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모먼트] "아버지라는 일도 다른 사람은 못하는 거죠”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피보다 중요한 건 함께한 시간

바쁘게 지나가는 하루 중에도 마음이 머물 수 있는 한 장면은 분명 있습니다. 영화, 드라마, 책, 음악 등에서 찾은 영감의 한순간을 AI와 편집국 기자가 전합니다.

(챗GPT 생성이미지)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건축가 료타(후쿠야마 마사하루 분)가 여섯 살 아들이 친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시작된다. 병원의 실수로 출생 직후 아이가 바뀌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료타는 생물학적 아들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지금의 아들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 받는다.

이성적이고 성취를 중시했던 그는 '혈연'이라는 기준 앞에서 처음으로 흔들린다. 가족이란 무엇이며, 아버지란 어떤 존재여야 하는 지를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영화는 전혀 다른 가치관으로 아이를 키워온 두 가족의 대비되는 삶을 통해 부모와 자식 관계가 혈연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영역임을 차분히 드러낸다.

영화 속에서 부모란 역할을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반복해 보여준다. 아이의 성적이나 성취보다는 함께 밥을 먹고, 놀아주었던 기억이 진짜 유대가 된다는 점이다. 이는 자녀를 키우며 수많은 선택과 후회를 안고 살아온 시니어 세대의 경험과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은퇴 이후 부모로서의 역할이 달라진 시니어에게 이 영화는 거창한 교훈을 내세우지 않는다. 대신 이미 살아온 시간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남아 있는 관계를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피보다 깊은 것은 함께 견뎌온 시간이며 완벽한 부모는 없지만, 그럼에도 곁을 지키려 애썼던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위로를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