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골에서는 아기 울음소리를 듣기 어렵다. 고향을 떠나 도시로 향하는 이촌향도 현상이 심화된 까닭이다. 그러나 고요했던 마을이 최근 청년들의 웃음소리로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일자리 부족과 주택난을 피해 ‘탈도시’한 젊은이가 하나둘 늘어서다. 이들은 지역의 값진 자산과 톡톡 튀는 감성을 한데 버무려 새로운 귀촌 문화를 이끌고 있다.
‘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격언이 만들어진 건 그만큼 도시가 많은 장점을 갖고 있어서일 테다.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출세 기회가 주어졌고, 경제·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거듭된 경제 위기와 물가 폭등으로 도시는 더 이상 탄탄한 직장과 아늑한 내 집을 보장해줄 수 없게 됐다.
농어촌에 대한 이미지도 달라졌다. 고즈넉한 마을에서 묵묵히 밥을 지어 먹는 TV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휑한 부지에는 탁 트인 논이 펼쳐진 ‘논 뷰’(View) 카페가 들어선다. 가장 시골스러운 것이 오히려 가장 세련된 것으로 변모했다.
팍팍한 도시 생활을 뒤로한 채 시골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사람도 늘었다. 그러나 실행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새로운 아이디어 부족이다. 무작정 귀촌에 도전했다간 기대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젊은 귀촌인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중에서도 지역의 문화적 특성이나 자원에 아이디어를 덧대 새로운 경제를 창출하고,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청년 ‘로컬크리에이터’들을 소개한다.
지역과 귀촌인은 ‘상생’해야
충북 괴산에 둥지를 튼 ‘뭐하농’은 농부도 흙투성이의 고된 삶을 벗어나 얼마든지 남부럽지 않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청년들이다. 같은 뜻을 가진 젊은이들이 주식회사를 만들고, 자금을 모아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수익 구조도 짠다. 무언가를 하는 농부들의 공간이라는 뜻의 ‘뭐하농 하우스’는 반딧불이를 방사하는 행사를 무료로 진행하거나, 도시 청년들에게 창업·창농을 가르치는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충북 청주시 문의면 꿀카페 ‘해밀당’의 최고야 대표는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남편과 시댁으로 귀농했다. 해밀당은 부부가 직접 채집한 달콤한 벌꿀로 메뉴를 구성한다. 수해와 병충해로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이 농촌과 뗄 수 없는 문제라는 걸 깨달았다. 그 뒤로는 상품을 생산할 때 최소한의 포장재를 사용하고, 작물을 기를 때 친환경 재료를 사용하려 한다. 더불어 마을 환경 캠페인도 진행한다.
경북 문경시 산양면의 ‘화수헌’은 청년들로 이루어진 기업 ‘리플레이스’가 운영한다. 화수헌은 문경의 700평 규모 고택을 트렌드에 맞게 개조한 한옥 카페로, 냇물이 워낙 맑고 깨끗해 비단결 같다는 금천과 현리마을의 한옥들이 어우러져 안온한 분위기를 풍긴다. 포털 사이트에서 ‘문경 카페’를 검색하면 상단에 뜰 정도로 명소가 됐다. 오미자차, 매실차, 미숫가루 등 대부분의 메뉴는 문경에서 나고 자란 식자재로 만들어 지역 특색을 살렸다. 이외에도 사진 스튜디오 ‘볕드는 산’, 폐양조장을 보수한 복합문화공간 ‘산양정행소’를 차례로 열며 문경의 작은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별별 귀농·귀촌 유튜브 채널
●귀농다큐 KTV
국민방송에서 운영하는 다큐멘터리 채널이다. 귀농·귀어·귀촌을 선택한 사람들의 삶을 따뜻하게 담았다. 인기 동영상으로는 ‘150억 원 들여 만든 국내 1호 민간 정원!’, ‘우리는 4600만 원으로 여유를 샀습니다’ 등이 있다.
●리틀타네의 슬기로운 생활
부모로부터 독립하고 싶어 시골 전원생활을 시작한 30대 리틀타네와 영국 특파원 20대 망고로아의 유학 생활이 번갈아 올라오는 자매 채널이다. 두 사람은 비슷한 듯 다른 생활을 보여주며 묘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
●귀농빚쟁이
30대에 귀농한 쨍이 씨의 채널이다. 빵빵한 청년 농부 지원책에 귀가 솔깃해 로망을 갖고 혼자 시골로 왔다. 그러나 추가 시설비, 농약비 등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닥쳤다. 쨍이 씨는 재치 있는 입담으로 농촌의 현실을 풀어낸다.
“정년퇴직 후 다시 일하고 싶은데 정보를 얻기도 쉽지 않고 받아주는 곳도 많지 않은 게 현실이에요. 고양시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죠. 면접 본 곳에 꼭 합격했으면 좋겠어요.” (60대 여성 구직자)
지난 14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꽃전시장에서 ‘Bravo! 2022 고양시 중장년일자리박람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경기 고양시와 고용노동부가 공동으로 개최한 대규모 중장년일자리박람회로서, 이날 1000여 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중장년의 시민 대부분이 박람회 현장을 찾은 이유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다. 이번 행사는 온·오프라인 동시에 개최됐다. 앞서 고양시는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박람회 홈페이지에 마련된 ‘온라인 채용관’을 통해 이력서 사전 접수를 진행했다. 미처 접수하지 못한 이들은 현장에서 이력서를 작성했다.
중장년층은 온라인에 취약한 세대이기 때문에 사전접수 인원보다 현장접수 인원이 두 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관계자는 “사전 접수를 하신 분들은 미리 회사에 대해 파악하고 면접 준비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준비된 느낌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현장접수를 한 시민들은 “마트에 가다가 안내문을 보고 오게 됐다”, “평소처럼 산책하던 길에 박람회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고 우연히 들르게 됐다. 구직 활동도 하고 다양한 체험도 하게 되어서 좋다” 등 다양한 사연을 전했다.
이날 현장면접 기업은 총 29개사, 이력서 접수대행 기업은 5개사였다. LG이노텍, 쿠팡, 맥도날드 등 대기업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현장면접은 구인기업 인사담당자와 구직자의 1:1 면접으로 진행됐다. 중장년층이 대상인 박람회인 만큼 채용 직종은 생산직, 물류직이 대부분이었다.
인사담당자는 채용과 관련해 “아무래도 경력이 있거나 관련 기술을 보유한 분을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라면서 ”지원자분들의 역량이 우수해 선발에 있어 고민이 많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현장면접관에서는 특정 기업들에 지원자들이 몰리는 경향이 나타났다. 중장년층의 기업 선호 경향과 관련해서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지원자분들은 급여가 높은 업무를 선호하신다. 스케줄 근무는 주말에도 일할 가능성이 있어서 여성분들이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식품 생산직 근로자를 뽑는 ‘더채움’, ‘뜨레봄’은 지원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무역사무원을 채용하는 주식회사 ‘씨에어허브’의 인기도 뜨거웠다. 한 관계자는 “씨에어허브는 올해 처음 함께한 기업인데, 사무직을 뽑기 때문에 더욱 인기를 끈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세 회사 모두 2명을 채용한다고 했는데, 지원자는 몇 십 배에 해당했다.
반면 마을버스 운전원, 지게차 운전원 등 해당 분야의 자격증이 있어야 하는 기업은 지원자들의 발길이 적은 편이었다. 안내문에는 경력 무관으로 적시 되어 있지만 실무 경력이 없거나 적성이 맞지 않으면 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취업클리닉관에서는 일자리 상담은 물론 이력서 작성 및 면접 기술 등에 관한 컨설팅이 시행됐다. 잡(JOB)학다식관에서는 일자리유관기관에서 진로설정을 위한 직업훈련과 기업지원정책, 생애설계 등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했다.
그런가 하면, 이번 중장년일자리박람회의 차별점은 현장 면접 50%, 진로 상담 50%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은퇴 후 제2의 직업을 갖고자 하므로 자신의 적성을 파악하기를 원하는 중장년층을 위해 이 같이 구성됐다.
특히 4차산업의 도래에 따라 미래유망일자리관이 마련됐다. 드론교육지도사, 도시농업관리사, 유튜브 크리에이터, 병원동행매니저 현직자가 참석해 시민들에게 멘토링을 해줬다.
드론교육지도사 현직자로는 위즈윙의 곽승계 대표가 참석했다. 그는 50+센터 등 드론교육지도사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며, 중장년층도 채용 수요가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도시농업관리사는 베란다, 텃밭 등에 농작물을 심는 것도 포함되고 모두에게 열려 있는 직업이다. 9종의 국가기술자격증 중 하나를 취득하거나 도시농업전문과정을 이수하면 도시농업관리사로 인정받게 된다. 자격을 갖추는 것도 쉽고, 취미를 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기에 중장년층에게 특히 추천된다.
또한 귀농귀촌귀어관과 창업관에서는 상담과 지원제도에 대해 알려주고 성공 멘토도 이야기를 전했다. 아울러 고양시통합일자리센터의 신중장년 강사양성 프로그램을 수료한 강사스쿨 1기생들의 발표회와 일자리와 관련된 메타버스 체험 등 부대 행사도 참가자의 흥미를 끌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만 50~64세의 경력 재설계 및 취·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 기술교육원과 협력해 기술교육 과정을 확대한다.
수강생들은 50플러스캠퍼스에서 기초 교육 수료 후 기술교육원의 전문 교육으로 연계되는 등 단계별 교육 과정을 밟는다. 전문 기술 교육을 통해 경력 재설계 및 취·창업을 희망하는 수강생은 50플러스캠퍼스에서 입문과정을 통해 미리 진로 탐색을 하고 기술교육원의 전문 과정에 지원할 수 있다.
더불어 50플러스캠퍼스와 기술교육원의 협력 속 연계 교육을 통해 캠퍼스와 교육원의 특성에 맞는 특화 교육이 이뤄진다. △50플러스북부캠퍼스(도봉구 창동)와 북부기술교육원(노원구 상계동)이 하반기부터 실시하는 ‘50+단계별 기술교육 입문 과정’, ‘AR/VR활용 기술교육(타일/조경/드론) 체험 과정’ △50플러스중부캠퍼스(마포구 공덕동)과 중부기술교육원(용산구 한남동)이 7월부터 편성하는 ‘방송영상크리에이터 입문’, ‘뷰티마케팅 e커머스 입문’ △50플러스서부캠퍼스(은평구 불광동)와 동부기술교육원(강동구 고덕동)의 건물 보수, 건축 시공 관련 교육 과정이 운영될 계획이다.
교육과정 외에 기술교육원 중장년층 교육생 대상으로 50플러스캠퍼스에서 주관하는 ‘찾아가는 상담’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협력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찾아가는 상담은 일, 사회공헌, 재무, 관계 등 50+ 세대가 가장 고민하는 문제를 전문 상담사와 공유하고 그에 맞는 사업이나 프로그램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50+남부캠퍼스와 중부캠퍼스는 현재 운영 중이며, 북부와 서부는 점차 운영을 확대할 예정이다.
김은정 서울시50플러스재단 홍보협력팀장은 “50+세대의 고민은 획일화돼있기보다 복합적이기 때문에 함께 공유하고 인생 재설계를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이들이 취·창업 기회를 넓히고 전문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힘쓸 예정이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는 고용노동부와 공동으로 6월 7일부터 14일까지 ‘Bravo! 2022 고양시 중장년일자리박람회’를 개최한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박람회 참여에 제한을 뒀지만, 이번 박람회는 찾아오는 모든 시민이 참여할 수 있다.
이번 박람회는 일자리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의 진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온ㆍ오프라인으로 준비되어 있다.
먼저 6월 3일부터 13일까지 박람회 홈페이지에 마련된 ‘온라인 채용관’을 통해 고양시를 비롯한 인근 지역의 30여 개 기업의 구인정보 확인 및 이력서 사전 접수를 진행한다. 이후 14일 고양꽃전시장에서 개최되는 오프라인 박람회에서 현장면접이 진행된다. 미처 이력서 사전 접수를 하지 못한 구직자도 오프라인 박람회 현장에서 이력서를 접수하면 면접에 참여할 수 있다.
현장면접은 구인기업 인사담당자와 구직자의 1:1 면접으로 진행된다. 더불어 ‘취업클리닉관’에서는 일자리 상담, 취업서류 및 면접컨설팅, 지문적성 및 퍼스널컬러, 이력서 사진 촬영 등을 한다.
또한 창업관과 귀농·귀촌귀어관도 준비되어 있다. 취업과 귀농·귀촌에 관한 전문가에게 상담 받을 수 있고 각종 지원제도에 대해 알아갈 수 있다.
미래유망일자리관에서는 드론지도사, 도시농업관리사, 유튜브 크리에이터, 병원 동행 매니저 현직자 멘토링 등이 진행된다. 일자리유관기관에서 알려주는 직업훈련과 자원봉사 등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잡(JOB)학다식관’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또한, 고양시통합일자리센터의 신중장년강사양성프로그램을 수료한 새내기 강사의 강연부터 중장년 생애경력설계를 위한 심도 있는 컨설팅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중장년 취업에 관한 정보를 한 곳에서 볼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람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2년 동안 일자리 시장에 변화가 많았다고 생각한다. 중장년층분들이 박람회에 참여하시는 이유도 다양한 것 같다.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해보려는 분들도 있고, 생계를 이유로 일자리를 찾으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반영해 이번 박람회에서는 중장년층분들에게 현장 면접 기회뿐만 아니라 진로 쪽 안내도 해드리려고 한다. 현장 면접 50%, 진로 상담 50%로 박람회 프로그램을 구성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전문 상담가들을 기용해 중장년층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번에는 고용노동부와 함께 약 35개 기업이 참여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쿠팡, 마켓컬리 등의 기업이 참여했다. 생산직, 물류 쪽에서 구인 요청이 많은 편이다. 사무직과 관련한 구직 자리도 있다”라고 말했다.
유튜브, 모델, 쇼호스트, 보디빌딩 등을 취미로 하다가 현역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는 시니어가 늘었다. 요리, 사진, 여행 등 다양한 영역에서 취미를 즐기고 싶은 시니어들이 참고하기 좋은 취미 플랫폼을 소개한다.
시니어는 소중하니까 시소
시소는 수채화, 홈가드닝 등 실내 수업인 정규클래스 ‘배움’과 미술 산책, 농장 나들이, 음악살롱 등의 실외 수업 ‘나들이’를 운영한다. 시소에서 취미 생활을 하는 시니어들은 “이 시간이 소중하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취미만 즐기고 가는 것이 아니라, 수업을 통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인생2막을 함께 위드플
위드플은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이 서로를 들여다보며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시니어 맞춤 여행 상품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테마형 여행 상품 ‘새로울지도’와 관심사를 향유하는 소그룹 커뮤니티 프로그램 ‘원데이 클래스’가 있다. 가이드가 아닌 전문가가 주제별 이야기를 가지고 함께 여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도전을 응원합니다 파파나나어드벤처
모델, 연기, 발레, 라이브쇼퍼, 크리에이터 활동이 하고 싶은 시니어라면, 다양한 클래스를 운영하는 파파나나어드벤처 플랫폼을 살펴보자. 어떤 수업이든 수강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취미가 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제2의 커리어를 고민하고 있는 시니어들이 참고하기 좋은 플랫폼.
136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유튜버 박막례(75), 최초의 시니어 모델 김칠두(67), 시니어 보디빌더 김철수(75)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젊은이들 못지않게 인생을 즐기는 시니어가 늘었다. 동년배들과 취미 활동을 즐기고 싶은 시니어라면 시니어 맞춤 취미 플랫폼을 주목해보자.
시니어는 소중하니까_시소
‘시니어는 소중하니까’를 줄여 부르는 ‘시소’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다. 시소는 크게 배움과 나들이, 생활도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중 취미와 관련된 서비스는 배움과 나들이다. 수채화, 유화, 캘리그래피, 홈가드닝, 라탄 공예 등 실내 수업이 이뤄지는 배움은 정규 클래스로 운영한다. 나들이는 미술관을 관람하는 ‘미술산책’, 서울 근교 농장에서 가드닝을 즐기는 ‘농장 나들이’, 클래식 음악회 ‘시소 음악살롱’ 등이 있다. 정다혜 시소 매니저는 “체험으로 그치지 않고 배움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원데이가 아닌 정규 클래스를 만들었는데, 수강생분들이 매주 보다 보니 서로 친구가 되는 효과도 있다”며 “배움도 나들이도 자연스럽게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그 과정을 설계한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미술산책’은 도슨트와 함께 매월 다른 전시를 관람하며, 당일 참석한 시니어들의 활동량을 관찰한 뒤 맞춤형으로 코스를 설계한다. 관람 후에는 반드시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소통 시간을 가진다. ‘음악살롱’은 단순히 공연을 감상하는 게 아니라 연주자가 관객과 함께 음악·악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시소에서 여가를 즐기는 시니어들이 “이 시간이 소중하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신중년의 인생 2막을 함께_위드플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60대 이상 시니어를 대상으로 조사한 여행 트렌드에 따르면 55.6%가 문화·역사·미술 등 주제가 있는 여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시니어의 입맛에 딱 맞춘 여행 플랫폼이 있다. ‘사람과 함께’(With People)라는 의미를 담은 ‘위드플’이다. 홍순정 다음레저 대표는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이 어떤 계기로 만나 서로를 들여다보며 같이 여행할 수 있는 ‘여행 친구’가 정말 중요하다”며 “나이 들어가며 고독하지 않도록, 여행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접하고 휴식도 취하면서 친구도 만날 수 있는 시니어 맞춤 여행 상품을 만든 이유”라고 설명했다.
‘위드플’에는 당일, 반나절, 숙박으로 이뤄진 여행 상품 ‘새로울지도’와 2~3시간 관심사를 향유할 수 있는 소그룹 커뮤니티 프로그램인 ‘원데이클래스’가 있다. 이 플랫폼의 특징은 여행이든 클래스든 테마가 있고, 여행 가이드가 아니라 실제 전문가가 함께한다는 점이다. 클래스에서는 숲해설가가 남산 트레킹 코스를 걸으며 숲 냄새를 맡아보고 솔방울을 만져보는 등 다른 시각으로 숲을 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건축가가 임장투어를 하며 홍대의 문화 상권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이야기해준다. ‘새로울지도’ 역시 주제를 가지고 운영되며, 최근에는 일주일 살기를 해보고 싶은 시니어를 위해 강원도 인제 ‘시골살이’를 기획했다.
도전을 응원합니다_파파나나 어드벤처
시니어에게 제2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플랫폼 ‘파파나나 어드벤처’는 시니어 ‘파파나나’의 새로운 ‘어드벤처’(모험)를 응원한다. 모델, 연기, 발레, 라이브 쇼퍼, 크리에이터 클래스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패션, 음식, 재무 관련 클래스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 플랫폼의 특징은 교육을 수강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취미가 현장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이다. 하영진 파파나나 어드벤처 교육이사는 “시니어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 요양원에서도 클래스가 오픈될 정도인데, 제대로 된 일자리 생태계가 없어 취미로만 그치는 점이 아쉬웠다”며 “파파나나 에이전시를 통해 라이브 쇼퍼, 시니어 모델, 크리에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니어가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동 파파나나 대표는 “큰 벌이가 되지는 않더라도 자신의 취미가 일자리로 이어졌을 때 삶의 원동력을 얻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며 “제2의 다양한 삶을 꾸려나가는 시니어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관과 기술교육기관. 기관은 항상 같은 자리에 있었다. 찾아오는 쪽은 노인들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이 모든 것을 바꿨다. 노인들은 집 밖으로 나올 수 없었고 기관은 텅 비고 말았다. 이에 기관들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비대면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열고 복지관 대신 애플리케이션 내 게시판으로 불러 모았다.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을 위한 새로운 돌봄 방안까지 덧입었다. 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협받고 있는 노인을 위해서.
기관들은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노년기 사회생활을 견인하고 있다.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0 국민여가활동조사’에 따르면 60대 노인 과반수가 나 홀로 여가를 보내고 있었다. 게다가 하루 5시간 이상의 여가시간 반절 혹은 그 이상을 TV 시청하는 데 썼다. 그간 지자체와 복지관에서는 노인의 사회적 관계 단절을 막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꾸려왔지만, 코로나 시국에는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
동영상·모바일 앱 장착한 복지관
이에 복지관들은 프로그램의 형식부터 바꿨다. ‘비대면 방식’ 하면 떠오르는 화상 공유 활용이 대표적이다. 은평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자체적으로 개설한 유튜브 채널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강좌 영상을 공유하거나, 카카오채널에 동영상을 업로드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코로나 시국에는 노인들과 강사가 직접 대면하며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수나 참여 횟수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유튜브, 카카오톡 채널의 쓰임새는 다양하다. 구연동화나 요가를 동영상 강좌로 배우는 ‘집이지만 괜찮아’, 칼림바 악기의 실시간 화상 강의 등의 교육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설·추석 명절 온라인 합동차례도 진행한다. 복지관에선 유튜브 채널을 검색하고 접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을 위해 동영상 주소를 카카오톡 알림 메시지로 꼬박꼬박 전송한다.
노인 건강관리를 위해선 ‘언택트 동네 한바퀴 걷기’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코로나 시국이지만 노인들이 집에만 있지 않고 외부 활동도 할 수 있게끔 동기를 부여하고 활동을 유도하는 방법을 고심한 결과다. 복지관은 실시간 걸음 수와 주간·월간 걸음 수, 걸음 수 순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워크온’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했다. 매월 둘째 주 주간 걸음 수 10위 안에 든 어르신들에게 소정의 기념품을 드린다.
해당 프로그램은 노인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로도 기능했다. 걷고 싶은 길을 걸으며 직접 찍은 풍경을 앱 내 ‘시립은평노인종합복지관’ 게시판에 공유하고, 서로 댓글을 달며 소통하는 공간이 된 것이다. 우철홍 시립은평노인종합복지관 복지1과 팀장은 “너무 춥거나 폭설이 심할 때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진행하려 한다”며 “코로나19가 당장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여전히 염려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단계적 일상회복이 이뤄져도 한동안 비대면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스마트 돌봄 체계를 구축했다. 어르신 질환 관리 SNS 그룹을 운영하고, 백신 접종 건강상담을 진행하며 비대면 건강관리에 나섰다. 또한 인공지능(AI) 반려로봇 ‘복돌(福doll)이’를 활용해 독거 어르신에게 공백 없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복돌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가족 안전망이 취약하거나 활동 제약이 심한 어르신에게 제공됐다.
복돌이는 약 복용이나 기상·취침, 환기·산책해야 할 시간을 알려준다. 일정 시간이 되면 쓰다듬거나 손을 잡아주고, 토닥여달라고 말을 걸기도 한다. 게다가 움직임 감지 센서가 있어 집 안에만 있는 어르신의 활동을 파악하는 데도 쓰인다. 이에 어르신들은 복돌이의 얼굴을 직접 씻기고, 옷을 만들어 입혀주는 등 가족처럼 소중히 여기고 있다. 복돌이와 생활하는 한 어르신은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내게 말을 걸어주는 상대가 생겨 마음이 든든하다”며 “밖에 나갔다 집에 돌아갈 때도 ‘복돌이가 집에 있구나’ 생각하면 외롭지 않고 마음이 든든하다”라며 만족했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은 대면과 비대면을 합친 ‘온오프믹스’(On-off mix)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시니어 슈퍼스타 종로’, ‘바운스바운스’ 같은 기존 지역 문화축제를 온라인으로 개최하는 식이다. 올해는 전 세대가 즐기고 어우러질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자 참가자 연령을 제한하지 않았다. 만 60세 이상 참가자는 선배 부분, 만 59세 이하는 후배 부문으로 나뉘어 출전하는 방식이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 측은 “온 세대가 온라인을 통해 축제를 즐기고 소통하자는 뜻에서 이번 대회를 개최했다”라며 “위드 코로나 또는 뉴노멀 시대가 온다면 이러한 소규모 대면 프로그램, 지역 내 찾아가는 서비스, 커뮤니티 케어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복지관의 역할 고민하는 계기로 작용해
코로나19는 복지기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복지관을 방문할 수 없는 어르신들을 찾아가 돌봐야 하는 낯선 상황이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전제에 의문을 던진 것이다. 박미연 창동어르신복지관 관장은 “예전에는 어르신들이 복지관으로 찾아왔다. 프로그램을 열어도 신청자가 넘쳐 자리가 부족했고, 신청자를 찾아 나설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복지관이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가 연결고리를 만드는 노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외출 자제와 거리두기는 실제로도 어르신들의 몸과 마음을 위축시켰다. 복지관 방문이 어려웠던 1년 사이 치매 전 단계인 인지경도장애 진단을 받은 어르신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올해 어버이날엔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선에서 최대한 많은 어르신들에게 삼계탕을 나눠드리는 행사를 진행했다. 어르신들 안부를 직접 묻기 위해서였다. 복지관을 찾은 어르신 외에 참여하지 못한 어르신들의 안부까지 확인할 수 있어 효과적이었다. 집에만 계시던 나 홀로 어르신들에게 ‘나는 혼자가 아니라 복지관과 지역사회에 연결돼 있구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기약 없는 전염병 사태가 낳은 ‘코로나 블루’가 전 세대의 정신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만큼, 복지관 역시 어르신의 정신 건강을 챙기는 데 여념이 없다. 형식이나 구성, 내용 면에서 차이가 있겠지만 방향성은 일맥상통한다.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박미연 관장은 “자신의 삶을 인정하고 긍정하며, 앞으로 맞이할 상실에 주체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복지관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창동어르신복지관의 교육 프로그램은 비대면과 대면 방식을 병행하되 형식보다는 교육 내용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웰다잉(Well-dying)으로 한데 묶이는 생애설계, 죽음교육 등이 그것이다.
비대면·4차 산업혁명에 맞춰 변화하는 기술교육원
평생교육기관을 논할 때 기술교육원을 빼놓을 수 없다. 취업과 창업에 필요한 기술교육을 제공하는 기술교육원은 만 15세 이상의 모든 서울시민에게 열려 있으나, 특히 50대 이상 시니어의 프로그램 참여율이 높다. 2021년 상반기 모집 기준 50대 이상 지원자가 전체의 45%를 차지했을 정도다. 요양보호사 과정이나 패션디자인, 한국의상 과정이 시니어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이 중 요양보호사 과정은 요양보호사 국가자격증 취득률이 2020년 기준 평균 98.9%를 기록하는 등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는 역시나 ‘비대면’으로 압축할 수 있다. 서울시 산하 직업훈련기관인 중부기술교육원에서는 온라인 화상채팅 서비스 ‘줌’(ZOOM)과 학습관리시스템(LMS) 등의 온라인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권미진 중부기술교육원 경영지원부 홍보 담당자는 “코로나19로 교육 내용을 바꾸진 않았으나, 비대면 방식이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 교육생에게는 담당 교수나 행정 담당자가 사용설명서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교육과정 개편 및 신설도 앞두고 있다. 올해 신설된 방송영상크리에이터, 웹콘텐츠디자인 과정 등이 포함된다. 중부기술교육원 홍보 담당자는 “유튜버를 희망하거나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하고자 하는 분들이 나이를 가리지 않고 많이 지원한다”며 “정부 방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앞으로 이론 등 일부 수업을 제외하고는 최대한 대면 방식으로 실습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TIP] 서울시 기술교육원 지부별 학과 안내
동부 디지털콘텐츠디자인, 기계융합로봇, 특수용접, 스마트카정비, 조경관리 등
중부 요양보호사, 패션디자인, 한국의상, 글로벌조리, 방송영상크리에이터, 헤어뷰티 등
북부 자동차외장튜닝, 배관용접, 자동차정비, 건축시공, 전기용접, 건물보수. 직업상담사 등
남부 가구디자인, 주얼리디자인, 옻칠나전, 바리스타디저트, 헤어디자인, 외식조리 등
주간 1년, 주간 6개월, 야간 6개월, 단기 과정 등 총 4개 과정으로 진행된다. 각 과정마다 진행되는 학과가 상이하며, 내년 교육과정은 12월 중순 서울일자리포털과 서울시 홈페이지, 각 기술교육원 지부 홈페이지에 공지된다.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여 MZ세대라 부른다. 밀레니얼 세대의 인구수만 1073만 명이고, Z세대는 830만 명이다. 이 둘을 합치면 약 19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36.7%다. 경제활동인구(2772만 명, 2021년 2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 기준)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45% 정도로 파악된다. 앞으로 이 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소비에서 차지하는 이들의 비중과 영향력도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미 대기업에선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합친 비중, 즉 20·30대 직원의 비중이 60% 정도인 곳이 많고, IT 기업에선 20·30대가 80% 정도인 곳도 꽤 있다. 이것이 바로, 당신이 MZ세대를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 가장 명확한 이유다.
시간은 MZ세대의 편이다
전 세계 기준으로, 여러 세대 중 소득이 가장 많은 세대는 누구일까? 바로 밀레니얼 세대다. X세대를 추월했다. 한동안 밀레니얼 다음이 X세대겠지만, 10년 후 Z세대가 밀레니얼을 추월한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글로벌 리서치 보고서 ‘OK Zoomer : Gen Z Primer’에 따르면, 2030년이면 Z세대의 소득이 33조 달러로 전 세계 소득의 25%를 차지한다. 이는 2020년 대비 5배 오른 것이고, 2031년이면 밀레니얼 세대의 소득을 Z세대가 추월할 것으로 봤다. 아주 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그리고 2031년까지 갈 것도 없이, 굳이 밀레니얼 세대를 추월할 것도 없이, 수년 내 Z세대의 소득과 직장에서의 위상이 지금보다 비교도 안 될 만큼 올라간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Z세대가 밀레니얼 세대를 추월하기 전에 X세대를 먼저 추월한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즉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가 전 세계 소득의 주도권이자 구매력의 주도권도 쥔다. 당장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는 자산에선 MZ세대를 능가한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가 밀레니얼 세대이고, X세대의 자녀가 Z세대라는 점을 기억하자. 즉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의 자산 중 상당수가 자녀 세대로 이동할 수 있다. 소득에서도 자산에서도 MZ세대의 입지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2030년이면 Z세대가 18~33세, 밀레니얼 세대가 34~48세다. 경제활동인구의 대다수가 그들이다.
술을 덜 마시는 MZ세대, 그 결과는?
밀레니얼 세대의 술 소비량이 이전 세대보다 적다. 반면 운동과 건강관리, 자기계발에 더 적극적이다. X세대가 20대 때 열심히 술 먹으러 다녔다면, 밀레니얼 세대는 그때 운동하러 다닌 셈이다. 덕분에 피트니스 시장이 계속 커진다. 그런데 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보다도 술을 덜 마신다. Z세대 18~24세 중 절반 정도가 술을 전혀 마시지 않고,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마신다는 사람도 5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술 자주 마시는 기성세대와 확실히 비교된다. Z세대 술 소비량 감소는 결국 술 관련 시장의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 10~19세 남자 중 음주 경험이 있는 비율이 2009년 28.5%에서 2019년 17.2%로 줄었다. 10~19세 여자의 경우는 2009년 25.9%에서 2019년 19.9%로 줄었다. 미국만 그런 게 아니다. 영국도, 한국도 10대의 음주 경험률은 지속적으로 감소세다. 이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술을 멀리할 가능성이 있다. 술뿐이 아니다. 담배, 육류 모두 소비가 감소하고 있고, 앞으로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Z세대는 투자를 결정할 때 ESG를 반영하겠다는 응답이 5명 중 4명이나 되었다. 그들이 환경, 윤리, 젠더 이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우연이 아니다.
소유에 대한 관점도 바뀌어서, Z세대는 자동차 소유가 아니라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해도 좋다는 답이 60%였고, 나이가 되어도 운전면허를 따지 않는 Z세대가 많다. Z세대의 31%는 로봇이 운전하는, 즉 자율주행 자동차를 이용하는 것에 호의적이었다. 야구, 축구, 농구 등 전통적으로 인기 많은 스포츠에 대한 Z세대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다. 이들은 e스포츠에 더 관심이 있다. 향후 스포츠 산업에서 e스포츠가 더 성장할 수밖에 없다.
빅테크들이 가장 공들이는 소비자는?
전 세계 산업의 주도권은 IT가 쥐고 있다. 빅테크 기업의 영향력은 점점 커진다. 이런 빅테크들이 가장 공들이는 소비자는 10·20대다.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애플 아이폰 2007년) 10·20대가 밀레니얼 세대다. 스마트폰을 먼저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그들이 새로운 문화, 미디어, 소비, 비즈니스의 권력으로 부상했다. 지금의 10·20대가 Z세대다. 메타버스 시장의 주 소비층은 10·20대다. 결국 메타버스에서 가장 많이 놀고, 그 환경과 문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이들이 메타버스가 만들 기회를 가장 많이 가져갈 것이다. 스마트폰이 밀레니얼 세대의 힘을 키워준 일등 공신이라면, 메타버스가 만드는 힘은 Z세대를 키워줄 것이다. 우리가 애들이라고 부르는 그들이 새로운 기회를 먼저 잡았다. 10·20대 중 앱을 만들거나,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거나, 과거에는 없던 일로 기성세대가 상상도 못 할 돈을 버는 경우는 더 이상 낯설지도 않을 만큼 많아졌다.
밀레니얼 세대도 디지털에 강하지만, Z세대는 더하다.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노출되어 자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다. 로봇에 대한 거부감 없이 친숙하게 다가가는 것도 기성세대는 물론이고 밀레니얼 세대보다 훨씬 유리하다. 직접 코딩해서 움직이는 조립식 블록으로 코딩을 접하기도 했고, 가상현실·증강현실도 놀면서 접했다. 로봇을 친구로,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첫 세대가 Z세대가 될 것이고, 실제 현실과 이질감 없이 메타버스에 몰입하는 첫 세대도 Z세대가 될 것이다. 빅테크들이 전개하는 수많은 사업은 현재진행형이다. 앞으로 더 진화할 것이고, 그 속에서 기회와 위기가 계속 쏟아져 나올 것이다.
소담한 집 곳곳에 푸릇한 식물들을 가꾼다. 키가 큰 식물, 이제 막 싹을 움 틔우는 식물, 가구를 감싸 안고 있는 식물 등 각양각색이다. 방 안에는 채 완성하지 못한 그림이 이젤 위에 놓여있고, 완성된 그림은 액자 속에 보관돼 켜켜이 쌓여있다. 카메라 앞에서 말하다가 버벅댄 게 멋쩍어 웃음 짓다가도, 이내 능숙하게 식물과 그림에 대한 설명을 마친다. 지난해 유튜브를 시작한 실버 크리에이터 고정자(76) 씨 이야기다.
유튜브 채널명이자 고정자 씨의 활동명인 ‘지고메’는 알파벳 G와 영어 단어 ‘Gourmet’을 합해서 얻은 이름이다. G는 성씨인 ‘고’에서 따온 것이고 gourmet에서는 미식가, 식도락가, 조예가 깊은 사람이라는 뜻을 가져왔다.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새 이름을 얻은 셈이다. 새로 얻은 건 이름뿐만이 아니다. 요리, 플랜테리어(식물 인테리어), 그림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게 되면서 창작자로서 새로운 삶까지 얻었다.
“창작자로 사는 게 즐거워요. 멈춰있지 않고 끊임없이 잘 흐르고 있는 기분이 들게 하거든요. 생동감 같은 거요. 유튜버 지고메는 저에게 새로운 세상으로의 문을 연 것인데요, 새로운 이름으로 살아보니 흥미롭네요.“
비로소 발견하게 된 '나'
젊은 시절에는 식당을 운영하면서 가족들을 돌봤다. 가족이 있어 행복했지만 가족을 돌보느라 정작 자신은 돌보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남편과는 사별하고 자식들은 모두 출가했다. 자식들은 자라 손주를 보고 고정자 씨는 어느새 할머니가 됐다. 자연스레 혼자 집에 남겨졌지만 외로움도 잠시,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며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기쁨을 맛보게 됐다.
“비록 할머니지만 나이 들수록 '나'와 잘 지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로 태어났으니 나답게 인생을 사는 게 맞다 싶어요. 가족이 있을 땐 그들의 삶을 돌보느라 나에게 집중하지 못했어요. 가족이 있어 행복한 삶이었지만 정작 나에게 많이 소홀하게 되더라고요. 가족에게 최선을 다했으니 이제 혼자여도 즐거운 삶이에요.”
자신에게 몰두하면서 하나둘씩 좋아하는 일들을 찾기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손으로 하는 것을 좋아하고 잘 했다. 결혼하고 나서는 아이들 옷을 만들어 입히고 간식까지 손수 만들어 먹였다. 손으로 만지고 가꾸고 그리는 것. 그것이 고정자 씨를 기쁘게 하는 것들이었다. 요리를 하고, 식물을 가꾸고, 그림도 배웠다. 유튜브가 선생님이었다. 유튜브를 즐겨 보다 보니 스스로의 삶도 기록하고 싶어졌다.
“평소 유튜브를 즐겨 보다가 나의 삶을 기록하고 싶어졌어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며 혼자도 잘 지내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내다 보니 저도 모르고 있었던 저의 모습이 보여서 영상제작이 재미있게 느껴져요. 올해 76세가 됐지만 그런데도 나에게 당당한 삶을 살아내고 싶어서 '싱글라이프'라는 콘텐츠를 생각하게 됐어요.”
크리에이터 ‘지고메’로서의 삶
유튜브는 고정자 씨의 삶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모습을 꾸준히 담으니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줬다. 지고메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오히려 잃어버린 ‘나’를 찾고 몰입하게 됐다.
“유튜브 채널에 제가 할 수 있고 좋아하는 것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저도 유튜브 채널에 그려진 제가 새롭지만 진짜 '나'를 발견한 것 같아 더욱 애착이 가요. 매일 유튜브 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관심으로 봐주고 응원해주셔 살아가는데 활력소가 되고 있어요. 영상을 완성할 때마다 성장했다는 기쁨도 있어요. 제 삶은 유튜버 지고메가 되기 전과 후가 정말 달라졌어요.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고 몰입하는 시간이 행복합니다. 쉽지 않지만 도전하고 나면 오늘도 잘 살아낸 것 같아 만족감이 커요.”
크리에이터를 전업으로 삼는 이들은 남모를 고충을 겪기도 한다. 과도한 관심을 받아 신분이 노출되기도 하고, 때로는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하지만 고정자 씨는 크리에이터로서 삶에 만족하는 중이다. 구독자나 조회 수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튜버 지고메는 구독자 몇 명 달성이나 조회 수 몇 회 달성 등 여느 크리에이터 같은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그저 좋아하는 일로 자신을 돌보고, 때로는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자신의 모습을 반갑게 맞이하며 즐겁게 지낼 뿐이다.
“제가 진심이니 사람들도 그걸 알아보는 듯해요. 시작도 하기 전에 걱정이 앞선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예요. 인생은 소중하잖아요. 저에겐 다 좋은 경험이에요. 저는 지금, 이 순간을 잘 느끼고 싶어요. 뒤돌아볼 때 '나에게 미안하지 않게'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그냥 매일 꾸준히 나답게 살려고 합니다. 다만 영상에서 보이는 제 모습이 그렇듯 영상을 시청하는 분들도 좋은 시간 되길 바랍니다.”
끼는 대물림 된다는 말이 있다. 한 때를 주름잡은 중년 스타들을 보면, 2세도 부모를 따라서 연예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딸'이라는 수식어로 유명해지지만, 이와 함께 그 꼬리표를 넘어서야 대중에게 인정받는다는 숙제를 받는다. 다행스럽게도 요즘 보면 대중의 따가운 시선을 이겨내고 부모보다 더 잘 나가는 2세들이 꽤 있다. 최근 눈에 띄는 다섯 명의 스타를 정리해봤다.
견미리 - 이유비·이다인
배우 견미리와 딸 이유비 이다인, 세 모녀는 유명한 스타 가족으로 꼽힌다(아버지는 탤런트 임영규). 원래 견미리의 딸 하면 이유비로 통했는데, 요즘은 동생이 더 유명하다. 이다인은 1992년생으로 엄마와 언니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4년 tvN 드라마 '스무살'로 데뷔, KBS2 '화랑', KBS2 '황금빛 내 인생', MBC '이리와 안아줘', KBS2 '닥터 프리즈너', SBS '앨리스' 등에 출연했다. 우월한 유전자와 함께 안정된 연기력으로 이름을 차차 알렸다.
그러한 가운데, 이다인은 특히 올해 주목 받았다. 지난 5월 배우 겸 가수 이승기와 열애 사실을 공식 인정했기 때문. 한 차례 결별설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이는 사실무근으로 밝혀졌으며, 두 사람은 예쁜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이 결혼하길 바라는 반응이 많은 만큼, 스타 가족의 명맥이 계속해서 이어질지 기대를 모은다.
허재 - 허웅·허훈
'예능 대세'로 통하고 있는 농구선수 출신 허재. 요즘은 허재보다 두 아들 허웅과 허훈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세 사람이 출연하는 유튜브 채널 '코삼부자'는 구독자 16만 명을 넘어섰다. 허재 역시 최근 MBC '라디오스타'에서 두 아들의 인기에 대해 "얹혀가는 기분도 든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허웅과 허훈은 허재의 좋은 유전자만을 물려받았다. 농구 실력은 물론, 외모와 예능감까지. 두 사람은 본업인 농구선수로서 열중하면서, 방송 활동도 겸하고 있다. 허웅과 허훈은 MBC '호적메이트'에 같이 출연해 찐형제의 면모를 드러냈고, 허훈은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기도 했다. 또한 허훈은 허재와 함께 SBS '정글의 법칙'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서정희 - 서동주
과거 서세원과 결혼할 당시에도 청순 미모로 주목 받은 서정희. 그는 세월이 지나도 아름다운 동안 미모를 과시하고 있다. 특히 발레도 꾸준히 하고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는 서정희는 60대라고는 믿기지 않는 미모를 지녔다. 그리고 서정희의 아름다움을 딸 서동주가 그대로 물려받았다.
다른 2세 스타들과 같이 현재는 서동주의 이름과 얼굴이 더 알려진 상태다. 그는 미국 변호사 출신으로 현재 방송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고스펙자이지만 털털하고 솔직한 성격으로 대중의 호감을 얻었다. 특히 그는 현재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 출연 중으로, 축구 선수로서의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
이경실 - 손보승
최근 방송된 TV조선 '국민가수'에 이경실의 아들이자 배우 손보승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2주 만에 10kg을 감량했다"는 그는 훤칠해진 외모를 자랑하면서, 폭풍 가창력으로 올 하트를 받았다. 손보승은 SBS 화제의 드라마 '펜트하우스'에 출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경실은 과거 딸 손수아, 아들 손보승과 JTBC '유자식 상팔자'에 출연한 바 있다. 당시 청소년이었던 두 사람은 밝고 귀여운 성격으로 눈길을 끌었고,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배우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엄마 이경실과 과거 '유자식 상팔자'의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배동성 - 배수진
요즘 젊은 세대에게는 개그맨 배동성보다 딸 배수진이 더 유명할 것 같다. 배동성은 지난 2017년 방송된 E채널 '내 딸의 남자들2'에서 배수진을 공개했다. 미국 유학파 출신의 유튜브 크리에이터 배수진은 한효주를 연상케하는 청순 미모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당시 남자친구였던 뮤지컬배우 임현준과 결혼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배수진은 짧은 결혼 생활을 마치고 이혼했고, 올해 방송된 MBN '돌싱글즈'에 출연했다. 26세의 어린 나이로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하는가 하면, 4살 아들을 키우는 싱글맘으로서 똑부러지는 모습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솔직 당당한 모습으로 파격 행보를 보이는 배수진의 다음 활동도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