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을 채용한 국내 중소기업의 3분의 2가 채용 인력의 업무성과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가 종업원 10인 이상 기업회원 307개사를 대상으로 중장년 채용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지난 3년간 중장년을 채용한 적이 있는 266개사의 70.3%가 중장년의 업무성과에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10일 밝혔다. '불만족스럽다'라는 답변은 6.4%에 불과했다. 또한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된 2010년에 비해 중장년 채용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다는 응답이 51.8%에 달했고 '나빠졌다'라는 답은 1.6%뿐이었다. '보통'이라는 답변도 46.6%로 적지 않았다. 전경련 중기협력센터는 "대기업에서 역량과 경험을 쌓은 중장년층이 재취업한 중소·중견기업에서 경영혁신과 성과창출에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향후 중장년 재취업률 제고에 청신호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중장년 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한 중소기업들은 역량강화와 실적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연구·기술 및 영업·마케팅분야의 40대 차·부장급 채용을 가장 선호했다. 희망직종은 연구·기술직(27.2%), 영업·마케팅(22.8%), 생산·품질관리직(19.0%) 등 경쟁력 강화와 경영성과 개선에 직결되는 분야가 69.0%에 달했다. 또 채용 희망직급은 부장(27.2%), 과장(23.1%), 차장(20.5%), 임원(10.3%) 순으로 부장급 이하가 70.8%에 달했고 희망 연령대는 40대가 68.7%로 가장 많고 50대 15.7%, 60대 2.0%에 그쳤다. 이들 중소기업이 지급 가능한 중장년의 연봉수준은 3천만원선(28.4%)과 4천만원선(27.2%)이 주류를 이뤘고 5천만원 이상과 2천만원선도 각각 17.3%에 달했다. 채용시 갖춰야 할 역량으로 응답 기업의 47.5%가 기술력과 전문성을 꼽았다. 의사소통능력(16.2%), 충성도·성실성(15.8%), 리더십(15.0%) 등 인성적 부분보다 실질적 역량을 더 선호했다. '글로벌 역량'은 5.5%에 그쳤다. 양금승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스펙이나 나이보다 능력 중심으로 중장년을 채용하도록 유도하되 정부도 중장년 채용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보조금과 세제혜택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중장년층이라면 구인·구직 정보지나 신문을 펼쳐놓고 펜으로 동그라미(O), 엑스(X)를 표시해가며 일자리를 찾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제는 컴퓨터를 이용한 인터넷 일자리 검색뿐만 아니라 스마트폰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일자리를 검색하고 바로 지원이 가능하다. 시니어 스마트폰 사용인구가 점차 늘어가고 은퇴 후 제2의 직장을 찾는 베이비붐 세대들을 위한 일자리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잇따라 선을 보이고 있다. 중장년층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앱에 대해 알아봤다.
◇ 알바천국-중장년알바 앱
대한민국 대표 아르바이트 포털 사이트 알바천국은 업계 최초로 모바일 앱 ‘스마트 맞춤알바’를 출시한 데 이어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앱 ‘알바천국 중장년알바’를 내놓았다. 기존 '맞춤알바' 앱과 마찬가지로 현 위치 중심(전방 100m~3km 이내)으로 일자리가 검색 및 스크랩 기능이 가능하고, 근무지 위치 및 인근 지하철역 등 위치정보까지 볼 수 있다. 전화걸기 버튼 또는 전화번호를 누르면 해당 업체와 바로 연결되고, 지원현황 메뉴를 통해 최근 3개월 동안 전화·온라인·이메일 등으로 지원한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 파인드잡-중장년 일자리
취업포털 파인드잡은 베이비붐 세대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이들의 취업 활성화를 위해 맞춤형 모바일 앱 '중장년 시간제 일자리 앱'을 출시했다. 파인드잡은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관하는 중장년 채용박람회를 통해 중장년의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선 바 있다. 때문에 파인드잡 앱에서는 ‘전경련 추천’ 메뉴가 따로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알바천국과 마찬가지로 채용정보 스크랩 및 지원하기 버튼을 이용해 원터치로 지원 가능하고, 지원현황 메뉴를 통해 최근 지원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 장년 일자리 희망넷-4060 JOB
4060 JOB은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하고 노사발전재단에서 운영하는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의 공식 포털 ‘장년 일자리 희망넷’의 모바일 버전으로 중장년 구직자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채용정보 스크랩 기능은 물론 공유하기 버튼을 누르면 트위터·페이스북·카카오톡·이메일 등으로 공유할 수 있다. 맞춤 채용정보를 등록하면 관련 채용정보와 채용 마감일 알림 메시지를 받아볼 수 있고, 이력서를 등록하면 어느 기업에서 내 이력서를 열람했는지까지 확인 가능하다. 각종 취업뉴스 조회와 지역별 일자리 희망센터 안내, 희망넷 알선 일자리를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니어잡(어르신 일자리)
시니어잡은 근로 의욕과 능력을 갖춘 어르신을 위해 정보 검색이 어려운 웹 대신 널리 보급된 스마트폰을 통해 더 나은 일자리 정보를 제공한다. 직관적이고 깔끔한 UI로 구성해 한 화면에 필요한 정보만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며, 다른 시니어 일자리 앱보다 글자 크기가 크다. 기존 정보지나 신문에서 볼 수 있는 일자리 제공 형태로 사용자에게 정보 전달이 쉽고, 원하는 위치 중심으로 선택하여 일자리 검색이 가능하다.
국내 중소기업의 절반이상이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시작된 4년 전보다 중장년 채용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고 조사됐다.
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는 ‘2014년 중소기업의 중장년 채용계획 및 채용인식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협력센터 산하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의 종업원 10인 이상 기업회원인 1084개 사를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307개 사가 이에 응했다.
응답기업의 51.8%인 159개 사가 4년 전 베이비부터 은퇴가 본격화된 2010년과 비교해 중장년 채용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고 답했다. 이어 46.6%로 143개 사가 ‘보통이다’고 응했으며, ‘나빠졌다’가 1.6%(5개 사)로 뒤를 이었다.
최근 3년간 중장년을 채용한 경험이 있는 중소기업 266개사는 채용한 중장년의 업무성과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18.4%), ‘약간 만족한다’(51.9%) 등 70.3%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보통이다’는 23.3%, ‘불만족한다’는 6.4%에 불과했다.
협력센터는 대기업에서 익힌 베이비부머 등 중장년의 역량과 경험이 재취업한 중소·중견기업의 경영혁신과 성과창출에 효과가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향후 중장년 재취업률 제고에 청신호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장년 채용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138개 중소기업들은 자사의 경쟁력 강화와 경영성과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연구·기술 및 영업·마케팅 분야가 69%로 가장 많이 차지했으며, 선호 직급 및 연령대는 40대의 차·부장급 채용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중소기업들이 지불 가능한 중장년의 연봉수준으로 3000만~4000만원 선이 55.6%로 가장 많았고, 2000만원 대가 17.3%로 뒤를 이었다. 5000만원 이상의 고액연봉도 17.3%로 나타났다.
중장년이 채용시에 갖춰야 할 역량으로 응답 중소기업의 47.5%가 기술력과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의사소통능력(16.2%), 충성도·성실성(15.8%), 리더십(15.0%) 등 ‘인성’ 보다 ‘역량’을 더 많이 선호했다.
응답 중소기업은 중장년 채용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고용보조금과 세제혜택 확대’(31.0%), ‘중소기업 눈높이에 맞는 중장년 업무능력 개발과 인식전환’(30.2%) 순으로 요청했다. ‘능력을 중시하는 기업과 사회풍토 조성’(16.9%), ‘중장년 구인·구직 일자리정보망 통합’(11.7%), ‘다양한 직업전문교육과정 운영’(10.2%)이 뒤를 이었다.
양금승 협력센터 소장은 “중소·중견기업들은 대기업에서 익힌 풍부한 경륜과 전문성을 쌓은 중장년 채용을 확대해 기업역량을 높이고, 신성장동력 창출에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일하고 싶은데, 평균 퇴직은 56세’
우리나라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더 일하고 싶지만 실제 은퇴 시기는 본인 희망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 10일 서울시 종로구 서린동 서울글로벌센터에서 ‘베이비부머, 우리는 말한다’를 주제로 청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대구대학교의 김미령 교수는 ‘베이비부머세대 현황 및 실태, 정책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발표에서 "베이비부머가 은퇴하고 싶은 시기는 ‘60-64세’가 31.7%, ‘65-69세’가 33.4%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70-74세’라는 응답도 19.3%에 달했다.
이는 한국의 평균은퇴연령시가 56세인 점을 감안하면 원하는 은퇴 시기와 실제 은퇴시기가 극명한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한국의 평균은퇴연령은 OECD국가 평균은퇴연령(65세)과 비교할 때 9세 이른 것이다.
실제로 이날 참석한 베이비부머들은 정부의 일자리 정책 지원을 적극 요청했다. 생계형 일자리보다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달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특히 인생 노하우를 살려 젊은 층과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자는 의견도 다수였다.
행사 참석자 양지철 씨는 “청소년의 인성교육 담당할 시니어를 육성하는 것도 일자리 창출로 좋을 것 같다”며 “이는 젊은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고, 베이비부머가 더욱 활동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위공직자로 재직하다 퇴직한 정모 씨는 “노후대비가 된 베이비부머가 예상보다 많다”며 “이들이 노후대비가 안된 사람들을 도우면 명예 사회공헌증을 주는 등 참여공헌형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여성 참가자 곽정숙 씨는 퇴직 전 기업이 퇴직자들을 위한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곽씨는 “은퇴자들은 수능이 끝난 고3 교실과 같다”며 “갑작스러운 퇴직을 권하기 보다는 기업이 일정기간 유예기간을 줘 교육받을 시간을 줘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인상 깊은 정책 제안이었다”며 “은퇴자들을 위한 기업 교육에 대한 제안은 전경련, 경협 등과 협의 해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달리보면, 자신의 부모님과 한없이 가까워지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젊었을 때는 알 수 없었던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 헌신과 노력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시간을 통해 성숙하게 익어가는 인생에 대한 하나의 증거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특히나 우리네 어머니들의 삶은 그 얼마나 많은 희생과 배려로 위대하게 완성되어 있는가.
부르면 부를수록 사무치는 그 이름, 어머니~~
어머니라는 그 이름을 기억하며 위안과 용기를 얻는 삶 속에서 소중한 존재를 다시 기억하자는 뜻으로 본지에서 만드는 「어머니」 코너는 그러한 위대한 어머니들의 삶과 의미를 돌아봄으로써 삶의 의미를 다시 묻고자 한다. 그 첫 시작은 권오준 포스코 차기 회장의 어머니 정수생 씨(1994년 별세)다.
◆어머니의 깊은 혜안과 맑은 지혜로움으로 꽃핀 5남매
긴 진통을 앓던 포스코의 차기 회장에 권오준 기술부문장이 내정되었다는 소식은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권 차기 회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나와 미국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포스코에 입사해 연구개발 분야에서 정진했다. 또 포스코가 세계최초로 개발한 최첨단 파이낵스 신공법과 고부가가치 자동차 강판 등의 개발 주역을 맡았다. 한마디로 포스코에 뼈를 묻은 묵직한 기술전문가로서 위기에 처한 포스코를 구해내야 하는 막대한 임무를 수행할 수장으로 발탁된 것이다.
당신들은 헐벗어도 자식만큼은 반듯하게 키우려는 우리나라 부모들의 희생적인 자녀사랑과 교육열이야말로 디지털 강국 코리아를 이룬 저력이 아니었을까.
이처럼 권 내정자가 국민에게 존경받는 포스코를 만들고 글로벌 초일류 철강회사로 발돋움시킬 최고의 리더자로 성공하기까지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너희들은 굉장한 사람이 된다.” 어릴 적부터 어머니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될거야’가 아닌 ‘된다’라는 확신으로 마음속에 단단한 심지를 심어 주셨다.
재경 영주 향우회 관계자는 경북여고를 나온 어머니는 자녀의 기를 살려주고 재능을 키워주실 줄 아는 교육적 혜안을 가지신 분이셨다고 기억했다. 자식들의 타고 난 재능을 키울려고 했던 맹모의 가르침을 실행에 옮기셨던 것.
“유학 간 아들이나 서울에서 공부하는 자식들을 위해 바리바리 싸서 보내는 것 좋아하셨습니다. 양계장 하실 때도 계란을 반듯한 걸로 골라 광주리에 담아 서울로 들고 가셨지요. 당신은 안먹고 안 입고 아껴서 쥐포, 오징어, 무말랭이, 백김치, 고추찜 등을 보내는, 말로 다 하지 못하는 아릿하고 따뜻한 넘치는 사랑을 주셨습니다” 어머니를 잘 알던 고향의 한 어르신은 이렇게 회고했다.
끝없는 자식 사랑과 세상사는 법을 가르쳐주려는 어머님는 위대한 유산을 남기셨고, 그런 어머니를 바라보는 5남매의 안타까운 효심에 고향 어르신들도 눈시울을 적셨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음식을 몰랐던 이유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육개장, 콩가루 칼국수(안동국시),뼈다귀 곰국을 기억하는 권 내정자를 비롯 5남매들은 정작 어머니 정 씨가 좋아했던 음식이 뭐였는지 잘 모르겠다고 고백했다.
어머니에 관한 회고에서 5남매만을 위해서만 맛있는 것을 해줬기 때문에 정작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에 대해선 알려줄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머니 정 씨는 그러면서도 아이들 공부에까지 신경 썼다. 매번 자식들 숙제를 점검하던 정 씨는 자식들이 숙제에 대해 잘 몰라 하면 자식들보다도 자신이 더 분해했다. 모르는 자식에게 집을 나가라고 하고 책을 집어 던지기도 했고 아궁이로 가져가 책을 태우려고도 했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되자 자식들은 울면서 어머니에게 매달렸고 한 번 울고 난 다음에는 묘할 정도로 공부가 잘 되곤 했다. 자식들의 학습열과 집중력을 위해 정 씨가 선택해야 했던 일종의 ‘쇼크 요법’이었을 것이다.
“어머니가 우리 5남매에게 보내주신 가장 큰 선물은 기도였다. 매일 밤 주무시기 전에 엄마는 꼭 정화수를 그릇에 가득 떠 놓고 두 손 모아 기도를 올렸다. 엄마에게 뭘 기도하셨냐고 물었더니 웃으셨다. 너들 잘 되는 거 말고 뭐가 있냐는 표정이었다, 기도가 희망이었던 분이었고 그 기도는 어머니가 준 가장 큰 축복이었다.”
어머니는 많은 일을 했지만 서울에 가 있는 자식들 뒷바라지를 하기엔 돈은 항상 모자랐다. 등록금을 낼 때면 어김없이 부부싸움이 벌어졌다. 정 씨는 때가 되면 남편을 닦달하여 어떻게든 등록금을 마련하곤 했다. 그렇게 해놓지 않으면 남편은 자식들이 등록금을 내지 않아도 학교를 다니는 줄 알 거라는 게 정 씨의 우려였다. 그리고 5남매들은 자신들의 학교 생활이 부모님의 노력과 헌신으로 지탱되고 있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었다.
◆자식들에게 보내주신 큰 선물 '기도'…경북 영주 출신 모두 서울사대부고 나와
권 차기 회장이 대두되면서 자연스럽게 권 차기 회장의 가족이 화제가 됐다. 큰 누나 권원주 씨는 이화여대 약대를 나와 약국을 경영중이며, 큰형 권오성 씨는 외대 출신으로 무역업을 하고 있다. 권 차기 회장의 첫째 동생 권오진 씨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후 병원을 운영중이며, 둘째 동생 권오용 씨는 고려대 정외과를 나와 전경련 홍보실장, 금호아시아나그룹 홍보전무, KTB 경영기획실 상무, SK그룹 홍보담당 사장 등을 역임한 후 현재 효성그룹에서 상임고문으로 재직중이다. 권 차기 회장의 남매들은 모두 서울사대부고 16회, 18회, 20회, 24회, 26회 동문으로 서울대 연대 고대를 잇는 스카이대와 이대 외대 등의 명문대학을 나와 각계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중이다.
2008년 부친상을 당했을 때 포스코 기술연구소장 전무를 맡고 있던 권 차기 회장은 부고란에 자신의 신분을 ‘회사원’으로 적도록 했다. 포스코 전무의 부친상 부고가 나갔을 경우, 협력사 등에서 조문을 와야 하는 부담을 느낀다는 점을 고려해 배려한 것이다.
이처럼 권 차기 회장은 남들에게 나서는 것을 꺼려한다. 동생 권오용 고문은 “형님은 꼼꼼한 성격에 기술인이기 때문에 기술로만 보여주면 될 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강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위대한 어머니 정수생 씨의 헌신
성공한 자식들의 뒤에는 위대한 어머니가 있기 마련이다. 권 차기 회장 5남매(4남 1녀)의 어머니 정수생 씨 또한 그런 위대한 어머니의 그림을 그리기에 충분한 삶을 살았던 어머니였다.
선친 권영건 씨는 본래 양반가문으로 70년대 초반까지 고향인 영주에서 대규모 제재소를 경영해 상당한 재력을 쌓았지만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자금난에 몰려 사업이 기울었다. 그러나 가세가 어려워졌어도 자식 공부를 포기하지 않았고 5남매 모두를 상경시키는 교육열을 보였다. 정 씨는 그러한 남편의 의지와 자식들의 미래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남다른 고생을 해야 했다.
5남매에게는 전형적인 엄친자모(嚴親慈母)형의 부모님이었다. ‘健全/道義/勤儉’이라는 가훈을 직접 지어주신 아버지는 무섭기는 해도 풍류를 아는 여유가 있었다. 어머니 역시 자애롭기는 하셔도 결코 원칙에 벗어나는 적은 없었다. 비록 가난했던 시절이었지만 부모는 당시 큰 도시에서 아이들을 교육시켜야겠다는 믿음이 강하신 분들이었다.
무엇보다도 돈이 문제였다. 자식들 유학 비용을 위해 정 씨는 서울에서 스테인리스 식기를 구매하여 영주에 가서 팔았다. 집 마당 한 켠에는 300마리 정도 되는 닭을 키웠다. 그 옆에는 돼지도 길렀다. 밤에도 불을 켜고 사료를 줘야 했다. 돼지야 먹던 걸 그냥 갔다 던지면 그만이었지만 닭은 사료를 사와 으깨서 나눠줘야 했다. 또 다른 벌이였던 하숙과 전세 관리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안채를 하숙과 전세를 위해 내주고 정 씨를 비롯한 5남매 가족들은 사랑방으로 옮겨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 사랑방에서는 꽃장사를 했다. 하굣길에 여학생들은 사랑방 창문을 통해 꽃을 사가곤 했다. 그 모든 것이 어머니 정 씨의 몫이었다.
◆“죄송합니다 어머니. 이제야 알게 되서…”
어머니!
나에게 티끌 하나 주지 않은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 때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전부를 준 어머니가
불쌍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제야 알게 돼서 죄송합니다.
아직도 너무도 많은 것을 알지 못해 죄송합니다.
-서울여자대학교 사랑의 엽서 공모전 대상작 중에서
권 고문이 평소에 좋아하는 시인 에서는 어머니에 대한 그의 그리움과 후회가 넘쳐난다. 이 절절한 그리움에 대한 동감은 당연한 것이었다. 고생 끝에 하나씩 이뤄지던 자식들의 성공을 지켜 본 정 씨는 1994년에 71세의 나이로 운명하셨다.
5남매의 어머니 정 씨의 삶의 가치와 자식들에 대한 끊임없는 애정. 이 땅의 어머니들의 삶의 가치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자식을 위해 자신을 바쳤고 그렇게 성공한 자식에게서 얻는 기쁨으로 모든 것을 감내했다. 거기에는 이유가 없다. 그저 무제한적인 사랑만이 존재할 뿐이다.
어머니는 5남매를 존중했다. 어머니 스스로의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다는 것을 5남매는 뒤늦게 안다.
오는 3월 18일이면 어머니 기일이라 다 같이 모여 형제간의 깊은 우애를 다지는 시간을 함께 하기에 벌써부터 권오준 차기회장 내정자의 취임식에 하늘에 계신 어머니의 축복 담긴 기도가 기다려진다. 권 차기회장 내정자는 3월 14일 정기주총 통과 뒤 이사회 승인을 거쳐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