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07

‘자산가VS세입자’ 노년층 부동산 양극화 심화

입력 2026-07-07 15:31

개인 종부세 57%는 60대 이상…반대편엔 월세 노인

(이미지=AI 생성)
(이미지=AI 생성)

지난해 개인 종합부동산세 결정세액의 절반 이상을 60세 이상이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의 자산이 부동산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통계다. 그러나 같은 노년층 안에는 보유세가 아니라 월세 인상과 재계약 거부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평균 자산과 종부세 통계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노년층 내부의 주거 격차다.

종부세 납세자 절반 이상이 60세 이상

7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개인 종합부동산세 납세자는 54만8177명, 결정세액은 1조3195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 납세자는 28만 4950명으로 전체의 52.0%를 차지했다. 60대가 15만 3543명, 70세 이상이 13만 1407명이었다. 이들이 낸 세액은 7530억 원으로 전체 개인 종부세 결정세액의 57.1%에 달했다. 60세 이상 납세자의 1인당 평균 세액은 264만 원으로, 전체 평균 241만 원보다 23만 원 많았다.

토지와 주택을 합친 전체 종부세 결정세액은 개인과 법인을 합해 4조 8565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상위 10% 납세자가 부담한 세액은 4조 2420억 원으로 전체의 87.3%를 차지했다. 종부세가 누진세 구조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부동산 보유와 세 부담이 일부 납세자에게 집중돼 있음을 보여준다.

고령층이 종부세 납세자와 세액에서 모두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배경에는 노후 자산이 금융자산보다 주택과 토지 등 실물자산에 집중된 구조가 있다. 다만 이 수치를 두고 노년층 전체가 부동산 자산가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종부세 통계는 일정 기준을 넘는 부동산을 보유한 납세자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2025년 종합부동산세 연령대별 결정현황(국세통계포털)
▲2025년 종합부동산세 연령대별 결정현황(국세통계포털)

수도권 월세 노인은 재계약이 두렵다

종부세 통계의 반대편에는 집을 소유하지 못한 노인 월세가구가 있다. 3일 발표된 학술지 ‘보건사회연구’ 제46권 제2호에 게재된 ‘노인 월세가구의 수도권 거주와 임차불안감의 관계에 관한 연구’는 2022년 주거실태조사에 참여한 만 65세 이상 월세 가구주 가운데 결측치를 제외한 2185명을 분석했다. 수도권은 서울·인천·경기로 구분했다.

연구진이 측정한 임차불안감은 계약기간 중 집주인이 나가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 재계약 거부, 재계약 때 임대료 상승에 대한 걱정이었다. 연구 결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노인 월세가구는 비수도권 거주 가구보다 임차불안감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분석 대상 가운데 수도권 거주자는 828명으로 37.9%였다. 전체 노인 월세가구의 임차불안감은 12점 만점에 평균 5.43점이었다. 조사 대상의 67.0%는 “자가를 보유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월세로 살고 있었다. 민간임대주택이나 기타 임대주택 거주자는 57.5%, 공공임대·분양전환 공공임대 거주자는 42.5%였다.

주거안정 월세대출이나 주거급여의 임차급여를 이용한 가구는 43.1%였다. 이들 프로그램의 이용 여부만 놓고 보면 임차불안감을 직접 낮추는 효과는 뚜렷하지 않았다. 다만 수도권 거주와 결합해 살펴보자, 주거복지 프로그램을 이용한 경우 수도권 거주로 높아지는 임차불안감의 강도가 약해졌다. 연구진은 이를 주거비 지원이 수도권의 높은 임대료와 계약 불안에 일정 부분 완충 역할을 한 결과로 해석했다.

평균 순자산 4억 원과 빈곤율 39.8%의 공존

국가데이터처의 ‘2025 고령자 통계’를 보면 2024년 가구주가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4억6594만 원이었다. 동시에 2023년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9.8%였다. 지니계수는 0.380, 소득 5분위 배율은 7.11배로 집계됐다.

평균 순자산과 상대적 빈곤율은 서로 다른 지표다. 하나는 자산에서 부채를 뺀 가구 평균이고, 다른 하나는 소득 분포를 기준으로 측정한 빈곤율이다. 그럼에도 두 수치가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은 고령층을 하나의 경제적 집단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주택 가격이 오른 지역에서 오래 거주한 노인은 소득이 줄었어도 상당한 부동산 자산을 보유할 수 있다. 반대로 무주택 상태로 노년에 진입한 사람은 연금과 근로소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매달 임차료를 지출해야 한다. 한쪽은 집을 보유해 종부세와 상속 문제를 고민하고, 다른 한쪽은 재계약 여부와 월세 인상을 걱정한다.

노인 주거정책도 소유 여부부터 구분해야

그동안 노인 주거정책은 주택연금, 종부세와 재산세 부담, 고령자복지주택, 실버타운 등 자가 보유자나 새로운 주거지로 이동할 수 있는 노인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월세를 사는 노인은 주택연금으로 집을 유동화할 수도 없고, 집값 상승에 따른 자산 증가도 기대하기 어렵다. 의료비와 돌봄비 지출은 늘어나는 가운데 월세가 매달 빠져나가고, 임대인이 계약 연장을 거부하면 익숙한 지역을 떠나야 할 가능성도 있다.

연구진은 수도권의 실제 임대료 수준을 반영하도록 임차급여 상한을 조정하고, 노인 월세가구에 별도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다만 해당 연구는 변수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것으로, 주거복지 프로그램의 정책 효과를 인과적으로 입증한 것은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종부세 통계는 60세 이상 개인 납세자를, 월세 연구는 만 65세 이상 가구주를 대상으로 하고 조사 시점도 다르다. 두 자료를 직접 비교해 자산 격차의 크기를 계산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같은 노년층 안에 부동산 보유세를 걱정하는 사람과 거주 지속 여부를 걱정하는 사람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초고령사회의 주거정책은 더 이상 ‘노인’이라는 연령만으로 대상을 묶어서는 부족하다. 집을 가졌는지, 월세를 내는지, 수도권에 사는지부터 구분해야 한다. 노년의 삶을 가르는 기준에 나이가 아닌, 부동산 형태라는 기준이 세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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