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좋고 농작물도 직접 심어보고 싶은데, 도시를 떠나고 싶지 않다면? 방법이 있다. 중장년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도시농업관리사’가 되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다른 말로 ‘도시농부’라고 표현된다. 도시농업관리사가 정확히 어떤 직업이고, 은퇴 후 직업으로 삼기 좋은 이유는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봤다.
먼저, 도시농업에 대해 알아보자. 도시와 농업의 합성어로, 도시의 다양한 공간을 활용한 농사 행위를 말한다. 집 마당이나 베란다에서 텃밭 가꾸는 것부터 취미 생활로 농원을 구입 또는 임차하는 것까지 모두 해당한다.
도시농업관리사는 도시민의 도시농업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도시농업 관련 해설, 교육, 지도 및 기술을 보급하는 사람을 말한다. 도시농업 참여자는 2020년 기준 약 185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인 2010년에 비해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도시농업관리사의 전망은 밝다. 100세 인생 시대에 친환경 유기농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도시농업이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도시농업관리사에 대해서도 단순 취미 활동이 아닌 어린이 정서 함양, 치유 등의 전문성이 강조된 직업으로 보고 있다.
도시농업관리사 되는 길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증은 도시농업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제도로 2017년 도입됐다. 도시와 농촌이 함께 발전하고, 농업 관련 전문인력의 직업 능력 개발과 기술인력의 사회적 지위 향상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도시농업관리사는 ①도시농업 전문과정(80시간)을 이수한 후 ②도시농업 관련 국가기술자격증 9종 중 1종 이상 소지하면 취득할 수 있다. 9종의 관련 자격증은 농화학·시설원예·원예·유기농업·종자·화훼장식·식물보호·조경 또는 자연생태 복원 분야 기능사 이상이다.
도시농업 전문과정은 80시간 이상 이수해야 한다. 이론 40시간, 실습 40시간으로 구성됐다. 교육과정은 총 9개로 도시농업 이해, 도시농업 기반 조성, 도시농업 기술, 친환경 농사와 안전한 농산물 생산, 도시농업 교육 프로그램 개발, 도시농업 관련 법, 도시농업 리더십, 프로그램 평가로 진행된다.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을 취득한 후에는 전국 주말농장, 도시농업공원 등의 관리인력, 어린이·청소년 대상 학교 텃밭 운영 강사, 사회복지시설 텃밭 관리 및 원예치료 강사, 도시농업지원센터 교수 등으로 일할 수 있다.
특히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도시농업 교육을 실시할 경우 인원 40명당 반드시 도시농업관리사 1명 이상 배치해야 하므로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 유리하다.
중장년층에게 추천하는 이유
은퇴자들은 도시의 삶에 지쳤고 자연 속에서 살고 싶다며 귀농·귀촌을 꿈꾸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귀농·귀촌의 단점은 인적 네트워크가 단절된다는 점이다. 도시농부는 집을 떠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관계가 단절될 걱정이 없다.
보통 도시농부 유형은 ①집에서 텃밭이나 농장으로 출퇴근하는 도시농부 ②주말형 도시농부(평일에는 직장에 다니고 주말에만 농장을 운영하는 경우) ③평일형 도시농부(평일에는 혼자 농장에 가 있고, 주말에는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보내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도시농부의 단점은 부부 간에 농장 운영에 대해 의견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TV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에도 가족이 있지만 혼자 산속에서 사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한다. 아내의 반대 속에 홀로 도시농부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고된 농사일을 홀로 하다 보면 외로움이 가중될 수 있다.
은퇴 후 도시농부로 살고 있는 홍전기 씨는 “나는 아내와 같이 도시농부가 됐고, 아내가 파주 농장으로 자주 와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그런데 보통 여성분들은 시골에 가는 자체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화장실도 불편하고, 일도 힘들고, 심심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부가 서로 얘기를 많이 해서 타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을 전했다.
이처럼 도시농업관리사 자격증 취득 후 남성은 직접 농사를 짓고, 여성은 아이들이나 지역주민에게 농사 방법을 알려주는 강사 일을 많이 한다. 50대 이상 여성은 아이들을 양육한 경험이 있어 일에 잘 적응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수입도 초반에는 적지만, 여러 곳으로 강의를 다니면 괜찮은 편이라고.
강사로 활동하는 한 시니어는 “유치원 아이들 한테는 쉽게 심고 만질 수 있는 농작물을 알려주려 하고, 초중학교 학생들한테는 환경과 기후까지 생각해서 수업을 한다”고 눈높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보람도 많이 느끼고 자존감도 높아졌다”라고 전했다.
모두가 도시농부
농림축산식품부가 도시민의 농사 체험에 대한 관심에 부응하고자 2015년 만든 포털 사이트, 누구나 쉽게 관련 정보를 한눈에 보고 활용할 수 있다. 도시농업과 도시농업관리사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www.modunong.or.kr)
인생이라는 여행길에 오른 우리는 항상 또 다른 여행을 꿈꾼다. ‘한 번쯤 제주에서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살고 있는 곳이 아닌, 나를 환기해줄 수 있는 새로운 환경에 호기심이 향한다. 그러나 무작정 제주행 비행기에 올라탔다간 상상과는 다른 생활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진정한 제주를 느끼고, 다시 일상을 버틸 인내를 얻고 싶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생활 관광의 형태인 ‘한달살기’는 낯선 지역에서 먹거리, 볼거리를 즐기고 현지인과 교류하는 기회를 가지며 그 장소를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환상의 섬이라 불리는 제주도는 국내에서 한달살기에 적합한 지역으로 중장년층에게 주목받고 있다. 언어가 달라 버벅거릴 일도 없고, 갑자기 생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지 않아도 돼서다. 해변의 반짝이는 몽돌들, 아기자기하게 이어진 돌담, 솟아오른 야자나무 등 천혜의 자연이 펼쳐져 있어 해외에 온 것 같은 기분은 덤이다.
‘진짜 나’를 찾기 위한 쉼
51세 이정은 씨는 지난 5월, 큰딸의 권유로 제주 애월읍에서 한달살기를 시작했다. 젊은 시절부터 부산에서 자녀 셋을 키우며 직장 생활을 병행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자신의 삶은 없어지고 아이들의 엄마, 직장인이라는 자격만 남아 있었다. “어느 날 하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정말 잘 모르겠더라고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죠. 남편,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건 지금 바로 읊을 수 있어요. 내가 아니라 타인 속에서 살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주도에 도착한 순간, 머리 아픈 일상과 복잡한 감정들이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마음이 안정되니 풀 한 포기, 흙 한 줌이 생생하게 느껴져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는 셈이죠.”
단박에 떠나올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정말 내가 집에 없어도 될까?’ 싶은 마음에서다. 그러나 오히려 자녀들도 서로를 살피고 집안일을 분담하며 책임감을 가질 기회가 됐다. 그때야 이 씨는 모든 게 혼자만의 집착이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불안하기도 해요. 그래서 제주 정도의 위치가 좋아요. 떠나온 느낌은 나지만 정말 급한 일이 있다면 육지로 다시 돌아갈 수 있으니까요. 해외는 당장 돌아오려 해도 밟아야 할 절차가 있잖아요.”
그의 제주살이는 한 달짜리지만, 이 시간을 촘촘히 보낸 덕에 앞으로의 일상을 위한 원동력이 생겼다. “제 나이가 되면 내려놓을 용기가 필요해요. 직업, 가족, 인간관계 등 이제껏 일궈놓은 일들이 다 자존심과 직결되는데, 은퇴하면 한 번에 뚝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거든요. 제주에 와서 내려가기 위한 계단을 하나씩 만들고 있는 것 같아요. 내가 다치지 않게요.”
새로운 친구와 함께하는 취미
제주도는 골퍼들에게도 사랑받는 지역이다. 골프장 주변으로 펼쳐진 오름과 손에 닿을 듯한 한라산이 안온하기 그지없다. 57세 한효진 씨 역시 골프를 즐기기 위해 제주로 한달살기를 왔다. 골프는 혼자 즐기기엔 한계가 있는지라 제주를 방문한 골퍼들이 모이는 온라인 카페나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했다.
“골프장 동행을 구하는 글이 올라오면 댓글이 엄청 빨리 달려요. 아무래도 골프는 비슷한 실력을 갖춘 또래와 제일 편하게 칠 수 있을 것 같아서, 올라온 글을 보고 저랑 맞겠다 싶으면 연락하죠. 덕분에 공감대가 잘 맞아서 즐거워요. 한 게임 즐기고 점심도 같이 먹으면서 새로운 사람들이랑 교류하는 재미가 쏠쏠해요.”
여가 시간에는 가까운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고, 카페에 들어가 차 한잔 마시며 공상에 잠긴다. “혼자 오름을 오르다가 다른 사람들과 한두 마디 나누거나, 조용히 비자림을 걸으며 나무 향을 맡는 일은 마음에 안정을 줘요. 해외는 시간을 알차게 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기는데, 제주는 아무래도 국내라 다시 오면 된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편히 먹게 돼요.”
환상만 품었다간, ‘글쎄’
제주도에서 항상 환상적인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유명인들의 제주 생활이 세간에 아름답게 비춰지다 보니 제주 생활 자체가 인생 후반부의 로망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만일 한달살기, 더 나아가 제주로의 이주를 단순히 불편하고 벗어나고픈 과거로부터의 탈피라고만 생각한다면 해피 엔딩은 장담할 수 없다.
제주도는 섬이기 때문에 마트, 학교, 학원, 편의시설이 모두 제주 도심에 몰려 있다. 특히 외곽으로 조금만 벗어나면 병원을 찾기 힘들다. 큰 사고가 나거나 병에 걸렸을 때 의료 혜택을 이용하려면 50분 이상 이동해야 한다. 따라서 멋진 자연환경만 생각하고 너무 외진 곳으로 들어가면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불편한 대중교통, 비싼 난방비, 추가로 붙는 택배비 등도 생활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반복되면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다.
제주도는 분명 인생 후반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낭만적인 장소임은 틀림없다. 제주에 살아보기를 계획하고 있다면, 현실을 보고 그에 맞는 생활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단점을 감내하는 만큼 그 속살을 진정으로 느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장성식, 박영순 부부의 제주 한달살기 tip
장성식(55), 박영순(54) 부부는 서울 강북구 미아동에서 초밥집을 26년째 운영하고 있다. 자영업 특성상 쉬는 날이 정해져 있지 않다 보니 마음은 지쳐가고, 체력은 바닥이 났다. 재충전이 필요하다고 느낄 즈음, 우연히 인터넷에서 한달살기를 알게 됐다. 평소 자연 친화적인 삶을 추구하는 편인 데다 나이가 들고 자녀들이 독립하면 도시에 사는 게 맞는지 고민을 많이 하던 참이었다. 하지만 연고도 없는 제주에 무작정 이주하는 것은 위험한 모험이기에 일단 한 달간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계획 과정에서 가장 고심했던 요소는 단연 ‘숙소’다. 구체적으로는 도심을 벗어나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가, 숙소 호스트와의 소통은 원활한가 등을 고려해 서귀포의 ‘아라민박’에 자리 잡았다. 부부는 한달살기를 하면서 어떤 것을 느꼈을까?
성향에 맞는 숙소 찾기는 필수
“사람마다 좋아하는 여행 스타일이 다르고, 지내고 싶어 하는 숙소가 달라요. 저희 부부는 제주 이주를 고려하고 있어서 실제로 제주에 살고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었어요. 또 현지 분들만 알고 계신 좋은 장소나 식당도 공유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죠.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고 숙소를 정해서인지 운명처럼 다정한 분들을 만났어요. 사장님이 여행 관련 정보를 많이 알고 계셔서 그것만 참고해도 한 달이 훌쩍 가버릴 것 같네요.”
‘무조건 관광’의 한계
“유명한 관광지를 쫓아다니기엔 한계가 있어요. 그런 곳은 사람도 많은 데다 입장료도 꽤 비싸죠. 그건 저희가 원하는 온전한 쉼이 아니기도 하고요. 부부끼리 왔지만, 한 달이 짧은 시간은 아니다 보니 처음엔 즐겁게 지내도 갈수록 무료해질지도 모르죠.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충분히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봐요. 어렵게 낸 시간인데, 의미 없이 흘러간다면 슬프잖아요.”
배차 시간이 긴 대중교통
“서울은 보통 10분 내로 대중교통을 탈 수 있어요. 오히려 자가용이 불편할 때도 있죠. 하지만 제주는 달라요. 자가용이 없으면 바로바로 이동이 힘들고, 대중교통은 항상 시간을 맞춰야 해요. 중간에 환승하게 되면 더 복잡해지죠. 그래서인지 요즘은 자차 탁송도 많이들 하시더라고요.”
부담스러운 식비
“한 달 동안 매일 밥을 사 먹을 수는 없잖아요. 제주도 물가가 만만찮으니까요. 저희는 준비해둔 각종 식재료로 해 먹는 경우가 많아요. 조미료는 숙소에 구비돼 있는지 확인해보고, 소분해서 챙겨오는 게 좋아요. 하루 식비를 일정 금액 정해두는 것도 방법이죠. 게다가 도심에서 벗어날수록 식당이 빨리 문을 닫기 때문에 일정을 잘 조율해야 해요.”
올해 6월 일본 대표 여성 시니어 매거진 ‘하쿠메쿠’(ハルメク)는 호세이대학 대학원 정책 창조 연구과와 공동으로 ‘시니어 여성의 행복에 관한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사태와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개인의 가치관이 흔들리고, 행복의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에 시니어 여성에게 행복이란 무엇이고, 그들은 얼마나 행복하다고 느끼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일본 시니어 여성(50~84세, 507명 대상)의 행복도는 10점 만점에 7.77점으로, 일본인 평균보다 1.73점 높게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비교한 자료를 살펴보면 50대는 7.67점, 60대는 7.81점, 70대 이상에서는 7.80점이었다. 50대의 경우 60~70대와 비교해 행복도의 평균이 약간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배우자의 유무와 건강 상태, 취미 활동 수도 행복도에 영향을 미쳤다. 먼저, 배우자가 있는 시니어 여성(7.92점)은 배우자가 없는 시니어 여성(7.25점)보다 행복도가 근소하게 높았다. 또, 이들 세대는 몸과 마음의 건강, 즉 심신이 건강이 행복도와 비례하여 나타났고, 취미활동의 수 또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열심히 임하고 있는 취미 활동 수’에 대한 물음에서 4개 이상이라 답한 이들의 행복도는 평균을 웃돌았지만, 그 이하라고 답한 경우 행복도는 평균에 못 미쳤다.
취미 활동 수 평균은 6.06개였는데, 구체적인 활동을 묻는 질문에는 1위 건강을 위한 운동(51.9%), 2위 독서(46.0%), 3위 원예 가드닝(39.1%) 순으로 답했다. 주목할 점은 배우자가 없음에도 열심히 임하고 있는 취미 활동 수가 4개 이상인 이들의 경우 행복도의 평균이 평균치와 동등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즉, 배우자가 없더라도 스스로 활발히 일상에 임하고 취미 활동을 할 때 행복도가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언제 행복을 느끼느냐’는 질문에는 ‘맛있는 것을 먹고 있을 때’(68.8%)라는 응답이 1위였다. 2위는 ‘지식이 깊어지거나 새로 얻었을 때’(60.4%), 3위는 ‘취미 활동을 할 때’(60.0%) 등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연령대별 자세한 의견을 들어보면 50대는 ‘아이와 보내거나 아이의 행복을 느낄 때’, 60대는 ‘남편과 TV 또는 동영상을 보며 대화를 할 때’, ‘손자와 소통하거나 성장을 바라볼 때’, 70대는 ‘과거의 인생이나 추억을 되돌아볼 때’ 행복하다고 응답했다. 전반적으로는 ‘친구와 즐겁게 지낼 때’가 행복하다는 의견도 다수였다.
연구를 진행한 하쿠메쿠 연구소의 우메즈 유키에(梅津 順江) 소장은 “일본 시니어 여성의 행복을 형성하는 요소는 돈과 건강만이 아니었다. 가족(남편 포함)의 존재, 열심히 할 수 있는 취미와 활동, 손주나 친구와 보내는 시간, 맛있는 식사, 지식을 얻는 순간 등도 영향을 주고 있다. 즉 많은 인연과 관계 짓고 있다면 행복하다는 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더불어 “이러한 관계는 ‘타인과 나’, ‘돈과 시간’, ‘사회와 가정’, ‘놀이와 배움’, ‘과거와 현재와 미래’ 등의 관계성으로 확장할 수 있다. 이러한 관계가 균형 있게 연결된 상태가 시니어 행복과 일상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시니어 여성의 행복도는?
그렇다면 한국 시니어 여성의 행복도는 어떠할까? 지난해 국회미래연구원이 발표한 ‘2021년 한국인의 행복조사 및 한국인의 미래 가치관 연구 심층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연령대가 높을수록 행복도가 낮아지는 경향을 나타냈다. 세대별 현재 행복도(5점 만점)는 Z세대가 3.63점으로 가장 높았고, M세대(3.56점), X세대(3.45점), 베이비붐세대(3.32점) 순이었다. 주목할 점은 남녀로 나눴을 때의 행복도의 차이다. 해당 조사 결과 베이비붐세대를 제외한 전 세대에서 남성보다 여성의 행복도가 높게 나타났다(베이비붐세대 행복도 남성 3.35점, 여성 3.29점). 즉 전 연령대에서 가장 행복점수가 낮은 것은 시니어 여성이라는 것. 일본과는 상이한 결과다.
한편 일본과 마찬가지로 배우자 유무에 대한 결과에서 베이비붐세대는 기혼 또는 동거 상태인 경우(3.39점) 행복도가 더 높았다(미혼 2.87점, 사별·이혼·별거 3.01점). 아울러 베이비붐세대에게 현재 행복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가족관계가 45.8%로 1위, 이어 건강이 32.3%로 2위를 차지했다. 일본 여성 시니어의 사례와 같이 가족 관계가 좋을수록 건강한 상태일수록 행복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해당 보고서 연구자는 분석 자료에서 “기성세대의 주관적 행복 요인 관련해, 사회적 신뢰가 높을수록, 사회적 관계에 대한 인식이 양호할수록 행복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재 주관적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응답할수록, 나의 미래에 대해 개인의 노력과 선택이 중요하다고 응답할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을수록, 10년 후 나의 행복도를 높게 평가할수록 행복감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고 해석했다.
일본 자료 출처=하쿠메쿠 연구소 보고서 'ハルメク 生きかた上手研究所調べ'
“떡 빚는 성악가 신동주입니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떡집을 운영 중인 신동주(58) 씨는 인생을 즐기면서 살고 있다. 떡집 사장이면서 취미 생활로 아마추어 성악가로 활동하고 있어 자신을 ‘떡 빚는 성악가’라고 말한다. 그가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떡집 사장으로 안착하기까지의 과정은 파란만장했다.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신동주 씨는 대기업 홍보실에서 10년 가까이 일했다. 이후 외식 사업에 여러 번 도전했지만 잘 안 됐다. 한국은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 그는 자녀들을 데리고 필리핀으로 떠났다. 홈스테이를 운영하면서 한국 학생을 돌보는 일을 했다. 그 기간이 또 10년을 넘었다.
신동주 씨는 “영어도 좋아하고 요리도 좋아했기 때문에 나에게 딱 맞는 일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여유 있고 행복한 시절이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신 씨는 귀국 후 보험회사에서 3년간 근무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터지는 바람에 사람을 만날 수 없었고 영업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또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다시 백수가 됐을 때 매제가 신동주 씨에게 한국폴리텍대학 외식조리과 신중년 특화과정을 추천했다.
그렇게 지난해 한국폴리텍대학 학생이 된 신동주 씨. 요리를 워낙 좋아하는 그는 교육을 즐겁게 들었다. 신 씨는 어렸을 때부터 요리의 재미를 느꼈다고 한다. 방앗간을 운영하신 부모님의 영향도 컸다. 그는 하교 후 친구들과 뛰어노는 대신 부엌에서 이것저것 만들어봤다고. 떡은 물론 고구마도 굽고, 도넛도 튀겨보고, 요리책을 보며 카스텔라, 머랭 쿠키를 만든 적도 있다고.
운도 따른 덕에 자격증 취득 과정도 크게 어렵지 않았다. 그는 “실기시험을 한 번에 통과했다. 비빔밥과 무생채로 시험을 봤다. 제가 칼질을 참 잘하는데 자신 있는 메뉴가 시험에 나온 것이다. 돌이켜봐도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신동주 씨는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 취득 후 폴리텍대학에서 추천해준 식당에서 일했다. 그러나 적응하지 못했고, 현재의 떡집을 찾았다. 집에서 가까워서였다. 지난해 가을부터 직원으로 일하다가 6개월 뒤 사장의 권유로 떡집을 인수했다. 신 씨는 부모님도 방앗간을 운영했던 터라 떡집 사장이 된 것을 운명이라고 느낀다.
그렇다면 떡을 만들 때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이 도움이 됐을까. 신동주 씨는 “많은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이어 “한식 요리를 모르는 상태에서 떡을 만들면 배운 대로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한식의 냉장 숙성을 배운 덕분에 떡에 응용할 수 있었다. 그런 실험을 통해 음식 맛의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것이다. 숙성법을 활용해 더욱 쫄깃하고 부드러운 떡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신동주 씨는 마지막으로 동년배들에게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고 외쳤다. 창업 시장의 과열로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는 “대신 어딘가에 들어가서 경험해보기를 추천한다. 청소를 하든지 아르바이트를 하든지 뭐든지 해라”라고 덧붙였다.
“저도 이제 나이가 60세에 가깝잖아요.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나이를 많이 먹었다고 힘들어해요. 제 친구 같은 분들에게 괜히 늙었다고 착각하지 말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아직 창창할 때니까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마음껏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제발, 막걸리 한 병 사서 산에 가지 말아요! 다른 할 일 많잖아요!”
은퇴 후 재취업을 하고자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하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특히 취미나 관심사를 살려서 직업으로 발전시키기도 하는데,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은 이와 관련 있다고 할 수 있다. ‘2020년 국가기술자격 통계 연보’에 따르면 한식조리기능사는 50대가 가장 많이 취득한 자격증 2위에 올랐다. 특히 여성은 살림 경력으로 요리에 자신 있는 경우가 많아, 50대 여성이 가장 선호하는 자격증 1위를 차지했다.
한식조리기능사는 한국 산업인력공단에서 시행하는 한식조리기능사 시험에 합격해 그 자격을 취득한 자를 말한다. 전문 조리사가 되기 위한 첫걸음인 기능사 등급의 자격증으로 응시 자격에 제한이 없다. 상위 자격증으로 한식조리산업기사와 조리기능장이 있다.
한식조리기능사는 한식 메뉴 계획에 따라 식재료를 선정해 구입하고 검수하며, 구입한 재료를 영양학적으로 저장·관리하는 작업을 한다. 또한 맛과 영양을 고려해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음식을 조리하고, 조리 기구와 시설을 관리하며 유지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자격증 취득 후 일반음식점부터 레스토랑(호텔 포함), 학교·회사·병원 등의 집단급식소 등에서 조리사로 일할 수 있다. 다만 전문 레스토랑에서는 전문대학 이상 조리 관련 학과 졸업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중장년층이 취업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중장년층은 보통 집단급식소에서 일하는 편이다.
특히 학교 급식소에서 일하면 퇴근 시간이 빠르고, 방학 기간에 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조리사 자체가 업체 간, 지역 간 이동이 많은 편이고 고용과 임금이 안정적이지는 못한 편이라는 아쉬움도 있다. 경력을 쌓고 조리 전문가로 인정받으면 그때부터 높은 수익과 직업적 안정성을 보장받는다.
결과적으로 한식조리기능사는 돈을 많이 벌겠다는 목적보다는 요리할 때 즐거움을 느끼고 시간을 유연하게 쓰고 싶은 중장년층에게 추천하는 직업이다.
한 번에 필기·실기 합격 드물어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은 보통 취득 과정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알고 보면 만만히 볼 수 없는 자격증이다. 시험 과정이 꽤 까다롭다. 필기와 실기시험을 한 번에 합격하는 수험생이 많지 않다.
먼저 필기시험은 쉬운 편이 맞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2021년 한식조리기능사 필기시험 합격률은 44.9%였다. 약 50%에 가까운 합격률이다. 제한 시간 1시간 동안 사지선다형 60문제를 풀어야 하고, 60점 이상 맞으면 합격이다.
시험 과목은 한식재료관리, 음식조리 및 위생관리다. 문제집 한 권을 사서 2~3주 정도 시간을 투자해 공부하면 무리 없이 합격할 수 있다.
실기시험 합격률은 2021년 기준 34.5%에 불과하다. 시험을 한 번에 통과하는 경우가 적고, 2수, 3수생이 흔하다고 알려졌다. 필기시험의 유효기간인 2년 내에 실기시험 재응시가 가능하다.
실기시험은 한식 메뉴 31개 중 2개가 랜덤으로 출제된다. 약 70분 동안 주어진 재료로 조리해야 한다. 심사관 2명이 요리의 전 과정을 지켜보면서 평가하기 때문에 긴장하기 쉽다.
실기시험은 절대평가제다. 요리 2가지를 각 45점으로 평가하고 위생 상태 평가가 10점으로 총 100점 만점이다. 심사관 2명의 점수가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이다. 심사관 2명에게 합격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더욱 까다롭게 느껴진다. 예를 들어 A 심사관은 70점을 줬는데, B 심사관은 40점을 주면 평균 55점이 되어 불합격이다.
실기시험 시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수험생은 조리 도구를 지참해서 시험장에 가야 한다. 그와 관련해 조리도 제대로 못 해보고 실격 처리당해 불합격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대표적으로 ① 위생복, 위생모, 앞치마, 마스크 중 한 가지라도 착용하지 않은 경우 ② 지정된 수험자 지참 준비물 이외에 조리 기구를 사용한 경우가 있다.
따라서 한식조리기능사 위생 상태 및 안전관리에 관한 세부 기준을 반드시 확인하고, 위생복, 위생모, 앞치마, 마스크와 지참이 허용된 조리 도구만 실기시험장에 갖고 가야 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면보와 행주 색상을 흰색으로 통일했다고 하니 더욱 유의하자.
중장년층을 위한 한식조리기능사 교육 훈련소가 많다. 각 지자체 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대부분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 취득 과정을 제공한다. 비슷하게는 급식조리사 양성 교육과정을 운영하기도 한다. 급식조리사 양성 교육과정에서도 한식조리기능사 자격증 취득을 추천한다.
실제로 대구여성인력개발센터는 지난해까지는 급식조리사 양성 교육과정을 진행했으나 올해부터는 한식조리기능사 양성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자격증 취득과 함께 취·창업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기시험 종목 31가지
한식기초조리실무 재료 썰기
밥·죽·면류 콩나물밥, 비빔밥, 장국죽
탕·찌개류 완자탕, 두부젓국찌개, 생선찌개
조림·볶음·초류 두부조림, 홍합초, 오징어볶음
전·적류 생선전, 육원전, 표고전, 풋고추전,
지짐누름적, 화양적 ,섭산적
구이류 너비아니구이, 제육구이, 북어구이,
생선양념구이, 더덕구이
생채·잡채류 무생채, 도라지생채, 더덕생채, 겨자채, 잡채, 탕평채, 칠절판
회류 육회, 미나리강회
국비 지원 교육과정 많아
중장년을 위한 대표적인 교육기관으로 고용노동부 산하의 국책 특수 대학 한국폴리텍대학을 꼽을 수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강서캠퍼스의 외식조리과에서는 신중년 특화과정 교육을 운영한다. 4개월 과정으로 전액 국비 지원된다.
교수진은 한은주 외식조리학과장을 비롯해 20년 이상의 현장 경험을 쌓은 전문가들이다. 교수진은 현장 적응력을 갖춘 창의적 조리 전문인 양성을 목표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은주 학과장은 “교육과정이 빡빡하다고 느껴 힘들어하는 분들도 꽤 있다. 실전, 현장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집중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은 조리 원리, 한식 조리 실습과 함께 실무 양식 조리 실습, 바리스타 실습, 베이커리 실습, 재취업 컨설팅 등이 이뤄진다. 전현진 교수는 “요즘 한식 트렌드는 재해석, 퓨전이다. 그래서 한식과 함께 바리스타, 베이커리 수업도 하고 있다. 밀키트를 개발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퓨전 요리 교육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상과 달리 교육생의 남녀 성비는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실기시험에서 남성은 요리해본 경험이 적기 때문에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반면 여성은 살림을 하며 요리해본 경험이 많은데, 이는 장점이자 단점이다. 시험을 치를 때 공식을 따라야 하는데 몸에 밴 습관, 조리 방법이 튀어나와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더불어 자격증 취득 후 여성은 단체급식소나 어린이집, 남성은 외식업체로 주로 취업이 이뤄진다고 한다. 한은주 학과장은 교육생이 취업 혹은 창업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지만 신중년의 전망은 밝다고 강조했다.
한 학과장은 “요즘은 젊은 사람도 요리 쪽 일에 관심을 많이 갖지만, 워라밸을 중요하게 여겨서 정작 일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일을 시작해도 금방 그만두거나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 업주 입장에서는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려운데 고용 리스크까지 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신중년은 과거 오랜 시간을 근무한 경험이 있고, 오버타임도 이해해주시는 편이다. 그것을 문화적·관습적으로 체득하고 있다. 그래서 업주분들이 점점 나이 드신 분들을 선호하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장기간 사회적 스트레스가 면역 체계를 노화시키며, 암, 심장병 및 코로나19 와 같은 전염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보도했다.
서던 캘리포니아대학교 에릭 클로팩 박사 연구팀은 50세 이상 미국인 5700명을 대상으로 혈액의 면역 세포 수와 스트레스의 상호관계를 알아보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에게 직업 스트레스, 만성스트레스, 일상 차별, 연령차별 등 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에 대한 경험을 질문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 수준이 높을수록 면역 체계를 노화 시킬 수 있다고 밝혀졌다.
연구팀은 “흡연이나 음주 같은 행동을 통제했을 때 면역 노화와의 연관성 중 일부가 사라지거나 줄었다”며 “면역 세포 노화를 예방하려면 건강에 해로운 습관을 염두에 두고 억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해당 연구를 통해 외상 및 차별 등의 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이 기대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도출할 수 있다”며 “다만 면역 체계를 젊어지게 하는 것에 대해 많은 연구가 있지만, 아직까지 과학은 노화를 거스르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한 번 쇠퇴하면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즉, 면역 체계의 노화를 조금이나마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차단, 생활습관 개선 등 그에 따른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는 얘기다. 뉴욕의 심리 치료사 르네 에디는 “모든 사람이 스트레스의 영향을 다르게 받기 때문에 이를 처리하는 방식도 다를 수 있다”며 “자신에게 기쁨을 주거나 사회적으로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영역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는 취미 생활을 즐기거나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거나, 가능하면 직장이나 소셜 미디어와 분리하는 일상을 의미한다.
아울러 직장에서든, 사회생활에서든, 집에서든 매일 사회적 스트레스 요인을 경험한다면 이를 어떻게 억제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가령 친구의 정치적 견해를 듣는 것이 괴롭게 느껴진다면, 그 친구와의 만남을 피하는 등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을 파악하고 이를 통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식습관 개선 역시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완화하려면 세로토닌 생성을 높이고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는 비타민 B와 C, 마그네슘, 엽산 등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식품이 도움이 된다. 미국은퇴자협회(AARP)에서 추천하는 대표적인 스트레스 완화 식품으로는 고구마, 시금치, 노란 피망, 브로콜리, 아몬드, 비트, 아보카도 등이 있다.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이하 취업지원센터)가 예비 사회적기업 코액터스와 ‘워라벨 시니어 드라이버’ 일자리 창출 협약을 맺었다. 본 협약을 통해 취업지원센터와 코엑터스는 시니어 일자리에 걸맞은 직무 설계 및 일자리 연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워라벨 시니어 드라이버’는 영업 부담과 주말 근무 없이 주 4일제로 일하는 완전월급제 형태로, 동종 업계에서는 최초 사례다. 실 근무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여유 없이 고된 업무보다는 취미와 여가를 함께 즐기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work-life balance)을 선호하는 중장년에게는 안성맞춤인 일자리로 볼 수 있다.
취업지원센터 관계자는 “시니어 맞춤 근무 조건이라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면 이러한 시간제 일자리에 시도해보길 권한다”며 “업계에서는 비용과 효율성 측면에서 아직은 시기상조라 판단하지만, 일과 삶의 균형을 더 중요시 여기는 시니어가 증가하는 만큼 시간제 일자리 역시 하나의 근무 조건으로 자리잡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취업지원센터와 코액터스는 7월 19일 시니어를 위한 채용설명회에서 해당 분야 취업에 관심 있는 중장년을 대상으로 직무조건 설명과 실제 근무지 및 차량 체험, 현직 드라이버와의 만남 등을 진행한다.
취업지원센터 희유 센터장은 “드라이버 직종을 신규 개발하려했으나 시니어에 적합한 직무 조건을 찾지 못했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주말과 저녁이 있는 워라벨 시니어 드라이버를 배출할 수 있어 기쁘다. 운전 경험 많은 시니어가 적극 지원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코액터스 송민표 대표는 “이번 협약을 통해 장애인을 비롯하여 어르신도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도록 하겠다” 밝혔다. 코엑터스는 앞서 2018년 청각장애인이 운전하는 ‘고요한택시’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으며, 관련 플랫폼인 ‘고요한M’을 운영 중이다.
‘고요한 M’ 드라이버로 지원 시 서류 평가, 면접, 운전능력 평가를 거쳐 채용 심사 과정을 거치며, 운전이 가능한 서울시 거주 만 55세 이상 시니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해당 취업에 관심 있는 구직자는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정년퇴직 후 다시 일하고 싶은데 정보를 얻기도 쉽지 않고 받아주는 곳도 많지 않은 게 현실이에요. 고양시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죠. 면접 본 곳에 꼭 합격했으면 좋겠어요.” (60대 여성 구직자)
지난 14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꽃전시장에서 ‘Bravo! 2022 고양시 중장년일자리박람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경기 고양시와 고용노동부가 공동으로 개최한 대규모 중장년일자리박람회로서, 이날 1000여 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중장년의 시민 대부분이 박람회 현장을 찾은 이유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다. 이번 행사는 온·오프라인 동시에 개최됐다. 앞서 고양시는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박람회 홈페이지에 마련된 ‘온라인 채용관’을 통해 이력서 사전 접수를 진행했다. 미처 접수하지 못한 이들은 현장에서 이력서를 작성했다.
중장년층은 온라인에 취약한 세대이기 때문에 사전접수 인원보다 현장접수 인원이 두 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관계자는 “사전 접수를 하신 분들은 미리 회사에 대해 파악하고 면접 준비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준비된 느낌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현장접수를 한 시민들은 “마트에 가다가 안내문을 보고 오게 됐다”, “평소처럼 산책하던 길에 박람회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고 우연히 들르게 됐다. 구직 활동도 하고 다양한 체험도 하게 되어서 좋다” 등 다양한 사연을 전했다.
이날 현장면접 기업은 총 29개사, 이력서 접수대행 기업은 5개사였다. LG이노텍, 쿠팡, 맥도날드 등 대기업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현장면접은 구인기업 인사담당자와 구직자의 1:1 면접으로 진행됐다. 중장년층이 대상인 박람회인 만큼 채용 직종은 생산직, 물류직이 대부분이었다.
인사담당자는 채용과 관련해 “아무래도 경력이 있거나 관련 기술을 보유한 분을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라면서 ”지원자분들의 역량이 우수해 선발에 있어 고민이 많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현장면접관에서는 특정 기업들에 지원자들이 몰리는 경향이 나타났다. 중장년층의 기업 선호 경향과 관련해서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지원자분들은 급여가 높은 업무를 선호하신다. 스케줄 근무는 주말에도 일할 가능성이 있어서 여성분들이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식품 생산직 근로자를 뽑는 ‘더채움’, ‘뜨레봄’은 지원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무역사무원을 채용하는 주식회사 ‘씨에어허브’의 인기도 뜨거웠다. 한 관계자는 “씨에어허브는 올해 처음 함께한 기업인데, 사무직을 뽑기 때문에 더욱 인기를 끈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세 회사 모두 2명을 채용한다고 했는데, 지원자는 몇 십 배에 해당했다.
반면 마을버스 운전원, 지게차 운전원 등 해당 분야의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 기업은 지원자들의 발길이 적은 편이었다. 안내문에는 경력 무관으로 적시 되어 있지만 실무 경력이 없거나 적성이 맞지 않으면 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취업클리닉관에서는 일자리 상담은 물론 이력서 작성 및 면접 기술 등에 관한 컨설팅이 시행됐다. 잡(JOB)학다식관에서는 일자리유관기관에서 진로설정을 위한 직업훈련과 기업지원정책, 생애설계 등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다.
그런가 하면, 이번 중장년일자리박람회의 차별점은 현장 면접 50%, 진로 상담 50%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은퇴 후 제2의 직업을 갖고자 하므로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기를 원하는 중장년층을 위해 이 같이 구성됐다.
특히 4차산업의 도래에 따라 미래유망일자리관이 마련됐다. 드론교육지도사, 도시농업관리사, 유튜브 크리에이터, 병원동행매니저 현직자가 참석해 시민들에게 멘토링을 해줬다.
드론교육지도사 현직자로는 위즈윙의 곽승계 대표가 참석했다. 그는 50+센터 등 드론교육지도사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중장년층도 채용 수요가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도시농업관리사는 베란다, 텃밭 등에 농작물을 심는 것도 포함되고 모두에게 열려 있는 직업이다. 9종의 국가기술자격증 중 하나를 취득하거나 도시농업전문과정을 이수하면 도시농업관리사로 인정받게 된다. 자격을 갖추는 것도 쉽고, 취미를 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기에 중장년층에게 특히 추천된다.
또한 귀농귀촌귀어관과 창업관에서는 상담과 지원제도에 대해 알려주고 성공 멘토도 이야기를 전했다. 아울러 고양시통합일자리센터의 신중장년 강사양성 프로그램을 수료한 강사스쿨 1기생들의 발표회와 일자리와 관련된 메타버스 체험 등 부대 행사도 참가자의 흥미를 끌었다.
전통주란 전통적인 양조법을 계승 및 보존해 빚는 술을 말한다. 흔히 전통주 하면 막걸리를 떠올리고, 그 외의 전통주는 쉽게 접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알고 보면 전통주의 종류는 다양하고 즐기는 방법도 천차만별이다. 전통주 시음회, 전통주 직접 만들기 등 전통주를 재미있게 즐기는 법을 알아봤다.
전통주는 ①주류 부문의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제조한 술, ②대한민국 식품명인이 제조한 술, ③농어업 경영체 또는 생산자단체가 지역 농산물을 주원료로 제조한 술(지역 특산주)을 말한다. 종류로는 막걸리(탁주), 약주, 소주, 과실주, 일반 증류주, 리큐어 등이 있다.
3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1년 주류 시장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60.3%가 최근 음용한 전통주는 막걸리였다. 모든 연령층이 막걸리를 제일 많이 마셨는데, 그중에서도 50대 남성의 68.8%, 50대 여성의 67.6%가 막걸리를 마셨다고 답했다. 50대가 마시는 전통주는 막걸리에 편중된 경향이 있다.
더불어 전통주 하면 떠오르는 것에 대해서 25~34세 여성은 ‘요즘의 주류 트렌드’, ‘정성 들여 만드는 이미지’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35~44세 남성은 예전에는 ‘저렴한 술 이미지’였다면 요새는 ‘고급 술’이라고 답했다. 즉 전통주는 트렌디하면서도 귀한 술로 평가된다고 할 수 있다.
STEP 1. 전통주와 쉽게 친해지기
맛 보며 체험하는 방법
전통주 입문 첫 단계로 전통주갤러리부터 찾아가는 것을 추천한다. 한국 전통주의 맛과 멋, 문화적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설립한 전통주 홍보 공간이다. 지난 4월 강남에서 북촌으로 이전했다.
전통주갤러리는 방문객이 연간 10만여 명에 이른다. 이곳에서는 다섯 주종(탁주, 약주, 증류주, 과실주, 기타 주류)의 500여 가지 전통주를 상설 전시한다. 우리술품평회 수상작, 찾아가는 양조장 제품, 대한민국 식품명인 술 제품, 품질인증 제품, 새롭게 소개되는 전통주 등이 포함된다. 더불어 월별 추천주, 계절별 우리술 등 다양한 특별기획전과 특별시음회를 운영한다.
전통주 시음회 중장년에게 ‘인기’
특히 전통주갤러리에서는 매일 상설시음회를 개최한다. 전문가가 선정한 이달의 술 5종을 무료로 시음할 수 있다. 매일 7차례 상설시음회가 진행되는데(2회는 영어로 운영), 한 회당 최대 6명이 함께한다. 소요 시간은 20~30분이다. 네이버 예약을 통해 신청 가능하다.
전통주 소믈리에가 시음회를 진행하며, 전통주 5종을 친절하게 소개한다. 각 전통주의 맛과 향, 특징은 물론 탄생 배경이나 얽힌 이야기도 들려준다. 전통주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어도 설명을 재밌게 들을 수 있다.
또 참석자 모두는 태블릿PC를 지원받아 각 술의 당도, 산미, 향, 색 농도 등을 평가하는 시음 노트를 작성한다. 시음하면서 ‘당도가 높다’, ‘산미가 강하다’ 등을 음미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집중도가 높아진다.
남선희 전통주갤러리 관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잠시 중단됐다가 4월부터 다시 시음회를 열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참여하시는 분들의 연령층은 다양하다. 사실 온라인 예약이 어르신들께는 어려운 일 같지만 생각보다 어르신의 참여율도 높다. 비율로 따지면 50대 이상 참여율은 15%에 이른다”고 했다.
그렇다면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전통주는 무엇일까. 남 관장은 “아무래도 막걸리에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에 탁주를 즐기시는 것 같다. 요즘 나오는 탁주는 도수가 6%에서 12%로 맛도 도수도 다양하다. 그래도 역시 어르신은 전통적인 막걸리의 맛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진짜 술맛을 선호하는 분들은 고도주의 증류주를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남선희 관장은 “예전에 비해 전통주의 종류와 맛, 그리고 개성이 다양해졌다”면서 우리술에 변화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2000종이 넘는 우리술이 유통된다고. 그러면서 “우리술은 알고 마시면 더욱 맛있다”며 양조장 투어나 와이너리 방문 등의 여행을 추천했다.
전통주는 현재 국내외로 관심을 끌고 있는데, 이러한 역사는 2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2006년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 속 여주인공 한예슬이 막걸리를 많이 마신 것이 계기가 돼 해외에서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남 관장은 “저는 우리술의 장점이자 단점이 로컬화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땅도 넓고 쌀도 많이 생산되기 때문에 막걸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충분히 조성됐다. 10년 후에는 미국 현지에서 만든 막걸리를 먹는 날이 오지 않을까”라면서 전통주의 세계화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STEP 2. 전통주 직접 만들어 먹자!
전통주를 어떻게 만든단 말인가. 엄두가 안 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전통주는 쌀, 누룩, 물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술이다. 전통주의 출발점 역시 ‘가양주’(家釀酒, 집에서 빚어 만드는 술)다.
일가일주, 즉 집집마다 빚던 독특한 술 문화의 다양성이 일제강점기 수탈과 주세법 등의 영향을 받아 사라졌으나, 이를 계승·발전시키려는 국가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전통주갤러리뿐만 아니라 전통주 교육기관이 늘고 있다.
전통주 교육기관
전통주 교육과 관련된 사업은 2012년부터 시작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현재 ‘우리술 전문인력 양성기관’ 6곳과 ‘우리술 교육훈련기관’ 16곳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교육생에게는 국비 지원을 해준다.
우리술 전문인력 양성기관은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12조에 따라 우리술 산업을 선도해갈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6개월 이상)하기 위한 곳이다. 양조 관련 학과나 과정이 설치된 대학 또는 전문 연구소가 지정 대상이다.
우리술 교육훈련기관은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라 우리술 산업의 저변 확대와 건전한 술 문화 조성을 위한 교육훈련(6개월 미만)을 실시하는 곳으로, 적절한 시설 및 인력을 갖춘 기관 또는 단체가 대상이다.
‘한국가양주연구소’는 두 조건에 모두 속한다. 한국가양주연구소는 대표적인 우리술 교육기관으로 꼽히며, 수도권 지하철 2호선 방배역에서 5분 거리다. 전통주 만드는 법을 배우는 ‘우리술 빚기’ 교육을 하고, 전문가로 거듭나는 ‘전통주 소믈리에’, ‘한국술 최고지도자’ 과정 등이 있다.
삼해소주 만들어볼까?
서울의 전통주 아카데미로 삼해소주 공방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한 교육기관은 아니지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명인의 전통주를 만들어볼 수 있다.
삼해소주의 故 김택상 명인은 2017년 전통식품명인 제69호로 지정됐다. 고려시대 이규보가 쓴 ‘동국이상국집’에 등장하는 ‘삼해(三亥)소주’ 제조 방식을 계승해온 것을 인정받았다.
삼해소주는 조선시대 사대부 사이에서 널리 음용되던 서울의 대표적인 소주다. 음력 정월 첫 돼지일(亥日) 해시(亥時)에 첫 술을 담근 다음, 36일 후 돼지일에 2차 덧술을 한다. 또 36일이 지난 후 3차 덧술을 한다. 이처럼 세 번 덧술을 쳐 술을 빚기 때문에 삼해주라는 이름이 생겼다. 술을 마시기까지 대략 100일이 걸려 백일주라고도 한다.
故 김택상 명인은 삼해소주 공방을 운영하면서 전통주를 알리고 제자 양성에 힘썼다. 고인이 떠난 후 김현종 대표가 삼해소주의 명맥을 잇고 있다. 김현종 대표 역시 아카데미 수업을 들으면서 삼해소주와 인연을 맺었다. 삼해소주 공방은 지난해 북촌에서 마포로 이전했다.
삼해소주 아카데미는 술을 만들기까지 약 5개월의 과정이 걸린다. 첫 번째 날은 밑술을 한다. 그리고 그다음 주에 와서 밑술에다 1차 덧술을 한다. 덧술은 멥쌀로 고두밥을 지어서 밑술과 같이 섞는 과정이다. 덧술을 해야 발효가 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36일이 지나면 술이 익는데 바로 마시지 않고 2차 덧술을 한다. 2차 때는 누룩과 물, 그리고 1차 때와 다르게 찹쌀이 들어간다. 3차 덧술은 2차 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한다”면서 “36일이 또 지나 숙성한다. 발효가 모두 끝난 이후에도 맑은 약주만 건져내 증류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삼해소주가 만들어지기까지 약 반년의 시간이 걸리는 것. 수강생들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지정된 날에 참석하면 된다. 김현종 대표는 반년의 시간 동안 계속해서 술이 잘 익는지 확인하고 보살펴준다.
김 대표는 “삼해소주는 굉장히 복합적인 맛이 난다”면서 “수강생들이 자신이 담근 술이 잘 익었다면서 만족할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동안 수업을 거쳐간 사람만 500명 정도 된다고 한다. 김현종 대표는 “전통주 관련 종사자가 아니라 현업이 있고 취미 생활로 수업을 듣는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요즘은 중장년층보다 20~30대 젊은이들이 수업을 많이 듣는 추세라고. 전통주 관련 사업을 계획하는 이들도 물론 있다.
김 대표는 “사실 저는 아카데미에 와서 노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들 관심 분야가 같기 때문에 금세 친해진다. 수강생끼리 모여서 술도 마시곤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에너지를 얻어 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직접 삼해소주 아카데미 수업을 지켜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수강생들, 그리고 공방 사람들한테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전통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다. 반죽을 빚고 술을 담그는 과정에 힘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고,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술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술을 즐기면서 만든다는 생각이다.
전통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다면 나이가 많다고 겁내지 말고 전통주 교육기관의 문을 두드려보자.
막걸리 키트도 있지
아직 코로나19의 여파도 있고, 많은 사람과 어울리기보다는 혼자서 여유를 즐기면서 전통주를 만들어보고 싶은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을 위해서는 집에서 간편하게 전통주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막걸리 키트를 추천한다.
대표적으로 배상면주가의 느린마을 막걸리 키트가 있다. 키트에는 쌀가루, 누룩, 효모가 들어 있다. 1일 차에 술을 담그고, 2~4일 차에 술 익히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탄산이 올라오는 것을 확인하고 하루에 한두 번씩 잘 섞어주면 된다. 5일 차에 술 거르는 과정까지 거치면 완성된다. 더불어 기호에 따라 재료를 추가해 자신만의 특별한 막걸리를 만들 수 있다.
막걸리 담다의 키트도 유명하다. 기본형부터 딸기, 바나나, 멜론까지 맛이 다양해서 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 해오름의 통곡물 현미 하우스 막걸리 키트는 물만 부어서 하루만 숙성하면 완성된다. 우리술방 막걸리 DIY도 물만 섞어주면 막걸리가 만들어진다. 막걸리 병이 고급스러워서 선물용으로 제격이다.
“네, OO반점입니다.” “짜장면 하나 하고요. 그… 음… 짜장면이랑 항상 같이 다니는 그거 있잖아요. 그게 뭐더라?” 어느 날 중국집에 배달 주문을 걸었는데, 짬뽕이라는 단어가 도무지 생각나지 않았다. 차 키를 집에 두고 나서거나, 통화하면서 휴대폰을 찾거나,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깜빡깜빡 하는 횟수가 점점 늘고 있다. 나이가 드니 건망증이 더 심해지는 건가 싶은 순간, ‘혹시… 치매 아니야?’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치매’를 떠올리면 보통 아이처럼 말하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거나, 동문서답을 하는 상황을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상태는 치매가 꽤 많이 진행됐을 때다. 평소에 쓰던 단어나 사람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등 치매가 시작되기 전부터 전조 현상이 있지만, 건망증인지 치매인지 스스로도 헷갈릴뿐더러 막상 확인하러 병원에 간다고 생각하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전국에 250여 개의 치매안심센터가 있고 데이케어센터와 같은 오프라인 인프라가 꽤 있음에도 그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다.
치매는 주관적 기억장애, 경도인지장애, 치매 순서로 진행되는데, 주관적 기억장애는 65세 이상에서 50%가 느낄 정도로 흔한 증상이며, 경도인지장애는 65세 이상의 20%가 겪는 증상이다. 그래서 인지건강관리회사 실비아헬스 남건희 매니저는 “치매를 질환이 아니라 하나의 ‘상태’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야 ‘병에 걸렸으니 나아야 한다’가 아니라 ‘내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해야겠다’고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치매는 관리를 통한 예방이 무척 중요한데, 인지 기능을 강화하는 것 만으로도 예방률이 높아진다.
‘인지’란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할지 판단하는 능력을 말한다. 치매는 이 인지 기능에 문제가 생겨서 오른쪽, 왼쪽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항상 다니던 길을 헤매거나 가족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등의 상황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상태를 말한다. 치매 환자의 8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에는 기억력이 나빠지는 속도가 무척 빠르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그 속도를 늦추는 게 관건이다. 그러려면 정기 검진을 통해 주기적으로 치매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다. 그래서 치매안심센터에서는 1년에 한 번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치매선별검사를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제공한다. 이 검사에서 치매가 의심된다는 결과가 나오면 병원으로 가서 더 심도 있는 검사를 통해 치매인지 아닌지 진단 받게 된다.
치매 예방은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 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중앙치매센터는 치매 예방 수칙 3.3.3을 강조하고 있다. 일주일에 3번 이상 걷고 생선과 채소를 골고루 먹고 부지런히 읽고 쓰는 3권, 술을 적게 마시고 담배를 피우지 않고 머리를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는 3금,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자주 소통하고 매년 치매 조기검진을 받는 3행 수칙이다. 이 중 걷기만 꾸준히 해도 수면의 질이 높아지고 우울감이 줄어드는 등 좋은 습관이 저절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관리의 중요성을 알아도 혼자 하다 보면 3개월 안에 50%는 관리를 포기한다.
이에 스스로 치매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와 인지 활동을 가르쳐야 하는 치매 케어 전문가들을 위한 교수 프로그램이 각광 받기 시작했다. 여러 서비스 중에서도 일상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치매 관리 앱과, 치매 환자를 돌보는 기관 실무자나 가족들이 활용할 수 있는 인지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인지건강관리 플랫폼 실비아헬스
나의 치매 예방 현황 “스마트폰이 관리”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인지 기능을 높이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건 알겠지만, 혼자 습관을 만들어가려니 잘 되지 않는 시니어, 인지 기능을 높이는 활동으로 뭐가 있는지 잘 모르겠는 시니어라면 ‘실비아헬스’를 이용해 관리를 시작할 수 있다.
고명진 실비아헬스 대표는 “치매 예방에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고, 건강한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그 시작”이라며 많은 중장년층이 ‘매일 쉽고 즐겁게’ 인지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실비아헬스는 ‘실비아’ 앱을 통해 생활 습관 관리, 인지 훈련 콘텐츠, 전문가 상담 세 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오늘은 무엇을 먹었는지, 얼마나 잤는지, 자면서 몇 번을 깼는지, 어떤 약을 몇 시에 먹어야 하는지 등을 스스로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다. 기록 과정 자체가 손을 움직이는 활동도 되고, 데이터가 쌓이면 이를 기반으로 전문가 상담도 진행할 수 있다. 치매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먹었다면 일주일에 몇 번 먹었는지 자동으로 기록되어 의식적으로 건강관리도 할 수 있다. 인지 훈련 콘텐츠의 경우는 기억력, 주의력, 시공간 기능, 언어 기능, 실행 기능 다섯 가지 인지 기능에 관한 프로그램을 매주 업데이트한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영역을 게임처럼 즐기며 강화할 수 있다. 12주 동안 실비아헬스를 이용한 50~70대 72명을 조사한 결과 모든 참여자의 인지 검사 결과가 유지 또는 향상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문가 상담 코너를 통해서는 치매안심센터에서 진행하는 치매선별검사를 모바일로 해볼 수 있다. 결과는 문자로 전달되는데, 각 항목별로 더 자세히 설명을 듣고 싶을 경우 전문가 상담 요청을 하면 화상 전화로 전문가가 직접 설명해준다. 이때 궁금한 점을 직접 물어볼 수 있으며, 분석 결과도 파일로 받을 수 있다. 앞으로는 처음에 기초 조사를 한 뒤 개인에게 맞는 프로그램 스케줄을 자동 추천하는 기능과, 전문가가 12주 동안 관리해주는 프로그램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12주 관리 프로그램은 지역사회 시니어 기관에서 무료로 이용하거나 또는 앱 내에서 유료로 이용할 수 있다. 더불어 질문지가 아니라 음성을 통해서 치매 위험도를 측정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적용할 예정이다.
또한 국민연금공단, 신한은행과 함께 ‘두뇌건강인재원’을 설립하고 ‘실비아 튜터’라고 불리는 강사 양성에도 나선다. 12주 관리 프로그램을 시작하기에 앞서 치매 관련 교육을 할 경우 프로그램 이수율이 더 높아진다는 걸 알게 됐다. 치매가 무엇이고, 왜 발생하며, 어떤 부분을 관리해야 하고, 어떤 활동이 어느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지 설명하면 참여자가 훨씬 더 동기부여를 받는 것이다. 특히 ‘치매 예방을 위한 관리를 하면 진행 속도를 늦춰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이 나타나기 전 생을 마감할 수 있다’는 말에 많은 시니어들이 희망을 본다. 실비아헬스는 많은 이용자들이 즐겁게 치매를 관리하며 행복하기를 바란다.
시니어 포털사이트 실버에듀넷
전문가 위한 치매 예방 교수법에서 일정까지
실버에듀넷은 시니어를 대상으로 인지 활동을 해야 하는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들을 위해 효과적인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고, 어떻게 가르치는지 안내하는 교수학습법과 활동지를 제공한다. 각종 기관에서 시니어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실무자, 집에서 치매 가족을 돌보는 보호자라면 실버에듀넷을 적극 활용해보자.
아이들은 연령대에 따른 성장 단계가 있다. 이 단계에 따른 교수학습법은 아주 많다. 그런데 노화를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인지 저하를 겪는 시니어 맞춤 교수학습법은 왜 없는 걸까? 치매 예방을 위한 인지 능력 강화는 어떻게 할 수 있는 걸까?
임민채 실버에듀넷 대표는 “불모지를 개척한다”는 마음으로 교육 개발을 하고 있다. 시니어 맞춤 교육 시장이 전무했기 때문. 시니어는 아이들처럼 연령대별로 활동 단계를 나눌 수 없다. 인지의 높고 낮음이란 개인별로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지 활동은 범위가 상당히 넓은데, ‘노래 부르며 박수치기’와 같은 단순 프로그램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그래서 당장 현장에서 필요한 교수법과 자료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누구든 쉽게 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대화 방법과 질문 내용, 활동 끌어내는 방법까지 쉽고 자세하게 만들었다. 예를 들면 ‘영화 장면 감상하기’에서 감상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장면과 관련해 본인의 과거를 회상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그 회상을 통해 인지 활동을 끌어내는 전개 방법, 활동이 끝났을 때 확인할 수 있는 학습적인 측면 등을 자세하게 안내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현장 케어 전문가들이 실버에듀넷을 찾는다.
임 대표는 “집에서 치매 어르신을 모시는 가족이 많지만 그들도 부모님과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잘 모르는데, 서로 어떤 상호작용을 하느냐에 따라 어르신들의 상태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해, 개발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케어런’이라는 시스템으로 담아냈다.
케어런은 태블릿을 활용하는 프로그램이다. 실버에듀넷 사이트에 있는 자료 중 조회수나 선호도가 높은 프로그램을 위주로 담았다. 또 매월 새로운 교육 스케줄을 제시하고, 케어런을 사용하는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직무강좌도 제공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교육법에 관한 강좌를 제공했다. 수업을 할 때 시니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미디어 학습 자료도 제공한다. 태블릿으로 함께 보고 수업을 진행할 수도 있고, TV와 같은 주변 기기와 연동해 활용할 수도 있다.
더불어 시니어를 케어하는 실무자들의 연령대도 50~60대이기 때문에 화면에 나오는 버튼 하나도 조금 더 중장년층에 최적화될 수 있도록 설계해서 만들고 있다. 현재는 태블릿에 프로그램 자체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추후에는 개인 태블릿에서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인지 장애를 겪고 있는 시니어뿐만 아니라 활동적인 액티브 시니어들도 여러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맞춤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생활, 여가, 외국어, 취미와 관련한 내용들로 구성된 ‘효학당’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