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에 대기업에서 퇴직하고 서울에 거주 중인 손병수(58세)씨가 재무상담을 의뢰해왔다. 손병수씨가 재무상담을 통해 도움 받고자 하는 내용은 매월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 현금흐름 확보 방안이다.
1. 현재 상황
손병수씨의 가족으로는 전업주부인 배우자(56세)와 출가한 딸(33세)과 작년에 취업을 하고 회사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는 아들(29세)이 있다. 퇴직 후 2년 동안 손병수씨는 재직 당시 거래처였던 중소기업에서 일을 하며 매월 200만원 정도의 수입이 있었다. 하지만 1년 전 두 번째 퇴직을 한 이후 지금까지는 별다른 수입이 없다. 첫 번째 퇴직으로 인해 발생했던 퇴직금은 일시금으로 수령해 딸 결혼자금과 아들 대학등록금으로 대부분 썼기 때문에 퇴직연금은 없는 상태다. 매월 200만원 전후로 소요되는 생활비는 1년 전부터는 실업급여와 가지고 있던 현금으로 충당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아들 결혼자금으로 1억원 정도의 지원을 예상하고 있다.
2. 재무진단
3. 제안
손병수씨가 의뢰한 매월 200만원 전후의 생활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5층 연금체계를 활용해야 한다. 5층 연금체계는 다음과 같다.
국민연금 1958년생인 손병수씨의 완전노령연금 수급가능연령은 4년 뒤인 62세부터다. 연금액은 현재 가치로 매월 110만원 정도 예상된다. 손병수씨는 조기노령연금수급이 가능한 상태이지만 여유자금이 있기 때문에 완전노령연금에 비해 12%까지 연금수령액이 삭감되는 조기노령연금을 미리 받은 받을 필요는 없다.
퇴직연금 손병수씨는 퇴직연금이 없다.
개인연금 현재 가입 중인 개인연금도 없다. 정기예금 중 1억원을 배우자 명의로 하여 일시납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업주부로 살아온 손병수씨의 부인은 본인 명의의 국민연금이 없다. 남편인 손병수씨가 사망한 후에는 유족연금 명목으로 손병수씨 명의로 받던 노령연금액의 60%를 수령하게 된다. 나이가 들면 의료비가 생활비가 될 정도로 의료비 지출이 많아진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평균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가 약 12년 정도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 손범수씨가 부인을 피보험자로 한 연금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일시납연금보험을 가입한다고 해서 반드시 가입 즉시 연금을 실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연금지급 시기를 충분히 여유 있게 설정해두고 그 이전에 자금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다시 찾아갈 수 있다. 현재 56세 여성이 1억원의 연금보험에 가입해 10년 뒤인 66세부터 연금을 개시한다면 매월 60만원 정도의 연금수령을 기대할 수 있다. 단 연금이 개시된 후 피보험자가 사망하게 되면 최초 가입금액에서 사망할 때까지 지급한 연금총액을 차감한 금액만 상속인에게 지급하는 조건이다.
주택연금 주택연금은 주택 소유자나 그 배우자가 만 60세 이상일 때 신청할 수 있다. 현재 손병수씨는 만 58세이기 때문에 주택연금에 가입하려면 2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2017년 기준으로 7억원의 주택을 종신연금 수령조건으로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60세 기준으로 매월 146만원 정도의 금액이 지급된다.
손병수씨 부부는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한 2년 후까지 현재 거주 주택을 보증금 1억원에 매월 120만원의 월세를 받는 조건으로 임대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전세 보증금 1억원과 현금 1억원을 합해 집의 규모를 줄여 서울 외곽 지역에 2년간 전세를 임차해서 살기로 했다.
직업 중장년층이 퇴직 후에 입맛에 맞는 일자리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은 일자리에 대한 눈높이다. 눈높이를 낮춰야 할 수 있는 일들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명함이 나를 설명하던 시절의 기억으로부터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손병수씨는 우선 자신의 경력을 살려 고용노동부에서 추진하는 사회공헌 일자리 사업에 지원하기로 했다. 여기서 매월 30만원 정도의 소득을 기대한다. 동시에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요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남자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기로 했다.
4. 실행
퇴직한 지 3년이 지난 손병수씨는 최근에 와서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손병수씨는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는 정부지원사업 중심의 일자리와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매월 100만원의 근로소득을 목표로 일하기로 했다. 그리고 국민연금이 나오는 시기에서 부인 명의의 개인연금을 받기 시작할 때까지는 근로시간을 줄여 매월 50만원 정도의 수입을 목표로 일을 하기로 계획을 짰다.
손성동 한국연금연구소 대표 ssdks@naver.com
“성동아, 니 연금 전문가니까 잘 알겠네. 내가 지금까지 국민연금하고 퇴직연금, 개인연금 들어놨는데. 이 정도면 노후준비 충분할까?” 필자가 친구들로부터 종종 받는 질문이다. 그럼 필자는 이렇게 되묻는다. “언제 가입했는데?” “몰라.” “월 납입금은 얼만데?” “내가 그걸 어떻게 아노.” 이렇게 나오면 답이 없다. 언제 가입했는지도 모르고 월 얼마를 납입하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노후준비가 충분한지 아닌지 어찌 알 수 있나. 아마도 이 친구는 내가 아주 용한 점쟁이라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이다. 많은 친구들이 이렇다. 가입은 한 것 같은데 가장 기본적인 내용조차 모른다. 머릿속으로 추정할 수 있는 근거도 없으니 필자로서는 조언을 해줄 도리가 없다. 아마 이런 친구들은 자신이 연금에 가입돼 있는지조차 모르거나, 가입했더라도 무슨 연금인지 모를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에서 연금이 노후준비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지는 꽤 됐다. ‘연금이 효자’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지원은커녕 돈 빼갈 궁리만 하는 자식에 비하면, 매달 꼬박꼬박 생활비를 주니 이보다 더한 효자도 없을 것이다. 연금으로부터 제대로 된 효도를 받기 위해서는 우선 연금을 잘 가꿔야 하고, 연금이 내게 줄 수 있는 효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야 한다. 그런데 연금으로부터 내가 어느 정도의 생활비를 받아낼지 아는 것이 쉽지 않다. 제도는 복잡하고, 계산은 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통합연금포털이 있기 때문이다.
통합연금포털이 뭐예요?
통합연금포털(100lifeplan.fss.or.kr)은 100세 시대를 대비해 국민들이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자신이 가입한 공적·사적 연금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금융감독원에서 운영한다. 2013년 12월에 첫 삽을 뜬 통합연금포털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 사학연금 등을 한곳에서 조회할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진화했다. 2016년 12월 27일부터는 주택연금까지 조회할 수 있으며, 2017년 중에는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도 조회할 수준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자신의 노후 예상소득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체계적으로 노후를 대비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일이다. 앞서 소개한 필자 친구처럼 자신이 어떤 연금에 어느 정도 가입하고 있는지조차 모른다면 대략 난감이다. 통합연금포털은 자신이 가입한 기관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문의해야만 정보를 알 수 있었던 기존의 답답한 현실을 디지털 시대에 맞춰 스마트하게 환골탈태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내 연금을 확인하기 위해 발품은 그만 팔고 스마트하게 알아보자.
통합연금포털은 어떻게 이용하나요?
통합연금포털에 접속하면 [그림1]과 같은 화면이 나온다. 이 포털을 이용하려면 먼저 메인 화면 오른쪽 상단의 ‘회원가입’을 클릭해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회원가입을 번거로워하거나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통합연금포털 회원가입은 매우 간단하다. ‘서비스 신청 및 이용 동의’와 ‘개인정보 입력’만 하면 끝이다. 먼저 회원가입을 클릭하면 ‘금융감독원에 본인의 연금정보 통합조회 서비스를 신청하시겠습니까?’라는 문구가 나오는데, ‘신청’을 클릭하면 ‘이용 동의’로 넘어간다. ‘모든 사항에 대하여 동의(요구)합니다’에 체크하고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한 뒤 인증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보통 다른 웹사이트들은 많은 경우 공인인증서를 요구하는데 통합연금포털에서는 공인인증서와 함께 휴대폰 인증을 허용하고 있어 편리하다. 필자는 휴대폰 인증을 통해 가입했다.
휴대폰 인증이 끝나면 개인정보 입력으로 넘어간다. 여기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설정해야 한다. 여기저기 다양한 홈페이지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가지고 있다 보면 잊어버리는 경우가 왕왕 있고, 특히 요즘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설정할 때 알파벳과 숫자, 특수문자의 조합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외우기가 더욱 어렵다. 이런 점을 감안했는지 통합연금포털은 아이디와 비밀번호 저장기능을 가지고 있다. 저장하지 않았다고 해서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아이디와 비밀번호 찾기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설정한 뒤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 몇 가지 개인정보만 입력하면 회원가입은 끝이다. 이렇게 처음 서비스를 신청하면 나의 연금정보를 조회하는 데 3일(영업일 기준) 걸린다. 이후부터는 매월 말 기준으로 연금정보가 업데이트되므로 즉시 조회할 수 있다.
나의 연금정보조회 신청을 하고 3영업일이 지난 후 통합연금포털에 접속해 로그인을 하고 [그림2]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상단 중앙에 있는 ‘내 연금조회’를 클릭하면 내가 가입돼 있는 연금의 종류와 예상연금액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내 연금조회’ 화면에서 ‘예시연금액’을 클릭하면 [그림3]처럼 표와 그래프로, 몇 세부터 수령할 수 있고 연금액은 얼마인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그냥 클릭만 하면 된다. 너무 편리하다. 이렇게 쉽게 내 연금을 조회해도 되나 싶을 정도다. 꼭 해보시라.
내가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노후 재무설계’를 클릭하면 [그림4]와 같은 화면이 뜬다. 여기에는 국민연금연구원에서 설문조사를 토대로 산출한 개인 및 부부 기준 최저·적정 노후생활비가 나온다. 이 금액과 내 연금 예상수령액을 비교해보면 나의 노후준비 정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 부족하다고 너무 상심할 필요는 없다. 노후생활비는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원하는 노후생활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연구원 자료는 어디까지나 설문조사에 바탕을 둔 평균일 뿐이다. 자신의 노후생활 비전을 구체화하는 게 우선이다. 이를 토대로 노후생활비를 재산정해볼 것을 권한다. 이때는 반드시 부부가 함께 논의하는 것이 좋다.
만약 부족하다 싶으면 아직 가입하지 않은 연금이 있는지 확인해보거나, 그 부족분을 보충하는 데 필요한 추가 납입액을 산출해볼 수도 있다. 아직 가입하지 않은 대표적인 연금은 주택연금일 것이다. 자가 소유의 주택이 있는 분이 주택연금에 가입하고, 여기에다 국민연금을 합치면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어느 정도 노후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다. 추가 납입액을 활용할 수 있는 연금에는 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인 IRP 등이 있다. 내 연금정보뿐만 아니라 가족의 연금 정보와 본인 소유의 자산 정보까지 추가하면 보다 정확한 납입액을 산출할 수 있고, 각종 연금 관련 정보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니 자신의 노후준비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궁금하신 분들은 꼭 이용하시기를 강력 추천한다.
통합연금포털에서 확인 가능한 정보는?
통합연금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사적연금과 국민연금의 차이가 조금 있다. 사적연금의 경우는 가입회사, 상품유형, 상품명, 가입일, 납입보험료, 총납입액, 적립금, 납입종료(예정)일, 납입상태, 예시연금액, 연금개시(예정)일, 연금지급종료(예정)일 등 총 12가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사적연금 가입자 중 많은 사람들이 가입 회사는 알아도 자신이 가입한 상품 유형이나 이름, 납입보험료, 지금까지 납입한 총금액, 납입종료(예정)일, 연금지급종료(예정)일 등은 거의 잘 모른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통합연금포털은 ‘나의 연금이력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에 국민연금에서는 현재 가입상태, 납부한 연금보험료, 예상 총납부보험료, 가입월수, 예상 총가입월수, 연금 기수급 여부, 예상연금월액(현재가치·최저·평균·최고), 연금개시(예정)연월 등 총 8가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예상 총납부보험료와 예상 총가입월수는 지금부터 60세가 되는 시점까지 납입한다고 가정했을 때의 보험료 총액과 가입월수를 말한다.
통합연금포털의 장점은?
첫째, 공적연금과 사적연금 정보를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연금공단을 비롯한 87개 금융회사 연금 정보를 ‘통합연금포털’에 집적해놓았기 때문이다. 이외 여러 계약사항을 통일된 기준으로 조회할 수 있게 함으로써 상품 간 비교를 해볼 수도 있다.
둘째, 체계적인 노후준비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은퇴 후 필요한 생활비에 비해 내가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연금액이 부족할 것으로 판단된다면 각 연금의 연령별 예시연금액,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추정 납입액을 기초로 노후준비를 보완하면 된다.
셋째, 수령하지 않은 연금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래전 연금저축에 가입했는데 이사를 하거나 전화번호가 바뀐 경우에는 금융회사로부터 연금 개시일 도래 사실을 통지받지 못한다. 이때 통합연금포털을 활용하면 연금종류별로 정확한 연금수령 날짜를 알 수 있다. 만약 지급받지 못한 연금이 있다면 신청한 뒤 받으면 된다.
통합연금포털을 이용할 때 유의할 점은?
첫째,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등 사적연금 정보는 가입과 동시에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내 연금 정보를 조회하는 데 거쳐야 하는 절차가 있어 최소 3영업일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적연금 정보가 한 번 집적된 뒤부터는 언제든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국민연금 정보는 로그인과 동시에 조회가 가능하다.
둘째, 국민연금의 예상연금액은 만 59세까지 가입한 경우를 가정하고 여기에다 소득 및 물가변동률 등을 감안해 산정한 추정금액임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확정된 금액이 아니라는 뜻이다. 앞으로의 가입 이력이나 소득, 물가 등에 따라 실제로 받게 되는 금액은 예상연금액과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주지해야 한다. 사적연금의 예시연금액 역시 금융회사 등이 자체적으로 계산한 금액으로, 이 금액은 향후 본인의 연금납입 여부, 실제 수익률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연금펀드의 경우 직전 3년간 납입한 연평균 납입액을 계속 납입한다는 가정하에 금융회사에서 예상연금액을 산출하는데, 납입액이 예상과 달라지면 당연히 받는 연금액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셋째, 본인이 입력한 연금 정보를 기초로 산출되는 것이므로 향후 연금납입 여부 및 규모, 개인의 경제환경 변화 및 세금 등은 고려되지 않은 금액임을 알아야 한다. 만일 본인의 연금 정보에 오류가 있는 경우에는 통합연금포털 홈페이지 내의 ‘연금정보 오류신고’ 또는 각 기관의 콜센터를 통해 문의하면 된다. 실제로 포털서비스 초기에는 신상품이나 최근 가입상품 정보가 누락되는 오류가 있었다고 하니 참고하면 된다.
>>손성동(孫盛東) 한국연금연구소 대표
삼성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연구실장,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실장 역임. 현재는 ‘한국연금연구소’ 대표로 있으면서 1인기업가를 꿈꾸고 있다. 공식블로그 ‘꿈꾸는 은퇴와 연금’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부산 동아대와 동서대에 출강하고 있다.
글 손성동 연금과 은퇴포럼 대표 ssdks@naver.com
어느 택시기사에게서 엿본 50대의 자화상
온 나라가 최순실 게이트로 들끓던 어느 날 택시를 탔다. 갑자기 불편해진 다리와 피곤한 몸에 잠깐이나마 휴식을 주기 위해서였다. 푹신한 의자에 등과 목을 기대고 편히 쉬고 있는데 기사분이 말을 걸어왔다. 눈을 감고 건성으로 대답해도 눈치 채지 못하고 계속 말을 걸어왔다. 피곤한데다 슬슬 짜증지수가 올라왔지만 어느 순간 호기심이 발동했다. 사연은 이렇다.
“제가 퇴직을 하고 마땅히 할 일이 없어 택시를 몰고 있는데, 하루 12시간 일해도 한 달에 100만원 벌기가 어려워요.”
“그래요?”
“3년 무사고면 개인택시를 신청할 수 있는데, 그걸 기다리며 참고 있습니다. 근데 그게 만만찮아요.”
동병상련인가. 기사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아무리 초보 택시기사라 해도 하루 12시간 일하고 한 달에 100만원 벌기가 힘들다니…. 일주일에 12시간 강의하고 한 달에 200만원 정도 버는 나는 그에 비하면 호사스런 퇴직자가 아닌가! 이번에는 내가 먼저 질문을 던졌다.
“하루에 몇 킬로미터 운전하세요?”
“대략 230킬로미터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교통지옥 같은 서울 시내에서 하루 230킬로미터씩 운전하는 것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정말 힘든 노동이다. 3년 무사고가 만만찮다는 것을 처음엔 수긍하지 못했지만 고개가 끄덕여졌다.
“한 달에 100만원 벌기도 힘든데 누구는 한 방에 10억, 20억, 100억을 해먹었다니 박탈감이 너무 커요.”
최순실 일당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마음의 상처가 큰 것 같았다. 3년 뒤 개인택시 신청할 날을 기다리며 힘든 나날을 참고 견뎌나가는 초보 택시기사에게 최순실 일당은 정말 못할 짓을 했구나. 저 마음의 상처는 누가 보듬어줘야 하나.
택시에서 내려 걷는 동안에도 초보 택시기사가 한 말이 내내 귓가를 맴돌았다. 무거운 발걸음 위로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고군분투하는 50대들의 자화상이 슬그머니 내려앉았다. 지금 50대는 지독한 몸살을 앓고 있다. 한창 공부할 자녀도 있는데, 구조조정의 칼바람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자신들의 노후 준비도 불확실하고, 고령의 부모님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급한 마음에 자영업에 뛰어들어보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차라리 나을 것 같은 경우가 허다하다. 100세 시대에 50대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연령대다. 50대 10년을 잘 견뎌내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노후는 크게 달라진다. 50대 10년을 잘 견뎌낸 사람은 국민연금을 기본으로 하고 부족분을 사적연금이나 다른 자산으로 보완하면서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는 반면에, 그렇지 못한 사람은 그동안 쌓아온 노후 자산에 손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진퇴양난의 길에 내몰린 50대!
연금해지의 경제학
요즘 연금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최순실 일당에겐 연금이라는 말 자체가 낯설겠지만, 일반 서민들에게 연금은 금과옥조 그 자체다. 기나긴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내느냐, 불안에 떨며 보내느냐는 연금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금과옥조 같은 연금을 깨트려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린 50대들이 많다. 필자의 이야기부터 해본다.
어느덧 1년 전의 이야기다. 갑작스레 닥친 퇴직은 나름 평온했던 필자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어버렸다. 엄청난 대지진이었다. 이로 인해 지상의 평화로운 날들은 순식간에 극도의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고 필자의 일상도 완전히 망가져버리고 말았다. 정신은 혼미해졌고, 가슴은 불구덩이로 활활 타올랐고, 두 발은 갈 길을 잃고 방황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줄기 빛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연금이었다. 연금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계속 유지해야 하나, 해지해야 하나. 한 달 보름 정도의 고민 끝에 아내를 대동하고 해지의 길에 올랐다.
해지의 길에서 자괴감이 몰려왔다. “당신은 연금 전문가라면서 이렇게 해지를 해도 돼요?” 아내의 말에 뜨끔했다. “나만 믿어.” 그 당시 뭘 믿고 아내에게 그렇게 큰소리를 쳤을까? 당시 내게 남은 유일한 길은 ‘배수의 진’이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었으므로, 살기 위해서는 무조건 앞으로 나아가야만 했다. 우선 몸을 가볍게 만드는 게 중요했다. ‘배수의 진’을 친 장수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무거운 갑옷으로 몸을 감싼다면 행동이 굼떠 적의 포로가 되거나 몇 발짝 나가지 못하고 지쳐 쓰러지고 말 것이다. 몸을 보호하기 위해 입은 갑옷 때문에 오히려 위험에 빠지는 역설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당시 내 형편은 엄청난 무게의 갑옷을 입은 것처럼 무거웠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안게 된 수억의 빚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빚을 안고서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내 몸을 꽉 쪼이며 발걸음을 무겁게 만드는 이 족쇄를 떼어내지 못하면 사즉생(死則生)의 ‘배수의 진’도 별무소용일 터! 그래서 선택한 길이 ‘연금을 죽임으로써 연금을 얻는 방법’이었다. 연금을 해지해 우선 몸을 가볍게 만든 후 난관을 돌파하고, 그 과정에서 획득한 수확물로 즉시연금을 구입한 셈이다. 나는 해지가 불가능한 국민연금을 제외한 모든 연금을 해지해버렸다.
그런데 필자와 같은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것이 문제다. 올 상반기에만 보험 해약 환급금이 사상 최대인 14.7조원을 넘어섰고, 작년 한 해의 연금저축 해지 금액은 2.5조원에 달한다. 대부분 손해를 감수하며 해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해지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필자처럼 어쩔 수 없이 모든 사적연금을 해지해야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일부만 해지하면 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흔히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을 합쳐 사적연금이라고 부른다. 개인연금에는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연금저축이 있고, 이런 혜택은 없지만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발생한 이자소득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연금보험이 있다. 연금저축의 경우 5년 이상 유지하고 만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하면 3.3~5.5%의 연금소득세만 부담하면 되지만, 중도에 해지하면 16.5%의 기타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따라서 연금저축을 중도에 해지하면 납입 원금도 건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연금보험은 다소 복잡하다. 연금보험을 중도에 해지하면 세제상 불이익을 보는 일은 거의 없지만 해지 환급금이 납입 원금보다 적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납입 원금 대비 해지 환급금의 비율을 의미하는 해지 환급률은 어느 보험사 상품이냐, 적용 이율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다. 공시이율형 연금보험의 해지 환급률이 납입 원금의 100%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공시이율형 연금보험이 대략 7년, 최저이율보증형 연금보험이 10년 정도다.
퇴직연금은 근무기간과 최종 3개월간의 평균 임금에 의해 급여가 결정되는 확정급여형, 적립금의 운용 수익률에 따라 급여가 결정되는 확정기여형, 이직할 때 적립금을 계속 쌓아가는 계정인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 나뉜다. 퇴직연금 적립금을 연금으로 인출할 경우에는 나이에 따라 3~5%의 연금소득세를 적용받지만, 일시금으로 인출할 경우에는 퇴직금에 해당하는 금액은 퇴직소득세를, 근로자 자신의 불입금이나 운용 수익에 해당하는 금액은 기타소득세(16.5%)를 적용받는다. 연분연승법이 적용되는 퇴직소득세는 계산이 복잡하지만 가입해 있는 퇴직연금사업자에게 문의하면 알 수 있다.
이처럼 각각의 연금은 세제가 다르고 세부 내용으로 들어가면 더욱 다르다. 따라서 개인 사정으로 연금 해지를 고려할 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첫째,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고민하자. 일분일초가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해지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 연금은 한 번 해지하면 해지 이전의 상태로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둘째, 해지가 아닌 다른 방법은 없는지 살펴보자. 납입액이 부담스러워 해지를 결심한 경우라면 해지보다는 납입 중단을, 자금이 필요해 해지를 결심한 경우라면 중도인출 후 추가납입이나 담보대출 등의 방법을 먼저 생각해보자. 중도인출 후 추가납입은 연금보험 가입자가 자금 필요시 해약 환급금 범위 내에서 중도인출하고 나중에 추가납입으로 인출액을 보충할 수 있는 제도를, 담보대출은 퇴직연금 적립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제도를 말한다.
셋째, 해지를 해야 할 경우에는 손해율을 따져보고 손해율이 적은 것부터 해지하자. 개인이 손해율을 계산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각자 가입해 있는 금융회사에 문의하면 된다.
가교연금 만들기
지금까지 빚 때문에 고민이 많은 50대의 연금술에 대해 살펴봤다. 이른바 연금해지의 경제학이다. 인생 100세 시대의 50대는 매우 중요한 시기다. ‘50대 10년의 강’을 무사히 잘 건너는 사람은 안정적인 노후를 보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50대에 연금을 무턱대고 해지해버리면 노후에 가택연금당하기 십상이다. 50대 연금술의 핵심은 죽을 때까지 연금에서 소득이 창출되도록 만드는 일이다. 어떻게 하면 될까?
빚 규모가 미미하거나 없는 50대 중에 퇴직으로 인해 생활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 그동안 적지 않은 돈을 벌었지만 자녀교육과 내 집 마련, 부모님 봉양 등으로 수중에 남은 돈이 별로 없는 50대들이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이 나올 때까지 생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일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소득이 적더라도 제2의 일자리를 찾고 가교연금을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는 가교연금에 대해서만 살펴보겠다.
먼저 국민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나이를 확인하고, 지금부터 그 나이까지 안정적인 소득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가입해 있는 개인연금이 있다면 수령 방법으로 수급기간이 정해져 있는 확정연금형을 선택하면 된다. 이 방법으로도 생활비를 마련하기 힘들다면 퇴직할 때 받은 퇴직 급여를 활용해 부족한 생활비를 보충할 수 있도록 확정연금형 즉시연금이나 인출형 예금상품, 월지급식 펀드 등에 가입한다. 고정적인 수입을 보장하는 즉시연금과 인출형 예금상품과 달리 월지급식 펀드는 수입이 일정하지 못하거나 예상보다 일찍 수입이 중단되는 일이 생길수도 있지만 적극적인 운용을 통해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으므로 각자의 위험 성향이나 처한 상황에 따라 적합한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가교연금을 구축하고도 남은 퇴직 급여가 있다면 국민연금 수급 연령에 도달했을 때 종신지급형 즉시연금에 가입해 부족한 국민연금 급여 수준을 보완하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에는 개인형 퇴직연금에 넣어두고 계속 운용할 필요가 있다. 이때는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낮은 수준의 이율에 만족하지 말고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적극적인 운용을 통해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퇴직 급여를 가교연금 만들기에 다 써버린 50대라고 불안에 떨 필요는 없다. 집이 있다면 60세 이후에 주택연금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신연금 만들기
50대 중에는 생활비가 전혀 문제가 안 되는 사람들도 있다. 50대 후반의 A씨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임원까지 지내다 지금은 가교직업(bridge job) 형태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A씨의 고민은 자녀의 결혼이다. 최근 직장에 다니는 아들이 A씨의 재산 상태에 관심을 가지며 눈치를 살피기에, 결국 A씨는 두 자녀에게 결혼자금으로 거액을 떼어주기로 결심했다. 그러고 나니 A씨 부부의 노후생활 자금이 빠듯해질 것 같더란다. 더 이상의 재산을 자식에게 빼앗길 수는 없다고 결심한 A씨는 비상자금을 제외한 금융자산은 모두 즉시연금으로, 집은 주택연금으로 활용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 손성동(孫盛東) 연금과 은퇴포럼 대표
삼성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 미래에셋퇴직연금연구소 연구실장,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실장 역임. 현재는 ‘연금과 은퇴포럼 대표’로 있으면서 1인기업가를 꿈꾸고 있다. 공식블로그 ‘꿈꾸는 은퇴와 연금’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부산 동아대와 동서대에 출강하고 있다.
혼자 살기 때문에 생활에 문제가 생겼을 때 가족에게 기대기도 쉽지 않다. ‘최고의 은퇴 준비는 은퇴하지 않는 것’이라는 말처럼, 노후소득 준비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가능한 한 계속 근로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시니어가 소득활동을 완전히 그만두는 시기는 평균 71세로, 40~50대에 일단 은퇴하더라도 자의든 타의든 일을 계속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수입은 예전처럼 높지 않고, 건강 문제 등으로 언제까지나 계속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은퇴 후에도 생활 수준 유지를 위해 원활한 소득 발생과 갑작스러운 목돈 지출을 막는 자산관리가 중요하다. 은퇴 전후에 있는 싱글들을 위한 실질적인 자산관리 방법을 알아봤다.
정하나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
연금은 노후소득이 꾸준히 발생하도록 돕는 대표적인 수단이다. 평균연령이 82세로 늘어난 지금, 50대에 은퇴해도 30여 년의 긴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문제는 현재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은퇴한 5070 시니어에게는 충분한 연금을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다. 젊은 시절에는 노후 준비를 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 자체가 부족했다. 1970년의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61.9세, 1988년에는 70.3세에 불과했다. 2000년대 이후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가 사회의 화두로 떠올랐지만, 자녀교육비 등이 우선순위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현재 고령자의 연금은 생활비를 대체하기에 역부족이다. 통계청의 5월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55~79세 고령층의 연금수령액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등을 모두 합해 월 평균 51만원에 불과하다. 싱글은 연금 부족 문제가 더 크다. 부부에 비해 받는 연금이 절반밖에 안 되는데 월세, 광열비 등 고정지출 때문에 생활비는 절반보다 높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이 5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표준생활을 위한 1인가구의 적정 노후생활비는 월 142만원으로, 부부 기준 225만원의 63% 수준이다.
연금을 늘리기 위한 두 가지 단기 처방
좋은 소식은 지금이라도 연금수령액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20~30대와 달리 적립시간이 짧기 때문에, 소액 장기적립이 아닌 목돈을 활용해야 한다. 소중히 모아온 자산을 활용하는 것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그러한 자산이 단기에 바닥나지 않도록 현명하게 활용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첫 번째는 지금 살고 있는 집을 활용해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방법이다. 현재의 5070 시니어들은 급격한 경제성장기 부동산시장의 높은 성장을 경험한 세대로, 자산이 부동산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혼자 사는 데 주택이 무슨 소용이냐며 집을 팔고 전·월세로 변경하는 싱글 시니어도 많지만, 살아왔던 거주지 근처에서 이사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사는 것은 노후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 고령자가 보유한 9억원 이하 주택을 담보로 매월 연금을 받는 역모기지 상품이다. 주택연금의 수령액은 주택 가격과 집주인의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만 60세인 1956년생이 5억원 가치의 주택으로 종신형 주택연금을 신청한다면, 살던 집에 계속 살면서도 매월 113만6000원을 평생 받을 수 있다. 또 목돈 지출에 대비한다면 연금을 조금 줄이고 대출한도의 최대 70%까지 인출한도를 설정해 가입하면 범위 내에서 수시로 인출할 수도 있다.
두 번째는 보유한 현금을 활용해 즉시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즉시연금보험은 목돈을 일시에 납입한 후 즉시 또는 정해진 기간 이후 일정한 연금을 받는 금융상품이다. 보통 만 45세 이상 가입할 수 있는 이 상품은 가입 후 다음 달부터 바로 연금을 수령할 수도 있어 연금 소득을 즉시 늘리는 데 효과적이다. 50대에 퇴직하고 만 60세 이후에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수령하기 전까지 소득 공백기간을 채울 때 특히 유효하다. 가입조건에 따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2013년 이후 가입한 즉시연금은 사망할 때까지 지급하는 종신형일 경우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하면 금액에 관계없이, 그 외의 방식은 계약 후 연금수령까지 10년 이상 유지하면 1인당 최대 2억원 한도 내에서 비과세가 적용된다.
노후 파산 막는 의료비 대책
싱글 시니어는 자기 건강관리에 쏟는 열정이 대단하다. 그러나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갑자기 큰 병에 걸려 예상외의 지출이 크게 발생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서 최근 주목되는 현상이 일본의 ‘노후파산’이다. 제도가 잘 발달되어 연금액이 높은 일본도 예상보다 평균수명이 길어져 노후 의료비를 크게 지출하고 파산에 이르는 고령자가 200만명 이상 발생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고령자 연간 진료비가 국민 전체 평균의 3배 수준인 1인당 343만원으로 매우 높다. 이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수록 합병증에 걸리거나 회복에 더 긴 시간이 필요하므로, 소득활동을 해왔다면 갑자기 그만두게 될 수도 있어 혼자 사는 시니어는 이중고를 겪을 수도 있다. 의료비 부담을 대비해 보험을 충분히 유지하는 한편, 비상시 예비자금으로 쓸 수 있는 금액도 일정 부분 확보할 필요가 있다.
혼자 살수록 자산관리 필요
혼자 사는 시니어라고 가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통계에 따르면, 독거 고령자는 평균 3.8명의 자녀가 있지만 같이 살고 있지 않을 뿐이다. 싱글이어도 자녀가 있으면 관련 지출이 큰 영향을 미치는데, 결혼비용이 가장 크고 최근에는 자녀 가족의 사정에 따라 부모가 계속 생활비를 보태주는 경우도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녀 셋 중 하나는 결혼비용의 60% 이상을 부모가 부담하며, 소득이 높은 가정일수록 부모와 자녀 모두 높은 지원을 기대한다. 물론 부모로서는 가능한 한 많이 지원해주고 싶겠지만 노후자금을 생각해 적절한 선에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 자녀 입장에서도 홀로 사는 부모가 마음 쓰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자녀에게 많이 퍼주어도 자녀가 나이든 부모를 봉양하기 어려운 시대다. 부모가 경제적으로 노후를 편안히 보낼 수 있다면, 그것이 자녀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부자는 돈이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쓸 수 있는 사람이다.”
한 TV 인터뷰에서 부자가 내린 ‘부자’의 정의다. 혼자라서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은퇴 후 긴 시간 동안 필요한 돈을 계획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싱글들의 현명한 자산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싱글들의 노후 의료비 보험 추천
실손의료보험 병이나 사고로 통원이나 입원을 했을 때, 실제 환자가 지출한 의료비에서 자기부담금을 뺀 만큼을 보상해주는 의료보험이다. 대부분의 질병부터 CT, MRI 등 고가의 검사비용까지 보장하고 있어 활용도가 높지만, 여러 보험사에 가입해도 보장한도만 늘어날 뿐 총보상액은 지출비용만큼만 나오므로 중복 가입으로 보험료를 낭비하지 않도록 한다. 특히 보험사에 따라 최대 75~80세까지 가입이 가능한 노후실손의료보험은 50대 이상 시니어가 일반의 70~80% 수준의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어 저렴하게 노후 의료비를 대비할 수 있다.
정액 보장보험 거액의 치료비가 발생할 수 있는 중증 질병 등에 대비하려면 정액 보험금을 지급하는 보험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혼자 사는 시니어는 사망할 때 유족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종신보험보다는 질병이나 사고가 났을 때 보장 금액이 큰 보험이 효과적이다. 가입시 보험료도 중요하지만 보장 범위가 너무 좁지 않아야 하며, 보장기간은 가급적 긴 것이 좋다.
시니어는 사회은퇴와 동시에 국민건강보험료 문제에 부딪친다. 상당수가 은퇴 후 바로 직장가입자인 자녀들의 피부양자로 신고하여 지역가입자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는 인정기준을 잘 몰라서 보험료를 납부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국민건강보험은 국민의 질병·부상에 대한 예방·진단·치료·재활과 출산·사망 및 건강증진에 대하여 보험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국내에 거주하는 국민은 국가유공자 등 일부를 제외하고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가 된다. 가입자는 사업체 근로자, 공무원, 교직원이 가입대상인 ‘직장가입자’와 직장가입자 및 그의 피부양자를 제외한 자가 대상인 ‘지역가입자’로 구분한다. 직장가입자 자격을 상실하면 바로 지역가입자가 된다. 피부양자는 직장가입자에게 주로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으로서 보수나 소득이 없는 직장가입자의 배우자, 직계존속(배우자의 직계존속을 포함한다), 직계비속과 그 배우자, 직장가입자의 형제·자매를 인정한다.
보건복지부령 고시 인정범위는 아래와 같으며 이 기준을 초과하면 피부양자 자격이 상실되어 지역가입자가 된다. 이자, 배당소득이 연 4000천만 원 이하, 사업소득(부동산 임대소득 포함)이 없을 것, 미등록 사업자, 장애인 등은 연 500만 원 이하, 공적연금소득의 50% 금액이 연 2000만 원 이하, 기타소득금액 연 4000만 원 이하이어야 한다. 근로소득자와 사업자등록을 한 사업소득자는 즉시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한다.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은 수령일이 속하는 연도에 과세한다. 이자가 약간 높다는 이유로 장기예금을 들었다가 특정연도에 목돈을 받아서 위의 한도를 초과하면 피부양자로 인정되지 않는다. 수입시기를 연도별로 균등화할 필요가 있다.
국민건강보험 적자 타개책으로 직장가입자의 보험료 부과와 피부양자 기준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피부양자 기준을 현행 금융소득 등 연 4000만 원 이하 기준을 종합소득세 신고기준인 2000만 원 수준으로 강화하려고 한다.
변화하는 방향에 맞춰 대응이 필요한 대목이다. 직장가입자가 퇴직을 하고 피부양자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피부양자 등록을 하여 지역가입자 보험료가 부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신고하지 않으면 피부양자로 인정 되지 않는다. 만약 신고를 하지 않았을 때에는 3개월 이내에 정정신고를 할 수 있으므로 놓치지 말아야 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의 사유로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등에게 제공하는 신체활동 또는 가사활동 지원이다. 노후의 건강증진 및 생활안정을 도모하고 그 가족의 부담을 덜어줌을 목적으로 한다.
65세 이상의 노인이나 65세 미만이더라도 치매·뇌혈관성질환 등 노인성 질병을 가진 자를 요양대상으로 한다.
장기요양 보험료는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에게 국민건강보험료의 1만분의 655를 노인 해당여부와 관계없이 징수한다. 이 업무처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전담하고 있다.
누구나 다 아는 공자님 말씀 한 자락. 공자(孔子)의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는 위정(爲政)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는 나이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吾十有五而志于學), 서른에 뜻이 확고하게 섰으며(三十而立), 마흔에는 유혹에 빠지지 않게 되었고(四十而不惑), 쉰에는 하늘의 명을 깨달았으며(五十而知天命), 예순에는 남의 말이 귀에 거슬리지 않게 되었고(六十而耳順), 일흔이 되어서는 하고 싶은 대로 하여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
무려 2500년이 흐른 지금 적어도 마흔부터 예순까지는 더 이상 맞지 않는다는 게 필자의 주장이다. 요즘 마흔이라는 나이는 말 그대로 유혹의 시기이고, 나이 쉰이 되었어도 하늘을 알기는커녕 나 자신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예순 줄에 들면 남의 말이 귀에 거슬리지 않을 줄 알았더니 더 노여워지기가 십상이다.
공자님 이야기로 길게 시작하는 이유는 패러다임이 바뀌면 그에 따라 우리의 성향과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인생은 춤(Life is a dance)’이라는 말을 자주 들을 것이다. 인생이 춤이라면 우리는 어떤 춤을 추어야 할까? 이 대목에서 생각나는 것이 “음악이 바뀌면 춤도 바뀌어야 한다(When the music changes, so does the dance)”라는 아프리카 속담이다. 아프리카 사람들은 이 속담을 춤에만 적용하고 실생활에서는 적용을 못해서인지 춤은 잘 추는지 모르지만 먹고 살기가 수백 년 동안 힘들다. 반면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나라와 기업, 개인들은 바뀌는 음악에 맞춰 춤을 잘 바꿔온 경우가 아닐까?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1%대의 초저금리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지금 우리는 거기에 맞춰 우리가 가진 자산을 잘 관리하고 있는가? 과도하게 부동산에만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낮은 금리에도 손실 위험이 없는 은행 예금에만 돈을 넣어놓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지난 기고에서 필자는 2001년 83%로 고점을 기록한 우리나라 가계의 부동산 보유 비중이 2014년 68%로 낮아진 데 이어 2020년대 초반에는 60% 안팎까지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소득 1만 ~ 2만 달러 시대의 ‘내 집 마련’에서 소득 3만 달러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지금은 집을 넘어 ‘늘어나는 소득을 어떤 자산으로 굴릴 것인가, 즉 예금·보험·주식과 같은 금융자산을 어떻게 굴릴 것인가?’로 자산관리의 초점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은행 예금이여! 잘 있거라, 나는 간다’이다. 유명한 소설 제목과 유행가 가사를 적절히 조합한 것이다. 그럼 문제는 ‘어디로 갈 것인가’이다. 누가 몰라서 은행에 돈을 예금하겠는가! 막상 집이 싫다고 나와 보면 마땅히 갈 곳이 없는 경우와 같은 격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금융자산 중 예금이나 채권, 연금·보험과 같은 안전자산, 즉 수익률은 낮지만 원금 손실의 위험이 거의 없는 안전자산에 80%를 넣어두고 있다. 반면 주식이나 펀드처럼 수익률이 높을 수는 있지만 원금 손실위험을 안고 가는 투자자산에는 20%만을 배분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4년 말 현재 가계가 보유한 금융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는 현금 및 예금(결제성+단기저축성+장기저축성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42.0%로 가장 높고, 그 뒤를 보험 및 연금이 31.5%, 채권이 6.4%를 차지하고 있다. 투자자산에서는 주식과 투자펀드가 각각 15.6%, 3.7%에 불과하다.
10년 전인 2004년과 비교하면 큰 변화를 읽을 수 있다. 2004년 말의 경우 현금 및 예금 비중이 50.1%로 압도적으로 높은 가운데, 보험 및 연금 비중이 22.6%, 채권 비중이 9.8%로 총 안전자산 비중이 82.5%였다. 반면 투자자산인 주식 및 투자펀드(2013년 이전 통계의 경우 주식과 투자펀드를 따로 구분치 않고 있음)는 16.4%에 불과했다.
지난 10년 동안 현금 및 예금 비중은 50.1%에서 42.0%로 8%포인트나 줄어들었다. 반면 보험 및 연금 비중은 22.6%에서 31.5%로 늘어나고 주식 및 펀드 비중은 16%대에서 19%대로 늘어나고 있다. 그간에도 저금리를 참지 못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은행에서 빠져나와 보험 및 연금, 주식 및 펀드로 대거 돈을 옮기는 머니무브(Money move)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노후생활비의 20~30%에도 못 미친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개인연금과 퇴직연금 가입이 급증하여 보험 및 연금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물론 일본처럼 제로금리인 가운데서도 현금 및 예금 비중이 여전히 56%를 넘는 나라도 있기는 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인들처럼 제로금리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으로 금융자산을 운용하면서 은행 예금을 선호할 것인가? 일본의 경우 워낙 쌓아놓은 금융자산이 많기도 한 데다 국민성 자체가 매우 보수적이다. 하지만 동적이면서 화끈한 국민성에 한쪽으로 쏠리는 신드롬 현상을 자주 일으키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저금리를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보다 높은 수익률을 찾아갈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디로 갈 것인가? 필자가 생각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경제규모(GDP)에서 전 세계 경제의 23%의 압도적 1위인 데다 금융 및 외환거래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 무역거래에서는 80% 이상이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본과 유럽의 금융산업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에서는 점점 더 아메리칸 스탠더드(American standard)가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로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정도와 속도의 문제일 뿐 미국형 포트폴리오를 따라가는 큰 흐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미국 가계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는 현금 및 예금, 보험 및 연금 등 안전자산 비중이 50%, 주식 등 투자자산 비중이 50%로 반반씩을 점유하고 있다. 특히 현금 및 예금 비중은 14.4%에 불과하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나라 가계들도 현재 80%인 안전자산, 그중에서도 아직까지 42%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현금 및 예금 비중을 더 줄이는 대신 주식과 펀드 등 투자자산으로 돈을 이동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그간 즉시연금(보험사 등 금융회사에 목돈을 맡기고 연금으로 받는 상품) 등이 대거 유입되면서 비중이 높아진 보험 및 연금의 경우 추가적 비중 제고보다는 지키는 선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원금 손실 위험이 없는 안전자산 위주로 금융자산을 운용하다가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투자자산으로 옮겨 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음악이 바뀌고 있다면 그에 맞는 춤을 찾아내고 그 춤을 배우는 게 인생이다. 춤과 투자는 엄청나게 연습을 해야 잘 할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다.
△ 최성환(崔聖煥) 한화생명 보험연구소장
한국은행 과장, 조선일보 경제 전문기자, 고려대 국제전문대학원/경영대학원 겸임교수, 한화생명 경제연구원 상무, 은퇴연구소장 등 역임.
은퇴 세대들은 어떻게 돈 관리를 해야할까. 권현희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 PB팀장에 따르면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퇴직금 등 은퇴 자금의 경우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에 직접투자를 하는 비중이 10%를 넘겨서는 안된다. 젊은 세대는 보유한 자산을 잃어도 회복할 시간적 여유가 있지만 노년 세대는 한번의 투자 실패로도 재기가 난망해 질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리스크를 피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별도로 병원비 등 갑자기 현금이 급히 필요할 수 있는 만큼 월 생활비의 3개월치 유동성은 종합자산관리 계좌(CMA) 등에 넣어두고 확보해 두고 있어야 한다. 이 역시 전체 자산의 약 10% 가량이 적당하다.
특히 은퇴생활이 편리하려면 매달 수입이 이어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퇴직금 등 목돈의 일부를 비과세가 가능한 즉시 연금보험에 넣어두면 매달 꼬박꼬박 생활비를 받을 수 있다. 즉시 연금보험이란 목돈을 넣으면 평생 연금 형태로 쪼개어 받는 은퇴전용 상품이다. 권 팀장은 여기에 약 50% 가량의 자산을 묻어놔도 좋다고 했다. 나머지 30%는 주식형이나 채권형 상품에 투자하거나 정기예금으로 운영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경윤 제이아이제이 라이프 대표도 주식 투자 위험성을 지적한다. 이 대표에 따르면 대략 투자자 10명 중 8명 가량은 단기상품 투자를 원한다. 기관 투자자들도 6개월 이하 단기상품을 선호할 정도로 기관이나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중장기로 돈을 굴리기 걸 그리 탐탁치 않게 생각한다는 것. 그러다보니 시니어들이 단기 상품인 주식 직접투자에 손댈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최근 3년간 기관은 매년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거두는 반면 개인은 매년 시장 수익률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그만큼 개인 투자자가 주식으로 ‘대박’을 터뜨리기는 상당히 어렵다는 얘기다. 최근 증권사 한 개인 휴면계좌가 수익률 상위 30%안에 포함된 것도 이런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때로는 쉬는 것도 좋은 투자 방법이다.
이경윤 대표는 굳이 직접 주식투자를 하고 싶다면 기대이익률 등 데이터에 기초한 투자를 해야한다고 말한다. 이를 테면, 기대이익률이 최소한 0.5이상인 플러스 수익이 가능한 주식에만 투자하라는 의미다. 이는 수익 볼 확률 50%로 가정할 때, 투자시 수익이 나오면 2배(수익 레버리지), 손실시 1배(손실 레버리지)로 예측되는 주식에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투자하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고, 주식투자 중독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단, 이런 기대이익률을 예측하기 위해선 최소 15개월 이상 누적된 개인 투자패턴이나 데이터 등의 철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가계자산에서 부동산 등 실물자산 비중이 73%를 차지하고 있다. 은퇴 이후 고령층일수록 실물자산 비중은 상당히 높아진다. 특히 만 60세 이상 가구주의 자산액 중 실물자산이 83%를 차지하고 있어 부동산 편중에 따른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곧 금융자산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은 평균적으로 넉넉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월지급식 상품은 은퇴 후 매월 안정적인 생활자금이 필요하거나 금리 하락으로 정기예금 이자로는 생활이 어려운 경우, 임대수익 감소로 다른 현금흐름 창출 수단을 찾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월지급식 상품은 펀드, ELS, 신탁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우선 월지급식 펀드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된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했다. 노후 안정적인 자산증대 및 현금흐름 확보를 위해 혼합형, 절대수익추구형, 해외채권형 펀드 등이 있는데, 어느 정도 안정적인 수익담보가 가능한 해외채권에 주로 투자되고 있다. 월지급식 펀드는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해 볼 수 있으나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자산의 가격변동성이 있다.
월지급식 ELS는 은퇴세대에게 좋은 투자 대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월지급식 ELS는 일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매월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고 만기 때도 정해진 조건이 달성되면 투자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이다. 주가가 일정수준 하락하지 않으면 수익이 발생되는 스텝다운형 구조로 쉽게 투자할 수 있다. 또한 월 단위 현금지급으로 금융소득을 분산시켜 일시적인 소득 증가에 따른 절세효과가 있고 만기에 손실이 나더라도 어느 정도 상쇄가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고액 자산가들의 가입이 늘어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월지급식 신탁 상품으로는 브라질국채 등이 있다. 브라질 국채는 이자소득과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있으나 브라질 헤알화 통화로 발행되어 투자 시 브라질 정부의 신용위험과 환위험에 노출된다. 2013년 브라질 국채 헤알화 환전 시 금융거래세가 철회됨에 따라 관심이 늘었으나 환율변동 위험이 크기 때문에 투자할 때에는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기타 매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으로 즉시연금이 있다. 즉시연금은 일정기간의 적립기간과 거치기간 없이 가입 즉시 연금을 지급받을 수 있으며, 10년 이상 유지 시 비과세 혜택이 있다. 단, 상속형 즉시연금은 납입 보험료 2억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며, 중도해지할 경우 손실이 크다는 단점이 있으나 원금보존형, 종신형으로 연금을 수령 받을 수 있어 안정적인 투자성향의 고객에게 적합하다.
나에게 맞는 월지급식 상품으로 은퇴 후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하자.
100세의 이칭은 ‘상수(上壽)’다. 병 없이 하늘이 내려준 나이란 의미다. 인간의 수명 중 최상의 수명이란 뜻도 담겨 있다. 의학의 힘으로 젊음까지 되돌릴 수 있게 돼 기원지수(期願之壽)이던 100세는 이제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 됐다.
그렇다면 우리는 100세를 맞이할 준비가 돼 있을까. 최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은퇴준비 점수는 57점에 불과하다. 관계, 건강, 활동 등 모든 분야에서 ‘부족’하다는 얘기다. 특히 연금 가입자가 전체 40%에 불과해 경제적 노후준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편안한 노후를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준비해야 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르다’란 얘기는 옛말이다.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미 늦었다. 따라서 하루라도 더 빨리 시작해야 한다. 은행들이 베이비부머의 효율적 자산관리를 위해 선보이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에서 팁(Tip)을 얻어 보자.
우선 45세 이상 고객에게 최적화된 NH농협은행의 ‘내생애아름다운정기예·적금’은 조부모와 손주가 함께 상품에 가입하면 각각 0.2%포인트 우대금리를 준다. 상속, 세무, 재테크 등 자산관리는 물론 최고 600만원의 장례준비금을 지급한다. 가입 6개월 이후 가족의 애경사가 발생하면 기본금리로 긴급자금도 인출해준다.
KB국민은행의 ‘KB골든라이프예금’은 소득 공백기에 대비할 수 있는 상품이다. 퇴직금·부동산 매매대금 등의 목돈을 예치한 후 매달 원리금 형태로 나눠 받을 수 있다. KB골든라이프적금’은 은퇴 후 공적연금을 받기 전까지 대비할 수 있는 가교형 상품이다. 최장 9년간 장기 적립으로 목돈을 마련하고 원리금 형태로 나눠 수령할 수 있다. 두 상품 모두 은퇴 계획에 맞춰 일정기간 거치 후 원금과 이자를 매월 균등 수령하거나 가입 후 즉시 원금과 이자를 매월 나눠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의 ‘청춘100세금융패키지’는 은퇴자금을 준비, 운용, 수시입출금 등 목적별로 나눠 연금, 적금, 펀드 등 각종 금융상품을 일목요연하게 관리할 수 있는 상품이다. 주택을 담보로 한 주택연금대출과 연금을 소득으로 인정하는 신용대출인 연금수급권자대출도 별도로 구성해 긴급자금 걱정을 줄였다. 아울러 많이 이용하는 업종에 대해 최고 7%까지 포인트로 환급해 주는 ‘우리V포인트카드-청춘100세’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 ‘뉴라이프연금예금’은 최장 50년까지 연금수령기간을 지정할 수 있어 연금 효과도 크다. 기존 개인연금 또는 연금신탁과 달리 설정한 금리 주기 동안 확정 이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예상수령금액을 미리 알 수 있어 효과적 자금설계가 가능하다. 중도에 해지하더라도 원금손실의 위험이 없어 목돈이 긴급히 필요한 경우에도 불이익 없이 인출할 수 있다.
하나은행의 ‘행복연금통장’은 매월 연금이체 시 각종 수수료 면제 혜택을 준다. 특히 하나은행은 업계 최초로 은퇴설계 브랜드 행복디자인을 론칭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시니어들의 은퇴 플랫폼을 마련했다.
외환은행의 ‘해피니어패키지’는 전자금융수수료 및 모든 은행 ATM수수료가 면제되는 ‘해피니어통장’, 헬스케어 서비스가 특화된 ‘해피니어카드’, 연금식 분할 실행이 가능한 ‘해피니어모기지론’으로 구성돼 있다. 통장과 카드, 모기지론, 부가서비스를 한 데 묶어 자산관리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상품이다.
마지막으로 IBK기업은행의 ‘IBK꽃보다청춘통장’은 해외여행에 관심이 많은 60대 이상 은퇴·노년층에 특화된 상품이다. 여행상품 10% 할인을 비롯해 여행자보험 무료 가입, 국제 긴급의료서비스, 외국통화 환전 수수료 50% 감면 등 여행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은퇴전에는 은퇴생활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를 준비해야하고 은퇴후에는 꾸준한 은퇴수입을 마련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사례자의 경우 퇴직후 국민연금과 월세수입으로 필요한 생활비를 마련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현재 납입하고 있는 보험료의 부담이 상당해 실제 생활비는 적자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은퇴생활비 충당의 절대적 요소가 부동산의 월세라는 점도 우려스럽다. 은퇴이후 중단없는 꾸준한 수입은 은퇴생활의 기본적인 요소다. 때문에 임차인의 교체로 인한 공실이나, 아파트 수리 등의 이슈가 불거졌을 때의 수입단절의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이에 즉시연금을 통한 기본생활비 마련을 추천한다. 특히, 배우자를 보험대상자로 한 즉시연금 가입이 필요하다. 남녀의 기대여명 차이를 감안하였을 경우 20년 정도는 배우자 단독으로 생활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나이와 자산규모를 고려했을 때 과도한 종신보험의 지출비중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변액유니버셜보험을 포함한 보험료 지출이 생활비를 능가하고 있다. 지출부담을 줄이기 위해 종신보험의 일부를 감액완납하거나 종신보험은 연금전환 기능을 활용해 보자.
연령에 비해 직접투자하는 주식비중이 과다하다는 점도 향후 조정이 필요한 부분으로 판단된다.
변동성이 큰 주식의 비중이 전체 금융자산의 50%를 상회하고 주식형펀드까지 포함하면 더욱 늘어난다. 하지만 주식을 직접투자하다가 줄이는 일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직접투자하는 주식을 일부 줄이고 혼합형펀드나 해외자산배분형 펀드를 통해 물가상승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자산 증식형 상품에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은퇴필요자금 이상의 준비자산이 있는 경우라면 전체자산중 10%~20%정도는 주식운용도 고려해볼 수 있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전환된 시점에서 은퇴자산이라고 해서 모두 안전자산으로 운용하는 것은 기회비용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단, 투자를 할 경우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운용하고 기대수익률 이상의 성과가 나왔을 때 그 동안 자녀 셋을 기르면 소홀했던 부부간의 관계를 여행을 통해 은퇴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도 추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