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치매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불청객과도 같다. 이 달갑지 않은 손님을 맞았을 때는 누구나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절망에 빠지게 된다. 20여 년간 수많은 환자를 진료해온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김철수(金哲秀·62) 원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장모의 치매는 그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김 원장은 “나는 치매랑 친구로 산다”고 말한다. 노년의 불청객인 치매를 가장 가까운 친구로 맞이할 수 있었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지혜 기자 jyelee@etoday.co.kr
2009년 어느 날 장모에게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휴대전화 너머 들려온 목소리는 장모가 아닌 한 남성이었다. “할머니께서 집을 못 찾으시네요.” 깜짝 놀란 김 원장은 곧장 서울아산병원으로 장모를 모시고 갔다. 검사 결과, 치매 초기라는 것. 자신이 의사이면서도 ‘노안을 너무 과하게 진단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장모의 치매를 바로 받아들이기는 힘들었다.
“평소 단정하시고 영민하신 장모님이었기 때문에 더욱 갑작스럽게 느껴졌어요. 그래도 정도가 심하지 않아 약을 타서 드시게 하고 이전과 똑같은 일상을 지내시도록 했죠. 이후로는 아내가 1주일에 한 번씩 방문했고 저도 자주 인사드렸어요. 그렇게 한동안은 조금씩 불안해도 평범한 생활을 하실 수 있었죠.”
자존심과 자립심이 강했던 장모는 바쁜 자식들이 행여 마음이라도 쓸까 봐 스스로 조심하며 조용히 잘 지내셨다. 이러한 생활은 치매 진단 후 3년 정도까지 가능했다. 2012년 초봄, 장모의 증세가 심상치 않아졌음을 느꼈다. 매주 찾아뵀는데도 “왜 요즘은 얼굴을 안 보이느냐”며 역정을 내시는 모습은 낯설게만 보였다. 깔끔했던 집안 곳곳은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했고, 정성스레 키운 화분들은 메말라갔다. 그의 입에서 짧은 탄식이 새어 나왔다. “이제 올 것이 왔구나.” 아찔함에 몸서리칠 시간도 잠시, 집중적인 간병계획이 필요했다.
치매, 어린아이가 되어가는 병
치매 증상이 심해진 장모와 한집에서 지내면서 갈등은 하나둘씩 생겨났다. 집에 보내달라며 화를 내고, 불안해하는 장모를 위해 김 원장 부부는 자신들이 쓰던 안방을 내어 드렸다. 내 집으로 편하게 생각하시고 가족 구성원으로서 존재감을 확실히 느끼게 해드리기 위함이었다. 가족들은 조금씩은 불편했지만 그런 생활에 적응해야만 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장모도 마찬가지였다.
“온전한 어머니라도 갑자기 딸의 집에 와서 지내려면 불편할 것 아녜요. 그런데 늙고 치매에 걸린 장모님에게 갑작스러운 변화와 적응은 시련 그 자체였겠죠. 몇 가지 인지능력이 떨어졌을 뿐, 당신의 자존심이나 가치관 등은 정상이라 느끼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늘 미안해하셨어요. 그래서 설거지나 청소를 하시며 그런 마음을 덜어보려 하셨는데 그게 갈등의 불씨가 되어버렸죠.”
인지능력이 떨어진 장모가 설거지해놓은 그릇은 제대로 헹궈지지 않아 끈적거렸고,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가 뒤섞여 집 안에는 하루살이가 날아다녔다. 집안일을 절대 하지 마시라 해도 소용이 없었다. 틈만 나면 설거지에 집착해 부엌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 통에 아내의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모녀의 마찰은 점점 거세졌고 급기야 장모가 울고불고하며 감정이 격해졌다.
“치매 환자 입장에서는 자신은 정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자신이 설거지를 해내지 못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거죠. 그런데 그런 행동을 했을 때 갈등이 생기니 서운한 마음이 생기고 감정 컨트롤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겁니다. 아내 입장에서는 어머니의 달라진 모습에 혼란을 느낄 수밖에요. 치매로 인해 벌어진 일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정상이었던 과거 모습에 대한 기대 때문에 그런 변화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던 거죠.”
김 원장은 장모의 행동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속상해하는 아내를 보며, 치매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이해가 급선무라는 것을 느꼈다. 어린아이라면 실수를 하더라도 쉽게 이해할 일을 어른인 치매 환자에게는 너그럽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는 치매 환자를 어린아이라고 생각하고, 그의 눈높이에서 상황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왜 이것도 못하지?’라고 생각할 게 아니라, ‘아! 이것도 할 수 있구나’라는 관점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정상적이었을 때의 모습을 기대하기보다는 치매 환자니까 제대로 기능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오히려 무언가를 해냈을 때 감탄하는 쪽으로 바꿔 나가야죠. 그렇게 되면 아이가 하나둘씩 해나갈 때의 기쁨처럼, 치매 환자가 스스로 행동하는 것 하나하나에 감사할 수 있어요. 그렇게 될 때 가족도, 환자도 편안해질 수 있고요.”
환자의 스트레스가 완화될 때까지 참아주고 기다려주면서 반복적으로 상황을 리마인드시키는 과정이 중요했다. 그런 우여곡절을 거쳐 설거지에 대한 집착이 줄어들면서, 빨래를 개거나 파를 다듬는 등 비교적 단순한 일을 하나둘씩 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일들은 치매환자로 하여금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줘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화하게끔 도움을 준다.
장모 덕분에 친해진 치매라는 친구
그 이름도 ‘굳세어라’ 장금순(85)인 장모는 평생을 굳세게, 활동적으로 살아오신 분이었다. 그런 장모가 꼼짝없이 집에서만 있게 됐으니, 오죽 답답했을까. 장모는 매일 안부 전화를 했던 아들에게 당신 집으로 보내달라며 떼를 쓰곤 하셨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아내는 어머니의 집을 처분해 단념시켜야겠다고 결심했다. 아들과 딸의 설득 끝에 어머니는 자신의 전부라 여겼던 집을 내려놓기로 했다. 마음은 먹었지만, 크나큰 아쉬움과 존재감 상실로 하염없이 울기도 하고, 실신까지 하며 힘겹게 집을 떠나보낼 수 있었다.
“마음이 상하지 않으시도록 계속해서 설명하고 위로해 드렸죠. 하지만 이해를 못 하고 저에게 아내가 집을 팔아먹었다는 이야기를 하시는가 하면 심지어 집을 빼앗겼다고까지 생각하셨어요. 우리 부모세대는 특히 집에 대한 애착이 강한데, 의식이 멀쩡한 상태라면 모를까 치매로 판단력이 흐려진 뒤에는 집착만이 남을 수 밖에요. 그럴 때마다 우리 부부는 집을 팔고 난 돈을 넣어둔 통장을 펼쳐 보여드리며 이 돈으로 여생을 건강하게 사실 수 있도록 약속드린다고 거듭 말씀드렸어요. 한 달 정도 지나 안정을 찾으셨죠.”
현실적으로 치매 환자의 경우 집뿐만 아니라 독립적인 경제활동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 탓에 김 원장의 아내는 일찍이 어머니의 도장, 통장, 보험, 부동산 서류 등을 공동 관리하기 시작했다. 상당히 민감한 문제라 공동 재산관리에 대해 운을 떼기는 쉽지 않았지만, 다행스럽게도 장모는 흔쾌히 승낙해주었다. 이러한 상황 등으로 자칫 오해로 번져 간 갈등이 생기기도 하지만, 김 원장의 가족은 치매 덕분에 가족애가 더 끈끈해진 계기가 됐다.
“지방에서 사는 처남도 평소보다 자주 올라와 이전보다 가족끼리 대화하고 마주할 일이 많아졌어요. 특히 우리 부부가 장모님에게 하는 행동을 보고 두 아들이 어른을 대하고 효를 실천하는 방법을 간접적으로 깨닫게 됐죠. 아내와 저도 20~30년 후 우리의 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치매에 대한 경각심을 느끼고 인생을 더욱 신중하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어요.”
애매한 치매 등급 테스트, 웃지도 울지도 못해
어쩌면 이들 가족이 치매를 안고도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은 ‘장모의 예쁜 치매’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흔히들 대소변을 못 가리거나 욕을 하고 호통을 치며 주변 사람들을 괴롭게 하는 것을 ‘미운 치매’, 인지기능은 떨어지더라도 전두엽의 손상이 적어 감정 조절이 잘 돼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경우를 ‘예쁜 치매’라고 이야기한다. 이는 평소 선하고 즐거운 생각을 많이 하는 긍정적 생활이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 때문에 치매 환자가 밝고 낙천적인 마음을 지닐 수 있도록 곁을 지키는 가족들의 따뜻한 배려와 사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매 이후에도 늘 긍정적으로 무엇이든 하고자 했던 장모는 학교에 보내달라고 이야기했다. 아내는 건강보험센터에 의뢰하고, 요양원과 보호센터 등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치매 등급 테스트에서 너무나 정확하고 똑똑히 대답하신 탓에 등급이 애매하게 나와 시설에 보내드리긴 어려웠다. 어머니의 상태가 좋아 다행이지만, 원하는 바를 들어드리지 못해 속상했던 아내는 김 원장에게 “우리가 예쁜 치매 병원을 차리자”는 말까지 하게 됐다.
“예쁜 치매 병원을 운영하는 것은 제 꿈이기도 해요. 아직은 여건상 당장 실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늘 마음에 간직하고 있죠. 저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의사생활을 시작했고, 아내의 제안으로 한의학 공부를 해서 한의사가 됐어요. 처음 가정의학과를 전공한 이유도 환자의 질병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기 위해서였거든요. 거기에 한의학도 전공하게 됐으니, 또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됐죠. 양의학과 한의학의 융합을 통한 진료와 치료를 해왔고, 앞으로도 그런 관점에서 치매를 연구하려 해요. 무엇보다 치매 환자를 믿고 편하게 맡길 수 있는 병원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시간이 흐른 뒤에야 담담히 조언하는 그이지만, 치매를 빠르게 인정하고 대처하는 것에는 묘안이 없다고 설명한다. 누구나 치매를 인정하긴 어렵고, 적응하는 데는 얼마간의 시간과 시행착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치매 가족을 두고 의사로서 치매를 연구한 그의 온기 어린 조언이 치매를 겪게 될 이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상속을 둘러싸고 형제 사이가 나빠지거나 친척간의 왕래가 끊기는 경우는 한국이나 일본 모두 마찬가지. 그런 슬픈 사태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잡음이 생기기 쉬운 포인트를 일본에선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일본 시니어 월간지 의 기사를 발췌해 보았다. 가족 모두가 모인 정초는 상속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태문 동경 통신원 gounsege@gmail.com
홍수미 suming72@gmail.com
“우리 형제들은 사이가 좋으니까 걱정 없어”, “다툴 만큼 재산은 없으니까”라고 자주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것은 큰 오산이다. 실제로 상속의 상황이 되면 자신만 손해보고 싶지 않다. 받을 수 있다면 1엔이라도 더 많이 받는 게 사람의 심리. 그렇기 때문에 먼저 상속은 다툼이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 게 좋겠다”라고 기타무라 쇼고(사회보험 노무사, 행정서사) 는 말한다.
실제로 일본 가정재판소에서 상속에 관한 조정과 재판을 한 사람은 늘어나고 있고, 그 내역을 보면 상속 재산이 5000만엔 이하로 다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상속이 싸움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상속의 수속에는 먼저 누가 상속인(상속을 받는 사람)으로 상속할 재산은 어느 정도 있는지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
“부모의 재산이 어느 정도 있는지는 실제 자식들도 정확하게 모르는 경우가 많다. 나중에 다투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예금액 등 재산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일람표로 만들어 형제 모두가 그 정보를 공유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자.” (시모이리사 마유미 사법 서사)
상속할 재산의 비율은 민법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이것은 어디까지나 표준. 상속인 전원이 이야기를 하고서 나누는 방법을 바꿔도 괜찮다.
법정상속분에서는 나누는 방법이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경우에 쓸 수 있도록 ‘특별수익’(예를 들어 부모가 살아계신 동안에 집과 맨션의 보증금을 지불한 경우, 그 금액을 상속분에서 빼는 등), ‘기여분’(예를 들어 부모의 일을 무보수로 도운 경우, 그 몫을 더 많이 상속하는 등)이라는 제도도 있다. 하지만 무엇이 어느 정도 인정받을지는 경우에 따라 다르다.
“다투는 것을 피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나눌지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꼭 부모 등 재산을 남기는 피상속인이 건강할 때 해 두는 게 최선이다. 상속은 피할 수 없는 문제이고, 확실하게 형제 모두의 마음속에는 어떻게 될까라고 신경이 쓰인다. 말 꺼내기가 힘들지 모르겠지만 누가 입을 떼지 않으면 이야기에 진전이 없다.”(기타무라 쇼고)
또한 부채 유산이 있어서 상속을 포기하는 경우는 3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 아무런 수속을 밟지 않고 3개월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부채 유산도 상속받아야 한다. 주의하자.
1. 상속 트러블이 생기기 쉬워 주의가 필요한 경우 '부동산 유산이 있을때'
‘재산은 없다’ 혹은 ‘집과 토지만 있으니 상속으로 다툴 걱정은 별로…’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상속에서 가장 많이 잡음이 생기는 재산이 부동산이다.
“돈을 균등하게 나눌 수 있지만, 부동산 그 자체로는 나눌 수 없다. 나눌 수 없는 재산을 상속하는 사람 전원이 불만 없도록 나누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로 다투는 것이다”라고 기타무라는 말한다.
부동산과 균등의 가치가 있는 재산이 따로 있는 경우는 부동산을 받는 사람, 그밖의 재산을 받는 사람 식으로 나누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독자들의 고민 상담처럼 부동산밖에 없는 경우는 골치아프다.
또한 부모가 유언장을 남기는 등의 준비를 하지 않은 채 돌아가시면 남은 부동산은 상속인(상속할 권리가 있다고 법률로 인정받은 사람) 전원의 공동 소유가 되고, 처분할 때에도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는 등 이것 역시 번거롭다.
“토지를 그냥 계속 공동 소유하게 되면 돈은 생기지 않는데도 세금만 내게 된다”고 기타무라는 말한다.
부동산 유산은 이게 골치
① 공동소유가 되는 게 흔하다
유산 분할이 처리될 때까지 피상속인(재산을 양보하는 사람) 명의 그대로의 부동산은 상속인 전원이 소유주인 공동소유가 된다. 공동소유의 부동산은 다른 공유자 동의가 없는 한 빌려 주는 것도 파는 것도 할 수 없다. 그 토지에 세워진 집의 개수와 철거 등도 원칙적으로는 불가능하다.
② 지방의 토지는 매각하기 힘들다
저출산이 문제가 되고 있는 일본에서는 지방 등에서 인구 감소가 급속하게 진행돼 빈집이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을 상속해도 누구도 살려고 하지 않으니 매각하려고 생각해도 지역에 따라서는 좀처럼 팔리지 않는다. 팔려면 엄청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될지도.” (기타무라)
③ 농지는 전매 허가가 필요하다
상속하는 부동산이 택지가 아니라 논과 밭 등 농지라면 이게 또 골칫덩어리! 농업은 이어받지 않을 생각이니 거기에 집을 지을꺼라고 생각해도 농지 이외에 전용하기 위해서는 수속에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참으로 힘든 경우도 있다. “농지는 농업위원회 등의 허가 없이는 매매도 할 수 없다.”(시모이리사)
④ 지가는 변동하기 쉽다
“일본인은 부동산 신앙이 강한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시대와 상황에 따라서 평당 지가도 뚝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기타무라) 안이하게 생각해 부동산을 상속하면 손해를 볼 가능성도. “이 토지는 000만엔의 가치가 있을 거라”는 등 부동산에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잡음을 없애는 포인트
⑴ 부동산은 가능하면 단독소유로
⑵ 상속인이 다 모였을 때 부모의 의향을 들어 둘 것
⑶ 거주 목적이 아니면 부모님 집은 매각해 현금화할 것
“부동산이 있는 가정의 경우, 장래에 그 토지를 어떻게 할 것인가, 재산을 남긴 부모와 상속하는 자식 모두가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 둬야 한다. 누가 부동산을 이어 받을 것인지, 그 경우 받지 않는 형제에게는 무엇을 남길 것인지. 상속할 대상이 아무도 없는 경우는 부모가 살아 있는 동안에 처분해도 좋다고 본다. 특히, 지방에 따라서는 부동산 처분에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일찌감치 준비하자.”(기타무라)
2. 상속 트러블이 생기기 쉬워 주의가 필요한 경우 '부모님 돌보기를 혼자서'
상속을 받는 사람(상속인), 상속을 받는 재산의 비율(법정상속분)은 분명하게 민법에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법정상속분’대로 나누는 식은 불공평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부모의 간호와 간병이 얽혀 있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자신은 매일처럼 부모집에 다니면서 부모를 모셨다. 형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도 자신과 동등하게 상속한다니 납득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기타무라는 말한다.
부모 등 피상속인을 간병한 경우 기여분이 인정받는 경우도 있다. 가능하면 간병에 들어간 돈, 사용한 시간 등을 기록해 두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나중에 답답한 심정을 피하기 위해서 지금 해야 할 것은 “부모의 간병은 자식들 전원이 나눠 부담하는 것”이라고 기타무라는 조언한다.
“간병이라는 게 형제들 중에 책임감이 강한 사람, 마음씨가 좋은 사람이 모든 걸 짊어지기 쉬운데, 그렇지만 예를 들어 장남 가족이 간병한다고 하면 그 외의 형제들이 매월 1만엔씩 모아서 형 가족에게 전달하는 등 분담해 둘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부모가 돌아가신 뒤 ‘나만 손해를 본다’, ‘다른 형제는 부모를 모시지 않았는데 똑같이 유산을 요구하는 건 맞지 않다’라는 기분이 생기게 된다.”
또한 상속에서는 며느리, 딸의 남편, 친척 등 상속하는 당사자 이외의 사람들이 참견해서 다투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간병은 실제로 며느리가 했다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며느리는 가족이지만 상속에 있어서는 제3자라는 미묘한 입장이다. 원래 며느리와 시어머니, 며느리와 시누이라는 관계는 어려운 데다가 상속에 관해 며느리가 참견하기 시작하면 잘 정리될 일도 정리되지 않게 된다.
“유산분할 협의는 상속 권리가 있는 혈연자들만이 하는 것으로 하자.”(기타무라)
(유산분할 협의란? 유언장이 남아 있지 않는 경우 유산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는 상속인 전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정한다. 이 이야기를 유산분할 협의라고 한다. 상속인의 누군가가 행방불명이 됐거나 인지증(치매)에 걸린 경우에도 제외는 안 된다. 제외하면 그 유산분할협의는 무효가 된다.)
상속인 전원이 이야기를 나눠 정하지 못하는 경우는 가정재판소에서 조정을, 그래도 안 되면 재판하게 된다.
잡음을 없애는 포인트
(1) 생전부터 부모 돌보기, 간병은 자식들 모두가 분담
(2) 유산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유산분할 협의는 상속인만으로
3. 상속 트러블이 생기기 쉬워 주의가 필요한 경우 '가족 관계가 복잡 & 독거'
이혼을 해 아이를 양육받지 않았던 경우, 아이를 데리고 재혼한 경우, 내연 관계의 상대방 사이에 아이가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경우 등 가족관계가 복잡한 경우도 상속으로 자주 잡음이 생긴다.
“경우에 따라서는 부모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아서 상속인인 자식들이 다른 엄마와 다른 아버지의 형제가 있는 걸 모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모른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해서 그런 형제를 상속인으로부터 제외하는 것은 할 수 없고, 유산분할협의에 참가시키거나 이야기를 나눈 내용을 인정하게끔 할 필요가 있다.”(시모이리사)
예를 들어 남편이 죽은 경우 그 재산의 상속권은 부인만이 아니라 부모와 형제에게도 있다.
“아이가 없는 부부로 재산을 모두 배우자에게 남기고 싶은 경우는 유언장을 써 두자. 부모의 유산을 상속하는 경우에는 유류분(遺留分)이라고 해서 예를 들어 유언장이 있어도 상속인이 최저한 상속할 수 있는 재산이 있다. 하지만 형제의 재산 상속에는 유류분이 없기에 100퍼센트 유언장대로 유산을 나눌 수가 있다.”(기타무라)
잡음을 없애는 포인트
(1) 배우자가 아이가 없는 경우
아이가 없는 경우 부모와 형제에게 상속의 권리가 생긴다. 하지만 현대에서는 생활을 부모와 형제에게 의존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부부의 재산은 부부가 쌓아온 것이라는 생각이 일반적. “남편(아내)의 재산은 아내(남편)에게 남기고 싶다”고 한다면 유언으로 분명하게 그 취지를 기재해 두자.
(2) 가족관계가 복잡한 경우
예를 들어 모친이 전남편 사이의 아이를 데리고 재혼한 경우 모친의 재혼 상대자인 현 남편이 사망해도 상속인이 되지 못한다.
남편이 “데리고 온 아이도 실제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재산을 넘겨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양자 관계를 할지 유언이 필요하게 된다. 유언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 가장 문제가 생기기 어려운 건 법률 전문가인 공증인이 만드는 공정증서유언. 비용은 10만엔 정도(재산액과 상속인의 숫자 등에 따라 다르다)로 전문가가 만들기 때문에 안심. 병원과 시설 등에 공증인을 불러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 집, 토지 이외에 어떤 재산이 있는지?
△ 부모 의향을 들어 두자
△ 상속인이 누구이고 몇 명 있는지?
△ 빚은 없는지?
△ 부모의 간병 등 상속인 한 사람에게 부담이 몰려 있지 않은지?
※기사 중 법률적인 내용은 일본 현지의 법률을 근거로 한 것이므로 국내법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은퇴자의 61%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자리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우리나라 국민 2300명(비은퇴자 1782명, 은퇴자 5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 밝혀졌다.
연구소에 따르면 비은퇴자들은 은퇴 후 최소 생활비로 월평균 211만원,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는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월평균 319만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은퇴자의 월평균 소득은 238만원으로 비은퇴자들이 기대하는 최소 생활비는 넘지만, 풍족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비은퇴자들은 정기적으로 은퇴를 대비한 저축을 하는 비율이 35%에 불과했고, 은퇴를 대비한 저축액도 월평균 15만원에 그쳐 비은퇴자들이 기대하는 은퇴 후 소득을 얻기에는 부족했다.
비은퇴자들은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비율이 70%가 넘을 정도로 건강에 관심이 많은 반면, 주 3회 이상 꾸준하게 운동을 하는 비율은 20% 안팎에 머물렀다.
또한 향후 가입하고 싶은 건강보험으로는 치매 및 장기요양 관련 보험을 1순위로 꼽았다.
은퇴자들은 건강한 생활을 위해 은퇴 전에 미리 준비하지 않아 가장 후회되는 것으로 의료비 및 간병비 마련을 꼽았고, 다음으로 건강 검진, 규칙적인 운동 순이었다.
활동 영역에서 20~40대 비은퇴자는 은퇴 후 일자리를 갖고 싶어하는 비율이 80%를 넘어섰다. 또한 은퇴 후 즐기고 싶은 여가 활동은 여행, 등산·낚시 등 아웃도어 활동 순으로 휴식이나 재미를 위한 내용이 많았다.
은퇴자들 역시 은퇴 후 계속 일하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이 61%였다. 일하고 싶어하는 이유로는 생활비 마련 및 생계유지가 49%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삶의 의미와 보람을 느끼기 위해가 25%였다.
은퇴 후 현재 즐기는 여가생활에 대해서도 만족한다 24%, 불만족한다 27%, 그저 그렇다 49%로 여가가 주어져도 능동적인 여가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 영역에서는 은퇴 후 가장 중요한 동반자 관계인 부부간의 관계 확립을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자의 경우 부부가 은퇴 전부터 노후를 함께 준비할수록 결혼생활 만족도와 함께 은퇴 후 함께 하는 시간도 길었다.
노후 설계를 위한 대화를 함께한 부부는 결혼생활이 행복하다고 답한 비율이 79%였던 반면, 그렇지 않은 부부는 40%에 불과했다.
나이를 먹다 보면 갖가지 질병에 시달린다. 시니어 세대가 사회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자연스럽게 치매에 대한 화두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7월부터 경증 치매 환자들도 치매특별등급 5등급으로 인정받아 장기요양보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고령화사회에 대한 본격적인 대비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고령화사회를 겪으면서 다양한 노인 문제를 치러낸 독일과 일본에서 치매 문제는 어떻게 대처했고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한국고령친화건강정책학회와 고령자치매작업치료학회가 마련한 한국, 독일, 일본의 전문가 들이 한데 모여 각국의 치매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정리해 봤다.
◇한국, 치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에 심각한 문제 있다
“전체 어르신들에게 치매에 대한 상식이 어느 정도 있는가에 대한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예/아니오 형식이었데, 정답률이 61.9%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두 항목이 있었다. 첫 번째, ‘옛날 일을 잘 기억하면 치매가 아니다’ 정답은 X였는데, 최근 일을 기억 못하는 것이 초기 치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답률은 26%였다. 두 번째, ‘치매는 불치병이다, 치매는 치료가 불가능하다’ 정답은 X였는데 정답률은 39%였다.”
이동우 상계 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한국의 치매에 대한 상식이 잘못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이러한 인식이 치매 치료의 조기진단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밝혔다. 어르신들이 증상 초기에 치매 진단치료를 받도록 해야 하는데, 다수의 환자와 보호자들이 자꾸 깜빡하는 현상이 일어나도 옛날 일을 잘 기억하니 아닌가보다 망설이다가 몇 년간 방치된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국내 치매 분야의 가장 큰 화두인 조기 치매 발견과 치료가 진척이 되기 힘든 게 인식이 낮은 것과 그릇된 정보를 접해서 벌어지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이 교수는 혈관성 치매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당뇨나 고혈압, 중년기 비만, 우울증, 신체활동 저하, 흡연, 낮은 교육 수준 등등을 잘 극복하여 치료를 잘하고 신체, 정신 활동을 꾸준히 하면 치매 발병률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치매 예방을 위해 정상인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권유한다고 한다. 고혈압, 당뇨가 있는 경우에는 보건소에 있는 고혈압 당뇨 교실과 연계해서 지병을 잘 다스려 치매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한 치매 관리 강화 방안으로 중장기적으로는 통합적 치매 관리 시스템을 확산시키고 지역사회 복지 서비스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지역사회 연계를 위해선 보건소만으론 역부족이라 관내 병원과 연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 2007년부터 치매와 관련된 여러 가지 국가사업이 시작됐다. 서울시 25개구마다 치매지원센터가 생겼고 그걸 계기로 치매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활동영역을 넓혔다. 급기야 정부에서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2012년에는 ‘치매관리법’이 시행됐다. 이를 통해 치매 환자가 받는 혜택이 늘었고 이 혜택을 받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진단을 요구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보건소와 연계해 국가에서 하고 있는 치매조기검진을 3~4년 동안 하고 있다.
치매조기검진보다는 경도인지장애나 정상 노인군에서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독일, 치매 관리 시스템의 근간에 있는 환자에 대한 마음
잉게보르크 튀르머 바이센호프병원 치매간호부장은 자신이 올해로 60세로 독일 총리와 나이가 같다고 소개하면서 독일에서의 치매 관리 현황에 대한 강의를 시작했다.
“1954년생인데, 내가 태어날 당시에 독일에는 노인이 1%밖에 없었다. 1972년도에 간호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때는 노인이 2%였다. 왜냐하면 2차 세계대전에서 사람들이 많이 죽어서 비율이 적은 것이다. 2010년이 돼서는 6%가 됐다. 내가 만약 80살이 되면 노인이 8%가 될 것이다. 2050년이 되면, 12%가 될텐데, 그때쯤 되면 노인의 1/3이 치매에 걸릴 수 있다.”
그녀는 요즘 독일에는 전두측두엽 치매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나 FTD(이마관자엽치매)인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것. 이들은 아주 공격적이고 곧잘 광란적으로 변해 말릴 수가 없다고 한다. 이들은 무언가를 막 찾아다니며 집착하는데, 특히 알코올이나 담배, 마약 등을 찾거나 섹스에 강한 집착을 보이게 된다. 더군다나 언어장애까지 복합적으로 일으키기에 사회적인 문제가 많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거친 사례들이 있기에 독일에서도 치매를 간호하는 사람이나 보호하는 사람이 보통 교육을 받고 끈기를 가져서는 감당이 안되는 일이라고 튀르머 간호부장은 설명했다.
이어서 하일브론 지역에서의 사례를 통해 독일의 치매 관리 시스템이 소개됐다. 독일의 노인정신과병원에는 노인전문가, 간호사, 자원봉사자가 있다. 주간보호실에는 작업치료사나 간호, 보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주간에는 그곳에 있다가 저녁에는 집에 간다. 그리고 병동에 가면 양로원이나 요양원이 있다. 하일브론 근처에만 48개의 양로원과 요양원이 있다고 한다.
또한 하일브론에는 13개의 정보센터가 있는데 여기서 치매에 관한 조언과 상담이 이뤄진다. 외래환자 서비스는 대부분 종교단체가 있고, 구제사업을 하는 곳이나 사회국에서도 맡고 있다. 아니면 복지센터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광범위하게 구축된 이러한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지탱해주는 또 하나의 지원군은 많은 수의 자원봉사자들이다.
마지막으로 마을공동체단위의 ZfP(Zentrum für Psychiatrie)클리닉이 소개됐다. 이는 우리 말로 전문적인 노인정신과병원을 의미하며 의료적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 환자를 위한 곳이다. 크게 치매 환자를 위한 병동, 우울증 환자를 위한 병동, 망상증 환자를 위한 병동, 낮병동으로 나뉘어 있는 ZFP는 처음에 오는 환자에게 무조건 진료와 약물적인 치료를 진행한다. 또한 밖에서 잠그게 되어 있어 나가지를 못한다.
물론 ZfP의 이러한 특수한 상황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튀르머 간호부장은 ZfP 안의 모든 전문적인 사람들이 서로 협조를 해가면서 감독과 협조를 같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감독관들이 불시에 전화도 없이 가서 검사를 하며 의학적인 도움이라던가 처방, 진료 들을 정확히 하는지, 자금을 유용하게 쓰는가를 항상 검사하고 감독한다고 한다. 이곳의 가장 중요한 점은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치매에 대한 내용들을 수용하고 이해하려 하고, 정성스럽게 대하는 것. 적당히 거슬러 가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마음을 가지고 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독일은 치매 환자의 경우 하루 병원비가 400유로이고 요양시설은 1달에 3000유로 정도라고 한다. 독일은 요양병원의 인력 기준이 미달하면 건강보험 계약을 해지한다.
◇일본, 작업치료사(OT)의 미래에 대하여 말하다
일본의 초고령화는 도심부의 극심한 고령화와 고령자세대의 증가, 치매 고령자의 증가를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고 이범석 군마대학교 작업치료학과 교수가 밝혔다. 이는 한국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치매를 인지증이라고 하는 다소 넓은 범주의 개념 안에 포함시켜 사용하고 있었다. 일본에서의 치매 관련 시스템들을 보면 우선 개호(간병)보험이 있다. 개호보험은 고령자가 개호가 필요해진 이후에도 지금까지 살아왔던 지역에서 가능한 한 자립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공적 보험이다. 이는 2000년부터 시작하여 본인 부담은 10%로 지정되어 있다.
시설적인 면으로 보면 개호노인보건시설에는 시설 기준으로 현재 100명당 1명의 치료사가 있으며 데이케어는 시설 기준 개호사가 10명당 1명이 있는 상황. 데이케어에서의 개호사는 일반적으로는 치료사가 겸직하는 형태라고 한다.
일본의 인지증 작업치료사(OT) 양성학교는 전체 약 180개교. 그러나 감소 추세이며 졸업생은 한해 약 5천 명 정도가 배출되고 있다. 국가시험 합격률이 80% 전후로 설정되어 취직이 쉬운 편인 게 메리트. 2013년 6월 현재 68,935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초봉 실수령액은 약 20만 엔 정도, 연봉은 300만 엔 가량이라고 한다. 결혼 5년만에 30년짜리 론을 통해 집 장만이 가능하며 애로사항이라면 이직이 어렵다는 것. 일본에서는 이러한 OT 인구를 위한 OT협회도 구성되어 있다.
일본은 요양보험에 지출되는 돈만 9조4000억 엔으로 사회보장 관련비의 32%에 달한다. 막대한 돈이 사회보장 관련비로 지출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고령화다. 3명이 1명을 돌봐야 하는 인구 구조는 일본의 그림자다. 전체 인구의 25%에 해당하는 고령자들이 겪는 각종 질환은 의료비를 증가시키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치매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치매 대처에 있어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바로 지표와 도표를 만들어 통계화하여 그 정보에 현장의 상황을 맞추려 하는 것이 그것이다. 교과서적으로는 좋은 방침인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독일의 시스템이 이에 대한 대안으로, 철저한 제반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 현장의 강점을 살리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삶의 질과 ADL(activities of daily living, 일상생활 능력)을 유지하는 게 같이 가야 하지만 관점은 ADL에 더 많이 둬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치매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ADL을 유지해 삶의 질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그게 가장 현실적인 목표이고 대안이다.
인제대 작업치료학과 양영애 교수는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ADL훈련을 전문적으로 하는 작업치료사의 역할이 앞으로 중요하고 더 많은 환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작업치료사의 인력이 많이 필요로 하고 있는 시점”이라 강조했다.
◇치매관리의 전문성 강화와 정책적 시스템 뒷받침 우선시
한국, 독일, 일본의 주제 발표를 통해 토론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이 치매 대처에 있어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바로 지표와 도표를 만들어 통계화하여 그 정보에 현장의 상황을 맞추려 하는 것이 그것이다. 교과서적으로는 좋은 방침인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독일의 시스템이 이에 대한 대안으로, 철저한 제반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 현장의 강점을 살리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한국, 독일, 일본의 치매 관리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현황 및 문제점, 발전방안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치매 관련 전문성 강화가 필요한 점과 발전적 측면에서 정책적 제안이 요구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첫째, 치매 전문 요양시설 및 주간보호센터의 프로그램 강화가 필요하다. 치매 대응형 요양시설 모델 및 프로그램 개발을 우선시 하여 작업치료사 등 치매 전문인력들이 시설 및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둘째, 작업치료사의 장기요양 서비스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 치매 예방, 기능 평가 및 훈련 등의 영역에 역량을 가진 작업치료사가 장기요양서비스에 참여함으로써 치매환자의 전문적인 재활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셋째, 노인장기요양서비스 내의 방문재활 도입이 필요하다. 현재 노인장기요양보험과 동일한 제도를 수행하고 있는 독일과 일본에서 수행되고 있는 방문재활을 우리나라에서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현재 의료서비스를 포함하지 않는 노인장기요양서비스에서 일상생활활동 및 인지훈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방문재활이 필수적인 요소이다. 따라서 방문재활서비스를 시범운영하는 등 제도적인 문제점을 보완하는 정책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금융권에서 실버세대는 상대적으로 중요한 고객군이 아니었다. 그러나 고령화가 급속하게 이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평균 수명과 함께 예전보다 정년이 늘면서 장·노년층의 경제력을 무시하기 힘들어진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전체 실버마켓 시장규모는 지난 2010년 기준 33조2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오는 2020년에는 125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연평균 4.2% 이상 높은 성장세다. 실버마켓이란 금융, 의약품, 요양 등 고령자들을 위한 특화된 시장을 말한다.
고령층 예금만 봤을 때, 지난 2012년 기준 60세 이상의 예금 총액은 257조원에 달한다. 전체 예금의 35% 수준이다. 최근 3년간 예금증가율도 평균보다 실버고객이 2배 가까이 높다. 특히 보험사들은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실버 세대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각종 질병에 대비하려는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실버보험의 특징은 암이나 뇌출혈, 치매 등 고령자들의 주요 질병과 노년층을 위한 간병 등에 특화돼 있다. 특히 지난 2006년 이후 암 환자가 급증하면서 손해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보험사들이 최근 실버전용 암보험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생보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을 비롯 ACE생명, KDB생명, 알리안츠생명, 흥국생명, 동양생명, 라이나생명이 참여하고 있고, 손보업계에서는 LIG손보, 한화손보, NH손보 등이 관련상품을 출시했다. 여기에 삼성화재도 ‘시니어암보험’을 뒤늦게 선보였다.
실버암보험은 기존 보험과는 달리 각종 질병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으며 가입 대상도 75세에서 80세까지 폭을 넓혔다. 그동안 과거에 질병을 경험한 기왕증이나 고령자의 경우 현실적으로 보험 가입이 어려웠으나 이를 대폭 완화했다. 보장나이도 100세까지로 확대했다.
간병보험은 보험사ㆍ상품별로 보험료를 지급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예컨대 장기요양등급을 받으면 무조건 보험금을 지급받는 상품이 있는가 하면, 그와 별개로 보험사가 정한 기준(중증치매나 활동불능상태로 진단)에만 보험금을 주는 상품도 있다.
다만 실버보험상품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하고 있다. 실버세대들은 연금 등으로 생활하기 때문에 매달 5만원 안팎의 높은 보험료를 감당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많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현재 실버보험상품을 가입하는 가입자들은 실버세대지만 보험금은 자녀들이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버세대의 경우 경제활동을 하는 분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보험금에 대한 부담이 있다”며 “특히 부모님의 질병에 대해 미리 대비하거나 간병부담이 걱정되는 자녀가 부모를 가입시키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고혈압·당뇨 등 앓아도 가입 지장 없어
실버보험의 특징은 기존 보험과는 달리 가입 연령과 보장 나이가 높다는 점이다. 실버세대를 주요 타겟층으로 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 등 성인병을 앓고 있어도 가입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기존의 암 보험은 60세 이하의 건강한 사람을 가입대상으로 보통 80세까지 보장했다. 요즘엔 보험기간도 확대돼 100세 또는 사망 시까지 보장하는 상품도 있다.
미래에셋생명의 ‘시니어라이프 암보험(갱신형) 무배당’은 61세부터 75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며 최대 100세까지 보장이 가능하다. 고혈압과 당뇨병이 있어도 가입에는 지장이 없다.
지난 2011년 배타적 사용권을 받은 메트라이프생명의 ‘100세 Plus 종신 암 보험’은 61세 이상 고연령 대상 상품으로 100세까지 보장한다.
한화손해보험의 실버세대 전용 암보험 상품인 ‘무배당 마이라이프 실버암보험’ 역시 보험은 66세~75세까지 실버세대 전용 암보험으로 고혈압, 당뇨 환자들도 가입할 수 있다.
가입 후 6개월 이내 고혈압, 당뇨 환자가 아님을 입증하면 보험료의 5% 할인 혜택 적용까지 받을 수 있다. 또한 암진단 확정시 다음 갱신일의 전일까지 보장보험료 납입을 면제해 준다.
삼성화재도 고령자들을 위한 전용 암보험 ‘시니어암’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61세부터 75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도 최대 100세까지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치료비가 많이 드는 암일수록 집중 보장하는 구조로, 암 진단 시 최대 40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한다.
고객이 보장이 필요한 암을 고르면 치료비와 발병률에 따라 보험금이 설정되고, 치료비가 적게 들고 발병률이 낮은 암의 경우 저렴한 보험료로 보장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먼저 대형 생보사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판매하고 있는 ‘삼성생명 실버암보험’,‘The따뜻한실버암보험’도 있다.
‘실버암보험’은 61세부터 75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당뇨와 고혈압 환자들도 가입할 수 있다.
KDB생명은 60세부터 80세까지 가입 가능한 실버세대 전용상품인 ‘(무)KDB실버암 보험’, NH농협생명도 61~75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무)장수만세NH실버암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또 메리츠화재는 66세~75세까지 가입 가능한‘(무)The든든한 시니어암보험’을 팔고 있다.
요양등급에 따라 지급하는 간병보험 역시 실버세대를 겨냥한 보험사들의 상품이다. 대표적인 상품은 현대해상과 LIG손해보험이다. 출시 이후 신계약 13만건을 기록한 ‘든든한100세간병보험’은 그동안 지급기준이 까다로워 국내 정착이 어려웠던 간병보험의 약점을 보완하고자 요양등급을 기준으로 삼은 상품이다. 보험금 지급절차가 간소해진 만큼 상품내용도 쉬워졌으며 비갱신형으로 구성돼 경제력이 떨어지는 노년기에도 보험료 부담이 적다.
LIG손보의 ‘100세LTC간병보험’은 납입면제 기능을 간병보험에 처음 도입해 보험료 부담을 줄이고 상품성을 높였다.
정부가 치매의 주요 위험요인인 음주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등 치매를 발생시키는 여러 위험요인을 미리 관리하기로 했다. 특히 치매환자 등이 머무는 요양병원과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시설·인력 등 안전기준도 강화된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생활 속 치매 대응전략’을 발표했다.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치매가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라 과음과 운동 부족 등 잘못된 생활습관이 누적돼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생활 속 위험요인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먼저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음주를 줄이기 위해 다음 달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을 추진해 대학교 등 공공시설에서의 음주와 주류 판매를 금지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대학 캠퍼스내에서 술판을 벌이는 것이 불법이 되며, 대학 축제기간 일일주점도 볼 수 없게 된다.
대중교통수단이나 옥외광고물에서의 주류 광고와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TV와 라디오를 통한 주류 광고도 금지되며, 주류 광고에 경고문구 표기가 의무화된다.
이같은 개정안은 지난 2012년에도 한 차례 입법예고됐으나 개정안에 담긴 담배경고그림 등을 둘러싸고 부처간의 이견이 있어 국회로 넘어가지 못한 채 무산됐다.
정부는 또 노인들의 운동을 유도하기 위해 치매예방에 도움이 되는 운동법을 개발해 경로당·사회복지관 등에 보급하고, 학교체육과 생활체육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사별이나 이혼 등으로 혼자 사는 노인이 치매에 걸릴 위험이 2.9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반영해 독거노인을 위한 ‘노인 돌봄 기본서비스’ ‘독거노인 사랑잇기’ ‘독거노인 친구만들기’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장성 요양병원 화재와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치매환자 등을 위한 노인요양시설과 요양병원의 시설·인력기준도 강화된다. 노인요양시설에는 비상시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쉽게 대피할 수 있도록 출입문에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하도록 하고,이르면 10월부터 신축 요양병원은 스프링클러와 자동화재속보설비 설치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또 24시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는 직종을 중심으로 노인요양시설의 야간인력 필수 배치기준을 마련하고, 요양병원 역시 비상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인력 기준 강화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이를 포함한 요양병원·요양시설 안전대책을 내달 별도로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내달부터는 경증 치매환자도 장기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치매특별등급이 신설되며, 간병으로 지친 치매환자 가족을 위한 ‘치매가족 휴가제’도 시행된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치매는 국민이 막연히 두려워하는 질환이지만 위험요인들의 선제적 대응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며 “올바른 음주문화가 정착되도록 적극적으로 주류 규제를 펼치고, 치매 예방과 조기 발견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오는 7월부터 치매환자 가족을 위한 휴가제 도입을 주 내용으로 하는 ‘사회서비스 이용 및 이용권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 다음달 11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6일 밝혔다.
치매환자 가족 휴가제는 노인돌봄종합서비스 대상인 치매노인을 장기요양기관 등 보호시설에 연 6일 정도 맡기고 가족이 잠시나마 간병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앞서 치매환자를 돌보던 가족이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잇따르는 등 치매환자 보호자들의 고통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필요성이 제기됐다.
복지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치매환자 가족 휴가제 도입을 위한 체계를 마련하는 동시에 이달 중 자세한 신청방법과 본인 부담금, 이용절차 등을 확정할 예정이다.
암보다 더 무서운 병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치매’다. 2013년 57만 6000명이었던 국내 치매 환자는 2025년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를 유형별로 보면 알츠하이머가 71%, 혈관성치매가 24%, 기타 치매가 5%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영국 등 국가에서도 치매는 두려움과 ‘대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개인이나 사회, 국가 모두 이 힘겨운 과제 앞에서 정부, 학계, 민간 모두 중점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는 영국이 지난 2012년 부터 ‘치매와의 전쟁’을 국가적 보건 프로젝트로 내세워서 정부·학계·민간 함께 싸운다는 보도를 전했다.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은 사회가 급속히 고령화함에 따라 치매 환자도 함께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기진단 시스템을 확립하고 ‘치매 친화적 환경’을 조성해 환자들의 고통과 사회적 비용을 줄이자는 것이 요지라고 전했다.영국은 2015년까지 치매 조기 진단과 연구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렸다. 이 같은 정책의 일환으로 브리스톨대는 정부로부터 5년간 1200만 파운드(약 208억원)를 지원받아 치매환자를 위한 스마트 헬스 케어 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140만명 가량인 영국의 8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35년이면 36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영국 보건부와 알츠하이머학회는 2012년을 기준으로 영국의 치매 환자가 80만명(잉글랜드 67만명)이고, 이 가운데 65세 이하도 1만 7천명 가량으로 집계했다.영국 내 치매 환자 수는 2037년이면 두배에 가까운 14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치매가 영국 경제에 지우는 비용부담 역시 같은 기간 연간 230억 파운드(약 40조원)에서 500억∼800억 파운드(약 87조∼약 139조원)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영국 정부는 이에 치매 진단 기간을 18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하고 초기진단율을 기존 42%에서 두 배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진단 시스템 마련, 전문 의료기관·인력 양성, 치매 친화적 환경 조성 등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요양병원에 입원하면 상태가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
영국은 ‘치매와의 전쟁’을 위한 학계나 민간 차원의 노력도 활발하다. 브리스톨대의 '스피어'(SPHERE·Sensor Platform HEalthcare in Residential Environment)는 치매환자 등 노인인구 간병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한 연구 프로젝트다.
스피어는 다양한 감지장치를 통해 자택에 머무는 치매환자를 관리하는 일종의 원격 돌봄 프로그램으로 이 대학은 지난해 말부터 5년 계획으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이 프로그램은 치매환자의 움직임과 전자기기나 수돗물 사용량 등 집안 내 모든 활동을 센서 등으로 감지해 이를 토대로 환자의 행동패턴을 분석한다. 환자가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는 등 이상징후가 보이면 담당 지역보건의(GP) 등 주치의나 돌보미에게 통보하는 방식이다.
연합뉴스를 통해 브리스톨대 엘리자베스 블랙웰 연구소 부소장 제러미 타바레 교수는 “아직 초기단계라 정확한 비용을 추산하기는 어렵지만 간병인을 두는 것보다는 훨씬 싸며 정확도도 높다”며 “의료진의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브리스톨대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이 프로그램을 학내 기숙사에 설치해 시범실시에 들어갈 예정이며 5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이 대학에서 알츠하이머병을 연구하는 케이 조(한국명 조광욱) 교수는 “치매환자의 경우 익숙한 환경을 떠나 요양병원에 입원하면 상태가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증세가 가벼운 치매환자들에게는 (스피어가) 효과적인 관리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 조 교수는 “치매에 들어가는 비용은 대표적 사망요인인 암보다 월등히 높다. 암환자 1명당 간병인 1명이 필요하다면 치매의 경우 3명이 있어야 한다”며 “한국에서는 아직 치매 전문 연구인력도 적고 사회적 대비도 미비한데 치매의 위험성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처럼 복지 선진국가 영국이 치매를 개인과 가족이 아닌, 사회와 국가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례는 고령화와 치매환자 급증 등에서 비슷한 과제를 안고 있는 한국에도 유익한 참고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 용인의 삼성 노블카운티 문화센터 안 취미실. “이것 좀 봐, 내가 아주 대작을 완성했다니까.” 한 할머니가 자신의 그림을 보면서 만족스럽다는 듯 외쳤다. 옆에서는 할아버지가 치매예방을 위해 퍼즐을 맞추고 있다.
노블카운티의 문화센터에서는 서예, 악기, 컴퓨터, 사진, 외국어 등 40여개의 다양한 강좌가 펼쳐진다. 비용은 입주민의 경우 보통 한 달에 2만~3만원 정도로 저렴하다. 최근에는 사진동호회 바람을 타고 사진 강좌가 인기가 있다고 귀띔한다.
문화센터가 자리하고 있는 건물인 리빙플라자에는 스포츠센터와 은행, 증권사·보험사 지점, 병원, 약국, 편의점, 식당, 여행사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입주민들이 외부에 나가지 않아도 한 곳에서 불편함 없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하 3층의 스포츠센터를 둘러보니 넓은 수영장과 위킹트랙, 최신 운동기구를 보유한 체련장을 비롯해 웬만한 대학교의 시설을 능가할 정도로 잘 갖춰져 있다. 스포츠센터에서도 농구, 배드민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뤄지고 있다.
주민들이 문화센터와 스포츠센터의 프로그램만 몇 개 참여해도 한달이 금방 지나갈 것만 같은 느낌이다. 한 달에 2번 문화센터와 스포츠센터가 휴관하는 때에도 걱정이 없다. 휴관일에는 노블카운티에서 버스를 대절해 남대문 시장이나 꽃구경 여행 등 테마여행을 실시하고 있어서다.
지난 2001년 문을 연 노블카운티는 대한민국의 대표 실버타운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생명 공익재단이 운영하는 만큼 개원당시부터 최첨단 시설로 화재를 모았다. 현재 약 6만8000여평 부지에서 약 540여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원칙적으로 실버타운은 거동이 자유롭고 신체적으로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있어야 입주가 가능하다. 신변자립이 안 되는 경우에는 실버타운에서 퇴거해야 한다. 하지만 노블카운티에 남은 인생을 보내다가 건강이 나빠져도 걱정이 없다. 노인성 만성질환인 치매ㆍ중풍 등으로 재활이 필요한 노인들에 24시간 간호, 간병을 제공하는 요양센터 너싱홈도 함께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인들이 가장 적정하는 치매 예방을 위해 강남구치매지원센터를 벤치마킹해 리빙플라자에 뇌건강센터도 열었다. 이곳에서 입주민들은 노인 인지 훈련용 로봇인 실벗과 함께 치매예방 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다. 이정도 시설이면 남은 인생을 즐기면서 살기에는 최적의 조건이 아닌가.
그렇지만 시설 때문 만에 노블카운티가 시니어타운으로 노년층에게 선호 받는 것은 아니다. 노블카운티는 1996년 건축허가를 받기까지 정부의 수도권 규제정책, 노인복지 시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반감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1996년 착공 후에도 외환위기 등으로 개원까지 5년여가 걸렸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만큼 노블카운티는 지역주민과의 교류를 늘 우선순위에 둔다. 단순히 노인들만 모여 사는 공간이 아니라 노인과 아동, 지역주민이 상호 보완관계를 이룰 수 있는 세대교류 커뮤니티의 조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3세대가 함께하는 공동체로 그간에 어둡고 단절된 실버타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다.
그래서 문화시설이나 스포츠센터 등의 시설을 모두 지역사회에 공개하고 있다. 노블카운티 안에 어린이집과 유아체능단도 역시 지역주민에 열려있다. 물론 일부 입주민의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오전 일부 시간을 입주민만을 위해 시설을 공개하는 등의 노력으로 큰 문제없이 지역주민과의 공존을 이뤄냈다.
그래서일까. 노블카운티에는 유독 어린이들이 많이 보인다. ‘시니어타운인데 노인들보다 더 많이 보인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농담이 아니게 느껴질 정도로 아이들이 뛰놀고 있다. 특히 이곳의 어린이집은 보통 1~2년 입소대기를 해야 할 정도로 들어가기 어려운 것으로 유명하다.
국가의 지원을 받는 공공형 어린이집으로 보육료 부담이 적을 뿐 아니라 맑은 공기를 마시며 노블카운티의 조경시설을 마음껏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세대 간 교류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와 노블카운티의 주민이 함께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은 이곳만의 장점이다. 입주민들도 아이들을 통해 활력을 느낄 수 있다.
지역사회에 대한 배려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입주민들은 매월 기흥 호수 청소 등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를 열어 아동보육시설이나 지역사회 지역 기부시설에 김치를 기부했다.
입주민의 봉사모임 ‘보은회’는 2013년에 3100여만원을 모금해 형편이 좋지 않은 희귀병 어린이 환자 등에게 기부했다. 봉은회에 속한 김종선 회원은 “보은회 후원금으로 수술을 받고 완치된 아이들이 보내 온 편지를 받으면 참 보람을 느끼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또 노블카운티는 여성 입주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600여 가지 메뉴가 제공되는 식사를 제공하고 거실청소와 세탁 서비스 등으로 가사노동에서 해방될 수 있어서다.
물론 이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다 보니 왕따도 있다. 그러나 강한 공동체 의식으로 세부적인 규칙을 입주민이 직접 만들어 이를 이겨내고 있다. 그래도 남녀입주민이 연애하는 경우는 아직 한건도 없었다고 한다. 보수적인 의식이 아직 남아있는데다 자식과의 관계도 신경이 쓰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입주민들이 거주하는 두 개의 고층 빌딩(타워동)은 어떤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좋아 보인다. 추운날씨에도 건물사이 통로를 통해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타워동간 이동이 가능하다. 실내 공간에는 노인 입주민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낙상방지를 위해 문턱을 없앴고 문도 모두 미닫이 식으로 돼 있다. 거실에는 무동작 감지센서가 달려있어 입주 노인이 의식을 잃고 일정기간 움직임이 없으면 프런트에서 전화를 걸게 돼 있다. 전화를 받지 않으면 직원이 올라와 직접 신변을 확인한다. 무동작 감지센서로 목숨을 건진 입주민이 몇 명된다고 한다.
노블카운티에는 99~238㎡까지 다양한 면적의 입주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전용면적은 입주공간의 정확히 절반에 불과하다. 152㎡에 입주하면 전용면적은 76㎡가 되는 것이다. 입주민들을 위해 넓은 복도와 공동화장실, 휴식공간 등의 공용면적이 많아서다.
‘노블카운티에 가장 많은 것이 화장실과 의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층마다 화장실과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다. 엘리베이터에도 걸터앉을 수 있는 기다란 간이 의자가 설치돼 있다. 기력이 약하고 배변조절이 어려운 입주민을 위한 배려다.
입주비용은 방의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대중적인 119㎡이 보증금 3억2000만원, 월 생활비 약190만원(식비포함) 정도다. 2인이 거주할 때는 보증금이 8000만원, 생활비는 71만원 정도 늘어난다. 일반인들이 오해할 정도로 부유층 노인들이 모여 사는 곳은 아니라는 얘기다. 노년 절반이 빈곤층이라는 우리나라 실정에 비춰보면 결코 작은 금액은 아니지만.
요즘에는 전원형보다는 도심형 실버타운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가족과 떨어지기 싫은 노년층이 많아져서다. 노블카운티는 처음 지어졌을 때만해도 주변이 허허벌판으로 전원형에 가까웠다. 하지만 지금은 용인 서울 간 고속도로 개설과 분당선 개통으로 접근성이 좋아져 반(半)전원형에 가깝다. 영통의 쇼핑가까지 산책로를 따라 5분이면 갈 수 있다. 물론 노블카운티의 수려한 자연공간만큼은 처음 그대로다.
남양주 ‘재산 기부’ 유서 남기고 모녀 동반자살
고양에선 생활고 시달리던 부자 극단적 선택
서울 세 모녀 이어 도내서도… 사회안전망 시급
경기도내에서 치매 노인을 모시던 효심깊은 자식들이 부모와 함께 세상을 등지는 동반자살 사건이 잇따르면서 치매노인 가정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달 서울 송파에서 발생한 세 모녀 동반자살로 이른바 ‘세 모녀법’까지 발의되며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치매 문제도 법률적ㆍ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30일 보건복지부 조사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노인인구가 500만명에서 580만명으로 17% 증가했으며 같은기간 치매노인은 26.4% 증가해 2012년 기준으로 이미 54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우리나라 치매인구는 20년마다 두배씩 늘어 2020년에는 80만명을, 2050년에는 270만명을 넘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거동이 불편하거나 인지저하증을 겪는 노인을 수발하는 가정들의 대비는 부실하기만 한 상황으로 생활고까지 더해지면서 동반 자살 등 극단적인 결과까지 발생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29일 낮 12시50분께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모텔에서는 70대 노인과 4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자는 치매를 앓는 아버지를 7년 동안 돌봐온 A씨(48)와 그의 아버지(75)로, 이들 곁에는 재만 남은 번개탄과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사업을 하던 A씨는 아버지가 7년 전 치매 증상을 보여 병원에서 5년 간 생활했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고 사업까지 실패하며 생활고에 시달리자 2년 전부터 아버지를 직접 간호하며 살았던 효자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지난 27일 오후 7시20분께 남양주시 별내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P씨(55ㆍ여)와 어머니 L씨(90)가 숨진 채 발견됐다.
P씨로부터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받은 친오빠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원은 안방 화장실 앞에 쓰러진 L씨와 화장실 안에서 목을 맨 상태인 P씨를 발견했다.
유서에서 L씨는 ‘자신의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한다’, P씨는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해 써달라’고 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조사 결과, L씨는 최근 뇌경색 증상으로 일주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으며 치매 초기 판정을 받고 퇴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숨진 P씨는 약사 출신으로 결혼도 미룬 채 간병인을 두지 않고 줄곧 뇌경색 등의 지병을 가진 노모를 보살폈던 효녀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배기수 경기도의료원장은 “치매 환자 문제는 부부간은 물론 부모와 자식간, 형제간에 갈등을 촉발해 가정파탄까지 이를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도 7월부터 경증치매노인에 대해 노인장기요양보험 혜택을 주는 등 나서고 있지만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홍석 심평원 수원지원장은 “인천만해도 시립으로 운영하는 치매전문병원이 있지만 아직 경기도에는 없는 상황”이라며 “민간 요양병원들이 있지만 치매노인을 전담하기에는 병원마다 차이가 있는 만큼 정부나 지자체의 좀더 깊은 관심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경기일보 이명관ㆍ하지은기자 mklee@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