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니어들에게 게임이 중요한 문화 활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50세 이상 게임 이용자인 ‘그레이 게이머(Grey Gamer)’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연세대학교 게임문화연구센터가 공동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게임 가치의 재발견’ 보고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게임 문화에서 새롭게 주목해야 할 집단 중 하나로 그레이 게이머를 꼽았다.
보통 게임은 아이들이나 젊은 세대의 전유물처럼 인식됐다. 그런데 2021년을 기점으로 10대와 20대 시절에 오락실 게임을 즐기기 시작한 1960년대생과 1970년대생들이 50대와 60대에 진입하면서 게임 분야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퓨처소스 컨설팅은 코로나19 이후 그레이 게이머들의 게임 참여율이 점점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임은 유익하지 않다’는 사회적 인식에 억눌렸던 호기심과 욕망이 게임 콘텐츠와 IT기술의 발달, 코로나19까지 맞물리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경제력이 뒷받침 되는 액티브시니어들은 게임 아이템에 현금을 지불하는 ’현질’도 서슴지 않는다. 예를 들어 플레이스토어 상위 링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리니지’는 1998년 처음 출시돼 최근 4년간 리니지M. 리니지2M, 리니지2 레볼루션 등이 모바일로 연이어 출시될 정도로 20년 넘게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그 이유는 프리시니어인 40대와 액티브시니어인 50대의 높은 참여도와 구매력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실제로 앱 분석 서비스 기업인 와이즈앱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리니지2M의 이용자 가운데 56.1%는 40대 이상이다.
이처럼 MZ세대보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액티브시니어’가 게임 시장에서 ‘큰 손’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래서인지 업계에서는 이들을 겨냥한 레트로풍 게임을 기획해 출시하는 분위기다.
자신들의 취미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액티브시니어들은 어떤 게임을 즐기고 있을까?
절반 이상의 시니어가 게임을 즐긴다
임팩트피플스가 발표한 ‘신중년 소비&라이프스타일 트렌드 탐구 보고서’에서 현재 디지털 게임을 즐기고 있는 50세 이상 액티브시니어는 응답자 전체의 55%였다.
현재 즐기는 디지털 게임이 있는 시니어만을 대상으로 이용 기기를 질문한 결과,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다는 시니어가 76%로 나타났다. 액티브시니어 다수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얘기다.
또 시니어들은 하루 평균 1시간 정도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를 살펴보면 1시간 이용이 47%, 1-2시간 이용이 27%, 30분 미만 이용이 17%, 3시간 이상 이용이 9%였다.
시니어가 사랑한 ‘애니팡’
시니어들은 정해진 규칙 내에서 같은 그림을 맞추거나, 주어진 조건을 완료하는 단순한 게임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트리스 같이 변수가 적어 기본적인 조작 방법만 익히면 쉽게 즐길 수 있는 퍼즐 게임이 50.6%, 고스톱·포커가 44.5%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가장 인기있는 게임은 ‘애니팡’이었다. 애니팡은 60초의 제한시간 동안 7종류의 동물(원숭이, 고양이, 돼지, 쥐, 토끼, 강아지, 병아리) 블록의 위치를 바꿔 같은 동물을 3마리 이상 일렬로 배열하면 득점하는 게임이다. 27.4%의 시니어가 이 게임을 즐기며 1위를 차지했다. 설문 대상자들은 “간단한 규칙으로 쉽게 할 수 있어서 좋다”, “심심할 때 잠깐씩 하면 재미있다”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애니팡 다음으로 ‘피망맞고’ 10.9%, ‘리니지’ 8.8%, ‘한게임’ 8.0%, ‘프렌즈팝’ 4.7%가 뒤를 이었다.
게임 입문 경로로는 지인 소개가 39.7%, 자녀 소개가 39%로 나타나 주변으로부터 게임을 처음 추천받는 사례가 많았다.
無경험자도 한번쯤 게임을 해보고 싶다고 답해
게임을 하지 않는 시니어 중 63%는 스마트폰에서도 가능한 디지털 게임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즐기지 않는 이유로는 ‘유튜브 등 다른 콘텐츠 소비가 더 재미있어서’가 52.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앱을 설치하는 등 방법을 몰라서’가 20.1%로 애플리케이션의 접근성을 높인다면 게임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된다.
게임을 하지 않고 있지만, 해보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은 87.2%였다. 이들이 하고 싶은 게임으로는 고스톱·포커가 34.8%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33.5%가 승마와 농구, 야구, 레이싱 등을 즐길 수 있는 캐주얼게임에 관심을 보였다.
액티브시니어들이 다른 시니어들보다 자신을 위해 비용과 투자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액티브시니어들이 자신들을 위해 소비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고,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분들은 3명 중 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니어인사이트랩은 지난 4월 6일부터 5월 25일까지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해 456명이 이 같은 결과를 보였다고 31일 밝혔다.
시니어인사이트랩은 조사 참여자들을 연령과 경제활동 여부, 월소득, 소비형태 데이터를 활용해 미국 시카고대학 뉴가튼 교수의 이론을 참고해 프리시니어(Pre-senoir), 액티브시니어(Active Senoir), 아더시니어(Other Senior), 실버(Silver) 4그룹을 나눠 조사를 진행했다.
뉴가트 교수에 따르면 프리니시어는 40세에서 49세까지 분들을, 액티브시니어는 50세에서 75세까지 어르신 중 탄탄한 경제력과 경력으로 왕성한 소비활동을 하는 분들을, 아더시니어는 50세 에서 75세까지 어르신 중 경제력이 떨어지고 소비관여도가 낮은 분들을, 실버는 75세 이상의 자녀 의존적이고 노쇠한 어르신들로 구분된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액티브시니어는 ‘가족보다는 나를 위한 소비를 한다’에 53.1%가 그렇다고 답해 더 젋은 프리시니어 22.0%보다 2배 이상 적극적으로 자신을 위한 소비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아더시니어 11.4%와 실버11.1%와는 4배 이상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액티브시니어 중 56.3%는 ‘신제품을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구입’했고, 81.3%가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즐겼고’, 81.3%가 ‘제품의 가격과 용량보다는 제품을 통해 얻는 경험 가치를 더 중요시’했으며, 78.1%가 ‘새로운 문화/트렌드에 빠르게 적응했다’고 응답해 40대인 프리시니어보다도 더 고품격 소비 성향을 보여줬다.
또 액티브시니어들은 ‘나를 위한 시간과 돈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에 68.8%가 그렇다고 답해 40대 프리시니어 24.4%와 아더시니어 27.3%에 3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실버는 0.0%였다.
액티브시니어 중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75.0%, ‘꾸준한 취미활동을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81.3%, ‘건강을 위한 꾸준하게 운동한다’ 65.6%, ‘정기적인 건강검진한다 75.0%,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표현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87.5%, ‘개인 SNS 계정을 관리하고 소통하는 것에도 두려움이 없다’ 78.1%로 모든 활동에 적극적인 자세를 나타냈다.
액티브시니어들은 ‘하루의 시간을 미리 계획하고 실천한다’에 81.3%가 그렇다고 응답해 프리시니어 41.5%에 2배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아더시니어 34.1%, 실버 11.1%와도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구체적인 계획에 대한 질문에 액티브시니어들은 ‘하루의 시간을 미리 계획한다’ 81.3%, ‘주간별, 월별 일정을 기록한다’ 90.6%’, ‘1년 뒤 또는 10년 뒤 장기 목표를 세운다’ 81.3%, ‘미래/노후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75.0%로 응답했다. 특히 먼 미래이지만 언젠가 경험하게 될 죽음에 대해서도 ‘죽음을 위한 고민과 준비를 한다’ 87.5%,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87.5%로 죽음에 대한 준비와 자세에 대해서도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나타냈다.
시니어인사이트랩 김선영 연구원은 “액티브시니어들이 다양한 기업들에 새로운 고객 타겟층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시니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고 소통하면 마케팅 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뜰폰 업계가 파격적인 혜택을 담은 시니어 전용 요금제를 통해 고령층 이용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3대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시니어들을 홀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대조적인 상황이다.
최근 시니어들이 2G와 3G 폴더폰에서 스마트폰으로 4G인 LTE로 바꾸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이들을 공격적으로 잡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특히 알뜰폰 업계는 고령층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시대 흐름을 고려해, 시니어 특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니어 안심시킨 통화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니어 특화 요금제가 거의 없거나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알뜰폰 업계 1위인 KT엠모바일을 비롯해 티플러스(tplus)모바일, 유플러스(U+)알뜰모바일, 프리텔레콤 같은 알뜰폰 업체가 만 65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는 시니어 특화 요금제를 공격적으로 출시하면서 고객확보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KT엠모바일은 올해 2월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니어를 대상으로 통화와 문자,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3개를 선보였다. ‘시니어 안심 0.5G+’요금제는 월 5900원에 음성통화 300분, 문자 300건, 데이터는 0.5GB까지는 최대 속도, 그 이후는 400Kbps 속도로 제한없이 이용할 수 있다.
‘시니어 안심 2G+’는 월 8900원에 음성통화와 문자 무제한, 데이터는 2GB까지는 최대 속도, 그 이후는 400Kbps 속도로 무제한, ‘시니어 안심 4G+’는 월 1만1900원에 음성통화와 문자 무제한, 데이터는 4GB까지는 최대 속도, 이후는 400Kbps 속도로 무제한으로 이용한다.
KT엠모바일 관계자는 “만 65세 이상 신규 고객 중 약 23%가 ‘시니어 안심 2G+’ 요금제에 가입하며 가장 높은 가입률을 기록했다”며 “통화와 문자,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가장 먼저 선보인 것이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KT엠모바일은 1월 기준 80만여명이 가입자를 유치해 알뜰폰 가입자 1위 업체다. 이중 60대 이상 고객이 25%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어르신 고객 비중도 높은 편이다.
KT엠모바일 관계자는 “어르신들과 상담하다 보면 요금에 대한 걱정이 많은 편”이라며 “통화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이런 걱정을 크게 덜어줘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체마다 비슷한 서비스에 요금은 다른 시니어 요금제
티플러스모바일은 올해 시니어 전용 유심 요금제 4개를 출시했다. 월 29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시니어표준’ 요금제는 음성통화 100분, 문자 100건, 데이터 500MB를 제공한다. 나머지 3개 요금제인 ‘데이터마음껏 시니어0.5G+, 완전마음껏 시니어2G+, 완전마음껏 시니어4G+’는 KT엠모바일 상품과 거의 비슷하다. 다만 월 요금만 다르다.
‘데이터마음껏 시니어0.5G+’는 월 5500원, ‘데이터마음껏 시니어2G+’는 월 8800원으로 KT엠모바일 상품보다 각각 400원, 100원 저렴하다. 반면 ‘데이터마음껏 시니어4G+’는 1만2100원으로 KT엠모바일 상품보다 200원 비싸다.
유플러스모바일이 내놓은 ‘유심 시니어(1GB/100분)’ 요금제는 월 4900원으로 데이터를 계속 이용할 수 있는 시니어 요금제 중에서는 월 요금이 가장 저렴하다. 대신 음성통화 100분, 문자 100건으로 다른 알뜰폰 업체가 츨시한 요금제보다 음성통화와 문자 이용량이 3분의 1가량으로 차이가 많이 난다.
프리텔레콤은 ‘프리티시니어 2G’와 ‘프리티시니어4G’ 2개의 시니어 요금제를 선보였다. 월 요금이 각각 1만1000원, 1만3200원으로 다른 알뜰폰 업체 상품과 비교했을 때 가격만 다르고, 제공되는 음성통화와 문자, 데이터는 같다.
LG헬로비전이 내놓은 ‘유심 시니어 통화 데이터 넉넉히 2GB’와 ‘유심 시니어 통화 데이터 넉넉히 4GB’ 상품도 프리텔레콤과 마찬가지로 월 요금만 각각 1만3200원, 1만 8700원으로 다를 뿐 제공되는 음성통화와 문자, 데이터가 다른 알뜰폰 업체 상품과 같다.
이처럼 알뜰폰 업계가 선보인 시니어 전용 요금제는 다른 요금제와 비교해도 매우 매력적인 상품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요금제에서 같은 혜택을 받으려면 시니어 요금제보다 보통 5000원에서 8000원 가량을 더 내야 한다.
“입소문으로 꾸준하게 시니어 가입자 늘어”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해 대체로 번호이동을 꺼리는 편이다. 특히 알뜰폰은 3대 이동통신사에 비해 규모가 작아 통화 등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알뜰폰은 3대 이동통신망을 그대로 이용하기 때문에 통화품질과 데이터 이용 등은 3대 이동통신사와 거의 동일하다.
알뜰폰 업체는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기 때문에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낮다. 알뜰폰은 이동통신망을 가지지 못한 사업자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3대 이동통신사의 통신망을 빌려서 소비자에게 재판매하는 서비스다. 정부가 국민들의 통신비를 줄여주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 2012년 6월에 이동통신재판매(MVNO) 서비스를 ‘알뜰폰’이라고 선정해 이때부터 사용하고 있다.
올해로 68세인 강철호(가명) 씨는 "자녀에게 이 요금제를 추천 받고 바로 번호이동을 했다"며 "1만원도 안 되는 월요금으로 통화와 데이터를 제한없이 쓸 수 있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한편 알뜰폰 업계가 비슷한 요금제를 선보인 배경에는 이동통신재판매 특성이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망을 판매하는 3대 이동통신사가 시니어 층을 대상으로 망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해, 이를 토대로 알뜰폰 업계가 비슷한 시니어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그는 “어르신들 특성 때문인지 특정 요금제에 젊은 층이 폭발적으로 가입하는 사례와는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입소문 등으로 시니어 상품에 가입하는 어르신들이 꾸준하게 늘고 있다”며 “데이터와 통화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니어 전용 요금제는 통신비 절감과 디지털 격차 해소라는 알뜰폰 본연의 취지에도 적합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시니어 세대에게 평생 직업의 대안을 제시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제작된다.
아프리카TV 자회사 프리콩은 20일 MBC D.크리에이티브센터와 함께 시니어들이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며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에 도전해 새로운 직업을 찾아가는 관찰형 서바이벌 디지털 예능 프로그램 ‘슈퍼시니어’를 공동으로 기획 제작한다고 밝혔다.
최근 시니어들의 1인 미디어 이용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이들의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을 통한 구매량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많은 브랜드와 기업이 홍보, 마케팅을 위해 다양한 시니어 크리에이터 발굴 및 양성에 나서고 있다.
‘슈퍼시니어’는 100세 시대를 맞은 시니어들에게 1인 미디어를 통해 인생 제2막을 엶과 동시에 수익 창출의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기업들에게는 방송을 통해 성장한 시니어 크리에이터를 직접 연결해 주는 오작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MC로는 방송인 하하와 아프리카TV 먹방계의 명실상부 원톱 BJ ‘쯔양, 국내 최정상 유튜버 도티’가 참여한다. 3MC들의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 구독자와 팔로워 수가 도합 800만에 육박해 방송 협찬에 참여한 브랜드들에게 파급력 있는 제품 홍보 가능성을 제공할 전망이다.
‘슈퍼시니어’는 오는 5월부터 프로그램에 참여할 시니어들을 모집하고 본격적인 제작 일정에 돌입한다. 본인의 끼와 장기를 어필할 수 있는 시니어는 영상을 찍어 제출하면 된다. 자세한 일정 및 신청 방법은 별도 공지될 예정이다. ‘슈퍼시니어’ 첫 방송은 오는 6월부터 MBC 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채널 및 아프리카TV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요즘 시니어의 라이프스타일이 바뀌고 있다. 과거의 시니어가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며 자신의 모든 삶을 희생했다면, 요즘 시니어는 스스로의 인생에 충실하다. 경제력을 갖춘 이들은 자녀의 미래를 지원하면서도, 젊은 감성으로 자유로운 삶을 만끽한다. ‘오팔 세대’라 불리는 이들 시니어의 우아한 인생을 들여다봤다.
요즘 시니어들의 삶이 달라지고 있다. 전쟁과 혹독한 불경기가 지난 뒤 태어나 사회적·경제적 성장을 이끈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시니어 삶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옛 시니어들과 마찬가지로 자녀를 지원하고 응원하지만 경제력을 갖춘 덕분에 이전 세대와 달리 풍요로운 노후를 즐긴다. 이들은 1958년 전후에 출생해 오팔(Old People with Active Life) 세대라고도 불린다.
오팔 세대는 젊은 세대 못지않게 활발한 시간을 보내고, 빛의 각도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오팔처럼 화려한 인생을 즐긴다. 자신을 가꾸고, 여가활동을 즐기면서 남은 노후를 우아하게 장식한다. 은퇴 전의 삶에 대한 보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으려는 목적이 강하다. 희소가치가 높은 것을 모으거나 그동안 하지 못했던 화려한 문화·예술활동을 즐기고, 재충전을 위해 호화스런 여행을 떠나거나 거친 레포츠에도 뛰어든다.
◇이제 한정판 구입도 거뜬하게
한상민(61세) 씨는 캠핑 마니아이자 한정판 수집광이다. 캠핑과 관련된 한정판 제품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비교적 저렴한 ‘실리웨어 티타늄 코펠세트’부터, 고가의 ‘힐레베르그 케론4GT’ 텐트까지, 최근 2년간 60여 개의 한정판 캠핑용품을 모았다. 최근에는 20만 원대 ‘조커 사냥용 나이프’ 한정판과 캠핑용품은 아니지만 스마트워치와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구성된 297만 원짜리 ‘삼성전자 갤럭시 Z 플립 톰브라운 에디션’을 온라인으로 구매했다.
‘한정판’ 수집은 대체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국내에 없는 상품은 해외 직접구매 사이트를 이용해야 하고, 판매가 완료된 상품은 온라인 중고카페를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인터넷 활용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때문에 옛 시니어들은 일반적인 수집을 취미로 즐기긴 했어도 한정판을 모으는 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넷에 익숙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후 시장에 뛰어들면서 한정판 수집이 시니어의 새로운 취미로 떠올랐다.
천연 원석 모으는 취미를 즐기기도 한다. 원석은 가공되지 않은 보석이다. 각기 다른 색상과 모양 때문에 희소성이 꽤 높다. 보석보다 가격이 저렴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다. 하지만 보석 가격이 워낙 비싸서 그런 것이지, 원석 가격이 절대적으로 싼 것은 아니다. 주로 파워스톤으로 사용되는 천연 화산암과 흑요석 같은 몇만 원짜리 원석부터 20만 원 안팎의 가넷 원석이 거래되고,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육박하는 다이아몬드 원석도 있다.
경기도 용인에서 원석 전문점을 운영하는 윤정선 대표는 “원석으로 만든 액세서리를 찾는 젊은 여성 손님이 대부분이었는데, 몇 년 전부터 나이 든 손님이 많이 방문한다”며 “시니어 손님들은 인체의 치유와 균형에 도움이 되는 원석을 집 안에 두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자수정이 방출하는 원적외선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논문이 있고, 동의보감에도 자수정을 사용해 병을 치료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사람이 내뿜는 기운이 다른 것처럼 원석도 각기 다른 파장을 방출한다”고 덧붙였다.
◇좋은 안목 기르려고 공부하다
정순철(62세) 씨는 정년퇴직을 한 3년 전부터 그림 경매 일정을 꼼꼼히 체크한다. 만족스러운 작품을 최대한 저렴하게 살 수 있어서다. 미술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안목이 부족하면 오히려 제값보다 비싸게 구매하는 실수를 범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예전에 규모가 좀 작은 옥션에서 위작인 줄도 모르고 사서 손해를 본 적이 있다. 이후 그는 옥션 구매를 하지 않는 날이면 전시회를 가거나 미술품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공부하고 있다.
은퇴 후 그림이나 도자기 같은 미술품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늘었다. 나이 들어 공부하는 게 쉽진 않지만, 퇴직 후 여유가 생긴 터라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 시니어들은 보통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짜리 작품을 관심 있게 살펴보는데, 작품 값 외에도 15~20%의 구매수수료와 특송을 통한 배달료까지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들은 가격보다 가치를 더 따진다. 감동과 행복감을 주는 작품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귀는 어두워질수록, 더 좋은 음질을 원한다.” 오디오를 좋아하는 시니어들이 하는 말이다. 나이가 들면 청력이 점점 떨어지게 마련인데, 좋은 음질의 음악을 감상하고 싶은 욕망은 더 커진다는 얘기다. 음악을 틀어놓고 책을 읽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용 리스닝룸을 만들어 오로지 감상에만 집중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후자에 속한다. 오디오를 즐기는 시니어는 좋은 음질을 즐기기 위한 최적의 구성을 늘 고민한다. 오디오를 취미로 삼으려면 생각보다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덴마크 ‘뱅앤올룹슨’의 무선 스피커 하나의 가격은 무려 270만 원에 달한다. 하이파이(Hi-Fi) 오디오의 구성 장비 중 하나인 파워앰프의 경우 미국 ‘제프롤런드’ 제품은 3000만 원이 넘기도 한다. 하이파이 오디오 구성 장비인 CD플레이어와 프리앰프, 파워앰프, DA컨버터, 튜너, 스피커 등을 모두 장만하려면 어마어마한 금액이 필요할 것이다. 게다가 기존 기기보다 두 배 더 비싼 장비를 들여놓는다고 해서 음질이 두 배로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오디오가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취미로 꼽히는 이유다. 그럼에도 이들은 수백~수천만 원을 들여 원음의 재현율을 0.1%라도 더 높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스스로 계획하고 떠나는 여행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니까 단체 패키지 여행 상품을 이용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의욕이 넘치는 요즘 시니어들은 젊은 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자유 여행에 큰 관심을 보인다. 모르는 사람들과 섞여 정신없이 움직이는 패키지 여행보다 직접 계획을 세운 뒤 떠나는 걸 더 선호한다. 이들은 평소에 가볼 엄두를 내지 못한 곳에 흥미를 보이지만,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언제든 변경할 수 있는 여유로운 여정에 따라 움직인다.
취향이 뚜렷한 시니어들은 특별한 여행을 즐기고 싶어 한다. 최근에는 초호화 기차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일본의 ‘트레인 스위트 시키시마’는 객실에 다다미 바닥과 전통적인 삼나무 욕조가 있다. 혼슈 동쪽 섬에 있는 온천과 고대사원 등을 방문하는 이 여행은 1인당 500만 원 정도가 든다. 또 아일랜드의 ‘벨몬드 그랜드 하이버니안’ 열차에서는 라이브 공연도 볼 수 있고, 아름다운 시골 풍경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더블린, 코르크, 벨파스트를 방문하는 이 여행의 비용은 1인당 350만 원 정도다.
보호자가 있어야 가능할 것 같은 여행도 혼자 떠난다. 일본 여행사 ‘클럽 투어리즘’이 내놓은 나홀로 여행객을 위한 맞춤상품은 50~70대의 신청만 받는다. 친구 또는 가족과 함께 여행하려는 사람은 신청할 수 없다. 여성 전용 상품도 있어 남성들과 함께 어울리지 않아도 된다. 이 상품은 온천, 꽃놀이, 미술관 투어, 크루즈 여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여행과 함께 사진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오팔 세대는 디지털 카메라 열풍이 불었던 2000년대 초반에 40대 안팎의 나이였다. 그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덩치 큰 DSLR보다 작고 얇은 ‘미러리스’와 아날로그 감성의 디지털 카메라 ‘라이카’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것. 디지털 카메라 조작에 익숙한 이들은 가족과의 즐거운 시간을 사진에 담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한다.
◇놀 줄 아는 오팔 세대
홈 파티를 열어 지인을 초대하는 시니어도 늘었다. 당일배송 서비스를 활용해 쉽게 식재료를 주문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다. 특히 마켓컬리의 경우 ‘레시피 골라 담기’를 통해 음식에 필요한 식재료를 클릭 한 번으로 살 수 있다. 가정간편식(HMR) 메뉴가 다양해져 홈 파티 음식을 대체할 수 있게 된 것도 도움이 됐다. 그동안 HMR은 바쁜 직장인이나 수험생이 메인 수요층이었는데, 이제는 시니어를 위한 보양식도 흔하게 볼 수 있다.
홈 미팅 후에는 인근 커피숍으로 이동한다. 젊은 세대의 놀이터이자 공부방 역할을 해온 이곳에 시니어들이 발을 들이기 시작한 건 이미 오래전 일. 심지어 커피숍을 찾는 시니어 손님이 늘자, 날계란이 들어간 쌍화탕을 메뉴에 추가한 곳도 생겨났다. 지역에 따라서는 스타벅스가 아니라 ‘실버벅스’라는 말이 더 어울릴 정도다. 세련된 인테리어의 커피숍들이 시니어의 아지트로 바뀌고 있다.
이외에 산악바이크나 서핑 등 짜릿한 아웃도어 활동에 도전하는 시니어도 있다. 옛 시니어들은 힐링과 휴식이 목적이었다. 반면 도전적이고 체력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요즘 시니어들은 성취감을 얻기 위해 레저나 스포츠를 즐긴다. 물론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 시니어도 많다. 이들은 피트니스, 요가, 필라테스 등으로 몸매를 가꾸거나 체력을 단련한다.
대한민국 1호 여성 시니어 보디빌더인 임종소(76세) 씨는 “허리 협착증을 앓던 중에 근육강화 운동을 해보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운동을 시작했는데, 한 달 만에 좋아졌다”며 “이왕 시작한 거 ‘나이 먹어도 할 수 있다’는 각오로 열심히 한 결과 피트니스 대회에서 2위를 수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피트니스 외에도 왈츠, 탱고, 자이브 등 사교댄스를 배우고 있다”며 “매일매일이 바쁘고 즐겁다”고 덧붙였다.
피부 관리하기 어려운 시기다. 차가운 바깥바람, 건조한 실내공기에 피부는 지칠 대로 지쳤다. 노화로 약해지고 환경적인 영향도 받으니 자칫 잘못하면 탄력성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쉽다. 피부 탄력을 되찾아줄 3월의 뷰티 아이템을 모아봤다.
누페이스 트리니티
‘누페이스 트리니티’는 하루에 한 번 5분 투자로 이마, 턱, 팔자, 볼, 눈가 등 탄력 개선에 도움을 주는 뷰티 디바이스다. 홈 케어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이미 많이 알려진 제품이다. 미세전류를 이용해 진피, 근육층까지 전류를 전도한다. 안면 리프팅과 피부 탄력, 톤과 결을 개선, 모공 감소에 효과적이다. 1~5단계의 강도를 조절해 사용한다. 따끔거림을 방지해주는 젤 프라이머나 알로에 젤 등을 꼭 바르고 사용한다. 피부 자극이 심할 경우 사용을 중단했다가 낮은 단계부터 다시 시작한다. 누페이스 트리니티 미니 20만 원대, 누페이스 트리니티 30만 원대.
설화수 ‘에센셜 퍼펙팅 라인’ 탄력영양크림
구기자, 흑두, 갈근, 꿀의 조합체인 ‘자음영양단TM’을 함유해 탄력 있는 피부를 유지해준다. ‘탄력영양크림’은 맥문동과 감국 추출물을 첨가해 노화된 피부로 고민인 시니어에게 안성맞춤인 크림이다. 유분감이 덜하면서도 농축된 질감의 제품으로 끈적임 없이 피부에 밀착한다. 75㎖ 11만 원대.
랑콤 ‘뉴 어드밴스드 제니피끄’
7가지 프리바이오틱스와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 추출 성분인 ‘비피다 발효 용해물&효모 추출물’)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건강하고 탄탄한 피부를 만들어준다. 특허받은 스포이트형 뚜껑을 열면 한 번 사용할 수 있는 0.3㎖ 정도의 분량이 나온다. 1회 사용분에 3000만 개의 프리바이오틱스와 프로바이오틱스 추출물이 들어 있다.
30㎖ 11만 원, 50㎖ 15만5000원, 75㎖ 18만9000원.
AGE 20's '울쎄락토핏 마스크'
리프팅 특화 유산균인 울쎄락토™ 성분과 쫀쫀한 스판 코팅 시트로, 탄력 있는 얼굴 라인으로 관리해주는 피부 탄력 기능 마스크다. 24시간 브라이트닝 유지 및 과색소 침착을 완화해주고, 피부 탄력 개선 및 유지에도 도움을 준다. 리프팅 효과와 주름 개선 기능은 물론 안티에이징 관리까지 한 번에 케어한다. 1박스(4매) 4만4000원.
유랍(ULAB) ‘리스토라티브 마스크’
스위스 스킨케어 유랍의 ‘리스토라티브 마스크’는 슬리핑 마스크와 나이트크림 겸용 제품이다. 펩타이드와 단백질이 결합된 성분이 함유되어 피부 콜라겐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소량을 얼굴에 펴 바를 경우 나이트크림이 되고, 양을 늘려 사용하면 마스크 팩 효과와 함께 영양크림 기능을 한다. 마스크 팩으로 이용할 시 ‘리스토라티브 마스크’를 얼굴에 펴 바르고, 제품이 충분히 스며들 수 있도록 10여 분간 기다린다. 마사지를 해준 뒤 가볍게 씻어내고 수분크림으로 마무리한다. 50㎖ 10만4000원.
후 천율단 화율 마스크
자기 전에 바르는 오버나이트 마스크 팩으로 무너진 피부 장벽을 다시 쌓아올리는 데 도움을 준다. 산뜻한 크림 제형으로 피부에 빠르고 깊게 스며든다. 전용 브러시가 내장돼 있어 콧방울, 입술 라인 등 얼굴의 굴곡진 부분도 빈틈없이 도포할 수 있다. 주요 성분인 ‘철피석곡’은 중국의 4대 한약재 중 하나로 젊음을 되찾아주는 약재로 알려졌다. 75㎖ 22만 원.
“젊은 아가씨들은 어쩜 저렇게 다들 피부가 깨끗할까?” 하고 쳐다본 시니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조금만 신경 써서 하나만 더 발라보자. 바로 컨실러다. 컨실러는 점, 검버섯, 다크서클을 커버하거나 피부 트러블이 있을 때 사용하는 제품이다. 파운데이션, BB, CC크림 등은 피부 전체에 도포하지만, 컨실러는 국소 부위에 발라서 피부 결점을 감추는 화장품이다. 컨실러 액체형과 고체형이 일반적이나 이 둘을 합친 크림 형태 등 다양한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고체형은 지성과 복합성 피부, 액상용은 건성 피부에 어울리는 제품이다.
헤라 블랙 컨실러
다양한 피부 결점을 완벽하게 감춰주는 블랙 컨실러는 ‘닷 커버’와 ‘스프레드 커버’ 두 가지 타입이 있다. 닷 커버는 트러블, 기미, 점과 같은 작고 진한 잡티를 가려준다. 스프레드 커버는 다크서클, 주근깨, 홍조 등 옅고 넓은 잡티를 가려준다. 닷 커버는 위생적인 금속 소재 팁으로 찍어 바르는데 국소 부위에 사용하기 적합하다. 팁으로 찍고 두드리면 한 번의 터치만으로도 강력하게 밀착돼 커버된다. 스프레드 커버는 유연하게 휘는 브러시 팁으로 구석까지 펴 바르고 손을 이용해서 발라주면 촘촘하고 얇게 메이크업을 완성할 수 있다. 5g 4만 원대
루나 ‘롱래스팅 팁 컨실러’
바르는 즉시 얇은 화장 막을 형성해 피부 밀착력을 높여주고, 수분 지속력과 커버력을 유지한다. 캐모마일 꽃 추출물이 함유된 액상 타입으로 시간이 지나도 뭉침이나 갈라짐, 건조함이 적다. 비타민E, 마치현 추출물로 자극 없이 깨끗하게 결점을 가려준다. 3가지 색상이 있다. 7.5g 1만4000원
바비브라운 ‘인스턴트 풀
커버 컨실러’ 시간이 지나도 화장이 무너지지 않는 롱래스팅, 노다크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피부에 편안하게 밀착되어 모공에 끼거나 갈라지는 현상 없이 깔끔하다. 인도나무 추출물 및 팜 야자 핵 추출물을 함유하고 있어 눈 밑 피부의 탄력을 즉각적으로 돌려준다. 8가지 색상이 있다.
6㎖ 4만3000원대
나스 소프트 매트 컴플리트
컨실러 오일프리크림 타입. 모공 끼임 현상 없이 매끄럽게 메이크업을 마무리해준다. 펩타이드와 히알루론산, 비타민 A·C·E를 함유해 촉촉하고 건강한 피부 톤을 연출한다. 밝은 아이보리부터 짙은 브라운색까지 색상이 다양하여 하이라이팅은 물론 컨투어링까지 가능하다.
6.2g 4만 원
나스 래디언트 크리미 컨실러
양을 쉽게 조절할 수 있는 액체 타입 제품으로 다른 베이스 메이크업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빛의 원리에서 고안된 멀티 액션 기법으로 빛을 분산시켜 피부 결점을 자연스럽게 가려준다. 모공위에도 가볍게 잘 발린다. 6㎖ 4만 원
맥스팩터 ‘페이스피니티 올데이 플로리스’
적은 양으로도 커버해주며 건조함이 덜하다. 크리미한 액상 타입이 뭉침 없이 얇게 펴 발려 피부를 환하게 해준다. 강한 워터프루프 효과로 땀과 물에 강하다. 7.8㎖ 1만6000원
뿌빠 ‘커버 크림 컨실러’
피부 결점을 자연스럽게 커버해주는 크림 컨실러. 다크서클 등 피부 상황에 맞게 컬러를 선택해 사용한다. 가볍고 산뜻하고 편안하게 피부에 스며든다. 부드러운 팁으로 정교한 메이크업을 할 수 있다. 5가지 색상이 있다.
2.4㎖ 2만4000원
간단하게 검버섯 커버하는 방법
①기존에 바르던 파운데이션을 바른다.
② 파운데이션보다 한 톤 낮은 컨실러를 검버섯 위에 얇게 펴서 문지르고 두드린다.
③ 파운데이션을 그 위에 한 번 더 바른다.
④ 피니시파우더로 마무리한다.
점 커버하는 방법
① 피부보다 한 톤 낮은 색상의 고체 컨실러를 얇은 붓에 묻혀 콕콕 찍어 커버한다.
② 피니시파우더로 마무리한다.
✽파운데이션이 없을 때는 컨실러와 영양크림을 적당하게 섞어서 비비크림처럼 쓰기도 한다.
내 인생의 전환점은 아주 사소한 일에서 시작되었다. 2007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내 나이 50세 되던 해의 일이다. 그때까지 사내 회의 자료나 외부 강의용 PPT 자료는 직원들이 다 만들어줬다. 문서를 만들거나 심지어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도 직원들이 대신 해줬다. 프리핸드로 건축 기본 스케치를 해서 넘겨주면 직원들이 캐드로 말끔하게 도면을 그려냈다. 사실 건축 기본 콘셉트를 구상하고 디자인을 발전시키는 초기 단계에서 삼각자를 이용하거나 컴퓨터로 도면을 그리면 아이디어의 자유로운 전개에 방해가 된다. 그런 습관 때문에 나는 컴퓨터와 오래도록 친하지 못했다.
그날도 외부 강의를 준비하면서 여느 때처럼 디자인 부서 여직원에게 강의 교안을 부탁했다. ‘아름다움의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한 강의 슬라이드에 오드리 헵번 사진을 넣고 싶었다. 머리에 보자기를 멋지게 둘러쓴 오드리 헵번의 사진을 인터넷에서 찾아 강의 자료에 넣어 달라고 했더니 “사진을 캡처해서 이메일로 보내주시면 간단할 텐데요!”라며 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것이 아닌가. 이메일도 주고받지 못하는데 캡처는 또 뭔 말인지. 여직원이 자기 자리로 돌아간 후 나는 머리를 한 방 얻어맞은 듯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제야 내 책상에서 늘 자리를 지키고 있던 시커먼 컴퓨터 화면이 눈에 들어왔다.
홀로 서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컴맹 탈출이었다. 내 아이들을 가르쳤던 컴퓨터 선생님을 집으로 초대해 기초부터 배우기로 했다. 컴퓨터를 이용해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 먼저 말했다. 한글 문서를 만들고 싶고, 이메일을 주고받고 싶고, 블로그를 운영하고 싶고, 강의용 PPT 자료를 만들고 싶고, 원하는 사진을 자유롭게 캡처해서 편집하고 싶고, 포토샵과 엑셀도 어느 정도 하고 싶다며 꽤 많은 걸 요구했다. 그리고 몇 개월 개인지도를 받았고 놀랍게도 이 모든 걸 할 수 있게 되었다. 내친김에 실행 가능한 목표를 매년 한 가지씩 정하고 퇴직 목표 나이 60세까지 10년 동안 10가지를 이뤄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 전문강사자격 과정을 수료했다. 머지않아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러시와 함께 평생학습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이니 그때 필요할 전문 강사의 기본 소양 등을 공부하는 시간이었다. 강사자격 과정에 참여하기 전에 컴퓨터의 기본을 배워둔 것이 주효해 이 과정을 수석으로 마쳤다.
원고를 쓰고 사진을 편집하면서 컴퓨터 사용 능력도 한층 향상되었다. ‘무지개 공감’은 각자의 전공 분야에서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이 책에서 나는 ‘나의 건축인생 이야기’를 썼다. ‘시니어 비즈니스 스쿨’은 실버산업 분야의 교수, 요양원 등의 시설 운영자, 실버용품개발 디자이너가 함께 저술한 책이다. 이 책에서는 ‘어디서 살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시니어의 주거 문제를 다뤘다. 책을 같이 내니 출판비용 부담도 줄었고 멤버들을 더 깊이 알게 되는 계기도 되었다.
블로그에 틈틈이 글을 올리면서 신문이나 문예지에서 공모전을 하면 응모했다. 금융위기와 관련한 수기를 모은 책 ‘희망편지’와 김수환 추기경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글을 모아 펴낸 책 ‘내가 만난 추기경’은 그때 채택된 작품들이다. 블로그를 운영한 지 10년이 지난 2017년, 저장해놓은 포스트를 보니 1700개가 넘었다. 10년 동안 이틀에 한 편꼴로 포스팅을 한 셈이다. 그렇게 모아둔 글 몇 편을 다듬어 계간 ‘문학의 강’ 수필 부문에 응모를 해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수필가 등단도 이뤄냈다.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상담사 활동을 하고 싶어서 심리학 공부도 시작했다. 시동을 건 김에 심리상담사, 미술심리상담사, 노인상담사, 자살예방지도사, 결혼상담사, 이혼상담사 자격증까지 땄다. 상담사 공부는 내 문제와 직면하게 해줬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의 반대로 미대에 가지 못했다. 그 한이 수십 년 동안 맺혀 있었다. 다시 그림을 그리고 싶어 문화센터에 등록했다. 그곳에서 석고 데생부터 시작해 기초를 배웠다. 늘 도전해보고 싶었던 목조각도 배웠다. 기타 치는 시니어를 꿈꾸며 중고등학생들이 다니는 기타 학원도 다녔다. 그렇게 10년간의 준비를 마치고 59세가 되던 해인 2017년 프리랜서를 선언했다.
30대 초반에 건축사를 취득해 건축사사무소를 개설했다. 도제생활까지 합하면 35년 가까이 한 분야에서 쉼 없이 달려왔다. 당시에는 건설 경기가 호황이어서 30대를 화려하게 보냈다. 그러나 날벼락 같았던 IMF로 40대가 저당잡혔고 그 뒤 10년은 빚 청산하는 데 바쳤다. 그래도 2007년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었던 것은 디자인 부서 여직원에게서 받은 충격 때문이었다. 현역을 더 연장할 수도 있었지만 미련 없이 자유인이 되었다.
자유의 몸이 되고 나서 1년 동안은 상당히 불안했다. IMF 때 겪었던 공황장애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10년을 준비했는데도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했다. 고민 끝에 선택한 방법은 사람들과의 교류였다. 그 판단은 옳았다. 만남은 새로운 만남으로 이어지면서 관계를 확장시켜줬다. 놀라운 사실은 사람을 만나면서 그동안 풀지 못했던 문제들이 실타래 풀려나가듯 하나씩 해결되었다.
지금은 현역에 있을 때보다 더 바쁘게 살고 있다. 준비해둔 대로 여러 기관에서 시니어 대상으로 주거 관련 강의를 한다. 우리의 주거 문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풀이한 글을 모아 ‘모두의 집’도 출간했다. 몇 군데 언론사와 기관에 글도 기고하고 있다. 답답한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주는 ‘듣기 봉사’도 한다.
프리랜서를 선언한 지 이제 만 2년이 지났다. 나를 찾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 다녀야 하니 현역일 때보다 더 바쁘다. 언제까지 왕성하게 활동할지 알 수 없다. 초고령 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살아가야 할 미래가 가끔은 두렵다. 그러나 지나온 날들처럼 미래에도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안전망이 되어줄 것임을 확신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사람을 만난다.
인생을 2모작도 아닌 5모작까지 치르고 지금은 6모작을 준비 중이라는 사람, ‘N잡러’ 장필규 행복 제1연구소 소장은 1955년생으로 정확히 베이비붐 시대의 한복판에서 태어난 100% 베이비부머다. 그는 요즘 프리워커로서 고용노동부 내공강사, 노사발전재단 전문강사, 경기도 6차산업 현장 코칭 컨설턴트, 인천농촌융복합 현장코칭 전문위원 등 다섯 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 있다. 그야말로 정년이라는 단어가 의미 없는 삶을 영위하는 셈. 장차 6모작을 넘어 9모작까지 완성하는 게 꿈이라는 그가 말하는 인생 후반기의 삶과 잡(job)에 대한 철학을 들어봤다.
“제 인생의 4모작은 50플러스재단 컨설턴트였고, 5모작은 N잡러로 활동하는 지금이죠. 이제 6모작을 준비하고 있어요. 시니어에게 일은 새로움과 행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여행하듯이 즐거움을 찾는 거지요.”
‘N잡러’ 장필규 씨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도 바쁘게 일하고 있다. 현재 그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 노사발전재단, 지방자치단체의 컨설턴트와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9모작을 최종 목표를 두고 6모작을 준비하기 위해 직업상담사,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고 있다.
“환갑을 넘어 케어를 받아야 할 사람이 사회복지사 공부를 한다고 집사람이 잔소리를 하네요.(웃음) 그런데 저와 같은 나이대에도 취약 계층이 있을 거예요. 제 연배의 장애인이나 소외 계층을 위한 삶을 살고 싶은 거죠. 예전에 거창에서 일할 때 요양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어요. 나도 머지않아 그분들과 같은 입장이 될 텐데 이야기 들어주고 도와주니 즐겁더라고요.”
퇴직 없는 삶 위한 평생현역 꿈꿨으나…
그의 이름에는 베풀 장(張), 도울 필(弼)이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다. 어쩌면 그의 아버지가 이름을 지어줄 때 베풀고 도와주라는 의미로 새긴 게 아닐까. 현재 그의 모습은 이미 숙명처럼 정해져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건국대학교 축산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81년 두산그룹 계열사인 배합사료 회사 두산곡산에 취직하면서 본격적인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한강의 기적’이 펼쳐지던 시기였고 그의 삶 또한 대기업 직장인으로서 안정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사태가 터지면서 그도 사회적 환경에 따른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 그에게 던져진 자리는 두산종합식품 식품사업 부문의 김치공장 관리부장. 고민을 했지만 결국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김치공장으로 간 그는 관리부장, 공장장을 거치며 10여 년간 김치 제조의 일선에서 일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회사 주인이 바뀌는 일이 일어났다. 두산이 식품사업 부문 전체가 대상에 매각될 때 그는 6년 후배가 상사로 승진하는 것을 보게 된다. 더는 버틸 수 없었던 그는 대상 소속으로 2년 정도를 더 지내다 2008년 4월에 퇴직한다.
끊임없는 도전, N잡러로 거듭나다
54세의 나이, 인생 1막이었던 대기업 직장인으로서의 27년은 끝이 났다. 삶에 대한 허무감과 삶을 유지해야 한다는 고통이 동시에 밀려왔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치주염 수술을 여섯 번이나 받아야 했던 그는 수술 후 재취업을 도와주는 노사발전재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에 찾아가는 것으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이력서 작성법, 면접 스킬 등을 교육받은 그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농업 최고경영자 경영대학원 과정에 합격한 뒤 몇 번의 테스트까지 통과하며 마침내 울진농수산물유통농업회사법인 대표로 취임했다.
그러나 그토록 고생하며 올라간 자리였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과는 맞지 않는 것 같았다.결국 대표 자리를 그만둔 그는 마침 일본 회사와 울진군의 합작 회사인 울진로하스코리아에서 대표 제안을 해와 CEO로서 3년을 지냈다.
“인생 2막의 과정은 지방에서 CEO로 일을 하며 자신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삶의 터닝포인트가 되면서 재무 문제도 해결되고 가족관계는 물론 건강도 좋아졌죠.”
울진로하스코리아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후에는 2012년 말부터 일자리희망센터를 찾고 취업박람회에 꾸준히 참석하면서 다시 한 번 기회를 노렸다. 그리고 마침내 농촌진흥청에서 마케팅 전문위원으로 인생 3막을 펼쳤다. 이곳에서 5년간 근무하며 농가 500곳을 대상으로 한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어 서울시 50플러스재단, 노사발전재단, 고용노동부 등지에서 강사 및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4막의 장을 펼쳤고 진정한 N잡러가 되었다.
수입 적더라도 즐거움 주는 천직 찾아야
“이제 베이비부머들은 잡(job)이 아니라 워크(work)를 해야 해요. 워크는 천직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천직을 찾아야 오래 즐겁게 할 수 있으니까요.”
그에게 시니어 구직자들의 마음가짐에 대해 묻자 제2인생에서는 일이 무조건 즐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일이 놀이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지난 삶의 궤적을 돌아보면 이해가 가는 말이다. 수입은 적더라도 길게 오래할 수 있는 천직을 찾아야 한다고 충고하는 그가 N잡러로 다양한 일을 동시에 하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우리 나이에 경제 문제를 해결하려면 하나의 직업 가지고는 안 됩니다. 적어도 세 개 내지 다섯 개는 가지고 있어야 과거 연봉의 절반 정도가 되죠. 특히 시니어는 공부를 위한 비용이나 손주들 용돈, 네트워크 유지비 등 지출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가 또 강조하는 것은 사고의 유연성, 관계의 유연성이다.
“적을 만들면 안 됩니다. 제 주위를 보면 어떤 사람과는 케미가 맞지 않다고 안 만나는 사람들이 있어요. 물론 그건 취향이기에 좋다 나쁘다 판단을 내릴 순 없죠. 다만 기왕이면 유연성을 갖고 적을 만들지 말아야 평화롭고 품위 있는 노후를 보낼 수 있습니다.”
열린 마음, 유연함으로 세상 대하기
그런데 삶의 부침들을 겪으면서도 마음의 유연성을 갖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에게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걸까?
“어느 접점에 있든 열린 마음을 실천하는 겁니다. 역지사지라고 하죠.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불편한 일이 많아져요.”
인터뷰를 하면서 보니 그는 도전적이라기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사람에 가까웠다. 그런 성품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쟁취해온 것이다. 어쩌면 그러한 결과도 그의 열린 마음 덕분에 가능했던 게 아닐까 싶다.
“박사학위를 가진 시니어도 일에 대한 욕망이 뜨거워요. 그런데 한국인은 디테일에 약해요. 그래서 매뉴얼이 있어도 막상 긴박한 상황이 되면 제대로 써먹지 못합니다. 습관화가 안 된 게 문제입니다. 그걸 극복하려면 계속 반복하고 고치고 훈련하는 수밖에 없어요.”
그는 구직을 하려면 ‘어떻게’에 관한 디테일한 액션 플랜을 짜서 지속적인 연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테스트에 통과하며 자신의 자리를 잡은 그이기에 신뢰가 갔다.
나를 제대로 알아야 천직을 찾을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에는 그도 구직자 입장이었다. 그런 그가 이제는 구직자들을 상담하는 입장이 되었다는 게 삶의 아이러니처럼 느껴진다. 양쪽을 다 경험해본 그에게 두 입장에 대해 물어봤다.
“구직을 지원하는 정부 기관들은 고객 니즈에 맞게 세분화, 효율화되고 향상되어야 해요. 그런데 그런 시도가 진행되다가도 중간중간 끊기더라고요. 그게 아쉽죠. 그리고 구직자들의 입장을 보면, 그래도 구직을 위해 오는 사람들은 열정이 있는 거예요. 흔히 퇴직하면 ‘또 직장생활을 해야 해?’, ‘날 찾아주는 데는 없어’ 하며 의욕이 없는 경우가 많죠. 목표의식을 가져야 하는데 퇴직하는 순간 놔버리는 거예요. 물론 그럴 수 있어요. 그러나 그건 자신에게나 가족에게나 무책임한 거죠. 그런 심리를 어떻게 끌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봐요.”
그는 은퇴자 혹은 퇴직자들이 자기진단을 해보고 자신에게 어떤 일이 적합한지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그렇게 자신을 파악하고 일을 찾다 보면 현실의 갭이 조금씩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그걸 인내하는 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인 중에 20년 동안 독일 특파원 생활을 하면서 인문학을 공부한 사람이 있는데, 그가 말하길 ‘결론은 나를 찾게 되더라’ 하더군요. 나를 찾는 노력을 하고 준비하면 일이 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 인내심을 키우기 위해서 주위의 긍정적인 사람을 만나는 것도 한 방법이겠죠.”
욕심의 분모 줄이면 행복이 찾아온다
자신이 이 사회에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걸 확인할 때 더욱 의욕이 생기는 사람이 있다. 그는 100세 김형석 교수가 자신의 건강 비결로 ‘평생 손에서 일을 놓지 않은 것’이라고 한 말을 다시 전한다.
“사람은 일이 있어야 삶을 유지할 수 있어요. ‘60~65세가 자신의 황금기였다’는 김형석 교수님 말에 공감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N잡러 장필규 소장은 자신의 행복을 충분히 누리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행복론을 소욕지족(少欲知足)에 비유했다. 행복해지려면 욕심의 분모를 줄여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욕심의 분모를 자꾸 키우면 내려놓기가 안 되는 사람이에요. 100분의 60과 60분의 60을 비교해보세요. 후자는 60만으로도 부족함이 없죠. 이렇듯 분모를 줄이면 60분의 60이 1이 되듯 가벼워집니다.
‘1’과 ‘일’처럼 디테일하고 작은 것에 만족할 줄 알 때 삶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게 제 지론입니다. 결국 ‘1’과 ‘일’처럼 은퇴 후 행복하게 살게 해줄 수 있는 놀이와도 같은 것이죠.”
노후에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되면 많고 적음을 떠나 돈과 건강, 관계, 여가 등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강조하는 그는 “행복이라는 단어를 의식하지 않고 여행하듯 사는 게 진짜 행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그렇게 담대하고, 여유롭고 자유로웠다.
노후에 어디서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낮아지는 소득 수준과 부담해야 할 집세, 건강으로 좁아지는 생활반경 등 고려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민은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연금삭감 논의와 함께 노후자금 부족에 대한 경고등까지 켜지면서 불안감도 생기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고소득층을 위한 실버타운이나 고령자를 위한 여행 방법에 대한 개선도 논의되고 있다.
서점가에선 ‘탈출노인’ 인기
최근 일본 서점가에서는 신간 ‘탈출노인(脱出老人)’이 인기를 얻고 있다. 논픽션 작가 미즈타니 다케히데(水谷竹秀)가 쓴 이 책은 집세도 내기 어려운 부족한 연금생활로부터의 탈출을 꿈꾸고 필리핀에 정착한 일본 중장년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대기업 샐러리맨 출신이지만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방사능 걱정이 없는 필리핀으로 이주한 부부에서부터, 90세 치매 어머니를 모시고 떠난 여교사, 필리핀에서 만난 24세 연하의 여성과 결혼해 살고 있는 전직 경찰관 등을 소개한다.
이 책은 지난 6월 일본 금융청이 “평균적인 무직 60~65세 노인 부부가 약 30년의 여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연금 외에 약 2000만 엔(한화 약 2억2000만 원)의 자산이 필요하다”고 발표한 내용이 사회적으로 뜨거운 감자가 되면서 더욱 조명받았다. 이 논란은 소비세 인상과 맞물려 일본 국민의 시위까지 불러일으켰다.
필리핀은 물가가 낮고 체류가 쉬워 일본인들에게 노후를 보내는 곳으로 인기를 얻고 있고, 의료 인력도 풍부해 일본인 대상의 실버타운도 조성됐다. 일본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필리핀 체류 일본인 수는 1만6570명에 달한다.
‘탈출노인’은 인기에 힘입어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후지TV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토쿄 한복판 실버타운 입주비용은?
일본의 고급 실버타운은 어떤 모습일까? 8월 1일 도쿄 시부야 한복판에 새 실버타운이 문을 열었다. 도쿄와 오사카를 중심으로 실버타운 사업을 펼치고 있는 참·케어(cham·care) 코퍼레이션의 ‘참 프리미어 그랑 쇼토(松濤)’다.
이 회사가 최초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표방하며 건립한 이 실버타운은 모든 것을 최고급으로 갖췄다. 지상 3층 지하 1층에는 36개의 객실이 마련되어 있고, 입주자를 위해 직원이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입주자와 직원 비율은 1.5대 1로 직원이 바빠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은 없는 셈이다. 의대 협조를 통해 치매 개선 프로젝트도 실시하고, 재활전문 의료법인과의 제휴로 다양한 재활 서비스도 이뤄진다. 식사는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일식과 양식 이외에도 먹고 싶은 요리가 있으면 주문해 먹을 수 있다. 매일 직원들이 입주자의 산책을 돕고, 각종 취미활동이나 야외 활동도 지원한다.
문제는 입주비용. 월 30만2400엔에서 95만2400엔에 달한다. 우리 돈으로 약 330만 원에서 1050만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교통 약자 위한 ‘여행개조사’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눈앞에 두고 있는 일본 정부는 이를 계기로 국내 여행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꾀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말 그대로 교통 약자가 쉽게 여행을 다닐 수 있도록 각종 인프라를 개선하는 사업.
지난 6월 일본에서는 이와 관련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일본간호여행서포터즈협회가 주최한 이 행사에는 여행사, 대학, 의료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고령자나 장애인의 편안한 여행을 위한 방안 마련 논의를 했다. 이들은 노인과 장애인이 자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개선뿐만 아니라 ‘간호 여행’을 실현할 수 있도록 관련 인력이 양성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 단체는 노인과 장애인의 여행을 돕는 도우미인 여행개조사(旅行介助士) 제도를 민간자격증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여행자의 보행 상태나 건강 등을 파악한 후 여행 기획부터 응급상황을 대비한 조사활동을 펼치고 몸이 불편한 고객의 여행 동행자 역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