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이 짙은 6월, 이달의 추천 전시·공연·행사를 소개한다.
(전시) 샤갈 러브 앤 라이프展: 그것은 사랑의 색이다
일정 6월 5일~9월 26일 장소 한가람미술관
이스라엘 박물관이 기획한 이번 전시는 샤갈(Chagall)과 그의 딸 이다(Ida)가 직접 기증하거나 후원자로부터 기증받은 샤갈 작품 중 150여 점을 소개한다. 앞서 이탈리아 로마와 카타니아에서 전시가 이뤄져 총 30만 명의 관람객을 기록한 바 있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총 7섹션(초상화, 나의 인생, 연인들, 성서, 죽은 혼, 라퐁텐의 우화, 벨라의 책)으로 구성해 샤갈의 사랑과 삶을 집중 조명했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일정 6월 8일~8월 5일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출연 케이윌, 윤형렬, 차지연 등
추한 외모를 지닌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지기와 아름다운 집시 여인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다룬 빅토르 위고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 이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1998년 프랑스 파리 초연부터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어 버전은 2008년 초연 이후 올해 10주년을 맞이했다. 초연 캐스트인 윤형렬과 최수형의 복귀, 실력파 가수 케이윌과 배우 차지연 등의 합류로 기대를 모은다.
(무용) 발레 춘향
일정 6월 9~10일 장소 CJ토월극장 출연 강미선, 이현준, 홍향기 등
한국의 아름다운 고전 ‘춘향전’이 발레로 재탄생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대표작이자 두 번째 창작 발레인 ‘발레 춘향’이 4년 만에 돌아왔다. 이번 공연에서 눈여겨봐야 할 장면은 춘향과 몽룡의 ‘긴장과 설렘, 슬픔과 애틋함, 기쁨과 환희’라는 세 가지 유형에 사랑의 감정을 아름다운 몸짓의 언어로 담아낸 2인무다. 수석무용수 강미선과 이현준, 홍향기와 이동탁이 각각 춘향과 몽룡으로 분해 열연을 펼친다.
(연극)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일정 6월 12일~9월 2일 장소 대학로 자유극장 출연 서현철, 오용, 장이주, 양소민 등
100세 생일날 잠옷 차림으로 양로원을 탈출한 ‘알란’이 우연히 갱단의 돈 가방을 훔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렸다.
(영화) 아일라
개봉 6월 21일 장르 드라마, 전쟁 감독 칸 울카이 출연 김설, 이스마일 하지오글루
한국 터키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양국에서 공동으로 제작한 영화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터키 참전 용사 ‘슐레이만’과 전쟁으로 고아가 된 소녀 ‘아일라’가 휴전 이후 60년 만에 재회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라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전시) 니키 드 생팔展: 마즈다 컬렉션
일정 6월 30일~9월 25일 장소 한가람미술관
니키 드 생팔(Niki de Saint Phalle)은 1961년에 발표한 ‘사격회화(shooting painting)’라는 작품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이후 그는 포스터에서 볼 수 있는 작품처럼 풍만한 체형의 여인을 온갖 자세로 표현한 ‘나나(Nana)’ 연작 작업에 주력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마즈다 컬렉션의 대표 작품 127점을 만나볼 수 있다.
골목길은 어쩐지 큰길보다는 뭔가 비밀스럽고 은밀한 느낌이 있다. 어린 시절 숨바꼭질이나
술래잡기하던 정다움도 느껴지고 꽃다운 젊은 날 좋아하는 사람과 거닐며 가슴 떨렸던 수줍
은 기억도 떠오른다.
어린 시절 필자는 10살까지 대전의 대흥동 주택가에서 살았다.
골목 안쪽에 우리 집이 있었는데 그 골목은 다른 곳보다 무척이나 좁았다.
어릴 땐 몰랐지만, 어른이 되어 그리움에 한 번 찾아가 보니 뚱뚱한 사람은 통과하기 좀 힘
들 정도로 좁은 길이었다.
그래도 그 골목은 좁아서인지 더욱 골목 안 우리 친구들의 천국과 같은 놀이터였다.
지금과는 달리 어릴 때의 필자는 매우 개구쟁이였던 모양이다.
노래도 잘했다는데 아이들의 동요가 아닌 당시 유행하던 강화도령이나 제목도 모르지만 ‘반
짝이는 불빛 아래 소곤소곤 소곤대던 그으 나알밤~’이란 가요를 구성지게 잘도 불러 재껴
서 동네 어른들은 필자만 보면 “노래 한 자락 해봐라.”고 하셨다.
그 골목에서 즐거웠던 일은 동네 아이들과 연극을 해보자고 작당했던 일이다.
무대는 좁은 골목 안 용호네 대문 위쪽과 반대편 전봇대에 줄을 매달고 담요를 걸쳐 만들었다.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큰 무대를 만든 것처럼 즐거웠고 춘향전을 한다며 담요를 들치고 나와
연기를 펼치며 깔깔대었다.
정말 그땐 어른들도 볼거리가 없었던지 철부지 동네 꼬마들이 하는 연극에 신문지나 가마니
를 깔고 앉아 귀엽다며 칭찬하고 웃어주셨다.
그렇게 골목길은 필자의 어린 시절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기도 한 곳이다.
작년에 우리 동네 뒤쪽으로 산책로가 새로 조성되었다.
2km의 길이로 펼쳐진 산책길은 중간 한 부분 100여 미터 정도 골목길을 통하게 되어있다.
처음 그 골목을 지나며 필자는 깜짝 놀랐고 낯설지 않은 느낌에 내심 반갑기도 했다.
좁다란 골목이 어린 날 개구쟁이 모여 놀던 그 골목과 매우 닮았기 때문이었다.
약간은 후줄그레한 지저분한 회색 담벼락이 이어졌는데 어느 날 지나다 보니 담장 치장이
한창이었다.
아마 개인이 하는 건 아니고 지자체에서 골목단장사업을 하는 것 같다.
연말이 가까워져 오면 할당받은 예산을 없애기 위해 잘 깔려있는 멀쩡한 보도블록도 교체하
는 등 무리하게 예산 집행을 한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그러나 이렇게 골목을 깔끔하게 단장하는 데 쓰인다면 칭찬해 줘도 괜찮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산책 때문이든 그저 통과하는 것이든 골목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산뜻하고 기분 좋은 느낌을 줄 수 있어서이다.
각 집마다 색상을 달리해서 칠하는 페인트의 색이 너무 고와 어느 집 담장이 더 예쁜지 감상해 보는 것도 즐거운 눈요깃거리가 되었다.
파스텔 톤으로 인디언핑크, 연하늘색, 연보라 연노랑 등 은은한 색의 담장이 뽐내듯 이어졌
고 골목 끝 부분의 좀 큰 담장에는 사계절을 표현한 벽화가 그려졌다.
이제는 골목을 지나며 우중충한 모습을 보지 않게 되어 기분이 좋다.
봄을 상징하는 꽃잎 담장도 있고 가을 단풍을 그려놓은 담장도 있다.
동심의 세계로 이끌 것만 같은 겨울 눈 내리는 공간에 다정히 서 있는 눈사람 한 쌍도 정겨
운 풍경이다.
누구의 발상으로 수십 년간 우중충했던 골목을 이렇게 예쁘게 바꾸게 되었을까?
골목 안 주민들도 좋겠지만 화사한 골목길을 지나는 나그네들도 산뜻한 기분일 것 같다.
오늘도 골목을 지나며 어떤 담장이 더 예쁜지 기분 좋은 감상을 했다.
서울 어느 동네 골목을 취재하여 만든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좁은 골목에 집마다 주차하여 교통사고도 자주 일어났고 동네꼬마들이 놀다가 다치는 일도 많은 곳이었는데 어느 날 동네 사람이 차를 다른 곳에 세우고 각자 자기 집 앞을 가꾸자고 의논했다고 한다.
담장을 없애고 담벼락 있던 자리에 화분이나 꽃, 덩굴 식물을 심어 예쁘게 단장하기 시작했다.
그 후부터 골목 안 풍경이 달라지고 이웃 간의 관계도 좋아져 사람 살맛나는 골목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먼저 아이들이 안심하고 뛰어놀기 시작했고 주민들 사이가 좋아져서 골목에 돗자리를 깔고 이야기꽃을 피운다고 한다.
팍팍한 서울살이가 아니라 시골처럼 푸근한 인정이 넘치는 골목으로 집집이 준비한 재료로 부침개 파티도 자주 열고 퇴근 후 돌아오는 주민들이 지나다 같이 어울려 먹기도 하는 등 보는 사람도 즐겁게 느껴지는 풍경이었다.
다른 곳에 주차해야 해서 불편한 점은 있지만, 범죄 걱정 없이 이웃 간에 서로 이해하는 이렇게 멋진 골목문화가 생긴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고도 했다.
골목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떠들며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어릴 때 개구쟁이 시절이 떠올랐다.
서울로 이사하기 전 초등학교 5학년까지 살았던 대전 대흥동 주택가에 있던 우리 집도 좁은 골목 안에 있었다.
우리 집은 그래도 당시에 흔하지 않게 목욕탕이 있는 예쁜 양옥집이었다. 매우 좁은 골목 안에는 십여 채의 집이 있었고 모두 필자 또래 개구쟁이 친구들이 살았다.
초등학교 시절 우리가 모이면 무서울 게 없었던 것 같다.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남의 집 대문 초인종을 누르고 누가 끝까지 남는지 담력도 실험했고 “누구세요?” 하며 주인이 나오면 후다닥 도망치는 장난을 재미로 했다.
어느 날 이 친구들과 작당하여 골목 안에서 연극을 하기로 했다.
골목의 폭이 좁아서 우리는 집에서 들고 나온 담요를 이쪽저쪽 전신주에 걸어 손쉽게 무대를 만들었다.
춘향전을 연습하는데 옆집 우영이 오빠가 이 도령을 맡고 필자가 춘향이를 했음은 물론이다.
동네 사람들에게 어느 날 몇 시에 연극 보러 나오시라고 알리고 드디어 막을 올리게 되었다.
그땐 정말 놀이 문화가 없었던지 골목 안 아저씨 아줌마들이 다들 나와 돗자리나 신문지를 깔고 관람해 주셨다.
뭐 그렇게 재미있지도 않았겠지만, 꼬마들 재롱에 즐거워하며 아낌없이 손뼉을 쳐주셨고 과자를 한 아름 사주셨던 기억도 생생하다.
골목은 그렇게 정다운 추억이 많이 쟁여진 보물 창고 같은 곳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도 훗날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안전한 골목길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전기수'가 어찌나 재미나게 이야기를 풀어내었던지, 주인공이 죽자 이야기에 빠져들었던 청중의 한사람이 분을 참지 못해 그만, 이야기꾼을 내려쳤다는 사건이 정조 14년 8월 10일 「정조실록」에도 전한다.
어느날, 전기수가 청중들 앞에서 한참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전기수 주위로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들 전기수의 이야기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 갑자기 살인 사건이 터진 것이다. 전기수 이야기에 푸욱 빠져 있던 청중 한 명이 나쁜 주인공을 응징한다며, 들고 있던 낫으로 전기수를 죽인 것이다. 책 읽는 솜씨가 얼마나 뛰어나면 청중이 현실과 책 속 이야기를 혼동해 그만, 분한 마음을 참지 못하고 살인을 저질렀을까?
죽은 사람은 전기수로 당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이업복 이였다.
다음은 소설가 정명섭씨가 그의 책에서 소개한 이업복에 관한 내용이다. ‘이업복은 전기수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인물이다. 조선시대 생활사를 보여주는 책에서도 이미 소개가 되었고, '별순검'이라는 인기 드라마의 일화에도 등장했다. 첩의 자식으로 태어나 서얼인 그의 본래 직업은 청지기였다. 청지기는 노비는 아니었지만 결국 주인의 수발을 드는 미천한 존재다. 그런데,그는 사람들의 귀에 쏙쏙 들어오는 낭랑한 목소리의 소유자였다. 목소리뿐만 아니라 풍부한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언제부터 본격적인 전기수로 나섰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양반집 부녀자들을 비롯한 한양의 부호들이 다투어 그를 초청해서 얘기를 들었다는 것을 보면 전기수로 나선 직후부터 큰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보인다. 부드러운 목소리와 감정이 뚝뚝 묻어나오는 표정으로 이야기를 토해내면 듣던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거나 미친 듯이 웃었다고 하니, 아마 그가 나타나면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지 않았나 싶다.’(소설가 정명섭의 저서 중에서) 아마도 이업복은 이야기꾼으로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사람 이였나 보다.
필자는 어릴 때 할머니와 한집에서 살았는데, 큰아버지는 저녁때쯤엔 할머니에게 드릴 간식을 사가지고 오셔서는, 사씨남정기, 옥루몽, 이춘풍전, 장화홍련전, 춘향전등 셀 수 없이 다양한 책들을 날마다 읽어 드리고는 가셨다. 필자의 할머니는 이야기책도 좋아하시고, 또, 우리들에게 옛날이야기도 실감나게 잘 해 주셨는데, 지금 생각하니 큰아버지가 할머니에게 책을 재미있게 읽어 드렸던 것은, 바로 그 시대의 전기수의 영향이 컸었나 보다.
몇 해 전 일본 나가사키를 방문했을 때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있는 나비부인의 글로벌 가든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이야기만 듣고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쳤는데 그 나비부인의 오페라를 갈라쇼로 보게 되었다. 성악가들의 열정은 물론이요 100명 정도의 관현악단과 합창단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하모니와 웅장함으로 오페라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세계 3대 오페라 푸치니의 가극 은 일본 나가사키를 무대로 미국 해군 장교인 핀커튼과 일본 태생 나비부인과의 사랑을 주제로 한다. 현지처 정도로 생각하고 결혼에 응하는 핀커튼과 종교를 개종하면서까지 모든 것을 바쳐 한 남자를 사랑하는 조초상의 비극적 사랑이야기다. 3막으로 구성된 내용은 이렇다.
몰락한 귀족 가문의 여식이었지만 먹고살기 위해 게이샤가 된 조초상은 집안의 반대를 물리치고 결혼에 올인한다. 나가사키 언덕에 신혼집을 차리고 친구와 친지를 초대하여 결혼식을 올린다. 결혼등기가 끝날 무렵 숙부인 승려가 나타나 개종한 사실과 선조와 친척을 버린 것에 대해 꾸짖으며 모두가 퇴장하고 우울함에 빠진다. 핀커톤은 신부를 위로하며 노래를 불러주고 방으로 들어간다.
3년 전 다시 돌아오겠다며 떠난 핀커톤을 조초상은 손꼽아 기다린다. 그러나 이미 핀커톤은 친구인 영사를 통해 ‘이미 자신은 결혼했으니 잊어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다. 차마 전달하지 못하는 영사. 항구에서 대포 소리가 들리며 핀커톤이 탄 군함이 입항한 것을 알린다. 조초상은 밤 늦도록 그를 기다리고 있다.
밤잠을 못 자고 기다린 조초상의 집으로 양산을 든 핀커톤의 부인 케이트와 핀커톤이 들어서고 조초상은 순간 자신의 아이를 빼앗으러 왔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조초상의 꿈과 희망이 한 순간에 무너진다. 이제 선택의 여지는 없다. 조초상은 5분만 아들과 보내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방에 들어간 조초상은 세 살배기 아들의 눈을 가린 채 병풍 뒤로 들어간다. “명예를 잃고 사는 것보다 명예롭게 죽는 편이 낫다.”라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말씀을 떠올리며 그는 자결 한다. 외마디 소리에 불길한 예감을 느끼고 핀커톤이 뛰어들어가지만 이미 몸은 싸늘하게 변해 있다. 자신의 잘 못으로 한 여인이 목숨을 끊었다는 것을 자책하며 핀커튼은 ‘나비야, 나비야’를 흐느껴 부른다.
3막이 다 끝나고 자리를 쉽게 뜰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아팠다. 몰락한 가문의 어려움 때문에 미군 장교인 한 남자와의 만남에 인생에 전부를 걸은 어린 나이의 순진한 조초상. 그리고 미국에 이미 결혼을 약속한 약혼녀를 두고 처음부터 현지처 정도로만 생각하고 결혼에 응한 핀커톤. 결국, 명예로운 죽음으로 자신의 생을 마감한 한 여인의 운명이 오늘날 많은 관객의 마음을 울리며 세계 3대 오페라로 이어져 오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필자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보면서 한국의 열녀 서양의 솔베이지를 떠올리게 된다. 우리가 잘 아는 춘향과 나비부인이 동양 여인의 사랑이야기라면 솔비이지의 노래는 서양의 사랑이야기다. 희곡 ‘페르퀸트’에 삽입된 노르웨이 음악가 그리그가 작곡한 노래이다. 솔베이지는 돈을 벌러 방랑의 길을 떠난 페르퀸트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다 머리가 백발이 된다. 늙으막에 병든 몸을 이끌고 오두막집으로 돌아온 페르퀜트는 솔베이지의 무릎에 머리를 누인 채 영원히 잠드는 이야기다.
춘향전에서의 춘향은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결국 낭군을 만나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나비부인과 솔베이지는 비극적인 결말이다. 필자가 노르웨이를 여행할 때 솔베이지의 노래를 듣고 그 속에 담긴 사연에 가슴이 아팠었다. 그 슬픈 마음을 나비부인에서 다시 느끼게 되었다. 한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다 백발이 되어 병들고 늙은 상태로 만났고 또 한 사람은 그렇게 다시 올 것을 기다리며 애태웠건만 이제는 남의 사람이 되어버린 아픔의 사랑이다.
동서양을 어우르는 이 여인들의 사랑이야기가 결과야 어찌 되었든 한 남자를 열렬히 사랑하고 기다리는 공통점이 있다. 기다리고 사랑하기 때문에 사람은 꽃보다도 더 아름다운 것이리라
인제대 교수들이 스승의 날 제자에 대한 사랑을 담은 음악회를 개최한다.
경남 김해 인제대학교 음악학과 교수들은 스승의 날인 15일 오후 7시 30분 부산 금정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제자사랑 장학 기금 마련을 위한 음악회'를 연다.
이날 음악회에는 허미경·김성진(성악), 노경원(피아노), 김복수(바이올린), 양욱진(첼로), 오신정(플루트) 등 10여 명의 교수가 참여한다.
소프라노 허미경과 테너 김성진 교수는 2중창으로 오페라 춘향전 중 '그리워 그리워'를 들려준다. 김복수, 양욱진, 노경원 교수는 멘델스존의 피아노·바이올린·첼로 트리오를 협연한다.
교수들의 재능 기부로 열리는 이번 공연 수익금은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실기 성적이 우수한 음악학과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된다.
인제대 음악학과 허미경 학과장은 "제자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교수들이 힘을 합쳐 이번 음악회를 마련했다"며 "음악공부를 하는 많은 학생을 비롯해 이 시대 모든 스승과 제자들을 위한 음악회가 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