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추척추관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약침 치료가 물리치료나 진통제 중심의 통상 치료보다 통증을 더 효과적으로 줄이고 일상 기능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수원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원장은 약침 치료의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한 연구 결과를 SCI(E)급 국제학술지인 ‘Integrative Medicine Research’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요추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 내 신경과 혈관이 퇴행성 변화로 인해 점차 압박받으면서 요통, 하지 방사통, 간헐적 신경성 파행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약 1억 300만 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고령화와 진단 기술의 발달에 따라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2020년 165만 9452명에서 2024년 185만 6224명으로 약 12% 늘었다.
요추척추관협착증은 일반적으로 물리치료와 약물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하며,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될 경우 수술을 고려한다. 그러나 수술은 경막 손상이나 혈종과 같은 합병증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척추수술실패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회복 지연과 수술 관련 부담이 더 크다.
이 때문에 비교적 부담이 적은 보존적 치료를 선호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으며, 그 대안 중 하나로 한의통합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임상 현장에서는 침과 약침 치료가 함께 활용된다. 약침은 정제·추출·멸균 과정을 거친 한약 추출물을 경혈이나 병변 부위에 주입하는 치료법으로, 염증 완화와 통증 감소, 조직 회복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만성 요통 환자를 대상으로 약침의 효과를 검증한 연구는 있었지만, 요추척추관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약침 단독 치료 효과를 평가한 무작위대조시험(RCT)은 없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점에 주목해 자생한방병원 4개 병원(강남·대전·부천·해운대)과 경희대학교한방병원,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동국대학교분당한방병원에서 영상검사를 통해 요추척추관협착증으로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신경성 파행과 요통 또는 하지 방사통을 호소하는 19~69세 환자 98명을 약침 치료군과 통상 치료군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약침 치료군은 12주 동안 주 2회 약침 치료를 받았고, 통상 치료군은 같은 기간 물리치료와 필요 시 진통제를 처방받았다.
이후 53주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치료 종료 시점인 13주차에 우세통(요통 또는 하지 방사통 중 더 심한 통증)은 약침 치료군이 통상 치료군보다 평균 2.7점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통과 다리 통증을 각각 분석한 결과에서도 약침 치료군은 통상 치료군보다 요통은 2.8점, 다리 통증은 2.9점 더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러한 효과는 추적 관찰 종료 시점인 53주차까지 유지됐다.
기능 개선 지표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확인됐다. 요추척추관협착증 환자의 증상과 기능을 평가하는 대표 지표인 취리히 파행 설문(ZCQ)과 요통 장애지수(ODI) 등 모든 평가 항목에서 약침 치료군이 통상 치료군보다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특히 취리히 파행 설문에서는 증상과 기능 영역 모두에서 약침 치료군이 더 우수한 결과를 나타냈다. 연구팀은 증상 개선 정도가 협착증 수술 후 1년이 지난 환자들이 경험하는 회복 수준에 근접했다고 설명했다.
요통 장애지수 역시 뚜렷한 개선을 보였다. 비수술적 요추척추관협착증 환자의 임상적 호전 기준(MCID)과 비교했을 때 약침 치료군은 치료 후 MCID를 넘어서는 개선 효과를 나타냈으며, 53주차에는 두 군 간 점수 차가 약 16점까지 벌어졌다. 이는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기능 회복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반면 통상 치료군은 연구 기간 동안 임상적 호전 기준에 도달하지 못해 중앙값 산출이 어려웠다.

통증이 초기 대비 50% 이상 감소하는 데 걸리는 기간의 중앙값을 분석한 결과도 차이를 보였다. 약침 치료군은 61일이 소요된 반면 통상 치료군은 연구 종료 시점까지 회복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회복 속도를 비교한 위험비(HR) 분석에서도 약침 치료군은 통상 치료군보다 약 2.3배 빠른 회복 경향을 보였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연구 기간 동안 중대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으며, 일반적인 이상반응 발생률 역시 두 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치료 직후의 통증 감소뿐 아니라 1년 이상 지속되는 장기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비수술적 치료에서는 통증 완화뿐 아니라 효과의 지속성이 중요한 만큼, 약침 치료가 장기적인 증상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이수원 원장은 "이번 연구는 요추척추관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약침술을 단독 치료군으로 설정해 통상 치료와 비교한 최초의 실용적 무작위대조시험"이라며 "수술 부담이 큰 고령 환자들에게 약침 치료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보존적 치료 선택지로 활용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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