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조력존엄사법이 국회에서 발의돼 2023년 11월 현재 계류 중이다. 수용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는 이가 원하면 의사의 도움을 받아 직접 삶을 마무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많은 논란을 일으킨 연명의료결정법이 의료 현장에 적용된지 5년이 지난 점을 고려했을 때 해외 여러 나라에 비해 빠른 변화라 할 수 있다. 해당 법안이 실제로 적용된다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알아봤다.
‘죽을 권리’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과연 인간은 죽음의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을 결정할 권리가 있는 걸까? 현대사회로 올수록 의학이 발달하고 기대수명이 더욱 길어지면서 죽을 권리를 적극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조력존엄사법)을 발의하면서 해당 주제를 중심으로 논쟁이 더욱 거세졌다.
잘 살고 잘 죽기
우리나라는 2018년 2월부터 소극적 안락사라 불리는 연명의료결정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소생 가능성이 희박하고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체외생명유지술, 수혈, 혈압상승제 투여 등을 하며 ‘생명만’ 연장하기보다 기준과 절차에 따라 본인의 선택으로 생을 자연스레 마칠 수 있도록 한다. 안 의원은 기존의 연명의료결정법을 일부 개정하는 차원에서 조력존엄사(의사조력자살)를 허용하자는 법안을 내세웠다. 불치병이나 암 등으로 회복이 힘든 말기 환자가 의사의 처방을 받아 스스로 약물을 주입해 죽음에 이르는 식이다. 현재 네덜란드, 스위스, 벨기에 등에서는 조력존엄사를 허용한다.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안락사를 합법화한 국가로, 적극적 안락사와 의사조력자살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 스위스는 적극적 안락사는 금지돼 있으나 질병 상태, 고통의 정도, 죽음을 선택한 이유 등을 평가해 자국민뿐 아니라 외국인의 의사조력자살도 허용한다.
방문 진료 전문 의료기관 ‘건강의집의원’을 운영하는 홍종원 원장은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피안성’(피부과·안과·성형외과)의 길을 과감히 내던졌다. 대신 동네 청소를 하고, 옆집 이삿짐을 옮기며, 약과 주사가 닿지 못하는 삶을 돌본다. 사회의 손길과 멀어진 곳에서 과연 건강하게 사는 건 무엇일까? 신간 ‘처방전 없음’에는 아픈 몸들을 위한, 병원 밖 의사의 인생 실험이 담겼다.
서울시 강북구 번동. 수더분한 옷차림에 커다란 가방을 둘러메고 동네 곳곳을 쏘다니는 수상한 의사가 있다. 가방 속에는 청진기, 혈압계, 주사기, 붕대 등 각종 의료용품이 한가득 들었다. 그는 바쁜 걸음을 옮기면서도, 연신 울리는 휴대전화 소리를 놓치지 않고 받아 챈다. 홀몸 노인, 중증장애인, 쪽방촌 사람들의 이웃으로서 곁을 살피기 위해서다. 홍종원 건강의집의원 대표원장은 흰 가운을 차려입고 쾌적한 진료실에서 환자를 맞이하는, 드라마에 나올 법한 ‘엘리트 의사’와는 사뭇 다르다.
조금은 다른 건강
“2019년 건강의집의원을 개원하고 방문 진료를 한 지 5년 가까이 됐네요. 사실 특별한 신념을 가졌던 것도, 의사가 되고 싶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공학을 전공해 기술 개발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쪽이 더 재미있을 거라 느꼈죠. 하지만 입시 준비 과정에서 우연히 지원한 의과대학에만 합격했어요. 그때부터 의사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나는 어떤 의사가 되어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의료봉사 동아리 활동을 통해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의 집을 드나들면서 고민은 점점 깊어졌다. 볕 들지 않는 집, 널브러진 이불과 담배, 모아둔 폐지들을 보고 있자면 장애가 있는 이에게, 홀몸 노인에게 어떤 처방을 내릴 수 있을지 혼란스러웠다. 몸에 해로우니 담배는 피지 않는 게 좋겠다고, 신선한 채소를 자주 섭취하라고 말할 수 있을까. 병원 치료 이후의 삶은 누가 보듬어줄 수 있는 건가. 거주지, 음식의 종류, 경제적 능력 등 개인을 둘러싼 환경이 각자의 건강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데. 환자들의 삶은 모두 병원 밖에 있구나. 많은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질병이나 장애, 가난 등으로 인해 사회와 멀어진 사람들을 면면히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그렇게 지역사회로 뛰어들었다.
‘처방전 없는’ 삶
“번동으로 이사 온 것도 어떻게 보면 실험이에요. 이 동네는 의료 접근성이 취약한 동네고, 저소득층 밀집 지역입니다. 주민들과 직접적으로 교류하면서 그들의 생활을 이해하고자 했어요. 마을 어르신들과 형, 동생 하고 지내면서 부대껴 살았죠. 가운을 입고 누군가를 만나는 순간 그저 의사와 환자 관계 이상을 넘어서지 못할 것 같았거든요. 건강을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가만히 보니 아픈 몸도 아픈 대로의 삶이 있더라고요. 노쇠나 장애는 되돌릴 수 없는 손상이기 때문에 완치를 목표로 하는 분은 드물어요. 그저 각자의 일상을 인정하고 해내려 하죠. 그게 ‘진짜 건강한 삶’으로 가는 첫 단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홍 원장의 진찰 시간은 길고 진득하다. 환자가 생활하는 공간을 둘러보고, 어떤 형편에 놓여 있는지, 평소 무슨 생각을 하며 지내는지 듣는다. 건강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맥락 안에 있다고 생각해서다. 처방 약보다 건강기능식품과 민간요법에 의지하고 있더라도, 상황에 따라 건강의 기준이 다르기에 섣불리 재단하지 않는다. 아쉽거나 속상할 때도 있다. 상태를 완화하는 수준에 그치거나, 환자를 낫게 할 수 있을지 확신조차 못 할 땐 만감이 교차한다. 하지만 차분히 소통하면서 서로 희미하게나마 연결되었다는 느낌이 들 때쯤, 환자의 몸이 좋아지는 기적이 일어나기도 한다. 때문에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공감과 연대라고 생각한다. 신간 ‘처방전 없음’에는 홍 원장의 방문 진료 이야기와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의 속사정, 그리고 진짜 건강한 삶에 대한 사유를 풀어냈다.
“‘처방전 없음’을 읽은 분들이 어떤 반응일지 궁금하기도 해요. 누군가는 이상주의자의 배부른 소리라고 할지도 모르겠네요. 극한 상황에서도 자기만의 ‘품’을 만들어내던 환자들을 보며 내린 결론이에요. 고통을 공감하고 위로하는 것, 건강을 같이 고민하는 것 또한 제 일이죠. 그러나 더 나아가서 환자들과 주어진 시간을 함께 웃으며 채워나가고, 터놓고 지낼 수 있는 존재였으면 합니다. 그러다 보면 치료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우리는 절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만성 콩팥병은 3개월 이상 콩팥에 손상이 있거나 콩팥 기능이 저하된 상태의 질환을 말한다. 6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79%를 차지한다. 나이가 들수록 신장 기능이 저하되며, 고령자의 대표적인 만성 질환인 고혈압, 당뇨병 등이 신장 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만성 콩팥병에 대한 궁금증을 김소연·권순효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신장내과 교수와 함께 풀어봤다.
콩팥에는 사구체라는 혈액 여과기가 있다. 이곳을 지나며 걸러진 노폐물은 소변으로 배출된다. 만성 콩팥병(만성 신부전증)은 콩팥이 여러 이유로 지속적으로 손상을 받아서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을 말한다. 주요 원인으로 당뇨병과 고혈압이 꼽힌다. 고혈압으로 혈관이 손상되면 콩팥에 이상이 생기며, 당뇨병으로 혈액 속에 당이 많으면 신장 조직에 손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만성 콩팥병은 ‘많고 비싼 병’으로 통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만성 콩팥병 환자는 2017년 20만 3978명에서 2021년 27만 7252명으로 5년 새 36% 증가했다. 국내 성인 7명 중 1명은 질환을 앓고 있는 셈이다. 또한 최근 10년간 만성 콩팥병 진료 환자 수 및 진료비 모두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849만 원이었다. 진료비가 높은 이유는 ‘투석’과 관련 있다.
만성 콩팥병은 진행 상태에 따라 1~5기로 구분한다. 초기 1~2기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약물 치료와 철저한 관리만으로도 유지가 가능하다. 사구체 여과율 60% 미만의 3기에 이르러야 증상이 나타나는 편이다. 특히 가장 심각한 단계인 5기는 ‘말기 신부전’이라고 하며, 투석 치료나 이식을 받아야 한다. 이 시기에는 5년 생존율도 약 61.5%로 떨어지는데, 이는 일부 암의 5년 생존율보다 더 낮은 수치다. 이에 따라 조기 발견이 중요하며, 건강한 습관으로 병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
Q. 부종과 같이 뒤늦게 나타나는 만성 콩팥병의 증상에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 자신이 당뇨 환자라면 만성 콩팥병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을까요?
A.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지만,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서 피곤함, 집중력 저하, 식욕부진, 수면장애, 발목 부종, 야뇨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전신이 붓는 증상은 신장과 심장, 간 등의 질환이 있을 때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당뇨병 환자 3~4명 중 1명에게 만성 콩팥병이 생기고, 말기 신부전 환자 2명 중 1명은 당뇨병이 원인일 정도로 당뇨병 환자와 신장 합병증은 관련이 깊습니다. 적절한 식이·운동·약물요법을 통해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해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고, 정기적인 소변 검사와 혈액 검사로 신장 합병증을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형 당뇨가 있는 사람은 최소 1년에 한 번씩 소변 알부민뇨 검사와 혈액에서 추정하는 사구체여과율 검사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Q. 5기 환자의 경우 5년 사망률이 암보다 높다는 통계를 봤습니다. 위험도가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A. 5기 말기 신부전 환자들의 가장 높은 사망 원인은 심혈관 질환입니다. 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는 당뇨, 고혈압 등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심혈관 질환 위험인자인 요독증, 혈관 석회화, 대사성 산증을 가지고 있어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일반인보다 10~30배 높습니다.
Q. 신장이식 수술은 위험성과 부작용이 잇따를 것 같습니다. 현재 의료진이 이식 수술을 권장하는지, 반대로 지양하는지 추세가 궁금합니다.
A.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는 신장이식이나 투석 같은 신 대체요법을 시행합니다. 최근에는 과거보다 신장이식을 받는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신장이식이 투석에 비해 장점이 많습니다. 거의 정상 신장 기능을 가지게 되어 투석으로 잘 빠져나가지 않는 노폐물도 제거할 수 있으며, 조혈 호르몬, 활성화 비타민 같은 호르몬이 만들어집니다. 투석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으며, 거의 정상적인 식사와 생활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식할 신장을 제공받기가 쉽지 않으며, 수술에 대한 정신적・육체적・경제적 부담이 있습니다. 또한 이식 후 거부반응이 올 수 있기 때문에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고, 이로 인해 감염이나 암 같은 면역억제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식을 준비하기에 앞서 이식의 장단점을 잘 따져봐야 합니다.
Q. 만성 콩팥병 환자는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게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신장 기능이 심하게 저하된 만성 콩팥병 환자는 수분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는데, 이 상태에서 물을 과다하게 마시면 혈액량, 체액량이 늘어 폐부종이나 부종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무조건 수분 섭취를 제한하면 오히려 탈수로 인한 신장 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만성 콩팥병 단계와 소변량 등을 살펴보고 주치의와 상의해 적정 수분 섭취량을 결정해야 합니다.
Q. 만성 콩팥병을 예방하기 좋은 음식과 생활 습관에는 무엇이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만성 콩팥병의 원인이 되는 당뇨, 고혈압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생활 습관 개선과 적절한 약물 치료를 통해 혈당 및 혈압 관리를 해야 합니다.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담배는 반드시 끊고 술은 하루에 한두 잔 이하로 줄이는 것을 독려합니다. 더불어 만성 콩팥병 환자는 충분한 열량과 적당한 양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며, 염분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또한 포타슘(칼륨)과 인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다만 이와 같은 식이요법은 증상 악화를 막을 수는 있겠지만, 질환 자체를 고칠 수 없다는 점을 알아둬야겠습니다.
찌는 듯한 한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런 날씨에는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 것조차 버겁게 느껴지는데, 숨이 턱 막히는 열기와 습도 탓에 조금만 걸어도 온몸이 금세 땀으로 젖기 십상이다. 잠시 땀을 식혀보지만 더위를 먹은 듯 어지럼증까지 느껴진다.
‘어지럼증’(현기증)이란 자신이나 주위 사물이 정지해 있음에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는 지각 현상을 뜻한다. 65세 이상 시니어 10명 중 3명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노화에 따라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특히 요즘 같은 여름철에 빈번히 나타난다. 땀을 많이 흘리면 체내 수분량이 줄어들면서 혈압이 크게 낮아지는데, 충분한 수분 보충이 부족할 경우 저혈압 증상이 나타나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이러한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총 106만 934명에 이른다. 특히 전체 환자의 약 40%(40만 9638명)가 무더위가 이어지는 6~8월에 집중된다.
문제는 어지럼증을 단순히 더위 먹은 것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길 경우, 자칫 낙상 같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응급실에 내원한 손상 환자를 살펴본 결과 낙상 환자가 27.1%로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는 중장년층 이후 추락·낙상 환자 비율이 점차 증가해 70세 이상 환자에서는 63.3%나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지러움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낙상이 발생하면 강한 외부 충격이 그대로 허리에 가해져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척추뼈 사이에서 완충 작용을 하는 디스크(추간판)가 손상되거나 탈출해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가 발생할 위험이 크며, 척추가 납작하게 내려앉는 ‘척추압박골절’이 극심한 통증과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시니어의 경우 근육량과 골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더욱 치명적이다. 따라서 낙상 후 허리 통증이 지속된다면 척추 질환을 의심하고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한방에서는 낙상으로 인한 척추 질환 치료를 위해 침, 약침, 한약 처방 등을 병행하는 한방 통합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침 치료는 경직된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켜 통증을 즉각적으로 완화한다. 통증 정도가 극심한 환자에게는 응급 침술인 동작침법(MSAT)이 활용된다. 한의사가 주요 부위 혈자리에 침을 놓은 상태에서 환자의 능동·수동적 움직임을 유도해 통증을 경감시키는 치료법이다. 근육의 과도한 긴장을 풀고 관절액 분비를 촉진해 운동 능력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동작침법의 즉각적인 허리 통증 경감 효과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통증의학 분야의 저명한 SCI(E)급 국제학술지 ‘통증’(PAIN)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동작침법을 받은 허리디스크 환자는 30분 만에 허리 통증이 4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진통 주사제보다 5배 빠른 진통 효과로서 입원률과 입원 기간을 줄여 일상 복귀에도 유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순수 한약재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 치료는 염증을 빠르게 제거하고 손상된 근육과 인대를 회복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더불어 근골격계 강화에 도움을 주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우선 여름철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인 저혈압을 관리하는 것이 혹시 모를 낙상 사고를 방지하는 첫걸음이다. 평소 물을 충분히 마셔 체내 수분 부족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맥주나 커피는 수분 배출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땀을 많이 흘리는 고강도 운동과 과도한 실외 활동 또한 가급적 자제하도록 하자.
우리는 흔히 ‘더위 먹었다’고 가볍게 표현하며 여름철에 나타나는 이상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무더위는 생각보다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큰 위험 요소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건강관리에 힘써 슬기롭고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도록 하자.
청년과 노년 사이 ‘낀 세대’로 불리는 중년. 신체적·사회적 변화로 ‘제2의 사춘기’를 보내는 이들 대부분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두려움과 부담감으로 인해 정신의학과 병원 또는 센터 찾기를 두려워한다. 그런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만 아픈 것이 아니고, 치유할 수 있다고.
지난 4월,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부부 사이인 50대 남성 A씨와 40대 여성 B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기초수급생활비로 월 120만 원가량 받아온 부부는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120세 시대에 젊은 나이에 속하는 중년 부부의 선택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우울증, 마음의 병을 앓는 중년의 증가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5년(2017~2021년) 우울증과 불안장애 진료 현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우울증과 불안장애 모두 40~6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중장년은 불안장애에서 두각을 나타냈는데, 2017년에는 50대 환자가 전체의 20.7%(13만 5525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21년에는 60대 환자가 전체의 18.5%(15만 9845명)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년기는 생애주기의 전환점을 맞는 시기로, 생물학적·사회심리적 변화로 인해 우울 같은 정신과적 문제를 내포할 가능성이 크다. 여성의 갱년기를 포함한 건강 문제, 사회적 역할의 한계 등 이전까지와는 다른 경험을 하면서 많은 심리적 압박감을 갖게 된다. 중년기 마음의 병에 관해 권순재 당신의건강의학과 원장과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중년의 심리적 고민
중년기의 아픔을 설명하기에 앞서 권순재 원장은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 단계’를 언급했다. 에릭슨은 ‘인간은 평생 사회적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8단계의 발달 단계를 거친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권 원장은 이 가운데 40대 이후 중년은 ‘Middle-age Adult’에 속한다고 봤다. 이 단계의 인간은 ‘생산성 vs 침체성’의 과정을 겪는다.
“보통 20~30대에는 취업·결혼 등 비슷한 목표로 열심히 달리는데, 40대가 되면 ‘생산성’은 다양한 모습으로 분배됩니다. 사회에서 출세하겠다는 목표로 계속해서 달려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겠다는 사람도 생긴다는 거죠. 또 육아를 담당하며 살아온 여성은 독립적인 삶을 살고 싶을 수도 있겠고요. 반면에 ‘침체성’은 그냥 늙고 쇠약해져가는 과정이 된다는 뜻이죠. 그래서 40대는 굉장히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시기입니다.”
중년에게서 가장 많이 보이는 심리적 고민은 무엇일까. 권순재 원장은 ‘부적응’을 꼽았다. 현재 베이비붐 세대는 권위주의적 성향, 20·30세대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그 사이에 ‘낀 세대’인 중년은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 다음으로는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를 겪는 환자가 많은 편이다. 지방이나 시골에 거주하는 중장년은 알코올 중독 문제를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스스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느껴도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을 찾아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정신 심리상담 및 치료를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권순재 원장은 “정신 건강을 정상과 정신병자로 나누는 것은 예전의 잘못된 이분법적 생각”이라면서 정신건강의학과를 보는 현대인의 시선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도시로 갈수록,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고학력일수록, 화이트칼라일수록 건강에 대한 생각이 달라져요. 요즘 사람들에게 건강한 삶이란 병이 없는 게 아니죠. 정신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강화됐는데, 체중이나 피부처럼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도시에 살고 있는 서울 사람들은 마흔이 됐다고 해서 도전이 끝나지 않아요. 20대만큼 계속해서 도전을 강요받고, 발전하려고 하죠.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는 거고, 병원 문을 두드리는 겁니다.”
정신상담, 두려움 없애야
정신 건강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사회 구조상 현대인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으며,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권순재 원장 역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생존이 중요한 원시인은 포식자가 숨어 있다는 예감이 들 때 스트레스를 받아요. 그 시간이 10초도 안 걸리죠. 그런데 현대인은 내 인생에 나쁜 일이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들면, 그게 실제로 일어날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몇 개월에서 몇 년이 걸린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인간이 스트레스 상태에 있는 기간이 길어지게 된 거죠. 이는 건강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혈압이 올라가고 감염에 취약해지고, 심장 질환이나 뇌혈관 질환도 발생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의 인식이 좋아진 것과 같이 약물치료에 대한 대중의 저항감도 매우 줄었다고 한다. 권순재 원장은 “요즘 가장 널리 쓰이는 정신질환 약은 항우울제다. 많은 연구가 지속되면서 항우울제 장기 복용에 대한 결점이 없어졌다”면서 “오히려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을 그대로 놔뒀을 경우 문제가 생긴다. 노년기에 치매에 걸릴 가능성도 훨씬 커진다”고 말했다.
“우리의 생각이란 좌뇌와 우뇌의 정보 교환으로 만들어지는 거예요. 특히 고민이 생기면 뇌에서는 세 가지 방향으로 생각을 조절합니다. 첫 번째, 자기중심적인 추상적 생각을 반복 하지 않게 만들어요. 두 번째, 눈앞에 있는 감각적인 경험에 집중하게 합니다. 세 번째, 내 삶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나를 설득합니다. 이걸 긍정이라고 하죠. 그런데 이 세 가지가 망가진 것이 우울증입니다. 약물치료가 좋은 이유는 뇌에서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부위의 작용을 낮추는 거예요. 우울증 약을 먹었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것이 아닌 이유이기도 하죠.”
약물치료 이전에 선행되어야 할 중요한 치료 방법이 있다. 바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다. 병원이 심리적 또는 경제적 이유로 부담스럽다면, 지자체의 정신건강복지센터를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권순재 원장은 “우울한 생각이나 고민을 해결하는 세 가지 방법, 그게 주로 좌뇌에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좌뇌에는 언어중추가 있다. 쉽게 얘기하면 자기 안의 고민을 말로 엮어서 눈앞에 있는 사람한테 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정신 건강은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심리치료 대부분이 대화로 이루어지는 것이다”라면서 정신건강의학과의 존재 이유를 얘기했다.
“현대에 와서 정신 건강은 매우 중요해졌어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에서 삶의 질이 행복한지 아닌지로 건강의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내과에서는 신체에 문제가 없으면 정상이라고 하죠. 그러나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신체에 아무 문제가 없어도 행복하지 않으면 병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정신건강의학과에 오는 걸 너무 무서워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우리 함께 얘기 나눠봐요.”
정신질환 정확히 알기
우울증 : 우울장애가 정식 명칭. 의욕 저하와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하여 다양한 인지 및 정신·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태.
TIP |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PHQ-9’(Patient Health Questionnaire-9)을 검색하면 우울증 자가진단을 할 수 있다. 특히 1번(기분이 가라앉거나, 우울하거나, 희망이 없다고 느꼈다)과 2번(평소 하던 일에 흥미가 없어지거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다)이 중요한 문항이다.
불안장애 : 다양한 형태의 비정상적·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인해 일상생활에 장애를 일으킨다. 불안한 느낌이 지나치게, 그리고 광범위하게 나타나며, 다양한 신체 증상이 동반된다.
공황장애 :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 즉 공황발작(Panic Attack)이 주요한 특징인 질환이다. 공황발작은 신체 증상이 동반되며 죽음에 이를 것 같은 극도의 불안 증상을 말한다.
부적응 : 개인이 주위 환경이나 사회의 요구를 적절히 수용하지 못하고 타인과의 관계에서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데서 오는 불만이나 불안의 상태를 말한다.
대한항공이 6월 9일 1사 1촌 자매결연을 맺은 강원도 홍천군 명동리 농촌 마을을 방문해 일손 돕기와 의료 봉사활동을 실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대한항공 직원 및 가족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을 비롯해 대한항공 항공의료센터 의료봉사단 의사·간호사 등 30여 명이 참여했다.
자원봉사자들은 논밭 잡초제거 및 옥수수 가지치기 등을 도왔으며, 의료봉사단은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맥박, 혈압 등을 측정하고 전문 의사의 문진과 건강 상담을 통한 약 처방 등 의료 봉사를 펼쳤다. 마을 환경 정리와 함께 간단한 의약품, 마을 경로당 냉온 정수기 등 후원 물품도 전달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4년 농촌과 상생의 의미를 다지기 위해 농번기 때 일손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명동리와 자매 결연을 맺은 후 매년 2회씩 꾸준히 찾아 농촌 일손 돕기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올해 방문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단된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지난 2021년에는 명동리에서 생산된 고추장, 된장 등의 농산품을 구매해 강서구 취약 계층에 기증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이웃과 함께하는 기업’으로 거듭나 지역사회와의 상생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종 미디어나 언론의 콘텐츠를 접하다 보면 때때로 마음이 불편해지는 때가 있다. 분노와 짜증, 호통 등이 너무 자주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학폭 가해자 박연진 역을 맡았던 배우 임지연은 분노 연기로 인해 미간에 주름이 생기고 촬영 후에도 예민함이 지속돼 어려움을 겪었음을 밝혔다. 또한 호통으로 인해 논란이 됐던 정치인들의 태도도 이슈가 된 바 있다. 바야흐로 ‘호통의 시대’다.
미디어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사소한 일에 쉽게 화를 내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자신도 모르게 화를 내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뜻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고 때로는 가까운 친구, 가족들에게 화풀이하기도 한다.
물론 적정한 수준의 분노 해소는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막상 감정이 가라앉으면 후회와 죄책감 탓에 힘들어질 수 있어 분노의 감정을 잘 다뤄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자생한방병원 김환 원장(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분노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부정적인 감정을 잘 관리하기 위한 건강법을 살펴보고자 한다.
‘욱’하고 올라오는 분노…참아야 할까, 표현해야 할까?
사람들은 긍정적인 감정만을 드러내고자 한다. 부정적인 감정은 억누르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내적 갈등을 침묵하다 보면 불안과 걱정이 쌓여 ‘울화(鬱火)’와 같은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냥 참기보다는 적절한 감정 해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한방에서 울화는 억울한 마음을 삭이지 못해 생긴 화증을 의미한다. 가슴이 답답해지거나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특징이다. 병명 속의 화(火)라는 글자가 말해주듯 신체의 열감이 심해지며, 가야금 줄을 누를 때의 느낌처럼 맥이 빠르게 뛰는 것을 일컫는 맥현삭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맥박이 빨라지는 증상은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데 이 같은 사실은 연구 논문을 통해 입증되기도 했다. 독일 예나 대학에서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분노를 참는 사람은 맥박이 빨라져 신체와 정신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를 주도한 마르쿠스 문트 박사는 맥박 상승이 반복될 경우 혈압이 높아져 심혈관질환, 암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지며 수명 또한 단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적절한 감정 해소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지나친 분노를 터뜨릴 경우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분노의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노르아드레날린은 기쁠 때 분비되면 활력을 높이지만 화가 난 상황에서는 근육을 수축해 긴장 상태를 유발한다. 이로 인해 어깨와 목 등에 근육통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근육 경련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분노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 분비를 증가해 면역기능을 약화한다.
김환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분노를 지나치게 해소하거나 감정을 억제하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매번 참다가 터지는 악순환을 반복하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해소하며 감정 조절 능력을 향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중혈(膻中穴)’ 지압, 침, 도움
누적된 분노를 해소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는 운동이 있다. 특히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인 달리기를 30분 이상 실천하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행복감이 드는 효과가 있다. 이는 이른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불리는 상태로, 부정적인 감정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미 부정적인 감정이 논쟁이나 다툼 등으로 이어진 상황이라면 잠시 대화를 멈추고 감정을 다스리는 데 충분한 시간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르아드레날린 수치는 분비된 지 15초 만에 최고조에 이르지만 2분 전후로 서서히 수치가 떨어진다. 이어 15분이 지나면 정상 범위까지 감소하므로 감정이 진정된 후에 대화를 다시 이어나가는 것이 현명하다.
스스로 해결이 힘들 정도로 화를 다스리기가 어렵다면 전문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한방에서는 울화의 원인을 기의 순환이 막힌 것으로 보고 침 치료와 뜸, 한약 처방 등을 활용해 치료한다. 먼저 침 치료를 실시해 마음을 편안하게 안정시키고 긴장을 완화한다. 이어 뜸을 놓아 뭉쳐 있는 기를 원활하게 순환한다.
여기에 우황청심원과 같은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신경 안정과 불안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실제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황청심원이 만성 스트레스에 의해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코스테론과 아드레날린 분비를 각각 86.9%, 75.2%가량 억제해 뇌 손상을 예방한 것으로 밝혀졌다.
치료와 함께 ‘단중혈(膻中穴)’과 같은 혈자리를 틈틈이 지압하는 것도 스트레스와 긴장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단중혈은 한방에서 ‘화(火)가 쌓이는 자리’라고 불린다. 명치 약간 위쪽에 위치해 있어 화가 나고 답답할 때면 자신도 모르게 쿵쿵 내려치게 되기도 한다. 단중혈을 검지와 중지로 지그시 누른 채 10초간 문지르면 화를 가라앉히고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데 효과적이다. 지압뿐만 아니라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하는 다크 초콜릿이나 바나나를 섭취하는 것도 부정적인 감정을 완화하는 데 좋다.
자생한방병원 김환 원장은 “분노를 억제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적절한 방법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도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화를 없애려 노력하기보다는 다스리는 법을 터득해 가는 것이 삶의 지혜이자 건강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초고령화시대, 처방전이 길어질수록 약을 조심해서 먹어야 한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더욱이 그렇다. 대표적으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환자가 알아야 할 약 먹는 법을 소개한다.
고혈압
① 고혈압 약 중 일부는 복용 시 마른기침, 소변량 증가, 쇠약감, 어지럼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나면 의사, 약사 등 전문가에게 알리고 상담을 요청한다.
② 의사와 상의 없이 복용을 중단하지 않는다.
【KEY POINT】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하고, 꾸준히 치료받아 적절한 혈압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뇨병
①혈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약품 복용을 주의해야 한다.
혈당을 높이는 약물: 이뇨제, 갑상선 호르몬제, 결핵약, 부신피질 호르몬제, 시럽제
②당뇨 약 복용 중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면 사탕이나 음료수를 즉시 섭취하고, 나아지지 않으면 전문가에게 알린다.
【KEY POINT】 정기적으로 혈당을 측정해 기록하고, 규칙적으로 진찰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고지혈증
①고지혈증 약 중 스타틴 계열은 근육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근육통이나 쇠약감이 있는 경우 즉시 전문가에게 알린다.
②고지혈증 약 중 일부는 간 기능 약화를 유발할 수 있다. 간 기능이 약할 경우 처방 전 의사와의 상의가 필요하다.
【KEY POINT】 고지혈증 환자는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해야 한다. 규칙적으로 진찰받고 검사 수치를 기록하도록 하자.
나이를 먹고 노화가 진행될수록 약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다. 동시에 약을 제대로 복용하고 있는지, 좋은 약은 무엇인지 궁금증도 커진다. 유튜브 채널 ‘리틀약사TV’를 운영하는 이성근 약사를 만나 약에 대한 궁금증과 오해를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저는 OO 질환이 있는데, 어떤 약을 먹어야 좋아질까요?” 이성근 약사가 지난 10년간 가장 많이 들은 질문 유형이다. 이 약사는 2012년 약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자 네이버 블로그를 개설했고, 2018년에는 유튜브로 소통의 장을 확장했다. 현재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35만 명에 이른다.
‘리틀약사TV’ 구독자는 40대부터 60대가 가장 많다고 한다. 그 가운데 고령자는 어떤 특성을 보일까. “어르신들은 고혈압, 당뇨, 대사증후군 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고, 그와 관련한 질문을 많이 한다. 피로와 관련된 문의도 많다. 최근 들어서는 불면증과 우울증에 관한 문의가 늘고 있다”고 이성근 약사는 말했다.
고령자 약, 올바른 복용법은?
우리나라 고령자의 다제약물 복용은 꾸준히 거론된 문제다. 2020년 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다제약물 복용자는 2016년 154만 8000명에서 2019년 201만 2000명으로 증가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75세 이상이 84만 1000명(복용률 22.4%)으로 가장 많았다.
다제약물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경고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겁을 먹고 무작정 약 복용을 거부하는 고령자도 많아졌다. 이성근 약사는 “무조건 약을 안 먹는 것은 내 몸에 무익한 행동이다. 약의 유익성이 유해성보다 높을 때는 복용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혈압 약은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 ‘고지혈증 약은 부작용이 많다’ 등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약을 복용하지 않는 어르신이 많습니다. 철저한 식습관과 생활습관 개선 없이 무작정 약을 안 먹는 것은 내 몸이 혹사당하도록 방치하는 것과 같습니다. 약을 먹지 않으면 그에 따른 유해성이 더 커진다는 거죠. 약 복용을 중단하고 싶으면, 의사와의 상의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건강 증진을 위한 영양제는 하루에 얼마나 먹는 것이 적정 수준일까. 이성근 약사는 “사실 정해진 기준은 없다. 사람마다 다르다”면서 “제품의 개수가 아닌 성분의 중복성 여부 파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약사는 “영양제를 통해 건강을 증진하고 싶다면 유산균, 오메가3, 종합비타민을 드시고 필요에 따라 제품을 추가해 먹어보면서 자신한테 맞는 조합을 만들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고지혈증 약은 체내에서 코엔자임 합성을 방해합니다. 그 때문에 코엔자임 Q10 영양제 섭취를 추천합니다. 반대로 홍국쌀 추출물은 고지혈증 약을 먹는 환자에게 복용을 피하라고 합니다. 모나콜린K 성분이 고지혈증 치료제인 스타틴과 동일한 물질이기 때문에 과다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 발생 우려가 있습니다.”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약 개발
영양제를 구매할 때 제일 중요한 점은 자신에게 필요한 성분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다음 고려하는 기준은 가격이다. 과연 비싼 제품이 몸에도 좋을까. 이성근 약사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영양제는 원료가 중요하다. 제품이 비쌀수록 좋은 원료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성근 약사는 약에 대해 연구하면서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이 약사는 ‘더 리틀스’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직접 개발한 영양제를 판매하고 있다.
“현재는 피크노제놀과 은행잎 추출물을 섞은 제품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피크노제놀은 강력한 항산화제이고, 은행잎은 항산화 기능과 함께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주는 원료입니다. 고령자들에게 도움이 될 제품이라고 자신합니다.”
이와 함께 이성근 약사는 ‘약과 영양제’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약은 질병이 있을 때 치료 목적으로 먹는 것이다. 영양제는 질병의 치료보다는 건강 유지와 증진이 목적이다”고 강조했다.
이성근 약사는 “만병의 근원은 식습관, 생활습관 등 잘못된 습관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근본적으로는 잘못된 습관이 개선되어야 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튜브 영상 말미에 늘 “못 고치는 병은 없다. 못 고치는 습관만 있을 뿐이다”라고 말하는 이유다.
“잘못된 습관은 고치지 않은 채 약으로만 병을 고치려는 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영양제 역시 건강을 위한 보조 수단으로 필요하지만 전부는 아니라는 거죠. 무엇보다 식습관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병원에서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으면서 보조적인 수단으로 영양제를 드시고, 식습관 개선을 두 배로 철저히 하시길 바랍니다.”
이성근 약사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유튜브 구독자가 100만 명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처럼 올바른 정보를 전달해드리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영양제를 양심적으로 만들어 많은 분의 건강 증진에 일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증상만을 쫓아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처방의 원인과 결과가 꼬리를 물면서 약이 약을 불러오는 상태, 연쇄 처방이다. 만성질환이 많은 고령자가 주로 마주하는 상황이다. 이럴 때는 약을 걷어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 먹고 있는 약, 어떻게 점검해야 할까?
김 씨(76세, 여)는 퇴행성 무릎 관절염으로 A의사에게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처방받았다. 이후 온몸이 붓기 시작하더니 발목에 통증을 느껴 B의사를 방문했는데, 혈압이 높은 것도 확인되어 혈압 약과 이뇨제를 처방받았다. 그러더니 요산 수치가 높아져 C의사에게 통풍 진단을 받고 통풍 약제 치료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간 수치가 올랐다. 여러 약을 먹다 보니 속도 쓰리다. 위보호제에 간장약까지 어느새 복용하는 약 개수는 7개가 넘어가는데, 자꾸 다른 곳이 아프다. 그저 나이 먹어 몸이 고장 났나 싶다가도, 매일 챙겨 먹어야 하는 약 봉투를 보니 머리가 지끈거린다.
‘많은 약’ 불러오는 ‘연쇄 처방’
이 과정은 고령자가 흔히 겪는 연쇄 처방(Prescription Cascade)의 예시다. 처방된 약으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했으나, 부작용인 것을 모른 채 부작용으로 인한 증상을 해결하고자 다른 약을 추가로 처방받는 상황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의료 접근성이 좋아 어떤 증상이 발생했을 때 여러 병원을 다니며 약을 처방받기 쉬운 환경인 데다, 몸이 아플 때 약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많아 연쇄 처방이 이뤄지곤 한다. 게다가 고령자는 만성질환이 여러 개인 경우가 많아 복용하는 약이 많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타 병원에서 처방한 약제를 알려면 DUR(Drug Utilization Review, 의약품 안전사용 서비스)을 이용해 확인해야 하는데, 환자의 주민번호를 입력하고 개인정보 이용에 대해 환자의 동의를 구해야 해 절차상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연쇄 처방은 또다시 ‘다제약물 복용’(Polypharmacy)을 불러온다. 다제약물 복용은 하루 5종류 이상의 약제를 복용하는 상태를 말한다. 백지연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다제약물 복용만으로도 병원 입원율은 2배 이상, 낙상·치매 발생 및 사망률 위험도가 1.3~1.5배 정도 높아진다”면서 “다제약물 복용도 질병처럼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용 약 개수가 10개를 넘어간다면 부작용 발생이 거의 100%에 가깝다. 서울아산병원의 약물조화클리닉을 방문한 한 환자는 처방받은 약으로만 30종류가 넘는 약을 먹고 있었다.
여러 병원을 다니다가 중복 처방받는 경우도 많다. 성분이나 효능이 유사한 약들이 처방되곤 하는데, 대표적으로 위산 억제제와 같은 위장관 보호제가 있다. 또는 각기 다른 증상을 조절하는 항콜린 성분 약제가 누적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가려움증, 기침, 요실금 등 각기 다른 증상으로 처방을 받았지만, 해당 질병 치료에 항콜린 성분 약제가 많이 사용돼 각기 다른 병원에서 처방받을 경우 용량이 과도해지는 식이다.
백 교수는 환자의 의식 변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의 환자분들은 약에 대한 선호도와 신념이 강해 복용을 중단하기가 쉽지 않다. 설득 끝에 약제를 중단하더라도 다시 처방을 받거나 의료진과 마찰을 겪기도 한다. 따라서 환자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 자신이 복용하는 약이 몇 가지인지 늘 확인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급격하게 몸이 안 좋아지거나 해서 약이 추가된 경우 의사·약사를 통해 먹고 있는 약들을 전반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광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노인의료센터장 역시 연쇄 처방을 막으려면 “새로운 증상을 무조건 약을 통해 해결하기보다 다른 방법을 먼저 적용해보고,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때 약을 추가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며 “명확하지 않은 증상에 대해서는 비약물 치료를 우선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약 끊어내는 다제약물 관리사업
건강보험공단은 다제약물 복용을 해결하고자 대한약사회와 함께 2018년부터 ‘다제약물 관리사업’을 시범으로 실시했다.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 중 한 가지 이상 질환을 가지고 있으면서 정기적으로 10종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일반적으로 고령자일수록 여러 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부작용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해당 사업은 주로 고령자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제약물 관리사업은 병원모형, 지역사회모형, 의원모형, 장기요양시설모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주로 병원과 지역사회모형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병원모형은 환자가 병원을 방문했을 때 이뤄진다. 진료 전 약사와의 면담을 통해 먹고 있는 약물 종류와 복용 상태를 점검하고, 노년내과 의사가 진료하면서 노쇠 정도, 기능 상태 등을 고려해 약사의 약물 평가 의견을 검토한다. 의견을 종합해 처방 약물을 검토할 때는 연쇄 처방 고리 끊기, 노인주의약물(PIM) 중단, 중복 약물 확인이 이뤄진다. 또한 약과 약, 약과 질병, 약과 증상 사이 상호작용을 고려해 처방을 조정한다.
백 교수는 “다제약물 관리는 비교적 단순해 보이는 진료 행위지만 생각보다 여러 의사, 약사, 환자가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노력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면서 “의료진과 환자의 인식 변화, 진료 수가 체계 개선, 다제약물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미리내 서울아산병원 약물조화클리닉 약사는 “우리나라는 상당히 약을 좋아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상당수 환자가 본인의 상태에 대한 이해 없이 약을 접하거나, 방문 의료기관을 하나씩 늘려가면서 다제약물 문제가 복잡해지기도 한다. 정작 본인은 왜 약을 먹는지 알지 못하고 습관처럼 복용하는 환자도 있다”면서 “약을 복용하는 것은 기존 질환을 잘 조절하고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약의 개수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본인의 신체 기능이나 건강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 본인의 약 이용 습관과 의료기관 이용 습관을 되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약사들은 약물을 점검할 때 전문가와 꼭 상담하기를 권했다. 다제약물 복용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유튜브 ‘리틀약사TV’를 운영하는 이성근 약사는 “어지러움증 같은 부작용은 특정 약물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약물 때문인지 알기가 어렵다. 생명과 직결되는 약을 제외하고는 약을 먹지 않았을 때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면서 조절해볼 수도 있겠다”면서도 스스로 약물 조절을 판단하기보다는 “단골 약국을 만들어 약사와 약물에 대한 상의를 해보고, 담당의사와 또 한 번 상의해 약을 줄이는 등의 조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만약 다제약물 관리사업을 통해 약물을 점검하고 싶다면 거주하는 지역의 건강보험공단 지역본부 건강지원센터로 연락해 다제약물 관리사업 방문 가능 기관과 이용 방법을 문의하면 된다. 근처 대형병원에 노년내과, 가정의학과 등 노인 환자를 전문적으로 보는 진료과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다.
이미리내 약사는 “다제약물 관리사업을 통해 환자 본인의 약물치료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복약 순응도가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정도로 약물 개수가 줄어들면 만족도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결국 환자의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 실제로 변비 해소, 식욕 개선, 멍한 느낌(인지능력) 호전, 기력 저하 개선 등 고령자가 많이 겪는 증상들이 해소되는 결과를 보였다.
건강보험공단은 그동안의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화를 위한 방안 마련을 연구하고 있다. 기준 마련 및 관련 법을 검토하고 급여화 적절성 평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제약물 관리 서비스를 제도화하면 다제약물 복용자의 건강 수준이 높아지고 진료비가 절감될 것이라는 기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