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약 90%가 ‘치매일까봐’ 두려워한다. 치매를 두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족 혹은 주변에 피해를 줄까봐’다.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자식이나 배우자에게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특히 치매는 ‘완치’의 개념이 없어 더 두렵게 느껴진다. 치매 치료는 정말 불가능한 걸까?
치매의 발병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알츠하이머 치매로 뇌의 신경세포 기능이 서서히 줄어들면서 뇌 조직이 없어지거나 뇌가 위축되는 병이다. 치매의 70~80%를 차지한다. 그 외에 뇌 안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 지나친 음주로 뇌세포가 죽어 발생하는 알코올성 치매, 유전적 원인으로 인한 치매 등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뇌병원’
이 모든 치매를 광범위하게 치료하는 치료제가 네 개 정도 나와 있지만, 치료 자체보다는 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한다. 정용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과학중개연구소장은 “뇌 조절과 자극을 통한 치매 치료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최근 전기자극과 초음파자극치료에서 좋은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치매 치료 가능성이 열렸다고 전했다.
인천 지역 치매 거점 의료기관인 인천성모병원은 우리나라 최초로 만들어진 ‘뇌병원’이다. 말 그대로 뇌에 관한 모든 질병을 다룬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며 뇌졸중, 파킨슨병, 치매, 간질, 우울증, 정신분열증, 신경성 통증 등 뇌와 관련한 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천성모병원 뇌병원은 뇌졸중 전문치료실, 뇌질환 환자 전용병동, 뇌기능치료센터 등을 갖추고 환자들이 한곳에서 진찰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뇌질환의 경우 초기에 빠른 대처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치료가 가능한 주변 병원과 연계해 이동하지 않고 한 병원에서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는 건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뇌질환에 특화된 진찰과 치료뿐 아니라 뇌과학중개연구소 등을 통해 질병 치료에 관한 연구도 함께 한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초음파자극술’을 연구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게 효과가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완치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치매 치료에 한 발 더 다가간 셈이다.
두뇌 자극으로 접근하는 치매 치료
뇌의 전두엽과 측두엽 부분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치매가 진행된다는 원인은 이미 밝혀졌기 때문에, 뇌를 전기, 초음파, 자기장 등으로 자극해 기능을 강화하는 치료법이 연구되고 있다. 측두엽이 귀로 듣고 이해하는 영역이라면 전두엽은 말을 하는 영역, 결정을 내리고 행동하게 하는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치매 예방이나 치료 과정에는 주로 전두엽의 인지 기능을 강화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허가를 앞두고 있는 치료법들 역시 전두엽의 기능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치매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첫 번째 치료법은 ‘전기자극치료’다. 피부에 상처를 내지 않고 질병을 치료하는 ‘비침습적’ 치료 방법 중 하나인데, 오래전부터 우울증 환자 치료에 많이 쓰였다. 인천성모병원 뇌병원에서는 ‘와이브레인’이라는 벤처회사에서 개발한 전기자극 장치를 기반으로 함께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장치는 현재 우울증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허가를 우선적으로 기다리고 있다. 정용안 교수는 우울증뿐만 아니라 인지 기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해 식약처에 탐색 임상 허가를 요청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6개월 동안 주 5일 이상, 하루 한 번, 20~30분 전기자극치료를 진행했을 때 인지 기능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에서 치매 진단을 받고 의사가 처방을 내리면 병원에서 기기를 대여해 집에서 스스로 원하는 시간에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치료 기간이 길다는 점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임상시험에서 85%의 환자들이 끝까지 치료를 완주한 것으로 나타나 그만큼 치료 효과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 교수는 올해 안으로 치매 치료를 위한 허가를 받기 위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뇌병원에서 최초로 치매 치료 효과를 발견한 ‘초음파자극치료’는 망치로 통통 치는 것처럼 뇌세포를 때려주는 치료법이다. 전기자극치료가 cm 단위로 자극 부위를 찾는다면, 초음파자극치료는 mm 단위로 설정 가능해서 원하는 부위만 정확하게 치료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한 번의 치료만으로도 전두엽 기능 향상에 효과가 있었다.
초음파자극의 또 다른 기능은 치매 약물이 뇌로 잘 도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이다. 정용안 교수는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의 과제를 통해 뇌혈관의 장벽을 열어 약물 효과를 높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뇌혈관 장벽은 뇌세포와 혈관 사이에 있는 자동문 같은 막인데, 우리 편이라고 생각할 때만 문을 열어준다. 그래서 문을 열어주는 물질에 약을 실어 뇌로 보내거나 문을 강제로 여는 방법 등을 연구하는데, 초음파자극이 이 장벽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초음파자극치료는 2~3년 뒤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만약 치매 치료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 전두엽 기능 강화뿐만 아니라, 약물이 뇌로 잘 전달되도록 도와 치료 효과를 더욱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루라도 더 온전한 삶을 위해”
정용안 인천성모병원 뇌과학중개연구소장
정용안 교수는 치매 치료를 위해 다양한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초음파자극술’을 연구해 치매 치료의 가능성을 열었다. 정 교수를 만나 치매 치료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01 치매 치료제나 치료법으로 어느 정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원인은 다 다르지만 치매는 결국 기억할 수 있는 뇌세포가 파괴되거나 손상을 입으면서 진행된다. 세포가 손상을 입을 경우, 특히 뇌라면 이미 망가진 세포를 되살릴 수는 없다. 어떤 원인이든 치매 원인을 치료하는 치료제는 없기 때문에, 치매 치료는 더 이상 뇌세포가 손상되지 않도록 진행을 늦추거나 막는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치매는 조기 진단을 받는 게 무척 중요하다.
02 완치 개념이 없는 치매 치료의 목적은 무엇인가?
치매가 심해지면 삶이 많이 힘들다. 본인도 힘들고 가족도 힘들다. 치매의 진행 속도를 늦춘다는 건, 살아 있는 동안 조금 더 건강하게 삶을 누리다가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의미가 있다. 10년 뒤 치매 말기가 될 것을 20년 뒤에 도달하도록 하면 10년이라는 시간을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치매 진단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와 그 전 단계인 주관적 기억장애부터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
03 최근 치매 치료의 특징이 어떤지 궁금하다.
최근 치매 치료는 전기자극치료, 초음파자극치료, 행동치료 등을 통해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 주변 기능들을 좋아지도록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 보통은 전두엽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전두엽은 우울감과 집행 기능을 담당한다. 강화 훈련을 하면 우울감을 낮추고 인지와 실행 능력을 높일 수 있어서 치매 진행 속도를 줄일 수 있다. 증상 완화에 쓰이는 약물과 함께하면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04 주로 전두엽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이뤄지는 이유가 있나?
전두엽은 언어, 감정, 논리적 사고 등을 담당하는 영역이다. 집행 기능이나 우울감을 담당하는데 우울감을 낮추고 집행 기능을 높이는 게 치매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증상을 나아지게 할 수 있다. 또 조화 기능이라고 해서 사회성에 관련된 감정 기능도 하는데, 이 부분이 개선되면 대인관계 등을 강화해줄 수 있어 결과가 좋다.
미국의 경우 순수하게 알츠하이머라는 치매만을 가지고 있는 환자가 많은데, 우리나라는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치매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많다. 따라서 치료도 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 측두엽에 있는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손상을 입을 경우 깜빡하거나 기억력이 낮아지는 증상을 보이는데, 해마를 치료하거나 향상시키는 방법은 너무 어려워서 좀 더 치료 접근성이 높은 전두엽 기능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다.
05 시중에 판매하는 기억력, 집중력 강화 기능이 있다는 건강보조제도 실제로 효과가 있나?
보조제 자체가 치매 증상을 나아지게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플라시보 효과는 있을 수 있다. 환자의 믿음이 증상을 호전시키는 경우다. 초반에는 왠지 효과가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렇지 않다는 걸 환자 본인이 느낄 것이다. 치매 치료를 위해 여러 가지 약을 먹는 중이라면, 전문의와 상담해서 조절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
06 줄기세포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치매 초기 단계에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특히 급성 뇌출혈이나 뇌경색이 온 환자를 수술하는 과정에서 뇌세포에 줄기세포를 뿌렸을 때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다. 줄기세포를 키우다 보면 주변에 영양분이 생기는데 이 영양물질을 뇌세포에 주었을 때 좋다는 결과가 있었다. 하지만 급성으로 오는 치매가 아닌 퇴행성으로 인한 치매에는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신의 줄기세포로만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적다. 연구를 더 한다면 줄기세포도 치매 치료에 활용될 수 있겠지만, 연구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시간이 무척 오래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07 치매 치료의 희망은 있을까?
완치를 위한 치매 치료약은 반드시 개발되어야 한다. 언젠가는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초음파자극치료가 좋은 결과를 보인 것도 긍정적이다. 치매 국가책임제를 도입하면서 치매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서 외국과도 큰 격차 없이 연구를 잘 해내고 있다. 전기자극치료의 경우 허가를 앞두고 있어서 치매 치료에 한 발 더 다가갔다고 생각한다.
08 치매를 걱정하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완치의 개념은 아니더라도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를 함께 하면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건 확실하다. 만약 스스로 건망증인지 치매인지 잘 모르겠다면 보건소나 병원, 센터 등을 찾아 간단한 선별검사부터 시작해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으면 한다. 실제 치매 진단을 내리기까지는 3~4시간이 걸리지만, 선별검사는 30분 정도이고 보건소에서는 혈액검사도 포함되기 때문에 적어도 건망증인지 치매인지 알 수 있다. 검사 결과 치매 증상이 보인다면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통해 정말 치매인지 아닌지, 치매라면 주관적 기억장애인지, 경도인지장애인지, 치매 초기인지 말기인지 등을 확인한 뒤 MRI 같은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 그에 맞는 치료를 시작하면 된다. 이미 치매가 많이 진행된 뒤 치료를 시작하는 것보다 치매에 이르기 전인 주관적 기억장애 단계부터 치료를 시작해 진행 속도를 최대한 늦추고 건강하게 삶을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뇌질환으로 꼽히는 ‘파킨슨병’. 주로 노인에게 나타나는 신경퇴행성질환이다. 파킨슨병의 증세와 치료법이 무엇인지 알아봤다.
손발이 떨리고(떨림), 움직임이 느려진다(서동). 몸이 뻣뻣해지며(경직), 걸음걸이가 불안정하다(보행장애). 종종 넘어져 다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는 파킨슨병의 증세다.
매년 4월 11일은 세계 파킨슨병의 날(World Parkinson’s Day)이다. 파킨슨병은 영국의 제임스 파킨슨(James Parkinson)이 1817년 최초로 학계에 보고했다. 4월 11일은 그의 생일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2015년 9만 660명 ▲2017년 10만 716명 ▲2019년 11만 147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20년에도 11만 1311명이 파킨슨병으로 새롭게 진단받았다.
허륭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파킨슨병은 계속해서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는 질환으로 특히 70대 이상 고령층이 전체 환자의 약 85%를 차지할 정도로 노년의 삶을 위협하는 대표 질환이다”며 “최근 평균 수명의 증가와 함께 환자 수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도파민 생성 안 돼 발생…단순 노화 오인, 뒤늦게 병원 찾아
파킨슨병은 뇌신경 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뇌에서 생성이 안 돼 생기는 병이다. 따라서 도파민 제제를 투약하면 증상이 좋아진다. 다만 허니문 피리어드(Honeymoon Period)라고 하는 약효 지속기간은 대개 5~7년에 불과하다. 이 기간이 지나면 지속시간이 극단적으로 짧아지거나 도파민에 의한 이상 운동증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파킨슨증후군’과도 차이가 있다. 파킨슨증후군은 도파민은 정상적으로 생성되지만 뇌 자체가 망가져 도파민을 수용하지 못해 발생한다. 때문에 도파민 제제를 투약해도 증상 호전이 크지 않다.
도파민은 근육을 조절해 신체 운동과 평형에 관여하는 뇌신경 전달물질이다. 기계의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한다. 따라서 도파민이 생성이 안 되거나 기능을 제대로 못하면 기계에서 윤활유가 부족할 때 나타나는 증상이 나타난다. 손발이 떨리거나(떨림), 움직임이 느려지고(서동), 몸이 뻣뻣해지며(경직), 걸음걸이가 불안정한(보행장애) 증상이 대표적이다.
허륭 교수는 “파킨슨병은 서서히 진행되고 초기 전형적인 운동장애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후각장애, 변비, 우울 증상이 우선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단순 노화로만 인식하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평소 부모님이나 주변 어르신의 건강 상태를 잘 살피고 이상 증세가 보이면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약물 부작용 나타나면 뇌심부자극술 고려해야
파킨슨병의 수술은 약물 부작용이 나타나는 시기에 하는 것을 권장한다. 파킨슨병을 증상에 따라 총 5단계로 분류한 ‘호앤야 척도(Hoehn and Yahr scale)’를 기준으로 중기 단계인 3단계 이전에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허륭 교수는 “파킨슨병은 약물로 지속적으로 조절하게 되는데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약에 대한 부작용이나 장기적인 투약으로 약효가 짧아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때 약에 의한 부작용이나 효과가 떨어지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 뇌심부자극술(DBS, Deep Brain Stimulation)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뇌심부자극술은 초소형 의료기기를 뇌에 삽입해 특정 부분에 전기자극을 주는 방법이다. 수술 후 전기자극 발생장치를 작동시키면 뇌에 심어둔 전극에 전기자극이 시작되고 서서히 이상 운동 증상이 호전되면서 일상생활의 질이 향상된다.
다만 파킨슨병에 대한 뇌심부자극술은 완치보다는 증상 악화를 지연시켜 환자가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된다. 다른 운동장애 신경계 질환인 근긴장이상증이나 본태성 진전에 대한 뇌심부자극술이 완치를 목표로 진행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전극을 집어넣는 부위도 다르다. 다른 부위에 시행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시상 하핵에 넣는다.
허륭 교수는 “파킨슨병이 완치가 힘든 난치성 질환이다 보니 진단을 받더라도 방치하는 경우가 있지만, 치료제와 치료기술의 발달로 파킨슨병 환자들의 삶의 질도 크게 높아졌고 남은 삶의 질도 향상됐다”며 “적극적 치료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신경외과를 찾아 정밀한 검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최선의 치료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재홍 소장은 국내에서 항암과 면역치료 분야의 손꼽히는 권위자로, 옥스퍼드대학에서는 암의 전이에 관한 연구로 학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가 메디프론의 중앙연구소장으로 취임한 것은 2020년. 치매 치료제와 치매 조기 진단 키트,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 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2008년부터 치매 치료제 개발에 뛰어든 메디프론은 여러 유력한 후보 물질의 특허를 확보해 업계에선 결승점을 통과할 유력한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임 소장은 전혀 다를 것 같은 치매와 암은 비슷한 점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두 가지 모두 노화가 원인이죠. 평균 수명이 40~50세였던 과거에는 모두 찾아보기 힘든 희귀병이었어요. 그러다 인류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흔한 병이 되어버렸죠. 하지만 두 병의 차이점도 있습니다. 암에 대한 연구는 100년 이상 진행되어 이제 상당 부분 정복된 상태인데, 치매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겁니다. 뇌과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3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아직은 명확하게 밝혀진 것들이 많지 않다 보니, 많은 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증명해나가는 것이 과학자들의 숙제다. 메디프론 중앙연구소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뇌의 면역세포에 주목하고 있다.
“뇌에도 다른 신체와 마찬가지로 면역세포가 존재해요. 나쁜 세포가 몸속에 들어오면 활성화되면서 독성 물질을 내뿜는데, 이것이 나쁜 세포를 죽이는 무기가 되죠. 그런데 어떠한 이유로 이 독성 물질이 뇌세포를 죽이는 일이 발생합니다. 이것을 치매의 원인 중 하나로 생각해서, 독성으로 인한 뇌염증이 나타나지 않도록 면역세포를 억제하는 물질을 확보해 약품화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가 말하는 물질은 메디프론이 보유한 치매 치료제 후보 물질 중 하나인 ‘MDR-1339’다. 그렇다고 이들이 이 물질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외에도 4~5개 후보 물질을 놓고 다양한 방식을 검토 중이다.
“암 치료 분야에서 여러 항암 치료 약물을 섞어 쓰는 ‘칵테일 요법’을 사용하는 것처럼, 치매 치료 역시 한 가지 물질을 고집할 필요는 없죠. 아직 치매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면 다양하게 시도해봐야 합니다.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목표라면 생성을 억제할 수도 있고, 녹아 없어지게 하거나, 뇌 밖으로 빠져나가게 유도할 수도 있겠죠. 여러 물질이 시너지를 내준다면 보다 효과적인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의료 현장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 중 하나는 진단이다. 조기에 발견한다면 약물치료를 시도해볼 수 있는데, 가족이 눈치챌 정도의 증상이 발현됐다면 이미 늦은 상태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예방 차원에서 진단을 받으라고 하면 거부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나 안 미쳤다”라며 고집부리기 일쑤다. 그래서 메디프론이 개발 중인 것은 혈액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 키트다.
“혈액 내에는 치매를 알아챌 수 있는 지표 물질이 있습니다. 이를 분석해서 치매일 확률이나 진행 정도를 계산해내는 것이죠. 이것이 상용화된다면 건강검진에서 치매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환자나 그 가족들에게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환자들이 겪는 고통이 너무나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도움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곧 좋은 성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 이 기사는 4월호 지면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바이오 산업 분야에서 치매 치료제는 ‘대박’이 확실한 흥행 보증수표다. 국제알츠하이머병기구는 세계 치매 환자 수가 2030년 7600만 명을 넘고, 2050년에는 1억 3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제약회사들은 이 시장을 보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이 모르는 부분이 있다. 이 회사들 중 99%는 뇌기능의 회복이 아니라, 발병한 치매를 멈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것만으로도 치매로 인한 고통을 막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6월 7일은 치매 치료제의 역사에 기념비적인 날이 됐다. 미국에서 발표된 한 줄의 뉴스는 전 세계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제약회사 바이오젠(Biogen)이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을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사용 승인했다는 소식이었다. FDA는 의약품의 효능과 안전성 검증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갖고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치매로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들에게는 한 가닥 희망과 같은 소식이었다.
아밀로이드 플라크 제거 물질을 찾아라
제약회사들이 치매 치료제에 바라는 것은 단순하다. 치매의 발병이나 증상과 관련 있다고 여겨지는 뇌 속 물질인 불용성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엉킨 플라크를 말끔하게 청소할 수 있는 능력이 그것이다. 사실 지금의 의학 수준으로는 이 아밀로이드 플라크 때문에 치매가 생기는 것인지, 아니면 치매의 증상을 이 물질이 악화시키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치매의 악화로 인해 발생하는 부산물인지 아직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높은 확률로 치매와 관련이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바이오 업계가 이 물질에 집중하는 것이다. 아밀로이드 플라크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해도, 치매 환자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존 의학계의 의견과는 반대로, “아밀로이드 플라크는 유익할 수 있으며, 누명을 쓴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등장하기도 했을 정도다.
지난해 관심을 모았던 아두카누맙 역시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하는 효능을 보였다. 기존에 출시됐던 치매 치료제들의 경우 병의 증상을 일시적으로 개선해주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아두카누맙은 ‘게임 체인저’라 부를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아두카누맙은 신약 승인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됐다. FDA 자문위원회는 이 약의 승인 결정에 앞서 투표를 통해 약물 승인에 반대 의견을 표했으며, 자문위 소속 의사 세 명은 지난 3월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을 통해 승인 반대 의견을 거듭 표명하기도 했다. 이 세 명은 자문위원회를 사임했다. 이렇게 아두카누맙 승인에 대한 논란이 확대되면서, FDA는 미 보건복지부 감찰국에 자신들의 승인 과정에 대한 자진 감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게임 체인저 아두카누맙 “기대 이하”
그렇다면 반 년 정도 지난 지금 효능은 어떻게 나타났을까? 안타깝게도 의학계의 평가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가장 최근의 평가는 이 약에 가장 친숙한 미국 신경과학회(AAN)의 발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월 이 기관은 아두카누맙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아두카누맙이 환자의 기억력 감퇴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일부 나타난 것은 사실이지만, 부작용도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이 부작용의 상당수는 뇌가 붓는 뇌부종이었는데, 일부 연구에서는 발생률이 40%에 달했다고 보고했다.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매년 두 차례 정도 MRI로 뇌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할 것을 권장했다. 이 기관에선 아두카누맙의 비싼 가격도 문제 삼았다. 바이오젠은 이 치료제의 가격을 연간 5만 6000달러로 책정했다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지난해 12월 가격을 2만 8000달러로 내렸다. 반값 세일인 셈이다. 그러나 MRI 비용 등을 종합하면 이 약 복용을 위한 치료비는 연간 7만 5000달러까지 올라간다. 우리 돈으로 1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다.
FDA는 아두카누맙 시판 이후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임상 4상을 진행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는데, 업계에선 길면 7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4상을 바이오젠이 견디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바이오젠이 아두카누맙의 개발 단계에서 일본의 제약회사 에자이와 손을 잡은 것도 개발비 부족 때문이라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자금난이 예상되는데, 약효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가 많은 상황에서 추가 비용을 충당할 정도로 많은 판매가 이뤄질 수 있겠냐는 것이다.
항체 치료제로 아두카누맙과 유사한 메커니즘을 갖는,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함께 개발한 레카네맙(Lecanemab)과 일라이 릴리의 도나네맙(Donanemab) 역시 지난해 FDA의 혁신 치료제로 지정됐다. 하지만 모두 순탄한 길을 걷고 있지는 못하다. 레카네맙은 아두카누맙과 유사한 수준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라이 릴리는 도나네맙의 승인 신청을 보류했다. 미국 건강보험 적용 기준 변화가 표면적인 이유다.
국내에서는 다양한 기업이 먼저 결승점에 도달하기 위해 전력질주를 하고 있다. 메디프론, 메디포럼, 메디포스트, 다당앤바이오, 엠테라파마, 젬백스&카엘, 아리바이오, 뉴라클사이언스, 일동제약 등이 치매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모두 각자의 신약 후보 물질을 검증하기 위해 임상을 앞두고 있거나 진행 중인 상태다.
국내 치매 치료제 개발 경향 특징 중 하나는 천연물질을 기반으로 한 연구도 상당수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과 레카네맙이 연이어 부작용 논란에 휩싸이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천연물질에서 신약 후보 물질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완벽한 조건과 효능을 가진 물질을 찾는다면 그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아스피린의 살리실산 성분은 버드나무 추출물에서 발견했다. 그러나 수많은 천연물질 중에서 후보를 추려 추출물을 분석해 약품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치매 치료의 핵심은 ‘뇌세포’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거의 모든 바이오 기업의 치매 치료제는 병의 진행을 막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치매의 진행으로 손상된 뇌세포를 회복시키려는 시도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뇌세포를 살려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지금의 치매 치료제는 엔진에서 엔진오일이 새는 것을 막아 더 이상 고장 나지 않게 하는 정도라면, 뇌세포의 회복은 엔진을 새로 만들어내는 수준이기 때문에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의식(자아)을 컴퓨터에 저장하는 것이 더 빠를 것”이라는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라고.
아두카누맙을 비롯한 많은 현존하는 치매 치료제들이 초기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도 이와 관련 있다. 아직 뇌세포가 나빠지기 전에 병의 발전을 막는 것은 부작용의 위험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지만, 중증 환자의 경우 이미 상당히 뇌세포가 파괴되어 있고 살릴 방법도 없기 때문에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현재 의약계에서 개발 진행 중인 치매 치료제들의 완성이 상당수 임박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치매 치료제 개발 진전 상태는 이미 비등점에 가까워졌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하고, “곧 물이 끓어 2년 정도만 기다리면 가시적인 성과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치매의 조기 발견 기술도 기존의 PET-CT나 인지 기능 검사뿐만 아니라 혈액검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기다려볼 만하다. 이 기술이 치매 치료제와 만나 치매의 조기 발견과 완전한 조기 치료가 이뤄진다면 치매 정복이란 단어를 감히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이 기사는 4월호 지면에 게재 된 기사입니다. **
방역당국이 요양병원·시설에 대해 코로나19 먹는 치료제를 최우선으로 처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65세 이상 고위험군이 머무는 요양시설의 경우 경증 환자라도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 적극 병상을 배정하는 등 대응도 강화하기로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지난 30일 이 같은 내용의 요양병원·시설 코로나 사망자 현황 및 관리 강화방안을 보건복지부로부터 보고받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고령의 기저질환자가 모여 있는 요양병원·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데에 대한 조치로 마련됐다. 중대본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코로나19 사망자 가운데 요양병원·시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32.7%에 달한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우선 요양병원·시설에 대한 치료제 처방을 강화한다. 요양병원·시설 내 환자를 대상으로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최우선으로 처방한다. 이미 복용 중인 약이 있어 처방이 어려운 경우 ‘라게브리오’를 보완적으로 활용한다. 또한 요양병원의 현장 의견을 수렴해 팍스로비드 공급체계를 점검하고, 먹는 치료제 외 주사치료제인 ‘렘데시비르’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중대본은 이들 시설 내에서 코로나19에 확진된 이들이 위·중증으로 증상이 악화하지 않도록 적극적 대응에 나선다. 요양시설의 경우, 경증이라도 65세 이상 고위험군 환자는 병원으로 즉시 이송한다. 그 외의 코호트 시설 확진자는 재택치료 관리의료기관의 처방 확대 및 모니터링을 강화한다. 중증 환자에 대해서도 병상배정 ‘핫라인’을 통해 중증전담 병상으로 전원하는 등 의료지원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요양보호사와 간병인, 간호사 등 시설 종사자와 의료인력의 확진 증가로 인한 경우가 돌봄 공백에 대비해 인력 지원 방안도 추진한다.
오늘(1일)부터는 요양보호사 양성 과정의 현장실습을 재개해 돌봄 보조 인력으로 활용하는 한편, 중앙 차원의 인력 지원도 강화한다. 또 요양시설에서 확진된 직접 돌봄 종사자의 격리기간을 단축하는 방안도 이날부터 추진한다. 이는 확진자가 적절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요양병원 기능연속성계획(BCP)를 개정해 3차 접종 완료 후 무증상인 종사자가 본인이 동의한 경우 확진 입소자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요양환자의 경우 대개 병원에서 코호트 격리가 진행되고, 확진되지 않은 환자들과 공동 관리하고 있어 의료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시설 부분에 있어 협력병원에서 초동 대처를 한다 해도 한계가 있어 논의를 거쳐 요양시설과 요양병원에 대한 대응을 차등화시키는 대안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양 돌봄인이 부족해 돌봄 인력이 조기 투입될 수 있도록 돌봄 자격을 주는 날짜를 당겨 현장에 투입하거나, 자원 봉사자들이 돌봄 영역에 참여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팍스로비드 이어 두 번째, 26일부터 중증 진행 위험 높은 환자에게 투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국 제약사 머크앤드컴퍼니(MSD)가 만든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라게브리오캡슐’의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식약처는 안전성·효과성 검토 결과 등을 토대로 전문가 자문회의와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안전·공급 위원회’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긴급사용승인은 감염병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해 제조·수입자가 국내에 허가되지 않은 의료제품을 공급하는 제도다.
라게브리오캡슐은 리보핵산(RNA) 유사체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복제 과정에서 RNA 대신 삽입돼 바이러스 사멸을 유도하는 ‘먹는 치료제’다. 국내에서는 화이자사의 ‘팍스로비드’에 이어 두 번째로 긴급사용이 승인됐다. 임상 시험에서 30%의 중증 예방 효과를 보였는데, 88%의 효과를 보인 팍스로비드보다 낮은 수치다.
투여 대상은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 및 중등증 성인 환자다. ‘팍스로비드’ 복용이 어려운 환자에게만 처방할 수 있다. 팍스로비드와 같이 먹으면 안 되는 약품을 복용 중이거나, 주사제를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이 해당한다. 임부와 만 18세 미만 소아·청소년 환자는 복용이 금지된다. 가임기 여성은 복용 후 나흘동안, 가임기 남성은 3개월동안 피임이 필요하다.
라게브리오는 하루에 800㎎(200㎎ 4캡슐)씩 12시간마다 2회, 총 5일간 먹는다. 코로나19 양성 진단을 받고 증상이 발현된 후 5일 이내, 가능한 한 빨리 먹는 것이 좋다.
식약처는 “국내외 안전성 정보를 지속적으로 분석·평가하여 신속하게 주의사항 안내, 사용 중단, 회수 등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고 만약 중대한 부작용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인과성을 평가해 보상할 것”이라며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라게브리오 2만 명분을 우선 도입해 오는 26일부터 현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선구매 24만 명분 중 10만 명분을 이달 말까지 도입할 예정이며, 종합병원·요양병원 등 팍스로비드와 동일한 기관에서 처방된다. 캡슐 복용 후 부작용이 발생하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신고하고 피해보상 신청서와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동국제약은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전립선비대증 복합제 ‘DKF-313’(코드명)의 개발에 지난해 동아에스티, 신풍제약이 참여한데 이어 최근 동구바이오제약이 합류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주관사인 동국제약과, 3개의 국내 참여사가 개발비용을 분담하여 개발을 진행하며, 향후 제품화에 성공하게 되면 각 사가 품목허가를 취득한 후 동시 발매할 예정이다. 다만 주관사가 전용시설에서 수탁 제조한 후 참여사에 공급하게 된다.
동국제약은 2020년 7월, 식약처로부터 ‘DKF-313’의 3상 임상시험의 IND 승인을 받아 공동개발사 모집과 함께 임상시험을 준비했고, 2021년 본격적으로 임상시험을 개시하여 현재 환자 등록 및 투약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올해 중순경 대상자 등록이 완료될 예정이며, 1년간 투여하여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여 빠르면 내년 하반기에 임상시험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두타스테리드’와 ‘타다라필’ 복합제인 ‘DKF-313’은 전립선 크기를 줄여 주는 동시에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하부요로 증상을 개선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치료제를 장기복용해야 하는 질환 특성상 1일 1회 복용으로 환자의 편의성과 삶의 질 향상이 기대된다. 또한, 향후 개발이 완료되면 6년간 국내 독점권도 확보하게 된다.
유비스트 자료(2021년 기준)에 따르면 국내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시장은 약 5,000억원으로 추정되며, 글로벌 시장규모는 의약품 시장분석 전문기관인 GlobalData에 따르면, 연평균 8% 이상 성장해 2024년에는 약 4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립선비대증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전립선 크기가 커져 각종 배뇨 기능에 이상을 주는 매우 흔한 질환으로, 전립선 크기를 줄여주는 약제인 ‘5α-reductase inhibitor(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로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개선 효과가 즉시 나타나지 않아서 증상 개선을 위한 여러 약제들을 병용하게 된다.
혈압약은 "비타민처럼 먹는다"라는 농담이 유행할 정도로 고령층이 많이 복용하는 약이다. 그만큼 혈압 관리가 어렵다는 뜻이다. 실제로 70세 이상 고령층의 고혈압 유병률은 70%에 근접한다. 그러나 방치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혈압 관리가 되지 않으면 뇌졸중, 심근경색 등 혈관성 질환을 걱정해야 하고, 최근에는 치매와도 연관이 있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고령층의 혈압 관리가 왜 어려운지 들여다볼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특히 노쇠가 심할수록 혈압을 낮추는 혈압약을 무조건 복용해서는 위험할 수 있다는 내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 연구팀은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노인환자를 대상으로 노쇠 및 인지기능 저하에 따른 혈압 변동성의 차이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6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394명의 노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Health-RESPECT(integrated caRE Systems for elderly PatiEnts using iCT)’라는 비대면 진료정보교류 시스템을 활용해 평균 290일 동안의 혈압 수치를 취합하고 혈압 변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분석했다.
혈압 수치 및 혈압 변동성의 특성을 분석해 보니, 노쇠하고 인지기능이 저하된 취약 노인일수록 혈압 수치는 떨어지고 혈압 변동성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건강 수준이 악화될수록 혈압은 저하되지만 동시에 변동성이 증가한다는 의미로, 노쇠하거나 치매가 동반된 환자에게는 기존 고혈압 치료제를 줄이는 등 보다 세심한 혈압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혈압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혈압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혈압 수치가 높고 낮은 것 못지않게 문제가 된다. 혈압 변동성이 큰 사람은 혈관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큰 부담을 느끼게 돼 동맥경화로 인한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크고, 무엇보다 혈압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고혈압 상태를 스스로 인지하기도 어렵다.
연구를 주도한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는 “노인성 고혈압 환자들, 특히 요양병원과 같은 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환자들은 심장, 뇌 신경, 인지기능 등에 문제가 있거나 전반적인 기능상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약물복용을 비롯한 생활관리 차원에서의 포괄적인 진료와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형 혈압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고령인이 많아질수록 노인 고혈압 환자에 대한 적절한 관리는 더욱 중요한 의료사회적 문제가 될 것이므로, 이번 연구에서 활용한 의료정보교류 모델과 같은 시스템을 활용해 제한적인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특히 건강하지 못한 취약계층에서의 합병증 발생 및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치료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사회에서 아픈 건 ‘죄’다. 가족, 친구, 혹은 회사 동료에게 미안해 아픔을 숨긴 적이, 병원 진료비와 약값이 부담스러워 진료를 미룬 일이, 혹은 ‘내게 왜 이런 병이 왔을까’ 스스로 자책해본 적이 한 번도 없는 한국인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질문을 바꿔보자. 내 몸이 아픈 이유가 내 탓이 아닐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고혈압, 당뇨, 비만, 알레르기, 탈모, 관절염 등. 2022년을 살아가는 우리는 나이와 성별을 막론하고 만성질환 한두 개쯤 안고 있다. 아픈 곳 없이 건강하길 바라는 안부 인사를 주고받지만 ‘아픈 곳 하나 없는 상태’란 이룰 수 없는 이상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건강이라는 이상적인 잣대로 스스로를 재단하고 ‘아픈 게 죄’라며 자책한다. 그런데 아픈 몸은 정말 우리의 잘못일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당뇨병 환자는 333만 명에 달한다. 성인 세 명 중 한 명이 앓고 있다는 고혈압 환자도 671만 명을 기록했다. 그뿐인가.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생활이 늘면서 함께 늘어나고 있는 비만 환자, 미세먼지가 일상화되며 점차 늘어나는 비염 환자만 합쳐도 그 수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아픈 사람 탓하는 사회
한국 사회는 유독 아픈 이들에게 박하다. 건강하지 않으면 노동 시장에서 밀려나기 일쑤다.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은 나이 들고 아프며 죽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잘 아플 권리’, 질병권 개념을 처음으로 주장한 조한진희는 건강 중심 사회에 대해 “모든 사람이 건강하다는 걸 전제로 건강한 시민만을 표준의 몸으로 삼아 사회를 직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강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분위기는 아픈 사람에게 자기관리에 실패한 사람이라는 낙인을 찍는다.
인류학자 서보경은 책 ‘아프면 보이는 것들’에서 우리 사회가 전염성 질환에 보이는 부조리한 대응을 지적한다. “어서 감염자를 찾아내 격리부터 하라는 요구, 감염자는 반드시 그럴 법한 문제가 있는 사람일 거라는 편견, 따라서 ‘비정상적’인 사람들을 솎아내면 사회는 다시 안전해질 거라는 근거 없는 믿음, 그리고 질병과 고통의 경험을 스캔들화하는 언론의 태도는 HIV와 에이즈를 통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진 전염병을 다루는 방식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 공개 문제는 팬데믹 내내 이슈가 됐다. 팬데믹 초기에는 확진자 정보를 공개할 때 당사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가 포함되거나, 확진자의 시간대별 이동 동선을 그대로 공개해 사생활 침해 문제까지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중앙방역대책본부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을 개정하고 코로나19 확진자의 이동 경로 등 정보를 공개할 때 성별·연령·국적·읍면동 이하의 거주지·직장명 등 개인정보와 관련된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깜깜이 환자’나 ‘무증상 감염자’에 대한 염려로 코로나19 확진자의 자세한 동선과 정확한 거주지 주소를 공개하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질병관리청이 확진자의 거주지와 같이 방역의 목적과 관계없는 개인정보는 동선 공개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포털사이트부터 뉴스, SNS로 퍼져버린 동선과 개인정보로 인한 사생활 침해로 정신적 피해가 막심하다며 호소하는 목소리는 불안감에 묻혀버렸다. 팬데믹이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지금까지도 ‘정확한’ 동선 공개의 필요성을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건강할 수 없게 만드는 사회
치료할 수 없는 만성질환을 앓는 이들의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건강보험공단이 집계한 질병 통계에 따르면 고혈압, 당뇨병, 암 등 중장년에게 익숙한 만성질환자 수는 2020년 기준 1900만여 명으로, 전체 인구 5288만 명의 35.5%에 해당한다. 이들 만성질환자 수 증가율은 최근 4년간 연평균 4.0%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유례없이 길어진 팬데믹은 사람들로 하여금 코로나19에 언제 감염될지 알 수 없는 불안감과, 완벽한 치료제가 부재해 완치 후에도 여러 후유증을 떠안게 만들었다. 질병을 완전히 치료해 ‘건강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자꾸만 생겨나고 있다. 근대화 이래 계속돼온 건강 중심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건강한 상태로 돌아가는 데 걸림돌이 되거나, 그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일은 도처에 널려 있다.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상승해 2020년 65.3%를 기록한 건강보험보장률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인 80%에 훨씬 못 미친다. 반면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부담하는 비급여 부담률은 전년 대비 0.9%p 감소한 15.2%를 기록했다. 게다가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메디컬푸어’(Medical Poor) 비율은 2019년 기준 7.5%다. 이는 OECD 평균 5.4%를 훌쩍 넘긴 수치다.
공보험이 챙겨주지 못하는 부분을 사보험이 챙겨주면 좋겠지만, 그마저도 녹록지 않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조사 결과, 5060세대는 치료비 부담을 덜기 위해 평균 2개 이상의 보험에 가입했으나 정작 보험금을 받는 사람은 평균 12%에 그쳤다. 이들의 80%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며, 50대는 2.4개, 60대는 3.3개의 질환을 앓고 있음에도 보장 범위가 충분치 못한 것이다.
충분히 아픈 뒤 나을 시간도 갖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개인이 지켜야 할 생활방역 제1수칙으로 제시한 것은 ‘아프면 3~4일 집에서 쉬기’였다. 이를 포함해 총 5개 수칙이 공개됐지만 당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제1수칙이었다. 개인적 문제 말고도 대체인력 확보나 유급휴가 부여 등 경제적 보상 문제가 겹쳐 사회·구조적으로 실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파도 학교를 가고, 아파도 직장에 가는 삶을 살았지만 건강관리까지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겨진다. 보건의료기본법 제14조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보호·증진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며,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건강을 보호·증진하는 데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여야 한다.’
건강관리는 개인의 의무? 그렇지 않다
사회는 ‘스스로 경제활동이 가능한 수준’의 건강 상태를 유지할 것을 암묵적으로 요구한다. 건강관리도 실력이라며 눈치를 주고, 빈 자리를 채워줄 대체인력이 없어 아픈 사람이 눈치를 보게 만든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한정돼 있음에도, 개인의 노력을 강조한다.
책 ‘질병과 함께 춤을’의 저자 다리아(필명)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매끼 친환경 건강 밥상을 마주하고, 매일 30분씩 땀 흘려 운동하고, 몸이 원하는 만큼 충분히 쉴 수 있느냐”고 묻는다. 왕복 서너 시간의 통근을 거쳐야 하는 사람에게는 규칙적인 식습관, 충분한 수면, 적절한 운동이 중요하다는 의사의 조언은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건강은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며, 질병은 함수가 아니다. 사람마다 꿈꾸는 ‘건강한 상태’는 제각기 다를 수밖에 없고, 특정한 음식이나 습관으로 모두가 건강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은 무언가에 ‘감염’되고 아픈 채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아픈 몸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또한 질병을 얻는 순간 삶이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픈 몸으로도 문제 없이 온전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권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전대미문의 감염병을 겪으며 ‘잘 아플 권리’에 대한 논의가 조용히, 서서히 이뤄지는 이유다.
[TIP] 아픈 몸 자책하는 당신에게
1 아픔이 길이 되려면 (김승섭 저) 데이터를 통해 질병의 사회적·정치적 원인을 밝히는 사회역학을 도구 삼아 혐오, 차별, 고용불안 등 사회적 상처가 어떻게 우리 몸을 아프게 하는지 말한다. 또한 사회가 개인의 몸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사회역학의 여러 연구 사례와 함께 이야기한다.
2 아프면 보이는 것들 (제소희 외 12명 저) 이 책은 의학이 설명하거나 포괄하지 못하는 한국 사회의 ‘아픔’을 인류학의 시선으로 톺아본다. 저자들은 미처 알지 못했던, 아파 보지 않아서 볼 수 없었던 것들에 다가가자고 제안하며 아픔으로부터 시작될 치유와 연대를 꿈꾼다.
3 질병과 함께 춤을 (다리아 외 3명 저) 이 책은 각자 다른 질병을 가진 여성 4명이 질병과 더불어 살아가는 고유한 삶을 온몸으로 써내려간 이야기다. 동시에 건강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는 사회에서 아픈 몸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관찰하고 탐구해온 분투기이기도 하다.
4 질병, 낙인 (김재형 저) 조선 시대부터 일제 강점기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센병 등장 후 의학과 국가가 어떤 방식으로 치료와 관리에 개입했으며, 환자들이 한 사회 내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역사적으로 풀어낸다. 앞으로도 예고 없이 찾아올 질병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재택치료자를 대상으로 전화 상담 및 처방을 하는 병·의원 수가 확대됐다. 이로서 ‘코로나19 전화상담 병·의원’은 지난 23일 기준 총 6930개소가 참여 중이다.
코로나19 전화상담 병·의원은 상담 중심의 보건소와 달리, 상담과 처방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진료가 유선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확진 통보 직후부터 빠르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코로나19 전화상담과 처방을 하는 동네 병·의원 목록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홈페이지와 일부 지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확진 후 진료가 필요하면 재택치료 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았어도 코로나19 전화상담 병·의원 등을 통해 상담과 처방이 가능하니 활용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화상담·처방 의료기관,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은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맵’ 등의 지도 어플리케이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전화상담 병의원'‘코로나전화상담’‘재택치료의료상담’‘호흡기진료지정의료기관’ 등의 검색어를 활용하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의료기관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를 취급하는 지정약국 목록은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하는 의료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심평원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다.
지난 23일 기준 현재 전국에서 전화 상담·처방이 가능한 의료기관은 ▲코로나19 전화상담 병‧의원 6930개소 ▲호흡기전담클리닉 448개소 ▲호흡기진료지정 의료기관 5708개소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 193개소이며, 지정약국은 472개소이다.
한편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대면진료가 가능한 단기외래진료센터 명단을 11일부터 심평원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돼 재택치료 중이나, 대면진료가 필요한 국민들은 각 지역 보건소를 통해 연락처를 안내받을 수 있다.
단기외래진료센터는 재택치료 중 필요한 경우 검사, 처치, 수술, 단기입원 등 대면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23일 기준 105곳이 운영되고 있다.
병상·생활치료센터와 재택치료 집중관리군으로 배정된 이후에는 해당 기관에서 진료와 처방을 진행한다. 집중관리군은 60세 이상, 50대 이상 기저질환자 및 면역저하자 등 먹는 치료제 투약 대상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