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장년 남성 A 씨는 요즘 거울을 보는 시간이 예전보다 길어졌다. 요즘 따라 부쩍 세월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얼굴이 신경 쓰여서다. 최근 친구 몇 명이 눈썹 문신을 했다며 자랑을 해왔다. 다 늙어서 무슨 문신이냐며 쓴 소리를 했는데, 요즘 거울을 볼 때면 빈약하고 정돈 안 된 자신의 눈썹이 자꾸 신경 쓰인다.
남성은 꾸미지 않는다는 과거의 편견과 달리, 남성들도 외모관리에 관심을 갖는 게 자연스러운 시대가 왔다. 이 중 남성 시니어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이 바로 ‘눈썹’이다.
반영구화장을 전문으로 하는 ‘리앤채움’이 제공한 ‘2014/2018 대한민국 동안 시술 트렌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부터 40대까지의 남녀 1080명 중 ‘반영구 화장을 하거나 고민한 적이 있다’에 응답한 남성 비율이 2014년에는 10.6%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8년에는 66%로 무려 6배 이상 증가했다. 조사를 담당한 최상미 상담실장은 “최근 내원 고객의 여성과 남성 비율이 6:4”라며 “특히 50대 이상 남성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최근 중년의 남성 국회의원들이 눈썹 문신을 하고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중에게 ‘좋은 인상’, ‘젊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국회의원들도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외모에 신경 쓰는 추세다.
그런데 하필 눈썹에 더 힘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눈썹, 인상에 얼마나 큰 영향 주나
보통 사람들은 누군가의 눈썹 숱이 적거나 비어있으면 약하다는 인상을 받고, 눈썹이 진하고 두꺼우면 인상이 강해 보이는 인상을 받는다. 누구나 쉽게 느끼는 특성이다.
미국성형외과학회 존 퍼싱 박사팀은 얼굴에서 눈썹모양, 눈꺼풀, 피부, 주름 등이 상대방의 인상과 분위기를 결정하는데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연구진은 전형적인 젊은 여성 한명의 얼굴 사진을 16가지 형태로 변형시켜 연구대상자 20명에게 보여주고 0~5점에 해당하는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눈썹 모양과 위치, 아래 위 눈꺼풀, 피부, 주름 등이 변형된 이 사진들에는 피곤함, 행복, 놀람, 화남, 슬픔, 혐오, 두려움 이렇게 7가지의 감정표현이 드러나 있었다. 변형된 사진에 나타난 감정표현이 강해보일수록 5점에 가까운 점수를 주도록 했다.
각 사진에 대해 매겨진 점수와 표정을 바꾸지 않은 원본사진을 보고 매겼던 점수를 비교했다. 그 결과 상대의 인상과 분위기를 파악하는데 눈썹이 다른 얼굴 요소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총수와 정치인들에게 이미지 컨설팅을 해주는 강진주 퍼스널 이미지 대표는 “눈과 눈썹은 인상을 강하게 해 주는 주요 요소”라며 “유명 연예인 중에 눈썹이 희미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장기화하면서, 눈썹과 눈이 인상에 끼치는 영향이 더 커졌다.
심지어 눈썹이 인상을 좌우하는 데에 눈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자들은 얼굴을 알아보는 데 눈과 눈썹 중 어느 쪽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느냐를 조사했다. 익숙한 사람의 얼굴 사진에서 눈이나 눈썹을 지운 다음 ‘누군지 알아보겠느냐’고 피 실험자들에게 물어본 것이다. 그러자 눈보다 눈썹을 지웠을 때 해당 인물을 알아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눈썹 문신은 어떻게 이뤄지나?
반영구 눈썹문신은 눈썹 관리를 위해 나이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시술이다. 매일 눈썹을 그리지 않아도 원하는 모양의 눈썹을 유지할 수 있는 간편함 때문이다.
반영구 눈썹문신은 피부의 표피 기저층에 색소를 주입하는 시술이다. 시술을 받으면 평균 2~3년간 시술된 상태가 유지된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점차 연해지기 때문에 보통 ‘리터칭’을 받아 더 오랫동안 깔끔한 눈썹 상태를 유지한다. 한 번 시술을 받으면 꽤 오랜 시간 유지가 가능하여 매일 눈썹을 그리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가장 큰 장점이다.
눈썹 문신 시 유의할 점
눈썹 문신은 개인마다 다른 얼굴 형태에 맞춰 눈썹 디자인을 한다는 사실을 주의해야 한다. 눈썹은 사람마다 굵기, 모양, 길이, 진한 정도, 각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짙게 시술하기보다는 개인의 얼굴형이나 비율에 맞게 시술해야 자연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서다.
또 메이크업에도 유행이 있듯이 눈썹 디자인에도 유행이 있다. 따라서 유행만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얼굴형이나 비율에 어울리는 디자인을 찾아 진행하는 것이 좋다. 잘 모르겠다면 전문가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진행한다.
눈썹 문신 시술을 결정했다면 마지막으로 개인화된 맞춤형 디자인을 제안해 주는 곳인지, 안전한 도구를 사용해 시술하는 곳인지 따져봐야 한다.
영구적인 방법이 있을까?
눈썹 문신은 반영구적 화장 시술이다. 시간이 지나면 색 빠짐이 일어나면서 정기적으로 재시술을 해야 한다. 영구적으로 진한 눈썹을 유지하고 싶다면 눈썹이식도 고려해볼 만하다.
눈썹이식은 탈모 치료와 같은 원리로, 뒷머리의 모낭을 눈썹에 옮겨 심는 시술이다. 눈썹 숱이 많이 없는 경우 추천하는 방법으로, 문신에 비해 입체감이나 결이 자연스러운 점과 영구적인 유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눈썹과 유사한 실제 모발로 직접 눈썹을 심는 방식이라 자연스러운 미용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머리카락을 옮겨 심기 때문에 2~3주에 한 번씩 자란 부분을 가위로 손질해야 하는 번거로운 단점이 있다.
미국에서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꼽히는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나이 마흔이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외모는 삶에 대한 태도나 자세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외모를 관리하는 것은 타인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장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개인의 자신감을 키워 당당한 사회 활동을 유지시켜 주는 자신을 위한 관리다. 몸과 마음을 깔끔하고 건강하게 가꿔 여생을 당당하고 즐겁게 살아가는 시니어들의 모습이 기대된다.
“에이, 남자가 무슨 양산을 써.”
예전부터 양산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지키기 위한 중년 여성들의 애용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중년 여성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양산’, 이제는 남녀노소 불문한 여름철 필수용품이다. 특히 요즘처럼 폭염과 함께 높은 자외선 지수까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엔 양산만한 효자 아이템이 없다.
양산, 모자보다 자외선 차단 3배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양산은 모자를 쓰는 것보다 3배 이상의 자외선 차단 효과를 가지며 체감온도를 섭씨 3~7도까지 줄여준다. 환경성이 공개한 실험에서 기온을 섭씨 30도로, 습도를 50%로 설정한 상태에서 양산을 쓰고 15분 동안 걸었더니 모자만 썼을 때보다 땀 발생량이 17% 줄었다.
양산은 자외선 차단률이 높아 탈모 증상 악화나 피부 노화도 예방할 수 있다. 강한 자외선은 두피를 손상시키고 모발을 약하게 만들어 탈모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이다. 두피 통풍을 막는 모자보다는 양산이 탈모인에게는 훨씬 좋다. 또 양산은 피부 노화 원인에서 80%나 차지하는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피부를 보호한다.
일본에서 진행된 ‘남성 양산 쓰기’ 운동
2019년 여름 일본에서 ‘양산 쓰는 남자 캠페인’을 진행됐다. 2018년 이례적인 폭염을 겪고 다시 다가온 여름에 대해 일본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일본 환경성의 2018년 조사에 따르면 여성 69.8%가 양산을 사용하는 반면 남성은 14.3%에 머물렀다. 여성들이 자외선 차단을 위해 여름철에 양산을 쓰는 것에 익숙하다. 반면 남성 대부분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관리가 귀찮다는 이유로 양산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양산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일본에서는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쳤다.
양산에 대한 남성들의 관습적인 저항감을 줄이고 양산이 실제로 더위 차단에 효과가 있다는 자료를 알기 쉽게 포스터 형태로 제작해 시내 곳곳에 비치했다.
올여름 폭염, 양산이 해결책
7월 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주의가 내려지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이에 우리나라 각 지자체도 주민들의 안전한 여름나기를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인 대책이 바로 ‘양산’이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알려진 대구는 도심 곳곳에 무료 ‘양심양산’ 대여소를 운영하고 있다. 시청과 8개 구·군, 행정복지센터, 동성로 관광안내소, 이상화고택, 김광석거리, 달성공원, 시티투어 버스, 도시철도3호선 5개역 등 160개소에 1만1700개 양산을 배치했다. 필요한 곳에서 빌려 쓰고, 스스로 반납하는 양심양산이다.
대구시는 폭염에 양산을 쓰면 온도를 섭씨 기준 7도 정도, 체감온도는 10도까지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외선을 99%까지 차단해 피부암과 피부질환, 탈모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부산시와 인천 동구. 삼척시, 평창군 등 여러 지자체들도 남녀노소 모두에게 양산 쓰기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이 지자체들은 양산 사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도움을 준다고 입 모아 말하고 있다. 양산은 모두 1인용이고, 양산의 폭 때문에 1~2m 정도 거리두기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김영애 대구시 시민안전실장은 "양산을 쓰면 최소 1.5m로 거리두기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시민 모두가 멋진 양산을 하나씩 장만하거나 양심양산을 애용해 폭염과 코로나19에서 한 발 벗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어떤 양산이 좋을까?
양산은 모양과 색상이 매우 다양하다. 이 중에서 바깥쪽은 햇빛을 반사하는 흰색, 안쪽은 바닥에 반사되는 빛을 흡수하는 검은색 양산이 좋다. 안쪽 면이 검은색인 양산이 체감온도를 낮추는 데에 매우 효과적이다. 검은색이 바닥에서 반사돼 올라오는 복사열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검은색이 없다면 차선으로 최대한 어두운 색상 계열을 고르는 것이 좋다.
색상 뿐 아니라 소재에서도 차이가 발생한다. 코팅을 하지 않았거나 망사처럼 비치는 천을 사용한 양산은 자외선 차단 효과가 떨어진다. 면이나 마, 실크 같은 소재를 이중으로 처리한 양산이 자외선과 열 차단에서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최근에는 자외선 뿐만 아니라 열까지 차단하는 ‘암막 양산(차광 양산)’도 나온다. 암막 양산은 양산 안쪽에 PU 코팅 처리를 해 빛과 자외선을 모두 차단한다. 특히 자외선 차단율이 99% 이상으로 매우 높다.
양산 대신 우산을 써도 괜찮을까?
한국 안전품질표시기준을 보면 양산은 85% 이상 자외선을 차단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우산은 자외선 차단 규정이 없다. 우산에 자외선 차단 효과가 없다고 볼 순 없지만 효과가 확실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다만 야외 활동용으로 만들어지는 골프용 우산은 자외선 차단율이 90% 이상으로 명시돼 있어, 양산 대신 사용해도 괜찮다.
그런데 양산을 우산 대신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양산이 물에 젖으면 자외선 차단 코팅이 손상돼 양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
이처럼 양산이 자외선과 열 차단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젊은 세대에서 양산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네이버 데이터랩(Data Lab)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27일까지 패션잡화 부문 검색어 1위는 양산이 차지했다. ‘양산’을 검색한 사람 중 대부분은 20~30대였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는 타인의 시선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특성이 강하다. ‘중년 여성의 상징’이었던 양산의 과거 ‘이미지’보다는 당장 자외선을 차단하는 양산의 ‘기능’을 MZ세대들이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얘기다.
아직도 여성들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으로 양산 사용을 꺼리는 남성 시니어들이 있다면 MZ세대의 실리추구 자세를 참고하길 권한다. 올해 폭염이 평년보다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온열질환에 특히 취약한 시니어들에게 올 여름은 쉽지 않은 기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여름에는 시니어들이 양산과 같은 도구를 적절하게 활용하며, 무더위에 현명하게 대처하기를 기대한다.
중장년 남성 소수의 고민으로 여겨지던 탈모가 최근에는 남녀노소 불문 현대인의 걱정으로 자리 잡았다. 대한탈모치료학회에 따르면 국내 탈모 인구가 1000만 명에 육박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20% 정도가 탈모를 겪는 셈이다.
흔히 가을을 ‘탈모의 계절’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실제 두피가 가장 고통받는 계절은 한여름이다. 강한 자외선과 고온다습한 날씨에 두피와 모발이 혹사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강한 자외선은 두피에 염증을 일으키고 모낭을 손상시켜 탈모를 일으킨다. 또 무더운 날씨에 늘어난 땀과 피지가 대기 중 노폐물과 엉겨 두피에 쌓이면서 모낭을 막아 모발의 건강상태를 악화시킨다. 게다가 장마철의 습한 날씨는 각종 세균의 활발한 증식을 일으켜 두피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여름에 두피 건강관리에 힘써야 가을에 자주 발생하는 탈모를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남성 시니어에게는 여름철이 더욱 유의해야 하는 시기다. 남성은 호르몬 영향으로 피지 분비율이 여성보다 2배 더 높아 여름에 두피 관리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여름철 탈모 관리법은?
① 자외선 차단하기
자외선이 강한 날 오랜 시간 햇볕을 쬐고 있으면 두피가 손상될 뿐 아니라 모발이 약해지고 탄력을 잃는다. 수분을 잃어 건조해지기도 한다. 따라서 햇볕이 강한 날에는 모자를 쓰거나 양산을 이용해 자외선을 차단해야 한다. 다만 통풍이 되지 않는 딱 붙는 모자는 두피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모자를 쓰더라도 느슨하게 착용하거나 양산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② 저녁에 머리 감기
머리는 아침보다 저녁에 감는 것이 좋다. 낮 동안 두피와 머리카락에 쌓인 유해물을 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머리를 감을 때는 물의 온도를 너무 뜨겁지 않게 해야 한다. 뜨거운 물은 두피와 모발을 건조하게 만들어서다. 거품을 낼 때는 두피에 바로 올려 비비지 말고 손에서 충분히 거품을 낸 후 비비는 게 좋다.
③ 장마철 비 맞지 않기
두피와 모발에는 종일 생성된 피지와 각질, 땀, 그리고 헤어스타일링 제품과 같은 잔여물이 가득하다. 여기에 비를 맞으면 대기 중의 각종 오염물질이 모낭 입구를 막아 잔여물 배출을 어렵게 한다. 또 비를 맞아 두피가 습해지면 오염물질과 함께 각종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우산을 챙기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비에 젖었을 때는 곧바로 샴푸로 씻어낸다.
④ 수영 뒤에 바로 머리 감기
수영장에서 수영을 마친 뒤에는 바로 머리를 감는다. 수영장 물에는 소독을 위해 ‘클로로린’이라는 화학성분이 포함돼 있다. 클로로린은 모발의 천연성분을 빼앗아가므로 수영 뒤에는 최대한 빨리 샴푸로 헹궈내야 한다. 화학성분으로 인한 모발 손상을 막고 싶다면 수영장 물에 들어가기 전 미리 샤워실에서 모발을 적시는 것도 방법이다.
⑤ 무더운 날에는 통 가발 사용하지 않기
탈모 부위를 가리기 위해 가발을 쓰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무더위로 땀과 피지가 다량 분비되는 여름에 두피 전체를 둘러싸는 통 가발은 두피 통풍을 저해한다. 두피에 통풍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두피의 각질과 피지, 땀 등이 가발 안에 고여 두피 내 습도가 상승한다. 습도 상승은 모낭충과 비듬균 같은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므로 두피염을 유발해 모낭이 손상될 수 있다.
여름에는 되도록 가발을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래도 가발을 써야할 때는 주기적으로 가발을 벗어 두피의 습도가 올라가지 않도록 두피를 건조시키는 활동이 필요하다. 또 꽉 조이는 통가발은 두피 혈액순환까지 막으므로 전문가와 상담해 여유 있는 크기의 가발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100세 시대, 시니어도 탈모 관리에 힘써야
탈모를 어쩔 수 없는 노화 현상이라고 여기고 그대로 방치하는 시니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모발은 단순 미용을 넘어 개인의 인상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개인의 자신감과도 연결돼 심리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친다.
평균 기대수명이 늘면서 시니어는 앞으로도 활발한 사회활동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단정하고 호감 가는 인상은 시니어에게도 놓쳐서는 안 될 포인트다. 모발이 인상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인 만큼, 자신감과 대외 이미지를 위해 탈모에 대해 관심 갖고 관리하고 치료하는 게 필요하다.
탈모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탈모는 남성형 탈모(안드로겐성 탈모)다. 남성형 탈모는 이 증상이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서는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해 탈모 삼푸나 영양제와 같은 비의학적인 방법으로 대처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비의학적인 방법은 탈모 진행을 늦추는데 보조적인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탈모를 막거나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 없다.
탈모는 초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꾸준히 치료하면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진행성 질환인 만큼 증상이 심화될수록 관리도 어려워진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체크리스트에 있는 증상이 확인되면 가능한 빠르게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① 두피 앞부분과 정수리 부분 모발이 가늘고 짧아진다.
② 모발이 가늘고 부드러워지는 반면 가슴 털과 수염이 굵어진다.
③ 하루에 빠지는 모발 개수가 100개 이상이다.
④ 머리 밑이 가렵고 비듬이 생기는 증상이 지속된다.
⑤ 친가나 외가에 탈모 증상을 가진 가족이 있다.
⑥ 이마선이 뒤로 밀리고 정수리 부위 두피가 들여다보인다.
심한 탈모에는 ‘모발이식’이 좋은 대안
이미 탈모가 많이 진행된 시니어라면 모발이식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모발이식은 탈모 문제를 가장 빠르게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다.
중년층은 젊은 층에 비해 두피나 모발이 약해진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후두부에서 모발을 채취하는 모발이식 시 두피와 모발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한 맞춤형 모발이식으로, 한 모낭이라도 손실 없이 이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도하게 많은 모발을 이식하면 오히려 부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으니, 전체적인 얼굴형과 탈모 진행 상황, 모발 굵기 등을 고려해 최적의 디자인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여름에 모발이식을 하면 회복하는 과정에서 절개 부위가 땀으로 인해 염증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계절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를 놓치기보다는 자신의 상태에 맞는 모발이식 디자인과 수술법을 통해 맞춤형 모발이식을 서둘러 진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모발이식 시 절개나 부작용, 회복기간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 비절개 모발이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비절개 모발이식은 후두부에서 필요한 모낭만을 채취해 빠르게 이식하는 분할기법이다. 채취 부위가 눈에 띄지 않을 뿐 아니라 절개 과정이 없어 흉터나 통증이 거의 없이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이규호모아름의원 이규호 대표원장은 “탈모는 계속해서 진행되는 것이므로 악화될 수 있어 계절에 관계없이 빠르게 검사를 받고 치료해야 한다”며 “이미 중증도 이상이라면 모발이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모는 더 이상 중장년층 남성의 전유물이 아닌 성인 남녀의 대표적인 고민이다. 따라서 탈모를 부끄럽게 여겨 방치하지 말고,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자신감을 되찾고 건강하게 사회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체중 변화가 많은 중년 남성은 암 발생 확률이 높아 건강에 좋지 않다는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 연구진은 40세 이상 남성이 체중 변화가 심할수록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고 14일 밝혔다. 박 교수 연구진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활용해 2002년부터 2011년까지 5회 이상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남성 약 170만 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 중 1만1500명에게서 암이 발병한 것으로 확인했다.
정확한 통계를 위해 이전에 암 발생 이력이 있거나 기간 중 사망한 표본은 제외했다.
체중 변화량 2.5.kg 초과 중년 남성, 암 발생 위험 22% 높아
연구진은 이들을 평균 체중 변화량에 따라 ▲1.22㎏ 미만 ▲1.22㎏ 이상 1.56㎏ 미만 ▲1.56㎏ 이상 1.89㎏ 미만 ▲1.89㎏ 이상 2.5㎏ 미만 ▲2.5㎏ 초과 이렇게 5개 그룹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연구 결과 평균 체중 변화량이 큰 그룹일수록 암 발생 위험이 올라갔다. 평균 체중 변화량이 2.5㎏을 초과해 가장 변화가 큰 그룹은 1.22kg 미만인 가장 작은 그룹에 비해 암 발생 위험이 약 22% 높았다.
암 종류별로 봤을 때 평균 체중 변화량이 2.5㎏ 초과하는 그룹은 가장 작은 그룹에 비해 폐암과 간암, 전립선암, 신장암 위험이 각각 22%, 46%, 36%, 38% 높았다.
이런 경향은 나이나 비만, 운동 여부와 관계없이 나타났다. 이는 ‘체중 변화’ 그 자체가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연구진은 ‘염증’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체중이 변할 때 근육량이 감소하거나 지방이 증가한다. 이 과정에서 염증이 일어나거나 체내 방어 능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를 주도한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장년층 남성이 체중 변화량이 클 경우 암 발생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과도하게 열량 섭취를 줄이거나 늘려 급격한 체중 변화를 유발하는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건강하게 체중 관리하는 방법은?
암 발생 위험을 낮추기 위해 체중이 고무줄처럼 늘거나 줄지 않도록 건강하게 체중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중장년 체중관리를 위해서 중장년기 신체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중장년에는 기초대사량과 근육량이 줄어들고 호르몬 변화 같은 신체 변화가 일어난다.
움직이지 않고도 하루에 저절로 소모되는 에너지 소모량을 말하는 ‘기초대사량’은 일생에서 20~30세에 정점을 찍고, 30세부터 매년 약 1%씩 감소한다.
기초대사량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근육량도 감소한다. 중장년층 근육량 감소는 흔한 현상이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길 일은 아니다. 의학적으로도 ‘근감소증’이라는 질병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체중에서 근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일정 수준(남성 37%, 여성 28%) 이하면 근감소증으로 분류한다.
남성호르몬 분비량이 줄어드는 것도 기초대사량 감소와 함께 근육량이 줄어드는 원인 중 하나다. 남성은 30대부터 남성호르몬 분비가 매년 1%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다. 남성호르몬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근육을 유지해 복부 비만을 예방한다. 그러나 남성 역시 갱년기가 오면 성호르몬 분비가 줄기 시작한다. 이에 따라 단백질을 생산·저장하는 능력이 떨어져 근육이 마르고 뼈가 약해진다.
이런 신체 변화에 따라 40세 이상 중장년 남성은 ‘거미형 체형’이 되기 쉽다. 몸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유독 배에 살이 집중적으로 찌는데 팔다리는 근육이 부족해 가느다란 상태다.
식습관, 네 가지 음식을 피하라
이런 중장년기 신체 변화를 고려했을 때 어떤 식습관과 운동을 해야 건강하게 체중을 관리할 수 있을까?
첫째 술은 체중 증가와 복부비만의 일등공신이다. 술에 함유된 알코올은 1g당 약 7㎉로 고칼로리 에너지원이다. 생맥주 500㏄ 석 잔(555㎉)이 밥 두 공기(626㎉)에 맞먹는다. 알코올은 체내 흡수가 빨라 지방으로 쉽게 전환된다. 심지어 알코올은 지방 분해를 방해하기 때문에 더욱 피해야 하는 음식이다.
둘째는 국물음식이다. 국물음식에는 다이어트의 적인 나트륨이 많이 함유돼 있다. 나트륨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지방 사이사이의 작은 혈관에서 조직액이 유출돼 부종이 발생한다. 부종이 반복해 생기면 근육 생성이 방해돼 체지방이 쉽게 쌓인다. 특히 설렁탕이나 갈비탕처럼 고기를 오래 푹 끓이는 국물류는 고기 지방이 국물에 녹아 나와 지방 함량이 높다. 국물음식을 포기하기 힘들다면 콩나물국이나 미역국처럼 열량이 비교적 낮은 국을 선택하는 게 좋다. 국물음식을 먹을 땐 건더기 위주로 먹는다.
셋째 쌀밥이다. 밥을 반으로 줄이기만 해도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 섭취 칼로리를 줄이면서 단백질과 지방 비율을 적정 수준까지 올릴 수 있다. 밥을 줄이지 않고 반찬을 줄이면 다른 영양소보다 탄수화물 섭취 비율이 늘어나 체지방이 쉽게 쌓이는 체질로 변한다. 반찬은 생선과 채소 위주로 가짓수를 늘리고, 밥 양을 평소보다 반으로 줄이는 게 체중 관리에 효과적이다.
넷째 밀가루다. 밀가루는 절제된 탄수화물이어서 혈당을 빠르게 높이고 과잉 섭취 시 체지방으로 바뀐다. 밀가루 섭취를 줄여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밀가루를 반죽할 때 소금이 첨가돼서다. 김치찌개(1962㎎)보다 해물 칼국수(2355㎎)의 나트륨 함량이 더 높은 것도 이런 이유다. 밀가루 음식을 먹을 땐 나트륨 배출을 돕는 칼륨을 보충하는 게 좋다. 칼륨은 토마토나 깻잎·오이·시금치 등에 풍부하다.
밥상에 차려진 밥과 반찬 중 어느 것을 먼저 먹느냐에 따라 총 칼로리 섭취량이 달라질 수 있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단백질·식이섬유를 먼저 먹고 탄수화물을 가급적 나중에 먹으면 포만감을 빠르게 느껴, 탄수화물 섭취율을 낮추고 식사량 조절에 도움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생선과 샐러드·나물을 먼저 먹고 밥이나 면을 나중에 먹는 방식이다.
신체 활동, 코어근육이 기초대사량 키우는 열쇠
중장년 운동에서 핵심으로 삼아야 할 점은 떨어진 기초대사량을 키우는 것이다. 기초대사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몸의 가장 안쪽에서 뼈·관절을 잡아주는 ‘코어근육(속 근육)’ 단련이 필요하다. 근육은 제 위치에서 본연의 역할을 할 때 칼로리 소모가 가장 높다. 코어근육은 우리 몸의 중심에서 올바른 체형을 유지해 주는 근육이다. 코어근육은 대사율이 높아 체중 관리에 도움을 준다. 이 근육은 천천히 반복하는 운동을 할 때 탄탄해진다. 코어근육을 키우면서 다른 근육까지 단련해나가면 기초대사량이 높아져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
중장년층에게 적절한 대표적인 코어 운동은 다음과 같다.
① 브릿지
등을 바닥에 대고 누운 자세에서 엉덩이를 서서히 땅에서 들어올린다. 흉곽에서 골반까지, 배꼽에서 등까지 전체적으로 코어를 강화하는 자세다.
② 플랭크
원래 플랭크는 푸쉬업 자세를 최대한 오랜 시간 유지하는 자세로, 코어 근육뿐만 아니라 팔과 어깨 근육까지 강화한다. 만약 플랭크 자세가 어렵다면 무릎을 땅에 대고, 발을 공중에 든 상태를 유지하는 수정된 플랭크 자세를 해도 좋다.
③ 반대 팔과 다리 올리기
머리와 척추를 중립으로 유지하며, 손바닥과 무릎을 땅에 대고 네 발로 무릎 꿇은 자세에서 오른팔과 왼쪽 다리를 앞뒤로 동시에 쭉 뻗는다. 어깨는 직각, 다리는 바닥과 평행을 유지하고 잠시 후에 제자리로 돌아왔다가 반대로 똑같이 반복해 준다.
한편 운동 전후 스트레칭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많은 남성이 헬스장에서 유산소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에 힘을 쏟는다. 하지만 스트레칭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칭은 단순히 몸풀기에 그치지 않는다. 스트레칭을 하면 많은 근육을 사용한다. 근육을 자극할수록 지방이 연소한다. 이처럼 스트레칭이 체지방을 줄여준다.
운동 기간과 횟수는 일주일에 1~2일 몰아 몇 시간씩 무리하게 하는 것보다 주 3~5회 규칙적으로 최소 3~5개월은 꾸준히 해야 체중 감량에 도움된다. 유산소 운동은 다소 힘들다고 느낄 정도로, 무산소운동은 1~3세트를 기준으로 12~15회 반복할 수 있는 정도의 강도면 무난하다. 운동시간은 30~90분이 적당하다.
시니어에게도 ‘삶의 질’이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며 남성 갱년기 치료와 함께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로 남성의 고환에서 생산되는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신체 건강, 정신 상태 등을 조절하고 성생활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나이가 들면 성생활이 줄어들 것이란 편견과 달리 우리나라 60세 이상 성인들은 활발하게 성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임상노인의학회 춘계학술대회 발표에 따르면 60~64세는 84.6%, 65~69세는 69.4%가 성생활을 하고 있다. 75~79세 58.4%, 80~84세 36.8%도 성생활을 하고 있었다. 60대는 절반 이상, 80대 노인도 20~30%는 성생활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성생활에 주요 역할을 하는 테스토스테론은 30대 전후부터 해마다 약 1%씩 감소해, 50~70대 남성의 약 30~50%는 정상치를 밑돌고 있다. 테스토스테론이 정상치 밑으로 떨어지면 남성 갱년기의 원인이 된다. 또 성욕 감퇴와 발기력 저하, 복부 비만, 근육량과 근력 감소, 사정량 감소, 성관계 지속기간 감소 등 여러 어려움을 겪는다.
그렇다면 줄어드는 테스토스테론을 관리하고 즐거운 성생활에 도움을 주는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약물 복용보다 특정 음식을 섭취해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식어버린 부부관계를 다시 뜨겁게 만들어 줄 ‘성호르몬에 좋은 음식’을 알아봤다.
◆마늘
마늘에는 ‘알리신’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다. 이 알리신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남성 호르몬과 다른 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키고 성 기능을 향상시킨다. 또 혈관 내 노폐물 제거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정력을 강화하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며 피로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굴
굴은 남성의 정력에 좋은 대표적인 식품이다. 굴에는 칼슘과 철분, 아연 같이 몸에 좋은 영양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이 중 아연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아연이 많이 든 음식에는 게와 새우 같은 해산물과 콩, 호박씨가 있다.
◆아스파라거스
아스파라거스에는 엽산과 포타슘, 비타민 E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특히 비타민 E는 테스토스테론을 비롯한 성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킨다. 올리브 오일과 아스파라거스를 함께 구워 먹으면 지방과 함께 섭취돼 몸에 비타민 E를 더 잘 흡수시킬 수 있다. 아스파라거스는 모양이 남성 성기와 닮아 외국에서는 정력제로 꽤 유명하다.
◆양파
미국 정신과 전문의 마 나이두 박사의 저서 ‘미라클 브레인 푸드’에 따르면 양파는 고환 세포의 산화질소 생성을 증가시켜 혈관을 확장하고 발기부전을 개선한다. 혈당도 낮춰 테스토스테론 생성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아보카도
아보카도는 성호르몬 생성에 꼭 필요한 물질인 ‘붕소’가 가장 풍부한 식자재 중 하나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붕소를 3mg만 섭취해도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향상된다고 한다. 이는 대략 아보카도 두 컵 정도 분량이다.
◆복분자
복분자는 ‘복분자를 먹으면 소변 줄기가 세져 요강이 엎어진다’는 말이 있을 만큼 정력에 좋은 음식으로 꼽힌다. 전북대 수의과대학 연구팀이 진행한 동물실험에 따르면 실험 쥐에 복분자를 투여한 결과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대조군 대비 16.1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음식 외에도 호르몬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려면 바른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 근력 운동을 하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아지고, 여성호르몬이 생성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식습관 교정도 필수다. 패스트푸드와 버터 등에 들어 있는 포화지방산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감소시키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
또 술과 담배, 스트레스는 호르몬 분비를 방해하기 때문에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면을 통해 호르몬 균형을 맞추는 것도 필요하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호르몬 관리는 인생 후반기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호르몬을 잘 관리하면 건강은 물론 삶의 질도 높일 수 있다.
본격적으로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소변’으로 불편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50대 중년 주부 A 씨는 최근 소변이 자주 마렵고 소변을 볼 때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지난해 이맘 때도 같은 증상으로 고생한 경험이 있다. “아, 또 방광염이구나.” A 씨는 단박에 알아챘다. 방광염은 날씨가 더워지고 몸이 좀 피곤하다 싶으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여름철 불청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방광염 환자가 166만1839명이었는데,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7월부터 상승해 8월에 22만5018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중 여성이 90.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연령대로는 50대 20.5%, 60대 16%, 40대 15.8% 순으로 중년층에서 가장 많이 발병했다.
여름철 불청객, 방광염이 뭐지?
방광염은 이름 그대로 방광에 염증이 생기는 질병이다. 요로계의 해부학적, 기능적 이상 없이 방광 점막이나 점막 아래 조직에 세균 또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염증이 발생한다.
방광염 증상은 대부분 소변과 관련돼 있다.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 강하고 갑작스러운 요의를 느끼면서 소변이 마려우면 참을 수 없는 느낌의 ‘요절박’, 배뇨 후에도 덜 본 것 같은 느낌의 ‘잔뇨감’,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 같은 증상이다. 배뇨 시 통증 역시 방광염 증상 중 하나다.
방광염의 원인은?
방광염은 보통 대장균에 의해 발병한다. 원인균 80% 이상이 대장균이다. 이 외에 포도상구균과 장구균, 협막간균, 변형균 등도 급성 방광염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세균 자체의 독성, 개개인의 세균에 대한 저항력, 요로계의 해부학적ㆍ기능적 상태에 따라 다르게 발생한다.
여름철에 방광염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덥고 습한 날씨 탓에 세균 번식이 활발해져서다.
전문가들은 방광염의 가장 큰 원인으로 ‘면역력 감소’를 꼽는다. 박종진 성애병원 비뇨의학과 전문의는 “방광염은 감기처럼 찾아오는 질병”이라며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면역력이 떨어질 때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중년 여성에게 자주 발병하는 이유는?
여성은 남성에 비해 요도 길이가 짧아 세균이 방광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또 요도 입구과 질과 회음부, 항문과 가까워 대장균으로 인해 방광염 증상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방광염은 여성의 감기라고 여겨질 정도로 여성에게서 흔히 발생한다.
특히 폐경기를 맞이한 중년 여성은 방광염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폐경기에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떨어지되면 질 점막의 산도가 무너지고 건조해질 수 있다. 이는 곧 방어력 저하에 따른 방광염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또 갱년기 장애에 따른 체력 저하, 과도한 스트레스, 심리적 불안, 피로도 방광염 발병에 영향을 준다.
방광염 치료 방법은?
방광염 치료는 보통 항생제 복용과 같은 간단한 방법으로 이뤄진다. 대체로 3~5일 정도 치료를 하면 된다. 다만 만성 방광염은 장기간 항생제 투여를 고려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만성 방광염의 유발 요인을 찾아 이를 제거하거나 교정해야 한다.
치료를 시작했으나 2주 동안 나아지지 않는다면 세균에 대한 항생제 감수성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여성도 비뇨기과에?
여성은 방광염 증상을 느낄 때, 비뇨기과보다는 산부인과에 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비뇨기과 진료는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의식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50대 주부 A 씨 역시 방광염이 찾아올 때마다 비뇨기과에 가는 것이 불편해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본다.
이에 대해 박 전문의는 “여성은 산부인과에서 방광염 진료를 봐도 괜찮다”며 “다만 방광염이 자주 발생하는 만성 방광염은 방광에 큰 문제가 있는지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으니 비뇨기과에서 정확하게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방광염, 예방할 수 있나?
방광염은 일상 속 습관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수분을 충분하게 섭취하면, 체내 세균이 몸 밖으로 자주 배출되므로 방광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 소변이 마려울 때 참지 않고 바로 보는 것이 좋다. 배뇨·배변 후에는 앞에서 뒤로 세척을 해야 한다. 면 소재 속옷을 입는 것이 좋고, 꽉 끼는 하의는 피해야 한다. 성관계 후 소변을 보는 것도 권장한다. 폐경기 이후의 여성은 여성 호르몬 보충도 하나의 예방책이다.
그럼에도 박 전문의는 “방광염은 면역력이 떨어질 때 가장 많이 발생하는 감기와 비슷하다”고 강조하며 “잘 먹고 잘 자고 스트레스를 줄여 개인 컨디션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무리 날씨가 더워지고, 폐경기로 방광 기능이 약해져도 결국은 면역력 감소가 방광염 발병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덥고 지치는 환경일수록 면역력을 유지하기 위해 건강한 식사를 챙기고, 충분하게 휴식하며,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갱년기는 흔히 여성 문제로 치부된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간 중년 남성 사이에서 우울증이 급증하며,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갱년기는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며, 중년 남성의 경우 우울증을 방치하다가 병을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어 더욱 유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자살예방에 대한 통합적 정보를 제공하는 ‘2021 자살예방백서’를 5일 발간했다. 이 백서는 2019년 자살현황 및 우리나라 자해·자살 시도 현황과 OECD 회원국 자살 통계를 담았다.
2019년 우리나라 자살률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해 80세 이상(67.4명)이 가장 높았다. 하지만 자살사망자 수는 50대가 2837명으로 가장 많았다. 성별로는 남자가 70.5%로 여자 29.5%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2017년 기준 10만 명 당 23.0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고, OECD 평균인 11.2명보다 2.1배 높았다.
남자들의 자살률이 여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50대 중년 남성의 우울증을 꼽는다. 중년 남성 우울증은 2008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2017년 발표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50대 남성 우울증 환자는 2008년 이후 2016년까지 꾸준히 증가했고, 연간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남성 환자 중 50~60대 환자가 전체에서 34%를 차지했다.
중년 남성 우울증, 원인은?
남성 갱년기는 40대 이후부터 서서히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떨어지면서 주로 50~65세쯤 여러 징후를 보이며 나타난다. 이때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분비가 함께 감소하면서 우울증이 유발된다.
이러한 신체적 요인과 더불어 환경 요인도 중년 남성의 우울감을 심화시킨다. 중년 남성은 은퇴를 전후로, 노후 대책 우려와 가족 부양 부담이 겹치는 등 경제적인 문제로 인한 심리적 압박을 크게 느낀다. 이것이 우울증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2015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50대 남성은 걱정거리를 묻는 질문에 노후생활과 자녀교육, 일자리 등을 많이 꼽았다. 자신의 일자리 유지와 노후생활을 장담하지 못하는 가운데 높은 주거비, 자녀교육과 부모부양 등을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들이 취업난으로 갈수록 독립이 늦어지는 20대와 30대를 부양하는 부모 세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방과 치료 방안은?
1. 직업을 가져라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의 연구에 따르면 직업이 있는 50세 이상 중·장년층은 주부 또는 실직자보다 우울할 확률이 48%~6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적절한 직업 활동 같은 ‘활동적인 노화(active ageing)’ 과정을 거치면 우울증으로 인한 질병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다.
2. 사람들과 교류하라
전문가들은 직업이 없더라도 개인의 의지와 노력으로 얼마든지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정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혼자 있는 것은 우울증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우울증을 극복하려면 사람들과 교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니던 직장에서 은퇴하고 정기적인 활동이 없을 경우 사회적 고립이 심화되고 우울증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억지로라도 친목활동, 가족모임 등을 자주 가지면서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3. 신체를 움직이는 취미활동을 하라
어떤 종류건 본인이 하고 싶은 취미활동을 찾아야 한다. 특히 신체를 움직이는 활동을 동반한 취미를 가질 경우, 떨어지는 체력도 향상시키고 기분 전환도 꾀할 수 있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동호회를 만들어 취미활동을 하면 더 좋다. 그동안 똑같이 유지하고 반복하던 일상과 생활습관에 변화를 줘, 건강한 생활리듬을 되찾을 수 있다.
이러한 개인의 노력 뿐 아니라 중년의 우울증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인 제도도 필요하다. 50세 이상 시니어들이 기존의 직업 활동을 지속하거나 새로운 사회활동을 시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허휴정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남성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에 자신과 주변 사람들도 모르는 사이에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며 “혼자 견디려고 하기보다 가능하다면 가까운 사람과 솔직하게 나누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Exhibition
◇기후미술관: 우리 집의 생애
일정 8월 8일까지 장소 서울시립미술관
환경보호가 전 세계의 과제로 당면한 가운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전시가 열렸다. 모든 생태계의 집인 지구, 인간이 거주하는 건축물, 새와 곤충의 서식지 등 세 개의 집을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해 그 안에서 벌어진 참혹한 환경오염을 이야기한다. 이상 기후로 집단 고사한 침엽수, 아사한 동물, 남·북극의 해빙 등 죽어가는 지구의 모습을 실제 고사목과 박제 동물, 영상 등으로 선보이며, 아파트를 짓고 부수는 과정에서 생산 및 폐기되는 사물을 작품으로 재해석한다. 전시실뿐 아니라 마당, 로비, 건물 외벽 등 여러 곳을 전시 장소로 활용해 미술관 전체를 인간을 둘러싼 환경처럼 보이도록 했으며, 특히 옥상에는 서식지를 잃은 새와 곤충의 보금자리를 설치해 전시 일정과 무관하게 올가을까지 남겨둔다. 기후위기에 대한 전시지만 그 자체가 탄소 배출 행위라는 모순을 고려해, 전시 준비 과정에서도 폐기물과 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재사용과 재활용을 생활화했다. 배우 박진희가 국문 오디오 가이드 녹음에 참여해 진심 어린 목소리로 인류가 직면한 현실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나무 인형의 비밀 - 체코 마리오네트
일정 8월 29일까지 장소 서울역사박물관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지구 반대편 국가 체코의 전통문화를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전시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렸다. 체코의 흐루딤인형극박물관과 협력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체코 인형극을 중심으로 156점의 인형과 무대 배경, 실황 영상 등을 다채롭게 선보인다. 18세기 유랑극단에서 출발한 체코 인형극은 라디오나 TV가 없던 시절 도시 간 소식을 전달하며 민족의식을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전시는 이 같은 기원을 시작으로 인형극 부흥기를 맞은 20세기 초중반, 다양한 인형극장이 탄생한 20세기 후반까지 인형극의 발전을 연대기적 구성으로 살펴본다. 또한 단순히 역사를 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오감을 만족시키는 체험존을 마련해 전시장을 찾은 어린이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체코에서 직접 공수해온 마리오네트 인형과 손가락 인형, 음향 장비 등을 통해 인형극을 재현해볼 수 있으며, 유랑극단이 타고 다니던 마차에 들어가 가까이 감상할 수 있다. 가족 단위로 방문하기 좋아 여름방학이 시작된 손주와 함께 방문하면 더 즐거운 추억을 남길 수 있다.
● Book
◇영혼을 품다, 히말라야 (박경이 저·도트북)
남들이 가지 않은 길에 용감하게 오르는 이들이 있다. 바로 고산 등반가다. 이들은 동상에 걸려 손가락을 자르고, 때로는 목숨을 위협받으면서도 정상을 향해 나아간다. 그 모습을 보면 죽음을 무릅쓰면서까지 산을 오르는 이유가 궁금해질 때도 있다. ‘왜 산을 오르는가?’ 어쩌면 산을 사랑하는 모든 산악인에게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 여성 산악가 박경이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자신의 삶으로 대신한다.
에세이 ‘영혼을 품다, 히말라야’는 고산 등반가의 삶과 철학을 저자가 ‘죽음의 지대’ 히말라야 고산에 직접 오르며 만난 이들의 이야기로 현장감 넘치게 풀어낸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는 극한의 자연환경에서 자기 존재의 참된 의미를 사유하고, 자신을 포함해 편견과 차별이란 또 다른 산을 넘어야 했던 세계 여러 여성 산악인의 고충을 담담히 반추한다.
책은 단순히 감상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산 등반을 떠나려는 이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흥미롭게 알려준다. 셰르파와 루트 개척, 베이스캠프 생활 등 기본 상식부터 트레킹 준비물, 고산병 극복 방법 등 실전에 필요한 정보까지 한데 담아 등반 의욕을 고취한다.
그녀의 이야기는 “죽으러 산에 가지는 않지만 죽을 걸 알면서도 산을 오른다”는 많은 고산 등반가의 마음을 대변한다. 관중도 심판도 없지만 반칙하지 않고 정직하게 산을 오르는 이들의 삶을 간접 체험하다 보면 서문에서 던졌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이 풀린다. 등산의 진정한 묘미는 정상이란 결과보다 자신을 믿으며 한 발씩 나아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인생이란 산을 탈 때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말이다
◇시가 인생을 가르쳐 준다 (나태주 엮·앤드)
‘풀꽃시인’ 나태주가 한국 시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역작을 갈무리해 엮었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국민 시 ‘엄마야 누나야’부터 조지훈의 희귀 시 ‘병에게’까지 총 125편이 담겼다.
◇킵 샤프 (산제이 굽타 저·니들북)
나이가 들어도 인지 기능을 총명하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소개한다. 뇌에 관한 오해와 진실, 구체적인 12주 프로그램을 통해 막연하게 느껴지는 뇌 건강 영역을 실용적으로 접근한다.
◇바람이 내 등을 떠미네 (한기봉 저·디오네)
평생 세상을 뾰족하게 바라보았던 언론인 출신 저자가 평범한 중년으로 돌아와 세상살이의 단상을 덤덤하게 풀어놓는다. 짧지만 강렬한 60여 개의 글이 또래 독자에게 위로를 전한다.
● Stage
◇마리 앙투아네트
일정 7월 13일~10월 3일 장소 샤롯데씨어터 연출 로버트 요한슨
출연 김소현, 김소향, 김연지, 정유지, 민우혁, 이석훈, 이창섭, 도영 등
18세기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뮤지컬로 다시 돌아온다. 올 7월 막을 올리는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한때 고귀한 신분이었지만, 각종 오명 속에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던 그녀의 삶을 통해 진실과 정의의 의미를 조명한다. 사회의 부조리를 타파하고자 혁명을 선도했던 인물 마그리드 아르노를 중심으로 극이 전개되는 오리지널 버전과 달리, 한국 버전에서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야기에 비중을 실어 두 여인의 삶을 더욱 극적으로 대비시킨다. 특히 당대 부의 상징이었던 파리 베르사유 궁전과 빈민가 마레지구를 무대 위에 재현해 계급 간 갈등 구조를 명확히 그려낸다.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로코코 시대의 화려한 귀부인 드레스와 다채로운 가발도 재미를 높이는 포인트. 목걸이 사건, 바렌 도주 사건, 단두대 처형 등 대중에게 친숙한 사건을 위주로 재해석해 공감대를 더한다.
◇렁스
일정 9월 5일까지 장소 아트원씨어터 2관 연출 박소영
출연 이동하, 성두섭, 오의식, 이진희, 류현경, 정인지 등
매 순간 선한 의도로 행동하기 위해 고민하는 한 연인이 사랑, 환경, 출산 등의 주제로 치열하게 토론하며 ‘좋은 사람’의 정의를 찾아나가는 이야기다. 환경을 위해 아이를 갖지 않겠다는 여자와 아이를 낳아 좋은 부모가 돼야 한다는 남자의 정답 없는 갈등이 진정한 ‘선’(善)의 의미를 묻는다. 특별한 장치 없이 두 배우의 대화로만 이어지는 전개가 몰입도를 높인다.
◇비틀쥬스
일정 8월 7일까지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연출 알렉스 팀버스
출연 유준상, 정성화, 홍나현, 장민제, 김지우, 유리아 등
팀 버튼 감독의 영화를 뮤지컬화한 작품으로, 2019년 현지 초연 이후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라이선스 공연이다. 황당한 사고로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의 신혼집에 이사 온 한 가족을 쫓아내기 위해 장난꾸러기 유령 ‘비틀쥬스’와 합세해 벌어지는 이야기다. 공중부양을 하는 캐릭터와 시시각각 변하는 무대 등 마술 같은 연출이 놀이공원에 온 듯한 짜릿함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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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매력은 같은 작품을 연극, 뮤지컬 등 여러 방식으로 접하며 다양한 갈래로 해석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특히 머릿속에서 흐릿하게 상상하며 읽어나가던 고전 소설의 주인공들을 생동감 넘치는 화면으로 만나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이다. 이번 주 브라보 안방극장에서는 영화로 재탄생한 세기의 고전 명작 세 편을 소개한다. 소개하는 작품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1. 제인 에어 (Jane Eyre, 2011)
고전문학을 이야기할 때 문학계의 거장 샬롯 브론테가 쓴 ‘제인 에어’를 빼놓을 수 없다. 무성 영화 시절부터 현재까지 19세기에 쓰인 소설 중 가장 많이 영화화된 작품으로, 무려 20여 번이 넘게 재해석되었다. 조안 폰테인, 샬롯 갱스부르 등 당대 유명 여배우들이 ‘제인 에어’를 거쳐 갔으며, 그중에서도 2011년 개봉한 캐리 후쿠나 감독의 작품이 비평가들 사이 원작을 가장 잘 각색한 영화로 평가받는다. 내용은 언뜻 보면 흔한 신데렐라 스토리와 비슷하다. 19세기 귀족 사회에서 고아로 태어나 가난하게 자란 제인 에어가 손필드 저택의 가정교사로 부임하고, 저택의 주인 로체스터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다만 제인 에어는 왕자를 기다리는 신데렐라가 아닌 시대를 앞서가는 신여성의 모습에 가깝다. 불우한 환경을 탓하는 대신 자신의 힘으로 직업을 구해 자아실현을 하며, 사랑하는 남자에게 달려가 마음을 고백한다. 영화는 이 같은 제인 에어의 주체적인 삶을 한 폭의 유화처럼 서정적이고 잔잔하게 그려낸다. 몽환적인 영상미와 빅토리아 시대를 나타내는 소품, 의상 등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2. 안나 카레니나 (Anna Karenina, 2012)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안나 카레니나’도 지금껏 여러 차례 영화화되며 시대를 초월한 사랑을 받았다. 1935년 그레타 가르보, 1948년 비비안 리, 1997년 소피 마르소 등의 버전이 대표적이다. 줄거리는 원작과 같다. 중년의 정치가 남편과 결혼한 안나 카레니나가 젊은 장교 브론스키와 눈이 맞아 금단의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21세기에 재탄생한 안나 카레니나도 원작과 궤를 같이하고 있지만, 보다 과감한 연출로 차별화를 더했다. 오프닝 장면부터 한 편의 공연이 시작되는 것처럼 빨간 커튼을 들어 올린 뒤 그 안에서 인물을 등장시키고, 그 뒤에도 세트장을 활용해 장면을 부드럽게 전환한다. 그 덕에 보는 이들은 연극의 관객이 된 듯 인물의 움직임을 따라가며 집중하게 된다. 작품의 줄거리만 놓고 보면 그저 그런 치정극으로 느낄 수 있지만, 극히 보수적이었던 당대의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면 전통과 규범 대신 사랑과 욕망을 택한 안나 카레니나의 삶이 그 자체로 놀랍게 다가온다. 조 라이트 감독의 말 그대로 ‘극적인’ 연출과 키이라 나이틀리의 매혹적인 연기가 몰입도를 더한다.
3. 오만과 편견 (Pride & Prejudice, 2005)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을 읽은 이들은 다아시가 고전문학 사상 손꼽힐 정도로 매력적인 주인공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그러나 1995년과 2005년, 작품이 각각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진 후부터는 어떤 다아시가 더욱 매력적인 지에 대해 팽팽한 설전이 벌어진다. BBC 드라마 주인공이었던 콜린 퍼스와 영화에서 다아시를 맡은 매튜 맥퍼딘 모두 활자로 묘사된 다아시의 오만함을 완벽하게 재현해냈기 때문이다. 오만과 편견은 18세기 영국 사교 파티에서 만난 엘리자베스와 다아시가 첫눈에 반하지만, 서로에 대한 오해로 다가서지 못하고 사랑의 줄다리기를 하는 내용이다. 재해석된 작품들은 모두 원작을 기반으로 하되 드라마는 인물들의 감정을 긴 호흡으로, 영화는 압축적이지만 강렬하게 그려낸다. 예컨대 영화에서는 남녀 간 사랑이 시작될 때의 감정을 무도회 장면으로 간결하게 담아내면서도, 성적인 긴장감은 증폭시킨다. 콜린 퍼스와 매튜 맥퍼딘 중 어떤 이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누구든 잠들어 있던 연애 세포를 깨워줄 것임은 분명하다. 콜린 퍼스 버전의 ‘오만과 편견’은 왓차에서 감상할 수 있다.
몸과 마음이 물에 젖은 솜처럼 푹 가라앉은 날에는 잔잔한 영화 한 편이 위로될 때가 있다. 그중에서도 일본 영화는 특유의 따뜻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로 ‘힐링영화’ 목록에 종종 언급되곤 한다. 따뜻한 봄이 찾아왔지만 변함없는 일상에 울적함을 느낀다면 맥주 한 캔과 넷플릭스로 가볍게 기분전환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번 주 브라보 안방극장에서는 지친 하루에 위로 한 스푼을 더해주는 일본 영화 세 편을 소개한다. 소개하는 작품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1. 카모메 식당 (Kamome Diner, 2006)
가라앉은 기분을 끌어올리는 가장 간단한 방법 중 하나는 맛있는 밥 한 끼로 위장을 든든하게 채우는 것이다. 맛있는 식사를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면, ‘카모메 식당’에서 사치에(고바야시 사토미)가 내오는 소박하지만 정성스러운 한 상으로 대리만족을 해보자. 사치에는 핀란드 헬싱키에서 작은 일식당을 운영하는 평범한 여성이다. 그녀가 선보이는 메뉴는 매실장아찌를 넣은 일본식 주먹밥. 타국의 낯선 메뉴에 식당은 파리만 날리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고 부지런히 음식을 만들며 자신에게 집중한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을 무렵, 일본문화에 관심이 많은 핀란드 청년 토미(자코 니에미)가 식당의 첫 손님으로 방문하고, 그 뒤 각자의 사연을 지닌 손님들이 하나 둘 이곳을 찾는다. 달그락달그락 요리하고 머리를 맞대며 식사하는 장면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화지만, 지루하기는커녕 그 속에서 오고 가는 인물들의 대화와 공감, 위로가 마음의 허기를 달랜다. 러닝타임 100분 동안 느긋하게 휴식을 취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2.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Rent-a-Cat, 2012)
‘카모메 식당’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은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에서도 사람과 사회를 향한 그녀만의 따뜻한 시선을 이어간다. 고양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애묘인 사요코(이치카와 미카코)가 외로운 사람들에게 고양이를 빌려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길어진 독거 생활로 대화 나눌 상대 하나 없는 사요코 역시 그녀가 찾는 ‘외로운 사람’ 중 한 명이지만, 그때마다 귀여운 고양이들이 그녀의 곁을 지킨다. 영화는 사요코와 만나는 손님을 하나둘 보여주며 에피소드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죽음을 앞두고 홀로 살아가는 할머니, 가족과 떨어져 타지에서 지내는 중년 남성, 하루 종일 적막한 사무실에 갇혀 일만 하는 회사원 등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이다. 사요코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소통하며 자신의 외로움도 조금씩 채워나간다. ‘카모메 식당’에서는 주먹밥이 이웃 간의 정을 나누는 매개체가 되었다면, 이 영화에서는 고양이가 그 역할을 한다. 극적인 서사는 없지만, 군중 속 고독을 느끼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외로움을 잔잔히 어루만져주는 작품이다.
3. 원더풀 라이프 (Wonderful Life, 1998)
기차역 안 대합실처럼 보이는 곳에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기차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는 듯 보이지만 이곳은 삶과 죽음을 잇는 ‘림보’다. 림보에 머무는 망자들은 일주일 안에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기억을 고르고, 오직 그 기억만을 간직한 채 천국으로 향해야 한다. ‘원더풀 라이프’는 이 같은 독특한 설정으로 다양한 인물들의 사연을 그려내며 삶의 진리를 담담하게 깨닫도록 한다. 선택의 갈림길에 선 망자들은 저마다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고심 끝에 소중한 기억을 고백하는 이들도 있는 반면 선택을 번복하는 인물도 나온다. 하지만 그들이 떠올린 장면은 대부분 인생에 몇 안 되는 엄청난 이벤트가 아닌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한 일상의 작은 순간들이다. 옷깃 스치듯 지나 보낸 날들이 돌아섰을 때 평생의 기억으로 자리하게 된 것이다. 영화는 반복되는 인터뷰 형식을 취하며 계속해서 같은 메시지를 던진다. 당신의 인생에 소중한 기억은 무엇인가? 영원히 머물고픈 순간이 존재하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고민해보는 것만으로 우리의 하루는 한층 더 ‘원더풀’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