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정성기
이 늙은 취사병이 징글맘이시고 욕대학교 총장님이신 제 어머니를 위한 100번째 요리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그날이 올까 했는데, 이제 마쳤는데 아직도 취사병의 제대는 꿈도 못 꾸고 더 황당하게 장기복무를 하라고 하니 오늘은 이놈이 먹을 깍두기를 남원 윤 과부 옷고름을 풀어주고 터득한 비법을 소개합니다.
자취를 하거나 식구가 적은 경우에 김치나 깍두기 등을 많이 담그면 나중에 너무 익어서 먹기도 그렇지만, 문제는 기본 반찬으로 깍두기를 아주 소량으로 맛있게 담그는 지혜를 오늘 소개하려고 해요.
요새 무 하나가 천원 정도면 사니 적은 식구가 바로 먹기에 알맞게 만드는 과정을 아주 재미있고 쉽게 설명하려고 합니다.
큰 무 반쪽 정도면 되고 작은 무는 하나를 이렇게 가지런하게 썰어서 소금물에 미리 1시간 정도 재어 두고 누구 옷고름을 풀은 옛날 남원 어느 곳 일이 생각이 나요.
기본양념으로는 양파 1개를 잘게 썰고 대파 1뿌리를 잘게 썰고 다진 마늘을 1스푼 정도에 다진 생강은 티스푼 하나 정도에 청양고추 3개를 잘게 썰어 준비합니다.
깍두기용으로 소금물에 재어둔 무를 채에 받아 물을 제거해요.
그리고 바로 양념을 준비한 무 위에 부으면 됩니다.
오늘 맛있는 깍두기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는 녹말풀 대신에 냄비에 밥을 2스푼 정도 넣고 물을 붓고, 아주 약한 불로 미음을 끓이듯 10분 정도 끓이면 죽처럼 밥알이 풀어지는데 옷고름을 풀고 누운 여자처럼 되어요.
고춧가루는 이 국자로 3개 정도 넣는데, 정말 고춧가루가 좋아야 깍두기 맛에 격이 높아집니다.
냄비에서 밥풀이 풀어질 정도가 되면 바로 불을 꺼야지 더 끌면 누가 어떻게 되는 것처럼 거품이 나지요.
과감하게 고춧가루와 양념이 담긴 곳에 냄비에 있는 이것을 부어야 사랑의 그 무엇처럼 화끈하답니다.
그리고 까나리액젓과 올리고당을 적당하게 붓고 위생 장갑을 착용하고 애무하듯 골고루 문지르고 비비고 하여 맛의 오르가슴을 느낄 때 끝내시면 흐응 루루 라라 하지요.
의외로 녹말풀보다 밥을 끓여 이렇게 부으면 깍두기 맛도 좋답니다.
이렇게 밥풀을 넣는 방법은 전라도 지역 일부에서 하고 있어요.
깍두기를 이렇게 소량으로 맛있고 간편하게 만들면 얼마간 반찬으로 충분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