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모 중 절반 이상(54%)이 손주 육아를 ‘무보수’로 돕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2022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황혼육아 실태 조사’(55~69세 황혼육아 조부모 302명 대상, 한국리서치)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자녀에게 육아의 대가로 한 달에 받는 비용은 △50만 원 미만 14.2% △50만~100만 원 15.9% △100만~150만 원 10.6% △150만 원 이상 5.3%였다.
육아를 도우며 자녀가 야속했던 상황(복수 응답)으로는 36.1%가 ‘양육관이 충돌할 때’를 1순위로 꼽았다. 그 뒤로는 △손주 육아를 당연시할 때(28.1%) △의견을 무시하거나 불신할 때(26.2%) △요구 사항이 늘어날 때(19.2%) △내게 무관심할 때(13.9%) △손주 문제를 내 탓으로 돌릴 때(11.9%) △기대했던 금전적 보상이 없을 때(8.3%) 등으로 나타났다.
조부모들은 자녀뿐 아니라 사위 또는 며느리와도 갈등을 겪고 있었다. 실제로 손주 육아가 고부·장서 갈등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영향을 미쳤다’고 대답한 비율은 90.9%였다. 그 이유로는 응답자의 34.7%가 ‘양육관 차이’라고 답했다. △집안일 등 생활 방식 충돌(27.6%) △자녀의 불만 제기(12.2%) △개인 시간 부족(11.2%) △교류 부족(1.7%) 등도 갈등 요인으로 꼽았다. 한편, 손주 육아를 중단할 마음이 있느냐는 질문에 83.8%가 ‘있다’고 밝혔다.
| 언론진흥재단 지원 특별기획 4부작 |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
본지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저출산 고령화 시대 황혼육아 문제 해법 제시를 위한 특별 기획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를 4개월에 걸쳐 연재로 발행합니다. 제1부 '서베이로 본 황혼육아 현주소', 제2부 'K-황혼육아 정책 어디까지 왔나?', 제3부 '독일ㆍ영국 황혼육아 선진 사례', 제4부 '금빛 황혼육아로 가는 길' 순서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해당 기사는 오프라인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온라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홈페이지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육아의 최전선에 있는 조부모들은 손주 돌봄이 자신의 건강, 인간관계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양육을 맡으면 아이의 정서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맞벌이 부부의 경제적 부담 또한 줄어들 수 있지만, 체력과 시간을 희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기 때문이다.
‘2022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황혼육아 실태 조사’
ㆍ조사 기간 : 2022년 7월 29일~8월 4일 ㆍ조사 대상 : 손주를 돌보는 55~69세 조부모 302명
ㆍ조사 기관 : 한국리서치 ㆍ조사 방법 : 온라인 설문 ㆍ표본 오차 : 신뢰수준 95.0%, ±5.64%
‘2022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황혼육아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할아버지, 할머니는 ‘손주 돌봄이 피곤하다’(87.5%)고 토로했다. 육아 시 느끼는 어려움(복수 응답)으로는 ‘신체적 한계’가 63.9%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개인 시간 부족(55%) △정신적인 스트레스(25.8%) △육아 정보 지식 부족(22.5%) △자녀와의 갈등(22.2%)이 뒤를 이었다.
조부모들은 손주를 돌보는 대신 ‘여가와 취미’(67.9), ‘친구와의 교류’(49.3%)를 포기한 경우가 많았다. 주수산나 연세대학교 BK21 교육연구단 연구교수는 “경제 개발기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이전 세대에 비해 교육 수준이 높아 축적한 자산을 바탕으로 노년기에도 문화 공연이나 전시, 여행을 즐기기를 원하는 특성이 있다”며 “손자녀 양육에 참여하게 되면서 자유롭게 개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체력의 한계가 생기고, 그 자체가 손자녀 양육을 하기 싫은 이유이기 때문에 개인 시간을 되찾는 것이 보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응답자는 손주 육아를 하며 ‘친구나 지인’(39%)과 소원해졌다고 밝혔다. 더불어 ‘배우자’(19%), ‘자녀’(18%), ‘며느리 또는 사위’(13%), ‘다른 자녀’(11%) 등과 멀어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을 사회정서선택이론을 들어 설명했다. 사람은 점차 나이가 들어 생애 후반으로 갈수록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을 깨닫고, 자신의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를 비교적 가까운 사람들에게 소비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해석한다. 따라서 조부모들은 친구나 지인 관계보다는 가족을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고 설명한다. 다만 주 교수는 “어떤 영역을 선택하느냐는 개인과 가족의 상황, 가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언론진흥재단 지원 특별기획 4부작 |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
본지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저출산 고령화 시대 황혼육아 문제 해법 제시를 위한 특별 기획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를 4개월에 걸쳐 연재로 발행합니다. 제1부 '서베이로 본 황혼육아 현주소', 제2부 'K-황혼육아 정책 어디까지 왔나?', 제3부 '독일ㆍ영국 황혼육아 선진 사례', 제4부 '금빛 황혼육아로 가는 길' 순서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해당 기사는 오프라인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온라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홈페이지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2022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황혼육아 실태 조사'(55~69세 황혼육아 조부모 302명 대상, 한국리서치)결과에 따르면 대체로 주 3일 이상, 하루 7시간가량 손주를 돌보며 절반은 무보수로 자신의 노후를 할애하고 있었다. 수고로운 희생을 감수하는 한편 다행스러운 점은 그들 스스로 이러한 행위를 통해 국가·사회·가정에 기여한다는 자긍심이 높다는 것이다.
상당수의 조부모가 황혼육아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국가·사회 그리고 가정 내에서의 기여도를 묻는 질문에 거의 모든 조부모가(약 95%) ‘기여한다’는 쪽에 의견을 내놓았다. 아울러 자신의 노후에 대해서도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83.5%).
아울러 손주와의 유대 및 애착(22.8%), 개인 시간(22.5%), 개인의 보람(13.9%) 등 비물질적인 보상에 대한 만족도도 드러냈다. 또 손주를 돌보기 위해 하던 일을 그만 둘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이들도 30.8%였고, 29%는 손주 육아 비용 마련을 위해 따로 일을 했거나 구직을 희망했다.
한 교수는 “관점에 따라 손자녀, 자녀, 조부모 입장으로 나눠 그 영향을 살펴볼 수 있다”며 “일반적인 형태라면 조부모 육아는 손주의 안정적인 발달에 도움이 된다. 그 누구보다 자녀에겐 큰 도움이 된다.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에게 아이를 돌봐줄 부모가 있다는 건 큰 사회적 지원이다. 여러 연구를 보면 조부모 대부분이 손자녀를 위하기보다는 내 자식을 위해 황혼육아에 참여한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조부모 입장에서는 일단 손주를 보는 것 그 자체가 기쁨일 수 있다. 더불어 자녀를 돕는다는 보람, 손자와 쌓은 유대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을 얻는다. 건강, 재무, 관계 등 흔히 말하는 사회적 잣대가 아닌, 그러한 무형의 자산이 쌓임으로써 스스로 황혼육아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 언론진흥재단 지원 특별기획 4부작 |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
본지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저출산 고령화 시대 황혼육아 문제 해법 제시를 위한 특별 기획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를 4개월에 걸쳐 연재로 발행합니다. 제1부 '서베이로 본 황혼육아 현주소', 제2부 'K-황혼육아 정책 어디까지 왔나?', 제3부 '독일ㆍ영국 황혼육아 선진 사례', 제4부 '금빛 황혼육아로 가는 길' 순서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해당 기사는 오프라인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온라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홈페이지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2022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황혼육아 실태 조사'(55~69세 황혼육아 조부모 302명 대상, 한국리서치)결과에 따르면 조부모의 72.8%가 손주 돌봄 시 최신 육아 정보를 탐색하는 등 육아에 적지 않게 신경 쓰는 모습을 드러냈다.
유튜브나 SNS 등 온라인을 활용한다는 응답이 72.7%로 가장 많았다. 최근 인기 있는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채널A)와 같은 TV 프로그램을 찾아 본다는 이도 48.6%에 달했으며, 잡지나 책 등 인쇄 매체를 통한 정보 습득은 30.9%로 나타났다(복수 응답).
이들 조부모에게 손주를 돌보며 가장 신경 쓰는 부분에 대해 묻자 '손주의 인성 및 사회성 발달'(84.1%)이 가장 많았고, '손주 교육 및 학업 발달'(45%)도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아울러 손주와의 애착 형성(57.9%)이나, 자녀와의 소통(53.3%) 등 가족 내에서의 교류에도 상당히 신경 쓰는 모습이다(복수 응답).
한경혜 서울대 명예교수는 “과거 조부모 세대와 비교해 요즘 베이비붐 세대 조부모의 경우 대체로 학력이 높고 시대 변화에 유연하게 반응하는 편”이라며 “육아를 하려면 정보가 필요한데, 과거라면 지인에게 물었을 것들을 유튜브 등을 통해 얻는 것이다. 이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라고 해석했다.
이어 “과거 자녀를 키울 때보다 손자녀를 키울 때의 부담이나 책임은 덜할 것이다. 또 나이가 들수록 대체로 너그러워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특징들 덕분에 손주에게 더 여유롭고 일관된 행동을 보이게 된다. 이는 아이의 인성이나 자아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단 조부모의 육아 스트레스가 지나치면 이러한 태도를 보이기 어려움으로,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언론진흥재단 지원 특별기획 4부작 |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
본지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저출산 고령화 시대 황혼육아 문제 해법 제시를 위한 특별 기획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를 4개월에 걸쳐 연재로 발행합니다. 제1부 '서베이로 본 황혼육아 현주소', 제2부 'K-황혼육아 정책 어디까지 왔나?', 제3부 '독일ㆍ영국 황혼육아 선진 사례', 제4부 '금빛 황혼육아로 가는 길' 순서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해당 기사는 오프라인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온라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홈페이지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피딩족(경제적 여유가 있고, 육아를 즐기며, 활동적이고, 헌신적인 조부모), 헬리콥터 그랜마·그랜파(손주의 교육부터 패션까지 챙기는 조부모) 등 황혼육아 관련 신조어들이 등장하며 그야말로 할류열풍(손주에게 아낌없이 지원하는 조부모)을 실감케 하는 요즘이다. 과연 이러한 흐름은 중장년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전문가들은 ‘적당한 돌봄’의 경우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체력 저하나 여가 축소, 노후 재정 문제, 자녀와의 갈등 등 부정적 요소를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에 본지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국내외 조부모 육아 실태조사를 통해 ‘금빛’ 황혼육아로 나아가는 길을 모색하고자 ‘2022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황혼육아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2022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황혼육아 실태 조사’
ㆍ조사 기간 : 2022년 7월 29일~8월 4일 ㆍ조사 대상 : 손주를 돌보는 55~69세 조부모 302명
ㆍ조사 기관 : 한국리서치 ㆍ조사 방법 : 온라인 설문 ㆍ표본 오차 : 신뢰수준 95.0%, ±5.64%
서울, 경기, 인천 거주 만 55세 이상 황혼육아 조부모 302명을 대상으로 7월 29일부터 8월 4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진행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대다수가 맞벌이 자녀를 돕기 위해 비자발적으로 육아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로 74.8%는 "맞벌이 자년를 돕기 위해서"라고 응답했다. 이들은 평균 주 3회 이상, 하루 6.8시간, 1년 이상 손주를 돌보고 있었다. 응답자 중 70.4%는 코로나19 사태로 육아 부담이 더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코로나 거리두기로 벌어진 맞벌이 부부 자녀 돌봄 공백을 조부모 세대가 메우고 있는 것이다.
물론 과거에도 조부모 육아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그 양상도 달라진 모습이다. '남아선호사상'이나 '친손주만 내 핏줄'이라는 뿌리박힌 개념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손주의 성별은 남자 48.7%, 여자 51.3%로 유사했고, 응답자 중 94.6%는 육아 참여에 성별이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또, 손주와의 관계는 외가(67.2%)가 친가(32.8%)보다 2배가량 높았으며, 5명 중 1명은 할아버지가 육아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경혜 서울대 명예교수는 “과거엔 ‘친손주’라는 의식이 강해 외가보다 친가에서 아이를 맡는 경우가 더 많기도 했다. 부계 중심에서 최근 양계로 바뀐 시대 흐름과 더불어, 주 양육자인 엄마 입장에서 더 교류가 편한 친정 쪽에 육아를 부탁하는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아울러 손주 돌봄 시간과 주기 등에 대해 “결국 황혼육아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손주의 연령(발달단계)과 양육보조자의 유무 등이다. 유아기 손주의 경우 아무래도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반면 손이 많이 가 다른 시기보다 육아가 더 힘들 수 있다. 게다가 도와주는 사람이 없이 독박육아라면 그 고충은 더 심해진다. 최근에는 가부장적인 문화가 많이 사라지며 할아버지의 육아 참여가 늘었다. 그렇게 곁에서 함께 돕는 이가 있느냐, 또 얼마나 돕느냐에 따라 육아의 질이 좌우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언론진흥재단 지원 특별기획 4부작 |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
본지는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저출산 고령화 시대 황혼육아 문제 해법 제시를 위한 특별 기획 '요람에 흔들리는 노후'를 4개월에 걸쳐 연재로 발행합니다. 제1부 '서베이로 본 황혼육아 현주소', 제2부 'K-황혼육아 정책 어디까지 왔나?', 제3부 '독일ㆍ영국 황혼육아 선진 사례', 제4부 '금빛 황혼육아로 가는 길' 순서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해당 기사는 오프라인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온라인 '브라보 마이 라이프' 홈페이지를 통해 만날 수 있습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저출산·고령화 속도에 따라 50년 뒤 한국인 2명 중 1명은 고령일 것으로 예상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 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한국 인구 중 65세 이상의 비중이 올해 17.5%에서 차후 2070년 46.4%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동일 시점 세계 고령인구 구성비는 20.1%로 5명 중 한 명 꼴이다.
예상 중위연령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중위연령은 총인구를 연령 순서로 나열할 때 중앙에 있는 사람의 연령을 말한다. 한국의 중위연령은 올해 45.0세에서 2070년 62.2세로 높아진다. 세계인의 중위연령이 30.2세에서 38.8세로 증가하는 폭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북한의 경우 중위연령이 올해 35.9세에서 2070년 45.1세로 올라간다.
한편 2022년에서 2070년 사이 한국 유소년인구와 생산연령인구는 각각 4.0%p, 24.9%p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시기 세계 유소년인구와 생산연령인구도 각각 6.7%p, 3.6%p 감소할 전망이다. 아울러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인구(유소년인구+고령인구)의 비율인 총부양비는 한국이 2022년 40.8명에서 2070년 116.8명으로 늘어난다.
동일 기간 세계 총부양비가 54.0명에서 62.9명으로 올해 대비 1.2배 수준으로 증가하는 데 비해, 한국은 2.9배가량 증가하는 것이다. 이는 프랑스 영토의 작은 섬나라 생바르텔레미(119.5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2070년 한국의 노년부양비(생산연령인구 백 명당 고령인구의 비율)는 약 50년간 24.6명에서 100.6명으로 올해 대비 4.1배 올라간다. 세계 인구의 노년부양비는 15.1명에서 32.7명으로 2.2배 증가할 전망이다. 통계청은 타 국가와 비교해 생바르텔레미(100.1명), 홍콩(91.7명) 등을 넘어 한국의 노년부양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기업들이 연공서열 기준의 멤버십형 인사제도에서 성과와 역량 위주의 직무형 인사제도로 조직을 바꾸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력 부족과 인재 유출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청년층 이직률 10년 만에 최고
코로나 이후 일본의 청년층 이직률이 10년 만에 최고치에 달했다. 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약 15만 명이 첫 직장 입사 후 3년 안에 퇴사했다. 2017년 대졸자 기준으로 32.8%에 이르는데, 지난 10년 간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이직에 성공한 청년들도 늘었다. 기업들이 ‘중고 신입사원’ 채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고용시장의 변화로 보상의 유형이 다양해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신입사원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해 채용 후 인사법부터 가르치는 이른바 ‘포텐셜 채용’을 하는 기업이 많았다. 이 경우 명확한 직무를 정하지 않고 직무나 근무지를 순환하도록 한다. 또한 신입사원 일괄채용과 종신고용은 일본 기업만의 특유한 고용 방식이다.
한 직장에서 평생 일하는 구조가 유지됐지만, 최근 이직률이 늘어나면서 인사제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종신고용과 연공서열이 중요시되는 ‘멤버십형’ 인사제도를 개인의 역량과 업무성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무(Job)형’ 인사제도로 바꾸어 가는 것이다.
유모토 켄지 전(前) 일본종합연구소 부이사장은 “연공서열 임금제는 고령화와 경제성장 둔화라는 환경에서는 기업의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된다”면서 “‘직무형 고용’은 다양한 인재가 다양한 일을 함으로써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시스템이며, 일본형 고용시스템의 한계를 타파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개인 역량과 성과 중요한 ‘직무형’
직무형 인사제도를 도입하면 직무에 필요한 지식, 경험, 능력, 자격을 밝힌 직무 기술서에 따라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나이에 관계없이 채용한다. 직원이 스스로 연간 목표를 세우고, 그에 기초해 달성도를 평가한 뒤 처우에 반영한다. 따라서 근무연수가 아닌 업무 중요도나 개인 역량에 따라 급여가 달라진다.
일본 기업들은 이를 보통 임원이나 관리직에만 적용해왔다. 그런데 최근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일반직으로 확대 적용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더불어 60세 이상 고령층에도 직무형 제도를 변형해 도입하고 있다.
대기업인 후지쓰(富士通), 미쓰비시 케미칼(三菱ケミカル) 등은 2020년 새로운 직무형 인사제도를 관리직 대상으로 적용하면서, 50세 이상 관리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모집했다.
후지쓰는 2023년부터 일반 사원에 이 제도를 확대 적용한다. 통신·전자기기 종합회사인 NEC 역시 2023년도에 전 사원 대상 직무형 인사제도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기·전자기업 히타치제작소(日立製作所)는 리먼브라더스 쇼크 이후 사업 구조를 전환하면서 관리직에 한해 직무형 인사제도를 도입했다. 올해 7월부터는 본사 일반 사원을 대상으로 확대 적용한다.
이런 직무형 인사제도의 도입은 중장년 사원들에게 일종의 압박처럼 작용한다. 연차와 관계없이 능력과 역량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년이 가까워지면 그에 따른 준비도 해야 한다. 은퇴 이후 근로자의 재고용을 정부가 나서서 촉진한다고는 하지만 아직 제도가 자리 잡은 건 아니기 때문이다.
베테랑 인재 잡아라
저출산 고령화로 일본 기업들은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모든 업계가 그런 건 아니지만, 신규 채용도 미달하는 상황에서는 당장 투입 가능한 인력이 한 명이라도 더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기업들은 60세 이상 시니어 직원 중 역량 있는 인력의 유출이 일어나지 않도록 고용 확충을 준비하고 있다.
퍼솔종합연구소(パーソル総合研究所)는 조직의 고령화와 코로나로 인한 경제 상황 변화로 시니어 인재 활용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고 짚었다.
퍼솔종합연구소의 ‘기업의 시니어 인재 매니지먼트에 관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규사원 중 고령자 비율이 높은 기업은 전체의 84%다. ‘조직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 또한 기존의 연공서열 임금제로 성과와 급여가 미스매치되고 있어 사원들의 동기부여 요인이 줄어들고 있다.
거기에 고령화로 인해 정부가 고령자고용안전법을 개정하고 기업에 ‘70세까지 근로자의 취업 기회 확보를 노력하라’고 하고 있어, 기업으로서는 신규 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은퇴를 하고도 회사에 남을 수는 있지만, 이전보다 현저히 낮은 급여와 근무 환경으로 고령자의 근로 의욕은 줄어들게 된다. 더불어 코로나 이후에는 재택근무 등 근무 형태가 다양화되면서 역량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이들의 기업 이탈이 이어졌다.
이에 기업들은 신입사원뿐 아니라 정년을 앞둔 베테랑 시니어 사원들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직무·성과형 인사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고령자도 ‘성장할 수 있도록’
일본에는 ‘직무정년제’ 개념이 있다. 이를테면 관리직에서 일하던 사원이 기업 정년 나이인 60세에 은퇴하고, 계속고용이 가능한 65세까지는 관리직이 아니라 일정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지는 전문직에서 일하도록 하는 제도다.
직무정년제라는 건 결국 해당 직무에서 물러나 더 이상의 승진이나 임용이 불가능한 제도다. 급여와 상여 수준도 현역 때와는 달라진다. 그래서 시니어 사원의 의욕이 낮아지고 전문 기술을 가진 인재가 유출된다는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3월 스미토모 생명보험은 온라인으로 시니어 직원 새출발을 기념하는 입사식을 열었다. 스미토모 생명은 올해부터 정년을 65세로 연장하고, 60세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스페셜리스트’라는 새로운 직책을 만들었다. 60대 사원의 일할 의욕을 자극하고, 인재 유출도 방지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는 직무형 인사제도의 일환이다. 오랜 기간 일하며 각종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베테랑 직원들이 회사에 남도록 해 ‘수석 직원’으로서의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했다. 대신 직책과 성과에 따라 임금을 결정한다. 일본 정부는 고령자고용촉진법을 통해 기업의 고령자 고용을 의무화하고 있는데, 재고용을 하면서 고령 근로자의 임금이 35%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이슈가 있었다.
이에 스미토모 생명은 스페셜리스트의 임금 수준을 최대 재고용의 1.5배 수준으로 유지, 임금이 크게 줄어들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또한 사내 복지도 이전과 같은 처우를 유지한다.
다이와 하우스 공업도 60세를 기준으로 한 직무정년제를 폐지하고, 60세 이후에도 승진할 수 있도록 인사 제도를 수정했다. 또 급여 등의 수준도 낮아지지 않도록 조정했다. ‘액티브 에이징 제도’를 신설해 70세까지 노동 의욕과 일정 업적이 있는 시니어 사원이 일할 수 있도록 했다.
야마토 하우스 공업도 지난 4월부터 60세 직무정년을 폐지했다. 그리고 ‘월경 커리어 지원 제도’를 도입했다. 직원이 자신의 커리어를 자율적으로 만들어가고, 자아실현을 위한 부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카시오 계산기는 60세 이상 현역 사원을 6에서 10등급으로 세분화해 성과에 따라 평가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퍼솔종합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시니어 인재를 채용한 기업들은 “높은 전문성을 발휘한다”, “거래처와 인맥이 풍부하다”, “후진 육성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경험이나 전문성을 활용하는 업무에서는 일정 성과가 나온다는 것.
무엇보다 직무형 제도 안에서 활약하는 시니어들이 있으면 젊은 사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퍼솔종합연구소의 ‘시니어 종업원과 동료의 취업 의식에 관한 정량 조사’에 따르면, 시니어 직원이 활약하고 있는 직장에서는 젊은 사원들의 이직 의향이 낮았다.
이시바시 호마레(石橋誉) 퍼솔종합연구소 컨설팅2부 시니어매니저는 “기존 일본 기업에는 직무 순환 혹은 직원 육성이라는 명목으로 전근이 많아 사원이 스스로 자신의 커리어를 선택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하며 “시니어 인재가 스스로 활약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자율적 근무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공서열 제도 아래 임원직이나 관리직으로 승진하지 못한 사원들의 근로 의욕 저하는 기업의 생산성 하락으로도 이어진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율적인 경력 설계가 필요하고, 그 첫걸음이 직무형 제도 도입”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총 인구가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생산연령인구는 줄어드는 데 반해 고령인구는 급증, 대책 마련 필요성이 제기된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인구센서스방식’(2021년 11월 1일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총 인구는 5173만 8000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9만 1000명(0.2%)이 감소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실시한 1949년 센서스 집계 이후 72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 총 인구가 감소해 눈길을 끈다.
총 인구에서 남자는 2585만 명, 여자는 2588만 8000명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38000명 더 많았다. 성비는 여자 100명당 남자의 수를 말하는데, 지난해는 99.9로 집계됐다. 다만 연령이 높아질수록 성비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20대가 111.8로 가장 높고, 30대 109.7, 10대 106.8순이며, 90세 이상이 27.8로 가장 낮았다.
지난해 내국인은 4만 5000명, 외국인은 4만 6000명 감소했다. 내국인은 2020년부터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은 자연 감소가 시작되면서 인구가 줄고 있다. 외국인은 코로나19에 따른 이동 제한, 취업 비자 만료 등으로 인구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별로 보면 50대 인구가 857만 6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총 인구의 16.6%를 차지했다. 이어 40대 15.7%(811만 6000명), 60대 13.7%(707만 4000명) 순으로 많았다.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둔 만큼 생산연령인구는 크게 줄고 고령층이 늘었다.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총 인구의 71.4%인 3694만 4000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1년 전보다 34만 4000명(0.9%) 감소했다. 생산연령인구는 2016년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까지 5년 동안 67만 7000명이 감소했다.
예비 생산연령인구인 0~14세 유소년 인구는 전체 인구의 11.8%인 608만 7000명을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16만 7000명 감소했다. 모두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화한 저출산 영향이 컸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16.8%인 870만 7000명으로 같은 기간 41만 9000명(5.1%) 증가했다. 총 인구 중 고령층의 비율은 2016년 13.3%에서 지난해 16.8%로 5년 만에 3.5%포인트 상승했다. 인구 6명 중 1명이 노인인 셈이다.
고령인구 중 65~74세는 전체 고령인구의 58.0%, 75~84세는 31.9%, 85세 이상 초고령자 비율은 10.1%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85세 이상 인구가 9.1%로 가장 많이 늘고, 65~74세는 6.4%, 75~84세는 1.5% 증가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면 지역이 33.0%로 가장 높고, 읍 지역은 18.1%, 동 지역은 15.4%로 낮았다.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전년 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은 시·도는 세종 8.3%이었고, 가장 낮은 시·도는 전남 2.8%이었다. 그러나 전남은 85세 이상 초고령인구 비율이 3.1%로 가장 높았다.
친족과 함께 거주하는 고령인구는 73.0%(628만 9000명)이고, 1인가구는 21.2%(182만 4000명), 집단가구는 4.1%(34만 9000명)로 나타났다. 1인가구 비율은 75세 이상에서 높고(75~84세 24.1%, 85세 이상 25.1%), 집단가구 거주 비율은 85세 이상에서 18.7%로 가장 높았다.
인구를 나이순으로 줄 세웠을 때 중간에 위치하는 중위연령은 44.5세로 작년(43.9세) 대비 0.6세 올랐다. 동 지역 중위연령(43.4세)과 면 지역 중위연령(55.7세) 간 격차는 12.3세까지 벌어졌다.
이에 따라 노인 부양에 따른 부담은 더 커졌다. 지난해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할 노년 인구 비율인 노년부양비는 23.6명으로 1년 전보다 1.3명 증가했다. 생산연령인구 4.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미다.
유소년 인구(0~14세) 100명에 대한 고령인구 비율을 뜻하는 노령화지수는 143.0으로 1년 사이 10.5 상승했다. 현 방식대로 통계작성을 시작한 2016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어린 시절 골목길에서 친구들과 구슬치기와 딱지치기 하는 것을 좋아한 개구쟁이가 어느새 환갑이 넘어 정년을 몇 년 앞두고 있다. 거울을 보면 머리숱은 적지만 하얗게 셌으며 눈가에는 주름이 지고 검버섯도 핀 얼굴이 푸석푸석한, 익숙하지만 낯선 모습의 누군가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 요즘 백 세 인생을 누리려면 이제부터 인생 이모작을 차분히 그리고 계획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베이비붐 세대로 농경사회와 산업사회, 그리고 정보화사회를 숨 돌릴 새 없이 겪고 인공지능 시대를 앞둔 채 노년기에 접어든 어르신의 헌신과 고충, 그리고 불만과 불안을 이해한다. 농경사회에서 노인은 지혜의 창고이자 살아 있는 교과서였다. 날씨를 가늠해 씨앗을 뿌리는 것부터 농사짓는 기술과 도구 사용 방법에 대한 경험이 풍부해서, ‘노인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는 아프리카 속담은 그 시대에 통용되었다. 오랜 인생 역정을 통해 터득한 경륜과 지혜는 후손에게 존중받았다. 또한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전통과 유교의 효 사상을 결합하여 장유유서, 즉 연장자가 존중받는 문화가 당연시되었다. 대가족제는 이러한 어른 존중 사상이 강화되는 장치로 작용했다.
그러나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자본이 위력을 발휘하고 경쟁이 심화되자 공동체 정신이나 가족주의는 쇠퇴했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하면서 연장자 우선이나 노인 우대 사상은 우리 사회에서 서서히 영향력을 잃어갔다. 더구나 정보화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은 정보기기 작동이 서툴고 정보에 어두워 속이기 쉬운 나약한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심지어 저출산·고령화가 고착되는 사회구조에서 자식 양육과 부모 봉양에 힘쓰느라 노후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채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을 ‘연금충’이라 하고, 할머니들이 시끄럽게 떠든다며 ‘할매미’라고 비유하는 현실에 노인은 먹먹함과 배신감을 느낀다. 또한 노인이 젊은이의 일자리를 침범한다는 허구적인 사실에 근거해 노인에 대해 부정적인 편견을 갖거나, 노년층을 맹목적이고 극단적인 정치집단으로 인식해 태극기부대라고 비하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경로 사회에서 벗어나 혐로 사회로 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세계 가치관 조사에서 약 30년 동안 국민의 가치관 변화를 그 나라의 노인 비율(65세 이상)과 연관 지어 분석한 결과, 고령화율이 높을수록 노인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나 존경이 줄어든다고 했다. 사회 구성원이 고령화사회로 갈수록 부양해야 할 노인의 증가에 대해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끼고, 현대사회의 빠른 변화에 노인을 별다른 효용가치가 없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결과라고 짐작된다.
한편 한국에서 노인이 조롱과 차별 그리고 혐오의 대상이 된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마 가장 큰 이유는 선진국보다 급속하게 시대 변화를 겪고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이 저마다 살아온 세월이 다르고, 보고 배우고 느낀 것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 시대가 변해서 젊은이가 노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다. 핵가족 시대 혹은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사람이 점차 늘어나는 시대에 조부모의 지혜와 경험은 듣기 어렵고 들을 수도 없다. 더구나 사회구조와 인식 변화로 인해 소통 기회가 적은 상황에서 집단주의를 강조하는 노인과 개인주의에 익숙한 젊은 층의 대화는 자칫 갈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적·상황적 변화 속에서 우리는 모두 서로에 대한 몰이해와 소통 부족 그리고 소외와 무시 등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성찰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바라지 말고…’로 시작되는 케네디의 명언처럼 노인이 먼저 나서서 이웃과 주변을 살피고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테면 겨울에 눈이 오면 아파트에 사는 노인은 새벽에 일찍 일어나 마음 맞는 노인과 함께 아파트에 쌓인 눈을 청소하고 경로당에 모여서 차라도 한잔하며 한담을 나누면 신체 및 정신 건강에도 좋고, 노인에 대한 주민의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
나이 먹은 것이 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벼슬도 아니다. 젊은 세대가 노인에 대해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노인이 자기 책임은 다하지 않으면서 대접받으려고만 한다든지, 나이를 내세우며 권위적으로 무엇인가를 강요하거나 공공장소에서 질서를 지키지 않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등 부정적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에게 손가락질받는 이런 모습을 개선하지 않으면 노인은 꼰대 혹은 꼴통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이 있다. 따라서 노인도 대우받기 위해서는 어른답게 배려심을 보여주고, 경로우대를 해주면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실수를 하면 미안하다고 하는 등 지킬 것은 지키고 가릴 것은 가려서 행동해야 한다. 아무런 이유 없이 젊은이라고 하대하거나 하찮은 일로 싸가지 없다며 갑질하거나 억지 부리는 것은 치기 어리고 못난 노인의 모습일 뿐이다.
노인은 세상을 웬만큼 살아본 만큼 누구보다 해도 되는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제대로 분별할 수 있다. 자존심과 품격은 본인이 가꾸고 유지해야 한다. 노인 혐오를 극복하는 첫걸음은 어른답게 체면을 차리면서 품위를 유지하기 위한 실천을 솔선수범하는 것이다.
오는 2040년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노인 가구가 천만 명을 넘어선다. 이 중 노인 1인 가구는 4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가구추계: 2020~2050년’에 따르면 2040년부터 가구 수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전체 가구 수는 증가하지만, 2020년 기점으로 총인구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가구 수도 2040년부터 줄어드는 모양새다.
2050년 인구 절반은 고령가구
고령화의 진행으로 가구주의 연령은 반대로 올라간다. 가구주 중위연령은 2020년 52.6세에서 2050년 64.9세가 된다. 가구주 중위연령이 ‘노인’이 되는 것이다.
또한 2020년에는 40~50대 가구주가 전체의 43.7%로 가장 많았지만, 2050년에는 70대 이상이 40.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2020년 464만 가구에서 2040년 1029만 가구가 된다. 2050년에는 1137만 5000 가구로 2020년보다 2.5배 증가한다.
그만큼 고령자 가구 비중도 2020년 22.4%에서 2050년 49.8%로 두 배 이상 높아진다. 2050년이 되면 절반이 고령자 가구가 되는 것이다.
고령자 가구 중 1인 가구는 2020년 34.9%에서 2040년 39.1%가 되고 2050년에는 41.4%로 증가한다. 고령자 가구 10집 중 4집은 혼자 사는 노인이라는 뜻이다.
1인 가구의 연령대도 높아진다. 2020년에는 1인 가구 중 30대 이하 비중이 36.7%로 가장 높았지만, 2050년에는 70대 이상이 42.9%를 차지하게 된다.
정부는 저출산·고령화로 인구 구조가 변화하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 ‘인구위기대응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방안을 찾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인구 감소 속도가 더 빨라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총인구는 2020년부터 감소세로 들어서면서 2070년에는 3766만 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IMF 고령화 경고 ‘연금 개혁해야’
이에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면서 연금 및 보건서비스 관련 지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고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도 감소시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마틴 카우프만 IMF 한국 미션단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상대적으로 높은 노인 빈곤율을 고려하면 연금 확대가 필요하지만 기여율과 정년 조정 등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높이고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설치해 국민연금 등의 공적연금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6일 경제정책방향에서 5대 구조개혁 과제중 하나로 ‘2023년 하반기 국민연금 개선안 마련’, ‘공적연금개혁위원회를 통한 공적연금 개혁 논의 추진’ 등을 언급했지만, 아직까지 공적연금개혁위원회 소속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대선 공약에서는 대통령직속위원회로 두겠다고 했지만,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는 국회 설치로 방향을 바꿨다.
전문가들은 공적연금 축소가 적정 수준의 소득보장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