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피로사회다. 근로시간 세계 최장, 수면시간 세계 최단. 연간 과로사 300명. 오죽하면 정부에서 근로시간 줄이라고 법으로 명할까.
지난 반세기 산업사회 건설을 위해 우리에겐 밤낮이 없었다. 덕분에 세계가 놀란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 이제 우린 정상에 올라왔다. 그만하면 됐다. 하지만 아직 더 올라야 한다는 강박증에 빠져 있다. 산을 오르는 사람은 숨이 차다. 발아래 들꽃 한 송이 즐길 여유가 없다. 더, 더. 소위 ‘MORE 심리’가 작동하는 이상 우린 잠시 쉴 줄도 모른다. 가속페달만 밟을 줄 알지 브레이크가 있는 줄 모른다. ‘더, 더, 더’ 하는 욕심이 채워지면 기분이 좋다. 만족스럽다. 하지만 그게 아니면 즉각 불평, 불만이다.
오늘날 우리의 자화상이다. 지금도 주변엔 소위 일 중독자로 불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피곤하다”, “졸리다”를 입에 달고 살면서 막상 쉴 줄은 모른다. 쉴 생각도 잘 안 하고 잘 쉴 줄도 모른다.
도시인의 피로는 몸이 아니라 뇌에서 온다. 물론 등산이라도 하고 온 날이나 테니스를 열 게임 정도 하면 몸이 피로하다. 이때는 쉬거나 한숨 푹 자면 거뜬하다. 하지만 뇌의 피로는 그렇게 간단히 풀리지 않는다. 뇌는 몸무게의 2%밖에 안 되지만 에너지는 20%나 소비하는 대식한이다. 연중무휴 24시간 일한다. 우리가 주의집중해서 일할 때는 물론이고 일하지 않거나 자는 동안에도 활동한다. ‘쉬는 동안에 활동하는 뇌’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DMN)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뇌 에너지의 60~80%가 소비된다. 이것이 뇌 피로의 주범이다. 이 회로는 상당히 광범위한 부위에 산재하며, 쓸데없는 잡념을 하는 게 주기능이다. 우리가 잠시 일을 멈추고 멍한 상태가 될 때 혹은 일하는 중간중간 잡념이 불쑥 떠오르게 해 일을 방해하기도 한다.
물론 이런 부정적인 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뇌는 자는 동안에도 긴장한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에도 잠을 깬다. 24시간 비상감시체제 하에 있다. 교감신경의 과잉 흥분이다. 활동 시 교감신경과 휴식 시 부교감신경의 활성비율은 대체로 60대 40 정도이지만 비상감시체제에선 80대 20이 될 수도 있다. 이게 뇌 피로를 부르는 가장 큰 원인이다. 이런 상태를 스트레스라고 부른다. 따라서 스트레스 요인을 정확히 파악, 과학적인 대처를 해야 한다. 다음은 뇌를 피로하게 만드는 원흉들이다.
1 휴식 없이 장시간 하는 일
2 같은 일을 반복할 때
3 싫은 일을 억지로 할 때
4 누가 시켜서 억지로 할 때
5 시간에 쫓길 때
6 내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그 의미를 모를 때
7 하는 일을 의무로 생각할 때
8 수면 부족
9 작업 환경이 열악할 때
10 일점집중(一點集中)할 때
이런 상황에 자주 처하면 뇌가 피로해진다. 문제는 몸이 피로한 것으로 오해해 흡연, 커피, 드링크류 혹은 피로해소제를 복용해 해결하려는 데 있다. 당장은 기분이 좋아져 마치 피로가 가신 것처럼 착각한다. 실제로는 피로가 오히려 쌓인다. 전문가들은 이를 은폐된 피로(Masked Fatigue)라고 표현한다. 이런 상태는 위험하다. 시판되는 소위 피로해소제가 몸에 작용하는 건지 뇌에 작용하는 건지도 분명하지 않다. 카페인 성분 때문에 잠시 집중이 잘되는 것이지 피로가 가시는 것은 아니다.
뇌 피로를 느끼는 부위는 시상하부다. 생명의 중추가 모여 있는 곳이다. 무리를 하면 시상하부의 항상성 균형이 깨져 피로를 느끼게 된다. 그 느낌은 즉각 변연계(동물 뇌)로 전달, 쉬자는 신호를 뇌의 최고 사령부인 전전두엽으로 보낸다. 이때 적절히 휴식을 취하면 피로는 풀린다. 문제는 우리가 어떤 일에 집중한 나머지, 가령 연애 중이어서 그 신호를 듣지 못하거나, 인지했어도 전두엽에서 ‘내일 시험인데 자면 안 되지’ 하고 휴식을 연기하라는 신호를 보내면 피로가 풀릴 리 없다.
피로가 쌓이면 뇌에는 단계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처음엔 피곤하다. 그러다 지치면 차츰 자율신경 부조증, 내분비 대사, 면역계에 이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최종 단계에선 암, 고혈압, 당뇨병 등 생활습관병이 발병한다. 뇌가 피로할 때는 휴식법이 따로 있다. 뇌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DMN에 휴식을 줘야 뇌 피로가 풀린다. 효과적인 방법은 마음챙김 명상(Mindful Meditation)이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었던 과거나 아직 닥치지도 않는 미래에 지레 겁먹지 말고 ‘지금 여기’에 집중하면 된다. 무슨 생각이 떠올라도 그대로 둔다. 마치 강가에 서서 흘러가는 물을 바라보듯 생각이 흘러가게 놔둔다. 특정 생각을 하려고 하지도 말고 자세를 반듯이 하고 천천히 부드럽게 호흡을 하면서 마음을 ‘지금 여기’에 집중한다. 미국의 세계적인 기업에서도 이 방법을 권하고 있다. 이제 동양의 신비가 아닌 증명된 과학으로서 명상을 선언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후 미국 대기업을 위시해서 명상 붐이 일어났다.
뇌가 피로하면 뇌 속에선 여러 변화가 일어난다. 먼저 뇌 온도가 올라간다. 일하다 말고 세수를 하거나 머리를 감으면 기분이 상쾌해지는데, 이는 뇌 온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열이 나면 예민한 신경회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신경전달 물질을 과용한 나머지 고갈상태가 되면 뇌 기능이 저하된다. 또 전술한 바와 같이 시상하부의 주요 생명기능들이 난조에 빠진다. 오감이 이상해지기도 한다.
뇌 피로 해소에는 숙면이 좋다. 특히 오후 10시~오전 2시 사이의 잠이 중요하다. 잠이 부족하다 싶으면 점심식사 후 15분 정도 낮잠을 잔다. 뇌 피로 해소에 아주 효과적이다. 싫은 것을 억지로 해서 뇌 피로가 온다면 뇌가 좋아하는 것을 해보자. 피로 해소에 좋은 몇 가지 뇌과학적 방법을 추천하면 다음과 같다.
1 여행 같은 새로운 시도를 하라.
2 가벼운 모험, 스릴을 즐겨라.
3 발전과 성장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라.
4 뇌는 시간제한을 좋아한다. 가벼운
압박감은 신경회로를 효율적으로 만든다.
5 지적 자극과 쾌감을 얻도록 하라.
6 가끔 몰입 상태를 경험하라.
7 가벼운 운동을 하라.
8 감성에 젖을 수 있는 시간을 가져라.
9 자연 속에서 오감을 자극하라.
10 좋은 사람과 만나라.
이외에도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 된다. 단 ‘건설적인 일’ 이어야 한다. DMN이 처음 발견될 당시엔 뇌 활동의 훼방꾼, 에너지 낭비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했지만 최근엔 긍정적인 측면이 많이 강조되고 있다. 우리가 창의적인 일을 기획하거나 문제점을 해결할 때 제대로 진행이 안 되면 뇌의 잠재의식인 큰 용광로 속으로 들어가 숙성시간을 갖고 다른 생각들과 조합을 이루고 융합을 한다. 그리고 어느 날 기막힌 아이디어가 불쑥 튀어나온다. 창조 발상의 순간이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대체로 정신이 멍할 때 떠오른다. 술 한잔한 뒤 흥얼거리며 가는 귀가길, 잠이 들락 말락 하거나 잠이 덜 깬 상태, 즉 자아의 감시가 약해질 때 기막힌 발상이 떠오른다. 바로 이 순간이 뇌의 DMN이 활동하는 시간이다. 뇌 휴식을 잘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창조적 발상은 DMN 활동에 달려 있다. 쉬지 않고 열심히 일만 하는 일 중독자들에겐 이런 축복이 오지 않는다. 바쁜 시간에 무슨 명상과 휴식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런 사람일수록 뇌 휴식시간이 필요하다. 대기업에서 명상, 낮잠을 권유하는 이유는 아욕을 없앰으로써 동료 간의 시기, 질투, 라이벌 의식을 없애고 상부상조, 협동하는 진정한 동료의식을 함양하기 위함이다.
과학적인 뇌 휴식이 한국의 미래를 좌우한다면 과언일까?
녹차의 효능 – 슈퍼푸드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대 건강식품 중 하나인 녹차. 그 녹차를 마시면 혀에 닿는 쌉싸름하게 떫은 맛이 난다. 카테킨(Catechin)이라는 탄닌 성분 때문이다. 암 세포를 막고 혈관을 맑게 하는 역할을 한다. 충치를 예방하고 갈증을 해소하며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달리 세계 10대 건강식품에 이름을 올린 게 아니다.
녹차에 카페인이 들어있다는데? 적정량의 카페인은 몸의 피로를 풀고, 정신을 맑게 하며 이뇨작용을 통해 노폐물을 제거한다. 하지만 과하게 섭취하면 심장 두근거림, 불면증, 면역계 파괴 등의 부작용이 난다. 때문에 1일 섭취 기준치 400mg을 정해놓고 있다. 26잔의 녹차 분량이다. 그러니 녹차 몇 잔으로 카페인 부작용을 염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이외에도 자외선에 노출된 피부를 녹차 우린 차가운 물에 헹구거나 모기, 개미 같은 벌레에 물렸을 때에도 녹차 물을 발라주면 진정 효과가 있다. 마시는 차의 기능 외에 여러모로 쓸모가 있다.
녹차 차색은 녹색?
녹차라는 말은 발효시키지 않은 찻잎을 사용하여 만든 차라는 의미다. 우리나라에서는 솥에서 덖은 덖음차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차색이 연한 붉은 빛을 띤다. 증기로 찐 증제차일 때 연두색으로 우러나오고 일본의 차색은 대부분 연두색이다. 차는 5월 이후 7월, 8월에도 잎을 따지만 봄에 따는 녹차를 최고로 친다. 흔히 말하는 ‘작설차’는 어린 찻잎이 참새(雀)의 혀(細)와 같다는 데서 유래한 이름으로, 4월 20일∼5월 6일에 채취한 우전이나 세작을 말한다.
전국 3대 녹차밭
차나무는 비교적 따뜻하고 강우량이 많은 지역에서 잘 자란다. 이러한 기후조건을 가진 곳으로 국내에선 전남 보성과 강진, 제주도에 녹차밭이 대규모로 조성돼있다. 우리나라 녹차의 40% 정도를 생산하는 보성이 가장 크다.
보성은 대한다원 외에도 주변 산의 능선을 타고 차밭이 고랑지어 이어지는 모습이 매혹적이다. 이른 새벽에는 안개와 함께 선경을 연출한다.
강진다원은 월출산 아래에 자리한 호젓한 녹차밭이다. 월출산의 웅장한 기암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초의선사, 다산 정약용과 인연이 깊은 곳으로 가까이 호남 3대 민간정원인 백운동별서정원이 있다. 다산정약용 선생의 유배지인 다산초당과도 멀지 않다.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은 제주도 서광다원이다. 오설록티뮤지엄에서 녹차아이스크림을 맛보거나 야트막한 구릉 위에 펼쳐진 녹차밭을 거닐어보자. 6월 녹차의 싱그러움 속에 푹 파묻힐 수 있다.
전어는 바닷물고기로 전어 과에 속한다. 몸은 옆이 납작하여 청어와 비슷하게 생겼다. 이 고기는 가을철 별미로 매년 이맘때쯤이면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며 입맛을 당겨준다. ‘가을 전어 머리에는 깨가 서 말’,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갔던 며느리가 돌아온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 고소한 맛으로 잘 알려졌다.
전어에 대해 너무도 궁금하여, ‘임원경제지’(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의 저서)를 펼쳐보니 이런 내용이 적혀있다. ‘전어는 기름기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소금에 절여 서울에서 파는데, 양반이나 천민 모두 좋아해 돈을 생각하지 않고 산다고 해서 전어라고 부른다.‘
여기에 너무 웃기는 희한한 전어에 관한 내용이 있다. ‘며느리 친정 간 사이에 시부모가 문을 걸어 잠그고 먹는다.’ 전어는 그만큼 맛이 좋은 생선임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전어에는 우리 체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필수 아미노산이 8종류나 함유돼 있고, 영양가도 높다. 또 콜레스테롤과 체지방을 분해하고, 피부미용에 좋아 여자들이 선호하며, 타우린, 칼슘, 비타민, 미네랄이 많아 피로 해소에 좋은 식품에 속한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 ‘요리여왕 뚝딱이님’라고 소개한 바 있는 아내는 가을이면 전어를 사다 요리 솜씨를 자랑했다. 아내가 요리를 할 때면, 고소하게 풍기는 전어 냄새에 군침을 흘리며 기다리곤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요리여왕 뚝딱이님'은 어느새 전어 회를 썰어 초고추장과 막장을 쳐서 가져왔다. “상추쌈으로 아삭아삭~ 씹어 드세요”라고 말하며 빙그레 웃는다. 살아있는 전어를 잡자마자 회를 쳐야 맛이 있다고 요리여왕답게 솜씨 자랑을 한다. 그러더니 “전어구이는 크기가 한 뼘 되어야 맛이 있다” 하면서 나에게 한 입 건네준다.
찬바람이 불고 가을이 깊어질수록 전어는 맛이 차오른다고 한다. 아내에게 별명 하나를 잘 지어준 덕분에 놓칠 수 없는 가을 별미 전어 한 상으로 호강했다.
숙주나물은 녹두의 싹을 틔워서 만든 채소다. 한국 요리에는 빠짐없이 등장한다. 만두, 베트남 쌀국수, 일본식 요리 주점 등에서도 빠지지 않는 식재료이다.
숙주나물의 유래가 재미있다. 숙주나물이라는 명칭은 신숙주라는 조선 시대 신하의 이름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다. 신숙주는 세조 때 단종에게 충성을 맹세한 여섯 신하를 고변했다. 그 때문에 성삼문 등 여섯 신하가 희생되어 사육신으로 불린다. 이 일로 백성들이 신숙주를 미워하여 만두소를 만들 때 숙주나물을 짓이겨 넣으면서 숙주나물이라고 지었다는 설이 있다.
스페인 중소도시 발렌시아에 몇 번 출장 간 일이 있다. 그리 큰 도시가 아닌데 골목을 누비다 보니 뜻밖에도 한국식당이 하나 있었다. 들어가 보니 주인이 한국 사람이었다. 다른 손님도 없으니 저녁 식사를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받았다. 이 양반이 이 동네에 처음 왔을 때 이상하게도 동네에 숙주나물이 없더라는 것이었다. 숙주나물은 기본적으로 중국요리에도 들어가고 일본 요리에도 들어간다. 일본, 중국 요리가 아니어도 채소를 좋아하는 스페인 사람들이 거부감을 가질 이유가 없는데 숙주나물의 존재조차 모르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숙주나물을 재배하여 백화점에 들고 갔다. 틀림없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있을 테니 팔아보자고 했다. 주변 중국 식당에 연락해서 숙주나물이 백화점에 있다고 하자 중국 식당들이 몰려왔다. 그 덕분에 큰돈을 벌었다.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시절 숙주나물이 매일 반찬으로 나왔다. 한국과 거리도 멀고 해서 다른 나물은 공급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콩나물은 이상하게도 기후가 안 맞는지 기르는 과정에서 썩어 계속 실패한다고 했다. 그렇게 숙주나물이 매일 나오니 질릴 정도였다. 다른 회사 현장도 마찬가지여서 근로자들이 남자들만 있으니 성욕을 감퇴시키려고 일부러 숙주나물을 매일 먹인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실제로 고사리와 숙주나물은 성욕을 억제해 불공드리는 스님들 상에 자주 오른다는 얘기는 있었다. 사우디 건설현장에서는 돼지고기를 살 수가 없으니 매일 닭고기와 숙주나물이 단골 메뉴로 올라왔다. 같은 메뉴를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사람만이 오래 현장 근무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숙주나물의 효능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기본적으로 채소이니 식이섬유가 많아 장 건강에 좋다. 연동운동을 활발하게 해줘서 소화에도 좋고 변비도 예방해준다. 콩나물보다 열량은 떨어지는 편이나 비타민A는 콩나물보다 훨씬 많다. 그러므로 당연히 다이어트에도 좋다. 비타민 A가 많으니 눈 건강에도 좋다. 스마트 폰이나 컴퓨터, 게임 등으로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시력이 떨어지는 요즘 시대 사람들에게 잘 맞는 음식이다. 숙주나물은 인과 칼슘이 풍부해서 치아와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고 관절염 예방에도 좋으니 자라나는 아이들이나 노인들에게도 좋다. 활성산소를 제거해주는 성분이 있어서 세포를 활력 있게 유지해줘서 피부 미용에도 좋다고 한다. 숙주나물에도 콩나물처럼 아스파라긴산이 많이 들어있어 숙취 해소에도 좋다. 그러니 모든 나이에 도움이 되는 채소이다.
주꾸미엿장조림
쫄깃쫄깃하고 야들야들한 주꾸미는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재료다. 여기에 물엿과 간장으로 요리하면 달콤 짭조름한 밑반찬이 완성된다. 그야말로 밥도둑이 따로 없다. 비록 손바닥만 한 주꾸미이지만 타우린이 풍부해 피로 해소에 좋다.
재료
주꾸미 10마리, 마늘 10쪽, 청·홍고추 각 1개, 간장 3T(1T: 20㎖, 큰 숟가락 1스푼 정도 분량), 물엿 3T, 청주 2T
만드는 법
1 깨끗이 씻은 주꾸미를 끓는 물에 살짝(약 5초) 데친다.
2 냄비에 간장, 물엿, 청주를 섞어 중불로 끓인다.
3 소스가 바글바글 끓어오르면 마늘과 고추를 넣어 다시 한 번 끓인다.
4 마지막으로 주꾸미를 넣고 섞으며 졸인다.
5 완성된 주꾸미엿장조림을 보기 좋게 그릇에 옮겨 담는다.
근대쌈밥
쌈밥은 만드는 방법도 어렵지 않을 뿐더러 채소를 함께 섭취할 수 있어 건강에도 좋다. 특히 근대의 무기질산염이라는 성분은 혈압을 낮춰주고 몸의 혈액순환을 도와주기 때문에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이번 레시피에서는 낙지젓을 사용했지만 개인 입맛에 맞게 된장이나 고추장 등을 넣어도 좋다.
재료
근대 잎 12장, 밥 2공기, 낙지젓 2T, 참기름 1T, 깨소금 1T, 홍고추 1개 , 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소금을 넣고 끓인 물에 근대를 살짝 데친 뒤 찬물에 담근다. 질긴 섬유질 부분(줄기)은 벗겨낸다.
2 밥에 참기름, 깨소금을 넣고 잘 섞는다. 쌈에 들어갈 낙지젓도 잘게 썰어 준비한다.
3 밥을 먹기 좋은 크기로 뭉친 뒤 낙지젓을 올린다.
4 근대 잎으로 밥알이 흩어지지 않도록 돌돌 말아준다.
5 완성된 근대쌈밥 위에 홍고추를 올려 마무리한다.
#레시피 #주꾸미엿장조림 #근대쌈밥
전복죽
오독오독한 식감과 동시에 입안에서 퍼지는 바다 향. 전복만으로도 충분한 음식이 되지만 흰쌀과 함께라면 한 끼 식사로도 좋은 전복죽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전복 내장을 넣어 끓인 전복죽은 전복의 향을 진하게 품고 있는 데다 영양도 풍부하다. 전복을 고를 땐 손으로 만졌을 때 물렁물렁하지 않고 단단한 것이 좋다.
재료
전복 3~4마리(500g), 쌀 200g, 참기름 2T(1T: 20㎖, 큰 숟가락 1스푼 정도 분량), 다시마 물 5C~7C(1C: 200㎖, 종이컵 1컵 정도 분량)
만드는 법
1 쌀은 씻은 뒤 30분간 불린다.
2 불리는 동안 전복을 손질해 믹서기에 넣어 갈아준다.
3 잘 갈아놓은 전복에 불린 쌀, 참기름을 넣고 중불에서 약 7분 볶아준다.
4 다시마 물을 넣고 약불에서 약 2시간 끓여준다.
5 그릇에 옮겨 담고 입맛에 따라 소금, 깨, 구운 김 등을 첨가한다.
쑥갠떡
쑥떡, 쑥국, 쑥즙, 쑥환 심지어는 쑥샴푸까지, 향긋한 쑥은 식용을 넘어 약용, 미용까지 폭넓게 활용된다. 그 이유는 쑥의 효능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쑥은 비타민, 미네랄 등이 풍부해 피로 해소와 체력 개선에 좋고, 몸을 따뜻하게 해 각종 부인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쫄깃쫄깃한 식감은 물론 봄의 향기까지 느낄 수 있는 쑥갠떡을 만들어보자.
재료
멥쌀 2C, 쑥 120g, 물 3T, 소금 ½t (1t: 5㎖, 작은 숟가락 1스푼 정도 분량)
만드는 법
1 쑥은 줄기만 잘라 다듬은 후 흐르는 물에 잘 헹궈준다.
2 끓는 물에 살짝(2~3초) 데친 후 물기를 꽉 짜내고 믹서기에 넣어 갈아준다.
3 멥쌀가루에 잘 갈린 쑥과 물을 넣어 반죽한다. 간은 소금으로 맞춘다.
4 반죽을 오래도록 치댈수록 쫄깃한 떡이 된다.
5 반죽을 동글납작하게 빚은 뒤 김이 오른 찜통에 넣어 뚜껑을 닫고 20분간 쪄준다.
#레시피 #전복죽 #쑥갠떡]
| 전복죽 |
오독오독한 식감과 동시에 입안에서 퍼지는 바다 향. 전복만으로도 충분한 음식이 되지만 흰쌀과 함께라면 한 끼 식사로도 좋은 전복죽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전복 내장을 넣어 끓인 전복죽은 전복의 향을 진하게 품고 있는 데다 영양도 풍부하다. 전복을 고를 땐 손으로 만졌을 때 물렁물렁하지 않고 단단한 것이 좋다.
재료
전복 3~4마리(500g), 쌀 200g, 참기름 2T(1T: 20㎖, 큰 숟가락 1스푼 정도 분량), 다시마 물 5C~7C(1C: 200㎖, 종이컵 1컵 정도 분량)
만드는 법
1 쌀은 씻은 뒤 30분간 불린다.
2 불리는 동안 전복을 손질해 믹서기에 넣어 갈아준다.
3 잘 갈아놓은 전복에 불린 쌀, 참기름을 넣고 중불에서 약 7분 볶아준다.
4 다시마 물을 넣고 약불에서 약 2시간 끓여준다.
5 그릇에 옮겨 담고 입맛에 따라 소금, 깨, 구운 김 등을 첨가한다.
| 쑥갠떡 |
쑥떡, 쑥국, 쑥즙, 쑥환 심지어는 쑥샴푸까지, 향긋한 쑥은 식용을 넘어 약용, 미용까지 폭넓게 활용된다. 그 이유는 쑥의 효능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쑥은 비타민, 미네랄 등이 풍부해 피로 해소와 체력 개선에 좋고, 몸을 따뜻하게 해 각종 부인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쫄깃쫄깃한 식감은 물론 봄의 향기까지 느낄 수 있는 쑥갠떡을 만들어보자.
재료
멥쌀 2C, 쑥 120g, 물 3T, 소금 ½t (1t: 5㎖, 작은 숟가락 1스푼 정도 분량)
만드는 법
1 쑥은 줄기만 잘라 다듬은 후 흐르는 물에 잘 헹궈준다.
2 끓는 물에 살짝(2~3초) 데친 후 물기를 꽉 짜내고 믹서기에 넣어 갈아준다.
3 멥쌀가루에 잘 갈린 쑥과 물을 넣어 반죽한다. 간은 소금으로 맞춘다.
4 반죽을 오래도록 치댈수록 쫄깃한 떡이 된다.
5 반죽을 동글납작하게 빚은 뒤 김이 오른 찜통에 넣어 뚜껑을 닫고 20분간 쪄준다.
늙음의 기준은 정신적인 면과 육체적인 면으로 나눠볼 수도 있고 이를 적절히 혼합해서 기준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주관적이어서 저울 위에 사람을 올려놓고 무게 달듯 늙음을 평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같은 나이인데도 동안(童顔)이라 불릴 정도로 어려 보이는 사람도 분명 있다. 그러나 동안 유전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이 반드시 장수(長壽)하지는 않는다. 빨리 늙는 나쁜 습관을 주위 사람들과 필자를 비교해 따져보니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흡연과 음주
흡연은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일산화탄소를 발생시켜 헤모글로빈의 산소 운반을 방해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아는 상식이다.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장소도 점점 줄어들고 흡연자에게서 나는 담배 냄새 때문에 가까이 가기를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분위기를 아는 흡연자의 마음 위축은 상당하다. 음주한 다음 날에는 얼굴이 푸석푸석한 느낌이다. 술에 취하면 말이나 행동에 실수가 뒤따른다. 이럴 때는 관계에서 당당함을 잃는다. 확실히 술과 담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얼굴에 주름살이 깊고 크다. 윤기도 덜하다. 술과 담배는 몸속의 장기에도 영향을 주어 각종 암이나 질병을 일으켜 빨리 늙게 만든다. 술은 영양가 없이 열량만 높은 음식이다.
과식과 지나친 운동, 그리고 노동
먹은 것을 소화시키는 데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몸속 장기가 혹사를 하는 것이다. 과식은 혈액을 오염시키고 필연적으로 비만을 불러온다, 비만은 염증세포를 양산해 신체 이곳저곳에 염증을 일으킨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의 증가를 불러오고 대사증후군도 일으킨다. 특히 시니어의 비만은 행동을 굼뜨게 하고 관절을 약화시킨다. 몸이 무거워 움직이지 않으려 하고 결과적으로 운동 부족으로 이어져 이런저런 신체 고장의 원인이 된다. 비만한 사람은 양질의 수면이 어려워 잠을 자도 피로 해소가 더디다. 마라톤처럼 과격한 운동도 사람을 빨리 늙게 한다. 지나친 육체적 노동 또한 노화를 촉진한다.
피부보호제를 바르지 않는 생활 습관
같은 나이라도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이 더 늙어 보인다. 공기 맑은 시골에 사는데 왜 나이가 들어 보이는가. 그것은 시골 농부들이 야외에서 일하면서 햇볕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자외선 차단제나 피부보습제를 바르지 않는 것도 주름을 만드는 데 일등 공신 역할을 한다.
하고 싶은 말이 매우 많은 사람처럼 보였다. 교과서에서도 풍문으로도 들어본 적 없는 민족의 뿌리와 신화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남자. 탁성에 파장 깊은 목소리는 빠르게 내달렸지만, 여성 방청객이 많았던어느 날의 분위기와 맞지 않았다. 투박하고 투쟁적이었다고나 할까? 속 시원하게 이야기를 끝마치지 못한 남자에게 다가가 시간을 드릴 테니 못다 한 뒷얘기를 해달라고 청했다. 시대의 풍파를 억척스럽게 이겨낸 예술가이자 오랜미래신화미술관장 김봉준(金鳳駿·63)은 한 일도 또 할 일도 많다.
트라우마의 근원을 찾아 헤매다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서울에서 자가용으로 두 시간 정도 거리. 찻길을 지나 숲길, 논길, 밭길을 거쳐 다다르면 옛 기억을 찾아 떠나는 곳, 오랜미래신화미술관(이하 신화미술관)이 있다. 김봉준 관장이 이곳에 터를 잡은 지도 24년째다. 서울 토박이 김봉준 관장은 도시 삶의 피로감을 피해 시골로 탈출을 감행(?)했다고 말을 꺼낸다.
“나는 자유롭게 살아왔어요. 직장생활도 해본 적이 없고요. 이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 질서에도 익숙하지 않습니다. 불편하고요. 생존하려고 적응하지만, 본질은 그게 아니죠. 그러니 20년 넘게 여기서 살아온 것입니다.”
강원도 산골까지 왜 왔는지에 대해 스스로 자문하다가도 ‘천생 팔자이고 운명’이라는 답에 이른다. 그리고 세월의 흔적과 아픔 또한 신화미술관에 담으며 살아왔다.
“나를 치유하고 거듭나지 않았으면 온전하게 살지 못했을 겁니다. 망가졌겠죠. 죽었거나 정신병자가 됐거나. 신화미술관 건물도 제가 지었어요. 꿈을 이뤄보겠다는 생각에 돈 한 푼 없이 맨땅에서 시작했습니다.”
신화미술관은 김봉준 관장의 안식처이자 낙원이다. 어릴 때부터 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에 시달렸기 때문. 이 상처를 끊어내기 위한 여정의 결과가 신화미술관에 깃들어 있는 셈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많이 맞고 자랐어요. 그게 트라우마가 됐죠. 한국전쟁 직후 세대인데 전쟁으로 인한 폭력 문화가 그대로 계승된 사회였습니다. 군인 출신 아버지에 군대를 경험한 선생이 있는 학교. 체벌이 너무 쉽고 당연한 사회였죠.”
김봉준 관장은 어린 시절 누군가에게 2차 폭력을 가하는 야만적 해소 대신 트라우마를 풀 수 있는 예술을 택했다.
“‘예술가가 되고 싶다’라기보다는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고픈 생각이 더 컸죠. 딴 전공은 생각해본 적 없이 홍대 미대에 진학했습니다.”
하지만 입대한 군대에서도, 심지어 민주화 운동을 할 때도 폭력은 계속됐다.
“같이 운동하는 선배한테도 그런 일을 당했어요. 예술을 하는 입장이니 마음도 여리고 폭력을 당한 이후에 그것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하는 것으로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러다 눈뜬 것이 바로 탈춤이었다. 역동적인 예술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학교에 동아리를 만들었다.
‘굿’은 풍물 자체이자 문화의 뿌리다
“제가 그때 풍물에 미쳤어요. 홍대 탈춤반을 데리고 1970년대에 우리 가락이 있던 곳을 찾아서 답사를 다녔어요. 전라북도 남원, 진안, 임실이 풍물로 가장 유명해서 찾아갔습니다. 남원 산골에 갔더니 할아버지가 ‘농악’이란 말을 못 알아듣더라고요. 열심히 설명을 해드렸더니 그제야 ‘굿, 우리 굿이 셌지’라고 하셨어요.”
농악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우리 가락을 깎아내려서 부른 말이었다. ‘굿’의 의미에는 무당의 굿만 있는 게 아니었다.
“풍물, 마을 전체를 합쳐서 하는 큰 행사를 대동굿, 별신굿이라 불렀어요. ‘굿 구경 가자’ 하는 것이 예술굿이었고, ‘두레굿하자, 풍장굿하자’ 하는 것은 노동굿이었죠. 노동의 조직만이 아니라. 이 마을의 난리굿이 셌어. 의병굿이 셌어. 이런 말도 해요.”
당시 일제는 조선민속연구를 통해 조선 사람의 조직적인 힘의 원천이 굿에 있다고 보고 이를 없애고자 했다. 현재 우리가 말하는 의병운동도 당시 사람들은 ‘의병굿’으로 불렀으니 굿이라는 말이 지금보다 더 다양한 의미로 사용된 것이 분명하다.
“민중의 언어는 한자말이 아니잖아요. 그 말을 써왔고 굿이 다 그 말을 포괄했다고요. 동학굿을 난리굿이라고 불렀어요. 동학 때 그냥 갔을 거 같아요? 풍물굿이 같이 갔습니다. 그리고 신앙으로서의 굿이 있단 말이야. 그 공동체에서 내려오던 자기 신앙. 옛날부터 뿌리 신앙 굿이었던 거죠.”
탈춤에 미쳐 있던 시기 자연스럽게 탈에 표현된 그림을 그리기 위해 불화(佛化)를 배우게 됐다.
“옛날 탈을 만들려고 보니까 대학에서 배운 그림 기법으로 안 되는 거야. 가만 보니까 단청 그림하고 비슷해. 양식이 내가 배운 수채화나 유화로는 표현할 수 없겠더라고.”
고민하다 보니 탈에 표현된 느낌이 단청하고 같은 양식이었다. 고대부터 내려오는 그림을 배워야겠다 싶어서 인간문화재인 봉원사의 만봉 스님을 찾아갔다.
“대처승이던 만봉 스님이 단청 장인이었어요. 어떤 절이든 상관없이 주문이 오면 후불탱화를 그려주는 분이셨어요. 인간문화재로 등록된 사람은 배우겠다는 사람을 가르칠 의무가 있어서 한 달에 얼마씩 지원금이 나왔고 저는 무료로 불화를 배웠습니다.”
만봉 스님에게 배운 불화는 고대부터 내려온 화법이었다. 대학교의 동양학과에서도 가르치지 않는 고유의 것. 그렇게 대학 생활 3년 동안 힘을 기울여 배운 불화는 김봉준의 그림과 조각, 글씨에 그대로 배어 여전히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유학을 포기하고 신화미술관 문을 열다
서울에서 태어나 줄곧 도시 생활을 했던 김봉준 관장은 탈춤을 계기로 접하게 된 마을 문화와 지역 신앙, 정신에 매료되기에 이른다.
“마을 문화를 공부해야겠다 싶어서 외국 유학을 포기했습니다. 친구들 대개 뉴욕이나 파리로 유학을 가는 거야. 미대 조소(彫塑)학이다 보니 서양을 유학의 성지라고 생각하잖아. 그런데 나는 거꾸로 이리로 온 것이죠. 더 공부해야겠다. 그래서 마을 문화부터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가지 지역 문화 축제를 열고 관여하다 2007년에 문화관광부가 지원하는 지역 문화 만들기 프로젝트에 선정돼 받은 돈으로 신화미술관을 개관했습니다. 2008년 10월에요.”
의문이 생겼다. 지금까지 탈춤으로 시작해 굿에 관한 이야기를 해왔는데 왜 탈춤이 아닌 신화를 선택했는가 하는 점이다.
“신화에는 모든 것이 다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굉장히 보편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이죠. 굿을 뿌리로 한 신화 구조이죠. 신화에는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문화가 있고, 일종의 기도, 음악, 춤, 미술, 모든 것이 있습니다.”
신화미술관 안에는 김봉준 관장이 직접 제작한 다양한 형태의 조각상들이 자리하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여신상을 모아놓은 구역이 있고, 건국신화를 비롯해 창세, 토템(동물상), 저승, 도깨비, 마을의 신화를 모아놓은 것이 각각 있다.
“현대 사회는 마을을 무시하지만 아주 중요한 단위입니다. 가족, 마을 문화가 무너진 광장 문화는 의미가 없습니다. 뿌리가 없는데 시민사회 공동체가 이뤄지겠어요? 사람도 세포가 있어야 형성되는데 마을 문화도 일종의 세포입니다.”
암 환자의 의지, 씩씩한 조각상으로
초야에 묻혀 사는 것처럼 보여도 김봉준 관장은 지극히 사회 참여적인 인물이다. 광화문에서 열렸던 촛불 집회에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했을 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 현장에도 찾아가 유족들을 위로하는 조각상과 판화 등을 제작하기도 했다. 오랜미래신화미술관장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화가로, 탈춤에 빠져 있었던 연출가로, 시민운동가로 살고 있다. 그저 마음이 가고 발길이 닿는 곳에서 어떤 형태로든 행동하고 반응하는 전천후 예술가의 삶이 김봉준 관장의 하루하루에 녹아 있다. 그러다 보니 몸에 병이 든 줄도 모르고 시간을 보내고 말았다.
“부천에서 시민운동을 하다 이곳으로 왔는데 임파선암 3기 말이었어요. 자가진단을 한 것이 잘못이었어요. 위쪽인 줄 알고 위 내시경만 했거든요. 다행히 전이가 안 된 상태였어요. 암 치료받은 지 17년 됐고 아주 씩씩하고 용감하게 살고 있습니다.”
미술관 건물은 아프고 난 다음에 지었다고 했다. 암과 한바탕 결투를 벌인 이후 만든 조각상이라 씩씩하고 힘찬 느낌이라고.
“암에 이기지 못하면 지는 거잖아요. 절망의 시기를 겪고 죽음의 절벽과 언덕을 넘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블랙리스트 인생이 지금의 나를 만들다
“나는 3번의 블랙리스트를 겪은 거 같아.”
1980년대에는 5·18 포고령 수배자였다. 1년 후 다행히 포고령이 풀려 개과천선하고 살 수 있나 싶었는데 1990년 윤석양 이병이 들고 나온 보안사 민간인 사찰 문건에도 김봉준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지난 정부 9년 동안 그는 예술가 지원 정부 사업에서 제외됐다. 인터뷰 초반 ‘자유롭게 살아왔다’는 말은 알고 보니 당시를 추억하는 씁쓸한 넋두리였다.
“근데 말이지 문화 창조는 비주류에서 나온다고. 지금은 주류에 임박했는데(웃음).”
과거 그는 사회 구성원으로 살 수 없었다. 탈춤을 찾아 방황하고 탈 그림을 그리기 위해 배움의 길을 닦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나 같은 사람은 대학 졸업을 해도 이미 사회에서 계속 찍혀왔기 때문에 좋은 직장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었어요.”
신화미술관 한편에는 그림이 빼곡히 걸려 있다. 동양적 색채가 강한 그림과 광장을 표현한 판화 등 다양하다. 지금의 정권이 아니었다면 걸어놓지도 못했을 거라고 웃어 보인다.
“그런데 촛불 집회 때문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예전에는 꼭꼭 숨겨두기도 했습니다. 판화도 다양하게 많은데 원하는 사람들에게만 팔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저에게 컬렉터들이 붙고 있어요. 그런 사람들 눈치도 빠른 거 같아요. 춥고 배고플 때 좀 사주지(웃음).”
생업 작가로서의 삶은 계속된다
정말 본의 아니게 전업 작가로 살아온 60여 년의 세월이다. 홍대 미대 출신, 깔끔하고 단정하게 뉴욕의 화랑에서 멋들어진 전시회 여러 차례쯤은 열었을지도 모를 사람. 그러나 많은 시간을 숨어 살았고 민족의 뿌리 문화를 찾아 헤맸으며 지금은 신화와 숨 쉬는 인생을 살고 있다.
“나 그래도 판화도 팔고, 디자인 주문 들어오면 글씨도 써요. 70년대부터 스님으로부터 고법으로 붓을 쓰는 법을 잘 배웠잖아(웃음).”
예술가로서 마음속으로 꿈꾸는 좋은 미래가 어떤 모습인지 물었다.
“과정에서 좋은 미래로 가는 길을 차근차근 한 발 한 발 가는 거겠죠. 내 세대의 징검다리에서 다음 세대의 징검다리로 조금씩 사회를 변화시켜나가야겠죠. 내가 가는 길이 희망이라고 생각해요. 나 또한 예술을 배반하지 않고 지금까지 온 것이 뿌듯합니다. 당당합니다.”
장마가 지나가고 더욱 더 더워진 무더운 여름, 더위를 식힐 피서의 시즌이 다가왔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두고 갈 반려동물이 걱정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이번 여름은 반려동물과 함께 떠나는 것은 어떨까? 반려동물 출입이 가능한 ‘멍비치’, 그리고 반려동물과 같이 가볼 만 한 여행지를 추천한다.
반려견과 시원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멍비치!
반려견과 함께하는 바다 여행과 물놀이는 반려인이라면 한번쯤 생각해 봤을 것이다. 사실 반려견과 같이 갈 수 있는 해변이 많지 않을뿐더러 다른 이용객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 이런 견주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해수욕장이 바로 강원도 양양 남애해변에 있는 ‘멍비치’다. 이곳은 국내에서 유일한 반려견 전용 해수욕장으로 일반 관광객과 분리돼 있다. 해변에 반려견을 마음껏 풀어놓을 수도 있고, 함께 해변에서 해수욕도 즐길 수 있다. 멍비치에는 100m의 길이로 안전펜스가 둘려 있고, 1m 20cm 깊이의 바다까지만 들어갈 수 있도록 울타리가 쳐져 있어 안전하다. 또한 해수욕장 입구에는 강아지 전용 놀이터와 샤워장까지 마련되어있다.
이용수칙과 주의해야 할 점
멍비치는 한 사람이 반려견 두 마리를 데리고 입장할 수 있다. 입장료는 인당 3천 원, 강아지는 kg에 따라 5천 원 이상 낸다. 맹견류(입마개를 해야 하는 종류)는 입장이 불가하고 반려견이 없는 일반인도 들어갈 수 없다. 깨끗한 해변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강아지의 배설물을 치울 수 있는 비닐봉지가 파라솔마다 준비되어있다. 배설물을 수거해 오면 간식이나 사료 같은 선물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루에 2번씩 모래사장 소독을 하고 매일 해양경찰 점검도 받고 있단다. 이 외에 애견 에티켓과 공지사항을 잘 참조하여 즐긴다면 우리 강아지들과 함께 시원하고 즐거운 바다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주소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광진리 78-20 광진해변
개장 기간 2017년 7월 8일 ~ 8월 20일
강원도 평창 봉평 허브나라 농원
푸르른 녹음이 우거진 강원도 태기산 자락에 허브나라 농원이 있다. 1993년 문을 연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 허브 테마 관광농원으로 평창의 대표 명소 중 하나다. 이곳은 반려견과 함께 입장할 할 수 있어 애견인들 사이에서는 꼭 가봐야 할 여행지로 손꼽힌다. 태기산의 흥정계곡을 따라 조성된 허브나라는 1만여 평 규모의 정원으로 7가지 주제로 꾸며져 있다.
이용수칙과 주의해야 할 점
허브나라 농원의 입장료는 인당 7,000원이며, 반려견 입장료는 없다. 허브나라 농원 안에서는 반려견에게 목줄을 반드시 착용시켜 주변 관람객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실내 관람 시에는 반려견을 안고 입장하며 배변 봉투를 지참하여 배설물을 즉시 수거해야 한다. 대형견은 출입할 수 없다.
주소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흥정계곡길 225 (흥정리 302-7)
덕평 자연 휴게소 ‘달려라 코코’
강아지와 장거리 이동이 걱정되시거나,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여행지를 원할 때 애견 테마파크 ‘달려라 코코’를 추천한다.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체험장소로 애견 테마파크가 떠오르고 있다. 그 중 덕평 자연 휴게소 내에 위치한 ‘달려라 코코’는 반려견을 기르거나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한 명소 중의 명소다. 덕평 자연휴게소는 국내 최대 규모의 복합 테마파크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주말이나 연휴가 되면 운전 중 휴식의 목적이 아닌, 이곳 휴게소의 테마파크를 목적으로 방문하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 중 ‘달려라 코코’는 도심 속에서 산책할 공간이 부족한 반려견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어서 반려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친환경 애견 놀이터 ‘달려라 코코’는 1,200평의 천연 잔디 시설로 전력 질주 코스, 물고 당기기, 터널, 망루 등과 같은 시설을 마음껏 뛰놀며 도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소형견을 위한 인조잔디 공간과 반려견카페가어 다른 애견친구를 만나 사회성을 기를 수도 있다.
이용수칙과 주의해야 할 점
친환경 애견 놀이터와 애견카페를 이용할 수 있는 입장권은 10,000원이다. 반려견을 동반할 시 5,000원이 추가된다. 강아지가 많이 모이는 장소이기 때문에 위생 관리도 철저히 한다. 퇴장 시 소독용 물티슈와 세면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달려라 코코’는 예방접종이 완료된 3개월 이상의 건강한 반려견만 입장이 가능하다. 반려견의 건강과 쾌적한 환경을 위해 음식물 반입은 금지하며 일부 공격성이 강한 강아지나 타인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품종은 입장이 제한된다.
주소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덕이로 154번길 287-76 덕평 자연휴게소 내
제주도 애견 동반 가능 관광지
요즘 반려견과 함께 제주도를 여행하는 관광객이 많다. 국내 항공사에도 반려견이 탑승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되어 있고 제주도 내 애견 펜션과 애견 출입 가능 식당도 증가했다. 사전에 준비를 철저하게 하면 어렵지 않게 반려견과 함께 여행할 수 있다. 반려견이 입장 할 수 있는 제주도의 관광지는 어떤 곳들이 있을까?
● 섭지코지
드넓은 초원과 광활한 바다를 함께 볼 수 있는 제주도의 대표 관광지다. 영화 , , 드라마 의 로케현장이기도 하다. 이 근처 성산일출봉은 반려견 출입을 제한하고 있지만 섭지코지는 가능해 반려견을 동반한 관광객을 종종 볼 수 있다. 섭지코지 입장은 무료이고 이곳 역시 배변 봉투와 목줄은 필수다.
주소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 제주 카멜리아힐
제주 카멜리아힐은 사계절 내내 다양한 풍경이 펼쳐지는 동백 수목원이다. 80개국의 동백나무 500여 종에 6,000여 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꽃과 식물들로 예쁜 풍경을 이루어 계절마다 보는 즐거움이 다르다. 동백과 벚꽃, 튤립, 야생화가 계절마다 자태를 뽐내는 이곳의 여름은 동그랗고 풍성한 수국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은 반려견의 출입이 가능한 곳으로 입장료는 성인 기준 8,000원, 청소년은 5,000원, 반려견은 따로 입장료를 내지 않는다.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병악로 166
● 한림공원
입구에서부터 야자수가 늘어져 이색적인 풍경을 자랑하는 한림공원은 반나절을 할애해도 될 만큼의 큰 공원으로 9가지 테마로 즐길 수 있다. 적정한 습도가 유지되며 넓은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걷기 좋다. 재암 민속마을에서 옛 제주의 초가집을 볼 수 있고, 사파리 조류원에서 먹이를 주는 등 체험도 가능하다. 용암동굴과 석회동굴이 공원 안에 각각 있고, 7월에서 9월은 연꽃축제 기간이다.
한림공원 역시 반려견 입장 가능한 제주도 관광지로, 성인은 11,000원이며 반려견은 따로 입장료가 없다. 또 한림공원 바로 앞으로는 에메랄드빛의 금능으뜸원해변이 있다. 한림공원에 반려견과 함께 입장할 때에는 목줄과 배변 봉투를 반드시 지참한다.
주소 제주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 300
반려동물과 이동 시 주의해야 할 점
과거와는 다르게 반려동물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비교적 자연스러워졌다. 비행기나 배를 이용해 멀리 여행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운송수단마다 준수해야 하는 사항이 각기 다른데 어떤 규칙이 있는지 간단하게 알아보았다.
⊙ 자동차 장시간 여행시 휴게소에 들려 휴식을 갖는 것이 좋다. 반려견 또한 장거리 탑승의 경우 멀미를 할 수도 있다. 여행 가기 전 동물 병원에 들려 멀미약을 미리 처방 받아 준비해놓아야 한다.
주의점 어떠한 이유라도 개를 차안에 혼자 있게 하면 안 된다. 바깥의 기후 변화를 예측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개를 스트레스, 저체온증, 열사병, 혹은 그보다 더 나쁜 상황이 발생 할 수 있다.
⊙ 비행기 항공사마다 약관에 의해 다르나 국적기의 경우 소형 반려동물의 기내 동반 탑승을 허용한다. 전용 이동장을 사용해야 하고 기내에서는 이동장에서 나오지 않도록 한다. 대형견의 경우 수화물 위탁을 해야 하며 소형견과 대형견 모두 kg에 따라 규정 요금을 지불한다.
⊙ 지하철 운영 약관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모든 지하철에서 반려동반 동반 탑승을 허용하고 있다. 이때 전용 이동장에 넣어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한다. 또한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는 반려동물의 동반 탑승을 허용하고 있다.
⊙ 버스 장애인 보조견 및 전용 이동장으로 이동하는 반려동물은 함께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운송 시 불쾌감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 탑승이 제한될 수 있다.
⊙ KTX 외 기차 전용 운송장 또는 가방을 이용해 반려동물이 보이지 않게 이동한다. 광견병 예방접종 등 예방접종을 마친 애완동물의 동반 탑승을 허용한다.
반려견 여행 다녀온 뒤 케어
해수욕을 했던 여행이라면 바닷물의 소금기로 인해 피부병이 날 수도 있으니 해수욕 후에 꼼꼼히 씻겨야 한다. 뙤약볕에 오랜 시간 있었다면 미지근한 물에 부드럽게 마사지 하듯이 씻겨주는 것이 좋다. 허브 농원 또는 수목원, 놀이터 다녀온 뒤라면 반려견의 몸에 벌레나 진드기가 붙어 있을 수도 있으니 부드럽게 빗질을 해준 뒤 목욕시킨다. 귀가 덥힌 품종의 경우 귀 쪽에도 벌레가 들어 갈 수 있으니 유심히 봐주는 것이 좋다. 여행에 신이 난 반려견의 몸에 상처가 있을 수도 있다. 여행 전에 반려견의 상처 연고를 처방받아 가져가는 것도 좋다. 반려견에게도 여행이 피로 할 수도 있으니 다녀온 뒤 반려견의 상태를 꼼꼼히 체크한 뒤 이상 징후가 있다면 동물 병원을 내원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