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여름에는 아들·딸 가족과 함께 가족여행을 갔었다. 하지만 쌍둥이 손주가 초등학생이 된 올해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각자의 업무일정과 아이들의 방학을 다 맞출 수 없어, 여러 날 다녔던 장거리 여행은 꿈도 꾸기 어렵게 되었다. 방학 동안 여행커녕 오히려 손주들을 보살펴야 하는 지경이 되었다. “3가족 9식구가 함께 여행하는 것은 일정을 맞추기 매우 어렵게 되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해결책은 주말을 이용하여, 가까운 곳으로 ‘작은 여행’을 하는 것이다. 온 가족이 같이 다녔던 ‘큰 여행’을 아들·딸 가족이 각각 재미있
이재준(아호 송유재) 고등학교 2학년이던 1967년 늦가을부터 종로구 관철동의 고서점 ‘통문관’을 드나들었다. 한문 시간에 설악산인(雪嶽山人) 김종권(한학자1917~1987) 선생님의 강의가 너무 감명 깊어 교무실로 자주 찾아뵈었더니 “학교 도서관에는 관련 책들이 별로 없으니 가까운 ‘통문관’에 가서 나 등을 찾아 읽어보라”고 하셨기 때문이었다. 주말에는 통문관 구석에 서서 역사책들을 읽으며 자연스레 서점 주인이며 서지학자인 산기(山氣) 이겸로(李謙魯·1909~200
높이 2,750m이며, 북위 42도에 위치한 ‘한반도 북방계 식물의 보고’ 백두산. 지난 6월 중순 일주일간 그곳으로 꽃 탐사를 다녀왔습니다. 5월말이 되어야 봄이 시작되고 한여름에도 여기저기에 만년설이 남아 있다는 백두산은 말 그대로였습니다. 6월 중순에도 산정은 물론 드넓은 고원 곳곳에 얼음이 켜켜이 쌓여 있었고, 수시로 내리는 비는 얼음물처럼 차갑기 그지없었습니다. 이쯤에서 문제 하나 냅니다. 문) 막 눈이 녹는 6월 백두산 깊은 숲에서도 야생난초가 꽃을 피운다? 답) ➀
77세 현역 극작가 윤대성의 신작 (이윤택 연출·연희단거리패)가 부산 초연에 이어 서울 공연도 성황리에 마쳤다. 이 연극은 치매요양병원에서 벌어지는 치매 노인들의 사랑이야기로, 독자들이 공감할 만한 연극이다. 이에 독자들을 대신해 동년기자단 11명이 서울 공연 첫날이던 지난달 7일 공연장을 찾았다. 연극 관람 뒤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를 통해 치매 환자, 가족, 현실과 연극에서 느꼈던 치매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왔다. 녹취정리 권지현 기자 9090ji@etoday
꿈은 인생에 장마가 지고, 눈이 올 때마다 점점 깊숙하게 땅속에 처박힌다. 하지만 실종된 꿈을 찾지 않으면 인생은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꿈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 자신이 누구인지를 묻고, 어릴 적부터 무엇을 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는지 찬찬히 살펴보면 꿈이 보인다. 이렇게 자신을 후벼 파서 꿈을 찾다 보면 옵션이 생기고, 다채롭고 재미나는 삶을 살 수 있다. 재미있게 산다는 것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잘하는 것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 인생을 한 번 글로 서봤다. ◇꿈의 발원지 초등학교 때 신작로로 등ㆍ하교했다. 역고
아주 오래 전, 그러니까 초등학교 5학년 때로 기억된다. 반에서 글씨 잘 쓴다는 두 녀석이 누가 더 잘 쓰는지 글씨 경쟁을 하게 되었다. 그 중 하나가 필자였다. 친구들은 우리 둘 주위를 빼곡히 둘러싸고 숨을 죽였다. 우리는 각자 공책에다가 정성스럽게 글씨를 써 내려갔다. 누가 이겼는지 결과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의견이 분분했기 때문이다.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중 고등학교 학창시절 내내 미화부장을 했고 벽을 꾸미는데 그림을 그리고 글씨도 직접 써 넣곤 했었다. 언제부턴가 손 글씨를 쓸 일이 없어졌다. 이제 글씨를 ‘쓴다’는
라면은 밥은 먹기 싫고 가볍게 한 끼 때우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는 한 끼 주식이 되기도 하면서 끼니 사이 출출함을 달래줄 간편한 간식이기도 하다. 우리나라가 1인당 라면 소비량이 세계 1위라고 하니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국민이 사랑하는 식품임엔 분명하다. 필자 또한 새로운 라면이 출시되면 꼭 맛을 보는 라면 마니아다. 캠핑 할 때 야외에서 먹는 라면 맛과, 해외 여행할 때 외국 음식에 질리고 집밥 생각날 즈음 끓여 먹는 라면 맛이란 가히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이다. 다이어트를 할 때도 항상 시험에 빠뜨리고 결국 의지를 꺾게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들이 사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인문학에서다. 자주 인용되고 너무 잘 알려진 작품에서 더 그렇다. 한국 뿐아니라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정치인들의 필독서라고 알려진 삼국지다. 삼국지는 광활한 중국대륙이 무대고 무대 위에 오른 국가의 수가 많다. 복잡미묘함이 아마도 현대 국제사회의 모델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외교, 군사전략상의 이론, 실전에서 사용 할 만한 작전들의 고전이 될 수가 있는 모양이다. 오래 전부터 권력투쟁의 길에 들어선 사람들은 삼국지를 여러 번 읽고 배움이 컸다는 고백을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간다고 했던가. 여자들은 왜 백화점이나 시장이 그렇게도 궁금한 걸까? 진화생물학자들에 의하면 원시 수렵시대 남성들은 사냥을 해야 했기에 며칠이고 목표로 한 짐승을 쫓아다니다 보니 목표 지향적 습성이 생겼고, 여성들은 집 주위를 돌며 음식이나 정보를 수집해야 했으므로 공감과 소통 지향적 DNA가 유전되었다고 한다. 수다는 그 부산물이다. 우리도 정확히 그런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으니 어쩔 수 없이 살 것이 없어도 왠지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마침 방콕에 재래시장 ‘아시아티크’가 있다기에 들르기로 했다. 작년
일본 사람들은 입이 하는 일은 말 하는 것과 먹는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우선 모든 말들을 정해서 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아침, 점심, 저녁에 마주치면 정해 놓은 인사들을 항상 주고받는다. 서로가 만나면 으레 하는 말이기 때문에 쑥스럽지도 않고 민망스럽지도 않다. 그냥 웃으면서 아니면 모른 척하면서 지나는 일이 없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친절하게 높고도 밝은 톤으로 인사말을 건넨다. ‘오하요~’ ‘곤니찌와’ ‘곤방와’ 멋진 말을 걱정하며 궁리하지 않아도 좋다. 물론 우리에게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몇 해 전 일본 나가사키를 방문했을 때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있는 나비부인의 글로벌 가든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이야기만 듣고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쳤는데 그 나비부인의 오페라를 갈라쇼로 보게 되었다. 성악가들의 열정은 물론이요 100명 정도의 관현악단과 합창단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하모니와 웅장함으로 오페라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되었다. 세계 3대 오페라 푸치니의 가극 은 일본 나가사키를 무대로 미국 해군 장교인 핀커튼과 일본 태생 나비부인과의 사랑을 주제로 한다. 현지처 정도로 생각하고 결혼에 응하는 핀커튼과
과체중은 여러 가지를 문제를 가져온다. 너무 마른 상태도 좋지 않고 적당한 살집이 있어야 더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도 최근에 발표되어 관심을 끌었다. 나의 키(164.5cm)에 견주어 당시 몸무게 64.5kg은 표준 치를 넘었었다. 2개월 전(2016, 4, 28)에 서울시 가산디지털단지 내에 있는 근로자건강검진센터에서 간이 검진을 한 결과 건강 수치가 전반적으로 나빴다. 특히 공복혈당이 136, 당화혈색소가 7.2%로 당뇨라고 할 수 있는 수치였다. 체지방과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표준 이상으로 높았다. 근력 양도 표준 이하였다.
필자는 출·퇴근을 주로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한다. 2시간가량 차를 갖고 운전한다는 것은 피곤한 일이기 때문이다. 몇 번 지하철을 갈아 타긴 하지만 익숙해진 탓에 힘든 줄 모른다. 5호선 개롱역에서 출발하여 1호선 덕정역까지 가는 데는 군자역과 도봉산역에서 환승을 해야 한다. 거의 끝과 끝인 관계로 아침 출발할 때는 자리에 앉아서 신문이나 책을 보기도 한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탓에 출근길은 앉아서 가는 편이다. 그런데 문제는 오후에 있다. 야간 강의가 있어 덕정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오게 된다. 오후 4시 전후로 타게 되
대한민국은 급성장했다. 바야흐로 선진국 대열에 우뚝 서섰다. 가장 하찮게 여기던 화장실 문화가 세계 1위 급이다. 그러나 어딘가 어색해 보인다. 주축 대가 흔들리는 기둥에 이상한 지붕을 얹힌 듯한 불균형이 보인다. 국민 국고가 낭비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오래간만에 돌아온 고국은 엄청 많이 변해있었다. 그중에 하나가 화려하게 단장하고 곳곳에 설치되어있는 고급스러운 화장실의 모습이다. 20여 년 전, 지방의 한 정치인으로부터 시작된 깨끗하고 아름다운 화장실 가꾸기가 전국으로 파생되었다. 예전에는 뒷방 문화로 하찮게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