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는 모든 게 빠르다. 자고 일어나면 유행이 바뀌어 있고, 며칠 전 신나게 쓰던 신조어는 한물간 취급을 한다. 좁히려 해도 좁혀지지 않는 세대 차이,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20대 자녀, 혹은 회사의 막내 직원과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시니어를 위해 알다가도 모를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최신 문화를 파헤치고,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소개한다.
오래되고 낡은 것 등 한때 부정적인 이미지로 여겨지던 중고 거래가 매력적인 쇼핑 창구이자 쏠쏠한 재테크 수단으로 변모하고 있다. 과거에는 남의 손을 탄 물건이라는 인식 때문에 알음알음 이용되곤 했지만, 최근 ‘N차 신상’(여러 차례 거래되더라도 신상품과 다름없이 받아들여지는 것)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나면서 이색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시즌이 바뀔 때마다 ‘신상’을 외치던 백화점조차 중고 거래소를 들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신상보다 개성·희소성
요즘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중고 거래 플랫폼이 MZ세대 사이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앱으로 꼽힌다. 그만큼 중고 거래 열풍이 뜨겁다. 지난해 3월 보험 관리 플랫폼 굿리치가 2030세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3%가 중고 거래를 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젊은 세대 10명 중 8명이 중고 거래를 해본 셈이다.
이 같은 인기 요인으로 MZ세대만의 가치관이 중고 거래의 성격과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자란 MZ세대는 개성을 표현하려는 욕구가 강하고, 취향을 탐색하는 데 거침없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구매력을 따져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한다. 원하는 것은 많지만 잔고가 허락되지 않는 이들이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갖고 싶은 물건을 사는 행위는 지지리 궁상이 아닌 ‘가심비’ 높은 선택인 것이다.
그중에서도 ‘중고 명품’ 거래가 활발하다.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 턴백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20대 여성 절반 이상이 고가의 명품을 구매하고 1년 이내 되파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온전한 소유보다는 순간의 경험과 개성 표현에 초점을 맞추는 이들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다.
희소성 높은 한정판 상품을 웃돈 붙여 사고파는 ‘리셀’(Resell)도 시장에서 막대한 거래액을 차지하고 있다. 나이키 등에서 선착순이나 래플(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출시하는 한정판 운동화가 대표적인 품목이다. 대부분 출시와 동시에 품절대란이 일어나기 때문에 평균 10만~20만 원을 웃돌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시중에 풀린 수량이 적을수록 가치가 급등한다. 이에 운동화 마니아뿐 아니라 재테크를 목적으로 구매 전쟁에 참여하는 이들도 많다.
한정판 모아놓은 ‘리셀숍’ 인기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위치한 브그즈트랩(BGZT랩)은 이 같은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테크) 열풍을 타고 새롭게 떠오른 핫플레이스다. 번개장터에서 선보인 국내 최대 오프라인 리셀숍으로, 한정판 운동화를 전시·판매하는 곳이다. 하루 평균 방문자 수가 1000명에 달해 입장을 위해 줄을 설 정도지만,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300여 종의 운동화를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입구에 들어서면 휘황찬란한 운동화로 가득 찬 벽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216족의 한정판 운동화를 모아놓은 ‘스니커즈 월’이다. 이곳에 자리한 운동화의 평균 가격은 약 150만 원. 바로 옆 ‘포디움 존’에는 국내에서 가장 희귀한 12켤레의 인기 운동화가 전시돼 있다. ‘나이키 덩크 SB 로우 스테이플 NYC 피존’(시세 약 7000만 원), ‘나이키 에어 조던1 하이 OG 디올’(시세 약 1250만 원) 등 자동차 한 대 가격을 호가하는 제품들이다. 가격은 신발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로 확인할 수 있다.
눈에 띄는 점은 한쪽에 마련된 ‘커뮤니티 존’이다. 한정판 스니커즈 전시 존과는 별도로, 중고물품 판매자가 물건을 로커에 넣어놓으면 구매자가 픽업해 갈 수 있는 곳이다. 번개장터 앱의 핵심 기능인 개인 간 중고 거래를 오프라인으로 끌어온 것이다.
곽호영 번개장터 패션·라이프스타일 사업팀장은 “이제는 구하기 힘든 물건을 찾거나 취향을 탐색하는 차원으로 중고 거래의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며 “안전하고 편리한 거래 환경이 마련될수록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물 더 알아보기
한정판 스니커즈는 어디서 들여오나? 주로 국내외 개인 컬렉터를 수소문하거나 비딩으로 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나이키 슈크림 SB 덩크 로우 화이트 시멘트’를 가장 어렵게 소싱했다. 2002년 500족 한정판으로 발매된 제품인데, 출시한 지 19년이 지나 손상·변색된 것들이 많았다. 상태가 양호한 제품을 찾기 위해 세 달 넘게 비딩하고 구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가치가 급등하는 스니커즈의 특징은?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나이키 ‘마스야드’는 지드래곤의 착용으로 화제가 되면서 가치가 높아졌다. 또 아디다스와 파트너십을 맺은 카녜이 웨스트가 과거 나이키와 협업한 ‘에어 이지’는 앞으로 나올 수 없는 컬래버레이션이라는 점에서 그 희소성을 인정받았다.
가격이 결정되는 기준은? 대부분 가장 최근 거래된 가격을 바탕으로 형성된다. 브그즈트랩은 국내외 각종 플랫폼의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시세를 반영해 일주일 단위로 가격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도움 곽호영 번개장터 패션·라이프스타일 사업팀장
가슴에서 잊히지 않는 추억 속 음악. 그 곡이 수록된 앨범은 지금까지 몇 장이나 팔렸고 현재 가격은 얼마일까. 그때 그 시절 추억의 영화음악과 희귀 음반의 가치를 살펴봤다.
추억 속에는 항상 음악이 있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즐겨 들었던 음악이나 연인과의 애틋한 시간을 만들어준 음악, 또 기쁘거나 슬픈 순간을 함께한 음악, 남자라면 군대에서 외로움을 달래준 음악도 있을 것이다. 세월이 흘러 이런 음악을 우연히 듣게 되면 의지와 상관없이 추억이 떠오른다.
그중에서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은 영화 속 추억의 장면으로 빠져들게 한다. 단순한 배경음을 넘어 스토리를 이끌어 몰입시키는데, 관객은 마치 자신이 영화 속 주인공이 되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런 영화음악은 오랜 세월이 흘러도 추억의 명곡으로 회자된다. ‘영화는 가도 음악은 남는다’는 말은 틀리지 않았다.
◇영화 속 OST 앨범 얼마나 팔렸나
영화 ‘보디가드’(1992년)에서 배우 케빈 코스트너가 휘트니 휴스턴을 받쳐 안았을 때 나오는 음악 ‘I´ll Always Love You’는 보디가드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었다. 당시 빌보드 차트 14주 연속 1위를 점령하는 대기록을 세웠으며, 이 곡이 수록된 앨범은 현재까지 가장 많이 팔린 음반으로 꼽힌다. 1993년 불황 속에서도 1000만 장 넘게 팔렸고, 현재까지 4500만 장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1970년대 말 디스코 열풍을 전 세계로 확산한 ‘토요일 밤의 열기’(1977년)도 만만찮다. 무명 배우였던 존 트라볼타를 한순간에 청춘의 우상으로 만든 이 영화에는 영국 록 그룹 비지스의 사운드트랙 ‘Night Fever’를 비롯해 ‘Stayin´ Alive’, ‘How Deep is Your Love’ 등이 담겼다. 이 앨범에 수록된 사운드트랙 가운데 4곡은 싱글 차트 1위에 랭크되는 기록을 세웠고, 누적 판매량은 4000만 장에 달한다.
또 존 트라볼타의 영화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화해 대성공한 ‘그리스’(1978년)는 존 트라볼타와 올리비아 뉴튼존의 노래와 춤 앙상블로 기억된다. 이 영화 속 사운드트랙은 1978년을 미국 역사상 음반산업이 가장 맹위를 떨친 시절로 만들었다. 앨범에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Hound Dog’과 그룹 마르셀스의 ‘Blue Moon’, 리틀 앤소니 앤 더 임페리얼스의 ‘Tears on My Pillow’ 등이 수록됐으며, 현재까지 3800만 장이 팔렸다.
‘더티 댄싱’(1987년)도 빼놓을 수 없다. 영화의 마지막에 패트릭 스웨이지가 제니퍼 그레이를 양손으로 받쳐 번쩍 들어 올리는 순간은 잊히지 않는 명장면으로 회자된다. 또한 춤을 소재로 한 영화인 만큼 사운드트랙의 인기도 엄청났다. ‘The Time of My Life’, ‘Be My Baby’ 등이 수록된 이 앨범은 1998년 5월에 빌보드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앨범의 누적 판매량은 3200만 장이다.
셀린 디온의 목소리도 좋지만, 연주곡도 많은 사랑을 받은 ‘타이타닉’(1997년)의 사운드트랙 역시 추억 속으로 빠져들기 충분하다. 이 영화의 음악을 맡은 제임스 호너는 웅장하면서 서정적인 선율이 돋보인 음악을 넣어 감동을 줬다. 메인 테마인 ‘My Heart Will Go On’과 ‘The Sinking’, ‘Death of Titanic’ 등은 두 남녀 주인공의 애틋한 사랑을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 앨범은 그동안 3000만 장이 판매됐다.
◇시대를 대변하는 ‘옛 음반’의 가치
추억을 여는 열쇠는 영화 속 명장면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살아오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에는 늘 음악이 함께 있었다. 인터넷의 발달로 언제든 원하는 음원을 다운받거나 스트리밍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구하고 싶은 LP(Long Playing) 음반은 인터넷 사이트나 옛 레코드 가게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찾는 앨범이 희귀 음반이라면 품을 많이 들여야 한다. 이젠 구할 수 없는 앨범도 있다. 생산량이 많지 않고, 대량 폐기됐거나 쉽게 버려진 탓에 남은 수가 매우 적어서다. 이런 희소성 때문에 소위 ‘상태가 좋으면 부르는 게 값’이다. 이런 앨범은 일부 음반 수집가만이 소유한 경우가 많은데, 이들의 거래 소식을 통해 그나마 대략적인 가격을 알 수 있다.
음반 수집가들이 뽑은 국내의 희귀 음반 중 최고가는 윤심덕의 ‘사의 찬미’(1926년)가 수록된 앨범이 꼽힌다. 이 곡은 윤심덕이 연인이었던 극작가 김우진과 현해탄에 투신하기 전 죽음을 결심하고 부른 노래로 알려지면서 당대 조선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국내에서 실체가 확인된 음반은 6장 정도로, 수집가들 사이에서 6000만 원에 거래된 적이 있다. 현재 중고음반 거래시장에서의 가격은 1억 원이 넘을 거라는 얘기도 나온다.
김연실의 ‘아리랑’(1930년)이 실린 음반은 초창기 한국 대중가요가 영화음악과 관련이 있었음을 알려준다. 현재 1000만 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또 베를린올림픽 마라톤대회 우승을 기념한 채규엽·손기정의 ‘마라손 제패가’(1936년) 음반은 당대 최고 가수였던 채규엽의 노래와, 손기정 선수의 당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희소성이 높다. 이 음반 가격은 1500만 원 정도로 평가받는다.
퇴폐적인 가사라는 이유로 두 차례 금지곡이 된 박신자의 ‘땐사의 순정’(1959년)이 실린 음반은 1950년대 여성들의 춤바람이 사회적 문제가 된 시대상을 반영해 수집가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이 앨범은 200만 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용필의 데뷔 앨범 ‘뮤지칼 사랑의 일기’(1971년)도 희귀 음반으로 구분된다. 재밌는 사실은 앨범 재킷 뒷면에 나온 이름이 ‘조영필’로 잘못 표기돼 있다는 점이다. 이 앨범은 300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세상에 한 장뿐인 음반 값은 얼마?
해외에서는 비틀스 멤버들이 베트남전쟁에 반대한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 머리 잘린 인형, 피 묻은 고깃덩어리를 안고 찍은 사진을 재킷에 사용한 ‘Yesterday and Today’가 희귀 앨범에 속한다. 1966년 발매되자마자 재킷 사진 논란으로 회수 조치됐기 때문이다. 이 앨범은 지난해 경매에서 23만4000달러(약 2억7700만 원)에 낙찰됐다.
프린스의 열 번째 앨범 ‘The Black Album’은 원래 세상에 내보내지 않기로 한 앨범이었다. 1987년 프린스의 변덕으로 초판 50만 장을 출하 직전 전량 폐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홍보용 음반을 받은 관계자 몇 명이 폐기 약속을 어기고 몰래 음반을 간직하면서 희귀 앨범이 됐다. 2016년 프린스가 세상을 떠나고 1년 뒤 세상에 나온 이 앨범은 4만2298달러(약 5010만 원)에 팔렸다.
희귀 음반의 끝판왕이라면 힙합그룹 우탱 클랜의 앨범 ‘Once Upon a Time in Shaolin’일 것이다. 2008~2013년까지 녹음해 단 한 장만 찍은 앨범이기 때문이다. 우탱 클랜은 이 음반을 발매하면서 2103년까지 음반에 실린 곡들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다만 단 한 장만 존재하는 이 앨범을 파티 등 공적인 장소에서 틀지의 여부는 소유자의 권한이라고 밝혔다. 2017년 이베이에서 102만5100달러(약 12억1400만 원)에 낙찰됐다.
회현지하쇼핑센터로 떠나는 ‘추억여행’
옛 레코드 가게가 있다는 서울 중구 회현지하쇼핑센터로 향했다. 예전에 이곳은 최신 가요와 팝송은 물론 희귀 음반도 구할 수 있다는 소문에 음악 좀 듣는다는 이들의 성지로 불렸다. 1990년대 중반까진 그랬다. 그런데 이곳을 찾은 날, 20~30대로 보이는 손님이 자주 보였다.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생각했던 LP 음반인데, 최근에는 젊은 손님이 늘었다고 했다.
젊은층이 이 음반의 매력에 빠진 건 아날로그 감성 때문일 것이다. 그럴 만도 한 게 LP 음반은 모든 음역대를 왜곡 없이 담아낸다. 그러나 MP3와 CD는 고역대와 저역대의 일부를 잘라내서 인위적인 소리가 난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아날로그를 완벽히 대체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곳의 터줏대감인 리빙사를 둘러봤다. 진열대 바닥부터 천장까지 LP 음반으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다. 총 8만여 장의 중고 LP 음반이다. 음반 찾는 걸 도와 달라고 하니 직접 찾아보길 권했다. 진열장을 하나하나 넘기다 보면 예상치 못한 희귀 앨범을 발견할 수 있다고.
고른 음반은 가게 안 턴테이블에 직접 올려 감상할 수 있다. 음반이 올라간 턴테이블이 빙글빙글 돌고 카트리지의 바늘이 내려앉으니 ‘지지직’ 짧은 잡음 뒤로 음악이 흘러나왔다. 입체감이 살아 있는 묵직한 소리가 세대를 거슬러 과거와 현재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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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니어의 라이프스타일이 바뀌고 있다. 과거의 시니어가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며 자신의 모든 삶을 희생했다면, 요즘 시니어는 스스로의 인생에 충실하다. 경제력을 갖춘 이들은 자녀의 미래를 지원하면서도, 젊은 감성으로 자유로운 삶을 만끽한다. ‘오팔 세대’라 불리는 이들 시니어의 우아한 인생을 들여다봤다.
요즘 시니어들의 삶이 달라지고 있다. 전쟁과 혹독한 불경기가 지난 뒤 태어나 사회적·경제적 성장을 이끈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시니어 삶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옛 시니어들과 마찬가지로 자녀를 지원하고 응원하지만 경제력을 갖춘 덕분에 이전 세대와 달리 풍요로운 노후를 즐긴다. 이들은 1958년 전후에 출생해 오팔(Old People with Active Life) 세대라고도 불린다.
오팔 세대는 젊은 세대 못지않게 활발한 시간을 보내고, 빛의 각도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오팔처럼 화려한 인생을 즐긴다. 자신을 가꾸고, 여가활동을 즐기면서 남은 노후를 우아하게 장식한다. 은퇴 전의 삶에 대한 보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으려는 목적이 강하다. 희소가치가 높은 것을 모으거나 그동안 하지 못했던 화려한 문화·예술활동을 즐기고, 재충전을 위해 호화스런 여행을 떠나거나 거친 레포츠에도 뛰어든다.
◇이제 한정판 구입도 거뜬하게
한상민(61세) 씨는 캠핑 마니아이자 한정판 수집광이다. 캠핑과 관련된 한정판 제품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비교적 저렴한 ‘실리웨어 티타늄 코펠세트’부터, 고가의 ‘힐레베르그 케론4GT’ 텐트까지, 최근 2년간 60여 개의 한정판 캠핑용품을 모았다. 최근에는 20만 원대 ‘조커 사냥용 나이프’ 한정판과 캠핑용품은 아니지만 스마트워치와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구성된 297만 원짜리 ‘삼성전자 갤럭시 Z 플립 톰브라운 에디션’을 온라인으로 구매했다.
‘한정판’ 수집은 대체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국내에 없는 상품은 해외 직접구매 사이트를 이용해야 하고, 판매가 완료된 상품은 온라인 중고카페를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인터넷 활용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때문에 옛 시니어들은 일반적인 수집을 취미로 즐기긴 했어도 한정판을 모으는 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넷에 익숙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후 시장에 뛰어들면서 한정판 수집이 시니어의 새로운 취미로 떠올랐다.
천연 원석 모으는 취미를 즐기기도 한다. 원석은 가공되지 않은 보석이다. 각기 다른 색상과 모양 때문에 희소성이 꽤 높다. 보석보다 가격이 저렴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다. 하지만 보석 가격이 워낙 비싸서 그런 것이지, 원석 가격이 절대적으로 싼 것은 아니다. 주로 파워스톤으로 사용되는 천연 화산암과 흑요석 같은 몇만 원짜리 원석부터 20만 원 안팎의 가넷 원석이 거래되고,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육박하는 다이아몬드 원석도 있다.
경기도 용인에서 원석 전문점을 운영하는 윤정선 대표는 “원석으로 만든 액세서리를 찾는 젊은 여성 손님이 대부분이었는데, 몇 년 전부터 나이 든 손님이 많이 방문한다”며 “시니어 손님들은 인체의 치유와 균형에 도움이 되는 원석을 집 안에 두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자수정이 방출하는 원적외선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논문이 있고, 동의보감에도 자수정을 사용해 병을 치료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사람이 내뿜는 기운이 다른 것처럼 원석도 각기 다른 파장을 방출한다”고 덧붙였다.
◇좋은 안목 기르려고 공부하다
정순철(62세) 씨는 정년퇴직을 한 3년 전부터 그림 경매 일정을 꼼꼼히 체크한다. 만족스러운 작품을 최대한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다. 미술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안목이 부족하면 오히려 제값보다 비싸게 구매하는 실수를 범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예전에 규모가 좀 작은 옥션에서 위작인 줄도 모르고 사서 손해를 본 적이 있다. 이후 그는 옥션 구매를 하지 않는 날이면 전시회를 가거나 미술품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공부하고 있다.
은퇴 후 그림이나 도자기 같은 미술품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늘었다. 나이 들어 공부하는 게 쉽진 않지만, 퇴직 후 여유가 생긴 터라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 시니어들은 보통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짜리 작품을 관심 있게 살펴보는데, 작품 값 외에도 15~20%의 구매수수료와 특송을 통한 배달료까지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들은 가격보다 가치를 더 따진다. 감동과 행복감을 주는 작품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귀는 어두워질수록, 더 좋은 음질을 원한다.” 오디오를 좋아하는 시니어들이 하는 말이다. 나이가 들면 청력이 점점 떨어지게 마련인데, 좋은 음질의 음악을 감상하고 싶은 욕망은 더 커진다는 얘기다. 음악을 틀어놓고 책을 읽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용 리스닝룸을 만들어 오로지 감상에만 집중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후자에 속한다. 오디오를 즐기는 시니어는 좋은 음질을 즐기기 위한 최적의 구성을 늘 고민한다. 오디오를 취미로 삼으려면 생각보다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덴마크 ‘뱅앤올룹슨’의 무선 스피커 하나의 가격은 무려 270만 원에 달한다. 하이파이(Hi-Fi) 오디오의 구성 장비 중 하나인 파워앰프의 경우 미국 ‘제프롤런드’ 제품은 3000만 원이 넘기도 한다. 하이파이 오디오 구성 장비인 CD플레이어와 프리앰프, 파워앰프, DA컨버터, 튜너, 스피커 등을 모두 장만하려면 어마어마한 금액이 필요할 것이다. 게다가 기존 기기보다 두 배 더 비싼 장비를 들여놓는다고 해서 음질이 두 배로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오디오가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취미로 꼽히는 이유다. 그럼에도 이들은 수백~수천만 원을 들여 원음의 재현율을 0.1%라도 더 높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스스로 계획하고 떠나는 여행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니까 단체 패키지 여행 상품을 이용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의욕이 넘치는 요즘 시니어들은 젊은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자유 여행에 큰 관심을 보인다. 모르는 사람들과 섞여 정신없이 움직이는 패키지 여행보다 직접 계획을 세운 뒤 떠나는 걸 더 선호한다. 이들은 평소에 가볼 엄두를 내지 못한 곳에 흥미를 보이지만,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언제든 변경할 수 있는 여유로운 여정에 따라 움직인다.
취향이 뚜렷한 시니어들은 특별한 여행을 즐기고 싶어 한다. 최근에는 초호화 기차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일본의 ‘트레인 스위트 시키시마’는 객실에 다다미 바닥과 전통적인 삼나무 욕조가 있다. 혼슈 동쪽 섬에 있는 온천과 고대사원 등을 방문하는 이 여행은 1인당 500만 원 정도가 든다. 또 아일랜드의 ‘벨몬드 그랜드 하이버니안’ 열차에서는 라이브 공연도 볼 수 있고, 아름다운 시골 풍경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더블린, 코르크, 벨파스트를 방문하는 이 여행의 비용은 1인당 350만 원 정도다.
보호자가 있어야 가능할 것 같은 여행도 혼자 떠난다. 일본 여행사 ‘클럽 투어리즘’이 내놓은 나홀로 여행객을 위한 맞춤상품은 50~70대의 신청만 받는다. 친구 또는 가족과 함께 여행하려는 사람은 신청할 수 없다. 여성 전용 상품도 있어 남성들과 함께 어울리지 않아도 된다. 이 상품은 온천, 꽃놀이, 미술관 투어, 크루즈 여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여행과 함께 사진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오팔 세대는 디지털 카메라 열풍이 불었던 2000년대 초반에 40대 안팎의 나이였다. 그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덩치 큰 DSLR보다 작고 얇은 ‘미러리스’와 아날로그 감성의 디지털 카메라 ‘라이카’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것. 디지털 카메라 조작에 익숙한 이들은 가족과의 즐거운 시간을 사진에 담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한다.
◇놀 줄 아는 오팔 세대
홈 파티를 열어 지인을 초대하는 시니어도 늘었다. 당일배송 서비스를 활용해 쉽게 식재료를 주문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다. 특히 마켓컬리의 경우 ‘레시피 골라 담기’를 통해 음식에 필요한 식재료를 클릭 한 번으로 살 수 있다. 가정간편식(HMR) 메뉴가 다양해져 홈 파티 음식을 대체할 수 있게 된 것도 도움이 됐다. 그동안 HMR은 바쁜 직장인이나 수험생이 메인 수요층이었는데, 이제는 시니어를 위한 보양식도 흔하게 볼 수 있다.
홈 미팅 후에는 인근 커피숍으로 이동한다. 젊은 세대의 놀이터이자 공부방 역할을 해온 이곳에 시니어들이 발을 들이기 시작한 건 이미 오래전 일. 심지어 커피숍을 찾는 시니어 손님이 늘자, 날계란이 들어간 쌍화탕을 메뉴에 추가한 곳도 생겨났다. 지역에 따라서는 스타벅스가 아니라 ‘실버벅스’라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다. 세련된 인테리어의 커피숍들이 시니어의 아지트로 바뀌고 있다.
이외에 산악바이크나 서핑 등 짜릿한 아웃도어 활동에 도전하는 시니어도 있다. 옛 시니어들은 힐링과 휴식이 목적이었다. 반면 도전적이고 체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요즘 시니어들은 성취감을 얻기 위해 레저나 스포츠를 즐긴다. 물론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시니어도 많다. 이들은 피트니스, 요가, 필라테스 등으로 몸매를 가꾸거나 체력을 단련한다.
대한민국 1호 여성 시니어 보디빌더인 임종소(76세) 씨는 “허리 협착증을 앓던 중에 근육강화 운동을 해보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운동을 시작했는데, 한 달 만에 좋아졌다”며 “이왕 시작한 거 ‘나이 먹어도 할 수 있다’는 각오로 열심히 한 결과 피트니스 대회에서 2위를 수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피트니스 외에도 왈츠, 탱고, 자이브 등 사교댄스를 배우고 있다”며 “매일매일이 바쁘고 즐겁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이 주는 편리함과 유용함도 있지만, 신종 스마트폰 범죄나 분실 우려 등의 골칫거리도 생겨났다. 특히 스미싱 문자 등으로 인한 피해는 스마트폰 활용도와 무관하게 위험에 노출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누구나 알아두면 안전한 스마트 서비스를 소개한다.
바이러스와 스미싱은 막아주고 메모리와 배터리는 절약하는 ‘알약M’
스마트폰 활용도가 높을수록 부족한 것이 바로 저장 공간(메모리)이다. 최근에는 유튜브 등을 통해 영상을 보거나 오피스 앱으로 문서 작업을 하는 경우도 많아 배터리 역시 부족하다. 컴퓨터 사용자라면 들어봤을 백신 프로그램의 애플리케이션 버전인 ‘알약M’을 사용하면 스마트폰 바이러스와 스미싱 방지는 물론 메모리와 배터리 절약까지 한 번에 해결해준다. ‘실시간 감시’ 기능을 켜놓으면 앱을 열지 않아도 안전한 모바일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바이러스 검사, 배터리 최적화, 저장 공간 청소, 메신저 파일 정리 등이 앱 화면에서 아이콘 터치 한 번으로 손쉽게 이뤄져 초보자라도 어려움이 없다. 앱을 열었을 때 평소 초록색이던 화면이 빨간색으로 변하거나, 작은 ‘!’(느낌표) 아이콘이 보인다면 스마트폰 환경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 그렇다고 당황해하지 말자. 이 역시 원터치로 빠르게 해결 가능하다. 왼쪽 상단 메뉴에서는 안전한 와이파이와 앱 검색·관리, 앱 잠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잃어버린 스마트폰 어떻게 찾을까? ‘구글 휴대전화 찾기’& ‘아이클라우드 아이폰 찾기’
스마트폰은 기기의 가격도 만만치 않지만 연락처, 사진, 공인인증서 등 주요 개인 정보를 담고 있어 분실할 경우 위험과 불편이 따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잃어버렸을 때 당장 전화부터 걸어보곤 통화가 되지 않으면 불안해한다. 이럴 경우 안드로이드 사용자라면 ‘구글’(www.google.com)의 ‘휴대전화 찾기’를, 아이폰 사용자라면 ‘아이클라우드’(www.icloud.com)의 ‘아이폰 찾기’를 이용할 수 있다. 구글은 기기를 분실한 지점을 구글 지도에 표시해 대략적인 위치 정보를 알려준다(GPS가 켜져 있는 경우에 한함). 분실 지점에 근접했다면 ‘벨소리 울리기’ 메뉴를 눌러보자. 최대 음량으로 5분간 벨소리가 울려 스마트폰이 눈에 보이지 않아도 소리를 듣고 찾아낼 수 있다. 아이클라우드의 경우 구글과 비슷한 소리 알림 기능인 ‘사운드 재생’ 메뉴와 함께 통화 및 긴급 상황 버튼 이외의 기능을 비활성화 하는 ‘분실 모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화권유판매 스팸, 한 번에 거절하는 ‘두낫콜’
계속 걸려오는 지긋지긋한 스팸전화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두낫콜’을 이용해보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공하는 전화권유판매 수신거부의사등록 시스템으로 손쉽게 전화권유판매 스팸전화를 차단하도록 도와준다. 두낫콜 홈페이지 (www.donotcall .go.kr)에 접속 후 ‘소비자’ 메뉴를 누르고 본인 휴대전화 번호로 수신거부등록 절차를 거치면 무작위로 걸려오는 판매 목적 전화를 한 번에 거부할 수 있다.
중고 스마트폰 제대로 사려면? 가격은 물론 출처까지 꼼꼼하게 확인
중고 스마트폰을 사려는 이들은 아마 ‘가격’ 부담 때문일 테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격 기준으로만 제품을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 먼저 합리적인 가격대로 책정됐는지 알려면 제품의 품질과 성능에 따른 등급을 가늠해볼 필요가 있다. 크게 100만~120만 원대의 고급형(프리미엄), 60만 원 안팎의 중급형(미드레인지), 40만 원대 이하의 보급형(로우엔드)으로 구분된다. 가급적 고급형에서 고르되 출시 시점이 4년 이내의 제품이라야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 성능과 디자인 등에 따라 중고 폰을 골랐다면 분실·도난 폰이 아닌지 출처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네이버 통신요금 정보포털 ‘스마트초이스’(www.smartchoice.or.kr)를 통해 조회가 가능하다(스마트 라이프 메뉴→단말기 식별번호(IMEI)검색→분실·도난 조회).
안전한 일상을 위한 앱 서비스
•경찰청 사이버캅 인터넷 사기 등에 연관된 번호로 전화나 문자가 오면 화면을 통해 알려준다. 신규 스미싱 수법 경보령 등 사이버 범죄 피해 예방을 위한 알림을 푸시로 받아볼 수 있다.
•더치트 사기 피해 정보 공유 모바일 상 판매자의 연락처, 계좌정보, 아이디 등을 검색해 금융사기를 방지한다. 피해 발생 시 대응 방법 및 범죄자 검거 소식 등도 안내한다.
•안전디딤돌 정부 대표 재난 안전 포털 앱으로 재난 발생 시 일상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지진, 해일, 태풍 등 재난 유형별 국민행동요령은 데이터가 원활하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든 확인 가능하다.
•안전 신문고 행정안전부에서 운영하는 앱으로 일상에서 일어나는 안전 위험요인을 국민들이 쉽게 신고하고 처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교통, 시설, 생활 등 전 분야의 신고가 가능하며, 접수된 내용은 국민신문고와 연계해 처리된다.
누구나 한 번쯤은 과거를 떠올리거나 생각한다. 이처럼 추억에는 나이 제한이 없다. 지나간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줄 레트로 아이템 일곱 가지를 소개한다.
1 게임기
1980~90년대를 풍미한 콘솔게임기(패밀리 컴퓨터, NES (Nintendo Entertainment System), 슈퍼 패미컴 등)를 작은 사이즈로 만들어 재출시한 복각판 게임기. 기존의 게임팩은 사용할 수 없지만 수십여 종의 고전 게임이 내장되어 있어 추억 속 게임을 다시 만날 수 있다.
2 키보드
오늘날 부피가 큰 타자기를 들고 다니면서 글을 쓴다는 건 다소 무모(?)해보일지도. 대신 타자기의 감성을 똑 닮은 물건이 있으니, 바로 무선 또는 유선으로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 키보드다. 동그란 키캡, 줄바꿈 레버 등 언뜻 보면 타자기로 착각할 만하다.
3 문구류
옛날 초등학교 교과서 ‘바른생활’에 단골로 등장하는 철수와 영희를 연상하게 하는 ‘바른생활’ 문구류 시리즈. 수첩, 편지지, 공책, 메모지 등 다양한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세련미는 없고 유치하지만 원초적 재미를 즐기는 ‘B급 감성’을 노렸다.
4 스피커
이제는 놀러 갈 때 필수품이 되어버린 스피커. 공원, 바닷가 등 야외에서 즐기는 한잔 술과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악은 술맛을 배로 돋워준다. 레트로 디자인이라고 성능이 떨어질 거란 걱정은 금물. 음질도 괜찮을 뿐만 아니라 블루투스, 라디오 기능도 갖추고 있다.
5 수화기
각 가정에 하나씩 있었던 전화기가 휴대폰의 보급으로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화면만 살짝 터치하면 통화가 가능한 요즘과는 다르게 수화기를 들어 올려야만 통화할 수 있었던 예전 감성을 다시 느끼고자 휴대폰과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 수화기가 등장했다.
6 레트로 컵
찻장 속 어딘가 처박혀 있을 것만 같은, 1980~90년대 음료 업체들이 제공한 판촉용 유리컵이 인기다. 최근 중고시장에서 1만~2만 원을 웃도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유리컵 디자인은 투박한 글씨체의 오래된 로고가 포인트다. ‘레트로 컵’ 또는 ‘빈티지 컵’ 등으로 불린다. 특히 1988년 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가 들어간 컵은 ‘희귀템(희귀+아이템)’ 중 하나라고.
7 스탠드
자기 전까지 손에서 때놓을 수 없는 스마트폰.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 화면을 지속적으로 볼 경우 시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그동안 깔끔한 디자인의 스탠드가 유행이었다면 레트로 열풍에 맞춰 복고풍 스탠드를 침대 옆에 하나 놓아보는 건 어떨까.
한 번쯤은 들어보고, 한 번쯤은 이뤄야겠다고 다짐하는 버킷리스트. 그러나 막상 실천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애써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도 어떻게 이뤄가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매달 버킷리스트 주제 한 가지를 골라 실천 방법을 담고자 한다. 이번 호에는 앞서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시니어를 대상으로 진행한 버킷리스트 서베이에서 5위를 차지한 ‘한 가지 악기 마스터하기’에 대해 알아봤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동년기자단을 대상으로 배워보고 싶은 악기를 조사한 결과 1위 기타(44%), 2위 장구(25%), 3위 피아노(16%) 순이었다. 악기 레슨 전문 스튜디오 스마일라이프 이경연 대표는 시니어 수강생들이 선호하는 악기 중 하나가 색소폰이라 말한다. 김현정 음악교육 전문가 역시 시니어에게 추천할 만한 악기로 색소폰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듯, 자신에게 잘 맞는 악기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기타, 장구, 피아노 그리고 색소폰을 배우려는 이들을 위한 도움말을 담았다.
도움말 스마일 라이프 이경연(색소폰)·김선길(기타)·이미송(피아노) 강사, 마포문화재단 정종숙(장구) 강사
기타
추천 성향 7080세대, 20 ~30년 전 기타를 쳤거나, 반대로 그 시절 로망으로만 간직한 채 배우지 못한 분들이 선호한다. 통기타의 경우, 연주와 동시에 노래를 부르기 때문에 스트레스 없이 노래를 잘하는 이들에게 알맞다. 다른 악기에 의존성이 덜하고 장소에 제약이 적어 가족이나 모임에서 소소한 공연을 꿈꾸는 이들에게도 권한다.
악기 구입 요령 입문자라면 20만~30만 원 정도면 충분하다. 악기 상점 두세 곳을 방문해 소리를 들어보고 사야 한다. 직접 기타를 쳐보고 소리를 가늠해야 하는데, 초보자라면 연주가 어려울 것이다. 대부분 악기상 주인들은 기타를 칠 줄 아니, 대신 연주를 부탁해 소리를 꼭 들어보자. 기타는 대중화한 악기라 중고 거래도 활발하다. 일반 중고판매 사이트나, 음악인들이 애용하는 ‘뮬(www.mule.co.kr)’을 통해 중고로 구입해도 괜찮다.
연습 과정 기타는 손에 굳은살이 박여야 하는데, 그 과정을 힘들어하는 이가 많다. 매일 1~2시간 정도 3주에서 한 달가량 연습하면 굳은살이 잡혀 그 뒤로는 진도가 빠르게 나간다. 기타를 연주하다 보면 손가락 끝에 통증이 생기는데, 증상이 심하다면 레슨 강사의 도움을 받아 잡기 편한 코드로 수정하는 등 융통성 있게 연습한다.
기타를 다시 배우는 이라면? 과거에는 친구들끼리 가르쳐주고, 한 곡만 특정지어 연습했다. 즉 기본기가 부족하거나, 응용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무의식적으로 들인 습관을 고치는 게 힘들지만, 부족한 부분을 조금씩 개선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장구
추천 성향 사물장구는 율동이 더해져 체력소모가 있지만, 가락장구의 경우 앉아서 연주하기 때문에 힘이 덜 든다. 우스갯소리로 ‘젓가락 들 힘만 있으면 된다’ 할 정도로 장구채 쥘 기력만 있다면 충분하다. 여럿이 왁자지껄하는 것보다 자기만의 싸움과 만족을 원하는 분들이 알맞다.
악기 구입 요령 처음 2~3개월은 기관이나 학원 등에 있는 장구로 연습한다. 어느 정도 배우다가 나에게 맞는 악기라고 여겨진다면 개인 장구를 구입한다. 종로 국악사 등에서 파는 장구는 10만~15만 원 정도면 적당하다.
연습 과정 군밤타령, 아리랑 등 귀에 익숙한 가락을 연주하다 보니 쉽게 잘 되리라 여기지만, 막상 가사와 장단을 맞추려면 시간이 걸린다. 끈기 있게 1년은 꼭 버티시라 조언한다. 장구는 소리가 위아래로 울려 층간 소음 문제가 있는 집에서는 연습하기 불편하다. 평상시 연주 장면을 찍어둔 뒤, 젓가락이나 스틱을 이용해 박스, 쿠션 등을 놓고 영상을 보며 익힌다. 장구가 익숙해졌다면 민요도 함께 부르며 연습한다. 민요가 곁들여져야 어디 가서 장구 가락에 노래 한 소절 뽑을 수 있다.
피아노
추천 성향 혼자 하는 악기이다 보니 감성적인 분들이나 차분한 성향의 분들이 하면 좋다. 성격이 급한 이들은 건반을 치다 잘 안 되면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손주에게 동요 등을 연주해주고 싶어 오는 조부모도 있다.
악기 구입 요령 피아노는 가격대가 높은 편이니 키보드와 같은 건반을 먼저 사서 익히면 좋다. 20만~30만 원대도 있지만, 너무 저렴한 것보다는 50만 원 정도의 국내 브랜드가 적당하다.
연습 과정 대부분 처음 특정 곡을 정해와 ‘이거 하려면 얼마나 걸려요?’라고 묻는다. 기본기가 전혀 없다면, 두세 달은 해야 원하는 곡을 완주할 수 있다. 다른 악기에 비해 악보를 잘 봐야 한다. 계이름이나 부호 등을 익히는 기초 과정에서 인내심이 요구된다. 오래 꾸준히 하면 좋은 취미가 되고, 힐링이 되는 악기이니 1~2년 정도를 기본으로 보고 해나가길 권한다.
색소폰
추천 성향 멜로디 악기이기 때문에 가수와 똑같다 생각하면 된다. 밴드를 이루면 색소폰은 가운데 서서 멜로디를 주도한다. 남들 앞에 나서는 것에 거리낌이 없고 리더십 있는 분들에게 알맞다. 반면, 소심한 분들도 색소폰을 하면서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화하는 사례도 많다.
악기 구입 요령 입문용 색소폰을 사서 쓰더라도 1~2년 이상 쓴다 해서 고장 나거나 못 쓰게 되지는 않는다. 한 번 사면 오래 연주할 수 있는 악기다. 색소폰 소리를 좌우하는 건 ‘마우스피스’다. 때문에 마우스피스는 가능한 한 좋은 것을 사시라 권해드린다.
연습 과정 관악기이다 보니 호흡에 어려움이 있는 시니어에겐 적합하지 않다. 그 외에는 비교적 쉽게 배워나갈 수 있는 악기다. 다만, 독학으로 알음알음 배워 오시는 분들이 있는데, 잘못된 습관이 들면 고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힘들더라도 기초를 잘 다져야 한다.
악기에 도전하는 시니어를 위한 Q&A
도움말 김현정 음악교육 전문가
Q 악기를 배우다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람처럼 악기도 저마다 특성이 있습니다. 단순히 어떤 악기가 좋아서, 뭐 하나 배우고 싶어서, 소리가 멋지고 좋아서 등등 노력의 대가와 성질은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악기를 접한다면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악기는 한 번 배우기 시작하면 적어도 1~2년은 배워야 일정 수준에 오르는데, 이때 악기와 내가 궁합이 잘 맞아야 오래 익힐 수 있습니다. 악기를 배우기 전 그 악기의 특징은 무엇인지, 내 성향에 잘 맞는지 알아보고 상담 등을 거쳐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내게 맞는 성향의 악기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나요?
크게 리듬 악기와 멜로디 악기로 나눕니다. 장구나 드럼 등 리듬 악기는 다른 악기들을 리드하면서도 배려해야 하기 때문에 소통 능력과 책임감이 강한 분에게 맞습니다. 혼자만의 음악을 즐기고 싶고 차분한 성향이라면 난해하지 않은 베이스 악기가 좋습니다. 성격이 급한 분들은 피아노, 바이올린 등 멜로디 악기를 포기하기 쉽습니다. 리듬 악기는 치면 바로 소리가 나고 반응이 있는 반면, 멜로디 악기는 음정을 맞추고 멜로디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더 걸립니다.
Q 시니어에게 추천할 만한 악기가 있다면요?
요즘은 색소폰을 많이 배우십니다. 비교적 쉽게 익힐 수 있고, 소리도 크게 잘 들리고, MR기기를 휴대할 수 있어 반주자 없이도 연주가 가능한 게 매력입니다. 음악에 소질이 없다고 말하는 분들도 부담 없이 배우고, 실력 향상도 잘되는 편입니다.
Q 악기를 배우는 시니어들의 고충은 무엇인가요?
악보 보는 것을 어렵다고 여기는 분들이 있는데, 배우려는 의지만 있다면 별문제 아닙니다. 그보다는 악기마다 기본자세를 잡는데, 이 과정에서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이올린만 하더라도 허리 펴고 어깨나 손목 등의 자세를 익히는데, 레슨 한 번 받으면 몸살이 난다고 합니다. 그러나 악기를 배우는 과정에서 중요 단계이므로 무리하지는 말되, 소홀하지 않게 잘 다져야 합니다. 몸에 불편한 곳이 있다면, 악기를 배우기 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악기를 배우며 찾아오는 슬럼프,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요?
대부분 성인은 3개월이 고비입니다. 개인 의지도 중요하지만 선생님을 잘 만나야 합니다. 자기 능력을 끄집어내주는 것은 물론, 힘든 고비마다 일으켜주고 다독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악기를 배우다가 포기하고 싶을 때, 섣불리 악기를 내려놓지 말고, 배움터를 바꿔 다른 선생님과 색다른 분위기 속에서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혼자 하던 사람이라면 앙상블에 들어가거나, 모임 위주로 했다면 개인 레슨을 받는 등 환경 변화를 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Q 악기를 배우는 분들에게 격려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악기는 실력이 계단형으로 올라간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고 나면 정체기가 오고, 또 그 시기를 지나고 나면 실력이 부쩍 오르게 됩니다. 그 꼭짓점을 하나씩 짚어가며 실력이 나아진다는 믿음을 갖고 넉넉한 마음으로 배워나가시길 바랍니다.
이제 우리는 ‘대전’ 하면 바로 ‘빵집’ 성심당을 떠올린다. 그만큼 대전을 대표하게 된 아이콘 성심당은 지역 공동체와 함께 성장하는 착한 기업의 대명사로도 유명하다. 성심당의 고집은 기업정신이기도 하다. 그것은 나눔과 환원을 통한 가족 같은 공동체의 선을 향한 고집에도 적용된다. 아들은 빵을 굽고 딸은 요리를 하며 아내는 홍보를 맡는 등 온 가족이 빚는 성심당의 아름다운 가치와 그 원동력, 聖心堂 가족의 세상을 향한 희망의 얘기를 임영진 대표를 만나 들어봤다.
성심당은 철저히 ‘대전 프리미엄’을 지킨다. 그래서 다른 지역에 지점을 내지 않아 성심당의 신선한 빵을 맛보려면 무조건 대전을 가야 한다. 그나마 대전역, 롯데백화점 대전점 등 대전 안에는 몇 군데 지점을 마련해서 운영하고 있기에 예전보다 접근성이 좋아졌다.
대전역에 내렸을 때 고소하고 달콤한 튀김소보로 냄새와 함께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줄을 따라가다 보면 발견할 수 있는 게 성심당 대전역점이다. 엄청난 인기 덕분에 전국 곳곳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들어오는 수많은 유치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성심당이 대전이라는 지역성을 꿋꿋이 지키는 것은 그로 인해 얻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대전까지 와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성심당 빵을 사가는 사람들의 표정에 담기는 기쁨. 그 모습이야말로 성심당 빵이 만드는 기적이죠. 100년 가업(家業)으로 오래가려면 여기저기서 다 먹을 수 없는 간절함과 기다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올해로 62년째 대를 이어 성심당을 경영하고 있는 임영진 대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업의 소탈함만큼이나 소탈한 인상으로 성심당이 대전을 지키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의 지론에는 성심당의 오랜 세월에서 얻어진 단순하고도 단단한 논리가 있었다.
삶은 롤러코스터와 같다
“빵은 음식이니까, 무슨 일이 날지 매일 불안하죠.”
성심당은 얼마 전 큰일을 겪었다. 성심당을 대표하는 빵인 부추빵에서 이물질이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중앙지에서 크게 내용을 다뤘고, 성심당에서는 사과문을 발표한 후 후속 조치를 취했다. 식품 기업에서 이런 사고가 날 때마다 기업에 미치는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
“완전 비상이었죠. 그래서 음식은 폭탄이라고도 해요. 하루에 빵 몇만 개를 만드는데 그중에 이런 일이 벌어지니…. 성심당에는 전국에서 견학을 와요. 빵 만드는 과정은 모두 공개되고 있고요. 그런데도 이런 실수가 벌어진 거예요. 직원들에게는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정신 차리자고 얘기를 했어요. 너무 죄송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태에도 불구하고 또 불을 꺼주는 일이 있었다. 개그맨 이영자가 나오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그녀가 성심당 빵을 먹으러 가는 장면이 나온 것이다. 그러자 성심당 빵은 불티나게 팔렸고 논란도 다소 잠잠해졌다.
“삶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구나, 내 계획대로 삶이 살아지지 않는구나 싶었죠.”
성심당 역사의 가혹한 순간들
임영진 대표가 삶을 롤러코스터라고 표현하는 것은 그가 성심당을 운영하면서 겪은 온갖 우여곡절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대전을 대표하는 명물로 정착이 된 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62년의 성심당 역사에는 잔인한 운명의 생채기들이 곳곳에 새겨져 있다. 성심당의 모든 것을 태웠던 화재 또한 그렇다.
2005년에 일어난 화재는 심각했다. 성심당 운영 48년째 되던 해, 여러 가지 안 좋은 상황이 겹쳐서 경제적인 문제가 회사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던 차에 화재가 일어났다. 임 대표는 성심당을 부동산에 내놓기까지 했을 정도로 절체절명의 위기였다고 회고했다.
“그때 직원들이 큰 도움을 줬죠. 한창 추울 때였는데 찬물로 재를 닦고 중고 빵 기계를 구입해서 빵을 만들고. ‘잿더미 속의 우리 회사 우리가 살리자’라는 구호로 단합하여 위기를 극복해보자고 나섰어요.”
화재를 딛고 일어난 성심당이었지만 그 후에도 예기치 못한 일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임 대표의 동생이 프랜차이즈 사업을 한 것도 그중 하나다. 동생이 시작한 프랜차이즈 사업은 실패했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성심당이 떠안게 되어 또다시 심각한 위기를 불러왔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대전 시민들과 직원들은 성심당에게 변치 않는 애정을 보여줬고 일으켜 세웠다. 성심당은 대전이 키운 빵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대전이라는 도시의 역사가 성심당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 시민과의 가족과 같은 연대감, 이것이 성심당이 대전을 떠나려 하지 않는 이유이자 성심당이 추구하는 사회 환원의 한 배경이기도 하다.
“성심당 같은 회사 100개가 있으면 한국이 바뀐다”
성심당은 최근 독특한 기업 모델로도 인정받고 있다. 바로 사회적 화두인 공유경제의 사례로서다. ‘성심당과 같은 기업 100개가 생기면 한국 경제의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사회 환원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성심당은 매년 회계, 납세 명세서를 직원에게 공개하며 이윤의 15%를 성과보수로 지급한다. 인사고과의 40%를 차지하는 기준은 동료 직원 사랑이다. 임 대표는 미래 기업은 공유의 개념이 아니면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 같다고 말한다.
“모두 자기 걸 챙기기만 하면 전부 싸움이 되고 빈부격차도 커지고 좋아질 게 하나도 없잖아요. 자본주의 사회의 파멸을 막기 위해선 뭔가 내놓고 같이 가자고 해야죠. 크게 보면 그게 행복한 삶을 위한 해결책이 되리라고 봐요.”
기업 경영의 목표가 오로지 돈이면, 단순히 돈이 좀 안 벌린다 싶으면 모든 게 무너진다. 그러나 행복이 목표가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접근하는 방법도, 기업 경영도 달라진다. 임 대표는 그것이야말로 하느님이 세상을 만든 후 인류의 행복을 위해 원했던 바가 아니었겠냐고 되물었다. 어떻게 보면 성심당은 가장 높은 사람의 뜻으로 그렇게 하는 게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기쁠 때마다 생각나는 아버지, 故 임길순 회장
성심당이 지금의 문화를 갖게 된 근원을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성심당을 만든 임 대표의 아버지 故 임길순 회장에 대해 물었다. 임 대표는 아버지가 단순하고 우직한 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버지는 그러한 자신의 성정을 기업 경영에 그대로 투영했다.
빵은 신선도가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특히 대전은 좁은 지역이다. 임 회장은 빵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다시 찌거나 튀긴 게 아닌 방금 만들어낸 빵만을 팔았고 그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성심당 전설의 시작은 그렇게 매우 소박하고 아주 기본적인 장사의 정신에서부터 만들어진 셈이다. 임 대표는 자신이 그러한 부모님의 철학과 논리를 그대로 따랐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렇게 62년을 운영했으니, 모르는 사람이 없는 거죠.”
아버지의 가르침은 한마디로 ‘기본을 지켜라’였다. 거래처와의 관계, 대전시와의 관계, 고객과의 관계에 있어 아버지가 추구했던 것은 철저히 기본을 지키는 예의였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믿음 속에서 성심당이 커지기 시작했다.
“단순해요. 새로운 경영법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하라는 거죠. 그렇게 나누다 보니 나눈 것들이 되돌아와서 성장을 시켜주더라고요.”
그러나 아버지를 생각하면, 임 대표는 안타까워지는 마음이 있다.
“사실 아버지는 이북에서 사셨는데, 한국전쟁 때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피란길에 오르셨어요. 살아남기만 해도 다행이었던 상황이어서 나머지 인생은 덤으로 사는 삶이라고 생각하셨어요. 그래서 남은 인생은 남을 도와야 한다고 자신과 약속하셨죠. 그걸 지키신 겁니다. 그리고 고생하는 것만 보고 가셨어요. 고향이 아닌 곳에서 얼마나 힘드셨겠어요. 그런데 지금 성심당이 대전 브랜드 1위가 되었으니 이걸 보면 얼마나 기뻐하실지…. 기쁠 때 아버지 생각이 나요. 이걸 보셨어야 하는데 싶어서.”
임 대표는 아버지를 하늘에서 만나도 욕먹지는 않겠다 싶어 다행이라며 웃었다. 자신에게 돈이 아니라 정신을 물러주셔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감동만 하고 실천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가족이 없었다면 이렇게 열심히 안 했을 거예요. 그리고 혼자 할 때보다는 가족과 함께할 때 가치가 더 커집니다.”
임 대표는 4남매를 두었었다. 그러나 그중 아들 한 명을 어린 나이에 지병으로 잃었다. 그런 아픈 경험은 사람으로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희로애락이 깊어지고 삶과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 그러한 깨달음은 가족적인 기업으로서 성심당을 세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달라진 것이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실천이다. 아무리 좋은 말과 방법이라도 ‘그 손해 보는 걸 왜 하느냐’라고 생각하는 순간 실천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감동은 하지만 실천은 하지 않아요”라는 임 대표의 담담한 목소리에는 폐부를 찌르는 진실이 담겨 있었다.
성심당과 다른 회사들이 구별되는 것은 그 지점이다. 실천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 너무나도 단순하지만 그 누구도 쉽게 하지 못하는 그 차이 말이다.
“기법이나 기술이 아니라 이런 마음을 모방해야죠. 그래야 오래가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봐요. 오래가기 위해서는 이익보다는 가족과 같은 직원들의 행복이 우선이죠.”
성심당의 경영 철학은 다른 제과점은 물론 중국에서도 벤치마킹의 대상이다. 그렇게 성심당의 생각이 퍼져나가면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 번에 거창하게 바꾸지는 못한다 해도 조금씩이라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희망이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빵으로 돈을 벌지만 궁극적으론 세상에 희망을 주는 일이 성심당의 목표다.
나는 직원의 조력자
물론 성심당의 나눔과 공유, 그리고 가족 친화 기업이라는 추구가 항상 행복한 결과만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임 대표 또한 배신감도 느껴보고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은 일들도 겪기를 반복했다. 세상의 모든 경영자들이 그렇듯이 말이다. 그러나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도 임 대표는 자신이 좇는 가치가 옳다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어쩌면 그 뚝심과 확신이야말로 성심당 성공의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사실 빵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90%는 나가서 자신의 빵집을 차리고 싶어 해요. 그런 사람들에게 투자하고 지원하는 건 손해 아니냐고도 말하죠. 하지만 그게 그 사람의 꿈인 걸요. 그래서 저는 조력자 역할을 하기로 했어요.”
성심당은 동료애가 강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매주 사보 형태로 내놓는 한가족신문은 10여 년 전부터 만들기 시작했는데 성과를 공유하고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기술인이라는 특성상 서로 살갑기가 어려운 제빵인들의 특성상 이런 자리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여기서의 실천 성과는 인사고과에 반영되어 보상이 따른다. 그래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은 싸웠지만 화해한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서로 돕고 사랑하는 사례들도 늘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기다리는 마음으로 62년, 세상이 답하다
빵을 만드는 것은 일 자체가 어렵고 돈을 벌기도 쉽지 않다. 새벽부터 준비해야 할 정도로 손이 많이 가며 사람들이 예약을 하지도 않는다. 예약이 없으니 수량을 알 수 없는데, 그렇다고 안 만들거나 부족하게 만들어놓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러니까 팔릴지 안 팔릴지 모르는 빵을 만들어놓고 무작정 기다리는 마음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 마음의 불안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임 대표가 제빵업의 어려움을 말하면서 “전생에 무슨 죄를 졌는지…” 하고 웃음 짓던 모습이 떠오른다. 구조적으로 빨리 돈을 벌 수 없는 구조, 기다림이 체질이 되어야 하는 직업. 그 체질이 곧 마음이 된 것이야말로 임 대표의 힘이 아닐까. 수많은 시련과 실망 속에서도 그는 나눔과 사랑을 계속 말한다. 오로지 믿음 하나에 자신을 맡겨 구도를 거듭하며 정진하는 수도자의 모습과 비슷하다. 불확실에 대해 믿으면서 정성을 담아야 하는 일을 62년 동안 한 회사라면, 지금의 성공에 대한 대답으로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 임영진 성심당 대표와 인터뷰하면서 가장 많이 떠오른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다’. 임 대표는 그런 사람이고, 그가 경영하는 성심당은 그런 회사다. 그 뚝심을 느꼈기에, 성심당 가족이 만들 미래와 희망을 기대해본다.
캠핑카로 관광지를 옮겨가며 유유자적 여유를 즐기는 생활은 시니어가 한 번쯤 생각해보는 로망 중 하나다. 평생을 직장과 집에 얽매여 살았으니, 구속되지 않는 삶을 꿈꾸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캠핑카는 중년의 욕망을 쉽게 해소해줄 수 있는 도구로 보인다. 그런데 요즘에는 캠핑카가 현실 탈출의 도구뿐만 아니라 수익 창출의 수단으로도 쓰인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귀가 솔깃하다. 꿈꾸던 시골생활도 즐기며 돈도 벌 수 있다니. 과연 가능한 일일까.
우리가 알고 있는 캠핑카와 카라반(caravan, 캠핑용 트레일러)은 같은 물건처럼 보이지만 다르다. 오토캠핑의 대표적 수단이라는 면에서는 비슷하지만 캠핑카는 자동차와 결합해 스스로 동력원을 갖고 움직일 수 있는 반면, 카라반은 다른 자동차 뒤에 결착시켜 끌고 다녀야만 이동이 가능하다. 단순히 생각하면 혼자 이동할 수 없는 카라반은 캠핑카에 비해 매력이 떨어질 것 같지만 업계에서 인기가 높은 것은 오히려 카라반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예산 부담은 적고 매각은 쉬워 인기
관광업계에서 카라반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전후. 전국에 펜션 조성 붐이 일다가 인기가 한풀 꺾이면서 좀 더 자연 친화적인 캠핑과 카라반에 주목하게 된 것. 외국산 일색이었던 카라반 시장에 국산 제품이 하나둘 출시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카라반의 원래 목적은 이동이 가능한 숙박 공간 제공이지만, 한자리에 정박시켜놓고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캠핑용으로 쓰려면 주거뿐만 아니라 수도, 전기, 화장실 등과 함께 관련 위락 시설까지 제공되어야 하므로 관광객에게 카라반만 대여해서는 상품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카라반이 인기 있는 것은 관광객들에게 체험 아이템으로 활용되면서 숙박까지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게다가 조성에 필요한 예산이 펜션이나 민박과 같은 기존 숙박 시설에 비해 훨씬 저렴한 것도 장점. 심지어 업계 관계자들은 “땅만 있으면 된다”고 말할 정도다.
펜션을 지으려면 건축허가 등 과정이 복잡하고, 건축비 역시 최소 1억 원 이상을 생각해야 한다. 이에 반해 카라반은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는 5~6인용 1대당 3000만 원 전후면 구입이 가능하다. 여기에 전기나 수도 등 제반시설의 설치비도 1대당 500만 원 정도밖에 안 든다. 이에 반해 카라반 대여료는 웬만한 펜션의 숙박비와 비슷하거나 비싼 수준이다. 여기에 매력적인 또 하나의 장점은 이동이나 처분이 쉽다는 것이다.
집은 이동이 불가능하다. 외진 장소에 지어진 펜션도 제 값을 못 받기 일쑤다. 급매가 필요할 땐 토지 가격으로만 거래가 이뤄지기도 한다. 반면 카라반은 원하는 곳으로 쉽게 이동시킬 수 있다. 그러한 점 때문에 처분도 빠르다. 실제로 중고 카라반은 인터넷 커뮤니티나 중고장터를 통해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은퇴한 시니어가 적당한 장소를 찾아 별장으로 사용하기에도 좋다.
지자체도 앞다퉈 조성에 나서
이런 장점들에 매력을 느껴 카라반을 기반으로 한 캠핑장을 운영하는 곳이 많아졌다. 각 지자체도 대표적인 곳 중 하나다. 지자체 입장에선 토지 확보가 용이한 데다 카라반 캠핑장 예산 확보 부담도 적고, 설사 사업을 철수하는 상황이 와도 큰 손실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주시와 영덕군은 카라반을 확보해 자체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고, 문화체육관광부도 국민여가캠핑장 조성 사업 일환으로 강릉 연곡해변과 삼척 장호해수욕장을 선정해 캠핑장을 조성했다. 이들 시설에는 총 25대의 카라반이 설치됐다.
또 국제행사 등을 위해 일시적으로 숙박 수요가 있을 때도 카라반이 활용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마무리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한 패럴림픽 오스트리아 선수지원단은 국내 기업인 유엘피가 평창에 조성한 카라반 타운을 숙소로 이용했다.
국산 카라반을 공급하고 있는 이기순 카라반파크 대표는 “자연과 좀 더 가까워지고 싶은 관광객들의 욕구와 시설 조성에 위험 부담을 줄이고 싶어 하는 업주들의 요구가 맞아떨어지면서 카라반 캠핑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최근에는 제작과 운용에 대한 국산 카라반의 경험이 쌓이면서 한국의 계절적 특수성으로 인한 누수나 동파 같은 기술적 문제들도 보완된 상태”라고 말했다.
카라반 캠핑장 관련 제도 개선 중
물론 땅과 카라반만 확보한다고 해서 뚝딱 캠핑장이 들어서는 것은 아니다. 다소 복잡한 등록 절차가 필요하다. 당연히 자동차면허도 필요하고 등록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카라반은 차량의 총중량이 750kg 이상인 경우 특수면허에 속하는 견인면허가 있어야 이동시킬 수 있다.
이와 별개로 카라반 캠핑장에 대한 법적 규제가 이슈가 된 사건이 있었다. 2015년 카라반을 설치한 강화도 글램핑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5명이 사망한 사건은 카라반의 제도적 허점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자동차관리법상 원동기에 의해 육상에서 이동할 목적으로 제작된 용구와 견인되어 육상을 이동할 목적의 요구 또한 자동차로 정의된다. 때문에 견인용으로 제작된 카라반은 엄연히 등록이 필요한 자동차다. 자동차등록이 된 차량은 운행만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숙박업을 위해 활용하면 불법 소지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예외 규정이 있다. 자동차관리법 제70조에는 도로 외 장소에서만 사용하는 자동차는 자동차등록이 필요 없도록 특례를 뒀다.
그래서 한때 경찰이나 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가 입장 차이를 보였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관광진흥법 시행령 등을 통해 카라반 캠핑장과 관련한 제도를 개선하면서 일단락됐다. 카라반 사업은 이제 야영장업 관광사업자로 사전 등록을 하면 된다. 국산 카라반이 대부분 운행을 고려하지 않는 정박용, 숙박용으로 제작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자동차등록을 하지 않고 아예 야영장용으로 제작되고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구조나 인테리어도 운행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외국 제품과는 많이 다르다.
안전하게 운영하려면 영업배상책임보험 등 사고 방지나 보상을 위한 보험 가입도 필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한다. 또 장기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카라반에 대한 기술적 이해도 필요하다. 최기석 델타링크아시아 과장은 “카라반의 장기적인 운영과 관리를 위해서는 사업주가 간단한 정비 지식을 익히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면서 “사업적 활용을 고려한다면 무조건 고가 제품을 고집하는 것보다 구조가 단순하고 정비성이 좋은 제품이 적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장휴(디지털습관경영연구소 소장/전략명함 코디네이터)
채우는 삶보다 비우는 삶이 아름답다
요즘 방송이나 책을 보면 ‘단순하게 살기’, ‘가볍게 살기’에 대한 내용을 자주 보게 된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도 같다. 예전에는 정리정돈에 대해 주로 이야기했다면 최근에는 “불필요한 것을 버리고 최소한의 물건으로 살자”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살다 보니 이것저것 사게 되고 어느새 방안 가득 쌓여 있는 불필요한 물건이 자꾸 눈에 띈다. 어느 날은 복잡한 환경 속에서 너무 많은 물건과 함께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에는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삶이 더 아름답다고 말한다. 최소한의 물건으로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미니멀라이프’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꼭 필요한 물건만 소유하고, 소유에 대한 집착을 끊어버리는 등 소박하고 단순하게 살아가는 삶을 의미한다. 집 안에서 몇 년째 쓰지도 않는 물건들은 내다 버려도 된다. 온갖 잡동사니 물건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의 주인이 나인지 물건인지 가끔 헷갈릴 때도 있다.
버릴 때는 미련 없이 버리자
필요 없는 물건을 없애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사람들이 쓸 만한 물건들을 좋은 일을 하는 단체에 기증하는 것이다. 그런데 막상 기증하려고 보면 마땅한 물건이 없다고들 한다. 그렇다고 아무거나 기증할 수도 없어서 대부분 가장 쉬운, 버리는 방법을 선택한다. 그러나 물건을 버릴 때도 지혜롭게 버리는 방법이 있다. 우선 사용 안 하는 물건 중에 재활용이 가능한 물건이 있나 살펴보라. 헌 옷, 헌 책, 종이나 고철 같은 폐자원은 폐자원 회사에서 전화해 직접 수거해가도록 한다. 이들 회사에서 수거해갈 때는 약간의 돈도 받을 수 있다. 대부분 무게를 달아 금액으로 환산해주는데 헌 옷 같은 경우는 kg당 250원에서 300원 정도 주고, 냄비나 프라이팬 종류는 kg당 400원가량 준다. 옷은 큰 비닐봉투에 넣어 한두 봉지 팔면 3000원에서 4000원 정도 받을 수 있다. “이 옷이 얼마짜리인데 3000~4000원밖에 안 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물건도 정리하고, 가져가주고, 몇천 원이지만 돈까지 받으니 1석 3조인 셈이다.
중고마켓은 정리마켓으로 활용한다
물건을 정리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중고마켓에 파는 것이다. 필요한 사람에게 적당한 금액을 받고 팔면 아깝지도 않고 물건도 정리할 수 있다. 그런데 중고마켓에 물건을 올리고 구매자가 나타나면 배송하는 일이 불편하고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요즘은 중고 거래도 더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물건을 바로 찍어서 팔 수 있는 ‘중고나라’, ‘헬로마켓’, ‘번개장터’ 등의 온라인 중고장터에서는 누구나 쉽게 중고품을 사고 팔수 있다. 또한 직접 올려서 파는 게 귀찮은 사람들을 위해 대신 팔아주는 곳도 있다. ‘셀잇’이라는 온라인 사이트는 전자제품의 경우 직접 가져다 팔아주기도 한다. 만약 팔리지 않으면 정해진 가격에 매입해준다. 읽지 않은 책을 정리하고 싶다면 ‘알라딘’, ‘YES24’의 중고책 판매점을 이용하면 된다. 스마트폰으로 책의 바코드를 찍으면 팔 수 있는 책인지, 가격은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상자에 담아놓으면 다음날 배송기사가 가지러 온다. 이처럼 중고마켓을 잘만 활용하면 집안 물건이 저절로 정리가 되고 비움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1. 검색창에 폐자원을 수거해가는 ‘수거왕’을 검색한다.
- ‘수거왕’, ‘주마’ 등 폐자원 수거 어플을 설치한다.
- 지역마다 수거 가능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사는 지역에서 수거 가능한 어플을 선택한다.
2. 회원가입을 하고 수거예약을 선택한다.
- 수거 품목에는 수거 가능 품목과 불가능한 품목이 있다.
- 확인하고 수거예약을 한다.
3. 수거를 원하는 품목을 선택한다.
- 헌 옷, 가방, 이불, 신발, 프라이팬, 휴대폰, 컴퓨터 등 원하는 수거 품목을 선택한다.
- 품목의 총무게가 20kg이 넘어야 수거를 해간다. 수거 물건이 모아지면 요청한다.
4. 지역 및 연락처를 작성하고 수거날짜를 정한다.
- 가능한 날짜가 정해지면 수거원이 방문해 물건을 수거해간다.
- 저울로 무게를 잰 뒤 무게에 따라 정해진 금액을 현금으로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