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은 체내 혈액 내 요산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않아 요산염 결정체를 형성하고 관절이나 연골 등에 과도하게 쌓여서 발병한다. 기온이 낮은 겨울철엔 관절에 훨씬 더 침착이 잘 된다. 특히, 통풍 발병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석에 따르면 2014년 30만 8725명에서 2018년 43만 953명으로, 최근 4년 동안 40% 가까이 증가했다. 2018년 기준, 남성 환자는 39만 7440명, 여성 환자는 3만 3513명으로, 통풍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약 10배 이상 발병률이 높은 대표적인 남성 질환이다.
경희대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는 “통풍의 주요한 원인인 요산이 관절에 침착하는 것”이라며 “특히 겨울철에는 신체 부위 중 가장 체온이 낮은 발가락은 반복적인 자극을 많이 받기 때문에, 통풍 환자의 경우 특히 겨울철 발 관리에 신경 써야한다”고 말했다.
우리 몸속 요산은 그 농도가 높으면 핏속에서 녹지 않아 덩어리를 형성한다. 비교적 체온이 낮은 부위인 발가락이나 손가락 귀 등에 침착되면서 염증성 관절염인 통풍이 발생한다. 겨울철엔 체온이 더 낮아지기에 요산의 침착이 잘 된다. 심한 경우, 요산 결정체가 너무 커져 피부 밖으로 만져질 정도가 되는데, 이를 ‘토푸스’라고 한다. 통풍은 만성화되면 발가락, 발목, 무릎, 손가락 등에 통풍 관절염이 발생될 수 있기에 유념해서 관리해야 한다.
스트레스와 과음, 퓨린이 다량 함유된 음식을 오랜 시간 섭취하면 통풍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통풍은 식습관이 주된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즉, 요산은 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퓨린’이라는 물질이 체내에서 대사 과정을 거치며 남은 산물이다. 소변을 통해 배출돼야 할 요산이 배출되지 못하고 체내에 쌓여서 통증과 염증을 일으킨다.
남성에게 잘 발생하는 이유는 남성호르몬이 신장에서 요산의 재흡수를 촉진시켜 요산의 배설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반면 여성호르몬은 신장에서 요산의 재흡수를 억제해 요산의 배설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는데 폐경기 이후엔 여성도 방심할 수 없다. 통풍은 증상이 더 악화되면 통풍성 관절염이나 통풍결절 등을 유발하고, 다른 전신성 대사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해 예방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경희대학교병원 관절류마티스내과 홍승재 교수는 “혈액 내 요산 수치는 연령이나, 성별, 환경, 유전적 배경, 인종적인 차이를 보인다”며 퓨린 함량이 많은 음식을 제한하는 것이 좋고, 흡연은 통풍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지만, 연관 질환이 있으면 담배를 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과 음주와 과식은 통풍에 안 좋은 요인으로 식생활에 주의해야 한다. 과거에는 통풍이 중장년층에 발생 빈도가 높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엔 20~30대 젊은 층에도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어 조심해야 한다.
만성질환 중장년, 아침 말고 낮에 운동하세요!
추운 날 아침에 운동을 나갔다가 심근경색이나 뇌출혈을 일으키는 사례가 종종 있다. 빙판이나 눈길에서 넘어져 낙상하거나, 한파에 저체온증에도 걸릴 수 있어 겨울철 야외 활동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물론 집 안에만 머무는 것보다는 적당한 운동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이때 기온에 따른 신체와 운동 능력의 변화를 이해하고 준비해야 운동으로 인한 사고와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겨울철 야외 운동 시 유의할 점들에 대해 알아보자.
관절 가동 범위 늘리기
추위에 몸이 움츠러들면 관절의 운동 범위가 제한된다. 관절을 구성하는 인대 근육 등이 수축하기 때문이다. 프로 골프 선수들도 겨울엔 관절의 회전 범위가 좁아지는데, 이를 간과하고 평소처럼 힘차게 스윙했다간 허리를 다치기 십상이다. 따라서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관절의 가동 범위를 넓혀야 운동 능력이 발휘되고 부상도 예방할 수 있다. 이때 스트레칭은 목이나 팔, 어깨 등을 길게 뻗거나 늘어뜨리는 정적인 동작이다. 지나친 반동을 줘서 허리를 굽히거나 목을 뱅뱅 돌리는 등의 동작은 자칫 부상으로 이어진다. 목을 옆으로 돌려 손으로 가만히 누르거나 가능한 만큼만 허리를 굽힌 뒤 그 자세를 5~30초 정도 유지하는 정도가 적당하다.
실내에서 준비운동하기
항상 가벼운 스트레칭과 웜 업(warm up)을 잊지 말자. 특히 요즘 같은 날씨에는 혈관이 유연하지 않은 이들이 야외에서 갑자기 무리하게 움직이면 절대 안 된다. 준비운동의 목적은 안정된 상태의 인체 조직을 운동 상태로 전환하는 것이다. 특히 근육과 관절의 온도를 높여놔야 민첩성, 유연성이 좋아져 부딪히거나 넘어져도 덜 다친다. 준비운동 강도는 몸에서 약간 땀이 날 정도가 좋다. 영하의 온도에 야외에서 준비운동을 하면 체온이 쉽게 올라가지 않을뿐더러 부상 위험도 있다. 가급적 따뜻한 실내에서 몸을 풀고 나갈 것을 권한다.
목과 머리 보온하기
겨울철 운동의 핵심은 체온관리다. 두꺼운 옷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벌 입는 게 효율적이다. 그렇다고 옷을 지나치게 껴입으면 체온이 빠르게 올라가 땀이 많이 난다. 땀은 증발하는 과정에서 체온을 떨어트린다. 목 윗부분으로 갈수록 이런 증상이 심하다. 코와 귀는 피 공급이 크게 줄어 모자, 목도리, 귀마개, 마스크 등 방한용품을 잘 착용해 보온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질환자는 오후에 운동하기
기온이 낮을수록 고혈압 환자들은 혈관이 급격하게 수축하면서 심장에도 무리가 가 뇌출혈, 심근경색 등의 위험에 노출된다. 고지혈증, 관상동맥질환, 뇌혈관질환, 당뇨, 비만 환자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만성질환자는 가급적 하루 중 기온이 높은 시간에 운동하거나, 겨울 동안은 실내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운동 강도 낮추기
새해가 되면 건강관리를 위해 갑자기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날마다 하겠다고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근육이 충분히 회복하게끔 격일 정도로 일정을 잡아야 무리가 없다. 추울 때는 무거운 것을 순간적으로 들어 올리는 등 과격한 운동을 삼가야 한다. 겨울철에는 다른 계절보다 체온을 유지하는 데 10~15%의 에너지가 더 소비돼 그만큼 많은 체력이 요구된다. 규칙적인 생활에 얽매여 매일 억지로 운동하기보다는 날씨와 몸 컨디션을 고려해가며 강도를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
야외 운동 중 금주하기
스키장, 골프장 등 야외 운동을 나갔다가 추위에 언 몸을 녹인다며 술을 마시는 이들이 있다. 술은 아주 잠시 체온을 상승시키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이뇨와 발한 작용을 촉진해 체온을 더 떨어트린다. 뿐만 아니라 체력과 사고력, 판단력이 흐려져 낙상이나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 반드시 음주는 삼간다.
운동 후 따뜻하게 목욕하기
운동을 마치면 땀이 식으며 체온이 크게 떨어진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재빨리 따뜻한 물로 목욕하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는 게 좋다. 여의치 않다면 여벌의 옷을 준비해 갈아입고 평소보다 몸을 더 따뜻하게 해준다. 또 운동을 심하게 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더 쉽게 걸리니 유의한다.
시니어 피트니스 Tip
짧게 자주 운동하기 체력이 좋은 이라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해가 된다. 한 번에 오래 동작을 하다 보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자칫 부상의 위험까지 생긴다. 조금씩 자주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중간에 쉬는 시간도 충분히 갖자.
격일로 운동하기 운동 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근육과 컨디션 회복도 더디다. 매일 몸에 부담이 쌓인 채로 무리하는 것보다는 하루 쉬고 격일로 운동하며 차차 운동량과 일수를 늘려가는 것이 좋다.
몸에 맞게 운동하기 최근에는 유튜브에 소개된 운동법을 따라 하는 이가 많다. 보통 젊은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운동 강도나 동작이 시니어에겐 잘 맞지 않을 수 있다. 자신의 몸 상태나 연령대를 고려한 운동법을 찾도록 한다.
시니어 건강에 또다시 적신호가 켜지는 무더위의 계절이다. 기상청은 올여름 평균기온은 예년보다 높고, 강수량은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8월 1일 서울 최고기온은 39.6℃로 1907년 기상관측 이후 111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기온만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여름이라 부르는, 평균기온 20℃가 넘는 기간이 길어지는 상황도 시니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가올 폭염을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지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응급의학과 양희범 교수를 통해 알아봤다.
양희범 교수는 폭염이 예상되는 여름철에 시니어가 가장 주의해야 할 사항으로 ‘온열질환’을 꼽았다. 흔히 ‘더위 먹었다’라고 표현하는 증상들이 나타나면 반드시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되면 라디오나 TV의 무더위 관련 기상 상황을 주목하고, 낮 시간대(정오에서 오후 5시 사이)의 외출이나 운동을 자제하고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폭염으로 인해 두통이나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온열질환이 의심되므로 바로 그늘로 가서 쉬고,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응급상황 시 119에 즉각 신고해 응급실로 가셔야 합니다.”
시니어 체온조절 기능 쇠약해
인간은 외부 온도 변화에 대응해 일정하게 체온을 유지하는 항온동물이다. 고온 환경에서 작업이나 활동을 계속할 경우 신체는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피부 혈관을 확장해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땀을 흘리는 등 생리적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체온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겨 열사병 등의 고온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고혈압, 신장 질환, 심장병, 당뇨병 등을 앓고 있는 만성질환자나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 독거노인 등은 주의가 필요하다.
시니어가 폭염에 취약한 이유는 신체의 노화가 진행되면서 땀샘 감소로 땀 배출량이 줄어들어, 그만큼 체온을 낮출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을 분석한 결과 사망자 중 65세 이상의 비중이 높고, 대다수가 논밭일을 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햇볕이 가장 강한 낮 시간대에는 하던 일을 멈추고,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일사병과 열사병의 차이는 뭘까
더위로 인한 대표적인 온열질환으로 일사병과 열사병이 있다. 두 질환을 자칫 혼동하기 쉬운데 일사병은 고온에 노출돼 신체 온도가 37~40℃까지 상승하면서 탈수 증상을 동반하는 병이다. 심박동이 빨라지고 어지럼증, 두통, 구역감 등의 증상이 있으면 반드시 그늘진 곳을 찾아 쉬어야 한다.
열사병은 일사병보다 더 위험하고 증상이 심각하다. 과도한 고온 환경에서 열 발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고체온 상태가 지속되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40℃ 이상의 고열과 의식장애, 중추신경계 이상, 근육떨림 등이 나타난다.
이밖에도 손과 발, 발목이 붓는 열 부종이나 땀으로 염분이 빠져나가면서 근육 경련이 발생하는 열 경련, 혈관 확장 등으로 체위성 저혈압이 발생하면서 실신하는 열 실신 등도 더위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다.
여름철 무더위 극복, 신선한 과일과 채소 ‘제격’
여름철 더위를 건강하게 이겨내는 먹거리로 과일과 채소를 추천한다. 제철 과일과 채소는 수분과 비타민, 무기질, 섬유소 등 영양소가 풍부하며,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
여름철 땀을 많이 흘려 체력이 손실된 뒤에는 수분과 당분이 많은 수박, 참외, 자두, 포도 등이 좋다. 그러나 평소 위장이 약하고 배가 자주 아파서 설사가 잦다면 여름 과일의 섭취를 적당히 하고, 껍질이 부드럽게 벗겨지는 숙성된 복숭아, 바나나 등을 먹는 것이 좋다.
여름철 채소로는 수분 보충과 이뇨에 효과가 있는 오이와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가지를 추천한다. 냉국이나 무침으로 요리하면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제철 채소인 양배추, 부추 등은 면역 증강과 살균 작용이 있다. 비빔밥 재료 또는 겉절이로 무쳐 섭취하면 좋다.
● TIP #1 여름철 더위 건강하게 이겨내는 법
•낮 시간대(12:00~17:00)의 야외활동이나 작업은 피한다.
•외출 시에는 가볍고 헐렁한 옷을 입는다.
•현기증, 메스꺼움, 두통 등의 증상이 생기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한다.
•체온이 급격히 상승한 경우 옷을 벗고, 피부에 물을 뿌리면서 부채나 선풍기 등으로 몸을 식힌다.
•식사는 가볍게 하고 평소보다 물을 자주 많이 먹는다.
•에어컨, 선풍기 등은 환기가 잘되는 곳에서 사용한다.
•라디오나 TV의 무더위 관련 기상 상황을 주의 깊게 살핀다.
● TIP #2 여름에 쓰러진 사람을 발견한다면
•시원한 곳으로 옮긴 후 편안히 눕힌다.
•옷을 벗겨 체온을 낮춘다. 이때 일사병 환자는 머리보다 다리를 높게 한다.
•의식이 없거나 위험해 보이면 즉시 119에 신고한다.
•의식이 있다면 물이나 전해질 음료로 수분을 보충하며 휴식을 취한다.
•구토 등으로 물을 거부하거나 수분 섭취 후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병원을 찾는다.
히말라야 등반 사전 교육에서 전문가에게 들은 내용으로 몸이 추워지기 전에 따뜻하게 옷을 입으라는 내용이 와닿았다. 몸이 추위에 체온이 내려가고 나면 따뜻한 옷을 챙겨 입어도 회복에 오래 걸린다는 얘기이다. 특히 도보여행 도중 덥다고 옷을 벗으면 금방 땀이 식으면서 추위를 느끼게 되고 다시 체온을 회복하려면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게 된다. 식사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일단 밥때를 놓치고 늦게 먹다 보면 허기가 가시지 않는다. 일단 제때 밥을 먹지 못할 경우 간식이라도 취하는 것도 요령이다. ‘아침 식사를 하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되도록 덜 먹어야 하니 ‘안 먹는 것이 좋은가?’라는 논란에서 나의 경우 전자의 편에 속한다.
춤을 출 때 ‘멈추지 말고 계속 움직여라’라는 말이 있다. 멈추게 되면 다시 움직이는데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휠체어 댄스를 할 경우에 휠체어가 움직이고 있으면 관성이 있어 더 빠르게 또는 유지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멈췄다가 움직이려면 상당한 힘이 든다. 예전에는 겨울철 외출 시에 난방을 끄고 나갔지만, 지금은 집으로 돌아왔을 때 일정 정도 실내 온도를 유지해주는 외출 모드를 눌러놓는다. 전기료가 더 나가겠지만, 추운 방에서 자다가 감기에 걸리는 것에 비하면 아낄 일이 아니다.
‘건강을 잘 유지하라’는 얘기는 건강에도 유지관리가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가만히 있겠다고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정기건강 검진을 받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일단 발병하고 나면 큰 고통이 따르며 회복 불능이 되는 경우도 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갑자기 운동하다가 무리해서 탈이 나는 경우도 있다. 평소에 꾸준히 운동을 해두면 다소 무리하더라도 견뎌내거나 회복도 빠르다.
예전에 미군과 같이 근무할 때 ‘메인트넌스(maintenance)’란 단어를 많이 들었다. ‘유지, 관리, 보수, 정비’라는 뜻이다.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 망가지기 전에 보수 정비하여 유지하는 관리를 하라는 말이다. 군인이나 군 장비는 전쟁에 필요한 존재지만 평소에 잘 유지 관리 해 놓으면 유사시에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상당한 시간을 유지에 할애한다. 이 용어는 자동차나 총기, 장비 같은 것에 해당하지만, 잘 확대하여 해석해 보면 세상 모든 일에 해당하는 말이다.
인간관계에도 확대해석이 가능할 것 같다. 잘 지내던 사이가 일단 갈라서고 나면 회복할 수 없거나 어려워진다. ‘있을 때 잘해’라는 대중가요가 있는 것처럼 평소에 그럴 소지를 만들지 않거나 위험이 감지되면 빨리 손을 쓰는 것이 좋다.
시니어 세대공감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주최한 ‘브라보! 2018 헬스콘서트’가 11월 8일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인 ‘브라보! 2018 헬스콘서트’는 의학과 문화가 만나는 신개념 콘서트로 주목받으며 올가을 세 번째를 맞았다. 비 내리는 날씨에도 300명에 가까운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알찬 건강 정보와 함께 우리 세대들이 공감하는 문화콘서트로 깊어진 가을 정취에 젖는 시간이었다.
이윤철 MBC 前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시작된 제3회 ‘브라보! 2018 헬스콘서트’는 99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의 ‘100세로 산다는 것’이라는 주제 강연으로 콘서트의 포문을 열었다. 꼿꼿하게 마이크를 들고 무대 앞에 선 김형석 교수. 강연에서 김 교수는 60세 이후에도 끊임없이 공부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면서 독서를 권장했다. 강연이 끝나고 난 뒤에는 포토월 앞에서 팬들과 사진을 함께 찍는 여유로운 모습도 보여줬다.
이어서 겨울철 시니어의 건강관리에 집중한 명의들의 강연이 진행됐다. 자생한방병원 한창 원장이 겨울철 관절 관리에 관해 알기 쉬운 설명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한 원장은 건강을 위해 꼭 해야 하지만 이행하지 않는 6가지에 대해 금연, 금주, 골고루 잘 먹기, 적당한 운동, 체중 조절, 충분한 수면이라고 했다. 특히 무리하지 않는 꾸준한 근력 운동과 행복하게 웃는 삶을 지켜나갈 것을 강조했다. 리포터 출신 방송인 장영란의 훈남 남편으로도 친근한 한 원장은 톡톡 튀고 재미있는 강연으로 큰 박수를 받았다.
다음으로 예풍한의원 백태선 원장이 시니어의 겨울철 혈압관리에 관해 통쾌한 입담을 이어갔다. 백 원장은 추운 겨울철에는 굳이 밖에 나가 운동할 필요 없다면서 따뜻한 곳에서 체온을 유지하라고 했다. 중요한 것은 좋다고 알려진 음식 챙겨 먹을 것 없이 고혈압 약처럼 꾸준하게 복용해야 하는 약을 잘 챙겨 먹는 것이라고 했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삼겹살이든 뭐든 좋아하는 음식을 먹어도 된다는 말에 객석에서 환호가 터졌다.
1부에서 명사와 명의의 알찬 강의를 마치고 2부는 건강 강연에 집중했던 머리를 식히는 순서로 진행됐다. 평균 나이 75세 시니어 치어리터팀 ‘낭랑18세’가 무대에 올랐다. ‘나비야’와 ‘내 나이가 어때서’ 노래에 맞춰 분홍빛 율동을 선보였다. 뒤이어 ‘가을사랑’, ‘소중한 사람’을 부른 가수 신계행이 무대에 올라 가을 노래 선물을 했다.
신계행은 “오랜만에 카메라 세례를 받는 것 같다”며 열성으로 콘서트 자리를 메우고 있는 관중들을 향해 감탄 섞인 멘트를 보내 성원에 화답했다. 우리나라 블루스 기타리스트의 대명사인 가수 김목경도 자리를 빛냈다.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라는 곡을 쓸 당시 20대였다며 지금 보니 60대가 절대 노인이 아니라고 말해 강연장 안이 웃음바다가 됐다. ‘부르지 마’와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를 부른 후 앵콜이 터져 나와 준비돼 있지 않았던 곡 ‘처음 그리고 그 다음에’를 불러 박수갈채를 받았다. 평소 중요하고 큰 무대에서만 모습을 보이던 가수 김목경. 시니어 관중을 대하는 블루스 대부의 또 다른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경품 코너에서는 행운의 주인공 32명이 나왔다. 1등 당첨권인 호텔 숙박권 당첨자는 노래를 불러달라는 이윤철 아나운서의 짓궂은 요구에 ‘빗속의 여인’을 율동과 함께 불러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특히 이번 제3회 ‘브라보! 2018 헬스콘서트’에서는 동년기자단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변용도 동년기자는 ‘브라보 잼잼TV’ 유튜브 채널에 실시간 중계를 맡았고 김미나, 김영선, 박혜경, 정용자 동년기자는 헬스콘서트 영상 제작에 참여해 종이 매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을 함께했다. ‘브라보! 2018 헬스콘서트’는 이투데이,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위지트, 파워넷, 종근당, 쉐라톤 서울 팔레스 강남 호텔, 보령제약, 동국제약, 한국고령화산업포럼, 미러톡톡, 로이스튜디오, 매일유업, 제아치과, 한얼리치화장품이 후원했다.
1년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다가, 이맘때가 되면 무언가에 홀린 듯 찾아보는 것이 몇 가지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토정비결이다. 그러나 운세를 살펴보면 여름엔 물조심을 하라는 등 당연해 보이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라 실망하곤 한다. 하지만 뻔한 조언은 쓸모없는 것일까? 때론 그렇지 않다. 시니어의 겨울철 건강관리도 그렇다. 새로운 내용처럼 들리는 조언은 많지 않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당연한 ‘기본’을 지키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서민석 교수(徐敏碩·37)를 만나 날이 추워지면 건강을 위해 조심해야 할 것들을 알아봤다.
겨울철 시니어 건강관리는 왜 평소와 달라야 하는 걸까. 이 물음에 대해 서 교수는 ‘온도와 습도’를 이유로 지목했다.
“기온이 떨어지면 체온도 함께 떨어집니다. 체온이 내려가면 면역력이 약해져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이 잘 생깁니다. 또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돼 혈관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요. 건조한 공기는 눈, 코, 입 등 인체 곳곳의 점막을 마르게 해요. 점막이 마르면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침투가 쉬워집니다. 결국 이것들이 병이 일으키는 이유가 되기도 하죠. 실제로 겨울철에는 중장년 환자들이 병원에 많이 오십니다. 평소보다 더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겨울 아침 운동은 毒, 피해야
서 교수는 특히 낮은 온도와 관련해 조심해야 할 것으로 ‘운동’을 꼽았다. 겨울철 이른 아침에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치명적인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몸에는 자율신경계 중 교감신경이라는 것이 있어요. 아침에 수면에서 깨어나면 교감신경이 각성되면서 심장박동을 빠르게 해줍니다. 가만히 있어도 빨라진 심장 박동 때문에 혈압이 높아지는데, 이 상태에 운동까지 하면 혈압이 위험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어요. 게다가 낮은 기온은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이 오르게 하는 또 한 가지 원인을 제공합니다. 이런 요소들이 합쳐지면 뇌혈관이나 심장혈관이 막히거나 파열되는 상황까지 초래될 수 있어요. 겨울 이른 아침엔 운동보다는 집 안에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집 안에만 있을 수는 없는 일. 서 교수는 겨울철에도 몸을 움직이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만 오후 2시 전후로, 하루 중 가장 기온이 높을 때 움직이거나 수영, 아쿠아로빅과 같은 따뜻한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집 안에서 땀을 흘릴 정도로 운동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적어도 스트레칭 정도는 꾸준하게 하셔야 합니다. 추운 날씨에는 몸이 움츠러들기 때문에 관절과 근육을 이완시켜 풀어주는 것이 좋아요.”
서 교수는 온도는 면역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체온이 낮아지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나 폐렴 등에 쉽게 걸릴 수 있다는 것. 결국 영양제를 몇 알 챙겨먹는 것보다 방안 온도를 따뜻하게 유지해주는 게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사실 체온과 면역력의 관계가 과학적으로 완전히 규명된 것은 아닙니다. 이유는 아직 정확히 모르지만 체온이 낮아지면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것 정도만 밝혀진 상태죠. 흔히 으슬으슬 추위를 느끼면 기운이 없다는 표현을 많이 쓰잖아요. 실제로 이런 환자들은 정확히 병명을 진단할 수 없는 애매한 증상을 호소하곤 해요. 외부 기온에 대해 체온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열이 나지는 않는데, 으슬으슬 춥다고 느끼고 피곤하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어요. 의사들은 체온 조절을 위해 에너지를 더 쓰다 보니 기운이 없다고 느끼는 것 아닌가 추측하죠. 감기를 앓을 때 열이 나는 것도 면역세포가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체온이 낮아지면 바이러스를 막기가 더 어려워지겠죠. 그래서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추리만 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니어는 체온조절 능력이 젊은이보다 부족하고 민감해요. 그래서 체온유지에 더욱 유의해야 합니다.”
서 교수는 떨어진 면역력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예방접종을 추천했다. 가장 적극적인 대응 중 하나라는 것. 65세 이상은 폐렴구균과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이 모두 무료다. 폐렴구균 백신은 보건소에서 연중 무료접종이 가능하며, 올해 무료 접종이 시작된 인플루엔자 백신은 11월 16일부터 백신 소진시까지 보건소에서 맞을 수 있다.
때수건 함부로 쓰지 마세요
서 교수는 겨울철 공기가 건조한데, 난방으로 인해 습도가 더 낮아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간의 몸은 외부 자극에 노출될 때 방어기전을 작동시켜요. 눈물이나 콧물, 기침 등이 그런 것이죠. 외부의 세균이나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줍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건조하면 눈, 코, 입의 점막도 건조해져 방어기전이 약해집니다. 겨울에 호흡기 질환이 잘 일어나는 또 하나의 이유죠. 따라서 방안에 빨래나 젖은 수건을 널어놓는 등 노력이 필요합니다.”
건조함이 불러오는 또 다른 건강 이상증상은 바로 피부다. 나이가 들면 피부가 건조해지는데 공기까지 건조하면 더욱 심한 건조 증상이 나타난다. 서 교수는 이때 필요한 것은 세정이 아니라 보습이라고 강조했다.
“피부에 하얗게 일어나거나 각질이 발생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심할 경우 가려움증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때 무리하게 씻거나 제거하려 하면 피부만 더 상해요. 하얗게 일어난 피부를 때라고 생각해 때수건으로 빡빡 밀기도 하는데 절대 그러면 안 됩니다. 자주 씻는 것도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어요. 씻을 때는 반드시 보습제를 발라 피부를 보호해주셔야 합니다.”
겨울엔 “잘 먹고 잘 자자”
그렇다면 이번 겨울도 건강하게 보내려면 어떻게 생활해야 할까. 서 교수가 내놓은 대답은 간단했다. 바로 ‘잘 먹고 잘 자는 것’.
“수면 부족은 스트레스가 쌓이게 만들어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또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잘 자는 것이 중요한데, 잠을 제대로 못 주무시는 어르신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생활 패턴을 살펴보면 낮잠이 원인인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겨울철엔 활동반경이 좁아지고 운동량이 줄어 더더욱 수면장애가 발생할 수 있어요. 밤에 푹 잘 수 있도록 낮에 많이 활동하고, 낮잠은 피해야 합니다.”
먹는 것도 마찬가지다. 골고루 잘 먹는 것이 중요한데 적지 않은 중장년들이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겨울철엔 과일이나 야채가 흔하지 않아 김치나 젓갈 같은 밑반찬으로만 식사를 하시는 분이 많은데 영양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어요. 건강보조식품 맹신보다는 평소 식사를 풍성하게 하는 게 훨씬 낫습니다. 특히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경우가 많으니 고기도 챙겨 드시고요. 골고루 잘 먹으라는 걸 잔소리라고 말씀들 하시지만 실제로는 잘 지키지 않아요.”
또 겨울철 체온이 낮아졌을 때 몸을 덥히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위험할 수 있다고 서 교수는 경고한다.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혈관을 확장시켜 온몸에 따뜻한 피가 잘 도는 것처럼 느낄 수 있지만, 체온을 빨리 빼앗기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추위를 견디기 위해 술을 마시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한다.
서 교수는 마지막으로 지역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자주 개최하는 ‘건강 강좌’에 참여하는 것도 건강한 삶을 지키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꽤 많다”면서 “그럴 때는 건강강좌에서 알려주는 자세한 방법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장철이 돌아왔다. 김장은 가족의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안정감을 가져다주지만, 한편으로는 가정주부에게 생채기를 남긴다. 고된 김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김장 후유증’이 그것이다. 쌀쌀한 날씨 속 찬물에 배추를 씻고 버무리며, 앉았다가 일어나길 반복하면 허리나 무릎, 어깨 등에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김장 후에는 손, 어깨, 허리, 무릎 등 관절이 쑤시기도 한다.
전문의들은 이 과정에서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김장 과정에서 자세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형외과 전문의인 더본병원 김준한 원장은 “김장을 할 때 주부들은 쪼그려 앉기보단 식탁이나 작은 탁자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허리와 무릎을 세워 될 수 있으면 허리와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무릎에 부담되는 앉았다 일어났다 동작을 최소화하려면 재료를 최대한 가까운 곳에 배치해야 한다. 절인 배추 등 무거운 물건을 들 땐 두 사람이 함께 물건을 최대한 몸에 붙이고 무릎관절을 이용해 일어나야 급성 허리디스크 등 척추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
또 주의해야 할 부분은 바로 체온 관리다. 체온이 낮아지면 면역력이 저하돼 감기와 같은 호흡기 질환이 생기기 쉽다. 또 낮은 온도는 근육과 혈관을 수축시켜 오십견을 포함한 어깨통증, 무릎통증 등 관절통이 심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몸을 따뜻하게 보호할 수 있는 보온력이 뛰어난 옷을 입고, 난방기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찬물에 손이 노출되지 않게 고무장갑과 면장갑을 겹쳐 끼는 것도 방법이다. 김장을 마친 후 온욕이나 찜질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면 통증이 완화에 도움 된다.
김준한 원장은 "만약 김장 이후 관절이 붓고 아프거나 소리가 나고 아침에 일어나 때 뻣뻣한 증상이 2주 이상 지속하면 참지 말고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렇게 세상 편해 보이는 사람 또 없다. 웃는 인상은 기본이다. 모두를 향한 감사가 담긴 듯 등을 굽혀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인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몸짓, 평생 몸에 밴 버릇 같다. 누군가 말을 건네면 온화하게 웃고, 나직하게 말한다. 속 깊게 생각한 뒤 유쾌한 해답을 찾아주는 사람, 한정수 동년기자를 만났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명품 패널!
한정수 동년기자는 최근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네이버 채널 시니어 패널로 등장했다. 1기부터 쭉 동년기자로 다방면에 참여해왔는데 이번에는 영상 출연에 과감히 도전한 것이다. 전자 체온계 사용후기에서부터 신세대 음료 마시기, 다림질 사용기를 통해 적절한 입담과 친근한 표정으로 프로그램 중심을 잡았다. 촬영을 진행했던 후배 기자도 한정수 동년기자의 준비성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촬영하는 거 재미있었어요. 저는 뭐든 시작하기 전에 봐야 할 자료가 있으면 꼭 여러 번 챙겨보고 숙지합니다. 따로 관련 자료도 찾아보고, 다리미 촬영 전에는 아내에게 다림질 방법을 물어도 봤습니다. 뭔가 하나 발견했을 때의 희열, 저는 그런 준비단계가 좋습니다.”
많은 사람 앞에 나서서 강연을 하는 직업이 촬영 현장에서 제대로 먹혔다. 적당한 타이밍에 호응하고 질문하는 것이 베테랑 방송인만큼이나 능수능란했다. 나서지 않으면서도 옆 사람을 돋보이게 하는 실력에 대해서는 스스로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나를 가만히 보니까 리더는 절대 아니고 뒤에서 누군가를 보듬어주는 역할이 더 맞더라고요. 어디를 가나 리더들은 많이 흘리고 다녀요. 리더가 놓치는 것을 주워 담는 역할, 목적 달성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돕거나 낙오할 것 같은 사람들에게 힘을 줘서 몰고 가는 역할이 저에게 맞습니다. 그래서 제 별명이 양치기견인 ‘보더콜리’입니다.”
봉사와 우연이 천명이 되다
올해 일흔두 살의 전문 강사 4년 차인 한정수 동년기자. 변화관리와 인간관계에 관한 주제로 주로 강연한다. 강연장에서 한정수 동년기자의 인기는 정말 남부럽지 않다. 강의가 끝나면 박수뿐만 아니라 사진 찍자고 다가오는 이들에, 명함을 요구하는 이도 많다.
“그런데 처음부터 전문 강사가 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사료 사업을 하다가 정년퇴직한 이후 ‘뭘 하면서 살까’를 고민했습니다.”
은퇴자로서의 고민은 봉사활동을 하도록 이끌었고 스피치 학원으로까지 인도했다. 공부를 썩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기에 대중 앞에 서서 방향을 제시하는 선생으로서의 삶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정년퇴직과 함께 ‘경로자 우대카드’를 받아들고 나니 뭘 해야 할지 걱정부터 앞섰다.
“대부분의 은퇴자들은 앞으로의 진로를 생각하면서 뭘 배우고 싶어 합니다. 이런 고민으로 대한노인회에 전화를 걸었더니 집에서 가까운 경로당에 가서 봉사를 하라더군요.”
처음에는 성의 없는 답변에 할 말을 잃었다. 화를 누르고 생각해 얻은 결론은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모르면 어린애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대한노인회의 조언대로 경로당에 가서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봉사하러 가니까 경로당 총무가 ‘할 짓이 없어서 젊은 놈이 경로당에 나오냐’고 언성을 높이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생각한 바가 있어서 경로당에 나간 거잖아요. 한 달 근무를 해보니 너무 열악하더라고요. 정부에서 한 달에 36만 원씩 10개월을 줘요. 그 돈으로 전기요금, 난방비 등을 다 해결해야 하니까요.”
경로당에는 58명의 어른이 계셨다. 이런저런 비용을 따져보니 매일 한 사람당 200원을 지원받는 셈이었다.
“안되겠다 싶어서 그 길로 경로당 근처의 절, 성당, 교회, 기업체를 찾아다녔어요. 한 달에 한끼 식사비만 기부해 달라고 했더니 어르신 인원이 너무 많아서 힘들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줄 수 있는 일정 금액을 통장에 넣어 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3만 원, 5만 원 조금씩 통장에 쌓이기 시작했다. 어르신들에게 점심을 대접하고 나들이도 다녔다. 멀리 갈 일이 생기면 간호사도 동행했다.
“다행히 다니면서 사고 한 번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소문이 났어요. 다른 경로당에서도 봉사를 해달라는 요청을 해왔어요. 그런데 문제는 무슨 이야기를 해도 결국은 돈 달라는 말을 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걸 많은 사람 앞에서 하려니 말이 잘 안 나오는 거예요. 정식으로 한국언어문화원에 들어가서 스피치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6개월 과정 동안 정말 열심히 배웠다. 발성 연습을 할 때는 30분 동안 페트병에 담긴 물을 두 병이나 마셔댔다. 6개월 하고 났더니 물 한 모금 안 마시고도 목소리가 자유자재로 나왔다.
“첫 강의는 한국생산성본부에서 했습니다. 스물아홉 명 앞에서 강의했는데 28장 되는 자료를 정말 달달 외워 갔습니다. 첫 번째 강의에서 만족도 조사가 아주 높게 나왔습니다. 만점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런 일을 한다니까 고교 동창들은 희한하게 보더라고요. 어렸을 때 제가 싸움질은 좀 했는데 공부는 못했거든요.(웃음) 처음부터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4년째 하고 있고 지금은 한국언어문화원에서 학생들도 가르치고 있습니다.”
어린 학생이 아닌 강사들을 위한 ‘파워 스피치’ 수업을 진행한다고. 주어진 시간 안에 대중이 알아듣고 또 새길 수 있는 이야기를 펼치는 방법을 전수 중이다.
“리더 성향은 아니지만 내 것이라고 강하게 느끼는 것이 생기면 끝까지 남아서 결국은 뭔가 하더라고요. 강의를 4년째 하다 보니 어디서 강의 들은 누구라고 인사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강의안 자료를 모아 공동저서로 2015년과 2017년 책을 냈다. 그리고 올해 단독으로 ‘우연은 천명이다’란 제목의 책을 준비 중이다.
“저는 공부 잘하던 사람이 아닙니다. 그런 사람이 경로당에 갔다가 말을 못해서 스피치를 배우고 눈에 띄어서 강사로 활동하고… 아는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늦게나마 공부를 시작해 참 재미를 느끼며 살고 있어요. 우연히 하나씩 주어진 것을 받아먹은 거죠. 그 결과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길로 들어섰습니다. 제가 태어난 소명은 아마 누구를 가르치고 도우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많이 배우고 채우기 위해 노력한다는 한정수 동년기자. 그런데 꼭 자신을 위해서만이 아니란다. 뭔가 알아야 누군가를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장애인 인권과 관련한 공부를 하고 있다.
“사회적인 편견도 있고 장애인 인권에 대한 인식 부족 탓에 약해지고 비굴해지고 스스로 아무것도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장애인들이 꽤 있습니다. 그냥 놔두면 낙오되거나 자연 도태됩니다. 그들을 잘 추슬러 끝까지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앞으로의 인생은 이 방면에서 펼쳐보려고 해요.”
사랑하는 아내 이야기
인터뷰 중간중간 ‘아내’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우선 3년 전 아내의 친구들이 살고 있는 일산으로 집을 옮겼다고 했다.
“강남에 살 때 종종 아내의 친구들이 우리 집에 자주 찾아왔습니다. 아내랑 놀려고요. 그런데 어느 날 힘드니까 저희 부부더러 이사 오라고 하더군요. 아내 친구가 민낯에 슬리퍼 끌고 와서 냉장고 열어 집에서 먹을 거 먹고요. 아내도 외롭지 않고요.”
한정수 동년기자뿐 아니라 친구들까지 아내를 극진히 보살피는 듯했다. 물론 이유가 있었다.
“아내가 근무력증을 앓고 있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치매로 오래 편찮으셨어요.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는데
9년 만에 아내에게도 병마가 찾아왔어요. 그때는 집에 가면 다 환자였습니다. 제가 뭘 했겠어요? 재롱부려야죠. 웃고 싱거운 소리 하면서 맨날 즐겁게 웃었어요. 어느 날 아내가 너무 아파 제가 어머니를 일주일 모셔봤어요. 도저히 못 모시겠더라고요. 너무 힘들어서. 그때 되게 울었어. 이 사람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젊은 시절 만나 6년 연애 끝에 결혼했다. 돈 열심히 벌어야 했던 시절에는 남편 뒷바라지, 어머니 아프실 때는 병수발. 이제는 자신이 몸이 아파서 하고 싶은 것도 못해보고 나이 들어버린 사랑하는 아내다. 연애 때 얘기 좀 들려 달라 하니 바로 어제 얘기를 꺼내는 사람처럼 얼굴이 빨개진다. 조계사에서 흑석동으로 버스를 타고 집으로 바래다주다 통금에 걸린 일화, 일이 바빠 못 갈 뻔했던 신혼여행을 친구 때문에 다녀왔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많은 것이 부족하던 시절 감내하면서 남편을 믿고 지지해준 멋진 여인이 한정수 동년기자의 아내였다.
“제가 지방으로 강의 다닐 때는 아내와 꼭 같이 다닌다고 했잖아요. 아내가 사실 멀미를 해서 버스를 못 타요. 그런데 남편이 운전하는 차는 참 잘 타요. 타자마자 양말 벗고 발도 올려놓고 등도 뒤로 하고 잠도 푹 잘 자고요. 비 오는 날 차 타는 걸 좋아하는데 차 안에서 비 내리는 걸 보는 모습이 꼭 가을날 코스모스를 감상하는 소녀처럼 예뻐요. 생각만 해도 좋아요. 요즘은 아내의 친구들 덕분에 마음이 편해요. 저녁때는 대신 제가 집에 일찍 들어가죠.”
어머니가 남기신 유산
“살아왔던 모든 게 다…. 제가 어디에 글을 써도 은퇴 전 이야기를 잘 꺼내지 않아요. 너무 힘이 들어서요. 다음에 그 얘기로 책 하나 내려고요.(웃음)”
옛이야기 좀 들려 달라고 하니 눈빛이 흔들렸다. 긴 웃음이 깊은 한숨으로 느껴졌다. 1940년대에 태어나 한국전쟁을 겪고 GDP 60달러 시대. 없어도 너무 없던 시절이었다고 운을 뗐다.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뇌출혈로 돌아가셨어요. 제가 다섯 남매의 장남인데 아버지 장례 다 지낼 때까지 눈물 한 방울 안 흘렸어요. 아버지가 굉장히 미웠어요. 갑자기 돌아가셨잖아요. 그때 딱 드는 생각이 ‘어떻게 하면 굶지 않나’였습니다. 가족들 굶기지 않으려고 안 해본 것이 없어요. 얼굴에 웃음기도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우리 어머니가 자꾸 저더러 웃으래요. 싫어도 어머니 때문에 입이라도 웃었어요.”
얼굴을 찡그리면 어머니가 역정을 내셨다. 어머니 앞에서만이라도 웃어보려 노력했다.
“어머니가 슬퍼하는 게 싫었어요. 힘들어도 싫어도 짜증이 나도 무조건 웃었습니다. 그게 지금까지 습관이 됐고 긍정적인 사고로 이어진 겁니다.”
어머니는 한정수 동년기자에게 호 하나를 지어주셨다고 했다. 덕강(㥁姜)이었다.
“어머니가 너는 복이 오는 걸 원하지 말고 덕을 쌓고 살라며 지어주셨습니다. 그분 생각에는 제가 그렇게 살아가기를 바라셨던 것 같습니다. 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살고 있고 또 그렇게 살아지고 있습니다.”
한정수 동년기자랑 마주하고 얘기하다 보니 집중해서 보게 되는 것이 있었다. 바로 왼쪽 뺨의 주름이다. 팔자주름이 깊게 패이면 사나워 보인다지만 왼쪽 팔자주름의 의미는 남다르다. 기꺼이 웃을 때 코의 왼쪽 근육을, 인위적으로 웃을 때는 오른쪽 근육을 사용해 웃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의 얼굴을 볼 때 유심히 본다. 한정수 동년기자의 왼쪽 팔자주름은 길고 깊다. 오랜 세월 웃음을 잃지 않고 시대를 이겨내며 살아온 우리 세대 아버지의 얼굴이다. 문득 ‘미남 주름’이란 말이 생각났다. 어머니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려 노력했던 한정수 동년기자. 그의 인생에 박수를 보낸다.
브라보 3기 동년기자 릴레이 인터뷰를 본지 에디터가 진행합니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인천성모병원과 함께 ‘백세 건강 챙기는 가정용 의료기 백배 활용법’을 연재합니다. 시니어가 흔히 가정에서 쓰는 의료기를 제대로 알고 사용할 수 있도록, 재미있는 영상도 함께 준비했습니다. 영상은 네이버TV 브라보 마이 라이프 채널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감수 김대균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출연 안지현 인천성모병원 간호사
지난겨울의 극심한 추위가 아직 잊히지 않았는데, 올여름엔 무더위가 우리를 괴롭혔다. 심한 추위나 더위는 정상 체온을 유지하는 데 방해가 된다. 체온은 잘 알려진 것처럼 우리 몸의 건강상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 때문에 정기적으로 체온을 측정하는 것은 건강관리의 가장 기본으로 꼽힌다. 시중에는 다양한 형식의 체온계가 판매되고 있고,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다. 컨디션의 급격한 변화를 느끼거나 열감(熱感)을 느낄 때 체온을 측정해 기록하는 습관을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2015년 대한민국을 강타한 메르스 사태로 체온 측정이 중요하다는 인식은 늘었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이 여전히 많다. 특히 지속적으로 열감을 느낄 때 체온을 측정하지 않고 서둘러 해열제부터 복용하는 태도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감염성 질환 진단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 같은 시간에 체온을 측정하면 건강의 변화도 확인할 수 있다. 체온계를 통해 나와 가족의 건강을 꾸준하게 점검해보는 것은 어떨까?
01 비접촉식 체온계
피부적외선체온계, 이마체온계라고도 불린다. 피부에서 발생하는 적외선을 측정해 체온을 알아내는 방식이다. 체온계가 피부에 직접 닿지 않아도 측정이 되기 때문에 위생적이며, 단체를 대상으로 사용할 때 적합하다. 또 제품 종류에 따라 실내 온도를 측정하는 기능이 포함된 것도 있다. 시중 판매가격은 6만~8만 원 선. 체온이 지나치게 높게 나오거나 낮게 나올 때 혹은 결과가 의심될 때는 여러 번 측정해서 정확한 체온을 가늠하는 것이 좋다. 체온계가 지나치게 차가울 때는 오차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상온에서 30분 정도 놔둔 후 측정하는 것이 정확하다. 또 몸이 젖어 있는 경우에는 물기를 제거한 후 측정해야 한다. 운동이나 목욕 후에 체온을 재면 올바른 측정이 어렵다. 실온에서 30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체온을 측정하는 것이 정확하다.
측정 방법
a 센서를 보호하고 있는 뚜껑을 제거한 후 전원을 켠다.
b 작동 중이 확인되면 체온계의 센서 부분을 이마의 중앙에 위치시킨다. 이마와의 거리는 1~3cm를 유지한다.
c 측정 버튼을 누른 후 1초 정도 기다리면 결과가 나온다.
02 고막형 체온계
귀의 고막에서 발생하는 적외선을 측정해 체온을 알아낸다. 비접촉식 체온계보다 사용자에 따른 측정 편차가 낮다. 귀에 직접 센서 부위를 넣고 측정하기 때문에 위생 관리를 위한 일회용 커버가 필요하다. 시중 판매가격은 3만~5만 원 선.
장시간 추위에 노출되어 귀가 차가울 경우 몸이 따뜻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체온계가 차가운 곳에 보관됐을 때는 상온에서 30분 정도 놔둔 후 측정한다. 수영이나 목욕 등으로 귀가 젖었을 때, 외이염이나 중이염 등 귓병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사용해선 안 된다.
측정 방법
a 센서를 보호하고 있는 뚜껑을 제거한 후 도구를 사용해 일회용 커버를 씌운다.
b 전원을 켜고 센서 부위를 귀에 삽입한다. 이때 귀를 살짝 당겨 귓구멍을 확장하고, 센서와 고막이 마주 볼 수 있도록 한다.
c 1~2초 후 측정 버튼을 누른다.
03 전자식 체온계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체온계. 접촉식 센서를 통해 겨드랑이나 혀 밑, 항문 등을 통해 체온을 측정한다. 접촉식 체온계이기 때문에 위생에 주의해야 한다. 측정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단점. 그러나 측정 결과가 다른 체온계에 비해 정확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1만 원 이하의 제품도 있다. 운동 후에는 30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측정해야 정상적인 체온을 알 수 있다. 물이나 땀으로 겨드랑이가 젖어 있을 때는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하다.
측정 방법
a 체온계의 전원을 켠 후 건조된 상태의 겨드랑이 정중앙에 센서 부위를 위치시키고 팔을 내려 체온계를 감싼다. 센서 부위가 팔 뒤로 빠지지 않게 유의한다.
b 시작 버튼을 누른 후 완료 신호음이 날 때까지 움직이지 않고 기다린다. 반대쪽 팔로 측정 중인 쪽 어깨를 감싸주면 좋다.
c 완료 신호음이 나면 액정에 표기된 체온을 확인한다.
세계 최초로 죽염 산업화를 이룬 ‘인산家’는 죽염의 대명사로 불린다. 그 인산죽염의 창시자는 신의(神醫)라 불렸던 인산(仁山) 김일훈 선생, 그리고 현재 인산家의 수장으로서 인산죽염을 이끌고 있는 이는 그의 아들 김윤세(金侖世·63) 회장이다. 1987년 정부로부터 죽염 제조 허가를 받아 30여 년간 사업을 이어왔다. 현재 29만 명의 회원을 거느리고 연매출 300억 원의 기업으로 성장한 인산家를 찾아 소금장수의 진심과 사명감을 들어봤다.
김윤세 인산죽염 회장이 선친 김일훈 선생이 구축한 인산의학의 내용을 보건의료 법령에 반영하여 국민 건강을 이롭게 하기 위해 국회를 찾은 것은 1977년이었다. 그러나 그 시도에서는 아무 소득이 없었다. 인산죽염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은 그로부터 무려 10년 뒤인 1987년이었다. 10여 년의 세월 동안 계속해서 인산家의 의학 비법을 알리고자 노력했던 김 회장은 당연하게도 세상의 어리석음에 대해 안타까움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요즘 그가 걱정하는 것은 식문화다.
요즘 음식들이 갖고 있는 심각한 문제들
“요즘 음식이 탈만 안 나면 다행이죠. 음식의 99%가 심각한 문제를 갖고 있지요. 방부제, 화학 첨가물이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고…. 술에는 인공감미료를 왜 넣을까요? 그것은 도수를 낮게 하기 위해서인데, 저도수의 술은 부패가 쉽게 돼요. 알콜도수가 25도만 넘으면 그런 문제가 없는데 말이죠….”
김윤세 회장은 요즘 음식들이 너무 사람들의 기호에 맞추려는 경향 때문에 위독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음식 고유의 맛을 즐기는 게 아니라 그저 단맛 같은 자극적인 맛을 즐기려고만 하고, 그 입맛에 맞추느라 음식이 불량해진다는 것이다.
“맛있는 것만 추구하면 편식하게 됩니다. 그러면 균형이 깨져요. 화려하고 아름다운 색깔만 추구하면 눈이 머는 것과 같아요. 진정한 아름다움을 파악 못하게 되는 거죠. 그러나 본래 자연의 아름다움을 봐야 합니다.”
마치 평상시에 색안경을 쓰고 있는 것과 같은 상태, 우울하면 꽃이 회색빛으로 보이는 것과 같은 상태라는 그의 말은 허상을 경계하라는 말로 이어졌다. 사람은 자기 주관으로 세상을 볼 수밖에 없는데 다양한 허상을 보게 되는 게 문제라는 그의 지적은 허상으로 가득한 현대를 향한 독한 일침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세상의 허상만 좇으며 사니까요. 생명의 본질이 무엇인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전혀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으면 짐승과 수준이 비슷해집니다.”
인류 구원을 부탁받은 인산 선생
인산家를 언급할 때 인산 김일훈 선생에 대해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김 회장은 선친인 인산 선생으로부터 전수받은 죽염 제조 이론과 제조 기술을 암·난치병 치유법과 함께 ‘신약(神藥)’이라는 책을 통해 세상에 낱낱이 공개했다.
죽염이라는 혁신을 세상에 내놓은 그는 어떤 인물일까. 그를 곁에서 지켜보며 업을 이어온 김윤세 회장의 목소리로 직접 들어봤다.
“아버지는 인류가 절멸의 위기로 가고 있는 걸 막기 위해 하늘이 내린 인물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이 이해를 못하기도 해요. 하지만 아버지는 전 세계 의학이 상상도 못한 치료법을 제시한 사람이에요. 아버지가 일으킨 그런 기적이 수북하니까 사람들이 병이란 게 어려운 게 아닌가보다, 병을 잘 고치는 분이라고만 기억해요. 하지만 그런 분이 아니라 지구와 우주, 시간과 공간을 꿰뚫은 분이셨어요.”
인산 김일훈 선생의 실체에 대해선 평생 같이 사는 어머니도, 자녀들도 모를 정도라고 한다. 그를 알아주는 사람은 오직 석가모니와 부처였다고 한다. 그들은 생멸이 없는 이들이니까 가능한 얘기라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또한 김일훈 선생은 실제로 그들과 만나기도 했다고 한다. 그들이 그의 앞에 나타나서 인류를 절멸에서 구해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불가사의한 사람이시죠. 이런 얘기를 책이나 방송에서 못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이해를 못하니까요. 혹세무민한다는 얘기를 들으니까.”
그는 만약 휘발유가 아니라 물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개발했다고 하면 잘 팔리겠냐고 물었다. 세상의 모든 자동차 산업이 휘발유로 움직이기 때문에, 그런 차가 개발됐다고 해도 세상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세상에 이미 알려지고 99.9%가 사실이라 해도 진실이 아닌 게 있어요.”
그는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자연적 힘이 진정한 치료
김윤세 회장은 지혜롭고 뿌리 깊은 전통의학의 우월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의학이 이 시대에도 첨단의학보다 더 훌륭하다는 설명이었다.
“서양의학이나 현대의학으로 치료하면 낫는 병이 없어요. 나은 것처럼 보일 뿐이죠. 그런데 전통의학은 암 같은 난치병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주죠.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그는 자연의 이치와 섭생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암 4기는 의학적으로 치료된 적이 전혀 없어요. 그런데 암 말기 중의 말기인 사람들이 인산 선생에게 와서 낫지 않은 사람이 없었어요. 인산 선생은 그냥 고치면 되지 하며 치료를 했거든요. 수준이 높을수록 간단한 법이에요. 의학이 복잡한 것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죠. 아직 경지에 도달 못했으니 말만 그렇게 하고 복잡하기만 하고 치료가 안 되는 거예요.”
김 회장이 설명하는 인산 선생의 치료법은 간단명료했다. 중병인 환자가 와서 “어떻게 하면 살겠습니까” 하고 물으면 인산 선생은 “음, 죽염 배 터지게 퍼먹어라” 하는 말만 했다고 한다. 현대의학에서 들으면 기겁할 일이다. 나트륨은 무조건 줄이라고 강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회장은 그런 말에 반대한다.
“소금이 무슨 독극물입니까? 소금은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필수 식품이에요.”
그는 최고의 의학은 우주 자연의 법칙에 근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이치에 근거하지 않으면서 무슨 의료가 나오겠냐는 비판이었다.
소금은 체온을 흩어지지 않게 만든다
소금에 대한 김윤세 회장의 얘기를 조금 더 들어봤다.
“사람은 온기가 있어야 살 수 있습니다. 소금은 사람의 체온을 흩어지지 않게 붙잡는 역할을 하죠. 죽염은 그 능력을 강화시킵니다. 소금은 바다에서 나와 기본적으로 찬 성질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아홉 번 굽는 과정을 통해 소금에 불을 집어넣죠. 그게 바로 죽염이에요. 철학적으로 정의한다면 소금 속에 빛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김 회장은 체온이 1℃ 떨어지면 암은 열 배, 백 배, 천 배 커진다고 설명했다. 암 치료를 위해선 기본적으로 체온을 회복시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계속 암세포가 생겨나는데 죽이고 없애면 무슨 소용인가요. 그런데 체온을 유지시키려면 소금 아니면 방법이 없어요. 체온이 1℃ 높아지면 면역력은 다섯 배 높아져요. 그런데도 현대의학에서는 체온은 보지도 않으니 이게 말이 안 되죠.”
김 회장의 말에 따르면 우리나라 서해안 천일염에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원소가 거의 다 들어 있다고 한다. 전 세계 다른 나라 바닷물에는 없는 원소들, 인체를 구성하는 필수 원소들, 80여 종의 미네랄 등등. 인산 선생은 이 모든 걸 꿰뚫어 봤다고 한다.
그런데 천일염 안에는 독사의 독보다 월등히 무서운 맹독들도 있는데, 다행히 그 양이 많지 않아서 섭취해도 금방 죽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부분을 처리하지 않고 먹으면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소금을 직접 섭취해 먹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천일염이 가진 독성을 중화시키기 위해서였다. 인산家에서 소금을 대나무로 구워서 죽염으로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죽염을 만드는 과정이 거듭되는 동안 소금의 분자구조가 바뀌고 소금 속의 원소들이 우리 몸에 사용되기 쉬운 미네랄, 즉 생리활성 능력이 뛰어난 물질로 재탄생하게 된다. 김 회장이 죽염처럼 질 좋은 소금은 ‘짜게 마음껏’ 먹어야 몸에 이롭다고 역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치유되기 어렵다는 병도, 본인의 고치겠다는 의지, 반드시 낫는다는 희망이 전제되면 진검승부를 벌일 수 있어요. 자가 치유력을 높여 자기 병을 자기 스스로 고치게 하는 인산家의 출발점은 결국 자기 자신이라는 겁니다.”
민족 전통의학의 우월성 전 세계에 알려
김윤세 회장이 하고 싶은 일은 대체의학의 위상을 전 세계에 드높이는 것이다. 그는 죽염이 인정받으면 우리나라가 의약 대국으로 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모든 소금은 산화력이 있어요. 녹슬게 만드는 거죠. 그런데 죽염은 환원력이 있어요. 녹에다 죽염을 쓰면 녹이 없어지거든요. 이건 물리화학적으로 금방 파악되는 거예요. 전 세계 어디에도 환원력을 띠는 소금은 없습니다. 그러니 사람이 먹어 병을 고치는 소금이 있다면 전 세계가 경악할 거예요. 이보다 더 좋은 전략 상품이 어딨나요? 전 세계가 한국만 쳐다보게 될 겁니다.”
그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자기 지식 속에 매몰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각도로 면밀하게 검토해야지,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배척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 분야의 고수를 만나 꼭대기에 올라가서 얘기하면 서로 보여요. 바둑으로 일등을 한 사람이나 테니스로 일등한 사람이나 서로 소통이 가능한 법이죠. 그러나 사람들이 못 알아들어요.”
그는 독일은 기술을 배워서 명장이 되면 국가가 장관급 예우를 해주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숙달된 기술자를 그렇게 대우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울대학교 등 명문대 위주로 만들어진 학벌 중심 사회가 기술자를 멸시하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그의 비판은 아직 좁은 우물에 갇혀 있는 한국의 지식인 사회에 대한 경종이기도 했다.
“그건 결국 자기 혼자만 잘났다는 거죠. 그런 사람은 무한 국제 경쟁이 시작되는 글로벌 세상에 나가면 바로 깨져버려요. 그래도 요즘 사회가 기술자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다행이긴 해요.”
인산의학의 전파야말로 인생 최고의 선택
“어려서부터 아버지에 대한 이해가 깊었고 심부름을 도맡아서 했죠. 지금 일도 아버지의 심부름이라 생각해요. 이 일은 제 인생에서 최고의 선물이에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그리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명이기도 하고요.”
다른 일을 하다가 인산의학을 본격적으로 알려야겠다고 결정한 그 판단이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말하는 김윤세 회장. 그러나 그 선택 이후 사업을 정착시키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사실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소금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부정적인 인식이 많다. 1993년에 건강관리법 보도, 2002년에는 다이옥신 파동으로 시끄러웠고 그리고 요즘도 건강을 망치는 주범으로 비판받고 있다. 그러한 사정을 돌파하기 위해 인산家는 지난 2000년 업계 최초로 국제표준화기구 ISO의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서를 취득하고 무슬림 먹거리 할랄 인증도 받는 등 여러 노력을 해왔다.
그런데 정작 과거의 소금은 이런 취급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그와는 정반대였다.
“옛날에는 집이 가난해서 짭짤하게 못 먹었어요. 소금이 귀했으니까요. 그래서 남의 집 음식 맛있다는 걸 ‘그 집 음식 짭짤하다’고 표현했죠. 그리고 돈을 많이 벌면 ‘수입이 짭짤하다’고 표현하는 것도 아시죠? 이처럼 ‘짭짤하다’는 말은 긍정적인 표현이었어요.”
김윤세 회장은 음식이 싱거운데 맛있다는 사람은 이상하다고 말했다. 어떤 음식이든 싱거우면 맛이 없는 게 당연하고, 따라서 짭짤하다는 표현이 전제되어야 맛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음식이 싱거운데 맛있다는 말은 ‘엄청나게 돈이 많은 가난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과 똑같은 거예요.”
세상의 죽염이 되고파
현재 인산家의 회원은 29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기업이나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를 더 확고히 다져 올해 30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죽염 회사는 인산家 말고도 50여 개가 있다. 인산家가 사업을 그만둔다 해도 죽염 기술은 다 공개되어 있으므로 앞으로도 계속 사람들이 찾게 될 터이다. 소금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있어도 죽염의 역사는 계속될 것이다.
파스퇴르 연구소처럼 국제연구기관으로 손색이 없는 세계적인 연구소를 세우고, 자연물의 약성을 활용하는 의료를 교육하는 기관을 함께 설립해 대한민국이 의료 대국이 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물어봤다.
“죽염은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빛이다’라는 말에 ‘온기’가 더해진 것입니다. 저는 세상의 죽염처럼 역할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