 채소, 직접 만든 된장, 고추장 등을 사용하고 메뉴도 웬만한 식당 정도는 되어 보였다. 다양한 치료 프로그램이 있고 종교 예배 등 영적 지원도 한다고 했다.
인근에는 기공 운동 등을 위해 편백나무숲 등이 조성되어 있는데 아직은 나무들이 크게 자라지 않아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였다. 병실 1인실은 오피스텔처럼 공간이 비교적 넓고 화장실, 세탁기 등 여러 가지 기본 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부부가 같이 기거할 수 있을 정도였다. 사용료는 하루에 7만 원 정도라고 했다. 3인실도 비교적 공간이 넓은 편이었다. 종합병원처럼 다닥다닥 붙은 침대가 아니라 널찍하게 공간이 확보되어 있었다. 종합적으로 볼 때 괜찮은 요양병원이었다.
이런 시설을 이용하려면 재활의 경우는 월 100만 원 이하로도 가능하지만, 암 환자의 경우는 월 수백만 원이 들어간다고 한다. 부유한 사람이라면 걱정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실손보험으로 입소가 가능하다고 했다. 4명 중 한 명이 암으로 죽는다는데 이런 상황을 생각하면 실손보험에 대한 제고가 필요해 보인다. 일반 보험도 막상 청구하면 이런저런 트집을 잡아 거부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면에서 볼 때 실손보험이 든든해 보인다.
요양병원도 천차만별이라서 선택이 어렵다고 한다. 괜찮은 요양병원은 입소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고 잘못 선택하면 돈은 돈대로 들고 인권을 무시당하는 등 고생한다고 들었다. 생각해보면 당장 살아 계신 어머님의 10년 후 정도의 거주지로 생각해볼 만하고 필자의 경우는 20년 후 정도가 해당될지도 모르겠다. 당장 연고가 없어 서울에서 멀다는 공주까지 갈 명분은 없다. 또 교통이 좋아져 서울에서 한두 시간 거리인데도 지리적으로 멀다는 느낌도 걸림돌이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중풍’은 ‘풍에 맞는다’는 의미다. 풍은 떨리는 증상, 저리는 증상, 시린 증상을 포함한다.
흔히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로 가는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뇌 손상이 발생하며 생기는 병이다. 뇌졸중과 비슷하지만, 중풍은 ‘뇌졸중’으로 분류하지 않는 질환도 포함하고 있어 그 범위가 좀 더 넓다. 중풍은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린다. 한 번 발병하면 완전한 회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얼굴이나 팔, 다리가 저리면서 마비 증상이 오고 말투도 어눌해지는데 심해지면 전신이나 팔, 다리 등 몸의 일부가 마비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환자의 수가 이전보다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나라 인구 100명당 남자는 3.94명, 여자는 2.52명의 중풍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2015년 기준). 하우연한의원 윤정선 원장에게 중풍의 발병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요즘은 이전보다 중풍 환자가 줄어든 것 같은데 맞나요?
요즘은 모두들 건강에 관심이 많아 검진도 자주 하고 미리미리 고혈압 약도 챙겨드시니 중풍 환자들이 예전에 비해 좀 줄어들긴 했죠. 하지만 중풍이 심한 분들이 외부 활동을 잘 안 하셔서 그렇지, 아직도 우리나라의 중풍 발병률은 세계 1위입니다. 성인의 3대 사망 원인 중 빈도수가 가장 높습니다.
중풍의 원인은 뭔가요?
풍은 몸 안에서 생기는 내풍과 외부 환경으로 생기는 외풍으로 구분되는데, 주로 유전에 의한 체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합니다. 혈관의 탄력이 약해지거나 혈액이 탁해지는 것도 유전적인 요인이 있거든요. 스트레스를 받거나 환경적인 요인을 더해 간의 기운이 울체(기혈이 퍼지지 못하고 한곳에 몰려 막혀 있는 증상)되고 그 기운이 오래되면 사지(四肢)가 힘없이 늘어지고 대소변이 잘 나오지 않으며 근육 경련이 자주 일어나는 ‘간열’이 발생하면서 서서히 고혈압 증상이 생기는 거죠. 간열이 심해지면 그다음 단계가 스트레스가 심해 지거나 화를 잘 내게 되는 ‘간화’, 머리가 심하게 어지럽고 팔다리가 땅겨서 잘 걷지 못하는 ‘간풍’으로 진행되면서 풍이 발생합니다.
고혈압 외에 중풍과 연관된 질병이 있나요?
한의학에서는 그동안 고혈압 단계부터 중풍으로 보고 치료를 해왔어요. 최근엔 양방에서 고혈압 약이 손쉽게 처방되고 관리되면서, 뇌경색이나 뇌졸중의 단계를 중풍으로 보고 있어요. 평소 고혈압이 있거나 당뇨가 있어서 말초순환에 장애가 있는 경우 합병증으로 중풍이 올 수 있습니다.
중풍에도 전조증상이 있나요?
근육 떨림이나 손 저림, 순간적으로 한쪽 사지에 힘이 떨어지거나 어지러움, 잦은 두통, 안면 홍조와 뒷목 당김, 불면증 등이 전조증상입니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증상들이 전조증상일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들은 폭풍이 오기 전에 잔가지가 떨리듯 미리 보여주는 증상일 수 있으므로 비슷한 증상이 오면 꼭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봐야 합니다. 특히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 이런 상황을 그냥 지나치면 큰일 날 수 있어요. 중풍은 한 번 발병이 되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후유증이 큽니다. 병이 커지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고의 치료입니다.
전조증상을 느끼면 이미 늦은 상황인가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고혈압 증상이 있고 위에서 말한 전조증상들이 나타나는 중풍 초기라면 한방 치료가 좋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이미 진행이 많이 되었다면 큰 병원에 가서 치료할 것을 권합니다. 한방 치료는 중풍 전조증과 중풍 후유증 치료에 더 적합합니다.
한의원에서는 중풍 검사를 어떻게 하나요?
진맥을 통해 중풍 전조증상을 진단할 수 있어요. 그런데 양방과 검사 결과가 다르게 나오기도 해요.
양방 MRI 검사 등에서는 문제가 없는데 진맥을 해보면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죠. 양방 진료를 믿고 치료를 늦추다가 풍을 맞은 환자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양방 검사에 이상이 없어도 진맥과 증상으로 중풍이 예견되는 상황이라면 치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치료를 늦추면 증상이 심해지나요?
대부분 병원 가는 것을 늦춰서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중풍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만성두통, 두통으로 인한 구토, 언어장애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면 절대 치료를 늦추면 안 됩니다. 특히 50세 이상이거나, 뇌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의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과 흡연자의 경우는 40세 이후부터 뇌질환 관련 건강검진을 1년에 한 번 이상 받아야 합니다.
한의원에서는 어떤 치료를 하나요?
중풍 전조증상이 있으면 중풍환과 사혈요법, 침 등으로 최대한 관리하고 치료 과정에서 증상의 완화가 더디거나 심해지면 양방 치료를 권하기도 합니다. 중풍 재활 치료에서는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돕습니다. 양방 재활 치료를 통해 많이 호전되기는 하지만 여기에 한의학 치료를 겸하게 되면 재활시기를 단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한의원에서는 재활을 위해 한약 치료, 침 치료, 재생 치료, 보행특화 치료 등을 해요. 한약 치료를 통해 오장육부와 뇌에 진액을 충분히 공급하고 침 치료를 통해 뇌신경, 척추신경을 활성화시킵니다. 재생 치료는 뇌, 신경, 혈관 등의 재생을 돕습니다.
예방법을 알려주세요.
중풍은 크게 오기 전에 신호를 꼭 보내는데 그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작은 증상이라도 진료를 통해 예방해야 합니다. 식생활 관리나 금연, 유산소 운동, 체중관리 등 생활습관의 변화도 필요합니다. 지나치게 짜거나 자극적인 음식, 동물성 지방질이 풍부한 음식들은 피해야 합니다. 기름진 음식은 경락의 순행을 막아 열을 일으켜 중풍이 발생할 확률을 높이거든요. 유산소 운동은 순환기계를 튼튼하게 하고 혈관을 보호해주고 동맥경화의 위험 요인들인 스트레스와 비만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한의학에서는 ‘비인다중풍(肥人多中風)’이라 해서 비만하고 습이 많은 사람에게 중풍이 많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어요. 스트레스 관리도 필요합니다. 지나친 감정적 자극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화열(火熱)이 심해져 중풍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야채나 과일은 중풍 발생 위험이 3분의 2로 감소되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1년간 금연하면 흡연 때에 비해 중풍 발생 위험이 반으로 감소하고 5년 이상 금연하면 비흡연자와 같은 수준으로 위험도가 줄어듭니다.
우리는 불로불사(不老不死)가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도 삶이 끝나는 마지막 날까지 아프지 않고 건강하기를 희망한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생물학적 수명이 늘어난 ‘장수시대(長壽時代)’가 되면서, 건강한 노년은 수명연장만큼이나 중요한 숙제가 됐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듯 지난 4월 서울아산병원에서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건강하게 100세까지 사는 법’이라는 제목의 강연이 있었다. 노년의 건강관리와 정신건강, 운동법으로 나눠 진행됐던 강연의 주요 내용을 에 소개한다.
“인간은 왜 늙는가?”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의 이은주 교수가 첫 번째 화두로 던진 질문이다. 이 교수는 아직 과학적으로 노화의 원인이 완전히 밝혀진 것은 아니라면서 몇 가지 가능성들을 소개했다.
“노화의 이유를 설명하는 이론들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오래된 노화 이론은 ‘Wear and Tear’죠. 오래 쓰면 낡아서 닳고 망가진다는 이론이에요. 인체의 노화를 막기 위해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생활습관을 건전하게 바꾸자는 것도 상당 부분 이 이론이 바탕이 되었습니다. 이밖에 몸의 주요 기능 조절이 어려워지는 것이 원인이라는 신경내분비(Neuroendocrine) 이론도 있고, 활성산소를 노화 인자로 지목하는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 이론, 수명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프로그램(Programmed) 이론도 있어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론은 텔로미어(Telomere) 이론이에요. 염색체의 일부인 텔로미어라는 것이 세포의 수명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이론입니다. 복제 양의 수명은 어미 양의 남은 수명과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데, 이미 성체가 돼 수명이 짧아진 상태의 세포를 복제했기 때문에 복제 양들의 수명이나 어미 양이 비슷한 시기에 죽는 것 아니냐는 이론이에요. 그래서 이 텔로미어를 재생해 성장을 촉진하는 연구들이 진행 중입니다.”
이 교수는 우리 사회도 이미 100세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2014년 행정안전부의 통계에 따르면, 100세 이상 인구는 2012년 조사결과에 비해 15% 증가한 1만4592명에 달한다. 이 중 여성이 남성보다 3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세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이 교수는 “아직까지는 100세 이상 인구 비율이 OECD 회원국 중 낮은 편으로 인구 10만명당 2명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금 65세인 1952년생이 100세까지 살 가능성은 약 10% 정도에 불과하다는 기대여명조사가 있었어요. 하지만 30년 후에 태어난 1982년생의 경우는 5명 중 1명이 100세까지 살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65세 이상의 인구가 30%를 차지하는 일본과 같은 상태가 머지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오래 사는 사람들은 무엇이 다를까. 장수 비결을 알아보기 위해 장수 노인들을 조사하는 방식을 노화종적연구라 부르는데, 이 교수는 국내에서도 이런 시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전북 장수군에서 한국의 백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보고에 따르면, 여자가 남자보다 6배 정도 많았어요. 교육수준은 수명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고요. 장수하는 사람들은 흡연율이 매우 낮았고 고지혈증, 당뇨, 중풍, 치매, 비만과 같은 만성질환의 빈도가 낮았어요. 간염보균자도 없었고요. 신선한 채소와 과일, 해조류, 버섯, 생선 등을 골고루 먹고, 짜고 자극적이며 지방질이 많은 음식은 멀리했어요.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평소에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생활 태도도 공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교수는 해외 백세인 조사결과 7가지도 소개했는데,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비만이 없고 ▲금연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성격이고 ▲인지 능력이 높고 ▲여성의 경우 40세 이후에도 출산한 경험이 있고 ▲형제들도 함께 장수하며 ▲자녀 역시 장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오래 살려면 이것 지켜라
장수를 위한 생활습관은 단순하다. 이미 우리가 상식처럼 알고 있는 것들이다. 먼저 금연이다. 흡연은 활성산소를 통한 노화를 촉진시키고 동맥경화, 관상동맥질환, 암 발생 등의 원인이 된다. 흡연과 함께 따라다니는 술도 피해야 할 음식 중 하나다. 간질환뿐만 아니라 심장질환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도 치명적이다.
흡연이나 음주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이들이 많은데, 쉽지 않겠지만 오래 살려면 담배와 술을 멀리하면서 스트레스에도 강해져야 한다. 이 교수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방법으로 명상이나 요가, 마사지, 그리고 등산이나 산책과 같이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해소법을 추천했다.
비만과 수면 이상도 피해야 한다. 노화에 따라 기초대사가 감소하면 복부비만은 따라오기 마련인데, 식사량을 줄이는 등 식사습관을 바꿔나가야 한다. 숙면을 위해서는 음주와 밤 시간의 심한 운동을 삼가야 하고, 카페인도 멀리하는 것이 좋다고 이 교수는 이야기했다. 이와 반대로 권할만한 대표적인 것으로 비타민D가 있다. 비타민D는 근력 향상과 암 예방, 항염증 등 여러 좋은 효과가 있다. 이 교수는 또 적게 먹는 것을 권했는데, 적게 먹으면 수명이 연장된다는 이론은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연에 나선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김원 교수는 시니어의 운동 방법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은 ‘강도’라고 강조했다.
운동은 살살 하면 효과 없다
“기본적으로 시니어의 운동 방법은 젊은이의 그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무리한 운동으로 다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운동은 규칙적으로 하지 않거나 너무 약하게 하면 효과가 별로 없습니다. 만약 운동을 할 때나, 끝난 후에 통증이 지속된다면 본인에게 과도하거나 맞지 않는 운동일 수 있으니 강도를 줄이거나 종류를 바꿔야 합니다. 통증은 몸에서 피하라는 신호이지 이겨내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이러한 부분을 감안해서 규칙적으로 하시는 것이 장수에 도움이 됩니다.”
김 교수는 특히 빠르게 걷기나 조깅과 같은 유산소 운동에서 강도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대화’라고 조언했다.
“운동 때문에 숨이 차서 옆 사람과의 대화가 약간 힘든 정도를 중등도 운동 강도라고 이야기해요. 운동 효과를 위해서는 최소한 이정도 강도로 해야 합니다. 반면에 편하게 수다를 떨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라면 이는 효과가 별로 없는 저강도 운동으로 규정해요. 효과가 전혀 없지는 않지만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렵겠죠.”
김 교수는 간혹 특정 운동을 오래해 누적 손상이 오는 경우가 있는데,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운동의 종류와 강도를 변경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시니어의 다리운동, 삶의 질 바꾼다
그렇다면 근력운동은 어떨까? 헬스클럽에서 근력운동을 하는 모습을 생각해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은 아령과 알통이다. 그러나 시니어의 근력운동은 하지운동, 즉 다리운동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김 교수는 조언한다.
“근력 운동하면 상체에 근육이 많이 생겨서 몸짱이 되는 것을 많이 생각하는데, 노년에 너무 무리한 상체 운동을 하면 어깨 통증 등이 생길 수 있어요. 실제 하지의 근육량이 상지보다 더 많기 때문에 오히려 하지 근력 운동이 더 효과적일 수 있어요. 또 일상생활에서 사고 위험을 줄이는 데도 다리 근력은 필수입니다.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셈이에요.”
김 교수는 계단오르기가 시니어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데,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병행하는 데 좋은 운동 방법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다만 계단을 내려올 때는 무릎에 충격을 주기 때문에 걸어서 올라간 후 내려올 때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우울감과 우울증의 차이
최근에는 육체적인 건강만큼이나 정신건강도 100세 장수를 위해 관리해야 하는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장수의 조건 중 하나로 스트레스 관리가 지목되는 것과 그 궤를 같이한다. 마지막으로 강의에 나선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성윤 교수는 노년기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우울증과 치매, 신경성 3가지를 꼽았다. 이 중 우울증에 대해 김 교수는 ‘흔한 병’이라고 정의했다.
“정신과 질환 중 가장 많은 질환입니다. 그런데 간혹 우울증과 우울감을 착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우울감은 누구에게나 옵니다. 기분이 가라앉고, 의욕이 없고, 짜증이 나죠. 그러다 다시 평상시로 돌아갑니다. 이런 경우는 우울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증세가 보름 이상 매일, 하루 종일 지속되면 우울증으로 봐야 해요.”
우울증의 증상은 보통 기분이 침체되고 눈물이 자주 흐르고 마음이 약해지는 슬픔형, 아무것도 하기 싫고 만사가 귀찮은 의욕저하형, 갑자기 짜증이 나고 화를 버럭 내는 감정기복형, 뇌기능에 영향을 미쳐 기억력이 저하되고 집중이 안 되는 신체증상형 등 4가지로 구분된다.
김성윤 교수는 우울증 예방과 핵심 치료 방법 중 하나로 ‘햇볕’을 꼽았다.
“우울증 약은 치료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3분의 1밖에 도움이 되지 않아요. 나머지는 햇볕과 운동, 수면습관이 중요해요. 햇볕을 받으면서 하는 운동은 효과가 매우 큽니다. 실제로 빛을 쪼이는 광 치료 방법도 있을 정도이니까요.”
치매는 시니어들에게는 말 그대로 공포다. 신체적으로 입는 피해만큼이나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에게 끼치는 피해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치매는 일반적으로 뇌의 신경세포가 죽는 신경퇴행성질환과 혈관 이상으로 뇌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 생기는 혈관성질환으로 나뉜다.
창조적 행동이 치매를 예방한다
김 교수는 치매 치료를 위해서는 약과 신체운동, 그리고 뇌운동 3가지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과 신체운동은 짐작할 수 있겠는데 ‘뇌운동’이라니 어떤 운동인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뇌운동은 사회생활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뉴스를 보고, 신문을 읽고, 메모를 하고, 일기를 쓰고, 책을 읽고, 모임에 나가는 것과 같은 일상적인 생활이죠. 그저 사람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보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뇌운동이 됩니다. 뇌운동에는 수동적인 운동과 적극적인 운동이 있는데요, 영화나 책, TV처럼 남이 만들어놓은 창조물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스스로 만들어보는 적극적인 뇌운동을 더 권하고 있어요. 일기쓰기도 좋고 무엇을 배우는 것도 좋아요. 또 스스로 길을 찾고 낯선 이들과 만나는 여행도 좋은 뇌운동 중 하나입니다.”
신경성질환도 시니어들이 조심해야 한다. 인간의 신경은 운동, 중추, 자율 3가지 신경계로 나뉘는데 시니어들이 겪는 대부분의 신경성질환은 자율신경성질환이다. 땀이 나고, 심장이 뛰고, 숨을 쉬는 등 무의식중에 일어나는 것들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느닷없이 숨이 가빠진다거나 남들은 더운데 혼자 춥고, 시원한 날에 땀을 흘리기도 한다. 김 교수는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심리 상태에 원인이 있다고 말한다.
“우울, 불안, 걱정, 화,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칩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처럼 말이죠. 이렇게 자율신경계가 말썽을 부리면 강아지를 훈련하듯 병을 다스려야 합니다. 식사나 운동, 수면 등 일상생활을 같은 시간에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것이죠. 이런 훈련을 3개월 정도 반복하면 몸이 완전히 적응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요.”
2050년경이 되면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넘어 120세 시대가 열린다고 한다. 정열적이고 건강한 삶을 사는 지금의 액티브 시니어가 60부터라면, 앞으로는 100세 액티브 시니어 그룹이 생긴다는 말이다. 이제는 단지 오래 사는 것보다는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사는가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성윤 교수에게 노년 건강의 의미 있는 삶에 대해 들어봤다.
정신과 의사로서 노인정신건강 클리닉을 담당하고 있다 보니 우울증과 불면증, 그리고 치매로 고생하고 계신 분을 자주 상담하게 됩니다. 어떻게 하면 우울증을 없앨 수 있을까, 불안증을 해결할까, 기억력을 회복시킬 수 있을까 궁리하며 새로 개발된 신약도 써보고, 상담도 하며 같이 고민하지만 큰 도움을 드리지 못해 늘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다행히 한두 번 방문 후 증상이 호전되어 원래의 편안했던 생활로 되돌아간 분도 계시지만, 벌써 몇 년째 고생하며 이 약, 저 약 바꿔도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하는 분도 많습니다. 온몸으로 버텨보지만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에 야금야금 무너져 내리는 바닷가 모래성 같다고나 할까요?
청력 상실 후 환자에 대한 마음가짐 달라져
제가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질병이나 증상을 전혀 새로운 방향에서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약 2년 전, 돌발성 난청으로 양쪽 귀의 청력을 갑자기 잃었습니다.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여러 가지 치료로 조금 회복되기는 했지만 인공와우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수술로 청력이 완전히 돌아올 줄 알았는데 실제로 기계를 켜보니 사람 말소리가 고장 난 스피커에서 나는 잡음처럼 들려 몹시 실망했습니다. 기껏 들리는 소리가 겨우 이 정도란 말인가? 청력 재활 훈련을 열심히 했습니다. 조금씩 나아졌고 1년쯤 지나자 일반 대화는 문제없이 할 정도가 됐습니다. 그래도 시끄러운 식당이나 차 안에서의 대화, 음악감상 등은 아직 어렵습니다. 이제 예전의 상태로는 못 돌아갈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그래, 만일 내 청력이 완벽하게 되돌아온다면 뭘 어쩔건데?” 음… 가만히 생각해보니 청력이 완전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았습니다. 좋아하는 책을 읽고, 자전거 여행을 다니고, 사진을 찍고, 독서를 하고, 모임에 나가고… 소리에 의존해야 하는 몇 가지 일을 빼면 거의 대부분 가능했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그냥 그렇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되지 남들처럼 완벽하게 듣지 못한다고 그게 뭔 대수랴? 청력 완벽해지기를 천년만년 기다리기만 하면 뭐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을 제 클리닉에 찾아와 상담하는 환자들, 어르신들께도 적용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건강하고 싶은지 먼저 물어보라
누구나 건강을 원합니다. 그런데 ‘왜 건강하고 싶은지’ 물어보면 대답이 궁합니다. “그거야 뭐… 몸 아프면 괴로우니까…”라는 정도의 대답들을 하십니다. 갈 곳이 정해져야 기차표를 끊듯이, 건강도 목적지가 있어야 관리하기가 더 쉬워집니다. 건강 자체가 목적지는 아닙니다. 여행을 좋아해서 생전에 전국여행을 한 번 해보고 싶다든가, 시골에서 멋진 과수원을 가꿔보고 싶다든가, 딸과 함께 옷가게를 운영해보고 싶다든가, 2년 뒤 소박한 수필집을 한 권 내보고 싶다든가 하는 구체적인 ‘목적지’가 있어야 합니다. 그 목적지에 잘 도착하기 위한 도구로 돈과 시간이 있어야 하듯, 건강한 몸도 필요한 겁니다.
예를 들어 부산에 갈 일이 있다고 칩시다. 친구 아들 결혼식이 있을 수도 있고, 부산 사는 딸이 주말에 놀러오라고 했을 수도 있습니다. 기차를 타도 되고 시외버스를 타도 됩니다. 목적지가 분명하면 찾아가는 방법이야 그때그때 형편에 따라 맞추면 됩니다. 목적(부산의 볼 일)이 분명하므로 방법(기차, 버스)은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목적지(내 인생의 꿈, 희망사항, 볼일)가 명확하지 않으면, 방법(신체건강, 돈, 시간 등)에 대한 관심이 시들합니다. 딱히 갈 곳이 없는 사람이 기차시간이나 도로상황 등에 관심이 있겠습니까? 갈 곳이 있어야 합니다. 비록 나이는 들었지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한번 제대로 해보겠다는 불타는 욕망이 있어야 합니다. 젊은 사람만 꿈꾸란 법 없습니다. 노년에도 “꿈★은 이루어진다”입니다. 꿈 없으면 건강은 꿈도 못 꿉니다. 청력 회복보다는 꿈 회복이 더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우울증, 불면증, 기억력 감퇴가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회복된 몸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묻고 싶은 겁니다. 좀 더 심하게 말하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목적지가 명확한 사람만 그 지긋지긋한 증상과 병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목적지를 정할 때 한 가지 요령이 있습니다. 부정 목적지가 아닌 긍정 목적지를 정해야 한다는 겁니다.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것, 이루고 싶다는 것, 남기고 싶다는 것들이 긍정 목표, 긍정 목적지입니다. “이것만은 피하고 싶다”, “이렇게는 안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은 부정 목적지입니다. “암은 걸려선 안 되지…”, “치매는 무서워”, “뇌경색만은 피하고 싶어…” 등이 부정 목적지의 사례입니다. 부정 목적지는 사람을 움직이지 못합니다. 긍정 목표만이 사람을, 나를 움직이게 합니다. “뒷산에 올라가지 마라” 하면 사람들은 뭘 해야 좋을지 몰라 우왕좌왕합니다. “앞산에 올라가라” 해야 앞산을 향해 비로소 움직입니다. 더구나 묘하게도 부정 목표는 꼭 그대로 되는 수가 많습니다. 걱정하는 일도 생각하는 대로 됩니다. 그러니 두려움, 불길한 예상, 꺼리는 마음은 아예 갖지 말아야 합니다.
생각하기 위해 두뇌가 만들어졌다고? 천만의 말씀!
식물은 신경기관이 없습니다. 동물에만 있습니다. 사람보다 더 큰 뇌를 가지고 있는 동물도 있고, “아니, 이게 뇌야?” 싶을 정도로 작고 변변치 않은 신경기관을 가지고 있는 동물도 있습니다. 그래도 모든 동물은 뇌가 있습니다. 뇌는 ‘움직이기 위해서’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움직이는(동) 생물(물)’입니다.
어떤 이유로 동물에 뇌가 만들어졌을까요? 에너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쓰기 위해서입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조금이라도 더 많이 에너지를 섭취하고 싶어 하고, 또 섭취한 에너지는 조금이라도 아껴서 효율적으로 쓰고자 합니다. 먹이는 항상 부족하고 모든 생물은 배가 고프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수십억 년 역사를 통틀어 음식이 풍족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우리의 생활이 조금 풍족해진 요즘도 지구 전체로 보면 굶는 사람투성이입니다. 그러니 ‘머리’를 잘 써서 가능한 한 에너지 사용을 요령 있게 하려고 두뇌가 생겨난 겁니다. 생각하려고 두뇌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잘 움직이려고’ 만들어진 겁니다.
바로 여기에 정신건강의 힌트가 있습니다. 몸이 편해지면 뇌가 쉽니다. 먹이를 구하려고 고생고생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쉬는 뇌는 쪼그라듭니다. 안 쓰기 때문입니다. 팔목이 부러져 깁스를 한 다음 한 달 뒤에 풀어보면 팔이 가느다랗게 약해져 있습니다. 그동안 안 썼으니까요. 뇌도 똑같습니다. 반대로 몸을 계속 움직이면 뇌가 활동을 합니다. 배고픈 채로 몸을 움직이면 뇌는 더 많이 활발해집니다. 활동하는 뇌는 사이즈가 커집니다. 이는 동물실험에서도 입증되었습니다. 먹이를 적게 준 쥐가 더 똑똑하고, 더 뇌가 크고, 더 오래 삽니다. 배부르고 편하면 안 됩니다. 장수의 비결, 정신건강과 행복은 어이없게도 ‘배고프고 몸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에 그 비결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는 할까 말까 하는 일은 하는 게 정답이고, 살까 말까 하는 것은 안 사는 게 정답”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항상 부지런히 움직이고, 꿈이 가득한 멋진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는 힘차고 건강한 노년을 기원합니다.
>>김성윤(金晟倫) 서울아산병원 교수
1979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해 박사과정까지 마쳤다. 신경정신과 전문의로 1994년부터 서울아산병원에 재직 중이다. 현재 서울아산병원 피험자보호센터 소장과 울산의대 교무 부학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