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화분 하나여도 충분합니다.
먼저 식물들에게 가벼운
인사말을 건네보세요.
무언가와 교감한다는 것,
특히나 고요한 식물들과의 교감은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해줍니다.
바로 '정원이 있는 삶' 입니다.
-이성현 '정원사용 설명서' 中-
행복한 정원사를 꿈 꾸는 이성현 푸르네 대표에 따르면 정원은 거실에 걸려 있는 아름다운 풍경화가 아니다. 완성이 없는, 늘 성장하고 변화하는 살아 있는 존재이다. 관심과 손길을 필요로 하는 가꿈의 대상이자 즐겁고 행복한 땀방울을 흘릴 수 있는 삶의 공간이다. 지친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치유의 공간이며 모든 것 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행복한 교감의 마당이다.
그럼 어떻게 정원을 가꿀까? 크고 야외여야 좋은 것은 아니다. 작은 실내정원만으로도 충분하다. 정미숙 에스빠스조경 대표는 '명품실내정원 만들기'라는 책에서 빛이 부족한 현관은 음지에 강한 식물로 만든 미니정원을 추천했다. 가스레인지와 식탁 주변은 공기정화 능력이 뛰어난 스킨다브스나 골드크러스트, 아이비, 산호수 등으로 구성된 접시정원이나 요리에 직접 이용하기도 하는 허브식물, 위생적인 수경재배 작품들을 배치하는 것이 좋다.
온 가족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거실은 집 안에서 가장 밝고 환기도 잘 돼 정원에 제격이다. 거실에 실내정원을 조성할 때는 주변의 벽지나 가구 색, 액자 등과 조화를 고려해야 한다.
거실정원의 식물들은 광합성 작용으로 벽지나 가구 바닥재 등에서 뿜어 나오는 이산화탄소 및 포름알데히드 같은 유해 물질을 흡수하고 잎의 기공을 통해 산소를 방출한다. 산소와 같이 배출되는 음이온은 나쁜 유해물질을 중화시키거나 제거하는 역할도 한다. 거실정원에는 물 빠짐이 없는 막힌 용기인 플랜트박스나 배수로에 배관을 연결해 잉여의 물을 빠지게 하는 두 가지 방법이 사용된다.
공부방이나 서재는 컴퓨터, 프린터 등이 함께 있고 오랫동안 책상에 앉아 머리를 많이 쓰는 곳이므로 화려한 꽃보다 차분한 녹색 위주의 식물이나 허브류, 구근류 등으로 꾸미는 것이 좋다.
로즈마리, 라벤더, 율마, 스파티필룸, 아디안텀, 아이비, 페페로미아, 동양란 종류, 수선화 등이 권장된다.
자칫 건조해지기 쉬운 안방은 가습 역할에 도움되는 수경재배 소품이나 친환경 대체토양인 하이드로컬처를 이용한 미니정원 도입을 권한다.
잎이 부드러우면서 수경재배에 용이한 식물, 허브류, 야간에 탄소 동화작용으로 이산화탄소가 적게 나오는 호접란이나 서양란류, 동양란류 등이 어울린다. 화장실은 잎이 부드러운 관엽식물과 관음죽, 보스톤 등 공기정화 능력이 뛰어난 식물들이 좋다.
물의 양은 매일 조금씩 주는 것보다는 식물의 흙을 만져봐서 말라 있을 때 듬뿍 주는 것이 식물의 뿌리 생육을 활발히 하게 한다. 습도나 온도에 따라 식물의 잎 끝이 마르거나 누렇게 변질될 수 있기 때문에 하루에 한번씩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면 생육과 먼지제거에 도움 된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 자신이 없다면 이것저것 잡다하게 키우는 것 보다 가장 좋아하는 꽃 한 종류를 선택해 잘 가꿔도 실내정원으로 남 부럽지 않다. 베란다는 곳곳에 화분을 두는 것보다 한쪽으로 모아 놓는 편이 깔끔하다. 벽돌 등을 활용해 화분의 높낮이만 달리해도 확 달라 보인다.
대전일보 윤평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