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09

AI 두뇌 갖춘 로봇, 영국서 고령자 돌봄 나선다

입력 2026-07-09 07:00

인지 자극 활동과 정서 지원 담당… 뉴욕 학교선 AI 교사 보조 서비스도 실험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인근에 전시된 리얼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이 로봇은 사람과 눈을 맞추고 대화하며 표정과 제스처로 반응하는 체화형 AI 로봇이다. (리얼보틱스 제공)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인근에 전시된 리얼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이 로봇은 사람과 눈을 맞추고 대화하며 표정과 제스처로 반응하는 체화형 AI 로봇이다. (리얼보틱스 제공)

미국 휴머노이드 로봇·체화형 AI 기업 리얼보틱스가 영국 공공조달 서비스 기업 블룸 프로큐어먼트 서비스와 손잡고 고령자의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줄이기 위한 로봇 실증에 나선다. AI가 화면 속에 머무르지 않고, 사람과 눈을 맞추고 대화하는 ‘몸을 가진 AI’로 돌봄과 교육 현장에 들어서고 있는 셈이다.

리얼보틱스는 지난 7일 블룸과 파트너십을 맺고 영국 북동부 지역 돌봄 현장에 사회적 보조 로봇을 투입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실증은 고령 거주자의 외로움을 완화하고 웰빙을 높이는 데 휴머노이드 로봇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블룸은 영국 공공부문 기관과 전문 서비스 공급업체를 연결하는 조달 지원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으로, 리얼보틱스 측은 이번 협력을 통해 영국 공공부문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조달 경로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실증은 우선 영국 북동부의 돌봄 현장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로봇은 고령자에게 말벗 역할을 하고, 인지 자극 활동과 정서 지원, 일상적인 안부 확인을 수행할 예정이다. 리얼보틱스는 이 로봇이 사람 돌봄 인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고 밝혔다. 로봇에는 자연스러운 대화, 눈맞춤, 얼굴 표정, 개인화된 상호작용 기능이 적용된다.

이번 파일럿은 단순한 기술 시연이 아니라 근거 기반 평가 방식으로 추진된다. 리얼보틱스와 블룸은 고령자의 참여도, 인지 건강 관련 지표, 현장 직원의 피드백, 외로움과 삶의 질에 미치는 전반적 영향을 살펴볼 계획이다.

앤드루 키구엘 리얼보틱스 최고경영자는 “인구 고령화와 인력 부족은 진정한 인간적 연결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 수요를 키우고 있다”며 “블룸과의 협력은 영국 공공부문 진출의 전략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얼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제품군은 모듈형식의 대화형 로봇이 주력이다. 얼굴 표정, 부드러운 상반신 움직임, 시각 시스템, 사회적 교감 기능을 바탕으로 사람과 대화하고 반응한다. 사람처럼 이동하거나 물리적으로 신체 활동을 돕는 데 초점을 둔 로봇이라기보다, 대화를 통해 이용자와 상호작용하고 정서적 반응을 제공하는 ‘체화형 AI 인터페이스’다. 이번 영국 돌봄 실증에서도 핵심은 신체 수발이나 이동 보조가 아니라, 고령자와의 대화, 말벗, 정서 지원, 안부 확인 기능을 통해 사람 돌봄을 보완할 수 있는지 검증하는 데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리얼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용되는 얼굴 모듈. 회사는 이용 목적에 따라 얼굴과 외형을 바꿀 수 있는 모듈형 대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리얼보틱스 제공)
▲리얼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용되는 얼굴 모듈. 회사는 이용 목적에 따라 얼굴과 외형을 바꿀 수 있는 모듈형 대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리얼보틱스 제공)

리얼보틱스의 휴머노이드 기술은 이미 교육 분야에서도 실증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미국 뉴욕주 세네카 네이션 보호구역에 있는 살라망카 시티 센트럴 교육구에서 AI 교사 보조 서비스 ‘옵티오’와 M-시리즈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하는 파일럿을 시작했다. 옵티오는 학교 교육과정에 맞춰 훈련된 개인화 아바타를 통해 개념 복습, 개별 지도, 다국어 기반 24시간 숙제 지원 등을 제공하는 AI 교사 보조·가정학습 서비스다. 이 로봇은 자연스러운 대화와 얼굴 표정, 실시간 상호작용을 통해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높이고, AI와 로봇 기술을 직접 경험하게 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국에서도 돌봄 인프라와 인력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AI 안부전화, 돌봄 로봇, 스마트홈 기반 돌봄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고령자의 AI 의존 가능성, 인공지능이 고령자의 음성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 등 현실적인 과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리얼보틱스의 이번 실증이 실제 돌봄 현장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향후 국내 돌봄 기술 도입 논의에도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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