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누군가에게 말을 걸면서 자신을 알린다. 꽃은 향기로 자신을 알리고, 해는 찬란한 햇살과 노을로, 새는 새소리로 살아 있음을 표현한다.”
그렇습니다. 신현림 시인의 말대로 꽃은 향기로 자신을 알립니다. 특히 한여름 해발 1400m가 넘는 고산에 피는 백리향(百里香)은 향기로 자신을 알리는 것은 물론, 삼복더위에 ‘내로라’하는 꽃쟁이들에게 비지땀을 흘리고라도 자신을 알현(謁見)하라고 호령합니다.
낮 최고기온이 35도 안팎까지 오르며 폭염 경고가 발령되곤 하는 7월 하순, 전국의 꽃쟁이들은 백리향의 초대에 군소리 없이 카메라 가방을 둘러메고 경남 합천의 가야산을 오릅니다. 경북 성주의 백운동 탐방지원센터를 출발해 서성재와 칠불봉을 거쳐 정상인 해발 1430m의 상왕봉까지 4km의 산길을 오르고 또 오르면서 목표로 삼는 것은 오직 하나. 폭염 속에서 피어나는 백리향을 만나는 것입니다.
향기가 나는 식물을 이른바 ‘허브(herb)’라고 일컬으니, 백리향을 허브의 한 종으로 분류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해외에서 수입된 외래종 허브가 아닌, 토종 허브의 대표로 꼽아도 전혀 손색없는 백리향. 꽃은 물론 줄기, 잎 등 전초에서 진한 향기가 납니다. 인도에서는 ‘천국으로 가는 문을 연다’는 멋진 말로 허브 향의 강렬함을 표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한술 더 떠 그 향이 사방 백 리를 간다며 아예 백리향이란 이름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혹자는 그 향이 직접 백 리까지 번진다는 게 아니라 신발에 묻은 향이 백 리를 걸어도 가시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설명하지만, 어찌 됐든 분명한 건 ‘발 없는 말이 천 리를 가듯, 발 없는 향이 백 리를 간다’는 말이니 대단한 과장법이라 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참, 삼복더위 속 가야산 산행이 무척 덥고 힘들지 않냐고요? 천만의 말씀! 청량한 계곡물이 흐르면서 한여름의 열기를 날려주고, 또 무성한 이파리는 햇살을 가려주고, 오르내리는 산길은 너른 숲 그늘에 잠기고… 그야말로 여름의 고산은 산 전체가 시원한 냉장고 속과 같습니다.
게다가 이왕이면 일출까지 보자며 어둠을 헤치고 산을 오른다면, 사진을 담는 내내 저 멀리 첩첩 산봉우리 사이로 흰 구름이 넘나들며 장쾌한 풍광을 만들고 바로 앞 둔덕에선 백리향이 연분홍 꽃물결을 이루는 걸 보며, ‘아, 이런 게 바로 황홀경’이라며 탄성을 지르게 됩니다. 덧붙여 백리향에서 뿜어져 나오는 진한 향이 폐부를 찌를 듯 파고들면서 온몸은 무한한 행복감에 빠져듭니다.
Where is it?
전국적으로 30곳 이상의 자생지가 있으며 개체 수도 풍부하다지만 어디서나 백리향을 만날 수 있는 건 아니다. 남한 최고봉인 한라산을 비롯해 설악산과 지리산, 가야산, 운무산 등 높은 산 바위지대까지 올라야 한다. 야생화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가야산의 경우도 주봉인 상왕봉(1430m)과 최고봉인 칠불봉(1432m·사진) 등 고봉 주변에 주로 자생한다. 백리향보다 줄기가 더 굵으며, 옆으로 가지를 뻗는 섬백리향은 울릉도에서만 자라는데, 북면 나리동의 섬백리향 자생지는 제52호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6월 말에서 8월 초까지 분홍색 꽃을 피우는 백리향과 섬백리향 모두 뿌리와 줄기, 잎 등 전초를 말려 지초(地椒)라는 약재로 사용한다. 강장 효과가 크고 우울증과 피로 해소 등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긴 가뭄의 갈증(渴症)은 해소되지 않은 채 30도를 오르내리는 한낮의 열기는 때 이른 초여름으로 접어들었다. 때 이른 더위에 온종일 직장에서 시달리던 몸은 퇴근 후에는 파김치가 되어 가까스로 저녁 한 술 뜨고 TV앞에 앉지만 이내 밀려오는 피로에 눈꺼풀은 천근만근 견디지 못하고 스르르 감기곤 한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반복되는 생활패턴에 생체리듬은 자꾸만 다운되고, 먹고 바로 자는 버릇 때문에 내장지방은 쌓여만 가니 반갑지 않은 배만 불룩 나왔다. “이러면 안 되는데…” 머릿속에서만 맴돌 뿐, 한번 길들여진 육체는 생각대로 움직여 주지를 않는다. 오늘은 큰맘 먹고 집을 나선다. “기필코 운동을 시작해야지…” 집을 나서자 거센 바람이 몰아쳐 으스스 한기가 느껴지는 바람에 황급히 되돌아가 바람막이를 걸치고 나왔다. 어느덧 어둠이 내려앉은 하늘에는 달은커녕 별님조차 보이지를 않은 채 먹구름만 잔뜩 끼었다.
백운산 숲속으로 발길을 옮겼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어느새 어둠이 장막처럼 내려와 코앞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깜깜했다. ‘휘리릭~’ 다소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에 나뭇가지가 우수수~ 흔들리니 섬뜩한 느낌이 등골을 타고 내려간다.
‘저벅저벅, 달그락 달그락’ 고요한 적막을 깨고 필자의 발자국 소리만 유난히 크게 울려 퍼진다. 초입(初入)을 지나 한참을 올라가니 산비둘기 구구대는 소리에 이어 ‘소쩍소쩍’ 청아하게 울려 퍼지는 소쩍새 울음소리가 잃어버린 추억을 살려낸다. “아~ 얼마 만에 들어보는 소쩍새 울음소리이던가!” 정겨움이 샘솟는 한편 짙은 어둠속으로 진입하는 낮설음에 순간 무서움이 엄습한다. 더구나 올라가는 중간에 예비군 훈련장이 있었는데, 교육보조재료로 설치 해 둔 시설물들(모조집, 동굴, 돌무덤, 적군의 형상 등)이 어둠속에서 불쑥 불쑥 나타나니 자신도 모르게 심장이 쫄깃해졌다. 발걸음은 빨라지고 어느새 등줄기에서는 송골송골 땀이 배어나오기 시작할 무렵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온다. 백운산 중턱 어디쯤에 필자의 고향친구가 살고 있다. 이곳에서 태어난 친구는 필자와는 초등학교 동기동창인데, 졸업 후에 한동안 왕래를 하지 못했다. 필자가 전·후방 각지에서 많은 세월을 보내는 동안 친구는 고향의 터전을 지키면서 살았다. 드디어 희미한 불빛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친구의 집이 가까워졌음을 알 수가 있었다. 밤늦은 시간에 불쑥 찾아온 필자를 친구는 반색을 하며 맞아준다. 사실 산속에서 저녁 아홉시쯤이면 한밤중이나 다름없는 시간인데도 스스럼없이 반겨주는 친구가 고마웠다. 잠시 땀을 식히며 친구와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었다. 얘기꽃은 꼬리를 물고 이어졌지만 깊어가는 시간에 마냥 앉아 있을 수만은 없어 “다시 오마” 작별을 하니 거실 한 귀퉁이에 캐다 놓은 햇감자 한바가지를 봉지에 담는다. 많이는 필요하지 않다고 극구 사양하는 필자에게 가득 한 봉지를 담아 배낭에 넣어준다. 밭에 금세 나가 이것저것을 뜯어다 줄 기세인 친구를 뒤로 하고 황급히 하산(下山)하기 시작했다.
친구는 이 산속에서 닭이며 염소를 키우는데, 필자에게 주말쯤에 미리 전화를 하고 올라오면 토종닭 한 마리를 잡아놓겠다고 신신당부를 한다. 내려오는 내내 어린 시절 친구의 따뜻한 정이 마음속을 촉촉하게 적셔준다.
무기력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숲으로 들어간 필자에게 어둠속에서 들려오던 소쩍새 울음소리는 멀리 지나가버린 어린 시절을 떠올릴 수 있어 좋았다. 참으로 오랜만에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은 적막한 산길을 홀로 걸어보니 태고적 신비를 체감할 수 있어 또한 좋았다. 뭐니 뭐니 해도 가진 것 아낌없이도 주고 싶어 하는 친구의 따뜻한 정과 마음을 얻었으니 이 또한 큰 행운이 아니던가, 이제부터라도 가끔씩 어둠이 짙게 깔린 숲으로 들어가 보아야겠다.
오랫동안 교육 책임을 맡아오면서 후회스러운 일이 있다. 20대를 맞이하는 젊은이들에게 학교 성적이나 공부에 열중하는 것보다는, 너희들이 50세쯤 되었을 때 어떤 직업을 갖고 어떤 모습의 사회인이 되기를 바라느냐는 문제의식과 삶의 목표를 설정하도록 권고하고 이끌어주는 것이 더 소중한 과제였다는 사실이다. 그런 문제를 갖고 인생의 목표가 확실했던 학생들은 대부분 성공했고 보람 있는 장년기를 맞이했다. 그러지 못했던 젊은이들은 자기 길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방황하기도 하고 삶의 진로나 직업을 바꾸는 어려움과 세월의 낭비에서 오는 불행과 성공의 문을 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사회교육에 참여하면서는 후배들에게 꼭 권고해야 할 사항이 있었다. 당신이 80세를 앞둔 나이가 되었을 때는 부끄럽지 않고 보람을 느끼며 주변 사람들로부터 존경스러운 지도자의 모습을 갖고 살았다는 자부심을 갖출 수 있을까를 물어야 한다는 충고다. 구체적으로 지적한다면 확실한 인생관과 가치관을 갖고 50대부터 사회생활을 마감할 때까지 일과 더불어 정진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무런 인생의 목표도 세우지 못하고 사회생활을 위한 가치의식도 없이 장년기 30년을 다 보낸다면 그것은 인생의 상실이며 사회적으로는 무가치한 인생이 될 수도 있다. 내가 실패했다는 일로 그치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인생관과 가치관이 없이 살았기 때문에 지도자로서의 기대와 존경심까지도 배신당하는 과오를 범한다. 70 평생의 업적과 노고를 부끄럽고 창피스럽게 마무리하는 사람들이 언론에서도 자주 보도되는 때가 있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 아니다. 자신의 인생관과 가치관이 없는 사람은 언제나 그런 유혹과 실망스러운 평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두 가지를 갖출 수 있다면 나는 누구나 행복하고 보람 있는 인생의 탑을 쌓아올릴 수 있다고 믿는다. 내 인생의 탑을 다른 사람과 비교해볼 필요는 없다. 나는 내 인생에서 보람과 행복을 찾으면 된다. 나이 들면 나에게는 나의 인생의 길과 목표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느냐가 문제일 뿐이다. 다른 사람에게는 또 그 사람의 길이 있다. 왜 나와 같은 길을 걷지 않느냐고 묻는 것이 잘못인 것이다.
사회 속에 살면서 내가 나를 믿을 수 있는 나이가 60쯤이라고 본다. 그리고 75세쯤까지는 누구나 인간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75세쯤까지 성장한 자세와 위상을 언제까지 연장하는가 함이다. 내 주변의 친구들을 살펴보면 10년 정도는 연장된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그러니까 80대 후반기를 맞이할 때까지는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고 보람 있는 인생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간은 60에서 80대 후반기까지가 아닐까 하고 기대해본다. 기대가 가능으로 채워질 것으로 믿는다.
내 주변의 친구들도 그렇게 살았고 나 자신도 체험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생의 마라톤 경기를 위해서는 90을 목표선으로 삼고 누구나 열심히 달려도 좋다고 믿는다. 또 그것이 100세 시대를 맞는 우리들의 인생설계여서 타당하다고 본다.
가장 먼저 찾아드는 어려움은 건강이다. 많은 사람이 50대쯤부터 관리했다면 유지할 수 있었을 건강을 소홀히 여기거나 방치했다가 뒤늦게 발견하고는 후회하기도 한다. 또 평소부터 잘 조절했다면 충분히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장·노년기를 질병과 함께 보내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80이 넘으면 건강이 최고 제일이라고 해서 건강을 위한 건강이 인생의 전부인 듯이 살기도 한다. 그러나 일을 포기한 건강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유·소년 기간을 병약하게 자랐기 때문에 항상 열등의식과 조심스러움으로 살았다. 50이 되면서 건강의 자신을 갖기 시작했다. 그래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들을 찾아왔다. 산책과 수영이 건강을 위한 한 가지 방법이 되었고 그때그때의 정신적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 짤막한 휴식이나 오수시간을 갖는다. 나는 운동은 건강을 위해서, 건강은 일을 위해서라는 신념을 갖고 산다. 그래서 일을 사랑하는 사람은 일을 즐길 수 있고 일이 다시 내 건강을 이끌어준다고 믿는다.
건강 이외에도 문제가 있다. 가족을 비롯한 사랑하는 사람들의 고통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고 어떤 때는 손아래 가족들의 죽음에서 오는 어려움을 담당해야 한다. 그 고통과 불행은 경혐해본 사람이라야 안다. 그런데 80을 넘기면서는 누구나 비슷한 곤경에 빠질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자녀들의 사업이나 인생의 실패 때문에 그 짐을 분담하는 노년기를 보내기도 한다. 그렇게 사는 것이 인생이다.
그런 때는 오랜 세월과 많은 사람의 체험을 거울삼아 지혜로운 판단과 선택을 해야 한다. 체념할 것은 받아들이며 최선을 다했으면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너그러움이 필요하다. 운명에 따른다는 것은 나의 노력의 한계 이상의 사건들을 대하는 지혜다.
나는 90의 나이를 넘기면서 누구나 겪는 시련을 받아들였다. 아내가 먼저 갔기 때문에 혼자 남는 어려움도 겪었다. 평생을 함께 일해오던 존경하는 친구들도 다 떠나갔다. 나 혼자 남은 것 같은 고독이 그렇게 힘겨운 줄 몰랐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아직 일할 수 있는 건강이 남아 있고 정성스럽게 쌓아올렸던 학문과 인생의 교훈이 유지되어 있기 때문에 사회적인 작은 기여라도 할 수 있어 감사히 생각한다. 사람은 아직도 여러 사람이 나를 필요로 하고 있는 세월만큼 행복한 때가 없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엇인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모든 시련과 난관을 극복할 수가 있다. 그리고 그 봉사와 섬김의 열매가 일을 통해 사회와 겨레에까지 미칠 수 있다면 그것이 내가 간절히 기원해왔던 평생의 소원이기도 하다.
나는 최근에도 나와 함께 같은 일을 해왔던 두 친구의 생애를 잊지 못한다. 우리 셋은 60이 될 때까지는 공부하는 일과 학문적인 일에만 열중해왔다. 그러다가 60을 넘기면서부터는 언제나 사회와 겨레를 위한 대화와 걱정을 나누곤 했다. 그런데 사회와 겨레를 위한 관심과 걱정 때문이었을까? 셋이 다 90이 될 때까지 열심히 일했다. 사회가 요청해왔기 때문이다.
김태길 교수가 먼저 떠나면서, 우리 세 사람이 50년의 우정을 계속하면서도 셋을 위한 즐거운 시간도 못 가졌지만 이제는 갈 나이가 되었으니까 조용히 서로 마음으로 위해주다가 차례가 오면 가자고 말했다. 이제 다시 정을 쌓았다가 한 사람씩 가게 되면 남은 사람이 힘들지 않게 남은 몇 해를 보내자고 말했다. 찾아올 이별을 슬픔 없이 보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던 김 교수가 먼저 떠났다.
몇 해 지난 후에 안병욱 교수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용은 너무 간단했다. “김태길 선생을 보내고 힘들었는데 아무래도 김 선생이 혼자 남을 것 같아”라는 얘기였다 건강이 힘드냐고 물었더니, “왜 그런지 그렇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라면서 말을 끊었다.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었을 것이다. ‘나까지 가더라도 너무 힘들어하지 말라’는 당부다. ‘우리가 못다 한 일의 마무리를 위해 수고해주시겠기에 …’라는 말을 입 밖에 꺼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안 선생도 세상을 떠났다.
두 분이 다 행복하고 자랑스러운 인생을 살았다. 그 이상의 인생을 산 사람도 많지 않다. 나는 감사한 마음으로 두 분을 보내드릴 의무가 있다. 그런데 안 교수를 보내면서 슬프지는 않은데 계속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래도 행복한 눈물이었다.
>>김형석(金亨錫) 연세대 명예 교수
올해 97세인 김형석 교수는 평남 대동에서 태어나 일본 조치(上智)대학 철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철학과에서 30여년간 후학을 길렀고 지금은 저서활동과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30년 전부터 일주일에 두 번씩 수영을 하고 아침 식사로 계란, 사과를 먹는 게 건강 비결이다. 후배들과 신촌 카페에서 담소를 즐기는 따뜻하고 다감한 한국 철학계의 아버지이다.
이번 야수도 역시 미녀를 좋아했다.
모처럼 집에서 가까운 영화관을 찾았다. 영화를 좋아하는 큰딸로부터 가끔 받는 선물이다.
때로 머리가 복잡할 때 스트레스 해소로 즐기는 최고의 방법이다. 물론 후기가 찜찜할 때도 있지만 그런대로 시간은 흘러 골치가 덜 아프다. 더구나 역시 여유로운 시간과 함께 신바람 나는 것은 아주 큰 사이즈의 달달한 팝콘 한 통이 엉킨 기분을 싱숭생숭 마냥 즐겁게 만들어준다.
영화관 안에는 여기저기 남녀의 연인들, 어린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의 모습도 군데군데 많이 보인다. 휴일의 정겹고 따뜻한 한가로움이다. 입장하는 손에는 모두가 커다란 팝콘 통들을 애지중지 끼고 있다. 동화 속 애니메이션, 판타지 영화이기에 어린이들도 어른도 온 가족이 환상 속 나들이를 한 모 양이다.
그동안 각종 장르의 미녀와 야수가 있었다. 이번에는 디즈니사에서 만든 작품이라 왠지 기대가 되었다. 미국에 살 때도 가끔 한 번씩 가고 싶은 곳이 환상의 디즈니랜드였다.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 이른 아침부터 일찌감치 입장해 거의 끝날 시간이 되어서야 퇴장을 하곤 했다. 하루 종일 실컷 동화 같은 신비의 세상에서 신나게 즐기고 오면 그동안의 쌓인 피로가 한방에 사라지는 느낌이 들곤 했다.
화려한 비주얼 캐릭터로 장식된 시작과 함께 울려 퍼지는 음악소리는 역시나 웅장했다. 펼쳐지는 아름다운 배경도 어디론가 상상 속 나라로 관객들을 충분히 이끌어가 주었다. 멋지고 찬란하게 춤을 추며 화려하게 전개되는 뮤지컬 영화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시대적 배경이나 문화적 차이도 모두 뒤로 한 채, 관객은 환상 속 나래를 꿈꾸며 그저 자연스레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만다.
어마어마하게 멋진 궁궐, 춤과 노래, 화려한 캐릭터들의 동선 속에서 부를 상징하며 펼쳐지는 파티는 언제라도 보는 이로 하여금 대리만족을 하게 만들어준다. 늠름하게 생긴 백마 탄 왕자와 호화찬란한 드레스의 신데렐라를 꿈꾸는 많은 여인들의 신비로운 몸동작, 화려한 무대 위에 춤을 추는 장면들은 보기만 해도 흐뭇한 설렘이다. 쿵 짝짝 쿵 짝짝, 왈츠의 리듬이 웅장하고 높다란 성을 음악 속으로 뒤덮는다.
황홀하던 순간, 역시나 마녀의 저주 속에 왕자와 성안에 모든 시종들은 마법에 걸려들고 만다. 졸지에 흉측한 야수로 변해 버린 멋진 왕자는 엄청난 실의에 빠지게 되고, 다행히도 한 송이 장미꽃의 이파리가 다 떨어지기 전에 왕자가 진실로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면 그 마법을 풀 수 있는 해법을 찾을 수가 있었다.
어느 작은 마을, 아주 똑똑하고 현명하고 어여쁜 벨이라는 청순하고 어린 소녀(엠마 왓슨)가 등장을 한다. 소녀는 아빠와 함께 단둘이 살며 극진한 효녀로 생활을 한다. 그녀는 최고의 미녀이며 늘 넓은 세상을 꿈꾸는 용기와 지적인 면모를 갖고 있다. 마을에서는 대장부 기질을 자청하는 욕심에 가득 찬 건장한 청년이 그 소녀를 자기 아내로 만들려고 온갖 권모술수를 자행한다.
어느 날 소녀의 아버지가 야수의 정원에서 딸에게 가져다주기 위해 장미꽃을 꺾다가 도둑으로 몰려 성에 갇히게 된다. 모험심으로 가득한 소녀는 아버지를 구출하기 위한 지극함으로 그 성으로 들어가 야수를 만나게 되고, 결국 성 안에 캐릭터들의 노력으로 인해 흉측한 야수와 사랑에 빠져들게 된다.
끝내, 시간이 흘러 장미꽃의 마지막 이파리가 떨어지게 되고, 흉측했던 왕자와 성안의 사람들은 엄청난 저주의 마법에서 서서히 풀려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소녀를 차지하기 위한 이기와 자만심으로 똘똘 뭉친 마을의 사나운 사내는 야수의 왕자와 싸우다 높다란 성위에서 낭떠러지로 떨어져 사라지고 만다.
너무나 뻔한 스토리로 거짓말 같은 이야기였다. 그러나 역시 탁월한 연출력과 제작은 보는 이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았다. 꿈같은 무대와 주옥같은 명곡으로 수놓은 두어 시간들이 긴장과 행복 속에 둥둥 떠다니다 어디론가 떠내려온 듯 영화는 아쉬운 막을 내렸다. 기분 좋은 행복감이 온몸을 휘감고 아름다운 사랑의 장면은 여운을 남기며 스며내렸다.
더구나 이상한 것은 처음에는 무서워서 감히 바라볼 수 없었던 야수의 흉측한 얼굴이 아무렇지 않게 바라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사랑에 넘치는 커다란 야수의 눈망울에는 애틋하고 묘한 감정도 곁들여졌다. 역시나 진정한 사랑의 황홀함과 함께 오랜만에 멋지고 웅장한 스케일의 뮤지컬 영화 한 편은 필자를 만끽하게 만들어 주었다.
살다 보면 복잡한 미로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빛을 향해 발버둥 칠 때가 있다. 때로는 단순하고 심플한 것이 어둠이 드리워진 삶의 해결사이며 악성 스트레스를 순간이라도 단숨에 날려주기도 한다. 그저 주변이 잠시라도 아름답게 느껴지기만 한다면, 그 자체가 탈출구로 주위에 모든 것들은 긍정의 마음으로 돌변해 문제는 마냥 쉽게 술술 풀리기도 할 것이다.
오늘 하루도 주어진 멋지고 행복한 시간들이 있어 또 감사할 따름이다.
우연한 일로 만나게 되어 필자가 인생 상담을 해주었던 한 여인의 외도 이야기다. 세월이 꽤 흘러 이젠 말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기억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는 그 여인의 이야기는 특별한 사연을 담고 있어 여전히 도덕적 판단이 쉽지 않다. 당시엔 인간 본능의 욕구를 해결하는 것이 가정생활을 잘 유지할 수 있는 제일 나은 방법이었고 상대방에게도 외도가 문제가 되지 않았기에 괜찮지 않겠냐는 의견을 주었다. 일흔을 바라보는 현재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꽤 열린 상담이었다고 여겨진다.
미모의 40대 후반이었던 여인은 음식점을 운영했다. 장사도 잘되었는데 손님이 많은 음식점이 일반적으로 그러하듯 여인은 친절하고 매너도 좋았으며 음식 맛도 손님들의 취향을 사로잡았다. 종업원도 여러 명이었다. 다소 한가한 시간대에는 주인이 자리를 지키지 않아도 음식점이 무리 없이 돌아갔다. 종일 비워도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체계가 잘 잡혀 있는 음식점이었지만 여인은 가능한 한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 주인이 있을 때와 없을 때 종업원들의 업무 태도가 달라지는 것을 체험으로 알고 있어서다. 그런데 여인은 어느 날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외출을 하기 시작했다. 한가한 시간대가 되면 피곤해서 사우나를 하고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비웠던 것이다. 서너 시간 후 음식점으로 돌아온 여인은 사우나를 다녀온 듯한 모습이었다. 표정은 밝았고, 종업원을 대하는 태도나 손님을 응대하는 모습도 더 나긋나긋했다. 종업원들은 주인이 사우나를 다녀와 피로가 풀려 컨디션이 좋은가보다 했다. 그녀의 외출에 의심의 눈길을 던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여인에게는 하나의 비밀이 있었다. 외출할 때마다 연하의 건강한 미혼 남성을 만나 억제할 수 없는 성적 욕구를 해소해왔던 것이다. 그야말로 가정이 있고 남편이 있는 여인의 외도였다. 여인은 왜 그렇게 위험한 관계를 하게 된 것일까?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편에게 문제가 있었다.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어 부부관계를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여인은 주체하기 힘들 정도로 성적 욕구가 강한 편이었다. 남편이 사고를 겪기 전에도 여인이 더 적극적이었다. 게다가 여성이 성적 욕구가 강해지는 40대 후반의 연령대에 남편에게 사고가 났으니 부부 사이가 어떠했을지 대략 짐작이 됐다. 여인은 성적 욕구를 해소할 수 없는 처지였지만 사회 통념상 그리고 인간의 도리상 외도를 생각해본 적은 꿈에도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짜증이 늘기 시작했다. 짜증이 일어날 때마다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측은하기도 했다. 마음을 다스리려 노력했다. 그런데 어느 날 운명처럼 미혼의 40대 초반 남성을 만나게 됐고 외도가 시작됐다. 물론 남편에게는 미안했지만 남성을 만나면서부터 여인은 활기를 되찾았다. 집에 돌아가면 미안한 마음에 남편을 더 챙기고 정성을 다해 보살폈다. 욕구 불만으로 짜증스러웠던 마음도 없어졌다. 가정 파탄은 생각해본 적도 없었고 바라지도 않았다. 여인은 남편을 여전히 사랑했다. 상대 남성 또한 결혼을 싫어하는 독신주의였기에 심적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됐다.
당시 여인의 특별한 사연을 외도에 대한 생각이 복잡해졌다. 물론 도덕성과 책임감은 중요한 덕목이다. 하지만 여인의 사례처럼 성적 욕구를 해소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행의 요소를 제거할 수 있다면 차선책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그 선택으로 가정의 행복을 지켜나갈 수 있다면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며 시시비비를 가리기가 참 난감하다는 생각이다. 도덕적 기준은 시대나 사회 변화에 따라 달라진다. 인생을 살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맞기도 한다. 그럼에도 때때로 삶을 억압하는 도덕적 굴레를 씌워 인간 본연의 욕구를 터부시함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한 여인의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유사한 사연들이 많을 것 같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전전긍긍하는 삶은 건강하지 않다. 좀 더 유연한 사고를 가져봄이 좋지 않을까 싶다.
[동년기자들이 전해주는 비결 ①]발가락 박수까지 총동원
박미령 동년기자 bravopress@etoday.co.kr
“쟤는 잠들면 업어 가도 몰라. 여자애가 그래서 쓰겠니? 쯧쯧.” 어려서 외할머니에게서 귀가 닳도록 듣던 질책이다. 그 뜻도 모르는 채 잠드는 것이 부도덕한 일로 여겨져 ‘너무 깊이 잠들면 안 되는 거구나. 어떻게 하면 잠귀가 밝을 수 있을까’ 같은 얼토당토않은 고민에 휩싸인 적이 있다. 그런데 이제 늙으니 꿀잠을 자던 시절은 훅 가고 오히려 잠이 안 와 고통 받을 때가 많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업혀 가도 좋으니 푹 좀 자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코를 기관차 지나가는 소리처럼 화끈하게 고는 남편과 사는 친구가 있다. 언젠가 그가 친정에 가서 자던 날 친정 식구는 모두 날밤을 새웠다. 물론 모두 각자의 방에서 잤지만 기관차 소리는 밤새 쉴 새 없이 달려 각 방을 파고들었다. 그런데 그 친구는 베개만 대면 잠을 자서 남편 바로 옆에서 30년 동안 자도 그가 코 고는 줄은 전혀 몰랐다고 한다. 그야말로 천생연분이다. 평생 누가 업어 가도 모르게 자는 그 친구가 부럽다.
불면의 밤엔 시계 소리도 고통
어쩌다 ‘불면의 군단’에게 공격이라도 받은 날엔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하며 양을 수없이 세도 효과가 없다. 그리고 시계 소리는 갈수록 더 크게 들린다. ‘묵음 시계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여러 번 했다. 요즘은 좋아하는 커피도 오후에는 겁이 나서 못 마신다. 물론 오후에 커피를 삼가도 잠 안 오는 날은 여전히 있다.
궁리 끝에 어디선가 주워들은 불면증을 없애는 몇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았다. 우선 자기 전에 따뜻한 우유를 한 컵씩 마셔 보았다. 약간 효과가 있는 듯했으나 그 방법은 필자에게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었다. 빼도 시원치 않은 살이 푹푹 찌는 것이었다. 바로 중단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았다.
다음은 머리맡에 양파 반쪽을 놓고 잠을 청하는 방법이다. 이것도 효과가 있는 듯했지만 또 다른 부작용이 있었다. 온몸에서 양파 냄새가 진동했다. 향수는 뿌리지 못할망정 이건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찾아보니 술을 약간 마시는 방법도 있다. ‘아하! 그럼 이왕이면 몸에 좋다는 적포도주를 마셔 봐야겠다. 이건 일거양득이네! 바로 이거였어’ 했다. 이것은 효과가 꽤 있었다. 그러나 잠드는 술의 양이 처음에는 3분의 1잔이었으나 점차 2분의 1잔, 1잔 이런 식으로 점점 늘어가니 원하지 않은 술고래가 되기 십상이었다. 술고래는 한 집에 남편 한 명으로 족하지 않은가.
양쪽 발가락 부딪치면 특효
다음 시도한 것은 우연히 요즘 유행하는 1인 방송 ‘팟방’에서 들은 어느 명상전문가 여박사의 불면증 해소법이었다. “양쪽 엄지발가락 부딪치기를 1000번 하면 잠이 와요.” 필자는 ‘아니 1000번을 어떻게 해. 앓느니 죽겠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똑딱이는 시계 소리 들으며 새벽 3시까지 있다 보니 슬그머니 두 발가락을 맞대고 부딪치기 시작했다. 1000번이 되기 전 언제 잤는지 모르게 스르르 잠들고 말았다. 그래서 요즘은 이 방법을 쓴다.
또 한 가지가 있다. 이것도 지나가다 방송에서 들은 것 같은데 검지와 중지 사이 손바닥 부분을 양손 모두 지압하는 방법이다. 이 두 가지가 필자가 잠이 안 올 때 100% 효험을 보는 방법이다.
[동년기자들이 전해주는 비결 ②]미루었던 일 하는 날
최갑숙 동년기자 bravopress@etoday.co.kr
필자에게 불면의 밤은 드물다. 태생적으로 잠꾸러기이다. 초저녁 일찍 잠들면 이른 아침에 기상한다. 잠버릇으로는 올림픽 금메달감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초등학교 시절 우연히 마셔 본 첫 커피로 밤잠을 자지 못한 적은 있다. 그 밤이 보름밤이라 마당 가득히 내려앉아 있는 월광이 마치 북극권 백야같이 비치는 신비한 세상을 만들었는데 커피와의 상승효과로 불면의 밤을 보낸 적이 있다.
잠 때문에 부부싸움
불면 대처법을 두고 필자 부부 사이에는 좁힐 수 없는 거리가 있어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남편이 피로가 쌓이거나 감기몸살을 앓아 개고생할 때면 필자는 수면이 치유의 첩경이란 판단으로 편안한 잠자리 제공한다. 그러나 남편은 언제나 아플 때는 잘 먹어야 병을 쉽게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평소보다는 입맛을 잃어 식욕이 감퇴한 상태에서 먹지 못하면 병을 빨리 털고 일어날 수 없다는 강박증으로 필자를 들볶으며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달라고 요구한다.
필자는 이왕 입맛도 없으니 잠이나 푹 자자는 주장이다. 자고 일어나서 병기가 꺾인 후엔 입맛이 살아날 것이고 그때 잘 먹으면 된다는 것이다. 먹는 것은 평소에 잘 먹어 면역력을 강화해 놓아야지 병이 든 후에는 장기 투병하여야 하는 병이 아닌 바에야 임시로 먹는 것이 면역력을 더 강하게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우선 병을 이기기 위하여 에너지를 만들어야 하는데 에너지 생산의 원천은 수면이 아니겠는가. 아프면 필자는 무조건 수면부터 취한다. 수면은 쌓인 피로도 해소해 주면서 힘을 주어 병을 쉽게 털어 버리게 한다.
아이들이 어려서 아플 때도 필자는 업어 재우는 데 치중했다. 반면 남편은 아이에게 먹이려고 하지 않고 업어서 재우려고만 한다고 성화가 대단하였다. 늘 필자 판단과 방법이 훨씬 효과가 있는데도 어떻게 된 일인지 남편은 자기의 주장을 끝까지 고집한다.
장롱 정리는 잠의 보약
아무리 잠꾸러기이고 불면은 문제 되지 않는 사람이라도 가끔 불편스럽고 고통스러운 불면의 밤은 있다. 갑자기 심한 일을 하였다거나 잠자는 시간을 놓쳤거나 무거운 고민거리가 머리를 짓누르면 잠은 멀리멀리 달아나 버린다. 필자가 정서적으로 컨트롤할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해도 마찬가지다. 이럴 경우 잠드는 시간이 길게 늘어지면서 머리가 띵하고, 몸은 나른해지며, 삶의 무게도 천근만근이 되어 버린다.
이런 날 필자는 그 시간이 오밤중이든 새벽이든 가리지 않고 미루어 두었던 하기 싫은 일을 시작한다. 일단 벌떡 일어나 커피부터 진하게 블랙으로 한 잔 마신다. 그리곤 미뤄 두었던 장롱 정리를 한다. 때로는 주위를 소란하게 하는 소음을 만드는 일을 할 때도 있다. 가령 덜커덕덜커덕 시끄럽게 가구를 옮기고, 책장 정리를 하며, 물소리 시끄럽게 내면서 손빨래를 한다. 일부러 필자 자신이 몸과 소리에서 피로감이 들도록 몸을 움직인다.
필자가 사는 집은 차곡차곡 아래, 위, 옆이 이어져 소리의 이동이 쉬운 집단 주거단지가 아니라 소음을 불평할 사람이 없다. 잠을 자기 위해 책을 읽거나 조용히 사색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잠이 오지 않으면 첫 증상이 머리가 맑지 못하고 정신 집중이 되지 않으니 그런 일들은 할 수가 없다. 팔다리를 움직여 하는 일이 몸을 피로하게 만들어 달아난 잠을 불러온다.
[동년기자들이 전해주는 비결 ③]막걸리 한 사발이면 업어 가도 몰라
백외섭 동년기자 bravopress@etoday.co.kr
이른 새벽 마을 체육공원에서 운동하는 시니어가 많다. 이들에게 물어보면 열에 아홉은 “잠을 잘 자지 못해 운동하는 것”이라고 한다. 잠 잘 자는 필자에겐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렇다고 항상 잠을 잘 잤던 것은 아니다. 잠을 그르친 날도 있었다. 그때마다 이런저런 시도도 해봤지만 허사였다. 그런데 막걸리 한 사발이 만병통치약임을 알게 됐다. 그것은 필자에겐 지리상 대발견에 버금가는 역사적 발견이었다.
전전반측 불면 극복작전
불면증은 대입 준비에 바빴던 고교 시절에 시작되었다. 문제 하나를 해결하기 위하여 생각을 깊게 할수록 잠은 저 멀리 도망갔다. 그렇게 뒤척이다 새벽녘에야 잠이 들면 그날은 공부나 컨디션이 엉망이 되고 말았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서도 불면증은 개선의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
필자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체질에 맞는 잠 잘 자는 방법을 찾기 시작하였다. 마인드컨트롤, 따뜻한 물로 목욕하기, 책 읽기, 땀 흘려 운동하기 등 좋다는 방법을 총동원하였으나 신통한 결과를 얻지 못하였다. 그러던 중 막걸리 한 잔에 잠이 잘 든다는 것을 터득하였다.
막걸리 한 사발이 확실한 수면제!
강원 원주시의 모 부대에서 3년 복무하였는데 황당하게도 막걸리 한 잔 마실 수 없는 금주 부대였다. 못하게 하면 더 하고 싶은 법. 사회에서 막 배우기 시작한 막걸리 생각이 간절했다. 그래서 지휘관 눈을 피해 그 맛난 술을 마실 방법을 찾고 찾았다.
그런데 한 방법이 있었다. 농가 가게와의 내통이었다. 부대 철조망 가까운 곳에 조그만 농가 가게가 있었는데 돌멩이를 슬레이트 지붕에 던지면 가게주인이 얼굴을 내밀어 소주를 건네는 것이었다. 물론 소리를 내면 걸리기 때문에 주문은 수신호로 이뤄졌다. 큰 원을 그리면 큰 병, 두 팔을 높이 들면 중간 병, 한쪽 팔만 들면 작은 병을 의미했다. 필자와 동기 서너 명도 이 방법에 따라 소주 한 병을 획득했다. 갖은 노력끝에 얻은 소주는 입에 착착 감겼다. 하지만 별 안주도 없이 마시니 몇 잔 들이켜지도 못하고 눈이 감겼다. 이런 필자를 고참이 아니라 항우장사도 깨울 재주가 없었다.
아내와 40년 넘게 사는 동안 투정을 딱 한 번 들었었다. 술 마시고 집에 안 들어온 것이 화근이었다. 신혼 시절 가까운 친구 모임을 이 집 저 집 돌아가면서 했다. 그러던 중 한 친구가 큼직한 식당을 열었다. 당연히 일당들의 모임 장소가 되었고, 방 하나는 철야 놀이터로 사용됐다. 우리는 그 방에서 잔을 연신 비웠다.
그런데 어느 순간 눈이 스르르 감겼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는 당시 있었던 ‘통행금지’가 막 해제될 때였다. 부랴부랴 집에 도착하였을 때는 이미 상황 끝이었다.
연년생 아이들을 도닥거리면서 뜬눈으로 기다리던 아내가 “전화라도 해주면 걱정이라도 않지”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전화할 정신이 있었으면 집에 오지”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것으로 상황을 종료했지만 잘못한 것은 필자가 더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후엔 술은 매우 조심스럽게 마신다.
하지만 불면증이 깊어져 도무지 안 되겠다 싶으면 막걸리 한 사발 정도 마신다. 이렇게 하면 눈이 감기고 잠이 들어 아침까지 세상 모르게 잔다.
불면증의 시대다. “나는 불만 끄면 잔다”는 행복한 사람은 요즘 찾기 힘들다. 특히 전체 불면증 환자의 68%가 50세 이상이라는 기사로 미뤄봤을 때 독자의 수면시간도 안녕하지는 못할 듯하다. 그래서 준비했다. 잠들지 못하는 ‘가련한 영혼’을 잠의 신세계로 빠뜨려 줄 아이디어 상품! 글 권지현 기자 9090ji@etoday.co.kr
기능성 베개, 잠의 질을 바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2009~2013) 디스크 진료현황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목디스크 환자가 약 70만 명에서 90만 명으로 근 30%나 늘었다. 과거의 목디스크는 보통 노화가 시작되는 40~50대에나 오는 퇴행성 질환으로 여겼다. 지금은 과도한 스마트폰과 노트북 사용 혹은 익스트림 스포츠에 의한 부상으로 20~30대에서도 나타나는 흔한 병. 따라서 목 건강, 더 나아가 잘못된 습관이 가져다 준 틀어진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기능성 베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인터넷 검색창에 ‘기능성베개’라고만 쳐도 다양한 모양과 가격의 베개가 시선을 끈다. 그중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두 제품을 소개한다. 바로 전문물리치료사출신이 개발한 ‘가누다 베개’와 자생한방병원이 개발한 ‘자생추나베개’다.
소지섭 베개로 유명한 가누다 베개
‘몸과 마음을 가다듬어 균형 있고 편안하게 잘 가누다’라는 의미의 가누다 베개는 배우 소지섭이 광고모델로 등장해 더욱 유명해진 베개다. 가누다 베개는 두개천골요법이라는 도수치료법을 응용해 만들었다. 인체의 두개골 구조와 뇌척수액의 흐름을 기초로 바른 수면자세를 도와주는 것. 전문물리치료사가 할 수 있는 도수치료기법(손으로 직접 치료하는 기술)인 후두두개골기저부이완법(목덜미를 풀어주는 기술)과 제4 뇌실압박법(CV4효과: 뒷머리를 지긋이 눌러주는 기술) 등을 응용해 물리적 압력 없이도 잠을 편히 잘 수 있게 해주고 불면증을 완화해 준다고 설명한다. 특히 머리와 뒷목이 이어지는 부분을 부드럽게 받치고 지지해주어 C 자형 목(경추)을 유지해 준다. 자는 동안 치료를 받듯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고안했다. 누울 때 어깨 눌림이 덜해 편하며 옆으로 누워도 어깨와 귀가 눌리지 않도록 설계했다. 가누다 베개는 크게 블루라벨 알레그로와 골드라벨 두 종류로 나뉜다. 블루라벨 알레그로는 대, 중, 소, 주니어 사이즈가 있다. 골드라벨은 보조패드가 있어서 높낮이 조절이 가능하나 블루라벨 알레그로보다 약간 높다. 고밀도 항균 메모리폼과 소취 항균섬유를 사용했으며 생활방수가 된다.
가격은 블루라벨 알레그로 22만8000원, 골드라벨 15만8000원이다. 하지만 인터넷이나 홈쇼핑을 이용하면 더 저렴한 가격과 사은품을 받아볼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의 야심작 자생추나베개
척추전문 한방의료기관인 자생한방병원은 오랜 경험과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정기적인 치료를 받기 힘들거나 목 통증이 재발하는 환자들을 위해 자는 동안에도 건강한 C 자형 목으로 유지해 주는 자생추나베개를 개발했다. 두상의 압력뿐만 아니라 소재, 통기성, 발수기능을 두루 고려했다. 자생추나베개는 바른 자세로 누웠을 때 뒷목이 들뜨지 않게 전체를 받치는 곡선형으로 설계했다. C 자형 목을 위해 베개 중앙(목과 머리 경계 부위)에 가로로 ㄷ자 모양의 절개라인을 만들어 목 길이에 상관없이 목의 압력을 골고루 분산해 누구나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옆으로 누웠을 때 척추가 휘지 않을 어깨 높이인 10~15cm를 고려해 베개 높이 또한 맞췄다. 이 베개는 얼굴을 감싸주는 유선형으로 턱이 틀어지지 않게 부드럽게 감싸주며 어깨 안쪽 끝까지 베개가 닿게 만들어 잠에서 깬 뒤 어깨나 팔 저림을 최소화했다. 높낮이 조절패드로 두상 생김새에 맞춰 베개를 조작할 수도 있다. 베개 뒷부분에는 목의 피로를 실질적으로 풀어주는 지압봉 6개를 부착했다. 자생추나베개는 메모리폼이 아닌 공기 세포 모양의 결정구조처럼 생긴 ‘노그노플렉스2소재’를 사용했다. 작은 공기구멍으로 통기성을 유지하고 각기 다른 사람들의 두상과 자세에 맞게 섬세하게 변형되고 원형으로도 회복이 빠른 신소재다. 자생추나베개는 정품 한 개 22만9000원이고 이 제품 또한 각 쇼핑몰에서 다양한 구성과 방법으로 구입할 수 있다.
심신 안정과 숙면이 필요할 때 ‘멘탈닥터’
멘탈닥터는 집에서 누구든지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심리 안정과 개선을 돕는 기구다. 멘탈닥터는 안구운동을 통해 심리불안의 원인이 되는 나쁜 기억을 긍정적인 기억으로 유도하고 과거 상처도 재인식할 수 있게 해 준다. 멘탈닥터를 안경처럼 착용하고 이어폰을 귀에 꽂는다. 귀로 들리는 지시를 들으며 눈에 보이는 파란 불빛을 따라 눈동자를 움직인다. 이렇게 이어폰으로 들리는 이야기와 함께 안구운동을 반복하면서 뇌 기억에 갇힌 신경세포의 정보를 모아 부정적인 기억들로 인한 감정을 제거해 마음의 고통을 해소해 숙면할 수 있도록 도움 받는다. 안구운동뿐만 아니라 정서적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명상과 음악을 병행한다. 내레이션에는 호흡과 명상, 이미지 요법, 암시 효과, 근육 요법, 자율신경 훈련법 등 여러 가지 심리기법이 적용돼 불면증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작동 진행 과정과 음원을 이용자 상황에 맞는 콘텐츠를 홈페이지를 통해 무상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상담을 통해 맞춤 콘텐츠도 제공한다. 특히 마음 건강과 부정의 기억을 처리하거나 증상에 따른 콘텐츠, 명상호흡 등 각박한 삶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주는 콘텐츠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가격은 멘탈닥터 아이스캔(패밀리고급형)이 49만5000원이다.
집 안 캠핑족이 늘어난다 ‘따수미난방텐트’
집에서 웬 텐트냐고 하겠지만 생활텐트 전문기업인 아이두젠의 ‘따수미난방텐트’는 집 안에서 사용하는 것이 맞다. 2014년 출시됐을 때 ‘텐트계의 허니버터칩’이란 이름이 붙었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당시 아이두젠 공식 홈페이지의 10종류 텐트가 품절이 될 정도였다. 일명 수면텐트라고도 불리는데 이곳에 들어가서 자면 따뜻하게 온도가 유지돼 잠이 잘 들기 때문이다. 따수미난방텐트가 인기를 얻게 된 이유는 가정에서 쓰는 텐트를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했기 때문에다. 우풍이 심한 집에서는 난방텐트가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니라 생활공간일 수 있다. 실내에서 활동을 할 때 가장 제약이 덜 가는 구조로 설계해 현재 ‘디자인특허 출원’에 등록했다. 공기순환이 좋은 실내용 원단을 사용해 내부온도는 강하게 유지하고 수분과 습기는 외부로 배출할 수 있게 했다. 텐트 안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젖은 수건을 걸 수 있는 고리와 구멍도 만들었다. 따수미텐트의 난방효과는 한 예능프로그램에서도 입증한 바 있다. 올해 초 KBS에서는 가정집 안방에 보일러를 그냥 가동했을 때와 따수미텐트를 설치했을 때를 비교해 온도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실험했다. 보일러를 켜고 1시간 후 실내 안방 온도는 21.9℃이었는 데 반해 따수미 난방텐트 내부 온도는 26℃로 4℃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가습효과도 30% 이상 나타나 난방비를 절감하는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따수미난방텐트는 사이즈별로 2만원대에서 7만원대까지 다양하다.
잠들기 참 쉽죠? ‘따스안 온열안대’와 ‘레그셀루션’
마지막으로 초간단 잠드는 방법이다. 바로 ‘온열안대’와 다리의 피로를 풀어주는 ‘레그셀루션’이다.
평소 느끼지 못하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TV나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사용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자외선 노출로 인해 눈의 피로 또한 쌓여만 간다. 이때 필요한 것이 온열안대다. 시중에 눈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달래는 다양한 안대들이 다양하게 출시돼 있어 원하는 가격대와 사이즈를 구매하면 된다. 온열안대는 PC와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직장인과 장거리 여행이나 출장을 떠나는 여행객이 꼭 가지고 가야 할 필수품이다. 책을 많이 보는 취업준비생과 수험생, 잠을 잘 못 이루거나 숙면이 필요할 때 간편하게 눈에 쓰고 있으면 금세 잠을 청하게 된다. 마나술의 따스안 온열안대의 경우 40도까지 온도가 올라가 눈 주위가 촉촉하게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안구 건조증이 있거나 눈이 자주 뻑뻑한 사람이 사용하면 좋겠다. 별도의 향을 첨가하지는 않았으나 주 재료인 황토향이 아로마향처럼 얼굴 한가득 퍼진다. 기분이 쉽게 풀리면서 편안해지는 장점이 있다.
레그셀루션은 종아리나 발목에 붙이는 파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대신 실제 파스보다 청량감이 좋고 촉촉하다. 다량의 수분을 함유한 고밀착 하이드로겔 성분이 다리에 수분을 서서히 공급해 붙이고 있는 동안 상쾌함과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장시간 걷거나 서 있을 경우, 오랜 시간 앉아 있어서 다리가 붓거나 뭉치면 잠들기도 쉽지 않다. 피곤한 부위에 붙이고 쉬면 피로가 풀리면서 몸이 노곤해진다. 따로 마사지를 하거나 사우나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레그셀루션을 꼭 써보기 바란다.
전철은 필자의 아지트다. 특히 순환선 2호선이다. 당뇨 시작할 때 필자는 모르고 피곤한가보다 하고 다닌 곳이 있다.
십년이상 운동 때문에 알게 된 모임의 한분이
모임하면서 교육받고 자격증 취득하여 피부관리마사지실을 개업한 시니어분이 있었다.
그 곳은 피로감이 밀려올 때 하소연도 하면서
거기서 모임하게 되니 모임시간보다 두 시간 전에 가서
마사지를 받으면 혈액순환이 되면서 머리도 덜 무겁고 피로감이 확실히 해소되는
곳이다. 그곳에는 만남의 시간도 이어져서 대화와 식사가 더 기분 좋게
마무리 되었다.
요즘은 송해선생님도 자주 이용하는 B.M.W운동을 저도 하고 있다.
송해선생님께 장수와 건강비법을 여쭈었을 때
B. M. W라고 하셨다.
B는 Bus(버스), M은 Metro(지하철), W는 Walk(걷기)다.
주기적으로 운동해 하체가 튼튼하다”고 말씀한 적이 있다.
집이 큰길가에 있어서 영 급한 경우 빈 택시가 즐비하니
택시를 타도되지만 조금 일찍 나가면 전철역까지 걸어서도 갈 정도이다.
2호선,7호선,1호선이 가까이에 있어 기동력있게 이동할수 있는 곳이라
전철 2호선을 주로 나만의 아지트로 이용하기도 한다.
모임이나 일정이 시간이 집으로 들어갔다 나오기에는 애매할 때는
2호선을 나만의 아지트로 이용한다.
순환하여 다시 가고 싶은 곳으로 데려다 주니 좋고 더울 때 시원하고
추울 때는 따뜻하여 좋다.
요즘 영상편집을 스마트 폰으로 하는 것을 배워 평상시 영상을 찍어놓은 것을 편집하다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몰라 전철이 나의 아지트이자 편집실이다.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가는 목적지 까지 몇 십분 걸리는지 알게 되니 미리 알람을 해놓고
잠깐 졸기에도 좋은 곳이다.
피곤할때는 잠깐 졸기만 해도 아주 개운하다.
가까운 거리 서울수도권쪽에는 하루코스여행지로도 매우 좋아서 쉽게
당일코스여행을 잡기도 하여 삼삼오오 함께 이동하는 수단으로 최고이다.
수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이동하니 인생도 배우는 곳이다.
생각보다 나이가 있다고 반드시 어른다운 행동을 안 한 분도 있다.
60대 초반의 분이 어르신들 앉는 자리에 앉으려고 하자 지팡이로 때릴 듯이
야단을 치시니 그 아주머니 나도 며느리도 다 본 사람이라고 피곤하면
앉을 수도 있지 않냐고 서로 큰 목소리로 대든다. 곧 경찰분이 올정도로 심각했다.
그때 나이 30대 초반의 젊은여성이 좀 더 나이젊은 어른의 팔을 잡고 제가 자리를 양보할 테니 여기에 앉으라고 싸움을 말리니 전철이 아주 소용돌이치듯 시끄러웠던 곳이 평안해지면서 어느누구도 아무말은 안하였지만 동영상 찍으면 검색순위1위라고 생각이 들면서 저렇게 나이 드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젊은이가 오히려 어른 같은 마음씨를 써서 이동하는 교육장이다.
전철은 공식적으로 누가 정의 내리지는 않았으나 공중도덕을 저절로 배우는 산교육장인 동시에 되는
중요한 교통수단이면서 쉬면서 힐링되는 곳이면서 스마트폰으로도 왠만한 온라인관리메뉴의 일도 하는 개인사무실역할도 되는 나만의 아지트가 되기에 충분하다.
글 김영순 기자 kys0701@etoday.co.kr
당신은 잘 자고 계십니까?
세상의 나이 든 모든 사람은 두 부류로 나뉜다. 나이 들어서 너무 많이 자는 사람들이 있다. 100세 가까운 원로 철학자는 반농담으로 말하길 그런 사람들은 ‘웰다잉’ 연습을 하는 거라고 한다. 그리고 한 부류는 유난히 잠을 못 이루는 사람들이 있다.
이래저래 고민이 많아져서 잠자리에 들어도 이리저리 뒤척이게 되는 사람들 말이다.
우리는 매일 수만 가지 감정에 휩싸여 살아간다. 그것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그날 잠자리에 누워 후회를 많이 하기 마련이다. ‘내가 그때 왜그랬을까’ ‘조금만 참아 볼걸’ ‘다 생각해서 말한건데 왜 이해를 못했지’ 등등 자신의 행동을 뒤돌아보는 것이다. 감정관리에 미숙해 노여움이 시시때때로 드러나는 집착을 보이기도 한다.
행복한 노후를 위한 것들, 자녀 결혼 문제, 세금을 줄이려면 상속을 해야 할지 증여를 해야 할지, 어디서 살 것인지,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건강 문제, 손주 돌보기, 은퇴 전과 은퇴 후의 삶 등등 고민거리로 밤을 새우기도 한다. 그러나 고민한다 한들 해결되지는 않는다. 물론 이 또한 지나가겠지만 노파심, 노여움이 잠재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 신체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생기는데 이것이 수면에 영향을 미친다. 나이에 따라 잠이 드는 시각, 잠에서 깨는 시각, 잠의 깊이와 잠이 지속되는 시간, 또 수면의 질과 수면 패턴도 모두 변한다.
이처럼 우리에게 잠은 정신과 신체에 회복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종합적인 변화를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내 감정 변화의 내용과 그 이유를 이해한다면 정서적인 안정을 가질 수 있고 모를 때보다는 잠을 더 깊고 편안하게 잘 수 있을 것이다.
흔히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든다’고 알고 있지만 나이가 들면 수면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그만큼 수면의 질도 떨어지게 된다. 젊을 때는 깊은 수면이 많고, 잠들기 시작해서 깊은 수면으로 이행되는 시간도 짧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서서히 깊은 잠은 줄어들고, 얕은 수면 단계를 오가며 잠이 드는 깊이가 얕아진다.
특히 감정의 변화가 많은 날에는 깊은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밤중에 몇 번이고 잠이 깨는 ‘중도 각성’과 이른 새벽에 눈이 떠지는 ‘새벽 각성’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그러면 충분한 수면을 취했다는 느낌도 없고 몸의 피로도 해소되지 않는다. 유형별로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대부분의 불면증 사람들은 강박적으로 잠 걱정을 많이 하며, 우울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 만성적인 불안이나 분노표출 장애도 있다.
사실 깊은 잠을 못 자는 현상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정서가 안정되면 잠을 잘 자는 경우가 많다. 잠을 못 이루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은 그만큼 이른 시간에 잠자리에 들거나 낮잠을 자서 발생하는 게 상당수다. 건강에 필수적인 수면시간은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크게 감소하지 않으며, 시니어들도 젊은이들과 같은 양의 수면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달콤한 숙면을 위해 감정을 다스려야
내가 아는 지인은 잠을 잘 자는 정도가 아니라 많이 자는 편이다. 특히 낮잠을 잘 잔다. 아무 때나 피곤해지면 그 자리에서 그대로 잠드는 것이다. 그렇게 잠들면 한 10분에서 15분 정도 자곤 한다. 이러한 그의 습성은 나이 들어서 생긴 게 아니라 젊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그는 젊었을 때도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면, 안전벨트를 매는 즉시 잠에 빠져 들었다. 요즘도 버스를 타면 그런 일이 자주 벌어져서 잠든 사이에 내려야 할 정거장을 여럿 지나치는 바람에 곤란해진다고도 한다. 흔히 낮잠을 많이 자면 밤잠을 못 잔다고 하는데, 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모양이다. 그렇게 낮잠을 자도 밤 11시면 반드시 잠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의 잠은 직업적인 것과 다소 관련이 있다. 그에게 있어 잠은 글쓰기라는 정신노동이 주를 이루는 생활의 성격상 피로를 푸는 자연스러운 방법이다. 그래서 피로가 쌓이지 않게끔 시시때때로 잠이 드는 일이 필요하다.
억지로 자는 건 의사들도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잠을 못 이루는 것을 해소하기 위해선 넓은 범주에서의 균형관리를 필요로 한다. 90대의 지인은 “50대 즈음부터 자신의 건강의 문제를 발견하여 잘 관리하면 80대까지 문제없이 살 수 있으리라”고 밝혔다. “행복을 갖기 위해 우선적으로 중요한 것은 정서, 심리적 안정이다. 정서관리만 잘해도 생활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 어쩌면 불면은 그 무엇보다도 감정관리가 잘 되지 않아서 정서가 메마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게 아닐까?”
그만큼 행복한 인생이 좋은 잠으로 시작되듯 잠은 정서와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렇다. 삶의 질을 좌우하는 숙면의 중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잠에서 오는 행복’을 위한 그 첫 번째는 감정관리가 아닐까 싶다. 어쩌면 불면은 그 무엇보다도 감정관리가 잘 되지 않다 보니 미래에 대한 불안이 발생하고 거기서부터 만들어진 문제가 가시적으로 나타난 결과가 아닐까?
감정을 관리한다는 것은 자유롭게 감정을 느끼되 감정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나친 두려움은 누그러뜨리고 걱정을 미래를 위해 긍정적으로 활용하여 불안을 극복하도록 대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나이에 이에 대한 관리를 잘하면 별 문제가 없지만, 자신도 통제하지 못할 만큼 갑작스럽고 충동적으로 감정이 다가온다면 잠 못 드는 고통을 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시니어들에게 민감한 정서는 잠을 방해한다. 감정에 얽매이거나 치우치지 않도록 자신의 감정을 잘 읽어 ‘별 헤는 밤’을 마주하지 않아야 한다.
숙면을 위한 첫 번째 조건, 감정을 잘 다스려 달콤한 빗장을 함께 열어 보자.
휴식을 주는 밤은 아름답다. 밤에 행복한 잠에 푹 빠지는 것은 어떤 보약과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요즘 같은 열대야에, 깊은 잠을 취하는 방법을 생각해본다.
불면증은 대체로 자신의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잠의 습관은 먹는 음식, 취미생활, 운동 그리고 성격에 따라, 아침 형 인간과 올빼미 형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자신의 일과 습관에 따라 불면증은 자연히 유발되며, 그 원인을 해소시키기 위한 본인의 노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규칙적인 잠자리 시간*
필자는 거의 불면증에 시달리는 일은 없다. 다만 특별한 경우에는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간혹 엎치락뒤치락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때늦은 후회는 하룻밤을 완전한 고통으로 몰아가고 다음날을 기약하기가 아주 어렵다. 사람마다 습관은 무섭기도 하지만 아주 중요하다. 또한 규칙적인 생활자세가 그 근본이 되는 것 같다.
밤 시간에 글을 쓰기 좋아하는 필자는 거의 같은 시간, 늦은 밤 시간이 되면 몸에 신호가 온다. 피로하니까 그만하고 침실로 들어가라는 권고사항이다. 조금만 어기면 그날은 불면증에 시달린다. 대체로 11시에서 12시 사이에는 반드시 잠자리에 들어야만 한다. 물론 옷차림은 가볍고 편한 잠옷을 착용한다. 기상시간 또한 대체로 일정하고 새벽 5시, 그 시간이 되면 자신도 모르게 눈이 떠진다. 잘만큼 잤다는 몸의 신호등이기도 하다. 그 후로 침대에는 잠을 잘 때에만 눕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아늑한 침실 분위기*
가능하다면 잠자리는 포근하고 아늑하게 꾸미는 것이 좋은 것 같다. 필자의 경우는 하얀색을 좋아해서 커튼부터 모두가 깨끗한 하얀색이나 아이보리 색으로 치장을 한다. 잠옷조차도 하얀색을 선호한다. 한 여름에는 침대 위에 대나무 돗자리를 넓게 깔아 놓는다. 끈끈한 습기를 제거하고 한결 시원함을 느낄 수 있어 열대야에 많은 도움이 된다.
침대는 가급적 바람이 통하는 창문 쪽으로 위치하고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잡는다. 사람은 자는 동안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수면을 유지한다고 한다. 더구나 전자파는 그 수면호르몬을 감소시키므로 절대로 핸드폰을 머리맡에 두지 않는다.
◇자기 몸에 맞는 적절한 운동*
눈이 떠지고 잠이 깨기가 무섭게 잠자리를 박차고 나온다. 가만히 누워 있으면 미련이 남아 더 자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환하게 동이 터오는 시간에는 단잠이 되지 않는다. 무조건 일어나 가벼운 생수 한 잔과 커피 한 잔을 하고는, 학창시절 학교에 가듯이 밖으로 나가야 한다. 아침 일찍부터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해야만 거뜬하고 건강한 하루를 보낼 수가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가장 좋아하는 수영을 아침 시간, 일주일에 3~4번은 꼭 가서 밤새 긴장한 몸을 풀어준다. 나머지 날은 걷기 운동이나 시원한 아파트 지하 헬스클럽에서 근육운동으로 대체한다. 때로는 시간이 허락되면 체육관을 찾아 배드민턴으로 체력을 향상시킨다. 미국에서부터 하던 운동이다. 수영이나 배드민턴은 생활체육이다. 아주 건전하며 재미도 있고, 몸에 적당한 피로가 밤잠도 숙면을 지켜주는 것 같아 즐겨서 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서는 무엇보다 건강이 최고이기 때문이다.
◇낮잠과 카페인은 무조건 금물*
지난밤에 도대체가 잠을 이룰 수 없어 가만히 생각해보았다. 어제 수영을 갔다 와 아침 식사를 하고 나니 나른하게 피로가 몰려와 낮잠을 취했다. 잠깐 눈을 부친 것 같았는데 두어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더구나 오후에 냉커피를 마신 것이 화근이었다. 영락없었다. 필자는 아침 시간 외 오후에는 절대로 카페인 음료를 먹지 않는다. 그러나 어쩌다 깜빡하고 먹은 날에는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한다. 또한 낮잠은 습관이 될 수 있어, 차라리 그 시간에는 용기를 내어 밖으로 나가 다른 일로 채워야만 피할 수가 있다.
◇눈이 말똥거릴 때
아무리 잠을 청해도 더욱 말똥말똥하다. 이때가 가장 문제라고 정신과 의사들은 말한다. 일단은 억지로 잠을 청하지 말고, 잡생각이 많거나 머리가 팽팽 돌 때는 벌떡 일어나 침실을 나와야 한다. 필자는 그냥 거실로 나와 TV를 켜거나, 써놓은 글들을 다시 리뷰 하거나 또는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셔본다. 이때, 심신을 안정시켜주는 대추차나 캐모마일 차를 마셔 보는 것도 아주 좋은 것 같다.
처음에는 귀찮다고 생각이 들면 우유를 한잔 따뜻하게 데워 먹어본다. 그리고 불면증의 고민을 떠나 마음을 편안하게 갖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어느새 눈이 묵직하게 감겨 옴을 느끼게 되고, 그때는 빨리 잠자리로 향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도대체 잠이 안 올 때, 반드시 잠을 자야 한다는 강박 관념을 버려야 하는 것이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필자는 주로 규칙적이지 못한 생활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스트레스가 많고 또한 기후의 변화가 심한 요즈음에는 각별한 불면증 관리가 건강 문제를 좌우하기도 한다. 건강한 잠의 문화, 내일을 위한 건강은 잠자리 보약이며, 돈 주고도 살 수가 없다. 인간의 생체리듬인 잠자리 행복은 개인의 규칙적인 생활과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