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의 증가는 국가적 이슈가 된 지 오래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치매 국가책임제의 시동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고, 치매 환자 관리는 이미 정부기관을 통해 상당 부분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중앙치매센터에서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환자 수를 살펴보면, 9월 현재 65세 이상 노인 약 711만 명 중 치매 환자는 10%가 넘는 72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치매 환자 하면 대부분 알츠하이머병을 떠올리지만 치매의 한 종류인 혈관성 치매 역시 적지 않다. 전체 치매 환자 중 16.5%인 약 12만 명이 혈관성 치매를 앓고 있다. 혈관성 치매의 문제 중 하나는 알츠하이머병과 달리 갑작스럽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양대학교병원 신경과 김희진(金希珍·46) 교수를 통해 혈관성 치매의 위험성을 알아봤다.
“시니어들이 혈관성 치매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하는 이유가 있어요.” 김희진 교수가 질환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먼저 꺼낸다. 그만큼 중요한 얘기라는 뜻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아직 100% 예방법을 찾지 못했어요. 또한 발병하면 병의 진전을 미루는 것이 주된 치료법이고 완치법은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혈관성 치매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예방이 가능한 치매예요. 관심 갖고 건강관리를 해나간다면 혈관성 치매를 막을 수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가 예방 가능한 이유
김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혈관성 치매의 발병 원인은 뇌혈관의 기능 이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우리가 흔히 ‘중풍’이라고 부르는 뇌졸중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혈관성 치매는 뇌출혈이 생겨 발생하는 출혈성 뇌혈관 질환과 뇌혈관이 막혀 뇌세포가 죽는 허혈성 뇌혈관 질환, 즉 ‘뇌경색’ 으로 나뉜다. 전체 환자 중 허혈성 뇌질환이 약 80% 정도로 흔하고, 출혈성 질환은 20% 정도다.
이러한 질환들은 대부분 뇌세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혈관이 막혀 혈액 공급이 안 되거나 출혈이 발생하면 뇌세포는 피해를 입는다. 이런 이유로 뇌세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장애가 오는 질환을 혈관성 치매라고 부른다.
“뇌졸중은 대부분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만 조절하면 예방이 됩니다. 혈관이 터지는 것도 막히는 것도 이러한 것들이 원인이니까요. 다만 혈압이나 혈당을 관리할 때 중년과 노년은 그 기준 수치를 다르게 해야 해요. 혈압은 나이 들어가면서 다소 높아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중년의 기준에 너무 철저하게 맞추려다 저혈압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까요.”
출혈성 혈관성 치매를 막기 위해서는 혈압을 낮춰 뇌출혈을 예방하고, 허혈성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약물을 통해 혈전으로 혈관이 막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병
혈관성 치매의 또 다른 특징은 갑작스러운 발병이다. 특히 뇌출혈이 발생할 경우 급격하게 뇌기능이 나빠져 말 그대로 갑자기 이상 증상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신경과 의사들은 이런 상황을 ‘어느 날 갑자기’라고 표현해요. 느닷없이 저림이나 따가움, 운동장애가 온다면 뇌출혈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특히 한쪽만 증상이 나타나는 편마비는 강력히 의심해야 해요. 언어장애가 나타나거나 시야가 좁아지거나 복시, 두통, 보행장애가 나타나도 마찬가지예요. 주저 말고 119에 전화하셔야 합니다. 보통 골든타임을 3~4시간이라고 말하지만 빠를수록 좋아요.”
뇌졸중은 발병 초기에 제대로 치료만 해주면 상당 부분 회복이 가능해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출혈이나 허혈성 뇌경색으로 인해 일부 뇌세포가 죽게 돼도 주변의 다른 뇌세포가 그 기능을 대신해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작은 뇌혈관이 서서히 막혀서 오는 피질하 혈관성 치매는 천천히 발병하는 대신 회복이 어렵다.
“의외로 젊은 사람에게서 발병하기도 해요. 모든 일에 무감각해지고 우울감이 오면서 무기력해지는 특징이 있어요. 집 안에만 있으려 하고요. 배뇨기능에 문제가 생겨 자주 소변을 보면서 오줌싸개가 되기도 해요. 몸을 제어하지 못하는 파킨슨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런 피질하 혈관성 치매는 MRI 촬영 등 진단을 통해 알아낼 수 있지만, 무엇보다 단순한 노인성 질환으로 치부해 무시하지 않는 태도를 지니는 것이 중요해요.”
혈관성 치매 역시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만약 가족력이 있다면 의심을 해봐야 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가족 노력에 따라 차도 달라져
김 교수는 혈관성 치매의 발병에서부터 치료에 이르기까지 가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성격이 변한다든가 무기력해지는 등의 사소한 변화를 최초 증상으로 의심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 수 있고 병의 진행을 멈출 수 있어요. 또 혈관성 치매는 혈류량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가족의 독려가 필요해요. 그럴 여건이 안 된다면 지역 주간보호센터를 통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가족이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환자는 요양원에 갈 정도까지 악화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식생활도 매우 중요하다.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단 조절이 필수적인데,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채소는 매일 먹어야 한다. 붉은 고기는 가급적 멀리하고, 생선을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먹을 것을 권한다. 큰 생선은 중금속 축적이 많기 때문에 이로 인한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꽁치나 고등어 같은 DHA나 EPA를 많이 포함해 뇌에 좋은 등푸른 작은 생선이 좋다. 올리브 오일과 해산물을 풍부히 섭취하는 지중해식 식단도 좋다. 물도 매일 충분히(하루 6잔 정도) 마셔야 한다. 물론 담배는 끊어야 하고, 술을 마실 경우 하루 한두 잔 정도만 마신다. 이렇게 까다롭게 식단 조절을 하는 이유는 병의 원인인 혈압과 당뇨, 콜레스테롤의 조절을 위해서다.
“통계적으로 60세 이상의 노년기에는 마른 체형이 치매가 잘 오는 편이에요. 그러므로 원칙을 지키면서 잘 먹는 것이 중요해요. 맛있게 잘 드셔야 해요. 치매 판정을 받게 되면 그때부터는 철저한 식단 관리 보다는 골고루 잘 먹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합니다. 혈관성 치매가 오면 음식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영양분이 체내에 흡수되는 효율이 떨어집니다. 좋은 것을 먹어도 대부분 배설되고 말거든요. 환자가 싫어해도 골고루 잘 먹도록 가족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병이 깊어진 상태에서는 환자의 상태를 수시로 살펴야 한다. 치매 환자는 본인의 상태를 스스로 인식하지 못해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치매 환자가 공격적인 행동을 보일 때 대부분은 그 자리를 일시적으로 피하라는 조언도 하지만, 환자가 왜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지 파악할 수 있다면 함께 생활하는 데 많이 도움이 됩니다. 공격적이거나 화를 내는 건 배변 문제일 때도 많아요. 오래 배변을 못해 답답한 상태인데, 본인이 자각하지 못해 나타나는 증상인 거죠. 이럴 땐 배를 만져보면 알아요.”
김 교수는 가족이 환자 상황에 따라 세세한 대처를 하기 위해서는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의가 절대적이라고 조언한다.
“신경과 의사들은 치매 환자들이 공격성을 보여도 겁내거나 물러서지 않아요. 늘 겪는 일이니까요. 대부분 이유를 알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처할 수 있어요.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일이 쉽지 않지만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다면 좀 더 현명하게 함께 생활할 수 있을 겁니다. 결국 치매 치료의 근본적인 목표는 환자가 가족들과 함께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니까요.”
우리는 불로불사(不老不死)가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도 삶이 끝나는 마지막 날까지 아프지 않고 건강하기를 희망한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생물학적 수명이 늘어난 ‘장수시대(長壽時代)’가 되면서, 건강한 노년은 수명연장만큼이나 중요한 숙제가 됐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듯 지난 4월 서울아산병원에서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건강하게 100세까지 사는 법’이라는 제목의 강연이 있었다. 노년의 건강관리와 정신건강, 운동법으로 나눠 진행됐던 강연의 주요 내용을 에 소개한다.
“인간은 왜 늙는가?”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의 이은주 교수가 첫 번째 화두로 던진 질문이다. 이 교수는 아직 과학적으로 노화의 원인이 완전히 밝혀진 것은 아니라면서 몇 가지 가능성들을 소개했다.
“노화의 이유를 설명하는 이론들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오래된 노화 이론은 ‘Wear and Tear’죠. 오래 쓰면 낡아서 닳고 망가진다는 이론이에요. 인체의 노화를 막기 위해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생활습관을 건전하게 바꾸자는 것도 상당 부분 이 이론이 바탕이 되었습니다. 이밖에 몸의 주요 기능 조절이 어려워지는 것이 원인이라는 신경내분비(Neuroendocrine) 이론도 있고, 활성산소를 노화 인자로 지목하는 산화 스트레스(Oxidative stress) 이론, 수명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프로그램(Programmed) 이론도 있어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론은 텔로미어(Telomere) 이론이에요. 염색체의 일부인 텔로미어라는 것이 세포의 수명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이론입니다. 복제 양의 수명은 어미 양의 남은 수명과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데, 이미 성체가 돼 수명이 짧아진 상태의 세포를 복제했기 때문에 복제 양들의 수명이나 어미 양이 비슷한 시기에 죽는 것 아니냐는 이론이에요. 그래서 이 텔로미어를 재생해 성장을 촉진하는 연구들이 진행 중입니다.”
이 교수는 우리 사회도 이미 100세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2014년 행정안전부의 통계에 따르면, 100세 이상 인구는 2012년 조사결과에 비해 15% 증가한 1만4592명에 달한다. 이 중 여성이 남성보다 3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세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이 교수는 “아직까지는 100세 이상 인구 비율이 OECD 회원국 중 낮은 편으로 인구 10만명당 2명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금 65세인 1952년생이 100세까지 살 가능성은 약 10% 정도에 불과하다는 기대여명조사가 있었어요. 하지만 30년 후에 태어난 1982년생의 경우는 5명 중 1명이 100세까지 살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65세 이상의 인구가 30%를 차지하는 일본과 같은 상태가 머지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오래 사는 사람들은 무엇이 다를까. 장수 비결을 알아보기 위해 장수 노인들을 조사하는 방식을 노화종적연구라 부르는데, 이 교수는 국내에서도 이런 시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전북 장수군에서 한국의 백세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보고에 따르면, 여자가 남자보다 6배 정도 많았어요. 교육수준은 수명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고요. 장수하는 사람들은 흡연율이 매우 낮았고 고지혈증, 당뇨, 중풍, 치매, 비만과 같은 만성질환의 빈도가 낮았어요. 간염보균자도 없었고요. 신선한 채소와 과일, 해조류, 버섯, 생선 등을 골고루 먹고, 짜고 자극적이며 지방질이 많은 음식은 멀리했어요.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평소에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생활 태도도 공통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교수는 해외 백세인 조사결과 7가지도 소개했는데, 100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비만이 없고 ▲금연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성격이고 ▲인지 능력이 높고 ▲여성의 경우 40세 이후에도 출산한 경험이 있고 ▲형제들도 함께 장수하며 ▲자녀 역시 장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오래 살려면 이것 지켜라
장수를 위한 생활습관은 단순하다. 이미 우리가 상식처럼 알고 있는 것들이다. 먼저 금연이다. 흡연은 활성산소를 통한 노화를 촉진시키고 동맥경화, 관상동맥질환, 암 발생 등의 원인이 된다. 흡연과 함께 따라다니는 술도 피해야 할 음식 중 하나다. 간질환뿐만 아니라 심장질환이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도 치명적이다.
흡연이나 음주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이들이 많은데, 쉽지 않겠지만 오래 살려면 담배와 술을 멀리하면서 스트레스에도 강해져야 한다. 이 교수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방법으로 명상이나 요가, 마사지, 그리고 등산이나 산책과 같이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해소법을 추천했다.
비만과 수면 이상도 피해야 한다. 노화에 따라 기초대사가 감소하면 복부비만은 따라오기 마련인데, 식사량을 줄이는 등 식사습관을 바꿔나가야 한다. 숙면을 위해서는 음주와 밤 시간의 심한 운동을 삼가야 하고, 카페인도 멀리하는 것이 좋다고 이 교수는 이야기했다. 이와 반대로 권할만한 대표적인 것으로 비타민D가 있다. 비타민D는 근력 향상과 암 예방, 항염증 등 여러 좋은 효과가 있다. 이 교수는 또 적게 먹는 것을 권했는데, 적게 먹으면 수명이 연장된다는 이론은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연에 나선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김원 교수는 시니어의 운동 방법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은 ‘강도’라고 강조했다.
운동은 살살 하면 효과 없다
“기본적으로 시니어의 운동 방법은 젊은이의 그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무리한 운동으로 다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운동은 규칙적으로 하지 않거나 너무 약하게 하면 효과가 별로 없습니다. 만약 운동을 할 때나, 끝난 후에 통증이 지속된다면 본인에게 과도하거나 맞지 않는 운동일 수 있으니 강도를 줄이거나 종류를 바꿔야 합니다. 통증은 몸에서 피하라는 신호이지 이겨내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이러한 부분을 감안해서 규칙적으로 하시는 것이 장수에 도움이 됩니다.”
김 교수는 특히 빠르게 걷기나 조깅과 같은 유산소 운동에서 강도의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대화’라고 조언했다.
“운동 때문에 숨이 차서 옆 사람과의 대화가 약간 힘든 정도를 중등도 운동 강도라고 이야기해요. 운동 효과를 위해서는 최소한 이정도 강도로 해야 합니다. 반면에 편하게 수다를 떨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라면 이는 효과가 별로 없는 저강도 운동으로 규정해요. 효과가 전혀 없지는 않지만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렵겠죠.”
김 교수는 간혹 특정 운동을 오래해 누적 손상이 오는 경우가 있는데,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운동의 종류와 강도를 변경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시니어의 다리운동, 삶의 질 바꾼다
그렇다면 근력운동은 어떨까? 헬스클럽에서 근력운동을 하는 모습을 생각해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은 아령과 알통이다. 그러나 시니어의 근력운동은 하지운동, 즉 다리운동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고 김 교수는 조언한다.
“근력 운동하면 상체에 근육이 많이 생겨서 몸짱이 되는 것을 많이 생각하는데, 노년에 너무 무리한 상체 운동을 하면 어깨 통증 등이 생길 수 있어요. 실제 하지의 근육량이 상지보다 더 많기 때문에 오히려 하지 근력 운동이 더 효과적일 수 있어요. 또 일상생활에서 사고 위험을 줄이는 데도 다리 근력은 필수입니다.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셈이에요.”
김 교수는 계단오르기가 시니어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데, 근력운동과 유산소운동을 병행하는 데 좋은 운동 방법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다만 계단을 내려올 때는 무릎에 충격을 주기 때문에 걸어서 올라간 후 내려올 때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우울감과 우울증의 차이
최근에는 육체적인 건강만큼이나 정신건강도 100세 장수를 위해 관리해야 하는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장수의 조건 중 하나로 스트레스 관리가 지목되는 것과 그 궤를 같이한다. 마지막으로 강의에 나선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성윤 교수는 노년기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우울증과 치매, 신경성 3가지를 꼽았다. 이 중 우울증에 대해 김 교수는 ‘흔한 병’이라고 정의했다.
“정신과 질환 중 가장 많은 질환입니다. 그런데 간혹 우울증과 우울감을 착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우울감은 누구에게나 옵니다. 기분이 가라앉고, 의욕이 없고, 짜증이 나죠. 그러다 다시 평상시로 돌아갑니다. 이런 경우는 우울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증세가 보름 이상 매일, 하루 종일 지속되면 우울증으로 봐야 해요.”
우울증의 증상은 보통 기분이 침체되고 눈물이 자주 흐르고 마음이 약해지는 슬픔형, 아무것도 하기 싫고 만사가 귀찮은 의욕저하형, 갑자기 짜증이 나고 화를 버럭 내는 감정기복형, 뇌기능에 영향을 미쳐 기억력이 저하되고 집중이 안 되는 신체증상형 등 4가지로 구분된다.
김성윤 교수는 우울증 예방과 핵심 치료 방법 중 하나로 ‘햇볕’을 꼽았다.
“우울증 약은 치료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3분의 1밖에 도움이 되지 않아요. 나머지는 햇볕과 운동, 수면습관이 중요해요. 햇볕을 받으면서 하는 운동은 효과가 매우 큽니다. 실제로 빛을 쪼이는 광 치료 방법도 있을 정도이니까요.”
치매는 시니어들에게는 말 그대로 공포다. 신체적으로 입는 피해만큼이나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에게 끼치는 피해도 심각하기 때문이다. 치매는 일반적으로 뇌의 신경세포가 죽는 신경퇴행성질환과 혈관 이상으로 뇌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 생기는 혈관성질환으로 나뉜다.
창조적 행동이 치매를 예방한다
김 교수는 치매 치료를 위해서는 약과 신체운동, 그리고 뇌운동 3가지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과 신체운동은 짐작할 수 있겠는데 ‘뇌운동’이라니 어떤 운동인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뇌운동은 사회생활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뉴스를 보고, 신문을 읽고, 메모를 하고, 일기를 쓰고, 책을 읽고, 모임에 나가는 것과 같은 일상적인 생활이죠. 그저 사람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보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뇌운동이 됩니다. 뇌운동에는 수동적인 운동과 적극적인 운동이 있는데요, 영화나 책, TV처럼 남이 만들어놓은 창조물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스스로 만들어보는 적극적인 뇌운동을 더 권하고 있어요. 일기쓰기도 좋고 무엇을 배우는 것도 좋아요. 또 스스로 길을 찾고 낯선 이들과 만나는 여행도 좋은 뇌운동 중 하나입니다.”
신경성질환도 시니어들이 조심해야 한다. 인간의 신경은 운동, 중추, 자율 3가지 신경계로 나뉘는데 시니어들이 겪는 대부분의 신경성질환은 자율신경성질환이다. 땀이 나고, 심장이 뛰고, 숨을 쉬는 등 무의식중에 일어나는 것들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느닷없이 숨이 가빠진다거나 남들은 더운데 혼자 춥고, 시원한 날에 땀을 흘리기도 한다. 김 교수는 이런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심리 상태에 원인이 있다고 말한다.
“우울, 불안, 걱정, 화,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칩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것처럼 말이죠. 이렇게 자율신경계가 말썽을 부리면 강아지를 훈련하듯 병을 다스려야 합니다. 식사나 운동, 수면 등 일상생활을 같은 시간에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것이죠. 이런 훈련을 3개월 정도 반복하면 몸이 완전히 적응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요.”
시니어는 사회은퇴와 동시에 국민건강보험료 문제에 부딪친다. 상당수가 은퇴 후 바로 직장가입자인 자녀들의 피부양자로 신고하여 지역가입자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부는 인정기준을 잘 몰라서 보험료를 납부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국민건강보험은 국민의 질병·부상에 대한 예방·진단·치료·재활과 출산·사망 및 건강증진에 대하여 보험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국내에 거주하는 국민은 국가유공자 등 일부를 제외하고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가 된다. 가입자는 사업체 근로자, 공무원, 교직원이 가입대상인 ‘직장가입자’와 직장가입자 및 그의 피부양자를 제외한 자가 대상인 ‘지역가입자’로 구분한다. 직장가입자 자격을 상실하면 바로 지역가입자가 된다. 피부양자는 직장가입자에게 주로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으로서 보수나 소득이 없는 직장가입자의 배우자, 직계존속(배우자의 직계존속을 포함한다), 직계비속과 그 배우자, 직장가입자의 형제·자매를 인정한다.
보건복지부령 고시 인정범위는 아래와 같으며 이 기준을 초과하면 피부양자 자격이 상실되어 지역가입자가 된다. 이자, 배당소득이 연 4000천만 원 이하, 사업소득(부동산 임대소득 포함)이 없을 것, 미등록 사업자, 장애인 등은 연 500만 원 이하, 공적연금소득의 50% 금액이 연 2000만 원 이하, 기타소득금액 연 4000만 원 이하이어야 한다. 근로소득자와 사업자등록을 한 사업소득자는 즉시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한다.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은 수령일이 속하는 연도에 과세한다. 이자가 약간 높다는 이유로 장기예금을 들었다가 특정연도에 목돈을 받아서 위의 한도를 초과하면 피부양자로 인정되지 않는다. 수입시기를 연도별로 균등화할 필요가 있다.
국민건강보험 적자 타개책으로 직장가입자의 보험료 부과와 피부양자 기준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피부양자 기준을 현행 금융소득 등 연 4000만 원 이하 기준을 종합소득세 신고기준인 2000만 원 수준으로 강화하려고 한다.
변화하는 방향에 맞춰 대응이 필요한 대목이다. 직장가입자가 퇴직을 하고 피부양자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피부양자 등록을 하여 지역가입자 보험료가 부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신고하지 않으면 피부양자로 인정 되지 않는다. 만약 신고를 하지 않았을 때에는 3개월 이내에 정정신고를 할 수 있으므로 놓치지 말아야 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은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의 사유로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등에게 제공하는 신체활동 또는 가사활동 지원이다. 노후의 건강증진 및 생활안정을 도모하고 그 가족의 부담을 덜어줌을 목적으로 한다.
65세 이상의 노인이나 65세 미만이더라도 치매·뇌혈관성질환 등 노인성 질병을 가진 자를 요양대상으로 한다.
장기요양 보험료는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에게 국민건강보험료의 1만분의 655를 노인 해당여부와 관계없이 징수한다. 이 업무처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전담하고 있다.
얼마전 종영한 드라마 ‘개과천선’을 기억하는 매니아들이 꽤 많다. 주인공 김석주(김명민 분)의 철저한 프로로서의 능력에 일단 매료가 되기도 했고, 우리나라 법조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차영우 펌의 능력과 집요함에 혀를 내두르기도 했던 것인데, 필자도 같은 이유로 전회차를 다 보았다.
애석하게도 조기 종영하면서 끝맺음을 못한 얘기들이 너무나 많다. 김석주의 기억을 잃게 했던 사고의 진짜 범인은 누구인지, 자신의 기억 속에 없는 약혼녀 유정선(채정안 분)과의 관계는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처음부터 김석주의 상대역이라고 여겨졌던 이지윤(박민영 분)과는 그러면 어떻게 되는 것인지의 기본적인 관계부터가 모호한 채로 남았다.
그리고 기억을 잃은 것이 김석주가 정의의 편에 서게 된, 드라마의 제목처럼 개과천선하게 된 출발점이라면 앞으로 김석주의 진짜 활약이 더 기대되는 시점에서, 판사 출신으로 차영우 펌에서 김석주의 뒤를 이은 전지원과의 한판 승부가 기다려지는 때에 드라마는 종영되어버리는 안타까움을 남겼다.
평생을 변호사로서 대쪽 같은 길을 걸었던, 그래서 자신의 혼탁한 삶에 힘들어했고 멀어졌던 아버지를 다시 찾은 것이다. 이제 예전처럼 기력도 좋지 않고, 활기찬 활동도 어렵지만 바람직한 삶의 길로 돌아와 준 아들이 마냥 반갑기만 한 아버지는 한편 만성적인 당뇨에 시달리기도 하는 평범한 노부의 모습도 갖고 있다.
항상 그렇게 살아왔듯이 자존심이 강한 나머지, 약에 의존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는 바람이 작용한 탓인지 김석주의 아버지는 자주 당뇨약 복용을 잊어버린다. 그 후유증은 일반적인 드라마의 틀보다 훨씬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예전의 당뇨병의 후유증은 백내장, 신부전, 혈액순환 부전으로 인한 족부궤양 등이 대표적으로 대중에게도 알려진 것들이었는데, 여기서는 혈관성 치매가 먼저 나타난다.
갑자기 가까운 기억들부터 잊어버리고, 심지어 아들의 최근 모습도 알아보지 못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주위의 걱정을 자아내는데, 약을 다시 잘 복용하면 다행히 정상적인 기억을 찾곤 한다.
이처럼 요즘의 당뇨병 합병증에 대한 우려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혈관성 치매이다. 약을 제 때 복용하지 않거나 탄수화물이 많은 과일을 자주 먹는 등 혈당 관리를 하지 않는다 싶으면, 담당의사가 제일 먼저 경고하는 합병증 중의 하나가 바로 이 혈관성 치매인 것이다.
이 당뇨병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완치가 거의 어려운 질병의 특성상 장기복용을 할 수밖에 없는데, 다른 약과 병용하게 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그러다보니 약품의 병용투여에 의한 부작용 발생을 확인해야 한다.
항생제 중에서도 테트라사이클린계와 설파제, 무좀약 같은 항진균제, 항결핵제 등과 또, 소염진통제를 같이 복용할 때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이 항생제와 소염진통제 들이 당뇨병약의 배설을 억제할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당뇨병약의 혈중농도가 고농도로 유지되면서 거꾸로 저혈당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비타민 B3라고도 불리는 니코틴산은 비타민이나 드링크제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니코틴산이 혈당치를 높이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당뇨병약의 효능이 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니코틴산이 함유된 약이나 드링크를 자주 복용할 때는 반드시 혈당 검사를 해야 한다. 결핵약으로 쓰이고 있는 PAS와 당뇨병약인 클로르프로마이드는 특히 주의를 요한다.
클로르프로마이드는 복용하면 그중 90% 이상이 몸 안에서 알부민 같은 단백질과 결합해서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혈당치를 낮춰주는 작용을 하는데, 단백질에 결합해 있기 때문에 실제로 분해되어서 배설되는 양은 1%에 지나지 않는다. 때문에 복용한 약이 절반 정도의 농도로 떨어지는 데 36시간이나 걸린다.
그런데 결핵약인 PAS를 복용하게 되면, 단백질에 결합되어 있는 클로르프라마이드를 단시간에 떨어져 나가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 다시 말해서 갑자기 혈중에 클로르프라마이드의 양이 증가하면서 저혈당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결핵약은 투여방식 자체가 다른 약과 다르다. 결핵균이 이미 자라난 결핵조직 안에 숨어있거나 또는 이물질을 잡아먹은 대식세포 안에 있기 때문에 약을 투여할 때, 한 번에 폭탄처럼 많은 양을 투여해야 효과가 있다. 그리고 장기간 투여해야 경과가 좋아지는 특성도 있다.
따라서 당뇨병약을 병용해야 하는 환자로서는 적절한 혈당 관리를 위해 이 점을 특히 유념해야 한다. 당뇨병은 혈당관리만 적절히 잘 이루어지면 크게 불편 없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병이다. 그러나 이 혈당 관리를 위해서는 이렇게 같이 먹는 다른 약에 대해서도 분명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최혁재(崔爀在) 약사
경희의료원 약제본부
경희의료원 약제본부 예제팀장
1992년 경희대 약학대학 졸업
2000년 경희대 대학원 박사과정 졸업
경희대 약학대학 객원교수
한국병원약사회 법제이사
서울시 약사회 병원약사이사 겸 의약품안전사용교육 사업단장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 총무이사
치매 환자가 증가하면서 사회가 져야할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13년도 건강보험 진료비 통계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건강보험 가입자들이 가장 많이 진단받고 입원한 질병은 백내장(17만9123명)이었다.
이어 △상세불명 병원체 폐렴(7만1624명) △뇌경색증(6만8767명) △알츠하이머병 치매(5만9128명) △무릎관절증(4만7371명) △기타 척추병(4만6543명) △요추 및 골반 골절(4만1783명) △늑골·흉골·흉추 골절(4만112명) △협심증(5만50명) △인슐린 비의존 당뇨병(3만4884명)이 '10대 노인성 질환'에 포함됐다.
이중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환자 수를 제외한 진료비(요양급여 비용), 내원일수, 1인당 진료비, 진료비 증가율 등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신경세포가 줄어드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치매의 여러 종류(혈관성·파킨슨 치매 등) 가운데 가장 흔한(70~75%) 것이다.
작년 한 해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들의 치료를 위해 지급된 진료비(건강보험 부담+본인부담)는 모두 6462억원이다. 이는 2위인 뇌경색증(5126억원)보다 1300억원 많은 액수다. 1인당 진료비도 192만9천원으로 10대 질환 가운데 부담이 가장 컸다. 이 통계에는 건강보험 비급여 진료비가 빠져있기 때문에, 실제 부담액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치매센터는 치매 환자 1명을 돌보는데 가족들이 진료비를 포함, 1년에 평균 1982만원 정도를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2012년과 비교한 진료비 증가율을 분석해도 알츠하이머 치매가 31.3%로 가장 높았다. 두 번째인 요추·골반 골절(14.9%), 늑골·흉골·흉추 골절(14.9%)의 거의 두 배 수준에 달한다.
더구나 지난해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50조7426억원)와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17조5283억원)의 증가율이 각각 5.2%, 9.3%인 것과 비교하면, 알츠하이머 치매 관련 비용이 늘어나는 속도가 다른 주요 노인 질환에 비해 적어도 3배이상 빠르다는 얘기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전체 건강보험 가입자 진료비 가운데 노인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져 현재 34.5%에 이르렀다"며 "주요 노인 질환 중에서도 진료비 규모와 증가폭이 가장 큰 치매가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치매 관련 진료비를 줄이려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함께 치매 예방에 적극 나서고, 초기 치매환자를 빨리 찾아 치료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지난 7월부터 '치매특별등급' 제도를 도입, 치매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는 가벼운 증상의 치매에 대한 요양서비스를 늘렸다. 기존 건강상태 등급 판정 제도 아래에서는 장기요양서비스 대상이 될 수 없지만, '특별등급'으로 인정받은 경증 치매환자에 대해 주간보호·치매 특화 방문요양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이다.
또 최근 발표한 2015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내년에 11억원을 들여 현재 11곳인 광역치매센터를 13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과 김기웅 교수팀은 1990년부터 2013년까지 국내 11편의 치매 관련 논문 분석 결과에 따른 '23년간 국내 치매 유병률 동향'에서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이 9.2%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이 같은 결과는 2009년 세계 치매보고서에 보고된 동남아시아와 중국의 치매 유병률이 4.19~7.63%였던 것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이는 한국이 중국과 동남아시아보다 상대적으로 고령화가 많이 진행됐기 때문이며,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15%라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치매 중에는 알츠하이머병의 유병률이 5.7%로 가장 흔했고, 혈관성 치매가 2.1%로 뒤를 이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뇌 속에 과다하게 쌓인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대뇌 신경세포를 죽게 해 걸리는 질환이다. 매우 서서히 발병하여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으로 초기에는 최근 일에 대한 기억에서 문제를 보인다. 알츠하이머병원은 진단과 치료가 이르면 이를수록 뇌기능의 퇴화를 지연 또는 중단시켜 호전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므로 초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혈관성 치매도 그 원인이 되는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병 등 만성 성인병을 철저하게 치료하면 예방에 도움 된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치매를 유발하는 요인인 만큼 될 수 있으면 삼가야 한다.
이번 분석결과를 보면 국내 치매 유병률은 65세 이후 나이가 5.8년 많아질 때마다 두 배씩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알츠하이머병이 1995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 혈관성 치매는 2000년대 초를 지나면서 감소해, 혈관성치매 대비 알츠하이머병 비율은 1995년 1.96에서 2013년에는 4.13으로 크게 높아졌다.
김기웅 교수는 "우리나라 치매환자는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줄다가 2000년 후반부터 다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치매환자가 단시간에 급격히 늘어나는 데 비해 사회적 인프라가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현재 구축된 치매 인프라 중 가장 유용한 건 치매상담콜센터(☎1899-9988)다. 24시간 상담이 가능한 만큼 치매 환자 때문에 문의할 게 있다면 언제라도 이 전화를 이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나이를 먹다 보면 갖가지 질병에 시달린다. 시니어 세대가 사회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자연스럽게 치매에 대한 화두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7월부터 경증 치매 환자들도 치매특별등급 5등급으로 인정받아 장기요양보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고령화사회에 대한 본격적인 대비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고령화사회를 겪으면서 다양한 노인 문제를 치러낸 독일과 일본에서 치매 문제는 어떻게 대처했고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한국고령친화건강정책학회와 고령자치매작업치료학회가 마련한 한국, 독일, 일본의 전문가 들이 한데 모여 각국의 치매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정리해 봤다.
◇한국, 치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에 심각한 문제 있다
“전체 어르신들에게 치매에 대한 상식이 어느 정도 있는가에 대한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예/아니오 형식이었데, 정답률이 61.9%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두 항목이 있었다. 첫 번째, ‘옛날 일을 잘 기억하면 치매가 아니다’ 정답은 X였는데, 최근 일을 기억 못하는 것이 초기 치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답률은 26%였다. 두 번째, ‘치매는 불치병이다, 치매는 치료가 불가능하다’ 정답은 X였는데 정답률은 39%였다.”
이동우 상계 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한국의 치매에 대한 상식이 잘못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이러한 인식이 치매 치료의 조기진단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밝혔다. 어르신들이 증상 초기에 치매 진단치료를 받도록 해야 하는데, 다수의 환자와 보호자들이 자꾸 깜빡하는 현상이 일어나도 옛날 일을 잘 기억하니 아닌가보다 망설이다가 몇 년간 방치된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국내 치매 분야의 가장 큰 화두인 조기 치매 발견과 치료가 진척이 되기 힘든 게 인식이 낮은 것과 그릇된 정보를 접해서 벌어지고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이 교수는 혈관성 치매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당뇨나 고혈압, 중년기 비만, 우울증, 신체활동 저하, 흡연, 낮은 교육 수준 등등을 잘 극복하여 치료를 잘하고 신체, 정신 활동을 꾸준히 하면 치매 발병률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치매 예방을 위해 정상인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권유한다고 한다. 고혈압, 당뇨가 있는 경우에는 보건소에 있는 고혈압 당뇨 교실과 연계해서 지병을 잘 다스려 치매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한 치매 관리 강화 방안으로 중장기적으로는 통합적 치매 관리 시스템을 확산시키고 지역사회 복지 서비스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지역사회 연계를 위해선 보건소만으론 역부족이라 관내 병원과 연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 2007년부터 치매와 관련된 여러 가지 국가사업이 시작됐다. 서울시 25개구마다 치매지원센터가 생겼고 그걸 계기로 치매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활동영역을 넓혔다. 급기야 정부에서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2012년에는 ‘치매관리법’이 시행됐다. 이를 통해 치매 환자가 받는 혜택이 늘었고 이 혜택을 받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진단을 요구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보건소와 연계해 국가에서 하고 있는 치매조기검진을 3~4년 동안 하고 있다.
치매조기검진보다는 경도인지장애나 정상 노인군에서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독일, 치매 관리 시스템의 근간에 있는 환자에 대한 마음
잉게보르크 튀르머 바이센호프병원 치매간호부장은 자신이 올해로 60세로 독일 총리와 나이가 같다고 소개하면서 독일에서의 치매 관리 현황에 대한 강의를 시작했다.
“1954년생인데, 내가 태어날 당시에 독일에는 노인이 1%밖에 없었다. 1972년도에 간호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때는 노인이 2%였다. 왜냐하면 2차 세계대전에서 사람들이 많이 죽어서 비율이 적은 것이다. 2010년이 돼서는 6%가 됐다. 내가 만약 80살이 되면 노인이 8%가 될 것이다. 2050년이 되면, 12%가 될텐데, 그때쯤 되면 노인의 1/3이 치매에 걸릴 수 있다.”
그녀는 요즘 독일에는 전두측두엽 치매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나 FTD(이마관자엽치매)인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것. 이들은 아주 공격적이고 곧잘 광란적으로 변해 말릴 수가 없다고 한다. 이들은 무언가를 막 찾아다니며 집착하는데, 특히 알코올이나 담배, 마약 등을 찾거나 섹스에 강한 집착을 보이게 된다. 더군다나 언어장애까지 복합적으로 일으키기에 사회적인 문제가 많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거친 사례들이 있기에 독일에서도 치매를 간호하는 사람이나 보호하는 사람이 보통 교육을 받고 끈기를 가져서는 감당이 안되는 일이라고 튀르머 간호부장은 설명했다.
이어서 하일브론 지역에서의 사례를 통해 독일의 치매 관리 시스템이 소개됐다. 독일의 노인정신과병원에는 노인전문가, 간호사, 자원봉사자가 있다. 주간보호실에는 작업치료사나 간호, 보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주간에는 그곳에 있다가 저녁에는 집에 간다. 그리고 병동에 가면 양로원이나 요양원이 있다. 하일브론 근처에만 48개의 양로원과 요양원이 있다고 한다.
또한 하일브론에는 13개의 정보센터가 있는데 여기서 치매에 관한 조언과 상담이 이뤄진다. 외래환자 서비스는 대부분 종교단체가 있고, 구제사업을 하는 곳이나 사회국에서도 맡고 있다. 아니면 복지센터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광범위하게 구축된 이러한 시스템을 긍정적으로 지탱해주는 또 하나의 지원군은 많은 수의 자원봉사자들이다.
마지막으로 마을공동체단위의 ZfP(Zentrum für Psychiatrie)클리닉이 소개됐다. 이는 우리 말로 전문적인 노인정신과병원을 의미하며 의료적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 환자를 위한 곳이다. 크게 치매 환자를 위한 병동, 우울증 환자를 위한 병동, 망상증 환자를 위한 병동, 낮병동으로 나뉘어 있는 ZFP는 처음에 오는 환자에게 무조건 진료와 약물적인 치료를 진행한다. 또한 밖에서 잠그게 되어 있어 나가지를 못한다.
물론 ZfP의 이러한 특수한 상황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튀르머 간호부장은 ZfP 안의 모든 전문적인 사람들이 서로 협조를 해가면서 감독과 협조를 같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감독관들이 불시에 전화도 없이 가서 검사를 하며 의학적인 도움이라던가 처방, 진료 들을 정확히 하는지, 자금을 유용하게 쓰는가를 항상 검사하고 감독한다고 한다. 이곳의 가장 중요한 점은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치매에 대한 내용들을 수용하고 이해하려 하고, 정성스럽게 대하는 것. 적당히 거슬러 가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마음을 가지고 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독일은 치매 환자의 경우 하루 병원비가 400유로이고 요양시설은 1달에 3000유로 정도라고 한다. 독일은 요양병원의 인력 기준이 미달하면 건강보험 계약을 해지한다.
◇일본, 작업치료사(OT)의 미래에 대하여 말하다
일본의 초고령화는 도심부의 극심한 고령화와 고령자세대의 증가, 치매 고령자의 증가를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고 이범석 군마대학교 작업치료학과 교수가 밝혔다. 이는 한국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비슷한 궤적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치매를 인지증이라고 하는 다소 넓은 범주의 개념 안에 포함시켜 사용하고 있었다. 일본에서의 치매 관련 시스템들을 보면 우선 개호(간병)보험이 있다. 개호보험은 고령자가 개호가 필요해진 이후에도 지금까지 살아왔던 지역에서 가능한 한 자립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공적 보험이다. 이는 2000년부터 시작하여 본인 부담은 10%로 지정되어 있다.
시설적인 면으로 보면 개호노인보건시설에는 시설 기준으로 현재 100명당 1명의 치료사가 있으며 데이케어는 시설 기준 개호사가 10명당 1명이 있는 상황. 데이케어에서의 개호사는 일반적으로는 치료사가 겸직하는 형태라고 한다.
일본의 인지증 작업치료사(OT) 양성학교는 전체 약 180개교. 그러나 감소 추세이며 졸업생은 한해 약 5천 명 정도가 배출되고 있다. 국가시험 합격률이 80% 전후로 설정되어 취직이 쉬운 편인 게 메리트. 2013년 6월 현재 68,935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초봉 실수령액은 약 20만 엔 정도, 연봉은 300만 엔 가량이라고 한다. 결혼 5년만에 30년짜리 론을 통해 집 장만이 가능하며 애로사항이라면 이직이 어렵다는 것. 일본에서는 이러한 OT 인구를 위한 OT협회도 구성되어 있다.
일본은 요양보험에 지출되는 돈만 9조4000억 엔으로 사회보장 관련비의 32%에 달한다. 막대한 돈이 사회보장 관련비로 지출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고령화다. 3명이 1명을 돌봐야 하는 인구 구조는 일본의 그림자다. 전체 인구의 25%에 해당하는 고령자들이 겪는 각종 질환은 의료비를 증가시키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치매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치매 대처에 있어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바로 지표와 도표를 만들어 통계화하여 그 정보에 현장의 상황을 맞추려 하는 것이 그것이다. 교과서적으로는 좋은 방침인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독일의 시스템이 이에 대한 대안으로, 철저한 제반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 현장의 강점을 살리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삶의 질과 ADL(activities of daily living, 일상생활 능력)을 유지하는 게 같이 가야 하지만 관점은 ADL에 더 많이 둬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치매환자들이 일상생활에서 ADL을 유지해 삶의 질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그게 가장 현실적인 목표이고 대안이다.
인제대 작업치료학과 양영애 교수는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ADL훈련을 전문적으로 하는 작업치료사의 역할이 앞으로 중요하고 더 많은 환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작업치료사의 인력이 많이 필요로 하고 있는 시점”이라 강조했다.
◇치매관리의 전문성 강화와 정책적 시스템 뒷받침 우선시
한국, 독일, 일본의 주제 발표를 통해 토론에서 우리나라와 일본이 치매 대처에 있어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바로 지표와 도표를 만들어 통계화하여 그 정보에 현장의 상황을 맞추려 하는 것이 그것이다. 교과서적으로는 좋은 방침인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독일의 시스템이 이에 대한 대안으로, 철저한 제반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안에서 현장의 강점을 살리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한국, 독일, 일본의 치매 관리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현황 및 문제점, 발전방안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치매 관련 전문성 강화가 필요한 점과 발전적 측면에서 정책적 제안이 요구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첫째, 치매 전문 요양시설 및 주간보호센터의 프로그램 강화가 필요하다. 치매 대응형 요양시설 모델 및 프로그램 개발을 우선시 하여 작업치료사 등 치매 전문인력들이 시설 및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둘째, 작업치료사의 장기요양 서비스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 치매 예방, 기능 평가 및 훈련 등의 영역에 역량을 가진 작업치료사가 장기요양서비스에 참여함으로써 치매환자의 전문적인 재활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셋째, 노인장기요양서비스 내의 방문재활 도입이 필요하다. 현재 노인장기요양보험과 동일한 제도를 수행하고 있는 독일과 일본에서 수행되고 있는 방문재활을 우리나라에서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현재 의료서비스를 포함하지 않는 노인장기요양서비스에서 일상생활활동 및 인지훈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방문재활이 필수적인 요소이다. 따라서 방문재활서비스를 시범운영하는 등 제도적인 문제점을 보완하는 정책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치매는 치료보다 사전예방이 중요하다. 현재는 단지 치매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약물 치료제가 있을 뿐, 발병 이후에는 확실하게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기 때문이다. 치매 예방에 좋은 음식을 알아본다.
뇌기능은 뇌신경에 좋은 물질과 적당한 운동, 즉 뇌를 자극할 수 있는 일종의 행동이 필요한데 음식물을 씹는 것은 뇌를 자극하는 가장 적합한 운동이라는 것이 치매연구에 대한 결과다. 즉 청소년기 때 현미잡곡밥을 먹음으로써 오래 씹게 하여 뇌 운동을 촉진하고 다양한 영양을 섭취해 뇌세포 활동을 촉진하여 두뇌발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치매예방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치매를 앓는 환자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영양실조인 경우가 많다고 알려졌다. 특히 동물성 단백질의 부족은 뇌의 발육과 기능을 저해하는 큰 요인 중의 하나이다. 우리 인간의 몸은 오랫동안 동물성 영양과 식물성 영양분에 길들여져 왔다. 지나친 육류섭취도 문제가 되지만 동물성 영양분을 배제한 식단 역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치매를 예방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곧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사랑하는 일이며, 몸을 튼실하게 유지하는 식단의 균형회복이라 할 수 있다.
서울 성모병원 신경과 양동원 교수는 오메가3가 많이 들어있는 등 푸른 생선과 함께 당근, 브로콜리, 오렌지, 사과 등을 꾸준히 먹으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또 기름진 음식과 과식을 피하고 하루 30분 이상 꾸준히 걷는 것도 추천했다.
매 끼니마다 올리브오일과 견과류, 와인(레드와인)을 먹는 게 나이 들어서 두뇌를 맑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지중해식 식단’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인하대 병원 최성혜 교수는 식습관과 생활습관 두 가지로 치매를 일정 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가 치매예방 음식으로 권장하는 것은 뇌신경세포 보호성분인 항산화제가 많이 포함된 식품이다. 등푸른생선, 녹황색채소, 견과류를 비롯 적당량의 적포도주 등이 대표적이다. 최 교수는 “항산화제가 함유된 식품은 뇌세포막이 손상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인천 길병원 연병길 교수는 특히 젊을 때부터 뇌를 활용할 수 있는 독서나 창작활동을 통해 머리를 써 뇌력을 증진시켜야 되며, 고독을 이겨낼 수 있게 움직이고 배우며 어울리는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적은 시간이라도 규칙적인 운동과 건전한 취미 생활, 그리고 우울증 예방을 위해 자주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치매 예방의 가장 대표적인 운동은 ’걷기’이다. 규칙적인 걷기 운동은 뇌혈류량을 개선시켜줄 뿐만 아니라 뇌 건강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산소, 포도당은 치매예방에 좋다고들 한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치매 예방을 위해서 뇌 훈련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항산화 작용에 좋은 포도나 견과류 등과 불포화 지방이 많이 든 푸른 생선이나 콩 등의 음식도 도움이 된다. 또한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도파민과 세로토닌 등이 활발해서 두뇌 활성에 좋고 그 밖에도 적절한 운동을 통해 손과 발을 자극해 뇌 발달을 촉진시킨다.
치매예방 보조식품 잇달아 출시
치매 예방에 좋은 음식으로는 뇌세포손상을 막아주고 치매를 막아주는 패롤릭산이 들어있는 당귀와 세포의 산성화를 막아주는 사과산과 주석산 등 유기산을 함유하고 있는 오미자, 뇌신경을 안정 시켜주는 호두, 머리를 맑게 도와주는 해조류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을 함께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2012년 출시한 풀무원건강생활의 ‘브레인큐’는 노년층의 두뇌 전물 개별인정형 건강식품으로 ‘당귀등추출복합물을 주원료로 하는데 참당귀, 삼백초, 오미자로 구성된 ‘당귀등추출복합물’은 12주간의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식품의약청안전청으로부터 ‘노년의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인정받았다.
국내임상은 백병원, 보라매서울대병원 등 6개 대학병원에서 진행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2010년 1월 발매한 일양약품의 ‘브레인300’은 중·장년층의 기억력 개선과 노년기의 치매 예방을 도와주는 성분 ‘BT-11’을 함유하고 있다.
BT-11은 국내 최고의 뇌 전문가이며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한 서유헌 서울대 의대 교수 겸 한국뇌연구원 원장이 개발한 천연물이다.
관계자는 “국내에서 실시된 3차례 임상시험 연구결과 기억력과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BT-11이 ‘아세틸콜린’ 분해 효소를 비롯해 독성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C단 단백질 등 뇌신경 세포를 손상시키는 여러 효소들의 활성을 억제해 뇌기능 손상을 방지하는 작용을 하는 까닭”이라 말했다.
#치매예방에 좋은 음식
- 카레
카레의 주 성분 강황은 암의 예방에 탁월하며 치매의 예방은 물론 기억력을 상승해준다.
카레의 노란색은 강황에 들어있는 쿠르쿠민이라는 색소 때문. 쿠르쿠민은 산화를 방지하고 염증을 감소시켜 치매 진행을 지연시킨다. 때문에 인도 일부 지역에서는 65세이상의 치매 발병률이 1%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 된장
된장에는 레시틴(lecihtin)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레시틴은 세포를 구성하는 주성분 중 하나로 기억력을 향상시켜주는 기능이 있어서 노인성 치매에 예방에 좋은 식품이다.
- 잡곡밥
현미, 메밀 등 잡곡에는 비타민 B1이 풍부하다. 이는 뇌의 에너지원이 되는 포도당 생성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치매 예방으로 도움이 된다.
- 양파
양파를 날것으로 먹으면 노인성 치매예방에 효과적이다.
- 식초
뇌세포를 활성화시키고 피로물질의 축적을 방지하는 역할로 기억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 순무의 잎
칼슘 함량이 높고 비타민C 의 함량이 오렌지, 토마토의 3배나 높게 함유되어 있고 풍부한 엽산 성분도 함유되어 있어 치매예방 식품으로 으뜸이라 꼽히고 있다.
- 녹차
녹차는 혈압 상승을 억제하며, 항산화 작용을 해 뇌혈관 장애의 발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뇌의 신경세포가 죽는 것을 억제해 치매 예방에 탁월하다. 더불어 녹차의 카데킨류 성분은 치매의 원인물질로 여겨지는 베타-아밀로이드 독성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어 꾸준히 섭취하면 혈관성치매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 고구마
뇌혈관을 튼튼하고 맑게 지켜주어 치매예방에 효과적이고 인체에 해로운 활성산소를 해독시키는 작용을 한다.
-연근
연근의 레시틴 성분은 혈관벽에 콜레스테롤이 침착되는 것을 예방하고 혈관벽을 강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또 이 성분은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을 생성하는데 사용돼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아세틸콜린은 뇌의 인지기능과 관계가 깊은 물질로,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연근을 섭취하면 아세틸콜린이 원활하게 분비돼 기억력 감퇴, 치매 등을 예방할 수 있다.
- 난유
레시틴, 비타민E, 타우린, 리놀레산등이 다량 함유되어 각종 성인병과 치매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 토마토
뇌의 노화를 예방하는 셀레늄을 함유하고 있다.
-등 푸른 생선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려면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는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필수다. 등 푸른 생선을 하루에 한 토막 정도 섭취하면 불포화지방산인 DHA가 혈관을 확장시켜주고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또한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뇌 신경 발달을 촉진시키며 인지능력을 상승시켜준다.
암보다 더 무서운 병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치매’다. 2013년 57만 6000명이었던 국내 치매 환자는 2025년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를 유형별로 보면 알츠하이머가 71%, 혈관성치매가 24%, 기타 치매가 5%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영국 등 국가에서도 치매는 두려움과 ‘대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개인이나 사회, 국가 모두 이 힘겨운 과제 앞에서 정부, 학계, 민간 모두 중점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는 영국이 지난 2012년 부터 ‘치매와의 전쟁’을 국가적 보건 프로젝트로 내세워서 정부·학계·민간 함께 싸운다는 보도를 전했다.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은 사회가 급속히 고령화함에 따라 치매 환자도 함께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기진단 시스템을 확립하고 ‘치매 친화적 환경’을 조성해 환자들의 고통과 사회적 비용을 줄이자는 것이 요지라고 전했다.영국은 2015년까지 치매 조기 진단과 연구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렸다. 이 같은 정책의 일환으로 브리스톨대는 정부로부터 5년간 1200만 파운드(약 208억원)를 지원받아 치매환자를 위한 스마트 헬스 케어 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140만명 가량인 영국의 8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35년이면 36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영국 보건부와 알츠하이머학회는 2012년을 기준으로 영국의 치매 환자가 80만명(잉글랜드 67만명)이고, 이 가운데 65세 이하도 1만 7천명 가량으로 집계했다.영국 내 치매 환자 수는 2037년이면 두배에 가까운 14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치매가 영국 경제에 지우는 비용부담 역시 같은 기간 연간 230억 파운드(약 40조원)에서 500억∼800억 파운드(약 87조∼약 139조원)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영국 정부는 이에 치매 진단 기간을 18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하고 초기진단율을 기존 42%에서 두 배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진단 시스템 마련, 전문 의료기관·인력 양성, 치매 친화적 환경 조성 등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요양병원에 입원하면 상태가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
영국은 ‘치매와의 전쟁’을 위한 학계나 민간 차원의 노력도 활발하다. 브리스톨대의 '스피어'(SPHERE·Sensor Platform HEalthcare in Residential Environment)는 치매환자 등 노인인구 간병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한 연구 프로젝트다.
스피어는 다양한 감지장치를 통해 자택에 머무는 치매환자를 관리하는 일종의 원격 돌봄 프로그램으로 이 대학은 지난해 말부터 5년 계획으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이 프로그램은 치매환자의 움직임과 전자기기나 수돗물 사용량 등 집안 내 모든 활동을 센서 등으로 감지해 이를 토대로 환자의 행동패턴을 분석한다. 환자가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는 등 이상징후가 보이면 담당 지역보건의(GP) 등 주치의나 돌보미에게 통보하는 방식이다.
연합뉴스를 통해 브리스톨대 엘리자베스 블랙웰 연구소 부소장 제러미 타바레 교수는 “아직 초기단계라 정확한 비용을 추산하기는 어렵지만 간병인을 두는 것보다는 훨씬 싸며 정확도도 높다”며 “의료진의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브리스톨대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이 프로그램을 학내 기숙사에 설치해 시범실시에 들어갈 예정이며 5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이 대학에서 알츠하이머병을 연구하는 케이 조(한국명 조광욱) 교수는 “치매환자의 경우 익숙한 환경을 떠나 요양병원에 입원하면 상태가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증세가 가벼운 치매환자들에게는 (스피어가) 효과적인 관리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케이 조 교수는 “치매에 들어가는 비용은 대표적 사망요인인 암보다 월등히 높다. 암환자 1명당 간병인 1명이 필요하다면 치매의 경우 3명이 있어야 한다”며 “한국에서는 아직 치매 전문 연구인력도 적고 사회적 대비도 미비한데 치매의 위험성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처럼 복지 선진국가 영국이 치매를 개인과 가족이 아닌, 사회와 국가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례는 고령화와 치매환자 급증 등에서 비슷한 과제를 안고 있는 한국에도 유익한 참고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보, 언제 와 있었어?”
아내가 의아하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말한다. 한창 연애를 하던 시절, 서로가 사랑스러워 견딜 수 없었던 40년 전 그 시절의 순진하고도 반가운 눈동자를 하고서.
아내는 올해로 예순다섯 살이다. 똑똑한 수학 교사였던 아내를 같은 학교에서 처음 본 영어 교사였던 나는 첫눈에 반해 끈질기게 구애했고, 결국 결혼에 성공했다. 주변의 축복 속에 아들과 딸을 하나씩 낳았고 아이들은 잘 자라서 그들의 가정을 꾸렸다. 그때만 해도 우리 두 사람의 미래는 안정된 노후로 향해 갈 거라고 믿고 있었다.
불행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아이가 생기지 않아 노심초사하던 딸이 마침내 아들을 낳았던 해인 5년 전, 아내는 자꾸만 기억력이 감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똑똑하고 주변에 폐를 끼치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아내였다. 아내는 스스로 먼저 치매가 아닌지 모르니 검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진단 결과, 알츠하이머병 초기라는 결과가 나왔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
무언가 무너지는 기분이라는 건 그런 것이리라. 치매는 완전 치료가 불가능하고 그저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나아가는 병 아니던가. 무엇보다도 주변에서 듣기만 하고 겪지 못한 병이기에, 나는 무엇보다도 먼저 다가올 것들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의연했던 건 되려 아내 쪽이었다. 자신이 그 갑작스러운 불행에 걸려 들었다는 걸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침착했다. 그리고 치매에 관한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환자가 어떻게 되는지, 어떻게 되어가는지를 책과 지인들을 통해 꾸준하게 알아냈고 그 내용들을 정리해서 나에게 알려줬다. 자신이 어떻게 될는지 알려 줄테니 그럴 때면 이렇게 해달라고. 그리고 매번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말이 있었다. “나에게 말을 거는 걸 멈춰주지 말아달라”고.
치매란 걸 알게 되었을 때부터 치매를 막으려는 아내의 노력도 함께 시작됐다. 우선 혈관성 합병증을 막고 소화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식단부터 조절했다. 그리고 치매 치료와 함께 정기적으로 경보와 수영을 하기로 했고 머리를 잠들지 않게 하기 위해 영어를 배우고 그림을 그리는 등의 새로운 활동을 시작했다. 아내는 무척 진지했고 그 모든 일에 열성을 다했다. 그런 활동들에 나 또한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아내에게 힘이 되어주고자 했다. 아내를 위해 함께 경보를 하고 수영과 마사지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마침 영어는 내 전문 분야기도 했으니까. 아내는 잊어버리지 않으려는 것처럼 그런 나를 볼 때마다 “고마워”라고 말했다.
그러한 노력들이 아내에게 치매가 본격적으로 다가오는 걸 최대한 늦췄던 것 같다. 하지만 치매는 조금씩 그 마수를 분명하게 뻗어왔다. 무언가를 잊어버리거나 잃어버리는 일이 서서히 잦아졌고, 혼자 옷을 입거나 몸을 씻는 것을 힘들어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아내를 안타깝게 지켜 보면서 어떻게든 그 흐름을 되돌리려고 애썼다. 그러나 한계가 찾아왔다. 어느 날엔가 집으로 들어갔을 때, 아내는 조깅복을 입은 채 방 한가운데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나는 절망스러운 기분으로 겨우 입을 열고 뭘 하느냐고 물어봤다.
“여기 올림픽공원 아냐? 민이 아빠랑 같이 걷는 데. 그런데 이상해. 이상해서 못 뛰겠어.”
말을 끝내고 잠시 멍하니 있던 아내는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그런데 아저씨는 누구야?”
내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 소중함의 기억
이제부터 마음다짐을 단단히 해야 했다. 나는 모든 바깥 활동을 그만 두기로 했다. 이제부터 아내 하나만을 바라보는 생활이 되어야 했다. 아내가 했던 활동들을 모두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제는 위험할 수도 있는 것이기에,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선 안에서만 외부 활동을 하기로 했다. 도우미가 해주던 식단도 내가 손수 맡기로 했다.
아내는 자신이 좀 더 심각한 단계로 들어갔다는 걸 자각했다. 그리고 그걸 자각한 순간부터 아내는 그때까지보다 훨씬 더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됐다. 나는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거듭 말했지만 막상 자신의 예상보다 빨리 닥치게 되니 아내 본인은 참기가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다. 아내의 혼란은 과거의 아내가 보여줬던 강인하고 똑바른 모습과는 다른, 초라해지고 신경질적인 아내를 불러 들이고 있었다. 그런 아내의 모습은 자식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고, 자식들과 우리들의 연을 가늘게 만들었다. 그런 태도를 보이는 자식들을 보니 아쉽고 화가 났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부디 그 아이들이 자신들도 겪게 될지도 모를 일이란 걸 일찍 깨닫고 아내를 이해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아내는 합병증을 겪지 않았고 치매 환자들에게 닥치는 마비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 육체적으로 아내는 아직 건강한 편이다. 그러나 ‘아직 건강하다’는 사실은 치매라고 결정이 난 이상 아직 초기 단계라는 걸 알려주는 사실일 뿐, 희망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조바심이 떠오를 때마다 아내가 한 말을 한 번도 잊어버린 적이 없다. ‘자신에게 말을 거는 걸 멈춰주지 말라’는 말. 그 말은 언젠가 기억들을 다 잊어버리고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될지도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기도 했고, 그걸 막아달라는 간절한 호소이기도 했을 것이다. 나는 매번 그 말에 담긴 고마움에 대해, 그리고 아내가 그토록 버리지 않으려 애쓰는 과거의 기억들에 대해 깨닫는다. 그래서 나는 더욱 힘을 내서 말한다.
“응, 와 있었지.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