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주관하는 어르신 문화예술 축제 ‘2022 실버문화페스티벌’이 10월 20일(목)부터 22일(토)까지 개최된다. 아마추어 예술가로 활동하며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조명하고, 문화를 매개로 나이 불문 소통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올해 8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실버문화페스티벌 최초로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행된다. ‘우리가 꿈꾸는 실버 유니버스’를 주제로 꿈꾸는 시니어들의 실버 스테이지 ‘샤이니스타를 찾아라’ 경연 대회, 어르신 중심 온·오프라인 문화 콘텐츠 ‘문화나눔한마당’이 열린다.
‘2022 샤이니스타를 찾아라’는 숨은 아마추어 어르신 문화예술가를 발굴하는 경연 대회다. 전국 16개 권역에서 진행된 지역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16개 팀의 경연 무대가 10월 22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유튜브와 화상채팅 서비스 줌(Zoom)을 통해 온라인에서 생중계될 예정이다.
생중계에는 사전에 촬영한 본선 경연 영상과 당일 ‘버추얼 스테이지’(Virtual Stage)가 활용된다. 경연이 진행되는 동안 실시간 문자투표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또한 줌으로 진행하는 ‘세대 공감 퀴즈쇼’, 본선 출연 팀을 비대면으로 응원하는 ‘방구석 응원전’ 등 행사를 관람할 방구석 관객들을 위한 코너도 마련한다. 무대 이후 트로트 가수 박군의 축하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홈페이지 사전 투표 10%, 실시간 문자투표 10%, 심사위원 투표 80%를 합산해 수상자를 선정한다.
어르신의, 어르신에 의한, 어르신을 위한 ‘문화나눔한마당’
‘문화나눔한마당’은 △에듀버스(교육) △헬씨버스(건강) △컬쳐버스(체험) △콜럼버스(공모) △투게더스(세대 공감) 5개의 테마에 따라 어르신 중심의 온라인 문화 콘텐츠를 공개한다. 8월 12일부터 10월 28일까지 실버문화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에 매주 금요일 업로드되고 있다.
에듀버스의 ‘제1회 실버문화포럼’과 ‘인문학 특강-나이듦 수업’은 2022 실버문화페스티벌의 유일한 오프라인 프로그램이다. 실버문화포럼에서는 실버 세대와 실버 문화에 대한 강연과 좌담회 등이 열릴 예정이다. 포럼은 올해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실버문화페스티벌에서 실버 문화를 이야기하는 자리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인문학 특강은 책 ‘나이듦 수업’의 저자 고미숙 고전평론가의 강연으로, 어른으로 늙을 용기를 알고 일과 삶을 재구성해 노인으로서 가치를 확립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실버문화포럼은 10월 12일 오후 2시, 인문학 특강 ‘고미숙의 나이듦 수업’은 같은 날 오후 7시 서울시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인사동 코트’에서 열릴 예정이다. 실버 세대 문화와 축제에 관심이 있다면 나이를 불문하고 참여 가능하다. 행사들은 추후 영상으로 제작돼 10월 28일 공식 홈페이지에 업로드된다.
헬씨버스에서는 △젊은 세대가 즐기는 댄스를 배우며 성장하고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조명한 ‘시니어 스우파’(스스로 챙기는 우리들의 파워) △전현나 시니어 모델의 일상을 따라가며 내면과 외면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가꿔가는 모습을 담은 일상 다큐 ‘뷰티인사이드’ 등 건강한 시니어를 위한 건강 프로그램을 영상으로 제공한다.
컬쳐버스에서는 △일상 속 문화 공간을 탐방하며 쓰레기도 줍고 건강도 챙기는 어르신 크루의 현장 밀착 취재 ‘일석삼조 플로깅 프로젝트-쓰담 달리기’ △삶의 ‘단짠’ 경험을 연극으로 풀어내는 어르신 인형극단의 좌충우돌 스토리를 담아낸 휴먼 다큐 ‘우리들의 두 번째 블루스’ 등 활기찬 시니어를 위한 문화예술 기반 프로그램을 영상으로 제공한다.
콜럼버스에서는 △메이크오버를 통한 아빠들의 숨겨왔던 매력 발굴 프로젝트 ‘숨은 아빠 찾기’ △시니어 인플루언서 ‘아저씨즈’와 함께하는 ‘릴레이 실버 댄스 챌린지’ △어르신들에게 의미 있는 헌옷을 수선해 재탄생시키며 새로운 쓰임과 가치를 부여하는 시니어 업사이클링 프로그램 ‘너와 나의 공유 옷장’ 등 도전하는 시니어를 위한 공모 및 캠페인을 진행한다.
투게더스에서는 같은 직업을 가진 주니어(젊은 세대)와 시니어(선배 세대)가 삶과 직업에 대해 대화하며 세대 공감을 이루는 토크멘터리(토크와 다큐멘터리를 합친 형식) ‘세대 간 잡(job) 수다-코-리어’를 9편으로 나눠 공개한다.
우영우 댄스 챌린지 함께한 더뉴그레이 ‘아저씨즈’는 누구?
THE NEW GREY(더뉴그레이)는 시니어 패션 콘텐츠 에이전시로, 시니어 모델 또는 인플루언서를 발견하고 관리하며 양성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를 포함한 기업과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동시에 패션 메이크오버 캠페인을 벌여 다양한 기업과 브랜드 협업을 진행했다. 주로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 주요 SNS 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으며, 팔로어 300만 명, 최근 6개월 동안 누적 조회수 5억 회를 기록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더뉴그레이 소속 시니어 패션 인플루언서 그룹 ‘아저씨즈’가 함께한 ‘우영우 댄스 챌린지’는 9월 21일까지 참여 가능하다.
고품격 시니어 매거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운영사인 이투데이피엔씨와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이 9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고령친화산업 발전 및 디지털 전환 시대 대응을 위한 상호 협력을 골자로 한 이 업무협약식은 이투데이빌딩 본지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협약식에는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의 심우정 회장과 최춘희 기획팀장, 이투데이피엔씨의 김덕헌 본부장, 이준호 편집장이 각각 참석했다.
주요 협력 내용은 양 기관이 참여하는 사업, 행사 기획 및 운영, 관련 연구개발 사업, 관련 인력 양성 사업, 행사의 공동주관 후원 협찬 등이다.
이와함께 본지는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이 개최하는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 학술대회(ISG 2022)’에 공동후원으로 참여한다. 2003년 설립된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은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ISG) 한국지부를 운영하고 있다.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은 오는 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기술과 삶: 인공지능 시대 100세 인생’을 주제로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 학술대회(ISG 2022)를 개최한다.
이번 협약으로 본지는 ‘제론테크놀로지 세계대회’의 미디어 주관사로 행사와 관련한 각종 정보를 전달하고 홍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실버산업전문가포럼 심우정 회장은 “국내 유일의 온ㆍ오프라인 시니어 매거진과 파트너가 되어 기쁘다”며, “국내 실버산업의 발전에 함께 기여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투데이피엔씨 김덕헌 본부장은 업무협약서에 서명한 뒤 “초고령사회를 앞둔 시점에서 제론테크놀로지의 중요성은 점점 커질 것이며, 브라보 마이 라이프의 역할도 중요해 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실버산업전문가포럼과 함께 고령화를 대비한 세미나 등 다양한 활동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론테크놀로지(노인학+기술)는 1980년대 말 유럽에서 도입된 분야로 나이 들어가는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편리하며 독립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 개발과 서비스 디자인을 포괄한다. 스마트 헬스케어, 스마트 돌봄, 스마트 홈, 스마트 도시,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여가문화 등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이번 대회에는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 회장인 힐리안티 콜트(네덜란드 에인트호번 공대) 교수,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수미 헤랄(영국 랑캐스터대) 교수, AI 전문가 오혜연 카이스트 교수, 고령친화도시 전문가 알래나 오피서 세계보건기구 인구변동 및 건강노화 담당 부서장 등이 강연에 나선다.
휴가를 이유로 아시아를 순방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정치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펠로시 의장을 포함한 미국 하원의원 대표단이 탑승한 C-40C 전용기는 이날 밤 9시 26분께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에 3일 착륙했다. 미국 하원의장 방한은 2002년 데니스 해스터트 당시 의장 이후 20년 만이다.
앞서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펠로시 하원의장 방한 시 윤 대통령과 만나는 일정은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여름휴가 기간(1∼5일)과 겹쳤기 때문에 별도의 일정을 잡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이날 오후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비롯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캄보디아로 출국해 펠로시 의장과 만나지 않았다.
미국 하원의장은 대통령과 상원의장을 겸임하는 부통령이 동시에 궐위되는 사태가 생겼을 때 대통령직을 승계한다. 펠로시가 역임한 하원의장은 대통령 승계 서열 2위, 권력 서열 3위에 달하는 최고위직이며, 하원 위원회 구성원 선출권을 갖는다.
펠로시 의장은 현재 미국 의회 내 민주당 일인자로, 1987년 캘리포니아주에 출마해 연방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됐다. 이후 지금까지 18선이며, 하원의장만 4번째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이며 현재까지 유일한 여성 의장이다.
보통 미국의 고위 여성 정치인으로 힐러리 클린턴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으나, 힐러리가 올랐던 영부인, 국무장관 위치는 하원의장과 의전 서열, 대통령 승계서열, 권한과 책임 범위를 비교했을 때 비교적 낮다.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과 만나지 않은 것은 ‘외교 결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대만을 방문했던 펠로시 의장을 윤 대통령이 만날 경우, 중국을 크게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외교와 국방, 기술협력 문제 등을 의제로 4일 오후 2시 반부터 40분에 걸쳐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배석한 하원의원, 하원 외교위원장 등과 1+6 형식의 '전화 회담'을 했다.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은 4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통화에서 5월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미 대통령과 약속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앞으로 발전시키는 데 미국 의회와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어 “펠로시 의장은 윤 대통령의 첫 여름휴가 도중에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한미동맹은 여러 관점에서 중요성이 있지만, 특히 도덕적으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 차장은 전했다.
실버산업전문가포럼과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 한국지부는 오는 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대구 엑스코에서 ‘기술과 삶; 인공지능 시대 100세 인생’을 주제로 포럼과 전시회 등 각종 행사가 포함된 '2022 제론테크놀로지 세계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행사는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가 주최하는 제13차 제론테크놀로지학회 학술대회와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이 주최하는 제6차 국제제론테크놀로지 엑스포&포럼이 하나로 통합돼 진행될 계획이다. 또한 대구시가 주최하는 2022 액티브 시니어 박람회가 동시 개최돼 기대를 모은다.
제론테크놀로지란 노년학과 과학기술을 결합한 단어로, 노후의 삶을 건강하고 안전하며 독립적이고 사회참여가 가능하도록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다양한 융합을 디자인하고 삶의 환경을 조성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번 세계대회에서는 이와 함께 시니어 라이프 디지털 도시포럼, 고령친화사업 정책포럼 등 약 30여 개 부대 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던 액티브 시니어 유튜버 경진대회도 이어 개최되며, 중장년을 대상으로 한 액티브 시니어 뷰티 메이크업 경진대회 등의 행사도 진행돼 베이비붐 세대들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심우정 실버산업전문가포럼 회장은 “고령화 사회를 맞아 노년학과 기술을 융합해 노화에서 돌봄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노년의 삶을 개선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다룰 것”이라고 설명하고, “제론테크놀로지는 최근 세계적으로 산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ESG 경영이 추구하는 다양성 요소를 담고있어 사회적 관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우리나라 시니어들이 보이스피싱·스미싱으로 피해를 본 금액은 7000억 원. 매해 사라지는 은행 점포는 300여 개. 스마트폰 보급률은 95%에 이르지만 60세 이상의 모바일뱅킹 사용률은 25%에 불과하다. 오영환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 사무총장(62)은 디지털 시대의 정보 격차가 금융 소외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한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미연방준비제도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의 말이다. 대한노인회에서 정책이사로 오랜 시간 활동하며 정부·국회와 함께 노인 빈곤 문제 등 노인 정책을 다뤘던 오영환 사무총장은 이 문장에 깊이 공감했다. 금융을 잘 모르는 시니어가 많기 때문. 시니어들이 노후 빈곤을 겪지 않으려면 금융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를 설립하고, 연간 2만여 명의 시니어를 만나고 있다.
Q 대한노인회에서 노인 정책 관련 일을 꽤 오래 하셨는데 어떻게 시니어 금융 교육을 시작하시게 됐나요?
대한노인회에서 노인정책 이사로 있으면서 노인 빈곤, 노인 소외, 노인 복지 등에 대한 정책들을 보건복지부, 국회와 함께 협의하는 일을 했습니다. 서울시 일자리위원회 위원, 웰다잉 시민운동 이사로도 활동했는데요. 노인에게 필요한 정책 중에서도 노인 빈곤 문제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1위입니다. 그런데 근본적인 이유 외에 금융도 원인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즘은 은행 점포도 없어지는 추세인데, 디지털 금융을 모르면 노후가 빈곤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이 참 빠르게 변하는데 나이 들면 그 속도를 따라가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시니어들의 스마트폰 활용도가 무척 낮아 디지털 정보 격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어요.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모바일뱅킹만 보더라도 2030 세대는 약 80%가 사용하는데, 50대는 51% 수준이에요. 60대는 18.7%, 70대 이상은 6%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모바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면 금리 우대도 해주고, 계좌이체 수수료도 면제되고요. 대출받을 때 금리 우대도 받습니다. 이런 돈을 연간으로 계산하면 50만 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디지털 정보 격차가 금융 격차로 이어지는 셈이죠.
시니어의 경우 의도하지 않은 정보 차단도 많이 겪습니다. 요즘은 시니어도 유튜브를 많이 보는데요. 예를 들어 태극기 부대가 뭔지 궁금해 눌러봤는데, 알고리즘으로 인해서 계속 태극기 부대 관련 영상이 올라오는 거예요. 하나를 보면 그것에 관련된 내용만 계속 나오니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되는 거죠. 그래서 시니어들에게 디지털 시대의 금융 교육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2017년에 금융위원회의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를 설립하게 되었죠.
Q 시니어금융교육협의회는 어떤 일을 하나요?
많은 시니어가 금융사기로 피해를 보고 있고, 금융 소외를 겪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노인 착취 문제도 수면으로 올라오고 있죠. 노후 빈곤을 예방하려면 생애 주기에 맞춰 은퇴 준비도 해야 합니다.
곧 다가올 초고령사회에서 시니어들이 빈곤에 시달리지 않고 행복한 노후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금융사기예방교육, 디지털금융교육, 은퇴교육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교육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생활 팁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아요. 요즘은 기차표를 사는 것도, 호텔 예약도, 쇼핑도 다 스마트폰으로 하잖아요. 실제 교육을 받은 분들이 “자식들에게도 물어보기 어려웠는데, 배우고 나니 너무 편하고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동네에서도 이런 교육을 쉽게 배우실 수 있도록 노인종합복지관, 도서관, 대한노인회가 운영하는 경로당, 노인대학 등 여러 기관과 함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 시니어뿐 아니라 금융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금융소비자보호정책을 목적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시니어 금융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금융이 디지털화되면서 정보 격차가 벌어지고 금융사기를 당하는 시니어가 많아졌습니다. 지난 2년간 우리나라 시니어들이 보이스피싱과 스미싱으로 잃은 금액이 7000억 원 정도 됩니다. 역대 최고 금액이에요. 예상외로 50대가 굉장히 많습니다. 피해 건수로는 70~80대가 많은데, 피해 금액은 오히려 50대가 훨씬 많아요.
고전적인 수법은 전화로 “당신의 자녀, 손주를 납치했다”고 하는 건데요. ‘나는 안 속는다’고 하지만 막상 당하면 머리가 하얘진다고 해요. 요즘은 또 보이스피싱 하는 사람들이 피싱 전화를 걸면서 동시에 실제로 자녀를 만나고 있어요. 휴대폰을 빌려달라거나 해서 자녀에게 확인하려고 거는 전화를 가로챕니다. 납치되었다는데 전화를 해도 안 받으니까 속는 경우가 많죠. 또 문자를 이용한 스미싱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어요. “아빠 휴대폰 고장 났어요. 돈 좀 보내주세요”라는 문자, 해외 구매한 상품이 세관에 있으니 확인해보라는 문자 등이 있어요. 젊은 분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경고를 받는데, 시니어들에게는 그런 경로가 많지 않아요.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가 850만 명 정도 됩니다. 50세 이상 시니어까지 포함하면 2000만 명이에요.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에 들어섰고 2026년 초고령사회로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고령화 속도가 너무 빨라 1년 앞당겨졌어요. 초고령사회가 다가오니 노인 착취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요양원 원장에게 통장을 맡겼다가 치매가 와서 그 사실을 잊어버리자 원장이 그 돈을 써버린 사례도 있고요. 간병인이나 지인이 그러기도 합니다. 부모의 연금을 자식이 가져가는 경우도 굉장히 많고요. 치매기가 있는 노인에게 케이블TV 하나 두라며 대충 사인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일을 방지하려고 법적으로는 ‘후견인 제도’라는 걸 운영하는데요. 간단히 말하면 누군가 내 통장에서 돈을 인출하려고 할 때 후견인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제도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데다 그 과정도 굉장히 복잡합니다. 법원에 신청하면 판사가 판결을 통해 후견인을 지정해줘야 하고 변호사도 있어야 하는데, 70세 넘어 이 과정을 할 수 있는 분이 얼마나 될까요? 그래서 대안으로 주민센터 공무원이나 노인종합복지관 사회복지사가 후견인이 되는 ‘공공 후견인 제도’가 있어요. 노인 착취 문제는 주로 70세 이상 노인들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만큼 그전에 이런 방법들을 알아둬야 합니다.
2025년이면 인구의 20%가 노인입니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니 그 피해도 늘어나겠죠.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 금융 소비자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 시기에는 자신의 재산을 잘 지키는 게 중요하거든요.
Q 금융 교육은 어떤 내용인가요?
금융 관련 교육은 크게 디지털금융교육과 금융사기예방교육이 있습니다. 금융사기예방교육은 연극과 뮤지컬로 만들어서 진행했어요. 처음에는 강사가 앞에 나가 PPT를 띄우고 교육을 했는데 지루해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극단과 함께 금융사기 내용을 연극으로 만들었더니 굉장히 인기가 있었습니다. 그다음 더 재미있게 해보려고 트로트 뮤지컬을 만들었어요. 트로트가 나오니 함께 따라 부르고 춤도 추면서 좋아하시더라고요. 연극과 뮤지컬을 합해서 약 2년 동안 100회 가까이 공연했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 동안은 공연을 못 했어요. 아쉽지만 이번에는 국악으로 흥부놀부 이야기를 통해 금융사기를 알리는 영상을 만들어 올렸습니다.
디지털금융교육은 먼저 스마트폰 이용과 같은 디지털 교육을 하고, 잘 따라오시면 금융 교육으로 넘어가는데요. 시니어들은 교육을 할 때 직접 해봐야 해서 1:1 대면 교육이 무척 중요합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대면할 수가 없게 되었죠. 고민을 하다 행사로 기획했던 ‘시니어 골든벨’을 비대면으로 시도해봤습니다. 먼저 지원자들에게 골든벨 교재를 보내드리는데요. 예상 문제집인 셈인데 거기에 생활에 꼭 필요한 금융 꿀팁을 담았습니다. 금융사기, 투자, 보험, 주택연금 등 금융 상식도 넣고, 유튜브로도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했어요. ‘시니어 골든벨’은 화상 채팅으로 진행하고요. 250명이 정원인데, 참여율은 70~80% 정도 됩니다. 혼자서 화상 프로그램 접속을 못 하시거나, PC가 없어서 참석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런데 유튜브 완주율은 100%입니다. 골든벨 대회도 좋지만, 저희 목표는 대회 준비 과정을 통해 금융 교육이 이뤄지도록 하는 거였거든요. 꽤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 금융 교육도 하지만 은퇴 교육도 하신다고요. 은퇴 교육이라니 조금 생소합니다.
은퇴 교육도 결국은 금융 교육이에요. 생애 주기별 금융 교육이 필요한 것이죠. 우리에게는 세 가지 수명이 있습니다. 평균수명, 건강수명, 경제수명인데요.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84세입니다. 건강수명은 평균 74세, 경제수명은 평균 70세예요. 평균 10년을 노인성 질환을 앓고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다가 돌아가신다는 뜻이죠. 은퇴 교육은 경제수명을 늘려서 시니어들이 노후를 조금 더 잘 지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사실 은퇴 교육은 40대에게 가장 필요합니다. 은퇴 이후의 삶을 미리 설계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아직 젊다고 생각해서 교육을 많이 안 받아요. 그래서 일단은 은퇴했거나 은퇴를 6개월 앞둔 분들에게 하고 있어요. 교육청, 사학연금, 공무원 연금공단 등과 연계해서 교사, 교직원,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은퇴를 하면 신체적 변화뿐 아니라 수입과 지출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수입은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노인성 질환으로 인한 병원비 지출은 많아지죠. 재무적으로 그 균형을 잘 맞출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또 비재무적으로는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 준비해야 하죠. 요즘은 우스갯소리로 ‘재수 없으면 100세까지 산다’고 그래요. 50세에 은퇴하고도 50년을 더 살아야 하는 거죠. 인생 이모작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 시니어분들이 많은데, 은퇴 후 삶에 대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분들을 위한 금융 교육과 은퇴 교육도 중요합니다.
Q 시니어금융소비자보호정책 포럼을 열어 시니어 디지털 금융 격차 해소 방안에 대한 논의도 하셨는데요. 고령 친화적인 정책들이 생겨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지난해에 은행 지점 311개가 문을 닫았습니다. 그런데 점포가 없어지는 곳은 첫째 낙후된 지역, 둘째 고령화된 지역입니다. 많은 분들이 은행을 공공기관으로 생각하지만, 은행은 민간 기업입니다. 점포 하나를 유지하는 데 월 2억~3억 원이 필요하다고 해요. 그러니 점포를 닫을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런데 동네 은행이 문을 닫으면 시니어들은 차를 타고 멀리 나가야 해요. 금융 접근성에 제한이 생기죠. 그래서 대안을 만들자고 제안했어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건 디지털 금융 교육입니다. 점포를 없애기 전 디지털 금융 교육을 진행하자고 제안했고, 이런 내용을 담은 ‘점포 폐쇄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어요. 지역 주민들에게 설문조사도 하게 되어 있고, 점포를 닫는 대신 적절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 3월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작됐는데요. 그 하위법으로 노인과 관련된 법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희가 시니어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야기했던 내용이 많이 반영되고 있는데요. 올해 안으로는 완성될 것 같습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세계보건기구(이하 WHO)가 주최하는 서태평양지역 혁신 챌린지에서 ‘50+(50세 이상) 일자리 생태계 조성 노력’이 혁신 사례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WHO는 지난해 9월 서태평양지역의 공공 보건 분야 혁신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제1회 서태평양지역 혁신 챌린지’를 공모했다. 해당 공모에는 총 468건의 사례가 접수된 가운데, 서울시의 ‘50+일자리 생태계 조성’을 비롯해 최종 29건이 혁신 사례로 선정됐다.
WHO는 각 국가별 산업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을 구성하고 혁신성, 관련성, 확장성, 적용성, 파급성 등 5개의 평가 기준에 따라 공모 사례를 선정했다. 이번 선정은 서울시가 그동안 50세 이상 세대의 건강한 노후를 위해 추진해 온 다양한 일자리 사업의 혁신성을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50세 이상 세대가 퇴직 후에도 지속적인 일과 사회활동으로 경험과 경력을 사회적으로 활용하면서 의미 있고 활기찬 노후를 유지할 수 있도록 2016년부터 ‘50+일모델’ 발굴, 재취업·창업·창직 지원, 사회공헌 일자리사업 등을 추진해 왔다.
앞서 WHO는 지난 4월 ‘서태평양지역 혁신 포럼’을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선정된 29개 사례가 서태평양지역 보건 문제 해결에 적용 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임성미 서울시50플러스재단 경영기획본부 본부장은 “그동안 서울시가 추진해온 ‘50+일자리 정책’이 해외에서도 혁신 사례로 인정받아 기쁘다”며 “앞으로도 50+세대의 지속적인 일과 사회활동 기반 조성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정숙(52)은 세계스마트시티기구 WeGO의 사무총장이다. 어딘가 낯이 익은 것 같다면 아마 방송인으로 활동한 이력 때문일 것이다. 아침방송을 비롯해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MBC 드라마 ‘대장금’에 중전 역할로 출연하기도 했다. 어느 순간부터 방송에서 보이지 않았던 이유는 그녀가 돌연 미국 유학길에 올랐기 때문이다. 무엇이 그녀를 떠나게 만들었을까. 방송인에서 행정가가 되기까지, 도전과 변화를 거듭한 박정숙의 인생 이야기를 들어봤다.
1990년대 대한민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 1993년 대전엑스포 개최라는 굵직한 역사를 썼다. 냉전 시대의 종식을 알리는 동시에 해외 진출의 길이 열렸다. 당시 영국의 팝, 일본의 만화 등 외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대학생 박정숙의 가슴은 두근두근 뛰었던 것 같다.
어린 박정숙은 아나운서 출신 김연주를 롤모델로 삼았다. 88서울올림픽 당시 ‘우정의 사절단’ 홍보대사를 맡고, 이후 전문 MC의 길을 걷는 그녀의 행보가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박정숙은 1993년 KBS에서 선발한 대전엑스포 홍보대사에 지원해 합격했다. 이후 엑스포와 대한민국을 알리는 외교사절단으로 활약을 펼쳤다.
“당시만 해도 한국이라는 나라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죠. 대학생 홍보대사 선발 과정은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KBS에서 방송됐어요. 지원 조건은 준수한 외모에 외국어 두 가지 이상 할 줄 아는 대학생이었죠. 총 300명 정도 지원했던 걸로 기억해요. 최종 세 명이 뽑혔고, 그중 한 명이 저였죠. 해외에서 온 기라성 같은 친구들이 많았는데, 저는 대학교 2학년 때 EBS에서 학생 리포터를 한 방송 경력이 있어 운 좋게 선발됐어요.”
박정숙은 대전엑스포 홍보대사부터 Wego의 사무총장까지, “가장 트렌디한 조직에서 일할 기회가 계속해서 주어진 것 같다”면서 운이 좋았다고 자평했다.
“엑스포 홍보대사 활동으로 세계를 돌아다녔고, 그 다음에는 아침방송을 10년 동안 했죠. 사실 아침방송이 그전까지는 독립적인 프로그램이 아니었어요. 저는 아침방송이 완전히 꽃을 피울 때 진행자를 맡은 거죠. ‘대장금’도 우연히 한 건데 그 즈음 한류가 꽃피었고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의 한국 대표, Wego의 사무총장도 중요한 시점에 맡았다고 생각해요.”
‘대장금’과 한류 전도사
박정숙은 KBS 엑스포 특별 생방송 진행을 잘 소화해낸 덕에 SBS 특채 MC가 됐다. 이후 그녀는 SBS ‘출발 모닝 와이드’, MBC ‘아주 특별한 아침’ 등 아침방송을 10년 넘게 진행했다. 단아하고 편안한 이미지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전문적인 진행 실력을 뽐내 아나운서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당시 그녀의 목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끝내주는 모닝 쇼 호스트’였다. 매일 새벽 세시에 일어나고 진행자로서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자신의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아가던 그때, 박정숙을 힘들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MBC ‘토크쇼 임성훈과 함께’의 MC를 맡게 되면서다.
박정숙이 합류하면서 원래 30분짜리였던 프로그램이 2시간짜리 프로로 업그레이드됐다. 그러나 당시 방송환경 탓에 그녀의 이름 석 자를 프로그램 제목에 올릴 수 없었다. 제작진은 그녀를 파격적인 대우로 캐스팅했지만, 박정숙은 여성 MC로서 한계를 느꼈다. 그녀는 방송인으로서 성공했지만, 하나도 행복하지 않았다. 자괴감만 느끼던 나날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자포자기 심정으로 진행을 하고 있을 때, 박정숙은 이병훈 PD로부터 ‘대장금’ 출연 제의를 받았다. 그녀의 단아한 이미지가 문정왕후 역할에 딱 맞다고 이 PD는 생각했다. 박정숙은 경험 삼아 연기를 하게 됐는데, ‘대장금’은 시청률 50%를 돌파하고 한류 드라마로 등극했다. 드라마의 인기는 그녀가 방송계를 떠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드라마를 잠깐 한 6개월 했나,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저는 그냥 원 오브 뎀(One Of Them), 그 많은 연예인 중 하나가 돼 있었어요. 제가 생각했던 삶의 터전을 스스로 바꿔버린 거죠. 제가 꿈꾸던 MC로서의 삶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너무 힘들었고, 연예계를 떠나서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장금’을 안 했다면 유학을 안 갔을 것 같아요.”
2004년은 ‘대장금’이 종영한 때이면서 박정숙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해다. 당시 그녀 나이 34세. 박정숙은 아직 자신이 모르는 것이 많고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느꼈다. 그녀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대학원에서 국제관계와 미디어를 전공하고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장금’의 파워는 실로 대단했다. 외국에서 박정숙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았고, 그녀는 한류를 몸소 느꼈다. 이에 박정숙은 문화 콘텐츠가 국경을 넘어 전달됨으로써 국제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했다. 2007년에는 가수 박진영과 하버드대학교에서 한류에 대한 심포지엄을 열었고, 미국 PBS에서 방영된 김치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렇게 그녀는 한류 전도사로 우뚝 섰다.
백신에서 스마트시티로
박정숙은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일본 게이오기주쿠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박정숙은 2008년부터 대학교 강단에 섰다. 2010년에는 TBS 교통방송의 시사 프로그램 ‘박정숙의 오늘’을 통해 5년여 만에 방송 활동을 재개했으며, YTN, EBS 등에서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현재는 방송 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교수 겸 방송인이 된 박정숙. 더불어 그녀는 2008년 다문화 아동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후원 단체 호프키즈를 창단해 10년 넘게 운영했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는 국제기구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의 한국 대표로도 활동했다. 박정숙은 팬데믹이 올 것을 예상했다고.
“GAVI는 빌 게이츠가 주도적으로 만든 조직이고, 다보스 포럼에서 만들어졌어요. 그걸 보면서 이제 국제기구는 더 이상 UN 같은 국가 중심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나 어젠다(Agenda, 의제)를 통해 움직이겠구나 느꼈어요. 제가 GAVI의 한국 대표를 10년 동안 하면서 한국이 아시아 최초의 백신 공여국이 되었는데, 기뻤죠. 아쉬운 점은 접촉성 전염병에 의해 팬데믹이 올 것이라는 신호가 계속 있었는데 우리의 관심이 부족했다는 거예요. 그런 걸 캐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처럼 박정숙은 방송 활동 덕에 언론과 홍보에 능한 한편, 세계백신면역연합 한국 대표로 활동하면서 이룬 성과를 인정받아 2021년 9월 세계스마트시티기구(WeGO)의 사무총장으로 임명됐다.
WeGO는 정보통신기술(ICT)를 활용해 세계 도시 및 기업 간 스마트시티 협력과 교류를 촉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서울시가 2010년 9월에 창립한 국제 협의체다. 창립 당시 50개 도시로 출발해 현재는 200개 넘는 도시, 기관, 기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사무총장이 된 지 6개월이 지난 박정숙은 업무에 적응하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국제기구이다 보니 회의 시간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할 일이 정말 많다고 한다. 더불어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WeGO의 사무총장이 된 그녀는 자긍심과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제 임기는 3년이지만, WeGO가 10년 후에는 스마트시티의 UN 같은 단체가 될 수 있도록 초석을 다져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6개월을 돌아보면, 코로나19로 대면은 못 했지만 스마트 기기로 해외 각국과 자주 소통했어요. 해외의 많은 분들이 스마트시티에 대한 지식 공유라든지 새로운 프로젝트 개발을 위해 저를 찾는데요. 그런 면에서 큰 가능성을 본 6개월이었던 것 같아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서울이 스마트시티로서 굉장히 앞서 있고 전 세계에서 최고라고 하는데 정작 우리는 그것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무총장으로서 박정숙의 목표는 ‘스마트시티에 대한 어젠다 세터(Agenda Setter, 의제 설정자)가 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디지털 세상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는 편리한 세상을 만들고 싶고, 효율적인 스마트 행정을 많이 해서 WeGo를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모든 게 스마트화됐고, 스마트시티의 중요성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죠.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6년 전에 만들어지긴 했지만, 너무 준비 없이 갑자기 우리에게 닥쳐버렸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생겨나는 부작용으로 디지털 소외도 있고, 딥페이크, 피싱, 디지털 성범죄 등의 범죄 문제도 있는 거죠. 그래서 WeGO 사무국에서는 윤리, 규범 등이 제대로 체계화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는 정책이 필요하죠.”
워킹맘, 그리고 미래
다른 나라는 여성 리더가 국제기구를 맡는 경우가 많은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일이 아니다. 박정숙은 “사무총장이 여자라고 하면 그 나라의 이미지를 매우 좋게 본다고 한다. 그래서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박정숙은 사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사무총장이 될 때 제약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남편 이재영이 국회의원이었기 때문에 편견 어린 시선을 받아야만 했다. 박정숙은 2012년 5살 연하의 이재영과 결혼했다. 사실 이재영은 박정숙이 사무총장이 되기 전에 정치계를 떠나 교수도 하고 스타트업도 운영하고 있지만 말이다.
“제 경력이라면 WeGo의 사무총장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남편이 국회의원 출신이니까 누구의 부인이라서 선발됐다는 얘기가 나온 거죠. 저는 또 박정숙이 아닌 이재영의 아내가 된 거예요. 소문낸 그분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싶었지만, 조직의 장으로서 조직에 해를 끼치고 싶지 않아 참았죠.”
30년 커리어를 무시당한 기분을 느꼈다는 박정숙은 “심지어 아들을 임신했을 때도 쉬지 않고 일했다”고 강조했다. 2013년 낳은 아들은 벌써 초등학교 3학년이 됐다. 일과 가정을 분리하고 싶지만, 아들과 연락이 안 되거나 무슨 일이 생기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워킹맘의 고충이다. 더불어 학구열이 높은 엄마는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있는지 궁금했다.
“저는 사교육에 너무 매몰되어 있는 우리나라 교육 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이를 학원에 많이 보내지 않아요. 다만 영어, 체육, 코딩은 열심히 배우게 하고 있어요. 저는 무엇보다 아이가 자신감 있는 사람으로 컸으면 좋겠어요. 자신감만 있다면 세상이 별로 두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사실은 특별히 사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고 유학도 서른 넘어서 갔지만 아이비리그에 갔고, 지금 국제기구에서 일하잖아요. 자신감이 있으면 뭐든 할 수 있기 때문에 부모가 자신감을 키워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박정숙의 지난 30년을 돌아보니 혜안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 이전에 세계백신면역연합의 한국 대표를 맡았고, 석사 전공을 보면 스마티시티가 도래할 것을 예견한 것만 같다. 이처럼 시대를 읽는 눈을 가진 박정숙. 그녀는 앞으로의 미래를 내다보며 윗세대는 창직을, 젊은 세대는 창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와 같은 50대가 세상의 메커니즘을 캐치하고 자신의 경험치를 발휘한다면 최고의 경쟁력을 갖지 않을까 생각해요. 윗세대가 창직을 하는 리드 그룹이 된다면, 젊은 세대는 창작을 해서 새로운 걸 구현해내는 거죠. 메타버스 하면 우리는 어렵게 느끼지만 젊은 세대는 쉽게 만들 수 있거든요. 스마트시티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새로운 직업도 정말 많아요. 그런데 젊은 세대가 그냥 대기업에 들어가려고 하고, 공무원이 되려고 공부하는 모습이 안타까운 거예요. 그래서는 앞서가기가 어렵다는 거죠.”
박정숙은 참 솔직하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배움으로 채워나갔다. 그러면서도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그 자신감을 놓지 않고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녀는 그 경험이 모여 현재의 여성 리더까지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인품이 훌륭한 사람,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박정숙. 다음에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궁금하다.
바이오 산업 분야에서 치매 치료제는 ‘대박’이 확실한 흥행 보증수표다. 국제알츠하이머병기구는 세계 치매 환자 수가 2030년 7600만 명을 넘고, 2050년에는 1억 3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제약회사들은 이 시장을 보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이 모르는 부분이 있다. 이 회사들 중 99%는 뇌기능의 회복이 아니라, 발병한 치매를 멈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것만으로도 치매로 인한 고통을 막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6월 7일은 치매 치료제의 역사에 기념비적인 날이 됐다. 미국에서 발표된 한 줄의 뉴스는 전 세계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제약회사 바이오젠(Biogen)이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제품명 아두헬름)을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사용 승인했다는 소식이었다. FDA는 의약품의 효능과 안전성 검증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갖고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치매로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들에게는 한 가닥 희망과 같은 소식이었다.
아밀로이드 플라크 제거 물질을 찾아라
제약회사들이 치매 치료제에 바라는 것은 단순하다. 치매의 발병이나 증상과 관련 있다고 여겨지는 뇌 속 물질인 불용성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엉킨 플라크를 말끔하게 청소할 수 있는 능력이 그것이다. 사실 지금의 의학 수준으로는 이 아밀로이드 플라크 때문에 치매가 생기는 것인지, 아니면 치매의 증상을 이 물질이 악화시키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치매의 악화로 인해 발생하는 부산물인지 아직은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높은 확률로 치매와 관련이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바이오 업계가 이 물질에 집중하는 것이다. 아밀로이드 플라크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해도, 치매 환자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존 의학계의 의견과는 반대로, “아밀로이드 플라크는 유익할 수 있으며, 누명을 쓴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등장하기도 했을 정도다.
지난해 관심을 모았던 아두카누맙 역시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하는 효능을 보였다. 기존에 출시됐던 치매 치료제들의 경우 병의 증상을 일시적으로 개선해주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아두카누맙은 ‘게임 체인저’라 부를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아두카누맙은 신약 승인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됐다. FDA 자문위원회는 이 약의 승인 결정에 앞서 투표를 통해 약물 승인에 반대 의견을 표했으며, 자문위 소속 의사 세 명은 지난 3월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을 통해 승인 반대 의견을 거듭 표명하기도 했다. 이 세 명은 자문위원회를 사임했다. 이렇게 아두카누맙 승인에 대한 논란이 확대되면서, FDA는 미 보건복지부 감찰국에 자신들의 승인 과정에 대한 자진 감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게임 체인저 아두카누맙 “기대 이하”
그렇다면 반 년 정도 지난 지금 효능은 어떻게 나타났을까? 안타깝게도 의학계의 평가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가장 최근의 평가는 이 약에 가장 친숙한 미국 신경과학회(AAN)의 발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월 이 기관은 아두카누맙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아두카누맙이 환자의 기억력 감퇴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일부 나타난 것은 사실이지만, 부작용도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이 부작용의 상당수는 뇌가 붓는 뇌부종이었는데, 일부 연구에서는 발생률이 40%에 달했다고 보고했다.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매년 두 차례 정도 MRI로 뇌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할 것을 권장했다. 이 기관에선 아두카누맙의 비싼 가격도 문제 삼았다. 바이오젠은 이 치료제의 가격을 연간 5만 6000달러로 책정했다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지난해 12월 가격을 2만 8000달러로 내렸다. 반값 세일인 셈이다. 그러나 MRI 비용 등을 종합하면 이 약 복용을 위한 치료비는 연간 7만 5000달러까지 올라간다. 우리 돈으로 1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다.
FDA는 아두카누맙 시판 이후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임상 4상을 진행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는데, 업계에선 길면 7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4상을 바이오젠이 견디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바이오젠이 아두카누맙의 개발 단계에서 일본의 제약회사 에자이와 손을 잡은 것도 개발비 부족 때문이라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자금난이 예상되는데, 약효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가 많은 상황에서 추가 비용을 충당할 정도로 많은 판매가 이뤄질 수 있겠냐는 것이다.
항체 치료제로 아두카누맙과 유사한 메커니즘을 갖는,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함께 개발한 레카네맙(Lecanemab)과 일라이 릴리의 도나네맙(Donanemab) 역시 지난해 FDA의 혁신 치료제로 지정됐다. 하지만 모두 순탄한 길을 걷고 있지는 못하다. 레카네맙은 아두카누맙과 유사한 수준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라이 릴리는 도나네맙의 승인 신청을 보류했다. 미국 건강보험 적용 기준 변화가 표면적인 이유다.
국내에서는 다양한 기업이 먼저 결승점에 도달하기 위해 전력질주를 하고 있다. 메디프론, 메디포럼, 메디포스트, 다당앤바이오, 엠테라파마, 젬백스&카엘, 아리바이오, 뉴라클사이언스, 일동제약 등이 치매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모두 각자의 신약 후보 물질을 검증하기 위해 임상을 앞두고 있거나 진행 중인 상태다.
국내 치매 치료제 개발 경향 특징 중 하나는 천연물질을 기반으로 한 연구도 상당수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과 레카네맙이 연이어 부작용 논란에 휩싸이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천연물질에서 신약 후보 물질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완벽한 조건과 효능을 가진 물질을 찾는다면 그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아스피린의 살리실산 성분은 버드나무 추출물에서 발견했다. 그러나 수많은 천연물질 중에서 후보를 추려 추출물을 분석해 약품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치매 치료의 핵심은 ‘뇌세포’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거의 모든 바이오 기업의 치매 치료제는 병의 진행을 막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치매의 진행으로 손상된 뇌세포를 회복시키려는 시도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뇌세포를 살려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면 지금의 치매 치료제는 엔진에서 엔진오일이 새는 것을 막아 더 이상 고장 나지 않게 하는 정도라면, 뇌세포의 회복은 엔진을 새로 만들어내는 수준이기 때문에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의식(자아)을 컴퓨터에 저장하는 것이 더 빠를 것”이라는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라고.
아두카누맙을 비롯한 많은 현존하는 치매 치료제들이 초기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도 이와 관련 있다. 아직 뇌세포가 나빠지기 전에 병의 발전을 막는 것은 부작용의 위험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지만, 중증 환자의 경우 이미 상당히 뇌세포가 파괴되어 있고 살릴 방법도 없기 때문에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현재 의약계에서 개발 진행 중인 치매 치료제들의 완성이 상당수 임박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치매 치료제 개발 진전 상태는 이미 비등점에 가까워졌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하고, “곧 물이 끓어 2년 정도만 기다리면 가시적인 성과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치매의 조기 발견 기술도 기존의 PET-CT나 인지 기능 검사뿐만 아니라 혈액검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기다려볼 만하다. 이 기술이 치매 치료제와 만나 치매의 조기 발견과 완전한 조기 치료가 이뤄진다면 치매 정복이란 단어를 감히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이 기사는 4월호 지면에 게재 된 기사입니다. **
중장년의 뼈 건강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5년간 50대 이상(50+) 세대의 영양섭취 상태를 조사한 결과 50+ 세대의 평균 칼슘 섭취량은 1일 권장량의 70% 정도였다. 또 이들의 주요 칼슘 공급 식품은 우유와 배추김치인 것으로 밝혀졌다.
18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김유리 교수팀이 2015∼201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50세 이상 남녀 1만5369명을 대상으로 칼슘 섭취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50+ 세대의 하루 평균 칼슘 섭취량은 500㎎ 안팎이었다. 이는 성인의 하루 칼슘 섭취 권장량(700㎎) 대비 70% 수준이다. 특히 75세 이상 여성의 하루 칼슘 섭취량은 권장량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50+ 세대의 주요 칼슘 공급 식품군은 채소류ㆍ우유류ㆍ어패류였다. 음식으론 유제품류와 빙과류, 김치류가 칼슘을 많이 공급했다. 유제품 중에선 우유, 김치류 중에선 배추김치가 50+ 세대의 칼슘 섭취 기여도가 가장 컸다.
한국인이 즐겨 먹는 주요 식품 중 식품 100g당 칼슘 함량 1위는 멸치, 2위는 우유로 알려졌다. 김치류가 50+ 세대의 칼슘 보충을 돕는 것은 배추김치의 주재료인 배추와 열무김치의 주재료인 열무에 칼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배추김치는 칼슘을 100g당 50㎎, 열무김치는 134㎎ 함유하고 있다.
김 교수는 “50+ 세대에서도 나이가 증가할수록 칼슘 섭취가 더 취약한 상태를 보였다”며 “주요 칼슘 공급 식품은 김치가 포함된 채소류, 우유와 유제품류였으며, 그중에서도 우유와 배추김치가 주요 공급원이란 사실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칼슈의 섭취는 골다공증과 연관이 깊다. 골다공증은 노인과 폐경 후 여성에서 발생 위험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경우 칼슘의 체내 흡수율이 떨어지므로 질병 예방과 건강을 위해 칼슘 섭취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노인 고용률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동시에 노인 빈곤율 또한 1위다. 이를 두고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과연 노인 일자리 사업은 득일까, 실일까.
지난달 28일 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고용률은 34.1%였다. 1년 전보다 1.2%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현재 65세 이상 인구 중에 3명 중 1명꼴로 일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일하는 고령층이 많지만, 반대로 상대 빈곤율 또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OECD 발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 65세 이상 인구의 상대 빈곤율은 43.4%다. 회원국 평균 15.7%에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높은 비율이다.
이 같은 결과는 현재 노령층인 이들이 자녀를 키우는 데 물심양면 힘썼기 때문에 연금 등 노후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사회안전망이 빈약한 탓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장 큰 이유로 정부의 '노인 공공 일자리 만들기'가 거론된다. 노인 일자리 사업은 일할 능력은 있으나 일자리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지원하는 정부 사업이다. 그러나 월 임금 30만 원 수준으로 '무의미한 경제활동'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의 조희평 부연구위원 역시 지난 30일 발간한 '재정포럼 11월호'에서 "공공형 일자리의 증가가 비공공형 일자리의 감소를 야기하는 구축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기에 앞서 기존 민간 부문의 노인 일자리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경제 활동을 하는 노인들의 인구는 늘어났지만, 수익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 같은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적은 수익이라도 경제 활동의 장이 마련된 것을 나쁘게 보기 만은 어렵다. 이마저도 없으면 노인들의 고통은 천장을 찌를 수준이기 때문.
쓴소리에 정부도 할 말이 있다. 노인 일자리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노인들의 수요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노인 실태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희망 월 평균 근로 소득은 50만 원 미만, 희망 근로 시간은 월 40~50시간 수준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는 현 고령층이 미니잡(mini-job) 형태의 단기 근로를 선호함을 의미한다는 것. 이러한 선호를 반영해 노인 일자리 사업을 시작했고, 올해 82만 개, 오는 2022년에는 84만 5000개로 일자리 창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노인 일자리가 단순히 소득 만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노인 일자리 참여자들은 사회 활동을 통해 건강이 개선되고, 우울감이 감소해 삶의 만족도 또한 높아졌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김숙응 숙명여대 실버비즈니스학과 교수 또한 "국가를 구성하는 사람이 노인만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다양한 연령층이 있고 사업도 많은데, 어떻게 노인만 지원할 수 있겠나. 그럼에도 정부의 지원 사업이 차차 나아지고 있다고 본다. 백세 시대에 일하는 고령자들을 많이 이끌어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이 약 30만 원이라는 돈을 버는 것에 대해 적다고 보는 시선도 있지만 그것도 중요하다는 거다.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낫다"면서 "사회적인 욕구, 자아실현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몸도 건강해지고,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더 나아가서 많은 기업들이 ESG 경영을 추구하면서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다. 에이징 테크(고령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기술을 통칭하는 말로 실버 기술이나 장수 기술), 임금피크제(근로자가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근로자의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도 있다 보니 노인 일자리가 확대될 것 같다"고 말했다.
즉 초고령화 사회에 고용률을 높인 노인 일자리 사업은 좋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노인에게 경제 활동이란 '수익'보다는 '사회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빈곤하지 않은 노후를 위해서는 연금에 대해서 잘 알아보고 준비를 미리 해둘 것을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