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보다 사람과 가까운 게 있을까. 무슨 덧말이 필요할까. 사람도 종국엔 흙으로 돌아간다. 초봄이면 싹눈을 틔우는 상추씨 하나는 흙에서 올라오는 기적적인 함성이다. 모든 생명의 원천이자 귀소(歸巢)인 흙. 김해시에 있는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은 이 원초적 물질인 흙으로 빚은 예술을 만날 수 있는 미술관이다. 도자(陶瓷) 전문 미술관이니까.
‘클레이아크’(Clayarch)란 무슨 뜻일까. 흙을 의미하는 클레이(Clay)와 건축을 뜻하는 아크(Arch)를 합성한 단어다. 흙과 건축의 좋은 사이를, 즉 양자의 협력에 따른 조화로운 관계를 함의한다.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이하 ‘김해미술관’)은 2006년 3월에 문을 연 공립미술관이다. 김해시에 딸린 김해문화재단이 만들었다. 도자는 건축을 통해 그 영토를 확장하고, 건축은 도자를 도입해 재료적 다양성과 예술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공조 관계의 모색과 실험을 위해 설립했다. 과거 분청사기의 한 본거지였던 김해 지역의 문화적 특질을 돋우기 위한 공간이기도 하다.
김해미술관 입구에 닿자 미술관의 웅장한 동체가 시야를 압도한다. 햐! 대형 미술관이다. 크고 폼 나고 야무진 문화공간들이 주로 수도권에 쏠려 있는 현실에 비출 때 반가운 이변이라 할까. 더구나 김해라는 소도시에 있으니 담대한 에너지의 결집으로 개관한 걸 알 수 있어 한결 돋보인다. 과연 관람객이 오긴 오려나? 애초 그런 걱정이 앞섰을 테다. 대중의 일상과 유리되다시피 한 게 미술관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 미술관엔 찾아오는 발길이 잦다. 볼 만한 걸 볼 수 있고, 즐길 만한 걸 즐길 수 있어서다.
미술관에 들어서 맨 먼저 눈길이 꽂히는 건 거대한 전시관인 돔하우스의 외관이다. 도자기 물레를 형상화한 이 원형 건축물 외벽은 통째 예술이다. 도예의 거장 신상호의 ‘파이어드 페인팅’(Fired Painting, 구운 그림) 타일 4000여 장이 빼곡히 박혀 있다. ‘파이어드 페인팅’이란 흙에다 그린 그림을 가마에서 구워낸 도자 작품이다. 쉽게 말해 ‘타일 예술’이다. 기계적으로 생산되는 건축재로서의 일반 타일과 달리, 신상호는 판 하나하나마다 다른 그림을 손수 그려 넣어 그 가치를 예술로 끌어올렸다. 몬드리안이나 클레의 기하학적 추상을 연상시키는 그림들이 아우라를 뿜는 것이다.
건축물에 입힌 ‘예술의 옷’에 해당하는 이 웅장한 조형물은 김해미술관의 ‘1호 소장 미술품’이다. 아울러 미술관이 지향하는 바와 의미를 알리는 심벌이다. 재미있게도 이 예술적 타일들은 접착제를 통해 벽에 붙여지는 진부한 경험을 하지 않았다. 알루미늄 프레임에 끼워 벽에 고정했으니까. 따라서 부착 과정에서 건물에 아무런 부상을 입히지 않았으며, 필요할 경우 옷을 갈아입히듯 다른 패턴의 타일로 손쉽게 교체할 수도 있다. 건축과 도자의 자유분방한 협연이 가능한 거다.
지하 1층, 지상 2층 구조의 메인 전시관인 돔하우스로 들어서자 넓고 높아 시원한 공간이 펼쳐진다. 중앙홀의 지붕을 이룬 대형 유리 돔으로 들이치는 빛살로 환하다. 벽에 낸 사각형 유리창들 역시 자연광을 끌어들인다. 창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광량이 달라 반영(反影)의 농담 역시 다르다. 수직으로 곧추 선 하얀 벽, 둥글게 휘어진 회색 벽, 원형 기둥, 층계 커브 등의 배합으로 공간에 생동감과 미감을 부여했다. 무엇보다 층고가 어마어마하다. 해서 개방감으로 후련하다. 기하학적인 선들로 분할한 유리 돔은 우람해 공간감을 더욱 확장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곳이 도자의 소우주라는 은유? 이쯤이면 건축도 예술이다. 김해미술관은 세계 3대 디자인상에 꼽히는 ‘2020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설계자는 건축가 김경훈(정림건축 디자인그룹장)이다. 그는 자연과 인공이 공존함으로써 감성적 소통이 가능한 건축 디자인을 추구한다.
1, 2층 전시실에서는 기획전 ‘일곱 개의 달이 뜨다’가 펼쳐진다. 상상과 이상의 대상으로 인류에게 무한한 영감을 주는 달을 테마로 한 전람회로, 7명의 도예 작가가 참여했다. 작품 경향은 분방하다. 전통 분청을 슬쩍 모던하게 변용한 작품도 있지만, 이것을 과연 도예라 할 수 있을지 의아할 지경의 탈장르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과감한 이미지 차용, 회화적이고 조각적인 양상, 중의적인 심미성과 고도의 조형성 등을 드러내는 작품들이다. 빛 그림이 서서히 움직이는 키네틱 아트까지 볼 수 있다. 실용성에 기반을 둔 전승 도예의 고루한 형식을 해체, 증대된 표현력과 메타포로 달을 얘기하고 삶과 세계를 해석함으로써 현대 도예의 외연과 흐름이 어떤 것인지 엿보게 하는 전시회다.
김해미술관은 이처럼 수준 있는 전시회의 연쇄적 개최로 도예에 대한 대중적 관심과 인식의 전환을 유도하고자 한다. 생각보다 흥미롭고 예상보다 기발한 현대 도예를 통해 따분한 일상을 일깨울 만한 자극과 감흥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은 거다. 도예 전시만 이 미술관의 전공은 아니다. 흙으로 만든 가장 유능한 사물에 속할 건축에도 관심을 쏟는다. 일찍이 개관 이듬해인 2007년에는 아프리카 흙집 전시회인 ‘아프리카전’을 펼쳤다. 김해미술관이 도자와 건축을 아우르는 전시 공간으로 행진할 것임을 예고했던 셈이다. ‘아프리카전’에서는 묵직한 이벤트가 펼쳐지기도 했다. 말리의 흙집 전문가를 불러들여 전시관 안에 직접 흙집 사원을 짓게 했던 것.
김해미술관의 면적은 1만 평이 넘는다. 이 너른 부지에 돔하우스 외에도 갖가지 건물이 있다. 전기 가마를 설치한 세라믹창작센터는 해외 작가까지 입주시키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도자체험관에서는 일반인을 상대로 한 도자 교육이 펼쳐진다. 공간 뒤편 언덕에 있는 클레이아크 타워는 미술관의 등대 역할을 맡았다. ‘파이어드 페인팅’ 타일 1000여 장을 붙인 20m 높이의 탑이다. 건물 외부를 치장한 유리와 중정의 수변 공간으로 존재감이 도드라지는 큐빅하우스는 돔하우스와 쌍을 이루는 대형 전시관이다. 한마디로 있을 것 다 있다. 중요한 가치를 부양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들을 채워 넣었다.
김해미술관을 가거들랑 소풍처럼 노닐 일이다. 그러라고 정원과 산책로, 벤치 등을 공들여 꾸며놓았다. 정원은 다양한 수종들의 경합으로 싱그럽고 수려하다. 나직한 언덕을 오르내리게 돼 있는 산책로의 굽이들은 선율처럼 부드럽고. 전시장의 작품들에서 받은 감상의 여흥을 한잔의 차처럼 음미하기 좋은 산책길이다. 미술관엔 역시 산책로가 있어야 제맛이 난다.
가을이라 해도 날씨는 여전히 온화하다. 강릉으로 떠나며 날씨를 검색해보았더니 기온이 뚝 떨어질 거라는 예보다. 환절기의 쌀쌀함을 즐길 때는 아닌 것 같아 머플러랑 니트를 주섬주섬 더 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강릉은 언제나 따스했다. 이전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랬고, 그곳은 언제나 따스하게 날 맞는다. 아마 앞으로도 또 그럴 것 같은 강릉.
명주동 거리, 강릉의 ‘핫플레이스’이라고 했다. 명주(溟州)는 신라 시대에 강릉을 이르던 지명으로 ‘바다와 가까운 아늑한 땅’이란 뜻이다. 1500년 전의 고도 명주는 예부터 문화·행정의 중심지이던 곳인데 강릉 시청이 옮겨가면서 한물간 구도시가 되어버린 듯했다. 그런데 이젠 달라졌다. 구도심 귀퉁이 마을인 명주동 일대가 요즘의 레트로 바람을 타고 찾아가고 싶은 원도심으로 변신했다.
가을볕 아래 명주동 문화마을 천천히 걷기
강릉 대도호부 관아 건너편에서 시작해 그 주변 동네와 골목 한 바퀴를 느릿느릿 걸으며 시간 여행을 시작한다. 어릴 적 추억도 소환하고, 숨겨진 예쁜 가게를 발견하는 재미가 걷는 내내 이어지는 풍경. 드라마 시대극을 연상케 하는 오래된 주택과 상점들이 옛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시나미 명주. 시나미는 ‘천천히’ 또는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을 뜻하는 강원도 말이다. 산책하듯 천천히 걷다 보면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공존하는 뉴트로 강릉의 모습이 보인다. 시공을 넘나드는 이 골목에서는 저절로 천천히 걷게 된다. 그게 오히려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벽돌담 모퉁이를 돌면 유년의 뜰에서 늘 보았던 백일홍이 옹기종기 모여서 피어 있다. 반쯤 열린 나무 대문 앞으로 한 무더기씩 뿌리내린 채 꽃을 피워 올린 소박한 식물들이 예쁘다.골목 여행을 하는 이들을 위한 주민들의 자발적 배려다. 저절로 따스함을 얻는다. 낡은 담벼락에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이 바른 글씨체로 세 줄 적혀 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세월이 느껴지는 담장에 켜켜이 스며 있는 옛이야기를 느끼며 그 길을 걸어간다. 쭉 걷다 보면 빈티지하면서도 멋스러운 건물들이 간간이 눈길을 끈다. 담쟁이덩굴이 뒤덮은 ‘봉봉 방앗간’ 건물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 속 장면으로 더 유명해진 집이다. 근처의 작은 공연장, 박물관, 예술마당, 프리마켓 등의 문화공간에 슬슬 가을 분위기가 덧입혀지는 중이다. 골목길을 걷다 잠깐 앉았다 갈 수 있도록 가게 앞에 의자를 놓은 인심이 더 멋진 풍경을 만든다. 그 의자에 한 번씩 앉아 사진을 담는 여행자들 덕분에 아예 포토존이 되기도 한다. 이제는 찾아가 보고 싶은 ‘인싸들의 강릉 여행지’가 되었고, 곳곳에 젊음의 생기발랄한 에너지도 풍겨난다.
오래된 건물을 현대적 감각으로 새 단장한 소박한 점포들, 골목상권의 소상공인을 여행자와 연결해주고 쇠락한 골목길에 생기를 불어넣으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신구(新舊)가 공존하는 원도심 거리답게 옛집을 개조한 카페 ‘오월’의 격자무늬 창문 너머로 동네 할머니가 뒷짐 지고 걸어가시던 골목길 풍경 또한 가을볕에 아련하다. 정겨운 가을날이다. 강릉의 구도심을 온몸으로 느끼며 마실 가듯 천천히 느릿느릿 타박타박 걸었던 명주동 골목 나들이다.
강릉 대도호부 관아
명주거리를 벗어나기 전에 건너편 강릉 대도호부 관아(사적 제388호)에 들어가 보는 것도 의미 있다.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강릉 대도호부 관아는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걸쳐 중앙의 관리들이 강릉에 내려오면 머물던 곳이다. 강릉 임영관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객사문으로 그 가치가 매우 높다.
안으로 들어가면 전대청이 있는데 '임영관'이라고 쓴 현판 글씨는 공민왕이 낙산사 가는 길에 들러서 쓴 친필이다. 현재 객사문은 이 터의 남측에 국보 제51호로 지정 보존되어 있고, 서측은 임진왜란 이후 경주에 있던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셔다 봉안했던 집경전(集慶殿) 터다. 해설사님의 해박하고 구수한 해설로 역사적 사실이 더욱 흥미롭다. 누구나 원하면 미리 신청해서 해설사님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관아 곳곳에 우뚝 선 고목이 되어버린 은행나무는 가을이 한창이었다.
바다 언덕 위에 펼쳐진 예술 세계
이제는 시원한 바다를 보며 예술과 자연, 인간이 공존하는 전시 공간에서 감성을 충전할 때다. 묵은 스트레스도 날려버릴 시간이다. 강릉의 괘방산 자락을 배경으로 등명마을에 자리 잡은 ‘하슬라 아트월드’. 산과 바다와 하늘과 바람과 햇살이 함께하는 아트월드다.
조각가 부부가 힘을 모아 만들고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며 새로움을 선보이고 있는 하슬라 아트월드. 하슬라는 고구려 때 부르던 강릉의 옛 지명이다. 현대 미술관, 아비지 갤러리, 터널 설치미술, 체험학습실, 피노키오 박물관, 마리오네트관 등 볼거리가 한가득이다.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갔다가 터널을 통과하고 고래 뱃속 터널을 지나 지하 계단, 그리고 피노키오 전시관과 마리오네트 전시관까지 감상하는 내내 눈이 즐겁고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곳. 발길 닿는 곳마다 포토존이다.
해안 절벽 위에 위치한 야외 조각공원은 예술 정원으로 3만3000평의 드넓은 자연 속에 있다. 어딜 돌아보아도 산과 바다. 이처럼 바다가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 또 어딜지. 이어지는 스카이워크를 통해 다시 한번 자연을 만끽한다.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건강하게 로스팅한 산야초 커피를 마시는 것도 좋다. 문화예술 공간에서 하루나 이틀 쉬고 싶은 이들을 위해 아트월드 안에 호텔도 있다.
설화 속의 월화거리 즐기기
강릉을 떠나기 전 전통시장인 강릉중앙시장에도 잠깐 들러봐야 하지 않을까. 강릉역으로 가는 길에 들른 시장통엔 매스컴을 통해 이미 유명해진 아이스크림호떡과 치즈호떡을 맛보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맛집들이 즐비하다. 마늘빵과 닭강정 역시 인기여서 사람들이 찾아드는 모습이다. 군것질을 하며 시장 구경을 즐기다 보면 여행은 더욱 흐뭇하다.
중앙시장을 지나 KTX를 타러 가는 길목에 월화거리로 가는 화살표가 있다. 강릉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교동의 ‘월화거리’는 강릉 도심을 지나던 폐철도 부지에 조성된 공원 시설이다. KTX 강릉선 개통으로 강릉 도심 철도가 지하화되면서 옛 지상 철길은 유휴지로 남게 됐다. 강릉시는 기차가 달리지 않게 된 이 공간을 공원화한 것이다. 컨테이너로 이루어진 월화 풍물시장은 기존에 있던 시장을 리모델링해서 만들어졌다. 메밀전병이나 감자떡 등 강원도 토속음식은 물론이고 다양한 간식거리로 옛 분위기를 느끼며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월화거리는 강릉 월화정 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기록에 따르면 신라 시대 화랑 무월과 강릉 지방 토호의 딸 연화는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경주로 돌아간 무월에게서 연락이 없고 연화는 다른 사람과 결혼할 상황에 처한다. 이에 연화는 산책하던 연못의 잉어에게 편지를 전달함으로써 두 사람이 다시 만나 혼인하게 된다는 것이 월화 설화의 주요 내용이다. 사랑의 메신저가 잉어라니. 무월과 연화의 이름에서 따온 월화정이 있는 이곳을 월화거리로 만들어낸 것이다. 걷는 내내 눈길을 끄는 갖가지 구조물이나 꽃 조형물들이 시민들과 여행자들에게 힐링을 선사한다. 강릉역에서 부흥마을까지 걸을 수 있는 길이지만 노선은 각자의 형편에 따라 조절하면 된다.
시장과 월화거리를 지나며 강릉역이 저편으로 보인다. 2017년 12월에 서울 강릉 간 KTX가 개통되면서 114분 만에 강릉에 도착할 수 있어 강릉 당일 여행이 쉬워졌다. 강릉선은 서울역에서 출발하면 청량리-상봉-양평-만종-횡성-둔내-평창-진부-강릉 도착이다. 일상을 벗어나 바다도 보고 하루쯤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보고 싶을 때 강릉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주거 환경을 개선하려는 중장년층이 늘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50·60대의 홈서비스 결제 규모는 전년 대비 각각 48%, 25% 증가했으며, 홈 인테리어 관련 소비도 2019년 대비 80%, 60대는 40% 증가했다.
상품 정기배송도 40대 이상 신규 소비층 유입으로 결제액 규모가 크게 늘었다. 2019년 대비 2020년 결제액 증가율은 40대 57%, 50대 97%, 60대 109%였다. 특히 우유 구독, 신문 구독 등 수십 년도 더 된 정기구독 서비스가 최근 다시 소비 트렌드로 떠오른 점은 주목할만 하다. 속옷, 취미 용품, 면도 용품 등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 중 인테리어 관련 정기구독 서비스가 속속 출시돼 주목받고 있다.
‘더빌리’는 취향에 따라 유명 디자이너의 조명, 소품, 가구 등을 대여할 수 있다. 구독 기간은 7일부터 180일까지 다양하다. 구독 기간이 완료되면 새 상품을 선택하거나 구매 또한 가능하다. 상품 3개를 60일마다 바꾸거나 인기 브랜드를 7~30일간 경험해보는 단기 서비스, 촬영용 인테리어 소품 렌털 등 다양한 유형이 마련돼 있다. 더빌리는 “공간 전문 큐레이터가 엄선한 상품으로 재충전를 위한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며 “특히 프리사이클링 상품은 공유 사이클 횟수 제한 정책과 철저한 검수 관리를 통해 상품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꾸까’는 구독자에게 정기적으로 꽃다발을 보내주는 꽃 정기구독 서비스를 운영한다. 원하는 꽃다발 크기와 받고 싶은 요일을 선택하면 전문 플로리스트가 만든 꽃다발을 2주에 한 번 보내주는 식이다. 꾸까에 따르면 “디자인 컨셉 회의와 2~3번의 수정을 거쳐 최종 꽃다발을 확정하고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온도, 습도에 따라 배송 방법을 변화시키는 등 끝없는 고민과 연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약 32만 명이다. 이들은 “꽃이 있는 공간을 지나칠 때마다 기분의 색깔이 반짝하고 밝아진다”며 “매번 잊을 때쯤 새 꽃이 배달오니 너무 힐링이다”라고 후기를 전했다.
계절마다 제철 꽃을 받아볼 수 있는 해당 서비스는 화훼 농가에도 새로운 기회다. 코로나19로 경조사 같은 각종 행사에 따른 화훼 수요가 꽉 막힌 상태에서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조달청에서도 화훼 농가 지원을 위해 구독 서비스를 개발하고 종합쇼핑몰을 통해 공공기관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비싸서 쉽게 사기 어려운 그림 시장에도 정기구독 서비스가 등장했다. ‘핀즐’은 큐레이터가 매달 선정한 작가의 작품을 집에 걸어 감상할 수 있도록 대형 아트 포스터를 제공하는 정기구독 서비스다. 매달 A1 크기의 아트 포스터 1장과 함께 작품 소개 및 그림과 함께 즐기면 좋은 플레이리스트 등이 담긴 ‘에디터스 레터’를 함께 제공해 구독자가 그림을 쉽고 친숙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아티스트와 작품 선정은 내부의 전문 큐레이션팀에서 매월 트렌드와 계절감 등을 고려해 작품을 선정하며, 매거진과 영상은 아티스트의 일상을 직접 취재하여 제작된다. 지난달의 작품은 반납할 필요 없이 소장하면 된다. 정기구독 서비스는 핀즐 사이트에서 신청할 수 있다.
한편 구독 서비스가 소비자들의 과잉 지출을 유발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구독할 경우 건당 구매보다 다양한 제품을 저렴한 금액으로 일정 기간 사용할 수 있지만, 구독 서비스 해지에 어려움을 겪어 장기간 서비스를 유지하는 등 지출이 더 클 수 있어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업에서는 구독 서비스 해지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소비자가 해지하기 위해 버튼을 찾는 것이 수월하지 않다고 하면, 그야말로 소비자 기만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구하우스는 CI(Corporate Identity) 디자인 회사 ‘디자인 포커스’ 구정순 대표(70)가 설립한 미술관이다. ‘CI 디자인’이란 특정 기업의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장르. 그는 단연코 이 분야의 실력자다. 미술의 인근에 있는 직업을 가졌으니 미술품 수집을 하고, 마침내 컬렉션을 기반으로 미술관을 개관한 내력이 자연스럽다. 특별하기론 ‘집 같은 미술관’을 창안했다는 것.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었다. 집처럼 편한 분위기에서 미술품을 친근하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나아가 집 안을 디스플레이하는 요령을 얻어갈 수 있기를, 미술품 수집 안목을 키울 수 있기를 바라는 의도도 컸다.”
반응은 어떤가?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분위기인데.
“영리를 목적으로 삼지 않았기 때문에 관람객 수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대체로 처음 예상한 수준의 호응은 있는 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미술관의 문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미술관보다 인근 카페들에 주로 사람들이 몰리더라.”
미술품을 수집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똘똘한 컬렉트 방법을 조언한다면?
“미술품도 잘 사면 돈이 된다는 생각에 과도하게 쏠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작품의 투자 가치와 작품 가격에 치중하는 건 좀 엉뚱하다. 순수하게 미술을 향유하는 방법으로서의 수집이 옳다고 보는 거다.”
언제부터 컬렉션을 시작했나?
“23세 때. 첫 직장에서 받은 상당 액수의 보너스를 털어 박수근의 작품을 구입한 게 출발점이었다. 당시 권옥연 화백의 작품에도 호감이 있었는데, 한 달간이나 뜸 들여 숙고해 박수근의 작품을 선택했다. 요즘은 그런 초심이 없다. 5초 만에 구입 여부를 결정하거든.(웃음)”
거의 전광석화처럼? 그래도 뭔가 기준이 있겠지?
“취향이 뚜렷해진 셈이다. 내 생각에 작가는 두 부류가 있다. 자기 스타일을 고수하는 작가와 창의성을 갖고 늘 새로운 작품을 하는 작가로 나누어 본다. 내 취향엔 후자가 좋다. 그게 미술관의 목적에도 부합하고.”
그는 반백 년 경력의 컬렉터다. 이미 고수다. 거품을 걷어내고 작품성을 가늠하는 눈매가 날렵할 수밖에. 미술관의 스케일과 디테일의 조화로운 배합에서도 구 관장의 내공이 읽힌다.
미술관에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특히 막스 에른스트의 작품을 볼 수 있어 행복했다. 이건 어떤 경로로 구입했나?
“런던의 크리스티 옥션에서 샀다. 초현실주의 작가인 에른스트는 외국에서도 전문가들에게 가장 인기 많은 화가다. 삶도 작품도 워낙 재미있는 사람이라서.”
제임스 터렐의 ‘빛 아트’도 매우 인상적이다. 작년에 구입, 설치했다지?
“구하우스를 다녀간 사람들의 인스타그램을 보면 ‘힐링’이라는 단어가 빈번하더군. 명상이랄까, 관람객에게 힐링의 기회를 부여하고 싶어 설치했다.”
구하우스의 미술품 감상은 사실 쉽지 않다. 개념주의 미술 작품이 주류여서다. 구 관장은 작품에 붙인 설명문을 읽길 권한다. 흔히 묘하게도 작품보다 난해한 게 설명문이지만, 이곳의 설명문은 간명하고 구체적이다.
바다가 발밑으로 떨어지는 언덕 위에서 눈이 동그랗게 떠지는 예술작품들을 만나며 그 기발함에 놀란다. 깜짝 놀랄 만큼 신기해하다가, 숨겨진 위트에 웃고, 예술성에 감탄하며 시간이 어찌 가는 줄 모른다. 몇 시간의 짧다면 짧은 관람시간이지만 마음속으로는 기나긴 예술기행을 나선 듯하다. 현대미술품과 옛 추억을 되새기게 해주는 작품들이 삭막한 현실에 웃음을 찍는다.
가을 바다가 보고파서 간 강릉
그곳에서 만난 아트 뮤지엄. 횡재했다는 기분이 든다. 바다를 마주하며 예술작품과 함께 힐링하는 시간을 선물하는 강릉 하슬라아트월드. 하슬라(何瑟羅)란 말이 외국어인가 싶었는데 순수한 우리말, 그것도 고구려 때 강릉을 부르던 이름이다. 하슬라 또는 아슬라(阿瑟羅)라고도 불리었는데 ‘큰 바다’, ‘아름다운 자연의 기운’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하슬라라는 이름값을 제대로 할 만한 곳이 어디일까?
이름을 내건 만큼 자부심 가득한 복합예술공간, 하슬라아트월드에 답이 있다. 푸르디푸른 바다가 넘실거리는 절벽 위에 우뚝 선, 외관이 유리로 된 사각형 건물이 하슬라아트월드다. 그 안에 뮤지엄 호텔, 현대미술관, 피노키오&마리오네트 박물관, 20’s 카페가 있고 외부에는 야외 조각공원과 바다카페가 있다. 바다를 품고 산허리를 안은 복합예술공간에서 촘촘하게 예술이라는 보물찾기에 나선다.
지금은 복합예술공간으로 자리 잡았지만 첫 시작은 야외 조각공원
실내 전시장에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지만 아껴두고 호흡부터 가다듬을 겸 야외로 나가 조각품들을 만났다. 통나무와 빛이 만드는 최옥영의 ‘우주’라는 작품은 쏟아지는 햇살 그림자 위에 의자를 놓아둠으로써 우주 안의 휴식을 부른다. 오른쪽의 바다카페를 지나 언덕을 따라 솔숲 사이로 난 덱 산책길을 걷다 보면 풍요와 바다를 상징하는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상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하슬라아트월드 건물과 바다가 어우러진 일품 전망을 볼 수 있다.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여주는 바다와 하늘은 드넓은 스케치북이 되어준다. 그 위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예술성이 결합된 작품들을 곳곳을 채운다.
입구에는 붉게 단풍이 든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저것은 무엇일까? 해시계다. 양철통을 사선으로 절단한 것 같은 구조물 안으로 들어가면 다른 공간으로 이어지는 터널이 나온다. 터널 너머에는 하늘을 향해 날아오를 것 같은 남자와 상하 대칭의 자전거, 하늘 위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사람 등 눈길을 끄는 작품들이 산책로 따라 이어지듯 나타난다.
자연의 숨결을 음미한 후 현대미술관에 들어서면
하슬라아트월드의 공간 디자인이 강릉의 바다와 햇살이 비쳐 든 창가 안에서 따뜻하게 느껴진다. 아비지 갤러리이자 현대미술관 1관은 색색의 타일과 곡선미가 흐르는 작품들이 골동품, 커피 소품, 도자기, 난로 등 옛것들과 혼재한다. 2관으로 가기 전 화려한 실과 소금으로 이루어진 작품들에 멈춰 선다. 2019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 ‘Personal Structures’에 참가한 최정윤 작가는 소금으로 만든 청동 검에 우주의 무한한 색을 담은 실을 휘감아 작품을 완성하고 있다. 전시관을 둘러보는 내내 나만의 보물을 찾아낸다. 평소에 좋아하던 판화가 이철수의 작품을 만났을 때는 살포시 미소 지었고, 에밀리아노 로렌조(Emiliano Lorenzo)의 빙하 위 북금 곰들을 볼 때는 집에 있는 폴라 베어 인형을 떠올렸다.
키네틱 아트 작품과 설치미술, 수학과 예술이 만나는 프랙털 아트를 관람하며 피노키오가 제페토 할아버지를 구하러 들어갔던 고래 뱃속을 연상시키는 터널설치미술을 통과한다. 현대미술관 3관을 지나면 피노키오 박물관이 나온다. 바다가 도화지처럼 한눈에 보이는 이곳에 전 세계 예술가의 피노키오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마리오네트와 함께 동화와 현대미술의 만남이 줄 끝에서 섬세하게 움직이는 듯하다.
하슬라아트월드는 보물찾기를 하듯 한 곳 한 곳 시선을 가벼이 둘 수 없다. 예술품에 집중하다가 휴식하고 싶다면 뮤지엄 안의 카페나 바다 전망이 펼쳐지는 야외 카페에서 가을 햇살을 음미하면서 가을을 즐겨도 좋다.
주소 : 강원 강릉시 강동면 율곡로 1441
관람시간 : 09:00~18:00 (매주 수요일 휴관)
관람요금 : 성인 1만2000원, 어린이 1만1000원
주변 맛집 : 바다마을횟집(강릉시 강동면 정동등명길 23)
등명해변에 위치한 음식점으로 섭해장국과 물회로 부담스럽지 않은 점심을 먹기에 좋다. 섭은 강원도 사투리로 시장에서 흔히 보는 홍합의 열 배는 됨직한 자연산 홍합을 말한다. 섭해장국은 커다란 홍합 살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넣어 끓인 해장국으로 시원한 맛보다는 듬직한 맛이 난다. 회무침을 곁들이면 궁합이 잘 맞는다.
강원도라 하면 누구라도 산과 바다가 고루 펼쳐진 대자연이라는 걸 자연스럽게 떠올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동해로 떠나고 바다를 둘러싼 수려한 강원도의 산으로 향한다. 그런데 그것뿐만이 아니다. 그 자연 속에 문화 예술의 멋이 자리 잡고 있다. 폐교에 펼쳐진 예술의 풍성함과 메밀꽃 이야기의 정취 속에서 조용하게 보낼 수 있는 공간이 기다린다.
언제부터인가 시골 학교의 폐교가 늘면서 비어 있는 공간 이용의 다양한 모습을 감상하게 되었다. 농촌 인구가 도시로 유출되면서 아이들도 부모와 함께 떠나버려 폐교가 되고 있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 잇따르며 생긴 공간이다. 이제는 아이들이 떠난 학교가 미술관이나 창작실, 도서관 캠핑장, 또는 카페와 같은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지역 주민은 물론이고 세상 사람들과의 소통을 이끌어내고 있다.
강원도 평창의 무이예술관은 시골마을의 자그마한 무이초등학교였다. 폐교된 이후 서양화가 정연서, 이천섭, 조각가 오상욱, 도예가 권순범 등의 예술인들이 뜻을 모아 예술관으로 변신시켰다. 폐교를 이용한 공간을 여러 군데 가본 적이 있는데 무이예술관은 실내와 실외로 나누어 예술작품이 넘쳐나는 게 특별하다.
교실마다 장르별 작품들이 꽉꽉 채워져 있다. 가끔은 조각 작품을 앞에 두고 버스킹도 한다. 무이예술관, 이곳이라면 꽉 채운 가을날 하루를 보낼 만하다. 이곳을 서성이다 보면 어느덧 어릴 적 추억이 소환되고 감성은 더없이 말랑해져서 비로소 숨통이 트여 있는 자신을 느끼게 된다.
무이예술관은 입구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거대한 조형물이 시골 학교를 그저 조촐하게 꾸민 예술관이 아니라는 걸 대번에 전한다. 복도에 발을 들이면 창가의 새하얀 커튼이 바람에 살랑이고 흰색 천의 직조 틈 사이로 복도 가득 빛이 쏟아진다. 창가에 줄지어 전시된 조각 작품들은 가을볕에 멋스럽게 빛난다.
둘러보니 원래도 작은 학교였던 것 같다. 몇 개의 교실이 있는 건물 한 동이 전부인데 교실(전시실)마다 회화, 조각 작품, 도예 작품들이 가득하다. 빽빽하게 전시된 서예 작품도 고요히 묵향을 풍긴다. 또 한쪽 전시실에는 역시 봉평의 예술 공간답게 새하얀 메밀꽃 그림으로만 가득 채워져 있다. 복도에서는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삽화와 함께 스토리텔링을 감상할 수 있어 문학적 분위기에도 잠겨보게 된다.
볼거리는 끝이 없다. 스튜디오 겸 작업실이 열려 있어 예술가의 공간을 훔쳐보는 맛도 쏠쏠하다. 체험 공간과 아트 숍이 함께 꾸며져 있어 참여 활동도 가능하다. 복도 창가나 틈새 공간도 그냥 놔두지 않고 예술가들의 손길이 닿아 있다. 계단참의 소품들을 구경하면서 위층에 오르면 모임이나 파티를 열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문 열고 옥상으로 나가면 무이예술관의 바깥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가슴이 탁 트이는 공간이다.
예전엔 운동장이었을 조각공원은 자연이 주는 넉넉함이 있어 천천히 둘러볼 수 있는 여유를 준다. 잔디 마당은 발걸음마다 부드럽다. 아이들은 조각품들 사이에서 뛰어놀고 엄마 아빠는 예술작품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 모습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가을이 깊어가는 운동장엔 노랗게 빨갛게 물든 단풍잎이 날리고 발아래는 낙엽이 바스락거린다. 이곳을 오가는 누구라도 갬성 충만이다.
커피 향 따라 가본 전시관 끄트머리의 갤러리 카페. 사방으로 널찍한 덱에 앉아 운치 있게 차 한 잔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카페 안은 운동장을 향해 문을 활짝 열어놓아 테이블에 앉아 편안히 풍경을 감상하며 휴식시간을 누릴 수 있다. 예술적 상상력과 소통이 공존하는 무이예술관에 가면 가슴 가득 예술의 기운을 얻어 나오게 된다.
살다가 잠시 멈추고 천지의 가을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깊게 숨을 쉬어볼 만한 곳. 폐교에 담긴 예술 작품과 따스한 휴식 공간에서 충분한 감성 충전을 했던 참으로 괜찮았던 가을날 하루, 자연스럽게 힐링이 되었던 시간이다.
▲주변에 가볼 만한 곳
-이효석 문학의 숲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 이 소설의 배경지인 봉평엔 메밀밭뿐 아니라 소설 속 내용을 모형으로 재현해놓은 ‘이효석 문학의 숲’이 있다. 발걸음에 따라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리는 산책로가 마련돼 있다. 덱 주변에는 자작나무가 하늘 높이 솟아 있다. 산책길을 따라 소설 속 장터와 등장인물들이 막걸리를 마시던 충주집과 물레방아 등 소설 속 내용이 길목마다 새겨져 있어 하나씩 읽다 보면 어느새 전편을 다 읽게 된다. 가을이 깊어지는 계절에 이효석 문학의 숲에서 단편문학 한 편 읽으며 산책하는 시간, 좋지 아니한가.
여행 마니아인 윤나겸 세무사, 서동원 대표 부부.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요즘, 여행지의 추억을 떠올리며 리조트풍 아파트를 가성비와 가심비를 맞춰 홈스타일링으로 멋스럽게 변신시켰다. 홈 드레싱의 전체적인 테마는 ‘홈캉스’. 리조트와 휴양지에서 느낄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을 집 안으로 들였다.
홈스타일링 정유현디자인 시공 홈플릭스 사진 차경, 김도균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하와이 리조트풍으로 꾸민 거실. 각자의 일로 바쁜 이들 부부가 함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충분히 누리려고 만든 공간이다. 라탄 소재의 데이배드와 소품을 배치해 바캉스 무드를 더했고, 여름 잎사귀를 표현한 패브릭 커튼과 파파야 등 열대식물을 비치해 분위기를 고조했다. 특히 중앙에 설치된, 천장에서 내려오는 밧줄을 잡고 있는 원숭이 조명이 눈길을 끈다. 호수가 한눈에 들어오는 뷰를 자랑하는 이곳에서 이들 부부는 데이배드에 앉아 독서를 즐기는 등 휴식을 취한다.
그림 역시 홈스타일링 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데, 거실 전면에 팝 아트적 컬러감이 돋보이는 ‘제이미 리’ 작가의 작품을 놓아 휴양지의 강렬한 색들을 떠올리게 한다. 작품으로 인해 집이 입체적이고 넓어 보인다.
거실 가구는 상대적으로 차분한 톤의 패브릭 소파와 암체어, 카펫을 골랐고, 덴마크 최대 홈퍼니싱 브랜드 일바(ILVA)의 제품을 선택했다.
안방은 유럽 부티크 호텔 콘셉트로 조명과 벽지는 그대로 두고 커튼과 침구로 새 단장을 했다. 무게감 있는 블루와 레드 컬러를 골랐고 침구와 스프레드(커튼)는 정유현 디자이너가 맡았다. 침대는 퀸 사이즈의 일바(ILVA) 하바나 베드 2개를 두어 수면의 질을 높였다.
방 하나는 언제라도 쉽고 간편하게 찜질을 즐길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만들었다. 3개의 모듈형 편백나무 구들은 쉽게 분리하고 이동도 가능하다. 탁월한 찜질 효과를 자랑한다. 부부는 산책을 끝낸 후 욕조에서 힐링을 한 후 찜질을 한다. 일상의 루틴으로 건강한 라이프를 즐기는 면모도 살펴볼 수 있다.
인테리어 공사를 최소화하고 가구, 조명, 패브릭, 식물, 작품 등으로 손쉽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장점을 지닌 홈스타일링. 부부의 추억을 되새김할 수 있는 럭셔리 리조트가 탄생했다.
안방 욕실의 편백나무 욕조는 부부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대형 크기(2m 이상)를 자랑한다. 반신욕과 독서를 즐길 수 있어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일상의 루틴으로서 힐링을 느낄 수 있는 포인트로 작용한다. 욕실에서 마치 향이 가득한 스파에 온 듯 편안한 시간을 보내는 서 대표는 “넓은 욕조에 앉아 책을 읽거나 와인 한잔 하는 것이 하루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파주 출판도시의 중심 도로인 은석교 사거리와 응칠교를 지나다 보면 왼쪽으로 눈길을 끄는 웅장한 건축물이 있다. 회색빛의 ‘북카페 플럼라인’은 전면을 유리로 꾸민 외형만으로도 멋스럽다. 건물 왼쪽 300평 규모의 대형 정원에는 하루가 다르게 다채로운 꽃들이 피어나고 있어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이 공간은 민임석 대표가 6년 전 마로니에북스 건물을 매입한 것이다. 민 대표의 남편이 사업을 하다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이곳 출판도시를 산책하면서 힐링을 했다. 그때 이 건축물이 눈에 띄었다. 1층과 2층이 천장까지 통으로 시원스레 트인 공간을 본 순간 멋진 갤러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외부의 건축재부터 내부의 작은 부품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써서 지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현재 80평 정도의 1층과 2층은 민 대표가 카페와 문화 공간으로 운영 중이고, 3층과 4층은 출판사와 디자인 회사에 로줬다. 테이블은 1층과 2층, 야외 파라솔까지 합쳐 다양한 형태로 10여 개 정도가 있다. 카페에 들어서면 높은 층고의 깔끔한 실내와 2층으로 올라가는 너른 나무 계단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미국에서 사진 공부를 하는 아들의 작품으로 만든 자그마한 책이 디스플레이되 있고, 벽면에도 그의 작품들이 걸려 있다. 민 대표는 앞으로 이곳을 더 갤러리처럼 꾸밀 생각이라고 한다.
카페에서 내다보이는 바깥 경관은 무척 빼어나다. 저 멀리 심학산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단골들은 조용한 공간에서 심학산을 계절별로 볼 수 있어서 아주 좋다고 말한다. 기자가 찾은 날도 카페 앞에 있는 갈대 샛강에서 커다란 흰색 재두루미 한 쌍이 날아오르며 진풍경을 선사했다.
북카페라는 이름에 걸맞게 2층에는 사진, 예술, 인문학책과 원서들, 기독교 서적을 갖췄다. 1천 권 정도의 책이 비치돼 있는데, 그 앞쪽에 진열된 미국의 유명한 사진작가 애니 레보비츠(Annie Leibovitz)의 묵직한 초대형 사진 작품집이 눈길을 끈다. 아늑한 이 공간에서는 소규모 인원이 토론회나 북 콘서트, 강연하기에 좋다. 여기에서 드라마 촬영도 많이 했다고 한다.
“1층은 유리창과 나무 바닥이 소리를 적당하게 울려서 하우스 콘서트를 하기에 제격이에요. 매년 입양 부모들과 미혼모 가정을 초청해 위로 공연도 했어요. 프로가 아니라도 지인들끼리 어우러져서 즐길 수 있는 작은 음악회나 연주회도 하는 문화가 형성되면 좋겠어요.”
민 대표는 틈만 나면 정원을 가꾼다. 요즘 같은 날에는 눈을 크게 뜨고 보면 땅속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야생화들을 만날 수 있다. 그렇게 화려한 꽃들은 없지만 자그마한 화초들과 자작나무, 마로니에, 바늘꽃, 덜꿩나무 등이 곳곳에 심겨 있다.
“사람들이 이곳을 보면서 힐링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것들을 심었어요. 오랜 세월이 지나도 여기에 쏟은 정성을 기억해 주면 좋겠어요.”
정원 한쪽에는 눈에 띄는 대형 조형물이 있다. 보스, 복서, 건달 등 독특한 캐릭터를 표현해 금보성아트센터로부터 ‘2019 올해의 창작상’을 수상한 김원근 조각가의 ‘손님’이라는 작품이다. 마치 조폭처럼 보이는 덩치 큰 남성이 꽃 남방을 입고 한 손에 꽃다발을 들었고, 바로 옆에는 정장을 갖춰 입은 여인이 다소곳이 서 있다. 작가가 어렸을 때 삼촌이 외숙모와 선물을 들고 집에 찾아왔을 때 모습을 형상화했다고 전한다. 다소 이질적인 느낌의 이 조각상 때문에 한 번 더 눈길이 간다. 바로 뒤편으로는 직사각형의 설계가 독특한 한길사 건물이 있다.
주 메뉴인 커피는 누가 내려도 맛을 제대로 낼 수 있도록 초고가의 커피 머신을 사용한다. 민 대표가 레몬 청을 직접 만들어 선보인 레몬 에이드도 상큼하다. 커피와 자스민, 루이보스, 히비스커스 등 다양한 음료가 있다. 거리 자체가 한산한 편이어서 언제라도 고즈넉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우리가 추구하는 핵심은 힐링이에요. 손님들이 편안하고 만족을 느끼는 곳이죠. 지금도 동네 사랑방처럼 음식을 가져와서 나눠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해요. 음악을 좋아하는 손님들은 피아노나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분위기가 아주 좋아요.”
카운터 뒤편으로 고풍스럽게 진열된 원서와 빈티지 소품들은 외국의 벼룩시장에서 사들인 것들이 대부분이다. 중학교에서 윤리 교사로 재직했던 민 대표가 대학 시절에 사용했다는 타자기도 정감이 있다. 상호에 쓰인 ‘플럼라인(Plumb line)’은 ‘다림줄’이라고도 하는데, 공사를 할 때 수직과 수평을 잡기 위해서 사용하는 일종의 기준선을 의미한다. 기독교 신자이다 보니 종교적인 의미가 조금 담겨있다.
주소: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165
자격증에 관심을 두는 중장년이 늘어났다. 젊은이들이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의 도구로 자격증을 취득하듯, 시니어 역시 재취업을 위한 발판으로 여기곤 한다. 그러나 노소를 떠나 무분별한 자격증 취득은 시간, 돈 낭비에 그치기도 한다. 2019년 등록된 자격증 수는 3만2000여 개. 관심 있는 자격증 정보를 선별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고민인 중장년을 위해 자격증을 분야별로 나눠 알아보려 한다. 이번 호에는 ‘농업·원예’ 분야를 소개한다.
자료 제공 및 도움말 서울시어르신취업지원센터, 한국산업인력공단
시골에서 농사를 짓던 추억이 있는 중장년 세대의 경우 아예 귀촌을 하거나 도심에서 텃밭을 가꾸고, 원예나 정원 관리 등 자연을 벗삼은 활동을 통해 유년 시절의 향수를 달래곤 한다. 집에서 취미로 꽃이나 나무를 키우기도 하지만, 농업·원예 분야 자격증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일자리를 꾀할 수도 있다. 각 지역 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도시농업전문가 과정이 늘었고, 정원문화 확산을 위한 정원지원센터가 곳곳에 생겨나는 등 관련 시장과 수요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PART1. 국가기술자격
먼저 농업 분야에서 중장년의 관심이 가장 높은 국가기술자격은 ‘유기농업기능사’다. 유기농업이란 화학비료나 농약, 제초제 등 합성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유기물과 미생물 등 자연재료만을 활용한 농사 방식이다. 최근 환경오염이 화두로 떠오르며 유기농업의 중요성과 수요가 증대되는 추세다. 실제 도심에서 직접 먹을 농작물을 키우거나, 귀농 후 농사를 지을 때도 유기농법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자격시험에서는 유기농 재배 및 관리를 비롯해 생산, 토양관리, 가공, 유기축산 등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데, 평균 합격률은 95.6%로 꽤 높은 편이다(2018년 기준). 특히 50대 이상 합격자 수가 타 연령대에 비해 많다는 점에서, 관심 있는 중장년이라면 도전해볼 만하다(응시자격제한 없음).
또 다른 국가기술자격으로는 ‘원예기능사’가 있다. 원예기능사는 묘목을 재배하거나, 생육 시설 설치 및 관리, 관수(물주기), 시비(거름주기), 제초 등의 작업을 수행한다. 자격시험을 치르려면 시설 원예를 비롯해 채소·과수·화훼 원예에 대한 이론과 실제 작업 과정 전반을 익혀야 한다. 지난해 시험 결과를 보면 필기시험 평균 합격률 35.4%, 실기시험 평균 합격률 61.1%로, 합격이 수월해보이지는 않는다. 근래 합격자 수 역시 한 해에 100명이 채 안 될 정도로(2018년 80명, 2017년 95명, 2016년 69명) 적었다.
농업·원예 분야의 국가기술자격에는 종자기능사와 화훼장식기능사도 있다. 전체 합격자 수로만 본다면 유기농업기능사나 원예기능사보다 훨씬 많지만, 젊은 세대가 주를 이룬다. 농업·원예 분야의 자격증은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 및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 중 필기시험 면제자를 위한 실기 응시기간이 따로 있어, 이러한 결과를 낳은 것으로 보인다.
PART2. 민간자격
최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된 농업·원예 관련 민간자격들을 살펴보면, 다양한 스마트 기술 또는 예술 분야와 접목된 종목들이 눈에 띈다. 드론농업장제전문가, 스마트정밀농업전문가, 힐링농업지도사, 원예심리상담전문가, 생활원예아트, 정원놀이지도사 등 단순히 작물 재배나 가꾸기에 머무르지 않는 참신한 자격증이 많다. 물론 이들 종목들 대부분이 아직 시작 단계인 경우가 많아 관련 제도와 훈련 기관 등이 미흡한 편이다. 관련 교육과 양성 과정이 궁금하면 각 지역 농업기술센터(또는 농업기술원)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서울특별시 농업기술센터의 경우 ‘원예활동생활화 교육’, ‘치유농업 프로그램’, ‘도시농업전문가 양성 특별교육’, ‘도시농업 힐링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치유농업, 원예치료 등 농사가 목적이 아닌, 심신 회복과 안정을 위한 농업·원예 분야 자격과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캠핑정보 사이트 ‘고캠핑’(www.gocamping.or.kr) 기준 전국 캠핑장 수는 2300여 곳에 이른다. 과거 강가나 계곡 주변에서 텐트를 치고 즐기던 것에 머무르지 않고, 요즘은 펜션이나 휴양림, 카라반 등 다양한 편의시설에 체험활동이나 액티비티 등을 운영하는 캠핑장도 늘어났다. 산, 바다, 도심 등 주변 환경뿐만 아니라 휴식, 취미, 관광 등 그 목적까지 고려해야 선택지를 좁혀가며 만족스러운 캠핑장을 고를 수 있다. 캠핑장 찾기 팁과 더불어 테마별 추천 캠핑장 정보까지 담아봤다.
도움말 및 자료 제공 캠핑퍼스트(김한수 이사)
캠핑은 야외에서 먹고 자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고 여기기 마련이다. 최근에는 안락하고 깨끗한 편의시설을 갖춘 캠핑장이 많아졌지만, 꼼꼼히 따져보지 않는다면 예견했던 불편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 즉, 어떤 캠핑장을 고르느냐에 따라 캠핑의 질이 달라지는 셈이다. 캠핑장을 고를 때는 캠핑의 목적을 먼저 염두에 둔다. 휴식을 위한 것인지,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기 위함인지, 취미활동을 병행할 것인지 등에 따라 산, 바닷가, 계곡 등 주변 환경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가족 등 동반자의 특성을 고려해 서로의 취향을 잘 반영한 캠핑장을 고른다.
◇ 캠핑장 선택 시 주요 고려사항
① 접근성 캠핑장에 머무는 시간에 비해 이동시간이 길면 피곤할 수밖에 없다. 거리나 교통 상황 등을 확인해 무리가 가지 않는 위치를 선정한다. 새벽에 출발해 밤에 돌아오는 일정을 선호하는 캠퍼들도 많다.
② 예약 가능 여부 아무래도 예약을 해야 더 안정적이다. 몇몇 캠핑장은 예약자에 한해서만 입장 가능하다. 선착순 운영 캠핑장을 간다면 대안으로 근처 다른 캠핑장들도 미리 알아두자.
③ 편의시설 캠핑장 인근에 식료품이나 캠핑용품을 구입할 만한 편의시설이 있는지 확인한다. 이에 따라 캠핑 짐을 쌀 때 필요한 물품 리스트를 정리해 빠짐없이 챙기자.
◇ 캠핑장 찾기 Q&A
❶ 초보 캠퍼가 캠핑장을 찾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실제로 캠핑장을 보고 선택하기는 어렵고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대부분 온라인 커뮤니티나 블로그 등을 참고하게 된다. 이러한 캠핑장 후기의 경우 주관적인 견해이거나, 간혹 대가를 받고 호의적인 글을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가급적 다양한 리뷰를 살펴보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의 글이거나 홍보성 내용들은 걸러서 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❷ 중장년이 캠핑장을 고르며 특별히 더 살펴봐야 할 것은? 지병이 있거나 건강이 염려되는 중장년의 경우 위급 상황에 찾아갈 인근 병원 위치를 파악해두도록 하자. 거동이 불편하다면 경사가 완만하고 평탄한 지형이 좋다. 자식이나 손주 등이 찾아올 계획이라면, 방문자 출입이나 인원 추가가 가능한지의 여부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❸ 가을철 캠핑장(캠핑사이트) 선택 요령은? 가을은 비교적 쌀쌀하기 때문에 해가 잘 드는 자리에 텐트를 설치하면 좋다. 마른 나뭇잎이 많거나 마른 잔디인 경우 작은 불씨에도 화재의 위험이 있으니 주의한다.
◇ 테마별 추천 캠핑장
Theme#1 자연환경 취향 따라 Pick!
[01]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캠핑장
행복한나드리 캠핑장 | 은행나무와 단풍나무 등이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소규모 캠핑장이다. 가을에 찾는다면 알록달록 물든 주변 풍경과 더불어 코스모스도 만끽할 수 있다. 캠핑장 인근의 배론성지나 치악산 자연휴양림 쪽으로 단풍 구경을 가도 좋다. 솔방울 공예품 만들기, 목공예 등 시기별로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충북 제천시 봉양읍 옥전리 286-1)
달숲 캠핑장 | 산속에 단풍나무와 밤나무 등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가을이면 절경을 이룬다. 주변 소음이 적고, 캠핑장 내에서도 고성방가 등을 엄격히 제한해 조용히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청풍호와 청풍문화재단지, 도담삼봉 등이 가깝고, 제천 시내와 인접해 대형마트 등을 이용하기 편리하다. (충북 제천시 금성면 월림리 89-1)
[02] 숲속 힐링&자연휴양림 캠핑장
춘천숲자연휴양림 | 서울에서 1시간 이내에 닿는 거리로, 잣나무와 참나무 숲이 우거진 아늑한 자연휴양림이다. 산림휴양관, 숲속의집을 비롯해 야영데크, 글램핑장, 오토캠핑장 등이 마련돼 있다. 데크 이외에도 고급텐트와 캠핑에 필요한 모든 장비가 대여 가능해 초보자도 부담 없이 캠핑을 즐길 수 있다. (강원 춘천시 동산면 종자리로 224-104)
편백힐 치유의숲 | 치유의숲 내에 캠핑장이 있어, 편백나무 사이사이 텐트 설치가 가능하다. 피톤치드를 가득 내뿜는 조용하고 깨끗한 숲을 즐기기 제격이다. 야영장과 함께 편백나무와 황토로 벽을 만든 게스트하우스도 운영한다. 방 내부에도 나무보일러를 설치해 향긋한 편백의 기운을 따뜻하게 만끽할 수 있다. (전남 장성군 북하면 하남실길 212)
[03] 바다를 한눈에 오션뷰 캠핑장
몽돌바다 캠핑장 | 서해 몽돌해변과 인접한 500m의 전용 해변을 보유한 곳으로, 해수욕장을 바라보며 캠핑을 즐길 수 있다. 감성돔, 우럭, 도다리, 숭어 등이 잡히는 갯바위 낚시 포인트가 여러 곳 있고, 인근 갯벌에서 짱뚱어와 바닷게 채집 등 바다를 즐기기 좋다. 해질녘 노을 풍경이 아름다운 곳으로도 꼽힌다. (전남 신안군 암태면 신석리 413-1)
욕지도 파라다이스 오토캠핑 | 욕지도 유동마을의 한 폐교를 개조한 곳으로 민박과 야영장을 함께 운영한다. 캠핑장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유동해수욕장이 나온다. 인근 방파제에서 바다낚시를 즐기거나 조개, 고동, 소라 등 해산물을 채집할 수 있다. 섬에 있는 캠핑장이기 때문에 예약 전 통영 삼덕항에서 배편부터 먼저 확인해야 한다. (경남 통영시 욕지면 유동길 111)
Theme#2 다양한 즐길 거리 따라 Pick!
[01] 역사·문화·관광지 인근 캠핑장
화적연 캠핑장 캠핑장 | 바로 옆 한탄강이 흐르고, 근처에 명승 제93호 화적연이 있어 겸재 정선이 그림으로도 옮겼을 만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화적연은 영평8경중 제1경이자 포천 한탄강8경 중 제3경에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그밖에 산정호수, 철원제2땅굴, 고석정 등이 인접해 주변 볼거리가 풍부하다. (경기 포천시 관인면 뗏마루길 43-116)
별을 다는 아이 | 온전히 캠핑을 즐기게끔 캠핑장 내에는 별다른 놀이 공간이 없지만, 인근의 다양한 문화 시설과 접근성이 좋다. 장흥유원지 내에 위치해 있고, 장흥자생수목원, 송암천문대, 권율장군묘,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 장흥아트파크, 조각공원, 두리랜드 등이 인접해 아이들과 함께하기 제격이다. (경기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309번길 132)
영월 느티나무 캠핑장 | 영월 내리계곡에 위치해 청량한 자연 경관이 매력적인 곳이다. 물놀이를 즐기는 여름에도 좋지만, 주변 볼거리 덕분에 언제라도 지루하지 않은 곳이다. 김삿갓문학관, 별마로천문대, 고씨동굴, 청령포, 장릉, 모운동마을, 아프리카미술박물관, 호안다구박물관 등 찾아갈 명소가 즐비하다. (강원 영월군 김삿갓면 내리계곡로 1061)
[02] 농촌·텃밭·공예 체험 캠핑장
귀한농부학교 | 농부체험, 민속체험, 미꾸라지 잡기, 쿠키·피자 만들기, 목공예, 식물공예, 숲해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말체험농장의 경우 당일 또는 연간 회원권으로도 이용 가능하다. 캠핑장 내 민속체험장, 동물농장, 허브농장, 수생원 등이 마련돼 있다. (경기 파주시 법원읍 금곡리 422)
다릿재농원 | 캠핑장 천등산과 장병산 사이 기슭에 위치한 곳으로, 가을이면 사과(홍로) 따기, 밤 줍기, 모과청 담그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이번 가을에는 매주 토요일 선착순으로 인근 충주 고구려 천문과학관 견학도 진행한다. (충북 충주시 산척면 송강리 765-4)
신화 가족목공체험 캠핑소 | 목수 부부가 운영하는 목공체험 캠핑장. 아버지가 만들어주는 책상, 가족이 만드는 식탁 등 원하는 품목을 정해 오랜 기간 숙박하며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캠핑장 내 카페와 가구 작업소, 갤러리, 수확체험농장 등도 이용 가능하다. 목공예 비용은 실비로 책정된다. (경기 양평군 강상면 강상로 326)
Theme#3 특별한 편의시설 따라 Pick!
[01] 글램핑·카라반 캠핑장
새연카라반 리조트 | 울창한 숲속에 자리 잡은 리조트형 캠핑장으로, 반려견과 함께하기 좋은 곳이다. 계곡 럭셔리 카라반, 프리미엄 폴딩도어 카라반, 스파 카라반 등 여러 콘셉트의 카라반과 감성 글램핑, 오페라 글램핑 등 다양한 글램핑도 즐길 수 있다. 짚바이크, 클라이밍 등 독특한 액티비티도 운영한다. (경기 가평군 조종면 운악청계로333번길 86)
생각 속의 집 | 모던한 디자인의 건축물이 눈에 띄는 글램핑장이다. 복층형 펜션 2동과 독특한 구조의 글램핑 사이트 5동이 자리하고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끼기 좋다. 원주 레일바이크가 캠핑장을 지나고,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 간현관광지, 한솔 오크밸리 등 관광지도 가까워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강원 원주시 지정면 판대리 52-5)
[02] 스파·찜질방 겸비 캠핑장
원주 참숯가마 캠핑장 | 힐링존, 피크닉존, 스카이워크존 등 다양한 콘셉트의 사이트가 마련된 이곳의 백미는 바로 ‘참숯가마 찜질방’이다. 캠핑장 입장객에 한해 무료로 이용 가능한데, 매주 불 빼는 날에는 참숯가마에 구운 ‘3초 삼겹살’도 맛볼 수 있다. 깡통열차 체험장, 모래놀이터 등 아이들을 위한 공간도 무료로 개방한다. (강원 원주시 신림면 솔치로 88)
그린콩 캠핑장 | 깔끔한 농장형 캠핑장으로 오토캠핑과 일반캠핑 사이트 모두 운영한다. 사이트마다 느티나무가 한 그루씩 있어 그늘 걱정이 필요 없다. 여름엔 캠핑장 내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고, 쌀쌀한 가을엔 따뜻하게 야외 스파를 즐기면 좋다. 스파 시설은 총 3동으로, 1회 5000원에 이용 가능하다. (경기 가평군 북면 소법리 627-54)
◇ 캠핑퍼스트가 제안하는 캠핑장 매너 15가지
1. 캠퍼들이 잠드는 밤 10시~아침 7시까지 매너(에티켓)타임을 지킨다(매너타임은 캠핑장에 따라 다를 수 있음).
2. 고성방가는 자제한다. 음악은 볼륨을 낮추거나 이어폰을 사용한다.
3. 쓰레기는 분리수거하고, 샤워실, 개수대 등 공용시설을 깨끗하게 쓴다.
4. 주변에 피해를 주는 과도한 음주는 자제한다.
5. 불꽃놀이 금지. 텐트에 불꽃이 떨어지면 장비 손상이나 화재를 일으킬 수 있다.
6.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캠핑장이라도 통제가 안 된다면 출입을 삼간다.
7. 캠핑장에서는 아이들이 뛰어다니곤 한다. 자전거든 자동차든 꼭 서행한다.
8. 도난사고에 유의하자. 귀중품은 휴대하고 캠핑장을 벗어날 때 고가의 장비는 차량에 보관한다.
9. 드론은 항공법에 준수해 사용하자.
10. 풍등 날리기 금지. 나무가 많은 캠핑장 특성상 풍등은 자칫 화재로 이어진다.
11. 남녀노소 불문 노상방뇨 금지. 아무리 급해도 용변은 화장실을 이용한다.
12. 지정된 장소에서만 흡연하기.
13. 다른 옆 캠퍼의 생활공간인 사이트를 허락 없이 지나치는 일은 삼간다.
14. 각종 공놀이는 지정된 장소에서만 즐긴다.
15. 캠핑장 내 과도한 애정행위 자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